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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구 곳곳 유태인묘 훼손행위의 충격파(특파원 코너)

    ◎「나치즘망령」에 시달리는 유럽/「거대독일」 출현ㆍ극우파준동에 주변국 공포/“반유태주의 경고”… 파리선 10만명 침묵시위 유럽에 인종차별을 앞세우는 극우세력의 확산과 함께 반유태주의의 부활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최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각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유태인묘지훼손사건은 동서독의 통일에 따른 거대 독일출현의 가능성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있는 주변국들에게 다시 나치즘의 망령을 되새기게 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더욱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지난 14일 상오 파리근교 클리시 수 브와지역의 마을 공동묘지안에 있는 유태인 묘역에서 32개 무덤의 묘석이 깨지고 파헤쳐지거나 더럽혀진 채로 발견됐다. 쓰러지거나 파괴된 비석에는 예외없이 나치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같은날 역시 파리근교의 이시노지역의 공동묘지에서도 유태인 묘지만 10기가 파괴됐다. 이들 사건은 특히 지난 9일 프랑스남부 카르펑트라마을의 유태인 공동묘지에서 34기의 무덤이 훼손된 사실이 알려져 프랑스 사회가 발칵 뒤집히다 시피한 상황에서 대담히 저질러져 사람들을 더욱 아연케 했다. 카르펑트라마을에서는 봉분이나 묘석ㆍ비석 따위만을 파괴하는데 그치지 않고 장사지낸지 2주밖에 안되는 시신을 꺼내 쇠꼬챙이로 난자하는 등의 만행을 저질러 분노를 사게 했다. 이 사건이 있던날 프랑스남서부 바욘느시의 공동묘지에서도 유태인묘지 파괴사건이 일어났다. 유태인묘지 훼손행위는 프랑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14일 이탈리아 베론시에서 40여개의 무덤이 파헤쳐 졌고 폴란드의 베이에 로보마을에서도 10개의 묘지가 파괴됐다. 또 스웨덴에서는 나치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의 묘지만을 골라내 10여기를 훼손했으며 유태인의 고향인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올리비에마을과 하이파마을에서는 무려 2백50기의 무덤이 파괴되거나 오손된 것으로 보도됐다. 누가 왜 이같은 짓을 저질렀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어느곳에서도 범인이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반유태주의자들의 소행일 것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또한 극우나치주의자들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그들이 아니고서야 산사람에 대한 어떠한 못된 행위보다도 더욱 심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지는 묘지 훼손행위를 유태인을 대상으로 저지를 부류들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프랑스에서는 매스컴을 비롯한 각계에서 일제히 반유태주의자들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으며 지난 14일 저녁에는 10만여명이 참가,유태인 배척행위와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대규모 침묵시위가 파리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현직대통령부부가 데모에 앞장서기는 프랑스역사상 처음이라는 화제까지 낳은 이날 시위에는 프랑스의 거의 모든 정당 종교단체 인권단체들이 참가했다. 프랑스사회가 이번 사건을 얼마나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가는 정치 지도자들의 거동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카르펑트라마을사건이 보도되자 프랑수아 미테랑대통령은 그날로 조셉시트뤼크 프랑스유태교회장 자택을 직접 방문,유감을 표시 했으며 카르펑트라 마을 유태교회목사에게는 따로 조문친서를 보내기도 했다. 로랑 파비우스국회의장,야당인 공화국연합의 자크 시라크당수,공산당의 조르지 마르세서기장,시몬 베이유 전유럽의회의장 등이 모두 시위대의 앞열에 섰으며 이들은 한결같이 『천인이 공노할 만행』『짐승같은 행동』또는 『야만인의 행위』라고 비난했다. 다만 정당중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가장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국민전선당(FN)만이 불참했다. 장 마리 르 펭당수가 이끄는 국민전선당은 외국인의 국외추방,외국이민의 입국금지 등 인종차별적이며 국수적의적인 정강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극우파 정당이다. 르 펭당수는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자 『우리당을 음해 하려는 정치적 모략』이라고 맞서고 있지만 과거의 행적이나 반유태주의 반대데모 불참 등 이번 사건이후의 거동이 비난을 자초한 셈이 됐다. 프랑스유태교단체협의회의 장칸의장은 『국민전선당이 직접 저지르지는 않았더라도 그와같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온 책임은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럽에서 유태인묘지 오손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프랑스에만도 80년대들어 한해 한 두건씩은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의 파문이 의외로 넓게 번지고 있는 것은 최근 극우파가 눈에 띄게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여러나라에서 동시다발로 빚어진데다 나치즘의 악몽을 새롭게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프랑스 이외의 사건들은 연대성 보다는 카르펑트라 사건의 모방성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유럽각국의 골칫거리인 스킨헤드족들로 대표되는 반유태주의의 극우파 행동대원들의 소행임이 거의 틀림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유럽의 극우파 정당들은 오히려 정치적 목적으로 사건을 확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묘지파손 행위 자체의 부도덕성은 말 할 것도 없고 그와 같은 행위가 국가간 민족간 화해를 바탕으로 하여 추진되고 있는 유럽통합작업에 역행하는 처사일 뿐만아니라 앞으로 유럽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독소로 커나갈 것이 너무나 분명하다는데 유럽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 세계 전직 국가정상들 “서울 총집합”/23일부터 한국서 IAC총회

    ◎지스카르 전대통령·후쿠다 전총리등 31명 참석/83년 빈서 설립… 국제현안등 해결에 영향력 발휘 세계각국의 전직국가지도자들이 서울로 모여들고 있다. 오는 23∼27일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8차 전직정부수반협의회(Inter­Action Council·IAC)총회에 참가하기 위해 22일부터 입국하는 「퇴임 정상」들은 IAC회장인 헬무트 슈미트 전서독총리(현 디차이트지 발행인),지스카르 데스탱 전프랑스대통령(현 유럽의회의원) 후쿠다 다케오(복전규부) 전일본총리,트뤼도 전캐나다총리 등 31명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이 대회준비위원장인 신현확 전국무총리가 정회원으로 참가한다. 참석자중에는 전직대통령이 4명,총리가 16명이며 공산권에서는 30년이상 주미대사를 역임한 소련의 도브리닌 현대통령고문,유고의 리비치크 전연방간부회의의장,헝가리의 포크 전각료회의의장 등이 포함돼 있다. 참석자 31명중 정회원은 21명이며 준회원및 특별초청자는 10명이다. 특별초청자였던 황화 전중국외교부장은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며 정회원이었던 레바논의 호스 전총리와 모로코의 오스만 전총리는 최근 각각 현직 총리와 국회의장으로 복귀,「자격상실」로 참석이 불가능해졌다. IAC는 지난 75년 당시 서방 7개국 정상회담개최를 주도했던 슈미트 전서독총리,데스탱 전프랑스대통령 등이 자신들의 퇴임후에도 계속 만나 국제현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83년 11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설립한 민간국제기구이다. 이 기구에는 세계 30개국의 전직대통령및 총리 등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회장인 슈미트 전서독총리와 후쿠다 전일본총리가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의 멤버는 정회원 31명,준회원 31명. 뉴욕과 파리 두곳에 사무국이 설치돼 있으며 경비는 각국 정부·재단·기업·개인의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IAC총회는 83년이후 브리오니(유고)·파리·도쿄·콸라룸푸르·모스크바·워싱턴에서 매년 열려왔는데 서울대회는 6차 모스크바총회에서 제안돼 7차 워싱턴총회에서 결정됐다. 원래 이번 IAC총회는 서방국과 공산국에서 벌갈아 개최한다는 원칙에 따라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현확 전총리의 「활약」으로 서울유치에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IAC는 회원들이 공동연구한 제안들을 각국 국가원수및 최고정책결정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지난 몇년동안 국제현안들에 관해 공식·비공식적으로 세계여론을 환기시켜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있다. IAC는 세계각국의 정치지도자들과 정기적인 접촉을 함으로써 계속 영향력을 확대해 오고 있다. 이제는 정부나 국제기구뿐 아니라 민간단체들과도 정기적인 교류를 유지해 「국제원로자문기구」 「OB정상기구」로서의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AC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은 ▲중거리 핵무기완전폐기 ▲미소정상회담의 정례화 ▲요격용유도탄(ABM)억지조약 강력준수 ▲개발도상국의 군비문제 ▲지역갈등의 평화적 해결노력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개선 ▲인구·환경및 개발의 상호관련문제 ▲전세계적인 삼림황폐화방지 ▲생태계를 고려한 에너지 정책 ▲세계 경제부흥 ▲외채에 관한 제안 ▲21세기를 위한 준비 등 광범위하다. IAC는 특히 85년 3차 파리총회에서 핵전쟁금지·군사력 균형·안보이익 추구·군비지출감소등 초강대국(미국)간의 관계원칙을 공동선언토록 미소정상에 촉구,주목을 끌기도 했다. IAC는 이번 서울총회에서 모두 5차례의 회의를 열어 ▲90년대 아시아지역의 정치발전 ▲유럽에서의 급격한 변화및 타지역에의 영향 ▲금융시장의 세계화및 그 위험성 ▲생태계및 인구·환경문제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거쳐 최종선언문을 채택,각국의 정책에 반영시키기 위해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통보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이와함께 지역특성상 한반도 긴장완화와 상호 신뢰구축방안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전직수반들은 총회시작전날인 22일 판문점을 방문,분단상황을 살피며,23일 저녁에는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만찬에,24일 저녁에는 강영훈국무총리 주재의 리셉션에 참가한다. 이번 총회에 참가하는 그밖의 주요참석인사는 다음과 같다. ▲핀타실고 포르투갈 전총리(IAC부회장) ▲아하트 네덜란드〃 ▲알리 이집트〃 ▲비스타 네팔〃 ▲샤방 델마 프랑스〃 ▲데라 마드리드 멕시코 전대통령 ▲프레이저 호주 전총리 ▲퍼글러 스위스 전대통령 ▲리술로 잠비아 전총리 ▲나시멘토 앙골라〃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파스트라나 콜롬비아 전대통령 ▲우요아 페루 전총리 ▲울스텐 스웨덴〃(이상 정회원) ▲맥나마라 미국 전국방장관 ▲이반 체코 전시민포럼의장(이상 특별초청자)
  • 남아공,흑인에 병원치료 허용

    【케이프타운 로이터 연합 특약】 남아공정부는 16일 인종차별정책폐지의 일환으로 앞으로는 흑인도 병원에서 백인과 함께 동등한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나 벤터 보사부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정부는 앞으로 모든 병원이 백인과 흑인등 인종에 구애받지 않고 의료활동을 하도록 결정했다』면서 『모든 의료기관은 이에 따라 흑인에게도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재조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남아공의 교훈/장수근 국제부차장(오늘의 눈)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을 고집,전 세계로부터 지탄을 받아온 남아공 정부가 마침내 빠른 시일안에 인종차별정책을 철폐하기로 야당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아공의 인종차별은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만큼 가혹한 것으로 유명하다. 주거지역이 다른 것은 물론 심지어 해수욕장도 백인용ㆍ흑인용이 구분돼 있어 이를 어길 경우 가차없이 처벌을 받는다. 그래서 어느 핸가 일부 흑인 민권운동가들이 백인정부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백인전용 해변에 뛰어든게 뉴스로 세계에 타전된 일도 있다. 흑인의 참정권 실현을 목표로 한 개헌협상 조기개최에 합의하고 난뒤 3일 드 클레르크대통령은 『여러가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의 현안들이 협상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과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의 한쪽 끝 남아공에서 지난 3백50년간 숱한 희생이 따랐던 흑백인간의 주종관계 청산합의가 협상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판에 지금 우리나라에선 한발짝 씩만 뒤로 물러서면 해결될 쟁점들을풀지 못하고 노사가 극한으로 맞선 대결상황이 도처에서 노정되고 있다. 한쪽은 만사를 법으로 해결하겠다 버티고 또 다른 한쪽은 요구조건을 들어 주지 않으면 모든걸 끝장 내겠다고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흉금을 털어 놓고 양보할 것과 주장할 것의 수급을 가리는 자리­바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한사코 거부하는 바람에 빚어진 갈등이자 불협화음인 셈이다.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혼란과 위기상황은 6ㆍ29선언이후 갑자기 확산된 민주화 요구와 계층간 불균형의 시정,분배정의 실현등의 욕구가 동시 다발적으로 분출되고 있는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할 재주는 이 세상 누구에게도 없는 것이다. 플라톤은 『자제는 최대의 승리』라고 했다. 차근차근 쉬운 것부터 하나씩 대화로 답을 얻어가는 지혜와 자제가 아쉬운 시점이다. 매사를 다중의 물리력으로 해결하려 들 경우 돌아오는 것은 파국밖에 없다는 교훈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나」 보다는 「우리 다함께」를 먼저 생각하는 건전한 사회의식의 회복에 모두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사회는 나만이 아닌 남과의 만남이요 모임」이다. 남의 존재가치를 무시하는 것은 곧 사회와 자신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있기 위해서는 남과 더불어 살아야만 한다. 지금은 「나」와 「너」를 떠나 「우리」가 함께 탄 공동의 배의 노를 힘모아 저어가야 할 때다. 다함께 침몰하지 않기 위해서….
  • 남아공,인종차별 철폐 선언/「흑인에 참정권 부여」 조속 실현키로

    ◎클레르크대통령­만델라 회담 【케이프타운 AP 연합】 드 클레르크 남아공대통령과 남아공의 백인정권에 대항하는 흑인 재야정치기구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지도자 넬슨 만델라는 2일 역사적인 첫 공식회담을 갖고 남아공의 흑백분리 인종차별정책을 포함,소수 백인지배체제의 철폐와 흑인들의 정치참여를 실현시킬 수 있는 진보적 민주정치체제의 조속한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선언했다. 이날 회담이 개최된 케이프타운의 대통령관저 부속건물 앞에서 기자들 앞에 나란히 선 드 클레르크대통령과 만델라는 남아공정부와 ANC가 이번 회담에서 남아공의 2천8백만 다수 흑인들의 정치참여를 허용하는 전면적인 헌법협상을 조속히 실현시킬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델라는 흑인들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라 한시바삐 진전을 이룩하는 일이 사활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비인간적인 흑백분리 체제를 가능한 한 빨리 종식시킬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협력하는데 지장을 주는 장애물들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드 클레르크대통령도 빠른 진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최근 몇달 사이에만도 수백명이 희생된 폭력사태를 종식시키는데 ANC가 협력해 줄 것과 모든 정당들이 평화를 되찾는 일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인종 갈등 종식”남아공 첫 흑백회담/백인정부­ANC대좌의 의미/“협상외엔 끝없는 분쟁뿐”공동인식/「불신의 벽」높아 완전성공은 미지수/“국제고립 탈피용” 정부의 개혁의지에 의문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소수 백인정부와 흑인들은 2일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미지를 향한 평화회담의 여정에 올랐다. 이 회담에서 확실한 것이라고는 앞으로 넘어야할 난관들이 산재해 있다는 사실 뿐이다. 드 클레르크대통령이 이끄는 남아공 정부와 넬슨 만델라의 아프리카 민족회의(ANC)는 수십년간 계속된 인종간의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해 남아공 사상 처음으로 평화회담에 들어 갔지만 그 어느 쪽도 이 회담이 무사히 성사될 것인지의 여부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백인만으로 구성된 집권 국민당과 흑인의 대표적인 재야세력인 ANC가상호간의 적대행위를 일단 중단하고 회담에 임하게된 것은 피크 보타 외무장관이 지난 30일 경고한 것처럼 이번 회담이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보다는 이 회담을 추진해야 한다는 압력이 더 강력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타 외무는 『이것은 상처입은 사자의 공격을 받으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사람에 관한 아프리카 전래의 사냥 이야기와 유사한 것이다. 이 경우 정답은 「나무 위로 기어오른다」이다. 그러나 만일 근처에 나무가 없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은 근처에 나무가 있기를 희망하는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피크 보타 외무장관은 협상 이외의 다른 선택은 백인과 흑인이 황폐해진 땅위에서 죽을 때까지 싸우는 끝없는 분쟁 뿐 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이 나라의 가장 강력한 양대 정치세력이 이제 평화회담에 들어가고 있지만 소수분파들간의 싸움은 남아공 전역의 흑인 사회들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 있다. 지난 2월 남아공정부가 대부분의 정치활동 규제를 해제한 이래 흑인들간의 치열한 세력다툼이 벌어져 5백여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다시 찾은 정치적 자유를 행동에 옮기던 20여명의 흑인 반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시위대들이 백인경찰들의 발포에 의해 사살되었는가 하면 비상사태하에서 재판없이 수감되는 정치범들이 다시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회담을 위한 회담」으로 불리는 3일간의 이번 평화회담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3백50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들에게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새 헌법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한 예비회담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현재 ANC는 정치범의 석방과 비상사태 관계법의 철폐를 본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고 정부는 ANC가 무장투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일반적으로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몇가지의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소한 「회담을 위한 회담」을 더 많이 갖자는 합의에는 도달할 것이라는 것이 분석가들의 전망이다. 이들 분석가들은 남아공정부가 아파르헤이트 정책이 백인의 생존을 보장하는데 실패했으며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흑인들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때 흑ㆍ백 양 인종들이 백여년의 세월동안 높아만 진 불신의 벽을 뛰어 넘어 서로 손을 맞잡고 화해하게 될 것이라는 조짐은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측은 백인들의 생활양식 보다 나은 주택과 학교ㆍ병원 및 직장에 관한 헌법상의 보장을 부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ANC는 남아공의 모든 체제를 개혁,그동안 백인 통치기간 중 흑인들을 소외시켰던 모든 권리들을 흑인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자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남아공정부가 외국의 경제제재 조치와 국제적인 고립상태에서 탈피하기 위해 마지못해 개혁을 추진하는 것인지,진심으로 개혁을 추진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아주 비동맹국 수교에 역점/정부,유엔가입 위해 다각적 정지

    ◎짐바브웨ㆍ잠비아 등에 대표단 파견/이집트와 관계개선도 추진 정부는 16일 대동구권외교가 불가리아ㆍ루마니아 등 6개국과 수교를 맺는 성과를 거두는등 사실상 마무리 되었다고 판단,외교목표를 비동맹권및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 보다 중점을 두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위해 남아프리카 「전선국가」그룹인 짐바브웨ㆍ탄자니아ㆍ잠비아등 미수교 국가들과의 수교추진과 함께 아직까지 총영사관계에 머물러 있는 이집트와의 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해당국가에서 개최되는 국제박람회나 국제회의에 정부대표단을 파견,수교문제및 실질협력증진 방안등을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우선 오는 25일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개최되는 국제박람회에 이동익 주케냐대사를 파견하기로 했으며 5월14일부터 18일까지 잠비아수도 루사카에서 열리는 제6차 아프리카기금회의에도 김태지 주인도대사를 정부대표 자격으로 보내 우리측의 기금지원및 회원국들과의 관계개선문제를 집중협의할 계획이다. 아프리카기금회의는 86년 제8차비동맹정상회의에서 남아공의 인종차별종식과 함께 나미비아 불법점령및 전선국가 침공에 대한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대부분의 회원국이 우리나라와 미수교 상태에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우리외교의 다음목표가 1,2년내 유엔가입인만큼 이를 위해서는 현재 미수교상태에 있는 비동맹및 제3세계 국가와의 관계정상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정부는 따라서 이들 미수교국에 가능하면 대표단을 파견,수교를 위한 제반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남아공 경찰 발포/반인종차별 시위대에… 4명 사망

    【요하네스버그 로이터 AFP 연합 특약】 남아공 경찰이 26일 요하네스버그 남쪽 유색인 거주지역 세보켕에서 반 인종차별 시위대에 발포,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남아공 신문협회는 이날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경찰의 발포로 최소한 4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랜스발 병원 대변인은 AFP 통신기자에게 부상자중 3명은 아주 중태이며 5명의 부상정도도 상당히 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38명의 부상자는 세보켕 병원에서 가료중이며 나머지 3백50명은 고무탄에 의한 상처를 치료 받았다고 덧붙였다.
  • 몰려오는 동구민 골치앓는 서구(세계의 사회면)

    ◎개혁바람 타고 불법체류자 급증/현지주민과 갈등… 극우파 테러도/이민 8백만명 넘어… EC인구의 2.5%/입국통제 강화등 대책마련 부심 「이민 증후군」. 서베를린 의사들이 지난해 5월이후 시작된 동독인들의 대탈출 현상에 붙인 이름이다. 그러나 이 증세는 서독에서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선 서방국가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소련 폴란드 루마니아에 거주하는 독일인과 동독인을 포함한 무려 70여만명이 서독으로 이주한데다 올해는 이들 난민숫자가 배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서독정부의 고민(?)은 이만저만한게 아니다. 이들 국가외에도 베트남과 스리랑카 자이르 에티오피아 등 제3세계로부터도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엘도라도(브라질의 아마존 강변에 있다는 상상속의 황금의 나라)의 꿈을 안고 꾸역꾸역 서유럽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들중 대부분은 사전에 허가를 받은 합법적인 이민이 아닌 「망명」을 원하는 난민이거나 불법 체류자들이라는데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유럽이민은 주로 터키 알제리아 모로코 유고슬라비아 인도 파키스탄등에서 온 공장노동자들이 대종을 이루어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동구 공산권 국가로부터 유입된 불법 체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불법 외국인노동자가 증가하면서 지난 7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현지 주민과의 대립과 마찰은 최근의 실업률 상승과 맞물려 일부에서는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증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잖아도 유럽에서 제3세계 노동자들은 마약과 테러에 관련됐다거나 복지재원을 축낸다는 등의 이유로 적지않은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프랑스 등 일부국가의 극우 과격파들은 외국인에 대해 테러와 폭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일부 정당들은 이민자들에 대한 사회보장혜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까지 하다. 외국인의 불법체류와 이민은 또 유럽통합에도 적잖은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시장단일화 계획에는 노동자의 자유로운 역내 이주규정이 포함돼 있으나 서독 영국 프랑스 등이 이들의 이주에 대해 엄격한 통제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일부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와 서유럽국가 사이의 마찰은 지나친 폐쇄주의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물론 불법입국이 문제되는 것은 사실이나 합법적인 이민의 증가는 아주 미미하다는 사실이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영국의 경우는 지난해 이민을 위해 입국한 사람보다 오히려 다른 나라로 떠난 영국인의 숫자가 더 많았다. 또 많은 유럽인들은 50년대와 60년대 경제적 번영에 외국인 공장노동자들이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유럽 전체의 이민자수는 8백만명으로 전체 EC인구의 2.5%를 점하고 있으며 이들중 90%정도가 서독 영국 프랑스의 산업도시나 교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지 대부분의 서유럽국가들은 이민을 줄이고 난민 또는 불법 체류자들의 입국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동유럽이나 제3세계로부터 계속 이민 수용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민을 전면 금지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장기적으로는 제3세계국가들이 정치적 자유의 신장을 허용하고 경제적 번영을 이룩하면 이민의 필요성은 줄어들겠지만 가까운 장래에 제3세계의 국민들의 생활정도가 서유럽수준까지 향상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기 때문에 외국인의 유입과 이로 인한 마찰은 앞으로도 계속 서유럽의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 일 퇴폐음반ㆍ비디오테이프 수십만개 복제 판매/7명 구속ㆍ4명 수배

    서울지검 서부지청 민생특수부(임휘윤부장검사)는 15일 5억원어치의 불법복제음반 및 비디오테이프를 만들어판 신광준씨(38ㆍ서대문구 북가좌2동 80의76) 등 7명을 음반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이기창씨(35ㆍ인천시 중구 송원동 송원아파트 3동 316호)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이들은 일본 위성TV를 통해 국내에서 직접 수신하거나 일본에서 제작한 비디오테이프 등을 밀반입,이들을 대량으로 무단복제해 서울의 세운상가와 회현동지하상가 도매상 등을 통해 시중에 팔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음반에는 살인,동물과의 성행위,자살,마약,폭력,인종차별,국가원수 모독,기성종교모독 사이비종교 미화 등 퇴폐적인 가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청소년들의 정서를 크게 해칠 염려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날 『일부 음반에는 일본가수가 대화혼을 노래하는 내용도 있어 해방된지 반세기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민족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씨는 지난해 10월부터 경기도 양주군 회천읍 덕정리 33에 70평 크기의 비밀공장을차려 종업원 10명을 두고 밀반입된 일본의 「안전지대」그룹과 「소녀대」그룹의 퇴폐음반을 복제하는 등 왜색퇴폐음반ㆍ헤비메탈음반ㆍ댄스뮤직음반 등 20만장을 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함께 구속된 황혜용씨(34ㆍ도봉구 수유5동 516의89)는 업자등록은 하지않고 서울 세운상가 나동 3층에 「세운음악사」를 차려놓고 이들 불법제조음반을 1억5천만원어치나 팔아왔다. 구속된 사람은. ▲신광준 ▲황혜용 ▲김종렬(36ㆍ인쇄업ㆍ성북구 상월곡동 24의49) ▲강재인(34ㆍ음반판매업ㆍ은평구 불광동 243의25) ▲정지군(35ㆍ 〃 ㆍ서초구 방배본동 812의23) ▲권정숙(35ㆍ 〃 ㆍ도봉구 미아8동 754의102) ▲우종우(45ㆍ 〃 ㆍ송파구 잠실3동 주공아파트 452동 505호) ◎광주서도 3명 구속/5만개 불법복제 【광주=임정용기자】 광주지검 국민생활침해 사범 합동수사부(윤치호부장ㆍ주철수검사)는 15일 카셋 테이프를 대량으로 무단 복제해 판매한 음반제작 판매업자 채수길(39ㆍ광주시 북구 두암동 385의2),오윤식(34ㆍ광주시 북구 두암동 62의1),강정수씨(35ㆍ광주시북구 중흥3동 277의8) 등 3명을 음반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김오남씨(38ㆍ북구 두암동)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검찰은 또 이들의 집에서 무단 복제된 카세테이프 3천여개,재생을 위한 공테이프 5만여개,가사집 1만5천여권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 “절반의 성공” 아시아계 미 이민/타임지 「낙원의 이방인들」특집

    ◎소득 백인 앞질러 경제적으론 풍족/인종적 반감 확산… 정신적 뿌리 흔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3월5일자에서 「낙원의 이방인들」(Strangers in Paradise)이란 제목으로 미국속의 아시아계 이민들의 얘기를 특집으로 다루면서 이들 아시아계 이민들이 미국에서 찾으려 한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타임지는 그것이 경제적 부였다면 그들은 분명 찾고자 했던 것을 얻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만약 「낙원」이라면 미국은 과연 이들 아시아계 이민들에게 낙원이 될 수 있을까를 반문하고 있다. 미국의 서부해안지역은 전체적으로 조금씩 변모하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의 꿈을 좇아 미국으로 이민오는 아시아계 이민들이 미 서부지역에 밀집해 있어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10명에 1명꼴로 아시아계를 만나게 되며 이들과 함께 건너온 아시아의 문물이 점차 미국내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아시아계 이민들은 대부분 타고난 근면성과 성실성을 바탕으로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 미국내 아시아계 이민들이 1가구당 평균 2만3천6백71달러의 소득으로 백인들의 2만1천1백달러를 앞질러 고소득을 올렸다는 통계만 봐도 잘 알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거두는 경제적 성공이 커질수록 아시아계 이민들에 대한 반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지난 82년 한 중국계의 이민이 디트로이트에서 일본인으로 오인돼 살해된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에는 지금 막대한 대미무역흑자를 올리고 있는 일본에의 적대감이 전체 아시아계 이민들을 향한 증오로 확산되고 있다고 타임지는 지적했다. 또 아시아계 문화충격을 극복하고 미국사회에 쉽게 동화하기 힘들다는 점,인종차별과 인종적 시기심 등 아시아계 이민들이 겪어야 하는 불평등은 곳곳에 산재해있다. 아시아계 이민들중에서도 특히 한국계는 가장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고 따라서 부의 성취도 가장 빨리 이루는 민족으로 돼있다. 그러나 이들은 너무 많은 시간을 일에만 매달려 있음으로써 그들의 자녀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으며 이로 인해 많은 한국계 이민의 자녀들이 한국인이면서도 스스로 한국인이기를 원치 않는 등 귀속감과 자긍심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쓰고있다. 부의 성취동기라는 측면에서만 볼 때 미국은 분명히 이들 아시아계 이민들에게 「낙원」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인종차별 등 곳곳에 도사린 불평등의 요소들은 미국을 「너무도 문제가 많은 불완전한 낙원」으로 만들고 있다. 타임지는 결론적으로 이들 아시아계 이민들은 미국에서 과연 무엇을 찾을 것인가. 과연 무엇을 위해 미국에 오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본래적 예술」에 대한 믿음과 기대/김문환 서울대교수ㆍ미학(세평)

    비판적 합리주의라고 불리는 현대사상의 한 맥을 주도한 칼 포퍼의 「개방사회와 그의 적들」이라는 저서는 그가 히틀러에 의한 오스트리아 침공소식을 처음 접했던 1938년으로부터 1943년 사이에 씌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플라톤 등을 다루면서 『전쟁이나 그밖의 어떤 현대적인 사건들중 어느 것도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책은 그러한 사건들과 그 배경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였으며 문제들 중에는 전쟁이 승리로 끝난 후에 발생될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 ○비판적 합리주의 공감 그러한 문제들의 예로 우리는 전체주의ㆍ권위주의ㆍ인종차별주의ㆍ부족주의 또는 그의 포괄적인 술어를 빌린다면 역사(결정)주의를 지적할 수 있다. 그가 아리스토텔레스나 헤겔에 이어 마르크스를 비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였다. 그에 따르자면 『마르크스주의는 인간이 좀더 좋고 좀더 자유로운 세계를 만들어보려는 끊임없는 위험스러운 투쟁을 벌이는 사이에 만들어진 실수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그의 이론에 대해서는 엄격한 합리적 비판이 요구된다는것이다. 그러나 그는 곧 이어 『그 이론이 지닌 놀라운 도덕적 호소력과 지적 매력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쓰고 있다. 작은 지면에 「개방사회와 그의 적들」의 집필동기를 이렇게 늘어놓는 것은 차마 함부로 비교될 것은 못되지만 이른바 민중예술에 대한 필자의 심정이 그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대학생활은 1962년부터 시작되지만 실질적으로는 군에서 제대한 1964년 여름부터이다. 이때 대학들은 이른바 한일국교정상화 반대운동,또는 6ㆍ3사태로 들끓었고 그 열풍이 지나간 2학기의 캠퍼스는 그야말로 마른 잎들만이 뒹구는 들녘과 같았다. 이 메마른 대지에 다시 싹을 틔우려는 여러가지 노력들중의 하나가 문화운동이었고 그 한가지 표현이 탈춤인 셈이었다. 향토의식 초혼굿이라는 행사가 그 대표적인 활동이었던 바,필자도 예컨대 연암 박지원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에서 북곽선생이라는 역을 맡아 다가오는 추위와 맞서보기도 하였다. 1969년 서울신문의 서울문예평론 모집에 당선되었을 때,그 내용이 민속극을 다루는 것이 되었던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 마지막 귀절에서 필자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정을 통한 긍정의 세계관,갈등과 모순을 날카롭게 의식하면서도 그것을 멋스럽게눙쳐 몸으로 받아치는 실감,모든 잡다한 것을 하나로 뭉뚱그려 너ㆍ나의 대립을 초극한 우리만을 있게 해주는 우리 민속극의 활개짓을 「오늘ㆍ여기」에서 펼쳐주는 창작적 민속극의 출현이다』라고 쓴 바 있다. 25살 청년의 치기가 아직도 묻어나지만 이러한 주장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대학가를 풍미한 마당극의 출현을 마치 예감한 듯 싶기도 하다. 필자 스스로는 교회를 거점으로 삼은 창작적 민속극(판소리 포함)에 좀더 관심을 보이면서도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그 비슷한 작업들도 비교적 열심히 구경한 셈인데 어느날 그만 벽에 부딪치고 만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었다. 그것은 김지하의 「비어」를 읽었을 때였다. 대학시절의 인연도 작용하면서 그의 작품들에서 창작적 민속극의 가능성을 가장 확실하게 읽어내던 필자로서는 대연각 화재사건에서 힌트를 얻은 듯한 「고관」이라는 소품에서 비롯 그것이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될 위인들의 죽음일지언정 그 죽음이 한낱 분풀이를 위한 우스개감으로만 다뤄질 때 섬뜩한 느낌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동기의 순수성은 인정 그러면서도 그후 「민중의 소리」가 그의 작품이라고 소문이 났을 때 필자는 아직 만일 그것이 그의 작품이라면 그가 시인이기를 포기했거나,아니면 그것이 전혀 그의 작품이 아니거나 둘중의 하나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1976년 독일에 유학했을 때 그곳에서는 이 「민중의 소리」를 김지하의 작품으로 믿어 의심치 않아 이를 일어ㆍ영어ㆍ독어 등으로 번역하여 노벨문학상 후보작으로 추천하는 운동이 열성적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필자에게 의견을 물었을 때,필자의 대답은 한결같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단지 위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확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거나 아니면 필자를 사이비 내지 사쿠라로 매도하기까지 한 일도 있다. 왜 나는 아무런 물증도 없이 그런 소리를 했을까? 그것은 결국 본래적 예술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많은 청년들이 밖에서 「피ㆍ피ㆍ피」를 외치는 와중에 명동성당의 한 부속건물에서 이루어진 문학강연에서 김지하 시인이 「살림」론을 차분하게 강연했을 때 필자는 그에게서 여전히 이러한 믿음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그는 역설한다. 『오늘날 우리는 생물학적인 죽음만이 아니라 정치ㆍ사회적인 죽임에 의해 희미해져가는 삶을 되살리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문학도 그러한 살림의 일환이다. 그러나 살림은 규모가 있어야 한다』 ○신명과 품위의 조화를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민중예술을 주도하던 몇몇 일꾼들이 「현장」을 떠날 때,때마침 이른바 사회주의국가들에서 이는 개혁의 물결과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그것 봐라』 하는 음성이 제법 크게 들려온다. 그러나 필자는 그들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동기」마저 그릇되었다고 질타할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예술과 현실정치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를 가지지만 칼 포퍼의 심정을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같은 맥락에서 필자는 바로 그 핵심적인 인물들의 자성에 힘입어 우리가 공허하지 않으면서 신명과 품위가 조화된 본래적인 예술작품들을 만날 수 있게 되리라는 기대를 갖는 순진한 관객일 뿐이다.
  • 아 민족회의,남아공과 대화 추진/최초로 사절단 곧 파견

    ◎인종차별문제 해결 새 전기 될듯 【루사카(잠비아) AP 연합 특약】 망명중인 아프리카 민족회의(ANC)지도부는 16일 데 클레르크 남아공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남아공에 사절단을 보낼 것이라고 발표,남아공 사태에 중대한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회담일시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ANC가 남아공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NC는 또 남아공에 사무실을 개설한다고 발표했다.
  • 인권불모지 흑인운동에 새전기/만델라 석방과 남아공의 앞날

    ◎3천여 재야단체 통합땐 현정권 위기/흑백조화 못이루면 내전 가능성 높아 남아공 흑인 인권지도자인 넬슨 만델라(71)가 11일(현지시각)27년간의 옥중생활 끝에 석방됨으로써 이 나라의 흑백문제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클레르크 남아공대통령은 흑인의 제한적인 참정권 인정과 집회를 허용한데 이어 지난 2일에는 ▲만델라석방 ▲아프리카민족회의(ANC)등 재야단체의 합법화조치를 발표,남아공정부에 대한 국제적인 시각 교정작업을 추진해 왔다. 클레르크가 일련의 개혁조치를 시행하고 ANC등이 정부와의 신헌법 협상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제시된 사항들을 대부분 수락함으로써 종전의 대결일변도의 입장에서 일보양보를 한 것은 그동안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인해 받은 불이익 즉 전세계적인 비난 및 경제제재조치,흑인들의 점증하는 시위 등이 흑백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의 공감대가 이뤄진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만델라의 석방조치로 흑인들의 대정부투쟁이 진정 국면에 들어설지 모른다는 조심스런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남아공의 미래는 여전히 수많은 난관과 분쟁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한다. 남아공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가장 어려운 과제는 다수인 흑인과 소수인 백인간의 인종갈등이다. 클레르크는 온건노선의 만델라가 남아공정부와 흑인재야 단체와의 중재역할을 해 줄것을 바라고 있으나 만델라의 통제력은 미지수. 만델라가 고령인데다 30년가까이 현실과 격리돼 있었던 탓으로 과연 강ㆍ온으로 나뉘어있는 3천여 재야단체를 강력히 통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많은 정치분석가들은 회의를 표명하고 있다. 흑인들을 3백50년간 지배해온 백인들은 앞으로도 그들의 특별한 지위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반면 흑인들은 이를 반대하고 1인1표의 완전한 참정권을 요구,흑인재야단체와 백인정부와의 골은 너무 깊게 패여있다. 따라서 기득권을 주장하는 백인과 수의 우세로 높은 기대감에 휩싸여 있는 흑인과의 첨예한 대립이 평화로운 협상에 이르지 못할 경우 개혁을 추구하고 있는 남아공의 사태가 역전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종차별정책을 고수하는 보수당이 지난해 9월 의원선거에서 지지기반을 넓힌데 이어 지난 7일 흑백인이 권력을 공유하겠다는 클레르크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한 농성ㆍ파업등 극한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밝힌점,그리고 군의 쿠데타설등은 이를 대변해 주는 조짐이라 하겠다. 동시에 온건노선을 추구하면서 특정 인종의 권력독점을 반대하는 클레르크와 만델라가 타협을 이루지 못할 경우 그들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무력충돌 내지 극우세력의 집권 등도 예상할 수 있는 변수의 하나다. 남아공이 오랫동안 계속된 인종분리정책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국가건설에 성공하느냐 못하느냐는 이제 백인들과 흑인들이 자신들의 견해차이를 이성적으로 극복,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공존하는 방안을 찾는데 달려 있다고 하겠다. 주사위는 여전히 그들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이다.
  • 만델라,온건투쟁 선언/“남아공정부와 대화,인종화해 추구”

    【케이프타운 AP AFP 연합】 남아프리카공화국 흑인지도자 넬슨 만델라는 12일 앞으로 평화와 인종간의 화해를 추구해나갈 것이라고 선언,종전의 강경노선 태도를 완화하고 반정부 폭력행위는 인종차별정책에 대한 필요한 「방어적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만델라는 이날 석방 하룻만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남아공정부당국간의 협상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이같은 협상은 남아공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FW 드 클레르크 남아공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면서 『클레르크 대통령이 그의 의도대로 집권 국민당을 이끌 수 있다면 남아공의 정치상황은 곧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델라는 하루 전날에는 자신의 석방을 환영하기 위해 케이프타운 중심가에 운집한 5만∼6만 군중에게 『이제 모든 전선에서 투쟁을 가열시켜 나가야 할 때이며 이 시점에서 우리의 투쟁을 완화하는 것은 과오로서 후손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 외언내언

    『인종 차별은 우리나라 인적 자원의 고도한 개발과 이용을 방해하면서 경제성장의 장해로 되고 있다. 그것은 우리 나라의 세계적 지도력을 약화시킨다. 그것은 이 나라를 위대하게 했던 계급 없는 사회로서의 분위기를 망친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부정이다….』 ◆공민권법을 제정함으로써 흑인의 지위를 현저하게 향상시킨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외쳤었던 말. 케네디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은 흑인에 대한 차별대우를 철폐한 영단이라 말하여 진다. 그것은 링컨대통령 이후 그때까지의 역대 대통령이 손을 대지 않았던 대목. 미국뿐 아니라 지구상의 흑인들은 그래서 그를 「제2의 링컨」으로서 지금도 추모한다. ◆그같은 지구촌의 흐름과는 달리 법으로 인종차별을 규정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인종 차별 철폐를 규정한 유엔 헌장을 무색케 한다. 그때문에 이 나라에서의 인종 차별 분규는 끊이지 않는다. 시원을 따지자면 보어 전쟁에 승리한 영국의 식민지 통치가 물린 유산. 그러니 1백년 가까운 응어리가 엉켜 있다. 더도 말고 지난해 9월의 총선거만 해도 그렇다. 전인구의 75% 흑인유권자를 배제한 채 치르면서 그에 반발하는 시위ㆍ파업에 무자비한 탄압을 가함으로써 세계의 규탄을 받지 않았던가. ◆그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 클레르크는 임기 5년안에 「백인의 지배」를 종식시키겠다면서 정치ㆍ사회ㆍ경제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취임식에서 「유색인에게도 참정권」을 주는 새 헌법제정을 약속하기도. 그러나 여기에는 당연히 보수 백인세력의 반발이 따른다. 하지만 세계의 여론이 그의 편. 눈가림 아닌 실질적 결과를 보여 줄 수 있어야 겠다. ◆27년 동안이나 옥에 갇혀 있던 「흑인 인권」의 상징 넬슨 만델라가 석방되었다. 데 클레르크대통령과 나란히 서있는 석방직전의 사진이 시대의 흐름을 말해 준다고 할까. 사진의 의미와 같이 흑백 갈등 해소의 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거리다.
  • 남아공,만델라 곧 석방/클레르크대통령“ANC등 재야단체도 합법화”

    【케이프타운 로이터 AP DPA 연합】 FW 데 클레르크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은 2일 인종차별 종식을 요구해온 다수 흑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양보조치를 발표,아프리카민족회의(ANC) 지도자 넬슨 만델라를 곧 무조건 석방하는 한편 지난 1960년 불법화된 ANC도 합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ANC와 경쟁조직인 남아프리카 공산당(SACP)과 범아프리카주의자 의회(PAC)도 합법화할 것이며 지난 1986년 6월이래 효력을 발생하고 있는 비상사태를 부분적으로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남아공,인종차별로 국제고립 우려/만델라 석방결정의 배경

    ◎대외 이미지 쇄신… 흑인 불만도 무마 클레르크 남아공 대통령이 2일 그동안 세계적인 관심사였던 남아공의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의 무조건적인 석방과 함께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ANC등 30여 재야단체의 합법화 ▲정치범 처형금지 ▲비상조치 기간동안 실시돼온 각종 제재조치 폐지 등을 포함하는 획기적인 정치개혁 카드를 내놓아 남아공의 정정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만델라는 지난 62년 정부 전복혐의로 체포된 뒤 2년후 종신형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27년간 외로운 감옥에서 「조용한 투쟁」을 전개해온 남아공 흑인들의 정신적인 지주. 이번 만델라의 석방조치는 지난해 9월 집권한 클레르크가 추진해온 일련의 개혁정책 맥락에서 이뤄진 전향적 결정으로 보인다. 만델라는 지난 1918년 케이프타운에서 출생,포트하레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흑인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60년 남아공 정부가 흑인들의 통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폐지를 주장하는 흑인들을 무차별 살상하자 비폭력 투쟁에서 벗어나 강경노선으로 선회,대정부 투쟁에 나섰다. 클레르크가 만델라를 석방키로 한 것은 그동안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받아온 전세계적인 비난을 불식,대외적인 이미지를 쇄신하는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전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흑인들의 불만을 무마시켜 최근들어 확대조짐을 보이고 있는 흑인시위를 막아보려 한 의도에서 내려진 결단으로 보인다. 현재 남아공은 인종차별정책으로 서방세계의 경제제재조치와 동구국가들로 부터의 외교단절등 국제적인 고립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제한적인 흑인 참정권 인정ㆍ집회 허용ㆍ인종간 직업차별 폐지 등의 개혁조치에 이어 클레르크가 내린 만델라의 석방 결정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있다. 만델라등 반정부 인사들이 정부와의 대화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요구사항들이 대부분 수용된 남아공 정부의 이번 양보조치로 흑백간의 충돌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클레르크 정권이 기대하는 정치ㆍ사회적 긴장상태가 완전히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 현재 흑인들은 1인1표제의 완전한 참정권 평등을 주장하고 있으나 3백50연간 흑인들을 지배하고 있는 백인정권이 이를 수용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만델라가 정부와 재야와의 중재역할을 해야할 입장이지만 고령인데다 오랫동안 현실과 떨어져 있었던 관계로 강온으로 분리되어 있는 3천여 인권단체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는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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