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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미 크레인으로 들어올려 백령도 연안 이동

    함미 크레인으로 들어올려 백령도 연안 이동

    천안함이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지 17일만인 12일 함미(艦尾) 일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군(軍)은 이날 저녁 천안함 함미를 수심이 얕은 백령도 해안 쪽으로 옮겼다. 이르면 18일쯤 함미를 인양할 수도 있을 것으로 군은 예상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함미를 인양하는 데에는 풍랑 등 기상조건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르면 18일쯤 인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상크레인으로 들어 올려진 함미는 물 밖 기상조건 악화에 따른 사고 방지를 위해 이날 저녁 다시 물속으로 가라앉혔다. 합동참모본부 이기식 정보작전처장은 “밤부터 풍랑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기상이 더 나빠질 것에 대비해 함미 부분을 백령도 연안 방면으로 4.6㎞, 수심 25m 지점까지 옮겼다.”고 말했다. 함미의 길이는 약 39m, 무게는 480t(물 제외)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함미는 당초 침몰장소에서 동남쪽 4.6㎞지점, 백령도 남쪽 1.37㎞에 새로 위치하게 됐다. 군은 함미를 이동시키기에 앞서 내부 유실 방지를 위해 절단면 등에 그물망을 설치했다. 군의 이 같은 피항 결정은 오후 수중 작업을 통해 인양에 필요한 인양 체인 3가닥 가운데 2가닥을 함미와 크레인에 연결하는 데 성공하면서 결정됐다. ☞[사진] 17일만에 드러낸 천안함 함미…어떤 모습? 이번 주말까지 3~4m의 높은 파고와 시속 30노트(시속 55.6㎞) 안팎의 강풍이 불고 물 흐름이 빠른 사리가 예고돼 사실상 인양작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 함미를 깊은 물속에 그대로 방치하면 그동안 작업해 왔던 게 허사가 될 수 있다는 인양팀의 의견이 반영됐다. 군은 물살이 잦아드는 이번 주말쯤 세 번째 체인 결속 작업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함미를 인양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군은 함미 이동 결정을 위해 실종자가족협의회와 협의를 마쳤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강풍·2m파도…수중작업 3번째 중단

    [천안함 침몰 이후] 강풍·2m파도…수중작업 3번째 중단

    12일 오후 늦게 천안함 함미 일부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백령도 함체 인양 현장은 순간 술렁거렸다. 실종 승조원 대부분이 갇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함미를 바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성급한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민간 인양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조금만 보완하면 인양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미는 13일 새벽부터 풍랑주의보가 예상돼 이미 크레인과 연결해 놓은 체인의 변형을 우려한 군이 함체를 물살이 약한 백령도 연안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군은 이참에 함미를 인양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보고, 일단은 바다 밑으로 내려놓은 뒤 체인 하나를 추가로 연결해 안전하게 인양한다는 계획이다. 물속에서 함미를 이동시키는 데는 체인 2개로도 충분하지만 물 밖으로 끌어올리려면 3개의 체인을 감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 상태로 들어 올릴 경우 물 밖에 나오는 순간의 하중을 담보할 수 없고 무게 중심도 잡아야 하기 때문에 풍랑이 수그러들면 마지막 체인을 연결한 뒤 안전하게 인양하겠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인양팀은 함미를 연안 쪽으로 이동시켜 인양작업이 쉬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선체가 떠 있어 마지막 체인을 감는 작업이 쉬운 데다 수심도 낮기 때문이다. 침몰된 함미를 연안 쪽으로 옮긴 것은 높은 파도와 빠른 조류 때문이다. 사고해역은 이날 오후부터 초속 8~12m의 강한 바람이 불고 파도도 2m 이상 높게 일면서 인양작업이 중단됐다. 13일 새벽부터는 풍랑주의보도 내려진 상태였다. 민간 잠수업체가 지난 4일 함수와 함미 부분에서 인양작업을 시작한 이래 파도가 2m 이상으로 높아져 인양작업을 중단한 것은 3번째다. 높은 파도는 조류와 달리 인양작업의 전면 중단으로 이어진다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 인양 전문가들도 파도가 2.5m를 넘으면 인양작업을 지휘하는 해상 크레인 등이 중심을 잃을 수 있어 작업을 중단한다. 특히 천안함 사고해역의 파도는 파장이 심한 너울성 파도여서 2m만 넘어도 작업을 전면 중단할 수밖에 없다. 파도는 예정된 자연현상인 조류와 달리, 장기적이고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인양팀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파도와 동반하는 바람은 분위기를 위축시킬 뿐 인양작업에 직접적인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반면 조류는 유속이 가장 빨라지는 ‘사리’가 돼도 정조 시간만 잘 맞추면 작업을 진전시킬 수 있다. 사리 때 정조 시간은 30분∼1시간. 하루에 4번 정조가 찾아들기에 산술적으로 하루 최대 3∼4시간의 작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유속이 가장 느린 조금 때에도 실제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5∼6시간에 불과하다. ☞[사진] 17일만에 드러낸 천안함 함미…어떤 모습? 14일 시작되는 사리에도 불구하고 주말쯤 함미 부분 인양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함수도 기상여건이 좋으면 ‘조금’이 시작되는 오는 21일쯤 인양 준비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백령기상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백령도 해역의 파도가 2m를 넘었던 날은 4일이었다. 하지만 올해 4월은 이미 3번의 풍랑주의보가 내려졌다. 백령기상대는 “북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기단의 상승 속도가 느려 백령도 해역이 아직 차가운 북쪽 시베리아기단의 영향을 받고 있어 4월 치고는 파도가 높은 날이 많다.”고 밝혔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유실 걱정되지만 안전하게 작업해달라”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은 12일 오후 진행된 함미 예인 작업을 TV를 통해 가슴 졸이며 지켜 봤다. 함미가 수면 위로 떠오른 모습을 보자 마치 돌아온 자식을 보듯 눈물을 쏟아냈다. 김동진 하사의 어머니 홍수향(45)씨는 “TV를 보며 울고 또 울었다.”며 “대포만 봐도 눈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건져 올려서 시신이나마 깨끗한 상태로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눈물을 훔쳤다. 문규석 상사의 사촌형 강석(44)씨는 “(함미에 있을 실종자) 유실이 걱정되지만, (선체 인양) 작업이 빨라진다고 하니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박경수 중사의 사촌형 경식(36)씨는 “최대한 안전하게 작업을 한다니까 믿어야지.”라면서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 17일만에 드러낸 천안함 함미…어떤 모습? 앞서 천안함 실종자가족협의회는 이날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양기간 단축을 위해 함미를 사고지점에서 4㎞ 떨어진 함수가 있는 수심이 얕은 곳까지 옮기도록 해군 및 인양업체 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정국 협의회 대표는 “작업 기간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다가 예인을 결정했다.”며 예인작업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협의회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인양업체로부터 ‘예인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가족대표단 46명이 전체 회의에 참석해 만장일치로 예인 작업에 동의했다. 한편 실종자가족협의회는 “군의 ‘69시간 생존한계시간’ 발표는 실종자 가족들을 우롱한 처사”라면서 “군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 측은 “실수로 그런 발표를 했다면 군의 역량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69시간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을) 알고 그랬다면 가족들을 기만하는 지연작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종자 가족들은 ‘69시간’만 믿고 1분 1초를 기다렸다.”면서 “군을 믿은 만큼 배신감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7일 해군 측은 “밀폐 가능한 침실에 머물러 있다면 승조원은 최대 69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8일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천안함은 완벽한 방수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아 처음부터 (실종자들이) 모두 생존해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모습 드러낸 천안함, 어떤 상황에도 의연하자

    두 동강 난 천안함의 함미가 침몰 17일 만인 어제 저녁 잠시나마 모습을 드러냈다. 민간 대형 크레인선이 체인 두 가닥을 함미에 감아 해저에서 끌어올린 뒤 좀더 수심이 얕은 해역으로 4.6㎞ 옮기면서 함체 갑판 위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사고 해역의 풍랑이 거세 인양을 뒤로 미뤘으나 이제 천안함 인양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남은 실종장병 44명과 함께 천안함 침몰의 진실도 머지않아 베일을 벗게 될 상황을 맞은 것이다. 거센 파도 위로 모습을 드러낸 함미 갑판의 모습은 늠름했다. 언제 그런 참극을 겪었던가 싶게 위용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북녘 바다를 겨누고 있었을 76㎜ 주포와 40㎜ 부포, 하푼 미사일 발사대, 어뢰 발사대 등이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절단면 부분에 있어야 할 연돌(연통)이 사라진 것만이 그날의 상흔을 웅변했다. 정부와 군 당국, 실종자 가족, 나아가 국민 모두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을 시점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침착한 대응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천안함의 함미와 함수를 온전히 인양하는 데 온 힘을 모아야 한다. 신속한 인양에 앞서 온전한 인양이 중요하다. 실종자 가족들이 어제 함체를 옮기는 데 동의한 큰 뜻을 헤아려야 한다.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 속에서도 민·군 합동의 인양작업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는 이들의 의연함에 보답해야 한다. 부품 하나의 유실도 있어선 안 된다. 실종장병 모두를 찾아야 하며, 이를 위해 인양에 조심하고 조심해야 한다. 군 당국은 침몰 원인 조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의 전문가들과 함께 치밀한 조사방안을 강구하고, 그에 맞춰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정교한 조사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진상조사의 요체는 정확성과 객관성, 투명성이다. 우리 국민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모두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하며, 이를 위해 진상 조사의 첫발부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천안함 침몰 당시 군 당국이 보여준 혼선은 절대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천안함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야 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 의미다.
  • [천안함 침몰 이후] 17일만에 모습 드러낸 함미…수중이동 왜?

    [천안함 침몰 이후] 17일만에 모습 드러낸 함미…수중이동 왜?

    군(軍)과 인양 전문 업체들이 12일 침몰한 천안함 함미(艦尾) 부분을 수심이 얕은 지역으로 이동시킨 것은 기상조건이 나쁘기 때문이다. 이날 밤부터 백령도 인근 해역에 풍랑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기상이 극도로 악화될 것이 예상되자 오후 4시부터 2시간만에 함미를 옮겼다. 군은 전날 함미 인양에 필요한 체인 3개 중 한 개를 연결한 데 이어 이날 두 번째 체인 연결에 성공했지만 공들여 연결한 2개의 체인이 자칫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로 크레인이나 구조물 등과 꼬이거나 끊어질 경우 인양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동을 결정했다. 14일부터 유속이 빨라지는 ‘사리’가 시작되면서 1주일간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점도 고려했다. 당초 수심 45m 해저에 가라앉아 있던 함미부분은 이날 저녁 수심 25m 지역으로 옮겨지면서 작업 환경도 좋아졌다. 함미를 안전하게 인양할 수 있는 보다 좋은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또 그 동안에는 수심이 깊었기 때문에 일반잠수시 위험부담이 컸지만 수심이 얕아지면서 잠수사들의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군은 설명했다. 함미가 보다 작업하기 좋은 여건으로 옮겨짐에 따라 잠수사들의 수중 작업 시간도 길어지고 물속 움직임도 편해지게 됐다. 인양작업과 실종자 및 잔해물 탐색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셈이다. 군과 인양업체는 오후 8시45분 이동한 함미를 수중으로 다시 가라앉혔다. 아직 인양할 완전한 여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중에서 이동하는 것은 부력에 의해 체인 2개만으로 가능했지만 물 밖으로 선체를 완전히 꺼내는 것은 체인 3개가 모두 필요하다. 침몰 해역부터 백령도 연안쪽으로 4.6㎞나 이동한 이유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송무진 중령은 “수면 위로 나온 부분은 부력에 의해 올려진 부분으로 현재 상태로 들어올릴 경우 물 밖에 나오는 순간 하중이 급격히 증가해 2개의 체인으로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과 인양업체는 풍랑주의보가 해제되고 유속이 빠른 ‘사리’가 끝나면서부터 인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대 변수는 풍랑이다. 풍랑이 가라앉더라도 물살이 가장 빠른 17일까지는 인양작업이 쉽지않다. 이르면 18일에야 인양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풍속은 30~40노트(시속 55.6~74㎞)이고 파고는 3~4m나 된다. ☞[사진] 17일만에 드러낸 천안함 함미…어떤 모습? 해군 관계자는 “만일 들어올린다면 후속작업을 위해 리브(Rib)나 바지선이 이동해야 하는데 기상악화로 현재 나올수 없는 상황”이라며 “풍랑이 수그러들면 마지막 세 번째 체인을 연결해 인양할 계획”고 말했다. 함미 인양작업을 맡은 88수중개발 정호원 부사장도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함미가 물위로 드러났어도 바지선 하역 시기는 날씨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백령도 해역에 3~4m의 너울성 파도가 치고 있는데 물 위에 떠있는 함미가 파도에 요동칠 수 있고, 해상크레인 역시 흔들릴 수 있다.”면서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물이 차 무거운 함미를 공중에 띄우다가 흔들리면 모든 작업이 허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軍 선체 절단면 공개 놓고 고심

    천안함 인양 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인양된 선체를 공개할지를 놓고 군이 깊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인 데다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숨김 없이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높지만, 절단면을 전면 공개하면 함정 내부가 고스란히 드러나 군사기밀뿐아니라 해군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장면까지 노출될 수 있다는 게 군의 걱정이다. 민·군 전문가들은 천안함 함수(艦首)와 함미(艦尾) 절단면은 사건 원인이 무엇인지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군이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기뢰나 어뢰에 의한 폭발 가능성까지 어느정도 감식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생존자들이 들었다는 두 번의 폭발음,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추정대로 어뢰 등에 의한 버블제트로 폭발했을 경우에는 절단면이 상당히 매끄러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선체에 닿는 직접 폭발물이 없고, 버블제트에 따른 폭발력이 선체의 가장 취약점인 무게중심으로 한순간에 쏠리기 때문에 반듯이 잘린 형태가 된다는 것이다. 반면 어뢰 등에 의해 선체에 직접 충격이 생기고 이로 인한 침수로 선체 하중에 무게가 쏠려 침몰했을 때는 뜯긴 자국이 생긴다. 또 선체에 긁히거나 찍힌 흔적이 있다면 암초에 걸려 좌초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사건 원인을 놓고 갖가지 추측과 의혹이 난무해 온 상태에서 인양해 수면에 올려 놓는 순간부터 절단면을 공개해 의혹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더 이상 군사기밀을 누출해선 안 된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아직까지 동일 함정 20여대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해군의 주력함인 천안함이 공개되면 함포와 적재 무기를 고스란히 노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고(故) 남기훈·김태석 상사의 시신이 함미 절단면에서 발견된 것과 관련, 해군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걱정도 많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실종자 가족들도 선뜻 절단면을 공개할지에 대해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지난주에는 “침몰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함체 절단면 비공개는 의혹을 키우는 것”이라며 전면 공개를 요구했으나 최근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한발짝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절단면을 전면 공개할 경우 현역 장병들은 물론이고 해군 전체의 사기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이르면 이번주말 함미부터 건진다

    이르면 이번 주말 천안함 함미가 함수보다 먼저 인양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선체 인양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전조사에만 이틀 이상을 소비했던 함미 인양작업이 급진전을 보이고 있고, 4일째 지체된 함수 인양작업도 인양에 필요한 체인 3개 가운데 1개를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11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함미 부분은 인양에 필요한 3개의 체인 가운데 1개를 이미 연결했고 두 번째 체인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인양에서 가장 어려우면서도 핵심적인 작업이 체인작업이므로 예상 밖의 진전이다. 함미 선체가 바닥에 닿아 있어 체인을 통과시키기 위한 구멍(터널)을 뚫으려 했던 당초 계획과는 달리, 스크루 추진축과 해저 사이에 1m가량의 공간이 발견돼 구멍을 뚫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나머지 체인 2개도 이미 연결된 체인을 이용해 함체를 조금 들어 올려 공간을 확보한 뒤 밀어넣으면 된다. 함수 부분도 지난 7일 선체에 체인을 연결하기 위한 전단계로 3인치짜리 쇠줄(와이어) 2개를 연결한 뒤 4일째 쇠줄을 인양용 90㎜ 체인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벌인 끝에 이날 밤 9시15분 체인 1개를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함미 인양이 함수보다 먼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군 관계자는 “함수와 함미가 가라앉은 구조적 차이 때문에 작업진척이 차이나는 것 같다.”면서 “함미 인양시기는 이르면 이번 주말(17~18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바닷속 물살이 빨라지는 ‘사리’가 다시 돌아오면서 군과 민간 인양업체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유속이 느려 인양작업 여건이 좋았던 조금(7~9일)에는 강풍과 거센 파도가 작업을 방해하더니, 이젠 유속마저 빨라져 작업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간 인양팀은 “물살이 약한 정조 시간에 맞춰 들어가도 유속이 금방 바뀌고, 1m 이상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파도가 2m 이상으로 높아지는 등 기상이 악화돼 작업 선단이 2차례나 대청도로 피항하는 바람에 하루 반을 허비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여야 서울시장 경선 불붙었다

    ■ 한 ‘정책대결’ 점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달아오르고 있다. 11일 여의도 당사에서는 나경원·김충환·원희룡 의원이 순서대로 줄줄이 모습을 드러내 선거 정책을 쏟아냈다. 특히 원 의원과 나 의원은 민주당 유력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의 무죄 선고에 따라 경선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서울과 경기·인천이 연계하는 ‘메가 서울 구상’을 내놓았다. 그는 “서울·경기·인천을 잇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를 건설하고,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는 한강 뱃길로 중국, 일본 등의 세계도시와 연결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 문제에는 “사실상 야당 후보로 확정된 만큼 최초 여성 서울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여성대결 구도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안전 및 기후변화 정보 등을 공유하는 ‘동북아 도시간 협력’을 제안했다. 그는 “한강 교량은 물론 서울시가 건설 중인 한강 인공섬에 대해서도 철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며 ‘안전한 서울’을 제창했다. 한 전 총리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은 한 전 총리가 시정(市政)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를 묻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한 전 총리가 일을 잘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서울 시정개혁안’을 발표했다. “2008년 서울시 본청 부채만 1조 6800억원으로 2004년에 비해 57% 늘었다.”며 오세훈 시장을 겨냥했다. 시민예산참여제의 도입과 여성부시장 기용도 약속했다. 원 의원은 이어 “안이한 경선 일정은 우리 모두를 위태롭게 한다.”며 후보검증 청문회 도입, 경선운동기간 열흘 이상 확보, TV토론회 3회 이상 개최, 동서남북 권역별 토론회 실시 등 4가지 조치를 요구했다. 나 의원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선 연기와 함께 권역별 경선제도 도입, TV토론회 3회 이상 개최 등을 제안했다. 오 시장은 당초 이날 하려던 출마선언을 연기하면서 “현직인 만큼 선거 관련 일정은 천안함 인양과 수습과정 등을 고려해 그 시기와 수위를 신중하게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민 ‘정치보복’ 부각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한명숙 전 총리가 정치 보폭을 넓히면서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한 전 총리는 검찰의 추가 수사를 의식해 검찰과 정권의 ‘정치 보복’을 부각시키는 한편 본격 선거전에 대비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한명숙 공동대책위원회’는 11일 서울 합정동 노무현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법무부장관·검찰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앞서 열린 공대위 간부회의에서 한 전 총리는 “검찰이 4개월 동안 터무니없는 사실로 망신과 모욕을 주었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또 시작이니, 참으로 사악하고 치졸한 정권”이라고 소회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총리는 전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는 것으로 무죄 선고 뒤 첫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한 전 총리는 권양숙 여사와 한참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대통령님이 돌아가셨을 때 국민들 가슴 속에 한이 맺혔는데, 일단 한 번 풀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으로 옮겨 자서전 사인회를 열었다. 한 전 총리는 12일에는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소속 의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힐 예정이다. 당초 22일 서울시장 출마선언이 예정돼 있었지만, 천안함 침몰 사건 등을 감안해 일정을 늦추는 방안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전 총리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자, 일찌감치 바닥을 훑어온 이계안 전 의원 등은 잔뜩 경계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민주당은 적벽대전처럼 동남풍만 불면 다 되는 것으로 알지만, 사실 손권·유비 연합군은 10만개의 화살을 준비해서 이긴 것”이라면서 “당내 경선으로 모든 이야기를 걸러 본선에서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되는 7월 서울 은평을 재·보선에서 승리해 대권 후보로 부상하는 게 옳다.”고도 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120t급 소형크레인으로 10t짜리 체인 선체에 묶어

    [천안함 침몰 이후] 120t급 소형크레인으로 10t짜리 체인 선체에 묶어

    천안함이 가라앉아 있는 인천 옹진군 백령도 남쪽 해안에는 인양을 위한 어마어마한 장비들이 집결해 있다. 3600t급 초대형 해상크레인에서 바다밑 갯벌 속에 체인 구멍을 뚫기 위한 에어펌프까지 크기나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천안함 함수(艦首·배 앞부분) 인양을 위해 동원된 대우조선해양의 ‘대우 3600호’는 길이 110m, 폭 46m, 무게 1만 2500t으로 최대 3600t까지 들어올릴 수 있다. 함미(艦尾·배 뒷부분) 쪽에는 삼호I&D의 해상크레인 ‘삼아 2200호’가 대기 중이다. 길이 85m, 넓이 12m로 최대 2200t을 들어 올릴 수 있다. 두 크레인 모두 1200t급인 천안함을 수상에서 번쩍 들어올릴 힘을 갖고 있다. 천안함은 두 동강이 나면서 함수는 780t, 함미는 420t이다. 물속에 가라앉은 선체 무게는 평상시보다 3배 이상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대형크레인들이 동원된 것이다. 해군 해난구조 전문가인 송무진 중령은 9일 “선체 내부의 격실들에 물이 차 있지 않더라도 높은 수압과 수면으로 끌어올릴 때 선체를 잡아당기는 표면장력까지 계산하면 통상 선체 인양에는 선체 무게보다 3배 이상을 들어올릴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20t급 소형 해상 크레인도 함수와 함미에 각각 1대씩 있다. 선체를 직접 인양하기 위한 게 아니라 물속 함미·함수 선체에 감을 체인을 조정해 주기 위한 것이다. 대형 해상 크레인은 세밀한 체인 조종작업에는 둔할 수밖에 없어 이 작업에는 소형 크레인이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와이어-밧줄-체인을 순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작업을 사람의 힘만으로는 할 수가 없다. 함미 인양을 맡은 88수중개발 정호원 부사장은 “대형크레인은 너무 덩치가 크고, 4개의 닻으로 고정을 시켜놔 체인 결속에 소형크레인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손쉽게 결속이 가능한 밧줄은 선체 무게를 견디지 못해 터질 위험이 있어 체인이 쓰인다.”면서 “그 무게만도 10t이 넘어 일일이 크레인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체인을 감는 작업은 선체의 무게중심을 찾는 게 중요하다. 물속에서 선체의 하중을 분산시키기 위해 함수에는 체인 4가닥, 함미는 3가닥이 결속된다. 체인을 끌어당길 때 한쪽으로 쏠려버리면 인양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무게중심 맞추기도 120t급 크레인이 안성맞춤이다. 120t급 크레인이 설치된 바지선 위에는 잠수사를 위한 각종 장비들로 가득 차 있다. 산소 공급기, 물속 잠수사와 통화할 수 있는 통신장비, 굵기가 다른 와이어와 체인 등이다. 체인을 선체 밑으로 넣기 위해 갯벌이나 암반을 뚫는 에어펌프나 천공기도 준비돼 있다. 에어펌프는 수면 바지선에서 공급되는 공기를 압축 발사해 지상보다 기압이 5배나 높은 수심 50m 이상에서도 갯벌 등 장애물을 파헤칠 수 있다. 물속 선체를 띄우는 부력을 보태기 위한 부양백들도 마련돼 있다. 부양백은 섬유재질의 폴리우레탄이나 고무류인 네오플랜 등으로 만들어졌다. 해양장비 제조업체인 이젠마린의 남상범 전무는 “수상에서 물속 부양백 안으로 질소나 산소를 밀어넣는 방법으로 부양백에 부력을 주게 된다.”면서 “필요한 부양력만큼 부피를 늘려서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잠수사들의 잠수병 예방을 위한 감압챔버도 소형 바지선에 있다. 감압챔버는 심해 잠수사의 혈액 속에 공기방울 형태로 남은 질소를 천천히 몸 밖으로 빠져나가게 도와주는 장비다. 해군 평택함과 광양함, 미국 해군 살보함에 마련된 챔버들도 40여명이 넘는 민간 잠수사를 위해 지원되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함미 빨라야 13~14일 인양될 듯

    천안함 실종자 대부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천안함의 함미 부분은 언제쯤 인양될까. 함수는 11∼12일쯤 인양이 가능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전망이 나오는 반면 함미의 경우 아직 안갯속이다. 함미 인양작업 진척이 상대적으로 더딘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수심과 조류 문제를 들 수 있다. 함미가 침몰한 지점은 수심이 45m로 함수(25m)보다 깊고 조류마저 빠르다. 국립해양조사원은 함미 침몰해역의 최대 유속을 8일 초속 0.7m, 9일 0.8m로, 함수 침몰해역의 최대 유속은 8일 초속 0.5m, 9일 0.6m로 분석했다. 불과 6.4㎞ 떨어져 있음에도 0.2m나 차이가 난다. 함수와 함미의 수심차(20m)에 따른 기압 차이는 2기압이나 이로 인해 잠수사들이 한계상황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 인양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음으로 두 선체가 바다 밑에 가라앉은 상태다. 선체를 인양하려면 체인으로 선체를 묶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선체가 놓인 바닥에 구멍(터널)을 뚫어야 한다. 이 굴착작업은 잠수사의 수작업으로 이뤄지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런데 함미나 함수 모두 선체 일부분이 들려 있어 구멍을 뚫을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함수의 경우 앞부분이 들려 있어 체인 2개를 비교적 수월하게 설치할 수 있었다. 설치된 체인을 해상크레인으로 4m 정도 들어올린 뒤 뒤쪽에 체인 2개를 밀어넣으면 함수에 설치될 체인 4개가 완성된다. 반면 함미는 작업상황이 훨씬 더 복잡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선체 상당부분이 1m 정도의 펄에 묻혀 있어서다. 해저로부터 1m가량 떠있는 뒤쪽 스크루 추진축 부분에 체인 1개를 연결해 선체를 들어올려 공간을 확보한 다음 체인 2개를 밀어넣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함미에 설치할 체인은 3개로 함수보다 1개 적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 함미 인양팀은 오는 13일까지 체인 연결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체인만 연결되면 수시간 내에 인양이 가능하다. 하지만 13일까지 작업을 마치지 못하면 14일부터 조류가 빨라지는 ‘사리’가 시작돼 작업이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함미 인양은 다시 ‘조금’이 시작되는 21일 이후로 미뤄질 개연성이 높다. 결국 함미 인양은 이르면 13∼14일, 늦으면 21일 이후 가능하다는 등식이 성립된다. 남은 변수는 파도다. 파도가 2m 이상 되면 인양작업이 중단된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오후 기상악화… 인양작업 중단

    백령도 앞바다는 역시 간단치 않았다. 8일 오전에는 천안함 침몰 이후 모처럼 바닷속 상황과 해상여건이 모두 좋았으나 오후들어 이내 날씨가 심술을 부려 오후작업이 중단됐다. 하지만 함수 인양작업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 상당히 진전된 상태다. 이날 백령도 사고해역의 조류는 1노트(초속 0.51m) 이하였다. 함수 인양을 맡은 해양개발공사 관계자는 “인양작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바닷물 흐름이 느린 데다, 선체 앞부분이 들려 있어 예상보다 작업이 많이 진전됐다.”고 말했다. 기상상황 또한 양호해 바람은 초속 7~11m, 파도는 1~1.5m여서 인양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오후가 되면서 초속 9~13m의 바람이 불고 파도도 1.5~2.5m로 높아져 해양개발공사 측은 3시40분쯤 바다 속에 고정된 바지선 앵커 4개를 걷고 대청도로 피항했다. 그동안 파도가 잦아들면 조류가 빠르고, 조류가 느려지면 파도가 높게 일어 구조 및 인양작업이 지연되던 현상이 또다시 반복된 것이다. 함수 인양팀은 파도만 잦아들면 ‘조금’이 계속되는 9일까지 체인 2개 연결작업을 마칠 방침이다. 이때를 놓치면 다음 조금 때까지 인양시기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이 아닌 기간에도 정조시간에 맞추면 작업할 수 있다. 파도가 2.5m 이상 높게 일어 작업이 장기간 중단되는 변수가 생기지 않으면 함수 부분은 다음주 초까지 인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양 단계에서 선체에 체인을 연결하는 작업이 핵심이다. 선체에 체인을 감기 위해서는 먼저 워터제트와 모래흡착기로 선체 아래 바다 밑바닥에 구멍(터널)을 뚫어야 한다. 구멍을 뚫으면 여기에 밧줄(나일론 로프)을 넣은 뒤 이를 이용해 쇠줄(와이어 로프)을 끌어들인다. 이어 다시 쇠줄을 이용해 길이 50m인 체인을 구멍에 넣어 반대편으로 빼낸 뒤 선체를 감싸게 된다. 이처럼 밧줄-쇠줄-체인이라는 단계를 거치는 것은 직경 90㎜, 무게가 7t에 이르는 체인을 곧바로 구멍에 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작업에는 150t급 크레인이 동원된다. 인양 전문가 진교중(58)씨는 “밧줄과 쇠줄 설치를 마치면 선체에 체인을 감는 작업은 2~3일이면 충분하다.”면서 “체인 연결작업만 끝나면 1∼2시간이면 인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여 “北공격 아니냐” 야 “靑·軍 냉정 잃어”

    여 “北공격 아니냐” 야 “靑·軍 냉정 잃어”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선 천안함 침몰 사건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차가 뚜렷이 드러났다. 야당은 수습 과정의 문제점을 따졌고, 여당은 북한 공격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국방장관 23분 늦게 보고받아”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사건 발생 당시 대통령과 국방부장관, 합참의장의 동선을 시간대별로 제시하며 “국방부장관은 첫 상황보고를 대통령보다 23분이나 늦게 받고,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열린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에도 1시간이나 늦게 도착했다.”면서 “대통령이 사건 초기에는 북한 공격으로 파악했고, 인근 속초함의 함포 사격 명령을 지시했다던 국방부장관이 이를 번복한 만큼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또 “지난 1월 북한이 미리 공지하고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에 사격을 했을 때, 우리 군은 벌컨포로 응사했는데, 만일 북한이 이번에 우리의 새 떼 오인사격에 대응사격을 했다면 사태가 어찌 됐겠냐.”면서 “청와대와 군이 냉정을 잃고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지하 벙커로 가기 전 국방부 상황실에서 외교안보수석 등과 전화로 논의했고, 속초함 함포 사격은 교전수칙대로 2함대 사령관이 명령한 뒤 내게 보고했다.”면서 “대통령은 함포 사격을 놓고 ‘너무 과도한 조치가 아닌가.’하는 걱정을 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신학용 의원은 침몰 직전 천안함 함수(艦首·뱃머리) 사진을 공개하며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뱃머리의 뾰족 튀어나온 앞부분이 없어졌고, 함수 쪽 난간이 휘어졌으며, 큰 흠집도 있다.”면서 “‘쾅, 쾅’ 소리가 났다는 것을 보면 부딪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인양을 끝낸 뒤 토론하자.”며 답변을 보류했다. ●“김정일 권력승계 때처럼 테러?” 반면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은 “생존 장병들의 공개 진술로 내부폭발 가능성이 사라졌다.”면서 “북한의 권력이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넘어갈 때 테러를 자행한 사례를 보면 이번에도 북한이 공격한 게 아니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할 것”이라고만 했다. 김 의원은 “세계 5위를 자랑하는 우리 군이 의무전용헬기가 없어 미국 헬기를 빌려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고 하자, 김 장관은 “2015년까지 도입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황진하 의원은 “안보의 생명은 군사기밀”이라면서 “야당의 장관해임 주장에 신경쓰지 말고 사태수습에 전력을 다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문제로 안보가 심각해지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전작권과 군사주권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군으로서는 전작권이 넘어오는 게 가장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가적 문제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함수 이르면 11일 수중부양

    이르면 11일쯤 천안함의 함수(艦首)부분을 수중에 띄우는 작업이 마무리된다.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의 해난사고 조사전문가들도 천안함 침몰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단에 합류한다. 유영식 해군 공보과장은 8일 브리핑에서 “함수부분에 2개의 유도색(체인연결을 위한 로프)이 연결된 상태”라며 “유도색을 이용해 체인을 함수밑으로 통과시켜 연결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과장은 “기상상황 등 여건이 좋으면 함수부분은 3~4일내 체인연결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실종자가 많은 함미(艦尾) 부분은 거센 조류와 깊은 수심 등 여건이 좋지않아 유도색 연결을 하지 못했다. 침몰사건 원인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스크류 부분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쇠사슬 설치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함미부분에는 3개의 체인을, 함수부분에는 4개의 체인을 걸어 천안함을 물 밖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함미부분 인양은 함수보다는 늦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천안함 침몰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면서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등에서 해난사고조사 전문가들을 지원받아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대변인은 “객관적이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민·군 공동조사단장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실종자 가족 대표와 국회에서 추천한 3명의 전문가를 조사단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원 대변인은 “천안함이 침몰 과정에서 수 ㎞를 떠내려왔기 때문에 (잔해 등이) 중간 중간 떨어져 나갔을 수 있다.”며 “크게 함미와 함수 외에 작은 조각들이 있을텐데 아마 위치를 다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저녁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과 구조된 생존 장병들 간의 만남이 이뤄졌다. 홍성규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천안함 생존자 증언] 몇초 간격 굉음…직격어뢰에 피격 가능성 제기

    [천안함 생존자 증언] 몇초 간격 굉음…직격어뢰에 피격 가능성 제기

    7일 생존자들이 천안함 침몰에 관해 입을 열었지만, 원인을 속시원하게 밝혀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새로 밝혀진 사실은 “쿵”, “쾅”하는 폭발음 내지 충격음 같은 소리가 1~2차례 들렸으며, 그와 동시에 선체가 90도 옆으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또 새로 공개된 동영상에서 배 뒷부분이 순식간에 바닷속으로 빠져든 사실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폭발음과 함께 몸이 공중으로 떴다는 것, 물기둥을 본 사람이 없다는 것, 화약 냄새가 나지 않았다는 것, 음파탐지기에 어뢰가 잡히지 않았다는 것 등 기존에 조금씩 알려진 내용이 생존자들의 육성을 통해 확인됐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날 생존자들의 증언만으로 원인을 규명하기는 힘들며, 선체를 인양해서 조사해 봐야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생존자들의 증언 중 가장 주목을 끈 것은 귀가 찢어질 듯 큰 폭발음이 들렸다는 것이다. 특히 몇초 간격으로 폭발음을 2차례 들었다고 주장한 병사도 있었다. 이를 근거로 선체를 파고들어가 터지는 ‘직격 어뢰’가 천암함을 침몰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어뢰가 배를 뚫고 들어가면서 한 차례 폭음을 유발했고 이어 배 안에서 터질 때 두번째 폭발음이 들렸다는 것이다. 아니면 어뢰 2개가 연달아 선체를 때렸을 수도 있다. 어뢰가 수중에서 터질 경우 화약 냄새가 안 날 수 있고 음파탐지기가 어뢰를 100% 잡아낼 수 없다는 주장이 어뢰 폭발설에 대한 반론을 차단하는 논리로 제시된다.(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하지만 한 차례 충격으로 배 안의 어떤 물체가 쏟아지면서 두번째 충격음을 유발했을 수도 있다. 모든 생존자가 폭발음을 2차례 들은 것도 아니다. 따라서 배 아래서 폭발형 어뢰나 기뢰가 터지면서 형성된 가스거품이 배를 두 동강 내는 ‘버블제트(bubble jet) 이론’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도 있다. 직격어뢰는 배를 파손시킬 뿐 두 동강 내기 힘들다는 주장도 보태진다. (이현역 충남대 선박해양공학과 교수) 하지만 버블제트는 거대한 물기둥을 치솟게 하는데 이를 본 사람이 없다는 점이 이 논리의 약점이다. 갑판에 나와 있던 병사가 앞을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물기둥을 못 봤을 것이란 반론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물을 뒤집어쓰는 게 정상이다. 암초 충격이나 피로파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에도 큰 소리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은 편이다. 이날 한 생존자는 “암초에 걸리면 찢어지는 소리가 난다.”고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암초에 부딪히면 배가 앞으로 쏠리거나 암초에 박힐 가능성이 높은 반면 두 동강 나긴 힘들다는 반론이 가세한다.(노인식 충남대 선박해양공학과 교수) 피로파괴 역시 사전에 어느 정도 징후가 감지되고 상선이 아닌 군함에서는 발생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정용현 경기대 교수) 김상연 오이석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천안함 합조단 야당도 참여시켜라

    천안함 참사 원인을 둘러싸고 계속돼 온 여야의 부질없는 공방이 어제는 국회 본회의장으로 옮겨갔다. 대정부 질문 첫날부터 여야가 티격태격하는 행태를 보면 남은 4월 국회 일정도 걱정된다. 무엇보다 북 개입설 등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서로를 향해 강한 불신과 함께 네탓만 하고 있다. 야당은 한발 더 나아가 내각 전면 개편 운운하며 인책 공세로 정권 흠집내기로 몰아가려는 기세다. 그러나 북 개입설에 대한 어떤 확증도 없고, 북한 무관설에 대한 증거도 없는 상황이다. 정치 공세든, 주장이든 필요하다면 진상 규명 후에 할 일이다. 천안함 참사로 야기된 위기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불신의 위기다. 군은 어제 민망스러운 생존자 집단 증언까지 강행하며 진상 규명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나 군이 발버둥쳐도, 정부와 청와대가 안간힘을 써도 불신은 요지부동이다. 정부 여당의 대척점에 서 있는 야당이 믿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군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치더라도 네탓만 할 때가 아니다. 불신의 블랙홀을 걷어내는 게 시급하다. 민·군(民軍)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이 그 기능을 맡아야 한다. 합조단은 전문성을 기본으로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이 어우러지도록 몇 가지 보강을 했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세계 수준의 미국 전문가들 외에 유엔의 전문가도 참여토록 했다. 민간이 조사단장을 맡고, 유족 대표들도 참여하는 것은 공정성을 위해서다. 야당은 이마저 부족하다고 한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국회도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하나 더 보강하는 걸 주저할 필요가 없다. 야당도 참여시키든, 참관시키든 무방할 것이다. 기상 악화로 중단된 천안함 인양 준비작업이 어제 재개됐다. 내일까지 사흘간 물살이 가장 약한 조금이다. 잠수 작업이 다소 수월해진 만큼 인양에 바짝 고삐를 죄어야 한다. 이제는 합조단을 믿고 맡길 때다. 야당은 국정조사나 국회 진상조사특위 주장을 일단 뒤로 물려야 한다. 합조단 결과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사고 원인이 북한이든, 우리든 나중에 책임을 물으면 된다. 그때까지는 모든 국민들과 정치권, 언론은 불신을 접고 각자 소임을 다하길 당부한다.
  • [천안함 생존자 증언] 故 김태석상사 누구

    [천안함 생존자 증언] 故 김태석상사 누구

    7일 천안함 함미 절단면 부근에서 발견된 고 김태석(37) 상사는 경기 성남 출신이다. 성남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3년 해군 부사관으로 임관했다. 전주함, 강원함, 제천함, 청주함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4월부터 천안함에서 근무했다. 김 상사는 가스터빈엔진 정비담당으로 근무해 왔다. ☞[포토]세딸과 함께 단란했던 故 김상사 가족 군 복무 중 전대장상, 함장상 등 다수의 표창을 받았다. 천안함 근무시 단 한건의 장비사고 없이 매사에 적극적이고 솔선수범하는 모범적인 군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 상사는 천안함 사건 이후인 지난 1일 상사로 진급했다. 부인 이수정씨가 천안함 침몰 이후 2함대사령부에서 남편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려 왔다. 유족으로 부인 이씨와 어린 세 딸이 있다. 해군 장교출신으로 지난 4일 실종자 수색을 중단하고 선체 인양에 나서자고 말했던 김태원(44)씨가 친형이다. 김 상사는 형이 해군 중위로 활동하는 것을 보고 해군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3형제 모두 해군 출신이다. 태원씨는 이날 “우리 가족들은 실종자 모두가 하루라도 빨리 가족들의 품에 안기기를 바라고 있다.”고 눈물을 훔쳤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천안함 생존자 증언] 불안·죄책감 등 심리적 압박 시달려

    생존 승조원 가운데 일부는 불안, 죄책감 등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한두 국군수도병원장은 “일부 환자가 불면증, 악몽, 기억 문제 등을 갖고 있다.”면서 “사고원인 분석과 선체 인양 결과에 따라 다양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 심리적 안정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병원장은 생존자 심리상태 평가 결과 ▲향후 후유증 가능성이 커 면밀한 추적관찰이 필요한 ‘고위험군’ 14명 ▲정신적 사고 후유증인 ‘중위험군’ 17명 ▲후유증이 낮은 정도의 ‘저위험군’ 21명 등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약물, 상담 요법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급성 스트레스 장애 환자는 6명이었다. 해군 측은 고위험군과 중위험군 환자는 퇴원 3주 후 재평가하고, 저위험군 환자는 3개월부터 6개월 사이에 평가해 적절한 치료를 할 예정이다. 백민경 이민영 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서울광장]영웅은 우리 곁에 있다/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영웅은 우리 곁에 있다/함혜리 논설위원

    지난달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었다. 안 의사는 조국의 비참한 운명을 보다 못해 침탈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고 의연하고 당당하게 죽음을 맞았다. 어머니가 지어 보내준 하얀 무명옷을 입은 빛 바랜 사진 속의 안 의사는 불굴의 혼을 지닌 진정한 영웅의 모습이었다. 안 의사 유묵 가운데 ‘志士仁人 殺身成仁(지사인인 살신성인)’이라는 글이 있다. ‘지사와 어진 사람은 자기 몸을 죽여 인을 이룬다.’는 뜻으로 논어 위령공 편에서 따왔다. 논어에 나오는 ‘見危致命, 見得思義 (견위치명 견득사의)’는 안 의사가 항상 마음에 새겼던 글귀다. ‘위험을 보면 목숨을 바치고, 득을 보게 되면 옳은 것인지를 생각하라.’는 뜻이다. 성현의 가르침을 익히고 마음에 담아 두었다 해도 실천에 옮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안 의사는 평소의 소신대로 주저함 없이 자신의 목숨을 내놓았다. 영웅과 범인의 차이는 여기에 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자기 희생의 심오함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어떤 목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함을 깨닫는다면 당신은 그 자체가 결정적인 시험대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자기보존에만 급급한 사고방식을 버리면 진정한 영웅적인 의식의 변형을 경험한다.” 영웅이란 자신보다 더 큰 존재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사람이다. 더 큰 존재는 조국과 민족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으며 정신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자기 희생이다. 이번 천안함 침몰사고는 그런 면에서 우리 주변에 많은 영웅들이 있음을 일깨워줬다.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 도중 숨진 고 한주호 준위. 그는 세상이 온통 천안함 사고원인과 책임을 둘러싸고 시끄러울 때 말 없이 얼음처럼 차가운 서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한 치의 주저함도 없었다.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실종자들, 그 가족들의 애끊는 마음을 생각하면 한시도 머뭇거릴 수 없었을 것이다. 위험하다는 동료들의 만류도 뿌리친 채, 위험하니까 후배들을 보낼 수 없다면서 자기를 기꺼이 희생했다. 천안함 실종자 수색을 돕고 철수하다 침몰한 금양98호의 선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천안함 침몰의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끼며 생업을 포기한 채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또 다른 희생을 불러서는 안 된다면서 구조작업을 중단하도록 결단을 내린 실종자 가족들의 경우도 크나큰 자기 희생으로 봐야 한다. 지금도 서해 사고현장에서는 사선을 넘나들며 칠흑 같은 바닷속으로 뛰어들고 있는 UDT 및 SSU 대원들, 민간인 잠수부들이 있다. 누군들 죽음이 두렵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들은 두려움을 극복하며 임무를 다하고 있다. 침몰된 천안함을 발견하는 데 결정적 단서를 준 어선 선장, 한 준위의 딸을 대구에서 진해까지 태워다 주고 택시비를 받지 않았다는 택시기사,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음에도 천안함 인양작업을 위해 선뜻 해상크레인을 사고해역에 보낸 삼호그룹 등. 어려운 여건에서 자기 희생을 실천했다는 점에서 이들 역시 영웅이다. 영웅들은 우리들에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용기를 가지라고 가르친다. 위험한 순간에 몸을 아끼지 않는 희생정신, 나보다 남을 아끼는 이타정신, 위험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 애국정신, 전우의 생명을 구하는 동료애. 그들은 너무나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더 큰 목적을 위해 자기를 희생한 영웅들을 정당하게 예우하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그리고 그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잘난 척하는 사람들, 말만 앞서는 사람들,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이들의 자기 희생정신을 우리는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 lotus@seoul.co.kr
  • 함미서 김태석상사 시신 추가수습

    천안함 인양작업에 나선 민간 인양 전문업체 잠수사들이 7일 오후 4시쯤 함미(艦尾)쪽 절단면에서 김태석 상사의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잠수사들이 김 상사의 시신을 인양했다. 김 상사의 시신은 이날 밤 평택의 2함대사령부로 옮겨졌다. 함정의 가스터빈 정비 및 보수유지 임무를 맡았던 김 상사는 작업복(얼룩무늬 전투복) 차림이었다. 시신 발견장소가 함정 기관조종실인 것으로 미뤄볼 때 근무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일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4일만에 시신이 또 발견됨에 따라 실종자는 44명으로 줄었다. 군은 SSU 요원 10명을 수중으로 긴급 투입해 절단면 부근에서 추가로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을 벌였다. 한편 민·군 선체 인양팀은 이날 오후 3시부터 파도가 잔잔해진 틈을 타 함수(艦首) 와 함미 인양을 위한 쇠사슬 설치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합참 관계자는 “인도줄 설치를 위한 터널 작업을 시작하면서 인양작업에 속도가 나고 있다.”면서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저녁 3000t급 바지선 ‘현대프린스 12001호’가 사고해역에 도착했다. 8일에는 3600t급 인양크레인인 ‘대우3600호’도 합류할 예정이다. 인양팀은 1차 작업이 끝나는 대로 체인을 함체에 연결하는 2단계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사고 해상에서는 미 해군 함정 1척을 포함한 9척의 함정과 고무보트 16척, 해병대 병력 480명이 부유물 탐색 작업을 하고 있다. ☞[포토]세딸과 함께 단란했던 故 김상사 가족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3m파도·강풍… 바지선 대청도 대피

    천안함 인양작업 이틀째인 6일 백령도 해역의 기상 악화로 인양작업이 중단됐다. 천안함 함수 인양 준비작업을 하던 해양개발공사는 새벽 사고해역 해상에 바람이 초속 8~10m로 세게 불고, 파도 역시 2~2.5m로 높게 일자 작업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오전 4시30분쯤 바지선과 크레인 등을 인근 대청도로 이동시켰다. 함미 인양을 맡은 88수중개발도 이날 새벽 바닷속에 고정된 바지선의 앵커 4개를 걷고 사고해역을 떠났다. 해군 측은 오후 작업을 기대했다. 하지만 오후들어 파도가 3 m로 오히려 높아지고 바람도 초속 16~17m에 달해 작업을 재개하지 못했다. 지난 1~3일 ‘사리’ 기간이 이어지면서 조수간만의 차가 커져 최대 5노트까지 올라갔던 조류는 이날 0.5노트까지 떨어졌지만 바람과 파도가 인양을 가로막는 ‘복병’이 된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기상 악화가 7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7일 오후는 돼야 작업 재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지난달 26일 이후 백령도 해역의 날씨는 계속 변했으며, 수중작업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 적은 별로 없었다. 이처럼 백령도 기상 조건이 좋지 않은 것은 해역의 특성과 계절적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서해는 온도차와 기압 배치 등에 따라 해수면의 수증기가 급속히 증발해 삽시간에 짙은 구름이나 안개를 만들어 내는 일이 흔한 곳이다. 또 확 트인 바다여서 다른 곳에서 불어 오는 바람이나 파도를 막아 줄 만한 장애물도 없다. 특히 백령도 해역은 조류가 매우 빠른 곳으로, 한 달에 2차례 발생하는 사리(조수간만의 차가 커지는 시기) 때는 수중작업이 어렵다. 7∼9일은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적은 ‘조금’ 시기여서 작업에 비교적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파도, 안개 등도 중요한 변수여서 낙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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