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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多樂房] ‘퍼지’

    [영화 多樂房] ‘퍼지’

    에스토니아의 한 시골 마을에서 수십년째 혼자 살고 있는 알리데(라우라 비른)는 한밤중에 인신매매범으로부터 도망친 소녀 자라(아만다 필케)를 발견하고 숨겨준다.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알리데는 곧 자라가 오래전에 추방된 친언니의 손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자 그녀에게 고통스러웠던 지난날의 기억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한다. 알리데의 지난한 과거는 남자들에게 능욕당하던 자라의 모습과 교차되며 세대를 관통하는 역사의 비극성을 드러낸다. 알리데에게는, 아니 에스토니아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퍼지’는 구 소련이 탄압하던 에스토니아의 끔찍한 풍경을 재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형부 한스(피터 프란젠)를 사랑하는 알리데는 독립군인 그를 러시아 공산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온갖 고초를 견뎌낸다. 갖은 협박과 성폭행 등으로 육신은 물론 영혼까지 만신창이가 된 그녀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당 간부와 결혼하고, 마침내 언니와 조카를 추방시킨 후 집안 은신처에 숨어 있는 한스를 혼자 돌보게 된다. 공산당과 독립군, 그리고 독립군을 돕는 공산당의 아내가 한집에 공존하는 위태한 상황은 당시 혼란스러웠던 에스토니아에 대한 대유이다. 또한 알리데의 지극정성에도 한결같이 자신의 가족들만 생각하는 한스는 끝까지 조국을 지키고자 했던 독립군들의 애국심을 대변한다. 그것은 살기 위해, 사랑을 위해 변절을 택한 알리데가 결코 범할 수 없었던 무엇이다. 감각적인 영상과 서정적인 음악이 참혹한 역사 속에 어긋난 한 여인의 순정에 애처로움을 더한다. 알리데는 아물지 않은 상처와 죄책감을 간직한 채 에스토니아가 독립한 후에도 그 집을 지킨다. 오래전 언니의 가족들이 사라진 이곳에 다시 나타난 조카 손녀의 존재는 현대에도 남아 있는 역사의 어둡고 슬픈 그림자이다. 이제 공산당 대신 인신매매범들이 순수한 영혼을 유린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자라의 등장은 알리데가 과거의 상흔을 시간 속으로 침잠시킬 기회이기도 하다. 구세대는 마침내 고통스러웠던 역사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다음 세대에게 미명의 빛처럼 새로운 미래를 열어준다. 길었던 밤을 뒤로하고 떠나는 자라의 벅찬 미소와 알리데의 집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은 구슬프고 아리면서도 은근히 평온하다. 알리데에게도, 자라에게도 더 이상 아픔은 없으리라는 안도감이 진하게 가슴을 쓸어내린다. 다른 시대에 태어났음에도 유사한 상처를 공유한 두 여자의 만남과 이별은 흥미롭게도 한국 멜로드라마들이 기반하고 있는 한(恨)의 정서와 상통하는 데가 있다. 스탈린의 공포 정치를 경험했던 에스토니아인들에게 대물림되는 역사, 그리고 근현대사의 트라우마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 민족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지도 모른다. ‘퍼지’의 결말처럼, 우리는 과연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열어줄 수 있을까? 우울한 시절에 떨어뜨린, 일말의 희망이 고마운 영화다. 29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차별…괴물 키웠다

    나이지리아의 테러조직 보코하람이 전 세계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하룻밤 새 여학생 276명을 납치하는가 하면 올해에만 민간인 1500여명을 학살했다. 소수 엘리트만을 위한 서구식 교육에 반발하며 2002년에 설립된 대학생 운동단체는 어떻게 ‘괴물’이 됐을까? 뉴욕타임스(NYT)와 CNN은 8일(현지시간) 보코하람의 성장 과정을 분석했다.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의 보코하람이 태동하게 된 배경에는 나이지리아 정부의 차별이 자리 잡고 있다. 석유 부국 나이지리아의 집권층은 영국에서 유학한 소수 엘리트들이다. 이들은 다국적 석유기업과 결탁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서도 북동부를 노골적으로 억압했다. 보코하람은 북동부 보르누에서 이런 모순에 대항하기 위해 생겨났고, 비폭력 운동으로 주민들에게 지지를 받는 정치세력으로 자랐다. 아프리카 연구단체 ‘로열 아프리카 소사이어티’의 리처드 다우든은 CNN에 기고한 글에서 “굿럭 조너선 대통령의 북동부 차별·포기 정책이 화를 키웠다”고 밝혔다. 그는 “서방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려하지 않고 군사 개입에만 나선다면 보코하람은 미국 등을 겨냥한 테러에 나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코하람이 광적인 살인 집단으로 바뀐 것은 2009년이다. 당시 나이지리아 경찰은 보코하람 창립자 무함마드 유수프를 공개처형했고, 지지자 700여명을 살해했다. 알카에다는 “형제적 동정심을 느낀다”며 보코하람을 받아들였다. 보코하람 잔존 세력은 알카에다의 지원으로 소말리아와 알제리 등에서 훈련을 받았고, 새 리더 아부바카르 셰카우를 따라 귀국했다. 셰카우는 조직을 일종의 광신도 단체로 변질시켰다. 전통적인 테러가 주목을 끌지 못하자 여학생 납치 및 인신매매라는 새로운 방식을 택했다. 보코하람 연구자인 캘리포니아대학의 파울 루벡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보코하람은 알카에다도 고개를 저을 정도로 잔인하다”면서 “오사마 빈라덴 사망 이후 구심점을 잃은 알카에다의 영향력이 더 이상 미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알카에다의 도전세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알카에다의 약화가 역설적으로 더 잔인한 테러 집단을 키운 셈이다. 알카에다는 그동안 이념을 같이하는 조직들에 지역·거점별로 독자적 운영권을 주는 ‘프랜차이즈식 관리’를 해왔다. 그러나 빈라덴의 정통성을 이어온 ‘본가’의 영향력이 쇠퇴하면서 보코하람과 같은 돌출 조직이 득세하고 있다.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는 알카에다와 결별을 선언한 채 시리아에서 ‘반군 속의 반군’으로 커가고 있다. 우간다의 ‘신의 저항군(LRA)’도 보코하람처럼 맹목적인 테러 조직으로 변하고 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알카에다 분화 이후 전세계 테러 43%↑

    2011년 미국이 오사마 빈라덴을 제거한 이후 알카에다 중앙의 지도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그러나 각 지역의 분파조직들은 훨씬 강해졌고, 이 분파들이 해당 지역의 자생적 테러조직과 결합해 테러는 오히려 증가하고 악랄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카에다의 프랜차이즈화’가 지구촌을 테러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2013년 테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 세계에서 9707건의 테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의 6771건에 비해 43% 증가한 것이다. 테러로 지난해에만 1만 7891명이 숨지고 3만 2577명이 다쳤으며, 납치 또는 감금된 사람은 3000여명이었다. 보고서는 테러가 급증한 주요 원인으로 알카에다의 분화를 꼽았다. 빈라덴의 후계자로 알카에다 중앙을 이끌고 있는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지도력이 떨어지면서 지역별로 특화된 분파들이 제각각 테러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시리아 정부군과 싸우다 분열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반군과 알카에다 연계 세력 간 다툼이다. 알자와히리의 단결 명령에도 불구하고 두 세력은 정부군과 싸울 때보다 오히려 더 큰 희생자를 내고 있다. 미국에 특히 위협적인 존재는 알카에다 예멘 지부 격인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AQAP)로 꼽혔다. AQAP는 2008년 예멘 주재 미국 대사관을 공격했고, 2009년 디트로이트 상공에서 여객기 격추를 시도해 다시 한번 미 본토를 공격하려고 했다. 테러가 극심한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인도, 이라크,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필리핀, 소말리아, 시리아, 태국, 예멘으로 나타났다.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탈레반 지부, 나이지리아의 보코 하람, 이라크의 알카에다 지부, ‘이라크·레바논 이슬람국가’(ISIL), 예멘의 AQAP 등이 가장 위협적이었다. 보코 하람은 최근 나이지리아에서 수백명의 여학생을 납치해 살해하거나 인신매매 조직으로 팔아넘겼다. ISIL은 알카에다 중앙에서 퇴출될 정도로 통제되지 않는 조직이다. 시리아 내전은 시아파 정부군과 수니파 반군 간의 싸움으로, 전 세계 시아·수니파 극단주의자들을 전쟁터로 끌어모으고 있다. 용병을 자처하고 있는 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 투사)들은 각각 자기 나라로 돌아가 더 무서운 테러리스트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공연비자 외국인여성 보호한다

    정부가 26일 제35차 ‘성매매 방지대책 추진점검단 회의’를 열고, 예술·흥행(E-6)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여성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분기별로 정기적인 합동 점검을 실시키로 했다. 여성가족부와 법무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8~19일 양일간 경기 동두천시 관광특구의 16개 외국인 전용 유흥업소에 대한 첫 정부 합동점검을 했다. 당시 합동점검에서는 공연 계약 및 파견 근로계약, 임금 체불과 성매매 종용 등 외국인 종사자 인권침해 여부에 대한 법령 위반 사항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위법 행위 여부를 확인해 형사처벌 또는 행정 조치할 예정이다. 점검단은 외국인 출입 전용 유흥업소가 밀집된 전국 지역에 대해 분기별로 10~20개 업소 합동점검을 실시해 연말에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회의에서는 여권 발급 제한 폭도 확대됐다. 그간 여권 발급 제한은 외국 정부에 의해 강제추방된 경우에 한해서만 적용했으나, 외국 정부의 유죄 판결 등 국위 손상 사실이 국내 재외공관이나 관계 행정기관으로부터 통보된 자에 대해서도 여권 발급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방지법) 전부개정안을 27일 공포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성매매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강화했다. 만 19세까지만 지낼 수 있었던 청소년 지원시설 입소자는 학업 등을 위해 최대 21세까지 머무를 수 있게 됐다. 일반 지원시설 입소자도 기존 최대 1년 6개월에서 2년 6개월까지 기간이 늘어나 자립 기반을 충분히 준비한 뒤 퇴소할 수 있게 됐다. 또 성매매 피해자들이 시설 퇴소 등으로 거주 공간이 필요한 경우 자립지원 공동생활 시설(그룹홈)에서 지낼 수 있도록 설치 근거도 마련했다. 아울러 외국인 여성을 상대로도 자행되고 있는 성매매 알선,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방지하기 위한 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알선 우려가 있는 디지털 콘텐츠의 채팅창에 성매매가 처벌 대상이라는 경고 문구를 게시토록 했다. 이를 게시하지 않는 서비스 제공자에게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각 공공기관은 성매매 예방 교육 실시 결과를 매년 점검받고 부실 기관에는 특별 교육이 실시될 예정이다. 조윤선 여가부 장관은 “E-6 비자 입국 외국인 여성의 인권보호 및 범정부 차원의 공동대책을 마련하고, 업소의 자정노력이 강화되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내러티브 리포트] “아프리카 예술혼 담은 이 손, 한국에선 14시간 접시만 닦았다”

    [내러티브 리포트] “아프리카 예술혼 담은 이 손, 한국에선 14시간 접시만 닦았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예술흥행(E6) 비자를 발급받고 한국행을 선택한 외국인들이 인신매매, 성매매, 임금 체불, 폭력 등 인권침해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그간 E6 비자 제도의 부작용이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관계 부처가 나서서 인권침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프리카 무용 예술가에서 불법 체류자로 전락한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에밀라(가명·35·여)와 가수 활동을 기대하고 입국했으나 유흥업소에서 일하다 필리핀으로 돌아간 마리아(가명·23·여)와의 심층 인터뷰를 내러티브 리포트(Narrative Report) 형태로 재구성했다. ■ 아프리카빌리지 무용수 에밀라 2002년 6월. 에밀라(당시 23·여)와 동료 무용수 10명은 지구 반대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코레 뒤 쉬드’(프랑스어로 남한)’. 코트디부아르에서 이틀 동안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낯선 땅 한국이었다. 그래도 에밀라는 두렵지 않았다. 코트디부아르의 ‘글라오지에티’ 전통예술극단 단원들은 이전에도 프랑스, 독일, 리비아 등으로 해외 순회공연을 하러 다녔다. 에밀라는 한국에서의 공연을 머릿속으로 그려 보며 기대에 차 있었다. 하지만 에밀라의 기대가 깨지는 데는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이들을 초청한 경기 남양주의 아프리카 예술 체험장인 ‘아프리카빌리지’ 관리자와 함께 도착한 곳은 수도나 화장실은커녕, 주변에 인적조차 드문 폐가였다. 집 안에는 곰팡내가 진동했다. 물을 사 먹거나 씻으려면 20분이나 걸어 나와야 했다. 현실은 점점 악몽으로 다가왔다. 한국에 오기 전 공연단은 하루 8시간씩 일하고 한 달에 200달러를 받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이들이 월 200달러의 급여조차 언감생심이란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이마저도 몸이 아파서 하루 쉬거나 청소를 안 하면 매번 5~15달러씩 공제됐다. 전화비로 1분에 3달러가 떼였다. 업주는 이것들을 한국어로 ‘흑인급여장부’라고 적힌 파일에 기록하고 관리했다. 무엇보다 그들을 힘들게 한 건 노예 취급을 받았다는 사실이었다. 예술가의 자존심은 처절하게 짓밟혔다. 에밀라와 동료 무용수들은 쉬는 날 없이 일해야 했지만 거역할 수 없었다. 하루 3~4회 공연이 끝난 뒤에도 식당 서빙과 요리, 청소, 호객, 제초작업까지 하루 14시간이 넘는 고역을 견뎌야 했다. 그들이 일한 곳은 이름은 박물관이지만, 업소 등록은 음식점으로 돼 있는 곳이었다. 에밀라와 동료 무용수들이 항의하면 업주는 ‘그러면 나가라’며 코웃음을 쳤다. 업주는 알고 있었다. 돈도, 비행기 표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에밀라와 단원들이 목숨을 건 탈출을 하진 못할 것이란 걸. 4개월이 흐른 뒤 에밀라와 동료 무용수들은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의 도움을 받아 끔찍했던 아프리카빌리지를 탈출했다. 12년이 지난 지금 에밀라의 곁에는 동료 무용수였던 남편 바토(51)밖에 없다. 그들은 사업장을 탈출하는 동시에 E6 비자를 박탈당했고, 갈 곳을 잃었다. 단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사이 코트디부아르에는 내전이 발생했고, 에밀라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한국에 남기로 한 에밀라는 이듬해 난민 신청을 했다. 하지만 난민 신청은 11년이 지난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때 유럽 순회공연을 다니는 예술가였던 에밀라와 바토는 결국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 가는 불법 체류자로 이 땅에 남아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가수 지망했던 필리핀인 마리아 2010년 12월, 필리핀 국적의 마리아(23·여)는 부푼 꿈을 안고 한국 땅을 밟았다. 필리핀을 강타한 ‘한류’ 열풍 속에서 가수의 꿈을 키운 마리아는 한국에서 “내 꿈에 날개를 달겠다”고 다짐했다. 돈을 벌겠다는 현실적인 목표도 있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필리핀에서 지인 소개로 알게 된 현지 기획사 직원은 “한국에 가면 가수로 일하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며 마리아를 유혹했다. 간단한 오디션을 거친 마리아는 한국 기획사와 공연 계약을 체결한 뒤 예술흥행(E6)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들어왔다. 공항에서 만난 기획사 직원은 마리아를 대구의 노래방으로 데리고 갔다. 생전 처음 겪는 추위도 싫었지만, 한국 사람들의 시선은 더 견디기 어려웠다. 한 달 뒤 마리아는 부산의 한 외국인 전용 클럽으로 옮겨졌다. 미국인이 좋아하는 용모에 영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 때문. 생활은 더 비참했다. 업주가 허락하지 않으면 근무시간인 밤에는 물론, 낮에도 클럽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하루 9시간씩 손님 옆에서 술을 따르고, 노래를 불러 받는 월급은 고작 40만원. 필리핀에서 마리아만 바라보는 5명의 식구들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한 달에 2번씩 정기 휴무를 약속받았지만, 그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아파도 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아파서 일을 못할 때면 사장이 “하루 수당을 못 벌었으니 벌금으로 10만원을 내라”고 윽박질렀다. 다른 클럽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손님의 술 시중을 들고 접대하기 위해 마약을 먹는다고도 했다. 오랜만에 쉬는 날, 마리아는 아파트에 혼자 있기 싫어 자신이 일하는 클럽에 갔다. 손님과 동석해 술을 마셨고, 손님의 요청으로 무대에서 노래도 불렀다. 손님들이 준 팁을 세어 보니 20만원. 이를 본 사장은 득달같이 달려와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 휴무에 번 돈이라고 사정했지만, 사장은 벌컥 화를 냈다. “누가 일하게 해 줬는데 어디서 이렇게 거만하게 나와? 당장 나가.” 그날 밤 마리아는 도망쳤다. 갈 곳을 잃은 마리아는 한국에서 알게 된 친구의 소개로 이주 여성을 위한 쉼터에 머물렀다. 마리아의 사연을 들은 쉼터의 활동가들은 계약을 위반한 업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고 했다. 업주는 “한국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었고 세금도 내야 하기 때문에 월급은 그 정도밖에 줄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후 1년 2개월의 지루한 소송이 이어졌고 법원은 마리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마리아는 필리핀으로 되돌아가야 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임시로 G1 비자(치료·소송 등을 이유로 3개월 이상 머물러야 할 때 내주는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머물렀지만 소송이 종료된 만큼 더 머물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2012년 6월, 마리아는 상처만 얻은 채 쓸쓸하게 한국을 떠났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내러티브 리포트] 예술흥행비자 외국인 4869명… 국내 노동법 보호 못 받아

    이른바 ‘연예인 비자’로 통하는 예술흥행(E6)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가운데 상당수가 인권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다. 12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 1월 현재 E6 비자로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4869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비자 유효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불법 체류자는 1523명에 달한다. 이처럼 불법 체류자가 무더기로 양산된 것은 외국인을 고용한 공연기획사와 관광업소 등의 불법·부당 행위에 대해 당국의 감독과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혜우 전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소장은 “E6 비자로 들어온 외국인들은 각 사업장에서 사실상 노동자로 일하고 있지만 예술인 비자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노동법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인들에 대한 유기·감금·임금 체불 등의 문제는 인신매매에 해당하지만, 국내에 ‘인신매매 방지법’이 없어 개별 사건으로 고소하는 등 이들을 보호하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관광업소 공연을 목적으로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 여성 중 일부가 공연기획사 등에 의해 유흥업소로 넘겨져 성 착취 목적의 성 산업에 노출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법무부가 2011년 이후 비자 발급 심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여전히 성매매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감안할 때 비자 발급, 업체 관리·감독, 피해자 보호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의 변정희 사무국장은 “자칫 불법 체류자로 전락할까 두려워하는 외국 여성들의 불안한 지위를 노리고 유흥업소로 내모는 브로커들이 문제”라면서 “당국의 규제나 단속이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시설인 ‘두레방’의 박수미 소장 역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이 업소를 방문해 외국인들의 근로 현장을 감찰하지만 실제로 업소가 운영되는 새벽 시간에 방문하지 않는 데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성매매 현장을 포착할 수 있는 경험이 부족하고 전문성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모닝 브리핑] 美 소도시 2곳 ‘동해 단독 명기’ 결의안 채택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도시들이 3·1절을 맞아 동해(East Sea)를 단독 명기한 3·1절 기념 결의안을 채택했다. 2일(현지시간)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등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해외 항일운동의 거점이었던 캘리포니아주 다이뉴바시와 리들리시 정부는 지난 1일 3·1운동 기념식을 열고 이 같은 결의안을 채택했다. 동해 명칭을 단독 명기한 결의안을 미 지방 정부가 채택한 것은 조지아주에 이어 두 번째다. 다이뉴바 시정부는 전쟁 중 종군위안부와 중국 내 탈북 여성 인신매매 등 여성 착취를 규탄하는 내용도 결의안에 포함시켰다. 두 도시는 100여년 전 미 본토에서 최초로 한인들이 집단 정착했던 지역이자 해외 항일운동의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주목받는 ‘스티브 맥퀸’ 최초의 흑인감독 수상자 나오나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주목받는 ‘스티브 맥퀸’ 최초의 흑인감독 수상자 나오나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주목받는 ‘스티브 맥퀸’ 최초의 흑인감독 수상자 나오나 채널CGV를 통해 생중계 되는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스티브 맥퀸 감독의 영화 ‘노예 12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스티브 맥퀸 감독이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으면 아카데미 시상식 사상 최초의 흑인감도 수상가 된다.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리는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그래비티’와 함께 10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 된 ‘노예 12년’의 스티브 맥퀸 감독이 ‘최초’ 타이틀에 도전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오른 ‘노예 12년’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한 흑인 음악가의 이야기이다. 그는 납치되며 흑인이라는 이유로 노예로 인신매매 된다. 자유인 신분에서 노예로 전락한 그는 노예 ‘플랫’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12년간 살게 된다. ‘노예 12년’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여조연상 등에 노미네이트 됐다. 스티브 맥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쥘 경우 아카데미 사상 최초로 흑인 감독이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하게 된다. ‘노예 12년’과 작품상을 두고 경쟁하는 작품은 ‘캡틴 필립스’, ‘아메리칸 허슬’,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필로미나의 기적’, ‘네브래스카’, ‘허’, ‘그래비티’,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등이다. 감독상에는 ‘노예 12년’의 스티브 맥퀸과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의 마틴 스콜세지, ‘네브래스카’의 알렉산더 페인, ‘아메리칸 허슬’의 데이빗 O. 러셀 감독이 후보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정말 볼만하네”,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 정말 기대된다”,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누굴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日 혐한시위, 재일 한국인 위협”

    미국 국무부는 27일(현지시간) 발표한 ‘2013년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재일 한국인들을 겨냥한 일본 극우단체들의 혐한 활동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북한 인권 상황은 여전히 최악이라고 평가했으며, 한국에 대해선 2012년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새로 포함시켰다. 보고서는 “지난해 일본 극우단체들이 도쿄 한인 밀집지역에서 시위를 벌였다”며 “단체 회원들은 인종적으로 경멸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증오적인 연설을 해 비난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귀화를 하지 않은 재일 한국인들은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정치적 권리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법률적으로 차별이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중국, 한국, 브라질, 필리핀계 영주권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차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여전히 개탄스럽다”며 “탈북자들은 사법 절차에 의하지 않은 처형과 실종, 임의적 감금, 정치범 체포, 고문 등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표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고서는 또 “일부 송환된 탈북자와 가족들이 중형에 처해지고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여성 인신매매가 이뤄진다는 보고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 대해서는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해석 논란 등을 지적한 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국정원 등 국가 기관이 2012년 총선·대선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집권 보수 정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여론을 조작하거나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지적하며 검찰 수사 과정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사건 수사를 지휘하던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이 혼외 아들 문제로 사퇴하는 과정에서 사생활 정보를 흘리거나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유출한 주체가 국정원이라고 검찰과 야권이 믿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 당국이 인권 활동가에 대한 탄압과 표현의 자유 제한, 티베트 원주민 등에 대한 억압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순경 필기시험 D-24… 주요과목 마무리 공부 어떻게

    순경 필기시험 D-24… 주요과목 마무리 공부 어떻게

    2017년까지 경찰관 2만명을 증원하려는 정부 계획에 따라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을 통한 순경 선발인원이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상·하반기에 걸쳐 일반공채와 전·의경 및 경찰행정학과 특채로 선발할 예정인 순경직 인원은 총 6542명으로 지난해 최종 선발된 5714명보다 14.5%가 늘어난 규모다. 치안 수요 증가에 따라 채용되는 순경 선발 인원수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해부터 일반공채 필기시험 과목이 필수·선택과목 체제로 바뀌면서 고교 이수과목이 편입된다. 따라서 이전보다 응시자가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행정학과 특채 필기시험 과목은 그대로 유지된다. 다음 달 15일로 예정된 순경 일반공채 및 경찰행정학과 특채 필기시험일까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험 과목별 학습법을 박문각 남부경찰학원 강사들을 통해 점검한다. 한국사를 가르치는 이운우 강사는 “시대별로 보면 고대사(삼국시대~남북국시대)의 출제 비중이 높고 분야별로는 정치사와 관련한 문제가 많다는 점이 순경 채용시험 한국사 과목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사 관련 내용을 먼저 충분히 숙지해야 경제·사회·문화사를 원활하게 학습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시행된 제2차 순경 채용시험의 한국사는 문화사를 다룬 문제가 많이 나왔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들어 종합적인 역사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가 늘어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이 강사는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 발생하게 된 정치적·경제적·문화적 원인 및 결과를 두루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면서 “문화사의 경우 외워야 할 내용이 많으므로 한 번 깊이 공부하는 것보다는 반복학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철호 강사는 “순경 채용시험의 영어 과목은 문제 유형 측면에서 일정한 패턴이 있다”고 말한 뒤 “독해 문제는 최근 지문 길이가 길어지고 있고 적게는 3개, 많게는 7개까지 출제되는 문법 문제의 경우 하나의 단편적인 문법 지식을 묻거나 두 가지 이상의 문법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가 모두 등장한다”고 분석했다. 예비 순경을 뽑는 시험인 만큼 경찰과 관련한 어휘가 지문과 선택지에서 두루 등장한다. prosecution(기소), probation(보호관찰), assailant(폭행범), felony(중범죄) 등 기본적인 어휘 학습은 필수다. 정 강사는 “기본적인 영문 구조를 파악하면 모든 유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마지막까지 문법 학습을 강조했다. 형법 과목은 판례를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서 판가름이 난다. 김현 강사는 “최신 판례를 정리하지 않으면 형법 과목에서 결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면서 “최신 판례 비중이 높은 출제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부부강간을 인정한 판례(2012도14788), 베트남 국적 여성이 남편 몰래 자식을 베트남으로 데려간 경우를 ‘약취’라고 볼 수 없다는 판례(2010도14328), 의사가 전화를 통한 진찰을 내원진찰로 허위 기재해 진찰료를 부당하게 챙긴 사기죄 판례(2011도10797), 소비자 불매운동과 관련한 판례(2010도410) 등이 최신 판례로서 출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 강사는 “형법 개정으로 강간죄의 객체가 부녀에서 사람으로 변경되고 성범죄에서 친고죄가 사라진 부분, 그리고 약취·유인·인신매매죄와 관련된 부분은 주목할 만한 내용”이라면서 “판례를 비롯해 중요 학설, 중요 법조문 정리도 필요하다”고 했다. 형사소송법 과목은 크게 수사·재판·증거 영역으로 나뉜다. 김승봉 강사는 이 중 수사 영역이 중요하다고 꼽았다. 수사 영역에서는 피의자 신문, 긴급체포 현행범 체포, 압수수색 등을 중요 판례가 가미된 형태로 골고루 묻고 있다. 그는 “수사 영역 외에도 증거 보전과 증인 신문 등을 다루는 증거 영역, 국민참여재판, 상소의 기본원칙, 불이익 변경금지(항소·상고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형량을 선고할 수 없다는 원칙), 즉결심판 등 재판 영역에 속하는 개념들도 알아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사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안태영 강사는 “지난해 시험을 돌이켜보면 수사 기초이론과 현장 수사활동 부분을 활용한 문제가 많았던 반면 절도 사범, 지능범죄, 풍속사범 부분에 해당하는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다”면서 “총론 영역에서 문제가 여럿 등장해서 전체적인 난도는 낮은 편이었다”고 했다. 안 강사는 불량식품을 제외한 4대 사회악(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과 관련한 강력범죄 수사, 경찰 내사, 수사 첩보, 긴급체포 대상 범죄, 통신수사, 유치·호송, 수사권 독립 등이 이번 필기시험에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수사 과목은 관련 법률과 규칙이 문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고득점을 노리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법령 학습이 불가피하다”면서 “기본서 중심으로 그동안 배운 내용을 정리해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배우 지망생 딸 실종사건… 찾고 보니 감옥에

    배우 지망생 딸 실종사건… 찾고 보니 감옥에

    배우 지망생인 딸이 납치되어 실종된 것 같다는 신고에 미국 국토안보부 등 관계 사법 기관들이 총동원되어 2주 이상 광범위한 수사에 나섰지만, 결국 이 여성은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지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미 언론들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에드메리 페레즈(21)로 이름이 알려진 이 여성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부모에게 생물학 공부를 하겠다며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건너왔다. 평소 배우 지망생이었던 페레즈의 갑작스러운 미국행에 부모들은 우려를 나타냈지만, 그녀는 고집대로 마이애미의 한 호텔에 투숙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26일,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부모는 페레즈로부터 누군가 자신을 쫓고 있는 것 같다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제대로 발음도 못 하는 목소리에 놀란 페레즈의 부모들은 즉각 미국 국토안보부에 딸이 인신매매단에 납치된 것 같다고 신고했고 즉시 현지 경찰 관계자가 호텔에 도착했으나, 페레즈는 일부 소지품만 남기고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로부터 국토안보부는 물론 연방수사국(FBI) 등이 2주간에 걸쳐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페레즈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하지만 황당하게도 현지 경찰은 지난 17일, 페레즈가 바로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되어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페레즈는 부모와 통화한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다른 모텔 주인에게 사기를 친 혐의로 경찰에 신고되었고 출동한 경찰에 반항한 혐의까지 추가되어 그날 감옥에 보내졌다. 하지만 페레즈가 자신의 이름인 ‘에드메리’가 아닌 ‘로드리게즈’ 페레즈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바람에 이러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현지 경찰은 뒤늦게 해명했다. 페레즈의 부모들은 “딸이 무사해 천만다행”이라고 기뻐했지만, 언론들은 이런 황당한 사건에 수많은 수사 인력과 시간을 낭비했다면서 관계 기관들의 등잔 밑이 어두운 사법 행정을 비판했다. 사진= 감옥에 수감될 당시의 페레즈 사진 (현지 교도소 제공)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전남도 ‘염전노예’ 근절 대책…인권보호協·특별수사대 운영

    전남 신안군 염전 종사자들에 대한 노동력 착취를 예방하기 위한 관계기관의 대책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전남도는 17일 신안군 외딴 섬에서 발생한 장애인 근로자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경찰 등 관계기관과 인권보호협의체를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박준영 도지사가 도청에서 주재한 긴급 대책회의에서 이같이 결정됐다. 전남도는 취약지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어촌계장과 마을 이장에게 신고 협조 전단지와 권리고지 확인서 등을 배부하고 직업소개소 관리 강화로 비정규직 보호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합관리하기로 했다. 전남경찰청도 이날 도서 인권보호 특별수사대 현판식을 갖고 염전, 양식장, 직업소개소 등에 대한 상시 수사체제를 갖춰 인권침해사범을 뿌리 뽑기로 했다. 앞으로 염부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상습폭력·학대행위, 취업 알선을 빙자한 인신매매(무허가 직업소개소), 선불금 및 임금 착취, 정부 지원금 횡령행위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현장을 점검하기로 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국제이주기구에 성매매 방지 협력 제안

    여성가족부가 국제이주기구(IOM)에 성매매 방지를 위한 정책 협력을 제안했다. 정부가 국제기구와 성매매 문제에 대한 협력을 논의한 것은 처음이다. 조윤선 여가부 장관은 17일 한국을 방문한 윌리엄 스윙 IOM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고, 여가부가 주관하는 ‘성 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및 성매매 방지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 IOM이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제의했다. 2012년부터 해마다 개최되는 이 심포지엄은 오는 7월 세 번째 개최를 앞두고 있다. 첫 회의에선 우리나라 여성, 지난해에는 동남아시아 여성들의 성매매 피해 실태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특히 올해는 2004년 9월 ‘성매매 특별법’이 처음 제정된 지 10년째 되는 해다. 법 제정 후 성매매 여성 보호와 예방은 여가부가, 성매매 처벌은 법무부가 나눠 담당하고 있다. 여가부는 올 하반기 중 법 제정 10주년을 맞아 성매매에 대한 인식개선 사업 및 캠페인 등을 할 예정이다. 성매매와 인신매매는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부분인 만큼 IOM의 협력이 뒷받침된다면 국제적 관심 고취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가부는 기대하고 있다. IOM은 1951년 설립된 정부 간 기구로 현재 155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으며, 우리나라는 1988년에 가입했다. 이주민 지원, 인신매매 방지 및 정책 자문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신안 염전 노예 사건, 인신매매 장애인 5년간 노예처럼 부려.. ‘충격’

    신안 염전 노예 사건, 인신매매 장애인 5년간 노예처럼 부려.. ‘충격’

    ‘신안 염전 노예 사건’ 신안 염전 노예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다. 6일 서울 구로경찰서는 전남 신안군 외딴섬 염전에 장애인 두 명을 감금하고 노동착취와 구타를 일삼은 직업소개소 직원 고 모 씨(70)와 염전 주인 홍 모 씨(48)를 영리약취·유인 등의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장애인 채 씨는 지난 2008년 목포의 직업소개소 직원을 따라 신안군의 외딴 섬 염전으로 팔려갔다. 채 씨는 수년간 하루 5시간도 자지 못하면서 염전 일은 물론 벼농사, 건물공사 등 각종 잡일을 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했다. 현대판 노예나 다름없는 것. 채 씨는 주인의 감시를 피해 어머니에게 구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채 씨는 소금 구매업자로 가장한 경찰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됐다. 현재 채 씨는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안 염전 노예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은 “세상에 저런 사람들이 다 있나. 인간 말종이다”, “소금 먹기가 싫어지네”, “신안 염전 노예 사건, 인간의 탈을 쓴 악마다”, “파출소는 대체 뭐 했나”라며 분노했다. 사진 = JTBC 뉴스 캡처(신안 염전 노예 사건)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씨줄날줄] 현대판 염전노예/문소영 논설위원

    소금은 인간의 필수품이지만 바닷물을 장작불로 농축시켜 소금을 쪄내는 일은 너무나 고됐다. 그래서 3세기 신라시대에는 전쟁포로 등의 노예계급이나 비슷한 처지의 신분층에서 소금을 생산하도록 했고, 염노(鹽奴)라 불렀다. 이런 염노가 민주사회인 현대에도 존재하다니 놀랍다. 순자의 성악설과 맹자의 성선설 중에서 인간은 선하다는 성선설을 굳게 믿는 사람들은 이윤을 추구하려고 타인을 착취하는 사람들 탓에 그 믿음이 흔들릴 것이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6일 하루에 5시간도 못 자고 19시간의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상습폭행을 당하고 월급은 한 푼도 못 받은 채로 수년 동안 일해온 장애인 성인 남자 2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전남 신안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여를 막 달려간 곳은 외딴섬으로, 염전이었다. 한겨울 바닷바람이 몰아치는데 여름용 감색 운동복 차림에 발뒤꿈치가 구멍 난 양말을 신은 남자는 경찰서에서 나왔다는 말을 듣고 “진짜 경찰인가”하면서 긴가민가했다고 한다. 40세의 김모씨는 시각장애 5급으로, 카드 돌려막기로 큰 빛이 생기자 부모에게 빚을 지울 수 없다는 생각에 우체국 경비일을 그만두고 2000년에 가출했다. 서울 영등포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김씨는 2012년 “먹여주고 재워주고 담배도 주는 좋은 곳을 소개하겠다”는 말을 믿고 목포로 내려갔다. 거기서 단돈 100만원에 염전주인에게 팔렸다. 염전에는 48살의 지적장애인인 채씨가 2008년 몸값 30만원에 팔려와 일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하기에 2만㎡(6000여평)나 되는 염전은 너무 넓었다. 이들은 세 차례나 탈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구타당했다. 김씨는 지난 1월 읍내에 이발하러 왔다가 우체국에서 서울 어머니에게 몰래 편지를 부쳤다. 소금 구매업자로 가장하라는 김씨의 조언을 따른 경찰이 섬 곳곳을 수소문한 끝에 지난달 24일 이 두 남자를 발견·구출했다. 이 섬엔 800가구 2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었으나 ‘현대판 염전노예’인 두 장애인에게는 가혹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둘이 탈출하면 염전주인에게 신고했고 가혹한 노동과 매질에 침묵했다. 만약 섬주민들이 비인권적 상황을 일찍 신고했더라면, 염전 노예생활이 최대 5년까지 지속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신매매로 새우잡이 배에 올라탔거나 이번 ‘염전노예’처럼 외딴 섬 인권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이 더 있을지도 모른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바다 한가운데 있는 어업현장들에 대한 감시와 단속의 손길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또 ‘따뜻한’ 이웃들의 세심한 눈길도 중요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미성년 약취·유인치사 최고 무기징역

    대법원이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 학대 범죄에 대해 엄정한 양형 기준을 새로 마련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제54차 전체회의를 개최해 체포·감금·유기·학대 범죄 양형 기준 신설안과 약취·유인 범죄 양형 기준 수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일반 유기·학대 범죄는 상해가 발생하면 3년형, 사망자가 발생하면 5년형에 처하도록 기준을 제시했다. 또 아동 학대 중 상해죄는 최대 7년, 아동 학대 치사죄는 최대 9년형을 권고하기로 했다. 체포·감금 범죄와 관련해 체포·감금치상은 최대 3년형, 체포·감금치사에 대해서는 최대 5년형을 권고할 방침이다. 위원회는 또 체포·감금 범죄는 술이나 약물에 취한 상태에서 벌어지는 일이 많다고 보고 폭력 범죄와 같이 만취로 인한 형량 감경을 제한하거나 오히려 가중 처벌하도록 했다. 새로 개정된 형법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내용을 반영해 약취·유인 범죄 관련 양형 기준안은 보다 세분화했다. 노동력 착취, 성매매, 장기 적출 목적 약취, 유인, 인신매매 등의 범죄라도 가중인자가 있으면 최대 5년의 실형을 권고했다. 재물을 목적으로 한 미성년자 약취·유인은 최대 8년, 살해 목적 미성년자 약취·유인은 10년의 중형에 처하도록 양형 기준안을 수정했다. 약취·유인한 미성년자가 사망했을 때는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도록 권고 형량 범위를 조정했다. 위원회는 이번에 마련한 양형 기준안에 대해 관계 기관 의견 조회 및 공청회 과정을 거친 뒤 오는 3월 31일 열리는 제55차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검둥이 2명 팝니다” 충격적 인신매매 광고

    “검둥이 2명 팝니다” 충격적 인신매매 광고

    인신매매 광고가 한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올라 충격을 주고 있다. 브라질의 한 누리꾼이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검둥이 2명을 싸게 판다.”고 광고를 올렸다. 문제의 누리꾼이 흑인 아이들을 넘겨주는 대가로 요구한 금액은 단돈 1헤알, 우리나라 돈으로 475원 정도였다. 그는 “목수, 미장공, 요리사, 환경미화원, 가사도우미 등 무슨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얼굴이 뚜렷한 흑인어린이 2명의 사진까지 올렸다. 광고가 뜨자 인터넷에선 비판이 쇄도했다. 광고가 뜬 지 불과 몇 시간만에 “어떻게 인간을 사고 팔겠다는 것이냐?” “노예제도가 부활했다니...”라는 등 분노와 비판의 댓글 1700여 개가 달렸다. 일부는 “내가 사겠다.”고 글을 올렸다가 온라인상에서 뭇매를 맞았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브라질 당국은 온라인경매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에 광고를 강제삭제하라고 명령했다. 브라질 당국은 인신매매 광고를 올린 사람을 찾아내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당국자는 “이번 광고는 명백한 인종차별사건”이라며 “광고를 올린 사람을 현행법에 따라 처벌하기 위해 온라인경매사이트에 광고게재자의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지난 1888년 노예제도를 폐지했다. 인종이나 종교 등의 이유로 인간을 차별하는 경우 최고 징역 5년의 형사처벌을 하고 있다. 사진=매매광고 캡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케이블 하이라이트]

    ■코난:암흑의 시대(스크린 밤 11시) 용맹한 키메르의 전사 코린(론 펄먼)의 아들 코난(제이슨 모모아)은 전쟁터에서 태어난 덕에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통해 검술과 싸움을 익히며 아버지를 능가할 전사로 커 나간다. 하지만 사악한 야심으로 가득 찬 카르짐(스티븐 랭)왕에 의해 아버지 코린이 살해당하고 코난은 복수의 일념으로 성장하는데…. ■백만장자 게임, 마이턴(tvN 밤 11시) 박명수팀을 무찌른 정준하팀(정준하, 김숙, 김신영)이 김대희, 김원효, 포미닛 소현을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김숙과 김신영은 이번에도 몸을 사리지 않고 개그 본능을 폭발시킬 예정이다. 특별 MC로 나선 박명수와 김원효는 날계란과 삶은 계란 중 하나를 선택해 계란 깨기 게임을 하며 한판 대결을 벌인다. ■아줌마 형사 글로리아(FOX 밤 12시) 거액의 판돈이 오가던 포커판에 갑자기 총을 든 강도가 들이닥쳐 그 자리에 있던 유명 이혼 전문 변호사를 살해하고 돈을 챙겨 도망친다. 수사 결과 피해자가 범인의 지시에 순순히 따랐는데도 불구하고 살해됐다는 당시 참석자들의 증언을 듣고, 셰퍼드는 강도로 위장한 보복 살인을 의심한다. ■테이큰 2(캐치온 밤 11시) 인신매매범 일당은 파리에서의 킴 납치 사건으로 조직에 치명타를 입고 만다. 이들은 가족의 목숨까지 빼앗은 브라이언에게 똑같이 갚아 주기 위해 자신들의 조직력을 총동원해 그의 뒤를 쫓는다. 한편 이스탄불을 여행 중이던 브라이언과 전처 레노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일당의 기습을 받고 납치되지만, 킴만은 극적으로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난다. ■더 리턴드(AXN 밤 10시 50분)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카미유는 엄청나게 혼란스러워 하고, 카미유를 보는 레나 역시 혼란에 빠져 방황하기 시작한다. 한편 줄리는 빅터에 관한 실종 신고가 돼 있을까 싶어 경찰서를 가 보지만 헛걸음만 한다. 시몬 역시 아델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하게 된다. ■날아라 호빵맨 3(애니맥스 오후 1시 30분) 점을 치는 돋보기 소년은 세균맨에게 도움을 받게 돼 보답하는 의미로 세균맨의 점을 봐 준다. 점이 제법 잘 맞자 세균맨은 호빵맨에게 돋보기 소년을 넘겨주기 싫어서 돋보기 소년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세균맨은 호빵맨을 함정에 빠뜨린다. 한편 드레싱맨과 마요네즈맨은 빵 공장을 찾아오다가 길을 잃는다.
  • 런던 가정집서 여성 3명 30년 노예생활… 英 최악의 감금 사건

    영국 런던에서 30년 동안 감금돼 노예로 살아온 여성 3명이 지난달 25일 극적으로 구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BBC,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런던경찰청은 21일(현지시간) 런던 남부 램버스 지역의 한 가정집에서 3명의 여성을 납치, 감금해 온 혐의로 67세의 남녀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피해 여성 3명은 국적과 나이가 각각 말레이시아(69), 아일랜드(57), 영국(30)으로 모두 달랐으며, 혈연 관계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 30세 여성은 태어나면서부터 평생 노예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나머지 여성들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지난 30년간 이 가정집에 갇혀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9일 BBC 방송에서 13~14세 여성의 강제 결혼 피해 사례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아일랜드 여성이 9일 뒤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자선단체 ‘프리덤 채리티’에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프리덤 채리티는 여성들을 안전하게 구출하기 위해 1주일 동안 시간을 정해 놓고 비밀리에 전화 통화로 이들을 설득했다. 이와 동시에 경찰의 ‘성적 학대 및 아동 학대 담당 부서’에 신고 내용을 알렸다. 발신자 추적으로 여성들의 감금 지역을 알아낸 경찰은 마침내 25일 감시가 소홀할 때 집 밖으로 걸어나온 아일랜드 여성과 영국 여성을 만났고 정확한 감금 장소를 알아내 나머지 한명까지 안전하게 구출했다. 피해자들은 현재 자선단체의 도움을 받아 안전한 곳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프리덤 채리티의 설립자 아니타 프렘은 “(납치, 감금이 일어난 가정집의) 어느 이웃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평범한 지역의 평범한 가정집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여성들이 현재 심각한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고 있어 용의자 체포가 한달 가까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케빈 하일랜드 런던경찰청 인신매매 수사팀장은 “피해 여성들의 정신적 충격이 심해 수사를 진척시키기 매우 어렵다”며 “피해자들이 30년이나 노예 생활을 강요받은 사건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외국 국적의 피해자가 영국으로 들어와 감금 생활을 시작하게 된 배경, 감금 생활이 장기간 지속됐던 이유, 이들 3명의 피해자가 어떤 관계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이날 1830년에 폐지된 대영제국의 노예 제도가 강제 노동,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 등의 형태로 남아 있다며 이번 사건은 역사상 최악의 감금 사건으로 남을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남북, ‘3통’ 제외 개성공단 분과위 13~14일 개최하기로

    북한이 통행·통관·통신 문제를 다룰 ‘3통 분과위’를 제외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 산하 나머지 3개 분과위원회를 오는 13~14일 열자고 8일 제안해왔다. 통일부는 출입체류·투자보호관리운영·국제경쟁력 등 3개 분과위 회의를 북측이 제시한 날짜대로 여는 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26일 마지막 분과위(출입체류) 회의가 개최된 이후 48일 만에 개성공단 제도 개선과 관련한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될 전망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의 필수 조건인 3통 문제 논의만 뒤로 미룬 것은 우리 정부의 애를 태우며 향후 개성공단 협상과 남북관계 등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통 문제 해결이 지연되면 나머지 3개 분과위의 논의 자체가 큰 진전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대화가 일단 재개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변심’ 등 돌발변수가 없는 한 개성공단 현안은 물론, 경색된 남북관계를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분과위 회의를 열자는 우리 측의 제안(6일)을 단 이틀 만에 받아들이면서도 체제와 관련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주민 유인납치와 인신매매에 가담한 자들, 우리를 헐뜯는 모략선전에 나선 자들을 비롯해 우리의 주권과 주민들의 인권을 해친 자들은 그가 괴뢰정보원 요원이건, 심부름꾼이건 무자비한 처단 대상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첫번째 ‘처단’ 대상으로는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을 지목했다. 조평통이 ‘괴뢰정보원 요원’ 등을 운운한 점에 비춰볼 때 전날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체포했다고 주장한 ‘밀입북한 국정원 요원’을 처단하겠다는 위협으로도 읽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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