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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철 前 전경련 부회장 “김기춘, 화이트리스트 챙겨”

    박근혜 정부 시절 친(親)정부 성향의 보수단체에 대기업 자금을 지원했다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의혹에 대해 “(김기춘) 비서실장의 관심 사안”이라며 청와대가 지원을 강압했다고 이승철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이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24일 열린 허현준(48) 전 청와대 행정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 전 부회장은 “2014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청와대가 지정한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면서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지원했다”고 털어놨다. 허 전 행정관은 전경련에 요구해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들에 대기업들이 자금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그의 공소 사실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박준우·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 등도 공모 관계로 적시됐다. 이 전 부회장은 “청와대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회원사에 불이익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자금 지원이 자발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미운우리새끼’ 샘 오취리 母, 스튜디오 깜짝 등장 ‘한국 첫 방문’

    ‘미운우리새끼’ 샘 오취리 母, 스튜디오 깜짝 등장 ‘한국 첫 방문’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의 모친인 아주아 여사가 24일 SBS ‘미운우리새끼’ 녹화장에 깜짝 등장했다.이날 SBS ‘미운우리새끼’ 관계자에 따르면, 가나에 거주하고 있는 아주아 여사의 이번 방문은 ‘미우새’ 제작진의 초청으로 비밀리에 이뤄졌다. ‘가나 엄마’ 아주아 여사는 ‘모벤져스’ 어머니들과 나란히 앉아 아들 샘 오취리의 한국 생활을 관찰했다. 언어가 완벽히 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라는 공감대로 소통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곽승영 PD는 “샘 오취리가 한국에서 생활한 지 10년이 되어 가는데 어머님이 오취리의 한국 생활을 한 번도 보신 적 없다더라. 이번 방송을 계기로 초청하면 아들의 한국 생활 모습을 처음으로 볼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았다”며 깜짝 섭외 이유를 밝혔다. 아주아 여사와 ‘미우새’의 인연은 최근 토니안의 가나 방문으로 비롯됐다. 토니안이 강남, 붐과 함께 샘 오취리의 고향 가나를 방문하면서 그의 엄마 빅토리아 아주아 여사도 만나게 된 것. 해당 장면은 ‘미우새’를 통해 전파를 타며 국내외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아주아 여사는 마치 여배우 같은 카리스마로 아들 샘 오취리와 아들의 친구들을 맞이했다. 격의 없고 흥이 넘치는 분위기 속에 아들을 걱정하는 마음은 한국의 어머니와 다름없었다. 한편, 샘 오취리의 엄마 아주아 여사가 깜짝 등장하는 SBS ‘미운우리새끼’는 오는 2월 4일 일요일 밤 9시 5분에 방송된다. 사진=SBS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대리출산 여섯 번, 자식과의 인연 거절한 ‘사심없는(?)’ 대리모

    대리출산 여섯 번, 자식과의 인연 거절한 ‘사심없는(?)’ 대리모

    이렇게 가정(假定)해 보자. 임신 10개월 간 뱃 속 태아에게 정성껏 영양분을 공급한다. 힘든 산고를 통해 낳은 사랑스런 아기를 ‘남’에게 준다. 그리고 ‘깨끗이’ 잊어 버린다. 당신은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으며, 혹 이해한다 하더라도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가? 영국의 한 대리모가 한 번도 아닌, 여섯 번이나 ‘남’을 위해 아기를 낳았지만 그들 가족으로부터 단 1원도 받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건 자신이 낳은 아기들과 어떠한 ‘유대관계’도 거절했다는 점이다. 이 독특한 여성의 사연을 지난 22일(현지시각) 외신 미러가 소개했다. 주인공은 영국 서포크 서드베리 한 요양원에서 일하는 서른 살의 베키 해리스(Becky harris). 그녀는 2012년 한 부부에게 아기 한 명을 낳아 주었다. 당시 그들이 매우 좋은 사람들이라 생각한 그녀는 지난해 두 번째 아기를 ‘선물’했다. 이들은 게이부부였다. 더욱 더 놀라운 건 두 번째 아기가 ‘공짜 선물’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리모는 대가성 돈을 받는 것이 허용되진 않지만 출산 비용으로 최대 2천 6백여만 원까진 예외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비용조차 포기한 것이다. 그녀는 “내가 대리로 낳은 아이들은 모두 특별하다. 하지만 이 아기는 ‘두 아빠’에게 준 선물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고 했다. 게이부부에게 두 번째 아기를 무료로 갖게 해준 이유에 대해 그녀는 ”첫 번째 아기를 대리 출산했을때 그 사업가 부부가 정말 좋은 부모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해 전화를 걸어 ’한 번 더 대리모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사심없고 이타적인 여성 베키는 자신이 낳은 3.17kg 여아에게 부드럽운 키스를 전했고, 몇 시간 후 그녀를 양육할 부모인 두 명의 게이 아빠에게 안겨줬다. 그리고 담담하게 작별인사를 했다. 베키는 ”이 게이 부부가 딸을 건네 받자 감정에 북받쳤다“며 ”비록 그 아기가 생물학적으로 반(半)은 내 것이지만, 그녀의 두 아빠가 진짜 그녀의 부모다“라고 말했다. 2012년에 이 부부를 위해 낳은 첫 아기는 현재 다섯살 소녀가 됐다. 그녀는 ”지금까지 낳았던 여러 신생아들과 많은 포옹을 나누었지만 출산 이후 지금까지 그 아기들과 어떤 유대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그녀의 첫 번째 대리 출산은 2010년 아기를 가질 수 없었던 한 부부를 위한 것이었다. 2016년 가짜 대리모에게 사기를 당했던 헐(hull) 지역에 사는 베니타와 마크 커터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나서였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로건‘(Logan)이란 이름의 남자 아기를 출산했다. 지금까지 다른 이들을 위해 여섯 번째 대리 출산을 해 온 베키는 현재 ’레비‘(Levi)란 이름의 7살 아들을 두고 있다. 사진·영상=807 New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이승기, 심은경 주연작 ‘궁합’ 티저 예고편

    이승기, 심은경 주연작 ‘궁합’ 티저 예고편

    영화 ‘궁합’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궁합’은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이승기)이 혼사를 앞둔 송화옹주(심은경)와 부마후보들 간의 궁합풀이로 조선의 팔자를 바꿀 최고의 합을 찾아가는 역학 코미디다. 공개된 예고편은 “우리는 궁합도 안 보는 네 살 차이잖아요”라는 대사에 이어 ‘연인, 가족, 친구 세상의 모든 인연에는 궁합이 있다’는 카피가 흥미를 유발한다. 이어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이승기)의 모습과 혼사를 앞두고 부마후보를 확인하기 위해 궁궐을 나서는 송화옹주(심은경)의 출궁기가 눈길을 끈다. 여기에 화려한 말발로 사람을 홀리는 이류 역술가 개시(조복래)가 연인 간의 궁합을 보며 “좋.미.싫.다.사.생.원(좋아한다, 미워한다, 싫어한다, 다신 안 본다, 사랑한다, 생각한다, 원망한다)”을 읊어 웃음을 자아낸다. 극중 부마후보를 확인하기 위해 궐을 나서는 사나운 팔자 ‘송화옹주’ 역은 심은경이, 자신의 팔자도 모르면서 남의 운명을 읽는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 역은 이승기가 맡았다. 또 옹주의 혼사를 추진하는 ‘왕’은 김상경이 맡았다. 송화옹주의 남편감, 즉 부마후보로 선발된 세 명의 배우도 눈길을 끈다. 능력 있는 감찰관 ‘윤시경’ 역은 연우진이, 절세 미남 ‘강휘’ 역은 강민혁이, 지극한 효심과 매너를 지닌 ‘남치호’ 역은 최우식이 맡았다.영화 ‘관상’ 제작진의 역학 시리즈 ‘궁합’은 2월 개봉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길섶에서] 인연/서동철 논설위원

    내가 사는 신도시와 광화문을 오가는 광역버스를 출퇴근길에 탄다. 비슷한 시간에 같은 노선 버스를 매일 타다 보니 낯익은 사람이 적지 않다. 거리에서 마주칠 때는 반갑게 아는 척을 하려다 말고는 한다. 내가 일하는 건물, 같은 층에서도 한 사람과 마주쳤는데 상대도 흠칫 놀라는 것 같았다. 얼마 전 회사 주변 밥집에는 버스에서 자주 보는 털털한 분위기의 30대 남자가 있었다. 직장 동료인 듯한 사람들과 회사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대화 내용이야 알 길이 없지만 목소리에 자신이 있는 데다 열정이 넘쳐 좌중을 압도했다. 괜히 “나 이 친구하고 같은 동네 살아” 하고 끼어들고 싶었다. 이후 버스를 타면 ‘저런 면이 있는 친구였군’ 하고 다시 보게 된다. 아침마다 얌전한 얼굴에 공손한 표정으로 버스에 오르는 40대도 있었다. 그런데 늦은 밤 버스에서 목격할 때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술주정이 심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는 어김없이 착한 얼굴과 자세로 돌아가 있다. 언젠가부터 이 친구가 보이지 않았다. 술 때문에 직장에서 문제가 생겼나 싶기도 하고…. 별것이 다 걱정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새로 바뀐 전안법, 다 알려드려요

    서울 중구는 25일 중구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지역의 소상공인 500여명을 대상으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이하 전안법) 개정안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 생활제품안전과에서 초빙한 강사가 나서 전안법 개정안의 취지와 주요 골자를 설명할 예정이다. 전안법은 전기용품이나 어린이용품에 적용하던 ‘KC(국가통합) 인증’을 의류, 액세서리 등 39종의 생활용품까지 확대 의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습기살균제 파동을 계기로 안전 강화 측면에서 추진됐으나, 영세 소상공인, 유통사업자의 반발로 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됐다. 의류와 잡화를 주력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는 중구 소상공인에게 개별 품목당 수십만원의 인증 수수료를 내도록 할 경우 막대한 부담을 지우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개정안에는 ‘KC인증’ 의무 이행을 6개월 유예하고, 일정 요건을 갖춘 품목은 ‘안전기준준수대상 생활용품’으로 규정해 사전인증의무를 면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는 개정안의 내용을 관내 소상공인에게 쉽게 이해시키는 등 소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주관 부처인 산자부, 소상공인연합회 전안법 개정대책위원회와 손잡고 이번 설명회를 준비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제품의 안전 역시 중요한 만큼 이를 보장하면서 영세 상인도 보호할 수 있는 법으로 활용되도록 구가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호주오픈 8강 정현, 테니스 선수로는 치명적 약점 극복한 비결

    호주오픈 8강 정현, 테니스 선수로는 치명적 약점 극복한 비결

    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8강에 진입한 정현과의 인연이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자신의 SNS에 그 내용을 공개했다.안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인 최초 그랜드슬램대회 8강 진출에 성공한 정현 선수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테니스 마니아인 나는 몇년전 고교생이던 정현 선수를 TV를 통해 우연히 보다 그의 시력을 의심하여 서울대 병원을 주선하는 인연을 맺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정현은 안과 검사에서 치명적인 증상을 발견했고, 안 의원의 고교 선배인 이내응 경기도 안경사협회장이 제작한 특수안경을 착용하게 됐다는 것. 안 의원은 “검사 결과 그의 치명적 안과 증상을 발견했고, 고교 선배이신 이내응 경기도안경사협회장님께 특수안경 제작을 부탁했다”라며 “오늘의 쾌거는 정현 선수의 강한 멘탈과 겸손, 그리고 그동안 정현 선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의 성원 덕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어릴적부터 고도 근시와 난시로 고생한 정현은 시력 교정을 위해 녹색을 많이 보는 것이 좋다는 이유로 테니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경기 도중 안경을 벗고 땀을 닦는 모습도 보였다. 테니스 선수로는 안경을 쓴 그를 외국 언론들은 ‘교수님’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정현은 시력의 약점을 극복하고 시속 180km를 웃도는 서비스를 따라 잡을 수 있게 됐다. 세계 랭킹 58위 정현은 이날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31·세르비아)를 3시간 21분 만에 3-0(7-6, 7-5, 7-6)으로 승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허경영, 가수 최사랑 열애설에 “당치도 않은 일” 어떤 인연?

    허경영, 가수 최사랑 열애설에 “당치도 않은 일” 어떤 인연?

    민주공화당 전 총재 허경영(68)이 26살 연하의 가수 최사랑과의 열애설을 부인했다.허경영 전 총재는 23일 두 사람이 3년째 열애 중이라는 한 매체의 보도에 대해 “내 나이가 이제 곧 70세인데, 40대 여가수와의 열애라니 흉측한 일”이라며 “최사랑씨는 나와 곡 작업을 하고, 방송이나 뮤직비디오에 자주 출연하는 바람에 주변에서 ‘연인이 아니냐’는 말들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무근이며 당치도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최사랑은 오랜 시간 가수를 꿈꿔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 2015년 초 한 행사장에서 허경영 전 총재의 비서실장을 만나 허 전 총재와 인연을 맺게 됐다고. 최사랑은 그해 중순 허경영 전 총재가 작사한 ‘부자되세요’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발표한 디지털 싱글곡 ‘국민송’ 뮤직비디오에 허경영과 함께 외계인으로 분해, 삶에 지친 지구인들을 구한다는 독특한 콘셉트를 구성해 화제를 끈 바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허경영, 26살 연하 가수 최사랑과 열애설?

    허경영, 26살 연하 가수 최사랑과 열애설?

    민주공화당 전 총재 허경영(68)이 열애설에 휩싸였다.23일 TV리포트의 보도에 따르면, 허경영은 26살 연하의 가수 최사랑가 3년 째 열애 중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허경영이 작사한 곡 ‘부자되세요’를 함께 작업하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관계는 그해 겨울 급속도로 발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경영과 최사랑이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부산 해운대, 경기 남양주 등에서 데이트를 즐긴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편, 허경영은 ‘하늘궁’이라 불리는 자신의 자택에서 관광료와 예언을 주제로 한 강연 등을 하며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내일엔터테인먼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낙향한 작가의 예의

    [정찬주의 산중일기] 낙향한 작가의 예의

    폭설이 내리면 산방 부근의 산길은 어김없이 끊긴다. 아침 체조를 하는 셈 치고 산방으로 오는 언덕길 한쪽의 눈만 치우는 데도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른다. 과격한 아침 체조는 더이상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눈삽으로 적설의 무게를 경험해 보니 그렇다. 힘을 무리하게 받은 오른쪽 무릎이 시큰거린다. 만류해도 오겠다는 손님이 있으니 언덕길이라도 터 준 대가다. 눈이 쌓이지 않는 고흥 땅 사람들은 폭설로 산길이 막혔다고 해도 믿기지 않았던 듯하다. 승용차로 오다가 끝내 운전할 수 없다면 돌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렸으니까. 나와 약속한 2월 초의 강연 행사가 다가오고 있으니 공무원인 그분들 마음이 급했던 것도 같다.안사람은 식당에 갈 수도 없는 형편이었으므로 그분들에게 떡국을 내놓았는데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산중 반찬으로 동치미와 김치밖에 없었지만. 그제 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비가 내려 응달의 눈까지 다 녹아 지금은 이른 봄 날씨처럼 포근하다. 겨울비가 제설 작업을 말끔하게 한 셈이다. 성에 차지는 않지만 가뭄도 어느 정도 해갈되지 않았나 싶다. 산방 마당의 연못에도 제법 빗물이 고여 있다. 놀랍게도 마당가에는 푸른 싹들이 점점이 돋아 있다. 눈 속에서 얼음새꽃처럼 스스로 발열이라도 했는지 파랗게 살아 있다. 손톱만 한 어린 질경이 잎도 보인다. 생명력이 질겨서 질경이란 이름이 붙었을까. 봄날에 잡초를 뽑을 때 아무래도 녀석에게는 호미가 덜 갈지도 모르겠다.산길이 뚫린 뒤 첫 번째 손님은 보성읍에 사는 김아무개씨다. 작년에 탄원서를 써 주었는데 해가 바뀌었다며 날짜를 수정해 달라고 한다. 현재 영어의 몸이 된 김아무개씨의 직장 상사를 위해 재판장에게 호소하는 탄원서다. 김아무개씨의 상사는 나와도 인연이 있는 사람으로 전후 사정을 살펴보니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텐데 명색이 작가로서 직접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모른 체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요즘 나는 대서소 직원처럼 고향 사람들이 요구하는 글을 거절하지 못하고 대행하는 느낌이다. 사람들이 찾아와서 요구하는 글도 여러 가지다. 탄광에서 희생한 광부들을 기리는 화순탄광 위령비 비문부터 다산 정약용이 화순에서 2년 동안 ‘맹자’를 공부해 다산학의 바탕을 다졌던바 화순읍내 공원의 조형물에 새겨질 ‘화순과 다산 이야기’를 써 주었고,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어느 선각자의 공덕비 비문을 지어 보내기도 했던 것이다. 다산 동상 옆에 소개한 ‘화순과 다산 이야기’와 천년고찰 쌍봉사에 세워진 시판(詩板), 즉 초의 선사와 고려시대 지식인 김극기 시 번역은 주관이 가미됐으므로 나를 밝혔지만 다른 글들에는 모두 내 이름을 뺐다. 지역민을 도운 선각자나 탄광 희생자를 위한 글에 내 이름이 들어가면 누가 될 것 같아서였다. 몇 해 전에는 난생처음으로 별세한 분을 애도하는 조사를 쓴 적도 있다. 물론 생전에 그분이 남긴 공덕을 충분히 헤아려 본 뒤에 쓴 글이지만 왠지 내키지 않았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러나 이런저런 인연을 대며 내 산방을 찾아와 부탁하면 대부분은 외면을 못 하고 만다. 재작년에는 면사무소 앞의 커다란 입석에 새길 글을 지어 주었는데, ‘면민의 날’에 감사패를 받고 나서 쑥스럽기만 해 슬그머니 행사장을 나온 적도 있다. 내가 사는 이양면은 지리적으로 전라남도의 정중앙이다. 그래서 지은 문구가 ‘꿈꾸는 남도의 심장, 의로운 볕고을 이양’이었다. 의로운 볕고을이라고 한 까닭은 이양면 계당산에 국가사적지로 지정된 한말 의병훈련 터인 ‘쌍산의소’(雙山義所)가 있고 양명하기 때문이었다. 내가 지은 글은 고흥에도 있다. 임진왜란 때 조명연합수군이 처음으로 승전한 싸움이 절이도(거금도) 해전인데, 승전탑의 비문과 해전의 배경을 설명한 사각형의 돌에 새긴 글도 내가 작성한 것이다. 앞에서 나를 대서소 직원 같다고 표현했는데 무보수로 썼다는 점이 그분들과 다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고향 사람들이 부탁하는 글에는 고료를 청구하지 못할 게 뻔하다. 고향에 뼈를 묻으려고 낙향한 작가로서 최소한의 기부이자 예의라고 생각해서다.
  • 다시 북으로…‘꼼꼼한 프로’ 현송월, 차 권하자 “일 없습네다”

    다시 북으로…‘꼼꼼한 프로’ 현송월, 차 권하자 “일 없습네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1박 2일의 방남 일정을 마무리하고 22일 북한으로 귀환했다. 현 단장 일행은 이날 서울에서 잠실학생체육관과 장충체육관, 국립극장 등 공연장 3곳을 꼼꼼히 둘러보며 ‘프로’다운 면모를 과시했다.현 단장 일행은 이날 워커힐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밤 9시 53분쯤 남북출입사무소(CIQ)을 거쳐 육로로 귀환했다. 그는 CIQ에 들어서면서 ‘방남 결과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현 단장 일행은 특히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한 시간 이상 머물며 조명과 음향, 무대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현 단장은 음향 컨트롤박스 뒤에 서서 “조명은 어디 있습니까”라고 묻고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까. 관현악, 관현악 음악으로…”라고 세부적으로 요청했다. 극장 측이 관현악으로 편곡된 아리랑이 1분 30초가량 재생되자 현 단장이 “됐다”며 음악을 멈췄다. 음악을 듣는 동안 극장 관계자가 질문하자 아니라며 고개를 살짝 흔드는 모습도 목격됐다. 현 단장은 재차 극장 관계자에게 조명 위치를 확인하는 등 1시간 20분을 들여 해오름극장 시설을 샅샅이 점검했다. 현 단장의 공연장 시설 점검 장면은 약 3분간 통일부 공동취재단에 공개됐다. 이전까지는 내부를 둘러보는 현 단장에 대한 취재는 통제돼 왔다. 앞서 국립극장보다 먼저 찾은 잠실학생체육관과 장충체육관에서는 15분 정도씩만 머물렀다. 이에 따라 서울 공연장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통일부가 이날 저녁 배포한 영상에 따르면 현 단장은 장충체육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체육관 관계자가 “차가 금방 들어오니 한 잔 하시고 설명드리겠다”고 하자 환히 웃으며 “일 없습네다(괜찮습니다). 설명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현 단장의 이런 반응에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현 단장은 배포된 설명자료를 주의 깊게 보며 시설 현황에 대한 설명을 경청하다가 설명이 끝나자 “체육관으로 갑시다”라며 일행을 이끌었다. 서울 장충단로에 있는 국립극장은 북한과 인연이 깊다.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 교환 방문 때 북한 예술단의 공연과 1990년 첫 남북고위급회담과 함께 성사된 남북 음악인들의 첫 합동공연인 ‘송년통일전통음악회’ 공연도 이곳에서 열렸다. 오케스트라 연주와 오페라 공연 등이 가능한 해오름극장은 1563석을 갖추고 있다. 앞서 현 단장 일행은 전날 강릉부터 찾아 강릉아트센터와 황영조기념체육관을 둘러봤다. 이들은 강릉아트센터에서 2시간 반을 머물며 세심하게 시설을 점검, 이곳에서 강릉 공연이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현 단장이 북으로 돌아간만큼 북측은 사전점검단이 보고한 공연장 점검 결과를 토대로 남북이 합의한 북한 예술단의 서울·강릉 공연 일시와 장소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지연관현악단 140여명으로 구성된 북한 예술단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서울과 강릉에서 1차례씩 공연하기로 돼 있다. 140여명에는 오케스트라는 물론 춤과 노래를 담당하는 인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조코비치 “정현, 흠 잡을 데 없고 기본기 매우 좋아” 오늘 오후 5시 격돌

    조코비치 “정현, 흠 잡을 데 없고 기본기 매우 좋아” 오늘 오후 5시 격돌

    차세대 테니스 선두주자로 불리는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에 대해 옛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가 한 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코비치는 지난 20일 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를 격파한 정현의 경기 등을 보며 “정현은 매우 기본기가 잘 갖춰진 선수”라며 “경기 내용에 흠 잡을 데가 없고 약점이 별로 없다”고 칭찬했다.정현과 조코비치는 22일 오후 5시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남자단식 16강에서 조코비치와 격돌한다. 조코비치는 한때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최정상급 선수로, 호주오픈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 보유자다. 조코비치는 앞서 남자단식 3회전에서 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22위·스페인)를 3대0(6-2 6-3 6-3)으로 가볍게 누르고 16강에 올랐다. 조코비치는 비놀라스와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즈베레프를 꺾은 정현은 차세대 선두주자의 한 명으로 매우 기본기가 잘 갖춰진 선수”라며 “몸 상태도 좋고 빼어난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현은 2016년 호주오픈 1회전에서 조코비치에서 3대0(6-3 6-2 6-4)으로 졌다. 조코비치는 “최근 경기 내용에 흠잡을 곳이 별로 없다”며 “정현은 열심히 노력하는 좋은 선수로 이제 그 성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6강부터는 매 경기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정해질 것”이라고 결과를 궁금해했다.정현은 앞서 16강 진출 직후 인터뷰에서 2년 전 조코비치에게 완패 당한 경기의 인연을 언급하며 “2년 전과는 서로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저도 선수로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전문가들도 자신감이 붙은 정현의 상승세에 주목하고 8강 진출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호주 멜버른 대회 현장에서 정현과 조코비치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있는 이진수 JSM 테니스 아카데미 원장은 “즈베레프를 상대로 정현이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자기 테니스를 구사했다”며 “예전에는 강한 상대를 만나면 포기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무엇보다 정현의 스트로크 기량이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섰다”며 “조코비치가 서브나 스트로크 모두 전성기에 비해 예리함이 다소 줄었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주오픈을 중계하는 국내 JTBC3 FOX 스포츠 해설을 맡은 김남훈 현대해상 감독도 “1, 2회전의 조코비치 경기를 봐도 전성기 모습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정)현이가 경기 초반에 분위기를 접전으로 끌고 가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김 감독은 조코비치가 호주오픈에서 6번이나 우승한 점을 언급하며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수 싸움으로는 정현이 이기기 힘들다”며 5.5대 4.5 조코비치의 다소 우세를 점쳤다. 한편 정현과 조코비치의 경기 중계는 JTBC3 FOX 스포츠와 아프리카TV 등에서 이날 오후 5시부터 진행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해인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출연 확정...손예진 상대役

    정해인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출연 확정...손예진 상대役

    정해인이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출연을 확정했다.JTBC 새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 제작 드라마하우스, 콘텐츠케이)는 그냥 아는 사이로 지내던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그려가게 될 ‘진짜 연애’에 대한 이야기다. 정해인은 컴퓨터 게임회사 기획 겸 캐릭터 디자이너 ‘서준희’를 연기한다. 준희는 해외 파견 근무를 마치고 한국 본사로 3년 만에 돌아온 인물이다. 자유롭게 살다 귀국하는 것이 달갑지 않았지만, 윤진아(손예진 분)를 다시 만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티를 낼 수 없고 티내선 안 되는 비밀인데, 그녀에게 자꾸 눈이 가고 손을 뻗고 싶다. 정해인은 훈훈한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을 통해 차기작이 기대되는 대세 배우로 떠올랐다. 최근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슬기로운 감빵생활’, 영화 ‘역모’, ‘흥부’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 행보를 걷고 있는 정해인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첫 로맨스 드라마의 남자주인공을 맡았다. 이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짜 연애 이야기와 자유분방한 성격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누구보다 진지한 서준희 캐릭터에 매력 느꼈다”며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연출을 맡은 안판석 감독과 앞서 윤진아 역에 출연을 확정지은 배우 손예진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된 소감도 함께 전했다. 정해인은 “좋은 작품에서 안판석 감독님, 손예진 선배님과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되어서 부담이 크지만 많이 설레고 기대된다. 잘 준비해서 좋은 작품 보여드리고 싶다”며 “곧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 뵐 테니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JTBC 새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하얀거탑’, ‘아내의 자격’,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를 연출한 안판석 감독이 연출을, 김은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사회상을 꼬집는 통쾌한 풍자를 선보였던 안판석 감독의 최근작과는 달리, 이번에는 오롯이 평범한 여자와 남자의 진짜 사랑이야기에 집중할 계획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언터처블’과 ‘미스티’ 후속으로 오는 3월 JTBC 방송 예정.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한벽루·석조여래입상…‘수몰’ 청풍도호부 역사·아픔 오롯이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한벽루·석조여래입상…‘수몰’ 청풍도호부 역사·아픔 오롯이

    조선 현종의 부인이자 숙종의 어머니인 명성왕후(明聖王后) 김씨의 관향(貫鄕)은 청풍(淸風)이다. 이 때문에 현종은 즉위한 1659년 청풍군(郡)을 청풍도호부(都護府)로 승격시킨다. 청풍은 고을 규모에 비해 읍격(邑格)이 높았고, 남한강 수운(水運)을 이용하면 육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같은 거리의 다른 고을보다 한양을 오가기가 크게 수월했다. 무엇보다 청풍은 읍치(邑治)가 남한강이 절경을 이루는 곳에 자리잡았으니 당대의 실력자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와 묵어 갔다. 자연스럽게 청풍도호부사는 관료들에게 크게 인기 있는 자리였다고 한다.청풍도호부는 고종의 1894년 행정구역 개편 때 군(郡)으로 낮아졌고, 청풍군은 일제강점기인 1914년 다시 제천군에 편입됐다. 도호부로 위세를 떨치던 청풍은 이후 일개 면으로 지위가 낮아진 채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 청풍도호부는 오늘날 충북 제천시의 청풍·금성·한수·수산면에 해당한다. 그런데 청풍 고을의 핵심을 이루던 옛 읍치는 1985년 충주다목적댐이 준공되면서 물에 잠기고 말았다. 당시 충주·중원·제천·단양 등 4개 시·군의 11개면 101개 이·동에서 7105가구 3만 8663명이 동시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4개 시·군 7105가구가 삶의 터전 잃어 전체 수몰 면적 7698만 8069㎡ 가운데 제천이 차지한 면적은 절반에 이르렀다. 제천에서도 가장 피해가 컸던 지역이 청풍면이었는데, 25개 이·동이 물에 잠겨 1665가구, 9514명의 주민이 옛집을 떠나야 했다. 여기에 청풍면사무소와 파출소, 학교, 우체국 등도 모두 물에 잠겼으니 그야말로 ‘청풍 신도시’ 건설은 불가피했다. 새로운 청풍면소재지는 청풍도호부의 읍치이자, 청풍면의 옛 면소재지였던 읍리의 서남쪽 물태리에 세워졌다. 옛 읍치에는 청풍의 상징과도 같은 한벽루(寒壁樓)를 비롯해 문화재가 적지 않게 남아 있었다. 문화재 이주단지 또한 물태리에 조성됐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청풍문화재단지다. 한벽루는 물론 청풍도호부의 동헌(東軒)인 금병헌(錦屛軒)과 청풍향교, 황석리 고가(古家)를 비롯한 여러 채의 민가(民家)에 불상과 각종 선정비까지 옮겨 놓았다. 비록 제자리를 떠나기는 했어도 청풍 고을의 옛 분위기를 짐작게 하는 일종의 야외 박물관이다.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한 조선 후기 지도 ‘청풍부팔면’(淸風府八面)를 보면 옛 읍치의 모습을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다. 관아를 중심으로 청풍 고을의 8개 면을 원형으로 배치한 지도다. 이 지도를 보면 청풍 읍치는 청풍호가 넓게 열린 청풍문화재단지의 서북쪽에 자리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남한강의 남쪽에 자리잡았던 청풍 면소재지 읍리(邑里)는 물길을 따라 길게 이어진 마을이었다. 강 상류 쪽에서 하류 쪽으로 읍상리, 읍중리, 읍하리로 나누어져 있었다. 청풍 고을의 관문이었던 팔영루(八詠樓)는 이제 청풍문화재단지의 정문 노릇을 하고 있다. 제법 규모 있는 문루(門樓)다. 물길 의존도가 높았던 청풍이다. 배를 타고 청풍 관아에 가려면 북진(北津)에서 내려 팔영루로 들어섰을 것이다. 팔영루 앞 사적비(史蹟碑)에는 1702년(숙종 28) 부사 이기홍이 현덕문(賢德門) 자리에 중건해 ‘남덕문’(覽德門)이라 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팔영루는 서향이었지만, 지금은 남향이다.팔영루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경양 민치상이 청풍 부사 시절 청풍팔경을 읊은 팔영시(八詠詩)를 짓고 이곳에 내걸었기 때문이다. 고종의 부인 명성황후(明成皇后)의 척족(戚族)인 민치상은 공충도(公忠道) 관찰사 시절에는 오페르트의 남연군무덤 도굴사건을 겪은 인물이기도 하다. 충청도는 순조와 철종 시대 각각 공충도라 이름이 바뀌어 불리기도 했다. 팔영시는 청풍호의 조는 백로(淸湖眠鷺·청호면로), 미도에 내리는 기러기(尾島落?·미도낙안), 청풍강에 흐르는 물(巴江流水·파강유수), 금병산 단풍(錦屛丹楓·금병단풍), 북진의 저녁 연기(北津暮煙·북진모연), 무림사 종소리(霧林鐘聲·무림종성), 한밤 목동의 피리(中夜牧笛·중야목적), 비봉의 해지는 모습(비봉낙조·飛鳳照)을 읊은 것이다. 청풍부팔면 지도를 보면, 과거 팔영루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감옥이 있었다. 지도에는 영어(囹圄)라고 적혀 있는데 둥그런 모습이다. 지금은 물론 팔영루로 들어서도 감옥은 보이지 않는다. 감옥은 댐 건설 당시 이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이곳에서 관람객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이어지는데, 청풍부의 아문(衙門)이었던 금남루(錦南樓)가 나타날 때쯤 오른쪽 솔밭 사이에 세칸짜리 맞배지붕이 보인다. 보물로 지정된 ‘제천 물태리 석조여래입상’이다. 역시 읍리에서 옮겨진 것이지만 이름에는 ‘청풍’도 ‘읍리’도 간데가 없다. 요즘식 표현으로 ‘출신지 세탁’이 이루어진 꼴이니 부처님에게는 미안한 일이다. 청풍은 고려시대 이 고을 출신 승려 청공(淸恭)이 왕사(王師)에 오르면서 1317년(충숙왕 4년) 군(郡)으로 승격한 역사도 있다. 물태리 여래입상은 높이가 341㎝에 이른다. 비교적 날씬한 몸매여서 당당해 보이지는 않지만 규모는 제법 크다. 학계에서는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보는 듯하다. 불교국가 고려의 청풍 고을에서는 매우 중요한 존재였을 것이다. 금남루를 지나면 금병헌, 응청각, 한벽루가 줄지어 복원된 모습이 보인다. 한벽루가 객사(客舍)의 누각이라면 응청각은 관아의 누각이다. 한벽루와 응청각은 과거에도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객사는 국왕의 위패를 모시는 시설이자 지방에 파견된 중앙관이 머무는 숙소다. 응청각은 별도의 숙소이자 연회장 역할을 했던 것 같다. 객사와 한벽루로는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소홀히 할 수 없는 방문객이 많았으니 연회 수요도 그만큼 늘어났을 것이다. 한벽루는 밀양 영남루, 남원 광한루처럼 본채 옆에 부속채가 딸려 있는 화려한 모습이다. 청풍 고을을 찾는 인물들의 정치적 비중도 그만큼 높았음을 뜻한다. 한벽루 내부에는 우암 송시열과 곡운 김수증의 편액과 추사 김정희의 현판이 걸려 있다. 우암은 조선 후기권력을 오로지했던 노론의 영수, 곡운은 역시 노론의 정신적 지주로 영화 ‘남한산성’에도 척화파의 대표로 등장했던 청음 김상헌의 손자다.●청풍문화재단지엔 수몰역사관도 한벽루 왼쪽에 솟은 해발 373m의 망월산에는 둘레 495m의 산성이 있다. 삼국시대 처음 쌓은 것이라는데, 서남쪽과 남쪽 성벽은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다. 망월산성은 굳건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청풍문화재단지 안팎에서 유일하게 진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문화유산이다. 금병헌과 망월산성 중간의 왼쪽 골짜기에는 청풍향교가 복원되어 있다. 옛 청풍 읍치와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던 교리(敎里)에 있었다. ‘명륜당 중수기’에 따르면 청풍향교는 고려 충숙왕 시절 물태리에 세워진 것을 조선 정조 시대 교리로 이건했다. 이것을 다시 물태리로 옮겼으니 이 동네와는 인연이 적지 않다. 문화재단지에는 수몰역사관도 있다. 물이 차오르는 강가에서 마지막 잔치를 벌이는 주민들의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청풍의 문화유산은 그나마 문화재단지에 일부가 남았지만, 사람들의 흔적은 몇 장의 사진 말고는 모두 물밑에 가라앉았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장성규 아나운서, 18년 전 보아와 인연 공개 “오빠라고 부르랬는데..”

    장성규 아나운서, 18년 전 보아와 인연 공개 “오빠라고 부르랬는데..”

    JTBC 장성규 아나운서가 가수 보아와의 인연을 공개했다.장성규 아나운서는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학창시절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고등학생인 장성규 아나운서와 가수 보아의 앳된 모습이 담겨 있다. 장성규 아나운서는 “때는 2000년 고2 가을. 나는 전국 만담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EBS 라디오에 게스트로 초대 받았다. 그곳엔 또 한 명의 게스트가 있었는데 이제 막 데뷔한 중2 가수라고 했다. ‘오빠라고 불러요’라는 나의 말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하던 귀여운 소녀. 그랬던 그녀는 아시아의 별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아형’에서 다시 만났다. #아시아의 별 #보아”라고 사진에 대해 설명했다. 보아는 20일 토요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되는 JTBC ‘아는 형님’에 배우 이상엽과 게스트로 출연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심석희 폭행 코치 조재범…알고보니 14년 은사

    심석희 폭행 코치 조재범…알고보니 14년 은사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히는 여자 쇼트트랙 심석희(한국체대)를 폭행한 코치가 어린 심석희를 발굴해 14년간 지도한 조재범 코치인 것으로 알려졌다.19일 빙상계에 따르면 심석희는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와 불화로 지난 16일 진천선수촌을 이탈했다가 전날 복귀했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진천선수촌 방문 때 심석희가 훈련장에 없었다. 심석희는 여자 대표팀을 이끄는 조 코치에게 손찌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빙상계 관계자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심석희의 페이스가 잘 올라오지 않자 담당 코치와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런 가운데 손찌검을 당한 심석희도 자존심이 크게 상해 선수촌을 이탈했다”고 말했다. 조 코치는 심석희를 빙상으로 이끈 은사다. 강릉에서 태어난 심석희는 7살 때 오빠를 따라 스케이트장에 갔다가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재능을 알아 본 조 코치가 운동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코치의 지도로 기본기를 익힌 심석희는 선수로 나서자마자 각종 국내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유망주로 떠올랐다. 심석희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 유학을 결정했을 때에도 조 코치가 동행했다. 조 코치는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에 장비 담당 코치로 선임돼 심석희와 인연을 이어갔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조 코치의 직무를 정지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987년의 민주화 도화선, 영원히 기억될 박종철 열사

    1987년의 민주화 도화선, 영원히 기억될 박종철 열사

    “박종철 기념관을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은 1987년 1월 경찰 조사 중 고문으로 숨진 서울대생 박종철 열사의 옛 하숙집이 있던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박종철 열사 거리’를 조성한 데 이어 박종철 기념관을 건립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이로써 박 열사의 옛 하숙집 인근은 ‘박종철 거리’, ‘박종철 동판’, ‘박종철 공원’에 이어 기념관까지 들어선 추모 공간이 된다. 기념관은 박종철 거리에 있는 소공원(394㎡)의 일부(8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세워진다. 소공원 내 109㎡ 면적을 차지하는 상가 건물은 관악구가 매입해 철거한다. 특히 기념관의 벽면 한쪽을 박 열사의 모습을 담은 모자이크 벽화로 꾸밀 예정이다. 기념관 프로그램과 전시품 구성은 민관 합동으로 협의해 결정한다. 관악구는 오는 26일 전까지 박종철기념사업회와 서울대 동문, 주민이 참여하는 ‘박종철 기념관 건립 민관합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관악구는 공원 조성과 기념관 건립을 위해 예산 3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유 구청장은 과거 한겨레신문 기자 시절 박 열사의 가족들을 취재한 인연을 갖고 있기도 하다. 유 구청장은 “관악구는 영화와 관계없이 1년여 전부터 박종철 거리 등 기념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오는 4월부터 해설사들이 박 열사의 죽음과 민주화 운동을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념 티셔츠, 모자, 배지 등 기념품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금융공기업 수장 공백 장기화… 3월 새 얼굴 맞나

    금융공기업 수장 공백 장기화… 3월 새 얼굴 맞나

    조폐公, 9개월 넘게 후임 고심중 투자公, 새달 14일 후보자 면접 증권금융, 사추위 구성조차 못해 예금보험公, 5월 사장 임기만료문재인 정부가 2년차에 접어들면서 오랜 기간 공석으로 있는 금융권 수장 자리도 조만간 새 인물로 채워질 전망이다. 금융 공기업은 최고경영자(CEO) 교체 수요가 있다. 여기다 오는 3월부터는 민간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 임기도 잇따라 끝난다. 새해 들어 지난 3일에는 김재천 전 사장 후임으로 이정환(행시 17회)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사장이 취임해 금융공기업 사장 인사의 스타트를 끊었다. 옛 재정경제부 출신의 이 사장은 행시 17회로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지냈다. 1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금융 공기업 가운데 CEO 교체 시점을 앞두거나 대행 체제로 운영 중인 곳은 한국조폐공사, 한국투자공사, 한국증권금융, 예금보험공사 등 4곳이다. 조폐공사는 9개월 넘게 새 수장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김화동 사장이 지난해 4월 8일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이 오지 않아 계속 직무를 수행 중이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말 법에 따라 3~5배수 후보군을 전달해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그간 조폐공사를 무난히 이끈 점을 감안해 연임을 예상하기도 했지만, 최종 후보군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매출 4777억원, 영업이익 60억원 이상을 달성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후보군을 전달받고도 해를 넘긴 것을 보면 사장 자리를 두고 청와대가 고심에 빠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은성수 전 사장이 지난해 9월 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장 자리가 공석인 한국투자공사는 다음달 14일 사장 후보자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다. 노무현 정부에서 조달청장을 지낸 김성진 전 청장을 비롯해 최희남 국제통화기금 상임이사, 채선병 전 한은외자운용원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 중 김 전 청장과 주 전 사장은 현 정부와 인연이 있다. 김 전 청장은 지난해 5월 대선에서 민주당 비상경제대책단을 맡았고, 주 전 사장은 더불어민주당 경제상황실 부실장을 지냈다. 한국증권금융은 정지원 전 사장이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아직 사장후보추천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사추위 구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면서 “양현근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이어 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증권금융은 사추위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사장 선임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새 수장을 맞이하는 데 수개월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산하 준정부기관인 예금보험공사는 곽범국 사장의 임기가 오는 5월 26일 만료된다. 관료 출신인 곽 사장은 2014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맡은 뒤 2015년 5월부터 예보를 이끌고 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기관장의 역량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관에 따라 수장의 성격, 필요 경력 등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간 금융지주 가운데는 하나금융의 김정태 회장, NH농협금융 김용환 회장의 임기가 각각 3월, 4월에 끝난다. 두 사람은 모두 3연임을 노리고 있지만 이른바 ‘셀프연임’에 대한 반감이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10년 유배·유랑생활에도 새 시대 준비…세상을 피하지 않았던 ‘삼봉’의 신념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10년 유배·유랑생활에도 새 시대 준비…세상을 피하지 않았던 ‘삼봉’의 신념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은 죽는 법/ 구차하게 산들 편할 리 없네.’(自古有一死(자고유일사) 偸生非所安(투생비소안)) 몇 년 전 큰 화제를 모았던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에 소개된 시의 일부다. 신념을 지키는 일이 목숨을 지키는 일보다 중하다는 시구의 울림이 크다. 이는 1375년 여름 정도전이 성균관 사예(司藝)로 있을 당시 지은 ‘감흥’(感興)이라는 시다. 그는 이즈음 정세의 잘잘못을 따졌다가 재상으로부터 미움을 받아 전라도 회진현으로 추방을 당했다. 드라마 작가는 이 시를 어디에서 찾았을까? 이 시는 어떤 배경에서 지어진 걸까? 이 시의 전체 내용은 무엇일까? 이 모든 궁금증을 풀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문집이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구축한 한국고전종합DB(db.itkc.or.kr)에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역사문헌 외에도 ‘한국문집총간’으로 집대성된 문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옛 선비들이 남긴 기록물을 한 가득 차려 놓은 ‘잔칫상’을 만난 느낌이 들 것이다. 관심 가는 대로 관련 검색어를 넣고, 검색 결과를 읽으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옛 선인들에 대한 정보를 구할 수 있고, 새로운 콘텐츠를 입체적으로 엮어낼 수도 있다. ‘삼봉집’(三峯集)을 시작으로 한국고전번역원과 서울신문이 격주로 옛 선비들이 남긴 문집을 소개한다.# 하늘이 큰 임무를 맡긴 사람 “하늘이 장차 이 사람에게 큰 소임을 내리려 하면,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을 괴롭게 하고 그 살과 뼈를 고달프게 하고, 그 신체와 피부를 말라붙게 하고, 그 몸을 궁핍하게 하며, 그가 하는 일마다 잘못되고 어지러워지게 하는데, 이는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격을 강인하게 함으로써 그의 부족한 능력을 키워 주려는 것이다.” 맹자의 ‘고자’(告子)에 실린 구절이다. 큰 임무를 맡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없는 사람이라 해도 미래가 보이지 않아 힘들 때 이 구절을 읽으면 용기를 되찾게 된다. 하늘의 뜻인지는 몰라도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면 마음도 강해지고 역량도 커지는 것만은 틀림없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는 격동기에 역사의 중심에 서서 새 왕조의 정치, 경제, 사회, 외교의 구도를 설계한 인물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1342∼1398). 조선을 개국할 무렵, 정도전은 취중에 종종 “한고조(漢高祖)가 장자방(張子房)을 쓴 것이 아니라 장자방이 한고조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정도전은 이성계를 왕으로 세워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 조선이라는 국호를 정하였고, 최고 통치자의 거처인 경복궁의 터를 잡고 건물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훗날 ‘경국대전’의 기초가 되는 법 규정을 마련하였고, 이단(異端)을 배척하고 조선의 중심 사상으로 성리학을 안착시켰다. 이런 큰 임무를 맡기려는 하늘의 뜻이 있어서였을까? 새 왕조를 세우기 이전, 정도전은 유배와 유랑 속에서 매우 궁핍한 생활을 하였다. 불우한 시기를 보낼 때의 정도전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이 시기에 그는 어떤 마음으로 무슨 일을 했을까? 현인군자(賢人君子)도 진실로 이런 것입니까? 정도전은 향리에서 출발하여 사족(士族)으로 성장한 전형적인 신흥사대부 출신이다. 그는 뚜렷한 정치 세력을 형성하지 못한 채 공민왕의 개혁 정치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1374년 우왕이 즉위하고 이인임 일파가 집권하게 된다. 이인임 일파는 친원반명(親元反明) 정책을 펴고, 이에 반대한 정도전은 결국 개경에서 쫓겨나 나주 부근의 회진현으로 유배를 간다. 비방이 들끓어 앞으로 어떤 화가 닥칠지 모를 상황이 되자, 정도전의 아내는 두려운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 보낸다. “경은 평소 부지런히 글을 읽기만 했지, 아침저녁으로 끼니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전혀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집 안은 종을 걸어 놓은 것처럼 텅 비어 곡식 한 섬도 마련할 길이 없는데, 방 안 가득한 어린 것들은 춥고 배고프다고 울어댔습니다. 제가 끼니 해결을 맡아 그때그때 마련하면서도 경께서 열심히 공부하시기에 언젠가는 입신양명하여 처자들이 우러러 의지할 날이 있겠지, 가문에 영광이 있겠지 하고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국법을 어겨 욕을 당하고 쫓겨나, 자신은 남쪽 변방에 귀양을 가서 장독(瘴毒)이나 마시게 되고 형제들은 자빠져서 가문이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이 지경까지 세상 사람의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현인군자도 진실로 이런 것입니까?” 고생스러워도 언젠가는 좋아질 거라 믿고 생계를 꾸려 왔던 아내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신세를 한탄하며 남편을 책망한 내용이었다. 이 편지를 받은 정도전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당신 말이 참으로 맞소. 나에게는 형제보다도 정이 두터운 친구가 있었는데, 내가 패한 것을 보더니 뜬구름같이 흩어졌소. 그들이 나를 걱정하지 않는 것은 본래 세력으로 맺어졌지, 은혜로 맺어진 것이 아니라서 그렇소. 부부의 도는 한번 결혼하면 종신토록 바뀌지 않는 것이니, 당신이 나를 책망하는 것은 사랑해서이지 미워서가 아닐 것이오. 또 아내가 남편을 섬기는 것은 신하가 임금을 섬기는 것과 같으니, 이 이치는 진실한 것으로, 모두 하늘에서 얻은 것이요. 당신이 집을 근심하는 것과 내가 나라를 근심하는 것 외에 어찌 다른 것이 있겠소? 각각 그 직분을 다하면 될 뿐이요. 그 성패(成敗)와 이둔(利鈍)과 영욕(榮辱)과 득실(得失)은 하늘이 정한 것이지, 사람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오. 그러니 근심할 게 뭐 있겠소?”# 삼봉집 제4권 가난 답장의 첫마디는 아내의 문제 제기에 대한 ‘인정’이었다. 아내가 겪고 있을 고충을 뻔히 알면서도 아무 도움도 줄 수 없는 처지에서 ‘도리’를 부탁할 수밖에 없는 지아비가 건넬 수 있었던 유일한 위로는 아내의 격한 감정에 대한 ‘공감’이었다. 그는 부부의 중한 인연을 강조하면서 운명에 순응하며 현실을 수용하자고 아내를 다독인다.# 현실적 한계 속에서도 꺾이지 않다 삼봉의 동년 친구 이유(李㽥)는 삼봉이 유배 기간에 지은 시와 문을 엮은 ‘금남잡제’(錦南雜題) 서문에서 자신이 지켜본 삼봉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에 선생이 충직한 마음으로 국가의 일을 말했다가 집권자의 비위를 거슬러 호남으로 유배되었다. 나는 그 집에 여러 번 간 적이 있다. 선생은 집 하나를 빌려 좌우에 책을 두고, 갖옷과 베옷 한 벌로 추위와 더위를 맞았다. 아침저녁 나물 반찬을 먹으면서도 성현이 말한 인의, 도덕의 설을 이야기하여 천리와 인욕을 구분해서 밝히자, 남방의 학자들 중에 따르는 자가 많았다. (중략) 얻으면 좋아하고 잃으면 슬퍼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선생은 그렇지 않았다. 그가 귀양 온 것도 신실해서였고, 그가 스스로 잘 지내는 것도 의리를 편안하게 여겨서였다. 부귀를 뜬구름같이 생각하고, 공명을 흙이나 지푸라기같이 생각하여, 산림과 조시(朝市·조정이나 저자)를 똑같이 보고, 사생과 궁달 앞에서 한결같은 절개를 지켰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자세로 생명을 포기하고서라도 의리 취하려는 일, 그것을 도를 독실히 믿고 스스로를 분명히 아는 자가 아니면 할 수 있겠는가? 역경(易經) 건괘(乾卦)의 문언전(文言傳)에, ‘옳다는 인정을 받지 못해도 걱정하지 않는다’(不見是而無悶)는 것이 바로 선생을 두고 한 말이다.” 삼봉집 제2권에 실린 ‘촌거즉사’(村居即事)에도 이 시기 삼봉의 생활 모습과 신념이 잘 담겨 있다. 띠풀 지붕 이고 있는 몇 칸짜리 작은 집(茅茨數間屋) 깊고도 외지다 보니 절로 먼지 일지 않네(幽絶自無塵) 낮이 길어 책을 보다 게을러지고(晝永看書懶) 바람 맑아 두건을 젖힐 때가 많다네(風淸岸幘頻) 푸른 산은 어느 때고 문으로 들어오고(靑山時入戶) 밝은 달은 밤이면 이웃이 되어 주네(明月夜爲鄰) 어쩌다 번뇌를 내려놓고는 있지만(偶此息煩慮) 원래 세상을 피하는 사람은 아니라네(原非避世人) 외진 곳에서 자연을 벗 삼아 한가하게 지내고 있긴 하지만 자신은 세상을 피해 사는 사람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는 10년에 걸친 유배·유랑 생활을 할 때에도 지식인으로서 사회를 걱정하고, 현실적 한계 속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새 시대를 열어 갈 준비를 했다. 정도전이 나주 동루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면서 나주의 부로들을 일깨우며 쓴 글이 있다. “이 고을은 파괴되어 흩어져 버린 이웃 고을 한가운데, 강포한 왜구의 침략을 받는 곳에 있으면서도 유독 안전하게 있으니, 이는 마치 만 길이나 되는 높은 언덕이 거센 물결을 막아 주어, 파도가 극도로 성난 기세로 분탕 치며 부딪치더라도 그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방파제가 되는 것과 같다. (중략) 이는 목사(牧使)를 잘 정해 덕의를 베풂으로써 민심이 흩어지지 않게 모아서가 아니겠는가? 또한 부로들이 평소 잘 가르쳐 백성들이 의리를 향할 줄 알아서일 것이다. 아! 가상하다 하겠다. 그러나 요사이 왜구들이 더욱 날뛰어 그 형세가 날로 더하고 덜해지지 않고 있다. 부로들은 지금까지 무사했다 하여 타성에 젖어 있지 말고, 자제들을 격려하여 기계를 수리하고 봉화를 점검하여 주와 현을 지켜 국가에서 남쪽을 걱정할 일이 없게 하라.”(삼봉집 제3권 ’나주의 동루에 올라서 부로들을 일깨우는 글’(登羅州東樓諭父老書) 중에서)# 오늘, 여기서, 세상을 걱정하다 정도전은 나주 동루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면서 산천의 아름다움만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서 있는 곳이 군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를 떠올렸다. 그러고는 남방의 일대 규모가 큰 진이 온전히 유지된 데 대해 나주 부로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이곳을 지킬 구체적인 계책을 이야기하며 더욱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정도전은 어려운 시기에 학문적인 역량을 기르고 자기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사회에 참여하였다. 그리고 그 힘을 바탕으로 후에 조선이라는 나라를 설계하고 기반을 닦는 큰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결국은 1398년 제1차 왕자의 난으로 죽음을 당한다. 하늘은 삼봉에게 큰 임무를 맡기기 위해 어려움을 내려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격을 강인하게 하여 그의 역량을 키워 주었지만 그가 세운 원대한 계획을 다 이루도록 해 주지 않았다. 이는 또 누구의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격을 강인하게 하기 위해 내린 모진 결정일까? 산 사람들이 역량을 키워 가며 짊어져야 할 또 다른 큰 임무는 무엇이었을까?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 하늘의 뜻이다. 하승현 한국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 ■삼봉집(三峯集)은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의 시문집… ‘여말선초’ 역사·정치 등 오롯이 삼봉집(三峰集)은 조선 개국공신이자 나라의 기틀을 세운 삼봉 정도전의 시문집이다. 이 책의 서문을 권근이 고려 말에 쓴 것으로 보아 고려 말에 처음으로 출간된 것으로 보이나 확실하지 않다. 판본은 1397년에 아들 정진이 2권의 문집으로 간행한 ‘홍무초본’(洪武初本), 1465년에 증손 정문형이 수정 보완하여 안동에서 간행한 중간본(重刊本), 1486년에 시문 100여수와 ‘경제문감별집’(經濟文鑑別集)을 첨가하여 간행한 본, 1791년에 정조의 명으로 규장각에서 판본에서 누락된 진법과 시문을 수록하고 비점과 주석을 첨가하여 14권 7책으로 간행한 본이 전해진다. 시와 문을 따로 수록하고 각각 문체별로 구분하였다. 문집의 권1~2는 운문으로, 한시와 악장, 사부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3~4는 산문으로 소, 전, 계 등 공적인 내용의 글과 서, 제발(題跋)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5에는 불씨잡변(佛氏雜辨)이, 권6에는 심기이편(心氣理篇), 심문(心問), 천답(天答)이, 권7에는 진법(陣法)과 습유(拾遺)가 수록돼 있다. 권8은 부록으로, 여기에는 사실(事實), 교고문(敎告文)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9~10에는 경제문감(經濟文鑑)이, 권11~12에는 경제문감별집이, 권13~14에는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이 수록되어 있다. 여말선초(麗末鮮初)의 역사, 경제, 정치, 사상, 철학, 군사, 문학 등을 이해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 [MB 턱밑 겨누는 檢] “부끄러운 아빠 되지 않을 것”… 김희중의 입, MB 운명 가른다

    [MB 턱밑 겨누는 檢] “부끄러운 아빠 되지 않을 것”… 김희중의 입, MB 운명 가른다

    金 전 실장 15년간 MB자금 관여MB측, 부인상·특별사면 모른척압수수색받고 불구속 상태 조사“1억원 환전 김윤옥 측 전달” 밝혀수사 도우미…관련자에 압박으로검찰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사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구속된 데 이어 최측근이었던 김희중(50)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검찰에서 적극적으로 입을 열고 있다. 검찰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멀어진 측근의 변심이 칼이 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키맨’(핵심 인물)으로 떠오른 김 전 부속실장의 진술이 특활비 수사의 강력한 추동력이 되고 있다. 김 전 부속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김 전 기획관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 1억원을 받아 이를 이 전 대통령 부인인 김윤옥 여사를 보좌하던 행정관에게 달러로 바꿔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특활비 수사로 김 전 기획관과 김진모(52)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과 함께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김 전 부속실장은 현재 구속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당시 특활비 관련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조사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속실장이 실제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 전 부속실장의 증언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의 발판이 되는 상황”이라면서 “(김 전 부속실장의 증언이) 현재 수사를 받는 다른 관계자들에게 압박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김 전 부속실장은 이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의원 시절이던 1997년 비서관으로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취임하자 의전비서관을 맡았고, 2008년 2월부터 2012년 7월까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지냈다. 한마디로 15년간 이 전 대통령이 가는 길에 항상 그가 있었다는 뜻이다. 과거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정두언(60) 전 의원에 따르면 김 전 부속실장은 이 전 대통령의 자금 관리에 상당히 깊게 관여했고 다스 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한때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그는 2012년 7월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1억 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받았다. 김 전 부속실장은 청와대가 특별사면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2013년 9월 김 전 부속실장은 만기 출소를 1개월 앞둔 상황에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던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픔을 당했다. 당시 청와대 근무자들은 장례식장을 찾지 않았고, 이 전 대통령도 화환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속실장은 정 전 의원에게 ‘더이상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아빠가 되고 싶지 않다’는 문자를 보내는 등 지인들에게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속실장뿐만 아니라 다른 관계자들의 입도 열리고 있다. 김주성(71)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이 전 대통령을 직접 독대해 ‘국정원 돈이 청와대로 전달될 경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보고했다고 진술했고, 1987년 다스의 전신 대부기공 설립 작업을 주도했던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은 다스 설립에 이 전 대통령의 관여가 있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했다.한편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특활비 일부가 김윤옥 여사 명품 구입비 등에 사용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이 갑자기 회견한 결정적 계기는 특활비가 김 여사 측에 달러로 전달됐고, 사적으로 사용됐다는 김 전 부속실장의 진술이 컸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김 전 부속실장의 핵심적 진술은 자신이 특활비 1억원을 지시에 의해 받았고, 이것을 달러로 환전해 김 여사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장에게 줬고, 그것이 김 여사의 명품 구입 등에 쓰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정원 특활비 중 일부가 2011년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내곡동 사저 매입을 하는 데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사 과정에서 그런 부분이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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