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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50) 빅토르 위고의 ‘파리의 노트르담’

    [고전 톡톡 다시 읽기] (50) 빅토르 위고의 ‘파리의 노트르담’

    빅토르 위고의 장편소설 ‘파리의 노트르담’(Notre-Dame de Paris)은 국내에 ‘노틀담의 꼽추’라는 제목으로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영화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곱사등이 종지기 카지모도와 아름다운 집시 에스메랄다의 러브 스토리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원작에서 이는 주제를 떠받치는 다양한 소재 중의 하나일 뿐이다. 19세기 프랑스에서 자유와 낭만을 외치던 스물아홉의 위고는 15세기로 거슬러 가 복잡하게 얽힌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그곳에는 아름답고 정교한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고, 성당의 닫힌 문을 두드리는 이교도들이 있으며, 광장 한가운데 서 있는 교수대와 지하 감옥이 있다. 인간들은 그곳에서 나고, 자라고, 죽고, 미친다. 위고는 15세기 노트르담 아래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일을 조감하듯 그려냄으로써 자신의 세기의 진통을 고찰하고자 했던 것이다. 작품 첫 장은 1482년의 ‘광인절’ 묘사에 할애된다. 그레브 광장에서는 광인들의 교황을 선출하는 일이 한창이고, 파리 재판소에서는 한 판 풍자극이 벌어진다. 이런 날이면 학생들과 장사꾼, 거지들이 한마음이 되어 귀족과 성직자들을 조롱하기에 여념이 없다. “타도하라, 앙드리 나리를, 교회지기들과 서기들을, 신학자들을, 의사와 교회법 박사들을, 소송대리인들을, 선거인들과 총장을!” 이 소리에 불쾌해진 대학 서적상이 말한다. “이 시대의 빌어먹을 발명품들이 모든 걸 망쳐놓고 있다 이겁니다. 대포며 세르팡틴 포며, 구포, 그리고 특히 저 독일에서 온 또 하나의 가증스러운 발명품인 인쇄술 같은 것 말이지요. 이젠 수사본도 없어지고 서적도 없어졌소! 인쇄술이 서점을 죽이고 있어요. 말세가 왔어요, 말세가.” ●‘마녀사냥’ 유행한 15세기 프랑스 배경 1450년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세상에 내놓은 이래 이렇게 ‘말세’가 왔다고 누군가는 말했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이렇게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혁명이 왔다, 해방이 왔다! 위고는 거리의 시인 그랭구아르, 곱사등이 카지모도, 거지들의 왕초 클로팽 등을 통해 노트르담 뒤편에서 꿈틀거리는 이 기운을 포착해낸다. 신에게 바치는 숭배의 표현이었던 노트르담 대성당은, 실은 신에게 보일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등 뒤에 가리고 있었다.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 끝에 ‘기적궁’이라는, 이름과 맞지 않는 거지들의 아지트도 수많은 은폐물 중 하나다. 도시에 더럽게 얹혀 사는 이들이야말로 광인절에 가장 적합한 주인공들이며, 아름다운 도시와 성당을 의도치 않게 위협하는 세력이었을 것이다. 15세기에 사람들은 이들을 광인, 이교도라 불렀다. 프랑스 대혁명과 7월 혁명을 거친 뒤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을 이루게 되는 것 역시 그들이다. 그곳은 예외지대로, 국가의 통치권은 결코 거기까지 닿지 못한다. 헝가리,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서 온 인간들은 프랑스 국민도, 파리의 시민도, 성당의 신도도 아니다. 영토 안에 있지만 사실상 외부에 존재하는 그들은 모두 집시이고, 일종의 디아스포라(Diaspora, 離散)이며, 현대식으로 말하자면 불법체류자들이다. 그런데 작품 초반 비럭질과 사기를 일삼는 존재들에 불과했던 이들의 양상이 후반부에 이르러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에스메랄다를 구출하고 동시에 못마땅했던 성당을 노략질하기 위해 기적궁을 나선다. 그리고 진입 시도 중 나이 어린 학생 하나가 무참히 살해당하자, 그 분노에 힘입어 미친 듯 전진하기 시작한다. 광인절에 광장 위를 시궁창처럼 흐르던 이들이 바야흐로 거센 급류가 된 것이다. 이것이 ‘파리의 노트르담’의 시작이고 어쩌면 모든 것이다. 위고는 어떤 문이 아주 잠깐 열리려는 바로 그 순간을 그려냈다. ●개인의 욕망이 모두의 혁명으로 이어진다 잠재되어 있던 것들이 어떤 촉발에 의해 느닷없이 발현될 때가 있다. 결과가 어찌되었든 그때 혁명계수는 최대치가 된다. 아름다운 여성을 욕망하면서 이루어진 카지모도의 변신을 보자. 그는 눈물과 슬픔을 알게 되고, 난생 처음으로 자신이 인간임을 느낀다. 그런데 이때의 변신은 그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까지 변화시킨다. 희희낙락 교수형을 구경하던 군중들은, 교수형에 처해지기 직전 에스메랄다를 구출한 뒤 노트르담을 오르는 카지모도에게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낸다. 이 순간 카지모도는 왕과 사법에 저항하는 민중 영웅이 되고, 구경꾼들은 그에게 동조함으로써 평범했던 어느 날을 광인절로 되돌려버린다. 귀족과 성직자를 흉내내며 한껏 비웃는 불경한 날로. 이렇듯 혁명은 다른 삶과 다른 나를 욕망하기 시작한 누군가가 다른 이들의 잠들어 있던 욕망을 깨어나게 하는 순간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혁명의 지속성은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혁명이 모든 사람들을 영원히 안락하고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도 허상이다. 잠시 왕을 위협하는 세력이었던 거지들은 이내 흩어지고, 카지모도는 무지 속에서 아군인 기적궁 거지들을 죽인다. 잠시 일어났던 소요로 성당이 무너지거나 파리가 함락될 턱이 없다. 위고가 보여주는 건 여기까지다. 작품은 교수형 당한 에스메랄다의 시신을 껴안은 채 아사한 카지모도의 백골을 보여주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어쩌면 작품 전체는 서문에서 언급된 ‘숙명’(ANAΓKH)이라는 단어에 대한 긴 주석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고는 숙명 안에서 펼쳐지는 인간들의 헛된 시도와 미망을 보여주기 위해 펜을 들었던 게 아니다. 기적궁 거지들과 카지모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생명이 본능적으로 만드는 혁명의 기운 그 자체다. ●존재의 생사·존재의 변신 모두 숙명 존재의 생사가 숙명이라면, 존재들의 변신 또한 숙명 아니겠는가. 사랑이 본능인 한 혁명은 언제까지고 그와 함께한다. 마구잡이식으로 마녀사냥을 하던 15세기, 혁명과 반혁명이 이어지는 어지러운 19세기에도 사람들은 그렇게 살고 싸웠다.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 박애사상의 대두, 그러나 곧바로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 1830년 7월 혁명과 영광의 3일, 다시금 왕의 부활…. 구체제와 혁명의 끊임없는 갈등과 긴장관계, 그 한복판에서 위고는 무지하고 추한 인간들을 대거 등장시킨 이 작품을 집필했던 것이다. 그에게는 쓰는 행위가 곧 싸움이고 숙명이었던 셈이다. 오늘도 시궁창은 도시를 가로지르고 호텔과 백화점들 뒤에는 기적궁이 엎드려 있다. 하지만 거기에도 사랑이 있고, 하루하루 만들어지는 삶이 존재한다. 21세기에도 화려한 빌딩숲 뒤에 사는 수많은 존재들이 언제 어디서 더 나은 생을 위해 성문을 부수려 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 순간이 오면, 사랑과 혁명의 에너지가 폭발하듯 솟구칠 것임은 물론이다. 안명희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서울신문 · 수유+너머 공동기획
  • 일제시대 한국의 모더니즘 리얼리즘과 어떻게 다른가

    일제시대 한국의 모더니즘 리얼리즘과 어떻게 다른가

    일제시대에 대한 상식적 기억은 늘 두가지다. 하나는 만주벌판에서 무장독립투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다른 하나는 일제의 가혹한 수탈과 착취에 신음하는 농민이다. 식민지 경험이 안겨다 준 충격과 공포가 클수록 더더욱 그렇다. 여기에 미묘한, 아니 제법 큰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가령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일제시대 만주벌판에서 일본군과 독립군만 뛰어다닌 것이 아니라, 돈에 눈먼 잡놈들도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증언한다. 이 영화에서 아편은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은밀한 상품이 아니라, 개개인의 퇴폐와 쾌락을 보여 주는 소재로 등장한다. 최근 당대의 신문·잡지를 열심히 뒤져서 그때도 자본주의적 욕망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황금광’ 시대가 있었고, ‘모던 뽀이’와 ‘모던 껄’들은 ‘딴스홀’을 욕망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예전 일제시대 연구자가 당시 신문·잡지에 실린 사회면 기사를 보고서 식민지적 암울한 현실을 이끌어 냈다면, 최근 연구자들은 사회면 기사 대신 가벼운 가십거리나 아예 기사를 벗어나 신문 하단에 실린 광고에 집중한다. 가벼운 가십이나 광고에서야말로 대중들의 은밀한 욕망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꽤 그럴듯해 보이는 주장인데 여기에도 난점은 있다. 과연 그것이 당대 조선인의 평균적인 삶과 얼마나 가까우냐 하는 문제다. 문맹률도 높고 인쇄술도 좋지 않던 시절에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내용만 골라 담은 신문·잡지 내용을 얼마나 일반화할 수 있느냐다. 한마디로 서울 청담동 클럽에서 만난 젊은이들의 얼굴에서 21세기 대한민국 20대 남녀의 평균적 얼굴을 추출했을 때, 싱크로율(일치율)을 얼마로 볼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는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이 같은 것이냐, 다른 것이냐 하는 논쟁과 상통한다. 구체적 삶보다 예술의 형식성을 탐구하는 것이 모더니즘인 만큼 리얼리즘과는 다르다는 주장이 한쪽에 있다면, 신형기 연세대 국어국문과 교수가 쓴 ‘분열의 기록’(문학과지성사 펴냄)은 모더니즘을 일러 좀 다른 차원의 리얼리즘이라고 주장하는 쪽에 서 있다. 책은 흔히 모더니스트 문인으로 꼽히는 이상(1910~1937), 박태원(1909~1986), 최명익(1903~?), 허준(1910~?), 유향림(1914∼1980), 현덕(1909~?) 6명 작가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좇았다.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이 다르다고 보는 쪽에서는 모더니스트들의 삶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어정쩡한 기생충 같은 삶’이다. 집안이나 머리가 좋아 뭘 많이 보고 익혔는데, 그 지식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고 그냥 낭비해 버리다 말기 때문이다. 무력 항일투쟁을 벌인 것도 아니요, 억압받는 조선 민중의 심장을 벌렁이게 할 명문장을 남긴 것도 아니요, 하다못해 농민들에게 뛰어들어 교육사업에 매달린 것도 아니다. 문학이네 뭐네 하다 이상은 자살해 버렸고, 나머지 작가들은 1930년대 말 일제의 총동원 체제가 가동된 뒤 초기의 산뜻하고 실험적인 작품세계마저 잃어버린 채 단편적인 역사소설만 남발했다. 또 월북해서는 북한의 집단주의에 매혹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책 제목이 암시하듯, 그리고 부제 ‘주변부 모더니즘 소설을 다시 읽다’에서 드러나듯 신 교수는 이를 ‘주변부 모더니즘’이 겪을 수밖에 없는 ‘분열’로 규정한다. 지식인들의 이런 자기 분열적 행보야말로, 즉 일제시대 모더니즘 그 자체가 바로 식민지의 아픈 경험을 폭로하는 리얼리즘이라는, 역설적 그림을 그려낸다. 이상을 제외하고는 월북 작가들이다. 때문에 해금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작가들이기도 하다. ‘분열의’는 북한문학 전문가가 쓴 책이기에 이들 작가에 대한 입문서로도 좋을 법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워홀·허스트… 그들은 어디서 영감 얻었나

    워홀·허스트… 그들은 어디서 영감 얻었나

    실험용 용기 안에 든 헤어드라이어의 위쪽에 탁구공 하나가 떠 있다. 헤어드라이어에서 나오는 바람이 탁구공의 위치를 완벽하게 통제한다. 재미난 장난감 같은 이 설치작품의 제목은 ‘위로 올라간 것은 내려와야만 한다.’ 유리 진열장 안에 든 동물 사체, 다이아몬드로 만든 해골 등 충격적인 이미지로 현대미술의 악동으로 불리는 영국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1994년 작품이다. 억압과 통제를 은유적으로 제시한 이 작품은 작가 특유의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있다.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은 1962년 마릴린 먼로의 사망을 계기로 죽음을 주제로 한 작업에 열중했다. 엑스레이에 찍힌 해골 사진 4장을 나열한 ‘파켓을 위한 사진 에디션’은 1987년 그가 죽기 직전에 남긴 작품이다. 똑같은 사진의 반복은 죽음의 운명이 누구에게나 반복된다는 암시로 읽힌다. ●억압·통제·죽음 등서 소재 얻어 앤디 워홀에서 데미안 허스트까지 현대미술 대표작가 185명의 작품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월드스타 인 컨템퍼러리 아트’전은 현대미술의 방대하고 다양한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현대미술의 도서관’이라고 할 만한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전문지 ‘파켓’이 지난 25년간 작가들과 공동 작업한 결과물이다. 1984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창간된 ‘파켓’은 매호마다 주목할 만한 작가 1명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한편 잡지를 위한 신작을 제작하게 했다. 일명 ‘파켓 에디션’이다. 발행 호수에 따라 작품이 계속 늘어나자 1987년부터 전시로 기획해 세계 각국에서 순회전을 하고 있다. 파리 퐁피두 센터, 뉴욕현대미술관 등에서 특별전을 열었다. 세계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거장들이 총망라됐다. 게르하르트 리히터, 루이스 부르주아, 브루스 나우먼 등 베니스 비엔날레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 수상자만 15명이다. 2007년과 2008년 경매 사상 최고 낙찰가를 기록한 미국의 키치 작가 제프 쿤스가 1997년 제작한 ‘부풀어오른 풍선꽃’도 전시장 한쪽을 장식하고 있다. ●현대미술 흐름 일목요연하게 감상 올해 국내에서 개인전을 했거나 현재 전시 중인 낯익은 작가들도 눈에 띈다.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전시 중인 사운드 아티스트 크리스천 마클레이,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독일 사진 작가 토마스 슈투루트를 비롯해 가브리엘 오로즈코, 로니 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작은 대부분 일반 가정에서 소장이 가능한 크기의 소품들로 회화, 조각, 사진, 인쇄물, 비디오 등 현대미술의 모든 장르를 아우른다. 유명 작가의 대표작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으나 그들이 어디서 예술적 영감을 얻고, 어떻게 발전시켜 왔는지 궁금했던 이들이라면 흥미로운 감상 기회가 될 것이다. 다만, 구사마 야요이(일본), 양푸둥(중국)등 아시아 작가까지 포함된 목록에 한국 작가가 한명도 없는 점은 아쉽다. 내년 2월 25일까지. 관람료 8000원. (02)580-1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지자체 ‘무늬만 특구’ 난립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가 인쇄된 충북 청주시는 지난 2007년 7월 운천동 고인쇄박물관 주변을 직지문화특구로 지정받았다.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지정된 특구는 처음이었다. 이후 시는 이곳에 직지문화의 거리(400m, 폭 15m)와 직지문화광장(5000㎡)을 만들어 직지를 상징하는 각종 조형물을 설치했다. 시는 고인쇄박물관 내에 금속활자전수관도 만들 계획이다. 총 예산은 130억원. 시는 기록문화 명소로 정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특별한 게 없는 특구’라고 꼬집고 있다. 이곳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프로그램 없이 겉치레에 그친 일상적인 도시 미관 정비라는 것이다. 전국에 지정된 특구 가운데 상당수가 이름만 특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데도 지자체의 특구지정 추진은 봇물을 이루고 있다. 2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전국 111개 지자체에 143곳의 특구가 지정돼 있다. 2004년 말 전북 순창군 장류특구로 시작된 이래 급속하게 늘고 있다. 특구로 지정되면 관련 사업을 추진할 때 규제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제감면과 재정지원은 없지만 옥외광고물을 설치할 때 위치나 크기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 같은 혜택 때문에 지자체들은 특산물이나 특성을 키우기 위해 특구지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특별한 게 없는 특구가 적지 않다. 증평군이 2009년 10월 지정받은 에듀팜(EDUFARM) 특구도 그런 경우다. 에듀팜특구라면 농촌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농어촌공사가 1576억원을 들여 증평에 인재개발원과 휴양시설, 골프장 등을 건립한다는 게 특구사업의 전부다. 증평군이 에듀팜 특구에 걸맞은 사업을 따로 추진할 계획은 현재 없다. 농어촌공사가 건물을 짓는 데 각종 규제완화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특구로 지정받은 측면이 큰 셈이다. 2008년 감사원 감사에선 당시 97개 특구 가운데 16곳이 부실하게 운영되거나 특구로 지정될 만한 여건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2005년 9월 지정된 전북 완주 포도주산업 특구는 경쟁력이 없어 해제됐다. 특구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지만 지자체들의 특구지정 열풍은 여전히 뜨겁다. 충북 태양광산업특구, 충남 천안호두산업 특구, 경기 의왕 철도특구, 강원 인제 산채특구, 경기 오산 화장품산업 특구, 안산 시화호관광특구, 부산 금정구 산업인재교육특구 등이 현재 추진되고 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단체장들이 수익성, 지속성, 차별성을 따지지 않고 무리하게 특구지정을 추진한 데다, 지경부가 승인을 남발하면서 지금의 상황이 초래됐다.”면서 “정부가 특구지정 기준을 강화하거나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있는 특구를 과감히 지원하는 정책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국종합·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특파원 칼럼] 12·5 규획과 지니계수 0.5/박홍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12·5 규획과 지니계수 0.5/박홍환 베이징 특파원

    중국은 내년부터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시작한다. 1956년부터 시작한 국가경제 및 사회발전 5개년 계획의 12번째 차례인 ‘12·5 규획’의 시작을 앞두고 지금 중국에서는 12·5 규획의 철학과 방향, 희망을 학습하는 대대적인 물결이 일고 있다. 중국 공산당원들은 중앙부터 하층까지 모두 빨간 표지로 인쇄된 12·5 규획 해설서를 들고 다니며 자구 하나하나 꼼꼼히 외워 나가고 있다. ‘민부’(民富), ‘포용적 성장’ 등 12·5 규획의 핵심철학은 그 자체가 구호가 됐다. 중국에서 ‘×·5 규획’은 단순한 경제발전 계획이 아니다. 그 속에는 국가의 총체적인 전략이 담긴다. 12·5 규획도 마찬가지다. 수출 위주에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체질을 바꾸고, 산업구조를 신흥 전략산업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건 중요한 게 아니다. 내수 증진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주머니를 채워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소득분배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다시 말해 ‘민부’를 실현해야만 사회가 안정된다는 긴박한 인식이 담겨 있다. 내년부터 시작하는 12·5 규획은 중국의 향후 30년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이전의 5개년 계획과는 다른,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마오쩌둥 전 주석이 국가건설에 매진했던 30년, 덩샤오핑이 설계하고 독려한 개혁·개방 30년, 그리고 이제 새로운 30년이 시작된다. 그 문을 12·5 규획이 열어젖히는 것이다. 최근 만난 중국의 한 소장 정치학자는 이런 말을 했다. “중국의 미래는 사실 매우 불안하다.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은 잘했건, 못했건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국민들을 이끌어 나갔지만 현재 지도자들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혼란 속에서 지도자들의 ‘입’을 주시하고 있지만 그들은 뚜렷한 답을 못 내놓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중국의 현 최고지도부는 2002년 가을 출범 때부터 ‘허셰(和諧·조화)사회’라는 통치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균형 발전, 공동 부유를 이루는 게 중국 공산당의 지향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개혁·개방으로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경제발전은 이뤄 나가고 있지만 자본주의의 최대 병폐인 빈부격차가 확대되면서 개혁·개방의 부메랑이 되고 있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후 주석 체제가 들어선 지 이제 8년, 중국은 과연 ‘조화사회’로 가고 있는가. 최근 관영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이 발간한 ‘2011 사회청서’는 심각한 경고음을 들려줬다. 청서는 사회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가 이미 0.5 수준에 도달, 사회안정에 ‘빨간등’이 켜졌다고 경고했다. 개혁·개방 초기인 1984년 0.26에 불과했던 지니계수가 20여년 만에 배로 확대됐다. 빈부격차가 폭발 직전까지 왔다는 얘기다. 문제는 ‘조화사회’를 내세운 후 주석 집권 이후에도 사회불평등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평생을 일해도 집을 살 수 없을 정도로 집값은 폭등하고, 한달 2000위안(약 34만원)도 못 받는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일용직 노동자)들이 2억명이 넘지만 1만 위안을 호가하는 호텔의 크리스마스 파티 예약권이 동나고 있는 게 지금의 중국 사회다. 중국 지도부가 12·5 규획에 지역·도농·계층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담은 까닭도 여기에 있다. 임계점에 도달한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중국 사회가 폭발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담겨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10년 만에 ‘톈안먼 사태’라는 큰 위기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인들은 민주화 요구뿐 아니라 치솟는 물가로 인해 대거 거리로 뛰쳐나왔다. 개혁·개방의 성과를 일부 특정 계층만 향유한다는 불만이 축적돼 있었다. 지금 중국은 분배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후 주석 등 현 지도부의 역할은 2년 뒤까지만이다. 나머지는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으로 대표되는 5세대 지도자들의 몫이다. 12·5 규획의 첫해를 지니계수 0.5 상황에서 맞게 되는 중국의 현재·미래 지도자들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어 보인다. stinger@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고객은 차별된 콘텐츠를 원한다/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동향분석실 연구위원

    [옴부즈맨 칼럼]고객은 차별된 콘텐츠를 원한다/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동향분석실 연구위원

    인류를 지칭하는 용어 중에 ‘놀이하는 인간’(Homo Ludens)만큼 요즈음 세태를 극명하게 표현하는 단어도 흔치 않다. 테마파크가 친숙하게 되었고, 쇼핑이나 외식도 재미와 결부시킨다. 미디어 이용도 마찬가지다. 이동하면서도 단말기로 음악을 듣고, 영상을 보고 게임에 열중한다. 반면 책이나 신문 같은 인쇄매체를 이용하는 사람은 점점 줄고 있고 그나마 무료신문이 주류다. 신문의 위기를 실감한다. 종이신문은 말 그대로 벼랑 끝에 서 있다. 100년 역사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종이신문을 폐간했다. 100만부를 발행하던 비즈니스위크는 경영난으로 매각되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에서 발행부수 1위에 오른 것도 종이신문 구독자가 주당 40센트만 더 내면 온라인 신문을 무제한 이용하도록 한 전략 때문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언제일지 모르지만 종이신문 인쇄를 중단할 것”이라고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신문과 경쟁매체인 방송도 변화의 바람은 매섭다. 케이블과 같은 유료방송 가입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지상파방송의 매출 감소와 연관되어 있다. 미국 최대의 케이블방송사인 컴캐스트가 지상파방송사인 NBC 유니버설을 인수한 것도 우리에겐 상징적인 사건이다. 다매체 무한 경쟁의 시대에 신문은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콜센터를 설치해 독자의 불만을 해결하고, 새로운 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텔레마케팅을 시작하는가 하면,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고객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도 도입했다. 다른 분야에 비하면 비록 늦었지만 독자를 ‘고객’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기사 제공도 종이신문의 제약을 이겨내기 위한 전략이다. 인터넷 신문은 기사 검색과 기사 내용에 대한 댓글 달기, 의견에 대한 찬반 투표는 물론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같은 SNS와 연계한 기능도 제공한다. 일주일간의 인터넷 검색어 순위를 살펴보는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11월 29일) 기사도 인터넷 여론을 지면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시도다. 모두 양방향 미디어를 지향하는 요즈음의 경향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독자와 상호작용하려는 노력이다. 이러한 다양한 기능도 필요하겠지만 독자인 ‘고객’이 진정으로 신문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다른 매체와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오랜 기간 준비한 긴 호흡의 기획기사는 영상물과는 다른 차원의 감동과 정보를 독자에게 줄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와는 다른, 인쇄매체만이 가진 차별화된 콘텐츠의 힘을 느끼게 하는 생생한 우리 시대 이야기의 연재 기사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종도 중요하겠지만 같은 소식이라도 전문성을 가미해 제한된 지면을 풍부하게 만든다면 독자는 기사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확인할 것이다. 그래픽과 도표도 신문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좋은 재료다. 초·중·고 학업성취도 평가(12월 1일) 기사의 ‘16개 시도별 학업성취 수준 비율’ 표는 방송에서는 효과를 볼 수 없는 신문만의 특화된 정보 제공 방식이다. 한·미 서해연합훈련(11월 30일)을 컬러 그래픽으로 설명한 것도 지면의 특성을 살린 좋은 사례다. 반면 비슷한 스키장 사진을 배치한 ‘스키시즌 본격 개막’(12월 2일) 기사는 효율적인 지면 활용에 더 고민했어야 했다. 특정 대상을 겨냥한 전문지로 시작한 신문이 대중지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독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다. 미디어 생태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구글과 애플의 성공비결도 소비자의 마음 읽기에 있다. 12월 1일자 지면엔 새로 출시한 아이패드의 화면에 갇힌 듯 서울신문 1면이 담긴 사진이 실렸다. 다음날은 서울신문의 보도채널 신청 기사를 1면에 실었다. ‘미디어 빅뱅’으로 불리는 혼돈의 시기, ‘경쟁력 있는 콘텐츠’야말로 신문을 고난에서 구할 메시아임이 분명하다.
  • “제 이름은 김창원입니다” 검붉은 미소가 아름다운 한국인

     “김창완입니다.”  한국 이름이 뭐냐는 질문에 한점 빼거나 붙일 필요가 없는 체격에 상큼한 미소가 매력적인 그는 한사코 “김창완”이라고 답했다. 창원 김씨의 시조로서 영 겸연쩍은 일이 아닐 수 없다.한국 이름은 ‘김창원’이 맞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작은 나라 부룬디에서 온 버징고 도나티엔(32).25일 오후 경기 과천시 별양동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에서 그는 19명의 다른 귀화자를 대표해 국적증서를 받고 선서를 했다.  “앞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법과 질서를 준수하며 나라의 번영과 발전에 기여할 것을 선서합니다.”  버징고는 올해 3월 최초로 귀화한 아브라함(가명 38)에 이어 난민 인정자로는 두 번째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부룬디는 아프리카 중부 내륙에 있는 나라로 후투족과 투치족의 종족 갈등으로 내전 상황에 있는 나라다.국립 부룬디대학 경제학과에 다니던 그는 2003년 8월 대구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 육상경기대회 1만m와 하프마라톤 후보선수로 왔다가 귀국하지 않고 난민 신청을 했다.내전 와중에 부모를 모두 잃었다.다섯 형제 중 벨기에와 미국에서 각각 의사와 대학교수로 성공적으로 안착한 두 형을 좇아 자신도 안전한 나라 한국에서 살고 싶어서였다.  인쇄소를 시작으로 시계 공장,카메라 렌즈 회사를 전전했다.다섯 차례나 체류 연장을 한 뒤인 2005년 6월에야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마라톤에 대한 추억 때문에 동호회에 나갔고 그곳에서 고(故) 김평기 현대위아 부회장을 만났다.김 부회장의 소개로 창원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현대위아에서 차량 부품을 중국에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버징고의 마라톤 최고기록은 2007년 동아국제마라톤 마스터스 부문을 우승하면서 기록한 2시간18분37초.  흔히 말하는 주경야독을 하고 있다.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국사와 국어 등 귀화 시험 준비를 했다.올봄에는 경남대 경영학부 3학년에 편입해 한국인이 되는 꿈을 키워왔다.  ‘김창원’이란 이름은 2008년 11월 세상을 떠난 김 부회장이 지어줬다.창원 김씨의 시조가 되라는 의미였다고 한다.그런데 정작 자신은 ‘김창원’이라 새긴 명함을 갖고 다니면서도 ‘창완’에 가깝게 발음한다.  그는 귀화 선서를 한 뒤 태극기를 휘저었고 애국가를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이날 귀화한 20명 가운데는 부모와 두 아들이 귀화한 경우도 있었다.  연평도 도발로 안전한 나라가 아니란 점이 증명되지 않았느냐는 우문(愚問)에 그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다.괜찮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동영상 촬영 장고봉 goboy@seoul.co.kr
  • [제16회 서울광고대상] 우수상 -현대모비스 ‘상상을 더해 꿈을 현실로’

    [제16회 서울광고대상] 우수상 -현대모비스 ‘상상을 더해 꿈을 현실로’

    현대모비스는 ‘Driving Science’를 통해 고객의 ‘안전과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현대모비스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광고를 제작해 왔습니다. 이번 광고에서 독창적이고 고객지향적인 열린 사고를 통해 더 편리하고 안전한 내일의 자동차생활을 선도하는 회사임을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런 의도로 탄생한 것이 2010년 Driving Science 캠페인의 인쇄광고입니다. ‘미래 첨단자동차에 대한 당신의 상상, 현대모비스의 연구는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라는 메인 카피를 통하여 현대모비스의 기술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였습니다. 같은 생각일지라도 현대모비스의 기술을 만나면 놀라운 미래기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 드리고자 한 것으로, 특히 사람과 자동차를 연결하는 이미지를 통하여 기술의 중심은 고객이며, 현대모비스는 고객과의 소통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앞으로도 글로벌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으로서 고객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기술을 제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 “창비 150호 원동력은 한국사회 저력”

    “창비 150호 원동력은 한국사회 저력”

    “창작과비평이 150호까지 온 것은 한국 사회의 저력입니다.” 1966년 1월 미국 유학에서 갓 돌아온 28살의 젊은 문학평론가는 ‘야심만만’하게 잡지 한 권을 세상에 디밀었다. 이문구, 송기영, 신경림, 김남주, 박현채, 리영희, 강만길 등 ‘필발’ 쟁쟁한 문인들과 평론가들을 배출한 계간 ‘창작과비평’(창비)의 시작이었다. ●“우리사회 활력 사라지지 않을 것” 유난히 하얀 낯빛의 그 젊은이가 어느새 고희를 넘긴 나이가 되어 24일 서울 정동의 한 식당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들을 맞았다. 백낙청(72)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창비 편집인이다. 창간호를 낸 지 44년 만에 올 겨울 통권 150호를 찍었으니 감회가 남다를 만하다. “창비 같은 잡지가 어떻게 가능한지 외국에서 무척 궁금해하는데 그건 한국 사회가 외국 사회와 다르기 때문”이라는 백 편집인은 150호 돌파 원동력으로 ‘한국 사회의 저력과 활력’을 꼽았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정부 방침이 일반 시민들의 활력을 키우기보다는 죽이는 쪽으로 작용해 왔지만 활력이 죽지 않았다.”면서 “정치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한국 사회의 활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계속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인쇄소도 직접 뛰어다니는 등 실무를 거의 혼자서 다했는데 지금은 ‘집단 지성’이 작용하는 잡지로 진화했다.”며 “창간호를 낼 때 품었던 기대와 포부가 실현돼 흐뭇하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1년에 네번 나오는 계간지가 150호를 찍는 데는 37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창비는 7년이 더 걸렸다. 군사정권 서슬이 퍼렇던 1980년 7월 폐간됐다가 1988년 봄에야 복간된 때문이다. 민족문학론이나 민족경제론 등 창비가 주도한 담론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하지만 암울했던 시절, 한국의 지성계를 이끌고 불모지나 다름없던 평론 문화를 개척했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한국문학 아직도 빈곤한 게 현실” 백 편집인은 “(독재정권 시절) 압수수색 당하고 탄압 당할 때 오히려 판매 부수가 올라갔다.”면서 “예전에 민족문학을 강조했던 것은 우리(한국문학)가 빈곤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기죽지 말자고 그랬던 것”이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세계 문학의 시야에서 볼 때 한국 문학은 아직도 ‘빈곤한 문학’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나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국내에서나 통할 만한 작가를 세계적인 작가라고 치켜세우거나 억지로 띄우는 일이 많지만 빈곤하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자.”면서 “분식회계를 하면 당장은 속일 수 있지만 재산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평론가들이 일부러 만들어내는 거품도 빈곤의 일부”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관련해서는 “그 이유와 경위가 어떻든 북측이 우리 남측 영토에 대고 포격을 하고 민간에 피해를 입힌 것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잘라 말했다. 창비는 150호 발간을 기념해 ‘창비사회인문학평론상’을 신설하고, 창간호부터 150호까지 전권을 이동식 저장장치(USB메모리)에 담은 전자영인본을 출시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과감한 젊은 신문을 기대하며/이수범 인천대 신문방송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 과감한 젊은 신문을 기대하며/이수범 인천대 신문방송학 교수

    지난주에 언론진흥과 신문광고에 대한 세미나에 참석하였다. 올해 들어 유난히 이와 관련된 토론회가 많았다. 언론의 광고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고 신문산업은 사양화되는 상황에서, 신문사의 생존방안에 관해 여러 각도에서 논의되었다. 현재의 신문산업은 여러 가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다양한 매체의 탄생과 진화로, 올드 미디어인 신문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 어려움의 예로는 신문 구독자의 감소와 대중인식 면에서 신문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꼽을 수 있다. 지금의 젊은 소비자층은 더 이상 인쇄매체에 매력을 못 느끼며 영상 미디어를 소비하고 있다. 한국언론재단의 자료를 살펴보면, 신문 이용률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구독률은 1998년 64.5%, 2004년에는 48.3%, 2008년 36.8%로 감소해 왔다. 열독률은 2002년 82.1%, 2004년 76.0%, 2006년 68.8%, 2008년 58.5%로 줄었다. 하루 신문 구독시간도 1998년 40.8분, 2004년에는 34.4분, 2008년 24분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신문에 대한 신뢰도 또한 1992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텔레비전과 인터넷보다 낮은 형편이다. 무엇보다 광고매출의 추이를 보면, 위기의 심각성을 가늠할 수 있다. 과거 신문은 국내 광고시장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던 매체였다. 그러나 2001년부터 텔레비전에 역전되면서 2위로 물러났고,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시작되던 2007년에는 뉴미디어에 자리를 내주었다. 근본적인 원인은 신문가치의 하락에 있다. 신문의 이용은 방송 및 인터넷 뉴스로 일부 기능적으로 대체되면서, 독자들은 신문 뉴스가 상대적으로 저열한 가치를 제공한다고 평가하기 때문에 신문 이용이 감소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그동안 서울신문을 비롯한 우리 언론들은 젊은 독자 중심의 프로모션에 대한 노력은 이들이 미래 독자를 형성하는 사회의 중심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부족하였다. 반면 세계적인 신문기업들은 젊은 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가령 젊은 독자들이 선호하는 뉴스 플랫폼을 개발해 애용자를 늘리거나 신문활용교육(NIE)을 제공하는 등 사회공헌 차원의 접근이 대표적이다. 신문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독자인 소비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매체 환경에서 신문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젊은 독자의 욕구를 분석하고, 신문은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신문을 회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파악해야 한다. 과연 서울신문은 미래의 독자인 이들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보였는지 묻고 싶다. 실제로 기사 내용을 보면, 젊은 독자층을 배려한 기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아시안 게임 관련 보도나 뮤지컬과 영화리뷰 등이 그들이 볼 만한 뉴스들이다. 문제는 이들 뉴스가 젊은 세대만을 위한 기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엄밀하게 말해서, 젊은 독자층만을 위해 기획된 기사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 20일 자에 소개된 ‘커플매니저로 나선 속초시’ 등은 젊은 세대의 관심사인 짝 찾아주기 이벤트 뉴스였다. 취업과 아울러 연애는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뉴스 아이템이지만, 내용이 매우 흥미롭지는 않았다. 사실 이들의 최대 관심사인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생활 관련 기사 역시 그다지 많지 않았다. 내용뿐 아니라 형식적인 면에서도 서울신문은 올드한 신문이다. 젊은 감각에 맞는 파격적인 디자인과 과감한 레이아웃 등을 통해 혁신적인 변화를 꾀할 시점이 온 것이다. 과감하게 젊은 신문으로 리포지셔닝하여 미래지향적이고 독창적인 브랜딩 전략을 추구할 것을 권해 본다. 이것이 신문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자 현실적인 생존방안인 것이다. 젊은 시각을 가진 기자들을 대거 투입하여 기존의 획일화된 구조에서 벗어나 다른 일간지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신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 태블릿PC 일간지 나온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왼쪽)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오른쪽)과 손잡고 만든 태블릿PC 전용 디지털신문 ‘더 데일리’가 이달 말 공개된다. 개인용컴퓨터(PC),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으로 30년간 정보기술(IT)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온 잡스가 미디어 산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잡스와 머독이 준비해 온 디지털신문 더 데일리가 이달 말 공개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발간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과 뉴스 코퍼레이션은 몇 달 전부터 뉴욕의 뉴스 코퍼레이션 본사 26층에서 더 데일리 창간 작업을 진행해 왔다. 150여명 규모인 제작진 명단은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더 선의 전 온라인 편집장 피트 픽턴이 주필을, 뉴욕포스트 전 편집장 제시 안젤로가 편집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뉴요커의 칼럼니스트 사샤 프레레 존스와 유명 가십 칼럼리스트 리처드 존슨 등도 창간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타임스오브런던, 선데이타임스, 뉴욕포스트 등 뉴스 코퍼레이션 소유의 인기매체 콘텐츠도 더 데일리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신문이 온라인판과 인쇄판을 별도로 발행하는 것과 달리 더 데일리는 다운로드 형태의 순수 온라인 디지털 신문을 추구한다. 1주일에 총 62페이지 분량으로 가격은 99센트로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에는 미국 국내 소식 위주로 더 데일리의 콘텐츠를 꾸며 서비스한 뒤 점차 늘려가겠다는 전략이다. 머독은 아이패드 출시 초창기부터 태블릿PC가 미디어 산업에 있어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가디언은 “머독이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는 인터넷 콘텐츠의 유료화에 이번 프로젝트가 큰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태블릿PC는 가족 단위로 보유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한 번의 다운로드로 몇 배의 독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G20 정상회의 D-1] 경복궁 첫 야간개방·燈밝힌 청계천… 지금 서울은 불야성

    [G20 정상회의 D-1] 경복궁 첫 야간개방·燈밝힌 청계천… 지금 서울은 불야성

    은은한 불빛을 받은 근정전의 단청은 밤하늘과 대조를 이루며 화려한 자태를 뽐냈다. 사상 최초로 경복궁이 야간 개방에 들어간 9일 영하의 날씨에도 1000여명의 시민들이 이곳을 찾았다. 주요 20개국(G20) 서울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이날 밤 경복궁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자신을 이탈리아 건축가라고 소개한 알레산드로 조판치(41)는 “서울 시내를 구경하다가 광화문에 불이 켜진 것을 보고 우연히 경복궁을 찾게 됐다.”면서 “날렵한 지붕과 조명의 조화는 동양과 한국의 미를 새삼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동료들과 경내를 둘러본 회사원 문민영(28)씨는 “G20 회의가 각국 정상들의 모임으로 끝나지 않고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야간 개방의 기회가 더 자주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경복궁관리소는 야간 개방을 위해 120여명의 직원 중 절반가량인 60여명의 직원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경복궁 광화문과 근정전, 경회루 등 주요 장소는 오는 12일까지 4일간 한시적으로 밤 10시까지 개방된다. 지난 8월 15일 복원·개방된 광화문과 정전인 근정전(국보 제223호), 국보 제224호인 경회루에 일반인의 야간 출입이 허용된 것은 1395년 경복궁이 세워진 이래 6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상현 경복궁관리소 관리과장은 “원래 오늘은 휴관일이지만 야간 개방을 위해 정상 개관을 했다.”면서 “중국어·영어·일본어로만 돼 있는 외국인 대상 안내물을 스페인어·아랍어까지 추가로 인쇄해 배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복궁 근처 청계천에서도 지난 5일부터 시작된 ‘2010 서울 세계 등 축제’로 불야성을 이뤘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서울 세계등 축제’는 G20 서울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세계 각국의 대표 등(燈)을 모아놓았다. 김건태 서울시 관광과 팀장은 “개막 4일 만에 외국인 관광객, 외신 기자들을 포함해 61만명이 다녀갔다.”면서 “폐막일인 14일까지 150만~200만명의 관람객이 축제에 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등축제는 야간에만 조명을 켜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은 오전부터 청계천에 들러 사진을 찍는 등 관심을 보였다. G20 정상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을 끄는 문화 행사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덕수궁 정관헌에서는 이날부터 12일까지 매일 저녁 7~8시 국악공연을 한다. 성창순(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강정숙(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병창), 이생강(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이춘희(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등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8명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오는 13일까지 서울광장에서 ‘G20 방송통신 미래체험전’을 개최한다. 이 체험전에서는 G20 각국의 주요 방송이 모바일 IPTV로 시연되는 G20 서울정상회의존, 스마트교실, 친환경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IT 제품, 3D 엔터테인먼트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G20 행사장인 코엑스와 인접한 서울 삼성동 봉은사는 9∼12일 ‘G20 봉은사 템플라이프’를 열어 각국 외교사절과 기자들을 초청한다. 엄주경 봉은사 포교사회팀 주임은 “발우공양이나 전시행사 관람 등이 마련돼 있다.”면서 “이날 저녁 캐나다대사관, 네덜란드 대사관 등에서 방문이 예정돼 있고 10일에는 독일대사관에서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G20 서울회의 장소가 봉은사와 인접해 있어 국가적 행사도 기념하고 외국인 손님들에게 한국을 체험할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했다.”면서 “지난달 20일부터 도량을 국화꽃으로 장식하고 연등을 전시하는 등 손님 맞이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희·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 ‘음주보행’ 하면 범칙금 4만원… ‘주당지옥’ 나라

    ‘음주보행’ 하면 범칙금 4만원… ‘주당지옥’ 나라

    남미 국가 페루가 음주보행에 범칙금을 물리기로 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는 보편적인 것이지만 음주보행에 대한 징계는 남미에서 흔한 일이 아니라 화제가 되고 있다. 페루 교통청은 “음주보행에 대한 단속을 15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라면서 “며칠 동안은 홍보를 위해 캠페인을 벌이겠지만 이후로는 바로 범칙금을 부과해 음주보행을 뿌리뽑겠다.”고 밝혔다. 범칙금은 18∼108솔레스(약 7300∼4만400원). 페루 교통청이 이렇게 음주보행과의 전쟁을 선포하게 된 건 술을 마시고 비틀거리며 다니는 사람이 교통사고의 큰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청 관계자는 “사람이 자동차에 치이는 사고 중 72%가 음주 보행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고 밝혔다. 음주보행을 하다 신호를 무시하는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범칙금과 함께 사회봉사명령도 받게 된다. 교통안내판 청소, 교통안전에 대한 인쇄물 돌리기, 어린이들에게 교통안전에 대한 교육실시 등의 일을 해야 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하프타임]

    지성 등 AFC 올해의 선수후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동국(전북), 김형일(포항) 등 한국 선수 세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 후보로 뽑혔다. AFC가 2일 2010 AFC 올해의 선수상 1차 후보 15명을 추려 발표한 가운데 이들 세명이 이름을 올렸다. 또 K-리그 성남의 주장을 맡아 팀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려놓은 호주 국가대표 수비수 사샤 오그네노브스키와 수원에서 활약하는 중국 국가대표 수비수 리웨이펑도 아시아 최고 선수상 수상의 기회를 잡았다. 남아공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일본 국가대표 미드필더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와 잉글랜드에서 뛰는 호주대표팀 팀 케이힐(에버턴)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별로는 한국과 이란이 가장 많은 3명씩의 후보를 배출했고, 리그별로는 K-리그가 가장 많은 4명의 후보를 냈다. 푸르밀, 여민지 3년간 후원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 우승 주역 여민지(17·함안대산고)가 유제품 전문업체 푸르밀(옛 롯데우유)의 후원을 받는다. 여민지는 2일 서울 문래동 본사에서 3년간 훈련 비용 지원 등의 후원 계약서에 사인했다. 여민지는 연간 5000만원가량의 훈련비를 2012년 10월까지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민지는 인쇄광고를 시작으로 6개월간 푸르밀 제품의 광고 모델로도 활동하게 된다. 광고 모델료는 별도다. 아울러 함안대산고 축구부도 최소 1년간 우유 등 유제품을 무상으로 지원받는다. 女농구대표팀 3일 훈련 재개 여자농구 대표팀이 3일 안산 와동체육관에 모여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대비한 훈련을 재개한다. 지난달 27일 소집돼 부산에서 전지훈련을 계획했던 대표팀은 kdb생명이 소속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을 반대하는 바람에 정상적인 훈련을 하지 못하다가 31일 훈련을 중단했다. 1일 kdb생명이 신정자, 김보미, 이경은을 대표팀에 보내기로 태도를 바꾸면서 12명 가운데 손, 발목, 무릎 통증에 시달리는 김지윤(신세계)을 제외한 11명이 모일 수 있게 됐다. 여자 대표팀은 18일부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를 시작하며 태국, 인도, 중국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 [사설] 인터넷 참여 세계기록 세운 인구·주택 센서스

    인구·주택 총조사(센서스) 방문조사가 어제 시작됐다. 15일까지다. 인구·주택 센서스는 5년마다 실시된다. 방문조사에 앞서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10일간 예정으로 실시된 인터넷 조사의 참여율은 36.1%다. 종전 세계 최고기록인 캐나다의 18.5%를 훌쩍 넘어섰고, 당초 목표치인 30%를 웃돌았다. 통계청은 7일까지 인터넷 조사를 연장하기로 했다. 인터넷 조사 참여율이 높은 것은 우리나라의 뛰어난 인터넷 수준에다 방문조사를 꺼리는 경향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인터넷 조사를 하면 자녀의 봉사시간을 2시간 인정해 주기로 한 것과 관련, 교육열이 남다른 부모가 적극적으로 동참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그 이유야 어찌됐든 인터넷 참여율이 높은 것은 반가운 일이다. 맞벌이 가구도 많고 1인 가구도 많은 현실에 비춰보면 방문조사가 쉽지 않은 데다 인터넷 조사 참여율이 높을수록 인건비와 인쇄비 등 경비가 절감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근대적인 의미의 센서스는 일제강점기인 1925년 시작됐다. 올해가 18회째이다. 센서스는 거의 대부분 나라에서 5년이나 10년 단위로 하고 있다. 미국은 4월 1일 기준으로, 일본과 중국은 10월 1일 기준으로 센서스를 각각 끝냈다. 대부분의 나라가 센서스를 하는 것은 중요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번 센서스에서는 제대로 된 다문화정책을 세우기 위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국적과 입국 연도를 조사하고 있다. 센서스 자료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비롯해 복지, 교육, 고용, 주택 등 각 부문의 정책에 활용된다. 전국 1900만 가구의 90%는 19개 항목에 응답하는 전수조사 대상이고, 10%는 50개 항목에 대답하는 표본조사 대상이다. 10~30분간 시간을 내면 정부와 기업, 대학이 대책을 내놓는 데 보탬이 된다. 다소 귀찮더라도 센서스에 적극 참여해 성실한 답변을 해야 하는 이유다.
  • 대구시 ‘지역경제 살리기’ 양면작전

    대구시가 지역 경제 살리기를 위해 양면작전에 나섰다. 삼성과 SK 등 대기업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지역에 진출한 대형 유통업체에는 기여방안을 내놓으라며 압박하고 있다. 대구가 유치를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대기업은 삼성. 삼성그룹의 발상지가 대구인 데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의사를 밝힌 바이오산업이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와도 연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는 25일 삼성그룹의 발상지인 중구 인교동 옛 삼성상회 터 기념공간 조성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 디자인 안이 최근 마무리됐으며 오는 12월 말 공사에 들어가 내년 3월 완공한다. 삼성상회 터는 28살 청년이었던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1938년 청과물과 건어물, 국수 등을 파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시는 삼성상회 터가 복원되면 지난 2000년 삼성상용차가 퇴출당해 성서공단에서 사업장을 철수한 이후 소원해졌던 삼성과 대구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복원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호암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구 오페라하우스 야외무대에 호암 동상을 세웠고 7월에는 김범일 시장이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 최지성 사장 등 삼성 고위 경영진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찬회동도 가졌다. 시는 또 동구 신용동 용진마을에 위치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를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시는 그동안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생가 관리에 난색을 보였다.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생가 직접 관리를 선택한 것은 노 전 대통령과 사돈인 SK그룹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딸 소영씨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부인이다. 그러나 시는 지역에 진출한 대기업 유통업체에 대해서는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갖고 대기업 유통업체 지역기여도 가이드라인과 중소상인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영업 순이익의 10% 지역 환원, 현금판매 매출액 지역 금융기관 15일 이상 예치, 매출의 30% 이상 지역생산품 매입, 인쇄물 발주물량 70% 이상 지역업체 배정 등 8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직후 홈플러스는 성서 홈플러스 환승주차장 2년간 사용료를 포함해 모두 10억원의 기부금을 시에 내놓았다. 시 관계자는 “유통업체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도 지역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방통위, 추석 맞이 ‘디지털전환’ 대국민 홍보활동 전개

    방통위, 추석 맞이 ‘디지털전환’ 대국민 홍보활동 전개

    [서울신문NTN 김수연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추석을 맞아 귀성객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전환 홍보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방통위는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서울역 광장에서 디지털전환 홍보를 위한 가두 캠페인을 진행한다. 특히 본격적인 귀성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17일 오후에는 방통위 직원들을 비롯해 한국지상파디지털방송추진협회(DTV Korea), 한국전파진흥원, 한국전파진흥협회 직원들이 참여해 홍보인쇄물을 배포할 계획이다. 이번 가두 캠페인 기간 귀성객들에게 디지털전환 홍보차량과 홍보캐릭터(디코) 등을 통해 홍보인쇄물을 배포하고 디지털방송의 장점 및 수신방법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방통위는 전했다. 정한근 방통위 디지털방송전환추진단장은 “인지율 조사결과 전체 평균(62.8%) 대비 60대이상의 인지율(43.6%)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추석을 맞아 귀성객 모두가 고향에 계신 부모에게 디지털전환 소식을 전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추석 전후 기간에 KTX열차 내 모니터를 이용한 홍보 영상물 상영(9.15~30, 약 36만회 노출), 서울 지하철 1호선(1량) 외부 랩핑 광고(9.27~12.26, 3개월간) 등 디지털전환 대국민 홍보를 집중 실시한다. 이를 통해 전국민의 디지털방송 전환 인지율을 제고하고 2012년 12월 31일 성공적인 디지털전환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김수연 기자 newsyouth@seoulntn.com
  • 인기 원작 = 드라마 흥행 공식 깨지나

    인기 원작 = 드라마 흥행 공식 깨지나

    한때 인기 원작이 드라마 흥행의 보증수표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2004년 인기 만화를 드라마화한 ‘풀하우스’의 성공에서 불기 시작한 원작 열풍은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 2006년 ‘궁’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꽃보다 남자’에서 재확인됐다. 이 때문에 많은 제작자들이 시장에서 이미 한 차례 검증된 인기 원작의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인기 만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성적표가 영 신통치 않아 그 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원작으로 한 KBS 월·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이나 일본의 동명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MBC 수·목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는 모두 시청률 한 자릿수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이렇듯 ‘원작 드라마 흥행 불패 신화’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올해 초.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10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MBC 주말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가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두면서 조짐이 나타났다. 뒤이어 소설을 원작으로 한 SBS 드라마 ‘커피하우스’도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고 조용히 물러나야 했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 같은 성적 부진이 인쇄 매체와 영상 매체의 문법 차이에서 빚어진 것이라고 지적한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독자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자극하는 만화나 소설과 달리 드라마는 이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제작비나 촬영 기간의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허웅 SBS 드라마국장은 “드라마가 편집이나 연출의 묘미로 원작의 맛을 살리기도 하지만, 드라마 구조에 맞추기 위해서 혹은 제작비나 제작기간 제약 때문에 등장인물 수를 줄이거나 공간적인 한계를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면서 “독자들이 원작에 대해 갖고 있는 수많은 이미지를 하나의 드라마 톤으로 전달한다는 것은 사실 마이너스적 요소가 더 많다.”고 털어놓았다. 만화적 상상력과 감수성을 드라마로 옮기는 과정에서 현실감을 잃거나 지나치게 과장돼 대중과 거리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대본, 연기, 연출 모두 보다 더 세밀하고 치밀한 준비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원작의 인기와 유명세만 믿고 제작하다가는 대중의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면서 “한국적 정서에 맞는 드라마 내용은 물론 원작을 효과적으로 재구성하는 각본과 연출 등 새로운 창작물로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씨줄날줄] 스모킹 드래건 작전/육철수 논설위원

    미국은 북한의 위조달러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북한은 1970년대 중반 스위스에서 가짜달러 제조용 인쇄기를 사들였다고 한다. 이걸로 위폐를 만들어 유통하다 1989년부터 2008년까지 6~7차례 들통났다. 위폐 유통에는 외교관과 공작원, 김정일 비자금 담당 직원들이 총동원된다고 한다. 달러화는 기축통화여서 북한의 위폐는 세계적인 골칫거리다. 북한의 위조달러가 FBI의 수사망에 결정적으로 걸려든 것은 2005년 8월이다. 당시 FBI의 한 요원은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 앞바다에서 호화요트를 빌려 딸의 가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에는 위폐·무기·마약 관련 범죄 조직원들이 대거 초청됐다. FBI는 위장 결혼식장을 덮쳐 범죄단으로부터 위폐를 압수했다. 그런데 이 위폐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입금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이 은행을 통해 불법자금을 세탁한 사실도 알아냈다. BDA를 통한 북한 금융제재는 그렇게 시작됐다. 이 수사의 작전명이 바로 ‘스모킹 드래건’(Smoking Dragon)이다. 이 작전명은 결정적인 증거물을 뜻하는 ‘스모킹 건’(Smoking Gun)과 일맥상통하는 의미로 붙여진 것 같다. 북한은 당시 BDA에 예치한 2500만달러가 동결되는 바람에 ‘피를 말리는 고통’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금융은 피와 같다. 이게 멈추면 심장도 멎는다.”고 말한 데서 연유한다. 미국이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준비해 온 대북 추가 금융제재 보따리를 최근 풀어놨다. 이른바 ‘제2 스모킹 드래건’ 작전이 시작된 셈이다. 미국의 추가 제재 대상에는 예상대로 김정일 위원장의 비자금 창구이자 위폐의 산실인 노동당 39호실과 천안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무기수출업체인 청송연합이 포함됐다. 개인 제재 대상으로는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추가됐다. 이로써 미국의 새로운 행정명령과 행정명령 13382에 의해 추가로 금융제재를 받는 북한의 개인은 4명, 단체는 8곳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북한의 심장을 겨냥한 미국의 ‘정밀타격’(Surgical Strike)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BDA 제재 때 혼쭐이 난 터라 북한은 40여국 은행에 넣어뒀던 비자금 7000만달러를 일찌감치 중국 쪽으로 옮겨놨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번에도 중국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고비마다 중국의 등 뒤로 숨는 북한을 길들이기란 난제 중의 난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오후 11시30분) 24시간 돌아가는 인쇄소에서 밤 작업만 하는 일용직 인쇄기술자인 성규씨. 3년전 아내가 가출을 했고, 아내가 남긴 2000여만 원의 카드빚을 갚아 나갔지만 불규칙한 수입으로 빚은 700여만 원으로 불어났다. 돌아오지 않는 아내가 원망스럽지만, 딸들을 위해서라도 그는 아내를 포기할 수가 없다. ●TV 미술관(KBS2 밤 12시35분) 1일부터 한 달간 인천에서 열리는 국제 디지털아트 페스티벌(INDAF). 모바일 시대에 맞춰 아이폰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작품 등, 작가들의 상상 속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컴퓨터그래픽, 스마트폰 인터랙션 기법을 통해 다채롭고 흥미롭게 구현됐다. 모바일을 통해 즐겁게 탐색하며 미래의 예술작품들을 만나본다. ●후플러스(MBC 오후 11시5분) 임명 21일, 정확히 3주만에 사퇴한 8·8개각의 총리·장관 후보자들은 왜 낙마할 수밖에 없었는지 분석해본다. 홍익대 앞 작은 칼국수집, 두리반. 이 곳에선 매일 음악회, 다큐멘터리 영화상영, 소설 포럼 등 문화축제가 한창이다. 그런데 두리반 건물이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하루아침에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됐는데…. ●한밤의 TV연예(SBS 오후 11시5분) 결혼을 며칠 앞둔 배우 이유리를 ‘조영구가 만난 사람’에서 직접 만나, 이유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예비신랑과 첫 만남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 2년여의 러브스토리를 최초로 공개한다. 스타들은 어디에서 살까? ‘한밤’에서 직접 모아보고, 분류하고, 분석해본다. 스타들이 사는 동네에 얽힌 이야기도 공개한다. ●세계의 교육현장(EBS 오후 8시) 독일 영재성 발굴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계획은 아이들에게서 나온다.’는 방침 아래 ‘스스로 학습법’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유치원에서도 지켜진다. 조기 영재 발굴에 관심이 높은 뉘렌베르크의 한 유치원은 하루를 시작하기 전 모든 아이들이 함께 모여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이를 주제로 그날 하루 수업으로 삼는다. ●꿈꾸는 U(OBS 밤 12시30분) 살벌한 MC 평가전에 뽑히지 않기 위해 매순간 불꽃 튀기는 입담을 선보이는 MC들과 애니메이션 ‘파파 스토리’와 다큐멘터리 ‘가족의 정의’를 연출한 감독들이 함께하는 영상 수다가 펼쳐진다. ‘시청자 영상’을 향한 따끔한 일침과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비주류 문화에서만 느낄수 있는 통쾌하고, 도발적인 토크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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