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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장 목표 서대문… 장애인 위한 선물

    1000장 목표 서대문… 장애인 위한 선물

    서울 서대문구는 재단과 재봉 기술을 가진 주민들이 취약계층을 위한 면 마스크를 만들기 위해 재능기부에 나섰다고 11일 밝혔다. 자원봉사에 나선 주민이 원단을 치수에 맞게 자르면 재봉틀을 가진 주민이 이를 받아 가정이나 작업장에서 바느질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마스크 제작에 필요한 재료는 서대문구가 지원한다. 서대문구 자원봉사단체와 각 동 자원봉사캠프 회원, 서대문여성센터 자원봉사자 등 30여명의 주민이 오는 17일까지 마스크 1000장 제작을 목표로 재단과 재봉 재능기부에 참여한다. 이들이 만드는 마스크는 세탁이 가능한 면제품으로, 필터를 교체해 사용할 수 있다. 주민 재능기부로 제작된 마스크는 12일부터 지역 내 장애인 가정으로 배부된다.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서대문햇살아래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대문지회가 장애인활동지원사와 서비스 이용 장애인에게 마스크와 전용 필터를 전달한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어려운 시기에 재능기부 자원봉사에 나서 주신 주민께 감사드리며 온정을 담은 마스크가 이웃의 건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자니 윤의 죽음을 둘러싼 두 갈래 착잡함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자니 윤의 죽음을 둘러싼 두 갈래 착잡함

    2016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 치매와 싸워 온 자니 윤(한국 이름 윤종승, 84)이 지난 8일 새벽 4시(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요양 시설에서 타계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은 10일 오후였다. 하지만 두 가지 점 때문에 이 란에 쓰는 일이 주저됐다. 첫째는 고인의 가족사와 임종 여부 등을 둘러싸고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였다. 국내의 한 매체에 따르면 그와 이혼했지만 5년 가까이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온 전 부인 줄리아 리가 국내에 들어와 있다가 화상통화로 임종을 했고, 대신 줄리아 소생의 아들이 임종했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한 지인이 쓸쓸히 곁을 지킨 상태에서 눈을 감은 것으로 나온다. 줄리아의 아들은 두 사람의 이혼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만큼 새아버지와 극심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은 생전에 고국의 팬이나 미국인들에게 이혼한 사실만은 알려지길 원치 않아 줄리아에게 파티나 방송 출연 등 공적 모임에 함께 나서달라고 주문했다는 사실 역시 2017년 12월 방영된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가족사와 임종 여부, 장례 일정 등 분명치 않은 대목이 적지 않아 줄리아가 미국에 돌아가 여러 가지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그가 뇌출혈로 쓰러지게 된 결정적 이유로 지목한 한국관광공사 감사 임명 건 때문이었다. 고인은 2007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을 때 ‘박근혜 후원회’ 회장을 맡고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에 발탁돼 교민들의 표심을 모으는 데 일조한 공로로 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는 2014년 감사로 임명됐지만 2016년 4월 뇌출혈로 쓰러져 임기 만료 한 달을 앞둔 같은 해 6월 사표를 제출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투병에 전념했다. 박근혜 정부의 논공행상 낙하산 인사가 부른 비극으로 정리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첫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유진룡 씨가 2017년 초 블랙리스트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이 2014년 장관 직을 물러나게 된 것은 “자니 윤을 관광공사 감사로 임명하라는 청와대의 지시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처음에는 윤씨를 관광공사 사장에 내정했지만 언론에 새나가 반대가 심해지자 감사로 임명하라고 지시했는데 유 전 장관 등이 감사도 어울리는 자리가 아니라며 고문으로 임명하자고 제시했다는 소문이 문체부 안팎에 파다했다. 유 전 장관이 감사가 더 낫지 않느냐고 제안했을 때 윤씨도 반색했으며 첫 출근 날, 노조가 막아서자 “내가 원해서 이 자리에 오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줄리아도 강하게 만류했다. 실제로 앞의 종편 프로그램을 통해 고인은 78세 노령에 관광실무 경험도 없이 관광공사 감사에 임명된 것이 뇌출혈을 일으킨 이유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뇌물을 받은 직원들을 해고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틀 밤 잠을 못 이루는 등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고 했다. 잘못된 논공행상식 인사가 한 개인의 인생을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내몬 사례로 자니 윤의 죽음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우리에게 묻는다.충북 음성 출신인 고인은 1962년 해군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건너가 오하이오 웨슬리언 대학 성악과를 졸업한 뒤 영화배우와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일하다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미국 공중파 채널에 출연한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동양인으로서 자신이 당한 성적, 인종차별적 발언을 툭툭 치고 넘어가는 식으로 미국인들을 웃겼다. 1977년 샌타모니카의 코미디 클럽에서 NBC ‘투나잇쇼’의 호스트이자 미국의 저명한 방송 진행자 자니 카슨의 눈에 띄어 아시아인 최초로 출연했다. 당시 영화 ‘벤허’에 출연 중이던 배우 찰턴 헤스턴이 지각하는 바람에 그가 20분 넘게 쇼를 진행했는데 능수능란하게 해낸 것이 계기가 됐다. 처음엔 비중이 크지 않았으나 뛰어난 순발력으로 카슨의 마음을 사 서른 차례 넘게 ‘투나잇쇼’에 출연했다. ‘투나잇쇼’의 인기를 업고 NBC에서 ‘자니윤 스페셜 쇼’를 진행하며 MC가 됐다. 1973년엔 뉴욕 최고 연예인상을 수상했다. 1980년대엔 저예산영화 ‘내 이름은 브루스’(They Call Me Bruce)를 제작하고 주연했다. 고인이 1989년 KBS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방송한 ‘자니윤 쇼’는 한국 토크쇼의 원조격이었다. 밤 11시에 편성됐지만 오락적인 토크쇼라 인기를 끌었다. 가수 조영남이 보조 MC를 맡았고 배철수도 출연했다. 자니 윤은 특유의 ‘버터 발음’과 입담으로 쇼를 이끌었고, 마지막 멘트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를 유행시켰다. 1년 만에 폐지되고 말았는데 고인은 나중에 KBS 2TV ‘승승장구’에 출연해 “당시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었고 방송에서도 제한된 것들이 많았다. 열심히 방송해도 편집 당하기 일쑤였다. 난 정치와 섹스 코미디를 즐겼는데 제재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자니윤쇼’ 이후에도 SBS TV ‘자니윤, 이야기쇼’, iTV 토크쇼 ‘자니윤의 왓츠업(What’s Up)‘, KBS ’코미디 클럽‘, SBS골프채널 ’자니윤의 싱글로‘ 등에 출연했다. 앞의 종편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까지 앓아 과거를 생각하기도 싫다고 털어놓던 그는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줄리아와 결혼한 것”이라며 “사람들이 인생을 재미있고 행복하게 산 사람으로 오래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신은 오래 전 그의 뜻을 좇아 캘리포니아주립대 어바인 캠퍼스에 기증된다. 그의 명복을 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부산시 코로나 기부금 ...피해 상가·소규모 업체 우선 지원

    부산시는 코로나19 기부금을 확진자들이 다녀간 피해 업소와 업체 등에 우선 지원한다고 10일 밝혔다. 부산시는 이날 1시청에서 대한적십자사 부산광역지사와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기부금 협의회를 열고 클린존 업체와 저소득층 노인 대체식 지급 등 긴급을 필요로항 하는 곳에 우선 지급하기로 결정 했다. 이날까지 부산시에 답지한 코로나19 기부금은 13억7천300만원(64건·물품은 별도)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먼저 6개 분야에 9억9천2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에 포함돼 피해를 본 상가와 소규모 업체 한250개곳에 100만원씩 모두 2억5천만원을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노인종합복지관 폐쇄 등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결식이 우려되는 저소득층 노인 대상 대체식 지원에 2억8천600만원을 지원한다. 발달장애인 돌봄서비스 추가 지원에 1억3천600만원이 배부된다. 방역 현장요원 방호복 지원과 취약계층 수제마스크 지급에 1억7천만원,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저소득층 아동 생활지원에 1억5천만원을 지급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노란색 칠하고 중국인 연기한 백인 배우…과거 BBC 드라마 논란 이유

    노란색 칠하고 중국인 연기한 백인 배우…과거 BBC 드라마 논란 이유

    영국에서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던 영국의 스트리밍 서비스 ‘브릿박스’(BritBox)가 인종차별적 콘텐츠를 포함한 콘텐츠를 서비스한다는 이유로 비난에 휩싸였다. 브릿박스는 영국의 양대 방송사인 BBC와 ITV가 만든 플랫폼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브릿박스는 최근 1977년에 방영된 BBC 오리지널 드라마 ‘닥터 후’의 일부 장면에 ‘콘텐츠 경고’ 표시를 누락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당시 드라마에 출연한 영국 국적의 백인 배우가 얼굴에 노란색 물감을 칠하고 중국계 악당을 연기한 것으로, 과장된 분장과 의상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뿐만아니라 역시 1970년대에 ITV에서 방영된 또 다른 드라마에서는 백인 부부와 이웃으로 지내는 인도 커플이 등장하는데, 해당 드라마에도 인종차별적 장면이 다수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현지에서는 해당 장면들이 2019년(서비스 오픈 기준) 시청자의 기준에 매우 부합하지 않는다며 스트리밍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영국에서 배우와 작가 등으로 활동하는 동아시아인들을 대변하는 한 단체의 관계자는 “문제의 에피소드들은 계속 보고 있기 힘들 정도다. 현재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다”면서 “특히 중국인을 가리키는 모욕적인 속어를 언급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해당 플랫폼은 시청자(구독자)에게 영국의 최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만큼, 현대 시청자의 수준에 맞는 콘텐츠로 어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ITV 대변인은 지난해 브릿박스 론칭행사에서 “우리는 현재 시청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이를 서비스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브릿박스는 포부가 무색할 정도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현지 미디어 시장 조사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브릿박스에 가입한 대부분의 사용자는 1개월 무료 평가판을 사용한 후에는 더 이상 구독을 이어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영국에서만 910만 명, 전 세계에서 1억 45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한중일 코로나19 삼국지

    [이해영의 쿠이 보노] 한중일 코로나19 삼국지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바이러스! 코로나19 말이다. 지난 2월 23일자 중국의 ‘인민일보’는 이렇게 보도했다. “아마도 우한에서 열린 세계 군인 체육대회의 미국대표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우한으로 가져 왔고, 바이러스에 약간의 돌연변이가 발생해 더 치명적이고 전염성이 강한 특성을 가지게 됐으며, 올해 광범위한 확산을 일으켰다.” 실제로 작년 10월 18일부터 27일까지 세계 109개 국가에서 9308명이 참가한 가운데 세계 군인 체육대회 혹은 군인올림픽이 우한에서 개최됐다. ‘환구시보’ 역시 중국 연구자들의 새로운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최초 감염자(patient zero)가 우한의 수산시장 근로자나 상인들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켰고 인파가 붐비는 시장이라는 조건과 맞물려 바이러스가 대창궐했다고 보도했다. 그래서 중국의 ‘정보기관’까지 가세한 중국의학계는 코로나19의 중국 유래설이 아니라 외부 유입설을 강하게 시사한다. 논리적 귀결은 인플루엔자로 대략 2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이 코로나19의 발원지일 수 있다는 말이다. 최초 감염자야 언젠가는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당장은 주요 2개국(G2)의 무역전쟁이 아니라 바이러스전쟁으로 비화할지 지켜볼 일이다. 중미뿐만 아니라 한중일 사이에도 코로나 삼국지가 한창이다. 특히 중국인 입국을 둘러싼 국내 논란이다. 일부 언론은 사태를 재앙으로 키운 것은 현 정부의 초기 대응에서의 방심과 오판 때문이란다. “미국을 배워야 할 한국이 중국과 ‘운명공동체’ 운운하다 하향평준화를 초래해 국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줬다.”(‘중앙일보’, 3월 3일자) 돈 없으면 진단조차 받지 못하는 미국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 모를 일이지만, 특히나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중국 여행자 입국 제한을 하지 않았다고 집중 공격한다. 일각에서는 모든 중국인 유학생을 ‘강제’ 수용하라는 요구도 등장했다. 대통령 주변의 비선 전문가들의 ‘의료사회주의’라는 객쩍은 색깔론도 가세했다. 여기에다 대구ㆍ경북(TK) ‘봉쇄’니, ‘손절’이니 하는 진영 논리에다 지역주의까지 더해서 자칫하면 코로나19가 ‘빨간’ 색이 될 판이다. 코로나19는 친중일까, 친미일까. 물론 그 와중에 정부의 목소리도 한결같진 않다. 외교부는 중국 공항의 방역 허술을 지적하는데, 청와대는 “중국 14개성은 현재 코로나 확진자가 거의 없고 내부 방역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어 최근 확진자가 늘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입국 제한을 이해할 수 있다”고 밝히는 식이다. 그런데 70만 인구에서 중국인이 6만 5000명이나 되는 경기 안산시에선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고 차이나타운이 있는 인천이나 서울 가리봉동도 오히려 안전하다. 용인시에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 1134명 중 확진자는 0명이다. 나아가 국내 입국한 수만명의 중국인 유학생 중 확진자는 강릉에서 1명 나왔다. 오히려 불법체류 중인 중국인들이 자수까지 하며 위험한 한국을 ‘탈출’하고 있다지 않은가. 이처럼 확증된 경험적 현실은 언제나 편견에 적대적이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놓고 국내에서 난타전을 벌이는 사이 일본이 옆구리를 치고 들어왔다. 일본 정부는 바이러스 대책회의를 열어 9일부터 한국과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해 2주간 격리조치를 시행하고 한국 전역의 감염위험 경보를 레벨2로 상향해 일본인의 한국 여행 자제를 요청했다. 얼핏 보기에도 한중 여행자를 볼모로 삼아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한 일종의 화이트리스트 재판이라 할 만한 것이었다. 우리 정부 역시 여기에 대한 상응조치로 9일을 기해 90일 비자면제 조치와 이미 발급된 비자의 효력을 정지하고 일본 전역에 걸친 여행경보도 2단계로 상향시켰다. 검역은 제2의 국방이라고 했던가. 단 한 명의 감염자도 없어야 했지만, 우리의 바이러스 대응은 아직은 체계적이고 투명하며 또 ‘민주적’이다. 세계 유수 언론의 평가가 그저 허투루 하는 소린 아닌 게다. 감염병의 진앙지 곧 ‘그곳’이 아니라 특정 국적과 인종에 대한 공포와 분노를 조장하는 대책은 바른 방향이 아니다. 분명 감염병(epidemic)도 문제지만 그 못지않게 인포데믹(infodemic)이 문제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이런 불필요한 국내 정치용 신경전이 아니라 한중일의 반바이러스 국제 공조다. 지금처럼 글로벌화 조건에선 모든 인수공통 전염병의 글로벌화 또한 필연적이다. 글로벌 바이러스에 개별 국가만의 일국적 대응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지금 글로벌 위험사회에 살고 있다.
  • 뉴욕 지하철서 아시아계에게 “저리 가” 스프레이 분사

    뉴욕 지하철서 아시아계에게 “저리 가” 스프레이 분사

    다시 봐도 화가 나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하철 객차 안에서 사람을 향해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상황이 끔찍하다. 피부색으로 적지 않은 차별과 수모를 경험했을 흑인이 아시아계를 상대로 가해하는 것도 슬프고 착잡하기만 하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흑인 남성이 아시아계 승객을 향해 스프레이를 뿌리는 사건을 현지 경찰이 코로나19 관련 증오 범죄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쯤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통국(MTA) 지하철 브루클린 선셋 파크 북쪽행 객차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건장한 흑인 남성이 객차 출입문 쪽에 기대 선 아시아계 승객을 향해 “이 자가 다른 곳으로 가게 해줘. 이놈에게 움직이라고 해줘”라고 시비를 걸었다. 객차 안의 승객들이 이유를 묻자 그는 “제기랄 녀석이 내 옆에 바짝 붙어 있잖아”라고 소리를 질렀다. 열차 안의 다른 승객이 촬영한 동영상에는 시비를 벌이기 전 상황이 담겨 있지 않아 확실하지 않지만 그는 옆 자리에 앉아 있다가 아시아계 남성이 문에 기대어 서 있자 일어나 항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 남성은 급기야 자기 소지품 옆에 있던 분사형 섬유유연제 페브리즈 한 병을 집어들어 아시아계 승객을 향해 분무 버튼을 눌러댔다. 객차 안에서 스프레이가 분사되는 장면이 다른 승객의 카메라에 잡혔다. MTA 트위터에 올라온 35초짜리 영상 클립에는 아시아계 승객이 단지 아시아계란 이유만으로 코로나 병원균 취급을 받는 것처럼 보인다. 이어 올라온 9초짜리 영상에는 봉변을 당한 아시아계 승객이 “왜 그러는 거냐. 내가 옆에 있으면 왜 안 되는 거냐”고 항변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스프레이를 뿌린 남성은 “넌 저리 옮겨가는 게 나아. 이 벙어리 같은 놈”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경찰이 911 신고를 받고 지하철역에 출동했지만, 객차가 떠나버려 즉각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장에 출동한 로드니 해리슨 형사는 “바로 보고서를 작성할 순 없었지만, 우리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우리 증오 범죄 전담팀이 투입됐다”고 말했다. MTA도 증오 범죄에 해당한다며 비난했다. 이어 문제의 영상을 공식 트위터 계정에 리트윗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손을 20초 이상 씻고 기침할 때는 팔소매에 대고 하고, 아프면 집에 머물러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먹히지 않는 첫째, 인종차별”이라고 강조했다. 이 영상을 리트윗한 중국계 미국 배우 셀리아 오도 “위기의 시기에는 사람들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 차별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전직 가수 이지연 미국서 마스크 시위, 코로나 인종차별 항의

    전직 가수 이지연 미국서 마스크 시위, 코로나 인종차별 항의

    1980년대 ‘바람아 멈추어다오’ 등 인기곡으로 활동하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 이지연(50)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스크를 쓴 사진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인종차별에 항의했다. 이씨는 6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쓴 날 보고 소리 지르거나 발길로 차지 마세요”라며 “마스크를 쓰고 있는 동양인은 그들이 아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썼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인종차별 하지 말라”는 뜻에서 글을 올렸다며 최근 자신의 한국인 친구가 코스트코에서 쇼핑하던 도중 누군가가 다가와 ‘비켜!(Back Off)’란 막말을 들은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씨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종차별 바이러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찾아서 “우리는 한국과 아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한국)은 (미국과) 아주 다른 입장이다. 그들은 감염자가 많고 우리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과 아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알다시피 우리는 동맹”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코로나 검사를 하는 게 아니라 샘플조사를 한다. 차로 지나가면서 그들은 샘플을 제공한다. 지금 우리도 할 수 있지만 우리가 하고 있는 것처럼 효과적이지 않다. 우리는 한 곳에서 전체적인 걸 한다. 아주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중국에 입국 금지를, 한국의 대구와 이탈리아 북부지역 2곳에는 여행 금지 권고를 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이탈리아, 한국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 데 비해 미국에서는 광대한 지역에서 240명의 확진자와 11명의 사망자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답하던 시점에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15명이었다. 그는 사망자 대부분이 고령이라면서 대부분의 미국인은 괜찮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감으로 인한 치사율이 1% 미만인데 코로나19도 증상이 약해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지 치사율이 1% 이하일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 내 코로나19 검사장비 부족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 “검사받고 싶은 사람은 모두 받을 수 있다”며 불안감 차단에 나섰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지연, 인스타그램에 마스크 쓴 채 “코로나 인종차별 안돼”

    이지연, 인스타그램에 마스크 쓴 채 “코로나 인종차별 안돼”

    “마스크를 쓴 날 보고 소리 지르거나 (발길로) 차지 마세요.” 1980년대 ‘난 아직 사랑을 몰라’ ‘바람아 멈추어다오‘ ’슬픈 안녕’ 등으로 커다란 인기를 누리다 가수 활동을 접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건너가 요리연구가로 변신한 이지연(50)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스크를 쓴 사진과 함께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인종차별을 아시아인에게 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6일(이하 현지시간) 애틀랜타 한인 매체 뉴스앤포스트에 따르면 이씨는 “마스크를 쓴 날 보고 소리 지르거나 (발로) 차지 마세요”라며 “동양인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은 아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인종차별 하지 말라”는 뜻에서 글을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최근 한국인 친구가 코스트코에서 쇼핑하던 도중 누군가 다가와 ‘저리 물러서!(Back Off)’라고 막말을 퍼부은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지사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아시아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유럽, 미주 등 전 세계 어디에도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인종차별적 행동에 대해 엄중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뉴욕 지하철에서는 한 흑인 남성이 아시아인을 향해 스프레이를 난사한 사건이 발생해 현지 경찰이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따른 인종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 중이다.한편 지난달 24일 영국 런던 북부 토트넘 밤거리에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 유학하고 있는 싱가포르인 조너선 목(23)에게 “우리 나라는 너 같은 코로나를 원하지 않아”라고 말하며 주먹질과 발길질을 가한 4명 가운데 15세와 16세 남자 청소년 둘을 체포했다고 BBC가 6일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네덜란드서 20대 한인여성 ‘코로나 혐오’ 범죄 타깃…동양인 차별 극심

    네덜란드서 20대 한인여성 ‘코로나 혐오’ 범죄 타깃…동양인 차별 극심

    네덜란드에 거주 중인 한국인 여성이 ‘코로나 혐오’ 범죄의 타깃이 됐다. 버즈피드 등은 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국계 여성에 대한 폭행 시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일 밤 10시쯤, 한국계 미국인 성유 모(29) 씨는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 뒤따라오던 남성들에게 위협을 받았다. 스쿠터에 탄 남성들은 성유씨를 향해 “중국인!”이라고 소리치며 주먹을 휘둘렀다. 황급히 방향을 틀면서 간신히 주먹은 피했지만 놀란 마음은 진정되지 않았다. 성유씨는 “늦은 시간이었고,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혼자 너무 무서웠다”라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3년 전부터 네덜란드에서 살기 시작한 그녀는 과거에도 현지에서 종종 인종차별을 경험했지만 이번 일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성유씨는 “백인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괜찮은데, 혼자 있거나 다른 아시아계 여자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진다”라고 전했다.그러나 현지 경찰의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사건 이후 곧바로 경찰에 사건을 접수한 성유씨는 CCTV 등을 확인해줄 것을 기대했지만, 비슷한 다른 사건이 보고되기 전까지는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성유씨는 당분간 외출을 삼갈 계획이다. 버즈피드에 따르면 성유씨는 유럽에 거주하는 다른 동양인을 대상으로 코로나 사태 관련 인종차별 사례 수집에 나섰다. 그러자 이틀 만에 네덜란드를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각국에서 100여 건의 피해 사례가 쏟아져 들어왔다. 천식을 앓고 있다는 한 사례자는 10대 남성들이 무리를 지어 쫓아오면서 ‘병 걸린 동양인’, ‘코로나 아시안’이라고 손가락질을 했다고 밝혔다. 어떤 사례자는 자전거에 타고 있던 자신을 밀쳐 넘어뜨린 이들에게 이유를 묻자 ‘중국인이지 않으냐. 모든 중국인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라는 모욕을 들었다고 전했다.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거주하는 또 다른 한국계 여성은 특히 온라인을 통한 인종차별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신변의 위협을 우려해 ‘이본’이라는 이름 외에 다른 개인정보는 밝히지 않은 여성은 “페이스북에서 ‘중국X’,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비방과 욕설에 시달렸다”라면서 “장 보러 갈 때는 백인인 남편에게 동행을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영국에서는 싱가포르 출신 유학생이 런던 시내 중심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조롱과 함께 집단 폭행을 당해 안면 골절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바 있다. 한편 주네덜란드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6일 코로나 혐오 범죄 관련 안전 공지를 발표했다. 대사관 측은 공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중국인 및 동양인에 대한 경계와 혐오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내에서도 우리 국민 또는 동양인에게 조롱이나 회피, 택시 승차 거부, 폭행 등의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트럼프 ‘공화 텃밭’ 텍사스 품은 바이든에 긴장… “워런 탓” 화풀이

    트럼프 ‘공화 텃밭’ 텍사스 품은 바이든에 긴장… “워런 탓” 화풀이

    히스패닉 지지 없이도 흑인 몰표에 승리 샌더스 광고비의 10% 지출로 최대 효과 민주 양강구도 ‘트럼프 반사이익’ 우려도 미국 14개주에서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열린 지난 3일(현지시간) 슈퍼 화요일, 10개주를 휩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활을 조명한 미 언론들은 이에 더해 유독 ‘텍사스 승리’에 주목했다. 미국에서 세 번째 대형주(대의원 228명)로 라이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텃밭을 빼앗기도 했거니와 전통 공화당 지역이라 이곳에서의 승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위협적인 상대라는 이미지를 심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휴스턴, 오스틴, 댈러스, 샌안토니오 등 텍사스에서 불과 4개의 선거사무소를 운영한 바이든이 4800만 달러의 광고비를 쏟아부으며 중도표 공략에 나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견제에도, 히스패닉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샌더스를 이겼다”고 평가했다. 실제 샌더스는 텍사스에서 히스패닉을 겨냥해 영어와 스페인어로 총 360만 달러어치의 광고를 내보냈다. 반면 바이든은 스페인어는 포기했고 광고비 지출액도 샌더스의 10%에 못 미치는 약 34만 달러였다. 바이든이 최소 지출로 최대 효과를 끌어내 샌더스에 두 배의 타격을 줬다는 의미다. 그간 텍사스 유권자 설문조사에서 줄곧 5% 포인트 이상 뒤지던 바이든은 실제 본선에서 34.5%를 득표해 샌더스(29.9%)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선거 이틀 전 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중도 사퇴 후 텍사스 댈러스 유세에서 바이든 편에 선 것이 일단 주효했다. 또 ‘화이트 오바마’로 불리던 베토 오로크 전 텍사스주 하원의원의 지지는 광고보다 효과가 컸다. 무소속 급진좌파 샌더스에게 밀릴 수 있다는 민주당 주류의 절박함에서 나온 의기투합이 빛을 발한 것이다. 텍사스 트리뷴은 “예상대로 바이든은 주요 지지층인 흑인 지역에서, 샌더스는 히스패닉 지역에서 강세였다”면서도 “출구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 유권자 득표수는 샌더스가 바이든의 2배였지만, 흑인 표는 바이든이 샌더스의 3배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의 대항마’를 자처해 온 바이든이 전통적인 공화당 지역인 텍사스를 중심으로 부활한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달가운 일이 아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바이든의 대단한 컴백이었다”면서도 “워런이 해야 할 일을 했다면 그(샌더스)가 매사추세츠와 아마도 텍사스, 확실히 미네소타를 포함해 많은 주를 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워런은 방해물이다. 다른 사람들은 일찍 (레이스에서) 나가서 바이든을 정말로 도와줬다. 그녀는 매우 이기적이었다”고 비난했다. 바이든의 대선가도는 탄탄대로가 되는 모양새다. 슈퍼 화요일 경선 직후 블룸버그도 백기를 들고 바이든 지지를 선언, 중도표를 더욱 불리게 됐다. 당내 반샌더스 세력이 원하는 대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바이든과 샌더스의 양강구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CNN은 “양측이 트럼프를 이기려 협력한다고 말은 하지만 인종과 나이에 따라 당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샌더스의 경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반사이익을 얻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코로나피자? 황색질병? 아픔 못 헤아린 ‘나쁜 풍자’

    코로나피자? 황색질병? 아픔 못 헤아린 ‘나쁜 풍자’

    프랑스 방송 이탈리아 코로나 피자 ‘풍자’伊 외교당국 항의에 홈페이지에서 삭제프 지역지 ‘황색조심’ 편집에 항의받기도英 왕세자 위기 공감 못한 농담에 뭇매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퍼지는 가운데, 일부 미디어가 질병 집중 확산국을 폄하하는 풍자나 조롱을 이어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고 감수성도 결여된 이런 행태는 외교적 문제로도 비화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언론들은 프랑스 방송 ‘카날+’이 지난달 29일 방영한 풍자 프로그램에 대해 비판했다. 화덕 앞에 선 요리사가 기침을 해 피자 위에 초록색 타액 등 뱉는 등의 행동을 하자 이탈리아 국기 색인 초록색, 흰색, 빨간색을 넣은 피자가 완성된다. 여기에 자막은 ‘코로나 피자’라고 표출됐다.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코로나19의 집중 발생 지역이자 유럽 각국으로 질병을 확산시킨 발원지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사망자만 3000명이 넘는 비극이라는 점에서 생각이 부족한 풍자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풍자 프로그램이지만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이탈리아 국민을 이런 식으로 비웃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거센 반발에 카날+는 영상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고 주프랑스 이탈리아 대사관에 사과 서한을 보냈다. 이어 디 마이오 장관과 크리스티앙 마세 주이탈리아 프랑스 대사가 로마 중심가의 한 식당에서 피자를 나눠 먹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랑스의 과도한 풍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역 신문 르 쿠리에 피카르는 지난 1월 26일자 1면에 중국 여성 사진을 싣고 ‘황색 조심’이라는 제목을 달아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독일의 슈피겔은 지난달 1일자에서 신종 코로나를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로 표기해 중국에서 항의를 받았다. 덴마크 일간지 율란츠-포스텐도 지난 1월 27일 만평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의 다섯개 별을 신종 코로나 입자로 표현했다. 지난 2일에는 윌리엄 왕세손이 코로나19의 심각한 상황을 희화화하는 농담을 해 뭇매를 맞았다. 그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같다면 기침을 하라”며 “다들 ‘너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곧 죽을 거다’라고 말하면 당신은 ‘아냐, 나는 그냥 기침을 한 거다’하며 해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코로나19에 너무 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미디어에서 과장되고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코로나19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비판이 현지에서 나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킴 카다시안, 석방 도운 세 여성과 백악관 ‘감사 예방’

    킴 카다시안, 석방 도운 세 여성과 백악관 ‘감사 예방’

    카니예 웨스트의 아내이자 리얼리티 TV 스타 킴 카다시안 웨스트가 자신이 석방 운동을 이끌어 지난달 풀려난 세 여성과 함께 백악관을 찾았다. 킴은 4일(이하 현지시간) 지난달 석방된 크리스탈 무노스, 주디스 네그론, 타이니스 홀과 함께 백악관을 찾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 여성을 모두 만났을 것으로 믿어진다고 일간 뉴욕 포스트는 전했다. 대통령의 딸 이방카도 백악관 웨스트윙에서 이들 일행과 어울려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세 여성 모두 약물 관련이나 화이트칼라 범죄에 연루돼 어린 자녀가 있을 때 수감됐다. 무노스는 임신 5개월에 감옥에 들어가 족쇄를 찬 채로 아기를 낳았다. 그녀의 끔찍한 경험은 트럼프 대통령이 퍼스트 스텝 법을 제정해 임신 중의 여죄수에게 족쇄를 채우는 일을 금하게 만들었다. 무노스는 2008년 약물 모의 혐의로 18년형을 선고받았다. 친구들에게 지도 하나를 그려줬는데 멕시코로 마약을 운반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혐의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데 쓸 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네그론은 2011년 의료사기 음모를 꾸몄다는 이유로 35년형이 언도됐다. 2억 500만 달러 메디케어 사기 음모를 꾸몄다는 것이었다. 수감될 때 두 아들을 집에 남겨뒀다. 홀은 스물두 살이던 2006년 남자친구를 쫓던 경찰이 자택을 압수수색했는데 엄청난 양의 약물이 숨겨져 있었다. 감옥에 들어갈 때 세 살 아들 혼자 집에 남겨졌다. 킴은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세 명의 진짜 자격 있는 여성들의 형량을 감경했다. 뉴스로 많이 듣지 못해 그들의 얘기를 공유하고 싶어 올린다”면서 “이 여성들을 내가 선택할 수 있게 도운 @앨리스마리프리(앨리스 존슨)와 함께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고 적었다. 올해 예순세 살인 존슨은 2018년 킴이 백악관에 사면을 청원해 풀려난 여성이다. 단순히 약물을 지녔고 유통하려 한 잘못 만으로 종신형을 선고 받아 힘 없는 자에 가혹한 미국 사법제도의 모순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미국 대통령은 형기를 단축하거나 사면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로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주 지사를 비롯해 11명을 사면했다. 세 명의 여성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즈음, 형 감경을 청원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변호사 교육을 받겠다고 선언했던 킴은 초범에게 무거운 형량을 언도하거나 소수 인종에게 형평성에 어울리지 않는 형량을 부과하는 미국 사법제도의 개혁을 앞장서 부르짖고 있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미국은 수감자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성동 주상복합發 12명 무더기 감염 “가족·동료도 위험… 거리두기 절실”

    성동 주상복합發 12명 무더기 감염 “가족·동료도 위험… 거리두기 절실”

    송파 2번째 환자도 부인·아들 옮겨 ‘비상’ 종로 경로당 등 다중이용시설 전파 많고 ‘깜깜이 감염’도 48명… “접촉 최소화해야”서울 코로나19 확진환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서울에서도 ‘3월 대유행’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산발적인 지역 감염이 확산되면 자칫 통제 불능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국민 개개인이 1차 방역 책임자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향후 1~2주간 ‘생활 속 방역’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4일 서울 25개 자치구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내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최소 10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23일 서울 지역 첫 확진환자 발생 이후 42일 만에 100명을 넘었다. 확진환자가 발생한 22개 자치구 가운데 송파구가 12명으로 가장 많고, 그 뒤로 종로구 11명, 강남구 9명, 은평·노원구 8명, 서초·성북구 5명 등이다. 서울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되는 양상을 보면 가족 간, 직장동료 간 감염이 많다. 코로나19 확진환자가 12명으로 가장 많은 송파구의 경우 지난달 22일을 시작으로 관내 두 번째 감염자인 780번 확진환자가 부인(794번)과 아들(797번)에게 전파했고, 이후 직장동료인 887번도 감염시켰다. 지난달 28일 이후 성동구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는 주민으로부터 관리사무소 소장이 감염된 뒤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감염자 12명이 발생했다. 이 아파트 주민인 할아버지의 확진 소식을 듣기 전 할머니가 관리사무소장과 접촉하면서 관리소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연쇄 감염이 이뤄졌다. 재택근무나 시차 출퇴근제 실시는 물론 가정 내에서도 가급적 가족들과의 접촉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명의 확진환자가 나온 종로구는 경로당이 감염지가 되면서 확진환자가 늘어났다. 29번, 56번, 83번, 136번 확진환자 4명은 지난 1월 28~31일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같은 시간대에 복지관 식당을 이용했다. 당분간 잠복기 또는 무증상 감염자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외출과 모임,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자들이 계속 늘어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확진환자 9명이 발생한 강남구는 전철 2·3·7·9호선과 신분당선 등을 통해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감염자 9명 중 5명이 ‘깜깜이’ 감염자였다. 서울시에서 발표한 감염자 99명 중 48명은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기저질환자의 사망 가능성이 있는 병원 내 감염 우려도 여전하다. 병원 내 감염 8명이 나온 은평구에서는 은평성모병원에서만 14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아직 용산, 중구, 강북구에는 감염자가 한 명도 없다. 하지만 해당 구들도 안심할 수는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역 전문가는 “서울 감염자 가운데 약 절반이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상황이라면 누구든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을 당분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영국서 무차별 인종차별 폭행 “아시아인은 코로나 바이러스”

    영국서 무차별 인종차별 폭행 “아시아인은 코로나 바이러스”

    영국에서 아시아인이 폭행을 당하는 인종차별 범죄가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3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는 영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싱가포르 출신 조너선 목(23) 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폭행당한 사실을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목씨의 말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4일 오후 9시 15분께 런던 최중심 가인 옥스퍼드 가를 걷고 있던 도중, 여러 명의 남성과 한 명의 여성이 속한 무리가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말했다. 목씨가 이들을 쳐다보자 무리는 갑자기 목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목씨는 무리 중 한 명이 자신에게 “너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주먹을 날렸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목씨는 안면 골절 부상을 입었고, 재건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런던경찰청은 인종차별적 가중폭행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용의자들을 확인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 중이다. 다만 아직 체포된 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목씨 외에도 버밍엄과 풀럼 등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폭행 사건이 발생해 논란을 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일본인 관중 ‘강제 퇴장’… 코로나에 인종차별 논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증이 축구장 인종 차별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를 관전하던 일본인 일행이 강제로 쫓겨났다. 현지 언론은 인종 차별 행위라고 비판했다. 2일(현지시간) 슈피겔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전날 독일 라이프치히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RB라이프치히와 레버쿠젠의 분데스리가 24라운드 경기를 관전하던 일본인 일행이 코로나19 예방을 이유로 보안요원에 의해 퇴장 조치됐다. 일행 중 일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시 상항을 알리며 논란이 불거졌다. 인종 차별 논란이 일자 라이프치히 구단은 성명서를 내고 “잠재적 위험과 관련해 통제를 강화하라는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의 권고를 따르는 과정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큰 불안감 때문에 우리가 실수를 했다. 퇴장당한 일본인 관중을 만나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음 홈 경기에 초청했다”고 사과했다.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는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한다. 하지만 슈피겔 등은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는 급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에만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며 “인종 차별적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퇴장 조치는 보안요원의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구단 지시에 따라 이뤄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레드불 아레나에서는 홈 관중들이 ‘사랑, 평화, 그리고 축구(Rasenball)’라고 쓰여진 플래카드를 내거는 퍼포먼스를 펼쳤는데, 슈피겔은 이를 ‘사랑, 평화, 그리고 인종 차별(Racism)’이라는 표현으로 비꼬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과도한 불안에 ‘마스크 대란’… 잘못 쓰면 안 쓰느니만 못해”

    “과도한 불안에 ‘마스크 대란’… 잘못 쓰면 안 쓰느니만 못해”

    “국민들은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위기 소통을 좀더 공세적으로 해야 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한 달 이상 확산되는 상황에 대해 탁상우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박사는 3일 마스크 사재기를 하는 등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대응 노력과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른바 ‘가짜뉴스’와 허위 왜곡 정보에 좀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탁 박사는 2005년부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방부에서 역학조사관으로 일했다. 귀국 뒤에는 고려대 생물방어연구소 등을 거쳐 현재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에서 ‘범부처 공중보건 위기 대응을 위한 생물 감시체계 구축’을 연구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마스크 대란이란 표현이 아깝지 않을 만한 상황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호흡보호구’인데, 이게 가장 필요한 사람은 의료진과 소방관들이다. 과도한 공포 때문에 가장 먼저 호흡보호구를 지급받아야 할 이들에게 차질이 생기는 건 우려스럽다. 인적 없는 길거리에서 마스크 쓴 모습을 자주 보는데 답답한 걸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밀폐된 공간이나 타인과 밀접하게 접촉해야 하는 공간에선 자신을 보호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호흡보호구는 기본적으로 의심환자나 유증상자가 다른 이들을 배려하고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것이다. 나는 손은 더 열심히 자주 씻지만 마스크는 쓰지 않는다. 시민들이 과도한 불안을 갖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미국 보건당국에선 아예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권고했다. “호흡보호구를 썼으니 나는 안전하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건 오히려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으면 안 쓰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그리고 상당수가 마스크를 잘못 쓴다. 대구 같은 곳에선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게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 같은 곳에서까지 너나없이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마스크를 쓰는 건 지나치다. 역설적인 게 한국만큼 마스크 보급이 잘되는 나라가 없다 보니 마스크가 모자라게 느껴지는 측면도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 영향이겠지만 생산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도 이렇게 많은 마스크를 단시간에 공급할 능력이 안 된다.”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나. “첫 확진환자가 나오고 31번 환자가 나오기 전까진 완벽했다고 본다. 감염 가능성이 있는 접촉자를 다 파악했고 확진환자를 선별해 냈다. 사망자가 한 명도 없었다. 31번 환자 이후부터 집단감염이 일어났는데, 그런 속에서도 최대한 검사해 확진환자를 찾아내고 있다. 코로나19가 잦아들고 나면 한국만큼 치명률이 낮은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 정부가 보여 준 노력과 역량은 미국보다도 뛰어났다. 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일부에선 정부의 방역 실패를 비판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확진환자가 많이 나오는 건 오히려 정부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대규모 검사를 수행한다는 걸 보여 준다. 빨리 확진환자를 찾아내야 조기 치료가 가능하고 지역사회 전파도 막을 수 있다. 정부와 국민이 협력해 코로나19 위협에 대처할 때다. 다만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건 ‘과도한 대응’이 나쁜 건 아니지만 코로나19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다 보면 만성질환이나 응급사고 대응 역량이 약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미국에선 호흡기질환 환자와 외상환자가 있다면 외상환자를 먼저 돌본다.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다녀갔다고 응급실을 며칠씩 문 닫게 해선 안 된다. 그런 게 과도한 대응의 역효과다. 시급성에 따른 우선순위를 따져 봐야 한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정부 대응이 한 박자씩 늦다는 지적을 받는다. “정부는 속성상 신속할 수가 없다. 항상 정확해야 하고 모든 측면을 다 짚어 보고 결정하기 때문이다. 지금 질병관리본부는 오히려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유연하게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흡수해 반영하고 있다. 한 박자씩 늦는 감은 있지만 과거에 없던 신속함은 평가해 줘야 한다.” -코로나19 대응에서 아쉬운 점은. “신속한 정보 전달은 중요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정확한 정보 전달이다. 위기 소통 능력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위기 소통은 대국민 홍보로만 그쳐선 안 된다. 공세적인 소통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되는 잘못되거나 왜곡된 정보를 찾아내 확산을 막고 오해를 해소하는 노력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미국 CDC는 긴급상황실을 가동하면 정보대응 전담 부서도 만든다. 부서 안에 트위터팀·페이스북팀 등 영역별로 10개가 넘는 팀을 구성해 정보유통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한다. 정부의 메시지가 일관되게 나오도록 조율하는 기능도 맡는다. 인종 문제나 소수자 차별 등 의도하지 않은 문제를 일으킬 여지를 검토하는 윤리검토팀도 별도로 가동한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역학조사관으로 일했다. “현장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보건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가치 있는 일이다. 미국으로 유학 갈 때부터 현장 역학조사관에 지원할 계획이었다. CDC에서 일하는 현장 역학조사관들은 현장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1차 대책을 마련한다. 접촉자 동선 파악에 국한되지 않는다. 빅데이터 분석이나 위기 소통 능력,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감수성과 정책 이해 능력까지 요구한다.” -미국 질병관리 제도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CDC의 장점은 독립성과 전문성이다. 예산과 인사에서 독립성이 강하다. 상위기관인 보건복지부는 대부분 형식적인 승인만 한다. CDC는 감염병은 물론이고 만성질환이나 정신질환 등 한국 질본보다 훨씬 다양한 보건영역을 담당한다. 그에 필요한 현장성 있는 연구도 많이 수행한다. CDC는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관리자가 되고 그 관리자가 독립성을 갖고 정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질본 역시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만 한국은 일반직 공무원들이 부처 장벽을 뛰어넘는 긴밀한 연결망을 갖고 있고, 그게 다양한 부처 사이에 협력구조를 만드는 순기능도 분명히 한다. 공직사회를 일반직과 전문직 식으로 단순 이분법으로만 볼 건 아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 대부분이 전문직이었다. “매우 잘못된 일이었다. 방역을 하다 보면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오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오류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잘 대응했는지 평가해야 한다. 신종 감염병은 말 그대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 것인데, 그건 매뉴얼만으로는 대처할 수가 없다. 창의적인 접근법이 필요한 마당에 징계받을 걱정부터 한다면 일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당시 메르스 후속 조치는 두고두고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메르스로 엄청난 비판을 받았지만 사실 세계보건기구(WHO)나 외국 정부에선 한국의 메르스 대응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 당시 병원 내 감염을 조기에 차단하고 치명률을 낮췄으며 지역사회 전파를 잘 막아 냈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질본과 의료진에게 훈장을 줘서라도 칭찬하고 격려해 주길 기대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2000년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 석사 2005년 미국 매사추세츠 로웰주립대 직업환경보건 박사 2005~2011년 미 CDC 역학조사관 2011~2014년 매사추세츠주 보건부 직업보건감시체계 프로그램 부소장 2014~2016년 미 국방부 화생방 합동사업국 생물감시체계 프로그램 수석역학조사관 2019~현재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환경연구소 연구부교수
  • 싱가포르 유학생, 런던 밤거리서 “코로나다!” 구타 당해

    싱가포르 유학생, 런던 밤거리서 “코로나다!” 구타 당해

    “런던에는 인종 차별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다시 생각해 보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유학하고 있는 싱가포르 학생인 조너선 목(23)이 페이스북에 눈두덩이가 벌겋게 부어오른 사진을 올린 뒤 장문의 글을 통해 개탄했다고 BBC가 3일 전했다. 지난달 24일 밤 9시 15분(현지시간)쯤 런던 북부 토트넘 코트 로드 맞은 편 옥스퍼드 스트리트를 걷던 중 20세도 안 돼 보이며 머리 하나는 더 커 보이는 사내 아이들 넷이 시비를 걸어왔다. 아이들이 주먹과 발길질을 해대 코피가 터졌고 얼굴 곳곳에 생채기가 생겼다. 아이들은 “우리 나라에 너 같은 코로나바이러스는 필요없어”라고 말하며 공격을 했다는 것이다. 얼굴 뼈가 부러져 정형수술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행인들이 4 대 1로 공격하는 아이들을 뜯어 말려주고 한 여성이 동영상으로 현장을 담으며 경찰에 신고한 덕분에 더 큰 화를 모면할 수 있었다고 조너선은 설명했다. 그는 그냥 넘어갈까 싶었지만 이렇게 공개 고발해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싶다고 밝혔다. 조너선은 “인종주의는 우둔해서 벌어지는 게 아니다. 혐오이며 인종 차별주의자들은 혐오와 증오를 분출할 핑계거리를 찾는다. 지금 이렇게 코로나가 만연하니까 다른 핑계거리를 찾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이 폭행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이들은 자신에게 연락하거나 경찰에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또 자신을 도와준 여성이 연락해와 감사의 뜻을 전할 수 있고 동영상 복사본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中손님 음식에 침 뱉은 말레이 특급호텔 주방장 논란

    [여기는 동남아] 中손님 음식에 침 뱉은 말레이 특급호텔 주방장 논란

    말레이시아의 한 유명 특급 호텔 주방장이 중국 손님에게 제공되는 음식에 침을 뱉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말레이시아 파항주의 한 5성급 호텔 주방장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결국 해고 처리됐으며,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아시아원 뉴스는 전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20일 IT 커뮤니티 게시판에 "나의 직업은 매우 힘들지만, 한 가지 좋은 점은 중국인에게 나가는 음식에 침을 뱉을 수 있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의 인종차별적인 언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그가 만들어 제공한 음식 사진과 함께 “어서 먹어라. 이 미신자들아”라는 글이 덧붙여있다.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특히 중국인들이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비난했다. 그의 또 다른 게시글에는 “중국인들이 리더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인들을 “멍청이”라고 표현했다. 과거 그는 레스토랑을 방문한 (중국인) 손님 동영상을 올리며 “내가 서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중국인이라는 사실이 혐오스럽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그가 받은 주문 요청서에는 ‘중국인'(Chinese)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기도 했다. 그가 올린 영상과 글은 큰 여파를 몰고 왔다. 네티즌 수사대는 그가 유명 호텔 주방장이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수많은 사람들이 호텔 측에 불만을 제기했다. 사태를 파악한 호텔 측은 곧장 사과 성명을 내며 “해당 주방장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5일 해고된 뒤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현재 그의 게시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축구장 인종차별 논란으로까지 번진 코로나19 포비아

    축구장 인종차별 논란으로까지 번진 코로나19 포비아

    지난 1일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 보던 일본인 일행 퇴장 조치라이프치히 구단 “코로나19 통제 강화 과정에서 실수” 사과현지 언론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려워” “인종차별 행위” 비판당시 경기장에선 ‘차별 철폐 카드 섹션+플래카드’ 퍼포먼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증이 축구장 인종 차별 논란으로 번졌다.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를 관전하던 일본인 일행이 강제로 쫓겨났다. 현지 언론은 인종 차별 행위라고 비판했다. 2일(현지시간) 슈피겔과 빌트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전날 독일 라이프치히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RB라이프치히와 레버쿠젠의 분데스리가 24라운드 경기를 관전하던 일본인 일행이 코로나19 예방을 이유로 보안요원에 의해 퇴장 조치됐다. 일행 중 일부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시 상항을 알리며 논란이 불거졌다.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라이프치히 구단은 성명서를 내고 “잠재적 위험과 관련해 통제를 강화하라는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의 권고를 따르는 과정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큰 불안감 때문에 우리가 실수를 했다”고 사과했다.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는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하는 독일의 기관이다. 라이프치히 구단은 또 “퇴장 당한 일본인 관중들과 직접 만나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음 홈 경기에 초청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슈피겔 등은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는 급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에만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며 구단 해명이 석연치 않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 퇴장 조치는 일본인 관중이 호흡기 증상을 보여서가 아니라 생물학적 특징을 근거로 한 인종차별적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퇴장 조치는 보안요원의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구단 지시에 따라 이뤄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피겔은 또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 행위가 많아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라이프치히에서 일어난 일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레드불 아레나에서는 홈 관중들이 구단의 약자 ‘RBL’을 갖고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빛깔 카드섹션을 벌이는 한편, ‘사랑, 평화, 그리고 축구(Rasenball)’라고 쓰여진 플래카드를 내거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종교나 인종, 피부색, 성적 정체성에 상관 없이 모두를 환영한다는 뜻을 전하는 이벤트다. 이와 관련 슈피겔은 기사 제목을 ‘사랑, 평화, 그리고 인종 차별(Racism)’이라고 달아 비꼬기도 했다. 독일어로 ‘잔디밭 또는 경기장 공’이라는 뜻의 단어 ‘라젠발’은 대기업 레드불(Redbull)의 지원을 받는 라이프치히 구단이 기업 이름을 구단 명칭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분데스리가 정책(레버쿠젠 등 일부 예외)을 회피하기 위해 레드불의 약자를 활용해 만들어낸 조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獨, 메르켈 후계자 못 찾으면… EU 리더십마저 흔들린다

    獨, 메르켈 후계자 못 찾으면… EU 리더십마저 흔들린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축제인 ‘로즈 먼데이’ 카니발 등 독일 유명 축제의 단골손님은 바로 ‘유럽의 거물’ 앙겔라 메르켈 총리다. 카니발 퍼레이드를 장식하는 기상천외한 각종 정치 풍자 조형물 가운데 메르켈 총리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빠짐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자녀와 같이 보기 민망한 스트립걸로 여성 정치인을 묘사한 조형물을 보면 우리나라의 정치 풍자물은 차라리 점잖다는 생각마저 든다. BBC는 최근 보도에서 “올해 카니발은 메르켈이 수치심을 견뎌야 할 마지막 축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21년에 임기를 마친 뒤 명예롭게 은퇴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권 기독민주당에 닥친 연이은 위기로 메르켈의 ‘아름다운 퇴장’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극우에 치이고 좌파에 치이고 지난 2월 초 독일 정가는 튀링겐주 총리 선출 과정에서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몰표를 받아 총리가 탄생하며 발칵 뒤집혔다. 이 과정에서 기민당과 ‘신나치 정당’인 AfD가 한배를 탄 모습이 연출되며 메르켈 총리와 기민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기성 정당들은 극우 정당과는 협력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룰이 깨진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책임을 지고 메르켈이 자신의 후임으로 직접 점찍었던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기민당 대표가 차기 총리 후보에 불출마할 뜻을 밝히며 다시 한번 독일 정가의 불확실성은 커졌다. 그동안 메르켈은 당권과 총리 권력을 분리시켜왔다. 이 같은 그의 방침이 크람프카렌바워의 당내 위상을 위축시켜온 가운데 AfD가 집권당의 권력구도까지 뒤흔들자 메르켈의 리더십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소도시 하나우에서 인종차별주의자의 총격사건이 벌어지며 독일 사회의 분위기는 한층 뒤숭숭해졌다.이 같은 소요 속에 같은 달 23일 치러진 함부르크 지방선거에서 기민당은 3위를 기록하며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중도 좌파 성향의 사민당이 39%의 득표율로 1위를, 환경 정당인 녹색당은 2위(24.2%)를 차지하는 등 진보 진영이 크게 선전한 반면 기민당은 11.2%를 얻어 2차 세계대전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됐다. AfD도 5% 지지를 넘지 못해 주의회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외신들은 기후변화 이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것과 앞서 극우주의자의 총격 사건에 따른 위기감이 사민당과 녹색당을 지지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극우정치의 부상과 크람프카렌바워의 총리 불출마 선언, 극우 테러 사건, 함부르크 선거 패배 등 일련의 사건들은 기민당의 향후 노선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지게 했다. 반이민 정서 등 독일을 비롯한 유럽사회의 우경화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중도·좌파정당들의 함부르크 선거 승리는 기민당에 정반대의 신호를 준 셈이 됐기 때문이다. 함부르크 지방선거는 올해 독일에서 유일하게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정치권으로서는 민심을 확인할 유일한 기회였다. 가디언은 함부르크 선거 결과를 보도하며 “메르켈의 그늘을 벗어나는 길이 중도 노선을 고수하는 것인지, ‘우클릭’을 하는 것인지 고심하고 있는 기민당에 (함부르크 같은) 도시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은 결과는 또 다른 고민거리를 줬다”고 진단했다. ●조기 전대 카드로 위기 돌파할까 함부르크 선거 참패 이후 기민당은 당대표 선거 조기 개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당초 8월쯤 개최하기로 했지만, 연이은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4월 25일로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은 모두 중년 남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단 초반 판세는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NRW) 총리와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기민당 원내대표 등이 선두에 선 모양새다. 라셰트 주총리는 메르켈 시대의 계승을 표방하는 중도·온건파 후보다. “메르켈 시대와 거리를 두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그는 출마선언을 하며 최근 총격사건을 의식한 듯 “독일 내 유대인과 이민자 공동체들이 느끼고 있는 두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향후 기민당의 중심 임무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실제 그의 난민 공약은 메르켈의 현 정책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셰트에 이어 곧바로 출마선언을 한 메르츠 전 원내대표는 메르켈 총리의 중도 행보에 반발해 돌아선 옛 기민당 지지자들을 되찾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밝힐 만큼 우파 성향이 강한 인사로 꼽힌다. 메르츠는 2018년 12월 당 대표 선거에서 메르켈이 지원한 크람프카렌바워에게 고배를 마신 바 있어 이번 선거를 통해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오스카 니더마이어 베를린자유대 정치학 교수는 BBC에 “기민당을 지지하는 민초들은 메르츠를 선호하고 있으며, 현재 모든 여론조사에서도 그가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반(反)메르켈파’로 유명한 노르베르트 뢰트겐 연방하원 외교외원장 등도 잠재적인 후보군으로 꼽힌다. 2009~2012년 환경부 장관을 지낸 그는 2012년 NRW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어 메르켈로부터 해임된 바 있다. 메르켈에 비판적인 인사이지만, 당 안팎의 지분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도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지만, 그는 당권 경쟁에 나서지 않는 대신 라셰트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상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그는 대표직보다는 부대표직에 마음을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라셰트와 메르츠 간 2파전 양상은 앞서 함부르크 선거 이후 제기됐던 당내 노선 투쟁의 대리전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18년간 기민당 대표를 지냈고, 15년째 총리로 독일을 이끌어온 메르켈 총리의 존재감을 당장 뛰어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 전문매체 EU옵서버는 독일 측 관계자의 전언을 인용해 “유럽에 대한 차기 독일 정부의 영향력은 메르켈의 그것보다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독일이 살아야 유럽이 산다 더불어 메르켈과 기민당의 위기는 비단 독일 정치만의 위기가 아니다. 프랑스와 함께 EU의 양대 축을 맡고 있는 독일의 내부 문제는 주변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은 올해 하반기부터 EU 순회의장국을 맡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후속 협상과 10년간 1조 유로(약 1조 3333억원)가 투입되는 기후대응정책인 ‘EU 그린딜’과 같은 의제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독일의 리더십 위기가 사실상 EU의 리더십까지 표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가디언은 “독일 원로정치인들은 기민당 지도부가 오는 여름까지 현재 문제를 방치하면 EU의 업무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독일 정치의 위기로 프랑스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EU 내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독일의 도움 없이 프랑스 혼자 EU의 난제들을 책임질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어렵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베를린의 ‘헤비급 파트너’(독일 총리)가 없다면 마크롱은 홀로 고군분투해야 할 것”이라며 “기민당의 부활과 메르켈의 훌륭한 후계자를 찾는 것은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 입장에서도 필수적인 일”이라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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