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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대 검사는 대우조선 수사팀 동료… 검찰이 도주 방법까지 가르쳐줬다”

    “접대 검사는 대우조선 수사팀 동료… 검찰이 도주 방법까지 가르쳐줬다”

    지난해 청담동서 1000만원 술 접대최근 법무부 조사서 검사 2명 특정추미애 “국민 기만한 대검 저격해야”라임자산운용 사건의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16일 서울신문에 보낸 총 6장 분량의 첫 자필 입장문에 이어 21일 2차 입장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김 전 회장은 “공범 도주 과정에서 검찰 관계자들의 조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초 입장문에서 밝힌 10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한 검사 3명과 관련해 “이들은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고 적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2차 입장문에서 “이종필(42·구속 기소) 전 라임 부사장이 도피할 당시 때부터 검찰 관계자들로부터 도피 방법 등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13일 서울남부지검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해 이틀 뒤에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해당 심문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채 도주했다. 그는 김 전 회장과 함께 도피하다가 지난 4월 23일 서울 성북구에서 체포됐고, 라임 펀드에 손실을 입히고 라임 투자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어 지난해 7월 술접대를 한 3명의 검사는 대우조선 수사팀 소속이었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 수사팀은 대우조선 회계분식 등 의혹과 관련해 2016년 1월 출범했던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 속한 수사팀이다. 김 전 회장은 “(최근 법무부 감찰) 조사받을 당시 사진으로 두 명을 이미 특정했다”면서 “다른 한 명은 사진으로는 80% 정도 확실하다 생각해서 남의 인생에 관련된 문제라서 특정 짓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 검찰 특수단의 인적 구성을 보면 지난 8월 검찰 중간간부 인사 전까지 서울남부지검에서 라임 사건을 수사한 형사6부에 속했던 검사 2명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또 A변호사도 현직 검사 시절 이 수사단의 일원이었다. 김 전 회장은 또 최초 입장문에서 언급한 부장검사 출신 A변호사와 관련해 “2007년 사건 관련으로 인연이 됐고, A변호사가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A변호사 법무법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업무용 컴퓨터에 담긴 자료 등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김 전 회장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 “대검이 국민을 기만했다. 대검을 먼저 저격해야 한다. 총장은 ‘중상모략’이라고 화부터 내기 전에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검사 술접대 의혹’ 변호사 사무실 압수수색…검찰, 본격 수사

    ‘검사 술접대 의혹’ 변호사 사무실 압수수색…검찰, 본격 수사

    라임자산운용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제기한 검사 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 연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21일 검사 출신 A변호사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법무법인을 압수수색해 업무용 컴퓨터에 담긴 자료 등을 확보했다. A변호사는 김 전 회장이 지난 16일 서울신문에 공개한 옥중 입장문에서 현직 검사 3명을 상대로 한 술 접대에 동석했다고 밝힌 인물이다. 김 전 회장은 이날 공개한 2차 입장문에서도 “A변호사와 검사 3명에 대한 술 접대는 확실한 사실”이라며 “이들은 예전 대우해양조선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고 주장했다. 2차 입장문에서 김 전 회장은 “2007년 자신의 사건과 관련한 인연으로 당시 검사였던 A변호사를 알게 됐다”면서 “지난해 지인의 소개로 수원여객 횡령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했고, 매일 함께 만나고 같이 어울렸다”고 밝혔다. 또 “호텔과 골프장 회원권 등을 선물하면서 특수부장 출신인 A변호사를 지극히 모셨다”고 했다. A변호사는 현직 검사에게 술 접대를 한 사실이 없으며, 라임 사건과 관련해 검찰 측에 어떠한 청탁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김 전 회장의 첫 입장문이 공개된 뒤 사흘간 구치소에서 김 전 회장을 접견해 조사를 진행했으며, 접대 대상으로 지목된 검사 등 일부 인물을 특정해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술접대 검사 3명,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동료” 김봉현 2차 입장문

    “술접대 검사 3명,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동료” 김봉현 2차 입장문

    14장 분량 2차 ‘자필 입장문’ 공개검사 술접대에 대해 “확실한 사실”“조사 당시 사진으로 두 명 특정”청와대·여당 관련 의혹은 적극 반박 라임자산운용 사건의 주요 인물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차 옥중 입장문을 통해 “술 접대를 한 검사 3명은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21일 서울신문에 보낸 14장 분량의 2차 ‘자필 입장문’을 통해 검사 출신 A변호사와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룸살롱에서 검사들에게 1000만원 상당 술접대를 한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 입장문은 지난 16일 서울신문을 통해 김 전 회장 측이 공개한 5장 분량 입장문의 후속 설명이다. 2차 입장문에서 김 전 회장은 “이들은 예전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며 “조사 받을 당시 사진으로 두 명을 이미 특정했다. 다른 한 명은 사진으로는 80% 정도 확실하다 생각해서 특정 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변호사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2007년 자신의 사건과 관련한 인연으로 당시 검사였던 A변호사를 알게 됐다”면서 “지난해 지인의 소개로 수원여객 횡령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했고, 매일 함께 만나고 같이 어울렸다”고 밝혔다. 또 “호텔과 골프장 회원권 등을 선물하면서 특수부장 출신인 A변호사를 지극히 모셨다”고 했다. 입장문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전체주의’ 발언도 언급됐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8월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윤 총장의 ‘전체주의’ 발표 한 마디에 수사 방향이 전환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5년 전 여당 의원과 관련해 (로비) 금액이 너무 적다며 사건 진행을 안 한다던 검사가 총장의 (전체주의) 발표 직후 다시 불러 ‘다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총장 발표 때문에 그러냐’고 묻자 ‘맞다’며 도와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청와대, 여당 관련 의혹은 적극 해명했다. 김 전 회장은 “여당 정치인들은 라임 펀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수차례 얘기를 했음에도 6개월에 걸쳐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라임 일로 직접 만나서 돈을 주며 로비를 했던 정치인은 한 명도 없다. 누가 도대체 어떤 저의를 가지고 나를 이런 정쟁의 희생양으로 삼은 건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수없이 많은 추측과 잘못된 사실들로 인하여 그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추가 피해가 그 어느 누구에게도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혼자 움직일 수도 없을 정도로 아프고, 조사가 진작 끝났는데 갇혀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으며 이 몸으로 무슨 제대로 된 재판을 받고 제대로 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겠느냐”고도 하소연했다. 그는 입장문 말미에 “자신은 의인도, 검찰 개혁을 입에 담을 정도로 정의로운 사람도 아니다”라면서 “지금 소중한 인생과 가족들의 삶이 결부되니 눈에 뵈는 것도, 두려울 것도 없다. 싸울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움직여 주면 조사든 재판이든 성실히 받고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방탄소년단이 월드시리즈 관중석 1열에?…미국 대사관도 축하

    방탄소년단이 월드시리즈 관중석 1열에?…미국 대사관도 축하

    방탄소년단이 패널 관중으로 2020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무대에 등장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인 ‘Cut4’는 21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텍사스 글로브 라이프 필드의 관중석에 등장한 방탄소년단 사진을 실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1만 1000명의 관중이 입장했지만, 빈 자리가 많아 곳곳에 사진 패널 관중을 배치했는데 그 가운데 방탄소년단의 얼굴이 제1열에 등장한 것이다. 올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LA 다저스와 최지만이 속한 탬파베이 레이스가 맞붙는다. 관중석을 차지한 방탄소년단 사진에 메이저리그 SNS는 “BTS가 월드시리즈에서 ‘환하게 빛나는 자리(Dynamite Seat)’를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LA 다저스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이미 BTS가 누구를 응원하는지 알고 있다”면서 “당신은 누구를 좋아하나? 우린 윤기(슈가)”라고 전했다. 슈가는 지난해 류현진이 LA 다저스에서 뛸 당시 다저스타디움을 찾아 응원을 했던 인연이 있다. 다저스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BTS가 다저스를 응원할 것이라는 재치를 발휘했다. 한편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10일 24일자 최신 인기순위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이 지난 8월 발표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는 ‘빌보드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 동시에 1위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월3일 자 차트에 이어 또다시 두 차트 동시 1위를 석권해 세계적인 ‘다이너마이트’ 열풍을 재확인했다. 또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 SNS를 기반으로 아티스트의 인기 척도를 확인할 수 있는 차트인 ‘소셜 50’에서도 171주 연속, 통산 201번째 1위라는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도 21일 트위터를 통해 “월드시리즈 1차전에 나타난 BTS? 알고보니 곳곳의 빈 자리에 유명인들 컷아웃을 패널 관중으로 배치한 것”이라며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 두 차트에서 동시 1위라는 기록을 세운 것도 축하한다”며 방탄소년단의 활동을 알렸다. 방탄소년단은 11월 20일 오후 2시(한국시간) 새 앨범 ‘BE (Deluxe Edition)’를 전 세계에 동시 공개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여기는 중국] 맞선 자리에 가족 23명 데려간 황당 여성…밥값은 누가 낼까?

    [여기는 중국] 맞선 자리에 가족 23명 데려간 황당 여성…밥값은 누가 낼까?

    중국의 한 여성이 남성과 맞선을 보러 가는 자리에 가족 23명을 대동한 사실이 알려져 인터넷 게시판이 뜨겁게 달궈졌다. 현지 지역일간지인 타이저우완바오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저장성에 사는 현지 여성 A씨는 지인으로부터 맞선 제안을 받고 29세 남성 류 씨와 만나기로 약속했다. 두 사람은 먼저 교환한 연락처를 통해 교류해오다 직접 만나기로 했고, 맞선 남성인 류 씨는 A씨와 즐거운 저녁식사를 기대하며 식사비용을 지불 하겠다고 약속했다. 류 씨가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인 한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맞선 여성인 A씨가 수 십 명의 사람들과 함께 들어오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A씨와 함께 온 23명의 사람은 그녀의 친척으로 알려졌다.A씨와 일행은 주저없이 음식을 주문하며 먹기 시작했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류 씨는 맞선 도중 아무도 몰래 현장에서 빠져나왔다. 그 길로 A씨와의 인연도 끝이 났다. A씨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맞선 대상이 도망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만 9800위안, 한화로 약 338만 원에 달하는 식사비는 A씨와 친척들이 직접 부담해야 했다. 이 사실은 현지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논란이 되자 A씨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맞선을 보러 오는 남성의 ‘관대함’을 시험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현지 네티즌들은 식사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한 네티즌은 “첫 만남이라면 남성이 식사비용을 내는 것이 맞지만, 식사 자리에 가족 20여 명을 데리고 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데이트를 해봉 뒤 서로가 마음에 든다면 남성이 식사비용을 낼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발달장애인 혼자 살 수 있나”…진수씨는 그 질문에 한걸음 다가가 봅니다

    “발달장애인 혼자 살 수 있나”…진수씨는 그 질문에 한걸음 다가가 봅니다

    # 반지하에서 햇볕드는 6층 집으로 “여기가 좋아요.” 지난 12일 서울 강동구에 있는 장애인 지원주택에서 만난 발달장애인 권진수(48·가명)씨의 표정은 환했다. 반지하방에서 이사나온 그의 새 보금자리는 햇볕이 잘 드는 건물 6층의 남향이었다. 사회적 연령 5세 수준(장애등급 폐지 전 2급)이지만 권씨는 기자가 던지는 질문마다 어눌하지만 밝은 목소리로 분명한 의사를 표시했다. “전에 살던 곳이 좋아요, 여기가 좋아요?”“여기가 좋아요.”“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걱정 많이 했어요?”“네.”“코로나 때문에 답답해요?”“네.”“외롭지 않아요?”“친구 많아요.”(동석한 김세연 복지사가 복지관 가는 걸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어설프지만, 청소도 설거지도 시작해 본다 지난 8월말 서울시 장애인 지원주택 대상자가 된 권씨는 지난달 10일 이사왔다. 이 곳에는 지체장애인 등 다른 장애인들도 각자 독립된 삶을 꾸려 나간다. 권씨는 어머니가 남겨 준 돈으로 보증금 2500만원을 납부하고 월세 30만원은 장애인연금과 기초생활수급비로 충당하고 있다. 권씨는 자립하면서 혼자 도전하는 일들이 이전의 삶보다 훨씬 많아졌다. 활동지원사가 급식판에 그날 먹을 반찬을 종류별로 덜어놓고 냉장고에 넣어두면, 권씨가 혼자 밥을 퍼서 식사를 했다. 어설프지만 설거지와 청소도 스스로 한다. 권씨 누나는 “동생이 거의 마흔살까지 어머니와 시골에서 살아서 마을 사람들과도 잘 지내고 자유롭게 지냈다”면서 “이곳에서 적응하면서 혼자 생활하는 모습이 너무 기쁘다”고 했다. 물론 살 곳이 생겼다고 발달장애인의 자립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 가족으로부터 물리적으로 ‘홀로서기’한 것이지만 사회적 지원과 돌봄이 꾸준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날 권씨 집을 방문한 활동지원사가 반찬을 준비하고 빨래를 도왔다. 활동지원서비스란 혼자서 생활이 어려운 신체적, 정신적 장애인의 집으로 활동지원사가 방문해 식사나 목욕, 이동 등의 일상생활을 돕는 제도다. 김세연 충현복지관 지원주택2팀장은 “권씨의 경우 월 90시간의 활동지원 시간을 지원받지만 많이 부족한 현실”이라고 했다. 그의 사회적으로 소통하고 유대감을 느끼는 일과가 복지관으로의 외출이다. # 주3일 4시간씩 긴급돌봄…복지관 다녀오면 끝 권씨는 코로나19로 월·화·목요일에 오후 10시부터 3시까지만 긴급돌봄을 받고 있다. 활동지원시간은 평일 하루 4시간을 이용할 수 있지만 도보포함 지하철로 40분 소요되는 복지관 이동 지원을 받고 나면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나머지 1시간 30분 동안 활동지원사가 권씨의 생활을 돕는다. 주말에는 누나가 방문해 권씨를 종일 돌본다. 강동구 지원주택은 권씨가 다니는 충현복지관이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해 사회복지사들이 발달장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권씨와의 유대도 깊다.# 발달장애인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발달장애인도 자립을 통한 성취감을 느낀다. 언어, 지적 등 중복장애(장애등급 폐지 전 3급)를 가진 안재원(27·여)씨는 초등학교 때까지 장애인 장기거주시설에 있다가 5명 내외의 소규모 시설인 그룹홈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양천구의 서울시 지원주택에서 독립적인 삶을 살고 있다. 비교적 자신의 생각을 정연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안씨는 “모든 게 서툴고 미흡하지만 시설에 있을 때보다 자유롭다”고 말했다. 안씨는 독립하면서 올해 초부터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시작했다. 정란숙 사회복지사는 “안씨가 집단생활을 할 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조차 몰랐다. 지금은 캘리그라피를 할 때 마음의 안정을 느낀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양천구의 지원주택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프리웰은 안씨가 캘리그라피한 ‘나와 살아도 괜찮아’라는 문구를 현수막으로 만들어 오랫동안 시설에 있다가 막 자립을 시작한 장애인들을 위한 자립 파티 때 내걸고 있다. # “내가 죽으면 우리 아이는”…더 많은 자립정책 필요 발달장애인의 자립은 모든 부모들의 ‘꿈’이다. 하지만 사회적 시선은 ‘지적장애인이 혼자 사는 게 가능한가’, ‘집단 시설에서 보호하는 게 최선 아닌가’라는 냉정한 시선에 머물러 있다. 정란숙 사회복지사는 “장애인 장기거주시설에서 몇십 년 동안 있던 분 중에 ‘저분이 과연 나와서 혼자 살 수 있을까’ 걱정하던 분들도 실제로 잘 적응하고 삶에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애등급 폐지 전 2급 상당의 20대 발달장애인 쌍둥이를 돌보는 어머니 김모씨는 “언젠가는 내가 없어질 테고 혼자 살아가야 하는데 생활지원이 보강되면 자립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현재는 정부가 탈시설만 얘기하지만 발달장애인도 자립하는 탈재가(在家) 정책을 바란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25년간 남편 사망신고 미뤄 군인연금 3억 5천만원 부정수령

    25년간 남편 사망신고 미뤄 군인연금 3억 5천만원 부정수령

    최근 5년간 군인연금 부정수급액 32억 5천만원30년간 재혼 숨겨 유족연금 2억 3천만원 타기도적발로부터 5년간 부정수급만 환수 대상 ‘허점’부정수급액 32억 5천만원 중 47.5%만 최종 환수 군인 남편이 사망했는데도 사망신고를 수십년간 미뤄 3억 5000여만원의 연금을 타내는 등 군인연금 부정수급액이 지난 5년간 32억 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실제 환수액은 적발 액수의 절반에도 못 미쳐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인연금 부정 수급액은 ▲2016년 17억원 ▲2017년 3억 2000만원 ▲2018년 4억5000만원 ▲2019년 5억 9000만원 ▲2020년 9월까지 1억 9000만원으로 최근 5년간 약 32억원에 달했다. 2016년 A씨는 무려 25년 10개월간 남편의 사망신고를 의도적으로 하지 않으면서 3억 5000만원에 달하는 연금을 타냈다. 군인연금 지급 이후 최대 부정수급 사례라고 이채익 의원실은 설명했다. 또 30년 10개월간 재혼 사실을 숨기고 2억 3000만원의 유족연금을 부정 수급한 B씨의 사례도 있었다.문제는 20년, 30년 등 오랜 기간 부정수급을 했더라도 환수 대상 기간은 적발로부터 최근 5년 이내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 5년간 부정수급액 32억 5000여만원 중 환수대상액은 23억 9000만원(76.6%)에 그친다. 이마저도 실제 환수한 금액은 15억 4000만원으로 전체 부정수급액의 47.5%에 불과했다. 25년 10개월간 사망신고를 미룬 A씨의 경우 환수대상액은 1억 1000만원으로 전체 부정수급액의 31.6%밖에 환수하지 못했다. 30년 10개월간 재혼 사실을 숨겨 유족연금을 타낸 B씨의 환수대상액은 7400만원에 불과하다. B씨가 부정수급한 2억 3000여만원의 31.8%다. 이처럼 환수대상 기간이 최대 5년에 불과해 군인연금 및 유족연금 지급 상실신고를 의도적으로 신고하지 않거나 지연 신고하는 경우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채익 의원은 “국방부가 환수 기간을 늘리거나 법무부 등 유관기관과의 연계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장애인 돌봄공백, 또 가족한테만 떠넘길 건가요

    장애인 돌봄공백, 또 가족한테만 떠넘길 건가요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가 장기화될 태세이지만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는 ‘장애인 돌봄’ 지원이 미비한 것으로 분석됐다. 장애인 단체들은 국회 심의를 앞둔 정부의 내년 장애인 복지 예산이 기계적으로 증액돼 코로나 재난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현재의 예산 편성안대로라면 내년에도 복지시설 등의 휴관으로 인한 돌봄공백을 개별 가정들이 짊어지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장애인 복지정책 예산은 크게 중앙정부 재정과 지방자치단체 재정,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공동 운영하는 재정 등으로 구분된다. 공공재정 연구기관인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앙정부가 운영하는 재정 항목에서 보건복지부가 전체 장애인 관련 지출 규모 중 47.1%를 차지한다. 내년 복지부의 전체 예산은 90조 1536억원으로, 지난해 82조 5269억원보다 9.2% 증액됐다. 전체 예산안 555조 8000억여원 중 점유율이 16.2%에 달한다. 내년 예산에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임상지원 1314억원 등 보건 대응 예산이 새롭게 포함됐다. 내년 장애인 복지 관련 예산은 3조 6661억원으로 올해 장애인 복지 예산(3조 2624억원)보다 12.3% 증액됐다. 그러나 신규 사업으로 장애인건강보건관리시스템 구축사업(15억 8900만원)이 추가된 것을 빼면 장애인 활동지원(1934억원 증액), 장애인연금(429억원 증액) 등 코로나 이전 사업들의 증액뿐이다. 전근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장애인 관련 복지시설들의 휴관으로 인한 돌봄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고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19일 서울신문이 분석한 증액된 기존 사업조차도 실제 수요와 간극이 컸다. 공적제도 중 유일한 ‘1대1 대면서비스’인 활동지원서비스 예산은 1조 4991억원으로 올해 대비 14.8% 늘어났다. 올해보다 8000명 늘어난 9만 90000명분이다. 하지만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최근 1년간 활동지원 서비스 신규 대상이 1만 5000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적다”고 말했다. 장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1년간의 ‘장애인활동지원 신규 신청 및 수급자 현황’ 규모가 1만 5476명이다. 이동석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감염 예방만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장애인의 활동을 적극 보장해주는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열 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장은 “내년 활동지원 예산은 수급자 기준이 아닌 이용자 기준으로 편성해 만약 예산이 부족하면 예비비를 통해 수요에 맞게 지원할 것”이라며 “도전적 행동(자해나 타해)이 있는 발달장애인들을 돌보는 활동지원사의 시간당 가산수당도 내년에는 1500원으로 50% 인상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돌봄 공백 장기화로 한계치에 다다른 발달장애인 부모들에 대한 국가의 자살위기관리군 편성 주장도 나오지만 가족 지원 예산은 29억원으로 올해와 동일하다. 지자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지방세수 감소를 명분으로 장애인 복지 예산의 증액을 대폭 축소하려는 기류다. 서울시가 올해 발표한 ‘65세 최중증 장애인 활동지원’과 ‘장애인 자립지원 주택’ 등의 정책들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차연)는 지난 13일 서울시청 앞에서 ‘2021년 서울시 중증장애인 생존권 예산 쟁취’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농성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로 인해 장애인들이 문재인 정부 정책에서 뒷전으로 밀렸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는 지난 3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감염취약계층의 보호 조치(제49조의2항)를 신설했다. 감염취약계층에게는 ‘주의’ 이상의 ‘위기’ 경보가 발령될 경우 복지부 장관, 시도지사 등은 마스크 지원 등의 조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감염취약계층에는 어린이와 노인 등이라고 명시돼 장애인은 명시적으로 빠졌다. 정부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4차례에 걸쳐 편성하면서도 장애인 관련 조치는 없었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3차 추경에서는 수요 감소를 이유로 발달장애 학생들의 방과후활동서비스 예산 100억원을 삭감해 논란이 됐다. 문애린 서울 장차연 공동대표는 “재난 상황에서 제일 피해를 받는 게 장애인인데, 제일 먼저 깍이는 예산도 장애인 복지 예산”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위안과 그리움… 마종기의 詩, 무겁고 차가운 외로움 떨치다

    위안과 그리움… 마종기의 詩, 무겁고 차가운 외로움 떨치다

    마종기 시인은 우리 시단에서 퍽 이채로운 위상을 가지고 있는 분이다. 생애의 많은 시간을 미국에서 살았지만 그는 슬럼프 없이 균질적 시 쓰기를 해 온 모어(母語)의 사제요, 순수 참여의 틀을 넘어 지성적 사유를 통한 위안의 시 쓰기를 지속해 온 서정의 파수꾼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그의 열두 번째 시집 ‘천사의 탄식’이 나왔다. ‘시인의 말’에 “아주 멀고 멀리 산 넘고 바다 건너에 살고 있는 고달픈 말과 글을 모아서 고국에 보낸다”라고 적었던 그 작품들이 실렸다. 30년 동안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일정한 간격으로 귀국해 국내 독자들과 만나고 지인들과 소중한 인연을 이어 왔던 그였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그러질 못했다.시인은 시집 뒤표지 글에서 “시는 사랑의 한 표현 방법이고 체온 나눔이고 생환 훈련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한세상 시를 사랑하며 살았다”라고 했다. 그 세계에 대한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메일과 카카오톡을 동원해 지난날로부터 이번 성과에 이르기까지 귀한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올해는 봄에 귀국하려고 시집 출간도 그렇게 잡아 놓았는데 갑자기 터진 코로나 난리 때문에 귀국을 못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영시집 ‘Forty Two Greens’(마흔두 개의 초록)가 뉴욕의 코드힐 프레스(Codhill Press)를 통해 출간됐습니다.” 거기서도 여전히 그는 현재형의 시인이다.●체온 나눔의 시간들 그리고 사람들 이번 시집에 ‘아내의 꽃’이라는 정갈한 시가 있다. 평생 이국에서의 외로움을 함께해 온 아내에 대한 사랑이 묻어난다. 그에게 아내는 언제나 “따뜻해지고 느긋해져서/ 어깨가 다 가벼워지는” 세월을 나누어 온 반려자일 것이다. “아내는 평범한 여성입니다. 미국에 와서 결혼한 이후 너무 외로워 시를 썼고 서울 친구들에게 발표를 부탁하며 의사 생활을 이어 왔는데 시를 읽어 달라고 할 사람이 없었어요. 아내와는 시에 대해 나누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시인은 자신이 바로 그 외로움 때문에 시를 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영화 ‘패터슨’에도 인용된 의사 시인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시인이 되는 첫째 조건이 외로움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을 되뇌면서, 어쩌면 아내는 좋은 시를 쓰라고 그동안 자신의 시에 관심을 주지 않았는지도 모른다면서 말이다. “그런데 요즘 아내가 제 시를 읽겠다고 합니다.” 두 분의 사랑과 체온 나눔의 시간이 지극한 울림으로 전해져 온다.마종기는 1939년 일본 도쿄에서 아동문학가 마해송 선생과 서양무용가 박외선 선생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학문적, 예술적 역량과 감성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게 틀림없을 것이다. 시인은 미국으로 향할 때 손에 50달러를 쥐어주며 헤어졌던 선친의 급작스런 별세 소식에 서러움과 죄책감을 토로한 적이 있다. “아버지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전형적인 문사셨어요. 청빈한 삶을 기리셨고 가난한 삶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머니는 전형적인 예술가형이셨지요. 단 한 가지 무용에만 몰두하셨던 분이죠.” 청년 마종기는 연세대 의예과에 입학했고, 1959년 1월에 ‘현대문학’ 초회, 이듬해에 완료 추천을 받고 시인이 됐다. 올해는 그러니까 등단 갑년(甲年)이 되는 셈이다. 마종기는 드뷔시나 사티 같은 인상파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의 시도 그 방향으로 가기를 소망했다. 그런데 미국에서 의사로 일하면서 방향이 달라졌다. 우선 살아남아야 했고, 시는 자신에게 먼저 위로가 돼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마종기의 초기시에는, 이국 생활을 예감이라도 한 듯, 처연한 유랑 의식이 암시적으로 드러난다. 시인은 미국으로 거처를 옮긴 뒤에 영원한 떠돎이라는 실존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그에게 시는 천천히 위안과 그리움의 세계로 번져갔다. 그런 세계를 함께해 준 스승은 누구였을까? “한 분이라면 최민순 신부님을 들겠습니다. 가톨릭계에서는 존경받는 영성 신학자셨고 이탈리아어 ‘신곡’이나 스페인어 ‘돈키호테’를 직역해 세간을 놀라게 한 번역가셨지요. ‘현대문학’ 등단 소감도 신부님께 올리는 편지 형식으로 썼지요. 선친 장례 미사도 명동성당에서 친히 챙겨 주셨습니다.” 문인 중에는 박두진 선생을 들었다. 그분의 착하고 조용하신 성정도 좋아했고 그분의 단호한 강골도 좋아했다. 학생 때부터 선생을 따랐고, 그분이 ‘현대문학’에 등단시켜 주셨고, 첫 시집 ‘조용한 개선’(1960) 서문도 써 주셨다. 그렇게 부모님과 스승에 대한 체온 나눔의 기억으로 그는 이국 생활을 견뎌 왔고 지금까지 ‘마종기’일 수 있었으리라.●‘변경의 꽃’에서 ‘아내의 꽃’까지 1965년 공군사관학교 군의관이었던 마종기는 그해 여름 한일국교정상화 반대성명에 이름을 올렸다가 군인은 정치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조항을 위반한 혐의로 심문을 받고 감방에 수용됐다. 기소유예로 풀려난 뒤 미국으로 쫓기듯 나와 산 것이 벌서 55년째다. 그는 1968년과 1972년에 황동규, 김영태와 함께 3인 시집 ‘평균율’을 두 번 펴냈다.“그 친구들과 함께 펴낸 ‘평균율’은 제게 큰 의미가 있지요. 고국을 떠난 게 1966년이었고 5년간 미국에서 수련의로 살아낸 그 시절은 일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고 한편으로는 저를 괜찮은 의사로 만들어 주기도 했어요. 그때 두 친구가 우정의 선물을 준 거죠.” 이번 시집 표지 캐리커처도 김영태가 그린 것이 들어갔다. 언젠가 시인은 “김영태 시인이 보낸 편지가 제일 많더라”고 추억한 적이 있었는데, 그분을 향한 시인의 사랑이 깊게 전해져 온다.1969년에 방사선과 전문의에 합격한 뒤로 그는 의대 교수로서 평화로운 삶을 누린다. 그 과정에서 낸 세 번째 시집 ‘변경의 꽃’(1976)은 이국에서 살아온 이의 떠돌이 의식과 그리움을 담은 결실이었다. ‘변경의 꽃’이야말로 이국에 살던 시인의 초상이 아니었겠는가. 그러고 보니 ‘변경의 꽃’으로부터 그는 ‘담쟁이 꽃’, ‘박꽃’, ‘축제의 꽃’으로 ‘꽃’을 변형해 오다가 이번에 ‘아내의 꽃’에 이른 게 아닌가 싶다. 시인은 가장 아끼는 시집으로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1980)를 들었다. 나도 ‘이슬의 눈’(1997)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시집이다.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 혼돈의 시간을 겪어 정서적으로 시의 도움이 절실하던 때의 시집이라 더 애착이 간다”고 떠올렸다. 한 편 읽어 보자.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바람의 말’) 그 ‘바람의 말’을 넓혀 온 트라이앵글이 의학과 시와 신앙이 아니었을까? ●의사-시인-신앙인 ‘선순환의 삶’ “제 시에서 의학과 신앙이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의사였으니 의학이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것은 자연스럽지요. 신앙 역시 외국에서 살아오느라 더 깊어지거나 흩어졌을지 모르지만 가톨릭 교인으로 60년 살아왔으니까요.” 그는 의학이나 신앙이 시의 모멘텀이 되는 때는 있었지만 가급적 그 몸체가 다 보이는 것은 경계해 왔노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 시집은 조금 달랐다. 시인은 지난봄 원고를 보내고 첫 교정지를 받았는데 팬데믹으로 모든 게 정지되자 다시 찬찬히 원고를 들여다보았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후회가 없겠냐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때 등단 소감에 좋은 믿음의 시인이 되겠다고 썼던 생각이 났고, 몇 편 버리고 서너 편 신앙적 시들을 넣게 됐다고 한다. “의학은 육체의 치유, 시는 정신의 치유, 신앙은 영혼의 치유를 위한 매개체입니다. 그러나 믿음이 좋다고 믿음과 시를 합치면 감동이 떨어지게 되고, 의학과 시도 한쪽으로 기울면 둘 다 역할을 못할 것입니다. 서로 우러르고 가까이에서 아끼는 상태가 돼야겠지요.” 그만큼 ‘의사’와 ‘시인’은 어느 하나가 주(主)가 되고 다른 하나가 종(從)이었던 것이 아니라 마종기에게 상호의존적인 수평적 축이었던 셈이다. 선진 의학을 5년간만 공부하고 돌아가겠다고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틈에 시인은 그 땅에서 반세기 이상을 살았다. 오하이오에서 의사 생활을 마치고 지금은 플로리다로 옮겨 사는 시인은 아들 셋과 손주들이 멀리 살고 있어 1년에 한두 번 만나는 게 전부라고 한다. 평생 고독했지만, 자신의 시에서 위로를 받았다는 분을 만나면 갑자기 자신을 겹으로 싸고 있던 무겁고 차가운 외로움이 다 날아가버린다고 했다. 의사-시인으로 “한길로 살아온 길이 외진 길”(‘이슬의 명예’)이었다지만, 그의 ‘변경의 꽃’으로서의 시작(詩作)은 지금부터 다시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인 마종기’의 생으로 시작될 것이다. 위안과 그리움을 “내 나라도 보이던 따뜻하고 편한 그 색깔”(‘노을의 주소’)에 담은 ‘천사의 탄식’이 보내준 소중한 만남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진보의 금기 깨기’ 정의당… 화답하는 ‘혁신 보수’

    ‘진보의 금기 깨기’ 정의당… 화답하는 ‘혁신 보수’

    정의당 김종철 신임 대표의 ‘연금 통합’ 아이디어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호응하며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진보의 금기 깨기’를 선언한 김 대표와 국민의힘 내 ‘혁신 보수’ 세력이 노동개혁에 이어 연금 통합으로 또다시 정책적 지향점을 공유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공무원연금개혁을 추진했던 유 전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연금 통합을 제안한 김 대표의 최근 언론 인터뷰를 거론하며 “김 대표의 제안에 공감한다”며 “진영을 넘어서 김 대표의 용기 있는 제안에 박수를 보낸다”고 썼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을 국민연금에 통합해 공평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가 연금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에 적자보전을 위해 투입되는 국가 재정이 과도해 역차별을 일으킨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기준 정부가 특수연금 적자보전에 쏟아 넣은 예산은 약 3조 8000억원이었다. 김 대표는 1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연금 통합은) 당연히 다뤄져야 할 의제이기에 (보수진영에서) 반응을 하고 주목한다고 본다”고 반응했다. 다만 그는 “연금 통합 논의는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적 발언권을 열어 준 상태에서 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김 대표는 지난 13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노동개혁 문제를 두고 즉석 정책대담을 진행하며 혁신 보수와 정책 개혁 작업을 함께해 나갈 수 있다는 인상을 줬다. 반면 김 대표는 이날 이스타항공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공정경제 3법도 재벌 눈치를 보며 갑론을박한다”며 민주당의 보수화를 주장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이수진 작가, 첫 번째 전시회 ‘KARMA’ 개최

    이수진 작가, 첫 번째 전시회 ‘KARMA’ 개최

    클래식 성악을 전공한 음악가이자 화가인 이수진 작가의 첫 번째 전시회가 ‘KARMA(인연)’를 주제로 마루아트센터에서 오는 20일까지 전시 중이다. 이수진 작가는 중앙대학교 음악대학과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탈리아 비첸차 국립 음악원, 밀라노 시립음악원을 졸업했다. 제13회 대한민국 환경미술대전(특선), 제22회 한국여성 국제 공모전(특선) 등의 미술전에 참가한 바 있다. 이 작가는 “인연에 대한 깊은 고찰과 함께 수많은 인연과 운명 속에서 풀어야 하는 실타래의 끝은 사랑이라는 점을 작품 속에 표현했다”며 “전시회를 통해 사랑과 헌정, 그리움, 열정에 대한 감성을 음악인이자 미술가의 시선에서 강렬한 색채로 담아냈다”고 말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우리 동네 이거 알아?] 버려졌던 지하공간, 미술관으로 재탄생

    서울 서대문구 홍제역을 지나다 보면 오래된 건물 유진상가가 눈길을 끕니다. 유진상가는 1970년 홍제천을 복개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에요. 그 아래 250m 구간은 반세기 동안 쓸모없이 버려진 죽은 공간이었어요. 서대문구는 ‘2019 서울은 미술관’ 공모사업에 선정돼 그동안 시민들이 지나다니지 못했던 이 지하공간을 8개의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켰어요. 이 지하 예술 공간의 이름은 ‘홍제유연’으로 흐를 유, 만날 연을 써서 ‘물과 사람의 인연이 흘러 예술로 치유하고 화합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비록 이 공간의 시작은 단절이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설치미술작품을 통해 시민 누구나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됐답니다. 홍제유연에는 건물을 받치는 100여개의 기둥 사이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설치미술, 조명예술, 미디어아트, 사운드아트 등 8개의 작품이 있습니다. 옛날 홍제천의 긴 역사 이야기를 빛 그림자로 표현한 설치미술 작품 ‘흐르는 빛_빛의 서사’, 42개의 기둥을 빛으로 연결한 라이트 아트 작품 ‘온기’ 등이 있습니다. 온기를 배경으로 홍제천 물길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는 독특한 경험은 홍제유연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하니 꼭 한번 체험해 보세요. 홍제유연은 매일 12시간(오전 10시~오후 10시) 동안 시민에게 공개되며, 커뮤니티 공간은 24시간 개방됩니다. 이번 주말,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문화 공백을 메우고,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 홍제유연으로 나들이 어떠세요?
  • 한글점자 ‘훈맹정음’ 자료 문화재 된다

    한글점자 ‘훈맹정음’ 자료 문화재 된다

    문화재청은 15일 ‘흰 지팡이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최초 한글점자인 ‘훈맹정음’의 제작·보급 유물과 점자표·해설 원고 등 2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밝혔다. 흰 지팡이의 날은 1980년 10월 15일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시각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제정했다. 훈맹정음은 일제강점기 시각장애인을 가르친 교육자 박두성(1888∼1963)이 1926년 11월 4일 반포한 6점식 한글점자다. 시각장애인이 한글과 같은 원리로 글자를 익힐 수 있도록 고유 문자체계를 만들었다.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은 훈맹정음 사용법 원고, 제작과정 일지, 제판기, 점자인쇄기(롤러), 점자타자기 등 8건 48점이다. ‘한글점자 훈맹정음 점자표 및 해설 원고’는 한글점자 육필 원고본, 한글점자의 유래 초고본 등 한글점자의 유래와 작성 원리, 구조 등을 파악할 자료 7건 14점으로 구성됐다. 문화재청은 “훈맹정음이 창안돼 실제 사용되기 전까지 과정을 통해 당시 시각장애인들이 한글을 익히게 되는 역사를 보여줘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보수단체 불법지원’ 김기춘, 징역 1년 확정...강요 혐의는 무죄

    ‘보수단체 불법지원’ 김기춘, 징역 1년 확정...강요 혐의는 무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해 특정 보수단체를 지원하게 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징역 1년이 확정됐다. 15일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비서실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실장 등은 허 전 행정관과 공모해 전경련이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어버이연합 등 특정 보수단체에 총 69억원가량 지원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다만 김 전 실장 등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에게 1심과 같은 형량을 유지했지만, 1심과 달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당시 “정무수석실의 전경련에 대한 자금지원 요구가 전경련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강압적인 방법으로 이뤄졌다”면서 직권의 남용, 인과관계 요건이 충족됐다고 지적했다. 이후 대법원은 지난 2월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쟁점이 됐던 직권남용죄는 원심과 같이 유죄로 봤지만, 강요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지난 6월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화이트리스트’ 혐의로 구속돼 복역한 일수(미결구금일수)가 이미 선고형인 1년을 초과했기때문에 김 전 실장은 법정구속되지는 않았다. 대법원도 2심판단을 지지해 판결을 확정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문화마당] 피아노, 악기 그 이상의 삶/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피아노, 악기 그 이상의 삶/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 모차르트가 야외에서 협연을 하기 위해 피아노를 운반하는 장면이 나온다. 장정들이 맨손으로 피아노를 어깨 위로 들쳐 메고 거리를 뛰어간다. 악기 특성상 덩치가 크고 무거워 이동에 제약이 많아 피아노 연주자들은 본인의 악기를 들고 다닐 수 없다. 블라드미르 호로비츠를 비롯한 소수의 대가들은 본인 소유의 그랜드피아노를 연주하기 위해 2.74m의 거대한 악기를 비행기에 싣고 도시를 이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연주할 곳에 비치된 피아노를 그대로 사용한다. 상태가 좋건 나쁘건 적응해서 최선을 다해 만들어 내는 것 또한 피아니스트의 숙명이다. 악기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몸만 덜렁 여행할 수 있어 좋겠다고 부러워하는 다른 악기 연주자들의 놀림을 받으면서도, 까다로운 세관을 거치거나 비행기 좌석 하나를 추가로 더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점은 실제로 편하게 느껴지긴 한다. 부피가 큰데 놓을 만한 곳이 없어서, 그리고 무엇보다 아파트에서 이웃에게 폐를 끼칠 수 없어서, 피아노를 집에 들여놓기란 쉽지 않다. 피아노는 악기의 왕으로서 장르를 불문하고 음악을 연주하는 데 가장 기본적이고 근간이 되는 악기이면서도, 너무 생활에 밀접히 그리고 깊숙이 들어와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라서 그런지 우리에게 악기 그 이상의 애틋한 애환이 녹아 있다. 액자와 장식품 선반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분명 가구만 한 부피를 가졌는데도 가구는 또 아니다. 자리만 차지하고 외롭게 방치된 러닝머신이나 헬스자전거처럼 이사 갈 때 고민거리 중 하나로 떠오르기도 한다. 그것들은 게으른 자신 탓을 하면서 버릴 수나 있지. 피아노는 부모님, 나 자신의 어린 시절 그리고 자식들이 생각나게 하는 묘한 인연이 있어 함부로 못 버리고 우리집 부동산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따금 먼지도 떨어 주고 튜닝도 하고 기름칠도 해 주는 자동차와 하는 일은 전혀 다르지만 비슷한 구석이 많다. 소유할 수 있는 고가품 목록에 포함되면서 동시에 보급형 자산이다. 보급형이란 대다수가 사용할 수 있도록 쉽게 얻을 수 있는 품목을 말한다. 달리 이야기하면 사치품목에 들어 있지만 생필품에 가깝다는 말이다. 다른 귀중품이나 미술품과 달리 우리 몸을 직접 움직여 조절하고 조종한다.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르고, 발로 페달을 밟는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오른쪽 페달은 에너지를 태우는 역할을 하고 중간 페달은 에너지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이들을 통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여행하고 체험한다. 아기 장난감 중 인형과 공이 아닌 스스로 무언가 조작할 수 있는 장난감은 피아노가 제일 먼저가 아닐까 싶다. 남자아이들에게도 필수인 장난감 자동차보다 사실 장난감 피아노가 먼저다. 태아는 뱃속에서 촉각과 청각만을 이용해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그리고 무작위적인 자극을 경험한다. 다른 감각은 아직 엄마에게 의존적이다. 갓난아기가 장난감 피아노를 뚱땅거리고 좀더 커서는 피아노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만져볼 수밖에 없었던 운명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악기 그 이상의 본능적 감각, 장난감, 여가용품, 인테리어, 사치품, 보급품, 골동품 등 많은 의미로 우리 삶에 다가온다. 그것이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취업 위주의 교육 때문에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소유의 우선순위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는 점은 대단히 아쉽다. 덩치라도 작았으면 부담 없이 갖고 있을 텐데. 아파트 고층은 날이 갈수록 더 높이 솟아 가는데도 피아노 한 대 놓을 자리가 없어 내어 줘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버리는 것이 미덕이나 감성과 추억은 아무래도 버려지지 않는 것인데.
  • 스파게티 면처럼 후루룩 별을 삼키다…블랙홀의 마술

    스파게티 면처럼 후루룩 별을 삼키다…블랙홀의 마술

    전 세계인과 과학자들이 주목했던 2020년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가 지난주 끝났다. 올해 노벨과학상 수상자와 업적은 여러모로 관심을 끌었다. 예년 같으면 일반인들은 아무리 여러 번 듣고 뜯어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 난해한 업적들이 수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올해는 누구나 한 번쯤은 보고 들은 연구 성과들이다. 키워드로만 본다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C형간염 바이러스’, 물리학상은 ‘블랙홀’, 화학상은 ‘유전자 가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노벨과학상 수상자 8명 중 3명이 여성 과학자였으며 특히 화학상은 노벨상 12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과학자 2명만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로저 펜로즈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은 2018년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를 다시 대중 앞으로 불러냈다. 펜로즈 교수는 호킹 박사와 함께 1965년 ‘특이점 정리’를 발표하면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맞다면 우주에는 반드시 빅뱅과 블랙홀이라는 ‘특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이 때문에 호킹 박사가 살아 있었다면 공동 수상을 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호킹 박사는 유독 노벨상과 인연이 없었던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이론은 걸출하지만 실증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들이 있었는데 이번 펜로즈 교수의 수상으로 이런 평가들이 머쓱해지게 됐다. 어쨌든 펜로즈와 호킹의 연구 덕분에 노벨위원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우주에서 가장 독특한 현상’인 블랙홀 연구가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영국 버밍엄대 중력파천문학연구소, 에든버러대 천문학연구소를 중심으로 16개국 31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별(항성)의 마지막 순간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영국왕립천문학회 월간회보’ 10월 1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유럽남방천문대(ESO)에서 운용하고 있는 초거대망원경(VLT), 신기술망원경(NTT),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라스 쿰브레스 천문대(LCO)의 국제망원경네트워크,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감마선 폭발감시 스위프트 위성을 이용해 지구에서 2억 15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에리다누스좌(座)를 6개월 동안 관측한 결과 ‘조석파괴 현상’(tidal disruption event)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조석파괴 현상을 ‘AT2019qiz’라고 이름 붙였다. 조석파괴는 은하 중심의 초거대 블랙홀에 별이 빨려 들어가면서 극한 중력 때문에 얇고 길게 찢겨져 파괴되는 현상이다. 사람의 몸이나 물체가 블랙홀과 근접하게 되면 블랙홀과 가까운 쪽과 먼 쪽에 작용하는 중력 크기가 다르게 작용하면서 마치 국수가락처럼 가늘고 길게 늘어나게 돼 조석파괴는 블랙홀의 ‘스파게티화’(spaghettification)라고도 불린다. 그러면 블랙홀은 면을 후루룩 흡입하는 ‘면치기’하는 것처럼 물체를 삼키게 된다. 조석파괴 현상은 블랙홀이 별을 흡수하는 동시에 초속 1만㎞ 속도로 먼지와 파편을 내뿜어 블랙홀 주변에 어두운 장막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처음 밝혀냈다. 블랙홀이 가시광선과 전파를 방출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어 왔지만 이번 연구로 물질을 흡수와 분출, 강착이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맷 니콜 버밍엄대 천체물리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초거대질량 블랙홀과 주변의 극한 중력 환경에서 물질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일종의 ‘로제타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중랑을 알려라”… 문화·경제·교육 홍보대사 위촉

    “중랑을 알려라”… 문화·경제·교육 홍보대사 위촉

    서울 중랑구가 변화하는 구의 모습을 대내외에 알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홍보대사를 위촉했다. 중랑구는 지난 13일 오후 구청 앞 구민광장에서 위촉식을 열고 국악인 겸 가수 조엘라, 나도성 한성대 교수, 김순녀 색동회 이사장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14일 밝혔다. 홍보대사는 향후 2년 동안 구 주관행사와 축제에 참여하는 등 중랑구를 적극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주부 경연 TV프로그램 ‘보이스 퀸’ 준우승 출신 가수 조엘라는 중랑구에 거주했던 인연으로 홍보대사에 선정됐다. 구의 주요 축제에 참여해 구를 알릴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재정기획관, 중소기업청 차장 등을 역임한 경제전문가 나도성 교수는 앞으로 지식산업센터, 중랑패션지원센터 등 구의 주요 경제 관련 사업의 자문과 홍보 역할을 수행한다. 김순녀 색동회 이사장은 나래어린이집·유치원 원장으로 40년 넘게 지역 어린이 교육에 힘써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소파 방정환 선생이 창립한 색동회의 13대 이사장으로 구의 교육 정책을 홍보하게 된다. 위촉식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류경기 중랑구청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소규모로 개최됐다. 류 구청장은 “분야별로 조예가 깊고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분들께서 중랑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홍보대사를 맡아 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중랑구의 성과와 자랑거리를 널리 알려 주시고 중랑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문 지식과 역량을 나눠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북한,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추진에 “강경대응” 반발

    북한,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추진에 “강경대응” 반발

    북한이 인권 문제를 다루는 유엔 총회 제3위원회의 대북 인권결의안 추진에 “강경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13일 홈페이지에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지난 7일 제75차 제3위원회 회의에서 한 발언을 공개했다. 김 대사는 “일부 서방 나라들은 악성 전염병으로부터 인류의 생명권 수호에 총력해야 할 이 신성한 유엔 무대를 다른 나라들의 인권상황을 왜곡, 비난하는데 악용하고 있다”며 “결의안은 적대세력들이 정치적 모략과 대결광증의 산물로서 진정한 인권보호증진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수차례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는 허위와 날조, 편견과 적대로 일관된 ‘결의안’을 전면 배격하며 끝까지 강경대응할 것”이라고 했다.이어 미국 등을 겨냥해 “경찰들이 무고한 흑인살해 행위를 일삼고 빈궁과 실업, 살륙과 차별 등 엄중한 인권유린행위들이 제도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는 인권 불모지도 다름 아닌 서방나라”라고 비난했다. 일본을 향해서는 “840만여명 유괴, 납치, 강제연행, 100여만명 대학살, 20만명 군 성노예 강요 등 특대형 반인륜범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대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악성 전염병과 자연재해로부터 인민의 생명안전과 이익을 담보하기 위한 투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우리 식 인권보장 정책과 제도를 굳건히 수호하고 나라의 부강번영을 반드시 이룩하면서 인민들의 행복한 생활과 참다운 인권을 계속 확고히 담보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이스라엘 배우가 ‘클레오파트라’ 역할?…갤 가돗 두고 ‘와글와글’

    이스라엘 배우가 ‘클레오파트라’ 역할?…갤 가돗 두고 ‘와글와글’

    블록버스터 영화 ‘원더우먼’ 출연으로 유명한 이스라엘 출신 할리우드 배우 갤 가돗(35·사진)이 고대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 역을 맞으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아랍권이나 흑인 배우가 아닌 가돗이 클레오파트라로 출연하며 인터넷상에 비판에 제기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돗은 전날 트위터에 ‘원더우먼’ 출연 당시 인연을 맺은 패티 젠킨스 감독이 클레오파트라를 주제로 제작할 새 영화에서 자신이 주연을 맡는다고 밝혔다. 가돗은 새로운 배역에 흥분을 감추지 않았지만,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유대인 혈통인 이스라엘 배우가 북아프리카 혈통의 역할을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제기됐다. 특히 가돗은 2014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폭격했을 때 이를 응원하는 글을 올려 정치적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원더우먼’은 레바논 등 이슬람권 국가에서 상영이 취소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알제리 출신 배우 소피아 부텔라가 ‘클레오파트라’ 역으로 더 적절하다며 “백인이나 이스라엘인이 파라오 역 등을 맡는 것을 보면 정말 역겹다”고 성토했다. 일각에서는 클레오파트라가 그리스 혈통이기 때문에 이번 캐스팅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또 다른 네티즌은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 통치자였지만 그리스인이었다”며 “가돗은 이 배역을 맡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백인 남성 싹쓸이 그만”… 노벨상 새 역사 쓴 ‘여풍’

    “백인 남성 싹쓸이 그만”… 노벨상 새 역사 쓴 ‘여풍’

    올해로 제정 119주년을 맞은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12일 경제학상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 세기가 넘는 동안 노벨상은 학문의 금자탑을 쌓은 이들에게 수여되는 최고 영예로 여겨졌지만 최근 몇 년 새 수상 자격 및 수상자 행적 논란, 명단 유출 등으로 얼룩졌다. 서구 백인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오명도 있었지만 올해는 여성 수상자가 4명으로 전체 수상자 11명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노벨상 개시 이래 여풍이 가장 센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 시상이 시작된 노벨상은 물리학상과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등 6개 분야에 주어진다. 지난해까지 총 919명의 개인과 24개 단체(복수 수상 제외)에 수여됐다. 상금은 올해 기준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 510만원)다. 특출한 학문적 성과 이외에 따라붙는 조건들도 있고, 추천자와 후보 명단은 50년간 공개되지 않는 관행으로 노벨상 선정 과정에는 매년 관심이 집중돼 왔다. 한 분야 최대 3명까지만 수상이 가능하고, 발표 당시 생존해 있어야 한다. 다만 평화상은 단체에 수여되기도 하고, 기준에 들어맞는 후보가 없을 시 건너뛰고 다음해로 넘어가기도 한다. 최종 결정은 번복되지 않으며 자진 추천도 불가능하다.노벨은 유언장에 “국적에 관계없이”라고 남겼지만 역대 수상자들이 실제 학문에 기여한 비중보다 과도하게 서구 백인 남성에게 집중돼 여성, 아시아·아프리카계에 문호가 좁고, 주류 연구 분야가 아니면 외면받는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이른바 학문적 헤게모니에 대한 비판이다. 국가 발전 수준이 학문적 척도와 비례 관계에 있긴 하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가별 수상자를 보면 미국이 383명(2019년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에 올라 있고 영국(132명), 독일(107명), 프랑스(70명), 스웨덴(33명), 러시아(31명) 순이다. 일본이 28명으로 그 뒤를 잇는다. CNN은 10일(현지시간) “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여성은 57명으로 전체의 6%에 불과하고, 흑인은 16명으로 2%가 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학 부문에선 흑인 수상자가 배출된 적이 없다. 마크 지머 코네티컷대 교수는 “인종 다양성 부족의 근본 원인은 노벨상이 아니라 사회 체계에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핵분열을 발견한 여성 유대인 과학자 리제 마이트너는 여러 차례 화학상 후보로 추천됐지만 공동 연구자였던 독일 과학자 오토 한만 1944년 수상해 학계에서 두고두고 논란이 됐다. 인도의 민족운동 지도자로 비폭력운동을 주창한 마하트마 간디는 1937~1939년 3년 연속, 1947년 평화상 후보자로 추천됐지만 서구 열강에 반대하는 식민지 출신을 불편하게 여긴 당시 유럽 분위기 탓에 수상하지 못했다. 천체 물리학 분야가 입자물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상자가 적은 점, 신고전주의 주류 경제학자에게 경제학상이 쏠린 점 등도 마찬가지다. 문학상 분야의 ‘언어 헤게모니’도 지적된다. 역대 수상자의 언어를 보면 영어 30명, 프랑스어 15명, 독일어 14명, 스페인어 11명, 스웨덴어 7명, 중국어 2명, 일본어 2명으로 영어권이 월등하다. 다행히 21세기 들어 수상자 중 여성 비중은 오름세다. 올해는 앤드리아 게즈(물리학),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제니퍼 다우드나(화학), 루이즈 글릭(문학) 등 4명이 호명됐으며 특히 과학 분야에서 여성이 공동 수상한 것은 최초다. 최근 몇 년간은 후보 명단 유출 의혹, ‘미투’ 폭로까지 겹쳐 한바탕 시끄러웠다. 2010년을 전후해 도박 사이트에서 특정 후보자의 베팅 금액이 급증하기도 했고, 2018년엔 선정 기관인 스웨덴 한림원 종신위원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이 명단을 사전 유출한 혐의가 확인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 프로스텐손의 남편이 여성 18명을 성폭행했다는 주장까지 불거지며 결국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지 못하고 이듬해로 미뤄졌다. 수상자들의 자격이나 전후 행적이 구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페터 한트케의 유고 전범 지지 행적이 도마 위에 올랐고, 앞서 2016년엔 반전 음유시인 가수 밥 딜런의 문학상 수상을 놓고 “과연 노랫말이 문학의 범주에 들 수 있느냐”는 찬반 논란이 일었다. 2009년 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우 집권 1년도 안 된 시점이라 ‘구체적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한 바가 무엇인지’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1949년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안토니우 에가스 모니스는 정신병 치료 명목으로 뇌 일부를 잘라 내는 수술을 고안했지만 곧 폐기됐다. 독일 화학자 프리츠 하버는 암모니아 합성법을 발명, 화학비료로 식량 생산 증대에 기여한 공로로 1918년 화학상을 받았지만 1차 세계대전 당시 화학무기 개발·사용을 주장해 ‘화학무기의 아버지’라는 오명을 남겼다. 노벨 평화상은 세계 정치인들이 욕심을 내기 마련이지만 유대인 학살 장본인인 아돌프 히틀러(1939),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1945·1948), 전두환 전 대통령(1988)이 후보로 올랐던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로 남아 있다. 평화상에 대놓고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나란히 내년도 후보로 추천돼 관심이 쏠린다. 앞서 2018년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동 수상 가능성이 각종 도박 사이트에서 점쳐지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평화상을 받은 이로는 시어도어 루스벨트(1906)·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1919),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1978), 김대중 대통령(2000)이 꼽힌다. 반면 소신에 따라 수상을 거부한 이는 2명뿐이다. 1964년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장 폴 사르트르는 “제도권에 편입되고 싶지 않아 모든 공식적 영예를 거부한다”고 밝혀 온 발언을 그대로 따라 상을 반납했다. 또 다른 한 명은 1973년 헨리 키신저 미 국무장관과 함께 평화상에 지명된 레득토 베트남 총리다. 노벨위원회는 베트남전 종결을 이끈 공로로 두 사람을 호명했지만, 레득토 총리는 “내 조국엔 아직 평화가 오지 않았고, 나는 전시 지도자이지 평화의 사도가 아니다”라며 상을 거부했다. 여기에 키신저 장관은 휴전 협상 중 하노이 폭격을 명령해 당시 심사위원 2명이 항의 의미로 사퇴하는 등 상의 의미가 바래기도 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수상 거절을 강요당한 이들은 7명이나 된다. 대표적 사례가 소설 ‘닥터 지바고’로 1958년 문학상을 받은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다. 그는 작품에서 러시아 혁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정부는 물론 모국의 작가 동맹에서도 압력을 받으며 생전 수상이 불발됐고, 사후에야 아들이 대리 수상했다. 중국 인권 운동가 류샤오보는 2010년 노벨상 수상자로 호명됐지만 징역 11년형을 받고 수감 중이어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학계에 충분히 족적을 남겼지만 노벨상과 인연이 없는 인물도 많았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크문트 프로이트를 비롯해 작가 제임스 조이스, 레프 톨스토이, 마르셀 프루스트, 조지 오웰, 마크 트웨인 등은 생전에 노벨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선 올해 과학 분야 최초 수상 여부를 놓고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에게 관심이 집중됐지만 고질적인 기초과학 투자 외면 속에 결국 무산됐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노벨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은 수상자들이 자국에서 상을 받는 TV 중계로 대체되고, 오슬로에서 평화상 시상식만 개최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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