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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 나체 대신 과일…지능화 된 성매매 전단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성매매 알선 광고용 전단지 때문에 경찰이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 8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7월 22일부터 2개월간 음란 전단 살포를 단속해 9명을 검거하고 전단 9300장을 폐기했다. 경찰은 이들을 포함해 올해 들어 모두 15명을 검거하고 2만 4900장을 폐기했다. 경찰은 지속적인 단속으로 양은 줄었지만 전단은 유형과 방법을 바꿔가며 여전히 배포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거리에 뿌려지는 명함형 전단에는 청소년 유해매체물에 해당하지 않도록 여성의 나체 사진 대신 꽃, 물음표, 과일 등이 그려지고 있다. 배포 방식도 진화했다. 길을 걷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몰래 배포하던 방식에서 늦은 밤 차량을 이용해 주택 창문 안으로 떨어뜨리거나 심지어 차량 바닥에 구멍을 뚫어 살포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8월 광주·전남 인쇄정보산업 협동조합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지난 4월에는 조합 회원사 246곳에 불법 전단을 인쇄하지 않도록 자정 활동을 권고하는 서한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음성적인 배포는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고 경찰은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벌써 2014년 달력

    벌써 2014년 달력

    제약업체인 JW중외그룹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2014년 달력을 만들어 7일 오전 서울 충무로의 한 인쇄소에서 홍보를 하고 있다. 달력 5만 6000부는 이날부터 거래처인 병의원, 약국 등에 배포됐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50년대 울산말 찾아 녹음기 들고 장터 돌았죠”

    “50년대 울산말 찾아 녹음기 들고 장터 돌았죠”

    “방언을 기록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사라져 가는 방언을 집대성한 게 큰 보람입니다.” 울산방언사전을 집필한 신기상(68·문학박사)씨는 지역의 방언이 소중한 만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6일 밝혔다. 신씨는 “울산은 공업화 과정에서 많은 외지인이 모여들어 자연스럽게 다양한 언어가 섞였다”면서 “그래서 방언을 기록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울산 울주군 웅촌면 출신인 신씨는 1963년 창천초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할 당시 사투리를 사용하는 자신을 보고 제자들이 웃는 모습에서 사투리 연구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울산을 찾아 방언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어 울산시 의뢰로 그동안 수집한 방언을 모아 사전을 집필했고 최근 950쪽에 달하는 작업을 마무리한 후 인쇄 중이다. 그는 1960년대 공업화를 거치면서 울산 지역에 외지인이 유입됐고 순수 방언을 쓰는 토박이의 말투 역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변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1950년대까지 울산 지역에서 쓰인 말이 순수 방언이라고 생각해 이 언어를 잘 구사하는 시골 사람들이 모이는 장터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녹음기를 들고 다니며 장터에서 오가는 말을 녹음한 뒤 이를 다시 복원하는 작업을 거쳤다. 울산방언사전에 실은 단어의 예문으로 당시 녹음했던 대화들을 활용했다. 그는 “울산 방언의 가장 큰 특징은 ‘고저장단’에 있다”고 설명했다. 표준어는 장단으로 같은 글자의 뜻이 구별되지만 울산 방언의 경우 ‘새’(間)는 높고 길게, ‘새’(鳥)는 낮고 길어서 같이 길게 읽어도 높낮이에 따라 의미가 바뀐다는 것이다. 신씨는 이런 단어마다 고저장단을 일일이 기호로 표시해 사전을 만들었다. 그는 “언어란 여름철 뭉게구름처럼 한시도 머무르지 않고 변하는 것인데 특정 시기의 언어를 정확히 채록해 남기는 것은 문화유산으로 가치가 있고 국어사 자료로도 중요하다”며 사전 편찬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방언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말로 자신의 뜻과 감정을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외국어를 유창하게 잘하면서도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있듯이 방언을 사용하더라도 필요할 땐 표준어를 정확히 구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이달 중 울산방언사전 2000권을 발간해 전국 대학, 국립도서관, 공공도서관, 울산 지역 학교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경제 브리핑]

    IMF·WB·ADB 채용박람회 새달 12~13일 고려대에서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12~13일 고려대에서 ‘제5회 국제금융기구 채용박람회’를 개최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주개발은행(I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녹색기후기금(GCF) 등이 참여한다. 채용 인터뷰 지원자는 이달 10~27일 인터넷(ifi.mosf.go.kr)을 통해 접수한다. KB국민카드 가을맞이 이벤트 KB국민카드가 10월 한 달간 ‘가을맞이 이벤트’를 실시한다. 에버랜드 50% 할인 기능이 있는 ‘KB국민 에버랜드카드’와 ‘KB국민 와이즈카드’ 고객은 홈페이지에서 쿠폰을 인쇄해 가면 동반 3명까지 20% 할인을 받는다. 여행 홈페이지 ‘라이프플라자’에서는 국제선 항공권 구매 때 결제금액에 따라 최대 25만원까지 돌려준다. NH농협은행 가을행복 이벤트 NH농협은행은 7일부터 25일까지 ‘고객과 함께 가을에 물들다’ 가을행복 이벤트를 연다. 농협은행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이 크레파스로 엽서를 그려 이벤트 공간에 게시하면 추첨을 통해 소정의 경품을 주는 행사다.
  • [가을, 축제에 젖은 전국] 울산, 한글의 속살을 들추다

    [가을, 축제에 젖은 전국] 울산, 한글의 속살을 들추다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의 고향인 울산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글문화예술제가 열린다. 울산시는 외솔 선생 탄생 119주년 기념 ‘제2회 한글문화예술제’를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태화강 대공원과 외솔 기념관 등에서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개막식은 11일 태화강대공원 야외공연장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12~13일에는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마당극, 외솔 선생의 일생을 다루는 마당극 ‘한글이 목숨이다’, 칸타타 ‘외솔의 노래’ 등 다채로운 무대 행사가 진행된다. 올해는 한글문학 도서를 출판사에서 소개하고 판매하는 한글도서전과 저자가 참여하는 한글책방 등 ‘한글 책 축제’도 선보인다. 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 체험, 인쇄활판 체험 행사로 활자와 한글에 대한 원리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울산대에서는 7일 홍윤표 한글박물관장이 ‘한글이 걸어온 길’, 8일 강병언씨가 ‘한글의 멋과 미’, 10일 서경덕 교수가 ‘한글 세계 홍보 이야기’를 발표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서울 플러스]

    [서울 플러스]

    압구정로데오거리 상징물 제막 강남구(구청장 신연희) 4일 신사동 압구정로데오거리에서 상징조형물 ‘I Love You’ 제막식을 연다. 유명조각가 김경민씨의 재능 기부로 들어섰다. 작품 콘셉트는 ‘젊음·패션·문화·예술’을 대표하는 로데오다. 하트를 든 모습은 로데오가 한국을 넘어 세계의 중심지로 역할하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지역경제과 3423-5490. ‘아름다운 미소사진전’ 공모 광진구(구청장 김기동) 오는 15일까지 ‘제15회 아름다운 미소사진전’의 작품을 공모한다. ‘미소 부문’과 ‘광진구 부문’으로 나뉜다. 금상에는 상금 500만원을 준다. 오는 25일 심사 후 입상자를 선정해 26일 구 홈페이지에 발표한다. 문화체육과 450-7577. 공영주차 요금 5분 단위로 성동구(구청장 고재득) 이달부터 공영주차장 요금을 10분에서 5분 단위로 매긴다. 조례 개정안에 따라서다. 1~2분 초과해도 10분 단위 요금을 무는 것에 비해 합리적으로 바뀐 것이다. 직영 27개소, 위탁 4개소 모두에 적용된다. 도시관리공단 2204-7960. 약 봉투에 복약안내문 서비스 송파구(구청장 박춘희) 약사회와 함께 ‘따라가는 복약지도 서비스‘를 추진한다. 약 봉투에 인쇄된 복약안내문을 보고 약품 효능, 주의사항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70개 약국이 참여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받아볼 수도 있다. 의약과 2147-3531. 9일 사육신 추모제향 행사 동작구(구청장 문충실) 주민, 유림대표 등 1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9일 낮 12시 노량진 사육신공원에서 사육신 순절 557주년 추모제향 행사를 갖는다. 문 구청장이 초헌관, 사육신현창회 이철주 이사장이 아헌관, 홍운철 구의회 의장이 종헌관을 맡는다. 홍보전산과 820-1250.
  • [김문이 만난사람] 국민 가곡 ‘그리운 금강산’ 작곡가 최영섭

    [김문이 만난사람] 국민 가곡 ‘그리운 금강산’ 작곡가 최영섭

    추석을 전후로 ‘금강산’은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실망, 두 가지를 동시에 안겨줬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사람은 13만명이나 된다. 이들의 한을 어떻게 달랠까. 노래 한 곡 불러 본다. ‘누구의 주제련가 맑고 고운 산 그리운 만이천봉 말은 없어도~’ 그리움으로 손을 뻗어본다. 하지만 금강산은 여전히 ‘저편의 너’이자 단장(斷腸)의 메아리다. ‘그리운 금강산’은 홍난파의 ‘봉선화’(1919년) 이후 한국 가곡 역사에서 가장 애창되는 노래이다. 분단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지만 가사와 곡을 음미하노라면 시보다 아름답고 소설보다 더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쉼없는 작곡 ‘그리운 금강산’이 작곡·발표된 지 올해로 꼭 52년. 그동안 ‘통일 주제가’이자 ‘민족 가곡’으로 널리 사랑받아 왔다. 국내뿐만 아니라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그리고 세계적인 음반회사 데카에서 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의 ‘마이 월드’(My World)에도 수록될 만큼 국가 대표급 가곡으로 알려져 있다. 이 노래를 작곡한 최영섭씨. 그는 추석 직후부터 이산가족 상봉 노래를 작곡하기 시작했다. 오는 20일 음반이 나올 예정이어서 ‘그리운 금강산’ 이후 민족 가곡의 완결편을 선보이게 된다. 올해 나이 85살에도 불구하고 작곡에 여념이 없는 최씨를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먼저 최근 작곡한 노래 ‘아 우리 독도여’와 일본 위안부들의 한을 달래는 ‘그 누구가 알리오 소녀의 눈물을’이 담긴 CD 한 장을 건네준다. 보름 전 작곡했다는 설명과 함께. ‘아 우리 독도여’라는 가사를 들여다봤다. ‘삼천리 이 강산에 바위섬 하나/내 한 점 고운 살 던진 독도여~’ 이어 위안부 노래가사가 바로 나온다, ‘그 누가 알리오 서러운 눈물을/머나먼 이국땅에 어린 몸으로~’ 다음 이어진 얘기는 이산 가족 상봉의 노래다. “9월 중순에 두 곡(아 우리 독도여, 그 누가 알리오 소녀의 눈물을)을 작곡했고 이달 20일쯤 이산가족 상봉의 노래인 ‘금강산 가는 길’이 완성됩니다. 그러니까 ‘그리운 금강산’부터 시작해 조국을 생각하면서 곡을 만든 것이 100곡이 되는 것이지요. 나름대로 우리 가곡 역사에 의미가 있겠지요.” 작곡 중인 ‘금강산 가는 길’의 가사 내용을 잠깐 살펴봤다. ‘볼수록 아름다운 우리 금강산/망향가 부르다가 흘러간 청춘/저 하늘 달빛 속에 어리는구나/이제야 보고 싶은 그리운 얼굴~’ 작시는 시인 고산 최동호씨가 했다. ‘그리운 금강산’에서 시작해 ‘금강산 가는 길’이라는 노래여서 사뭇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가 작곡한 노래는 대부분 조국 강산과 연관이 있다. ♬혹평도 딛고 “그동안 우리의 조국, 삼천리 금수강산, 그리고 민족의 ‘정’이라는 가곡집을 5권 출판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강과 산, 바다, 그리고 인정을 소재로 한 가곡이 100곡이 되더군요. 이번에 나오는 이산가족 노래가 그 완결편입니다. 보세요. ‘그리운 금강산’부터 시작해 ‘압록강은 흐른다’, ‘백두산은 솟아 있다’, ‘낙동강 칠백리’, ‘한강의 노래’, ‘남산에 올라’ 등 주로 조국의 산하를 작곡했거든요.” 작시한 최동호 시인과는 평소 자주 만났다. 그러면서 ‘아 우리 독도여’와 ‘그 누가 알리오 소녀의 눈물을’ 작곡하게 됐고 추석 때 이산가족 상봉 노랫말을 지어달라고 했단다. 그는 그동안 300여곡을 작곡했으며 그 가운데 3분의1은 민족 가곡, 그러니까 조국을 생각하면서 작곡한 것이 100곡이 된다. 예를 들어 ‘그리운 금강산’은 그리움과 금강산의 아름다움, 통일의 염원을 담았으며 최근 발표한 ‘아 우리 독도여’에는 한국인의 기백을, 위안부 노래에는 슬픔을 녹였다. 이달 발표될 이산가족의 노래에는 그리움과 다시 헤어지는 가슴 아픈 절절한 심정을 표현했다. 이어 ‘그리운 금강산’으로 얘기를 옮겼다. 2000년 8월 15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앞마당에 한옥집만 한 크기의 노래비가 세워졌다. 2009년 강화도 통일평화전망대에도 그만한 크기로 노래비가 세워졌다. 최씨는 “해외에 다니면서 수백개 노래비를 봤는데 ‘그리운 금강산’만 한 크기의 노래비는 보지 못했다”면서 기네스북에 올려주면 안 되겠느냐며 웃는다. 그러면서 슈베르트의 ‘보리수’ 노래비는 숲속에 묻혀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노래를 많이 사랑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의 고향은 강화도이며 학창시절은 인천에서 보냈다. 시곗바늘을 옛날로 돌린다. 한 시인이 음악가를 꿈꾸는 중학생과 인천 앞바다를 거닌다. 시인은 오른쪽 주머니에서 소주병을 꺼내 벌컥벌컥 술을 들이켰다. 시인은 “이봐, 한 수 읊을 테니 적어 봐”라고 했다. 그러고는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라고 소리친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바닷바람이 불었다. 성질 급한 학생은 “다음은요?”라고 보챘다. 시인은 또 목구멍 속으로 술을 꼴깍 넘기며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가는 날이 하루 이틀 사흘….’ 학생은 이튿날 가곡을 만들어 화답을 했다. 시인은 고 조병화씨다. 광복 직후 경복중학교에 다니던 학생 최영섭이 인천 앞바다를 거닐 때의 일화다. 최씨는 1954년 처녀 가곡집을 냈다. 그러자 서울신문 문화면 전체에 다음과 같은 글이 게재됐다. ‘악보 출판치고는 사상 최악이다. 그러나 이 청년의 장래를 정말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당시 작곡가 나운영씨가 주저 없이 나서 역설적으로 호평했던 것이다. “저는 ‘그리운 금강산’ 덕분에 명성과 부를 얻었습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학교 교가나 회사 사가들을 많이 작곡했습니다.” ♬빈털터리 삶 그러나 지금은 서울 모래내 반지하 월세방에 산다. 왜 그런지 살며시 물었다. 16년 전 재혼한 부인한테 돈을 몽땅 줬는데 집 나가서 여태까지 돌아오지 않는다며 웃는다. 그 부인을 미워하느냐는 질문에 “글쎄, 올 줄 알았더니 오지 않더구만요”라고 한다. 최씨의 첫 부인은 세 아들을 낳고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한참 동안 혼자 살다가 방송국 PD의 중매로 둘째 부인을 만나 살았지만 1997년 헤어졌다. 평생 살려고 약속했던 부인에게 재산을 다 주고 났더니 빈털터리가 됐다. 그룹 ‘들국화’ 멤버였던 큰아들이 함께 살자고 하지만 집에 쌓인 책이며 음악자료들이 정들어 혼자 지내기로 했다. 눈치 보는 게 하나 있다. 집에서는 소주를 마시고 밖에서는 맥주를 마신다. 혹시 ‘그리운 금강산’ 작곡자가 강소주나 먹는 처지가 됐나, 하는 시선 때문이다. ‘그리운 금강산’ 탄생 당시로 화제를 돌렸다. 1961년 8월이다. KBS가 남산에 있던 시절이다. ‘남산에 올라’, ‘한강의 노래’, ‘낙동강 칠백리’, ‘백두산은 솟아 있다’ 등의 곡을 발표할 때였다. 하루는 한용희(‘파란 마음 하얀 마음’ 작곡자)씨가 남산 ‘산실다방’에서 차를 마시자고 했다. 다짜고짜 “최 선생. 한강, 백두산, 낙동강을 다 작곡하면서 정작 금강산은 왜 안 하는 거요”라고 말했다. 최씨는 아차 싶구나 하는 생각에 평소 친하게 지내는 한상억(1992년 작고)씨를 찾아갔다.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안 그래도 가사를 이미 써 놨으니 가져 가시오”라고 했다. 그날로 최씨는 밤새 오선지에 음표를 그렸다. 이튿날 방송국에 악보를 전달하고 녹음에 들어갔다. 서울대 음대 동창인 이남수씨가 지휘했다. 3일 뒤부터 KBS 가곡프로그램 ‘이주일의 노래’에 연달아 방송됐다. 팬레터가 쇄도했고 32세의 청년 최영섭은 일약 가곡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지금에야 밝히는 진실. ‘그리운 금강산’의 첫 대목에서 ‘누구의 주제련가~’의 주제는 ‘주재’(主宰)라는 것이다. 하느님이 아름다운 금강산을 주재했다는 뜻인데 처음 악보집을 인쇄할 때 ‘주제’라고 나온 것이 그대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최씨는 6살 때 강화도 동네 병원에서 축음기를 통해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들었다. 또 마니산에 올라 연평도 쪽에서 들려오는 ‘경기 뱃노래’에 매료됐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호르겔 피아노를 처음 접하면서 음감을 확인했고 이화여고에 다니는 누나한테 음악을 배웠다. 인천중학교 시절에는 바이엘과 체르니를 독학으로 배웠다. 1949년 경복중학교 6학년 때 첫 작곡 발표회를 가졌다. 서울대 음대 시절 김성태 선생을 만나면서 오늘날 민족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된다. “제 나이 85살입니다. 생전에 통일을 봤으면 원이 없겠습니다. 내후년이면 광복 70주년이거든요. ‘그리운 금강산’도 더 이상 불려지면 안 될 텐데요.” 헤어지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세탁소에 옷을 맡기면 ‘금강산’이라고 이름을 적어요.” 선임기자 km@seoul.co.kr ■최영섭 작곡가는 오선지와 한평생 지휘자로도 활약 1929년 인천 강화군 화도면에서 태어났다. 인천중학교를 거쳐 경복중·고교 재학 때 이화여대 임동혁 교수에게 작곡 이론을, 서울대 음대 작곡과에서 김성태 교수에게 작곡 이론을 각각 사사했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지휘과 수석 교수 칼 스터라이히 교수한테는 지휘법을 사사했다. 인천여중고, 인천여상고, 이화여고, 한양대 음대, 상명대 음악과, 세종대 음악과에서 교직 생활을 했다. 인천애협교향악단을 창립, 상임 지휘자를 맡았다. 사단법인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 한국작곡가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 서울작곡가 포럼 고문, 한국가곡문화예술협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수상으로는 인천시문화상(1959년), 경기도문화상(1961년), 한국음악상(1996년), 세종문화상(2001년), 대한민국문화훈장(은관·2009년), 세일문화재단가곡상(2010년) 등이 있다.
  • 성동구 신바람… 클릭하면 구청이 달려온다

    성동구 신바람… 클릭하면 구청이 달려온다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시도된 성동구 전자소통행정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전 주민을 상대로 발로 뛴 통장들의 현장 행정이 큰 힘을 발휘했다. 성동구는 26일 지역 12만여 가구 중 37.2%인 4만 5600가구가 전자행정 서비스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행정기관이 일일이 종이로 문서를 인쇄해 보내고 공무원이나 민원인이 구청 등에 나와 일을 처리하는 대신 전자문서, 이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행정 서비스를 주고받는 것이다. 서비스 내용은 맞춤형이다. 신청하는 사람이 문화 공연, 교육 정보, 도서관 정보, 건강 정보 등 받아 볼 정보 분야를 정할 수 있다. 지방세, 민방위통지서, 취학통지서, 예방접종통지서, 주민등록 발급 통지서 등도 마찬가지다. 효과는 크다. 이런저런 민원을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민원24서비스(www.minwon.go.kr)의 이용률이 15%에서 45%로 증가했다. 민원인이 서류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행정정보공동이용시스템 역시 90%의 이용률을 보였고 지방세 전자고지서비스의 경우 서울시 평균 이용률 2.6%를 훌쩍 뛰어넘어 10%대를 기록했다. 생활, 교육, 문화, 도서관, 건강 등 실생활에 밀접한 구정 정보를 받아 본 주민도 106만 7000명이 넘었다. 구 관계자는 “구두 바자회, 4060 희망 일자리 한마당, 평생건강누림센터 이용 안내 같은 생활 밀착형 정보가 가장 인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구민 여론조사 시에도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구민과의 소통에도 도움이 된다. 통장을 통해 건네던 민방위통지서, 취학통지서도 이제 이메일과 스마트폰으로 전달된다. 올 상반기 4884명을 대상으로 41차례 진행된 민방위 훈련에서 전자통지 방법을 활용한 결과 종이에 인쇄하는 것에 비해 돈이 적게 들 뿐 아니라 근무 시간이 절감되는 효과도 봤다. 절약된 근무 시간만큼 현장 복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구가 주민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한 결과다. 구는 통장단을 대거 동원해 1대1 접촉과 설득을 진행했다. 덕분에 신청률이 신청서 접수 보름 만에 20%대를 웃돌았다. 구는 내년 상반기까지 신청률 50% 돌파를 목표로 삼았다. 환경개선부담금, 주정차위반과태료, 교통유발부담금 등도 단계적으로 서비스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고재득 구청장은 “가가호호 돌아다니면서 전자소통 서비스의 뜻을 설명하고 발로 뛰어 신청서를 받아 준 통장단 420여명의 노고에 감사한다”며 “전자소통 사업으로 절약한 자원과 인력을 주민복지로 환원하는 착한 소통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시를 쓴다는 목표 있기에 절망 안해”

    “시를 쓴다는 목표 있기에 절망 안해”

    ‘숭고한 노이로제’는 낯설고 불온한 책이다. 책보다는 책의 형태를 띤 실험 예술에 가까워 보인다. 쪽수 표기도 없다. 쪽마다 서체도, 활자의 크기도 다르다. 새빨간 배경 위에 인쇄된 ‘白日夢’이라는 제목의 글은 상하 좌우가 바뀌어 있다. 콜라주처럼 삽입된 이미지가 불러일으키는 감정은 쾌(快)보다 불쾌에 근접한다. “우레탄 군홧발로 팔각궁륭형 천장을 마구 돌아다닌다”, “인간은 외롭고 의롭고 야해야 한다” 같은 난해한 문장들이 적혔다. 이런 문장도 있다.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일은 제정신이 아닌 짓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다.” ‘성귀수 내면일기’라는 부제가 붙은 ‘숭고한 노이로제’는 말 그대로 성귀수(52) 시인의 내면을 옮겨 놓은 책이다. 시인이기도 한 까만양 출판사의 신종호(49) 대표가 처음으로 내놓은 ‘내면일기’ 시리즈다. 지난 12일 서울 창천동의 한 카페에서 시인과 함께 만난 신 대표는 “가장 순수한 모습을 위해 자기검열 없이 사유와 상상력의 극한을 분출하고자 한다”고 책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내면’은 에세이 등의 형식을 통해 보기 좋게 정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폭발하듯 분출된 내면의 모습은 난삽하고 불편하다. ‘숭고한 노이로제’는 언어와 이미지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그것들과 불화하고 긴장하면서 규범적 한계에서 부단히 멀어진다. 시인은 이 책을 두고 “자기를 정의하고 규정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일상성과 규범을 초월하려는 것이 노이로제라면 진정한 노이로제의 본질은 숭고하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1991년 ‘문학정신’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2003년 ‘정신의 무거운 실험과 무한히 가벼운 실험정신’이라는 시집을 발표했다.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 전집과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 조르주 심농의 추리 소설 등을 한국어로 옮기고 지금은 마르키 드 사드의 전집 번역을 준비하고 있는 불문학 번역가이기도 하다. ‘숭고한 노이로제’는 그가 아르센 뤼팽 홈페이지를 만들어 ‘성귀수 작전실’이라 이름 붙인 공간에서 2004년부터 기록한 글들을 묶은 책이다. 그가 “몇 번이나 그만두려는 생각도 들었다. 발가벗는 것 같았다”면서도 이 책을 만든 이유는 뭘까. 책의 말미에 시인은 “존재의 오지랖일랑 집어치우고, 자네 속에 용쓰는 코모도 왕도마뱀과의 사투에 사활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적는다. “크게 보면 책에는 삶이나 감정, 욕망에 관한 글이 있고 시와 미학에 관한 글이 있다. 전자를 존재의 오지랖이라고 한다면 책을 씀으로써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자. 시인과 신 대표는 “이 책은 시집이 아니다”라고 단호히 선을 긋는다. 시인에게 시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언어체계가 존재한다는 신념”을 구현하는 것이고 “증축을 통해 미학적 형태를 개념으로 만드는 일”이며 “신(神)을 위해” ‘순수한 관념’을 쓰는 일이다. 나머지 글은 불필요한 과잉에 지나지 않지만 불완전한 시인은 불완전한 글로 자신의 불완전함에 대해 부연하고 변명할 수밖에 없다. ‘숭고한 노이로제’는 불완전함에 대한 자기 고백인 동시에 완전함을 향한 강박적 갈구다. “시는 죽기 직전까지만 쓰면 된다. 시를 써야 한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절망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이다.” 신 대표는 “앞으로 다른 시인들과 김기덕 감독, 이현세 만화가의 내면일기 시리즈를 내보고 싶다”는 희망을 밝힌다. “사회적인 관계에서 가면을 벗는 처절한 자기 고백”을 듣고 싶다는 것이다. ‘숭고한 노이로제’는 신 대표에게는 시리즈의 출발점이고, 시인에게는 종착점이다. 시인은 “어떤 책을 쓸 때 그 책을 쓰는 이유는 그 책 속에 모두 담겨 자폭해야 한다”고 적었다. “책을 쓰면 존재의 고통스러운 상태에서 해방될 것 같았다. 중요한 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나는 하나의 문으로서 이 책을 만들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지자체는 국제행사 개최 유혹에서 벗어나야/이갑수 ㈜ INR 대표

    [옴부즈맨 칼럼] 지자체는 국제행사 개최 유혹에서 벗어나야/이갑수 ㈜ INR 대표

    5공 시절 엄청난 예산을 들여 대규모 행사를 열며 정권의 정통성 이미지를 대내외에 과시한 때가 있었다. 1981년에 개최된 ‘국풍’이라는 정체불명의 정부 주도 행사가 대표적이다. 그 후 정부는 수천 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회의나 스포츠 행사들을 유치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받았지만 그나마 그 덕에 국제행사 개최 선진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한국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긍정적 효과도 거뒀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이제는 민관이 함께 국제회의나 전시회를 유치하고 관광으로 연결시키는 MICE를 중요한 국가산업의 하나로 키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행사의 유치가 지자체가 주관하는 행사로 좁혀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천억원의 지방예산을 쏟아부은 국제행사를 치르는 동안 허허벌판 위의 모텔에서 외국 기자들이 머물며 행사를 취재해야 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국제 스포츠 대회 유치를 위해 공문서 위조 의혹이라는 사태에 이르기까지 뒷맛이 깔끔하지 않다. 지자체들이 ‘국제’, ‘세계’란 타이틀을 달고 열었던 행사 중 수준이나 해외 참가 규모, 준비나 진행에서 제대로 된 국제행사가 몇 개나 될 것인가. 감사원에 따르면 2008년부터 3년간 지자체 행사 감사 결과 무려 9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기업 같으면 부도 상태에 이르렀어야 할 지자체들의 불감증은 중앙정부에 손을 내밀고 국민들의 혈세만 축내는 것으로 귀착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시장·군수 등 단체장들이 임기 중 뭔가 업적을 만들어 놓겠다는 과시욕의 산물이 아니면 무엇이겠나. 지난주 서울신문에 지자체의 국제행사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는 기사가 나왔다. 정부가 광역단체의 국제행사만 엄격히 심사해 허용하고, 기초자치단체에는 최대한 국제행사를 허용치 않겠다는 것으로, 정부가 무리한 국제행사 유치를 억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참에 소요 예산, 경험, 진행 능력, 경제효과 등을 감안해 기초단체가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할 타당성에 대해 되새길 필요가 있다. 지역 행사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겨울 축제로 이름을 올린 화천 산천어 축제의 성공 사례는 거창한 이름과 예산 낭비 없이도 얼마든지 지역 행사 개최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지자체 장들은 무분별한 행사 유치 욕심에 사로잡히기보다 자기 지역 출신 젊은이들의 푸른 꿈에 투자하거나 아니면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작은 캠페인이라도 이어 나갈 것을 기대해 본다. 혹시 지자체의 홍보 목적으로 국제행사 유치를 원하는 단체장이 있다면 페이스북 하나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스위스의 ‘오버무텐’이라는 작은 마을을 찾아가 볼 것을 권유한다. 마을 페이스북에 ‘좋아요’만 눌러 주면 그 사람의 사진을 인쇄해 마을 벽에 붙여 주는데, 전 세계 참가자들이 나중에 그 마을을 방문해 자신의 사진을 보고 좋아하는 과정에서 마을은 국제적으로 알려지고 관광 수입도 늘어났던 사례를 벤치마킹하면 어떨까. 정부와 지자체 보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서울신문은 향후 지자체들의 국제행사 유치 전이나 개최 후에라도 수익성이나 홍보효과를 꼼꼼히 따져 지자체장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나 홍보를 엄청난 예산이 드는 국제행사로 해결해 보려고 하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견제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 한손으로도 가벼운 ‘페이퍼백’ 왜 한국에서만 외면받을까요

    한손으로도 가벼운 ‘페이퍼백’ 왜 한국에서만 외면받을까요

    값싸고 가벼워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페이퍼백(문고본). 1935년 펭귄북스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세계 출판가를 정복(?)했다지만, 유독 한국에서만은 외면받고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서점가에서 문고본은 전성기를 누렸다. 200종 이상의 책을 냈던 삼중당문고, 을유문고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후 단행본의 고급화, 컬러화가 이뤄지면서 문고본은 속수무책으로 자취를 감췄다. 현재 출간되고 있는 대표적인 문고본 시리즈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인문·사회분야에서는 살림출판사의 살림지식총서, 책세상의 책세상문고·우리시대, 시공사의 디스커버리총서 등이다. 장르소설 분야에서는 민음사의 펄프, 북스피어의 에스프레소 노벨라 등이 있다. 페이퍼백이 국내 출판시장에서는 자리잡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책의 가치를 ‘소비용’보다 ‘소장용’으로 더 중시하는 문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첫 손에 꼽힌다. 겉치레를 중시하는 국민성에 출판시장을 주도하는 여성 독자층의 책 디자인 중시 성향 등이 맞물려 문고본보다는 양장본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출판사 은행나무의 이진희 주간은 “출판시장을 주도하는 20~30대 여성 독자들은 겉표지, 책 디자인 등 예쁜 책을 찾기 때문에 양장본을 더 선호한다. 때문에 출판사들도 표지 디자인에 주력하다보니 뛰어난 디자인이 많아 번역서의 경우 일본 출판사에서 우리 표지를 가져다 마케팅에 이용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책을 휴대용으로 지니며 간편하고 빠르게 소비하는 독서 문화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양은경 민음사 외국문학팀 과장은 “우리는 인문·교양 분야 등의 독서 습관이 주로 교육과 연관해 형성되다 보니 이야기를 쉽게 소비하는 문화가 없다”고 파악했다. 시장 규모가 작아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도 페이퍼백의 번성을 막는 이유로 꼽힌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인구가 1억명 이상은 되어야 초판에서 기본 5000부는 팔릴 수 있는데 기껏해야 1000~2000부 팔리는 국내 시장에서는 이윤이 남지 않으니 출판사들도 꺼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휴대의 편리함, 작은 판형 등 페이퍼백과 비슷한 장점을 지닌 전자책이 페이퍼백을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내는 현상을 가속화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현재는 전체 출판시장에서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콘텐츠가 좋아지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독자들은 굳이 문고판 책을 사기보다 전자책을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판계 안팎에서는 페이퍼백의 추락은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독자는 출판사들이 책을 내지 않으니 못 본다고 하고, 출판사들은 팔리지 않으니 안 낸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부터 장르소설 문고본 시리즈를 내온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는 “문고본은 최소한의 가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읽도록 하자는 취지이지만 책을 사는 사람은 사실 한정돼 있다. 독자 수요에 대해서는 사실상 회의적”이라고 했다. 결국 출판사로서는 양장본 책을 만들어 가격을 높이는 쪽이 가격저항력도 없어 더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페이퍼백에 대한 독자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한 예로 올해 출간 10주년을 맞은 살림지식총서 시리즈는 현재 466호까지 나왔다. 한 달에 평균 3권씩 낼 정도로 활발하게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최진 살림출판사 지식총서팀장은 “매월 재인쇄에 들어가는 책이 20종에 이르고 전체 466권 가운데 100권은 3쇄 이상 찍을 정도로 독자들이 꾸준히 찾는다”며 “이는 좋은 콘텐츠가 독자들을 이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페이퍼백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게 미래의 독서 인구를 늘리는 방편이 될 수가 있다고 조언한다. 백원근 연구원은 “인터넷서점 중고책방이 인기를 끄는 데서 알 수 있듯 콘텐츠가 좋은 염가의 책에 대한 수요층은 분명히 있다. 독서 생태계를 넓힌다는 측면에서도 문고판 시장에 독자를 끌어들이려는 출판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RO 회합에 공무원·교사 다수 참석”

    이석기 의원이 주도한 ‘RO’(Revolution Organization) 모임에는 경기 지자체 공무원과 교사들도 다수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공안당국에 따르면 ‘이석기·통합진보당 내란 음모’ 사건을 수사 중인 국가정보원은 지난 5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열린 RO 2차 비밀회합에 참석한 130여명의 조직원 중 채증사진을 통해 80여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들은 대부분 통합진보당 당원이었으며 참석자 중에 적지 않은 현직 공무원들이 포함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들은 경기동부연합조직원들이 주로 거주하는 경기 동부권 지자체 소속 공무원들로, 일부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도 가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전국교직원노조 소속 경기지역 초·중·고 현직 교사도 이날 모임에 참석한 사실을 파악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채증사진을 토대로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반 공무원뿐 아니라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포함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이들이 RO 조직원인지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 하남시와 (재)하남문화재단이 이 의원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각종 용역을 의뢰하면서 수억원대 용역비를 지급한 사실이 취재결과 드러났다. 하남시에 따르면 시 문화체육과는 2011년 9월 하남이성문화축제를 개최하면서 총사업비 1억 6000만원 중 1억 4000만원을 이 의원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CNC 전략그룹에 미사리7080페스티벌 홍보물제작비(1180만여원)와 행사 용역비로 약 1억 2000만원(부가세 별도)을 지급했다. 하남문화재단 역시 2011년 3월 CNC 전략그룹에 재단 문화예술 관련 행사를 안내하는 책자(아트필) 제작비로 5100만원을, 2012년 1월에는 인쇄물 제작비로 500만원을 지급했다. 또 2011년 10월에는 하남시민문화예술활동 참여도 조사 명목으로 1950만원을 이 의원이 대표로 있는 (주)사회동향연구소에 지급했다. 업체선정은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성문화축제의 경우 2개 업체가 경쟁을 벌인 결과 CNC 그룹이 높은 점수를 받아 용역을 수주한 것일 뿐 절차상 문제는 없다. 당시에는 이 의원과 CNC 그룹이 유명하지 않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13일 인쇄문화의 날 기념식

    대한인쇄문화협회(회장 김남수)는 13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와 인쇄인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3년 인쇄문화의 날 기념식’을 연다. 이날 인쇄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이순석 동일정보인쇄㈜ 대표이사에게 문화포장이, 황선관 ㈜대한프린테크 대표이사에게 대통령 표창이 수여된다. 김영진 ㈜미래엔 대표이사는 국무총리 표창을, 김국진 문성원색 대표 등 20명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는다.
  • 日유명 女아나 성관계동영상 유출루머 일파만파

    日유명 女아나 성관계동영상 유출루머 일파만파

    일본 후지TV 아나운서 출신이자 2020도쿄올림픽유치위원회 소속의 타키가와 크리스텔(35)이 40분 분량의 개인 동영상 유출 루머에 휩싸였다. 타키가와 크리스텔은 프랑스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배우 오자와 유키요시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이국적인 외모와 유창한 프랑스어 실력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아온 그녀는 최근 2020도쿄올림픽유치위원회 소속으로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문제의 동영상이 최초로 언급된 시기는 지난 6월. 일본의 한 주간지가 타키가와 크리스텔의 성관계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있다고 보도했고, 타키가와 측은 단순한 스캔들로 치부해 어떤 해명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열린 ICO총회에서의 최종 프레젠테이션이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루머가 또 다시 급부상 한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 언론은 지난 6월 타키가와의 사적인 동영상이 있다는 내용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 동영상이 유출됐다고 보도해 진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D에 녹화된 이 동영상은 타키가와 크리스텔로 추정되는 여성의 성관계 장면을 담고 있다. 상대는 백인 남성이며 동영상 속 여성은 레이스로 장식한 속옷 뿐 아니라 나체 모습까지 모두 드러낸다. 장소는 호텔로 보이며, 카메라의 각도로 보아 호텔 천장에 설치해 몰래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영상 CD 표지에는 그녀가 뉴스를 진행하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여성이 옷을 모두 벗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자극적인 사진 등이 인쇄돼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인터넷 뉴스사이트 및 게시판을 중심으로 타키가와 크리스텔의 성관계 동영상 루머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동영상의 화질이 좋지 않아 얼굴 확인이 어렵지만, 최근 IOC총회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한 타키가와 크리스텔로 보인다.”면서 앞 다퉈 보도하고 있다. 중국의 한 언론은 “그녀가 지난 3월 후지TV 아나운서를 그만 둔 것이 동영상 유출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지적인 매력과 섹시한 매력을 동시에 갖춰 일본 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에서도 팬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사실로 밝혀진다면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타키가와 크리스텔 측은 지난 6월과 마찬가지로 현재까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김정은 발언집 중국서 출간

    중국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담화(談話·발언)가 책으로 출간됐다. 10일 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 등에 따르면 출판사 단둥(丹東)룽산(龍山)인쇄창은 김 제1위원장의 담화인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의 요구에 맞게 국토관리사업에서 혁명적 전환을 가져오자’를 단행본 형태로 번역, 출간했다. 북한에서 ‘노작’(作)으로 불리는 이 담화는 김 제1위원장이 지난해 4월 당, 국가경제기관, 근로단체 책임 일꾼들을 모아 놓고 발표한 것으로 평양시를 화려하고 웅장한 세계적인 도시로 꾸미는 등 국토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나가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에서 김 제1위원장의 저작이 번역 출간된 것은 처음이다. 이 책은 극히 소량만 인쇄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의 일반적인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는 구입할 수 없다. 중국 언론들은 전에도 김 제1위원장의 책 출간 소식을 보도한 바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씨줄날줄] 카카오톡과 라인/문소영 논설위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 시간 8일 오전 5시 21분에 휴대전화 메신저 ‘라인’(LINE) 가입자에게 직접 문자를 보냈다. “아베 신조입니다. 바로 조금 전 도쿄가 2020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습니다”라고. 희뿌연 신새벽에 일본의 라인 가입자 4700만명은 팅동팅동하는 경쾌한 알람 소리와 함께 아베 총리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보낸 이 축전을 즐겼을 것이다. 한국의 ‘국민 메신저’가 카카오톡이라면 일본의 국민 메신저는 라인인가? 그렇다. 일본 정부가 총리관저 공식 계정을 라인에 깔아놓은 이유다. 라인은 카카오톡처럼 가입자끼리 무료전화·문자,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된다.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은 공공연한 출생의 비밀이 있다. 라인은 네이버를 운용하는 NHN이 100% 출자한 네이버의 자회사다. 뉴욕타임스는 일본의 라인 열풍을 소개한 지난 5일자 기사에서, “라인은 미국인들은 듣도 보도 못한 한국의 NHN회사가 모회사”로 “서비스 2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2억 3000만명의 가입자를 두었다”고 설명했다. 라인의 서비스는 2011년 6월 23일 일본에서 처음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2억 3000만명 이용자는 페이스북이 서비스 5년 동안에도 도달하지 못한 획기적 이정표라고 적시했다. 현재 라인은 한국어 등 17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세계 230개국에서 사용한다. 누적가입자는 일본이 4700만명으로 가장 많지만 전 세계 가입자의 20%를 차지할 뿐이다. 태국 1800만명, 타이완 1700만명, 스페인 1500만명, 인도네시아 1400만명 등이다. 카카오톡도 올해부터 동남아시아에 진출했다. 라인이나 카카오톡을 두고 ‘정보통신의 한류’라고 한다면 과도한 평가일까?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위세에 밀려났지만 SNS의 원조는 원래 한국이다. 싸이월드가 그것이다. 그런데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지 못했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 시장의 선도자가 선점효과를 발휘한다는 선례를 고려할 때 아쉽기 짝이 없었다. 요즘 주목받는 무료통화 서비스도 한국이 원조다. ‘새롬기술’이 1999년 개발한 인터넷 무료통화 ‘다이얼패드’를 기억해야 한다. 너무 선진적인 서비스였던 탓에 당시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하고 IT 버블이 꺼질 때 사장됐다. 고려가 금속활자를 세계 최초로 만들었지만, 근대를 이끈 인쇄문화의 발전과 문예부흥이란 영광은 독일과 유럽으로 돌아갔다. 이름뿐인 원조라는 사실에 늘 찜찜했다. 그런데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를 무대로 경쟁하고 활약하는 라인·카카오톡을 보니 실속 있는 원조가 됐구나 싶다. 어깨가 으쓱해진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 2부] (2) 노동집약적 산업의 해외이전 -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르포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 2부] (2) 노동집약적 산업의 해외이전 -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르포

    지난 7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박닌성 옌퐁공단. 47만㎡ 규모에 달하는 광활한 공단부지에 삼성전자 베트남법인(SEV)이 자리 잡고 있다. 직원 수 3만 9000명이 연간 1억 5000만대가 넘는 삼성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핵심 생산기지다. 애플의 생산기지인 중국의 폭스콘을 제외하면 이 정도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스마트폰 생산단지는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2008년 삼성전자가 베트남 공장을 세우면서 인근 지역은 마치 휴대전화 전문 공업단지가 된 듯하다. 삼성전자를 따라 현지에 동반 진출한 국내 협력사만 무려 55개다. 사출부터 도료, SMD(인쇄회로기판에 여러 소형 부품을 장착하는 기계장치), 부품 업체까지 없는 게 없다 보니 옌퐁에서 못 만드는 휴대전화는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조립 작업이 한창인 2층 공장. 지난 4일 글로벌 시장에 첫선을 보인 갤럭시 노트3가 양산에 들어가면서 여공들의 손이 여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인다. 공장은 특근 모드다. 유럽과 남미 등 세계시장에서 밀려드는 초기 주문량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 공장 관계자는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일사불란하게 이뤄지는 자동화 작업 사이로 갤럭시 노트3의 모습이 보인다. 007작전과 같았던 몇 개월간의 보안 프로젝트가 풀리면서 기자도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몇 달간 공장 전체가 노트3 프로젝트 때문에 골치를 썩었다. 서울에서 보안전문가만 150명이 파견됐다. 해당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라인은 전무급 이상 고위직도 쉽게 발을 들일 수가 없었다. 공장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패널, 카메라 모듈, 심지어 사출한 하드케이스 등 사진 한 장이 유출되더라도 세부 스펙이나 모양이 샐 수 있기 때문에 임원을 막론하고 1명의 예외도 없이 보안검사를 받는다”면서 “언팩 전에는 하루 1000개 중 500개를 조립했다고 치면 조립 못한 나머지 부품 500개가 제대로 있는지 확인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보안 실수 하나가 천문학적인 신제품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라인은 주간조와 야간조 하루 2교대로 돌아간다. 생산직 인력이 받는 월급은 베트남 돈으로 500만동(약 29만원)이다. 한국 생산직과 비교하면 10분의1 정도지만 베트남에선 최고 대우다.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부터 인근 대학 예비 합격자까지 “자리만 비면 삼성에서 일하고 싶다”는 젊은 지원자가 넘쳐 난다. 공장 관계자는 “직원 가운데는 삼성에서 번 돈으로 대학입시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젊은 친구들이 많다”면서 “이 때문에 중도에 회사를 나가는 친구들도 제법 있지만 지원자가 워낙 많다 보니 사람 뽑는 걱정 따윈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에서 휴대전화 1대를 만드는 데 드는 인건비는 0.8달러 정도지만 장소를 경북 구미로 옮기면 인건비는 5달러까지 뛴다. 낮은 제조가공비까지 고려하면 결국 휴대전화를 1대 만들 때 드는 비용을 71%까지 줄일 수 있다. 삼성은 비용 절감 효과만 연간 6억 8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베트남의 법정 근로시간은 주 48시간이다. 연간 근무 일수도 302일로 한국(249일)보다 훨씬 길다. 연간 300시간(월 25시간)의 초과근로가 가능하고 기업들의 생산 여건에 따라 월 50~60시간씩 초과 근무하는 것도 용인된다. 사람 구하기도 쉽다. 사업장 인근 200㎞를 취업 가능한 범위라고 볼 때 구미사업장의 인력풀은 6만 4588명이지만 이 지역에선 22만 3545명을 구할 수 있다. 생산직 기피 현상도 없다. 멀리 베트남까지 생산공장을 이전하는 이유를 알 만했다. “사실은 살아남기 위해서 나온 겁니다.” 공장 투어를 마친 시간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단지장인 심원환 전무가 한 말은 다소 의외였다.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워 스마트폰 사업으로 승승가도를 달리는 삼성전자가 2007년 베트남 진출을 검토한 이유치고는 너무 엄살이 심해 보였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그는 “2007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할 때만 해도 스마트폰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서 “피처폰(일반전화기) 중심의 저가 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시장에 4억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였고 그래야 세계 1위 자리를 노리자는 것이 삼성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베트남법인의 위상은 저가 시장에 2억대가량의 물량을 공급할 전초기지였다. 그러던 2008년 무렵 애플의 아이폰이 세계시장을 뒤흔들었다. 글로벌 1위를 자부하던 노키아가 날개도 없이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고, 이후 스마트폰이 아니면 모두 돈 안 되는 구닥다리 취급을 받았다. 베트남 삼성법인은 급히 전략 수정을 했다. 저가형 모델을 만들던 공장을 스마트폰용으로 바꿔야 했다. 심 전무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나 싶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심 전무는 “손재주도 눈썰미도 좋은 베트남 사람들이 기대 이상으로 해준 덕에 가능했던 변신”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초창기 베트남 직원들은 각 생산 라인에서 중간 간부 역할을 하고 있다. 심 전무는 지난해 65%까지 끌어올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생산 비율을 올해는 98%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모두가 삼성전자의 호시절이라고 이야기하는 시기. 그는 다시 엄살 아닌 엄살을 피웠다. “스마트폰 복잡하고 대단해 보이죠. 하지만 결국 시간 싸움입니다. 베트남에 제조공장이 옮겨져 왔다는 건 이제 이들도 언젠가는 중국처럼 싼 노동력을 무기로 우리의 경쟁자로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우리가 살 길은 부단한 연구개발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창조경제를 하는 겁니다. 여기서 시간을 버는 동안 한국의 고급 노동자들이 해줘야 할 역할입니다.” 글 사진 하노이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 2부] “국내선 하늘의 별따기인 일할 사람 찾는 걱정 덜어”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 2부] “국내선 하늘의 별따기인 일할 사람 찾는 걱정 덜어”

    스마트폰 속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등을 제조하는 플렉스컴비나(플렉스컴의 베트남 법인)는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삼성전자 협력업체 중에서도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옌퐁공단에서 공장을 처음 가동한 2010년 매출액이 160억원이었고 2011년엔 540억원, 지난해에는 무려 1300억원까지 올렸다. 올 목표는 2600억원이다. 인근 동토공단에 추가로 설립한 2공장(3만 8347㎡ 규모)이 본격 가동하면 생산 능력은 지금의 2배(월 300억원→600억원)가 된다. 삼성전자와의 동반 진출이 없었다면 꿈도 못 꿨을 숫자다.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종석(왼쪽) 플렉스컴비나 법인장은 “위험을 고려해 그나마 안전하게 실적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들으면 얄미울 이야기지만 진심이다. 이 법인장은 “고객사인 삼성의 덕이 크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삼성전자 제1공장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이 큰 장점”이라면서 “고객사의 요구를 체감해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유동적인 해외 시장 상황에 맞춰 발 빠르게 생산량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공의 비결은 한발 빠른 베트남 진출이었다. 플렉스컴비나는 삼성전자보다도 일찍 베트남 이전을 결정했다. 플렉스컴이 옌퐁공단 3만 3058㎡ 부지에 공장을 설립한 것은 2008년이었다. 중국과 베트남을 두고 저울질하다 베트남을 선택했다. 원가경쟁력과 생산성 등을 볼 때 중국은 이제 막차라는 판단에서였다. 모험이었지만 타이밍은 기막히게 들어맞았다.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한 것은 2년 후인 2010년이다. 삼성전자 베트남법인(SEV) 1공장의 협력업체가 되면서 매출은 날개를 달았다. 현지의 풍부한 인력시장과 값싼 인건비도 큰 도움이 됐다. 이 법인장은 “플렉스컴비나 생산직 평균 임금은 400만동(약 25만원)으로 국내 사업장 생산직 인력 월급의 8분의1 수준”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성장하기 힘들었겠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한 것 아니겠냐”면서 “이제는 우리 같은 중견기업들도 한국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돌아갈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선 또 다른 협력업체인 인탑스의 이복균(오른쪽) 베트남 법인장에게서 보다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국내에선 공장이 잘돼도 정작 일할 사람을 찾을 수 없어요. 경북 구미에선 젊은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 절반 이상을 주부 사원으로 채우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죠. 하지만 이곳에선 싸고 질 좋은 노동력이 차고 넘칩니다.” 옌퐁공단 내에 3만 9600㎡(1만 2000평) 규모의 공장을 운영 중인 인탑스는 휴대전화 하드케이스 부문 국내 1위 업체다. 삼성전자 협력업체 가운데서도 탄탄하기로 손에 꼽히는 업체지만 구인은 늘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였다. 이 법인장은 베트남에 와서 가장 좋은 것을 꼽으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공장에서 일할 사람 찾는 걱정을 덜은 것”이라고 답했다. 이곳에 공장을 세운 것은 2010년이다. 공장 가동 7개월 만에 만들어 낸 물량이 100만 세트를 돌파했다. 이후 직원 수가 늘어나는 속도만큼 매출이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1767억원이다. 2공장까지 세우면서 직원 수는 어느덧 1850명까지 늘었다. 전체 직원 중 주재원 24명을 제외한 1826명 모두 베트남 현지인이다. 품질 관리부터 사출, 코팅, 조립까지의 전 과정을 현지 인력들이 맡는다. 인탑스는 베트남 외에도 중국과 인도에 해외 공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도 구미 사업장을 두고 있지만 생산량 1위는 베트남 공장이다. 월 500만대를 생산하는 베트남 법인은 월 320만대를 생산하는 구미 사업장보다 56% 이상 많은 케이스를 만들어 낸다. 업계에선 올해 인탑스가 지난해 대비 20% 증가한 1조 1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하노이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당신의 책]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알베르토 망겔·자니 과달루피 지음, 최애리 옮김, 궁리 펴냄) 엄청난 독서가가 아니라면 기획 자체를 엄두조차 내지 못할 ‘무시무시한’ 저술이라는 사실을 일러둬야 할 책이다. 저자는 서점 점원으로 일하던 중 눈이 보이지 않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위해 책을 읽어주다 내처 독서가이자 작가로 변신한 알베르토 망겔. 그가 이탈리아 최고의 여행작가 자니 과달루피와 함께 만든 책은 문학 등 예술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든 곳’들을 담고 있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세계에 대한 온갖 정보를 담은, 지도에 없는 지리백과사전인 셈이다. 760여개 작품에 나오는 1300여곳의 상상 속 장소를 사전 형태로 실었다. 1256쪽. 6만 5000원. 르네상스(폴 존슨 지음, 한은경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지식인의 두 얼굴’ ‘기독교의 역사’ 등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저명 역사 저술가인 폴 존슨이 르네상스 시대에 대한 정보와 통찰을 담았다. 방대한 역사적 자료와 인물, 작품 해설 등으로 채워져 있어 예술 미학서로서도 손색없다. 중세 후기 누적된 부의 집중 현상과 인쇄업의 발달로 대표되는 기술적 혁명이 르네상스 시대를 불렀다고 전제하고, 그 시대의 문학과 학문, 조각, 건축, 회화 등을 영역별로 나눠 당대 작가들과 작품들을 면밀히 분석한다. 단테, 보카치오, 페트라르카, 초서, 에라스무스 등으로 이어지는 르네상스 문학 발전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건축 부문도 집중 조명했다. 성 베드로 대성당 등 주요 건축물들의 탄생 과정이 두루 조망된다. 264쪽. 1만 2000원. 스티븐 호킹(키티 퍼거슨 지음, 이충호 옮김, 해나무 펴냄) 영국의 천재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71)의 삶과 연구 성과를 입체적으로 조망했다. 과학저술가인 저자가 1991년 출간한 책의 확대 개정판. 호킹의 저서 ‘호두껍질 속의 우주’의 원고 편집에 관여했을 정도로 호킹과 인연이 깊은 지은이는 천재 학자의 유연한 학문적 태도에 주목했다. 예컨대 블랙홀은 크기가 절대로 작아질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서 다시 작아질 수도 있으며 심지어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나중에 주장을 바꾸기도 했다. 호킹의 일대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대물리학의 발전사도 짚게 된다. ‘정상 우주론’에서 ‘빅뱅 우주론’으로 넘어가는 과학 혁명, 빅뱅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제기된 인플레이션 우주 모형의 발전 과정, 최근 호킹이 선호하는 ‘영원한 인플레이션’까지 일목요연하게 파악해볼 수 있다. 504쪽. 2만 2000원. 종교 너머, 아하!(오강남·성소은 엮음, 판미동 펴냄) 지난해 종교 간, 종교인·비종교인 간 소통과 이해를 목적으로 출범한 ‘종교 너머 아하’가 창립 1주년을 맞아 기획한 책. 다원화 시대, 소통 막힌 종교를 연결하는 다리역할을 자처해온 이 단체의 회원 10명이 쓴 글을 엮었다. 종교 전반에 관해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네 편의 글과, 새 시대의 필요에 의해 변화가능한 개별 종교의 대안에 천착한 글 여섯 편 모음. 각자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종교의 궁극적 역할을 고민하면서 인간과 삶에 맞닿은 진정한 의미의 종교를 공통적으로 제안한다. 자기중심적 표층종교를 지양하자는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 ‘작은 교회’의 가능성에 주목한 김진호 목사(제3시대 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헌신과 봉사에서 신앙의 의미를 찾는 박충구 감리교신학대 교수의 글이 들어 있다. 252쪽. 1만 3000원.
  • [부고] 조병순 성암고서박물관장

    수많은 국보·보물급 고서문화재를 수집한 조병순 성암고서박물관장이 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91세. 1922년 경기 평택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양공업전문대학 건축공학과를 수료하고, 1962년 대원산업㈜을 설립한 기업인이다. 1971~1974년 청명 임창순이 운영하던 태동고전연구소에서 한문을 수학하면서 고서에 관심을 갖고 수집을 시작했으며 1974년 성암고서박물관을 설립했다. 수집품 가운데는 조선시대 최초 동활자인 계미자(癸未字)로 찍은 북사상절(北史詳節, 국보 제149호),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주본(周本) 권6(제203호)과 권36(제204호) 등 국보 3점과 고려 말 복각본으로 추정되는 현존 삼국사기 인쇄본의 최고본인 삼국사기 권44-50(보물 722호) 등 보물 17점이 포함돼있다. 국민훈장 목련장(1981), 한국출판문화상(1985), 제8회 애서가상(1999), 동숭학술 공로상(2002) 등을 수상했고, 2005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동기(태성개발주식회사 대표이사)·영기(성암고서박물관 상임이사)·왕기(조왕기내과 병원장)씨와 장녀 성은, 사위 이규완(우리들병원 명예원장)씨가 있다. 발인은 7일 오전 7시,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02)2258-5940.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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