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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한 ADHD’ 등 증상 다양… 초등 저학년 치료 땐 완치 가능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조용한 ADHD’ 등 증상 다양… 초등 저학년 치료 땐 완치 가능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집중 못하는 게 아닌 조절 어려움충동성은 ‘편견’… 나이 따라 달라약물·행동치료로 통제 가능한 질병 ‘첫 번째 질문, ADHD 중엔 집중을 잘하는 사람이 영 없을까. 두 번째, ADHD는 평생 낫지 않는 병인가. 세 번째로 안면인식장애나 민감한 청각, 다양한 부위의 통증, 열감 등도 ADHD 증상일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라고 하면 어떤 일에도 집중하지 못한 채 부산스럽고 산만하게, 때로는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ADHD라고 다 그렇지는 않다.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드러나는 데다 나이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이를테면 과거에는 충동성이 ADHD의 주요 특징으로 꼽힌 반면 최근에는 돌출 행동이 동반되지 않는 주의력결핍장애(ADD)가 ‘조용한 ADHD’라는 별칭을 얻으며 더 주목받고 있다.앞서 3가지로 제시한 문제에 대한 답만 들어도 ADHD에 대한 편견을 깨달을 수 있다. 당장 ‘ADHD=집중력 빵점’이란 생각부터가 사실과 다르다. ADHD는 집중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사안별 집중 능력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증상에 가깝다. ADHD를 지닌 채 의사가 된 경험을 ‘아무도 모르는 나의 ADHD’라는 책을 통해 풀어낸 황희성 맑음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누구나 흥미 있는 것, 다급한 것, 이해가 잘 가는 것에는 잘 집중하고 지루한 것, 시간 여유가 많은 것, 어려운 것에는 잘 집중하지 못한다”면서 “다만 ADHD 확진을 받은 사람이라면 집중이 잘 되는 일과 안 되는 일 간 편차가 보다 크게 드러날 뿐”이라고 설명했다. ADHD 진단을 받아 보려 하다가도 “우리 아이는 독서든 게임이든 좋아하는 일에 빠지면 밥도, 잠도 잊고 집중을 잘하니 ADHD일 리 없어”라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 건 ADHD를 제대로 몰라서 생기는 일이다. 의사들은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이 불균형을 이루면 ADHD가 나타난다고 본다.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 같은 ‘브레인 포그’ 상태뿐 아니라 안면인식장애나 예민한 청각처럼 소수의 ADHD 질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도 약물치료나 행동치료로 통제되는 건 ADHD를 질병으로 편입시킨 50여년 전 결정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사실은 적절한 시기, 이를테면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과학적인 증거에 기반한 치료를 받았을 때 ADHD가 낫는 일은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1일 “저학년 때 치료받은 ADHD 아동 가운데 3분의1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나머지 가운데 3분의1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약을 완전히 끊는다”고 설명했다. 적대적 반항장애, 품행장애, 불안장애 등 공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성인이 된 뒤에도 ADHD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할 때가 많지만, 제때 치료하면 독특하면서 멋진 삶의 기회와도 맞닿아 있는 질환이다.
  • 신사동호랭이 사망 소식에…생방송 중 눈물 흘린 아이돌

    신사동호랭이 사망 소식에…생방송 중 눈물 흘린 아이돌

    걸그룹 트라이비가 SBS ‘인기가요’ 컴백 방송에서 검은색 의상에 흰색 리본을 달고 무대에 올라 고(故) 신사동호랭이를 추모했다. 트리이비는 25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 네 번째 싱글 ‘다이아몬드’ 무대를 선보였다. 자유분방한 에너지가 돋보이는 퍼포먼스와 가사를 직관적으로 표현한 포인트 안무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히 신곡 ‘다이아몬드’를 함께 완성한 신사동호랭이를 애도하기 위해 흰색 리본을 달고 무대를 소화했다. 무대를 마친 후 두 손을 덜덜 떨며 눈물을 글썽거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1983년생인 신사동호랭이는 지난 23일 세상을 떠났다. 소속사는 “너무 비통하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참담한 심정이다. 신사동호랭이가 23일 갑작스럽게 우리의 곁을 떠났다”라고 전했다. 신사동호랭이는 ‘롤리폴리’ ‘뿜뿜’ ‘위아래’ ‘노노노’ ‘트러블 메이커’ ‘핫 이슈’ ‘픽션’ ‘에너지’ ‘매직’ 등 히트곡을 다수 작곡했다. 신사동호랭이의 발인식은 이날 오후 서울성모병원에서 진행됐다.
  • “한국인? 그럼 라멘 값 2배 내”…일본 ‘이중가격제’ 논란[핫이슈]

    “한국인? 그럼 라멘 값 2배 내”…일본 ‘이중가격제’ 논란[핫이슈]

    일본 내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중가격제’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으로 향하는 관광객이 몰리자, 치솟은 물가 때문에 일본 현지인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일본판에 따르면, 최근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관광지와 인근 식당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관광객들이 돈을 아끼지 않고 지갑을 열면서 물가가 오르자, 내국인과 외국인이 지불해야 하는 가격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예컨대 엔화 가치가 내려가는 엔저 시기에는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일본에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다. 한국인의 경우 일본에서 1000엔 짜리 라멘을 먹으려면 한화로 1만원 이상이 필요했지만, 환율이 880원대까지 떨어진 지금은 8850원 정도만 같은 라멘을 먹을 수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일본 관광을 즐길 수 있게 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이전보다 돈을 아끼지 않고 관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물가가 치솟았다. 높아진 관광수요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자 나온 고육지책이 바로 이중 가격제다. 나가야마 히스노리 일본 료칸협회 부회장은 “같은 상품이라도 외국인에게는 더 비싼 돈을 받고 팔아야 한다. 반대로 일본 신분증 등 내국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보이면 호텔이나 음식점, 관광지 등에서 할인을 해 주는 방식이 ‘이중 가격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싱가포르에서는 테마파크나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에서 거주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이중 가격제를 운영한다”고 덧붙였다.앞서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지난해 말 사설에서 “방일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물건, 서비스 가격을 높게 받는 ‘외국인 가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로 일본 JR그룹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판매하는 JR철도패스 비용을 2만 9650엔(약 26만 2500원)에서 5만엔(약 44만 4270원)으로 약 70% 인상했다. 현지인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외국인 가격’ 즉 이중 가격제에 대한 사설을 내놓았을 당시에도 “가격을 매기는 것은 (판매상의) 자유”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중 가격제가 외국인 차별로 비춰질 수 있고, 이러한 인식이 일본 관광 업계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695만 8500명으로, 전체 일본 관광객 중 4분의 1을 차지했다.
  • ‘5% 금리로 돌려막기 가능?’…최소금리만 쓴 ‘리볼빙 광고’ 안 된다

    ‘5% 금리로 돌려막기 가능?’…최소금리만 쓴 ‘리볼빙 광고’ 안 된다

    ‘최소 이자 5% 내면 일부만 결제 가능.’ 앞으로 카드사 리볼빙 광고에서 이처럼 5%의 이자만 내면 되는 것처럼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표현을 쓸 수 없다.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 리볼빙 광고에서 이자율 안내를 분명히 하는 등 광고 표현을 정비했다고 25일 밝혔다. 리볼빙은 이번 달 결제해야 할 카드 대금의 일부를 다음 달로 넘겨서 결제하는 일종의 ‘돌려막기’ 카드 대출 상품이다. 이월한 금액에는 이자가 더해지는데,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달하고 대출 기간도 짧아 연체 위험도 매우 크다. 실제 지난달 기준 일부 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이자율은 16.9%에 달했는데, 카드사 광고 첫 화면에는 극히 예외적으로 적용받는 5%대의 최소 이자율만 소개되기도 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리볼빙 광고에 이자율을 표기할 땐 평균 이자율도 함께 기재하도록 했다. 또 소비자가 리볼빙을 이용할 때 다른 상품과 헷갈리지 않도록 문구도 명료화하기로 했다. ‘일부만 결제’ 또는 ‘최소 결제’라는 표현 대신 ‘리볼빙’ 또는 표준 약관상 정식 명칭인 ‘일부결제금액 이월약정’으로 사용해야 한다. 카드사들은 리볼빙을 장기적으로 이용할 때의 위험성에 대한 고지도 강화한다. 리볼빙은 갚아야 할 대금을 뒤로 미루면서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으로 장기간 이용할수록 결제 부담이 커지는데, 일부 카드사에서 다음 달 카드 사용액을 ‘0원’이나 점점 줄어드는 것처럼 가정하고 설명한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앞으로 카드사들은 일정한 매달 사용액을 가정하고 현실적인 결제액을 계산해 알림으로써 소비자가 위험성을 직관적으로 인식하게 할 예정이다. 리볼빙 이월 잔액은 지난해 11월 7조 5000억원대를 돌파했고, 지난달 7조 5152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감원은 “리볼빙뿐만 아니라 카드업권 전반의 광고 현황을 모니터링해 금융소비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사항을 발굴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 직장 스트레스, 불안, 번아웃 해법 없을까 [달콤한 사이언스]

    직장 스트레스, 불안, 번아웃 해법 없을까 [달콤한 사이언스]

    많은 직장인은 피곤한 일주일을 보내고 주말에는 녹다운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잠자리에 들어도 서너 번씩 깨고, 피곤함을 날리기 위해 커피를 연거푸 마셔대지만 피곤함이 쉽게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 게다가 목과 허리, 어깨에서 이유 없이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번아웃 증후군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번아웃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 직장스트레스’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노팅엄대 심리학과, 컴퓨터과학부, 노팅엄의대, 노팅엄 의과학 연구 센터 연구팀은 디지털 업무환경에서 마음 챙김(Mindfulness)을 잘하는 사람이 스트레스, 불안, 번아웃, 각종 중독에 덜 시달린다고 2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2월 24일 자에 실렸다. 마음 챙김은 원래 명상이나 참선 같은 것을 의미했지만, 1979년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병원에서 암 환자를 대상으로 ‘마음 챙김 프로그램’을 시행해 통증 완화에 효과를 본 뒤부터, 현재는 모든 심리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마음 챙김은 과거에 집착하거나 막연한 미래에 불안해하는 마음을 의식적으로 현재에 집중하는 의식 상태다. 연구팀은 다양한 종류의 사무직 남녀 직원 142명을 무작위로 뽑았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번아웃, 불안, 이유 없는 공포감, 중독 등 디지털 업무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각종 문제를 경험했는지와 건강 상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자기가 인식하든 못하든 마음 챙김을 잘하는 직장인일수록 불안, 공포, 스트레스 같은 부정적 감정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자신감을 가진 직원이 디지털 업무 환경의 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알렉사 스펜스 노팅엄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메일, 인스턴트 메시지, 각종 모바일 기기 등 디지털 업무환경은 직장인들의 업무 스트레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끊임없이 진화하는 디지털 업무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이것이 번아웃과 신체적·정신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펜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이 직장에서 디지털 업무환경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라면서 “직장인들이 마음 챙김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전반적 웰빙에 기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라…독일 사진 거장 토마스 루프의 ‘융단 위 황홀경’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라…독일 사진 거장 토마스 루프의 ‘융단 위 황홀경’

    최장 290㎝ 길이의 거대한 융단 위에 프랙털 구조가 무한 증식하며 뻗어나간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세포 조직 같기도, 우주나 해저의 심연 어딘가에서 펼쳐지는 불가해한 현상으로도 보인다. 손을 대면 부드럽게 밀려나갈 듯한 카페트 위를 촘촘히 채운 환상적인 이미지와 변화무쌍한 색채는 그 자체로 ‘황홀경’이다. 종이나 캔버스 천이 아닌 섬유 위라서 구현된 깊이감과 공간감은 이미지를 더 몽환적으로 느끼게 하며 ‘인식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게 한다. 독일 사진 거장 토마스 루프(66)의 신작 ‘d.o.pe’가 관람객을 매혹하는 방식이다.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가 루프의 최근작을 국내 관람객에게 소개한다. 국내에서는 20년 만에 열리는 그의 개인전이다.1980년대부터 안드레아스 거스키, 칸디다 회퍼 등과 함께 뒤셀도르프 사진학파의 거장 가운데 한 명으로 현대 사진 흐름을 이끌어온 루프는 새로운 기술의 잠재력과 한계가 우리의 시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탐색하며 늘 스스로의 작업을 ‘갱신’해 왔다. 1970년대 후반 초상 사진부터 일본 만화책에서 가져온 이미지를 가공해 인화한 서브스트라트 연작, 인공위성이나 매스미디어에서 전송받은 형상, 알고리즘으로 생성한 디지털 작업 등 40여년간 25가지가 넘는 사진 연작을 선보여 왔다. 그가 2022년부터 몰두해온 ‘d.o.pe’ 연작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낸 프랙털 패턴을 독창적인 연출로 겹치거나 합성해 대형 카페트 위에 출력한 것이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루프는 “이미지를 인화지에 구현해 벽에 붙여놓고 봤는데 전형적인 방식으로 이를 보여주는 건 아니라고 판단하던 중 벽에 카펫을 걸어놓는 전통이 있는 벨기에의 한 회사에서 카펫에 이미지를 출력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미지 속에 끼어들 수 있을 듯한 깊이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동시대 사진 예술가로서 매체의 기술 변화를 작품에 반영한다는 기조를 이어온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이 작품들은 사진이 아니다. 어떤 카메라도 쓰이지 않았고 여러 기술을 탐구하는 연구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존재하는 이미지를 새로운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것도 내 작업의 일부”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예술계의 인공지능(AI) 활용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AI는 게으른 사람들을 위한 도구라 봐요. 어디선가 본 것을 모방한 것이니 결과값도 클리셰(진부한 표현)에 불과하죠. 학습된 이미지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의문입니다. 다음이 뭐가 될지 예견할 순 없지만 젊은 예술가들이 사진 예술의 경계를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확장할 거라 기대합니다.”
  • 라이머, 이혼 선배 김구라에게 밝힌 근황

    라이머, 이혼 선배 김구라에게 밝힌 근황

    최근 이혼을 겪은 프로듀서 겸 음악회사 대표 라이머가 근황을 밝혔다. 유튜브 채널 ‘그리구라’가 지난 22일 공개한 영상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라이머는 개그맨 김구라와 그의 아들 래퍼 그리와 대화를 나눴다. 김구라가 “라이머가 지난해에 일이 있었다. 라이머가 아픔을 이기려고 하는 건지 몰라도 두 분(라이머와 안현모) 다 경쟁적으로 방송을 열심히 하더라”고 곧바로 이혼 사실을 언급했다. 라이머는 김구라에게 “형님이 개인적인 아픔을 겪으실 때 일로 승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존경스러웠다). 어떻게 보면 형님 이전까지는 그런 일(이혼)이 있으면 사실 방송하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구라는 “아니다. 그 전부터 많은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 이럴 때 오히려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은 ‘쟤가 뭔가 구린 게 있으니까 저렇게 찌그러져 있나 보다’고 생각한다. 계속 (방송에) 나오면 ‘둘이 다른 문제는 없고 성격이 안 맞았나 보다’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라이머는 “그런 것에 매몰되는 성격은 아니다. 요즘 회사 일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이혼 후 근황도 털어놨다. 그는 “사실 그런 일이 있었을 때 형에게 먼저 전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말하자 김구라는 “대답해줄 게 없다. 본인의 선택”이라고 답했다.
  • 스웨덴 럭셔리 브랜드 XC60 타보니…아내가 반하는 승차감

    스웨덴 럭셔리 브랜드 XC60 타보니…아내가 반하는 승차감

    2009년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탄생한 볼보 XC60은 지난해까지 글로벌 누적판매 200만대 이상을 기록한 볼보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국내 출시 이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끌며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18% 증가한 1만7018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다 판매 신기록이었다. XC60은 지난달에도 965대가 팔리며 수입차 시장 4위에 올랐다. XC60 판매가 볼보 전체 판매량의 41%(402대)를 차지하고 있다. 스웨디시 럭셔리 브랜드인 볼보 XC60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6일과 17일 XC60 B5 AWD모델을 이틀간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경기도 강화군 강화도에 이르는 도로에서 각각 100㎞, 150㎞를 운행해봤다. 시승한 모델은 최고출력 250마력·최대토크 35.7㎏.m의 성능을 발휘하는 48V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외관은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LED헤드램프가 우선 눈에 띈다. 라디에이터 그릴도 3D형태의 아이언마크를 통합해 왠지 멋스럽다.북유럽 특유의 인간중심 디자인이 그대로 반영된 가죽 시트도 마음에 든다. 스웨덴 오레포스의 크리스탈 기어노브는 특이하다. 다만 크리스탈 기어노브도 좋지만 난 다이얼조그형 기어를 기대했는데…. 차량 내부에 앉아 둘러보니 전면에 보이는 스피커는 영국의 하이엔드 제품인 바워스&윌킨스다. 핸드폰 블루투스와 음악을 들어보니 묵직한 음악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시동버튼을 돌리자 언제 시동이 걸렸는지도 모르게 계기판에 불이 들어온다. 목적지 표시를 위해 내비게이션을 살펴보니 눈에 익은 티맵. 볼보는 한국시장을 위해 티맵모빌리티와 300억원을 투자해 TMAP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설치했다. 사용자 음성인식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음악 플랫폼 플로(FLO)를 통합해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량 내에서 ‘아리아’를 부르면 실내온도와 열선시트 등 차량제어가 가능하다. 목적지 및 경유지 설정, 스마트폰 저장된 연락처로 전화와 문자도 이용가능하다. 차 그럼 떠나볼까. “아리아, 동막 해수욕장.” 내비게이션에 목적지가 설정되고 차가 조용하게 앞으로 나간다. 올림픽대로를 거쳐야 하니 속도를 낼 수 있다. 차는 순식간에 속도를 높인다. 자연스럽게 스마트크루즈컨트롤 시스템을 작동했다. XC60에는 레이더와 초음파 센서로 구성된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플랫폼이 탑재돼있다. 자연스럽게 앞뒤 차량과의 간격을 조정하며 나간다. 이 시스템을 통해 도로 위 차량 및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를 감지해 사고 위험시 긴급 제동과 충돌 방지를 지원하는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앞 차량과 간격을 유지하며 차선 중앙에 맞춰 조향을 보조하는 파일럿 어시스트(Pilot Assist), ‘도로 이탈 완화’,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후진 시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자동 제동을 지원하는 리어 액티브 브레이크(RAB) 등이 지원된다.“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나.” 동승했던 아내는 “디자인도 그렇고 성능도 제법인데”라며 놀라워했다. 볼보 XC60은 실용적 디자인·우수한 안전성·스웨디시 감성을 지녔지만 한가지 아쉬운점도 있다. 국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9월부터 XC60모델을 중국 생산차량이 대신하고 있는 것. 국내 고객 사이에서 중국산 차량의 품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볼보는 이를 해소하고자 중국산 차량에 한해 보증기간을 파격적으로 연장키로 했다. 원래 5년 또는 10만㎞ 무상 보증에 소모품 교환서비스까지 기본으로 제공했는데 중국 생산 물량의 경우 보증기간을 2년 더 연장해주기로 한 것이다. 그나마도 한국 소비자에게 물량이 빠르게 공급되면서 다음 달이나 4월쯤에는 중국 생산물량은 공급하지 않고 스웨덴에서 생산한 차량만 공급돼 무상 보증 서비스도 원래대로 돌아간다. 뻥 뚫린 바다를 뒤로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은 교통체증으로 2시간이 넘게 걸렸다.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안마기능이 내장된 시트는 천국이었다. XC60을 구입하려고 알아봤다고 한 지인은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어 무엇보다도 안전에 가장 큰 신경을 쓰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볼보 XC60은 대안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안전성과 실용적 디자인을 갖춘 중형 SUV를 구매하려는 소비자에게 볼보 SC60은 안성맞춤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최신 충돌 테스트 평가에서 새롭게 추가된 정면 테스트를 포함한 전 항목에서 볼보 XC60은 유일하게 가장 우수한 G(Good) 등급을 받았다. 마침 XC60은 보험개발원의 2024년 차량모델등급 평가에서 18등급으로 상승해 수입 중형 SUV 중 가장 높은 등급을 기록했다. 수입차지만 올해 자차보험료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승 총평을 하자면 안전성과 실용적 디자인을 찾는 소비자라면 구매를 고려해볼 만하다. 연비도 나쁘지 않았다. 올림픽대로라는 점을 감안할때 13.1㎞/ℓ 정도가 나왔다. 복합연비는 10.1㎞/ℓ다. 트림별로 B5 플러스 브라이트(6340만 원), B5 얼티메이트 브라이트(6950만원), B6 얼티메이트 브라이트(7350만원), T8 얼티메이트 브라이트(8640만원)에 판매된다. 집에 돌아온 아내가 내게 말한다. “이 차 마음에 든다. 주말에 볼보 전시장 가서 한번 자세히 구경해 보자.”
  • 선문대 글로벌캡스톤디자인 우수작품 ‘CES 2024’ 호평

    선문대 글로벌캡스톤디자인 우수작품 ‘CES 2024’ 호평

    장애물 만나면 사족 보행 전환 ‘세계가 주목’학생·교수-기업 협업 ‘모빌리티 우수성’ 선문대학교는 미래자동차사업단(단장 최창하)이 세계 최대 AI 모빌리티쇼에서 계단 등을 오를 수 있도록 사족 보행으로 전환이 가능한 모빌리티 기술과 인공지능 키보드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고 23일 밝혔다. 선문대에 따르면 사업단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4국제전자박람회(CES 2024)에서 글로벌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 학생우수 작품인 ‘도로인식 모빌리티’와 ‘인공지능키보드’ 작품을 공개했다 사업단 소속 대전·세종·충남 학생·교수와 국내 기업이 협업으로 만들어진 도로인식 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고를 방지하는 기술로 현지에서 관심을 집중시켰다.사족 보행이 되는 모빌리티는 평상시 일반 주행에서 초음파 센터로 장애물을 인식하면 사족 보행 모드로 전환하고 다시 사륜 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 사족 보행 모드로 전환하면 바퀴로 계단·장애물 등을 직접 올라가는 기술이 적용됐다. 인공지능 키보드는 텍스트 글씨를 버튼이나 키를 기계가 수동적으로 입력을 해주는 기술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업단은 이번 ’CES 2024‘에서 국내 AI(인공지능) 에듀테크 기업 ㈜프로키언과 AI 기반의 모빌리티 분야 인재 양성과 교육 연구 등을 위한 지역혁신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창하 단장은 “대한민국 인재들이 AI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핵심 리더로 성장하고 이들의 기술이 세계 최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과학기자협회-화학공학회, 연구개발 성과 확산 협력

    과학기자협회-화학공학회, 연구개발 성과 확산 협력

    한국과학기자협회와 한국화학공학회는 과학언론의 진흥과 화학공학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대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22일 체결했다. 두 기관은 이번 협약으로 △학술대회를 포함한 과학언론인의 연구 발표 현장 취재 프로그램 추진 △화학공학 분야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확산과 홍보 △언론계와 화학공학 분야 과학자와의 상호교류 및 소통 활성화 △전문가 추천 등 행사 개최와 참가 지원 △화학공학 전문가의 연구개발 정보의 제공 및 취재 자문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유용하 과학기자협회장은 “두 기관은 업무 협약을 통해 과학 기자들이 화학공학 분야 주요 연구발표 현장을 발 빠르게 취재하고, 분야별 전문 연구자들과도 긴밀하게 교류, 소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진원 한국화학공학회 회장(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은 “이번 협약으로 화학공학과 화학산업 분야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언론과 함께 협업해 국내 화학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사설] 앞뒤 안 맞는 의사들 주장, 결국 ‘밥그릇’ 때문인가

    [사설] 앞뒤 안 맞는 의사들 주장, 결국 ‘밥그릇’ 때문인가

    의대 증원에 의료계 반발이 연일 선을 넘고 있다. 전공의들이 집단 이탈한 병원에선 암수술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고 항암 주사를 맞으려고 6시간씩 기다린다. 의료 파행을 주도하는 전공의들은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마저 전면 백지화를 요구한다. 어떻게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면 이런 막무가내 주장은 하기 어렵다. 이달 초 정부는 10조원을 들여 내과·소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진료과의 수가(건강보험이 병원에 지급하는 돈)를 올리는 내용의 필수의료 지원책을 제시했다. 전공의들은 비급여 항목의 혼합진료 금지, 미용시장 개방 등을 철회하라고 주장한다. 건보가 적용되는 급여진료와 환자가 부담하는 비급여진료를 섞는 혼합진료의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지적됐다. 병의원들이 물리치료를 하면서 비급여 도수치료를 권하는 식의 혼합진료는 병원 수입은 늘지만 환자 부담만 늘리는 과잉진료 성격이 크다. 무엇보다 이런 의료 방식을 방치하면 더 힘들면서 수입은 더 적은 필수의료가 더욱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 비급여인 피부·미용 진료도 다른 전문가들에게 개방하면 가격 경쟁으로 환자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반대 명분을 찾기 어려운데도 전공의들은 “최선의 진료를 제한한다”는 납득하기 힘든 이유를 든다. 의료 파행이 여론 동의를 못 얻는 것은 이처럼 앞뒤 안 맞는 주장들 때문이다. 10조원의 지원책이 나왔으면 엄청난 돈을 어떻게 규모 있게 쓸지 의료계가 묘책을 먼저 찾아 줘야 합당하다. 인력 부족으로 격무에 시달린다면서 막상 증원하겠다니 극렬 반대를 한다. 당장 증원 수를 놓고도 주장이 중구난방이다. 의협은 350명 운운하고 전공의들은 아예 한 명도 못 늘린다고 버틴다. 애초에 2850명 증원까지 제안했던 의대 학장들은 후배들의 집단반발 앞에서 갑자기 말을 바꾸고 있다. 국민 귀에는 “밥그릇 지키겠다”는 말을 다르게 하는 것으로만 들린다. 개업했을 때 손쉽게 고소득을 올릴 분야는 건드리지도 말고 필수의료 지원책을 어떻게든 파격적으로 늘려 주라는 무책임 아닌가. 정부는 필수의료 보수 인상안의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 의사단체를 설득해야 한다. 대화로 문제를 푸는 것은 당연하지만 의사라서 어떤 집단·불법 행동도 구제되고 타협될 수 있다는 인식은 배격돼야 한다. 건강을 위협받는 국민들의 분노가 더 거세지기 전에 전공의들은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 ‘파운드리 전쟁’ 인텔도 참전… “1.8나노 AI칩 직접 만들 것”

    ‘파운드리 전쟁’ 인텔도 참전… “1.8나노 AI칩 직접 만들 것”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대만 TSMC의 주요 사업 분야인 파운드리(주문생산)에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당장 연말부터 TSMC보다 더 고도화된 1.8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공지능(AI) 전용칩을 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TSMC는 물론 파운드리 투자를 늘리고 있는 삼성전자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인텔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를 열고, 연말 1.8나노 공정 양산과 2027년까지 1.4나노 공정 도입을 선언했다. 1.8나노 공정은 반도체 회로의 폭을 1.8㎚까지 촘촘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수치가 낮을수록 더 작고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1.4나노 공정은 최근 주목받는 AI 반도체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꿈의 공정’으로 인식된다. 인텔의 연말 목표가 1.8 나노 공정이란 것은 파운드리 1, 2위인 TSMC와 삼성전자를 앞서겠다는 의미다. 현재 5나노 이하 양산이 가능한 업체는 3나노 공정을 운용하는 TSMC와 삼성전자 뿐이다. 업계 과반(57.9%)을 점유한 TSMC와 삼성전자는 연말 2나노 공정 도입이 목표이며, 삼성전자는 TSMC보다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기 위해 최근 영국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 Arm과 협력하기로 했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드는 것 치고 인텔의 목표는 다소 과감하다. 하지만 인텔은 삼성전자와 매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기반과 기술을 보유했다. 게다가 반도체지원법(칩스법)으로 전세계 반도체 수급을 쥐락펴락하는 미국 토종 기업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 인텔은 연말 도입할 1.8나노 공정으로 MS의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구체적인 칩 종류를 밝히지 않았지만 MS가 지난해 발표한 ‘마이아’라는 AI 전용 칩으로 추정된다. 인텔이 파운드리로 영역을 넓힌 것은 MS,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기로 한 만큼 이들이 개발한 칩을 대신 제조해줄 파운드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TSMC에 이어 2순위로 파운드리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삼성전자는 TSMC에 밀리고 인텔에 쫓기는 신세가 될 수 있다”면서 “업계가 현재 1강 1중 구도에서 1강 2중으로 재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세종로의 아침] 의료대란, 장기화만은 안 된다

    [세종로의 아침] 의료대란, 장기화만은 안 된다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충돌하면서 의료대란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사안이 1년 이상 갈 수 있다”고 했고, 정부 관계자는 “오래 버텨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양측 모두 물러설 생각이 없다. 언제 끝날지 기약 없는 의료대란에 환자들 속만 타들어 간다.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개시한 지난 20일 정부와 의료계 인사들이 의대 증원 규모 발표 이후 처음으로 TV 토론을 벌였지만, 자기주장만 하고 갈라섰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뿐 아니라 ‘필수의료 패키지’까지 전면 무효로 하라고 주장했고, 정부는 의대 2000명 증원안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마주 앉아 대화와 타협으로 접점을 찾아야 하지만 양측은 강경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2일 브리핑에서 “의사단체는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만 반복할 뿐 증원에 대한 어떠한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다. 논의에 진척이 없어 1월 15일 공문으로도 의견 제시를 요청했으나 끝까지 답변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 의료 현실을 생각할 때 의료계와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더이상 의료개혁을 지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만약 이번에도 의사 단체의 횡포에 무릎 꿇고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거나 증원 규모를 줄인다면 고령화로 급증하는 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응급실 뺑뺑이’, ‘소아청소년과 오픈런’을 생각하면 의대 증원 방향은 맞다. 고령화에 대비해 각국은 꾸준히 의대 정원을 늘려 왔다. 미국은 최근 20년간 의대 정원을 38% 확대했고 영국은 2002년 4300명에서 2021년 9280명으로, 독일은 2015년 1만 728명에서 2022년 1만 1752명으로 늘렸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은 유독 의사들 반대로 1998년(3507명) 이후 지금까지 의대 정원을 단 한 명도 늘리지 못했다. 개원가로 떠난 전문의들이 필수의료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대형병원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필수의료를 하는 의사들에게 충분한 수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의사단체의 주장은 백번 옳은 말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1일 발표한 필수의료정책 패키지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이미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내용을 자꾸 추진하라고 하니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 귀를 막고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무엇을 보충하고 수정해야 하는지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게 순서다.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은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에 추진해야 할 과제다. 운용할 수 있는 의료 인력이 충분해야 정부도 필수의료 살리기 정책을 제약 없이 설계할 수 있다. 의료계 주장의 저변에는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정부도 보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해야 한다. 가령 필수의료 수가 인상 시범사업 시작 시점, 의료인 형사처벌 면제 특례법 발의 시점 등 가시적인 내용을 추가로 내놓아야 의료계를 설득할 수 있다. 또 ‘해마다 2000명씩 5년간 증원’ 계획에 너무 얽매일 필요 없다. 7년간 1500명씩, 10년간 1000명씩 등 점진적으로 늘리는 안까지 열어 두고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2000명보다는 적더라도 일단 의대 증원 확대의 물꼬를 트는 게 중요하지 않겠는가. 지금은 의대 증원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지만 의료 대란이 길어져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환자가 나온다면 동력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 국민 생명을 볼모로 잡는다는 비난을 의료계뿐만 아니라 정부도 들을 수 있다. 이현정 세종취재본부 차장
  • ‘40년간 발굴’ 집념… 운봉고원서 잠든 가야 문명 깨우다

    ‘40년간 발굴’ 집념… 운봉고원서 잠든 가야 문명 깨우다

    월산리고분서 가야 흔적 첫 발견유곡리·두락리 32호분 추가 발굴청동거울·철기 등 140여점 출토학술가치 인정받아 세계유산 등재남원, 체계적 유산 보존관리 마련인근 토지 매입·농경시설물 철거훼손된 고분 원형복원 사업 추진 주민·미래세대에 가치 전승 앞장 ‘신선의 땅’이라 불리는 전북 남원 운봉고원. 이곳은 조선 중기의 예언서인 ‘정감록’에 사람들이 난리를 피해 살기 좋은 열 곳을 일컫는 십승지지(十勝之地) 중 하나로 꼽혔으며,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운봉이 없으면 호남도 없다”고 했을 정도로 예로부터 정치·국방의 요충지였다. 한반도의 물줄기를 동서로 가르는 백두대간 동쪽의 고원지대로 남강과 섬진강이 시작되는 곳이다. 동시에 동쪽으로는 팔량치를 넘어 경남 함양으로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여원치로 내려오면 남원, 치재를 지나 임실과 장수로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동서 문화교류의 관문이었다. 운봉고원의 가야 세력은 이러한 지리적 특징 때문에 백제와 신라를 이어 주는 큰 대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경북과 경남에 밀려 전북 동부지역의 문화유산은 가야사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운봉고원에서 꽃피운 남원가야문화 대한민국의 티베트고원으로 불리는 운봉고원에는 고분군, 제철유적, 산성, 봉수 등 200곳이 넘는 남원 가야의 유적이 있다. 특히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은 2018년 호남지역에서 최초로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42호로 지정됐고, 지난해 한국의 16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를 거뒀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가야’의 7개 고분군으로 이뤄진 연속유산이다. 7개 고분군은 지산동고분군(경북 고령), 대성동고분군(경남 김해), 말이산고분군(경남 함안), 교동과 송현동고분군(경남 창녕), 송학동고분군(경남 고성), 옥전고분군(경남 합천), 유곡리·두락리고분군이다. 이 중 유곡리·두락리고분군은 5~6세기 가야연맹에서 가장 서북부 내륙에 있는 운봉고원의 가야 정치체를 대표하는 고분군이다. 가야연맹의 최대 범위를 드러내면서 백제와 자율적으로 교섭했던 가야 정치체의 모습을 잘 보여 줘 높은 평가를 받았다.●가야사 불모지의 화려한 비상 전북 동부지역의 가야 문화유산의 실체 파악은 1960년대 고 전영래 교수의 지표조사로 시작됐다. 전 교수는 지표조사를 통해 월산리고분군,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등 운봉고원 내 흩어진 다수의 고분을 확인했고,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학계에 보고했다. 하지만 당시 연구자들은 운봉고원의 행정구역 위치로 인해 백제시대 고분군으로 인지했다. 이후 1982년 남원 아영면 월산리고분군이 88고속도로 개설 공사 구간에 포함되면서 발굴돼 수혈식 석곽묘로 대표되는 가야묘제가 확인됐고 유개장경호, 발형기대 등 다양한 가야토기가 출토됐다. 고분군을 만든 주체가 가야로 밝혀지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2010년 월산리고분군 추가 발굴조사를 기점으로 운봉고원 가야문화에 대한 조사·연구는 정부와 학계의 재조명을 받았다. 그중 하나가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의 국가 유산 사적 지정이었다. 2013년 고분군 사적 지정의 당위성 확립 등을 위해 32호분을 발굴했다. 고분군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에게 무참히 도굴됐음에도 금동신발, 청동거울, 토기, 철기 등 140여점의 유물이 나왔다. 무령왕릉 출토품과 흡사한 수대경(청동거울)과 금동신발은 가야 영역에서 한 점씩만 출토되는 최고의 위세품(威勢品)이었다.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은 이러한 탁월한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2018년 3월 국가 유산 사적으로 지정됐다. 같은 해 5월에는 호남지역에서 유일하게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대상으로도 선정됐다.●“고대 문명의 다양성 보여 주는 유적”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2013년 대성동·말이산·지산동고분군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탁월한 보편적 가치 확립과 연속유산으로서의 완전성을 보완하기 위해 2018년 5월 가야 고분군 유산 범위를 3곳에서 7곳으로 확대하면서 유곡리·두락리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불을 댕겼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는 2013년 시작돼 10년 만인 지난해 세계인의 유산이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된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는 가야고분군에 대해 “주변국과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독특한 체계를 유지하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 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은 운봉고원의 가야 정치체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특히 지리산 줄기인 연비산에서 내려오는 언덕 능선을 따라 조성된 40여기의 무덤은 전북지역에 있는 가야고분군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에서 백제 왕릉급 무덤에서만 나오는 청동거울, 백제계 금동신발이 출토돼 백제와 자율적으로 교섭했던 운봉고원 가야 정치체의 위상을 보여 준다. ●남원의 체계적인 유적 보존 관리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배경에는 남원시의 체계적인 보존관리가 큰 역할을 했다. 시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유산 구역 내 토지 매입, 농경 시설물 철거 및 사적지 지목 변경 등 역사 인식 부족으로 잘못 정비된 것들을 재정비했다. 미래세대에 유산을 전승함과 더불어 세계유산의 가치를 지역민과 향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시는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따라 다양한 활용방안을 마련하고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세계유산 활용 전략 수립 용역을 추진한다. 유산 관리와 관람객의 이해도·편의성 증진을 위해 가야고분군 홍보관 건립도 계획 중이다. 시는 유산의 학술 가치 확립을 위해 연차적으로 발굴조사하고, 도굴 및 경작지 조성으로 훼손된 고분 원형복원 사업을 추진해 1500년 전 찬란했던 운봉고원 가야문화 유산의 생활상을 복원할 계획이다.
  • 김영록 전남지사·김산 무안군수 군 공항 이전 회동

    김영록 전남지사·김산 무안군수 군 공항 이전 회동

    김영록 전남지사와 김산 무안군수가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첫 회동을 했다. 22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 지사와 김 군수는 지난 21일 저녁 무안에서 만나 무안공항 활성화와 광주공항 이전 등을 논의하기 위한 무안공항활성화협의체와 실무추진단을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김산 군수는 광주 군 공항의 무안 이전에 대해서는 기존의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 김영록 지사와의 만남은 언제든 갖겠지만, 광주시장과의 3자 회담에 대해선 광주시의 일방통행과 인식 차이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만남을 거부했다. 김영록 지사와 김산 군수는 이 자리에서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개통 시기에 맞춰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또 전남도와 무안군이 관련 지자체와 함께 공항과 연계한 ‘서남권 연관 지역개발 사업’ 등을 적극 발굴하고 도청 소재지 위상 강화를 위한 ‘무안 미래 지역발전 비전’ 사업 추진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무안국제공항이 서남권 거점 관문 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향후 5년이 공항 활성화를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점에 서로 공감하고, 협의된 사항에 대해 앞으로 구체적 전략을 수립하는 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또 광주시가 광주 민간공항 및 군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무안군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점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면서 2018년 8월 체결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협약서’ 내용대로 민간공항을 조속히 이전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광주 군공항 이전은 광주시와 무안군이 당사자로, 무안군민의 뜻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전남도는 앞으로 조정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이다.”며 “공항 이전을 포함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무안군과 서로 협력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정부 인증 가사서비스, 업체·관리사·고객 만족도 ‘향상’

    정부 인증 가사서비스, 업체·관리사·고객 만족도 ‘향상’

    “‘정부 인증’ 타이틀이 소비자 신뢰로 이어져 회사 성장의 계기가 됐다”(인증업체). “주휴, 연차휴가, 퇴직금 등과 4대 보험·손해배상보험 가입 등이 현실화됐다”(가사관리사). “청소와 쓰레기뿐 아니라 수납장까지 잘 찾을 수 있도록 정리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이용 고객). 가사 및 양육 부담을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가사관리사의 근로조건 보호 등을 위해 도입한 정부 인증 가사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6월 제도 도입 후 18개월 만에 인증기관이 100개(101개)를 넘어섰고 1400여명의 고용이 이뤄졌다. 제도 도입 후 고용부는 정부 인증 가사서비스의 품질 향상 및 수요 확대 지원책을 추진 중이다. 투명한 요금 공개와 고객 비밀보호 등으로 신뢰를 구축하고, 가사관리사 직무훈련 등을 지원키로 했다. 가사서비스 무료 훈련과정 운영 및 요리·정리수납·돌봄·산후조리 등 직무 관련성이 높은 국민내일배움카드 훈련과정은 훈련비를 100% 지원한다.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체는 가사서비스 지원사업에 정부인증기관을 우선 선정하고, 행안부는 지자체의 실적을 ‘지자체 합동평가지표’에 반영키로 했다. 지난해 8월에는 가정 내에서 이뤄지는 청소·세탁·주방일과 가구 구성원 보호·양육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가사근로자의 명칭을 ‘가사관리사’로 변경했다. 이전에는 ‘파출부’나 ‘가정부’라는 인식 속에 아줌마·이모님 등으로 불렸다. 이로 인해 가사근로자의 지위 및 전문성과 자존감이 반영된 새로운 명칭 필요성이 제기됐다. 가사관리사로 활동 중인 A씨는 “정부 인증을 받은 안정된 회사에서 일할 수 있어 고용 불안이 해소되고 나라에서 인정하는 가사근로자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컨설팅을 통해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인정받은 12곳이 인증 과정에서 겪은 애로 사항과 해결 과정 등을 정리한 사례집을 발간했다. 편도인 고용부 고용지원정책관은 “충분하지 않지만 인증기관이 올들어 100개를 넘게 됐다”며 “인증기관 확대와 가사관리사의 권익 보호 및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구준엽이 디자인한 벽화…용산구, 공공미술 작품 설치

    구준엽이 디자인한 벽화…용산구, 공공미술 작품 설치

    서울 용산구가 최근 벽화 정비사업의 하나로 지역 내 공공미술 작품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22일 밝혔다. 구는 지난해 벽화 전수조사를 통해 파악된 노후 벽화를 철거하고 보수해 구민 삶의 품격을 더하는 도시환경을 조성하고자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설치된 벽화 중 보수가 시급한 대상지를 우선으로 진행했다. 이번 대상지는 서빙고로 246, 효창원로13길 88 등 2곳이다. 특히 서빙고로 246은 가수이자 미술작가로 활발히 활동하는 구준엽이 도안 디자이너로 참여했다. 기피 시설인 쓰레기 처리장에 밝은 이미지를 덧씌우는 데 방점을 뒀다. 실제 벽화 시공은 공공미술 전문회사가 함께했다. 디자인에 참여한 작가 구준엽은 “역동적인 서울의 중심인 용산구의 사계가 콘셉트”라며 “다채로운 변화와 대중에게 상상력을 주는 공공미술 작품을 조성했다”라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쓰레기 처리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는 지역에 벽화가 새롭게 조성된 덕분에 길이 밝고 안전한 느낌으로 변화됐다”라고 전했다. 원효로제2동에 소재한 서울원효초등학교 통학로에 조성된 벽화도 전면 재시공했다. 효창원로13길 88은 원효초등학교의 옹벽이라 도안을 학교 측과 협의해 결정했다. 초등학교 통학로의 특성을 살려 밝고 화사한 색상을 사용하고 어린이보호구역을 안내하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앞으로도 노후 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미술 작품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내가 사는 동네에서 누구나 문화와 예술의 긍정적인 가치를 향유하는 용산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조선 불화에 담긴 서양 화풍 ‘눈에 띄네’

    조선 불화에 담긴 서양 화풍 ‘눈에 띄네’

    금강산 유점사에 머무르며 전국에 걸쳐 작품 활동을 펼친 19~20세기 대표적인 화승(畵僧) 고산 축연. 가로 169㎝, 세로 199㎝ 크기의 비단 화폭에 채색한 그의 작품 ‘극락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 속 인물들을 보면 얼굴 이목구비나 몸의 양감 등에서 서양화의 음영법을 활용한 입체감이 돋보인다. 조선 불화 전통을 이으면서도 새롭게 유입된 서양 화풍의 영향을 받은 19세기 후반~20세기 전반 근대기 불교 회화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7월 21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이런 표현 양상을 짚어 볼 수 있는 19~20세기 대표 화승들의 불교 회화와 초본 23건 37점을 소개한다. 축연의 또 다른 작품 ‘쌍월당 대선사 초상’에서는 족자 속 그림 안에 그가 직접 글자를 적어 넣은 당호(幢號·불교에서 스승에게 법맥을 이어받을 때 받는 법호) ‘혜산’(蕙山)을 볼 수 있다. 화승이 자신의 이름을 작품에 남기는 것은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이는 축연이 스스로를 예술 창작 주체로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개성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2021년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 속 근대 불교 회화 3점도 처음 공개된다. 19세기 중반 전라도 지방에서 활동한 화승 도순이 1854년 그린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에는 거세게 굽이치는 파도 위 솟아오른 바위에 편히 앉아 있는 수월관음의 모습이 담겼다. 19세기를 대표하는 화승 천여가 1843년에 그린 ‘제석천’도 함께 나왔다. 작은 화면에 먹으로 동자, 옥졸, 판관 등 명부 관련 불화에 등장하는 하위 권속의 모습을 빼곡하게 그린 ‘불화 밑그림’에서는 근대 불화승들의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다. 김영희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사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기 사이는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불교 및 불교미술의 위상과 환경도 바뀌던 때”라며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불교미술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요소를 적극 받아들여 환경에 적응해 나갔던 근대 불교회화를 통해 오늘날의 불교미술에 이르기까지 시도된 다양한 노력을 만나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 [문화마당] 장난짓이 사회에 미치는 파장

    [문화마당] 장난짓이 사회에 미치는 파장

    지난 연말 두 차례나 경복궁 담이 심각한 낙서 테러를 당했다. 경복궁 2차 낙서범이 내뱉은 “미스치프가 말한 장난을 치고 싶었다”라는 말 한마디에 사람들의 관심은 미스치프로 쏠렸다. 미스치프(MSCHF)는 2016년에 설립된 예술단체 이름이다. 미스치프는 ‘장난짓’(mischief)이라는 단어의 자음만 묶어 만든 말로, 이들이 벌인 장난짓이 현재 서울에 있는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 단체는 장난이라는 마당을 마련하고 관람자(소비자)들이 이를 경험하고 댓글을 달도록 유도한다. 이 장난짓에 초대된 관람자들은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달며 유희하듯 논다. 관람자들의 인스타그램은 그 주변 친구, 가족, 지인들에게 빠르게 번져 ‘좋아요’를 무한 생성하며 자가증식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MZ세대의 미술관 사용법이다. 특히 아톰 부츠를 신어 볼 수 있는 곳이 가장 큰 인기를 끈다. 만화 캐릭터 아톰이 신은 뭉툭한 신발을 연상시켜 아톰 부츠라 불린다. 이 부츠는 유명 셀럽뿐 아니라 대기업 총수가 장난스럽게 SNS에 올린 이후 더욱 유명해졌다. 이 우스꽝스러운 부츠가 40만원에 팔리는 실제 제품이라고 하면 살 만한 사람들이 있을까 싶지만 마니아들 사이에선 300만원 이상에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대기업 총수와 셀럽들은 신발을 구매한 후 인스타에 올리고, 대중들은 전시 티켓값으로 이 신발을 신어 보고 인스타에 올린다. 미스치프는 현대 산업의 생산과 소비 모두를 비판한다. 예를 들면 ‘버킨스탁’이라는 작품은 최고가를 대표하는 명품백과 슬리퍼를 결합한 상품이다. 미스치프가 고가의 백을 해체해 슬리퍼로 만들고 그 위에 순금 장식을 더해 슬리퍼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미스치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고가의 제품을 맹신하는 이들에게 또 하나 충격적인 장난짓을 벌였다. 미세 현미경으로만 관찰할 수 있는 명품백을 생산한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이 명품백은 소금 한 알 크기보다 작아 오직 현미경 세상 속에서만 존재한다. 그러나 이 핸드백은 온라인 경매에서 800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에 판매됐다. 이들이 제작한 게임, 제품, 매거진, 만화 캐릭터 등은 기존의 미술사 영역으로 분류할 수 없다. 그럼에도 미스치프가 구사하는 고도화된 전략은 선언, 인터랙티브 아트, 아카이브 미술 등 지금 통용되는 현대 미술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다. 미스치프가 세계 미술시장에서 영향력을 갖는 이유는 사회적 기부, 총기 소유에 대한 인식 변화와 같은 선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자발적으로 총기를 정부에 되파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도 일어나는 대형 총기 사고 때문에 총기 회수율이 매우 낮다. 이에 미스치프는 자체적인 환매 회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미스치프는 총기를 가져오는 이들에게 그 총을 녹여 멋진 중세식 검으로 주조해 되돌려 준다. 미스치프는 쉽게 무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미국인들의 성정을 이용해 총을 칼로 바꿔 주는 장난짓을 한 것뿐이다. 이들이 하는 행위가 장난짓이어야지 미친 짓이면 바로 외면받을 것이다. 장난짓을 하고 싶었다던 경복궁 낙서범이 내뱉은 말은 미스치프에게도,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도 모욕이다. 이미경 미술사학자
  • [데스크 시각] 기업 보는 눈 바꿔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없다

    [데스크 시각] 기업 보는 눈 바꿔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없다

    “코스피는 어느 세월에 다시 3000을 뚫을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말한다. 기업이 가진 자산 대비 주식이 얼마만큼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의 경우 미 증시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고 한다. 좋은 우리 기업 주식이 동종 업계 외국 기업 주가에 비해 절대 저평가돼 있어 코스피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국내 특유의 기업 지배구조 문제에서 찾는 시각이 많다. 한국에서 기업은 곧 재벌로 인식되며, 기업 지배구조는 곧 재벌의 경영권과 동일시된다. 경영권 방어기제가 없는 국내 환경에서 일정 수준의 지분율을 지키는 식으로 경영권을 확보해야 하는 재벌이 굳이 자사주 소각으로 주가를 부양하고 배당을 많이 할 필요가 없어 주가가 만년 제자리라는 것이다. 다만 당국도 몸집이 커진 재벌의 지배력 확장 억제에만 골몰해 관련 제도를 다루다 보니 재계 신흥 강자들이 탄생할 수 있는 토양은 메마르고, 그럴수록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심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쿠팡을 떠올려 보자.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지분율이 10.1%로 2대 주주이지만 의결권은 76.5%에 달한다. 차등의결권제가 있는 미국 증시에 상장했기에 가능했다. 벤처는 투자를 받아야 하고 그러다 보면 창업주의 지분율은 미미해질 수밖에 없는데 국내에서는 김 의장처럼 투자자의 돈을 대거 끌어와 회사를 키우면서도 본인 지분율을 지킬 방법이 없다. 미국의 경우 일론 머스크 등 기업의 아이콘인 창업자나 대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해 줘야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주주들은 판단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창업주에 대한 경영권 방어는 곧 재벌의 지배력 편법 확장”으로 간주된다. 당장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 주식 보상 제도가 국내에선 제도의 원산지인 미국과는 어떻게 다르게 적용되는지를 보면 뚜렷해진다. 스톡옵션과 RSU 모두 현금 대신 주식으로 성과를 보상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대동소이하다. 다만 미국과 달리 우리는 창업자나 대주주는 스톡옵션을 아예 받을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국내에선 법제화 초기 단계인 RSU도 조만간 스톱옵션처럼 창업자와 대주주는 받을 수 없도록 규제될 공산이 높다.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RSU로 ㈜한화 주식 0.35%를 받은 것을 두고 RSU를 경영권 편법 승계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벤처기업육성법 개정안은 이미 RSU 부여 대상에서 벤처 창업주에 한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만큼 이번 논란 이후 관련 제한이 재계 일반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차등의결권과 같은 경영권 방어기제를 도입하고, 창업자와 대주주도 스톡옵션과 RSU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경우 편법 승계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한국에도 미국과 같은 경영권보장제도가 있었다면 쿠팡이 코스피를 택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부작용 우려 탓에 창업 기업이 싹틀 수 있는 환경을 원천 봉쇄하는 식으로 기업을 규제하면 득보다 실이 크다. 좋은 아이디어를 실현할 창업자가 투자를 받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회사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이런 기업들이 코스피에 계속 상장된다면. 비트코인 대신 이런 회사 주식을 사고 싶어 할 사람이 많아지지 않을까. 결국 코스피가 3000을 넘어 1만선도 뚫으려면 재벌 규제에 골몰하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이달 26일 발표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기업을 보는 다른 시각이 반영되길 바란다. 주현진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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