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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아우들을 위하여/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아우들을 위하여/신동호 시인

    가는 곳마다 추억이 삶을 흔들어댄다. 어느 날 강의실에 들어온 교수님은 창밖을 내다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 나가셨다. 30분, 침묵의 시간 동안 스무 살 청춘들은 어리둥절한 채 갖가지 상상으로 창밖의 벚꽃을 쳐다보았다. 흐드러지게 피었다 깃털처럼 가볍게 떨어지는 꽃잎들, 한참이 지나서야 그날이 광주민주화운동이 시작된 5월 18일이란 것을 알았다. 실로 이론이 아니라 인간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1980년대의 청춘들에게 강의실은 인간의 지난한 역사를 배우는 현장이었고, 거리도 공장도 감옥도 살아 있는 강의실이었다. 더불어 한 시대를 헤쳐나간 이들의 추억이 담긴 곳, 그곳을 지날 때마다 나는 세상이 좋아지기를 꿈꾸고 ‘그들’을 떠올리며 청춘의 열정을 끌어낸다. ‘인간은 진실이 아니라 기억으로 산다.’는 스트라빈스키의 말이 생각나는 건 그런 이유이다. 나는 지금 그 강의실에 들어선다. 그날처럼 꽃잎은 지는데, 과연 침묵으로 조카뻘 아우들의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 있을까. 대학에서 낭만은 조심스러운 일탈이며, 저항은 그저 시대에 뒤떨어진 행동일 뿐인 듯. 취직을 걱정하는 젊음들에게 가난을 친구로 삼으면서 시대에 저항한 신채호 선생을 가르치는 게 가당키나 할까. 고등학교 음악선생 자리를 버리고 늦은 나이에 독일 유학길에 오른 작곡가 윤이상의 세계적 성공, 또 이데올로기에 의해 좌절된 귀국의 희망, 그 안에 담긴 절망과 낭만적 삶을 설명하는 게 어울리기나 할까. 나는 결국 인간을 가르치지 못하고 이론만 떠들다 나오고 만다. 격정적으로 사랑했고 그로 인해 견고한 지배이데올로기와 불화할 수밖에 없었던 괴테 소설의 주인공 베르테르를 떠올려 보는 건 그 때문이다. 인간의 시대는 감정이 살아 있어야 하고, 감정이 살아 있는 청춘들의 시대에 우리는 비로소 ‘질풍노도의 시기’를 이름 붙일 수 있을 터. 아우들의 추억에 인간 삶의 생생한 현장은 얼마나 남게 될까. 사랑했고, 고뇌했고, 미지의 세상을 동경했고, 또 절망하고 좌절했던 인간들. 그 인간들에 대한 기억이 아우들을 또 인간답게 하리라고 나는 확신하지만… 미안하다. 인간이 기계를 만지며 인간이 수술대 위에서 메스를 든다. 인간이 만진 기계가 인간을 이롭게 하고, 메스가 지나간 자리를 봉합한 인간이 퇴원하여 메스를 만든다. 인간의 역사, 정신, 문화에 대한 이해는 인간의 자리에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한다. 서울 충무로 뒷골목의 인쇄공들은 역사의 한 시절 구텐베르크의 동료들일 수 있으며, 원양어선의 주름 깊은 어부는 산타마리아호에서 콜럼버스에게 신대륙의 발견을 알린 선원일 수 있다.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인류역사상 최초로 소를 가축화한 농부를 떠올려 보자. 그는 그 시대의 스티브 잡스와 다름없다. 존중받지 못할 인간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그들의 삶을 축적해 새로운 게 나온다. 인간을 이해한 과학과 기술의 성공은 그런 까닭이다. 그런데 ‘청년실업률이 높은 건 대학에서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 과잉 공급으로 인한 것’이라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은 무엇인가. 인간 없이 기술만 남기겠다는 말 같다. 이 나라를 24시간 교대로 돌아가는 공장을 만들겠다는 말 같다. 인간은 없고 실용만 남기면 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저항도 모두 사라질까. 그러면 좋을까. 창의적 발상은 한낱 비합리적 견해로 취급받고 책임지지 못할 행동에 대해서는 비웃음만 넘친다. 스무 살이 스무 살로 살지 못하고 서른, 혹은 마흔을 준비하는 과정의 삶으로 소비된다. 비루하다. 기성을 뛰어넘는 스무 살 작가의 탄생을 본 지 정말 오래됐다. 대학을 뛰쳐나와 세상을 뒤흔든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아우들아! 부탁하건대, 인간을 가르치지 못하고 이론만 떠들고 나온, 나 같은 선생을 내쫓아라. 거리에서도 배울 건 많다. 미술관 수업이 필수로 있는 미국 예일대학의 의대생들처럼 미술 작품을 두고 토론하라. 인생들을 통찰하고 기억하면서 아우들은 세계의 주인이 될 터이다.
  • “스승 뜻 이어 直指 활자 3만자 2015년까지 복원”

    “스승 뜻 이어 直指 활자 3만자 2015년까지 복원”

    “스승님은 저에게 두 번째 부모님입니다. 스승님이 못다 이룬 작업을 꼭 성공해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101호인 임인호(48) 금속활자장이 충북 청주시와 손잡고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약칭 직지·1377년 간행) 인쇄에 쓰인 활자를 모두 복원하는 작업에 나선다. 임씨는 이달부터 시의 예산 지원을 받아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제자들과 함께 직지 상·하권에 등장하는 활자 3만여자를 2015년까지 복원하게 된다. 임씨의 스승인 고 오국진(2008년 작고) 선생이 2000년대 초반 청주시 의뢰로 직지 상권의 활자 일부(5562자)를 복원한 적이 있지만, 직지 상권과 하권 전체를 복원하는 시도는 처음이다. 이번 작업은 직지를 찍었던 고려시대 당시 금속활자 제작에 사용됐던 밀랍주조법으로 진행된다. 이 주조법은 벌집에서 추출된 물질인 밀랍으로 어미글자를 만든 뒤 여기에 쇳물을 부어 밀랍이 녹아내려가면서 활자가 만들어지는 원리다. 임씨는 좋은 밀랍을 얻기 위해 작업실 인근에 벌통까지 갖다 놓았다. 밀랍주조법은 스승에게 전수받았다. 복원 작업은 인내와 집중의 연속이다. 노련한 손기술은 기본이고, 거푸집을 만들 때 황토와 물 등을 알맞게 섞어야 한다. 용광로의 쇳물을 주형에 붓는 타이밍도 중요하다.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작업은 엉망이 될 수 있다. 그는 “복원에 성공하면 모든 공을 스승에게 돌리고 싶다.”고 했다. 무형문화재가 되고 이번 작업까지 맡을 수 있었던 것은 스승과의 인연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둘이 처음 만난 것은 1996년. 절의 현판을 파는 일을 하던 임씨가 우연히 스승의 작업실을 방문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해는 오국진 선생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해였다. 그는 “스승을 만나지 않았다면 촌부로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금속활자를 공부해 2000년에 이수자, 2004년에는 전수조교가 됐다. 2009년 12월에는 중요무형문화재가 됐지만 안타깝게도 스승이 1년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였다. 이 때문에 그는 현재 국내 유일의 금속활자장이다. 임씨는 “스승께서는 항상 말을 앞세우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 주라는 말을 강조했다.”면서 “겸손한 자세로 작업을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종편채널, 신문광고시장 크게 위협”

    “종편채널, 신문광고시장 크게 위협”

    정부가 지난해 말 4개 사업자에 배정한 종합편성(종편) 채널이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는 국내 신문광고 시장을 한층 더 축소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근본적 신문 지원 정책 도입 촉구를 위한 연속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종편 채널의 등장이 미디어 산업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부·여당과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종편 채널의 시장 연착륙을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발제자로 나선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은 “인쇄 매체 광고시장은 2007년 이후 4000여억 원 이상 급감했다가 지난해에서야 증가세로 돌아섰다.”면서 “이는 동계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행사의 영향 때문에 전체 광고시장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지 시장 자체가 나아진 것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광고주들이 종편 채널을 지상파 3사에 비견할 만한 광고시장의 주체로 인지하고 있는 만큼 이는 절대 규모가 정해져 있는 광고시장에서 신문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가 국내 광고시장의 규모를 201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이는 향후 5년간 5조 7000억원이 늘어야 하는 불가능한 수치”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방통위는 먹는 샘물, 중간광고, 광고 총량제, 전문 의약품 광고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무리수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는 오로지 종편 채널만을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문산업 지원책이 업계의 영업이 아니라 신문 콘텐츠에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과장급 전보 △국립현대미술관(과장직위) 윤남순△한국정책방송원 이승유 윤용준△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실 재정담당관 전영웅△관광산업국 관광진흥과장 문시영△종무실 종무관실 종무1담당관 도재경△미디어정책국 출판인쇄산업과장 윤문환△국립중앙박물관 기획운영단 행정지원과장 유은상△국립중앙극장(과장직위) 김상술△국립민속박물관 섭외교육과장 안선국△문화체육관광부 이병국 박성락<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문화도시정책과장 서영길△문화도시개발〃 최태현<국립국어원>△기획관리과장 나기주△한국어교육진흥〃 박창현<국립중앙도서관>△기획연수부 총무과장 송철현△〃 기획총괄〃 김안호△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행정지원과장 조중식 ■환경부 ◇과장급 전보 △감사관실 환경감시팀장 박찬갑△국제협력관실 지구환경담당관 정은해△녹색환경정책관실 녹색협력과장 양재문△기후대기정책관실 대기관리과장 정용욱△상하수도정책관실 토양지하수과장 이호중△자연보전국 국토환경정책과장 김동진△ 〃 국토환경평가과장 김필홍△낙동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이현재◇과장급 승진△대구지방환경청 기획과장 진득환 ■관세청 ◇고위공무원 승진 △대구세관장 노석환◇서기관 전보 <관세청>△인사관리담당관 박병진△감찰팀장 한선희△법인심사과장 최양식△국제조사팀장 윤홍식<서울세관>△심사국장 윤승혁<부산세관>△조사국장 강대집<인천세관>△통관국장 정순열△조사감시〃 김영균<세관장>△속초 채광률△마산 박병도△제주 정병태 ■금융감독원 ◇국실장 전보 <국장>△기획조정 김수일△총무 이기연△거시감독 김영린△감독총괄 권인원△소비자보호감독 남명섭△분쟁조정 김용우△기업금융개선 김진수△은행감독 이은태△외환감독 이주형△일반은행검사 박세춘△저축은행검사1 조성목△보험감독 허창언△생명보험검사 권순찬△금융투자감독 양현근△복합금융감독 박흥찬△기업공시 김광식△자본시장조사1 고찬태△회계감독2 오세정△감사실 김영석<실장>△제재심의 이동엽<사무소장>△뉴욕 이한구△런던 서형복<지원장>△대전 서경환△광주 이정하△부산 이경구◇국실장 승진 <국장>△공보실 강왕락△금융서비스개선 송현△IT감독 최한묵△저축은행감독 안종식△상호금융감독 황대현△여신전문감독 이익중△특수은행검사 박용욱△저축은행검사2 최건호△금융투자검사 정갑재△자본시장조사2 이창수<실장>△법무 박삼철△인재개발원 정성웅△외은지점감독 장성훈△서민금융지원 조성래△보험계리 이진식△보험조사 이종욱△자산운용감독 조효제△자산운용검사 오창진△기업공시제도 조국환△회계제도 박희춘<부센터장>△금융중심지센터 반영희<지원장>△대구 박현철 ■한국환경공단 ◇전보 △충청지역본부장 이덕호△충청지역본부 환경관리처장 이종윤△강원지사장 안종익◇승진△홍보실장 김영기△수질오염방제센터장 구연기△수생태시설처장 김경식△검사진단〃 박종환△녹색산업진흥〃 임병무△호남지역본부 자원순환〃 류승현△제주지사장 김혜태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기호삼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전무) 이종우△전략투자센터장 임홍빈 ■코스콤 ◇본부장 승진 △경영전략 전대근◇본부장 전보△금융 윤경△정보 윤용빈△인프라 김인곤△기술연구소 마진락◇부서장 승진△시장운영 이치형△해외사업 진경일△정보매체사업 김성현△금융사업 홍성환△금융솔루션 하광필△네트워크 황만익△신정보시스템개발TF팀 정용호◇부서장 전보△경영지원 이규일△PB업무 황석둔△전략서비스TF팀 정동윤
  • 페트병 종이라벨 금지…재활용 쉬운 재질 보급키로

    앞으로 페트병에 상품 이름이나 광고 문구를 직접 인쇄하거나 종이 라벨을 부착하는 것이 금지될 전망이다. 환경부와 한국페트병자원순환협회는 페트병 몸체에 붙이는 상표를 분리하기 쉽고 재활용이 용이한 라벨 모델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페트병에 부착된 라벨은 재활용 과정에서 분쇄 후 재생원료 조각과 비중이 차이 나 바람을 이용해 분리시키고 있다. 하지만 몸체에 인쇄하거나 종이·비닐 라벨은 깨끗이 제거되지 않는 데다가 잔여물이 남아 재생원료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따라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로 표준형 라벨을 만들어 보급하고, 직접 인쇄하거나 종이라벨 사용을 중단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또 비닐 라벨은 절취선을 넣도록 하는 등 재활용 과정에서 분리하기 쉽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고위공무원 승진·전보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기획총괄국장 한명진△G20기획조정단장 손병두△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 기능조정국장 이철△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 정기준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장 김정섭△4대강사업단장 홍성범△프로젝트개발처장 노주식△농어촌연구원 농어촌개발연구소장 이우만△기술본부 설계진단실장 이은성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정책기획본부장 이상경△동반성장〃 정영태 ■금강대 △기획관리처장(산학협력단장 겸임) 최병학△교학지원처장(학생생활연구소장·인적자원개발센터장 겸임) 이운영△대외협력처장(신문방송사 주간 겸임) 최종석 ■전자신문 ◇승진 <부국장>△광고마케팅국 영업1팀 고남우△〃 영업2팀 원태식△그린데일리 GD취재부 주문정△총무국 총무팀 박찬우<부장>△편집국 국제부 심규호△〃 부품산업부 유형준△고객서비스국 총괄 문상호△ETRC 센터장 조광현◇전보△총무국장(고객서비스국장 겸임·이사) 박주용△지역총국장 이완식△총무국 미디어인쇄센터장(국장) 이홍식△논설위원실장(부국장) 신화수 ■MBN 보도국△스포츠문화부장 직대 구본철 △국제부장 〃 박종진 ■IBK기업은행 ◇전보 △을지로지점장 김희섭 ■현대스위스자산운용 △대체투자본부장(이사) 이기남
  • 교과서값 20% 비싼 이유 있었다

    교과서 업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검정교과서 직원들이 구속기소됐다. 이들이 받은 뇌물은 고스란히 교과서 가격에 포함돼 전 학부모가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차맹기)는 17일 교과서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사단법인 한국검정교과서 직원 4명을 입건, 조사한 뒤 총무팀장 강모(48)씨 등 3명은 구속 기소하고 이모(36)씨는 불구속 기소했다. 또 이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김모(55)씨 등 교과서 업체 관계자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사단법인 한국검정교과서는 검정교과서 발행권을 가진 98개 출판사들이 1982년 교과서 공급의 과당경쟁과 가격 상승을 막고 교과서를 공동 생산·공급하려고 설립한 비영리 법인이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2006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자교과서 납품, 교과서 인쇄 등과 관련해 65개 업체로부터 약 15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2007년 4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검정교과서 창고에 보관된 용지를 빼돌려 시중에 절반가로 판매해 6억 6000만원을 챙기고, 1억 2600만원 상당의 파지를 빼돌려 총 7억 86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한국검정교과서를 거치지 않고서는 교과서 인쇄와 납품을 전혀 할 수 없는 구조를 악용해 교과서 업체에 매출액의 20%를 사례비로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차명계좌를 개설하고 모은 돈을 공동관리하면서 유흥비로 쓰거나 개인 주식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서울 강남의 단골 룸살롱에서 쓴 돈이 3년간 무려 4억원에 이른다. 자전거와 공기청정기 등 현물도 뇌물로 받았으며 교과서 업체에 유흥비와 해외여행 경비도 대납하게 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검정교과서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뇌물로 받은 돈을 자본으로 삼아 지난해 파지수거업체를 설립해 별도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리베이트로 받은 돈은 모두 교과서 가격에 반영됐다. 현재 교과서 가격은 최소 20% 이상 부풀려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전 국민이 피해를 입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검정교과서에 대한 수사는 1982년 설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번도 공공기관의 수사나 감사를 받은 적이 없어 직원들이 대담한 방법으로 고질적·조직적으로 비리를 저질러 왔다.”고 덧붙였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손으로 쓴 日 ‘벽보신문’ 美 뉴스박물관에 전시

    손으로 쓴 日 ‘벽보신문’ 美 뉴스박물관에 전시

    동일본 대지진으로 신문사 시설이 파손되자 손으로 글씨를 써서 재해 지역의 상황을 알린 일본의 ‘벽보 신문’이 미국 박물관에 전시된다. 1912년에 창간된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의 지역 석간 ‘이시노마키 일일(日日)신문’은 지난달 11일 대지진 직후 편집·인쇄 설비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직접 유성 펜으로 종이에 적어 대피소 벽에 게시했다. 이 신문사 소속 4명의 기자들은 재해 중에도 시내를 직접 뛰어다니며 취재한 피해 규모와 도로 상황 등의 정보를 신문사에 보고했고, 신문사는 기자들의 취재내용을 벽보 신문으로 만들었다. 이 벽보 신문은 지진 직후인 12일부터 6일간 이시노마키 시내 대피소 6곳에 나붙었다. 엄청난 재해 상황속에서도 언론의 본분을 지키려는 일본 지역지의 이 같은 노력은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로 태평양 건너 미국인들에게도 감동을 줬다. 워싱턴에 있는 ‘뉴지엄’이라는 뉴스 박물관이 지난 3월 13일자 벽보 신문을 전시하기로 결정했다. 이 박물관은 뉴스 보도에 관한 다양한 자료나 영상 등을 모아 2008년 4월에 워싱턴에서 개관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새내기 직장인 위한 ‘비밀병기’ 인기

    새내기 직장인 위한 ‘비밀병기’ 인기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시작하는 직장생활에서 남들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내길 원하는 새내기 직장인들이 많다. 새 직장에서 어느 정도 적응도 했으니 이제부턴 조직생활에서 세련된 외모에 출중한 능력으로 ‘슈퍼루키’로 인정받고 싶은 건 누구나 다 기대하는 게 아닐까. 봄을 맞아 직장인들의 능력과 건강뿐 아니라 이미지까지도 살려줄 수 있는 ‘비밀병기’ 제품들을 모아 봤다. ■맥북 프로 노트북 밖에서나 안에서나 어디서든 펼쳐 작업을 할 수 있는 노트북이야말로 새내기 직장인의 필수품이다. 애플의 프리미엄 노트북 ‘맥북 프로’는 인텔의 샌디브리지 프로세서와 새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인 ‘썬더볼트’를 탑재해 전송 속도가 한층 더 빨라졌다. 얇은 두께 또한 맥북에어의 ‘트레이드 마크’다. 13인치 제품의 경우 2.3기가헤르츠(㎓) 인텔코어 ‘i5’ 혹은 2.7㎓ ‘i7’ 프로세서 가운데 원하는 기종을 선택할 수 있으며, ‘터보 부스트’ 기능을 통해 최대 3.4㎓까지 올려 쓸 수 있다. 15인치와 17인치 제품에는 ‘i7’을 지원한다. 노트북 전면에는 영상통화 기능을 위한 ‘페이스타임’용 카메라가 달려 있으며,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통해 무선 인터넷도 가능하다. 가격은 사양별로 13인치는 155만원부터, 15인치는 229만원부터, 17인치는 319만원부터 책정됐다. ■필립스 클락 라디오 자취 생활을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이 회사생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늦잠이다. 아침마다 맑게 울리는 알람으로 상쾌하게 일어나 좋아하는 라디오 방송이나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준비할 수 있다면 남들보다 이미 한발은 앞서가는 셈이다. 애플의 ‘아이팟’이나 ‘아이폰’을 쓰는 이들이라면 애플 제품과 결합해 다양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필립스의 도킹 오디오 제품이 필수다. ‘클락 라디오 DC315’는 아이폰이나 아이팟과 접속해 충전 및 데이터 교환이 가능해 스마트 기기를 충전시키는 동시에 스피커 역할을 할 수 있다. 자동 검색 기능을 갖춰 라디오 청취가 편리하고 듀얼알람,취침타이머 기능 등도 탑재돼 있다. 가격도 10만원대에서 부담이 적고, 디스플레이 문자를 오렌지 색상으로 꾸며 특히 20·30대 사회 초년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업그레이드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앱손 프린터 L200 각종 제안서와 기획안 등 리포트를 만드느라 버려야 했던 출력비용 또한 새내기 직장인이 감당해야 할 일종의 ‘수업료’다. 하지만 한국엡손에서 내놓은 무한잉크 프린터를 사용하던 레이저 프린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출력할 수 있어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에게 제격이다. 엡손은 정품 무한잉크 방식인 ‘잉크 탱크 시스템’(잉크통을 외부로 빼낼 수 있어 카트리지를 새로 사지 않아도 잉크만 부어 계속 쓸 수 있게 만든 것)을 통해 품질과 인쇄 속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비용을 크게 낮춘 잉크젯 복합기 2종(L100, L200)을 내놨다. 프린터 본체 왼쪽에 별도로 장착해 쓰는 잉크 탱크 시스템을 통해 흑백 1만 2000장과 컬러 6500장을 출력할 수 있다. 무한잉크 70㎖ 한병 가격이 6400원이고, 잉크 탱크 시스템 또한 26만 8000~33만 3000원이어서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이다. ■레이캅 지니 청소기 집에서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루키들이라면 침대나 쇼파에 진드기 등 해충이나 유해세균이 서식해 숙면을 방해하고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늘 고민한다. 이런 이들을 위해 올봄 꼭 필요한 제품이 바로 부강샘스의 침구살균청소기 ‘레이캅’의 신제품 ‘지니’다. 이 제품은 원터치 버튼을 통한 침대를 두드려 머리카락과 털 등을 제거하는 ‘팡팡 브러시’ 기능과 자외선 살균 뒤 흡입해 정화하는 ‘알레르기 케어’ 기능 등을 한번에 실행할 수 있다. 무게도 1.6㎏으로 레이캅 시리즈 가운데 가장 가볍고, 가격 또한 10만 8000원으로 저렴하다. 침구에 달라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 머리카락이나 애완동물의 털을 쓸어내 살균 청소하는 데 제격이다. 색상도 ‘블랙앤드화이트’와 ‘올리브그린’ 두 가지로 취향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영화인 사랑 방 ‘스타·청맥다방’ 복원

    한국 영화인들의 사랑방이었던 충무로 스타다방과 청맥다방이 ‘한류스타 거리’ 조성과 맞물려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된다. 중구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충무로 일대 한류스타의 거리 조성계획을 결정함에 따라 문화부 및 서울시와 예산 확보방안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구는 우선적으로 1960~70년대 영화인들의 아지트였던 스타다방과 청맥다방을 원래 자리에 되살린다. 다방 운영을 한류스타와 영화인들에게 맡겨 수익금 전부를 영화인들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두 다방은 40~50여년 전 영화회사 사무실이나 다름없던 곳이다. 전화가 아주 드물던 시절 배우와 감독, 제작진 등은 연락이 편한 다방으로 출근해 일을 처리했다. 당시 충무로3가 은막길 주변에 있던 스타다방은 영화배우, 청맥다방은 제작진들 차지였다. 이와 함께 구는 충무로 일대에 어지럽게 얽힌 전선과 정보통신망 등을 지하로 매설하는 지중화 사업을 통해 거리를 깨끗하게 단장하고,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보도도 확장한다. 특히 한류스타 거리에 맞도록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간판도 정비한다. 도로와 인접한 인쇄·출판 업소를 문화·관광시설로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앞서 문화부는 올해 신규사업으로 충무로에 한류스타 명판과 손도장, 미디어조형물, 소장품 전시관, 한류테마관, 3D 한류영상관, 독립영화관 등을 설치. 한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김영수 구청장 권한대행은 “한류스타 거리 지정은 중국과 일본, 베트남 등 외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해 우리나라 관광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충무로가 한류 부흥의 성지로 올라설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정비하고, 근처에 있는 남산N타워와 한옥마을, 서울광장 등과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생방송 드라마’ 이제 그만!

    ‘생방송 드라마’ 이제 그만!

    배우 조민기의 사과로 ‘욕망의 불꽃’(MBC 드라마)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이번 기회에 ‘쪽대본’으로 상징되는 국내 드라마 대본 지연 실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쪽대본 문제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대본은 본래 미리 인쇄해 책자로 찍어 낸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작가가 낱장 대본을 팩스로 보내기도 한다. 쪽대본이라는 말은 여기서 생겨났다. 배우들과 제작진은 “예전에는 종영이 가까워오면서 쪽대본이 기승을 부렸지만 지금은 아예 방송 초반부터 속출한다.”면서 “생방송 드라마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연기 아쉬움” 종영 소회는 작가 겨냥 불만도? 한 여성 톱스타의 매니저는 “배우와 매니저 모두 드라마 현장에서 대본을 기다리는 일이 가장 힘들다.”면서 연일 이어지는 밤샘 촬영으로 인한 체력적인 한계로 좋은 컨디션으로 촬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털어놓았다.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 종영 뒤에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입을 모으는 것에는 대본 지연에 대한 불만도 녹아 있다고 해석된다. 대본이 일부만 나온 상태에서 촬영을 강행하다가 배우와 제작사 간에 마찰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최근 KBS 월화 드라마 ‘강력반’에서 방영 7회 만에 하차한 선우선이 대표적인 예다. 제작사 측은 선우선이 극 중 캐릭터의 비중이 적은 데 대한 불만으로 하차했다고 주장했지만, 소속사 측은 “애초 계약할 때는 선우선의 비중이 적지 않았으나 대본이 여러번 바뀌면서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맞서고 있다. 지상파 TV 미니시리즈에 출연 중인 한 주연 배우의 소속사 이사는 “1~2회 대본만 나온 상태라 드라마 출연을 망설였지만, 작가와 연출자가 워낙 확신에 찬 목소리로 권유해 믿고 출연시켰다.”면서 “그런데 막상 방영이 시작되고 보니 캐릭터의 매력이나 비중이 기대에 못 미쳐 배우 이미지 타격은 물론 다른 작품 출연 기회마저 잃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가장 큰 문제점은 사고 위험… 완성도도 떨어져 쪽대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방송 사고 위험성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그 주 방송하는 미니시리즈를 해당 주에 촬영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 촬영장에서 잠깐의 실수나 오차가 생기면 바로 결방이나 방송 사고로 직결되기도 한다. 얼마 전 종영한 SBS 수목 드라마 ‘싸인’은 쪽대본이 이어지다가 결국 마지막회에서 화면 조정용 컬러바가 뜨는 방송사고를 냈다. SBS ‘아테나: 전쟁의 여신’도 정우성이 부상당해 단 하루를 쉬었음에도 촬영 분량이 모자라 1회 결방했다. 다른 드라마들도 방송 사고 직전까지 갔다가 스태프들이 가슴을 쓸어내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쪽대본은 작품의 완성도도 떨어뜨린다. 촬영 당일 대본이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니 연기자들이 엄청난 부담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이는 연기력 저하와 완성도 하락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보다 영화를 선호하고, 일단 영화계에 발을 디디면 안방극장으로 돌아오기를 꺼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쪽대본으로 인한 밤샘 촬영은 둘째치더라도 대본 암기와 연기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순발력으로만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들, “우리도 할 말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국내 드라마 시장 특성상 완전한 사전 제작은 어렵더라도 적어도 6개월 전에 방송사가 편성을 확정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캐스팅 확정 및 대본 작업을 거쳐 최소 3~4개월 전에는 촬영을 시작하는 등 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로배우 이순재는 “드라마 외주 제작이 많다 보니 (제작을 의뢰한) 방송사조차 대본 내용을 모를 때가 많다.”면서 “최소한 열흘 전에 방송사에 대본을 넘겨 검토할 시간을 주도록 아예 계약서에 못 박아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은규 한국드라마PD협회장(MBC 일일 연속극 ‘남자를 믿었네’ 연출자)은 “방송사들이 지금처럼 시청률과 광고를 의식해 드라마 방송 시간 및 횟수를 늘리는 데만 집착하면 제작 시스템 개선은 요원하다.”면서 “미국처럼 시리즈물을 정착시키고, 스타 작가 1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작가의 분업화를 통해 드라마 제작 틀을 바꾸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견 작가는 “일부 작가들이 습관처럼 쪽대본을 남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배우 캐스팅이 지연되거나 중도 하차해 갑자기 줄거리를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나라는 워낙 시청자들의 입김이 거세 피디가 (시청자의 주문에 맞게) 내용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여유 있게 대본을 넘기기가 힘들다.”고 항변했다. 김영섭 SBS 책임프로듀서(CP)는 “작가나 피디가 시놉시스를 확정했다 하더라도 제작비 지원 등이 원활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시간에 쫓기게 되는 제작 풍토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면서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산업 기반이 단단해지도록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 임창열씨

    경기일보사는 30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어 발행·인쇄인 겸 대표이사 회장에 임창열 이사를 선임했다.
  • 김용희 선관위 선거실장 “기업·단체 후원금만큼 보조금 줄인다”

    김용희 선관위 선거실장 “기업·단체 후원금만큼 보조금 줄인다”

    “대가성? 그것이 바로 정치자금의 기초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용희 선거실장의 답변에 흠칫 놀랐다. 선관위가 최근 기업·단체 후원금을 일부 허용하겠다고 내놓은 정치자금법 개정 의견 때문에 ‘정경유착’ 조장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실장은 “정치자금 통로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현실을 인정하고, 규제와의 괴리를 메워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지구당 부활 문제와 관련, “국민의 의사를 형성하는 정당의 조직을 법에 의해 인위적으로 없애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구당 후원회 폐쇄로 원내·원외 당협위원장 사이의 불균형이 생겼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김 실장은 지난 25일 선관위 주최의 정치관계법 개정 토론회가 열린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 등에 대한 개정안을 내놓기까지의 고민과 입장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 내용을 보면 정당이 할 일을 선관위가 앞서서 한 것 같다. -선관위는 선거 주무 기관으로서 지금까지 선거·정당·정치제도에 대해 바람직한 개선안을 줄곧 제시해 왔다. 예컨대 ‘오세훈법’이라고 불리는 2004년 3월 정치개혁 조치도 그보다 한 해 앞서 선관위가 제출한 개정 의견에 거의 다 들어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번 개정안이 2003년 개정의견을 뒤집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오세훈법의 정의를 기업·단체후원금 금지, 지구당후원회 폐지 등 정자법 관련 내용에 국한된다면 그건 선관위 의견에 포함돼 있지 않던 것이다. 당시 선관위는 불합리하게 돈을 쓸 통로를 차단하고 불법 자금을 추적할 시스템을 만드는 한편 ‘50배 과태료’ 장치 등을 마련해 정치개혁을 뒷받침했다. →정자법 개선안이 정경유착을 불러올 것이란 지적도 있다. -돈을 쓸 구석은 만들어 놓고 돈을 모을 창구를 막아 놓은 게 문제다. 단적인 예로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900억원을 썼다. 당시 한나라당은 국고보조금과 선거 보전금 260억여원, 당비로 120억원 정도를 모으는 데 그쳤다. 현실적으로 이런 차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무리한 일(불법 모금)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기존 국고보조금과 선거비용 보전금은 그대로 유지되나. -정당의 자생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선거비용 보전금에서 기업·단체 후원금만큼을 공제하는 방안과 정당 국고보조금을 당비와 소액 후원금 모집 실적에 연동해 지급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국민경선제 도입 배경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지역인 영·호남과 충청권에 이 제도가 가장 필요하다. 이런 곳에선 선거에서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적다. 소외될 수밖에 없다. 또 정당별로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민경선제와 관련된 제한도 풀어줄 필요가 있다. 현행대로라면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 과도한 홍보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어서다. →공천에 대한 정당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선관위는 관리만 해줄 뿐 거기에 참여할지 말지는 각 정당이 결정하라는 것이다. 후보의 적격성, 경선 결과를 어떻게 반영할지도 모두 정당의 몫이다. 자율성을 침해하는 게 아니다. 일각에서 한나라당 공천개혁특위 안과 흡사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최고위원의 부탁으로 선관위가 조언을 했기 때문이다. →여야 동시 국민경선제가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봉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정당 간 합의에 의해 얼마든지 단일화 경선을 할 수도 있다. →여당 일각에선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후보 단일화 자체가 법 위반은 아니다. 각 당에서 후보를 모두 내놓은 상황에서 다른 당의 후보를 지원하면 불법이지만, 단일화된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해주는 것은 현행 선거법에서도 허용된다. 다만 다른 당의 선거대책기구에 참여해선 안 된다. →도리어 경선 비용과 금품선거 행태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거꾸로 (경선 참가자) 숫자가 적을 때 더 돈이 많이 들어간다. 경선 참여 시민이 적을 땐 매수하기가 쉽기 때문에 돈이 더 들어간다. 하지만 국민경선제가 도입되면 국민 모두를 매수할 순 없을 것이다. →석패율제와 관련, 일각에선 소수 정당에 불이익을 준다는 지적도 있는데. -오해다. 의석 수를 배분하는 방법이 기존 방식과 동일하다. 지금도 전국 정당득표율을 의원정수에 곱해서 비례대표를 배정하는데, 배정받는 수에 지역 대표 후보를 정당별로 선택해서 올리는 방식일 뿐이다. →석패율제가 도입되면 직능대표에 대한 배분이 준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 다만 그것은 정당이 선택할 몫이다.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지역 후보를 넣을지, 말지는 모두 정당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다. →당의 유력 인사들만을 위한 구제책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취약 지역에 공천한다는 것은 사지(死地)에 내보는 것이다. 그렇게 활용될 소지는 없을 것으로 본다. →인터넷 상시 선거운동 허용의 배경은. -사전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이유는 돈이 많이 들고, (후보자의) 빈부차에 따라 불공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안 드는 선거 방법이 있다면 이를 제한할 순 없다. →오프라인 선거운동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데. -오프라인은 인쇄물, 광고, 시설물 설치 등으로 돈이 들 수밖에 없다. 물론 오프라인상에서도 돈 안 드는 선거운동의 경우 (법 개정 논의를 통해) 허용할 수도 있다. →재외국민선거가 도입되는데 해외 부정선거사범에 대한 제재 수단이 있나. -사실 법적으로 단속이 난망하다. (불법선거 혐의자를 영사관 직원이 조사하는) 영사 조사제 등이 개정안에 들어 있지만 사법적 처벌에는 한계가 있다. 국제 분쟁 소지도 높다. 다만 여권 반납 명령제를 통해 현실적인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재외선거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거론되는 순회투표제 등의 도입 가능성은. -이번 개정안에 포함돼 있다. 공관 관할 구역별로 예상 선거인 수 2만명을 기준으로, 초과 2만명마다 1곳씩의 투표소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읽기] (3) ‘신문화운동의 기수’ 최남선

    [고전 인물로 다시읽기] (3) ‘신문화운동의 기수’ 최남선

    1906년 3월, 17세의 최남선은 일본 와세다대 고등사범부 지리역사과에 입학하기 위해 바다를 건넜다. 초행길은 아니었다. 이태 전인 1904년에도 그는 일본을 다녀간 적이 있었다. 그는 대한제국 황실유학생단의 최연소 유학생이자 반장이었다. 당시 열 다섯이었던 소년의 눈에 비친 일본은 이전까지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듣던 과거의 일본이 아니었다. 그곳은 눈부신 신세계였다. 그 신세계의 거리에서 소년은 서점 유리창 너머로 매달 쏟아지는 수십 종의 잡지들에 매혹당했다. 소년에게 그것은 문명의 상징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그리고 남들보다 비교적 일찍 시도된 그의 유학생활은 모두 짧게 끝이 났다. 도쿄부립 제1중학에서의 첫 번째 유학은 조선유학생들의 무질서와 준비 부족 때문에 석 달만에 중단되었다. 하지만 두 번째 유학은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갑작스레 파국을 맞았다. 문제의 발단은 와세다대 법정학부 학생들의 모의국회였다. 망해 버린 조선왕이 일본을 방문한다면 어느 정도의 의전을 갖추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했던 것. 이 사건은 당시 일본에 유학 중인 조선 유학생들에게 심한 굴욕감을 안겨주었다. 최남선은 조선 유학생 대표로 총퇴학을 주도하는 등 강경 대응했지만, 결국 학교를 자퇴해 버렸다. ●‘소년’ 창간 통해 대륙 중심 패러다임 바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학업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지만 문명에 대한 열망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최남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소년은 스스로를 ‘신보잡지광’(新報雜誌狂)이라 자처했다. 얼마 후, 소년은 신세계로부터 최신 인쇄기를 구입하고 인쇄를 위한 전문 식자공까지 대동하여 그렇게 바다와 함께 귀국했다. 신문명의 메카임을 자부하는 인쇄소 겸 출판사 신문관(新文館)은 이렇게 탄생되었다. 그리고 1908년 11월 1일, 바다 건너편의 것이었던 문명은 지금 이곳에서 최초의 근대적 잡지 ‘소년’(少年)이 되었다. ‘소년’은 최남선 1인 잡지였다. 일본을 경유한 새로운 지식들은 편집자 최남선을 거치면서 또 한번 선별되고 분류되어 마침내 전파되었다. 이 시기 최남선은 그 자체로 근대 지식의 매체(미디어)였다. 최남선은 일본 유학 시절 구입한 많은 신간 서적들과 당대 잡지들에 등장하는 담론들을 번역했을 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그만큼의 글을 썼다. 문명은 그렇듯 지식을 통해 식민지 조선으로 유입되었다. 창간호에 실린 ‘해에게서 소년에게’는 도래하는 문명의 힘과 미래에 대한 최남선의 태도와 각오가 잘 드러나있다. ‘텰썩 텰썩 텩 쏴’ 하는 파도와 함께 밀려오는 바다의 위력 앞에서는 ‘큰 산이나 거대한 바윗돌’ 같은 무엇도, ‘아무리 권세를 가진 누구’도 힘없이 쓸려버리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돌이킬 수도, 저항할 수도 없는 시대의 조류이기에 끝내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그 어마무지한 새 기운이 대륙이 아닌 바다로부터 온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유사 이래 수천년간 대륙만을 바라보고 있던 반도 조선의 정수리를 내리치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 ●日제의 만주건국대학 교수직 수락 지조냐 학자냐의 양자 중 그 일을 골라잡아야 하게 된 때에 대중은 나에게 지조를 붙잡으라고 하거늘 나는 그 뜻을 휘뿌리고 학업을 붙잡으면서 다른 것을 버렸다. 대중의 나에 대한 분노가 여기서 시작하여 나오는 것을 내가 잘 알며 그것이 또한 나를 사랑함에서 나온 것임도 내가 잘 안다(‘자열서’(自列書) 중). 신문관 창립 이후 3·1운동까지 10여년간, 최남선은 자타가 공인하는 신문화운동의 기수였다. 하지만 ‘기미독립선언서’의 작성자로 3년여의 수감생활을 마친 후 그는 지조와 학자의 길 사이에서 학업을 선택한다. 학자로서의 최남선은 민족주의로 나아갔다. ‘조선역사통속강화’(1922)를 시작으로 최남선은 ‘불함문화론’(1925), ‘단군론’(1926), ‘살만교차기’(1927) 등 굵직한 역사 연구 저술들을 잇달아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단군에 기원한 조선 역사’라는 그의 민족주의 역사학을 구성하는 중요한 뼈대였다. 동시에 그는 ‘풍악기유’(금강산, 1924), ‘심춘순례’(지리산, 1925), ‘백두산근참기’(1927), ‘금강예찬’(1928) 등 조선의 산천을 둘러보고 이에 대한 기행문을 남겼다. 그에게 있어 기행문은 여행의 기록이라기보다는 종교적 순례기였다. 민족은 그에게 이념이었고, 그는 이념에 입각한 자신의 이러한 작업을 조선학(朝鮮學)이라고 불렀다. 그가 했던 연구의 중심에는 언제나 조선 민족이 있었다. 그렇다면 대체 그가 버린 지조란 무엇이었을까. 대중들이 열망했던, 그리고 그 자신이 지켜오던 지조란 바다를 통해 흡수하려던 문명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최남선에게 그 문명은 일본제국주의의 다른 이름이기도 했다. 그는 더 이상 바다를 맞이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눈을 돌려 대륙을 바라볼 수도 없었다. 지조를 바칠 만한 어떤 것도 없는 현실. 그렇기에 최남선은 지조있는 학자가 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지조 그 자체를 ‘휘뿌리고’ 학자의 길을 택한다. 그가 가고자 했던 학자의 길은 바다도 대륙도 아닌 새로운 지반에 대한 탐사였다. 모든 지조가 사라진 자리, 그 자리에 세울 새로운 시공간. 학자란 새로운 시공간의 발굴자들이었다. 최남선은 지조가 불가능한 현재를 버리고 과거 속으로 침잠한다. 문명화되어야 할 미래의 민족을 등지고, 대륙 바라기 조선의 시간을 넘어 순정한 시간, 그 태초의 시간인 단군으로 그는 깊숙하게 달려 들어갔다. 어느 순간 최남선은 그 태초의 시공간 속에 갇혀 옴짝달싹할 수 없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순정한 지반이란 건 현실 위에서는 세워질 수 없었다. 문명이란 바다를 통해 조선을 덮치던 제국주의의 시대. 그 바다 앞에 쓰러져간 ‘큰 산이나 거대한 바윗돌’처럼, 그의 세계는 무력했다. 바다를 동경했던 ‘담 크고 순정한 소년’. 그 담대함으로 바다를 버리고 순정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소년. 하지만 그 소년이 도착한 곳은 결국 바다의 친구였다. 1939년 4월, 최남선은 만주 건국대학의 교수 자리를 받아들인다. ●노년엔 민족주의와 결별 최남선은 그가 도착했던 태초의 시간에서 한발 더 나아가고자 했다. 그는 샤먼(살만교) 및 민족주의와 결별한다. 그리고 1955년 최남선은 가톨릭에 귀의했다. 어쩌면 최남선에게 그곳은 샤먼과 민족 등이 없는 시공간, 아니 모든 시공간이 탈각된 지각 불가능한 무엇은 아니었을까. 최남선은 말한다. “민족이란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도 아니며, 당연히 있어도 안 될 것이요, 다만 ‘대립’의 의식으로만 성립된 것”이다. 민족 개념은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며 인류의 평등한 평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건, 진실한 마음에 입각하여 이전의 가치를 완전히 쓸어버리는 민족혁명이다. 갈등과 대립을 일으키는 모든 지조를 쓸어버릴 것! 그에게 가톨릭은 “평화가 아닌 칼을 통해 불의를 없애고 정의를 세우는 교문(敎門)”이었다. 최남선이 지조 대신 학자를 선택한 것은 격변의 시대를 피해 달아나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단적인 예로 그는 일생 동안 단 한순간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예외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학자로서 자신의 시대를 덮쳐오던 바다와 맞섰다. 현실을 뚫고 나갈 새로운 시공간을 발굴하는 지식인 최남선. 하지만 언제나 자신이 발굴한 그 시공간 속에 갇히고 방향을 잃을 위험에 놓인 지식인. 최남선은 끊임없이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지식인의 숙명을 가리키는 이름일지도 모른다. 현재를 넘어서고자 하나 너무도 쉽게 현실에 포획되고 마는! 문성환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북한에 없는 봉사활동 해보니 뿌듯”

    “북한에 없는 봉사활동 해보니 뿌듯”

    “선생님, 상실이 뭐예요. 마음이 아픈 걸 말하나요?” “그건 상심이고 상실은 어떤 것이 사라지거나 잃는 것을 말하는데 북에 가족을 남겨두고 온 여러분들이 느끼는 감정일 거예요.” 25일 북한이탈주민들이 유독 많이 사는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북부하나센터. 9명의 북한이탈주민들이 모여앉아 정신건강 강의를 듣다가 낯선 단어 때문에 소통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통일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하나센터는 지난해 3월 일제히 문을 열어 개원 한 돌을 맞았다. ●3주간 한국 생활방식 체득 하나센터는 ‘또 하나의 이웃’ 북한이탈주민들이 하나원(신병인수과정을 돕는 통일부 산하기관)을 퇴소한 뒤 안정적인 남한사회 정착을 돕는 곳이다. 하나원에서도 3개월 동안 법률, 취업, 영어, 한국어 등을 배우는데, 3주간 현장 위주의 체험도 한다. 북한이탈주민들은 하나원을 퇴소한 첫날부터 강행군이다. 먼저 한 일은 주민등록번호 신청. 신변보호담당관과 하나센터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고 동주민센터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갖는 절차를 밟는다. 정부에서 임대해 준 영구임대아파트 계약도 했다. 초기 정착금 300만원으로 42~79㎡ 남짓한 아파트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시장과 슈퍼를 돌았다.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하는 자유. 그러나 그 자유가 마냥 좋지만 않고 또 어색하기만 했다. 둘째날은 집안 청소를 한 뒤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은행, 병원, 우체국 등을 이용하는 실습을 한다. 오전 8시 30분부터 집에서 나와 하나센터로 모였다. 은행을 방문해 통장을 개설하고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방법을 배우고 돌아왔다. 김영인 심리상담사는 피곤해하는 이들이 안쓰러운지 강의 도중에 “괴로우면 참지 말고 주변에 손을 내밀어 도움을 구하라.”고 했다. ●40.7%가 가족 떠난 죄책감 중국에 있을 때 기독교를 믿게 됐다는 김모(49·여)씨는 “우울하거나 힘들 때는 매일밤 기도한다. 북한에서는 힘들 땐 축구를 하며 풀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상담사가 “언제 한번 실력 좀 보여달라.”고 말하자 강당이 웃음바다로 변했다. 교사 생활을 했다는 오모씨는 “평생을 그렇게 원하던 자유를 찾았지만 그 자유를 혼자만 느낀다는 죄책감 때문에 너무 고통스럽다.”며 “남한에 온 뒤 일기를 쓰는 습관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지난해 1200명의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남한사회 적응 수준을 조사한 결과 40.7%가 가족들과 친구들을 남기고 떠나온 사실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최근 3년간 13명의 탈북민이 남한사회에 적응을 못하고 자살을 선택해 하나센터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들은 날치기, 전화사기를 당했을 때 대처요령 등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부터 보험·예금, 취업상담·고용훈련, 진학 등 인생설계까지 모든 것을 배우게 된다. 특히 프로그램 중 하나원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직장체험도 한다. 어린이집, 택배회사, 봉제공장, 요양원, 인쇄업체 등 한 곳을 택해 일일 직원으로 근무한다. 한모(66)씨는 “나이가 들어 직장 체험은 못하고 요양원에 가서 어르신들 목욕을 도와주고 식사하는 것도 거들었다.”면서 “북에는 없는 노인복지시설에서 봉사하는 일이 보람되고 뿌듯했다.”고 미소지었다. ●심리상담서 구직까지 지원 신정애 사회복지사는 “3주간의 교육이 끝난 뒤에도 부적응자들을 위해 심리 상담은 물론 구직 등록, 취업 및 진로 상담, 학습멘토링, 봉사활동 등 1년간 맞춤형 사후관리를 하게 된다.”고 했다. 하나센터는 지난해 서울 4곳, 경기 6곳 등 전국적으로 29곳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수강 인원이 적어서 일률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국회 개정을 통한 지방비 확보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반군 臨政구성…리비아 ‘분단’ 위기

    리비아 반군세력의 구심체로 알려진 국가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마무드 지브릴(59)을 총리로, 알리 타루니(60)를 재정·경제정책 책임자로 임명했다. 리비아 제2도시 벵가지를 거점으로 동부를 장악한 반군세력이 독자적인 정부 구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리비아가 21세기 최초의 분단국이 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군 측은 새로운 정부 모양새를 갖춰 나가는 동시에 ‘세속적인 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국가 정체성도 국제사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지브릴 임시총리와 타루니 재정·상업위원장 모두 미국식 사고방식에 익숙한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각각 피츠버그대학과 미시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미국 유학파다. 타루니 위원장이 미국에서 활동했던 금융과 경제 전문가라는 점은 향후 반군세력의 경제정책이 카다피와 정반대로 미국식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카다피는 1969년 쿠데타로 전제군주를 몰아낸 뒤 외국자본이 장악했던 석유산업을 국유화하는 등 강력한 자원민족주의를 견지해 왔다. 외신들은 벵가지 출신인 타루니는 미국 워싱턴대 포스터 비즈니스 스쿨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카다피 반대 운동에도 활발히 참여해 왔다고 전했다. 반군 측은 현재 정부운영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당면과제로 삼았다. 타루니 위원장은 “지금 우리가 현금이 모자라 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 유동성이 있어서 기본적인 것들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 인쇄해 카다피 정부에 보내기로 했던 리비아 화폐 4억 디나르(약 1조 2000억원)를 영국정부가 자신들에게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각국 정부가 동결된 리비아 국부펀드 자산을 바탕으로 신용을 제공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군 대변인인 니산 구리아니는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리비아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면서 “우리는 리비아 서쪽과 우리의 수도 트리폴리를 해방시켜 이 나라를 하나로 통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언장담과 달리 반군은 여전히 카다피군에 맞설 만한 무력과 군인들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현재 미스라타와 아즈다비야 등지에서 카다피군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반군은 당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다국적군에게 무기지원을 요청 중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생명 못 구하고 시신 18구 수습에 그쳤지만…우리 노력이 한·일 우호 징검다리 되길”

    “생명 못 구하고 시신 18구 수습에 그쳤지만…우리 노력이 한·일 우호 징검다리 되길”

    “생존자를 한명이라도 구조했어야 했는데….” 동일본 대지진 현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가 가장 늦게 빠져나온 정부 긴급 구조단의 일원으로 지난 23일 귀국한 최종춘(43) 소방장<서울신문 3월 19일 자 3면>은 진한 아쉬움이 남은 듯했다. 이번에 파견된 105명의 구조대원 중 가장 많은 65명을 파견한 중앙119구조대 소속인 최 소방장은 25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해외 파견 13차례 만에 처음으로 군 수송기를 이용하고 귀국 후 종합검진을 받는 등 우리의 국제 구호 체계가 자리 잡아 가는 것 같아 뿌듯했다.”고 했다. 그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시신 18구밖에 수습하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두 나라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볼 때 우리의 노력이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5년 소방관으로 첫발을 내디딘 최 소방장은 지난해 한 정유사가 주관한 최고 영웅 소방관으로 선정돼 ‘제야의 종’ 타종에 나서기도 했다. →23일 귀국해서도 집에 돌아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데. -지난해 아이티 대지진 이후 매뉴얼 얘기가 많았다. 성남공항에 도착해 방사선 검사를 받았지만 국립의료원으로 직행해 종합검진을 한 결과 괜찮다는 판정을 받고 밤 10시쯤에야 귀가할 수 있었다. 해외 파견 13차례 만에 처음으로 군 수송기를 이용하고 귀국 후 종합검진을 받는 등 우리의 국제 구호 체계가 자리 잡아 가는 것 같아 뿌듯했다. 3대의 군 수송기를 이용하느라 시간은 더 걸렸지만 많은 장비, 특히 현지에서 돈 주고도 살 수 없던 기름 등을 싣고 갈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 →현지에서 어떻게 움직였는지. 샤워는 물론 세수도 제대로 못 했다고 들었다. -13일 출국 허가가 떨어졌지만 14일 새벽에야 떠나 실제론 9박 10일을 머물렀다.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야영했다. 점심은 현장에서 줄만 당기면 데워지는 비상 식량으로 해결했고 아침, 저녁은 컵라면과 햇반으로 때웠다. 주민들이 세수할 물도 아끼는 것을 보고 차마 얼굴을 씻을 수 없어 가져간 물티슈 등으로 닦았고 양치할 수 있는 것으로 만족했다. 니가타 소방학교로 옮겨 간 7일째에야 처음 샤워를 했다. 10m가 넘는 쓰나미가 시속 600㎞ 속도로 휩쓴 지역이라 생존자가 버틸 최소한의 공간마저 없어 한명도 구조하지 못하고 시신 18구를 수습하는 데 그쳤다. 막대한 예산을 쓰고도 ‘그것밖에 못 했느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는데 국민들에게 면목 없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서울, 경기, 강원 등 지방 구조대 대원 40명 중 상당수가 해외 원정이 첫 경험이었는데 많이들 안타까워했다. →아이티 등 재난 현장을 많이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 비교할 때 일본은. -지금까지 중국, 인도, 터키 등 우리보다 발전이 더딘 나라들을 다녀왔는데 처음으로 선진국을 경험했다. 그리고 105명이란 대규모 인원을 파견한 것도 처음이라 낯설었다. 이만한 인력과 장비, 물자를 안정적으로 동원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일본은 사유재산 개념이 확고해 폐허가 된 집이라도 주인 허락을 받지 않으면 들어가 작업할 수 없었다. 차 주인에게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입로를 열지 못해 복구가 더뎌지기도 했다. 처음엔 의아했지만 차츰 ‘일본 문화가 이렇구나.’ 인정하면서 경찰에 입회해 달라고 요청해 잔해를 수색하곤 했다. →일본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데. -시신 발굴 건수를 일절 알리지 말라고 외무성에서 심하게 압박했다. 국민들이 동요한다는 이유였다. 우리도 이를 유념하고 작업했다. 경찰이 엄격하게 출입을 통제한 센다이시 가모지구에서 가끔 마주친 일본인마다 우리를 보곤 두손을 모으며 ‘아리가토!’라고 인사했다. 정말 이따금 서투른 우리말로 고맙다고 인사하는 이들도 있었다. 우리도 시신을 인계하면서 경례하거나 일본식으로 두손 모아 예를 갖춰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 귀국길에 들른 니가타 공항의 청사 창문에 우리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쇄된 A4용지 여러 장이 붙어 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성남공항에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가 영접하러 나와 깜짝 놀랐고 자부심도 느꼈다. →26일 돌아올 예정이었다가 앞당긴 건 일본 요청에 따른 것인가.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 우리가 현지에서 하려던 일은 시신 수색보다 생존자 구조였다. 출발이 지연돼 적기를 놓쳤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쓰나미 위력이 워낙 대단했던 터라 더 이상 구조에 희망을 걸 수 없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그래서 더 머무를 이유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일본 정부와 협의해 돌아왔다. →가족들 걱정이 많았겠다. -첫날은 전화가 터지지 않았고 다음 날부터 전화가 터져 하루 한번, 저녁에 아내(김종희·40), 두 딸과 통화했다. 국내 언론이 일본보다 더 떠들썩했던 것 같다. 아내는 열악한 상황에서 일하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시골 부모님들은 대단하셨다. 귀국 후 안부 전화만 드려 죄송하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아시아나 日돕기 기내 동전 모으기

    아시아나 日돕기 기내 동전 모으기

    아시아나항공은 24일부터 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 복구와 피해 아동 구호를 위해 국제·국내선 전 노선 기내에서 ‘사랑의 동전 모으기’ 캠페인을 실시한다. 이번 캠페인은 유니세프와 함께 벌여온 ‘사랑의 동전 모으기’ 행사의 하나이며 모인 기금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를 통해 유니세프 일본위원회에 전달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캠페인을 위해 유니세프와 함께 ‘일본 긴급 구호’가 인쇄된 특별 모금 봉투를 제작했으며, 기내 방송을 통해 ‘기부금 전액이 일본 긴급 구호 기금으로 사용된다.’는 내용도 알릴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여행 후 남는 외국 동전은 개인적으로는 작은 것이지만 이것이 모이면 어려움에 처한 일본인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차세대 6대 미래기술 선정

    우리나라가 차세대 먹거리로 삼을 미래산업 선도기술 후보들이 선정됐다. 황창규 지식경제부 전략기획단장은 21일 신시장 창출형 미래산업 선도기술 6대 후보 과제를 발표하고, 내년부터 5∼7년간 1조 5000억원을 투자해 연구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6대 기술은 ▲투명플렉서블디스플레이 ▲뇌-신경 정보기술(IT) 융합 뉴로틀 ▲다목적 소형 모듈 원자로 ▲심해자원 생산용 해양플랜트 ▲인쇄전자용 초정밀 연속 생산 시스템 ▲다기능 그래핀 소재 및 부품 등이다. 지경부는 6대 후보 과제에 대한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매출 380조원, 수출 2400억 달러, 고용 40만명, 투자유발 125조원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사업 기획시 컨소시엄에 중소기업이 절반 이상 들어오고 기술 개발 단계에서는 중소기업이 정부 출연금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황창규 단장은 “소형 원자로는 자연풍으로 원자로를 냉각하는 시스템으로 안전해 시장성이 좋다. 그래핀은 우리나라가 핵심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인쇄전자는 응용분야가 다양해 유망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경부는 인적자원 개발 및 고용 창출형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상반기 중 해외 전문 인력을 유치하고 우수 인력의 이공계 유입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의 인력개발 방안을 통해 2009년 25%였던 인적자원 투자 비중을 2015년까지 40%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세계 15위권으로 성장했지만 국민의 행복지수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어 국가 R&D 측면에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후보로 선정된 6대 후보 과제들은 경제·사회적 여건변화와 국제 동향 및 국민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오는 6월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인쇄해줘”…3D 프린트 자전거 화제

    “인쇄해줘”…3D 프린트 자전거 화제

    이제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의 자전거나 자동차를 거의 실시간으로 뽑아 타고 다니는 시대도 멀지 않은 듯하다. 이런 꿈 같은 일을 실현할 수 있는 ‘3D 프린트’를 적용시킨 자전거가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 21일 영국 데일리 메일은 브리스톨 인근 필톤의 유럽우주항공전문업체(EADS) 영국지사에서 3D 프린트 기술을 적용시켜 개발한 에어바이크(Airbike)를 소개했다. ‘에어바이크’는 컴퓨터에 입력된 복잡한 디자인을 간단히 프린트해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의 세계 최초 3D 프린트 자전거다. 이 3D 프린트 기술은 레이저를 이용해 나일론 파우더 등의 플라스틱 분말을 녹이는 기법인 ALM(Additive Layer Manufacturing)을 적용한 것이다. 공개된 에어바이크는 고급 나일론 파우더를 사용했기에 스틸처럼 견고하지만 일반 스틸이나 알루미늄으로 된 자전거에 비해 무게는 65% 정도 더 가볍다. 또한 기존 공정보다 원료를 10분의 1 정도밖에 사용하지 않아 폐기물을 줄여 친환경적이다. 디자이너가 컴퓨터를 이용해 자전거를 설계하면 프린터에서 정보를 받아 거의 실시간에 자전거를 생성하는데 기어와 페달, 바퀴 같은 부품도 조립형태가 아닌 일체형으로 제조 과정이 단축된다. 에어바이크는 탑승자의 요구 사양에 맞춰 제작될 수 있어 조정도 필요하지 않으며 기존의 유지보수나 수리를 할 필요가 없다. 3D 프린터는 자전거의 3D 디자인을 2차원 형태의 여러 레이어로 나눠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첫 번째 레이어 의 파우더를 녹여 형태를 만든 뒤 다음 과정을 반복해 완성품을 만든다. 리드 엔지니어 앤디 호킨스는 “ALM이 가진 가능성은 거대하다.”면서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3D 프린트 기술은 앞으로 우주 항공, 자동차 산업, 공학 등의 산업분야에서 널리 사용될 전망이다. 사진=데일리 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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