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생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택지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8월27일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학대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주연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7,980
  • 안희정 “대권 재도전할 것… 지금은 도정 충실”

    이재명 “성남 사례 전국 통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업무 복귀 첫날인 5일 “도정에 충실하고 때가 되면 지금보다 더 확고하게 준비해 (대선에) 재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문재인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도지사 임기는 완수하겠다. 3선 도전 여부는 적절한 시점에 늦지 않게 밝히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안 지사는 이날 충남도청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내 인생의 마지막 목표인 대화와 타협의 정당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대선에) 꾸준히 도전하겠다. 이 비전과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에 실현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경선에서 승리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며 “선과 악, 정의와 불의, 진보와 보수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국민들과 국가가 겪는 위기에서 내 제안이 새로운 정치의 큰 전환점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안 지사는 ‘안 지사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 힘을 문 후보에게 모아 주고 응원해 달라. 이게 경선 결과에 승복한 경선 경쟁 후보로서의 의무”라고 호소했다. 안 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논란이 된 ‘대연정’, ‘사드’ 등 발언에 대해 “의미 있는 주제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제안과 새 정치 비전이 진보·보수 양 진영에서 배척당하고 지지층으로부터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옳은 것이었다”며 “다만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이 소신이 화난 촛불광장의 설득력을 얻기 어려웠다. 잘 설명하지 못한 것도 있다”고 아쉬워했다. 안 지사는 지난달 14일 연가를 내고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섰으나 누적 득표율 21.5%로 문재인 후보에 이어 2위를 했다. 누적 득표율 21.2%로 3위를 차지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12일 만인 이날 출근해 “성남시의 모범 사례가 전국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전국 최고의 지방정부라는 자부심을 갖고 각종 시정 업무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성남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부산 찾은 홍준표 “PK 다시 불붙으면 판도 바뀔 것”

    부산 찾은 홍준표 “PK 다시 불붙으면 판도 바뀔 것”

    “시청자 재미위해 손석희와 설전”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5일 “부산·경남(PK)에서 다시 불이 붙기 시작하면 대선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30일 안에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 후보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경남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및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내 고향 부산·경남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달라”고 외쳤다. 이어 울산 선대위 발대식에선 “1974년 울산으로 마지막으로 이사 왔다. 울산은 제 인생의 마지막 고향”이라고 호소했다. 또 홍 후보는 부산 부전시장·울산 수암시장에서 상인들로부터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홍 후보는 전날 대구·경북(TK)에 이어 이날 자신의 ‘안방’인 PK를 방문하며 보수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도 6~7일 PK에 머물 예정이어서 두 사람은 TK에 이어 PK에서도 또 한번의 치열한 ‘보수 적통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홍 후보는 부산 삼광사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대구·경북에 갔을 때 경북 지역에서만 여론조사한 걸 보여 줬는데 절반 가까이 홍준표 지지로 나오더라”라면서 “지금 여론조사가 실제와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날 손석희 JTBC 앵커와의 설전에 대해 “시청자들이 재미있었을 것”이라며 “손 박사를 생방송에서 한번 재미있게 해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이 끝나고 손 사장에게 미안하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더니 ‘선전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답장이 왔다”고 덧붙였다. 전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한 홍 후보는 손 사장이 ‘무자격 후보’ 논란에 대해 묻자 “손 박사도 재판받고 있으면서 질문하면 안 되지”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부산·울산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빛바랜 사진 속 세 친구, 50년 후 만나 같은 사진 찍다

    빛바랜 사진 속 세 친구, 50년 후 만나 같은 사진 찍다

    50년 전 촬영된 빛바랜 사진 속의 젊은 세 친구. 그리고 50년 후 이들은 노인이 된 모습으로 똑같은 포즈의 사진을 찍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 지역언론은 20대 학창 시절에 만나 이제는 70대의 노인이 된 세 친구의 흥미로운 사연을 전했다. 누구나 그렇듯 대학 졸업 이후 각자의 삶을 찾아 뿔뿔이 흩어진 세 친구의 이름은 할 퀄, 피터 윌퍼트, 제프리 스미스. 72세 동갑내기인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한창 혈기왕성했던 20대 초반 때였다. 각자 매사추세츠주의 대학을 다니던 이들은 해변가인 케이프 코드의 한 레스토랑에서 긴 여름방학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벌었다. 해변가에서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웃고 있는 이 사진은 1966년 촬영된 것으로, 세 젊은이들이 내뿜는 청춘의 기운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 사진이 촬영된 지 50여 년이 흐른 지난달 말. 이제는 70대 노인이 된 세 친구가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케이프 코랄에 모였다. 놀라운 사실은 세 친구가 다시 '완전체'가 된 것도 무려 50여 년 만이라는 점. 제프리와 할은 지금까지 간간이 연락을 이어온 반면 피터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몇년 전 온라인을 통해 피터가 어디에 사는지 알게 됐다"면서 "이후 연락을 통해 정말 오랜 시간 연락이 끊긴 친구를 찾았다"고 밝혔다. 미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던 세 친구는 51년 만의 회합장소로 케이프 코랄을 정했고 각자 승용차와 여객기를 타고 이곳에 모였다. 그리고 세 친구가 모여 제일 먼저 한 일은 과거와 똑같은 장면의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피터는 "50년 전 사진 속 우리는 밝은 미래와 야망을 가진 젊은이였다"면서 "이후 인생에서 우리 모두 결혼과 이혼, 사업 성공과 실패 등 많은 부침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피터는 "우리 모두 꽤 괜찮은 인생을 살아온 것 같다"면서 "가장 행복한 것은 지금 우리들 중 죽은 사람이 없다는 점"이라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홍가혜 5월 결혼 소감 “예비신랑은 목사님 아들, 신혼여행은..”

    홍가혜 5월 결혼 소감 “예비신랑은 목사님 아들, 신혼여행은..”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의 수색 작업을 비판한 인터뷰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홍가혜(29·여)씨를 모욕한 네티즌들이 처벌을 받은 데 이어 민사소송에서 위자료까지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단독 김형률 판사는 홍씨가 네티즌 A씨 등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가운데 홍가혜씨는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한 날인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연한 박근혜 구속 소식만큼 제 인생에 있어서 설마했던 일이 생겼다. 저 5월 27일 결혼한다”고 알렸다. 그는 “고통 속에 걸어가고 있던 세상을 내려놓고 이제 옆지기와 함께 사랑으로 걸어가려 한다”며 “박근혜 구속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듯 결혼도 끝이 아니라 시작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월호 3주기, 3년상을 치르고 위로받아야하는 사람들이 위로받을 때 ‘비로소 시작이라는 걸 할 수 있겠다’ 생각했던 게 결혼이라는 형태로 왔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씩 살아가며 채우고, 서로를 존경하고 사랑하며 겸손히 그렇게 예쁘게 살겠다”고 덧붙였다. 홍씨는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예비신랑은 목사님 아들이다. 결혼 관련 절차 등은 간소화하기로 했다. 다만 출국금지 상태라 신혼여행을 1년 뒤에 가기로 아쉽다. 만난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모두 하나님의 축복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진 모델로는 해리슨보다 클랩턴이 더 낫죠”

    “사진 모델로는 해리슨보다 클랩턴이 더 낫죠”

    뮤즈에게 딱 잘라 물었다.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레일라’예요. 하지만 언플러그드 버전은 좋아하지 않아요. 원곡의 열정과 깊이를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죠.”세기의 뮤즈 패티 보이드(73)가 한국을 처음 찾았다. 자신의 인생을 담은 사진전 ‘로킨 러브’(ROCKIN LOVE· 28일~8월 9일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와 관련해서다. 보이드는 4일 서울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국내 언론과 만났다. 팝 역사상 최고 밴드인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과 세계 최고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인 에릭 클랩턴과의 삼각관계로 유명한 그녀다. 이 관계 속에서 비틀스의 ‘섬싱’, 클랩턴의 ‘레일라’와 ‘원더풀 투나이트’ 등이 태어났다. “포스터에 쓰인 사진은 에릭과 헤어지고 나서 여전히 슬픔에 빠져 있을 때예요. 외출을 준비하던 제 모습을 직접 카메라에 담았어요. 긴 시간을 지나 이 사진이 한국 분들과 만나게 될 줄 상상하지 못했어요.”그 유명한 노래들을 처음 들었을 때를 돌이키기도 했다. “조지는 ‘섬싱’을 카세트테이프에 담아 들려주며 저를 위해 썼다고 말했죠. 에릭은 제게서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 몇몇 곡은 그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기도 했어요. 어느 날 에릭과 외출 준비를 하는데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을 하다가 한참 시간이 지나 아래층으로 내려갔어요. 에릭이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저를 보더니 아름답다며 ‘원더풀 투나이트’를 들려줬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남편이자 연인으로서 해리슨을 치켜세웠던 그녀는 모델로서는 클랩턴이 더 낫다고 평가했다. “차려입는 것을 좋아했던 에릭은 옷을 입으면 근사한 부분이 있어 사진 찍기가 쉬웠어요. 에릭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잡아줬다면 조지는 제가 훔친 경우죠. 평온하게 있을 때나 장난을 치며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을 때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롤링스톤스의 론 우드도 제가 찍어 주는 것을 좋아했죠. 미국 솔로 투어를 앞둔 링고 스타의 사진을 찍어 줬던 것도 기억이 나네요.” 팝 역사상 가장 사진이 많이 찍힌 모델이었던 그녀는 그러나, 카메라 앞보다는 뒤가 편하다며 웃었다. “저는 사진작가가 더 좋아요. 믿을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부끄럽죠. 카메라 뒤에서 모든 상황을 통제할 때가 더 좋습니다.” 취미로 사진 찍기를 시작했지만 그는 1960~70년대 록의 부흥 시대를 기록한 중요한 사진작가로 평가된다. 사진전은 그러한 자부심의 결과물이다. “두 아티스트와 결혼했을 당시에는 특별한 생각 없이 사진을 찍고 봉투에 담아 치워 두고 생각도 안 했어요. 나중에 혼자가 된 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제 삶의 방향성을 고민하다가 오랜만에 사진들을 찾아봤더니 꽤 잘 찍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과 나눠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사진전을 찾는 분들이 제 사진들을 작가의 작품으로 봐주기를 희망합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벤처 신화로 꽃길… ‘또 철수’ 오명 딛고… 다시 安風

    벤처 신화로 꽃길… ‘또 철수’ 오명 딛고… 다시 安風

    국민의당 안철수(55) 전 대표의 대선 도전은 두 번째지만, 본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묻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철수신드롬’에 힘입어 2012년 9월 19일 18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그는 65일 만인 11월 23일 “정권 교체를 위한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미완의 정치실험’을 끝냈었다.‘2012년의 안철수’와 ‘2017년의 안철수’는 천양지차다. 지난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그는 이제 39명 의원이 소속된 원내 3당의 후보가 됐다. 2012년의 그는 정치 경험이 전무했지만 지금은 재선의원으로 ‘여의도’를 알아가는 단계다. 또 4·13 총선(국민의당)은 물론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시절 지방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까지 세 번의 전국단위 선거를 지휘했다. 그가 “압축을 넘어 농축 경험을 했다”고 자신하는 이유다.정치에 입문하기 전 따라다니던 수식어는 ‘벤처 신화’, ‘1세대 정보기술(IT) 개발자’, ‘컴퓨터 의사’처럼 화려했다. 대중들은 그가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꽃길’만을 걸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본인은 ‘노력형’, ‘대기만성형’이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때 성적표에 ‘수’가 보인 게 이름 철수의 ‘수’뿐”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어렸을 때는 평범한 아이였다고 한다. 활자 중독이라고 할 만큼 독서를 좋아했고, 고교 2학년이 돼서 비로소 성적이 올랐다. 공대에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뜻대로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다. 그의 인생을 바꾼 ‘컴퓨터 바이러스’와의 인연은 1988년 의대 박사 과정을 밟던 때 찾아왔다. PC가 ‘브레인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발견, ‘V1’이라는 백신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는 “그때부터 7년간 밤에는 백신을 만들고 낮에는 의사로 일했다”고 한다. 그리고 백신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했다.결국 1995년 의대 교수직 사표를 내고 컴퓨터 벤처기업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한다. 결단력과 추진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는 “컴퓨터를 하면서 느끼던 자부심과 성취감 등은 의학을 공부하면서는 느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안철수연구소 최고경영자(CEO)로서 헤쳐 나간 10년간의 세월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는 날이 돌아오는 게 무서웠다”고 말할 정도로 힘든 시기를 거쳤다. 안철수연구소는 이후 1999년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한글과컴퓨터에 이어 두 번째로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CEO 출신의 고집스러움이 이 시기 강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2005년 안랩의 대표이사직을 그만두고 학자의 길로 나선다. 2모작도 쉽지 않은 인생인데 3모작을 일찌감치 시작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은 후 2008년 귀국, KAIST 경영학과 교수로 부임했고, 2011년 모교인 서울대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맡았다.터닝포인트가 찾아온 것은 2009년 6월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하면서다. 이후 법륜 스님, 시골의사 박경철씨 등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정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었는데도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50% 가까운 지지율을 넘나들며 유력 후보로 부상한다. ‘안풍’(안철수 바람), ‘안철수 신드롬’의 서막이다. 하지만 지지율 5%였던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조건도 없이 후보를 양보했다. 정치권에 넌덜머리가 났던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안풍은 더 거세졌다. 2012년 9월 19일 ‘새정치’를 기치로 걸고 대선에 출마했다. 인생의 마지막 승부수로 직업정치인의 길을 택했다. 공익재단인 동그라미재단에 1500여억원을 기부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협상에 실패했고, 결국 후보직을 사퇴하며 물러났다.대중의 관심에서 잠시 멀어졌지만, 2013년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를 통해 재기했다. 기세를 몰아 독자 신당 창당을 목표로 정치세력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현실 정치의 벽에 부딪히면서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통합당과 합당했다. ‘또 철수(撤收)’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그를 도왔던 많은 이들이 떠났다. 2015년 2·8 전당대회로 문재인 대표 체제가 들어선 뒤 당 지도부와 마찰을 빚었다. 결국 같은 해 12월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불과 3개월여 만에 치러진 4·13 총선에서 38석을 얻으며 양당 체제를 깨고 제3당의 지위에 올랐다. 당 안팎의 연대론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강론’을 고수한 끝에 얻은 성과였다. 측근 박선숙 사무총장이 연루된 총선 리베이트 의혹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1심에서 관련자들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기회를 얻었다. 문제는 지지율이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번갈아 20% 안팎까지 치솟는 동안 안 후보는 좀처럼 10%를 넘지 못했다. 그래도 “결국, 안철수의 시간은 온다”, “이번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라며 당 안팎의 동요를 막아냈다. 그의 말은 조금씩 현실이 됐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불러들여 경선의 판을 키웠고,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반 전 총장, 그리고 안 지사를 지지했던 중도 또는 합리적 보수 성향의 표심을 흡수하면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북한 킬러 정설빈, “이번에도 북한 정조준 했다”

    북한 킬러 정설빈, “이번에도 북한 정조준 했다”

    북한전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여자축구대표팀 공격수 정설빈(인천현대제철)이 이번에도 북한의 골문을 겨냥했다.지난 3일 평양에 입성한 여자축구 대표팀이 4일 오후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첫 훈련을 소화했다. 2018 여자아시안컵 B조 예선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대표팀은 5일 인도를 상대로 첫 경기를 펼친 뒤 오는 7일에는 역사적인 남북대결을 치른다. 이번 예선에선 1위팀에게만 아시안컵 본선 티켓이 주어지는 터라 남북전은 본선행 티켓 경쟁에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4강전과 지난해 열린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북한을 상대로 골을 터뜨리는 등 북한전에 유독 강한 모습을 나타냈던 공격수 정설빈은 4일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첫 훈련에 앞서 “항상 북한과 경기할 때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번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북한에 강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다른 의미는 없다”며 “동료들이 찬스를 만들어 줬고 준비한 것이 자신감과 함께 나오면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김일성경기장은 관중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예상되는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대해선 “(북한 관중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대비한) 소음훈련을 하면서 그런 부분은 익숙해졌다. 집중을 하면 주변 소리는 신경쓰이지 않는다”다고 말했다.수비수 임선주(인천현대제철)는 북한전에 남다른 각오를 나타냈다. 임선주는 “지난 인천아시안게임 북한전에서 나의 실수로 패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추억이기도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승리해 축구인생에 있어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양 원정이 긴장도 됐지만 설레이기도 했다. 이제야 비로소 실감이 난다”면서 “선수들이 긴장하고 분위기가 흔들릴 수 있지만 우리가 준비한 것을 잘하면 된다. 북한은 지금까지 우세했지만 우리가 준비한 것을 잘한다면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임선주는 평양 한복판에 위치한 김일성경기장에 태극기가 걸리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상황에 대해선 “다른 경기보다 뭉클할 것 같다”며 “애국심으로 열심히 뛰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평양 공동취재단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29. ‘벚꽃엔딩’의 계절…솔로들에게 바치는 노래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29. ‘벚꽃엔딩’의 계절…솔로들에게 바치는 노래

    4월이라 꽃이 핀다. 개나리부터 진달래, 목련에 벚꽃까지. 여기저기 꽃내음으로 눈과 코가 아찔하다. 솔로라고 해서 봄꽃이 안 보이겠느냐. 친구와 11년째 내 봄나들이를 책임지고 있는 E대로 향했다. 그 옛날 대학 새내기 시절에는 손 떨려서 잘 못 사먹던 즉석 떡볶이를 볶음밥까지 추가해 호기롭게 먹고 교정을 거닐었다. E대는 역시 내 11년 지기답게 오색 창연했다. 벚꽃은 없지만 진달래와 목련이 여기저기 화창했다. 흐드러지게 핀 목련 아래에는 꼭 각종 포즈로 무장한 ‘여친’과 이를 야무지게 카메라에 담는 ‘남친’들이 명멸했다. 그 사이를 우리는 사진도 찍지 않고 걸었다.◆ “우리 지금 딱 좋지 않니?” 목련 아래서, 친구는 뜬금 말했다. “그런...가? 우리 그래?” “아니, 취업 걱정 할 일도 없고, 지금 당장은 돈 때매 전전긍긍할 일도 없고. 내 밥벌이는 적당히 하고 있고, 일 돌아가는 사정은 이제 빤하고. 결혼을 해서 애 키울 걱정을 하길 하나. 이렇게 주말에 맘껏 돌아다니고 여행 가고 싶은데 가고, 인생에 이런 시절이 잘 없을걸.” 최근 나도, 일련의 애정사를 제외하면 참으로 평탄했다. 억지 연애를 끌어들여 속 시끄러울 일을 만들지 않는 이상. 나는 아직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준비가 안됐는지 최근 1년새 연애사가 그 어느 하나도 순탄치 않았다. 그 번잡한 썸이 끝나고 나면 물밀듯이 허탈한 감정이 밀려들었다. 나는 사랑을 했던가, 아님 그냥 연애 혹은 관계 중독이었던가. 번민에 사로잡혔다. 서른 자락이 넘으면 ‘애련에 물들지 않는 바위’가 되는 줄 알았는데 ‘애련에 더욱 시달리는 모래알’ 정도가 내 포지션이었다. 그러나 연애만 아니라면? 친구 말마따나 취업 걱정할 일도 없고, 챙겨야 할 남편이나 애가 있길 하나, 어느 정도 밥벌이에 적응된 일상까지 나쁠 게 없다. 먹고 싶은 음식이나 보고 싶은 풍경이 생기면 기꺼이 동행해주는 친구들이 있다. 번잡한 연애사를 싫은 티 팍팍 내며 들어주는 것은 물론이다. 집에 가면 근 10년 만에 한 지붕에 뭉친 가족들이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기다리고 있다. 그야말로 “뭐가 문제야?” 라고 할 만한 환경이다.  ◆ 엄마는 말씀하셨네…“그 사소한 거 빼면 인생 별 거 없다” 엄마가 했던 말 중에 가장 좋았던 말은 “그 사소한 거 빼면 인생 별 거 없는데…” 였다. 결국 사소한 것들이 모여 내 인생을 이룬다는 얘기다. 사소한 것을 소중하게. 그것들이 모여 내 인생이 되는 거니까. 꽃이 예쁘면 예쁜대로, 날이 좋으면 좋은대로, 즐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가 행복해야 나를 만나는 이도 행복하고, 그 관계도 행복하다. 솔로든 커플이든 관계없이 이 봄날을 듬뿍 즐기자.그러나 또 한가닥 헛된 희망을 품어 보는 것은 ‘13년 지기’ 유자타로도사(30·여)가 봐준 타로에 물 흐르듯 4월에 좋은 이를 만나게 된다고. 타로 같은 것은 또 안 믿겠다 해도, 또 값진 사소한 것을 어떻게 안 믿을 수가 있나. 근데 흐를 물이 없는데 어디서 물이 흐르죠? 알려줘요, 도사님!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이름 없는 여자’ 오지은 “지난해 부상 거의 완쾌, 체력 관리 중”

    ‘이름 없는 여자’ 오지은 “지난해 부상 거의 완쾌, 체력 관리 중”

    ‘이름 없는 여자’의 오지은이 도전의 포부를 밝혔다. 최근 배우 오지은은 KBS2 새 일일드라마 ‘이름 없는 여자’(극본 문은아, 연출 김명욱, 제작 팬 엔터테인먼트) 출연을 확정했다. 오지은은 극 중 ‘손여리’ 역을 맡게 됐다. 뜻하지 않게 겪게 된 시련 속에서도 아이를 지키고 자신의 이름 없는 인생을 찾아가려는 여인이다. 오지은은 1년여 만에 브라운관 컴백을 결심하게 된 계기로 7년 전 자신을 발탁해 준 KBS1 ‘웃어라 동해야’ 김명욱 감독을 꼽았다. 또한 “순수하고 맑았던 한 여자가 파란만장한 풍파를 겪으면서 변화해가는 과정을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었다”며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었던 캐릭터 ‘손여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난 해 부상 이후에 대한 소식과 체력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거의 완쾌됐지만, 재활 치료도 꾸준히 받고 있고, 무엇보다 6개월간 대장정을 달려야 하기 때문에 체력관리를 하고 있다. 몸에 좋은 음식, 특히 근력 강화를 위해 단백질 위주의 음식을 많이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이 끝나면 배우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될 것 같다. 꼭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KBS2 일일드라마 ‘이름 없는 여자’는 ‘다시, 첫사랑’ 후속으로 오는 24일 오후 7시 50분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 = 팬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내 말 좀 들어줘’ 김기수 “피소 당시 매니저가 1억원 요구”

    ‘내 말 좀 들어줘’ 김기수 “피소 당시 매니저가 1억원 요구”

    방송인 김기수가 과거 지인에게 배신 당한 사연을 공개한다. 4일 방송되는 SBS플러스 ‘내 말 좀 들어줘’에서는 최근 뷰티크리에이터로 거듭나며 제2의 전성기를 펼치고 있는 김기수가 출연해 굴곡진 인생사를 털어놓는다. 김기수는 “이런 얘기를 하는 게 과거를 들춰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지만, 내가 시원해지려고 얘기를 꺼낼까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2010년) 내가 고소 당했을 때, 1억원의 돈을 요구한 사람이 바로 내 과거 매니저였다”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2000년대 개그 프로그램에서 ‘댄싱 킴’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지며 각종 예능을 섭렵하며 많은 사랑을 받던 김기수. 그는 지난 2010년 동성 성추행혐의로 불미스러운 법정 싸움에 휘말렸다. 기나긴 싸움 끝에 2012년 무죄로 최종 판결이 내려져 혐의를 벗었지만 대중들의 편향된 시선과 공개되지 않은 사건의 내막으로 그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밖에 방송에서 김기수는 당시 법정싸움에서 풀리지 않았던 ‘500만원의 진실’도 공개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 시킬 예정이다. 한편 ‘내 말 좀 들어줘’는 SBS플러스와 SBS funE 채널을 통해 이날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SBS미디어넷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안희정 지사 “문재인과 민주당 승리 위해 최선 다해 돕겠다”

    안희정 지사 “문재인과 민주당 승리 위해 최선 다해 돕겠다”

     “문재인 후보 축하합니다. 반드시 염원하는 정권교체 이루고 문 후보가 꿈꾸는 정권교체를 만들어주십시오. 저 역시 문재인 후보의 승리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섰다 문재인 후보에게 패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4일 경선 후보로서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간담회에는 안 지사를 도왔던 박영선·변재일·강훈식·기동민·조승래·김종민·정춘숙 의원 등이 함께했다. 안 지사는 지자체장의 선거 개입을 금지한 선거법에 따라 문 후보 지원에 나설 수 없다. 그는 “법적으로 정치적 선거 중립이 필요한 공직자로 있어 (선거 지원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당원의 한 사람이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경선을 함께 뛰었던 사람으로서 모든 의무와 적극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경선을 마친 소감으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향해 함께 도전했다.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의 길로 가자고 새로운 화두를 던졌고 한 발 더 전진시켰다”면서 “더 큰 승리의 씨앗을 함께 뿌렸다. 동지들과 함께 시대교체의 길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안 지사는 내년 충남지사 임기가 끝난 뒤 충남지사 3선 도전 혹은 당권 도전 등 차기 정치 행보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박영선 의원이 인터뷰에서 정치는 생물이라 그때 가봐야 한다고 했는데 그 말처럼 미래를 함부로 예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다”면서 “앞의 일은 앞에 가서 말씀을 드리겠다”고 선을 그었다.  안 지사는 선의 발언 논란이 이번 경선에서 가장 두려운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연정과 선의에 이르기까지 한 달 반 이상을 신문 정치면과 9시 뉴스에 핵심 이슈가 되면서 그 이슈에 대해 제가 충분히 뒷감당할 만큼 실력을 못 갖췄다는 데 자책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자책은 저 스스로 이번 과정을 통해서 단단히 배우고 공부하는 기회가 됐다”면서 “그러나 그 방향이 잘못됐단 생각은 한순간도 가져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대연정 등은) 제 소신이었고 살아온 인생의 컬러였고 제 인생의 맛이었다”면서 “정치인으로서 후회하거나 반성해야 할 대목은 아니다. 다만, 이 시대 정치적 이슈가 된 것에 자부심을 가졌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당분간 경선 과정에서 신경 쓰지 못했던 도정 업무에 집중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동화같은 사랑…자신 구해준 소방관과 결혼한 여성

    동화같은 사랑…자신 구해준 소방관과 결혼한 여성

    미국의 한 여성이 위기에서 자신을 구해준 남성과 사랑에 빠져 5년 간의 열애 끝에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렸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 미국 CBS, NBC 등 현지 언론은 멜리사 돔(25)과 카메론 힐(42)의 동화같은 사랑 이야기를 소개했다. 지난 3월 4일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드 시티에서 백년 가약을 맺은 멜리사와 힐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았다. 2012년 1월 24일 멜리사는 전 남자친구에게 두들겨 맞고 32차례 흉기에 찔리는 등 심한 공격을 당한 뒤 피투성이인 채로 집 밖 길가에 쓰러져 있었다. 경찰관, 구급대원과 소방관 그리고 헬리콥터까지 그녀를 돕기 위해 달려왔지만, 현장에 도착한 사람들은 모두 “멜리사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방대원이었던 힐의 생각은 달랐다. 멜리사를 본 힐은 무언가 가슴이 저미는 듯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이유는 잘 몰랐지만 이번이 마지막이 아닌 것 같은 느낌, 멜리사를 다시 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병원에서 3주 동안 치료를 받은 후 멜리사는 대학을 졸업하고 가정폭력 희생자들을 돕는 단체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달 뒤 이 단체가 마련한 오찬에서 연설을 통해 자신을 구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 자리에서 힐의 동료들을 만났고, 그들을 통해 힐과 다시 연락하게 됐다. 힐은 멜리사를 소방서에 초대해 저녁을 함께 먹었고, 멜리사의 머리 속에는 온통 힐 생각 뿐이었다. 둘은 6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가 잘 맞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때부터 쭉 함께 하게 됐다. 2015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팀 템파베이 레이스의 초청으로 멜리사의 시구식이 있던 날, 힐은 “나랑 결혼해 줄래”라는 공으로 멋진 프로포즈를 했고 결국 5월 11일 약혼식을 올리게 됐다. 그리고 2년 뒤 부부가 된 이들의 결혼식에는 멜리사의 힘든 시기를 함께 지켜봤던 사람들이 모두 참석했다. 멜리사는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날에 더할나위 없이 소중한 손님들이 자리를 빛내줬다”는 소감을 밝혔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일본어 배우러 왔다가 ‘제2의 조치훈’ 꿈꾸죠”

    “일본어 배우러 왔다가 ‘제2의 조치훈’ 꿈꾸죠”

    조치훈(61) 9단이 일본 바둑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지금도 크다. 겨우 여섯 살 때 삼촌 조남철(별세) 9단 손에 이끌려 일본으로 건너가 7대 타이틀을 휩쓰는 그랜드슬램을 최초로 달성했다. 위상이 떨어졌다지만 일본 바둑계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상금 규모가 크다.‘제2의 조치훈’을 꿈꾸는 한국인 기사 가운데 홍석의(31) 초단이 도드라진다. 홍 초단에겐 스승이 따로 없다. 책과 인터넷으로 익혔다. 어디까지나 취미생활이었다. 일본어 자격시험(JLPT) 준비를 위해 일본에 왔다가 대회에 출전한 게 인생을 바꿨다. 지난달 24일 끝난 월드바둑챔피언십 취재를 겸해 일본기원 간사이 총본부에서 만난 그는 이렇게 되뇌었다. “2011년 바다를 건널 땐 일본어 공부도 하고 여행도 할 생각뿐이었죠. 2012년 아사히신문 주최 아마추어 명인전 오사카 예선이 열렸는데 아내가 나가 보라고 해서 재미로 출전했어요. 덜컥 예선을 뚫더니 결국 전국대회 우승까지 했어요. 다른 대회에 참가할 기회도 생겼습니다. 주요 대회인 아함동산배에선 두 차례 연속 본선 16강까지 올라갔죠. 차츰 프로기사 도전을 꿈꾸게 되더라고요.” 한국에선 이해하기 어렵지만 일본엔 전국을 아우르는 일본기원과 간사이기원이 별도로 존재한다. 입단 절차도 각자 운영한다. 간사이 지역의 중심도시인 오사카 시내에는 일본기원 간사이 총본부와 간사이 기원 사무실이 따로 있다. 홍 초단은 간사이 기원 소속으로 2015년 7월 입단했다. 그는 “일본기원과 달리 나이 제한을 두지 않고 간사이 기원은 프로·아마추어 오픈이나 아마추어 대회 우승자에게 입단 시험을 허락한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프로기사가 된 뒤 지난해 공식기전에서 거둔 성적은 12승5패다. 그는 “예선에서 적어도 5연승 정도 거둬야 최종예선에 진출할 수 있는데 아직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언젠가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본선 참가자 자격으로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약해진 소변 줄기, 정력보다 전립선 챙기자

    [메디컬 인사이드] 약해진 소변 줄기, 정력보다 전립선 챙기자

    50세를 넘어 본격적으로 중년에 접어들면 술자리에서 ‘소변 줄기’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는 남성이 많아집니다.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그대로 바지에 지릴 것 같다”는 하소연부터 “소변 줄기가 약해져서 인생 다 산 것 같다”는 고민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늙어서 그러려니 하고 병원 가기를 미루다 소변 줄기가 완전히 막히는 기막힌 경험을 하는 이도 있습니다.이런 증상은 ‘전립선’이 부풀어 오르면서 시작됩니다. 이 기관은 방광과 맞닿아 있고 소변이 나가는 길목을 반지처럼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립선비대증’이 생기면 폭포수 같던 소변 줄기가 시냇물처럼 약해집니다. 장성구 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3일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모든 남성이 예비환자”라며 “오래 살면 꼭 만나는 장수병”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노화와 노화로 인한 남성호르몬의 불균형이 주된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나타나다 60대에서는 60~70%가 경험하고 70대가 되면 거의 모든 남성이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병을 ‘정력 감퇴’로 잘못 알고 숨기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홍성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전립선 질환을 남성성의 쇠퇴로 보고 부끄러운 병으로 여기거나 노화 현상의 하나로 간과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했습니다. 전립선비대증은 노화에 의해 생기기 때문에 100%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운동과 소식으로 비만을 예방하면 일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력을 키우는 보양식품은 오히려 해롭습니다. 홍 교수는 “일반적으로 양기를 높인다고 알려진 음식들은 오히려 남성호르몬의 과다 분비를 유도해 전립선의 크기를 키우기 때문에 배뇨장애 환자에게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검사로 전립선암도 발견 ‘일석이조’ 병원을 기피하는 많은 남성들의 우려와 달리 전립선비대증은 비교적 간단한 검사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전립선암 진단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 교수는 “손가락으로 전립선을 만져 보는 ‘직장 수지 검사’나 ‘초음파 검사’로 전립선이 커진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부담스럽다면 자가진단도 가능합니다. 홍 교수는 “국제전립선증상점수표(IPSS)를 이용해 자가 측정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합계점수가 8점을 넘으면 불편을 참을 것이 아니라 바로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만약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단받으면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소변이 자주 마려워 잠을 이루지 못하는 등의 불편뿐만 아니라 요폐(尿閉)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요폐는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 있지만 배출하지 못하는 병을 말합니다. 방치하면 노폐물이 몸속에 축적돼 신장기능이 망가지고 극심한 피로와 혼수상태로 이어지는 ‘요독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최영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감기약 복용, 과도한 음주, 소변을 오래 참는 행동으로 증상이 더 심해져 갑자기 소변이 한 방울도 안 나와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겨울철에는 땀이 많이 나지 않아 소변량이 늘고 근육이 수축해 배뇨장애 증상이 더 심해집니다. 약물치료는 ‘알파차단제’와 ‘남성호르몬 억제제’를 주로 사용합니다. 90% 이상의 환자는 약물치료로 전립선 크기가 일부 줄어드는 효과를 봅니다. 다만 알파차단제는 앉았다가 일어날 때 갑자기 혈압이 낮아져 어지러움을 느끼는 ‘기립성 저혈압’ 부작용이, 남성호르몬 억제제는 1~2%의 환자에게서 드물게 성욕 감퇴나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비뇨기과 전문의와 정기적으로 상담해야 합니다. ●증상이 심하면 수술로 치료 꾸준한 약물치료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지만 완치는 쉽지 않습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완치를 원한다면 수술로 치료해야 합니다. 정 교수는 “초기에는 약물요법이 비교적 효과적이지만 임시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이고 이미 커져 버린 전립선을 줄이지는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는 요도를 통해 볼펜 크기의 기구를 넣어 전립선을 태우거나 절제하는 ‘전립선 절제술’이 완치에 이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흉터도 없고 간단한 마취만 받으면 됩니다. 수술 뒤 정액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 ‘역행성 사정’이 생겨 당황하는 분들이 있지만 쾌감이나 성 기능의 변화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전승현 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수술한 환자 중에 ‘수술실에 사람을 가만히 눕혀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 의심스러웠는데 아무리 수술 자국을 찾아봐도 흔적이 없다’고 항의한 분도 있다”며 “지레 겁먹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한 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수술 뒤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가급적 과음과 자극이 강한 커피, 차를 피해야 합니다. ‘한 잔은 괜찮겠지’라고 방심하는 순간 증상이 재발합니다. ‘항히스타민제’ 성분이 든 코감기약도 요로를 닫히게 해 배뇨기능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고 있다면 미리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저출산율은 삶의 질 낮은 탓…청년 미래 불확실성 해소해야”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저출산율은 삶의 질 낮은 탓…청년 미래 불확실성 해소해야”

    인류는 오랫동안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소득’(GNI) 등 거시경제 지표를 국부(國富)의 척도로 활용해 왔다. ‘1인당 GDP’나 ‘1인당 GNI’가 높은 나라 국민들은 행복하고, 그렇지 않은 나라의 국민들은 불행하다고 여기는 기계적인 사고에 길들여져 왔다. ‘1인당 GNI 3만 달러’ 달성을 우리나라 선진국 진입의 필수 요건처럼 여기는 것도 이런 경제규모 지상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GDP 등이 말해주는 경제 수준과 개인이 느끼는 삶의 질 격차가 점차 커지면서 거시 지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커졌다. 이를테면 1인당 GNI가 3000달러도 안 되는 부탄 같은 나라 국민들이 체감 행복지수 세계 1위를 다투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국내에서도 우리가 얼마나 잘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이른바 ‘웰빙 지표’의 필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 첫 결실이 지난달 16일 발표된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다. 교육, 안전 등 일부 지표가 현실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있으나 질적인 삶의 수준을 평가해 보려는 첫걸음이라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삶의 질 종합지수 개발·측정의 주역인 유경준 통계청장과 한준 한국삶의질학회장(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을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통계청 나라셈도서관에서 김태균 서울신문 경제정책부장이 만났다. 삶의 질이 주목받게 된 시기는참여정부 때부터 성장·분배에 관심 유 청장 삶의 질 종합지수가 발표된 뒤로 많이 바빠지셨죠? 한 교수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면담이나 자료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지난해 11월 삶의질학회 창립총회를 열었을 때 회원 수가 30명 정도였는데 종합지수 발표하고 나서 여기저기서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많이 밝혀주셔서 학회 규모가 꽤 커질 것 같습니다. 삶의 질이란 게 건강, 가족, 소득·소비, 문화여가 등 다양한 삶의 영역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사회과학 아니겠습니까. 그렇다 보니 주축은 사회학자이지만 심리학, 경제학, 행정학 다양한 학계에서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유 청장 맞습니다. 저도 국내에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뜨거울 줄 미처 몰랐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프랑스 대통령의 요청으로 GDP를 대신해 행복을 측정할 수 있는 경제지표 개발에 나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삶의 질이 조명받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양극화가 사회문제로 대두했던 참여정부 때부터 삶의 질을 논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까지만 해도 외환위기 해결이 시급해 분배보다는 성장이 더 큰 과제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성장과 분배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했습니다.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으로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나뉘던 시절에는 분배도 개선됐는데, 1990년대 초부터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기 시작했고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나라는 부강해지는데 왜 개인은 그에 비례해 부유해지지 않는지에 대한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소득이 일정수준 높아져서 먹고살 만큼 되니 노동의 질, 환경 등 다른 주제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지요. 한국인들은 왜 자기 행복감이 낮은가타인과 비교 잘해 상대적 박탈감 커 한 교수 그렇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을 전환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대에 접어든 시점이지요. GDP가 늘어도 삶의 만족도가 크게 오르지 않는 이른바 ‘이스털린의 역설’이 시작된 때이기도 합니다. 경제적으로는 발전을 계속하는데 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요구는 다양해집니다. 비단 촛불시위뿐만 아니라 환경, 교육 등 여러 주제에 걸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적 총량은 커졌는데 이를 대하는 개인의 가치와 의식이 바뀐 겁니다. 국제적인 환경 변화도 적잖은 영향으로 작용했습니다. 국제연합(UN)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에서 나라별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비교해 발표하니까 우리는 왜 삶의 질 순위가 낮은지 궁금해진 겁니다. 한 교수 삶의 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지표 대신 행복감, 즉 주관적인 웰빙(안녕)으로 측정하는 유엔 세계 행복보고서를 보면 경제 수준에 비해 행복감이 낮은 대표적인 나라가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입니다. 집단주의 문화가 강해서 남과 비교하는 성향이 강한 것 등이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유 청장 경제성장률, 기대수명처럼 객관적 지표는 한국이 높은데 주관적 행복감이 낮은 이유는 아무래도 상대적 박탈감이 작용해서 그렇다고 봐야 될 겁니다. 내가 스스로 느끼는 행복도 중요한데 다른 사람의 눈에 비쳐진 내 모습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상대적 행복감이라는 개념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GDP나 월급봉투에 찍히는 숫자는 객관적인 소득 수준만을 나타내는 데 머물고 있습니다. 한 교수 우리나라는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다 보니 정부 정책은 공급자 중심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성장하면 욕구와 관심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공급자 중심의 정책 마인드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압축성장을 한 만큼 삶의 질에 대한 기대치가 계속 상승해왔기 때문에 기대가 충족되는 속도가 조금만 느려져도 불만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유 청장 우리와 정반대 사례가 동남아시아의 부탄입니다. 이 나라는 경제 수준은 180개국 가운데 140~150등으로 하위권이지만 삶의 질 만족도는 아시아에서 1, 2위를 다툽니다. 종교적 만족도와 명상을 정책목표로 삼아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선진국에서도 삶의 질 향상을 경제 성장과 함께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한 셈입니다. 삶의 질과 경제발전과의 관계는GDP 영향 크지만 보완할 부분 많아 유 청장 이번에 발표한 삶의 질 종합지수가 인간의 행복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GDP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누가 뭐래도 소득수준 아닙니까. 그러한 GDP를 넘어선다는 뜻으로 ‘비욘드(beyond·넘어서) GDP’라는 말이 나왔죠. 그러다가 GDP도 중요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개념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GDP 플러스 비욘드’ 등이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가사노동이나 공유경제처럼 GDP가 포괄하지 못하는 영역에 주목하면서 사회적 이동성과 같이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는 지표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교수 그렇게 되려면 삶의 질 종합지수가 사회현상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계속 수정·보완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사실 이번에 발표하고 나서 외부에서 욕을 참 많이 먹었습니다. “나는 불행한데 삶의 질이 왜 개선됐다고 하느냐”는 등 불만이 많았습니다. 삶의 질 종합지수는 12개 영역 80개 지표로 작성됩니다.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80개 지표 가운데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개개인마다 다릅니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한국적 특수성을 잘 반영한 지표라고 생각하는데 국민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회적 계층 이동성 지표, 이른바 ‘흙수저’가 ‘금수저’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도 담고 싶었지만 관련 통계가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통계 자체는 유용하지만 비교적 최근 자료라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지표도 있었고요. 결국 통계가 쌓이다 보면 삶의 질 종합지수도 완성도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최근엔 미세먼지 같은 환경도 중요 유 청장 맞습니다. 최근에는 환경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특히 미세먼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 통계를 삶의 질 측정에 반영하는 건 꽤나 복잡한 작업입니다. 미세먼지도 입자 크기에 따라 다양하고, 이마저도 최근 통계밖에 없기 때문에 시계열 비교가 어렵습니다. 개인의 체감과 숫자의 간극은 통계청 입장에서도 참 난감한 문제입니다. 실업률이 3.5%라고 해도 내가 실업자이면 자신의 실업률은 100%이니까요. 정책지표로서 삶의 질 지수가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삶의 질 종합지수 산정에 반영되는 지표를 좀 더 체계적으로 선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녀, 연령, 지역, 학력, 소득수준 등 각각의 지표를 집단별로 구분해서 볼 수 있도록 제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문적인 용어로 ‘데이터 분산’이라고 하는데요. 이른바 ‘평균의 함정’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데이터 분산이 가능하려면 모집단이 커지고 기반 통계가 풍부해야 합니다. 결국 비용의 문제이지요. 한 교수 지표 작성 과정이 전문가 중심의 하향식(톱다운)으로 추진되어서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와 닿았는데요. 보완할 방법이 없을까요. 유 청장 안 그래도 올 하반기에 삶의 질 지표 보완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포털사이트나 통계청 사이트에서 삶의 질 측정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표는 무엇인지 국민 의견을 받을 예정입니다. 국제적으로 삶의 질과 웰빙 측정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일본, 부탄 등 해외 사례를 검토해서 필요한 지표를 추가할 생각입니다. 지표 개선안이 마련되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지표검토위원회에 올려서 확정할 예정입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다양한 욕구 충족·사회 문제 해결해야 한 교수 많은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통계청과 함께 삶의 질 지수를 발표한 이유는 암울해 보이는 우리 사회에 하나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출산율이 낮은 배경을 따져 보면 젊은이들의 낮은 삶의 질과 연결돼 있습니다. 결혼은 미래를 기약하고 과감히 투자하는 것인데 불확실성이 크니 자꾸 꺼리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삶의 질이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외에도 사회 갈등, 인구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질은 신뢰, 자원봉사, 기부행위, 사회적 지지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단지 물질적 삶의 수준만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과 인생관, 가치관을 아우른다는 뜻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도 우리처럼 젊은 세대의 불만이 폭증하면서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향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의식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정부 정책도 그에 맞게 많이 바뀌었습니다. 서구와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각자 자기만족을 위한 삶을 추구한다면 사회 갈등이 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학회에서 만난 경제학자들과 얘기해보면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결국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방향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회적 변화입니다. 유 청장 한국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느냐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 중 하나가 삶의 질 지수 작성의 계기였습니다. 주관적 행복감은 개인마다 다릅니다. 누구는 소득이 중요하고, 다른 누구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행복을 찾기도 합니다.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욕구를 취합해서 올바른 정책지표로 삼는 데 삶의 질 종합지수가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정부만의 과제는 아닙니다. 시민사회와 학계의 광범위한 참여가 절실합니다. 답을 찾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시길 기대합니다.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유경준 통계청장은 ▲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 고려대 경제학과 석사, 미국 코넬대 노동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 고용노동부 장관 자문관,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한준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 학사·석사,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 박사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미국 하버드 옌칭연구소 방문교수, 국민경제자문회의 균형경제분과 위원, 한국삶의질학회장
  • ‘내 말 좀 들어줘’ 김기수 “성 정체성 논란에 야동 찍을까 고민했다”

    ‘내 말 좀 들어줘’ 김기수 “성 정체성 논란에 야동 찍을까 고민했다”

    방송인 김기수가 성 정체성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4일 방송되는 SBS플러스 ‘내 말 좀 들어줘’에서는 최근 뷰티크리에이터로 거듭난 김기수가 출연해 굴곡진 인생사를 털어놓는다. 방송에서 김기수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본인의 동성애 공격에 대해 “왜 자꾸 사람들이 내 아랫도리에 대해 궁금해할까 생각이 든다”며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억울함을 풀고자 야동이라도 찍어서 올려야 되나 고민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사람들의 반응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 없이 그냥 보여지는 데로 믿으시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오롯이 아름다운 한 인간 김기수로 남으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기수는 “이런 편견들 때문에 과거 여자친구들에게도 상처가 되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해 현장을 안타깝게 했다. 과거 그는 동성 성추행으로 인해 동성애자가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으나 무죄로 판결이 나면서 모든 사건을 일축 시켰다. 또 얼마 전부터 유튜브에서 메이크업 튜토리얼을 스트리밍으로 진행하면서 성 정체성에 대한 의심을 사기도 했다. 성추행 무혐의 사건의 전말, 뷰티크리에이터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방송인 김기수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내 말 좀 들어줘’는 SBS플러스와 SBS funE 채널에서 4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SBS미디어넷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라이프 톡톡] 군인에서 중앙 공무원으로… 책 8권 낸 ‘미래부 칸트’

    [라이프 톡톡] 군인에서 중앙 공무원으로… 책 8권 낸 ‘미래부 칸트’

    “군인에서 중앙정부 공무원으로, 40대 중반에 직업을 바꾸면서 정체성에 큰 혼란을 느꼈지만 전화위복이 됐죠.”김창환(56) 미래창조과학부 비상안전기획관실 사무관은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바쁜 일상에 틈틈이 출간한 책이 8권이다. 몽골 고비사막 마라톤에서 우승한 특이한 이력의 공무원이다. 2007년 전문경력관 채용을 통해 비상 대비 업무담당자로 당시 과학기술부에 들어왔다. “마흔다섯이라는 나이에 진급을 못해 갑자기 군복을 벗게 됐어요. 극심한 스트레스와 혼란을 느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런 실패가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는 미래부에서 독일 철학자 칸트와 같은 존재다. 매일 같은 시각 산책을 즐겼던 칸트처럼 오전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과천정부청사에 배낭을 메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오전 6시 10분에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집을 나와 우면산을 거쳐 과천 미래부까지 걸어서 출근한다. “10년째 날씨가 너무 궂은 날을 제외하고는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어서 출근하고 있어요. 과거 광화문 서울청사에 있을 때도 과천까지 걸어와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했었죠. 자연과 벗하며 걸으면서 책에 대한 구상도 하고 생각을 정리합니다. 아주 소액이지만 그렇게 절약한 교통비는 어려운 분들을 돕는 데 쓰고 있어요.” 타고난 근성은 2015년 ‘고비사막 마라톤’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세계 극한 마라톤대회 중 하나로 7일 동안 필수 장비만을 갖고 고비사막 약 250㎞를 달려야 한다. 참가자들은 식량과 취침 장비, 의복 등 필요한 모든 물품을 짊어지고 달린다. “마른 침을 삼키며 황량한 고비사막을 달리면 제 거친 마음이 순해질 것 같았습니다. 중간에 장딴지 화상으로 팔 토시를 다리에 감고 뛰기도 했죠. 몽골 주민이 제가 마라톤 중인지도 모르고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다가 태워주겠다고 계속 손짓을 하더라고요. 너무 힘든 상황인데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 유혹을 물리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김 사무관은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사막에 갔던 것도 마라톤하는 사람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낸 책이 소설 ‘차마고도로 떠나는 여인’ 등 8권이다. 유독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썼다. “나중에 은퇴하고 나면 숲속 생태학교를 하나 짓고 싶어요.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도 문학과 자연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근데 너무 업무와 무관한 이야기만 해서 일을 열심히 안 하는 줄 오해할 거 같네요. 허허.”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공직체험] 집배원이라 쓰고 섬대표로 불린다

    [공직체험] 집배원이라 쓰고 섬대표로 불린다

    따뜻한 바닷바람이 봄의 시작을 알리던 지난달 27일. 목포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3시간 가까이 파도를 헤쳐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항에 도착하자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시키는 섬마을 풍경이 펼쳐졌다. 뱃멀미로 정신이 없던 기자 앞에 얼굴이 까맣게 탄 한 남성이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삼륜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났다. 16년째 홍도에서 ‘1인 집배원’으로 살고 있는 정대웅(44)씨였다. 그는 배 화물칸이 열리자 익숙한 손놀림으로 뭍에서 온 편지와 비와 소포 꾸러미를 오토바이에 옮겨 실었다.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우편 주머니를 들었더니 생각보다 꽤 무거웠다. 정씨는 “초짜가 이런 일 하면 허리 다친다”고 나무란 뒤 삼륜차 화물칸에 기자를 태워 산 중턱 홍도우체국으로 올라갔다.# 220가구의 소식을 싣고… 해가 지면 섬 전체가 붉게 물든다고 해서 이름붙은 홍도(紅島)는 580여명, 220가구가 오손도손 모여 사는 작은 섬이다. 이곳의 유일한 집배원인 정씨는 육지 소식을 가장 먼저 배달하는 ‘일꾼’이자 뭍과 섬을 연결하는 ‘전령사’다. 홍도우체국은 다른 곳보다 한 시간 빠른 오전 8시에 문을 연다. 10시 30분쯤 섬으로 오는 배에 우편물을 보내려는 주민들이 아침 일찍부터 몰려들기 때문이다. 오전 내내 이곳은 마을 주민들이 보내는 택배물품을 처리하느라 북새통을 이룬다. 많을 때는 하루 접수 물량이 300개나 되는데, 대부분은 도시 주민들이 인터넷으로 주문한 해산물과 뭍에 사는 자식에게 선물로 보내는 건어물이다. 접수받은 우편물을 삼륜차에 실어 항구에 옮겨놓은 그는 목포행 쾌속선에서 가져온 우편물을 지역에 맞춰 분류해 나갔다. 매일 홍도로 오는 우편물은 편지(신문 포함) 약 150통, 택배물 50개 정도. 이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해 우편 물량은 줄고 있지만 인터넷·모바일 거래가 늘어 택배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고 정씨는 설명했다. 점심 식사를 마친 그가 항구 건너편 발전소에 우편물을 갖다 주려 길을 나섰다. 6년 전쯤 만들어진 나무 계단을 30분 가까이 걸어 작은 산 하나를 넘는 ‘난코스’였다. 계단이 생기기 전에는 등반용 줄을 잡고 기어서 올라갔단다. 너무 숨이 차 홍도의 절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고작 이것 걷고 뭐가 힘들다고 이러냐”고 기자를 채근하는 정씨의 모습은 말 그대로 ‘상남자’(남자 중의 남자)였다.# 절해고도의 삶은 외롭지 않다 오후 2시 30분. 남은 우편물을 가방에 차곡차곡 담아 마을 곳곳을 누볐다. 정씨를 본 한 동네 할머니가 “이 잡것아. 그동안 왜 이렇게 얼굴을 안 비쳤냐”며 그의 입에 크게 썬 홍어 한 점을 밀어 넣었다. 정씨는 “지금처럼 어르신들이 음식이나 믹스 커피를 건네며 ‘애쓴다’고 말할 때 피로가 가신다”면서 웃었다. 홍도에서 나고 자란 정씨는 고교 졸업 뒤 서울과 부산 등에서 일하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고 직장을 잃었다. 도시에 대한 아픈 기억을 안고 고향인 홍도로 내려와 방황도 했다는 정씨는 시간 날 때마다 집 근처 우체국에 들러 틈틈이 일을 도운 인연으로 2001년 3월 정식 집배원(상시계약직)이 됐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2004년)이란 긴 제목의 영화를 보면 주인공 홍두식(김주혁 분)이 오지랖 넓게 동네 주민의 온갖 어려움을 샅샅이 파악해 모두 해결하는 ‘홍반장’ 역할을 한다. 이곳에선 정씨가 바로 이 마을의 홍반장이다. 마을 구성원 대다수가 칠순 이상 고령인 홍도에서 정씨는 거동이 불편한 이들의 공과금을 대신 내 주거나 보건지소에서 의약품과 구급약도 받아 준다. 섬에 딱 한 대 있는 우체국 현금지급기(ATM)에 가서 돈을 대신 찾아 주거나 반대로 돈을 부쳐 주기도 한다. 마을 주민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생수 박스가 배로 들어오면 배달도 하고, 몸이 아픈 노인을 삼륜차에 태워 보건지소에도 데려간다. 편지를 돌리다 혼자 사는 노인 집에 들러 말벗이 되고 지붕에 물이 새면 직접 고쳐 주기도 한다. 며칠간 집에 인기척이 없거나 낯선 이가 의심쩍게 주변을 어슬렁거리면 경찰에 신고도 한다. 이 모든 것은 그가 집배원이기에 아무 대가 없이 주민들을 위해 해 주는 일이다. 우편 배달길에 만난 마을 청년회장 김영재(40)씨는 “대웅이형은 단순한 집배원이 아니라 마을 전체의 물류와 안전, 복지를 책임지는 사실상의 동네 대표”라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일을 끝낸 정씨가 고샅길을 따라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갔다. 그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 보였다. “집배원 일이 고되지만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보람도 커 절해고도의 생활이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15년 넘게 여름휴가 못 가 홍도에 없어서는 안 될 그에게도 말 못 할 고민이 있다. 오래전 마흔을 넘겼지만 미혼이라는 것. “요즘은 이런 섬까지 시집올 아가씨가 없다”며 고개를 흔들지만 그래도 결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진 않은 눈치다. 다만 이곳이 ‘1인 집배원 구역’이다 보니 단 하루도 섬을 비워 둘 수 없어 주말에 목포에 나가 맞선을 보는 것도 여의치 않다고. 집배원 일을 시작하고 15년 넘게 여름휴가 한번 다녀오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란다. 정씨처럼 한 지역을 홀로 책임져야 하는 ‘1인 집배원 구역’은 전국에 50여곳이나 된다. 그의 소원은 남들처럼 일 년에 한 번씩 일주일짜리 휴가를 다녀오는 것과 한 달에 한두 번이라도 주말을 온전히 쉬는 것이다. 때마침 1인 집배원 현황을 살피러 홍도를 찾은 황문영 전국우정노동조합 복지국장도 “강씨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혀를 찼다. 우정사업본부 훈령 15조에는 집배원 인력의 3.5%를 여유 인력으로 둬 병가나 휴가에 대처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우정사업본부가 우편사업에서 해마다 300억~700억원씩 적자를 내다 보니 인력 충원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집배원의 평균 근로시간은 연간 2860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1747시간)뿐 아니라 우리나라 평균(2113시간)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다. 최근 5년간 85명의 집배원이 과로사 등으로 숨졌고 올해 들어서도 두 명이 세상을 떠났다. 정씨에게 ‘휴식’과 ‘가족’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인생의 봄날’은 언제쯤 올까. 글 사진 홍도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욕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욕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우리가 명사로는 흔히 사용하지만 동사로는 자주 쓰지 않는 단어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욕망’이라는 말이다. 철학 에세이나 문학담론 같은 데서는 물론 ‘욕망하다’라는 동사를 종종 쓴다. 욕망하다라는 ‘문어’를 일상 언어로 사용하면 어떨까. ‘나는 무엇을 욕망하는가’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어떤 성찰적인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욕망하지 않고 살 수 없을까. 욕망이 고갈된 삶은 무의미한가. 분명한 것은 욕망하는 이들이 꿈꾸는 환상과 현실 사이에는 거대한 심연이 가로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환상 앞에 현실은 무력하다. 욕망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사(正邪) 감각이 마비된 벌거벗은 욕망이 난무한다. ‘욕망하는 동물’들의 세상이다. 근본을 망각한 이기적인 욕망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된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불륜’이 그 대열에 합류했다. 당사자들에게는 진실한 것일지 모르지만 평균적인 국민의 눈으로 볼 때는 한갓 불륜에 불과한 사랑, 그 불온한 욕망의 이중주를 그들은 세상에 당당히 밝히기까지 했다. 인간은 고립된 섬이 아니다.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는 것과 마음 내키는 대로 사는 것은 다르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인간의 기본이라면 욕망을 표백하는 방식 또한 예의를 지켜야 마땅한데도 말이다. 홍 감독을 두고 어떤 이는 “첫사랑에 빠진 소녀 같다”고 했다. 사람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은 단 한 번뿐, 그것이 바로 첫사랑이라는 말도 있고 보면 홍 감독은 인생을 돌고 돌아 지금 비로소 세상에서 처음으로 진심어린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인가. 빛을 애써 외면한 채 어둠으로 빠져드는 치명적인 불륜의 사랑, 그것은 뽀송뽀송한 첫사랑의 질감과는 거리가 멀다. 그들의 사랑은 어떤 사랑인가. 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의 소설 ‘첫사랑’의 장면이 떠오른다. 열여섯 살의 주인공 블라지미르는 공작부인의 딸인 스물한 살 이웃집 처녀 지나이다를 흠모한다. 그는 생전 처음 느끼는 사랑의 번민으로 번개 치는 밤을 하얗게 지새운다. 무릇 첫사랑이란 사랑을 해 본 적이 없기에 몸 안의 피가 방황하고 심장이 더욱 죄어드는 그런 것이다. ‘첫사랑’에는 블라지미르의 사랑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의 아버지 또한 지나이다를 욕망한다. 정상이 아니다. 가정도 도덕도 관습도 아랑곳하지 않는 자기파멸적인 사랑, 세상은 그것을 불륜이라고 부른다. “너는 너의 것이란다. 그것이 바로 삶이란다”라며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라고 가르치던 아버지는 결국 아들에게 ‘여자의 사랑을 두려워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남기고 죽는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불륜 커플로 흔히 이탈리아 영화감독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스웨덴 출신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먼을 든다. 욕망의 결합을 감행한 이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들은 결국 헤어졌지만 버그먼은 “모두 불륜이라고 비난하지만 다시 태어나도 같은 길을 가겠다”고 했다고 한다. 불륜의 중독성이라고 해야 할까. 개인의 사생활은 사생활이고 영화는 영화 그 자체로 보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런 오래된 믿음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도덕적 엄숙주의의 잣대를 들이대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요컨대 최소한의 소설적 진실도 담보하지 못하는 낭만적 거짓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인생이든 예술이든 마찬가지다. 한번 낙인찍힌 공적 인물에 대한 대중의 아름답지 못한 기억은 오래간다. 대중의 분노가 빗나간 사랑의 속물들을 시들어버리게 만들고 나아가 그들이 속한 분야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 왔다. 홍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는 사실조차 추문 속에 잊혀질까 두렵다.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연출하며 사는 것을 누가 뭐라 하겠는가. 하지만 적어도 많은 이들의 공분을 자아내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도리요 삶의 이법(理法)이다. 세상에 대한 고려 없이 자신의 욕망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자신만을 위한 삶은 자기뿐 아니라 남까지도 폐허로 이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대, 욕망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 브래드 피트 주연작 ‘워 머신’ 예고편 공개

    브래드 피트 주연작 ‘워 머신’ 예고편 공개

    넷플릭스(Netflix)가 2017년 공개 예정인 브래드 피트 주연의 ‘워 머신(War Machine)’ 공식 예고편을 공개했다. ‘애니멀 킹덤’의 데이비드 미코드 감독이 연출한 ‘워 머신’은 현시대를 위한 블랙코미디로, 미국 장군이 겪는 인생의 파고를 현실과 패러디의 미묘한 경계로 담았다. 브래드 피트는 군 조직의 타고난 리더지만 과한 자신감으로 인해 난관에 부딪히는 4성 장군역을 맡았다. 그는 아프가니스칸의 나토(NATO)군을 지휘하는 사령관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던 중 한 기자의 폭로로 위기를 맞는다. ‘워 머신’은 기자인 마이클 헤이스팅스의 저서 ‘더 오퍼레이터스(The Operators)/가제: The Wild and Terrifying Inside Story of America‘s War in Afghanistan’가 원작이다. 주연인 브래드 피드 이외에도 에모리 코헨, RJ 사일러, 토퍼 그레이스, 안소니 마이클 홀, 안소니 헤이스, 존 마가로, 스쿳 맥네이리, 윌 폴터, 앨랜 럭, 라키스 스탠필드, 조쉬 스튜어트, 매그 틸리, 틸다 스윈튼, 벤 킹슬리 등이 출연해 눈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 ‘워 머신’은 2017년 상반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 예정이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