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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골목마다 명소 하나 주인공은 주민이죠

    [현장 행정] 골목마다 명소 하나 주인공은 주민이죠

    “중구민 여러분, 이웃 나라 일본 여행 가 보신 분 중에 골목에 쓰레기 내놓은 거 보신 적 있나요? (아니요.) 이웃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네요. 별것 아닌 듯하지만 골목이 주민 수준이고, 문화입니다.” 5일 500여명의 구민이 빽빽이 들어찬 서울 중구청 대강당. 최창식 구청장이 파워포인트를 짚어 가며 직접 찍은 중구의 뒷골목 사진들을 이것저것 보여 줬다. 케케묵은 그을음투성이인 식당 뒷문,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인쇄공장 앞 등 익숙한 풍경인데도 주민들 표정이 절로 찌푸려졌다. 최 구청장은 “우리 중구는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77%가 다녀가는 서울의 관광·문화 중심지”라면서 “곳곳에 역사 이야기, 문화 콘텐츠가 숨어 있는데, 아직도 제대로 발굴이 안 된 명소가 많다. 이는 무엇보다 골목들이 낙후되어 있고, 주민들 주도로 바꿔 보려는 시도가 적기 때문”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구청 공무원들만 나서서 하는 관 주도 정비는 아무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나서서 쓸고 닦고 과태료를 물리고, 소방차가 들어갈 수 있도록 강제정비를 해 봐야 주민들이 관심이 없으면 도로 아미타불”이라는 게 그의 경험칙이었다. 주민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청바지 차림은 아니어도 연단 아래서 퀴즈를 섞어 가며 동네 얘기를 생생히 풀어 나가는 최 구청장 말솜씨에 방청객들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이날 ‘골목문화창조, 우리의 꿈이다’를 주제로 특강에 나선 그는 “중구 역점사업인 ‘1동(洞) 1명소 사업’을 주민협의체 방식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1동 1명소 사업은 회현동 남산옛길, 필동 서애 문화거리, 장충동 다산 성곽길 거리, 광희문 문화마을, 장충동 애국문화거리 등 15개 동의 거리를 역사·문화 스토리와 콘텐츠가 있는 곳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골목문화 조성의 핵심인 주민협의체는 거주자, 상인, 건물주, 관계기관, 지역단체들로 구성돼 ‘골목별 리더’를 정하게 된다. 이들은 수시로 만나거나 온라인 소통으로 동네 문제점을 진단, 해결하며 지속 가능한 골목문화를 만든다. 중구는 골목문화창조팀 외 14개 부서로 구성된 특별정비반이 동별 주민협의체와 힘을 합치기로 했다. 시범구역으로 선정된 다산동 주민협의체는 최근 민원이 잦은 쓰레기 무단투기 1700여건을 주민 주도로 해결하는 등 효과를 봤다. 최 구청장은 “구는 주민들끼리 만날 때 커피값이라도 지원해 드릴 준비가 돼 있다”며 웃었다. 중구는 주방가구·타일·조명 거리, 떡볶이 골목, 전통시장, 관광특구, 주택가 등 상업·주거지역이 뒤섞여 있어 이해당사자인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서울의 중심인 중구의 골목이 바뀌면 대한민국 전체 골목이 바뀐 듯한 효과를 외국 관광객들에게 줄 수 있다”며 “도심 재창조를 새로운 골목문화 조성으로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비정상회담 MC그리, 20세 여자친구와 혼인신고서? ‘김구라 반전 반응’

    비정상회담 MC그리, 20세 여자친구와 혼인신고서? ‘김구라 반전 반응’

    비정상회담 MC그리 출연이 화제인 가운데 최근 MC그리 혼인신고서 작성 소식이 재조명됐다. 최근 방송된 채널A ‘아재 감성 느와르 아빠본색’에서 김구라는 아들의 지갑에서 의문의 종이를 발견한 뒤 “이건 뭐야?”라고 물었다. MC그리는 “혼인신고서”라고 답했고, 그는 “여자친구랑 혼인신고를 했어? 별걸 다 하는구먼”이라고 반응했다. 이어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김구라는 “그냥 뭐 황당하긴 했는데 쟤가 워낙 여자친구랑 소위 말해서 별스러운 짓을 많이 하니까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며 “그리고 뭐 요즘 아이들이 이벤트로 많이 하니까. 마치 스티커 사진 찍듯이 하는 거니까 그렇게 신경 안 쓴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MC그리는 “인터넷에서 혼인신고서 인쇄를 할 수 있더라. 그래서 인쇄해가지고 여자친구랑 같이 ‘우리 나중에 내자’ 이러고 이벤트 식으로 작성을 했다”며 “희망차게 ‘나중에 꼭 내야 돼’ 하고 작성했다. 귀엽게”라고 덧붙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재 19살인 MC그리는 1세 연상인 20살 여자친구와의 러브스토리를 밝혀 네티즌 관심을 끈 바 있다. 한편 MC그리는 지난 3일 JTBC ‘비정상회담’에 한국 대표로 출연해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나, 비정상인가요?”라는 안건을 제기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바탕체·돋움체, 어떻게 탄생했을까

    바탕체·돋움체, 어떻게 탄생했을까

    ‘한글 글꼴의 설계자’로 평가 사진활자 원도·청사진 공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 글꼴인 바탕체와 돋움체를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그리고 지금의 50~60대에 익숙한 국정교과서 ‘국어’의 활자를 만든 이는 누구일까.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 글꼴의 설계자’로 평가받는 최정호(1916~1988)와 최정순(1917~2016) 두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들의 삶을 기리고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오는 5일부터 연다. 최정호와 최정순은 이름은 비슷하지만 남남이다.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면서 현재 글꼴의 근간이 되는 수많은 ‘원도’(原圖·한글 활자의 씨그림)를 만들어 냈다. 바탕체와 돋움체, 명조체와 고딕체 등의 ‘오리지널 드로잉’을 그린 장인들인 셈이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공동 개최하는 이번 전시에는 최정호와 최정순의 유품을 비롯해 안상수 안그라픽스 대표, 일본 폰트업체 모리사와가 소장하고 있는 두 사람의 작품 등 자료 195점이 나온다. 특히 국내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은 최정호의 사진활자 원도와 청사진, 마스터필름 등도 공개된다. 전시는 크게 2부로 구성된다. 1부 ‘원도활자’에서는 두 장인이 활발하게 활동한 1950∼1990년대 활자 인쇄기술의 변화 양상과 원도를 다룬다. 원도는 기계로 활자를 만들기 전, 한 변의 길이가 4∼5㎝인 정사각형 안에 쓰는 글자를 지칭한다. 원도를 바탕으로 1950∼1960년대에는 납활자를 생산했고, 1970년대부터는 사진활자를 만들었다. 전시장에서는 납활자 제작 시 사용되는 원자판과 자모, 사진식자기에 쓰이는 유리식자판 등을 볼 수 있다. 2부의 주제는 ‘두 글씨장인 이야기’다. 두 사람은 같은 일을 했지만 활동 영역은 달랐다. 최정호는 서적 출판용 활자의 글꼴을 주로 개발했고, 최정순은 교과서와 신문 활자의 원도를 많이 그렸다. 최정호의 글꼴이 사용된 1959년 동아출판사 ‘새백과사전’과 최정순의 글꼴로 제작된 같은 해의 ‘국어’ 교과서를 비교하며 살펴볼 수 있다. 최정순은 1982년 서울신문 CTS 원도, 1983년 서울신문 사진식자, 1985년 서울신문의 전산식자를 개발했고, 중앙일보 창간호의 신문 활자를 제작하기도 했다.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한국전쟁 이후 혼란스러웠던 시절에 많은 사람이 본 백과사전과 교과서, 신문에는 대부분 최정호 선생과 최정순 선생의 글꼴이 담겨 있다”면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두 장인의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1월 17일까지.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해 40억개 우편물 배달하고 ‘포스트 페이’로 경조금 보내고

    한해 40억개 우편물 배달하고 ‘포스트 페이’로 경조금 보내고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인터넷 메신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일상인 시대다. 상대방에게 바로 답장을 보내지 않으면 관계가 소원해지기 십상이다. 어디든지 최소 하루 이상 걸리는 편지가 우리 곁에서 멀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푯값이 얼마인지, 동네 우체통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게 신기할 정도다. ‘우체국은 곧 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법도 하지만, 그럼에도 우정사업본부는 연간 40억개의 우편물을 도서 지역까지 배달하는 보편적 서비스부터 알뜰폰 사업, 핀테크 서비스인 ‘포스트 페이’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금과 보험 등 금융사업에 힘입어 매년 3000억~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보편과 변화가 공존하는 우체국의 ‘오늘’을 들여다봤다. 우표는 크게 보통우표와 기념우표로 나뉜다. 보통우표는 우편요금의 납부를 주목적으로 하는 우표로 우체국에서 상시적으로 판매하는 우표를 뜻한다. 기념우표는 국내 중요 행사나 사건, 인물 등이 들어가며 발매 기간이 정해져 있다. 현재 보통우표의 가격은 25g짜리 통상우편 기준으로 300원이다. 보통우표의 발행량은 2006년 2억 500만여장에 달했으나 지난해는 6000만여장으로 뚝 떨어졌다. 약 10년 만에 4분의1이 된 셈이다. 이렇게 수치로만 보면 우표 발행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지만, 일종의 ‘문화’로서 기능은 여전하다. ‘우취’, ‘까세’ 등 우표 수집 용어들은 아직 건재하다. ‘우취’란 우표를 수집하는 취미를 줄인 말로 우표 수집가는 우취인이라고 부른다. ‘까세’란 우편봉투에 그려진 도안을 의미한다. 보통 기념우표 발행에 맞춰 해당 우표와 디자인을 맞춘 그림이 들어가 있는 봉투가 만들어진다. ●우표 속 정치·경제·문화·역사 등 담겨 우표 속에 정치, 경제, 문화, 역사 등이 담겨 있다 보니 우표는 시대의 기록을 담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소통의 매개체가 된다. 미국의 32대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우표에서 얻은 지식이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표의 크기는 통상 가로, 세로 2~4㎝이지만 담을 수 있는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우표 때문에 전쟁이 벌어지기도 하고 인쇄상 오류로 탄생한 우표가 희귀 우표가 되기도 한다. 세계 최초의 우표는 1840년 5월 6일 영국 여왕 즉위식 때 빅토리아 여왕의 초상을 넣어 발행한 흑색의 1페니 우표(페니 블랙)다. 그로부터 이틀 후 청색의 2펜스 우표가 발행됐다. 우리나라 최초 우표는 ‘페니 블랙’보다 44년 늦은 1884년 11월 첫선을 보였다. 신진 개혁파 정치인이던 홍영식이 중심이 돼 우정총국을 설치하고 업무를 시작하면서 ‘문위우표’를 발행했다. 문위란 이름은 당시 화폐 단위가 ‘문’(文)이어서 나중에 붙여졌다. 원래 5문, 10문, 25문, 50문, 100문짜리 등 모두 다섯 종을 일본 대장성 인쇄국에 의뢰해 인쇄했지만 우정총국 업무 개시일까지 5문 우표와 10문 우표 두 종만 도착했다. 결국 나머지는 갑신정변으로 우정총국이 폐쇄된 후에 도착되는 바람에 사용되지 못했다. 우표에 얽힌 사연들도 다양하다. 세계 희귀 우표로 꼽히는 ‘뒤집힌 제니’ 우표도 그중 하나다. 1918년 미국 최초로 발행된 항공우표로 원래 우편용 비행기인 ‘커티스 제니’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는데 제작 과정의 실수로 파란색 부분이 뒤집힌 채 인쇄됐다. 당시 이 우푯값은 24센트였지만 현재 100만 달러(약 11억 450만원)를 호가하고 있다. 우표는 정치적 공방을 넘어서 국가 간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1933년 파라과이와 볼리비아 간의 ‘그란 차코 전쟁’은 ‘우표전쟁’이라고 불린다. 당시 두 나라는 서로 차코 지방을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파라과이가 차코 지방을 그린 우표를 내자 볼리비아도 뒤질세라 우표를 발행했다. 우표에서 유발된 양국의 싸움은 전쟁으로까지 번졌다. 우표 디자인은 시대를 따라 큰 변화를 겪었다. 정부 수립 때부터 1960년대까지는 인쇄 기술이 떨어져 단색 분판을 통해 도안이 됐다. 1970~1994년에는 60년대 후반 도입된 컬러 인쇄기계의 힘으로 다양한 색상이 재현됐다. 당시 우표는 핸드 드로잉에 의존해 아날로그적인 멋을 가지고 있었다. 1995년부터 2000년까지는 컴퓨터그래픽의 다양한 기법을 적용하면서 이미지를 합성·변형하거나 특수 시각효과를 넣은 디자인이 대다수였다. 2000년 이후의 우표는 핸드 드로잉이 주는 감성적 장점과 다양한 컴퓨터그래픽 특수효과의 장점을 합친 ‘디지로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시변각 우표, 향기우표, 야광 우표, 스티커 우표 등 이목을 끄는 우표들도 나온다. ●우체국 예금 1905년·보험 1929년부터 시작 일반인이 아는 것보다 꽤 오래전부터 우체국은 예금과 보험 업무를 해 왔다. 우편 업무의 시초가 1884년이었다면 예금과 보험 업무는 각각 1905년과 1929년에 시작됐다. 1977년 농협에 예금·보험 업무를 넘겼다가 경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1983년 다시 가져왔다. 전국 3500여개 우체국의 절반이 넘는 약 55%가 도시가 아닌 시골에 위치해 우체국예금과 보험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익성이 낮아 민간 금융기관에서 서비스 제공을 기피하는 농어촌이나 도서 지역 주민들을 위해 현금 입출금, 생명보험, 공과금 수납, 해외송금 등 보편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의 가장 큰 업무는 여전히 우편 서비스지만, 일감이 되는 물동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정사업본부의 물동량은 일반우편물, 등기, 소포·택배, 국제우편 등을 합쳐 2002년 55억 3677만개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2006년 48억 4185만개, 2014년 42억 8434만개, 지난해 40억 2051만개으로 가파른 감소세를 타고 있다. 2011년부터는 예금·보험을 제외한 우편사업은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전국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우체국의 물류망, 금융망, 전산망 등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3년에 시작한 알뜰폰 수탁 판매와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농어촌 지역 특산물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우체국 쇼핑 사업도 활발하다. 우체국망과 온라인 쇼핑을 통해 김, 멸치, 과일, 한과 등 479개 품목 9200여종의 농수산물을 판매해 지난해 193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우체국의 새로운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올 3월부터 핀테크 서비스인 ‘포스트 페이’를 출범시켰다. 포스트 페이는 우체국의 특화 서비스인 경조금 배달 서비스를 핀테크와 접목한 간편송금·간편결제 서비스로 휴대전화 번호만으로도 경조사비를 보낼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에 소속된 정부 기관으로 고위공무원 가급(1급 상당)이 본부장을 맡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이나 포스트 페이처럼 국가 시책에 부합하면서 우수한 중소기업도 도울 수 있는 사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드론을 이용한 택배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시도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교황, 고려 충숙왕에게 서한 보냈다”

    “교황, 고려 충숙왕에게 서한 보냈다”

    1333년 로마 교황 요한 22세가 고려 충숙왕에게 보내는 서한의 필사본이 로마 바티칸 문서고에서 국내 다큐멘터리 제작진에 의해 발견됐다. 다큐멘터리 ‘금속활자의 비밀들’ 제작팀은 지난해 8월 바티칸 문서 수장고에서 이 서한을 촬영했다고 29일 밝혔다. 제작팀은 고려의 금속활자 기술이 유럽에 전파됐을 가능성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서한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라틴어로 된 이 서한은 프랑스 아비뇽 유수기 당시 요한 22세가 쓴 것으로, 우리말로 옮기면 A4 1장 정도의 분량이다. ‘존경하는 고려인들의 국왕께’로 시작하며 하나님을 잘 받들면 국가의 평안과 안정을 이룰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왕께서 그곳(고려)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잘 대해 주신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무척 기뻤습니다”는 내용 등은 당시 교황청 사제들이 고려에 왔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1594년 임진왜란 때 세스페데스 스페인 신부가 한반도에 온 최초 유럽인으로 기록돼 있다. 서한 전달은 니콜라스라는 사제가 맡았는데 최종적으로 충숙왕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우광훈 감독은 “금속활자 기술이 고려에서 유럽으로 건너갔다고 주장하는 가설들은 많지만 직접 증거는 없었다”면서 “유럽과 고려가 직접 교류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사료가 나온 것은 금속활자 전파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다큐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인쇄본인 고려 직지심체요절(1377년 발간)의 존재를 우연히 알게 된 캐나다인 데이빗 레드먼이 독일계 한국인 명사랑과 함께 유럽 5개국, 7개 도시를 돌며 금속활자의 기원을 좇는 과정을 담았다. 내년 상반기 국내 개봉 예정. 정지영 감독의 ‘아우라픽처스’가 제작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19세 김동현, 김구라 몰래 결혼? ‘혼인신고서 발각’

    19세 김동현, 김구라 몰래 결혼? ‘혼인신고서 발각’

    김구라가 아들 동현의 혼인신고서를 발견하고 깜작 놀란다. 28일 방송되는 채널A ‘아빠본색’에서 김구라가 김동현의 ‘혼인신고서’를 발견하는 장면이 방송된다. 최근 김구라 부자는 김구라의 주민등록증 재발급용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김포의 한 사진관을 찾았다. 그런데 김구라는 아들의 지갑을 정리해주던 중 지갑 속에서 꼬깃꼬깃하게 접혀 있던 아들 동현의 ‘혼인신고서’를 발견했다. 혼인신고서에는 동현, 그리고 그보다 1살 연상인 여자친구의 이름과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가 감쪽같이 적혀 있었고 심지어 서명까지 되어 있었다. 모든 사항이 실제와 유사하게 기재된 혼인신고서를 보고 화들짝 놀란 김구라는 김동현에게 “여자친구랑 혼인신고를 했냐. 별 걸 다 한다”, “혼인신고서는 언제 작성한 것이냐”며 끊임없이 혼인신고에 대해 캐물었다. 이어 그는 동현에게 “너 구청에 진짜 혼인신고 하려면 나한테 꼭 얘기해야 한다”며 신신당부했다. 또 “동현이 너 정말 사랑꾼이구나”라며 섭섭한 마음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동현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에 혼인신고서를 인쇄할 수 있더라. 여자친구랑 같이 ‘우리 나중에 (이 신고서를) 내자’는 이벤트 식으로 희망차게 작성한 것이다” 라며 혼인신고서를 작성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고. 열아홉 사랑꾼 동현이 작성한 혼인신고서의 정체는 28일 수요일 밤 9시 30분 채널A ‘아빠본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인류의 기억 디지털에 맡겨도 되나

    인류의 기억 디지털에 맡겨도 되나

    기억이 사라지는 시대/애비 스미스 럼지 지음/곽성혜 옮김/유노북스/348쪽/1만 5500원 인류의 정보는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인플레이션’되고 있다. 전 세계 웹 데이터는 2012년 27억 테라바이트(TB·1TB=1024GB)에서 지난해 80억TB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반면 기억의 유통기한, 즉 ‘데이터 수명’은 찰나적이다. 인터넷이 전 세계로 확산되던 1997년 당시 웹 페이지가 존재한 시간은 평균 44일이었다. 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 시간은 불과 100일에 그친다. 현 인류의 속도감 있는 디지털 기억들은 사유를 위한 최소한의 ‘마찰 저항’조차 없이 우리의 기억을 기계화된 입력과 출력의 문제로 환원시킬 뿐이다. 신간 ‘기억이 사라지는 시대’는 급속히 증가하는 인류의 기억을 디지털에 위탁해도 되는지를 묻는다. 저자는 선사시대의 동굴 벽화부터 수메르인 필경사들이 창조해 낸 설형문자와 중세 인쇄술의 발명이 불러온 문자혁명 그리고 2010년 미국 의회도서관이 트윗을 보관하기로 한 결정까지 주요 역사적 지점마다 기억과 지식을 다뤄 온 인류의 방식을 ‘외주화’로 정의한다. 중세 이후 서구 사회는 지식 보급의 대전환이 일어났다. 값싼 목재 펄프 종이에 책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기술이 개발됐고 사진 촬영과 음향 녹음 기술은 인류로 하여금 훨씬 빠르게 정보를 기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같이 지식과 정보를 저장하고 보존하는 기능은 인간의 두뇌가 아닌 별도의 장치에 외주화되면서 첨단화·고도화되어 왔다. 디지털 세례로 인해 인류는 컴퓨터와 구동 프로그램(OS), 파일, 심지어 전기까지 없게 되면 모든 일상이 마비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인류가 축적해 온 기억은 인간의 유전자(DNA)에는 내장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일찍이 문자의 발명을 탐탁잖게 생각했다. 그는 파피루스 두루마리에 인간의 생각과 경험을 쓰는 행위를 지식과 기억의 외주화로 여겼고, 인간은 지혜를 잃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물론 소크라테스의 경고는 틀린 예측에 그쳤다. 인류는 그리스 로마 시대 이래 탁월한 문화적 성취를 문자로 기록했지만 지혜를 잃지는 않았다. 기억의 외주화는 인류의 원초적 욕망과 연관돼 있다. 4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남긴 벽화들도 따지고 보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전하고 싶은 기억을 이미지로 남겨 놓은 흔적이다. 저자는 호모 사피엔스의 이미지들을 “존재를 증언하고 싶은 욕망, 시공간이 멀리 떨어진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싶은 인류의 욕망”으로 묘사한다. 이 같은 욕망에 불을 지른 첫 기억 혁명이 바로 문자의 발명이다. 문자는 기록 문화를 만들어 냈으며, 지식을 조직화했고, 근대의 유물론은 과학 기술 혁신의 분기점이 됐다. 이 책의 부제인 ‘디지털 기억은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는가’라는 질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안다. 개인정보 침해와 우발적 삭제와 해킹, USB와 외장하드 같은 저장 기술의 취약점 등 역설적으로 디지털 시대 들어 인류의 기억이 더 큰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을 말이다. 특히 저자는 “개인적 기억과 정체성을 컴퓨터에 더 많이 위탁할수록 우리는 자율성을 잃는 데 대한 두려움인 ‘데이터 소외’가 더욱 증가한다”고 지적한다. 우리의 기억을 유일하게 읽어내는 존재는 이제 디지털 기계뿐이며 ‘구글이 무엇을 아는지 알기 위해 항상 접속되어 있어야만 한다’는 오늘날의 금언처럼, 인류의 통제력을 기계에 내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안이 있을까. 저자는 인류의 집단적 기억을 저장·보존하고 개방하는 주체로 공공성을 제시한다. 구글 같은 사기업들이 이윤 추구 이상의 인류적 가치를 실행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저자의 인식이다. 대신 세계 각지의 공공 도서관과 기록 보관소, 박물관, 인터넷 아카이브 등 공공 및 비영리 기관들을 통해 인류의 기억을 보존하자고 외친다. 그는 “지식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결정하는 일은 공익사업이 돼야 한다”며 “구글 같은 회사가 지식을 조작하게 내버려둔다면 인류는 집단 기억상실증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직지심체요절에서 3D프린팅까지..제11회 서울인쇄대상 및 인쇄문화축제 개막

    직지심체요절에서 3D프린팅까지..제11회 서울인쇄대상 및 인쇄문화축제 개막

    대한민국 인쇄문화산업을 대표하는 축제인 제11회 서울인쇄대상 및 인쇄문화축제가 22일 광화문 광장에서 개막식을 진행됐다. 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과 재단법인 서울인쇄센터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예술과 문화의 꿈을 담다'를 주제로 24일까지 사흘간 광화문 광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예술과 문화의 꿈을 담다'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인쇄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인쇄 산업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축제에서는 테마별 전시와 체험장을 만들어 고(古) 인쇄부터 최첨단 디지털 인쇄기술까지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8세기 중엽 간행된 목판인쇄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영인본'과 '직지심체요절 영인본'을 볼 수 있으며 '직지 금속활자' 제작과정을 디오라마 모형(입체 전시 기법)도 전시된다. 또한 한국의 인쇄역사 50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인쇄역사공부방'이 마련돼 있으며 직지심체요철과 월인천강지곡의 금속활자 탁본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지난 22일 오후 4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이번 행사의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남수 이사장과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승창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 등 내외빈과 시민 300여 명이 참여했다. 김남수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인쇄는 문화와 예술이라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 널리, 그리고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도록 인류 문명의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라고 말했다. 서울인쇄대상 시상식에는 서울인쇄대상 수상작들에 대한 시상과 인쇄 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인쇄 유공자와 조달행정 유공자들을 위한 공로상 시상이 진행됐다. 사흘간 광화문 광장에서 전각 장인 시연관에서는 무형문화재 제16호 각자장 이창석 명인의 작품이 전시되고 목판활자 탁본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 외에도 인쇄의 역사를 한 눈에 돌아볼 수 있는 인쇄역사 공부방, 3D 프린팅을 소개하는 신기한 3D 세상 등 시민들에게 우리 인쇄의 역사를 알려주고 인쇄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인쇄종주국인 대한민국의 우수한 인쇄 기술을 한 눈에 보고 경험해 볼 수 있는 서울인쇄대상 및 인쇄문화축제는 서울특별시 특화품목인 인쇄산업을 널리 홍보하는 한편, 한국의 인쇄기술 발전과 인쇄문화산업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호갱 탈출] “공짜폰이라더니…스마트폰 할부금 내라고?”

    [호갱 탈출] “공짜폰이라더니…스마트폰 할부금 내라고?”

    최근 스마트폰을 바꾼 직장인 A씨는 휴대전화 요금 청구서를 보고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동통신사 대리점 직원이 매달 요금을 3만원 넘게 쓰면 스마트폰이 무료라고 말해 번호이동을 하고 ‘공짜폰’을 개통했는데 청구서를 보니 기기 할부금이 나온 겁니다. A씨는 청구서를 들고 매장을 찾아가 따졌습니다만 직원은 “개통할 때 기기 할부금이 나온다는 것을 이미 설명해줬다”고 우깁니다. 이 직원은 “계약서에도 그렇게 써있다”면서 계약서를 보여줬는데 기막히게도 계약서에는 스마트폰이 공짜라는 내용은 쏙 빠져있네요. A씨처럼 ‘공짜폰’이라고 속아서 산 소비자가 기기 할부금을 내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요? 2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이동통신 대리점 등에서 지원금이나 요금할인 혜택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인해 공짜폰이라고 속여 파는 피해 사례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대리점에서 말로만 공짜폰이라고 설명하고 계약서에는 기기 대금을 할부로 청구한다는 내용을 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계약서는 그냥 형식적으로 쓰는 거예요”라는 말과 함께요. 하지만 소비자가 일단 계약서에 서명을 하면 휴대전화를 할부로 샀다는 계약이 성립됩니다. 대리점 직원이 휴대전화를 공짜로 준다고 약속했다는 사실을 소비자가 입증하지 못하면 할부금을 내야 합니다. A씨의 경우처럼 계약서에 공짜폰이라는 내용이 없다면 대리점 직원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소비자가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계약을 할 때 대리점 직원과의 대화 내용을 녹취하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쉽지 않죠. 즉,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서라는 겁니다. 홍인수 한국소비자원 서비스팀장은 “보통 대리점에서 쓰는 계약서는 이미 인쇄된 것이고 공짜폰 등 대리점에서만 특별히 준다는 혜택을 계약서에 아예 넣지 않거나 빈칸으로 돼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짜폰 등 부가적인 특약 사항은 별도로 계약서에 기입하도록 하고 판매자의 서명·날인을 받아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물론 휴대전화 기기를 무료로 준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표시돼 있다면 소비자는 기기 할부금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계약서에 공짜폰이라는 내용이 분명히 있는데 휴대전화 기기 할부금이 청구됐다면 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하거나 소액심판을 청구하면 됩니다. 요즘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종이 계약서 대신 태블릿 PC 등을 이용해 전자 계약서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태블릿PC 등에 저장된 계약서는 소비자가 내용을 제대로 보기 어렵고 계약서도 나중에 이메일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리점 직원이 했던 말과 계약서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요금 청구서를 받은 뒤에 알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죠. 홍 팀장은 “태블릿 PC 등으로 전자계약서에 서명할 때는 그 자리에서 계약서를 출력해 달라고 요구하고 공짜폰 등 특약 사항이 명시돼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신라 금관 기념우표 4종 발행

    신라 금관 기념우표 4종 발행

    우정사업본부는 21일 신라시대 금관을 소재로 한 기념우표 4종, 총 56만장을 발행한다. 신라 금관은 정교한 세공 기술이 돋보이는 세계적인 문화 유산이다. 금관총 금관과 금령총 금관, 서봉총 금관, 황남대총 북분 금관 등이 기념우표로 소개된다. 특히 우표 디자인에 금분과 금박, 엠보싱(오목볼록한 모양으로 가공) 기법의 특수 인쇄를 적용해 신라 금관의 화려함을 돋보이게 표현해 소장 가치를 높였다.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은 “우리 선조의 우수한 세공 기술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만져보고 기울여보고 비춰보니… 넌 가짜돈이야!

    만져보고 기울여보고 비춰보니… 넌 가짜돈이야!

    中관광객 늘며 가짜 위안화 급증… 100위안 신권·구권 바꿔치기도 전문가 육안·촉감으로 70% 걸러… 볼록인쇄·변색·숨은그림 있어야 위조지폐 상반기 1억3900만원 추석 연휴를 맞아 가까운 중국으로 여행을 갈 경우 위조지폐를 조심해야 한다. 최근 중국 여행이 늘고 중국인들도 한국을 찾는 일이 늘어나면서 가짜 위안화 유통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국내 최대 규모인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를 찾았다. 위폐 감별은 각각 한국은행과 KEB하나은행을 통해 이뤄진다. 한은은 우리나라 돈을, KEB하나은행은 외화를 감별한다. KEB하나은행 본점 지하에 있는 위변조대응센터로 들어서자 10여명의 직원이 하얀 가운을 입고 지폐를 관찰하고 있었다. 은행으로 들어오는 모든 돈은 먼저 독일 GND사의 정사기를 활용해 대량으로 문제 있는 지폐들을 걸러 낸다. 빠른 속도로 일련번호를 확인하며 훼손되거나 오염된 돈도 함께 거른다. 위조지폐로 의심되면 정밀 감식에 들어간다. ‘비전라이트’라는 기계를 통해 100달러짜리 미화를 확대하자 육안으로는 볼 수 없었던 글자들이 나타났다. 진짜 돈에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옷깃에 ‘UNITED STATES OF AMERICA’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가짜 돈은 글자를 알아볼 수 없거나 뭉개져 있었다. 그다음으로 적외선 반응 장치로 돈을 비춰 보자 진짜 돈에는 100이라고 적힌 숫자에 변색이 일어났다. 가짜 돈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최첨단 영상분석기로 형광 반응이나 인쇄 방법 등의 차이를 분석한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3월 영국 포스터앤드프리맨사가 제작한 세계 최고 사양의 영상분석 장비를 들여왔다. 국내에는 하나밖에 없다. 빛을 비추면 나타나는 숨은그림이 종이의 밀도차를 이용해 제작(진짜)한 것인지 연한 잉크로 그린 것(가짜)인지까지 식별해 낸다. 이렇게 해서 적발된 위조지폐는 올 상반기에만 미화로 환산해 12만 4944달러(약 1억 3900만원)다. 가장 많은 것이 100달러짜리 미화와 100위안짜리 중국돈이다. 유진구 위변조대응센터 차장은 “지난해 11월 ‘골드 100’이라 불리는 100위안짜리 신권이 나오면서 구권 100위안짜리 위조지폐를 더 빨리 유통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예컨대 우리 국민이 중국 택시나 노점 등에서 돈을 내밀면 진짜 돈을 받아 챙기고는 “당신 돈은 가짜”라고 우기며 슬며시 가짜돈으로 바꿔치기해 돌려주는 식이다. 감별 전문가들은 육안이나 촉감만으로도 가짜돈 70%가량을 찾아낼 수 있다며 3가지 감별법을 안내했다. 지폐의 앞면을 중심으로 ▲만져 보고(볼록인쇄) ▲기울여 보고(색변환·홀로그램) ▲비춰 보는(숨은그림) 방법이다. 100달러나 100위안을 기준으로 보면 오른쪽 가에 오돌토돌한 인쇄(볼록인쇄)가 분명하게 느껴져야 한다. 지폐를 위아래로 기울여 보았을 때 홀로그램 숫자 부분의 색깔이 확실히 변화하는 게 보여야 진짜다. 비춰 보았을 때 나타나는 그림도 선명해야 한다. 기념 화폐도 유의해야 한다. 유 차장은 “지난해에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 10만 달러짜리 지폐도 더러 발견됐다”면서 “가짜로 밝혀지면 돈을 돌려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수사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우등생 필수품 환갑 넘긴 전과, 험난한 백년대계

    우등생 필수품 환갑 넘긴 전과, 험난한 백년대계

    “동아전과와 표준전과.” 이 말을 듣고 “아~!” 하면서 허공을 응시하며 아련한 기억을 떠올렸다면 당신은 ‘국민학교’를 다녔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어~?”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어깨를 으쓱했다면 당신은 ‘초등학생’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지금의 초등학교가 국민학교였던 그 시절, 두툼한 전과 한 권을 가방에 넣고 다니면 든든했다. 전화번호부 두께의 전과를 펼치면 왠지 나도 우등생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절이 바뀌어 전과가 예전 명성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전과는 아직 초등교재 출판계의 어엿한 ‘현역’이다. 전과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떠올린 당신이 여전히 현역인 것처럼. “전과는 편해서 좋아요. 예나 지금이나 이거 하나면 되니까.”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초등학생용 참고서, 문제집 진열 구간.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최영미(44)씨의 손에 묵직한 가방 두 개가 들려 있다. 초등학교 4학년, 2학년인 두 아들에게 줄 전과다. 분홍색 테두리에 내용물이 보이도록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가방에 5권으로 분책된 전과가 들어 있다. “큰애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엔 전과가 나오는 줄도 사실 몰랐어요. 서점에서 전과를 본 게 몇십 년 만이었어요. 저도 전과로 공부했었는데, 참 반갑기도 했지요. 한번 사게 되니 이만한 게 없는 거 같아 매 학기 꼬박꼬박 사고 있어요.”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서울 마포구의 윤미영(39)씨는 자녀보다 자신이 전과를 더 활용하는 편이다. 윤씨는 “요즘은 애들이 교과서를 모두 학교에 두고 다니기 때문에 진도를 얼마나 나가는지 알기가 어렵다”며 “전과를 보고 아이의 학습 진도를 체크한다”고 말했다. 교과서를 토대로 만든 책이라 학교에서 뭘 배우는지, 얼마나 배웠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서울 강서구의 박선경(42)씨도 “교과서는 학교에 두고 다녀 집에서 전과를 교과서 대용으로 사용한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가 그날 배운 것을 집에서 요약하는 숙제를 할 때 참고하는 용도로 전과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초등학생들의 대표 참고서로 불리는 ‘전과’의 시작은 19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5년 해방 후 대한민국 최초의 국어 교과서인 ‘신생국어독본’을 출간한 동아출판이 초등학생들을 위해 교과서를 위한 참고서인 ‘동아전과’를 처음 내놨다. 단어 그대로 ‘모든 과목’을 뜻하는 ‘전과’(全科)는 전 과목의 참고서를 한 권으로 엮어 낸 것으로, 교과서를 토대로 공부할 수 있는 ‘참고서’라는 개념도 이때 처음 생겼다. 동아전과가 출판되고 3년 뒤인 1956년 교학사가 ‘표준전과’를 내놓으면서 전과는 ‘양대 산맥’ 체제를 이뤘다. 동아전과가 탄탄한 인쇄 기술을 도입해 화려한 구성을 자랑하고, 표준전과가 과목별 분책 시대를 여는 등 전과시장에서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다. 특히 새마을운동이 확산하면서 부모들의 교육열이 치솟은 1970~1980년대에는 그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홍준기 동아출판 마케팅 차장은 “당시 동아전과가 인쇄되는 날이면 서울 금천구 독산동 공장에 전국 총판과 서점 주인들이 줄을 서서 잉크도 덜 마른 전과를 받아 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동아전과는 1997년 한 학기에 무려 250만부를 찍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가수 태진아와 송대관이 아옹다옹하며 자신의 인기를 키웠던 것처럼 동아전과와 표준전과도 그렇게 경쟁 속에서 성장했다. 참고서라는 점에선 지향점이 같았지만 두 전과의 색깔이 워낙 달라 당시 학생들은 동아전과를 사야 할지, 표준전과를 사야 할지 고민에 빠지곤 했다. 어느 전과에서 시험문제가 더 출제됐는지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는 일도 다반사였다. 이런 다툼은 중학생이 됐을 때 ‘완전정복’(동아출판)과 ‘완전학습’(교학사)의 경쟁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당시 동아전과가 시장 규모 60~70%, 표준전과가 30~40%를 가져갔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여러 출판사에서 각종 참고서와 문제집이 쏟아지며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자 전과는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특히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참고서 시장이 급격히 줄었다. 이런 시점에 천재교육이 2006년 ‘우등생전과’로 전과시장에 뛰어든 것은 의외로 여겨졌다. 출판계에서는 당시 “수익성이 떨어진 전과시장에 왜 뛰어드느냐”는 우려가 나왔다. 안흥식 천재교육 초등개발본부 차장은 “전과가 일반 참고서나 문제집보다 제작 비용이 훨씬 많은 데다 품도 더 들고 수익성이 낮아 적어도 5년 동안은 수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이 “새로운 시각으로 기존의 것을 넘는 전과를 만들라”고 지시하면서 천재교육은 전과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기존 양강 구도의 시장에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것인 만큼 우등생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했다. 우등생전과는 사진이나 삽화, 만화 등을 기존 전과보다 2배 가까이 더 넣었다. 홈쇼핑에 광고를 내는 등 마케팅도 활발히 벌였다. 당시 잘나가던 문제집 ‘우등생 해법’ 시리즈에 우등생전과를 함께 묶어 할인해 공급했다. 그러나 한 달도 안 돼 홈쇼핑 광고를 접어야 했다. 전국서점연합회에서 ‘우등생전과가 유통 구조를 망가뜨린다’며 본사 앞에 몰려와 항의집회를 했기 때문이다. 후발 주자인 우등생전과 진입에 타격을 입은 것은 표준전과였다. 여기에 경영 악화 등이 겹치면서 교학사는 결국 2013년 2학기를 끝으로 표준전과를 폐간했다. 1986년 두산으로 넘어갔던 동아출판은 2014년 YES24로 넘어갔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초등학교 지필고사를 보지 않겠다고 한 시점과도 겹친다. 달라진 교육 환경이 전과에 위협이 됐던 셈이다. 김영기 교학사 이사는 표준전과 폐간의 이유로 학생 수의 급격한 감소, 온라인 정보의 방대화, 교육정책의 변화를 들었다. 김 이사는 “한 학기에 80만~120만부까지 찍었다. 당시엔 교학사 매출의 30%까지 차지할 정도였지만, 2010년 전후로 전과는 수지 타산이 도무지 맞지 않았다”며 “앞으로의 교육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사실상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판단하에 전과를 접게 됐다”고 밝혔다. 한 학년당 80만명을 넘던 초등학생 수는 최근 40만명쯤으로 급감했다. 낱말 풀이, 자료 조사 숙제는 인터넷에서 바로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요즘은 숙제도 안 내준다. 교과학습보다는 체험학습을 강조한다. 시험은 학원에서 해결하는 시대가 됐다. 60년이 넘는 동안 전과도 많이 변했다. 동아전과는 2007년 액토즈소프트의 게임 ‘라테일’ 캐릭터가 표지를 장식하고, 2011년 2학기에는 태블릿PC용 디지털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 등 시대 흐름에 맞춰 바뀌었다. 최근엔 내년 1학기 특별판용으로 ‘표지모델 공모전’을 벌이고 있다. 1970~1980년대 초등학생들을 모델로 한 표지 디자인을 선보여 학생들의 인기를 끌었던 것을 자극하는 일종의 ‘향수 마케팅’인 셈이다. 우등생전과는 홈페이지와 연계해 풍부한 학습자료와 평가자료를 제공한다. 쪽지시험, 단원평가, 중간·기말고사 등 각종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QR 코드를 접목해 실험 동영상이나 듣기 자료 등 각종 학습요소를 손쉽게 보거나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전과는 지금도 초등학교 참고서 시장에서 한 학기 100만부 이상을 내며 독보적인 지위를 자랑한다. 워낙 방대한 내용을 담아야 하기에 어지간한 출판사는 진입이 어렵다. 인터넷으로 숙제를 해결한다 하더라도 교과서 진도에 맞는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는 전과는 여전히 학부모와 학생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만 앞으로 더 빨라질 시장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전과의 숙제이기도 하다. 경기 성남시 분당의 박정현(41)씨는 “초등학생 때 본 전과와 요즘 아이들이 보는 책에서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디지털 교과서라고 불리는 매체들을 보면 종이로 만든 전과는 점점 멀리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태블릿PC에 많은 학습 교과가 담겨 있는 데다 일대일 강의도 있어서 전과에는 거의 손이 안 간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최초의 참고서로, 여전히 현역을 자랑하는 전과의 갈 길이 험난해 보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12일 인쇄문화의 날 기념식

    12일 인쇄문화의 날 기념식

    대한인쇄문화협회(회장 조정석)는 오는 12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제28회 인쇄문화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다. 인쇄문화 산업의 중요성을 되새기면서 인쇄 유공자에 대한 정부포상 및 제32회 인쇄문화대상 시상도 한다.
  • 오늘의 눈으로 본 ‘20년 전 그녀들의 감성’

    오늘의 눈으로 본 ‘20년 전 그녀들의 감성’

    이불, 정서영, 김소라는 모두 여성이고, 비슷한 시기에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아트선재센터에서 각자 본격적인 데뷔전을 가진 후 작가로 줄곧 활동하고 있다. 3명의 작가가 20년 전의 전시들을 오늘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커넥트 1: 스틸 액츠(Still Acts)’전을 갖고 있다.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지난해 11월 문을 닫았다가 9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연 아트선재센터가 그간의 여정을 돌아보는 의미로 기획한 전시다. 아트선재센터는 1995년 미술관 부지에서 열린 ‘싹’ 전에서 출발해 1998년 정식 개관한 이후 시설 보수를 위해 2005년 처음 휴관했고, 이번이 두 번째 휴관이었다. 김선정 관장은 “‘싹’전부터 2005년까지의 작업을 살펴보기 위해 그 기간에 개인전을 가진 여성작가 3명의 작품을 중심으로 예전과 현재를 잇는 전시를 기획했다”며 “미술관과 작품 소장에 대한 여러 담론을 촉발하는 계기를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1~3층에서 열리는 전시는 한 작가가 한 층에서 전시하는 개인전 형태로 구성됐다. 3층에선 세계적 작가로 맹활약 중인 이불(52)의 전시가 열린다. 아트선재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이불의 대표작 ‘사이보그’를 오랜만에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과장된 신체 비율을 가진 이불의 사이보그는 이상적인 외모에 대한 여성의 열망이나 이를 바라보는 남성의 시선을 떠올리게 하면서 여성에 대한 시선이 지배적 이데올로기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었다. 이번 전시에는 1998년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사이보그 연작 가운데 4점이 설치됐다. 과거의 작품이지만 비닐로 감싸고 바닥에는 종이 박스를 깔아 현재의 느낌을 부각시켰다. 구슬과 스팽글로 화려하게 장식한 조기를 담은 비닐봉지 수십 개로 벽면을 메운 작품 ‘장엄한 광채’도 20여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싹’전에서 선보였던 이 작품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물고기가 썩어 들어가며 비린내가 악취로 변하면서 위력을 발휘한다. 뉴욕현대미술관 전시 당시 시각 중심의 미술에 후각을 끌어들이며 전통적인 시각예술 위계를 교란시킨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쉽게 변하는 생선을 사용해 시간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조각이 가지는 재료의 한계를 넘어서는 작업이다. 생선에 올린 수공예 비즈 장식은 한국 여성의 노동 문제와 맞닿아 있다. 2층에는 조각가 정서영(52)이 2000년 개인전에서 보여준 세 점의 작품이 16년 전과 같은 모습으로 설치됐다. 작가가 친구로부터 받은 엽서 한 면에 인쇄된 수영장 사진 한쪽 구석의 전망대 이미지에서 착안해 만든 작품 ‘전망대’와 흰색 스티로폼을 깎아 만든 거대한 크기의 꽃봉오리를 형상화한 작품 ‘꽃’, 아파트 수위실의 책상을 연상케 하는 ‘수위실’을 선보인다. 1층 공간에는 김소라(50) 작가의 ‘라이브러리’가 설치됐다. 2004년 김홍석과의 2인전 ‘안타르티카’에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기증받은 1100여권의 책으로 책장을 메웠던 작가는 이번에는 지인으로부터 받은 ‘버려도 되는 책’ 100여권으로 대신했다. 전시는 11월 20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북촌의 기와 물결 아래 근대의료·독립史 숨결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북촌의 기와 물결 아래 근대의료·독립史 숨결

    서울미래유산은 서울시가 2012년부터 보존정책을 펼치면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서울시는 미래유산 보존정책을 통해 소유자와 시민들이 문화유산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가치에 눈을 뜨고, 스스로 가꿔나가는 일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문화유산 보존정책에 시민들의 자발적 역량을 더하자는 취지다. 이런 취지를 앞세워 2013년 284건, 2014년 53건, 지난해 45건의 미래유산을 소유자(관리자)의 동의를 얻어 선정했다. 서울시는 미래유산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신문, 문화지평과 공동주관으로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매주 토요일 진행하고 있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를 확인하고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어? 여기 뒀던 플래카드 가방 못 봤어요?” 여섯 번째 서울미래유산 탐방일인 지난 8월 20일 집결 장소인 3호선 안국역 근처 서울노인복지센터 간판 옆에 뒀던 행사 플래카드 가방이 통째로 없어졌다고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가 중얼거렸다. 모임에 대해 양해를 구하기 위해 시설관리팀에 잠시 다녀왔더니 그새 사라진 것이다. 시설관리과 직원이 난감해하면서 찾아보겠다며 안으로 들어갔다. 잃어버린 가방을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센터는 넓었고 어르신도 많았다. 시계 초침은 야속하게 답사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를 향해 지체없이 째깍거리며 돌아갔다. 답사 시작 3분 전 시설과 직원이 플래카드 가방을 들고 뛰어왔다. 잃어버린 돈을 되찾은 것만큼 기뻤다. ‘10시 정시 시작’ 전통을 깨지 않아서 무엇보다 다행이었다. 한 어르신이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가방을 들고 들어간 것으로 해프닝은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는 배건욱(45) 서울미래유산 해설사의 해설로 진행됐다. 옛 통계청 건물 ‘노인복지센터’…격자 패턴 등 건축가 이희태식 모더니즘 ‘발 담근 김에 멱 감는다’고 시설관리팀 직원에게 건물 외벽에 붙어 있는 ‘서울미래유산’ 현판 앞에서 사진 한 컷을 부탁했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1961년 준공돼 통계청으로 사용되어 온 유서 깊은 건물로 2014년에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서울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서울노인복지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하루 2000여명에게 무료급식을 하고 1500여명이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손꼽히는 대규모 사회복지 시설이다. 시설관리팀 박충식씨는 “내부는 전면 리모델링해 옛 모습이 남아 있지 않다”며 “외부의 적벽돌, 머릿돌에서 그나마 옛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수관에 가려진 머릿돌에는 ‘준공 단기 4293년 11월 1일’, 1961년에 지어졌다는 표식이 뚜렷하다. 우수관을 꺾어서 머릿돌이 잘 보이게 만들면 명물이 될 만도 하단 생각이 들었다. 배 해설사는 “건축가 이희태의 모더니즘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대표작으로 격자형 패턴의 디자인이 차양창과 함께 모던한 감각을 연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 계동 사옥 앞에는 굴뚝처럼 생긴 석조물이 있다. 관상감 관천대다. 조선시대 천문관측대로 사용됐다. 원래 옛 휘문중고 자리에 있던 것을 1984년 가을 지금의 자리에 복원했다. 이 관천대는 경주의 신라 첨성대, 개성 만월대의 고려 첨성대, 서울의 창경궁 관천대 등과 함께 우리나라 천문관측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사적 제296호로 지정돼 있다. 김기도 에스이앤티소프트 대표는 “그동안 지나다니면서 도대체 뭐하는 구조물일까 궁금해만 했지 적극적으로 알아보지는 않았다”면서 “천체 망원경도 없던 그 옛날에 이런 시설에서 하늘을 보고 천문을 읽었다니 참 신기하다”고 말했다. 첫 양방병원 ‘제중원’ 표지석…백인제 가옥 등 근대의학 태동지 북촌 현대 계동 사옥 앞에는 ‘제중원’터 표지석이 있다. 헌법재판소 안에 있는 표지석 자리는 제중원이 처음 세워졌던 곳이고 훗날 이곳으로 옮겨졌다. 제중원은 고종이 1885년 미 공사관 공의(公醫)인 알렌의 건의를 받아 설립한 양방 병원이다. 알렌은 1884년 갑신정변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민영익을 치료하면서 궁중의 전의(典醫)로 발탁됐다. 실록에는 고종이 혜민서와 활인서를 대신할 의료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정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설치를 허락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면에는 알렌이 고종에게 서양의학의 보급과 서양식 의료기관의 설립을 건의해 제중원 설립을 이끌었던 사연이 숨어있다. 그러고 보면 북촌 지역은 우리나라 근대의학의 태동지다. 이날 답사에 참가한 김치중 한국일보 의학전문기자는 “연대세브란스 병원의 모태인 제중원, 1900년대 초기 우리나라 콜레라 방역대책을 세워 근대의학 도입에 공헌한 독일인 의사 리하르트 뷘시의 병원,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 가옥 등 북촌 지역은 근대의학의 의향(醫香)이 짙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북촌팔경 중 한 곳인 북촌1경을 가기 직전 여운형 집터 표지석이 있다. 정확한 위치는 응암감자탕과 현대그룹 건물 사잇길 끝까지 가서 우회전한 뒤 안동칼국수 맞은편이다. 몽양 여운형은 우리나라 해방 정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민족주의 진영의 인물이다. 특히 1936년 조선중앙일보 사장 재직 시 손기정 사진에 있던 일장기를 말소한 사건의 주역이었고 광복 직후 건국준비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해방 전후 공간에서 역사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배 해설사는 “일장기 말소사건은 조선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1936년 하계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의 사진에서 일본 국기를 삭제해 보도하자 이를 조선총독부가 문제 삼아서 생긴 사건”이라며 “당시 조선중앙일보는 인쇄기 품질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총독부가 알아차리지 못해 검열을 통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쇄품질이 좋았던 동아일보가 검열에 걸리면서 결국 전모가 밝혀져 두 신문 모두 정간되고 여운형도 사퇴하고 만다. 조선중앙일보가 있던 건물은 현재 NH농협 종로지점으로 서울미래유산이기도 하다. 배 해설사는 답사단을 대동세무고 교정으로 이끌었다. 대동세무고는 김만수란 사람이 1925년 전국 인력거꾼의 자녀 교육을 위해 설립한 대동학원이 전신이다. 건학이념은 ‘불학위빈’(不學謂貧)이다. ‘배움은 곧 가난을 벗어나는 길이요, 배워야만 민족독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배 해설사는 “대동학원 설립은 일제강점기에 경제·교육·문화 면에서 민족 역량을 배양하고 민족 생존권을 수호하기 위한 지사들의 뜻있는 결합이었다”며 “서민들의 자구적 노력의 결정체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배 해설사가 답사단을 대동세무고로 이끈 진짜 이유는 옆집인 인촌 김성수의 옛집을 보여 주기 위해서다. 독립 투사들 모였던 인촌의 집…지금은 굳게 닫혀 ‘단절된 유산’ 느낌만 김성수는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됐다. 3·1운동에도 참여했던 그가 1940년대에 학도지원병을 고무하고 징병제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매일신보 같은 매체에 실었다. 김성수는 이 집에서 1918년부터 1955년까지 살았다. 현재는 인촌기념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2·8 독립선언 준비, 3·1운동의 초기 준비 단계 등에서 항일 독립투사들이 모인 밀회 장소이자 중앙고보, 보성전문, 동아일보 설립을 구상하는 등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배후 지원, 민족 교육, 민족문화의 보급을 위해 노력했던 장소로서 보존 가치가 있다’며 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그런데 서울미래유산이면서 국가보훈처 지정 현충시설로 관리되고 있는 이 집 대문은 굳게 잠겨 있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 명의로 대문 옆에 ‘이곳은 개방된 관광구역이 아닙니다’란 안내문을 커다랗게 써 붙여 놨다. 서울미래유산은 서울시민 공통의 기억이어야 하는데, 닫힌 대문은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굳게 닫힌 대문이 소통의 단절을 의미하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답사단은 만해 한용운이 불교잡지 ‘유심’을 발행한 유심사터를 지나 북촌 주민들의 용수원이었던 ‘석정보름우물‘에 들러 이곳의 역사를 전해 들었다. 옆에 아주머니 세 분이 모여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살고 있는 우리가 이곳 역사를 가장 잘 알지. 우리한테 물어봐야지.” 맞는 말씀이다. 원래는 그 지역에 거주하는 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게 맞다. 문제는 그런 분을 찾아서 앞장세우는 것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북촌팔경 핵심 ‘한옥마을’…관광객들 ‘북적’ 에티켓 ‘기본’ 본격적인 북촌 한옥마을로 들어서자 집집마다 대문에 ‘조용히 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가회동 31 일대는 북촌 한옥마을의 메인 골목인 데다 북촌팔경 중 한 곳이라서 관광객이 늘 북적인다. 특히 주말에 많이 몰리는 관광객들로 인해 주민들은 휴식에 방해를 받고 있다. 안내문은 관광객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려는 주민들의 고육지책인 것이다. 가회동 주민들의 성숙한 시민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한 무리의 외국인들이 안내문이 신기한 듯 사진을 연신 찍어대고 있다. 북촌 한옥마을 일대가 서울미래유산이다. 배 해설사는 “다양한 문화재와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다채로운 공간과 전통가옥인 한옥들이 독특한 경관을 형성하고 있어서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답사단은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 가옥에 들러 땀을 식히고 서울미래유산인 돈미약국을 거쳐 헌법재판소로 향했다. 헌법재판소는 1993년 지어져 건축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헌법수호의 최고기관으로 보존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터는 조선말 좌의정을 지냈던 박규수 선생 저택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종합병원인 제중원이 있던 장소다. 최근에는 헌재 도서관 증축 부지에서 조선 영조의 막내딸 화길옹주(1754∼1772) 집터가 발견됐다. 이곳은 구한말 개화파 민영익의 집, 일제강점기 군국기무를 총괄하는 통리기무아문 자리이기도 하다. 배 해설사는 “사대문 안은 조금만 파내려 가면 거의 모든 곳에서 유구가 발견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를 인근으로 수평 이동해 보존하기로 했다. 답사에 참가한 박수현(39)씨는 “유물이 발견되면 공사를 중단하는 게 시민 눈높이”라며 “헌법기관이 법을 어기며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답사단은 탐방 시작 이후 처음으로 종로경찰서 옆 한식집 ‘금수저’에서 경후식(景後食)을 했다. 성준경(48)씨 부부가 막걸리를 샀다. 북촌답사가 운치 있게 마무리됐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부산국제관광전 9일 개막

    부산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생생한 문화와 여행 관련 정보를 즐기고 체험하는 관광 전시회가 열린다. 부산시는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벡스코에서 제19회 부산국제관광전(BITF 2016)을 연다고 5일 밝혔다. 국내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국내 관광홍보관, 해외 40개국의 문화와 관광지를 즐길 수 있는 해외 관광홍보관 등이 준비된다. 여행 상담과 특별할인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세계여행상품 특별관, 각종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는 관광지식 정보교류관, 다양하고 특별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체험관 등도 마련돼 관람객들에게 다앙한 관광 정보와 기회를 제공한다. 부산지역 관광상품에 관심을 두는 대형 아웃바운드 여행사와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 기타 관광업체 등이 참석하는 해외바이어 초청 상담회도 열린다. 부산국제관광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리며, 입장료는 일반 2000원, 학생 1000원이다. 다만 15인 이상 단체와 부산국제관광전 홈페이지(www.bitf.co.kr)를 방문해 무료초대권을 인쇄하거나 사전등록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中, 대학생 실습활동 증명서 사고파는 행위 기승

    中, 대학생 실습활동 증명서 사고파는 행위 기승

    ‘단 돈 200위안(약 3만3000원)에 대학생 필수 활동 증명서를 발급해드립니다’ 이는 최근 중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각종 활동 증명서(规定动作)를 발급하는 불법 업체들의 광고 홍보 문구다. 온라인 포털 사이트와 SNS를 통해 활발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업체들의 주요 타깃은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다. 중국 소재 상당수 대학에서는 졸업 요건의 필수 항목으로 각종 사회 봉사 활동 체험 증명서를 요구해오고 있는데, 학생들은 주로 이 같은 체험 활동을 방학 기간에 진행한다. 각 대학별로 상이한 체험활동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학교에서 요구하는 내용은 △전공 관련 직업 체험 증명서 △농촌 봉사활동 체험 증명서 △전공 관련 전문자격증 1개 △1개 외국어 시험 점수 증명서 등 4개 항목이다. 하지만, 졸업을 앞둔 일부 학생들 중 해당 요건은 갖추지 못한 학생들이 이들 불법 업체들을 이용해 위조된 활동 증명서를 학교에 제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전공 관련 직업 체험 활동을 종료한 학생들에게는 필수적으로 ‘실습보고서’를 제출할 과제가 부과되는데, 이때 상당수 학생들은 위조 활동 증명서 발급 뒤, 해당 업체로부터 3000자 이상의 보고서를 대행해주는 ‘대리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1주 전까지 중국 최대 온라인 유통 업체 타오바오(淘宝网) 검색 창에는 ‘실습증명(实习证明)’이라는 검색어로 수천 곳의 불법 증명서 대리 업체가 난립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해당 문제가 물의를 일으키자 현재는 업체가 지정한 ‘불법 검색어’로 검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웨이보(微博), 웨이신(微信) 등 중국 최대 SNS를 통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는 해당 업체들은 1000자 기준 80위안 남짓한 표준 요금표를 제시, 학생들이 기본 요금을 선결제한 이후 유선전화를 통해 실습 보고서에 담길 주제와 내용 등을 상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업체들은 10명, 20명 단위로 공동 구매할 시 학생 1인당 5위안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곳도 등장했다. 일부 업체들은 대대적인 온라인 광고를 통해 ‘지난 2002년부터 운영해온 이 분야 업계 최고의 회사로, 보고서 작문 형식과 품질 면에서 최고의 만족을 줄 수 있다’고 홍보를 이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베이징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짱쉬엔진(23·张旋紧)씨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방학 기간 동안 전국 각지에 소재한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다음 학기 생활비를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졸업을 위해 제출해야 할 활동 증명서가 4개 항목이나 되는 탓에 현실적으로 상당수 학생들이 전문 업체들이 발급하는 불법 활동 증명서를 돈을 주고 구매하는 형편이다. 단돈 200~300위안에 구매할 수 있고, 최근에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발전해 손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급기야 최근 일부 학생들 중에는 중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공유된 각종 활동 증명서 사례를 인쇄기로 출력한 뒤, 원하는 회사 또는 증명서 발급처의 도장을 전문 도장 업체로부터 각인하는 방식으로 불법으로 직인을 찍어 제출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소재 모 대학 재학생 딩시아오린(22·丁晓琳)씨는 “앞서 방학 기간 동안 인근 호텔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직업체험’ 활동을 진행했지만, 지금까지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평균 8~9시간이 넘는 고된 체험을 해 본 경험이 없어, 15일 뒤에 일을 중단했다”면서 “학교 측에는 도장업체에서 무단으로 각인한 위조 도장을 사용해 체험 증명서를 제출했다. 워낙 많은 학생을 담당해야 하는 담당자가 자세히 보지 않는 탓에 증명서 제출 과정에서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 상에는 이 같은 행태를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 네티즌(아이디 dlwpizon**)은 '중국 공교육 문제가 갈수록 심각한 상황에 달하고 있다'면서 '다행히도 이미 나의 자녀들은 학교를 모두 졸업한 상황이지만, 다른 학생들의 얕은 수가 매우 우려된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vid**)은 '사고 팔 수 있는 것의 제한을 두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사회 초년생으로의 생활을 앞둔 예비 졸업생들이 졸업 전부터 각종 증명서를 불법으로 사고 파는 행태에 노출돼 있다는 것은 향후 더 큰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매개자로서의 예술 vs 실험에 빠진 예술

    매개자로서의 예술 vs 실험에 빠진 예술

    아시아 최대의 미술축제,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가 잇따라 개막해 2~3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는 다양한 종교와 문화를 가진 세계 각국의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담론을 각자의 방식으로 펼쳐 보이는 미술축제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지나치게 실험적인 거대 담론에 이끌려 길을 잃을 수 있지만 특징을 잘 찾아 작품들을 감상하면 신선한 예술적 충격을 맛볼 수 있다. 마리아 린드가 예술총감독을 맡은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를 주제로 37개국 101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설치,영상 등 252점을 선보인다. 린드 감독은 “예술의 도구화, 상업 예술시장의 팽창 등 예술 제반조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서 예술을 중앙무대에 놓고 사회의 매개체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예술과 시민 사회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참여작가의 25%가 지난 1년여 동안 현지에서 지역 공동체와 협업 및 역사성에 주목한 신작을 제작했다. 전시 장소도 광주비엔날레전시관 이외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의재미술관, 무등현대미술관, 우제길미술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서구문화센터 앞 전광판 등 8곳의 외부 전시장으로 확대했다. 예술의 본질에 충실하고 삶 속에서의 예술적 개입을 실천하기 위해 전시 공간도 인위적인 구분 없이 작품들이 자유롭게 열린 공간에 배치되면서 관람객들에게 상상과 사색, 쉼의 여백을 제공하고 있다. 전시 작품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일상이 되어 버린 재난과 테러뿐 아니라 지구온난화, 인공지능의 문제 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 준다. 1전시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주요 거점이자 토론의 장이었던 광주 계림동 녹두서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도라 가르시아의 신작 ‘녹두서점-산 자와 죽은 자, 우리 모두를 위한’이다. 1980년대 광주의 상징적인 장소를 보다 광범위한 대중과 만나도록 개입한 가르시아는 이 작품으로 이번 광주비엔날레 눈예술상을 받았다. 도시의 공동체 문화와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연구해 온 인도네시아의 줄리아 사리레티아티는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들이 자리잡고 있는 안산의 커뮤니티센터와 비디오 공유 플랫폼을 만들어 노동인구의 이주에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모색했다. 독일의 미하엘 보이틀러는 지역학생들과 함께 과일 담는 망과 인쇄소의 폐지를 ‘종이 소시지’로 재활용하는 ‘대인 소시지가게’를 선보였다. 암스테르담에서 활동하는 사스키아 누어 판 임호프의 설치작품 ‘# +26.00’는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우제길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무등산 국립공원 내 의재미술관에서는 스웨덴의 구닐라 클링버그가 한국의 풍수지리와 오행, 자연 환경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비가시적 에너지의 흐름을 시각화한 ‘고요함이 쌓이면 움직임이 생긴다’를 전시하고 있다. 11월 6일까지. 광주비엔날레가 예술을 매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시험적인 성찰의 무대라면 전시 형식으로서 비엔날레의 본질을 묻는 부산비엔날레는 스펙터클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윤재갑 중국 하우아트뮤지엄 관장이 전시감독을 맡아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는 주제로 부산시립미술관과 고려제강 수영공장에서 열리는 부산비엔날레에는 23개국 121명이 참여해 미술뿐 아니라 건축, 디자인, 공연, 세미나를 펼친다. 윤 감독은 “전통과 현대, 아날로그와 디지털, 동양과 서양, 자본과 기술이 어우러진 세상이 혼혈하는 지구”라며 “90년대 이전의 자생적인 로컬아방가르드 시스템과 90년대 이후 대두한 글로벌 비엔날레 시스템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비엔날레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프로젝트1은 1960~1980년대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아방가르드 미술을 다룬다. 나라별로 큐레이터를 배치하고 각국의 섹션 전시로 세 나라의 아방가르드 미술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도록 했다. 한국작가 김구림, 이건용, 이승택, 이강소 등이 참여하고 중국에서는 쉬빙과 왕광이 등이, 일본에서는 시노하라 우시오와 야나기 유키노이 등 3개국 총 65명이 참여한다. 본전시에 해당하는 프로젝트2는 전시공간 F1963부터 볼거리다. F1963은 고려제강이 1963년부터 55년 동안 전 세계로 수출하는 와이어를 생산하던 공장을 조병수 건축가가 리모델링한 것으로 공장 본연의 모습을 간직한 채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노동의 시간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3000여평의 공간에서 다양한 국적의 예술가들이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네덜란드 작가 조로 파이글의 거대한 ‘오피움’, 김학제의 ‘욕망과 우주 사이’, 윤필남의 ‘손에서 손끝으로’ 등 스케일이 큰 작업들이 눈길을 끈다. 남아공의 자넬레 무홀리는 환희와 죽음이 교차하는 삶을 보여 주는 ‘사랑과 상실에 대하여’를, 중국의 진양핑은 평면회화 작업 위에 고무풍선을 매달고 공기총으로 쏴서 맞히는 ‘풍선맞추기’와 ‘스탠바이’를,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은 ‘혼혈하는 지구’라는 제목으로 미디어와 가상현실의 붓질이 접목된 신작을 선보인다. 부산비엔날레는 구글과의 협찬으로 구글컬쳐인스티튜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 글 사진 광주·부산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세계 녹색성장 모델을 한자리에···녹색성장 박람회 다음달 5~9일 개최

    세계 녹색성장 모델을 한자리에···녹색성장 박람회 다음달 5~9일 개최

    한국 주도로 설립된 국제기구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출범 4년째를 맞아 그동안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녹색성장 전략 발굴을 위한 행사를 다음달에 개최한다. 연구소는 다음달 5~9일까지 5일을 ‘2016 글로벌 녹색성장 주간’(Global Green Growth Week 2016)으로 정하고 ‘녹색성장기술 박람회’(Green Growth Fair and Technology Exhibit)를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50여개의 전시부스가 설치될 예정인 박람회에는 한화큐셀, 한국녹색기술센터 등 국내 유관기관·기업들과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은행(WB),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 그리고 영국, 노르웨이, 코스타리카, 독일 등 녹색성장의 성공사례를 보유한 각국 정부의 대표단 등이 참석해 다양한 녹색성장 우수 사례, 혁신 기술 등을 선보인다. 박람회 총괄을 맡은 GGGI의 송강한 사무차장 특별보좌관은 “개발도상국 녹색성장의 이행은 민·관 협력이 핵심인 만큼 국제기구, 정부, 그리고 녹색기술을 보유한 기업들 간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박람회의 취지”라면서 “3차원(3D) 인쇄기술 시연,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전시 및 시승 행사 등 미래 녹색성장을 견인할 혁신기술이 소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람회에는 1200여명의 국내·외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GGGI는 “녹색성장 이행을 위한 정책 및 혁신기술, 파이낸스 등의 정보를 한자리에서 확인하고, 특히 개발도상국에서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인할 수 있는 대규모 국제 행사에 제주도민 및 국내 유관 분야 관계자분들의 많은 참석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6 세계인쇄회의 오늘 개막

    세계 인쇄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2016 세계인쇄회의(2016 WPCF)가 30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다. 우리나라가 2003년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후 세계인쇄회의를 주최하는 건 처음이다. ‘세상을 인쇄하다’를 주제로 새달 2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국내 참가자 300명을 포함해 31개국에서 500여명이 모인다. 세계인쇄회의 회장 마이클 마킨, 유럽인쇄회의 회장 프란세스 호스텐치, 대한인쇄문화협회 조정석 협회장, 문화체육관광부 정관주 차관 등이 참석한다. 조정석 협회장은 “2016 세계인쇄회의 개최를 계기로 인쇄가 21세기 지식정보산업의 핵심으로 거듭나고, 사양산업이라는 오해와 편견이 불식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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