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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육 바우처제’ 도입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20일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길 수 있는 쿠폰을 지급, 여성의 부담을 덜게 하는 ‘보육 바우처제’ 도입을 결정, 소요예산 검토 작업 등에 착수했다. 현재 정부 보조금을 지급받는 보육 시설에서 바우처 제도를 시범실시한 뒤 단계적으로 시설 숫자를 늘려갈 방침이다. 제도가 도입되면 여성들은 직장이나 집 근처에 지정된 보육 시설에 아이를 맡길 수 있게 된다. 지방 출장을 가도 바우처를 제시하고 출장지 근처 보육 시설에 아이를 맡기고 일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보육시설들끼리의 경쟁을 유도, 시설 보육의 질이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인수위는 또 노동부와 함께 여성 일자리 200만개 창출을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추진키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취임 뒤 청와대 산하에 가칭 여성일자리창출TF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TF에는 기존 여성가족부 인력과 노동부·복지부·교육부 등 유관 부처 인력들이 투입, 여성부 폐지 충격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이 당선인은 인수위원들로부터 1·2차 국정과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여성 정책과 관련해 ▲여성에게 경제적 힘을 줄 것 ▲정치적 대표성을 높여줄 것 ▲피부에 닿는 양성평등 정책을 만들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의 지시에는 그 동안의 여성정책이 정작 여성이 체감할 수 없는 탁상공론에 그쳤다는 비판이 담겨 있는 것으로 들렸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50%를 겨우 웃돌고, 임금 격차도 여전한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지적에서다. 이 당선인은 또 여성의 생애주기와 소득 등에 따라 세분화된 지원정책과 보육정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업 여성이 직장과 보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고, 주부들이 재취업할 수 있도록 여성이 사회 생활을 할 때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전업 주부들이 안정적인 소득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규직 업무 수준의 파트타임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부들이 일을 하려고 해도 대형마트 계산원 정도의 단순작업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을 개선할 계획으로, 노동의 유연성을 높이는 쪽에서 여성 일자리 창출의 열쇠를 찾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이 당선인이 후보 시절 선대위 양성평등본부장을 지낸 김태현 숙명여대 교수는 “그동안 여성정책이 이론적·이데올로기적으로 흐른 측면이 있었다.”면서 “이를 실용적으로 전환, 여성의 경제활동 기회를 늘리고 일하는 여성에게 힘을 실어 주자는 게 새 정부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바우처 제도 정부가 공공 또는 사회적 재화를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해 이를 가구별 또는 개별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사회보장 시스템.
  • 인수위 “2~3일내 모두 철거”

    이동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이 20일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MB) 대통령 당선인이 지적한 문제의 대불공단 전봇대는 휴스틸4거리의 전주(전봇대) 2개로 파악됐다.”면서 “대한세라믹쪽 전주 1개는 오늘 바로 철거되고 (나머지)휴스틸쪽 전주는 2∼3일 후 옮겨진다.”고 밝혔다. 이 발표로 한국전력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한전은 지난 18일 당선인의 ‘전봇대 발언’이 나온 직후 “(당선인이 지적한)그 전봇대는 이미 치워졌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당선인이 정확히 어떤 전봇대를 의중에 두고 발언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2006년 대불공단 방문 때 민원이 제기됐던 전봇대는 (당시 당선인이 직접 방문했던)두성중공업 인근의 전봇대”라면서 “당선인의 전봇대 발언을 접한 직후 윤영혁 대불공단 지사장과 한전지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문제의 그 전봇대는 지난해 9월 치워졌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한전측은 그러나 “당선자와 친분이 있는 ‘유일’ 기업 인근의 전봇대 등 아직도 대불공단에는 철거되지 않은 전봇대가 230개나 있어 비슷한 문제제기는 계속될 것”이라며 난감해했다. 지난 19일 현장점검을 벌인 산업자원부측은 “당선인은 전봇대를 통해 탁상행정과 책임 떠넘기기의 폐단을 지적했는데 (본말이 전도돼)엉뚱하게 ‘MB 전봇대 찾기’로 흘러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간부는 “애초 대불공단은 자동차부품 전용단지로 개발돼 선박블록 업종과는 성격이 맞지 않는다.”며 “전봇대 한두개 뽑아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도로폭 확장 등 전체 공단을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자부는 이같은 현장진단 결과를 이날 인수위측에 보고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통상교섭본부 ‘대략난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통상교섭의 첨병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가 새 정부 조직 개편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새 정부 조직 개편에 따르면 앞으로 정부 부처 명칭에서 더 이상 ‘통상’이란 이름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외교통상부와 통일부가 합쳐져 외교통일부로 바뀌기 때문이다.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조직법 상 차관급이지만, 통상의 중요성을 감안해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등 대외적으로는 장관급 수준으로 업무를 수행해 왔다. 물론 새 정부가 조직 개편에 따른 직제를 바꾸더라도 통상교섭본부라는 이름은 그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상교섭본부내에는 각 부처 산하에 본부제가 일률적으로 도입되면 통상교섭본부의 상징성이 빛을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한다. 한 때 통상장관으로 불리던 통상교섭본부장이 다른 부처에 신설되는 본부장과 형식상 격이 같아지면서 위상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외통부 관계자는 “외국에는 통상이란 명칭을 가진 부처들이 다 있는데, 우리나라만 없는 것은 아이러니하다.”면서 “통상의 역할과 기능은 앞으로도 그대로 있겠지만 대외적인 통상교섭에 자칫 동력을 잃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여연·여협 지고 학계출신 뜬다

    여연·여협 지고 학계출신 뜬다

    여성계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정권교체와 함께 여성계 주류를 형성했던 크리스찬아카데미와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 출신들이 한 발 뒤로 물러선 자리를 각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용’을 앞세운 여성계 인사들이 이명박 정부에서의 신(新)주류를 형성할 조짐이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마련한 정부조직개편안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지난 2001년 1월29일 출범한 여성가족부는 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여성부는 여성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각 분야에 흩어져 있는 여성계 인사들을 모으는 데 여성부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초대 한명숙 전 총리와 2대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3대 현 장하진 장관이 중심이다. 국민의 정부·참여정부를 거치며 여성계 인사들은 정부와 국회로 진출했고 여성 권익을 위한 정책의 기초를 닦았다.대통합민주신당에서는 여연 대표였던 이경숙·이미경 의원과 경실련 출신 유승희 의원이 여성의 권익을 대변해 왔다.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여성 노동 운동가 출신이다. 이들과 함께 김경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과 이연숙 전 정무2장관,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남윤인순 여연 대표,이영자 가톨릭대 교수 등은 여성부 폐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여성부가 추구한 가치와 철학적 배경에 대한 고민없이 ‘실용성’만을 내세워 여성부를 폐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뜻에서다. 반면 이 당선인의 여성 공약을 입안했고,인수위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은 여성부 폐지를 시대적 요구 차원에서 인식한다. 대부분은 이 당선인의 선대위 양성평등본부에서 활동했다.이름에 ‘여성’이 빠지고,그 자리를 ‘양성’으로 대체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인수위 내부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와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이경숙 인수위원장을 비롯해 진수희·이봉화 인수위원,조은희 전문위원,김금래 비서실 여성팀장 등은 ‘인수위 5인방’으로 불리며 근간을 이룬다.여성운동보다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 온 인사들이 주축을 이룬다.이 위원장은 새 정부 초대 총리감으로도 거론되고 있다.진수희 의원은 정무분과 간사를,이봉화 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은 교육문화 분과 인수위원으로 일한다.전문위원 71명 가운데 홍일점인 조은희 위원은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 출신이다. 외곽에서는 양성평등본부장이던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와 뉴라이트공동대표였던 강혜련 이화여대 기획처장,박명순 경인여대 교수,박미석 숙명여대 교수 등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부 폐지로 타격을 입은 기존 주류 여성계는 총선이라는 또다른 위기를 앞두고 있다.비례대표 등으로 원내에 진입했던 이들은 지역구 출마를 요구받고 있다. 새롭게 나타난 그룹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비례대표의 절반을 여성에게 할당하는 한나라당 당헌·당규가 지켜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이들에게는 ‘새로운 여성정책’이라는 ‘할 일’이 뚜렷하게 제시돼 있어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공기업]건보공단·심사평가원 합쳐질까 떼놓을까

    [공기업]건보공단·심사평가원 합쳐질까 떼놓을까

    25조원대 예산을 주무르는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작은정부’를 지향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보건복지여성부’를 출범시킨 데 이어 산하단체의 교통정리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의 논의는 ‘통합’과 ‘경쟁’으로 요약된다. 지난해에만 2847억원의 당기수지 적자가 발생한 건강보험 재정을 되살리기 위해 중복되는 조직을 통합하고, 시장주의에 입각한 경쟁을 도입한다는 논리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수면 아래에서 떠오른 움직임에 적잖게 당황하는 표정이다. 조직의 사활이 걸린 만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물밑 작업도 치열하다. ●통합 vs 경쟁 인수위는 지난 7일 “좌파정권 10년의 건보정책을 제로베이스에서 재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건보역사 30년을 통째로 바꿀 수 있다는 재설계는 무엇일까. 지난 11일 인수위에 대한 공단과 심평원의 업무보고 때도 ‘설’만 무성했다.‘통합안’은 공단과 심평원의 주요 기능을 한곳으로 통합하거나 아예 의료평가원·건강정보원·건강보험관리원으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두 조직간 겹치는 가입자의 정보관리·건강정보제공 등의 기능은 건강정보원으로, 심사관련 기능은 건강보험관리원으로 통합하는 안이다. 병원평가 등의 기능은 의료평가원이 맡게 된다. 일각에선 “정보관리·인사·총무는 물론 지사까지 완전히 통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공단과 심평원이 지출한 관리운영비(인건비 등)는 무려 1조원에 육박했다. 건강보험 총 지출액 25조 5544억원 가운데 9734억원이 관리운영비(3.8%)로 지출된 것이다. 이는 2006년의 3.4%에 비해 약 0.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유사한 체제인 타이완이 관리운영비로 1.56%(2005년)를 지출하고 있는데 이 수준까지 낮추면 연간 4500여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기관별로는 건보공단의 관리운영비가 2006년 7827억원에서 2007년 8373억원으로 7.0%(546억원), 심평원은 1139억원에서 1361억원으로 무려 19.5%(222억원)가 증가했다. 이와 관련, 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박사는 “조직 재편과 함께 보험료 관리·집행을 공단이 아닌 정부에 맡겨 기금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자유주의적 논의? 조직통합은 필연적으로 갈등을 불러온다. 건보공단측 노조는 “심평원은 서류심사만 가능하지만 공단측 231개 지사를 심사에 투입할 경우 현장실사까지 가능하다.”면서 공단 주축의 통합에 힘을 실었다. 심평원은 통합이 달갑지만은 않다. 김창엽 심평원장은 “아직 공식 입장은 없다.”면서도 “공단과 심평원간 중복된 업무는 없다.”고 못박았다. 현재 공단은 1만여명, 심평원은 1700여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심평원은 의료기관의 환자진료 뒤 건강보험 급여비 청구에 대한 심사·평가를 담당한다. 반면 ‘분할·경쟁’안에선 입장이 바뀐다.16개 시·도별 혹은 6개 권역별로 공단을 쪼개 자율경쟁을 도입한다는 방안은 지역별 경제격차와 보장성 하락 등의 이유로 가입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전망이다. 반면 심사·평가기능을 쥔 심평원은 오히려 권한이 커진다.2000년 개편직전의 ‘의료보험연합회’로 회귀하는 셈이다. 서울대 문옥륜 교수는 “지부간 경쟁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방안과 직장공단과 지역공단으로 이원화한 뒤 1공단,2공단,3공단으로 각기 독립시켜 발전시키는 대안을 비교·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사실 통합과 경쟁의 논리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9월 복지부 산하 건강보장미래전략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공단 기능과 심평원의 심사기능을 통합해 ‘건강보험관리원’이란 통합기관을 설립하자고 주장했다. 사공진 한양대 교수는 병원협회지에 “소비자에게 보험자 선택권을 부여해 독립성이 보장된 ‘지부’간 경쟁을 촉진하면 재정 절감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민노당 현애자 의원실측은 “건보재정이 어려운 것은 심사·평가 기능의 부실 때문”이라며 “경쟁논리보다 독일처럼 총액계약제를 도입하는 식의 제도개선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도 “통합의 방향성은 맞지만 합리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연세대 김진수 교수는 “심사평가와 보험자는 분리돼야 한다. 제3자적 평가가 필요하다.”면서 “무조건적 통합은 장기요양보험 시행으로 비대해질 공단의 덩치를 더 키울 것”이라 지적했다. 제주의대 이상이 교수는 “통합론은 참여정부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구문”이라며 “의료공공주의자들이 2선으로 후퇴하고 시장주의자들이 대거 정책입안에 진출하면서 상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조직 ‘빅뱅’ 지휘 행자부 ‘귀하신 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 조직개편 발표 이후 행정자치부의 위상이 급부상하고 있다. 인수위가 정부 조직개편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렸다면 세세한 조직개편 후속 실무 작업은 행자부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직개편이 큰 폭의 ‘빅뱅’이 되다보니 챙겨야 할 후속 조치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도 한 요인이다. 정부 조직개편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던 초반에만 해도 행자부는 참여정부의 ‘큰 정부’를 만든 주역으로 지목돼 축소·폐지설까지 들어야 하는 처지였다. 그러나 지금은 행자부에서 떨어져 나갔던 중앙인사위원회를 흡수하는 위력을 발휘하는 등 오히려 과거보다 힘이 쏠린 분위기다. 그러다보니 관가에서는 “역시 행자부 공무원”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특히 인수위가 최근 “각 부처의 실·국도 대국, 대과주의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행자부 내부뿐만 아니라, 각 부처 내부 조직 개편의 조정자로서도 나서 이래저래 할 일이 태산이다. 따라서 행자부 직원들은 부처 통폐합 등으로 일손을 놓고 있는 다른 부처와는 달리 밀려드는 업무로 밤잠을 설칠 정도라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초반과는 달리 위상이 올라간 것을 감안하면 즐거운 비명인 셈이다. 게다가 통폐합되는 부처들은 향후 내부 조직개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도록 행자부에 로비를 벌이는 것은 물론, 인수위 등의 실세를 통해 압력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통폐합되는 부처의 경우 향후 실·국 등 내부 조직을 짤 때 자신들이 속한 부처의 ‘파워’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통폐합되는 부처간 청사 조정도 행자부의 역할이다. 재경부와 기획예산처, 산자부와 정통부의 통폐합 등으로 포화상태인 광화문 청사, 과천 청사는 이제 ‘사무실 전쟁’을 벌일 태세다. 가뜩이나 좁은 공간에 새 식구까지 맞아야 하다보니 청사 관리를 맡고 있는 행자부에 사무실 확보, 공간 재배치 등 교통정리를 요청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나아가 부처 통폐합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이전해야 하는 중앙 기관에 대한 재조정 작업까지 챙겨야 한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특목고 설립 결국 자율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번 주부터 교육자율화를 위한 구체적인 이행방안 논의에 나설 예정이어서 특목고 설립 자율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교육부의 특목고(외고·과학고) 사전협의제가 폐지될지와 외고에 자연계반 설치 운영이 허용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인수위 관계자는 20일 특목고 사전협의제 폐지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으로 이번 주부터 본격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목고 지정협의는 초·중등교육 지방이양의 핵심으로, 특목고를 설립할 때 교육감이 교육부와 미리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하지만 사전협의제가 폐지되면 특목고 설립을 추진해 왔던 시·도 교육청은 특목고를 크게 늘릴 가능성이 많다. 특목고가 늘어나면 외고 입학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사교육비 부담도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내 사설 학원의 한 관계자는 “외고 설립이 자율화되면 서울 시내 상위 10위권 대학의 정원은 결국 외고나 자율형 사립고 출신들이 거의 다 채우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외고의 자연계반 운영 금지, 초·중·고교의 0교시 수업 금지, 사설 모의고사 금지 등 초·중등학교에 대한 다른 규제 조치 폐지 여부도 주목된다. 외고에 자연계반 운영을 허용하면 외고 졸업생도 의대·약대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외고 설립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오전 8시 이전에 시작하는 0교시 수업, 사설학원에서 시행하는 모의고사 등은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늘리고 교육과정 파행을 불러 온다는 이유에서 지금까지 금지됐다. 일부 학부모들은 직접 나서 0교시 수업 및 사설 모의고사 허용을 요구해 왔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사설 모의 고사 금지 등은 시·도 교육청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친이·친박 지역구 ‘서바이벌 게임’

    친이·친박 지역구 ‘서바이벌 게임’

    한나라당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간의 공천 갈등도 비등점을 향하고 았다. 특히 같은 지역구를 노리는 친이(親李)진영과 친박(親朴)진영의 ‘서바이벌 게임’도 관전포인트다. 이명박 정부의 신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친이 인사들은 주로 현역 국회의원인 친박 인사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어서 신주류와 구주류의 한판 충돌이 예상된다. 친이 인사들은 대체로 원외인사들로, 대선 승리의 공신임을 내세워 친박 인사들의 안방을 파고 들고 있다. 최대 격전지는 친박 대변인격인 이혜훈 의원의 서울 서초갑이다. 한때 친이 진영에서 이동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과 진수희 의원의 도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최근엔 대선기간 ‘BBK 소방수’ 역할을 한 고승덕 변호사가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서초갑은 여성특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결과는 두고봐야 할 상황이다. 박 전 대표의 ‘복심’으로 불리는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 대구 동을은 박창달 전 의원이 다시 도전한다. 이 지역은 박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지역구로,‘고토’회복에 나선 셈이다. 친박 이인기 의원의 경북 고령·성주·칠곡은 이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박영준 비서실 총괄팀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분구가 예상되는 경기 용인을은 친박 한선교 의원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친이측에서는 부동산 정책 브레인인 윤건영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 고양 일산을은 당 대표를 지낸 친박 김영선 의원이 수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 당선인의 전략브레인인 권택기 비서실 정무기획 2팀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 강서갑은 한나라당 현역 의원이 없는 가운데 친이 배용수 인수위 자문위원과 친박측 구상찬 당협위원장의 충돌이 예상된다. 배 자문위원은 국회도서관장 출신으로 이 당선인의 경선캠프에서 공보단장을 지냈다. 반면 친이 의원이 버티고 있는 지역구에 친박의 비례대표 의원들의 도전이 눈에 띈다. 경기 파주에는 관록의 3선 이재창 의원(친이)에게 친박 황진하 의원이 도전한다. 대구 북구는 서상기 의원이 경선기간 이 당선인 캠프의 대구 선대본부장을 지낸 이명규 의원과 대결을 벌이며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대규모 개발에만 기반시설부담금

    기반시설부담금이 주택과 상가 등을 신축할 때는 면제되고, 대규모 개발지역에만 부과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에 따라 기존 도심의 주택이나 상가, 업무용 빌딩, 공장 등은 기반시설 부담금의 대상에서 벗어나 전보다 수월하게 재건축 또는 신축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민간 개발 대규모 신도시와 재개발·재건축 단지 등에서는 비용을 물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0일 경제2분과 간사인 최경환 의원과 정두언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11명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폐지 법률안 및 개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반시설부담구역제가 도입돼 시장 또는 군수 등 지자체장이 지정하는 지역에 한해 기반시설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부과대상은 단독주택 및 숙박시설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로 200㎡를 초과하는 건축물의 건축행위이다. 부담금 부과대상 건축물은 현행과 같지만 부담구역 지정 제도가 새로 추가됐다. 지자체장은 법령의 제·개정이나 용도지역 변경 등으로 인해 개발행위 제한이 완화·폐지되는 지역에 한해 부담금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지자체장은 부담구역 지정 지역에 대해 기반시설설치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개발자에게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 개발부담금 비용은 기반시설 표준시설 비용과 용지비용을 합산해 건축허가 연면적과 부담률(20%)을 곱해 산정된다.인수위 관계자는 “기반시설부담금이 상가 또는 주택 분양가에 전가돼 분양가 상승을 유발하고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최 간사 외에 정두언, 임태희, 박형준, 박재완, 이종구, 박종근, 이주호, 권영세, 홍문표, 김양수 의원이 서명했다. 개정안은 건설교통위원회 심의와 다음달 임시국회 통과 절차를 거쳐 시행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LPG경차 車곡車곡 따져보니…

    LPG경차 車곡車곡 따져보니…

    이르면 내년 하반기 ‘초(超) 절약형 경(輕)승용차’가 시중에 나온다. 차기 정부가 값싼 액화석유가스(LPG)를 쓰는 ‘LPG 경차’의 생산·판매를 허용했기 때문이다.LPG 경차는 그동안 안전성 문제 등으로 논의만 무성했으나 이번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서민생활 안정 및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도입을 확정했다.LPG 경차는 7인승 미만 승용차에 적용되는 구입제한(영업용,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만 구입가능)이 없어 누구나 살 수 있다. ●차의 안정성 확보가 최대 난제 가장 적극적으로 LPG 경차 생산을 추진 중인 곳은 기아자동차다. 올해 새로 경차에 편입된 1000㏄급 ‘뉴모닝’의 LPG 모델을 내년 말 내놓을 예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20일 “뉴모닝의 플랫폼을 일부 개조하면 LPG 모델 양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면서 “경차는 어차피 경제성 때문에 구입하는 것이므로 LPG차가 나올 경우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초 경차 편입에 맞춰 출시된 뉴모닝(가솔린)은 하루 1200여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800㏄급 경차 ‘마티즈’에 이어 1000㏄급 경차 후속모델을 준비 중인 GM대우는 LPG 모델 개발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인 기아차가 강력추진 의사를 갖고 있는 만큼 개발 착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적지않은 기술적 난제 LPG 경차를 만들려면 작은 몸체에 LPG 봄베(가스통)를 장착할 수 있도록 차체를 개조해야 한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LPG 차량의 봄베는 안전성을 위해 차의 후미(범퍼 포함)로부터 30㎝, 차체 왼쪽 끝·오른쪽 끝으로부터 각각 20㎝씩 공간을 띄우고 설치해야 한다. 탑승공간과 LPG 봄베 사이를 차단하는 격벽(隔壁)도 만들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경차 차체기준(길이 3.6m, 너비 1.6m, 높이 2.0m 이하)을 충족시키면서 LPG형으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지금까지 없던 소형 LPG 엔진도 새로 개발해야 한다. 현재 기아차의 경우 2000㏄·2700㏄급(로체·오피러스·카렌스·카니발 등) 외에는 상용화된 소형 LPG 엔진이 없다. ●얼마나 이익일까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LPG 경차를 이용하면 얼마나 경제적일까 하는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차값은 LPG차와 휘발유차 간에 거의 차이가 없을 것”이라면서 “연료비의 차이가 경제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ℓ당 가격은 휘발유가 1650원선,LPG가 950원선이다. 연비는 LPG가 더 낮다. 경차용 엔진이 아직 없어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현재 나와 있는 2000㏄급(자동변속기)으로 따져보면 LPG차의 연비는 대략 휘발유차의 80% 수준이다. 현대차 쏘나타의 경우 LPG차(택시)의 연비는 ℓ당 9.0㎞로 휘발유차(11.5㎞)의 78%선이고 르노삼성 SM5는 LPG차가 8.8㎞로 휘발유차(11.0㎞)의 80% 수준이다. 최근 기술개발로 과거 60∼70% 수준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 차이를 현재 팔리는 휘발유 경차 2종의 연비(뉴모닝·마티즈 모두 자동변속기 기준 16.6㎞/ℓ)에 적용시키면 LPG 경차의 연비는 대략 ℓ당 13.3㎞(16.6㎞×80%)로 계산된다. 이를 바탕으로 100㎞ 주행에 드는 연료값을 구해 보면 휘발유차는 약 9940원(100㎞÷16.6㎞×1650원)이,LPG차는 약 7140원(100㎞÷13.3㎞×950원)이 든다. 연간 2만㎞를 달릴 경우 연료비는 휘발유차 198만 7950원,LPG차 142만 8570원이다.LPG쪽이 낮은 연비에도 저렴한 가격 덕에 56만원가량을 절감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계산에 의한 것이고 실제 절감액은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배기량이 낮아질수록 LPG차와 휘발유차 사이에 연비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연구돼 있기 때문이다. 즉 1000㏄급 이하의 경우 2000㏄급에서 나타나는 20% 만큼의 연비격차보다 더 크게 차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그동안 LPG 경차 논란에서 도입을 반대해 온 쪽의 주된 논리 중 하나가 “LPG 경차는 연비가 많이 떨어져 경제성에서 크게 득이 될 게 없다.”는 것이었다. 반론도 만만찮다. 기아차 관계자는 “LPG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막상 LPG 경차가 출시되면 상당한 고연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GM대우 관계자도 “공인연비는 LPG차가 휘발유차보다 낮지만 실제 운전을 해보면 그다지 차이나지 않는다.”고 했다. 산업연구원은 LPG 경차가 나오면 경차 판매 비중이 현재 전체의 6.5%에서 2015년 16%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과천 새통합 부처들 명당 자리 다툼

    ‘방빼!’vs‘못빼!’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 조직 개편안에 따라 부처들이 쪼개지고 합쳐져 거대 부처들이 속속 출현하면서 정부과천청사 내 새로 입주할 사무실을 둘러싼 ‘자리 다툼’공방이 치열하다. 우선 재정경제부와 법무부의 해묵은 공간 다툼이 재현될 조짐이다. 현재 정부과천청사의 최고 ‘명당’인 1동 건물에는 재정경제부(5∼8층)와 법무부(2∼4층)가 ‘한지붕 두 가족’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개편안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통합돼 기획재정부가 신설된다. 현재 재경부 인원 800여명에 기획처 인원 470여명이 합쳐지게 돼 지금의 사무실 공간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재경부는 “기획재정부가 경제정책을 조율하는 ‘맏형’부처로서 과천청사 1동에 위치하는 게 맞다.”면서 “법무부가 서초동 기획처 건물이나 검찰청사 등으로 옮겨가고 그 공간에 기획처 인원을 수용하면 될 것”이란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법무부는 “과천청사 착공 당시부터 1동 건물에 입주한 터줏대감이며,20년 전부터 재경부가 ‘셋방’살이를 해 온 것”이라면서 기획재정부가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를 흡수해 농수산식품부로 확대 개편되는 농림부와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를 흡수해 지식경제부로 재탄생하는 산업자원부 간의 ‘기(氣)싸움’도 뜨겁다. 현재 농림부(1∼4층)와 산업자원부(5∼8층)도 한 건물을 반반씩 나눠 쓰고 있지만 두 부처는 각각 700여명,1500여명의 거대 부처로 몸집이 불어나게 된다. 때문에 두 부처 중 한 부처는 별도의 건물로 나갈 수밖에 없다. 농림부는 “의전 서열에서 농림부가 앞서는 데다 예로부터 ‘사농공상(士農工商)’이란 말도 있다.”며 산자부가 이사를 가는 게 맞다는 논리다. 농림부는 과천청사 준공 당시엔 지금 재경부가 쓰는 1동 건물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산자부는 “농림부보다 부처 인원이 두 배 가까이 많은데 농림부가 나가는 게 맞다.”고 주장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명박 당선 1개월] 유연한 실용…패러다임 전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9일로 대선 승리의 환호를 맛본 지 한달을 맞았다. 첫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답게 지난 1개월은 그의 브랜드 가치인 ‘경제 대통령’의 면모를 재확인한 기간이었다.‘실용적 합리주의’에 입각한 ‘MB노믹스’는 파격적인 정부조직 개편과 강도 높은 규제 완화로 이어지며 향후 강력한 경제드라이브를 예고했다. 특히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등과의 조율과정을 거치면서 한층 유연한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업 친화·규제 대폭 완화 무엇보다 경제 패러다임의 방향 선회를 실감할 수 있었던 한 달이었다. 인수위원회 가동 후 윤곽을 드러낸 이 당선인의 경제정책은 ‘성장을 통한 선순환 구조의 분배’에 초첨이 맞춰졌다. 특히 정부 주도의 참여정부식 계획경제에서 민간 주도의 기업 친화적(비즈니스 프렌들리)’경제정책으로 급선회했다. 참여정부의 강력한 재벌개혁과도 180도 궤를 달리 한다. 이 당선인 자신도 “이명박 정부는 실용주의 정부, 기업친화적 정부”라고 말해 왔다. 이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경제성장을 위한 첫 단추로 강력한 ‘기업 기(氣)살리기’ 정책 추진 의지를 보여 왔다. 당선 이후 재계총수 회동,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 금융인 간담회 등에 적극 참석해 기업인들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었다. 최근 내놓거나 추진·검토 중인 금산(金産)분리,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지주회사 규제 완화, 중소기업 금융 및 상속세제 개편, 농지전용규제 완화 등 정책들도 모두 기업 친화적인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디딤돌이다. 기업인들이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게 한 것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법인세도 적게 물리고, 기업이 수도권에 공장을 짓지 못하게 하는 문제도 해결해 주기로 했다. 서민들의 굽은 어깨를 펴주는 정책 마련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지분형 분양주택 제도 도입, 대학 입시제도 정비 등 생활 안정을 위한 대책들을 발표했다. 조만간 유류세와 휴대전화 요금도 인하해 서민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복안이다. 공기업 민영화 등 공공부문 개혁고삐도 바짝 죌 것으로 보인다. ●의욕 과잉으로 ‘옥에 티´ 만들어 지난 16일에는 껄끄러웠던 정부조직개편안을 완성했다.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실험적 성향이 녹아 들어 파격적인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이틀에 한번꼴로 독대하러 온 박재완 정부혁신·규제개혁TF 팀장과 5시간씩 머리를 맞대며 안을 만들어 냈다. 각 부처에 흩어진 기능을 목적·역할별로 하나로 묶고 중복된 기능은 통합하는 등 이 당선인의 ‘실용주의, 시장주의’ 행보와 맞닿아 있다. 단순히 ‘18부-4처’를 ‘13부-2처’로 몸집을 줄인 것에 그치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10년 만의 정권 교체로 인한 의욕 과잉 때문인지 ‘옥에 티’도 적지 않았다. 언론사 간부 성향분석 지시로 인수위 전문위원이 해촉되고, 설익은 정책이 발표돼 뒤늦게 취소하는 사고도 있었다. 정부조직 개편안 일부가 사전에 유출되기도 했다. ●공직사회·재계 ‘기대반 우려반’ 정부 각 부처의 관료들은 대선이 끝난 후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정권 교체에 따른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됐기 때문. 특히 최근 정부 조직 개편으로 입지 축소가 현실로 다가온 부처는 몸사리기에 들어갔다. 일부 부처도 향후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잔뜩 몸을 움츠렸던 재계는 희망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이 당선인의 정책 기조대로 기업친화적 대책들이 속속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계도 “기존 감독·규제 중심의 경제 정책들이 시장원리에 충실한 지원 정책 위주로 바뀔 것”이라고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와 노동계는 “관심을 받지 못할 뿐더러 의견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통일부 통폐합 논란] 인수위 논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외교통상부와 통일부의 통합이 대내외적 차원에서 통일로 다가가는 더욱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대내적으로는 향후 북한과 전면적 교류가 예상되기 때문에 특정 부처가 독점할 사안이 아니라는 논리다. 인수위의 이동관 대변인은 17일 “당선인의 ‘비핵·개방 3000’ 구상은 핵만 포기하면 전면적 경제 지원을 한다는 것”이라면서 “특정 라인이 아니라 경제, 농업, 정보, 산업 분야의 부서들이 전방위적 교류 협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의 전담부서가 ‘은밀히’ 협상해 완결판을 만든 뒤에야 공개하던 과거의 관행을 탈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민주당을 방문해 “밀실에서 왔다갔다 했는데 이제는 밀실에서 할 때는 지났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당선인은 “농업분야에 토론할 게 있으면 우리 농수산부하고 그쪽 농업부하고 해당 부서끼리 논의했으면 좋겠다.”면서 “통일부가 모든 걸 쥐고 하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외교적 차원에서는 한반도의 역학관계가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국제질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통합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인수위 정부혁신·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 박재완 팀장은 지난 16일 조직개편 관련 기자회견에서 “대외정책의 일관성과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도 외교부와 함께 있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중·일·러와의 관계를 통한 대북 해법을 찾는데 유리하다는 얘기다. 미국과는 관계 개선을 통해 대북 문제를 풀고, 중국에는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의 적극 협력을 당부해 온 이 당선인의 의중과도 일치한다. 인수위측은 대북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특임 장관을 ‘해결사’로 활용할 수 있는 점도 강조한다. 박형준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는 “남북관계에서 통일부가 갖고 있는 특수성과 외교 수장이 하기 힘든 역할 등을 특임장관이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직된 구도에서 자유로운 특임장관이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지고 보다 자유롭게 남북 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외교통일부로의 통합은 이처럼 조직개편 전 분야에 걸쳐 연결된 결론이다.‘통일부 통합은 국회 처리를 위한 협상용 카드’라는 일각의 관측을 인수위측이 일축하는 배경이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통일부 폐지는 역사성 무시한 결정”

    “통일부 폐지는 역사성 무시한 결정”

    대통합민주신당은 1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고 본격적인 ‘견제여론’ 만들기에 돌입했다. 통합신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작고 효율적인 정부에 대한 의지는 충분히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나 각론에선 입장차가 컸다. 손 대표는 “이 정부는 시장기능만 중시해 국가와 정부의 다른 측면을 간과한 점은 없는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 시대 흐름은 대통령에게 권력을 집중하기보다는 분산과 사회적 다양화로 나가고 있다.”고 했다. ●손학규 대표“시장 기능만 중시” 통일부 존폐에 대해선 특히 강경했다. 그는 “유신 시절에도 통일 염원을 담은 부처가 있었다. 남북교류협력, 한반도 평화를 총괄하는 부처가 있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능적으로도 남북협력과 남북경제공동체가 발전하는 마당에 종합적 조정과 총괄 기능은 오히려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전문가 쟁점토론에서도 통일부 폐지 불가론 등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일부 폐지에 대해 “분단국가의 역사적 특수성과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무시한 결정”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이 당선인은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 한·미동맹에 경도된 불균형 의식을 드러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잃어버린 10년 주장에 대한 강박증·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피해의식 아니냐.”고도 했다. ‘완장찬 이리떼’,‘칼 든 선무당’등 거친 표현도 등장했다. 정보통신분야 토론에 나선 현대원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과거로의 회귀다. 인수위가 기본조차 안 된 개편안을 내놓았다.”고 했다. 그는 “학회 토론회에서는 ‘완장찬 이리떼’나 ‘선무당들의 칼춤’이라는 얘기도 나온다.”면서 “세계가 디지털 생태계 확립에 촉각을 세우는데 우리는 거꾸로 갔다.”고 말했다. ●“개편안 국회 통과 쉽지 않을 것” 경고 조만형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 여건상 과학과 기술을 함께 책임지고 키워나가는 부처가 필요하다.”고 했고, 동국대 조은 사회학과 교수는 “양성평등 정책 전담부처 폐지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환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은 “해수부 해체는 대운하 사업 이행을 위해 건교부 기능을 강화하고 해양비전을 빼앗아 간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이 쉽게 국회에서 통과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불필요한 규제 철폐·일자리 창출 등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여주는 게 가장 효과적인 국회 통과 전략”이라고 충고했다. 토론회가 열린 여의도 국회의사당 귀빈식당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통폐합 대상 부처 공무원들과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적잖이 참석해 토론 내용을 예의 주시했다. 정부출연기관 전환이 예고된 농촌 진흥청은 ‘농촌진흥청 폐지에 대한 문제점’이라는 문건을 배포하기도 했다. 통합신당의 한 관계자는 “이미 개정안을 다룰 행정자치위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와 설득작업이 치열한 걸로 안다.”고 전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신설 부처 영문이름 확정… “해외사례 벤치마킹”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정부조직 개편으로 신설된 부처의 영문 이름을 확정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18일 “인수위원과 전문위원 등이 각 부처의 기능을 고려하고 해외사례를 벤치마킹해 영문 표기를 정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영문 이름은 대체로 통폐합되는 부처의 영문 이름에서 핵심적인 단어를 따와 조합됐다. 다음은 주요 부처의 영문명. ▲인재과학부=Ministry of Human Resources and Science ▲지식경제부=Ministry of Knowledge-based Economy ▲행정안전부=Ministry of Public Administration and Security ▲보건복지여성부=Ministry of Health,Welfare,Gender Equality and Family ▲국토해양부=Ministry of Homeland and Maritime Affairs ▲기획재정부=Ministry of Strategic Planning and Finance ▲특임장관실=Office of Ministers for Special Affairs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손학규의 ‘양수겸장’

    손학규의 ‘양수겸장’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가 양동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당 안에는 ‘공천 쇄신’을 추진하고, 당 밖으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대립각을 세우며 ‘선명 야당’의 기치를 내걸었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 인선과 관련, 당내외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공천과정에서 ‘쇄신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1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에 출연,“쇄신은 내쫓고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바꿔 나가는 것”이라며 “특정 인사를 카테고리로 묶어 배제하는 게 아니라 인재 영입을 통해 쇄신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장 인적 ‘물갈이’를 하기보다는 내부를 끌어 안으면서 ‘외부 수혈’을 통해 질서 있는 변화를 모색하는 쪽으로 방향타를 잡을 것으로 해석된다. ‘탈이념, 실용주의’ 행보를 지속하면서 현장정치를 통해 국민 속으로 파고 들겠다는 복안으로 이해된다. 손 대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 조직개편안과 관련해 통일부 폐지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제1야당으로 면모를 갖춘다는 각오다. 그는 “무조건 싸우기만 하는 여야 관계가 아니라 협조할 것은 분명히 협조하되, 안 되는 것은 단호하게 안 된다고 하는 게 분명한 야당”이라며 통일부 폐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회 처리과정에서 한나라당과 ‘힘 겨루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명박 당선인이 전날 “일본에 사과, 반성하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대변인을 내세워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이날 “이 당선인의 발언은 국민 감정과 동떨어진 것”이라며 “이 당선인이 그 발언을 하는 순간 일본은 2만 5000분의 1짜리 독도 정밀지도를 제작하는 등 독도를 실질적으로 일본 지도에 포함시켰다.”며 이 당선인의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통일부 통폐합 논란]“통일정책도 외교”vs“부처 폐지는 오판”

    [통일부 통폐합 논란]“통일정책도 외교”vs“부처 폐지는 오판”

    ■ ‘찬성’ 김현 경희대 교수 외교부와 통일부의 통폐합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들의 주된 논리는 대북정책도 주변 국가의 도움과 이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외교와 통일을 떼어 놓고 생각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즉, 대북관계도 주변국가와의 관계 속에서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정부에서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오히려 주변 국가와의 외교관계에서 엇박자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김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일정책도 외교정책이다.”는 말로 통폐합을 찬성했다. 김 교수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통일부와 외교부 통폐합 문제가 나온 이유도 우리의 대북관계가 주변국과의 외교정책과 조율이 안 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안보정책까지 합쳐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원래의 기능을 회복해 외교·통일·안보정책 조정 총괄기능을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반대론자들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통일부를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북관계는 특수한 관계이지만 남북 교류협력은 미국과 일본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 통일과정에서도 남북만의 협의만으로는 안 된다. 주변국의 지지와 협조가 있어야 한다. ▶대북문제와 통일문제를 전담하는 부처가 별도로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가 앞서가는 경우가 있었다. 주로 정권의 실세가 통일부 장관으로 오면서 통일부 위상이 높아진 면이 있었다. 통일부가 대북정책에서 조율 기능을 담당하면서 주변국과의 외교정책과 조율되지 못하고 앞서간 측면이 있었다. ▶부처 통폐합으로 남북관계의 중요성이 경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통일정책도 외교정책이다. 그 안에서 조율되고 통합돼야 한다. 외교부와 통일부의 통합은 조직의 통합뿐 아니라 기능의 조정과 통합으로 봐야 한다. 또 외교부의 경우 차관이 2명이다. 차관 중 한 명에게 남북문제와 통일문제를 맡기면 된다. ▶통폐합된 외교통일부가 지나치게 비대화할 소지는 없나. -그런 부분도 있지만 헌법기관인 NSC가 견제와 조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NSC는 대통령 자문기관으로 외교부·통일부·국방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한다. 의장은 대통령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반대’ 김연철 아세아硏 교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외교부·통일부 통합 방침에 대해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김연철 연구교수는 18일 “통합이나 폐지가 아닌 ‘공중 폭파’ 수준”이라면서 “남북관계는 개선은 고사하고 안정적인 관리도 어려워진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김 교수는 통일부의 기능을 분산시키는 것은 역으로 통일부가 대북정책을 관할하는 종합 부서임을 간과한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관계는 기본적으로 격차가 큰 사안이 많아 종합적인 정책조정 역할이 필요하다.”며 통일부 기능 분산을 반대했다. 외교부로의 흡수통합에 대해서는 “외교적 이익이 목표인 외교부와 통일을 지향하는 것이 목표인 통일부가 일원화되면 대북 협상력은 물론 외교적 협상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인수위가 통일부 기능을 분산하기로 했다. - 대북협상은 군사적 대화부터 남북 공동응원단 구성 문제까지 격차가 큰 사업이 대부분이라 큰 틀에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남측이 원하는 의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도 종합부서가 정책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 남북문제를 통일부가 전담하고 있다는 인수위측 발상 자체가 황당하다. ▶외교부로 흡수통합할 경우 어떤 문제가 예상되나. - 북측은 외무성과 통전부가 각각 따로 있다. 남북관계는 통전부가 총괄한다. 그런데 남측이 외교부로 통일부를 흡수·통합한다고 해서 북측 외무성과 상대할 수 있겠나. 아마 우리가 협상에서 백전백패할 것이다. 한·미 대화는 외교부가, 남북 대화는 통일부가 맡아서 하다가 이를 일원화할 경우 외교적 협상력도 떨어질 수 있다. ▶특임장관 역할론이 나온다. - 실무 기능을 부여받지 않은 특임장관이 외교안보 부처의 정보와 기류를 상시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남북관계는 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 굵직한 사안이 많은데 다른 일을 하면서 남북문제를 맡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한반도 정세에서 인수위측 방안을 평가한다면. - 북핵문제가 교착 상태에 빠져 안보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통일부 기능분산과 외교부 일원화로 야기되는 문제로 인해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는 물론, 국제적 신인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군산~장항 항로 매립사업 재검토

    해양수산부는 지난해부터 ‘군산·장항 항로 토사매립사업’을 추진해 왔다.2010년 이후 군산∼장항간 항로 준설공사에서 발생하는 토사를 처리하기 위한 방안이다. 오는 22일 시행사측과 최종 계약을 맺는다는 일정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8일 예산낭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재검토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새만금 사업지구가 부지매립을 위해 토사가 필요한 상황에서 항로 준설토사를 활용하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해수부측은 새만금 사업지구내 토지이용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근 지역에 별도로 매립지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진수희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는 이날 “관계부처간 협조 미비와 근시안적 예산집행 관행으로 거액의 예산낭비가 우려된다.”면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이번 결정으로 사업 예산 1689억원은 물론, 새만금 사업지구내 토사매립비용 등 모두 8439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처럼 인수위는 공약 사항인 ‘예산 10% 절감’을 위한 대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 간사단회의에서 “정치적 이유로 골고루 나눠주는 관행 때문에 예산 낭비가 심하다.”면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진 간사는 “예산낭비 사례를 종합 분석한 뒤 이달 말까지 예산낭비 근절방안 등을 담은 예산 편성·집행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명박 당선 1개월] 준비는 ‘햄릿’처럼… 추진은 ‘불도저’

    [이명박 당선 1개월] 준비는 ‘햄릿’처럼… 추진은 ‘불도저’

    “목포 대불공단에서 블록을 실은 대형 트럭이 전신주 때문에 다니지를 못했다. 그거 하나 옮기는 데에도 몇 달이 걸렸다.” “투자하고 싶어도 여건이 돼야 한다. 말레이시아는 외국인이 투자하겠다고 하면 일주일 만에 다 된다.” 18일 오전 7시30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런 ‘실무적인’ 사례를 들며 업무지시를 했다. ●아침형 넘어 새벽형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12일 인수위가 이 당선인에게 보고했다가 수정·보완 지시를 받은 18개 과제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당초 오전 8시에 예정됐던 회의는 이 당선인의 뜻에 따라 30분 앞당겨졌다. 인수위는 이 당선인이 참석한다는 이유로 회의 시간을 늦춰 잡았고, 이 당선인측은 “특별 대우할 것 없다.”며 평상시처럼 회의를 열 것을 원했다는 후문이다. 자리마다 놓인 아침 요기용 샌드위치와 우유를 본 이 당선인은 “아침을 먹고 왔는데, 아침을 주네.”라는 조크로 부드러운 회의 분위기를 유도했다. 당선된 뒤에도 후보 시절 때처럼 오전 1시에 잠자리에 들고,5시에 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 생활을 할 때부터 몸에 밴 평생의 습관이다. 그래서 ‘아침형 인간’의 수준을 넘어 ‘새벽형 인간’으로 분류된다. ●번개 만찬 파격 제안도 회의는 2시간20분 동안 계속됐다. 중간중간 이 당선인은 미비점을 지적했다. 부처개편 후속조치를 위해 현장으로 가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럼에도 1차 보고 때에 비해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전날 이 당선인이 주도한 ‘번개 만찬’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한몫을 했다.“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저녁 식사나 하자.”라는 이 당선인의 깜짝 제안으로 만들어진 만찬에서 그는 과거 경험담을 풀어놓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현장지휘형 리더십’의 면모를 보여준 셈이다. ●핵심을 찌르는 보고 선호 인수위 위원들이 이 당선인이 좋아하는 보고 스타일을 터득한 것도 국정과제 보고회의의 효율성을 높였다. 보고를 받는 데에 있어서 이 당선인은 호불호가 확실한 편이다. 문제의 핵심을 곧바로 파고드는 것을 좋아하고, 기대 효과를 수치화하고 논리가 정연한 보고를 좋아한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살핀 뒤 최적의 방안을 나름대로 제시한 보고서라면 이 당선인의 호감을 산다. 반면 미사여구가 많거나 기대 효과와 추진 우선순위 항목이 빠진 보고서로는 이 당선인을 설득하기 어렵다. ●예시 들며 세세하게 지시 이 당선인은 풍부한 경험을 무기로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고 협상을 이끄는 데 능하다는 평가다. 인수위의 한 위원은 “이 당선인은 사안별로 막힘 없이 실증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며 설득하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다른 위원은 “해외 성공사례를 베끼거나 여러 가지 안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고 갖고 가면 혼이 난다.”면서 “아무리 성공한 해외 사례도 이미 과거사례이기 때문이고,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 실무자가 책임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이 당선인은 ▲정치적 예산낭비를 줄일 것 ▲대사관 인력을 활용해 에너지 외교를 강화할 것 ▲인수위 결정 내용을 영문으로 번역해 홈페이지에 게시할 것 등을 조목조목 지시했다. ●결정 전엔 ‘햄릿’… 이후엔 ‘불도저’ 실무까지 세세하게 직접 챙기고, 성과를 중시하는 이 당선인의 습관 때문에 ‘불도저’라는 별명이 붙었다. 스스로는 ‘컴도저’라는 별명을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당선인은 불도저와 정 반대의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특히 그렇고, 총리 등 인선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당선인은 후보 시절에도 선대위 구성 등을 심사숙고해 결정하곤 했다. 한 측근은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홍희경 한상우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광장] 이명박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진경호 정치부 차장

    [서울광장] 이명박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진경호 정치부 차장

    이명박을 설명하는 홍사덕의 한마디가 있다.“어느날 둘러보니 다 돌아섰더라. 소리 소문 없이 (대의원들이)다 저쪽(이명박)에 가 있는 거야….” 두 사람의 정치 운명을 가른 2002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홍사덕은 이명박의 소리 없는 추격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경선 초반 높은 지명도를 바탕으로 우위를 점했지만 무슨 조화인지 바닥부터 차근차근, 정교하게 조직표를 긁어 모은 이명박에게 결국 역전 당했고, 후보를 던져야 했다. 소리 없는 이명박의 추격은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재연된다. 당을 탄핵의 역풍에서 구한 박근혜의 탄탄한 당내 기반을 비주류 이명박은 바깥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갉아들어갔고, 끝내 박근혜보다 두 배나 많은 당협 위원장들을 확보하며 거함을 격침시켰다. 어쩌면 그래서 지난 대선은 이명박이 정동영을 누른 게 아니라 정동영이 노무현에게 갇힌 사이 홍사덕과 박근혜를 잇따라 누른 승리의 기쁨을 이명박이 뒤늦게 누린 선거였는지도 모른다. 정동영은 노무현에게 지고, 이명박은 홍사덕·박근혜에게 이긴 대선인 것이다. ‘이 소리가 아닙니다. 이 소리도 아닙니다.○○○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라고 했던가.1970년대 회자된 한 진해거담제의 광고 카피처럼, 그리고 홍사덕의 말처럼, 이명박은 이렇듯 잘 소리가 나지 않는다. 청계천 주변 상인들의 거센 반발도 그는 조용히 덮었다. 대선 전 BBK의혹 파문 때도 이명박측은 많은 경우 공격하는 쪽보다 먼저 자료를 확보하고, 공부하고, 대응했다. 상대가 공격하기도 전에 해명자료를 보내 상대의 기를 꺾어 놓기도 했다. 결과로 말하고 결과로 따지는 전문경영인(CEO)의 행동양식은 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행태에도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제 입장 이해 바랍니다. 나중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인수위에 파견된 고위공무원이 사흘 전 보내온 문자메시지다. 종종 만나고 통화도 하는 그였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함구령이 떨어진 뒤로 일절 소리를 내지 않았다. 안의 얘기가 샐 가능성을 막으려 직원들에게서 ‘언제든 통화내역을 조회해도 좋다.’는 각서까지 받아놓은 이명박 인수위니 ‘모르쇠’가 된 그를 타박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소리 없이 일하는 이명박은 분명, 소리만 요란했다는 노무현과 대비된다. 장점이다. 국민들의 기대를 한껏 받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소리 없는 일꾼을 바라보는 마음 한편은 지금 썩 개운치가 않다. 도드라진 결과지상주의 말고도 그 조용함 속에 서린 소리 없는 독선의 기운 때문이다. 엊그제 인수위에서 불거진 언론사 간부 성향 조사 파문은 ‘어느날 돌아보니 다 돌아섰더라.’는 탄식을 만들어 낸 소리 없는 독선의 스산한 기운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집중’과 ‘효율’‘경쟁’이 강조된 정부조직개편안에서도 독선의 기운이 어른댄다. 무엇보다 ‘견제’와 ‘균형’이 보이질 않는다. 작아진 청와대가 국정 기획과 조정 기능을 도맡았다. 북 치고 장구까지 칠 태세다.4월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넘어 내심 개헌선(200석) 확보까지 노리는 요량이고 보면 생산적 의미의 강한 청와대가 아니라 절대권력의 강한 청와대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나를 따르라는 대통령만 봐 온 국민이다. 느닷없이 이렇게 하겠다는 대통령보다 이렇게 하면 어떠냐고 물어봐 주는 대통령이 보고 싶다. 진경호 정치부 차장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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