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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인도네시아 포럼’ 출범

    세계중소기업학회(ICSB)와 한-아세안센터가 공동 주관하는 ‘한-인도네시아 포럼’이 16일 출범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코트라, 소상공인연합회,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등의 동남아·인도네시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포럼에선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 방안 등을 논의한다. ICSB 한국회장인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인도네시아는 성장 잠재력이 높고 한국과의 협력 의지가 큰 국가”라면서 “포럼이 중소기업에 인도네시아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관련 정책 토의 플랫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인구 6억 3000만명, 국내총생산 2조 4000억 달러에 이르는 아세안은 ‘포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특히 스마트시티와 인프라 투자 유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월 3000만원 고문 자리도 달라는 이승철

    월 3000만원 고문 자리도 달라는 이승철

    “법정 퇴직금 외 추가지원 없다” 쇄신 앞둔 전경련 선 긋기 나서지난달 말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승철 전 부회장이 퇴임 이후에도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전경련이 또 한 차례 구설에 올랐다. 이 전 부회장이 퇴직금 외에 격려금(퇴직가산금)과 상근 고문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전경련은 일단 “(이 전 부회장에 대한) 법정 퇴직금 외에 격려금, 상근 고문직, 퇴임 이후 변호사 비용 지원 등은 일절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동안 이 전 부회장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던 전경련이 “쇄신 작업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에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전경련은 16일 “이 전 부회장에 대한 격려금 및 상근 고문직 부여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퇴임 이후 진행되는 검찰 수사 및 재판 과정에 대한 변호사 비용도 지원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이 전 부회장과 전경련의 18년 동안 지속된 인연은 끝났다. 이 전 부회장은 앞으로 개인 자금으로 변호사 비용을 대야 한다. 특별 공로가 있는 상근 임원에 대해 퇴직금 총액의 최대 50%까지 받을 수 있는 격려금도 못 받게 됐다. 이 전 부회장의 선배인 정병철 전 부회장이 2년 동안 누렸던 상근 고문직 자리도 날아갔다. 이 전 부회장의 퇴직금(약 20억원)으로 역추산해 본 월평균 급여(부회장 시절)는 약 3846만원이다. 퇴직금이 월평균 임금의 52개월분(직급별 지급률 감안)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재직 중 급여의 80%가 지급되는 상근 고문직을 요구했다는 것은 앞으로 2년 동안 월 3076만원의 보수를 더 챙겨 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삼성 미전실 수뇌부 9명이 고문직 대우도 받지 못하고 현역에서 물러난 것과 비교해도 이 전 부회장의 요구는 과도하다는 게 재계 입장이다. 전경련은 이 전 부회장에 대한 퇴직금 산정은 끝났지만 아직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퇴직금은 법정 퇴직금인 만큼 언젠가는 준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임원 퇴직금은 법정 퇴직금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직원(근로자)과 달리 임원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법에도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정하거나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근로자처럼 퇴직 후 14일 이내 퇴직금을 줘야 한다는 기준도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전경련 내규에 의거, 전경련이 퇴직금 지급을 미루면 이 전 부회장은 소송을 통해 받아 낼 수는 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최악의 상황인 소송까지는 안 갈 것”이라면서 “소송에서 이 전 부회장에 대한 그간의 공과가 드러나면 과실상계에 따라 퇴직금 규모가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퇴임 이후 서울 잠실 자택에서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 전 부회장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법원 “이재용 사건 담당 이영훈 판사 ‘최순실 후견인 사위’ 아냐”

    법원 “이재용 사건 담당 이영훈 판사 ‘최순실 후견인 사위’ 아냐”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을 담당하는 재판장이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후견인 사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의혹을 제기한 인물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안 의원은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치려고 독일에 갔을 때 임모 박사라는 사람이 현지 동포 어르신에게 ‘최순실을 잘 도와주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임 박사는 다름 아닌 현재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혐의를 재판하는 이영훈 부장판사의 장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은 안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며 사건을 다른 재판부에 재배당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현재 이 부회장 재판을 재배당할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 사건은 기존 배당대로 형사합의33부에서 이영훈 부장판사가 재판장으로 계속 맡아 진행하게 됐다. 법원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재판장인) 이 부장판사는 장인이 최씨 일가와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고, 언론 보도를 보고 장인에게 설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이 부장판사의 장인 임씨는 과거 독일 유학 중 한인회장을 맡았고, 1975년쯤 귀국해 정수장학회에서 3∼4년 이사로 재직하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숨진 뒤 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임 박사는 정수장학회 이사 재직 당시 장학회장과 동석해 최순실씨의 아버지인 최태민씨를 한 번 만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전에 최순실씨가 독일에 갈 때 지인에게 최순실씨를 소개해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후에는 최태민이나 최순실 등 그 일가 사람들을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없으며, 나아가 최씨 일가의 후견인 역할을 한 바는 전혀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안 의원은 “임 박사의 사위가 이 부회장 재판을 맡은 것은 결코 의도적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공정성에서는 시비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 예규상 장인의 연고 관계 등은 재판 재배당 사유는 아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며 최씨 측에 총 433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윤시윤 김민재, 유호진 PD 첫 드라마 ‘최고의 한방’ 캐스팅..이유는?

    윤시윤 김민재, 유호진 PD 첫 드라마 ‘최고의 한방’ 캐스팅..이유는?

    예능드라마 ‘최고의 한방’에 윤시윤과 김민재의 캐스팅이 확정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고의 한방’ 측은 16일 “‘최고의 한방’의 주연으로 배우 윤시윤 김민재가 출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최고의 한방’은 사랑하고, 이야기하고, 먹고 사는 것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이 시대의 20대 청춘 소란극. 예능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던 KBS 2TV ‘프로듀사’를 제작했던 서수민 PD와 초록뱀미디어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만드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최고의 한방’은 드라마가 살아있는 예능을 만들어온 유호진 PD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기에,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윤시윤 김민재의 출연이 확정됐다고 전해져 관심을 집중시킨다. 윤시윤이 맡은 유현재는 혜성처럼 등장해 수려한 춤과 노래로 수많은 팬들을 이끌며 가요계를 장악한 그룹 제이투의 멤버로, 연이은 스캔들로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스캔들메이커다. 이에 윤시윤의 내재되어 있는 흥과 자유분방한 매력이 한껏 돋보일 것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데뷔 후부터 다양한 작품을 통해 진정성 있고 안정적인 연기로 시선을 끌었던 윤시윤이 그 동안 맡지 않았던 자유로운 캐릭터를 맡았기에 그의 새로운 연기에 대한 호기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 윤시윤은 자신을 믿고 ‘1박 2일’의 새 멤버로 발탁해준 유호진 PD와의 인연으로 ‘최고의 한방’에 합류를 결정지었다고 해,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시너지에도 기대감이 상승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김민재는 최정상 아이돌을 꿈꾸는 가수지망생 이지훈으로 분한다. 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의 탈을 쓰고, 아이돌이 되기 위해 남모르게 고군분투하는 늦깎이 연습생인 이지훈 역을 통해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김민재는 최근 드라마 ‘도깨비’에서는 냉정하고 잔혹한 왕의 모습으로 싸늘함을 선사하는가 하면,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훈훈하고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는 등 매 작품마다 강렬한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든 바 있다. 이에 그가 ‘최고의 한방’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킬지 기대를 모은다. ‘최고의 한방’의 제작사 몬스터 유니온 측은 “자유분방한 주인공 유현재 역에 윤시윤을 캐스팅했다”면서 “윤시윤의 진정성 있는 연기력에 ‘1박 2일’을 통해 쌓아온 흥과 예능감이 더해져 보다 개성 넘치는 유현재가 탄생할 것이라 확신한다. 지금까지 본적 없는 그의 색다른 매력과 연기를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짧은 순간에도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김민재의 연기를 보고 그를 캐스팅하게 됐다. 그는 어떻게 하면 사람을 매료시킬 수 있는지 아는 배우이기에, 이지훈 역을 통해 또 한번 그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예능드라마 ‘최고의 한방’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최고의 한방’은 오는 5월 편성을 목표로 캐스팅이 진행 중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문화마당] ‘팔길이 원칙’/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문화마당] ‘팔길이 원칙’/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바야흐로 정치 시즌이다. 나라 걱정으로 한가한 봄나들이는 어렵게 생겼다. 최근 사회적 논란의 한복판에 있던 문화예술계는 더욱 봄맛 안 난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 마음. 이게 이 봄을 맞는 문화예술계의 착잡한 분위기다. 그런데 정치의 계절은 문화예술계에 기회일 것 같기도 하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만큼 문화예술이 중요한 정치적 의제로 다시 부각될 수 있고, 용꿈 꾸는 사람들도 섣불리 이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와 문화예술이 일관된 행동 방식으로 구체화해 만나는 지점이 ‘정책’이다. 오래전부터 ‘문화정책’이라는 말이 입에 오르내린 것은 그만큼 문화예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창작과 향유 등 문화예술의 본질적 가치에서 벗어나 사회적, 경제적, 산업적 효용성이 높아지면서 그런 경향은 더욱 공고해졌다. 문화 정책을 이야기할 때 마치 금과옥조처럼 되뇌는 말이 있다. 누구나 일종의 행동 양식으로 인식하는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이다. 이미 오래전 영국 문화정책사에서 성문화된 고전적인 규범이다. 이를 새삼 거론하는 것은 서까래가 무너지고 기둥이 뽑힐 위기에 처한 한국의 문화 정책을 다시 그리는 데 재음미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해서다. 우리나라 문화예술 분야는 영국과 미국·독일 등 구미 여러 나라와 비교해 정책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그래서 사업 주체의 자율성을 전제로 한 이 원칙은 공공 지원 과정에서 요긴한 기준이 된다. 작금에 벌어진 불미스런 일도 이 원칙이 심히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팔길이가 터무니없이 짧아졌거나 아예 한 몸통이 된 탓이다. 이 팔길이 원칙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말로 풀이한다. 여기서 지원의 주체는 정부요, 간섭받지 않을 권리를 갖는 주체는 예술가다. 팔길이는 이 양자 간의 긴장 관계를 뜻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문화예술계 내에 관료적 간섭을 불신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음을 간파한 영국 정부는 ‘영국예술위원회’(1946)를 설립하면서 이 원칙을 천명했다. 초대 회장을 맡은 경제학자 존 메이나드 케인스는 이를 기반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공공 지원을 옹호했다. 케인스의 이런 의미심장한 행보로 이 원칙은 영국뿐만 아니라 이후 각국 문화 정책 입안 과정에 반영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를 주축으로 한 우리나라 문화예술 지원 정책도 이 영국 모델을 따랐다. 실제로 팔길이 원칙의 전개 과정은 두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는 정부와 공공예술기관과의 관계다. 정책 주체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정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공공 재원의 자율적인 집행을 행하는 문예위의 관계가 여기에 속한다. 이 관계에서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높은 수준의 팔길이 거리가 요구된다. 두 번째 단계는 문화예술 공공기관과 예술단체·예술가의 관계다. 여기에서는 전문적이며 세련된 거리감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동료 전문가의 평가’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문예위 지역문화행사 심의에서 불공정 시비가 인 것은 이 과정에서 거리감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팔길이 원칙은 앞서 지적한 첫 번째 단계를 주로 주목했다. 그런데 이 단계는 주목도가 높아 견제가 수월하다. 앞으로 더욱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은 두 번째 단계다. 이 단계에서 이념과 정파, 장르 이기주의, 주관적 선호도, 갖가지 인연 등으로 거리감 상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팔길이만 잘 유지된다면 문화 정책의 반은 성공이다.
  • [스포츠&스토리] “슬로프 밝혀준 소리” “마음의 눈 돼준 언니”

    [스포츠&스토리] “슬로프 밝혀준 소리” “마음의 눈 돼준 언니”

    “우린 스키를 못 타는 비시즌에도 일주일에 네다섯 번쯤 만났던 것 같아요.”(양재림) “제게 ‘마음의 눈’이 돼 준 언니죠. 제가 언니의 ‘눈’ 역할을 한 게 아니라….”(고운소리)2018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 한국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장애인알파인스키의 시각장애 스키어 양재림(28·국민체육진흥공단)을 개막 G-1년인 지난 9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만났다. 강원 정선 알파인스키장에서 18일까지 이어지는 장애인알파인스키 월드컵 파이널에 맞춰 코스 적응 훈련에 비지땀을 쏟던 터였다. 태어날 때부터 왼쪽 눈은 완전히 보이지 않았고 오른쪽은 비장애인의 10% 정도만 볼 수 있다. 다섯 살 때 시력 차 때문에 부족한 균형 감각을 키우라고 어머니가 권해 스키와 인연을 맺었다. 이화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던 2010년 장애인스키에 뛰어들었다. 눈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자외선 때문에 시력이 더 나빠진다. 의사들은 “오른눈마저 잃고 싶으냐”고 타박했지만 고집을 꺾지 못했다. 부모들도 3년 전 소치동계패럴림픽까지만 탔으면 했지만 말릴 수 없었다.소치에서 아쉽게도 메달을 놓쳤던 양재림은 “가이드가 여러 차례 바뀌고 부상도 생겨 원하는 만큼 준비를 못했는데 생각하지도 않았던 4위를 했어요.조금만 더 했더라면 3위는 할 수 있었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평창까지만 하자 생각했고, 진짜 원하는 만큼 준비하면 메달 가능성도 있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또 다치면서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이번에 복귀 후 3개월 정도 훈련했더니 자신감을 많이 되찾았어요. 1년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겠죠”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월 슬로베니아월드컵에서 회전 은메달, 대회전 동메달을 따냈다. 슬로프에는 시각장애인이 편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푸른색 페인트를 뿌린다. 하지만 비장애인이 60m 거리에서 인식할 수 있는 것을 2m 앞에서야 알아채는 이들에겐 그것으로 부족하다. 가이드러너가 두세 발자국 앞에서 내려가며 헬멧에 부착된 헤드셋을 통해 “업(몸을 일으켜라)”, “다운(활강을 위해 자세를 낮춰라)”, “턴(기문 주위를 회전하라)”이라고 외쳐 댄다. 동시에 출발해 결승선까지 동행한다. 패럴림픽에서도 드물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호흡하며 뛰는 종목이다. 메달도 함께 주어진다. 가이드는 연금 혜택이 주어지는 선수와 달리 포상금(금 3000만원, 은 2000만원, 동메달 1500만원)을 받는다. 2015년 8월부터 가이드로 호흡을 맞춘 고운소리(22·국민체육진흥공단)는 일본 하쿠바월드컵 뒤 진단을 받느라 뒤늦게 귀국했다. 무릎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이날 이경희(20·서울여대)가 훈련을 거들었다. 훈련할 때 일부러 가이드를 바꿔 보기도 한다. 부상이나 출전할 수 없는 사정이 생길 경우에 대비해서다. 이경희는 “20일 훈련 중 하루이틀 언니와 뛰었는데 장난 아니게 욕심을 부려요”라며 웃었다. 지난 13일 전화 인터뷰를 한 고운소리도 그랬다. “제가 유니버시아드 대표와 대표팀 상비군까지 지냈는데 여느 비장애인 선수보다 훈련에 열심인 데다 집중력까지 뛰어나 배울 게 많아요.” 고운소리는 12년 넘게 스키 국가대표를 꿈꾸다 은퇴한 뒤 ‘겨울인데 이제 뭘 하나’ 싶어 방황할 때 양재림의 가이드러너를 뽑는다는 얘기를 듣고 응했다. 꿈을 접은 순간 다른 올림픽이 그에게 손짓을 보냈다. 고운소리는 “제가 언니를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막연히 두려움부터 생겼는데 실제로 해 보니 완벽한 믿음을 못 주면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거예요. 정말 언니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느껴요”라고 돌아봤다. 경기를 어떻게 풀어 갈지를 서로 끊임없이 얘기한다. 일상에서도 통해야 한다는 생각에 비시즌 양재림이 재활 중인 병원을 찾아가기도 했고 카페나 영화관에 함께 다녔다. 양재림은 “난 공포나 스릴러물을 좋아하는데 ‘소리’는 그쪽을 절대 못 봐요. 그래서 애니메이션 영화 ‘도리를 찾아서’를 함께 봤어요. 그렇게 1년쯤 지내니 친자매 이상으로 가까워지더라고요”라고 예쁜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양재림에게는 다섯 번째 가이드이지만 고운소리에겐 첫 장애인 스키어다. 소치대회를 앞두곤 경제적 이유로 가이드를 숱하게 교체했지만 둘 모두 실업팀 소속으로 마음 편하게 평창 준비에 매달리고 있어 기대를 높인다. 이동통신사 광고에 등장해 둘을 알아보는 이도 제법 늘었다. 둘이 훈련 뒤 스키 타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며 훈련에 활용하려면 다음날에나 볼 수 있었다. 동영상을 편집하는 데 한참의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는 지난달 말 현장에서 5분 뒤 동영상을 전송하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쳐 앞으로 훈련에 작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월드컵 파이널을 마친 뒤 이달 말까지 한국 선수들은 정선 알파인스키장에서 코스 적응 훈련을 더 할 수 있게 됐다. 20년 넘도록 스키를 탔지만 양재림은 여전히 속도를 낼 땐 무섭다며 이를 떨쳐 내는 것과 체력 키우는 것을 보완 과제로 꼽았다. 이호성(38·대한장애인스키협회 전임지도자) 코치는 “이달 말까지 코스 적응을 더 한 뒤 조금 쉬었다가 4월 말부터 전담 트레이너와 체력 훈련을 하고 하반기 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재림이가 고지대에 올라가면 안압 탓에 어지럼증을 느껴 좀 낮은 지대에서 스키를 탈 수 있는 실내스키장, 여름에도 탈 수 있는 뉴질랜드, 하반기에 가능한 북유럽을 다녀올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평창패럴림픽의 네 종목 출전에 필요한 포인트를 모두 따낸 양재림은 14일 월드컵 파이널 슈퍼G1에서 실격을 당하고 15일 슈퍼G2 7위에 그쳤다. 하루 쉰 뒤 17일 대회전, 18일 회전에 나서는데 주종목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평창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지상욱, 한국당 떠나 바른정당 입당 “유승민 돕겠다”

    지상욱, 한국당 떠나 바른정당 입당 “유승민 돕겠다”

    자유한국당 지상욱 의원이 15일 바른정당에 입당하며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지 의원은 이날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보수의 개혁과 미래를 위해, 유승민 후보를 돕기 위해 바른정당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강자가 약자의 손을 잡아주는 세상, 그래서 공동체를 복원할 수 있는 따듯한 보수를 그려왔다”면서 “이런 나의 활동은 유 후보의 정의로운 세상, 혁신성장과 그 가치를 함께한다”고 말했다.유 의원은 2002년 대선 때부터 인연을 이어 온 지 의원의 입당에 대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국민 통합에 찬성하는 분들이 전부 바른정당으로 올 수 있도록 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지 의원의 탈당은 박근혜 대통령 파면 뒤 한국당에서 바른정당행을 택한 첫 번째 사례다. 지난 1월 박순자 의원이 입당한 뒤 50여일 만이다. 하지만 유 의원의 말대로 지 의원의 탈당이 추가 탈당의 신호탄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바른정당 김성태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운찬 전 총리가 입당하지 않기로 최종 정리됐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이제는 독자 노선”이라면서 “당을 하나 만들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해 창당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청와대 문고리 3인방-친박단체 간부-전경련, 수상한 통화 내역 확인

    청와대 문고리 3인방-친박단체 간부-전경련, 수상한 통화 내역 확인

    ‘문고리 3인방’을 비롯한 청와대 실세와 친박 보수단체 간부, 전국경제인연합회 임원들이 서로 긴밀히 연락해 왔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15일 SBS는 박찬성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표의 통화기록을 입수, 이와 같이 밝혔다. 박씨는 어버이연합 고문을 지냈고, 탄핵 반대 집회에도 앞장선 인물이다. SBS는 2015년부터 올해 1월까지 박 씨의 통화기록을 입수했다. 통화기록에 이재만·정호성 등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의 이름이 나온다.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구속된 신동철·정관주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도 수시로 연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는 청와대 실세 비서관들과 연락한 이유를 묻자 “전부 낭설이고 추측이고. 문고리 3인방하고 연결이 됐으면 그야말로 큰 이야기지. 장관도 못 만난다는 사람들을 우리가 어떻게 만나”라고 잡아뗐다. 박씨 통화 기록을 보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뒤에도 허현준 청와대 행정관과 계속 연락했다. 허 행정관은 2014년 어버이연합에 전경련 자금을 우회 지원하고 관제시위를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박씨는 실세들과 연락한 직후 전경련의 사회공헌기금 배분 담당자나 이승철 전 부회장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특검은 이런 기록들을 토대로, 청와대가 전경련에 지시해 2014년부터 3년 동안 친박 극우단체에 68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작사.작곡가 김동찬 가요인생 50년 기념공연’ ...22일 KBS홀서

    ‘작사.작곡가 김동찬 가요인생 50년 기념공연’ ...22일 KBS홀서

    ‘기똥찬 사나이’ 김동찬 가요인생 50년 기념공연이 오는 22일 저녁 7시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펼쳐진다. 1968년 가요계 데뷔 이래 네박자, 봉선화 연정, 둥지, 사랑의 이름표, 신토불이 등 인생을 노래하는 주옥같은 히트곡으로 국민들의 애환을 노랫말과 음율로 담아냈던 그가 어느덧 데뷔 50년을 맞는다. 그동안 KBS공모 밝은 노랫말상, 한국노랫말 대상, KBS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음향효과상, 농림부장관표창, 한국전통가요대상 수상 등 독특한 수상 경력과 ‘KBS 전국노래자랑’ 심사위원, D’Live 청춘노래자랑 심사위원, 연세대 노래지도자 학과 명예교수 활동 및 에세이자서전 ‘네박자, 둥지 그리고 봉선화 연정’출판 ‘KBS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프로그램에 현재 활동 중인 전통가요 작사가로 유일하게 초청되는 등 가요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국민 사회자 송해 선생이 진행을 맡으며 그동안 그의 작품으로 인연을 맺었던 우리나라 가요계를 대표하는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대한민국 대표가수 남진, 현철, 김국환, 배일호, 김혜연, 유지나, 오은주, 김정연, 김경남, 현당과 탤런트 출신 가수 이동준 외에 한국 성인가요계의 차세대 주자로 각광 받고 있는 정수빈, 하태웅, 신수아, 김수찬, 김주연, 석훈, 유민지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날 공연의 반주는 KBS전국노래자랑 전속 악단인 신재동오케스트라가 담당한다. 특별히 이번 공연은 그가 지난 50년간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전체 공연 제작비를 자비로 충당하며 일반 팬들을 무료로 초청한다. 뿐만 아니라 이날 참여하는 모든 팬들에게 그동안의 히트곡을 모아 본인이 직접 노래한 2-CD 옴니버스 기념음반과 공연소개 팸플릿을 다큐파일 형식으로 제작하여 무료로 배포한다. 그리고 공연 당일 모금함 운영을 통해서 모금된 금액은 팬들의 이름으로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달된다. 그동안 발표한 그의 작품은 서민의 애환과 사람의 향기가 있다. 인생사에 바탕을 두고 추억과 사랑을 담백하게 표현하는 그의 작품세계는 항상 가슴 깊은 곳의 그리움을 끄집어낸다. 그의 노래는 트로트 양식에 기초하지만 발라드한 분위기와 클래시컬한 선율로 독특한 소재의 가사와 함께 우리나라 전통가요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그의 반세기 개인 가요사를 스토리로 조명하는 단 한번뿐인 명품공연이 될 것이다. 그는 지금도 꿈을 꾼다. 노래는 세상을 밝게하고 인생을 치유하고 사랑을 꿈꾸게 한다고...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완벽한 아내 신현준, 고소영 첫사랑+조여정 전 남편 “이혼 왜 숨겨?”

    완벽한 아내 신현준, 고소영 첫사랑+조여정 전 남편 “이혼 왜 숨겨?”

    ‘완벽한 아내’가 또 한 번의 반전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고조시키고 있다. 14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6회에서는 첫사랑 차경우(신현준 분)과 재회하게 되는 심재복(고소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심재복은 이은희(조여정 분)의 의미심장한 행보에 불쾌감을 느낀 뒤 “그동안 나랑 애들한테 그렇게 잘해 놓고 한편으론 날 의심하고 있었던 저의가 뭔가. 남편 옛날 여친 쭈굴스런 모습 보면서 쾌감 느끼려는 거 아님 도대체 뭔가”라고 분개, 이은희의 집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를 엿들은 이은희는 급하게 지갑을 챙겨 밖으로 나갔고 동네를 드라이브하며 기분이 좋은 듯 클래식을 따라 흥얼거렸다. 하지만 심재복이 떠난 후 집에 도착한 이은희는 구정희(윤상현 분)에게 “제가 갑자기 두통이 와서 약국에 다녀왔다”고 거짓말했고 “언니가 (전화를) 안 받으신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렇게 두 여자의 기묘한 인연은 끝이 나는 듯했지만 이은희가 심재복의 가방을 갖다 주던 중 계단에서 구르는 바람에 상황은 반전됐다. 심재복이 진심으로 사과하는 이은희 때문에 계약했던 두 달을 채우기로 했기 때문. 물론 심재복이 이은희와 차경우가 3년 전 이혼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또 한 번 반전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심재복의 추궁에 순순히 이혼과 별거를 인정한 이은희는 “차경우와 왜 같이 사는 척, 사이좋은 척했느냐”는 심재복의 질문에 쉽사리 말문을 잇지 못해 의심을 자아냈다. 이에 차경우를 여전히 남편이라고 칭하고 그 역시 은희의 집에 나타난 것으로 보아 진짜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것인지 궁금증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또한 방송 말미 이은희의 이름을 부르며 나타난 차경우가 단번에 심재복을 알아보는 모습이 그려져 ‘완벽한 아내’ 다음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완벽한 아내’는 24시간이 모자라는 일상을 살던 주부 심재복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새로운 삶과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 방송.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씨줄날줄] 칼빈슨호와 일석이조/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칼빈슨호와 일석이조/황성기 논설위원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Carl Vinson·CVN 70)이 오늘 부산항에 입항한다. 2001년 제작된 존 무어 감독의 ‘에너미 라인스’를 본 사람이라면 이 전쟁 영화에 등장하는 항공모함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주인공 오언 윌슨이 보스니아 상공 촬영의 임무를 안고 전투기 FA18 슈퍼호닛을 몰고 이륙하는 곳이 바로 항모 칼빈슨 선상이었다. 9·11 테러를 주도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도 인연이 있다. 미 해군의 특수부대 네이비실은 파키스탄에 잠복해 있던 빈 라덴을 찾아내 살해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시체를 인수할 국가나 개인을 찾지 못하자 갑판에서 장례 의식을 치르고 수장한 곳이 칼빈슨이었다.칼빈슨은 1975년 건조돼 1982년 취역했으니 퇴역을 앞둔 42살의 노병이다. 길이 333m, 높이 76.8m, 배수량 10만t으로 갑판이 축구장 3배 크기이며 7000명의 승조원이 생활한다. 폭격기, 조기 경보기, 대잠수함 헬리콥터 등 함재기 90대에 장거리 순항미사일도 탑재하고 있다. 호위하는 5~6척의 이지스 군함, 1~2척의 핵 잠수함 공격력까지 합치면 그야말로 떠다니는 요새이자 군사기지다. 2차 세계대전 때 야마토 등 일본의 항모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미 항모다. 지금은 10척의 항모가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가상 적국 러시아 2척, 중국 1척과 비교할 수 없는 세계 최고의 군사강국 미국의 상징이다. 미국의 항공모함이 한국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된 1996년 2월 군산 앞바다에 들어온 미 7함대 소속 인디펜던스호(1998년 퇴역)에 탑승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데이브 플라티 함장(대령)은 이륙이 20초에 1대꼴로 이뤄져 76대의 함재기가 26분이면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티 함장의 말대로라면 칼빈슨호의 함재기 90대는 하루에 7500차례 출격이 가능하다. 24시간 안에 세계 어디든 주요 군사기지를 초토화할 수 있는 가공할 전력인데, 북한이 항모만 떴다 하면 신경질적이 되는 것이 이해가 된다. 일본 요코스카항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호를 놔두고 미 샌디에이고가 모항인 칼빈슨이 한국에 온 것은 이례적이다.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 네이비실을 태우고 참수훈련에도 참가한다고 하니 김정은의 오금이 저릴 법도 하겠다.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온 칼빈슨의 부산 입항은 중국도 겨냥하는 미국의 일석이조 전략이 엿보인다. 칼빈슨호는 페이스북에도 계정을 가지고 있는데, 14일 현재 14만 1278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13일 한·미 훈련 격려차 승선한 이순진 합참의장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의 사진을 올렸는데 홍보에도 기민한 칼빈슨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7년 만에 재회한 ‘태권 축구 악연’

    7년 만에 재회한 ‘태권 축구 악연’

    ‘태권 축구’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7년 만에 재회했다.15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본선 조 추첨 때문에 22년 만에 한국을 찾은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7)가 14일 경기 수원 화성행궁 앞 광장에서 열린 대회 사전 이벤트인 풋살 게임 등을 마치고 취재진으로부터 사진 한 장을 선물 받았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한국과의 경기 도중 허정무(62) 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의 깊은 태클에 걸려 넘어지는 사진이었다. 순간 당황한 것 같았던 마라도나는 곧 밝은 표정을 되찾고 “모든 부상 장면은 다 기억난다. 이 사진도 마찬가지”라며 “큰 대회에서 일어났던 일이라 기억하고 있다”라고 선뜻 대답했다. 별명이 ‘진돗개’였던 허 부총재는 끈질기고 거친 수비로 마라도나를 막는 데 성공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태권 축구’라며 흥분했다. 두 사람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와 한국 감독으로 격돌했는데 당시에도 이때의 일에 관련한 질문이 쏟아져 곤혹스러워했다. 그러나 이날은 만남 자체를 즐기는 듯했다. 일정 때문에 자리를 일찍 떴던 허 부총재는 나중에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어 “마라도나에게 ‘날 기억하느냐’고 물었는데 여전히 영어를 전혀 못 알아듣더라”며 “7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그때보다 배도 많이 나오고 체형이 변해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라도나는 기자회견 도중 “유년 시절 싸구려 축구공을 사서 놀았다. 그렇게 축구와 인연을 이어왔는데 어린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즐기는 마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FIFA가 많이 바뀌고 있다. 그 과정에 U-20 대회가 열리게 되는데 자부심을 느끼고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함께 자리한 아르헨티나 대표팀 출신 파블로 아이마르(38)는 “유소년 축구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 축구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300개 독서 동아리… 관악은 ‘지식복지구’

    300개 독서 동아리… 관악은 ‘지식복지구’

    “김유정의 ‘동백꽃’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춘천에 가볼까요?” “동백꽃의 키워드는 짝사랑이죠. 짝사랑의 표현 방식이 투박하지만 해학적이고도 맛깔스럽게 표현한 것 같아요.”14일 서울 관악구청 내 도서관 한편에서 지역 주부들로 구성된 독서 동아리 회원들의 대화가 이어진다. 함께 온 초등학생 아이들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엄마를 지켜보며 동화책으로 나온 동백꽃을 읽고 있다. 2011년 신림초교 학부모 독서회에서 만난 인연으로 구성된 이 동아리는 이제 구의 지원을 받으며 다양한 책으로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책 읽는 엄마를 보면서 아이들 사이에서도 TV나 게임 대신 책을 가까이하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이에 따라 주변에서도 독서 동아리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관악구는 지역 내 이 같은 독서동아리가 최근 300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독서동아리 등록제가 시행된 2014년 11월부터 불과 2년 반 만에 이뤄낸 성과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날 기준 서울시 전체 1006개 독서 동아리 가운데 30%가 관악에 몰려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취임 이후 ‘지식복지’를 강조해 온 것과 관련이 있다.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조성’을 목표로 2010년 7월 취임 이후 5개에 불과했던 공공도서관을 2월 현재 43개로 늘려놨다. 도서관이 지식복지를 활성화하기 위한 하드웨어라면 독서동아리는 도서관 이용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구는 5명 이상의 주민이 월 1회 이상 정기 모임을 갖는 독서동아리의 도서 구입비 등 활동비는 물론 활동 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동아리 운영 방법, 독서토론 진행 방법 등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도 해 준다. 유 구청장은 “300개의 독서 동아리는 관악의 가장 값진 지적 자산”이라면서 “인문학 도시 관악의 주역인 구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카드뉴스] “시댁과 인연 끊고 싶어요”… 사후 이혼하는 아내들

    [카드뉴스] “시댁과 인연 끊고 싶어요”… 사후 이혼하는 아내들

    30만대 10만.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혼인 건수와 이혼 건수 비율로, 부부 3쌍이 탄생할 때 부부 1쌍이 갈라서는 꼴입니다. 이혼인구 10만 시대. 보편적인 이혼으로 자리 잡은 ‘황혼 이혼’부터 더 이상 우리에게 생소한 개념이 아닌 ‘졸혼’까지 이혼 문화마저 달라지고 있는데요. 최근 일본에서는 죽은 배우자와 이혼하는 ‘사후 이혼’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후 이혼, 과연 우리나라와는 무관한 현상일까요? 기획·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측면 공격수’ 허용준 깜짝 발탁…슈틸리케 새 황태자 탄생하나

    ‘측면 공격수’ 허용준 깜짝 발탁…슈틸리케 새 황태자 탄생하나

    “지난해부터 눈여겨본 선수다.”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13일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6, 7차전에 나설 대표팀 선수 명단 24명에 허용준(24·전남)을 부르며 이렇게 말했다. 허용준은 2011~13년 20세 이하(U-20) 대표팀 12경기에서 3골을 뽑아 유망주로 꼽혔지만, 이후론 각급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프로리그 전남 유스팀인 광양제철고를 나온 그는 2012시즌 전남에 우선 지명됐지만 고려대에 진학해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며 2015년 가을철대학연맹전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지난해 전남 유니폼을 입은 허용준은 데뷔 시즌 28경기에서 4골 3도움으로 일찌감치 주전을 꿰찼다. 슈틸리케 감독이 주목한 것도 지난해부터다. 이재성(전북)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이탈하고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도 잉글랜드에서 벤치만 달구자 허용준을 떠올렸고, 지난 12일 K리그 상주전을 보려고 전남 광양으로 내려갔다. 축구협회에도 알리지 않았다. 허용준은 상주전에 선발 출전, 전반 27분 빠른 왼쪽 측면 돌파로 페체신의 슈팅을 끌어냈고, 후반 26분엔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그의 전천후 포지션 소화와 골 결정 능력을 확인한 뒤 ‘첫 A대표팀 발탁’이란 결정을 내렸다. 명단엔 ‘원조 황태자’ 이정협(부산)과 ‘장신 골잡이’ 김신욱(전북)도 투톱으로 올랐다. 대표팀은 오는 19일 인천공항에서 소집돼 중국 창사로 이동, 23일 예선 6차전을 치른 뒤 귀국한다. 시리아와의 7차전은 오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연금저축 절세팁… 최대한 늦게, 年1200만원 나눠 받기

    연금저축 절세팁… 최대한 늦게, 年1200만원 나눠 받기

    연1200만원 넘으면 종합 과세 10년 이상 나눠 받아야 유리 나이 많을수록 세율은 낮아져은퇴 시기에 받는 연금은 최대한 늦게 받을수록, 또 연간 1200만원 이하를 나눠 받는 것이 세금을 아끼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은퇴자들이 연금을 받을 때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이는 ‘연금저축 절세 노하우’를 소개했다. 우선 현행법상 연금저축을 연금으로 받을 때 연간 총수령액이 1200만원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세율 6.6~44%)가 부과된다. 3.3~5.5% 정도인 연금소득세에 비해 훨씬 높은 세율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연금수령액을 확인해 연간 총 1200만원을 넘지 않도록 연금의 수령 시기와 기간을 조정하는 게 유리하다. 1200만원이란 한도를 산정할 때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회사의 퇴직연금, 구(舊) 개인연금은 제외된다. 자신이 가입한 연금 종류와 예상 연금액은 ‘통합연금포털 사이트’(100lifeplan.fs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금저축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 형태로 받을 때는 10년 이상 나눠 받아야 세금 면에서 유리하다. 예컨대 연금저축 평가액(적립금)이 총 4000만원이라고 치자. 이 돈을 1000만원씩 4년간 나눠 받는 사람은 총 511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400만원씩 10년간 분할 수령하면 세금은 총 220만원으로 준다. 291만원 차이다. 연금소득세는 연금 수령 시점의 가입자 나이가 많을수록 세율이 낮아진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최대한 연금수령 시기를 늦춰야 세금을 덜 낸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적립금 6000만원에 연금 수령 기간이 20년이고 연금 개시 나이가 55세인 경우 세금 총액은 313만 5000원이다. 하지만 연금받는 나이를 10년 늦춰 65세부터 받으면 세금이 264만원으로 준다. 65세 이후 세율은 5.5%, 70~79세는 4.4%, 80~85세는 3.3%의 세율이 적용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친박 의원들 “박 前대통령 계속 돕자” 보좌팀 구성

    친박 의원들 “박 前대통령 계속 돕자” 보좌팀 구성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자진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좌하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13일 “전날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복귀한 뒤 현장에 마중 나간 의원들이 ‘설렁탕 회동’을 하고 박 전 대통령을 앞으로도 계속 돕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총괄, 윤상현·조원진·이우현 의원이 정무, 김진태 의원이 법률, 박대출 의원이 수행 업무를 맡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인 박근혜에 대한 수사는 대선 이후로 연기하자”고 주장했다. 불복 논란에 대해서는 “피청구인이 청와대를 나와 사저로 갔기 때문에 이미 승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친박 의원도 “승복이라는 표현을 안 썼다고 불복으로 간주하는 것은 그야말로 흑백논리의 전형”이라면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탄핵은 됐지만 법적인 다툼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그 절차를 잘 마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친박계 의원들이 탄핵 이후 ‘친박’ 행보를 강화하자 한국당 지도부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대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과 선을 그었다간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탓인지 이들에 대한 당 지도부의 비판 수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해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고 국민 화합을 저해하는 언행을 한다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당도 불가피하게 단호하게 조치할 수밖에 없다”면서 “당에 짐을 지우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조심해 달라”며 에둘러 경고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개인적, 정치적 인연으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정용기 원내대변인은 “외로운 분을 도와주는 것을 당에서 지적하면 당이 너무 매몰찬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며 곤혹스러워했다. 친박 의원들의 이런 행보가 당론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조 의원은 “보좌팀은 실체가 없다”면서 “각자 자기 역할을 하자는 것일 뿐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올 들어서만 520건 접수… 헌재 밀린 숙제 843건 비상

    3개월 동안 대통령 탄핵심판에 ‘올인’했던 헌법재판소가 그동안 미뤄뒀던 사건 처리에 부심하고 있다. 13일 헌재에 따르면 접수가 됐지만 아직 처리되지 않은 사건 수는 총 843건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만 520건이 새로 접수됐다. 이 가운데 400건이 각하됐지만, 그래도 120건이 쌓이면서 숫자가 늘어난 것이다. 헌재에 미제 사건이 늘게 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심리하는 데 전력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9일 탄핵 사건이 접수된 이후 다른 사건 처리는 최대한 미루고 이 사건에만 매달렸다. 지난해 12월 말 그동안 충분히 논의된 군인연금법 사건 등 총 78건을 처리했지만, 이후에는 적합하지 않은 사건을 각하한 것 외에는 다른 사건을 다루지 않았다. 각하 사건의 경우 30일 이내에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심판에 회부되기에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쪼개서 처리했다. 헌재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심판 덕분에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사건 접수가 더욱 급증한 것 같다”며 “탄핵심판 선고가 났기 때문에 앞으로 밀린 사건들을 집중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급한 사건은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되는지에 대해 심판하는 ‘병역법 88조’ 헌법소원 사건이다. 2011년 12월에 접수됐지만 6년 넘게 해결이 안 되고 있다. 이후 유사한 사건만 총 28건이 추가 접수됐지만 심판의 결론을 거의 앞둔 시점에 탄핵심판이 접수되는 바람에 헌재가 선고를 미뤄 왔다. 이 밖에 ‘테러방지법’이 헌법상 영장주의에 반한다며 제기된 사건, 박 전 대통령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가 재산권 침해라며 접수된 사건 등이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이날 퇴임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후임인 이선애 지명자가 정식으로 임명되기 위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한 달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 전까지는 ‘7인 체제’로 심리해야 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26. 화이트데이 맞이 솔로대첩에 나가봤다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26. 화이트데이 맞이 솔로대첩에 나가봤다

    러브앤더시티를 연재하며 가장 많이 들은 주문은 두 가지였다. 결혼정보업체 듀*에 가입해 후기를 들려달라는 것과 소위 ‘솔로대첩’ 등으로 불리는 대규모 단체 미팅에 나가 보라는 것. 둘다 다들 궁금은 하지만 쉽게 손을 뻗치기는 힘든, 그런 영역인가 보았다. 화이트데이 맞이 기사를 준비하던 찰나, 오랜 지인인 서른한살에첫미팅(31) 언니가 카카오톡으로 링크 하나를 ‘띡’ 보내왔다. ‘싱글 직장인 청춘남녀 300명이 모여 3시간 동안 맛있는 식사를 하며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는 행사’의 참가 신청 방법이 적혀 있었다. “오, 재밌겠다! 후기 들려줘!”라는 응원과 “다들 주변에서 찾다 찾다 못 찾으니까 그런데 나오는 거 아냐?”라는 우려를 뒤로 하고 쿨하게 참가비 2만 9000원을 입금했다. 물론, 첫미팅 언니와 함께였다. (나중에 보니 여자는 3만 5000원, 남자는 3만 9000원까지 참가비가 뛰어 있었다.)  ◆ PM 1:30 참가자 확인 지난 11일, 서울 종로의 모처에는 둘씩 쌍을 이룬 남녀들이 횡행했다. ‘Romantic White Day & Spring’을 표방하는 이 행사는 동성으로 구성된 2인 1조가 제한시간(3시간) 동안 제휴 맛집 6곳을 탐방하며 쌍쌍이 미팅을 즐기는 컨셉이다. 25세(93년생)~35세(83년생) 나이 제한이 있으며, 남녀 딱 150명씩이다. 드레스코드는 ‘비즈니스 캐쥬얼 또는 정장, 댄디하고 러블리한 복장’. 핑크 레이스 원피스를 개시할까 하다가, 너무 대놓고 결혼식 하객 복장이라 패스했다. 평소 이미지와 맞는 어둑어둑한 블랙 원피스에 블랙 코트를 입기로 한다. 오후 1시 30분부터 참가자 확인이 시작됐다. 회사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러 종종 들르는 그 낯익은 공간에, 낯선 남녀들이 주욱 줄지어 서 있었다. 혹시 아는 사람과 마주치지 않을까 주위를 빠르게 스캔했지만, 일단 사정거리 내에는 없었다. 내 앞에 선 꽃같은 언니들은 꽃무늬 블라우스에 빨간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까마귀가 된 느낌이었다. 주민등록증을 보여주고 신청자 확인이 완료되면, 손목에 롯*월드 자유이용권 같은 종이 팔찌를 걸어줬다. 그걸 매는 즉시 ‘I‘m available’ 하는 것 같아 얼굴이 홧홧 달아올랐다. 팔찌를 소매 깃 안에 넣었다가 뺐다가 했다.  ◆ PM 2:00 치킨&맥줏집 “치킨&맥줏집으로 가세요~” 참가자 확인이 완료되자, 상가 내 제휴 식당 중 한 곳으로 ‘배정’됐다. 나이대를 고려한 배치다. 제한 시간 3시간 내에, 제휴 음식점 4곳, 카페 2곳을 자유롭게 오간다. 단, 한 곳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최대 45분. 남녀 4인이 착석하자마자 미리 정해진 ‘로맨틱 세트 메뉴’가 나왔다. 4인용 테이블에 남자들이 둘씩 차곡차곡 앉아 있고, 이어 여자들이 스태프들의 안내에 따라 차곡차곡 포개졌다. 우리의 파트너들은 아마도 ‘댄디’를 목표로 니트에 셔츠를 받쳐 입은 32세 남성들이었다. 둘은 개인 신청자여서 전날 주최 측에서 사전 연락해 맺어준 ‘팀’이라고 했다. 한 사람은 인터넷 뉴스를 보고, 한 사람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했다고 했다.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두 분 무슨 사이세요?” “무슨 일하세요?”, “주말엔 주로 뭘 하세요?”를 한바퀴 굴리다보니 다들 3~4년차 ‘직딩’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주말에 등산 가자’는 상사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얘기하며 ‘하하호호’ 회식 자리처럼 웃었다. 한 잔 두 잔 따른 맥주에 뭉근하게 술 기운이 올라올 무렵 이번이 두 번째라는 남자가 “그만 일어날까요?” 했다. 번호를 주고, 오는 전화를 받았다. 아까의 화기애애했던 분위기와 달리 헤어질 때는 뻘쭘했다. “즐거웠습니다~”   ◆ PM 2:40 돈까스집 두 번째는 돈까스집이었다. 누가 봐도 사회 초년생임이 분명한 콤비가 우리보다 한 템포 먼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제 소개부터 하자면요~ 저는 ○○○에서 일하고 있구요. 아직 들어간 지 얼마 안됐고, 학교도 아직 졸업 안했구요. 여기 왜 나왔냐면은요~ 이런 자리 나와서 맛집도 가고 사람 만나면 좋잖아요~ 어떻게 나오셨어요?” 말의 홍수 속에서, 멀미가 울컥울컥 올라왔다. 유느님도 집에서 준비해 온 멘트가 제일 재미없다 했는데… 마침 메뉴는 돈까스였다. 느글느글한 속이 맥주로도 다스려지지 않자,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왔다. “언니, 화장실 가실래요?” 한숨 돌리자며 음식점 사이사이를 걸었다. ‘러브커넥트’라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메모지에 이상형과 연락처를 써서 붙이면 그에 맞는 이성이 메모지를 떼어가서 연락한다는 거다. “청순씩씩한 여자 찾아요~”, “키 180에 공유 닮은 남자 찾아요~” 등의 글귀가 눈에 띠었다. 염치불고하고 “‘현우’ 닮은 남자 찾습니다~”라고 적어 붙였다. ◆ PM 3:30 초밥집 느끼한 속을 달래기 위해 초밥집을 찾았다. 이 곳에선 여자들이 먼저 착석을 해서, 남자들에게 자리 선택권이 주어졌다. 일부러 입구쪽에 등을 댄 구석 자리에 앉아 있었더니, 김구 안경을 쓴 남자와 쌍커풀이 진한 남자가 우리 테이블에 왔다. 역시나 거기서 팀을 이뤘다는 35세 남성들이었다. 다시 한번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부터 “주말엔 뭘 하세요?”가 시작됐다. 문화 생활을 즐기는 김구 안경과, 헬스를 거르지 않는다는 쌍커풀남이었다. 딱히 문화 생활을 즐기지도, 운동을 하지도 않는 나는 할 말이 없어졌다. “무슨 일 하세요?”에 이르러서는 서로 “회계팀에 있어요~”, “미디어쪽이요~” 라고 답했다. 회사 이름을 말하는 일은 없었다. 같은 얘기를 세 번 하다 보니 입에서 단내가 나고, 점점 대화 밑천은 떨어져 가는데, 왠지 옆 테이블 웃음 소리는 더 크게 들리고, 앞 테이블 여성들은 나보다 예뻐 뵈는 한 편으로 그 맞은 편 남성들은 더 잘 생겨 보였다. 술 탓인가. 복어 가라아게와 초밥을 사이 좋게 나눠 먹고, 헤어졌다.   ◆ PM 4:10 카페 5시 행사 종료를 1시간 여 앞두고, 느글거리는 속을 달래기 위해 카페로 향했다. 이번에는 90년생 남성 둘이었다. “여기 온 사람들 보면 남자들은 어리고, 여자들은 나이가 좀 있는 거 같아요~” 어째 그들은 우리가 앉으니 다소간 실망한 기색이었다. 어디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했더니, 옆 테이블에 아까 돈까스집 콤비가 앉아 있었다. 그는 아까 레파토리 그대로였다. 내 얘기도 그가 들을 걸 생각하니 머리 털이 쭈뼛 섰다.   ◆ 그래서 어땠냐고? 미리 정해진 음식점에, 미리 정해진 메뉴. 한 곳당 45분이라는 꽤나 인체 공학적인 시간. 이렇듯 미팅에 ‘최적화’된 시스템이 목적 지향적인 이들에게는 매우 편리하게, 나같이 낭만 찾는 이들에겐 매우 어색하게 느껴지는 게 단체 미팅이다 싶다. 사랑과 사람을 믿는 명랑한 청춘들에게는 추천, 의심 많고 생각 많은 나같은 언니·오빠들에게는 ‘글쎄’다. 3시간 내 8명의 이성을 만나는 일은 사람 만나는 일을 업으로 삼는 내게도 굉장한 공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으므로. 그러나 따뜻한 봄날에 맛난 거 먹고! 새로운 이성을 만나 보고 싶다! 하는 가벼운 마음의 이들에게는 꽤나 즐거운 시간일 수도. 그래서 그 날 스코어가 어땠냐고? 3시간 동안 총 8명의 남자를 만났고, 그 중 2명과 연락처를 주고 받았으며, 매우 고마운 한 분에게서 밥 먹자는 연락이 왔다. 내 이상형 ‘현우 찾기’는 없던 일이 됐다. 이 날 입때껏 낭만 찾다 이래서 기자가 연애를 못하는가 보았다. 서른의 화이트데이이자 생일인 오늘도 혼자서 희희낙락해야지. 모쪼록 해피 화이트데이.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광희 입대, 한선화 “몸 건강히 잘 다녀와” 응원 ‘우결 인연’

    광희 입대, 한선화 “몸 건강히 잘 다녀와” 응원 ‘우결 인연’

    배우 한선화가 광희의 입대를 응원했다. 13일 한선화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몸 건강히 잘 다녀와 광희 오빠. #우결 #추억소환”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한선화가 광희와 함께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과거 두 사람은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프로그램 하차 이후에도 서로를 응원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광희는 이날 오후 2시 논산훈련소로 입소했다. 5주간의 기초 군사 훈련을 마친 뒤 군악병으로 복무할 예정이다. 사진=한선화 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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