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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잡아야 승기 잡는다’…吳·安 앞다퉈 ‘구애 경쟁’

    ‘윤석열 잡아야 승기 잡는다’…吳·安 앞다퉈 ‘구애 경쟁’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놓고 맞붙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구애 경쟁’에 나섰다.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단일화 경선에서 유력 대권 주자인 윤 전 총장과의 고리를 선점할 경우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보선 이후 야권 재편까지 염두에 둔 모습이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11일 윤 전 총장과의 관계에 대해 “직접은 아니지만 모종의 의사소통이 시작됐다”며 “얼마든지 만나 협조할 수 있고, 앞으로 뜻을 모아 함께 할 일이 참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대권 행보를 하게 된다면 ‘서울시장 오세훈’과 가장 잘 맞을 궁합”이라고 공개 구애를 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길 수만 있다면 윤석열이 괴물이면 어떻고 악마면 어떤가”라며 “윤석열이라도 안고 가서 이 정권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보수 지지층이 국정농단 수사에 주요 역할을 한 윤 전 총장을 ‘원수’에 비유하며 적개심을 드러내자 친박(친박근혜) 실세였던 김 전 의원이 중재에 나선 것이다.국민의당도 윤 전 총장과의 인연을 과시했다. 안철수 후보는 “2016년 초 윤 전 총장이 대구고검에 좌천돼 있을 때 (비례대표 영입을 위해) 여러 고민을 나누고 서로 어떤 사람인지 알 기회를 가졌다”며 “이후 직접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지만 간접적으로 지금 상황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은희 원내대표도 “윤 전 총장이 함께하는 부분에 대해 기대를 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내년 대선에서 윤 전 총장이 ‘제3세력’ 또는 국민의힘 중 어느 쪽 후보로 출마하든 지지율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 윤 전 총장이 제3세력 후보로 출마할 경우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5.3%,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경우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5.2%로 각각 조사됐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당신 딸 아닌 여동생” 경찰 통보에도 믿지 못했다…구미 3세 여아 미스터리

    “당신 딸 아닌 여동생” 경찰 통보에도 믿지 못했다…구미 3세 여아 미스터리

    경북 구미의 한 빌라의 빈 집에서 6개월간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40대 여성이 사실은 친모로 밝혀진 가운데 여전히 사건 곳곳이 의문투성이다. 당초 친모로 알려졌던 20대 여성은 경찰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 듣고도 쉽사리 믿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초 3세 여아를 놔두고 이사한 김모(22·여)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DNA) 검사 결과 친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과수는 숨진 여아와 김씨, 김씨의 이혼한 전 남편 모두 친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검사 결과가 나오자 당혹감에 빠졌다. 이에 2차, 3차 정밀검사와 확인을 거친 뒤 유전자 검사 대상을 확대한 결과 김씨의 친정어머니인 석모(48)씨와 숨진 아이 간 친자 관계가 확인된 것이다. 경찰은 석씨와 딸 김씨가 비슷한 시기에 임신과 출산을 했으며 그 과정에서 석씨가 자신이 낳은 아이와 딸이 낳은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딸을 낳으면서 김씨조차 자신이 키우던 아기가 실제로는 엄마의 딸, 즉 자신의 여동생이라는 사실을 모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경찰이 DNA 검사 결과를 토대로 김씨에게 “숨진 3세 여아는 당신의 딸이 아니고 친정어머니의 딸이다”라고 확인해줬지만, 김씨는 당시 이를 쉽사리 이를 믿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와 아이 사이에 친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과에 유전자 검사 대상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석씨에게) 수사를 더 확실히 하고자 하니 유전자 검사에 동의해달라고 했더니,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은 채 순순히 검사에 응했다”고 말했다. 또 “정상적인 가족 관계가 아니었고, 가족 간에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 여러 사안에서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많았다”면서 “유전자 검사로 결과를 남겨 놓자는 취지에서 (석씨를) 검사했는데 외할머니가 사실은 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렇다면 현재 가장 큰 의문점이자 또다른 범죄 가능성이 있는 지점은 정작 딸 김씨가 낳은 아이의 행방이다. 석씨와 김씨가 비슷한 시기에 각각 출산한 뒤 한 아이는 바꿔치기로 김씨가 키우다 방치해 사망했는데, 다른 아이는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만약 가족들이 김씨의 출산 사실만 안 채 석씨의 출산 사실은 몰랐다면, 그리고 석씨가 두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이 사실이라면, 석씨가 딸 김씨의 아이를 어떻게 했는지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또 가족들이 김씨의 출산뿐만 아니라 석씨의 출산을 알았을 경우 아무도 또 다른 아이의 행방을 찾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문제는 석씨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이다. 석씨는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도 “숨진 아이는 딸이 낳은 아이”라며 자신과 친자 관계가 성립된다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부인하고 있다. 석씨는 11일 오전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도 언론에 “애 낳은 적이 없다”, “숨진 아이는 딸이 낳은 아이”라고 했다. 결국 석씨가 범행을 털어놓기 전에는 딸이 낳은 아이의 행방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석씨의 내연남을 찾아 유전자 검사에 들어갔다. 딸 김씨는 10대 후반에 집을 나가 동거하면서 부모와 사실상 인연을 끊은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같은 빌라의 2층과 3층에 살았지만, 딸과 부모 사이에 별다른 왕래가 없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3세 여아는 김씨가 지난해 8월 초 이사간 지 6개월 만인 지난달 10일 건물주의 요청에 따라 석씨 부부가 김씨가 살던 집을 찾아갔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석씨는 딸이 낳은 아이를 빼돌려 방치한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받게 됐다. 한편 검찰은 지난 10일 김씨를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등 혐의로 기소했다. 자신의 딸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당시 보호자 위치에서 아이를 방치해 굶어 숨지게 한 점에서 살인 혐의를 그대로 적용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죽음을 사색하다… 삶을 사유하다

    죽음을 사색하다… 삶을 사유하다

    독일 유명 예술가 잠든 도로텐슈타트 묘지제임스 터렐의 작품 있는 작은 예배당 북적 한적한 묘지뷰 선호…가족·연인들 쉬어가 “어느 공원으로 갈까?” 카페나 밥집은 아직도(!) 갈 수가 없으니 매번 가는 곳은 공원이다. 집 앞 언덕 위 작은 공원으로 가거나 판코에 있는 뷔거 공원을 가거나, 날이 정말 좋으면 집에서 먼 샤를로텐부르크의 슐로스 파크까지 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간 곳 역시 공원이었다. 사람들도 다 공원으로 모인다. 잘 알려진 공원일수록 사람도 많다. 다닥다닥 앉을 일은 없지만, 가끔 인적 드문 곳으로 가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땐 공원 대신 ‘공동묘지’로 간다. 섬뜩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베를린에선 놀이터 만큼이나 친근한 곳이다. 베를린 도심 안에 꽤 많은 공동묘지가 있다. 그래서 어떤 날은 이렇게 묻는 것이다. “이번엔 어느 묘지로 갈까?”●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도로텐슈타트 유럽의 큰 도시 안에서는 관광 명소를 가듯 묘지를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걸 14년 전 파리에 처음 갔을 때 알았다. 베를린에서 열흘을 보낸 뒤 파리로 갔는데, 친구가 많았던 베를린과 달리 파리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외롭고 심심했다. 몽마르트르 언덕에는 화이트 와인을 병째 나눠 마시는 사람들이 있었고 센 강변엔 키스하는 연인들 천지였다. 처음 간 파리는 로맨틱한 도시였지만, 홀로 여행하는 자에겐 끔찍이 외로운 도시였다. “파리는 이제 절대 혼자 오지 않겠어.” 나는 어금니를 깨물며 중얼거렸다. 그때 머물던 민박집에서 가까운 곳에 ‘페르 라셰즈’란 공동묘지가 있었다. 파리에서 가장 큰 묘지이자 쇼팽, 오스카 와일드, 에디트 피아프, 짐 모리슨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잠든 곳이다. 시내 중심가로 나가기 전 잠깐 들르려고 갔다가 그곳에서 아침나절을 모두 보냈다. 외롭고 기가 죽어 있던 나는 조용하고, 사람도 없고, 아름다운 정원 묘지에서 평온함을 느꼈다. 나 빼고 다 행복해 보이는 파리에서 왠지 조금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그때부터 유럽의 묘지를 가게 되었다. 으스스한 기분이나 두려움은 들지 않았다. 유명한 공원을 찾아가는 기분으로 갔고, 묘지의 대부분은 실제 잘 가꿔진 공원이기도 했다. ‘페르 라셰즈’ 묘지 안에 있는 길이며 이정표, 나무들, 묘비들이 지금도 떠오른다. 모두 속삭이듯 아름답고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베를린의 묘지도 그렇다.베를린에서 가장 먼저 가 본 묘지는 ‘도로텐슈타트’ 공동묘지였다. 당시 머물던 호텔에서 5분 거리에 있어 산책하듯 가볍게 갔다. 1763년에 만들어진 이곳은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다. 18~19세기 독일 당대의 유명 예술가와 학자들이 많이 잠들어 있다. 철학자 헤겔부터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 작가 하인리히 만, 건축가 카를 프리드리히 신켈 등의 묘비를 찾을 수 있다. 유명 인사들의 묘비 앞에는 베를린시에서 수여한 붉은 명예 석판도 박혀 있다. 베를린에서 태어났거나 활동하고 사망한 유명인사들이 이곳에 잠든 것을 영광으로 기린다는 표식이다. 메인 입구의 안내판에는 유명인들의 묘지를 표시한 지도도 있다. 지도에 표시된 25개의 숫자를 보며 유명인들의 묘비를 찾아다닐 수도 있다.각각의 묘비 장식도 아름답다. 고대 로마 스타일의 석관처럼 만들어진 묘부터 대리석이나 화강암에 얼굴 부조를 넣은 묘비, 단단한 오벨리스크, 네오 고딕 양식의 주철로 된 십자가, 소박한 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 세워진 묘비들은 새하얀 대리석에 모던한 사각형으로, 마치 현대 조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람들이 묘비 위에 놓고 간 작은 돌들을 보면 얼마나 존경받고 사랑받는 인물이었는지 가늠이 된다. 도로텐슈타트 묘지는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높은 벽 너머의 다른 부지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다. 독일어의 ‘독’자도 못 알아들으면서 몇 년 전 이곳 예배당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온라인 예약을 해야 했는데, 이유는 예배당 안에 설치된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보기 위해서였다. ‘빛과 공간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당시 새로 보수를 마친 작은 예배당 안을 경건하고 신비로운 빛으로 장식해 놓았다. 이를 보기 위한 사람들의 줄도 길었다. 예배 내용은 하나도 못 알아들었지만, 그림자가 전혀 드리워지지 않는 빛의 구도와 끊임없이 변하는 색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작품은 지금도 설치돼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예배당은 운영을 중단한 상태이지만, 터렐 특유의 빛과 색을 다시 마주할 날이 오면 좋겠다.●베를린 동네마다 있는 다양한 묘지공원 베를린의 묘지를 다니며 느낀 건, 이 도시에선 죽음의 공간이 매우 일상적이란 사실이었다. 동네마다 크고 작은 묘지들이 가까이 있기도 하거니와, 새로 지어진 고급 아파트의 전망이 ‘묘지 뷰’인 곳도 많다. 그렇다고 집값이 떨어지는 일도 없다. 오히려 ‘묘지 전망’의 집이 더 비싸게 팔린다. 앞을 가리는 건물이 전혀 없고 탁 트인 녹음이 내다보이는 전망을 누구나 원하기 때문이다. 수세기를 지나는 동안 베를린의 묘지는 마구 자란 나무들이 울창하고, 작은 숲을 이루는 또 다른 공원이자 유적이 됐다. 사람들은 유모차를 끌고 묘지 안을 산책한다. 점심시간엔 샌드위치를 사 들고 와서 먹는다. 아이들을 풀어놓고 놀게 하고, 10대들은 묘지에 모여 앉아 수다를 떤다. 사랑하는 사람의 묘비 앞에 백합을 놔두는 등 잘 관리되기도 하지만, 더이상 운영되지 않아 공원으로 변한 묘지도 많다. 남자친구와 자주 가는 라이제파크도 딱 그런 곳인데, 우리는 어쩌면 누군가의 잊혀진 무덤 위에 매번 누워 있었는지도 모른다. 도심 한복판에는 여전히 연고도 없이 죽은 군인이나 장교들이 묻힌 묘지가 있는가 하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로는 더이상 무덤을 만들지 않고 추모의 공간으로 유지하는 곳도 있다.가 본 곳 중엔 베딩에 있는 세인트 엘리자베스 묘지도 특별했다. 터키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답게 이 묘지 주변에는 터키인들의 주택이 많았다. 집에서 크게 틀어놓은 흥겨운 터키 음악이 묘지 안까지 쩌렁쩌렁 울렸다. 묘지 안에서는 동그란 안테나가 집집마다 달려 있는 공공주택이 바로 보였다. 걸어 놓은 빨래가 펄럭이고, 터키 아저씨의 고함소리가 들리고, 노란 차양의 발코니가 귀여운 아파트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여름이면 이 묘지에 누워 있는 주인들은 활짝 열린 창 너머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와 주민들의 소음에 분주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묘지 안을 한참 걷다가 빗물을 담아 놓는 커다란 돌 항아리를 보았다. 물 안에 커다란 나무토막이 들어 있었는데 “누가 여기에 나무토막을 빠뜨려 놨지?” 하고 얼른 빼내야 할 것 같은 모양새였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항아리엔 작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물 항아리 안에 새들이 자주 빠집니다. 새들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넣어둔 나무이니 빼지 마세요.” 묘지 안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작은 딱따구리의 딱딱딱 소리와 뾰로롱 하는 방울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 새소리를 들으려 숨죽여 있으면 사위는 조용해지고, 어느새 묘지를 감싸고 있는 고요함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가 보고 싶은 묘지 중엔 베를린 서남쪽에 위치한 그루네발트 묘지가 있다. 그루네발트 숲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나오는 이곳은 베를린에서 오랫동안 ‘자살 묘지’로 불렸다. 처음엔(18세기 말) 하벨강에서 떠내려오는 시신들을 묻는 곳으로 쓰이다 점점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의 시신도 알게 모르게 묻혔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일반 묘지에 묻힐 수 없었다. 어디에서도 이들의 시신을 받아 주지 않았다. 그러다 그루네발트 묘지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의 시신도 받게 되자 스스로 삶을 정리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이 이 근처로 찾아왔다고 한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미국의 전위적인 록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1집 앨범에 여성 객원 보컬로 참여했던 ‘니코’도 이곳에 묻혀 있다. 그는 이른 나이에 자전거 사고로 죽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해 이곳에 묻힌 엄마의 곁에 있기 위해 이곳에 함께 잠들었다.●죽음 때문에 더 빛나는 인생 오랜만에 도로텐슈타트 묘지에 들렀다. 운 좋게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날이었다. 묘지 안의 하얀 자작나무 길을 걸어 묘비 사이로 들어가니 연보라색 크로커스가 한가득 피어 있었다. 낮게 핀 꽃들 속에는 벌써 많은 벌들이 찾아와 윙윙 거렸다. 묘지의 한가운데에서 봄의 생기가 치솟는 순간이었다. 해가 잘 드는 나무 벤치에 앉아 정면에 있는 봉안당을 바라봤다. “나는 죽으면 어디에 묻히게 될까.” 문득 의문이 들었다. 지금은 베를린에서 살고 있지만, 이 도시에서 죽을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어, 혹시라도 남자친구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서울로 돌아갈 것 같았다. 막연히 한국 어딘가에 묻힐 거라 생각하며 지금껏 살아왔으니까. 혼잣말 같은 내 질문에 남자친구는 대답했다.“아니, 돌아가지 않을걸. 그때는 여기에 너의 삶이 있을 테니까. 한국에 돌아가도 부모님은 더이상 계실 수 없을 거고…, 형제자매가 있어도 같이 살진 않을 텐데. 물론 친구들이 있지만 누가 남아 있을지 모르고. 무엇보다 그동안 이곳에서 깊어진 인연들이 있겠지. 이곳 친구들과 가까워지고, 생각지 못한 인연도 생기고 말이야.” 다 늙어서 돌아갔을 때, 반겨줄 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당연한 일일 텐데도 가슴 한켠이 서늘하게 내려앉았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반대로 살아왔다. 서울에 있을 땐 외국에서 살고 싶고, 외국에선 서울을 그리워하고. 가족과 살 때는 독립이 하고 싶고, 혼자 살 때는 엄마 밥을 먹고 싶어 하고. 회사를 다닐 땐 때려치우고 싶고, 그만두고 나면 ‘그래도 그때가 편했지’ 생각하고 등등등.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의 말처럼 “우리는 늘 없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은 무시하고” 산다. “그렇게 삶을 소진하다가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는” 것이다. 이곳의 삶에 좀더 정성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개구리 삶은 그만 살고, 지금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 하루하루를 후회없이 살아야겠다고. 그러면 내가 묻히고 싶은 곳을 그때는 알게 되지 않을까.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한국 여성 CEO 늘고 있지만 3.6%뿐… 미국은 6%

    국내 상장기업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비중이 매년 늘고 있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상장기업의 여성 CEO를 포함한 임직원 수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CEO는 회장과 부회장, 사장, 은행장 등 대표이사급에 한정했다. 2019년 기준으로 여성 CEO 수는 전체 CEO 3187명 가운데 115명(3.6%)으로 집계됐다. 여성 CEO 비중은 2015년 2.8%, 2016년 3.1%, 2016~2017년 3.1%, 2018년 3.5%, 2019년 3.6%로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 비정부기구(NGO) ‘카탈리스트’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S&P 500(미국 주요 대형기업 500개) 기업의 여성 CEO 비중은 6.0%로 국내보다 2.4% 포인트 높았다. 국내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과 여직원 수도 꾸준히 늘긴 했지만 증가 폭은 미미했다. 여성 임원 비중은 2015년 3.0%에서 2019년 4.5%로 4년 사이 1.5% 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이 4.5%의 절대 수치는 1314명 정도에 불과했다. 여성 직원 비중 역시 2015년 24.7%에서 2019년 25.6%로 고작 0.9% 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편 여성 임원 비중이 높은 업종은 ‘교육서비스업’(16.4%),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9.9%),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임대서비스업’(7.8%) 순이었다. ‘건설업’(1.8%), ‘운수·창고업’(3.2%), ‘금융·보험업’(3.7%), ‘제조업’(4.0%)은 대표적인 ‘남성 임원의 업종’으로 조사됐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윤석열과 정동영 끈끈, 김한길과는 문자 주고받아”

    “윤석열과 정동영 끈끈, 김한길과는 문자 주고받아”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하자 마자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1위에 오르는 등 윤석열 전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정동영, 김한길 등 주로 비문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과의 인연에 눈길이 쏠린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2019년 8월 윤 전 총장이 신임 총장에 오르면서 당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을 만나 했던 말을 돌이켰다. 윤 전 총장은 신임 인사차 정 전 대표를 찾아 “여주지청장 시절 검찰에 사표를 내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정동영 대표님 등 여러분 만류 등을 참고해 참았다”고 말했다. 또 정 전 대표의 최적의 검찰 수장이란 말에 “오래전 검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조그만 일을 한 것뿐인데, 과찬을 해줘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화답했다. 당시 윤 전 총장은 검찰 선배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예방했으나, 황 대표는 회의실에 윤 총장이 먼저 도착해 기다리도록 했다. 다른 인사들의 예방 때와 달리 인사치레도 없이 자유한국당이 고소, 고발한 사건들이 검찰에서 유야무야됐다는 ‘쓴소리’만 들었다.황 전 대표는 윤 전 총장 사퇴 다음날 “나라로부터 큰 혜택을 받은 내가 이렇게 넋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다”며 정계 복귀를 예고했다. 전날에는 윤 전 총장을 정치검사라고 몰아붙이는 여권을 맹비난했다. 앞서 2013년 윤 전 총장은 여주지청장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란 유명한 말을 남겼다. 조 의원은 “현직검사의 국감 증인 출석 성사 가능성을 쉽게 예상하지 못해 막판까지 ‘진짜 이뤄질까’란 얘기가 돌았다”면서 “국감 전날 민주당(야당) 대표 김한길은 ‘국감에서 증언이 나오면 즉시 국감을 중단한다.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총력 투쟁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의 증언이 나오자 김한길 전 대표는 의원총회를 열었고, “오직 진실을 밝히기 위해 거대한 권력에 맞서 외롭게 싸워온 수사팀 검사들이 있었다”며 윤 전 총장의 즉각적 수사팀 복귀를 요구했다. 윤석열과 김한길, 정동영의 친분은 2013년 국감 때 비롯됐다고 조 의원은 주장했다.이어 “야당 당수 김철의 아들로, 정치권의 대표적 책사인 김한길은 제도권 바깥에서 계파, 정파, 정당과 관계없이 여러 사람 목소리를 듣고 있다”면서 “‘반문(反文)’이 고리”라고 강조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친문의 계파주의를 비판하다 2016년 1월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사퇴 이후 김한길과 막역한 사이인 정대철 전 의원이 “정동영과 통화해봐요. 윤석열과 아주 끈끈하니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정 전 의원은 “김한길 움직임을 잘 봐라. 윤석열과 문자 주고받는 걸 직접 여러 번 봤다”고 했다고도 부연했다. 정 전 의원과 윤 전 총장의 인연의 고리는 박영수 특검이라고 조 의원을 설명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검사 시절부터 윤 전 총장을 이끌어왔고, 정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 때 ‘검사 박영수’를 대통령비서관으로 추천한 인연으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윤석열의 검찰총장 사퇴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면서 “윤석열이 김한길, 정동영 등 비문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계개편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쓸쓸히 떠나보낸 청춘스타…배우 이지은 사망에 애도 물결

    쓸쓸히 떠나보낸 청춘스타…배우 이지은 사망에 애도 물결

    ‘느낌’·‘젊은이의 양지’ 등 활약2000년 결혼 이후 활동 중단1990년대 인기 드라마에서 활약했던 배우 이지은(50)의 사망 소식에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전날 오후 8시쯤 서울 중구의 자택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가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씨는 함께 지내던 아들이 군에 입대한 후로 자택에서 홀로 생활했다. 현재까지 이씨 자택에서 외부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이씨한테서도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씨의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검토하고 있다. 이지은의 사망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매력 넘치던 배우”, “보이시한 매력이 돋보였던 배우”라며 그를 추억했다. 또 “잘 살고 있나 궁금하던 배우”, “유니크한 매력이 있었는데 안타깝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1994년 KBS 특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지은은 김민종, 손지창 등이 출연한 KBS 드라마 ‘느낌’(1994)과 ‘젊은이의 양지’(1995)를 통해 청춘 스타로 인기를 모았다. 이후에도 ‘며느리 삼국지’(1996), ‘컬러’(1996), ‘왕과 비’(1998) 등에 출연했으며 영화 ‘금홍아 금홍아’(1995), ‘러브 러브’(1998), ‘파란 대문’(1998) 등에도 출연했다. 특히 ‘금홍아 금홍아’는 제34회 대종상영화제 여우신인상, 제6회 춘사영화예술상 새얼굴연기상, 제16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제15회 영평상 신인연기상 등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지은은 2000년 벤처 사업가와 결혼하며 이후 활동을 중단했다. 2007년 9월 방송된 tvN ‘이뉴스’에서는 이지은이 어린이 미용실을 운영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최근 근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미얀마 군부가 제재를 비웃는 이유, 직접 소유한 문어발 기업들

    미얀마 군부가 제재를 비웃는 이유, 직접 소유한 문어발 기업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는 특이한 관광 명소가 있다. 실내 스카이다이빙 센터다. 흔히 군대에서 낙하산 강하 훈련을 하듯 날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두 팔을 벌려 자유로이 낙하하는 듯한 체험을 즐기는 이들 가운데 극소수만이 이곳이 미얀마 군부가 돈을 대는 비밀 사업체란 사실을 알고 있다고 영국 BBC가 9일 전했다. 땃마도(Tatmadaw)로 불리는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10년 민주 선거로 아웅 산 수치 국가고문이 집권한 뒤에도 여전히 국가예산을 틀어쥔 채 나라를 좌지우지해왔다. 그리고 문어발식 확장을 하는 과거 우리 재벌처럼 비밀 사업체를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운영해 왔다. 민간 기업인들이 “마피아가 지배하는 시칠리아섬” 같은 여건이라고 말하며 민주개혁을 주창하는 이들은 “군대가 참호로 돌아가야만” 진정한 개혁이 이뤄진다고 말하는 까닭이다. 땃마도가 기업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1962년 네윈의 사회주의 쿠데타 때부터 시작됐다. 몇년 동안 군부대들은 자족 기능을 갖추도록 요구받아 지방기업체에 돈줄이 되는 것이 권장됐다. 이런 관행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1990년대 군부가 운영하는 두 개의 재벌이 창업해 국영자산의 민영화에 참여했다. 미얀마 경제협력(MEC)와 미얀마경제지주유한회사(MEHL)가 은행, 광산, 담배, 관광 등에 빨대를 꽂았다. MEHL은 아예 군인연금을 관리한다. 여러 군 지도자들과 가족이 막대한 이득을 챙겼고, 과거 제재의 대상이 됐다. 이번 쿠데타를 지휘한 민 아웅 흘랑 장군의 아들 아웅 파에 소네는 비치 리조트 등 여러 기업과 국영 텔레콤 업체 미텔(Mytel)의 최대 주주 가운데 한 명이다. 이들 군부 기업의 정확한 자산 규모는 평가하기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민주 개혁에도 군부 사업의 위력은 막강하며 쿠데타는 이들의 금융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미얀마 군부가 소수민족 로힝야인들을 탄압했던 2019년 나온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수입은 인권 유린에 대한 면죄부를 사는 데 쓰였다. MEHL의 구조와 금융 내역은 지난해 1월 이 그룹 자체 보고서와 버마 정의와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활동가들이 유출한 보고서에 공개돼 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쿠데타에 참여한 여러 지도자들을 비롯해 현역 군인이 전체 주주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전현직 땃마도 인사들이다.1990년부터 2011년까지 MEHL은 주주들에게 166억 달러(약 19조원)를 배당할 정도로 수지가 좋았다. 군부는 이 회사 주식을 미끼로 충성을 강요하고 빼앗아 보복하곤 했다. 이번 쿠데타 이후 미얀마 시민단체들은 군부의 사업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재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나아가 군부 재벌기업을 해체해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정부는 군과 정부 인사에 대한 신규 제재와 함께 세 군데 광산채굴 업체를 새롭게 제했다.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등은 특정 타깃을 노린 제재를 도입했지만 아직 어떤 나라도 군부 재벌기업을 직접 겨냥하고 있지 않다. 이렇게 약한 제재에 자신감이 커진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와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무자비한 총구를 겨누고 있다. 하지만 땃마도는 이미 해외 투자자로부터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일본의 맥주 제조사 기린은MEHL과의 수지 맞는 사업계약 두 건을 철회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기업인 림 칼링은 역시 같은 재벌과의 담배회사 설립 투자 계획을 취소했다. 미얀마인들은 군부와 연결된 보석 가게와 담배 브랜드에 대한 보이콧에 들어갔다.이와 별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다른 회원국이 땃마도를 비난하는데도 중국과 러시아는 내정간섭이라며 반대해 안보리 차원의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 군부 역시 지나친 중국에의 의존을 벗어나 일본과 대만 기업을 불러들여 투자를 늘리고 서구 기업들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한다. 과거 태국처럼 국제무대에서 일정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이 다소 뒤늦게 미얀마 쿠데타를 규탄하고 더 이상의 무자비한 진압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천명한 일은 잘한 일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미얀마 군부를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우리 기업도 고민할 대목이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현대중공업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현대중공업이 참여한 미얀마의 안다만해 가스전 3단계 사업의 수익이 미얀마 군부의 수중에 들어가는지 파악해 사실로 확인되면 사업 철수를 검토하는 등 미얀마 군부의 돈줄을 차단하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우승만큼 뜨거운 MVP 경쟁… ‘월클’ 김연경이냐 ‘소영 선배’ 이소영이냐

    우승만큼 뜨거운 MVP 경쟁… ‘월클’ 김연경이냐 ‘소영 선배’ 이소영이냐

    프로배구 여자부 리그가 종반의 끝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정규리그 우승뿐 아니라 최우수선수(MVP)의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여자부에서 MVP는 통상 리그 우승팀에서 배출된다. 프로배구 출범 원년인 2005년 당시 3위팀인 현대건설 정대영(한국도로공사)이 프로 초대 MVP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정대영은 비우승팀에서 나온 유일한 MVP로 기록돼 있다. 우승 가능성은 각각 두 경기를 남긴 흥국생명과 GS칼텍스에 있다. 흥국생명이 남은 두 경기를 모조리 이겨 자력으로 우승하면 ‘월드 클래스’ 김연경(33)이 MVP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농후하다. 김연경의 아성에 도전하는 선수가 GS칼텍스의 ‘소영 선배’ 이소영(26)이다. 이들은 팀의 주장으로서 공격을 주도하는 분위기 메이커로, 팀의 우승 경쟁만큼이 MVP를 향한 경쟁도 치열하다. 김연경은 V리그에서 이미 MVP를 3차례 수상한 관록의 베테랑이다. 2005~06시즌 신인선수상을 받은 그해부터 2007~08시즌까지 내리 3차례 MVP로 선정됐다. 김연경은 9일 현재 28경기 106세트에서 621점을 수확했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득점 5위, 토종 선수로는 최상단에 올라 있다. 서브는 세트당 0.29개로 1위에 올라 있다. 공격성공률은 46.2%로 1위, 리시브 효율도 35.6%로 11위를 기록됐다. 공수에서 고루 활약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재영, 다영 자매가 학폭을 시인하면서 코트를 떠난 이후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격려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26점을 올리면서 추락하던 팀의 분위기를 반전시켜 그 진면목을 보였다.GS칼텍스의 이소영도 이번 시즌 리그 MVP 트로피가 욕심 난다. 2012~13시즌 프로 무대에 진출하면서 신인선수상을 거머쥔 그는 2018~19시즌 1라운드, 그리고 이번 시즌 5라운드에서 MVP로 뽑혔다. 하지만 정규리그 MVP와는 인연이 없다. 이소영의 올 시즌 성적은 괄목할만하다. 429득점으로 김연경, 이재영, 박정아(한국도로공사)에 이어 국내 선수 4위에 올라 있다. 공격 성공률은 41.4%로 토종 가운데 김연경 다음이다. 리시브 효율은 41.7%로 5위를 기록해 리베로 수준의 그물망 수비를 자랑한다. 득점과 공격성공률에 김연경에 미치지 못하지만 팀이 우승한다면 MVP를 노려볼만하다. 정규리그 MVP는 언론사 투표로 결정된다. 신인선수상은 2020~21시즌 드래프트 2순위로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 이선우(18)가 독주하고 있다. 올 시즌 15경기 20세트에 출전해 25점을 올렸다. 한편 포지션 별로 최고의 선수를 뽑는 ‘베스트 7’은 선정 방식 탓에 안갯속이다. 베스트 7은 기록 40%에다가 언론사 40%, 전문위원 10%, 각팀 감독과 주장 10%의 비율로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감독과 주장은 자기팀 선수에 투표하지 못한다. 포지션 별로는 레프트와 센터는 각 2명, 라이트와 세터, 리베로는 각 1명을 선정한다. 빛나는 역할을 아니지만 팀을 패하지 않게 하는 수비와 리베로 전담 선수들에 대한 비율이 낮아 다소 아쉽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해리 부부 빈손으로 美에 왔을 때 집과 경호원 내준 이는 타일러 페리

    해리 부부 빈손으로 美에 왔을 때 집과 경호원 내준 이는 타일러 페리

    해리 영국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처음 미국으로 건너왔을 때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맨션과 자신의 경호원들을 선뜻 내준 이는 흑인 억만장자 타일러 페리(51)라고 털어놓았다. 부부는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BS와 다음날 영국 ITV를 통해 방영된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의 2시간 독점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왕실과의 관계를 끊고 빈손이 된 자신들의 거처를 마련해준 사람이 페리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캐나다 서부 뱅쿠버 섬에 있던 집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어 머무를 곳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계획 없이 (무작정)” 미국에 왔다고 했다. 마클은 “우리는 살 집이 필요했는데 그(페리)가 집은 물론 경호원까지 쓰라고 제의했다. 해서 우리는 숨쉴 여력을 갖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캐나다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누군가 다른 이의 집이라면 경호원들이 (따로 고용하면 비용이 엄청 나) 없어질 것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 “갑자기 서광이 내게 비친 것이었다. ‘잠깐만, 국경이 닫힐 수 있어, 경호원들이 없어지겠네, 이 록다운(봉쇄)이 얼마나 갈지 누가 알겠어, 세상은 우리가 있는 곳을 다 알아, 이건 안전하지 않아, 우리는 아마도 이런 상황을 벗어날 필요가 있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둘은 나중에 캘리포니아에 머무르다 몬테치토의 집을 사 지금껏 머무르고 있다. 입지전적인 미디어 재벌인 페리는 어떤 이유로 해리 왕자 부부에게 집과 경호원을 제공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고 영국 BBC는 8일 전했다. 음식점 종업원에게 엄청난 팁을 건네거나 빈곤층에 식료품을 통크게 기부하는 행동 등으로 눈길을 끌곤 한다. 영화 제작자 겸 코미디언, 배우, 프로듀서, 극작가 등 여러 직함을 갖고 있다. 그의 영화와 TV 쇼들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사이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마디아(Madea) 영화사를 소유하고 있으며 직접 쓴 각본을 연출하고 연기하는데 심지어 할머니 역할까지 거뜨니 소화해낸다. 2015년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영화 촬영 도시로 거듭나게 하겠다며 1.33㎢의 부지에 영화 스튜디오를 세우기도 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몇달 전에는 자신이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오랫동안 함께 해왔으며 하나뿐인 자녀의 엄마인 제릴라 베켈레와 헤어져 싱글이 됐다며 새로운 인생의 장이 펼쳐진다고 알렸다. 해리 왕자 부부가 6개월 정도 신세를 진 페리의 맨션은 지난해 5월 초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페리가 2004년 430만 달러를 주고 8만 9000㎡ 대지를 매입해 지은 침실 8개와 욕실 12개가 딸린 2200㎡ 넓이의 저택이다. 이들 부부와 페리는 안면을 트지 않았는데 윈프리가 다리를 놓아 인연을 맺었다는 보도가 당시 나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세계 여성의 날, 빵과 장미/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세계 여성의 날, 빵과 장미/이동구 수석논설위원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서 여성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군경의 총격으로 사망한 ‘태권 소녀’ 치알신(19)을 비롯해 무릎을 꿇고 평화시위를 호소한 수녀에 이르기까지 시위 참가자의 절반 정도가 여성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군부의 무자비한 총격으로부터 희생자를 보호하기 위해 미얀마 여성들이 전통 통치마인 ‘타메인’을 시위 현장에 내걸고 있다. 타메인이 걸린 빨랫줄 밑을 통과하면 행운과 권력을 잃는다는 속설에 따른 것이다. 타메인 시위는 군경의 시위대 체포와 진압을 잠시라도 늦춰 보려는 미얀마 여성들의 간절함이자 여성의 영향력을 상징하는 의미가 되고 있다. 어제는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여성에게 빵과 장미를 나눠 주는 행사가 각국에서 열렸다. 빵은 남성과 비교해 저임금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뜻하는 것이다.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세계인이 다 함께 노력하자는 뜻깊은 날이다. 우리나라는 작가 나혜석 등이 중심이 돼 1920년부터 여성의 날을 기념해 왔으나 공식적으로 국가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것은 2018년이다. 불과 4년 전의 일이다. 유엔이 이날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화한 것이 1977년이니 무려 31년이나 뒤늦은 기념일이다. 올해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 주제는 ‘여성의 리더십, 코로나 세상에서 평등한 미래 실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SNS를 통한 축사에서 “한국은 이 분야에서 매우 부끄러운 수준입니다”라고 밝혔다. 여성이 사회 각 분야에서 동등한 권리를 가지지 못하고 경력단절 등으로 여전히 각종 차별을 겪고 있음을 토로한 것이다. 실제 한 연구소가 국내 주요 30개 대기업의 1999년과 2019년 남녀 성비, 평균 보수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남녀 불균형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0개 대기업의 직원 성비는 1999년 남성 100명 중 여성 15명꼴이었으나 2019년은 20명꼴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30개 대기업 중 여성 고용 비율이 50%를 넘는 기업은 단 두 곳에 불과했다. 남성과 여성의 보수 격차 또한 개선되지 않았다. 1999년 여성의 급여는 남성의 65.8%였고, 20년이 지난 2019년에도 66.7%에 불과했다. 같은 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결혼과 육아에 따른 경력단절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방해한다”는 내용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비교,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여성의 날을 맞아 다시금 일깨워 주는 한국 여성들의 현실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느끼는 한국 여성들의 각종 차별 또한 민주화를 갈망하는 미얀마 여성들의 목마름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부끄럽지 않은 여성의 날을 향해 파이팅! yidonggu@seoul.co.kr
  • 또 벼랑 끝, 송인서적

    또 벼랑 끝, 송인서적

    ●국내 2위 서적도매 업체… 새 주인 찾을 수 있을지 주목 한국서점인연합회(한서협)가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국내 2위 서적 도매상 인터파크송인서적의 공동 인수자 모집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청산까지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기중(삼일문고 대표) 한서협 콘텐츠위원장은 8일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청산 가치는 현재 35억원에 이른다. 현재 한서협이 20억원 정도를 출자하고, 독자들과 작가, 출판사 등에서 국민주주 형태로 1억원 이상을 모았다”면서 “나머지 14억원 이상을 낼 인수자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5~50위 지역 중소 서점이 모인 한서협은 컨소시엄 ㈜보인을 꾸려 인터파크송인서적 구제에 나섰다. 서울회생법원에는 지난달 25일까지였던 인터파크송인서적의 회생 계획안 제출기한을 한 달 연장해 달라고 요청해 놨다. ●“판매망 활용하면 흑자 전환 문제없을 듯” 문제는 인수 이후 흑자를 낼 수 있느냐다. 송인서적은 1997년과 2017년 두 차례 부도를 냈다. 인터파크가 2017년 송인서적을 인수했을 당시 200억원의 부채 가운데 출판사가 탕감한 금액이 무려 130억원에 이른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의 2018년 매출은 254억원, 영업손실은 21억원이었다. 2019년에는 매출이 403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영업손실은 14억원으로 줄었다. 출판계는 이런 상태였다면 올해쯤 손익분기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인터파크는 지난해 6월 회원 출판사나 서점 등에 예고 없이 법원에 기습적으로 기업회생 신청서를 내 물의를 빚었다. “독서량 감소에 따른 서적 도매업 환경 악화와 오프라인 서점 업계의 대형 서점 쏠림 현상이 심화했고, 회생 절차 이후 영업력의 타격을 회복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는 이유였다. 업계가 보는 인터파크송인서적의 흑자 수준은 연매출 500억~600억원 수준이다. 연매출이 1500억원 규모인 한서협이 인터파크송인서적을 인수한 뒤 이를 활용한 판매망을 구축한다면 흑자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서점 살아남도록 시장 구조 개선해야 한서협은 또 현재 대형 서점과 출판사 위주 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대안을 내세울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교보문고나 예스24 등과 같은 대형 서점에 통합전산망을 구축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중소형 서점에 관해서는 현재 별다른 이야기가 없다는 지적이 서점가에 이어지고 있다. 현행 60% 수준인 공급률을 대형서점이 50%까지 요구하는 등의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인 측은 이에 대해 9일 간담회에서 공급률을 일정하게 맞추는 방안 등으로 지역 서점에 활기를 주는 내용 등을 제안할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검찰, 대통령 주문대로 LH 땅 투기 의혹 수사 가능한가

    검찰, 대통령 주문대로 LH 땅 투기 의혹 수사 가능한가

    문재인 대통령은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한 첫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 블라인드에서는 투기 의혹과 관련된 LH 직원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려는 취재에 “개인정보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내용의 내부 통신망 내용이 공개돼 논란을 낳고 있다.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수사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주도로 이뤄지는 것을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검찰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사실상 검찰의 수사 참여를 주문한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체 조사로 시간을 끌고 증거인멸하게 할 것이 아니라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과거에는 이런 사안은 수사를 즉각 개시하지 않았는가”라며 “LH 직원을 전수조사할 게 아니라 ‘돈 되는 땅’을 전수조사하고 매입자금을 따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실명보다 차명거래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신도시 개발계획 보상 계획을 정밀 분석해 돈이 될 땅을 찾아 전수조사하고 거래된 시점, 단위, 땅의 이용 상태를 분석한 뒤 자금원 추적을 통해 실소유주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올해부터 시행된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범죄 등 6개 분야로 제한 축소됐다. 이중 공직자범죄의 경우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법관, 검사, 4급이상 공무원, 공기업 임원 등이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독직폭행 등의 범죄를 저질러야 검찰의 수사범위에 포함된다. 부패범죄는 4급 이상의 공직자여야 하고 뇌물범죄의 경우 액수가 3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은 부패범죄나 공직자범죄에 포함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는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검사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엄격히 따지면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에 포함되는 6대 범죄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며 “수사권 조정 이전 국면이었다면 대검에서 특별수사본부를 꾸려서 대대적으로 수사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검사 출신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는 범죄 내용상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의 6대 중요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여론이 아무리 원하더라도 이번 사건에 검찰이 투입되어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게끔 법·제도가 바뀌어 버렸다”고 언급했다.현재 정부는 해당 의혹이 불거진 뒤 총리실과 국토교통부 등이 포함된 정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수사권이 없어 차명거래나 미등기 전매 등 불법행위를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정세균 총리는 이날 오전 남구준 국수본부장으로부터 ‘부동산 투기 특별수사단 운영방안’을 보고 받은 뒤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정세균 총리가 무슨 자격으로 LH 부동산 투기 사건에 불법적 수사 지휘를 하는가?”라고 따진 뒤 정권 편향성 없는 인물이 지휘하는 독립적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정답이라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국수본은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수사기관인데 민주당 대표 출신의 정 총리가 마치 자신의 하부 조직인 양 국수본부장을 불러 직접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지시를 하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매우 정치적인 현안일 수밖에 없는 이번 사안에 대해 민주당 정치인인 정세균 총리가 수사 정보를 취득하고, 지휘하는 건 현행 법규상 있을 수 없는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창룡 경찰청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에 근무했고, 당시 시민사회수석이 문 대통령이었던 인연으로 초고속 승진을 했으며,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고교 후배인 등 독립성 및 중립성과 거리가 멀다고 비난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인터파크송인서적 인수 막바지...“14억만 더...”

    인터파크송인서적 인수 막바지...“14억만 더...”

    한국서점인연합회(한서협)가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국내 2위 서적 도매상 인터파크송인서적의 공동 인수자 모집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청산까지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기중(삼일문고 대표) 한서협 콘텐츠위원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청산 가치는 현재 35억원에 이른다. 현재 한서협이 20억원 정도를 출자하고, 독자들과 작가, 출판사 등에서 국민주주 형태로 1억원 이상을 모았다”면서 “나머지 14억원 이상을 낼 인수자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5~50위 지역 중소 서점이 모인 한서협은 컨소시엄 ㈜보인을 꾸려 인터파크송인서적 구제에 나섰다. 서울회생법원에는 지난달 25일까지였던 인터파크송인서적의 회생 계획안 제출기한을 한 달 연장해 달라고 요청해 놨다. 문제는 인수 이후 흑자를 낼 수 있느냐다. 송인서적은 1997년과 2017년 두 차례 부도를 냈다. 인터파크가 2017년 송인서적을 인수했을 당시 200억원의 부채 가운데 출판사가 탕감한 금액이 무려 130억원에 이른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의 2018년 매출은 254억원, 영업손실은 21억원이었다. 2019년에는 매출이 403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영업손실은 14억원으로 줄었다. 출판계는 이런 상태였다면 올해쯤 손익분기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인터파크는 지난해 6월 회원 출판사나 서점 등에 예고 없이 법원에 기습적으로 기업회생 신청서를 내 물의를 빚었다. “독서량 감소에 따른 서적 도매업 환경 악화와 오프라인 서점 업계의 대형 서점 쏠림 현상이 심화했고, 회생 절차 이후 영업력의 타격을 회복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는 이유였다. 업계가 보는 인터파크송인서적의 흑자 수준은 연매출 500억~600억원 수준이다. 연매출이 1500억원 규모인 한서협이 인터파크송인서적을 인수한 뒤 이를 활용한 판매망을 구축한다면 흑자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서협은 또 현재 대형 서점과 출판사 위주 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대안을 내세울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교보문고나 예스24 등과 같은 대형 서점에 통합전산망을 구축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중소형 서점에 관해서는 현재 별다른 이야기가 없다는 지적이 서점가에 이어지고 있다. 출판사가 서점에 책을 공급할 때 받는 현행 60% 수준의 공급률을 대형서점이 50%까지 요구하는 등의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인 측은 이에 대해 9일 간담회에서 공급률을 일정하게 맞추는 방안 등으로 지역 서점에 활기를 주는 내용 등을 제안할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자치광장] 질 바이든과 은평 진관사의 인연/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자치광장] 질 바이든과 은평 진관사의 인연/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 간 통화를 시작으로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한미동맹이 한 차원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은 서울 은평구 진관사와 깊은 인연이 있다. 질 바이든은 2015년 1박 2일의 짧은 방한 기간 중 첫 일정으로 진관사를 방문했다. 여성의 권익 신장에 관심이 많던 질 바이든은 비구니 사찰 진관사에 들러 한국의 전통문화를 접했다. 질 바이든은 장독대를 둘러보고 녹차와 떡, 과일을 들면서 여성교육을 주제로 차담을 나눴다. 진관사는 고려시대에 지어진 1000년 고찰로 세종대왕 시절 한글 창제를 위한 장소였으며 일제강점기 항일운동과의 관련성, 콩류를 베이스로 한 사찰음식 등으로 유명한 곳이다. 한(韓)문화와 우리 역사가 담긴 그 자체로 경쟁력 있는 ‘한류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백악관 셰프 샘 카스가 진관사 사찰음식의 조리법을 배우고 돌아간 적이 있었는데 그 뒤 카스로부터 진관사를 추천받은 질 바이든이 방문했던 것이다. 진관사는 한국의 대표적인 사찰로서 국제 문화교류의 장이 되기에 충분한 곳이다. 은평구는 2019년 세계기자대회 한국방문행사를 진관사에서 유치하는 등 진관사의 국제적인 역할에 항상 관심을 갖고 함께해 왔다. 다가오는 봄 진관사에서 문을 열 한문화국제체험관은 사찰음식?다도?명상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과 전통문화 전시?공연으로 우리 문화를 배우고 싶은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진관사를 비롯한 북한산성마을 일대와 한옥마을은 한문화체험특구로 북한산이라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다양한 전통문화를 함께 품고 있어 한문화국제체험관이 들어서면 서북권의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질 바이든은 진관사 비구니 스님들과 따뜻한 포옹을 하며 ‘꼭 다시 방문해 한국의 사찰음식을 맛보고 싶다’고 얘기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진관사가 그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발판 삼아 민간외교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을 기대해 본다. 앞으로도 은평구는 진관사를 비롯한 한문화체험특구, 불광천 방송문화거리 등 도시에 문화를 입히는 작업을 지속할 것이다.
  • 대기업 64%상반기 채용‘0’…머나먼 청년고용의 봄

    대기업 64%상반기 채용‘0’…머나먼 청년고용의 봄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7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3.6%는 올해 상반기 중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방침이거나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시기 조사에서 채용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한 기업이 41.3%였던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청년 고용시장이 더 심하게 얼어붙어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채용 계획이 ‘0’이라고 답한 기업들은 ‘국내외 경기 부진’(51.1%)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이어 ‘고용 경직성’(12.8%), ‘필요직무 적합 인재 확보 곤란’(10.6%), ‘인건비 부담 증가’(8.5%) 등을 꼽았다.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 가운데 채용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답한 기업은 50.0%였고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30.0%, 줄이겠다는 기업은 20.0%였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 대신 수시 채용에 관심을 보였다. 신규 채용보다 수시 채용을 활용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76.4%로 전년 조사 대비 9.7% 포인트 늘었다. 수시 채용만 하겠다는 기업도 38.2%나 됐다. 더불어 최근 채용시장 트렌드 전망을 묻는 질문에도 가장 많은 29.1%가 ‘수시 채용 비중 증가’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한경련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110개 기업이 응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靑민정수석 5명 중 3명 감사원 출신… 독립성 훼손

    靑민정수석 5명 중 3명 감사원 출신… 독립성 훼손

    청와대와 감사원의 ‘회전문 인사’가 감사원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후임으로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을 임명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임명된 민정수석 5명 중 조국(교수 출신)·신현수(검사 출신) 전 수석을 제외하고 김조원·김종호 전 수석에 이어 김진국 수석 등 3명이 모두 감사원 출신이다. 김조원·김종호 전 수석은 감사원 사무총장을, 김 수석은 감사위원을 지냈다. 감사원은 대통령 직속기관이지만 정치적 중립과 직무상 독립을 보장받는 헌법기관이다. 권력과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다. 헌법에서 감사원장과 감사위원의 임기를 각각 4년으로 보장한 것도 정권 눈치를 보지 말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이번에 김 수석의 청와대 직행을 놓고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중립성이 부여된 감사원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7일 “국회와 정부를 견제해야 할 사법부 출신의 김형연·김영식 등 현직 판사가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간 것을 놓고 삼권분립의 근간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감사원의 최종 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 멤버인 감사위원이 청와대로 가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 들어 유독 감사원 출신 인사의 민정수석 기용이 많아진 것은 문 대통령의 검찰에 대한 불신에서 기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근본적으로는 독립성이 생명인 감사원의 위상에 대한 여권의 전반적인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19년 4월 문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해외 이주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로 시끄러울 때 정작 감사원은 감사 실시 여부에 ‘침묵’하고 있을 당시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에서 “감사원에서 감사할 걸로 알고 있다”고 답해 감사원 독립성 침해 논란이 빚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해 2월 최재형 감사원장과 만나 ‘적극행정’을 논의한 것도 감사원에 대한 몰이해로 인한 부적절한 행보였다. 김조원·김종호 전 수석은 각각 노무현·문재인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후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금의환향’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 감사원 출신 공무원들이 청와대 비서관으로 갔다가 다시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승진하는 것도 감사원의 독립성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 출신 한 인사는 “대통령과의 인연 등으로 승진 인사가 이뤄지면 서릿발 같은 기강이 필요한 감사원 조직 문화를 퇴행시키고,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코드 감사’를 할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청와대 민정수석 5명 중 3명 감사원 출신…감사원 독립성 훼손 논란

    청와대 민정수석 5명 중 3명 감사원 출신…감사원 독립성 훼손 논란

    청와대와 감사원의 ‘회전문 인사’가 감사원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후임으로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을 임명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임명된 민정수석 5명 중 조국(교수 출신)·신현수(검사 출신) 전 수석을 제외하고 김조원·김종호 전 수석에 이어 김진국 수석 등 3명이 모두 감사원 출신이다. 김조원·김종호 전 수석은 감사원 사무총장을, 김 수석은 감사위원을 지냈다. 감사원은 대통령 직속기관이지만 정치적 중립과 직무상 독립을 보장받는 헌법기관이다. 권력과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다. 헌법에서 감사원장과 감사위원의 임기를 각각 4년으로 보장한 것도 정권 눈치를 보지 말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이번에 김 수석의 청와대 직행을 놓고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중립성이 부여된 감사원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7일 “국회와 정부를 견제해야 할 사법부 출신의 김형연·김영식 등 현직 판사가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간 것을 놓고 삼권분립의 근간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감사원의 최종 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 멤버인 감사위원이 청와대로 가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현 정부 들어 유독 감사원 출신 인사의 민정수석 기용이 많아진 것은 문 대통령의 검찰에 대한 불신에서 기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근본적으로는 독립성이 생명인 감사원의 위상에 대한 여권의 전반적인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19년 4월 문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해외 이주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로 시끄러울 때 정작 감사원은 감사 실시 여부에 ‘침묵’하고 있을 당시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에서 “감사원에서 감사할 걸로 알고 있다”고 답해 감사원 독립성 침해 논란이 빚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해 2월 최재형 감사원장과 만나 ‘적극행정’을 논의한 것도 감사원에 대한 몰이해로 인한 부적절한 행보였다. 김조원·김종호 전 수석은 각각 노무현·문재인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후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금의환향’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 감사원 출신 공무원들이 청와대 비서관으로 갔다가 다시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승진하는 것도 감사원의 독립성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 출신 한 인사는 “대통령과의 인연 등으로 승진 인사가 이뤄지면 서릿발 같은 기강이 필요한 감사원 문화를 퇴행시키고,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코드 감사’를 할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중소기업중앙회 정회원 가입

    지난 3일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회장 김오연)가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의 정회원이 됐다. 이로써 장차 경영지도사와 기술지도사들의 전문 컨설팅 혜택을 받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이하 지도사회)는 정회원 가입의 목적을 “코로나-19 위기 이후 변화하는 경제환경에서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와 다양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사업 관련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중소기업,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안정적 발전과 경영 선진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자격사인 경영지도사·기술지도사 회원의 단체인 지도사회는 1986년 설립 후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와 지식서비스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지도사회는 작년 4월 ‘경영지도사 및 기술지도사에 관한 법률’ 제정에 이어 이번에 중앙회 정회원까지 되면서 명실상부 중소기업 조력 전문 법정단체로서의 입지를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지도사회는 관련 지원기관과의 협력 확대, 중소기업협동조합 지원사업 등 중앙회 추진 사업에 협력, 정부와 국회에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대한 의견 개진, 경제계와 정부 주요 인사들과의 교류 확대 등의 사업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오연 회장은 “이번 중앙회 정회원 가입을 계기로 중소기업 전문가기관으로서 정부정책의 연구과제 개발을 주도하고, 중앙회 23개 연합회, 938개 조합, 575개 회원조합, 70,890명의 조합원, 지원기관과 함께 참여하는 중소기업 지원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면서, “중소기업 지원 포럼·정책자문단과 R&D 기획지원단 활동을 추진하고 경영지도사와 기술지도사의 위상 강화와 업권을 확대하여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와 더불어 경제 4단체로 불리는 중앙회는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시책에 따라 1962년에 설립된 ‘중소기업 권익 대변 기관’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EPL엔 바디 K리그엔 동규…4부 득점왕 1부 상륙작전

    EPL엔 바디 K리그엔 동규…4부 득점왕 1부 상륙작전

    작년 K4리그 득점왕 활약에 1부 계약“개막전 전반 소화… 순식간에 지나가실수 아쉽지만 내 장점 살려 경쟁할 것데뷔골·10경기 출장·국가대표 꿈꿔요”유동규(26·인천 유나이티드)는 프로축구 K리그1의 늦깎이 신인이다. 동료들은 지난해 K4리그 득점왕이었던 그를 ‘한국의 제이미 바디’라 부른다. 바디는 잉글랜드 8부 리그에서 시작해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득점왕까지 차지한 입지전적인 선수다.유동규는 지난달 28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2021시즌 개막전에 깜짝 선발 출전해 전반을 소화하며 감격의 데뷔전을 치렀다. 유동규는 4일 “45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면서 “감독님의 귀띔을 받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는데도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살짝 떨렸다. 집중하려 했다”고 돌이켰다. 최전방 공격수로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줬지만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렇다고 자신감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공간 패스가 들어왔을 때 저도 모르게 뒤로 접어버렸던 장면이 생각난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과감한 돌파 등 제 장점이 나오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재진, 정조국 등을 배출한 대신고에서 공 좀 찰 줄 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K리그 그라운드를 밟기까지 먼 길을 돌아와야 했다. 대학 진학에 실패했지만 좋아하는 축구를 계속하고 싶었다. 2014년 신생팀 의정부FC 유니폼을 입고 K3리그에서 뛸 기회를 잡았다. 22경기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했다. 준수한 성인 무대 신고식이었다. 이때 만난 외국인 코치가 인연이 되어 세르비아 2부리그에 도전했다. K리그 외인 전설 데얀이 한때 몸담았던 FK베자니아에서 뛰었다. 시행착오 속에 선발, 교체를 오가며 19경기에서 10골 6도움으로 연착륙했다. 어린 나이에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이국 생활은 버거웠다. 2016년 국내로 돌아와 K리그에 다시 도전하려 했는데 5년 룰에 묶였다. 아마추어 선수가 곧바로 해외 팀에 입단한 경우 5년간 K리그 등록을 금지하는 규정이다. 지금은 폐지됐다. K3 고양시민구단을 거쳐 신생팀 양평FC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내셔널리그 강호 대전코레일(현 K3 대전한국철도)에 합류했다. 그러나 적응에 실패하며 처음 쓴맛을 봤다. 지난해 구민 축구단 FC남동의 창단 멤버로 K4에서 뛰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5골(3도움)으로 득점왕에 올랐다. 여세를 몰아 지난겨울 입단 테스트를 통해 인천과 인연을 맺었다. 유동규는 “매년 겨울이면 힘들었다”면서 “그래도 내가 잘하기만 하면 언젠가 어디서 쳐다봐주지 않을까 다시 마음먹고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리그에 왔다고 해피엔딩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했다. 기회가 얼마나 주어질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10경기 이상 뛰며 인천의 비상을 거들고 싶다. 어서 빨리 데뷔골도 넣고 어시스트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유동규는 “처음엔 낯설었는데 진짜 한국의 바디가 되어야 겠다는 각오가 생겼다”면서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하는 데 국가대표도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건반 위 처음 만난 ‘네 손’…밀고 이끄는 형제 환상곡

    건반 위 처음 만난 ‘네 손’…밀고 이끄는 형제 환상곡

    와이셔츠 맨 윗단추를 푼 형과 넥타이를 꽉 조여 맨 동생은 무대로 나오는 걸음걸이부터 건반을 오르내리다 쉼표에 멈추는 손동작까지 모든 게 달랐다. 형제자매가 있는 관객이라면 더욱 고개가 끄덕여졌을 진짜 형제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3일 피아니스트 임동민·임동혁 듀오 리사이틀이 열린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기는 그래서인지 조금 더 다르게 느껴졌다. 소중하고 특별하지 않은 무대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무려 25년 만에 형제가 한 피아노에 앉는 모습을, 그들이 한껏 성숙해진 지금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다. 1996년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콩쿠르에서 나란히 1, 2위를 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형과 동생은 2005년 쇼팽 국제콩쿠르 공동 3위로 더욱 존재감을 굳혔다. 그러나 이들이 같은 무대에 선 것은 1997년과 2006년, 2014년 세 차례뿐이었고, 함께 곡을 연주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어릴 때 ‘젓가락 행진곡’조차 함께 치지 않았다고 한다.‘쇼팽 콩쿠르 스페셜 갈라 콘서트’라는 제목을 덧댈 만큼 쇼팽과 인연이 깊은 형제는 각자 쇼팽 작품으로 개성을 소개했다. 먼저 임동혁이 녹턴 8번과 발라드 1번을 특유의 섬세하고 예리한 연주로 풀어내 객석의 설렘을 한껏 끌어올렸다. 스케르초 1번과 3번을 연주한 임동민은 자유롭고 에너지가 넘쳤다. 어딘가 투박한 느낌이 들 만큼 무심한 타건이 놀랍도록 세심하고 따뜻한 반전을 줬다. 마지막 음을 치는 동시에 피아노에서 일어서는 것도 자유로운 연주 스타일과 닮았다. 연주를 하기 전 손수건으로 건반을 닦아 내고 끝나면 옷매무새를 다듬는 임동혁과는 또 확연히 달랐다. 슈베르트 ‘네 손을 위한 환상곡’으로 드디어 한 피아노에 앉은 형제는 가족의 특성을 제대로 드러냈다. 서로의 단점을 무섭게 꼬집으면서도 다른 누구보다도 장점도 잘 아는 것처럼, 굳이 서로 칭찬하지 않지만 남들 앞에선 추켜세워 주는 것처럼 각자의 강점과 매력을 적절히 버무렸다. 임동혁이 퍼스트를 맡아 섬세하게 선율을 이끌었고 임동민은 묵직한 듯 따뜻하게 높은음들을 감쌌다. 이어 라흐마니노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2번 중 로망스와 타란텔라로 시너지가 더욱 화려해졌다. 다름이 조화를 이뤄 가는 과정이 참신한 긴장을 줬고, 변화를 거듭하는 리듬만큼 다채로웠다. 앙코르로 연주한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3악장은 두 형제가 지난 시간들을 흐뭇하게 돌아보듯 발랄하게 호흡을 잘 맞췄다. ‘찐’형제이기 때문에 더 어려웠을 시간들을 무대로 풀어낸 두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박수가 오래 이어졌다. 형제의 여정은 대구(5일), 부산(6일), 인천(7일), 서귀포(9일), 광주(14일)로도 이어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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