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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잠수정 예인중 침몰/동해항앞 로프 끊어져… 오늘 인양

    ◎승조원 자폭 등 전원 사망 가능성 높아 【동해=특별취재반】 우리 영해에 침투했던 북한의 유고급 잠수정이 예인되던 중 23일 하오 1시쯤 최종 목적지인 동해항 방파제로부터 1.8㎞ 지점에서 가라앉아 예인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하오 7시30분부터 16시간 동안의 예인작업 끝에 동해항 앞까지 끌고왔으나 잠수정이 부력을 잃고 완전히 가라앉았다”면서 “해군 수중폭파대(UDT)와 잠수사를 동원해 작업을 하면 24일 중 잠수정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수정이 가라앉은 지역의 수심은 30∼40m 가량이다. 합참은 선체에 구멍이 생겼거나 부양장치인 밸러스트 탱크의 밸브가 고장나 선체가 가라앉은 것으로 보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林鍾千 합참 작전부장은 승조원의 생존여부와 관련,“예인 도중 여러차례에 걸쳐 수중 음향 탐지기를 동원하고 잠수사들이 망치로 선체를 두들겼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면서 “현재로서는 승조원들이 자폭 등으로 모두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잠수정 내부에 물이 차 익사나 산소 부족으로 질식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도 “예인에 앞서 잠수정 내부로부터 나온 굉음을 우리측이 탐지했다”고 전하고 “승조원들이 자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한편 군 당국은 북한 잠수정의 승조원은 5∼6명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잠수정 눈앞 침몰에 ‘당혹’/동해항 인양현장 르포

    ◎수중폭파대 물밑 투입… 긴급 부양작업/예인 18시간… 한때 투항 권유 방송도 【동해=특별취재반】 23일 하오 1시쯤 강원도 동해항.이날 새벽부터 양양 해군기지 앞바다에서 예인돼 오던 북한 잠수정이 모습을 드러냈다.진초록색 얼룩무늬의 선체도 육안으로 희미하게 구별할 수 있었다. 잠수정을 삼엄하게 호위하는 우리 구축함과 경비정 7척도 시야에 들어왔다.해군의 초계함 ‘군산함’이 예인에 나선 지 18시간이 지난 시각이었다. 해군은 잠수정을 끌고 오면서 지난 96년 강릉 앞바다에 잠수함으로 침투했다가 붙잡힌 李광수씨를 데려가 투항 권유 방송을 계속했다. 100여명의 주민들과 군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5㎝ 쇠줄에 묶여 이끌려 오던 잠수정은 순조롭게 해군기지로 들어오는 듯했다. 30분쯤 지났을까. 3노트를 유지하던 항해속도가 항구로 접근하면서 줄어들자 잠수정의 뒷부분이 조금씩 물에 가라앉기 시작했다.동해항에서 1.8㎞ 떨어진 지점이었다.북방파제 300m 앞까지 끌어오겠다는 것이 군 당국의 계획이었다. 잠수정이 가라 앉자 이른 아침부터 방파제에 나와 예인을 기다리던 군 관계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침몰 원인이 무엇인지,승무원들이 살아 있는지를 알아보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잠수정을 끌고 오던 로프를 큰 배에서 작은 배로 옮기던 중 부력을 잃고 잠수정이 수심 30m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고 해군측은 설명했다. 승무원들의 생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군 관계자는 예인 도중 투항 방송도 하고 망치로 잠수정을 두드려 보기도 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전했다.몇차례 교신도 시도했지만 허사였다.잠수정의 표류 현장에 우리 군 헬기가 도착하기 전 잠수정 내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소식도 들렸다. 결국 군은 적어도 3명 이상인 승무원들이 모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잠수정이 가라앉자 해군은 수중폭파대(UDT) 요원들을 물속으로 들여보내 선체 확인과 부양작업을 서둘렀다.요원들은 선체에 손상이 없고 탈출한 흔적도 없다고 알려왔다.그러나 다시 물위로 끌어올리는 데는 24일 하오까지 하루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였다.
  • 합참관계자 문답/“잠수정 부력 상실해 침몰”

    ◎해군 접근때 이미 기울어져/24일 상오에나 인양 끝날듯 합참 朴인용 해상작전과장은 23일 “북한 잠수정이 하오 1시 동해항 동쪽1.8㎞ 해상에 도착했을 때부터 부력을 상실해 바다 속으로 완전히 가라 앉았다”고 말했다. ­부력을 잃게 된 원인은. ▲22일 하오 7시30분부터 16시간여 동안 진행된 예인 작전 중 서서히 잠수정에 물이 들어가 23일 하오 1시쯤 잠수정 내부가 완전히 잠겼다. ­승조원의 생존 가능성은. ▲장수정 내부에 물이 가득 찼다면 살았을 가능성이 없지 않은가.(처음에는 살아있었더라도 익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 ­잠수정이 언제부터 물에 잠기기 시작했는가. ▲22일 하오 7시쯤 우리 해군 군산함이 잠수정에 다가갔을 때 이미 비스듬히 기울어 있었다. ­당시 잠수정이 5분의 3이상 가라앉아 있었는데 그 당시 이미 잠수정에 물이 들어갔다는 말인가. ▲그렇다.(해군이 도착했을 당시 승조원들이 이미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는뜻) ­현재 어떤 작전이 진행 중인가. ▲해상 폭발물 처리반과 잠수사 요원들이 잠수정의 부양 가능성과 부양 방안을 조사하고 있다. ­언제 부양이 끝나 내부 조사가 가능하겠는가. ▲내일 상오에나 가능하다.
  • 공기주머니 매달아 浮揚/北 잠수정 나포­인양 어떻게

    ◎구조함 2척 船首·船尾 묶어 이동/실패땐 구조선 설악호 투입키로 【특별취재반】 바다 밑에 가라앉은 북한 잠수정은 어떻게 인양될까. 합참에 따르면 북한 잠수정은 23일 하오 1시쯤 동해항 방파제로부터 1.8㎞지점에서 가라앉기 시작해 40분 후 깊이 33m 해저에 침몰했다. 잠수정의 선미 부분을 묶었던 로프는 끊겼고 선수 부분에만 로프가 연결돼 있다. 수면을 향해 머리쪽이 들린 형태이며 선미쪽 스크루 5개 중 2개가 해저에 묻혔다. 군 당국은 선체의 일부가 수면 위에 떠있을 때는 압축 공기를 잠수정 안에 넣어 부양시킨 뒤 자세를 바로잡아 내항으로 옮기려 했으나 선체가 완전히 침몰함에 따라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침몰 현장에는 해군 수중폭파대(UDT)와 잠수사가 투입돼 잠수정이 파손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 인양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본격적인 인양은 24일 상오 시작된다. 군 당국은 공기주머니를 선체 양편에 부착시킨 뒤 팽창시켜 수면에 떠오르게 한 다음 2척의 구조함을 잠수정의 앞뒤에 배치,선수와 선미를 각각 로프로 연결해자세를 안정시킬 계획이다. 이 때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조금이라도 쏠리면 다시 가라앉을 수 있다. 군은 공기주머니에 의한 인양작업에 실패하면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 때 투입됐던 구조선 설악호를 투입할 계획이지만 설악호는 부산에 정박 중이어서 이동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잠수정이 항구에 도착하면 수중폭파대 요원들이 투입돼 선체 내부를 정밀수색한다. 이어 15명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가 조사작업에 들어간다. 합참의 朴仁鎔 해상작전과장은 “공기주머니에 의한 선체 인양은 외국에서도 널리 쓰이는 방법이지만 잠수정은 선체가 둥글기 때문에 균형을 맞춰 부착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 대기자 洪博/李世基 논설위원(外言內言)

    뉴욕 타임스의 핸슨 볼드윈같은 기자는 아이젠하워가 사관학교시절부터 국방부를 출입했고 아이젠하워가 대통령이 되었을때도 여전히 국방부를 출입했다. 지난 60년에 은퇴했으나 일생을 국방부 출입기자로 일관한 셈이며 그가쓴 기사는 군사전문 대기자답게 권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받는 보수는 당연히 사장과 동급이었다. 신문기자 중에는 머리로 기사를 만들어내거나 배짱으로 엮어내는 강심장도 있다. 엊그제 타계한 洪鍾仁 박사는 취재대상이 되고있는 사건과 연루된 모든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발로 기사를 쓴것으로 유명하다. 해방 이전의 기자들이 무관의 제왕으로 지사연(志士然)할때도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꺼림없이 토로하는 용기를 가지고 있었다. 같은 원로 언론인인 최석채씨는 그를 향해 “홍박의 경우 신문기자를 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과같은 의지와 정열의 화신”이라고 말한다.한 월간지에서‘한국의 유아독존(唯我獨尊)’이란 제목으로 특집을 했을때도 홍박은 어김없이 가장 선두그룹에 끼어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고집스럽고 남과 융화가 안된다는 뜻이 아니라 ‘절의를 지켜 타협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과연 홍박의 유아독존의 의지는 그로 하여금 시류따라 직업을 바꾸지 않았고 어디에서나 오로지 기자를 천직으로 알았다.최근까지도 대한민국의 모든 신문이 자기의 직장인양 거리낌없이 드나들며 후배를 질타하거나 격려하기를 잊지않았다. 이른바 그의 언론 ‘70여년’은 그때마다 영욕이 얼룩진 한국언론 반세기의 상징이라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는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어떤 유혹에도 끌리지 않도록 자기자신을 담금질해야하는 것이 기자’라고 가르쳤고 “권력과 금권이 얽히고 설킨 혼탁한 가운데서도 신문만은 바른 말을 해줘야 한다”고 외쳤다. 그러나 사회의 부패를 폭로하고 냉혹한 비판을 내리는 것과 같이 자기비판과 자기의 주변을 항상 경계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충고한다. 이제 기자란 한낱 샐러리맨이나 아닐지, 과연 기자정신의 의지와 정의감으로 제몫을 하고 있는지, 혹시 비겁과 아부로 자리보존에 급급하지나 않은지,선배의정도바른 평생기자의 모습에서 오늘의 나자신을 비쳐볼 만하다.
  • 선열 호국정신 본받아 IMF 극복을/劉大知(발언대)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모든 국민은 옷깃을 여미고 나라와 민족을 구하기 위해 조국에 몸바친 수많은 순국선열의 영전에 명복을 빌어야겠다. 돌이켜보면 조국의 수호신으로 산화하신 임들.항일투쟁의 최선봉에서 조국의 광복을 위해 만주벌판을 누비던 독립투사들.누란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상을 입으신 국가유공자들.이분들의 살신성인의 희생정신이 없었던들 오늘의 조국,오늘의 우리가 과연 있었겠는가. 그러나 6월을 맞는 우리는 그 어느해보다도 우울하다.혹독한 경제적 고통을 모든 국민이 겪고 있기 때문이다.가신 임들이 나라를 되찾아 우리에게 물려주었건만 과연 오늘 우리는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없다. 여기에 더욱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하는 것은 이러한 국가위기를 남의일인양 강건너 불보듯 처신하고 있는 지도층 인사들과 IMF사태를 불러오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위정자들이다. 한마디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이달을 맞아 모두 다시 한번 가슴에손을 얹고 뼈아픈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겠다.비극의6·25가 발생한 지 벌써 48년이 되어가지만 전쟁의 아픈 상흔은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채 우리곁에 그대로 있다.지금은 제2의 건국을 하는 비장한 각오로 대동단결이 필요할 때다.한강의 기적을 다시 한번 이루어 복된 조국을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어야한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시대적 책무가 아닐런지. “임이시여,우리에게 국난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용기,그리고 지혜를 주십시오.온 국민이 뜻을 모아 반드시 복지조국을 건설할 것입니다.”
  • 北 구제역 발생 사실무근/모부처 주재관 첩보수준 보고가 발단

    ◎중 정부 “연변에 발생한 사실 없다” 통보 북한지역의 구제역(口蹄疫·소 돼지 등에 전염되는 치명적인 가축병)발생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한 것으로 드러났다.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천마리의 소를 끌고 방북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확산됐던 이같은 구제역 발생소식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농림부는 22일 “중국 정부는 연변지방에 구제역이 발생한 사실이 없다는 회신을 해왔다”며 “정부도 그동안 북한에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밝힌 적이 없다”고 ‘해명성’ 발표를 했다.그러나 정부는 이달 중순부터 중국 연변에 구제역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북한에도 구제역이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구제역이 국내에 전염되면 수조원의 가축 및 재산피해가 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덧붙이기도 했다. 康仁德 통일부장관은 지난 20일 도산아카데미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중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연변까지 왔고 북한도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해프닝은 모부처 한 해외주재관이 ‘구제역 발생 가능성’을첩보수준에서 보고한 것이 마치 사실인양 관련부처에 확대전파된 데서 비롯되었다.
  • 인도 북부 아그라 타지 마할(세계 문화유산 순례:70)

    ◎코발트빛 하늘에 우뚝 솟은 백진주/무굴황제 샤 자한 아내 추모위해 22년 대역사/정적인 균제미 대단… 힌두­이슬람 절묘한 결합 【인도(타지마할)=金鍾冕·金明國 특파원】 지금부터 360여년전 인도 무굴제국의 한 여인이 열 네번째 아이를 낳다 죽었다.그녀의 이름은 뭄타즈 마할,온갖 영화를 한 몸에 누렸던 일국의 황비였다.그녀에게는 신들도 질투할 정도로 자신을 사랑한 남편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무굴제국의 5대 황제 샤 자한이다.세계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히는 타지 마할은 이 샤 자한이 죽은 아내를 추모해 만든 영묘(靈廟)이다.타지 마할은 북인도의 고도(古都) 아그라에 있다.무굴제국 3대 황제 아크바르 대제 때의 수도였던 아그라는 인도 고대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에 ‘아그라바나(천국의 정원)’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다.그러나 이곳에 정작 타지 마할이 없다면 아그라는 오늘날 그 명성의 태반은 내놓아야 했을 것이다. 아그라로 가기 위해 델리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탔다.델리에서 아그라까지는 약 200여㎞.버스는 마투라식 불상으로 유명한 마투라를 거쳐 갔다.차선도 없는 시골길을 5시간쯤 달렸을까.파란 하늘을 이고 있는 하얀 돔이 사막의 신기루인양 눈앞에 다가왔다.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신화의 현장,그것은 ‘백색의 진주’였다. 붉은 사암으로 된 아치형 정문 안으로 발을 떼어 놓았다.완벽한 좌우 대칭구조가 고도의 미학적 질서를 이루고 있는 대리석 건물이 한 눈에 들어왔다.그 정적인 균제미(均齊美)는 보는 이의 마음마저 가지런히 해주는듯 했다.타지 마할 묘역은 전형적인 무굴양식의 정원으로 꾸며졌다.중앙으로 길게 뻗은 분수의 물에 어린 타지 마할의 그림자가 아지랭이처럼 피어올랐다. 분수를 지나 샤 자한과 황비의 유해가 묻힌 타지 마할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내부는 관람객들의 열기로 후끈거렸다.조금 어둑했지만 레이스 모양의 격자창문을 통해 스며들어 오는 부드러운 빛이 신비한 기운을 더해줬다.회중전등을 든 안내원들이 꽃무늬가 새겨진 대리석 벽을 비추며 분주하게 오갔다.본당 한 가운데에는 투조(透彫) 대리석 간막이로 둘러싸인 뭄타즈 마할과 샤 자한의 빈 분묘가 놓여 있었다.델리에서 보았던 후마윤 황제의 묘와 마찬가지로 이것 역시 도굴을 막기 위해 만든 가짜 관이었다.진짜 관을 보기 위해서는 본당 대리석 마루 밑으로 내려가야 했다.정원과 같은 높이의 6평 남짓한 지하 납골당에는 1층의 모조관과 똑같은 모양의 석관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1층의 호화로운 전시용 관과는 달리 그것에는 아무런 장식도 없어 초라함마저 안겨 줬다. 샤 자한은 철저한 회교도였다.그의 치세 때는 가혹할 만큼 이교도를 배척했다.건물도 물론 이슬람풍 일색이었다.그러나 타지 마할은 좀 다르다.타지마할에는 이슬람과 힌두 두 문화가 절묘하게 혼합돼 있다.아라베스크나 갈매기형 무늬,그리고 창과 문 테두리의 뾰족한 아치는 이슬람색을 짙게 풍긴다.그런가하면 벽면에는 힌두교의 만신상(萬神像)이 가득 조각돼 있다.타지 마할은 그 기단부(基壇部)의 크기가 사방 95m,본체는 사방 57m·높이가 67m에 이른다.또 네 귀퉁이의 탑,즉 미나르도 높이가 43m나 된다.남성적인 힘을 느끼게하는 웅장한 규모다.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면 타지 마할은 어느 건축물보다도 여성적임을 알 수 있다.특히 후미진 앨코브(alcove)의 벽에 상감기법으로 아로새겨진 갖은 형상의 꽃문양은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전해준다.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타지 마할의 대리석이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색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아침과 한낮,석양 무렵의 느낌이 다르고 달빛에 따라서도 그느낌이 다르다.누가 타지 마할은 낮에는 찬란하게 빛나고,황혼에는 따사롭게 작열하고,달빛 아래서는 영묘한 기운이 감돈다고 했던가.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타지 마할의 모습은 표정이 풍부한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을 닮았다. 타지 마할은 1631년부터 짓기 시작,22년만인 1653년에야 완공됐다.이 대역사에는 2만명의 기술자와 노동자가 인도는 물론 아시아와 멀리 유럽으로부터 동원됐다.인도의 라자스탄에서 채취한 대리석을 건축자재로 쓰기 위해 1천여마리의 코끼리가 사역돼야 했다.또 중국의 비취,버마의 루비,다마스커스의 진주,터키산 옥 등이 건물 장식을 위해 운반됐다.이 타지 마할을 완성하는데 4천만 루피의 돈이 들었다고 하니,한 여인을 향한 사나이의 집념 앞에 고개를 숙여야할지 탄식을 토해야할지 어리둥절했다.게다가 샤 자한은 타지 마할이 완성된 뒤 다시는 그와 같은 걸작품이 나오지 못하도록 공사를 맡은 장인들의 손가락을 모두 잘라버렸다고 하지 않는가. 타지 마할은 이렇게 온 국력을 기울여 완성됐다.그러나 타지 마할을 다 짓고도 샤 자한의 고분지통(叩盆之痛)은 가실 줄 몰랐다.건축광이었던 그는 이내 타지 마할이 마주 보이는 야무나강 건너편에 자신의 무덤을 만들기로 결심했다.이번에는 검은 대리석을 사용해 똑같은 모양과 크기로 건조한 다음두 무덤 사이를 구름다리로 연결할 작정이었다.하지만 그 뜻은 자신의 아들에 의해 좌절됐다.샤 자한은 만년에 황위계승 싸움에 휘말려 아들 아우랑제브에 의해 아그라 성에 유폐됐다.샤 자한 자신이 부왕(父王)을 밀어내고 등극했던 바로 그 인과(因果)의 고리가 아들을 통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 것이다.샤 자한은 만년을 아그라성의 8각망루에서 타지 마할을 바라보며눈물로 보냈다.그리고 8년 뒤 일흔 네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타지 마할은 언제 보아도 보석처럼 영롱했다.하지만 그것이 수많은 생령(生靈)들의 울부짖음을 뒤로 하고 태어난 것임을 어쩌랴.애욕,권력,죽음,연민,분노,허무 등의 낱말이 기자의 머리속을 맴돌았다.공연한 상념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인근 아그라 성으로 발길을 돌렸다.멀리 타지 마할의 둥근 지붕위로 까마귀 떼가 까옥대며 날아 올랐다.그 뒤편으론 성스러운 야무나 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타지 마할의 하늘은 여전히 코발트 빛이었다. ◎타지 마할 가는 길/델리∼아그라 열차 2시간/광광버스로 3대 명소 순회 아그라로 가기 위해서는 델리를 기점으로 삼는 것이 편리하다.델리에서 아그라까지는 비행기와 열차,버스편이 모두 마련돼 있다.비행기로는 40분,열차로는 2시간 정도 걸린다.또 일반버스에서 디럭스급까지 여러 종류의 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꼴로 다닌다.중앙역격인 아그라 간트 기차역에는 주정부에서 운행하는 시내 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다.타지 마할·아그라성·파테푸르시크리 등 아그라의 3대 명소를 하루에 둘러볼 수 있어 이용할만하다.
  • ‘상호주의’ 固守해야(社說)

    남북한 당국대표간 베이징(北京)회담이 1주일간의 평행선 대좌 끝에 결렬로 끝나고 말았다.분단과 전쟁으로 헤어진 부모 형제들이 반세기동안 애타게 기다려온 재회는 아직도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인지.북한측은 이번에도 ‘이산가족’논의를 거부함으로써 1천만 이산가족에게 실망을 안겼다.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남북한 당국자회담으로는 3년9개월만에 재개된 이번 회담은 ‘비료’와 ‘이산가족’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였다.우리측은 대북(對北)비료지원과 동시에 북한측이 이산가족면회소 및 우편물교환소 설치를 위한 가시적 조치를 취하고 이달 안에 판문점에서 이산가족문제를 협의할 남북적십자회담을 갖자고 제의했다. 반면에 북한측은 ‘선(先)비료지원’을 주장하며 그 과정에서 적십자회담을 열어 물자지원과 이산가족문제 등에 대한 포괄적 논의를 갖자고 제의했다.이산가족만 논의하는 적십자회담은 안된다는 것이다.남쪽이 비료지원과 이산가족문제 해결의 병행,즉 ‘상호주의’원칙을 고수했다면 북쪽은 이산가족문제를 ‘정치문제’로 간주,‘인도적인’ 비료지원에 ‘정치문제’의 연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선 것이다. 헤어진 부모 형제 자식간에 서로 생사를 확인하고 재회하려는 일이 어떻게 ‘정치문제’인지 북한측의 궤변에 기가 찬다.인간사회에서 그처럼 애절하고 절박한 문제가 또 있단 말인가.그것은 농업생산 증대를 위한 비료지원 보다 더 절실한 인도적 문제다.그들은 또 이번 회담에 응한 자체와 비료회담의 의제에 상호관심사 논의를 포함시킨 것이 큰 양보인양 주장했다. 자기들이 아쉬운 비료를 받기 위해 나온 회담 참석을 양보라니 도대체 말이 되질 않는다. 우리측이 이번에 상호주의 원칙을 고수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북한측의 상투적인 협상술이나 억지논리에 더 이상 밀려서는 안된다.북한측은 과거 ‘쌀회담’에서도 쌀만 주면 경협을 논의할 수 있고 피랍(被拉) 선원도 인도적 차원에서 송환해 줄 수 있다고 했지만 쌀을 받은 후엔 딴소리를 하며 등을 돌렸다.억지논리와 위협으로 남한을 둘러먹겠다는 북한측의 오산(誤算)을 깨뜨릴 수 있는 길은 ‘상호주의의 고수’뿐이다. 북한측이 이번에 회담 결렬을 통해 보여준 것은 ‘북한의 무(無)변화’다.金泳三 정부가 퇴진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일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남북관계는 아직도 우리에게 인내심을 요구하고 있다.북한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비료지원문제 타결이나 또다른 남북회담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 佛의 對韓 통상압력 전초전/金柄憲 파리 특파원(오늘의 눈)

    최근 프랑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상품이 프랑스시장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하고 있다.자동차,정보처리기기,전자부품산업에서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주요 골자다.반면 함께 금융위기를 겪은 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밀레이지아 4개국은 전혀 우려할 상대가 아니라고 말한다. 자동차의 경우만 봐도 일견 그들의 주장이 맞는 것 같다.프랑스 자동차생산자협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월 2달 동안 프랑스내 한국산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년동기에 비해 59%가 증가한 2천972대다 프랑스내 외제차시장만을 놓고 볼 때 시장점유율은 무려 39.7%나 되는 것도 사실이다. 선박의 경우에도 이 기간 동안 5억4천8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해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무려 2만3천323%에 이른다.무선통신기기나 항공기부품도 증가율이 100%를 훨씬 웃돈다.언뜻 보면 한국민의 자존심이 한껏 살아나는 이야기 같다.IMF 한파를 슬기롭게 이겨가고 있는 한국인의 긍지도 느낄 수 있음직한 대목이다. 실제로 최근 원화절하로 컴퓨터,자동차,전자부품 등 우리의 주요상품이 대프랑스 수출에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선박,무선통신,항공기 부품을 제외하고는 본격적인 수출증가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도 괄목할 만한 판매신장에도 불구,같은 기간중 대프랑스 수출실적은 금액기준으로 22.7%가 줄었다.신규수출 증가보다는 그동안 쌓인 재고처리의 영향일 뿐이다. 프랑스가 엄살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그 진의는 뭘까.자체적으로는 물론이고 유럽연합(EU) 차원에서 한국에 통상압력을 가하기 위한 전단계 작전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원화절하에 따른 수출호조가 언제가 통상압력으로 돌아올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선지 3달 만에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비단 프랑스와 EU만은 아닐 것이다.미국 등 모든 주요수출국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은 시작됐을 것이다.그러나 국내사정은 어떤가.겨우 몇달 계속된 무역수지 흑자를 마치 위대한 전리품인양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또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이유로 그렇게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최근의 언론보도나 정부발표를 보면 이러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
  • IMF시대 계층간 소비행태 양극화 심화

    ◎수십만원대 ‘金가루 정식’ 등장/사회단체 무료급식소 장사진/뽐내기 과소비·향락 다시 기승/빈부 갈등… 위기극복 큰 걸림돌 IMF 한파가 소비 행태의 ‘양극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과 도산의 고통 속에 극심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는 반면 부유층의 사치와 향락은 IMF한파 이전보다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전문가들은 과거 성장위주의 경제운용과정에서 싹튼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IMF 체제에 따른 금리 폭등,고용 불안 등에 의해 더욱 가속화되는 징조라며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은 계층간 갈등을 심화시켜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고 국민의 힘을 한데 모아 위기상황을 타개하는데도 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IMF 한파 속에서도 나만은 끄떡없다는 일부 부유층의 뽐내기식 과소비까지 극성을 부려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의 일부 고급 일식점에서는 금가루가 뿌려진 김밥과 술이 나오는 ‘금가루 정식’이 생겨 3인분에 80만원 정도의 가격에 팔려나간다.금가루는전량 일본에서 수입된다. 강남의 고급 룸살롱은 평일에도 예약하지 않으면 빈방이 없을 정도.수십만원짜리 수입양주 뒤에는 후식으로 10만원이 넘는 ‘금가루 케이크’와 ‘금가루 커피’가 나오는 곳이 많다. 고급 수입품을 주로 파는 강남의 G백화점은 한벌에 1백만∼2백만원짜리 이탈리아나 독일제 수입의류의 판매량이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金모씨(53)는 이달말 아들(28·대학원생)의 결혼식을 위해 3억원짜리 주택 등 4억원을 쏟아 부었다.1캐럿짜리 다이아몬드반지 등 4천여만원어치의 신부 예물,식비가 1인당 5만원씩인 호텔 예식비 등으로만 1억원이 들었다. 반면 IMF 한파의 영향이 점차 본격화되면서 허리띠를 바짝 죌 수 밖에 없는 대부분의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단돈 1원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값비싼 식당보다는 기업체나 관공서의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택시보다는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향이 점차 확산됐다.또 각종 할인양판점이나 중고품 시장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하지만 이도저도 불가능한 극빈층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는 IMF 한파 이전의 두배가 넘는 6백여명이 사회단체의 무료급식으로 생활해 간다.서울 잠실의 모아파트에서는 여러 가구가 관리비를 내지못해 단전조치됐고 양재동의 모아파트에는 전기는 물론,수도도 끊긴 집이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살과 강·절도·매춘 등 생계형 범죄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법무부에 따르면 IMF 한파가 불어닥친 지난해 12월부터 올2월말까지 절도 26%,강도 45%,폭력 11%,수표부도 10% 등 범죄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 불로소득자들 보는 서민 눈길은(박갑천 칼럼)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했다.사람에게는 다소간에 시기·질투심이 있다는 뜻이다.그러니 사촌도 안되는 딴 남이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부를 이루고서 흥청거리는 꼴이 보기 좋을리 없다.어느날 해학가 鄭壽銅이 이죽거린 것도 그런 심리였다고 하겠다. 그가 어떤 정승집 앞을 지났을 때다.그집 행랑채 어린아이가 동전 한닢을 삼켰다면서 행랑어멈의 걱정이 태산같았다.정수동이 묻는다.“그애가 삼킨 돈이 누구것인가” “누구거라뇨.제돈이지요”.그러자 정수동이 목소리를 높인다.“그렇다면 걱정말게.그냥 아이배만 슬슬 쓰다듬어주면 되네.아,어떤 정승양반은 남의 돈을 7만냥이나 삼키고도 배만 쓸면 아무일 없는데 제돈 한닢쯤 삼켰대서 무슨 배탈이 나겠나”.사랑에 앉아 있는 정승 들으라고 한소리였다.권세업고 불로소득한 고관대작에게 내뱉은 독설. 등에 적혀있는 얘기다. 남의 불로소득을 시기한다는건 자신도 그걸 개염낸다는 뜻일 수 있다.가짓수 많은 복권이 왜 잘 팔리겠는가.건깡깡이로 운좋게 맞아떨어지면 한 밑천 잡기 때문 아닌가.이같은 인정의 기미에 대해서는 (오두편)도 언급한다.“…아무런 노력도 않으면서 잘먹고 잘입으며 잘사는 사람을 세상사람들은 유능하다면서 부러워한다.또 나라를 위해 아무 전공(戰功)도 없이 존경받는 자리에 있는 사람을 세상사람들은 현명하다고 한다”.그러나 그럴때 농지는 황폐화하고 군대는 약해진다고 그는 진단한다. “호화생활하는 사람들의 불로소득에 대해 철저하게 무거운 세금을 매기도록 하라”.재경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金大中 대통령이 내린 지시이다.우리사회에는 그런 불로소득자들이 분명히 있다.당사자들은 일찍이 흘린 땀의 과실인데 무슨 소리냐고 펄펄뛸지 모르지만.하나 나날의 삶이 고달픈 서민들은 사촌도 아닌 그들의 “내것 내가쓰는데…” 야발에 꼭뒤눌린 가운데 불균형·불평등을 느껴오는 터.그들의 행태를 보면서 게정의 씨앗을 움틔운게 사실이다.매서운 IMF한파도 남의 얘기인양 여기는 그들은 우리사회에 위화감을 심고 있지 않은가. 가진자를 적으로 보는건 옳지 않다.가진자는 존경받아야 마땅하다.그게 정상이다.하지만 그리되기 위해서는 이룬 가멸음이 정당해야 하고 행실 또한 염치를 알게 되어야 한다.우리 불로소득자들은 그점에서 많이 모자란 것 아닌가 싶어질 때가 많다.
  • 나진항 하역·수송시설 대폭 확장

    북한은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 화물 수출입의 주 항구인 나진항의 하역능력을 대폭 확충,연간 3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조성했다고 재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최근호가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지난달 일본 니가타에서 열린 북동아시아경제회의에 참석한 김일성종합대학 교수 김수용의 보고를 인용,북한이 나진항을 국제적인 중계수송기지·전문 컨테이너 취급부두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나진항의 기중기 인양능력을 10t에서 30t으로 높였다고 전했다.이와 함께 외국의 투자를 받아들여 새로운 기중기를 설치하고 ‘짐함 상하차’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연간 3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 인도 카주라호 사원(세계 문화유산 순례:65)

    ◎찬델라왕조 100년 걸처 지은 힌두신의 ‘성전’/950년부터 85개 사원 건립… 현재 22개만 온존/사원 벽면에 조각한 미투나상 ‘관능미의 극치’ 힌두교 신들의 속성은 종종 인간의 동물적인 본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으로 드러난다.그러한 힌두 신들은 의인적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반인반수적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린다.한 예로 힌두교의 신 시바는 마치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곡 ‘개구리’에 나오는 주신 디오니소스처럼 욕망과 결점을 지닌 과장된 거인이자 주술사로 등장한다.‘문화적 갑옷’이라곤 전혀 걸치지 않은 순수한 원초적 감정의 결정체로서의 힌두 신.그 신들의 은밀한 속살까지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인도의 카주라호 사원이다. 카주라호는 인도 북부 마디야프라데시 주의 북단에 위치한 궁벽한 시골마을이다.인구 7천명이 조금 넘는 이 마을은 해가 지면 근처의 정글에서 원숭이 울음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외진 곳이다.그러나 오늘날 카주라호는 인도의 대표적인 유적지 가운데 하나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그곳에 찬란한 ‘성의 신전’ 카주라호 사원이 있기 때문이다.카주라호 사원은 지난 86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인도­아리안양식 석조물 카주라호 사원은 ‘달의 신’ 찬드라의 자손이 세웠다는 인도의 찬델라 왕조가 서기 950년부터 1050년 사이에 건립한 인도­아리안 양식의 석조사원이다.전성기에는 85개의 사원이 있었지만 14세기 이슬람 교도의 지배아래 들면서 파괴돼 현재는 22개만 남아있다.카주라호의 사원군은 시가지를 중심으로 서군과 동군,그리고 남군으로 나뉜다.이 가운데 특히 이목을 끄는 곳은 서군으로 가장 많은 사원이 보존돼 있다.카주라호 사원중 제일 큰 높이 31m의 칸다리아 마하데바 사원을 비롯해 공포의 여신 칼리에게 바쳐진 차운사나트 요기니 사원,시바와 파르바티 부부상이 새겨진 데비 자가담바 사원,시바신이 타고 다닌다는 황소 난디가 새겨진 비슈바나트 사원,태양신 수르야를 모신 치트라굽타 사원 등 특징적인 사원들은 모두 이곳에 몰려 있다. 카주라호의 사원은 화강암으로 된차운사나트 요기니 사원을 빼고는 모두 사암으로 만들어졌다.이곳에서 20여㎞ 떨어진 켄강에서 캐낸 것이라는 이 사암은 분홍색,황갈색 등 색깔도 가지각색이다.그러나 카주라호 사원 외벽은 세월의 무게를 말해주듯 군데군데 거무스름하게 빛이 바래 안타까움을 안겨줬다.그런 곳엔 으레 찌든 때를 벗겨내는 ‘사원지기’들이 있었다.그들의 눈동자엔 하나같이 신심이 가득했다.하루종일 야자나무 솔에 암모니아수를 묻혀 검댕을 닦아내는 것이 그들의 ‘소명’이다. 카주라호 사원을 카주라호 사원이게 하는 것은 바로 사원 외벽에 장식된 미투나상,곧 남녀교합상이다.‘에로틱 조각의 신천지’라는 말에 걸맞게 카주라호 사원의 수많은 나신들은 데칸고원의 대지 만큼이나 뜨거운 김을 내뿜고 있었다.카주라호 사원 가운데 예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건축물로 꼽히는 칸다리아 마하데바 사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사원은 말끔하게 정돈된 잔디밭과 나직한 울타리가 어우러져 유적공원 같았다. 이름모를 새소리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빨간 부겐빌리아 꽃 내음이 진동하는 사원은 마치 열락의 땅인양 평온했다.사원 바깥 벽에는 900개가 넘는 온갖 형상의 조각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었다. 그 중의 압권은 단연 관능미의 극치를 이룬 미투나상이었다.차오르는 만월처럼 풍염한 여인의 젖가슴과 봉곳하게 솟아오른 도발적인 히프,목 뒤에 입술을 살짝 갖다대면 발목까지 그대로 흘러내릴듯한 매끄러운 몸 선….미투나 상이 뿜어내는 관능은 더 이상의 비유를 허락치 않았다.오죽하면 마하트마 간디는 사랑의 행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이 조각상들을 모두 부숴버리고 싶다고 했을까. 인도인들은 도대체 어떤 심경으로 신성한 사원에 이처럼 보기 민망한 상들을 새겨 놓았을까 궁금했다.순간 기자의 머리속에는 ‘북회귀선’의 작가 헨리 밀러의 말이 떠올랐다.“섹스는 환생해야 할 아홉가지 이유 중의 하나다…나머지 여덟가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밀러의 생각일 뿐.미투나상의 성결합 자세는 차라리 음양 에너지의 상징이자 정신적 생명력의 승화된 표현으로 다가왔다. ○신성한 사원에 나상 즐비 힌두들은금욕적이고 내세적이며 염세적이어서 현실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그것은 일면적인 고찰에 불과하다.그들은 쾌락을 인생의 목표로 삼지는 않지만 그것을 죄악시하지도 않는다.미투나 상은 기본적인 도덕률만 지키면 얼마든지 쾌락을 추구할 수 있다는 그들의 독특한 성관을 압축해 보여준다. 시가지에서 동쪽으로 뻗은 길을 따라가면 올드 카주라호 마을에 이른다.이 마을을 조금 지나면 동쪽 그룹 사원들을 볼 수 있다.이곳엔 파르스바나트·산티나트·아디나트 사원 등 3개의 자이나교 사원들이 한 데 모여 있다.이가운데 유난히 눈길을 끈 곳은 파르스바나트 사원이었다.이 사원 안에 있는 몽골리안 얼굴의 여인상은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잔상을 남겼다.여기서 다시 남쪽으로 1㎞쯤 가면 카주라호 사원들 중 마지막으로 조성된 두라데오 사원이 모습을 드러낸다.전성기를 지나 쇠락한 기미는 있지만 이곳의 압사라 천녀상 만큼은 남부 그룹 사원의 백미로 일컬어질 만했다. 카주라호 사원의 관능적인 조각상들을 완상하기에 하루일정은 빠듯했다.어느덧 해는 기울고 사원 어깨 너머로 붉은 저녁노을이 물감처럼 번졌다.욕정의 파도가 물결치는 카주라호의 나상에도 희미한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어둠에 스러져가는 사원은 이제 원숭이들의 독천장.휘늘어진 고목 위를 무리지어 오르내리는 원숭이들은 사원의 터주대감이자 ‘하누만’신 바로 그것이었다. ◎여행가이드/델리∼바라나시 항공편/3월 전통무용 축제 볼만 카주라호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지만 여행자들이 방문하기 쉽도록 교통편이 비교적 잘 되어 있다.비행기를 탈 경우 카주라호까지는 아그라나 바라나시에서 40분,델리에서 1시간 40분 가량 걸린다.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약 5㎞ 떨어져 있으며 택시밖에 다니지 않는다. 캘커타나 바라나시 방면에서 온다면 사트나에서 하차해 하루 4번씩 운행하는 버스편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 카주라호를 방문하는 데는 몬순 우기가 끝나는 9월부터 혹서기에 들기 전인 3월까지가 무난하다.특히 3월은 힌두사원을 배경으로 인도의 전통 민속무용을 선보이는 카주라호댄스 축제가 열리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다.
  • 한나라,노사정위 탈퇴키로

    한나라당은 4일 노·사·정위원회가 기구의 본분을 망각한 채 국회의 고유권한인 입법권마저 무시하는 등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고 판단,그동안 위원회에 참여해온 당 소속 이강희 의원을 즉시 철수시키기로했다. 맹형규 대변인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위원회의 구성 목적은 경제활성화와 실업 최소화이지만 최근 공무원 및 교원 지위문제,노조의 정치참여,노조전임자 임금지급,고용조정,근로자 파견법 등 노사는 물론 전 국민 모두에게 첨예하고 국가운영에 중대한 법 관련사항들까지 전권인양 논의하고 있는 것은 경제발전과 국익에 결코 도움되지 않는다”고 불참 배경을 밝혔다. 맹대변인은 “이같이 중차대한 사항들은 국민의 대표기구인 국회에서 보다 심도있게 논의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 뗏목탐사대 4명 사망·실종

    ◎발해 해상교역 추적… 블라디보스토크 출항/24일만에 이 도고섬 근해서 악천후로 전복 지난해 12월 31일부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뗏목 대장정을 시도했던 발해항로 학술탐사대원 4명중 3명이 24일 상오 6시 일본 근해에서 숨진채 발견됐으며 1명은 실종됐다고 외무부가 24일 밝혔다. 외무부 관계자는 “일본 해상보안청이 경비정 3척과 헬기 4대 등을 파견해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사체 1구만 인양하고 나머지는 악천후로 실패했다”고 밝혔다. 외무부측은 “인양된 사체는 돗토리현 사카이 미나토시에 있는 자이세병원에 안치된어 있으며 가장 젊은 대원으로 보인다”고 밝혀 임현규씨(27일·한국해양대 해운경영학과 4년)로 추정되고 있다. 탐사대원은 대장인 장철수(38·한바다연구소,한국해양대 석사과정),이용호(35·한바다연구소),이덕영(49·선장),임씨 등 4명이다. 이들은 당초 23일중 일본 영해안으로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이날 하오 5시쯤 조류가 급변하자 도고섬에 접안할 수 있도록 외무부에 요청해 왔다. 발해항로 학술탐사대원은 발해건국1천3백년을 맞아 발해인들의 해상교역항로를 추적한다는 목적으로 지난해 12월3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물푸레나무로 만든 길이 15m,너비 5m의 뗏목을 타고 제주도를 목표로 항해를 해왔으나 악천후때문에 항로를 변경,일본에 상륙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좌초 화물선 실종선원 3명 구조/울산 앞바다서 44시간만에

    15일 울산 서생 앞바다에서 좌초한 파나마선적 4천400t급 화물선 뉴바론호(선장 로메오 퀴톤 54) 실종선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해경구조대는 16일 2명을 추가로 구조하고 3구의 시체를 인양했다. 이에 따라 이날 모두 3명의 선원이 구조됐다. 울산해경에 따르면 상오 7시30분쯤부터 구난함정 등 3척과 해경 헬기로 본격적인 실종자수색에 나서 사건발생 44시간 만인 이날 하오 11시 30분쯤 뉴바론호 선상에서 1등 기관사 델핀 나르트소(35)와 조타수 미구엘토 에트칸씨(27) 등 선원 2명을 구조,울산병원으로 옮겨 치료중이다.인양된 사망자의 신원은 기관장 자임 테오도로(55),3등 기관사 마셀로 파스트라나(41),실습기관사 나자레스 콘셉포톤씨(24)로 확인됐다. 해경은 앞서 진하리 대송마을 앞바다에서 표류하던 선원 1명도 구조했다. 해경은 아직 생존선원이 선상이나 선실 내에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작업을 계속중이다. 이로써 뉴바론호 선원 20명 가운데 현재까지 3명이 구조되고 5명이 사망,12명이 실종됐다. 한편 사고해역 일대 해안가에는 사고선박에서 나온 기름이 파도에 밀려 계속 확산되고 있어 서생면 일대 2백90여㏊에 이르는 미역과 우렁쉥이 전복 양식장 등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 경기민요 이춘희(이세기의 인물탐구:157)

    ◎맑고 고운 목소리 타고난 명창/어느 대목 불러도 막힘없는 소리 절창 경지/스승 안비취명창 뒤이어 인간문화재 올라 ‘유상앵비는 천천금이요/화간접무는 분분설이라(버들위를 나르는 꾀꼬리는 조각조각 금과 같고 꽃사이를 날아다니는 나비는 펄펄 날리는 눈과 같다)’ 경기민요에는 12잡가가 있고 안비취 묵계월 이은주씨가 4곡씩을 나누어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로 지정받았으나 2년전 안비취명창 작고후 유산가 제비가(연자가) 소춘향가 십장가는 경기민요 준문화재이던 이춘희가 뒤를 이어 인간문화재로 새로 등극했다. ◎산간석경의 계율처럼 이춘희의 경기소리는 슬픈 소리는 한없이 구슬프지만 경쾌하고 화려한 가락은 마음속에 드리운 검은 시름을 일시에 씻어내린다.그의 미성의 특징은 푸르른 수목을 넘나드는 원앙인양,마른 대지위에 내리는 차가운 빗줄기인양,어느 대목을 불러도 막힘이 없이 산간석경 계류처럼 청청하다. 또 자진모리 장단에 맞춘 불투명한듯한 유절(마루)형식과 방울목을 울릴때 애간장을 녹이는 애원성은 ‘가히 절륜’이라는 말을 듣는다.이보형 문화재위원에 의하면 ‘경기민요의 보석이자 큰별’로서 손색이 없는 존재다.특히 경박하게 날릴 수 있는 경기민요의 가풍에 깊고 그윽한 기품을 주기위해 판소리 독공과 같은 맹훈련을 펼쳐온 것으로 유명하다.거의 30년이 가깝게 강원도 회령산 보령계곡에 올라 혼신으로 소리공부에 매달렸고 자신의 소리에 부족함을 느낄때마다 장대한 폭포수 앞에 의연하게 마주 선다.그러한 과정에서 경기민요의 대중성을 극복하고 격조를 높이는데 일조한 ‘박수를 치고싶은 명창’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그가 태어난 한남동은 50년대만 해도 한적한 시골동네로 집에서는 채소농사를 짓고 있었다.5남매중 아무도 특출난 재주를 타고나지 않았으나 ‘별쭝나게도’ 그만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란 노래는 한번에 따라부르고 특히 황금심에 반해서 ‘왠지 가수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그러나 부친 작고후 어머니(안명옥씨) 혼자서 광주리장사로 어린자녀를 돌보는 상황에서는 그가 ‘가수’가 된다는 것은 꿈도 꿀수없는 언어도단이자 불효막심이었다. 이를 감히 입밖에 꺼내지못하는 노심초사가 마침내 마음의 병이 되었으나 어머니에게 매를 맞아가면서까지 ‘노래를 부르고 싶은 열망’을 포기하지 않았다.그렇게 찾아간 곳이 선소리 산타령의 인간문화재 이창배 선생이었고 그때부터 어두운 골방구석에서 장구장단 하나만으로 긴밤을 낮삼아 ‘창부타령’이며 ‘베틀가’,경기 12잡가를 섭렵해나갔다. 스승은 그의 ‘타고난 맑고도 고운 목소리’를 소중히 여겨 ‘반드시 큰 재목’될 것을 믿어주었고 상중하성을 자유자재로 구사할수 있을때까지 철두철미 모든 것을 가르쳤다. 과연 그의 목소리는 아무리 오랜시간 노래를 불러도 목이 쉬거나 변한 음성을 내지않는다.단지 혼자서는 어느 대목을 불러도 유창하게 넘어가지만 무대에 서면 ‘온몸이 떨려’ 실수를 범하는 일이 많았다.그 한 예로 76년,전주대사습놀이에서 ‘가사와 몸짓이 흔들려 2등’에 머문적이 있고 2등도 과분하여 얼굴을 들고 다니지못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후로 극단적인 수줍음을 극복하기 위해 하루 5시간 이상 한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았다하는 맹훈련을 거듭한 끝에 능란한 사체발림과 너름새를 구사하는 관록의 무대인이 된 것이다.어렵게 얻어진 결과가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알기 때문에 그는 대회나 콩쿠르에서 ‘예술성과 실력위주’를 따지는 까다로운 심사위원으로 정평이 나있다.실력이 있으면서도 불이익을 당하는 이가 없도록 설혹 스승이나 선배가 추천을 해도 실력이 딸리는 편에는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그리고 노래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방황하는 학생들을 한남동 자택에 마련한 학원에 데려다가 무료로 양성하는 인정을 베푼다. ○딸도 대이어 국악공부 이창배 스승에게 사사한지 10년만에 제자 대물림으로 안비취문하에 입문하자 이수자,전수조교를 거쳐 89년 경기민요 준보유자가 된것은 골방에 갇힌피나는 훈련과 간단없는 독공에서 얻어진 ‘야멸찬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스승이 노령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후에는 그를 부르고 원하는 곳에는 어디든지 달려가서 노래를 부르고 94년 연강홀에서 열린 경기국악축제와 ‘묵계월소리인생 60’에도 스승대신으로 나가 일세를 풍미하던 거목의 빈자리를 채워주었다. 더구나 결혼과 예술 사이에서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군과 헤어져 딸하나만을 데리고 만단 파란을 혼자서 감내해왔다.경기민요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하던 시절이라 고작 환갑잔치나 화수회에 불려 다니면서 판소리를 하는 이들이 수십벌씩 한복을 가지고 화려하게 무대에 설때 단벌로 버스를 타고 공연장을 찾아다니는 삭연한 서름을 겪었다.그 딸(서정화 이대 국악과)이 자라나서 그의 뒤를 잇고 있다. 몇년사이 경기민요는 다른 예술분야와 마찬가지로 국악의 한 장르로 당당히 대열에 올라서게 되었다.정악(정요)만을 연주하던 국악원 정기공연과 국악의 향연은 물론 텔레비전에도 출연하고 국악과가 있는 대학에도 출강하게 되었다.그는 자신의 모자라는 부분을 위해 국악관련의 이론서를 찾아 읽고 경기민요의 계보와 유래에 대한 연구에도 남다른 열의를 보이고 있다. ○탁월한 오관청음 빛나 그러나 지금도 학생들을 가르칠때 이론이 정연한 것을 앞세우기 보다 구전심수의 뼈에 사무치는교습이 그들에게 산교육이 된다는 것을 투철하게 각성시킨다. 예술적 차원의 격조이전에 경기민요는 그 옛날 서민들의 삶의 기록이자 정서자체로써 그들의 삶속에 진하게 파고들었을 때만이 무르익은 생명력이 꿈틀거리기 때문이다. ‘신중하고 진지하면서도 정교하고 깊은 이춘희의 ‘옥쟁반에 큰구슬 작은구슬을 떨어뜨리는(대주소주락옥반) 탁월한 오관청음’은 이제 이상과 예술의 신념을 유유로히 성취시키는 절창입신의 경지다. □연보 ▲1947년 서울출생 ▲1964년부터 이창배·정만득 사사 ▲1966년 한성고등공민학교졸업 ▲1969년 KBS라디오민요백일장장원 ▲1987년 제1회 경기12좌창 및 민요발표회,LA국악협회초청 공연 ▲1988년 제2회 민요발표회 ▲198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준보유자 ▲1994년 경기12좌창 발표회, KBS라디오 ‘우리가락배우기’지도 ▲1995­현재 국립국악원 지도위원, 이화여대·중앙대·추계예술대 출강 ▲1997년 무형문화제 제57호 경기소리 보유자지정, 만정 김소희 선생 추모공연, 중앙일보주최 ‘명인명무전’, 광주비엔날레 축하무대, 문체부주최 동남아순회공연, 무형문화제전수회관 개관 기념공연 등 70여회 경기12좌창 CD(93년) 경기12잡가완창·민요가락 CD(96년) 한라문화재대통령상(86년) KBS국악대상(88년) 한국방송대상 국악부문대상(96년)
  • 신윤복 ‘월하정인’의 남녀(한국인의 얼굴:125)

    ◎떳떳하지 못한 남정네­여인/한밤중 만남 음흉하게 묘사 혜원 신윤복은 그림 뿐 아니라 글씨와 시문에도 조예가 깊었던 모양이다.그가 그림에 써넣은 글발인 제사나 글씨를 보면 제법 매끄럽다.그림의 내용과 주제를 설명한 사제는 그림 이미지를 한껏 살렸다.간송미술관 소장의 속화 ‘월하정인’도 그림과 사제가 썩 잘 어울린다. 이 속화는 떳떳하지 못한 남정네와 여인의 내밀한 만남이 묘사되었다.가는 길이 뻔한 은근짜 한쌍의 수작이 역력한 이 그림에는 6·3·4자씩의 삼행시가 들어있다.‘밤은 깊어 삼경인데,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아네(월심심 야삼경·양인심사양인지)’라는 내용의 시다.삼경은 하오11시쯤에서 다음날 상오 1시쯤에 이르는 한밤중이다. 그 야심한 삼경에 남정네를 따라 나선 여인은 필경 여염집 규수는 아닐 것이다.길을 나서기전에 의기가 투합했을 터이나,어느집 담모퉁이에 이르러 여인은 짐짓 새치를 부리는 눈치다.몸이 단 것은 남정네다.그래서 왼손을 마고자속에 집어넣고 무엇을 꺼내 여인을 달랠 눈치다.남정네 얼굴에는 약간 낭패스러운 표정이 어렸다.그러나 호롱불빛을 받은 여인네 얼굴은 벌써 발그레 상기 되었다. 여인네는 쓰개치마인 처네를 머리에 썼다.처네말기로 이마와 왼쪽 눈과 눈썹을 약간 가렸으나,혜원이 즐겨 그리는 미인형얼굴이다.눈과 눈썹이 약간치켜 올라갔다.앵두 한 알을 겨우 물을 수 있을 만큼 입은 작지만 코는 오뚝하다.그런데 한 번쯤 내숭을 떠느라 새침떼기가 되었다.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남정네를 뿌리칠 자세는 아니다.몸은 비틀어 남정네를 외면은 했으나,오이씨같은 버선발에 신은 신발코 끝을 남정네 쪽에 두었다. 어자피 따라나선 참이라 끝장을 보기는 볼 참이다.치마통을 올려 허리에 매달 듯 묶어 놓아 여인네 흰 속곳자락이 다 들어났다.여인네를 곁눈질 하는 남정네 눈길이 음흉해질 수 밖에 별 도리가 없다. 도포를 입고 갓을 쓴 남정네는 어느 양반집 자제인 듯 하나 체면쯤은 일찍 접어두었다.그저 여인이 살랑살랑 따라와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조급할 뿐이다. 이 그림에는 여색을 내세워 에로티즘을 강조한 혜원의 필치가 그대로발산하고 있다.그는 남녀의 질퍽한 놀이나 은밀한 밀회는 물론 심지어는 성희나 정사까지 농도 짙게 표현했다.성애를 위한 유혹의한 순간을 포착한 ‘소년전홍’이나 일하고 돌아오는 하녀를 붙들어 보는 주인양반을 묘사한 ‘춘색만원이 그런 그림이다.
  • 인간복제 이뤄질까

    ◎과학자 시드 “병원 곧 설립” 발언에 미 사회 들썩/백악관 “연구비 중단”속 의회서도 “부적절” 비난 【워싱턴·시카고 AP AFP 연합】 미국의 한 과학자가 인간복제에 대한 사회적 반대에도 불구,인간복제 강행 계획을 밝히면서 의회는 물론 백악관까지 나서 이를 적극적으로 만류하는 등 인간복제 문제가 다시 미국사회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카고에서 인공수정을 연구해 온 물리학자 리처드 시드는 지난 6일 향후 3개월내 시카고에 복제 어린이를 만들 수 있는 인간복제 병원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인간복제에 참여하려는 뜻을 가진 4쌍의 부부를 이미 확보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복제를 통해 불임 부부를 도울 계획이라면서 빌 클린턴 미 대통령도 이를 중단시킬 수 있는 법적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매커리 백악관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는 인간복제에 대한 강력한 반대를 분명히 해왔다”면서 미식품의약국(FDA)이 시드의 무책임한 인간복제 계획을 중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작년에 스코틀랜드 과학자들이 성인양 돌리의 복제사실을 발표하면서 인간복제 문제가 쟁점화되자 인간복제 연구에 대한 연방기금 사용을 금지하고 의회에 향후 5년간 인간복제에 관한 실험금지를 입법화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의회내에서 인간복제 금지 입법화를 주도해 온 버논 엘허스 하원의원도 성명을 통해 “인간복제처럼 실험실에서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은 전적으로 부적절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엘허스 의원의 보좌관은 의회가 인간복제금지법안 심의에 즉각 착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으나 매커리 대변인은 클린턴 대통령이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의회에서 법안이 표결처리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해 시드의 인간복제 계획발표로 이에 대한 대응이 더 빨라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때문에 시드는 이달 27일 의회가 소집돼 인간복제금지법안을 심의,입법화하기 이전에 인간복제에 착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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