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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집 낭만 친구들 1호 아랫집 사는 장닭 끈스탁

    우리집 낭만 친구들 1호 아랫집 사는 장닭 끈스탁

    창문을 내다보니 슬렁슬렁 우리 집 향해 걸어오는 녀석이 있었다. 집으로 향하는 골목은 텅 비어있고, 옆집 개는 묶여 마구 짖어대고, 우리 집 개는 창문에 매달려 한참 짖어댄다. 요즘처럼 고양이가 많으면 저리 쉬이 다니지 못할 텐데 녀석은 거칠 것 없이 여유를 부리는 것이었다.인적 없는 골목에서 골목을 걷는 자가 주인이라는 듯 풍채 좋은 녀석은 위풍당당하게 올라와 슬쩍 옆집을 들어가 살피더니 불쑥 우리 집 대문 안으로 들어왔다. 풀을 휘적휘적, 꽃밭을 콕콕! 텃밭을 뒤적뒤적 기웃기웃 그러다 후르르 햇볕 좋은 자리에 가서는 깃털 정리하며 멋을 내는 것이다. 어머나~ 멋진 손님이네 하며 구경 좀 하려 창문을 여니 걸음아 날 살려라 마구 도망가는 녀석. 아랫집 사는 수탉이다.매일 들어와 집을 탐색하여 그 모양 구경하자고 하면 잽싸게 줄행랑치는 녀석. 집에 닭장 만드는 걸 알고 저러나 빈 마당 혼자 독식하듯 묶인 개들 희롱하고 늙은 개 무시하며 껄렁대며 다니니 이보다 희한한 풍경은 처음 보는지라 쫓아내기보다 언제 오나 기다리게 하는 것이다.그렇게 한량인 양 다니던 녀석이 다급해지고 절절해지는 계기가 생겼으니 우리 집에 암탉 네 마리가 들어온 다음부터이다. 아침에 닭들 밥 주러 나서면 벌써 와서 기다리고, 훠이~훠이~ 쫓아도 기어이 닭장 앞에서 암탉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비가 와도 그 비 맞으며 닭장 문 앞을 지키니 슬쩍 문 열어줄밖� �. 당연히 지 집 인양 서둘러 들어가는 녀석. 우리야 장닭이 생겨 좋은데 그 집에서 찾는 거 아닐까 싶어 아랫집 가서 전후 사정 얘기를 하니 원래 그렇게 동네 돌아다니던 닭이었다며 사료까지 챙겨주려 하기에 고맙다고 인사하고 백숙해 드시라 닭 사다 드렸다.그리하여 장닭 한 마리에 알만 낳는다는 늙은 암탉 4마리, 그리고 다시 알 품을 암탉 2마리 더해 7마리가 한 식구 되었다. 닭장 안이 복닥복닥 하더니 식구 느는 건 일도 아니었다. 병아리들이 크는 건 순간이고 어느새 닭들이 닭장을 가득 채워가며 맞이한 첫 겨울. 극심한 한파 예보에 걱정되어 닭장 안 바닥에는 왕겨를 두툼하게 깔아주고, 둘레는 비닐을 두 겹으로 해서 바람막이해주었다.다행히 닭들은 겨울이 되어도 달걀 놓기를 멈추지 않았는데 조류독감 소식이 들려왔다. 논밭 건너 산자락 양계장에 왔다 하고, 이어 마을에서 키우는 닭들을 살처분 했다는 소식이 우리 집에도 전해졌다. 어떠한 증상도 없이 여전히 달걀 놓고 활발하게 노니는 닭들. ‘끈스탁’과 ‘검은발’, ‘날랭이’, ‘분홍부리’, ‘새댁닭’과 ‘여시닭’ 그들의 병아리들. 그리고 무시로 닭장 안에 드나들며 사료 먹는 참새, 박새, 오목눈이들....고민이 깊어지니 지인의 조언과 이장님의 보이지 않는 배려, 이런저런 상황을 물어보고는 동네 발생지와 거리 확인해보겠다는 담당검역 직원과 통화로 살처분을 피할 수 있었다. 봄은 어찌 그리 더디게 오던지. 그렇게 그 겨울을 넘긴 닭들을 5마리만 남겨놓고 정리했지만, 여전 건강하게 잘 살아 있다. 이제 다시 맞이할 겨울. 혹한이 몰려온다 하는데 조류독감 걱정 없이 잘 넘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는 아름다운 가을날이다.글 그림: 신가영 작가
  • 침수된 어선에서 선원 4명 구조

    해경이 운항 중 침수된 어선에서 선원 4명을 모두 구조했다. 23일 부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4분쯤 군산시 어청도 남동쪽 12㎞ 해상에서 “어선 기관실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해경은 7.93t급 어선 1척에서 선장 B(68)씨 등 승선원 4명을 모두 구조하고 해수 유입을 차단했다. 기관실에 반쯤 차 있던 바닷물도 배수펌프를 이용해 선박 밖으로 퍼냈다. 이후 해경은 사고 지점으로부터 18㎞가량 떨어진 선단선까지 A호를 인양했다. 조사 결과 엔진 열을 식히기 위해 선박 안으로 바닷물을 끌어오는 역할을 하던 냉각 호스가 파손돼 기관실에 물이 찬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은 B씨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기억할게” “늦어서 미안해”… 노란 리본, 마지막 인사

    “기억할게” “늦어서 미안해”… 노란 리본, 마지막 인사

    설치 3년 7개월 만에 기억 속으로 마지막 날까지 추모객 발길 이어져 건물 철거한 후 상징물 남기기로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해 온 전남 진도 팽목항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가 3일 철거됐다. 팽목항 분향소 철거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4년 5개월, 분향소가 설치된 지 3년 7개월, 세월호가 인양된 지 1년 5개월 만이다. 세월호 참사 초기 수습의 거점이자 아품의 상징인 이곳 분향소에는 전국에서 오는 추모객의 발길이 뜸해지긴 했어도 아직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팽목항 합동분향소가 이날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미뤘던 걸음을 옮긴 추모객의 방문도 종일 이어졌다. 경남 하동에서 팽목항을 찾은 한 추모객(55)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사진 앞에서 “바쁜 일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야 찾아왔습니다. 늦어서 미안합니다”라고 추모했다. ‘별이 되어 빛나라’, ‘항상 잊지 않을게’ 등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담은 추모의 글귀를 방명록에 남긴 또 다른 추모객은 빛바랜 노란 리본을 어루만지며 팽목항 분향소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세월호가족협의회는 선체 인양과 해저 수색이 끝나면 팽목항 분향소를 정리하겠다는 진도군민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유가족 30여명은 이날 오후 6시부터 팽목항 분향소에서 마지막 헌화와 분향, 묵념을 한 후 희생자의 사진을 하나씩 내렸다. 유가족들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말없이 손으로 훔쳐 내며 멍한 표정으로 비어 가는 분향소를 지켰다. 사진과 유품은 안산 4·16 기억저장소로 옮기고, 분향소 내·외부 추모 조형물은 2021년 팽목항 인근에 문을 여는 국민해양안전체험관에 보존할 계획이다. 컨테이너 두 동을 이어 붙인 분향소 건물은 이달 말까지 철거한 뒤 그 자리에 상징물을 남길 예정이다. 유가족은 팽목항 분향소 정리에 앞서 선체 인양 과정을 지켜봤던 동거차도 초소도 지난 주말 철거했다. 팽목항에 자리한 합동분향소는 진도군과 시민의 도움으로 2015년 1월 14일 문을 열었다. 기다림의 등대가 서 있는 팽목항 방파제와 함께 오랜 시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을 보듬고 추모객을 맞이했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미스터 션샤인을 따라간 안동의 두 정자

    미스터 션샤인을 따라간 안동의 두 정자

    드라마에서 눈에 익숙한 풍경이 어딘지 궁금하던 차에 역사다큐에 연산군과 무오사화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만휴정이라는 이름이 번뜩 떠올랐다. 스파트폰으로 “만휴정”을 검색해보니 ‘미스터 션샤인’ 촬영장소라는 제목으로 우르르 정보가 쏟아진다. 같은 안동에 ‘고산정’도 함께 나온다.실제로 그 경치가 신선놀음하기 딱 좋은 곳이라 두 정자를 소개하는 것도 괜찮다 싶어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평일 낮시간에 갑자기 가려니 동행을 못 구해 혼자 청승을 떨었다. 우리 전통조경은 마치 바람이 씨를 뿌린 듯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 그 대표적인 곳이 창덕궁의 후원이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순리라 분수를 만들지 않았다. 나무와 꽃은 땅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제 위치라 분재를 만들지 않았다. 우리 건축물 중 자연 속에 있는 정자는 조경에서 나무의 위치가 그렇듯 그렇게 자연스러운 위치에 지어졌다. 자연과 완벽하게 조화되어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을 듯한 위치에 앉아있다. 그래서 그 정자에 가지 못해도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큰 아쉬움이 없다.안동에 있는 두 정자 역시 산을 오르다 멀리서 보고 지나쳐도 자연 속의 일부라는 느낌을 주는, 마치 화룡점정을 찍은 듯하다. 만휴정(晩休亭)은 글자 그대로 느지막이 쉬는 정자다. 무오사화로 친구 김종직과 제자들을 잃은 후 청렴과 강직함으로 많은 정적이 생겨 각종 모함으로 출사와 파면을 반복하던 보백당 김계행이 낙향해서 70이 넘어 지은 정자다.이이와 이황의 계보를 따라가면 김종직이 있고 김계행은 김종직과 뜻이 제일 잘 통하는 친우며 학문적 교류도 많았으니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고 이이와 이황에게도 그의 영향이 있었으리라. 소나무와 바위가 많아 송암계곡이고 만휴정 아래의 폭포이름 또한 송암 폭포다. 폭포의 아래쪽에서 보면 마치 낙수장(미국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설계한 폭포위의 집)을 연상시킨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기 5분 후에 송암폭포를 만난다. 멀리서 보기 아까워 계곡으로 내려가면 폭포 위에 떠 있는 듯 정자가 하나 보인다. 그 순간 관심은 폭포에서 정자로 옮겨간다. 50여 미터를 더 오르니 만휴정으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소박하게 숨어있다.만휴정이라는 푯말이 없어도 폭포와 너럭바위가 궁금해서 들어가 볼 수밖에 없는 진입로다. 진입로를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나무에 가려졌던 풍경이 드러나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예쁜 또 하나의 폭포가 보이고 폭포 아래 계곡을 건너는 날렵한 다리와 건너편 정자가 한눈에 들어온다. 누구라도 영화를 찍고 싶을 만한 경관이다. 다리 앞에 서니 난간도 없이 겨우 한 사람 지나갈만한 반듯한 통나무 다리는 마치 대문에 꽂힌 듯 방향성이 뚜렷하여 망설임 없이 발을 내딛게 한다. 좀 여유가 생기는 것은 다리의 끝이 대문과 살짝 비켜있고 몇 단을 올라 서서 문이 있다. 아마도 의도적으로 여유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드라마속 유진초이가 고애신에게 ‘나와 같이 러브하지 않겠냐’는 대사가 너무 잘 어울리는 곳이라 화면 속에 잘 녹아들어 있다. 좁고 높은 다리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에 대한 암시가 있는 듯하다. 김계행이 내려다보며 두 젊은이의 사랑이 시작되는걸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겠다 싶다.정자 자체는 소박하다. 소박한 주인공이 예뻐 보이는 걸 방해하지 않을 만큼 간결한 다리를 만든 사람은 참 배려심이 많은 사람일 듯하다. 정자는 정면이 여덟자 세 칸 합이 스물네자 7.2m에 측면 역시 여덟자 두 칸 열 여섯자 4.8m의 소박한 정자다. 여섯 간 중 뒤 협간 두 간이 방이고 네 간은 마루며 정면 세간은 기단 없이 기둥을 지반에 직접 내려 누각의 효과를 높였다. 뒤로 돌아가 정자에 오르니 물소리 새소리에 주변은 온통 녹색이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폭포가 보이고 왼쪽에는 폭포에서 떨어지기 직전 겁에 질린 물줄기가 바위 뒤로 숨는 것이 보인다. 뒤의 양쪽 협간에 방을 꾸몄다. 앞뒤 간 두 개의 대들보에 동자주를 얹어 가운데 기둥을 건너지르는 종보를 건 조금 색다른 양식이다. 평일 낮시간에도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것을 보니 이제 방안에 비가 새어 흉한 모습은 곧 고쳐지겠지 싶다.고산정은 이황의 제자 금난수가 지은 정자로 그 절경에 시가 저절로 나오는 곳이라 스승인 이황을 비롯한 많은 학자가 이곳을 찾아 함께 시를 짓고 학문적 교류를 하던 곳이다. 가송마을을 지나니 작은 다리가 하나 놓여 있다. 다리를 건너 왼편으로 하천을 따라 가다보면 고산정의 왼쪽 면이 보인다. 정자 옆의 절벽과 강의 풍경에 정자가 살짝 파고들어 제 집인양 앉아있다. 가송마을과 낙동강 가송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으며 청량산을 오르는 길목에 위치한다. 자연석 축대를 높이 쌓아 정자를 만들었다. 전면 세 칸에 측면 두 칸의 정자에 왼쪽 후면은 처마 밑을 달아내었다. 정자의 마루는 높지 않고 마루의 모든 변을 판문으로 막았다. 강 건너 적벽바위 옆 정자는 그 풍경을 더 아름답게 한다. 자연 속에 짓는 건축은 이런 것이다. 자연경관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녹아들어 하나가 되는 건축이어야 한다. 많은 화가가 고산정의 풍경을 그렸으며 정자 안에는 이황을 비롯한 당시 내 노라 하는 문호들이 이곳에서 쓴 시들이 걸려 있다. 이 정자 역시 같은 드라마에 종종 등장하는 곳이다. 강 건너 나루터에서 애신과 유진이 배를 타고 가마로 출발하는 곳이다. 이곳과 가마터로 나오는 만휴정은 실제 한 시간 거리지만 드라마에서는 마치 고산정이 만휴정인 듯 보인다.칸 수는 전면 세 칸에 측면 두 칸이라 멀리서 보면 만휴정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한 간의 폭이 조금 넓고 뒤 간의 한쪽 방을 처마 밑으로 달아내었다. 전면의 판문을 열면 강이 보이지만 문이 없는 만휴정에 비하면 개방감이 떨어진다. 두 정자를 보면서 우리 건축문화유산이 현대의 문화를 만나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니 고마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의 장소를 찾아낸 제작진의 심미안에 박수를 보낸다. 안동에 있는 이황의 묘역을 찾아 인사하는 것으로 두 정자의 기행을 마친다.글: 최세일 한건축 대표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절두산 성지 찍고, 한강 군함 보고… 뱃길 따라 만나는 양화진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절두산 성지 찍고, 한강 군함 보고… 뱃길 따라 만나는 양화진

    양화진, 근현대사 서울 뱃길의 관문 효령·월산대군이 위세 떨친 망원정엔 18세기 장빙업·빙어선 발전사 오롯이 천주교신자 순교…‘다크투어’ 명소로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6회 양화진(한강의 밤풍경) 편이 8월의 마지막 주말인 지난 25일 진행됐다. 혹서기를 피해 밤에 실시한 5회의 여름야행이 이번 회에서 막을 내리고 다음달 1일부터는 토요일 오전 10시로 환원된다. 폭염과 태풍이 지나간 한강의 노을은 곱디고웠다. 걷기 좋은 계절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던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양화진 곳곳을 누볐다. 이날 투어는 집결장소인 합정역 7번 출구를 출발, 절두산 성지~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역~양화대교~망원정~난지생명길~서울함 공원~망리단길 코스로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해설을 맡은 신수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와 싹싹함으로 투어단을 이끌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24명의 참가자들은 “귀뿐 아니라 눈도 호강하는 코스”, “한강에 군함이 전시된 걸 처음 알았다”, “늘 가보고 싶었던 양화진묘역을 참배할 수 있어 좋았다”, “망원정 정자의 야경이 인상 깊었다” 등등 호평을 쏟아냈다.●망원정 정자의 야경… 눈도 호강하네 양화진 나루 주변 마을이 마포구 합정동과 망원동이다. 양화진은 인천 제물포나 강화를 오갈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나루였다. 경인선 기찻길이 놓이기 전까지 서해와 서울을 잇는 최단거리 뱃길의 관문이었다. 근현대사에서 제물포항과 서울역 그리고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처럼 서울과 세계를 연결하는 항구였다. 양화진은 한강진, 용산, 서강, 마포와 함께 5대 나루(津)이면서 한강진, 송파진과 더불어 3대 군사기지(鎭)였다. 이름 그대로 버드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아름다운 나루였다. 양안에 자리잡은 잠두봉(절두산)과 선유봉(선유도)이 상상할 수 없는 천하절경을 이뤘다. 실학자 성호 이익은 “중국 사신이 산수가 아름다워 노닐 만한 곳을 택해 배를 띄운 곳이다. 나라의 문인과 시인들이 또한 따라가서 화답하곤 했다. …양화나루, 선유봉, 잠두봉, 망원정이 가장 이름난 곳이다. 중국에까지 전해졌기에 천하의 사람들도 동방에 이러한 기이한 볼거리가 있음을 알게 됐다”고 절찬했다. 서울미래유산인 양화대교가 놓인 곳이 옛 양화나루이다. 이 지역 한강을 양화강이라고 불렀다. 양천현감을 지낸 겸재 정선이 그린 ‘양화환도’, ‘금성평사’, ‘선유봉’에 18세기 중엽 양화강 주변 풍경이 담겨 있다. 망원정(희우정)도 지척이다.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라고 노래한 월산대군의 시조 중 추강이 바로 망원정에서 바라본 풍광이다. 그러나 양화진의 지역 정체성은 장빙업과 빙어선 운영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한강의 얼음을 캐서 저장했다가 파는 장빙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조선 초부터 얼음은 먼바다 어장에서 잡아온 생선을 싱싱한 상태로 보관, 먹을 수 있게 한 핵심 도구였다. 서울의 어물전으로 들어가는 생선에는 반드시 양화진의 얼음이 필요했다. 생선과 젓갈 등 어물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경강상인들이 취급한 물품 중 쌀, 소금, 목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메이저 상품이었다.어떻게 양화진이 장빙업의 본거지가 됐을까. 양화진의 랜드마크인 망원정은 국왕의 형이 위세를 떨친 곳이다. 4대 세종의 형 효령대군과 10대 성종의 형 월산대군의 존재감이 무겁다. 역사는 그들을 정자의 주인으로 인식하지만 실제 두 대군이 양화진에 남긴 장빙업과 빙어선 주인권은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양화진의 얼음 창고가 있었기에 종로시전과 마포의 어물전이 존재했다. 장빙업의 발단은 망원정 정자에서 비롯됐다. 월산대군은 효령대군으로부터 망원정을 물려받았다. 왕이 되지 못한 왕의 형들끼리 주고받은 ‘만사형통’(萬事兄通)였는지 모른다. 세종과 성종은 민간에서 빙고의 설치 및 운영을 금한다는 국법을 눈감아 줬다. 효령대군 때 처음 사빙고를 설치했다는 주장은 문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월산대군은 희우정 주변에 축대를 쌓고 사빙고를 설치해 장빙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성종은 망원과 합정 주민에게 사빙고 영업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이후 두 지역 주민들이 장빙업을 독점하는 계기가 됐다. 제사용, 벼슬아치 하사용 얼음을 저장한 동빙고나 서빙고와는 별개의 나무 얼음 창고였다. 이들은 양화진 한강변에서 얼음을 채취, 목빙고에 보관한 뒤 여름 성수기에 팔았다. 특히 선박에 얼음을 채워 어장에 나간 뒤 잡은 생선을 냉장해 마포까지 운반하는 빙어선을 운영, 18세기 전성기를 누린 민간 장빙업의 중심지로 우뚝 섰다. 빙어선 영업권을 둘러싸고 망원정 및 합정리 그리고 서강지역 주민 간 분쟁이 30년간 이어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두 지역민들은 빙어선 물품 운반을 맡거나 생선매매를 중개하는 빙어선 주인권을 확보해 다른 지역에 비해 부유했다. 팔도에서 올라온 빙어선의 생선을 중간도매상이나 소비자에게 시세에 따라 팔고 난 뒤 10%의 구문(口文)을 뗄 정도로 ‘손 짚고 헤엄치는’ 장사였다.‘은자의 나라’ 조선을 개화의 길로 이끈 천주교와 개신교의 양대 성지인 절두산과 외국인선교사 묘역이 사이좋게 나란히 붙어 있는 게 흥미롭다. 이곳이 근대 서울의 유일한 관문 양화진이었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씨앗은 천주교가 뿌렸다. 천주교 탄압령이 내려진 1866년 국내 천주교 신자는 2만명을 넘었다. 이때 프랑스 신부 12명 중 9명과 천주교도 8000여명이 처형됐다. 병인양요는 탈출에 성공한 리델신부의 요청으로 프랑스함대가 쳐들어온 사건이다. 제물포에서 양화진을 지나 서강까지 진출한 외국 함대에 위엄을 보이고자 양화진의 명물 잠두봉을 절두산 처형장으로 선택했다. 2000명이 넘는 천주교 신자의 머리가 잘려 나가는 참혹한 ‘다크투어’의 명소가 된 것이다. ‘대역부도’(大逆不道) 죄인 김옥균의 머리가 내걸리고, 척화비가 세워졌다. 대역죄인의 효수 장소가 서소문 밖에서 새남터(용산구 이촌동)로 나갔다가 양화진까지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마포와 용산, 양화진 등 경강(한강) 일대로 대표되는 강민(한강 일대 백성)의 숫자가 사대문 안 인구보다 많았고, 교화할 대상자도 더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망원정, 흥선대원군의 추억 망원정의 추억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병인양요에 놀란 흥선대원군이 펼친 두 번의 해프닝이다. 첫째는 ‘학우선’(鶴羽船)이라는 학의 날개 깃털을 겹겹으로 쌓아 만든 배를 물에 띄우려고 시도한 것이었다. 가벼워서 빠르고, 총포를 맞아 구멍이 뚫려도 그만이라는 어이없는 아이디어에 현혹된 대원군은 전국에 학의 깃털을 공출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배의 이름을 ‘나르는 배’(飛船)라고 짓고 망원정에서 진수식을 열었다. 배를 띄우자마자 가라앉고 말아 물에 빠진 병사를 구하느라 법석을 떨어야 했다. 두 번째는 평양 대동강에서 불태운 미국 상선 제너럴셔먼호의 잔해를 가져다가 철갑선을 만들고자 했다. 대동강에서 끌어온 제너럴셔먼호를 망원정 앞에 대어 놓고 배를 만들었으나 석탄이 없어서 목탄을 사용한 배가 앞으로 나아갈 리가 없었다. 이때도 망원정에 앉아 진수식을 거행한 대원군은 배가 몇 m도 못 가서 주저앉는 망신을 당한 뒤 망연자실했다고 한다. 망원정 옆 망원한강공원에 지난해 서울함 공원이 들어서 우리 기술로 제작한 1900t급 호위함과 고속정, 잠수정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장소의 유전이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내 아빠가 돼줘서 고마워요” 사육사 끌어안은 아기 고릴라

    “내 아빠가 돼줘서 고마워요” 사육사 끌어안은 아기 고릴라

    최근 카메룬에서 구조된 부모 잃은 아기 고릴라가 사육사를 새 아빠로 받아들인양 사랑스럽게 꼭 끌어안는 장면이 포착됐다. 28일(이하 현지시간) 카메룬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릴라 밥가는 불법 밀거래 현장에서 구조돼 림브 야생동물센터(Limbe Wildlife Centre)로 보내졌다. 동물 센터의 놀이방 직원들은 밥가를 사랑으로 따뜻하게 보살펴주었고, 그 진심을 전해받은 밥가는 그들과 친밀하게 지내며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해왔다. 특히 사육시 앨빈 무마의 무릎에 스스럼 없이 올라가 그를 껴안은 모습은 앨빈에 대한 밥가의 애정을 잘 보여준다. 센터 관계자 로라 크래덕(32)은 “놀이방에서 앨가와 시간을 보내지 않을 때, 밥가는 크고 튼튼한 울타리를 친 장소에서 머문다”면서 “밥가처럼 부모 없는 고릴라가 안전함을 느끼고,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 안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밥가와 헌신적인 사육사 앨빈이 휴식을 취하는 순간을 찍고 싶었다”며 “갱생을 위한 먹이 찾기, 놀이, 사회성 학습, 몸치장 만큼이나 편안한 휴식도 밥가의 심신 회복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한편 밥가를 새 식구로 맞이한 림브 야생동물센터는 불법 야생동물 거래에 희생 당한 동물들이 야생으로 다시 돌아가도록 돕고 있다. 또한 사냥이 수입원인 공동체에 대체 일자리를 제공하고, 환경 보호에 관해 지역사회를 교육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사진=씨엔에이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드루킹 “2007년 한나라당 30억 댓글조작…조폭에 운용 맡겨”

    드루킹 “2007년 한나라당 30억 댓글조작…조폭에 운용 맡겨”

    ‘드루킹’ 김동원씨가 옛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이 2007년 대선 당시 수십억 원을 들여 댓글조작 조직을 운영했다고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진술한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드루킹은 특검에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개발 경위에 대해 “2007년 대선에 관여한 한나라당 측 인사로부터 ‘댓글 기계’에 대한 정보를 듣고 우리도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한나라당 측은 서울 용산 전자상가 등지에서 500만원 가량 댓글 기계 200대를 약 10억원의 비용으로 사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한나라당이 댓글 기계의 운용을 중국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들에게 맡겼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이들에게 지급된 보수 등 용역 비용 등으로 20억원 가량을 추가 지출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앞서 드루킹은 ‘옥중 편지’에서 자신이 한나라당 관계자로부터 댓글 기계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고 언급했으나 이같이 세부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현재 한나라당의 댓글조작 의혹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수사 중이다. 드루킹의 주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드루킹은 한나라당의 댓글조작 범죄를 따라했다고 한다.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중범죄”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의 핵심 인물이 매크로를 통해 댓글 조작과 함께 이에 관여한 인사가 박근혜 청와대에서 근무까지 했다고 폭로까지 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외에도 2006년부터 각종 선거에서 매크로를 활용해 여론을 조작한 정황이 드러나 이미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드루킹의 진술은 한나라당부터 이어져온 댓글조작 범죄의 한 퍼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캠프 내 공식 직함을 가진 고위 관계자가 범행을 스스로 폭로한 상황에, 조직폭력배 개입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공당의 범죄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그 동안 자유한국당은 드루킹의 진술이 진실인양, 여론을 호도해 왔다. 특히,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경수 지사의 영장기각과 관련, ‘백정, 망나니, 겁박’ 등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면서 “이번 드루킹의 충격적인 진술에는 어떤 입장을 내놓을 것인가”라고 한국당의 입장을 촉구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썰전’ 박형준 “특검 소환 김경수, 태도 문제…오만하게 비칠 수 있어”

    ‘썰전’ 박형준 “특검 소환 김경수, 태도 문제…오만하게 비칠 수 있어”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고에 결방했던 JTBC 시사 토크프로그램 ‘썰전’이 4주 만에 방송을 재개했다. 16일 밤 방송된 ‘썰전’의 노회찬 의원의 빈 자리를 원년 멤버인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채웠다. 이날 방송에서는 ‘드루킹’ 김동원씨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일당들과 함께 불법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보수논객인 박형준 교수는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던 김경수 지사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박형준 교수는 “(김경수 지사) 본인이 관련된 문제로 국민 세금 31억원을 써서 특검을 하는 것 아니냐”면서 “국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건데, 대선주자 출정식이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경수 지사가 특검에 소환될 당시 장미꽃을 던지고 자신을 응원하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화답한 모습을 언급한 것이다.박형준 교수는 “당당한 것도 좋지만 자칫 국민들에게는 오만함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철희 의원은 “김경수 지사는 (특검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 군말 없이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그런데 특정 언론사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 언론사 이름을 붙여 ‘○○특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조사 과정에서 드루킹이 진술을 번복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대질신문을 했는데 현장에 있던 검사가 당황했다는 것 아니냐”면서 “킹크랩(댓글 조작 매크로 프로그램) 시연회에서 김경수 지사가 회식비 100만원 줬다는 진술을 뒤집어버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이미 밝혀진 사실을 새로운 것인양 언론 플레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교수는 “출두했다는 게 수사에 협조했다는 게 아니다. 그건 의무다”라면서 “거짓말하지 않고 진실을 밝혀야 협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김경수 지사의 진술도 사건 초기와 비교할 때 계속 달라져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 댓글 조작이 있었는가’, ‘김경수 지사가 이에 관여했는가’가 특검 수사의 핵심이라면서 “김경수 지사의 ‘킹크랩 시연회’ 참석 여부가 중요 쟁점이라고 언급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불과 넉달 전에 돌잔치… 쌍둥이 아빠 소방관 결국

    한강 하류에서 보트 구조활동 중 실종돼 발견된 소방관이 넉 달 전 쌍둥이 돌잔치를 치른 새내기 아빠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3일 경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틀째 수색 중이던 오후 2시쯤 김포대교에서 서울 쪽으로 200m가량 떨어진 한강 물 위에서 전날 실종된 심모(37) 소방교가 숨져 있는 것을 한 민간 어선이 발견했다. 출동 당시 입고 있었던 수난구조대 복장 그대로였다. 심 소방교는 지난 12일 함께 실종된 오모(37) 소방장과는 동갑내기 소방관 동기다. 그는 2012년 4월 6일 임용된 뒤 6년 넘게 김포소방서에서만 근무해 지역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구조대원이었다. 근무성적이 좋아 모범공무원 표창을 받은 수난 구조 베테랑으로, 항해사 4급과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 2급 등 관련 자격증도 여럿 보유했다. 심 소방교의 페이스북에는 무사 귀환을 기원하던 댓글들이 잇따라 탄식하는 글로 바뀌고 있다. 오 소방장 시신도 이날 오후 5시 17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대교 바위 틈에서 수색대원에 의해 발견된 뒤 인양됐다. 해병대와 경찰 등으로 짠 합동수색대는 인력 1400명을 투입해 김포대교 신곡수중보부터 북한 접경지역 30㎞를 4개 구간으로 나눠 수색에 나섰다. 소방 구조대원 3명은 지난 12일 오후 1시 33분쯤 민간 보트가 수중보에 걸려 있다는 군부대 초소 신고를 접수한 뒤 길이 7m, 폭 2.5m, 최대속력 45노트(83.4㎞/h)의 알류미늄 합금 재질 보트를 타고 긴급 출동하다 전복됐다. 3명 중 1명만 함께 출동한 제트스키에 의해 구조됐다. 대원 3명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수중보 인근 물살이 너무 거세 대원들이 구조 보트와 함께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넉달전 쌍둥이아들 돌잔치 치른 베테랑 소방관

    넉달전 쌍둥이아들 돌잔치 치른 베테랑 소방관

    한강 하류에서 보트 구조활동 중 실종돼 발견된 소방관이 넉 달 전 쌍둥이 돌잔치를 치른 새내기 아빠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3일 경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틀째 수색 중이던 오후 2시쯤 김포대교에서 서울 쪽으로 200m가량 떨어진 한강 물 위에서 전날 실종된 심모(37) 소방교가 숨져 있는 것을 한 민간 어선이 발견했다. 출동 당시 입고 있었던 수난구조대 복장 그대로였다. 심 소방교는 지난 12일 함께 실종된 오모(37) 소방장과는 동갑내기 소방관 동기다. 그는 2012년 4월 6일 임용된 뒤 6년 넘게 김포소방서에서만 근무해 지역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구조대원이었다. 근무성적이 좋아 모범공무원 표창을 받은 수난 구조 베테랑으로, 항해사 4급과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 2급 등 관련 자격증도 여럿 보유했다. 심 소방교의 페이스북에는 무사 귀환을 기원하던 댓글들이 잇따라 탄식하는 글로 바뀌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17분쯤 일산대교 상류방향 480m 지점에서 오 소방관으로 추정되는 시신도 발견돼 인양됐다. 해병대와 경찰 등으로 구성된 합동수색대는 인력 1300명을 투입해 김포대교 신곡수중보부터 북한 접경지역 30㎞를 4개 구간으로 나눠 수색에 나섰다. 대원 2명은 지난 12일 오후 1시 33분쯤 민간보트가 수중보에 걸려 있다는 군부대 초소 신고를 접수한 뒤 긴급 출동하다 전복됐다. 대원 3명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길이 7m, 폭 2.5m, 최대속력 45노트(83.4㎞/h)의 알류미늄 합금 재질 보트를 탄 소방대원 3명이 물에 빠졌는데, 함께 출동한 제트스키에 의해 1명만 구조됐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한강에서 실종된 소방대원 2명, 결국 숨진 채 발견

    한강에서 실종된 소방대원 2명, 결국 숨진 채 발견

    한강 유역에서 구조활동을 하다 소방보트가 전복되면서 실종됐던 소방대원 2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소방본부에 따르면 13일 오후 5시 17분쯤 제트스키를 타고 수색하던 구조대원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대교 인근 바위틈에서 전날 실종된 오모(37) 소방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재 추가로 발견된 시신을 인양했다”며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 소방장과 함께 구조 활동 중 실종된 심모(37) 소방교의 시신은 이날 오후 2시쯤 찾았다. 오 소방장과 심 소방교는 12일 오후 1시 33분쯤 “민간보트가 신곡수중보에 걸려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김포 고촌읍 김포대교 아래 한강 신곡수중보 인근에서 수난구조대 보트가 전복되면서 실종됐다. 당시 수중보 부근 물살이 너무 세 이들 대원이 구조 보트와 같이 휩쓸린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당시 신곡수중보에 걸려 있던 민간보트는 강물에 떠내려온 폐보트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전날부터 사고 지점 일대를 4개 구간으로 나눠 해병대와 경찰 등 인력 1400여명을 투입해 수색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포대교서 한강쪽 200m 떨어진 지점서 실종된 소방관 시신 1구 발견

    경기 김포소방서는 13일 오후 2시쯤 한강 하류에서 구조활동 중 실종된 소방관 2명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소방구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김포대교에서 한강 방면으로 200m가량 떨어진 지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당국 관계자는 “시신 인양 후 신원 확인 결과 심모 소방교의 시신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틀째인 오늘 아침 6시부터 사고 인근 해역을 4개 구간으로 나눠 해병대와 경찰 등 인력 1150명을 동원해 수색했다. 앞서 오모(37) 소방장과 심모 소방교는 전날 오후 1시 33분쯤 “민간보트가 신곡수중보에 걸려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수난구조대 보트가 전복되면서 실종됐다. 소방당국과 해경은 남은 실종자 오모 소방장을 찾는 데 수색 작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포토] 소방관 2명 실종…소방구조대 보트만 ‘덩그러니’

    [포토] 소방관 2명 실종…소방구조대 보트만 ‘덩그러니’

    지난 12일 A(37) 소방장과 B(37) 소방교 등 두 명의 소방관이 “민간 보트가 신곡수중보에 걸려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가 수난구조대 보트가 전복되면서 실종된 가운데 13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신곡수중보 인근 강가에서 전복된 소방구조대 보트가 인양되고 있다. 수중보 인근 물살이 너무 세 이들 대원이 구조 보트와 같이 휩쓸린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한편 소방당국은 헬기 5대와 소방·해병대·경찰 등 인력 1151명을 동원해 수색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야간 수중 안보여 30분만에 전복 구조보트 수색중단…아침 6시부터 수색 재개

    야간 수중 안보여 30분만에 전복 구조보트 수색중단…아침 6시부터 수색 재개

    어젯밤 야간 수중 시계가 흐려 전복된 한강구조보트 실종소방관 수색작업이 30분만에 중단됐다가 13일 아침 6시부터 재개됐다. 경기 김포소방서는 지난 12일 밤 10시부터 소방대원 2명이 실종된 고촌읍 신곡리 김포대교 아래 한강 신곡수중보 일대와 수중에서 수색작업을 실시했으나 시계확보가 어려워 오후 10시 30분에 중단했다고 밝혔다. 소방대원 실종자 수색은 3개구역으로 나눠 재개된다. A구역은 김포대교(수중보)~일산대교 7.8km, B구역 일산대교~전류리포구 7.4km, C구역은 전류리포구~어로한계선 6.6km까지다. D구역은 북한 인접지역으로 해병대 병력이 육상수색에 나선다. 이날 수색에는 헬기 5대 20명을 비롯해 보트 32대 140명과 도보인원 991명 등 총 37대, 1151명이 동원될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앞서 밀물로 강이 불어 신곡수중보의 유속이 느려지는 어젯밤 10시를 수색 적기로 보고 집중적으로 수색할 계획이었다. 강화대교에서 한강 하류 30㎞까지 강가와 수상을 샅샅이 뒤졌지만 실종된 소방관들의 행방을 찾지는 못했다. 수중은 시계가 확보되지 않아 물속이 안보여 수색작업 시작 30분 만에 중단됐다.소방당국은 13일 오전 6시 장비와 인력을 정비한 뒤 수색작업을 재개하고 있다. 수중수색은 밀물로 만조가 되는 오전 10시쯤 재개될 예정이다. 크레인을 동원해 신곡수중보에 전복된 구조 보트를 인양할 계획이다. 배명호 김포소방서장은 “민간보트가 좌초돼 있다는 신고를 받고 한강상류 쪽에서 하류로 구조하기 위해 수난구조대 소방관들이 출동하다 신곡수중보에서 구조보트가 좌초됐다”고 말했다. 보트 전복사고로 김포소방서 구조대원 오모(37) 소방장과 심모(37) 소방교가 실종됐다. 이 사건은 지난 12일 오후 1시 33분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신곡수중보 유지관리 근무자 김모씨가 처음 발견해 신고했다. 당시 길이 7m, 폭 2.5m, 최대속력 45노트의 알류미늄합금 재질 보트에 타고 있던 소방대원 3명이 물에 빠져 함께 출동한 제트스키에 의해 1명만 구조됐다. 대원들은 민간보트가 수중보에 걸려 있다는 군부대 초소 신고를 접수하고 확인작업을 하다가 전복됐다. 대원 3명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곡수중보는 수문 개방과 무관하게 평소에도 낙차가 큰 고정보(883m)와 하루 두차례 썰물 때 하류 수위가 2.7m 밑으로 떨어지면 수문이 개방되는 가동보 5기(124m)로 이뤄져 있다. 이날 사고 발생 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오후 4시 22분 현장을 찾았다. 정하영 김포시장도 같은 시간 현장에 도착했다. 신곡수중보 하단 백마도에 대책본부가 꾸려졌다. 현재 육군 제17사단에서 취재진 등 민간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한편 최초로 신고된 민간보트는 강물에 떠내려온 폐보트로 확인됐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한국교통연구원의 황당한 정보공개 실태

    정보공개청구를 했더니 공개결정이 났다. 결정문에는 “비공개한다”고 써 있었다. 다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이번에는 3개월이 넘도록 함흥차사… 현행 정보공개법에서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게 바로 공공기관에서 악의적으로 정보공개를 거부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보여준 황당하기 이를데 없는 정보공개 행태는 정보공개법 개정이 왜 필요한지 보여준다. 지난해 11월 12일 한국교통연구원에 “귀 기관에 소속된 연구진 이름과 최종학위를 받은 국가와 대학(전공분야 명시) 이름”을 정보공개청구했다. 11월 23일 결정통지한다는 답신이 왔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결정통지문을 열어보니 “개인정보 보호법 제19조 및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비공개 대상 정보)에 의거하여 요구하신 정보를 비공개 처리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돼 있었다. 엄연히 비공개결정을 하면서도 무늬는 공개인양 처리했다. 통지문에는 다“만 내부 논의를 통하여 연구진 개개인별의 최종학위가 아닌 통계 형식으로의 제출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라면서 “위 형식의 자료가 필요하신 경우 및 다른 문의사항이 있으신 경우 재청구 부탁드립니다”라고 돼 있었다. 정작 애초에 정보공개청구를 할 때 “개인정보 침해 우려시 연구자 이름을 姓만 쓰는 것도 무방합니다”라고 밝혔다는 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교통연구원 관계자에게 이 사실을 언급하며 문제를 제기하자 그 관계자는 “상세한 인적사항은 공개가 힘들지만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공개가 가능하다”며 “정보공개청구를 다시 해달라”고 밝혔다. 지난 5월 3일 교통연구원에 재차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정보공개법 조항대로라면 5월 17일까진 공개 여부를 청구인에게 알려줘야 하지만 교통연구원은 8월10일 현재 ‘접수완료’라고만 돼 있을 뿐 3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3개월이 넘도록 법위반을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정보공개청구제도는 1998년 처음 시행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그 해 정보공개청구는 2만 5475건이었다. 그 뒤 급속하게 늘어 2016년에는 50만 4147건이나 됐다. 이 가운데 비공개결정은 2만 2335건이었다. 정보공개청구 대부분은 공개답변을 받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공개를 가장한 비공개는 정보공개 관련 전문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활동가조차 “처음 본다”고 할 정도다. 그는 “정보공개법을 악용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법개정을 해야 할 필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팽목항분향소·동거차도초소 사라진다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 설치됐던 분향소와 조도면 동거차도 초소가 철거된다. 10일 4·16 세월호가족협의회와 진도군 등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피해 유가족이 팽목항에 있던 분향소와 동거차도 내 설치됐던 초소를 각각 철거하고, 현장을 정리한다. 유가족들은 오는 31일 동거차도에 들어가 3일 가량 머물면서 임시 거주시설을 철거하고 섬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본섬으로 복귀한다. 이어 다음달 초 팽목항에 설치된 분향소와 이곳에 보관된 희생자 영정 등을 수습해 진도를 떠난다. 세월호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진도군민과 했던 약속(철거)을 지키고자 동거차도 초소와 팽목항 분향소를 정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월호가족협의회는 박근혜 정부 시절 세월호 선체인양에 대한 유가족 참관 요구가 거절당하자 지난 2015년 8월 29일 사고해역에서 가장 가까운 섬인 동거차도의 산마루에 감시·기록 초소를 만들고 상주했다. 가족들은 세월호 선체인양이 끝나고 나서 사고해역 해저면 수색이 이어지던 지난해 5월 4일까지 동거차도 초소를 지켰다. 참사 초기 수습 거점이었던 팽목항에 자리한 합동분향소는 시민 도움으로 2015년 1월 14일 문을 열었다. 기다림의 등대가 서 있는 팽목항 방파제와 함께 지금껏 추모객을 맞아 왔다. 진도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포토] 보물선 투자사기 의혹…최용석 신일그룹 대표, 웃는 얼굴로 경찰 출석

    [포토] 보물선 투자사기 의혹…최용석 신일그룹 대표, 웃는 얼굴로 경찰 출석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가 웃는 얼굴로 9일 경찰에 출석하고 있다. 최씨는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내세운 투자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최씨를 서울 중랑구 묵동 사무실로 소환해 신일그룹의 사기 혐의에 관해 참고인 조사를 하고 있다. 최씨는 기자들이 돈스코이호 인양이 실제 가능한지, 투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의혹이 사실인지, 제일제강 인수가 무산됐는지 등을 묻자 “죄송하다”는 말만 남기고 조사실을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0년 만에 귀향한 아문센 북극 탐험선

    100년 만에 귀향한 아문센 북극 탐험선

    노르웨이의 세계적 탐험가 로알 아문센(1872~1928)이 북극 탐험에 사용한 목선인 ‘모드’호가 지난 6일(현지시간) 바지선에 올려진 채로 노르웨이 베르겐항에 입항하고 있다. 1911년 세계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한 아문센은 1918년 7월 모드호를 타고 북극해 항해에 나섰지만 사고로 부상을 입어 세계 두 번째로 북동 항로를 횡단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후 계속된 탐험 실패로 빚더미에 앉게 되자 1925년 이 배를 캐나다 유통업체 허드슨베이에 매각했다. 모드호는 1931년 캐나다 북부 케임브리지만에서 침몰했다. 모드호가 처음 건조됐던 지역인 아스케르시 정부는 1990년 바닷속에 있던 이 배를 단돈 1달러에 인수했고 반출을 시도했다. 2016년 7월 인양된 모드호는 6일 베르겐항에 입항했고, 18일 아스케르시로 옮겨져 박물관에 전시된다. 베르겐 EPA 연합뉴스
  • 경찰,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의혹’ 신일그룹 전격 압수수색

    경찰,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의혹’ 신일그룹 전격 압수수색

    침몰한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에 금괴가 가득하다며 ‘보물선’ 논란을 불러 온 신일그룹의 투자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 회사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7일 오전 전담 수사팀을 비롯해 총 27명의 인원을 투입,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신일해양기술(전 신일그룹)과 강서구 공항동 신일그룹 돈스코이 국제거래소를 비롯, 총 8곳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전 8시 30분쯤부터 집행 중이며 각종 회계자료와 사무용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신일그룹 핵심 관계자들의 거주지 5곳과 서버 관리 업체 1곳도 포함됐다. 신일그룹이 보물선 인양을 내세워 가상화폐를 발행해 판매한 의혹을 받는 만큼 경찰은 서버 관리 업체에서 이와 관련한 증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신일그룹은 투자 사기 의혹이 불거지자 최근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증거 확보 차원이기 때문에 회사 운영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신일그룹은 지난달 15일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근처 해역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하고 ‘신일골드코인(SGC)’이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모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다른 법인인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지난 5월부터 SGC 사전판매를 진행하면서 ‘150조 보물선 돈스코이호 담보 글로벌 암호화폐’라고 홍보해왔다.또 코인 1개당 발행 예정 가격은 200원이지만 9월말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되면 가격이 1만원 이상 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해왔다. 그러나 돈스코이호에 실려 있다는 금괴 존재의 신빙성 여부, 금괴가 있다 치더라도 인양 비용이나 소유권 문제 등으로 돈스코이호의 가치가 근거 없이 산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신일그룹은 기자회견을 열어 150조원 가치가 있다던 금괴 가치가 10조원 수준이라고 정정하는 등 말을 바꿨고, 심지어 해양수산부에 제출한 발굴허가 신청 서류에는 추정 가치를 12억원이라고 써 냈다. 게다가 돈스코이호를 먼저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업체까지 나서 투자 사기가 의심된다며 신일그룹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당초 이번 사건은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은 서울 강서경찰서가 수사했으나,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이관하고 13명으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신일그룹을 실제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는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회장 류모씨가 베트남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를 신청했으며 인터폴은 6일 신청을 받아들였다. 경찰은 “향후 압수한 자료를 신속히 분석해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돈스코이호 발견했다는 신일그룹의 실체 ‘그것이 알고싶다’

    돈스코이호 발견했다는 신일그룹의 실체 ‘그것이 알고싶다’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5일 방송을 통해 돈스코이호를 발견한 신일그룹의 실제 회장은 류승진씨라는 정황을 밝혔다.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한 신일그룹의 최용석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기행각을 의심하는 세간의 시선에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에서 찾은 보물상자를 공개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1시간 가까이 진행됐어도 보물상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음날 최 신임대표는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는데, 회사를 컨트롤 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언론에서는 자본금 1억짜리에 코인을 판 사기꾼 집단이라고 해 신일 멤버들이 공황 상태로 빠졌다. 회사에서 나와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고 자신이 신임대표로 나선 배경을 제작진에게 설명했다. 그는 보물선과 신일골드코인 투자유치 등 사업을 구상한 실제 신일그룹 대표자는 유지범씨라고 주장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2003년 울산 해저에서 돈스코이호를 먼저 발견했으며, 당시 팀으로 참여해 좌표 등 정보를 알고 있던 진교중씨가 신일그룹 탐사총괄자문으로 합류해 쉽게 돈스코이호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진씨는 러시아 박물관에서 돈스코이호가 침몰된 지점이 표시된 해도를 보고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주장했으나, 한국해양개발 직원은 해당 해도에 정확한 좌표가 없고 실제 돈스코이호 위치와 오차가 4.66km에 달한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신일그룹 관계자의 증언에 따라 유씨를 찾기 위해 싱가포르 신일그룹을 찾았으나, 이는 이메일로 설립을 요청한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했다. 김모씨는 유지범, 박성진이라는 이름의 정체는 모두 올해 44세인 ‘류승진’이라고 말했다. 올해 돈스코이호 발견 소식을 전했던 신일그룹 홍보팀장 박성진, 인양업체 대표로 소개된 김용환 등이 모두 류승진이며 회장이 목소리 하나로 다른 인물인 척 사람들을 속였다고 주장했다.실제로 김씨가 전한 통화 녹취록에서 류승진씨의 목소리와 억양은 지난해 9월 언론과 전화 인터뷰를 가진 김용환 돈스코이호 인양 업체 대표와 매우 유사했다. 또 지난 7월 언론과 전화 인터뷰를 한 신일그룹 홍보팀장 박성진씨와도 억양과 목소리가 거의 일치했다. 류승진의 지인은 “류승진 형이 베트남에서 술집을 하는데 한국인 상대로 술집을 개업했다 하더라”고 말했다. 신일그룹 관계자들은 출국금지를 당했지만 판을 짠 설계자, 회장은 해외에 있었다. 지난달 15일 신일그룹은 1905년 러일전쟁에 참가했다가 침몰한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근처 해역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배에 약 150조원어치 금괴가 실려 있다는 미확인 소문이 돌면서 관심이 증폭됐고, 경찰은 신일그룹이 보물선에 담긴 금괴를 담보로 ‘신일골드코인(SCG)’이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자를 모았다고 의심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신일그룹은 사실상 공중분해 됐다. 신일유토빌 홍씨는 회장님을 고소했고, 회장님과 연결고리를 끊고 인양에 집중하겠다는 신일그룹 대표는 며칠 전 사의를 표명했다. 남은 것은 설립비용 800원의 싱가포르 신일그룹 뿐이다. 신일그룹이 자신했던 돈스코이호 인양도 불가능해졌다.러시아 외신 기자는 “돈스코이호는 전함이었고 러일전쟁과 큰 관련이 있다. 역사적으로 중요하다. 러시아 사람들은 러시아에게 알 권리와 배에 대해 법적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공식적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 보물이 아니라 배에서 사망한 군인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돈스코이호 인양 가능성에 대해 “아직 러시아와 대화한 것이 없어 모르겠다”는 답변을 보냈고, 인터폴은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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