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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말론 빠져 두 자녀 버린 46세 여성 체포, 주변엔 숱한 죽음이

    종말론 빠져 두 자녀 버린 46세 여성 체포, 주변엔 숱한 죽음이

    미국의 46세 여성이 종말론에 빠져 두 자녀를 고의로 버린 혐의로 하와이주에서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경찰에 체포됐다. 그녀는 이혼과 재혼하는 과정에 세 명의 죽음에도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로리 발로우란 이름으로도 알려진 로리 데이벨이 문제의 여성인데 아이다호주에서 500만 달러의 보석 석방금이 부과된 채로 하와이 카우아이 경찰에 구금돼 있다고 영국 BBC가 21일 전했다. 그녀는 이날 법원에 출두했으며 경찰은 기자회견을 열어 그녀를 체포하기까지 과정을 설명했다.  원래 애리조나주 출신인 로리는 전 남편 찰스 발로우가 자신의 남동생 알렉스 콕스에 의해 총에 맞아 숨진 뒤 아이다호주로 이주했다. 콕스는 정당방위를 주장했는데 그 역시 지난해 12월 원인을 모른 채 저세상 사람이 됐다.  그 한달 전 경찰은 로리의 아들 조슈아 JJ 발로우(7)와 딸 틸리 라이언(17)의 조부모 요청을 받아들여 아이다호주 렉스부르그에 있는 그녀의 집을 수색해보자고 했다. 당국은 로리가 수사관 질문에 엉뚱한 답을 늘어놓거나 아이들의 소재, 심지어 그들이 존재했는지조차 헷갈리게 하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아들은 지난해 9월, 딸은 그보다 한달 전에 사람들 눈에 띈 것이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녀는 다음날 홀연히 어딘가로 사라졌다. 당국은 근처 충전소를 수색해 아이들이 입었던 것으로 보이는 옷가지와 갖고 논 것으로 보이는 장난감들을 발견했다.  그녀는 친구에게 아들을 맡겼다고 경찰에게 밝혔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그 친구는 로리로부터 거짓말을 해달라고 부탁을 받았으며 자신은 한번도 조슈아를 맡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또 로리가 하와이로 건너가기 전 두 아이를 자신의 인생에서 지워버렸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 NBC 뉴스는 전했다. 남편이 죽기 전 작성한 이혼 청구 서류에는 그녀가 “오는 7월 예수 그리스도가 두 번째 세상에 내려올 때 14만 4000명을 모으는 임무를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았다”고 주장했다며 만일 남편이 방해가 되면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으며 “천사가 내려와 육체의 허물에서 벗어나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기재돼 있었다. 그는 나중에 법원의 신변 보호 명령을 받아내기도 했다. 남편은 아내가 “맹신하고 있었으며 이따금 죽음의 문턱에 들어서는 것과 영적 환상에 집착했다”고 했으며 “그녀의 혼이 이미 하늘에 가 있는 것을 알아낼지 모른다”는 이유로 정신과 상담을 받으라는 권유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법정에 아이들을 데려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법정 모독, 경찰의 공무집행 방해, 범행 은폐 등의 혐의도 받고 있어 유죄가 선고되면 14년의 징역형과 함께 아이다호주로 추방될 수 있다.  로리는 지난해 10월 다섯 번째 남편 채드 데이벨과 재혼했는데 그 역시 종말론 신봉자다. 데이벨은 과거 모르몬교에 빠져들었다가 결별하고 여러 권의 묵시록 소설을 펴냈다. 부부는 세상의 멸망을 준비하는 컬트 집단 ‘Preparing A People’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고 전 남편 부모들은 주장하고 있다. 데이벨의 전 부인 태미 역시 재혼 2주 전에 갑자기 숨졌다. 그녀의 부음에는 자연사했다고 적혀 있었는데 남편은 서둘러 화장해버려 당국이 사인을 밝혀낼 수도 없었다. 한편 공교롭게도 국내에서 코로나19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신천지도 14만 4000명을 모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갖고 있었다. 기존 기독교에서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상징 숫자로 ‘구원 받은 모든 성도들’로 해석하는 반면, 신천지 신도들은 영생의 필수 조건으로 이 숫자를 달성하기 위해 포교 활동에 집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또 “터무니없는 영화”, ‘기생충’ 북미 외국어영화 흥행 4위로

    트럼프 또 “터무니없는 영화”, ‘기생충’ 북미 외국어영화 흥행 4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틀째 한국 영화 ‘기생충’을 공격해 간접 홍보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서부 유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집회를 갖고 “올해 영화가 하나 있었다. 그들은 최고의 영화라고 말했다. 그들은 한국에서 온 영화를 (수상작으로) 발표했다”며 “그래서 ‘내가 도대체 이게 다 뭐지’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 영화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 뒤 “나는 한국과 매우 잘 지낸다”면서도 “그들은 그 영화가 최고의 외국 영화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제 그런 방식으로 한다.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치적 자랑으로 화제를 옮겼다가 다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미국 영화가 상을 타길 바랐다면서 “아카데미 수상작은 한국에서 만든 영화이다. 나는 ‘도대체 이게 다 뭐지’라고 말했다”며 “나는 그들(한국)과 상대한다. 그들은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그들을 많이 돕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도 알다시피 그들은 무역과 관련해 우리를 죽이고 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때리고 어처구니 없는(freaking) 영화로 아카데미 상을 탔다”고 공격했다. 관중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그 무역 합의를 다시 했다”고 덧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에도 그는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유세를 갖던 중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얼마나 나빴나. 승자는 한국에서 온 영화”라고 ‘기생충’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과 무역에서 충분히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라며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있었나”라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선셋 대로’ 등 1930~50년대 제작된 미국 영화들을 거론했다. 외국어 영화가 처음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것을 두고 한국과의 통상 문제를 걸고넘어지며 연일 애꿎은 분풀이를 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생트집에도 이 영화의 북미 시장 흥행 돌풍은 이어지고 있다. 어줍잖고 얼토당토 않은 그의 공격이 관심조차 없던 이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이끌 수도 있다.  이날 미국의 박스오피스 집계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이 영화는 북미 시장에서 4541만달러(약 5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로써 기생충은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 영화 가운데 2016년 작품인 ‘사랑해 매기’(4450만달러)를 제치고 역대 흥행 4위에 올랐다. 이제 기생충을 앞선 외국어 영화는 ‘와호장룡’(1억 2810만달러), ‘인생은 아름다워’(5720만달러), ‘영웅’(5370만달러) 등 세 작품만 남았다.  기생충은 지난 주말부터 북미 시장 상영관을 2001개로 늘린 가운데 일반 영화관이 아닌 아이맥스 스크린을 통해서도 현지 관객을 만나게 된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아이맥스사는 이날부터 일주일 동안 ‘디지털 리마스터드’ 버전의 기생충을 아이맥스관 214곳(미국 200곳, 캐나다 14곳)에서 상영하기로 했다.  북미 이외 지역에서도 1억 5564만달러(약 1885억원)의 매출을 올려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2억 105만달러(약 2435억원)로 올라섰다.  미국 CNN의 크리스 실리자 선임기자는 이날 ‘근본적으로 미국적이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생충 비평’이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을 축하하기보다 다양성을 혹평하는 것은 순전히 반미국적(anti-American)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권자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소는 ‘우리는 미국이다, 우리가 최고다, 최고가 된 것에 대해 사과할 필요는 없다’는 발상에 터 잡고 있다”며 “하지만 그런 생각의 어두운 면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비전이 미국의 건국 원칙과 상충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기본적으로 용광로이고, 다양성을 찬양하며, 언론의 자유와 다양한 관점을 장려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939년 작품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1950년 작품인 ‘선셋 대로’를 좋은 영화로 꼽은 것에 대해서도 실리자 선임기자는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두 영화의 주인공은 백인이었고, 두 영화의 감독도 백인이었다. 트럼프가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미국은 1940년∼1950년대의 미국인가”라고 되묻고 “백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두 영화가 보여준 미국은 위대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트위터에 “‘기생충’은 갑부들이 서민계층의 투쟁을 얼마나 의식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영화로, 두 시간 동안 자막을 읽어야 한다. 물론 트럼프는 그것을 싫어한다”고 꼬집었다. 이 영화의 미국 배급사 네온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해할 만하다. 그는 읽을 수가 없잖아”라고 꼬집었다. 외국 문화를 이해하는 노력을 하지 않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꼰 것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유민 득남 “사랑스러운 아기 바라보며 매일 행복 느껴” [전문]

    유민 득남 “사랑스러운 아기 바라보며 매일 행복 느껴” [전문]

    배우 유민이 결혼 2년 만에 득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1일 유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에 건강한 아들을 무사히 출산했다”며 출산 소식을 직접 전했다. 이어 “사랑스러운 아기를 바라보며 하루하루 가족과 함께 행복을 느끼고 있다. 건강하게 태어나 준 것에 감사를 잊지 않고 책임을 가지고 열심히 키워 가겠다”면서 “그동안 챙겨주시고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민은 지난 2018년 6월 한살 연상의 비연예인인 일본인 남성과 결혼해 지난해 11월 임신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01년 MBC 드라마 ‘우리집’으로 한국에서 배우로 데뷔한 그는 ‘올인’, ‘아이리스’, ‘인생은 아름다워’ 등에 출연해 단아한 미모와 안정된 연기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최근에는 ‘마을의사 점보’, ‘닥터-X~외과의 다이몬 미치코2~’, ‘닥터카’, ‘타카네노하나’ 등에 출연하며 일본에서 활동했다. 다음은 유민 인스타그램 글 전문. 저 유민이는 최근에 건강한 아들을 무사히 출산했습니다. 사랑스러운 아기를 바라보며 하루하루 가족과 함께 행복을 느끼고 있어요. 건강하게 태어나 준 것에 대한 감사를 잊지않고 책임을 가지고 열심히 키워 나갈게요. 그동안 챙겨주시고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울 광진구, 50+세대 사회공헌 일자리 발굴 사업 공모

    서울 광진구, 50+세대 사회공헌 일자리 발굴 사업 공모

    서울 광진구가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하는 50플러스세대(50~64세)를 위한 사회공헌 일자리 발굴 사업과 사업 수행 기관을 오는 26일까지 공모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사업은 50플러스세대의 사회적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사회공헌의 ‘가치’와 ‘일자리’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활기차고 안정된 인생 후반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발굴해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구는 지난해 50플러스세대를 위한 사회공헌 일자리로 노인 치매예방을 위한 인문학예술기반정서돌봄 서비스, 50플러스 플래너의 어르신 미래설계 지원활동 등 14개 분야를 발굴해 진행했다. 올해에도 50플러스세대 사회공헌 일자리 사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번 공모 대상은 지역 내 복지시설, 비영리 법인 단체, 협동조합 등이다. 광진구청 홈페이지에서 신청 서류를 다운로드를 받아 작성 후 구청 어르신복지과로 방문 접수 또는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구는 자체 심사 후 3~4월 중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 심의를 진행해 최종 선정할 예정이며, 선정된 기관에는 사업별 500만원~5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광진구청 홈페이지 게시판을 참고하거나 광진구청 어르신복지과로 문의하면 된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50플러스세대 사회공헌 일자리 사업은 일자리 제공과 사회활동 참여는 물론 사회공헌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이번 공모 사업을 통해 50플러스세대의 은퇴 전후 성공적인 노후생활 준비를 위한 다양한 일자리분야가 발굴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랑하지만… 때론 숨막히는 이름, 가족

    사랑하지만… 때론 숨막히는 이름, 가족

    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우즈훙 지음/김희정 옮김/프런티어/432쪽/1만 8000원 남자는 아이가 생긴 뒤 어머니를 모셔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나쁘지 않았던 고부관계가 이후 급속히 악화했다. 남자가 아내와 산책하러 나가려면 어머니가 꼭 끼어들었다. 어머니와 아내는 작은 일에도 다투었다. 남자는 중간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의 어머니는 대가족에 시집 왔고, 가족 내 위치는 항상 맨 아래였다. 남편은 아내보다 그의 부모를 우선했다. 외로웠던 어머니는 남자를 낳고 살아갈 힘이 생겼다. 아들이 분가하자 상실감에 젖었고, 손주를 돌보러 아들과 살게 되면서 집착이 생겨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중국 남성 아충의 이야기다. 이런 얘기, 한국에도 있지 않나.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하는 게 남이 아닌,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일 때가 의외로 많다. 사회에서라면 그 관계를 단호하게 끊으면 되지만, 평생 같이하는 가족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신간 ‘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는 중국 유명 심리상담가 우즈훙이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심리 상태를 파헤치고, 이와 관련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다.●고부 갈등의 해법은 건강한 부부관계 앞서 아충의 사례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그가 엄마와 아내의 관계를 해결하려는 데에 있었다. 아충은 아내가 시어머니를 공경하면 귀여움을 받게 되고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의 핵심이 본인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아충을 상담한 저자는 “고부 갈등의 본질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그리고 아들의 삼각관계”라면서 “건강한 가정의 제1법칙은 ‘건강한 부부관계가 가정의 최우선’이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책의 미덕은 가족 간에 벌어질 법한 문제 사례를 다양하게 보여 준다는 점이다. 저자가 직접 했던 심리상담은 물론 중국 포털 사이트에서 화제가 됐던 사연 등이 이어진다. 평범한 여자와 결혼한 바람둥이 남자가 결국엔 헤어진 사례에서는 그들의 부모를 통해 그들이 서로 안 맞는 짝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 밖에 자신의 행복 대신 부모의 기대에 미치고자 원하지도 않는 대입시험에 계속 도전하는 수험생, 심지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학생들, 그리고 자기만족을 위해 자녀를 과보호하는 ‘헬리콥터맘’ 등은 우리나라에서도 사회문제다. ●헬리콥터맘·목숨 끊는 수험생… 우리에게 익숙한 얘기 저자는 이런 문제들에 관해 “사랑 없는 가족의 순환 고리를 끊어 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를 주고, 가족이라서 상처를 감내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문제가 생기면 오히려 적정한 거리를 두고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낸 뒤 치유해야 다시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저자가 제시한 여섯 가지 거짓말,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어머니와 아내 문제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사랑하니까 질투도 하는 거야’, ‘사랑은 행복하고 즐겁기 위한 것’을 지금 하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 볼 만하다. 책은 2007년 중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뒤 그동안 100만부 이상 팔렸다. 중국도 가족 문제로 고민이 많음을 쉬이 짐작할 수 있고, 사례 속 인물의 이름만 바꾸면 우리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 상황에도 잘 들어맞는다. 문제의 원인을 가족만의 문제로 너무 단정하는 게 아닌가 하는 단점도 있지만, 책을 읽으면 아마 자신의 지나온 인생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을 즈음엔 ‘좀더 일찍 읽었으면…´이라는 생각도 들 법하다. 그랬으면 덜 아파하고, 덜 잘못하고, 가족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러나 늦지 않았다는 생각도 함께 든다. 지금부터라도 노력하면 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메콩강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느릿느릿… 저만치 행복이 보이네

    메콩강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느릿느릿… 저만치 행복이 보이네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라오스까지 가려고 해” “자,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단 말인가? 좋은 질문이다. 아마도. 하지만 내게는 아직 대답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지금 라오스까지 가려는 것이니까. 여행이란 본래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무라카미 하루키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중에서●인구 700만 작은 도시, 여행자 거리를 노닐다 여기는 루앙프라방 남칸강변에 자리한 부라사리 헤리테지 리조트다. 나무로 지어진 아주 심플한 2층 건물인데 간판이 아니라면 아무도 리조트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것 같다. 실내는 인도차이나의 여느 리조트처럼 천장이 높고 커다란 팬이 돌아가며 열기를 식혀 준다. 방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넓은 침대는 ‘여기 있는 동안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그저 푹 쉬어’라고 말해 주는 것 같다. 강 쪽으로 나 있는 커다란 창문으로 열대의 환한 햇살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부라사리 리조트에서 묵은 사흘 동안 가장 많이 애용한 공간은 발코니다. 아침에는 이 발코니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주황색 승복을 입은 어린 노비스(수행자)들이 양산을 쓰고 걸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저녁에는 얼음이 든 비어라오(라오스 스타일이다)를 마시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를 읽곤 했다. 그러는 사이 강은 붉게 물들었고 그 풍경을 바라보며 나는 “인생의 미스터리니 다음번 빅뱅이니 알 게 뭐냐, 그냥 내버려두면 그만이지” 같은 문장에 밑줄을 긋곤 했다. “강 앞에서, 특히 강 위에서 우리 여행자는 그저 그곳을 스쳐 지나가는 환영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곳에 와서 구경만 하고 다시 떠나간다. 단지 그뿐이다. 미세하게 긁힌 자국 하나 이곳에 남기지 못한다. 보트를 타고 강 상류로 거슬러 오르노라면 그런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부라사리 리조트에서 5분만 올라가면 여행자 거리에 닿는다. 시엥통 사원에서 조마 베이커리까지 약 2㎞에 이르는 왕복 2차선 도로가 여행자 거리다. 게스트 하우스와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 길거리 음식을 파는 포장마차 등이 늘어서 있다. 아침이면 리조트에서 슬리퍼를 신고 어슬렁거리며 걸어나와 여행자 거리를 산책하곤 했는데, 사실 그것 말고는 딱히 할 만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5년 전 루앙프라방 사진 작업 때문에 이곳에 50일 정도 머문 적이 있었는데, 동네가 너무 작다 보니 보름 정도 머무르자 생일이나 장례식 등 각종 경조사에 초대받는 일까지 생겼다. 사실 라오스 자체가 아주 작다. 남북한을 합친 것과 비슷한 면적에 인구는 700만명밖에 되지 않는다. 수도는 비엔티안(현지발음으로는 ‘위양찬’)이지만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루앙프라방이다. 루앙프라방을 30분만 걸어 보면 이 도시가 얼마나 다정하고 사랑스러운지 알 수 있다. 프랑스 식민지풍의 건물과 라오스 전통양식의 집, 사원들이 어울린 작은 도시는 승려와 아이들, 어슬렁대는 배낭여행자들로 한가롭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자유로움과 순진함, 종교적인 경건함으로 가득차 있다. 유네스코는 1995년 루앙프라방 지역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가장 아름다운 시엥통 사원, 여유를 만끽하다 라오스는 전체 인구의 95%가 불교도인 불교국가다. 루앙프라방을 걷다 보면 한쪽 어깨를 내놓은 채 주홍색 장삼을 입고 다니는 소년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승려는 아니고 수행자다. 일종의 견습 승려인 셈인데 라오스 남자들은 과거에는 의무적으로 3개월에서 1년 동안 사원에 들어가 수행했다고 한다. 지금은 다소 간소화해 약 3~6개월 정도 사원에 머물며 불교 경전을 공부한다. 사원은 교육기관 역할도 한다. 교육시설과 교사가 부족한 라오스에서 학식이 높은 계층인 승려들은 선생님으로 부족함이 없다. 사원 옆에 초등학교가 바로 붙어 있는 곳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루앙프라방에는 약 50여개 주요 사원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시엥통 사원(왓 시엥통)이 가장 아름다운 사원으로 꼽힌다. 라오스 전통 양식으로 건축돼 세 겹 지붕이 지면 가까이까지 내려온 것이 특징이다. ‘황금도시의 사원’이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크고 작은 사원 건물 내외부에는 화려한 황금 장식과 각종 보석 장식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이 사원은 우리나라나 중국 또는 태국의 사원이 보여 주는 종교적인 경건함이나 장엄함은 없다. 날씨 탓일까, 이런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지만 어딘가 모르게 나른한 분위기가 절 전체를 감싸고 있다. 거리에서 여행자의 옆을 무심히 스쳐가는 노비스와 비슷하다.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에서 “라오스의 사원에서는 ‘위에서 내려오는 압도적인 힘’ 같은 것이 엿보이지 않는다”고 했다.●승려들의 ‘탁밧’ 행렬, 라오스의 아침을 깨우다 새벽 5시 30분. 프런트 직원이 문을 두드린다. 아침에 탁밧 행렬을 보기 위해 모닝콜을 부탁했는데, 이렇게 직접 와서 깨워 준다. 문을 열고 나가 보니 발코니 테이블에 커피도 가져다 놓았다. 이러니 어떻게 루앙프라방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루앙프라방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탁밧이다. 우리말로 ‘탁발’이라는 스님들의 아침 공양의식이다. 전 세계에서 오직 루앙프라방에서만 볼 수 있다. 라오스의 수도인 비엔티안에서도 볼 수 있지만 1년에 한두 번 정도다. 루앙프라방에서는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새벽 탁밧 행렬이 이어진다. 루앙프라방 각 사원의 승려들 수백명이 마을을 돌며 아침거리를 공양하는데 장엄한 이 행렬은 보는 이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사원에서 북이 울리면 탁밧이 시작된다. 대략 새벽 여섯 시쯤이다. 이 시간이면 골목마다 사람들(주로 여자)이 자리를 깔고 무릎을 꿇은 채 스님들을 기다린다. 길 저편에서 붉은 가사를 입은 맨발의 스님들이 바리때를 메고 독경을 읊조리며 천천히 걸어온다. 사람들은 준비해 온 찰밥(카오니아오)을 조금씩 떼어 스님들에게 공양하는데 이 찰밥과 음식을 준비하고 몸을 정갈하게 하려면 새벽 5시엔 일어나야 한다. 관광객들도 참여할 수 있다. 소수민족들이 공양 물품을 관광객들에게 파는데, 찹쌀밥 외에 바나나며 과자 등도 있다. 이웃나라인 태국인들은 돈을 봉투에 넣어 주기도 한다. 탁밧 행렬에는 300~500명 승려들이 참여한다. 루앙프라방에는 사원만 80개이고, 스님은 1000여명이 있다. 이 지역 스님 절반 정도가 탁밧에 참여하는 셈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승려들이 앞장서고 서열에 따라 승려들이 한 줄로 서서 큰스님의 뒤를 따른다. 승려들은 시주들 앞을 지나가며 바리때 뚜껑만 반쯤 연다. 그러면 시주들은 미리 준비한 음식물 등을 스님들의 바리때 속에 넣는다. 탁밧 행렬을 지켜보며 흥미로웠던 점은 승려들이 밥과 반찬으로 가득찬 바리때를 처리하는 방법이다. 루앙프라방의 승려들은 아침과 점심 두 끼밖에 먹지 않는다. 먹는 양도 적어 바리때에 담긴 음식이 남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 음식을 어떻게 처리할까? 아침 탁밧 행렬에 공양을 하기 위해 나온 주민들 끝에는 걸인들이 자리잡고 있다. 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나 백발이 희끗희끗한 노인도 섞여 있다. 승려들은 바리때에 담긴 음식을 이들에게 나눠준다. 걸인들 역시 당연한 듯 승려들이 나눠주는 음식을 받는다.●독특한 먹거리, 佛·伊·泰 맛에 흠뻑 탁밧 행렬을 본 후 리조트로 돌아와 아침을 먹는다. 라오스는 프랑스 식민지를 거쳤던 까닭에 빵문화가 발달해 있다. 바게트와 크루아상을 많이 먹는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하고 부드럽게 구워진 크루아상이 루앙프라방의 아침을 흡족하게 만들어 준다. 이 리조트에서는 매일 오전 열한 시에 쿠킹 클래스를 진행한다. 라오스인들이 즐겨 먹는 탐막훙(파파야 샐러드)이며 핑파(생선구이), 핑카이(닭구이), 카오피약(쌀국수) 같은 음식들을 만들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루앙프라방은 다양한 라오스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고수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인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고수를 빼 달라고 하면 된다. 고수를 빼면 맵고 짠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은근히 맞다.여행자 거리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태국식당이 즐비하다. 현지인에겐 비싼 편이지만 외국인이라면 그리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서양 음식값은 한국에서 먹는 가격의 반도 안 된다. 라오스 음식은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이웃나라인 태국과 베트남,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태국과 그 맛이 비슷하다. 시장 한 켠에서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등 다양한 바비큐 구이를 먹을 수 있다. 특히 메콩강에서 잡은 생선 바비큐는 소금만 치고 불에 구웠을 뿐인데 향긋한 맛이 난다. 삼겹살 비슷한 음식도 먹을 수 있다. 한국식 불판을 이용한 돼지고기 구이를 라오스에서는 ‘신닷’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인들이 전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유산인 카오지도 별미다. 바게트 빵을 갈라 여러 가지 재료를 꽉 채운 것으로 유명한 가게에는 사람들이 하루 종일 진을 친다. 라오스 맥주인 비어라오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맛에서 뒤지지 않는다. 라오스에 살다 간 사람들에게 라오스의 추억을 물으면 단연 비어라오를 꼽는다. 해질녘 메콩강변에 앉아 비어라오를 마시며 담소하는 시간은 행복 그 자체다.●다양한 볼거리, 매력이 철철 루앙프라방에는 불교문화 유적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푸시탑은 배낭여행자들이 노을을 보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루앙프라방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328개 계단이 놓인 푸시탑을 오르면 시내 전경이 한눈에 잡힌다.쾅시 폭포는 신나는 루앙프라방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시내에서 20여㎞ 떨어진 쾅시산에 있다. 오래된 거목으로 뒤덮인 울창한 숲을 지나면 비밀의 풍경처럼 폭포가 드러난다. 여행자들은 폭포 아래의 연못과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특히 폭포 주변의 나무에 만들어놓은 다이빙대에서 젊은이들은 연거푸 물속으로 뛰어든다. 모험과 스릴을 좋아하는 젊은 여행자들이 특히 열광한다. 열대 몬순 기후지역인 라오스의 사람들은 낮보다 밤에 더 활기차다. 이런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야시장이다. 야시장은 어스름이 거리에 깔릴 무렵 시사방봉 거리에 열린다. 낮 동안 산속에 있던 소수민족들은 여행자들에게 팔 기념품을 보따리에 싸서 하나둘 거리로 나온다. 10분 전만 해도 툭툭과 오토바이가 요란하게 지나다니던 거리가 어느 새 기념품을 팔기 위해 좌판을 벌여 놓은 상인들로 가득 찬다. 라오스 전통 문양을 새겨 놓은 옷감과 지갑, 종이로 만든 실내등, 촉감 좋은 실크 스카프, 맥주 상표를 그려 넣은 갖가지 색깔의 티셔츠, 나무로 만든 코끼리 조각, 직접 재배한 차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침시장도 가 볼 만하다. 탁밧 행렬을 본 후 가 보는 것이 좋다. 강변의 포티사랏 거리와 푸와오 거리의 교차점에 있다. 시장은 우리네 재래시장의 모습과 비슷하다. 좌판을 깔고 앉은 사람들이 인근에서 생산된 과일, 채소, 육류, 생필품들을 판다. 우체국 북쪽의 메콩강변에도 열대과일상과 야채가게가 몰려 있다. ●벌써 그리운, 조용한 땅 라오스에서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식민지 시대에 한 프랑스인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베트남 사람들은 벼를 심고, 캄보디아 사람들은 벼가 자라는 것을 보며, 라오스 사람들은 벼 익는 소리를 듣는다.” 라오스는 베트남과 같은 어수선함을 떠나 조용히 관조하며 살기에 적당한 땅이라는 뜻일 것이다. 루앙프라방에서 머무는 동안 나는 새벽의 탁밧 행렬을 지켜보았고, 폭포로 가 다이빙을 했고 거리를 어슬렁거렸고 리조트에서 마사지를 받으며 잠이 들곤 했다. 저녁이면 리조트 발코니에 앉아 얼음이 든 맥주잔을 달그락거리며 노을 지는 강을 질리도록 바라보았는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나는 모르겠다, 하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놀았다. 루앙프라방에서는 내가 그렇게 시간을 낭비한다고 해도 비난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게다가 난 며칠 정도는 신나게 놀 수 있는 자격은 갖추고 있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으니까. 그렇게 서울로 돌아오는 날, 루앙프라방 공항을 이륙해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는 프로펠러 비행기 안에서 나는 다시 라오스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만간 다시 와야겠다고 결심했다. 지금까지 라오스를 일곱 번이나 찾았다. 도대체 왜 그렇게 라오스에 자주 가냐고 묻는 이들을 위해 ‘라오스에 도대체 뭐가 있는데요?’에서 답을 찾아 두었다. 하루키 영감은 이렇게 말했다. “자,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단 말인가? 좋은 질문이다. 아마도. 하지만 내게는 아직 대답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지금 라오스까지 가려는 것이니까. 여행이란 본래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 여행수첩 베트남 하노이 경유, 11월부터 이듬해 4월 여행하기 좋아 베트남항공을 이용, 베트남 하노이를 경유해 루앙프라방으로 들어간다. 인천~하노이는 매일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인천~하노이 4시간 30분, 하노이~루앙프라방 1시간 20분.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늦다. 통화는 킵(kip)을 사용한다. 태국 바트와 미국 달러도 일상 통화처럼 사용한다. 메인 스트리트와 루앙프라방 전역에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와 호텔, 리조트가 많이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10~30 달러. 리조트는 90~150 달러 수준이다. 라오스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건기인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를 가장 여행하기 좋은 때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 가장 많은 여행자들이 찾기 때문에 그만큼 숙박료와 물가가 올라간다. 오토바이를 렌트해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많다. 8만킵(1만 2000원) 정도면 하루 종일 대여할 수 있다. 기름값은 1만킵(1500원) 정도가 든다. 루앙프라방과 비엔티안 등 인근 도시로 나가는 미니 버스가 많아 이동에 별 불편함이 없다.
  • [씨줄날줄] ‘아시아의 병자’/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시아의 병자’/박홍환 논설위원

    중국 근대사의 거인인 루쉰(魯迅·1881~1936)은 원래 의학도였다. 국비유학생으로 1904년 일본 센다이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한 그는 수업시간에 목도한 러일전쟁 당시의 사진 한 장을 계기로 인생의 목표를 바꿨다. 러시아에 군사기밀을 넘긴 죄로 일본군에게 참수되는 중국인 사진이었는데 건장하지만 멍청한 얼굴의 중국인들이 잔뜩 모여들어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루쉰은 “환자를 치료하는 것보다 정신을 뜯어고치는 일이 더 시급하다”며 그 길로 학교를 때려치우고 사상 계몽운동을 시작했다. 일본 학생들의 환호소리를 들으며 그는 “어리석고 겁약한 국민은 사형수나 구경꾼밖에 될 수 없다”는 참담함을 느꼈던 것이다. 당시 중국은 19세기 중반의 아편전쟁 이후 서구 열강에 제 땅을 내주고 불평등조약을 감수해야만 했던 처지였다. 조계지에서 발행되던 영국계 신문은 중국을 ‘동아시아의 병자’(Sick man of East Asia)라 조롱했다. 상점에는 ‘개와 중국인은 출입금지’라는 팻말까지 내걸렸다. 청말 사상가인 량치차오(梁啓超·1873~1929)가 이 같은 내용을 알렸고, 이웃 국가인 일본조차도 ‘도우아뵤오후’(東亞病夫)라고 손가락질했다. 교육가 옌푸(嚴復·1854~1921)를 비롯해 많은 중국의 지식인들이 “오늘의 중국은 병든 사람과 다름없다”고 절망했다. 심지어 마오쩌둥(毛澤東)조차도. 영화에서도 많이 묘사됐다. ‘브루스 리’ 이소룡 주연의 영화 정무문(1972년)이 대표적이다. 서구 열강의 조계지가 설치돼 있던 상하이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는 주인공 브루스 리가 일본인들이 도장에 던져 놓고 간 ‘도우아뵤오후’ 편액을 떼어내 내동댕이쳐 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면서 “중국인은 동아시아의 병자가 아니다”라고 외친다. 리옌제 주연의 영화 ‘무인 곽원갑’(2006)에서는 주인공이 서구의 근육질 무사들을 차례로 때려눕힌다. ‘아시아의 병자’라 조롱하는 서구 열강을 격파한다는 의미다. 중국 외교부가 ‘중국은 진정한 아시아의 병자’(China is the real sick man of Asia)라는 칼럼 제목을 문제삼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중국 주재 기자 3명의 기자증을 회수하고, 강제추방 명령을 내렸다. 지금 어느 누구도 미국과 쌍벽을 이루는 중국을 ‘아시아의 병자’라 여기지 않는데도 중국이 100년 전의 자격지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지 안타깝다. 스스로를 대국으로 자처하는 중국이 여전히 기자증 갱신을 무기로 외국언론까지 통제하는 악습을 버리지 않는 것도 놀랍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발표 하루 전날 미 국무부는 신화통신 등 중국 국영언론사들에 대한 규제 방침을 밝혔다. 추방조치가 그 보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tinger@seoul.co.kr
  • 구조조정 없던 기업마저 명퇴 칼바람

    구조조정 없던 기업마저 명퇴 칼바람

    LG유플러스 ‘20년·50세 이상 10년’ 대상 “퇴직 얼마 안 남은 희망자 제2 인생 지원” ‘신의 직장’ 에쓰오일도 창사 이래 첫 검토기본급 20~60개월분·학비 5000만원 한도‘무풍지대는 없다.’ ‘희망·명예퇴직의 칼바람’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항공업계, 자동차업계, 중공업계 등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회사 설립 이래 한 번도 인력 구조 재편에 나서지 않았던 기업들까지 최근 희망·명예퇴직안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명예퇴직 시행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노조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할 계획이다. 명예퇴직이 이뤄지면 2010년 LG텔레콤이 LG데이콤, 파워콤을 흡수 합병해 LG유플러스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사측이 정한 대상자는 20년 이상 근속자나 50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자 가운데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들이다. 과거 LG텔레콤, 데이콤, 파워콤 근무 기간도 포함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실제로 인사팀에 희망퇴직을 문의하는 직원들의 수요가 있어 퇴직 시점이 얼마 안 남은 희망자에 한해 위로금을 지급하며 제2의 인생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1회성으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에서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에쓰오일도 1976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최근 부장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인사제도 설명회를 열어 인력 효율화 차원에서 명예퇴직을 검토 중임을 알렸다. 명예퇴직 조건으로는 50~54세는 기본급의 60개월, 55~57세는 50개월, 58세는 40개월, 59세는 20개월을 지급하는 방침을 밝혔다. 자녀 학자금은 일시금으로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지급한다는 계획도 나왔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부장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온 것은 맞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 닛산도 2004년 법인 설립 이후 첫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르노 삼성도 이달 초부터 상시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산업 경쟁력 약화에도 막연하게 버텨 오던 기업들이 무역갈등 여파 지속, 코로나19 확산 등 이례적인 위기 상황을 연이어 맞으며 선제적으로 축소 경영을 단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직된 구조로 평소에는 구조조정이 힘든 국내 기업들이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버텨냈으나 비용 절감, 인력 조정을 해야만 하는 한계 상황에 도달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희망·명예퇴직 시행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55년 경력 美 운전기사, 인생 마지막 ‘스쿨버스’ 타고 천국으로

    55년 경력 美 운전기사, 인생 마지막 ‘스쿨버스’ 타고 천국으로

    은퇴한 스쿨버스 기사가 자신이 몰던 버스와 꼭 같은 모양의 관에 누워 편안히 눈을 감게 됐다. 19일(현지시간) CNN 등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한 노인이 버스 모양의 노란색 관에 누워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미네소타주 모워카운티 그랑 미도우시. 글렌 데이비스(88)는 인구 1170명의 이 작은 마을에서 55년간 스쿨버스를 운전했다. 1949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운전을 시작한 그는 2005년 은퇴할 때까지 사고 한번 없이 아이들을 실어날랐다. 손자들도 할아버지의 버스를 타고 학교를 오갔다. 55년간 그를 거쳐 간 버스만 5대, 주행거리는 128만7475km에 달한다.그러다 보니 이 마을에서 데이비스를 모르는 아이들은 없었다. 그의 자녀는 “운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을 무척 사랑하셨다”라고 밝혔다.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했다. 어느 날 사위에게 ‘스쿨버스 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내가 죽으면 스쿨버스에 묻어달라”라고 했을 정도였다. 웃어넘길 법도 한 이야기였지만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현지언론은 마을 장례식장 주인이 2015년 그에게 직접 만든 ‘스쿨버스 관’을 선물했다고 전했다. 장례식장 주인은 “딸이 18개월 당시 암에 걸려 힘들어할 때 데이비스가 살뜰히 보살펴준 것이 고마워 보답의 의미로 관을 선물하게 됐다”라고 말했다.데이비스가 처음 몰았던 03번 버스를 본떠 만들어진 관은 노란색 페인트칠부터 정지 신호판까지 영락없는 스쿨버스였다. 관을 받아든 기사는 뛸 듯이 기뻐했다. 데이비스의 딸 리사는 “아버지는 나갈 문이 없는 걸 빼고는 스쿨버스와 똑같다며 흡족해하셨다”라고 설명했다. 그 후로 5년이 지난 15일,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데이비스는 자기 뜻대로 스쿨버스와 함께 묻히게 됐다. 자녀들은 아버지의 죽음에 슬퍼하면서도, 고인이 인생의 마지막 스쿨버스를 몰고 천국으로 향할 것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하이바이 마마’ 김태희, 가시밭길 예고 ‘180도 달라진 얼굴’

    ‘하이바이 마마’ 김태희, 가시밭길 예고 ‘180도 달라진 얼굴’

    ‘하이바이, 마마’ 고스트 엄마 김태희의 이승 라이프가 시작부터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오는 22일 방송되는 tvN 새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연출 유제원, 극본 권혜주,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엠아이, 이하 ‘하바마’) 측은 첫 방송을 단 이틀 앞둔 20일 ‘고스트 엄마’ 차유리(김태희 분)의 비밀스러운 대면을 포착했다. 세상 밝고 사랑스러웠던 차유리의 날 선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사건을 예감케 한다. ‘하바마’는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차유리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이규형 분)와 딸아이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고스트 엄마의 49일 리얼 환생 스토리를 그린다. 김태희가 ‘공감캐(공감캐릭터)’를 입고 5년 만에 컴백하고, ‘믿보배’ 이규형, 고보결의 조합으로 뜨거운 화제를 불러 모았다. ‘오 나의 귀신님’, ‘내일 그대와’ 등에서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인 유제원 감독과 ‘고백부부’를 통해 유쾌함 속에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짚어낸 권혜주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은다. 공개된 사진 속 심상치 않은 차유리의 분위기가 궁금증을 자극한다. 5년 차 귀신답지 않게 늘 밝고 유쾌한 에너지로 이승을 누비던 차유리는 180도 달라진 얼굴이다. 언제나처럼 딸 조서우(서우진 분)를 지켜보던 차유리는 집에서 의문의 존재(이중옥 분)와 마주한다. 그가 전해오는 비밀스러운 이야기에 깜짝 놀란 차유리는 돌연 심각해진다. 웃음기마저 사라진 차유리의 무거운 눈빛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 해맑은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는 듯한 조서우의 호기심 어린 모습도 흥미롭다. ‘고스트 엄마’ 차유리와 딸 조서우에게 벌어질 비밀스러운 사건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아이 한 번 안아보지 못한 아픔에 이승을 떠나지 못한 ‘고스트 엄마’ 차유리가 49일 동안 받아야 할 환생 재판을 뜻밖에도 이승에서 받게 되면서 예측 불가의 환생 라이프가 시작된다. 그저 딸 곁에 있고 싶었을 뿐인 차유리였지만, 갑자기 사람이 되면서 이승과 저승이 모두 발칵 뒤집히게 된다. 특히, 차유리와 이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조강화, 그의 빈자리를 채운 두 번째 가족 오민정(고보결 분) 그리고 딸 조서우에게도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벌어지게 될 전망. ‘49일 안에 원래 자리를 찾으면 영원히 살 수 있다’는 기막힌 미션을 받고 강제 소환된 고스트 엄마 차유리.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사건의 연속에서 ‘기간제 사람’이 된 차유리가 49일 안에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하바마’ 제작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차유리의 환생이 빚어낼 놀라운 기적이 때로는 뭉클하고, 때로는 유쾌한 웃음으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린다. 이승은 물론 저승까지 발칵 뒤집어놓은 차유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이승 라이프를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tvN 새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는 오는 22일 밤 9시 첫 방송 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셀라피 앰플쿠션, 업그레이드된 구성으로 NS홈쇼핑 첫 방송

    셀라피 앰플쿠션, 업그레이드된 구성으로 NS홈쇼핑 첫 방송

    지난해 현대홈쇼핑을 통해 선보이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셀라피 앰플쿠션’이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온다. 지엠홀딩스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셀라피’에서 선보인 ‘셀라피 앰플쿠션’은 일명 ‘차예련 쿠션’이라고도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해당 제품은 론칭 3개월 만에 6만 개 이상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으며, 현대홈쇼핑에서 릴레이 매진 신화를 기록해 많은 소비자의 ‘인생 쿠션’으로 등극했다. 이에 셀라피는 보다 업그레이드된 구성으로 20일 NS홈쇼핑 “뷰티쇼케이스”에서 론칭 방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NS홈쇼핑 론칭 방송에서는 본품 2개와 리필 2개, 퍼프 4매입, 진동 퍼프 기기 1개의 푸짐한 구성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론칭 기념으로 구매 후 상품평 작성 시, 프로폴리스, 콜라겐 등이 함유되어 수분&영양 공급 효과가 있는 아기앰플 크림 미스트를 추가로 증정할 예정이다. 셀라피 앰플쿠션에는 셀라피의 프리미엄 홈케어 제품인 아기앰플 100병이 그대로 들어가 있어 주름개선과 탄력강화에 탁월한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보습 에센스 성분이 43% 함유된 파운데이션이 부드럽게 발리며 자연스러운 속광채를 선사한다. 또한 벨벳 폴리머가 자연스러운 밀착을 도와 피부 표면의 수분 증발을 억제해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준다. 셀라피 관계자는 “셀라피 앰플쿠션은 촉촉하지만 지속력과 커버력이 우수해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고, 수정 화장을 자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제품이다”라며 “앰플쿠션과 함께 기존 자사 퍼프 대비 1.5배 도톰한 두께로 만들어진 퍼프와 함께 사용하면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셀라피 앰플쿠션의 NS홈쇼핑 첫 론칭 방송 중 생방송 화면을 사진으로 촬영해 셀라피 홈페이지 및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로 인증만 해도 네스프레소 커피머신과 신세계 상품권 등을 제공하는 ‘100% 경품 지급 이벤트’도 진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센 캐’로 돌아온 전도연… “봉 감독님한테 사심(?) 있어요”

    ‘센 캐’로 돌아온 전도연… “봉 감독님한테 사심(?) 있어요”

    태연하게 살인까지 하는 ‘연희’ 맡아 “아카데미 보다가 놀라 ‘악’ 소리 질러 봉준호 감독과 새로운 작업 하고싶어”우리에게 배우 전도연(47)의 연기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밀양’(2007)과 최근작 ‘생일’(2018)에서는 아이를 잃은 엄마, ‘너는 내 운명’(2005)의 다방 종업원, ‘스캔들’(2003)의 ‘열녀’까지 다종다양한 연기를 그만의 방식으로 소화해 냈다. ‘밀양’으로는 한국 배우 최초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새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개봉에 부쳐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 영화 ‘기생충’의 승전보 여운이 가시지 않은 터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축하한다는 말도 안 나오더라고요. 너무 놀라워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며 ‘악’ 소리를 질렀다는 그는 이어 말했다. “모든 배우와 감독들한테 문이 하나 열린 거죠. 그것에 대한 기대와 꿈, 희망이 모두에게 있을 거예요.” 거액의 돈 가방을 놓고 쫓고 쫓기는 이들의 아귀다툼을 그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전도연은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희 역을 맡았다. ‘전도연’ 이름을 보고 영화 관람을 선택한 이들은 한동안 갸웃할 듯도 하다. 영화 중반부까지 그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극중 태영(정우성 분)의 사라진 연인으로 이름만 오르내리다 강렬하게 등장한다. 다른 인물들에 비해 이전 삶의 궤적도 잘 보이지 않는다. “지금 보이는 연희가 곧 과거의 연희일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녀가 저지르는 모든 것들이 처음이 아닌, 과거에도 그렇게 살아왔던 거죠.” 전도연의 과거 필모그래피에 비춰 봐도 연희는 독특한 지점이 있다. 돈 가방을 손에 쥐기 위해 살인도 마다 않는 연희는 그의 전매 특허인 내면 연기에 기댄다기보다는 장르적인 쾌감이 큰 캐릭터다. 살인을 하면서도 표정은 태연한 연희다. “딱히 감정 이입도 안 하고, 상황을 즐겼던 거 같아요. 연희가 놓인 상황이 아닌, 그런 연희를 연기하는 제 자신을 즐겼어요.” 스포일러가 될까 더 상세히 말할 순 없지만, 사람을 더 잘 죽이기 위해(?) 몸을 트는 전도연의 모습을 보고 김용훈 감독은 “연희스러워서 재밌다”면서 매우 만족해했다. 그가 연희를 선택한 데는 그간 사연 많은 인물, 무거운 소재, 심각한 내면 연기를 해온 데 대한 반작용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그런 것들로 돌아갈 수 있고, 피할 수 있으면 피하기도 하겠지만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꺼낸 전도연은 데뷔 30년을 맞은 올해도 다양한 시도를 한다. 항공재난을 소재로 한 한재림 감독의 영화 ‘비상선언’에 송강호·이병헌과 함께 출연을 결심한 것도 같은 이유다. “블록버스터에 전도연이 나온다는 건 의외의 캐스팅이죠. 그런 영화엔 큰 캐릭터가 없잖아요. 사건이 중심이고요. 저한테도 이런 작품이 들어오는구나 싶어서 신기했어요.” 함께 작업해 보지 않은 감독들과 새로운 작업에 도전해 보고픈 욕망도 크다. 봉준호 감독도 1순위다. 봉 감독은 영화 ‘옥자’를 준비할 때 만난 일이 있다. 미팅 제안에 ‘옥자’에 출연하는 건가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영화 ‘하녀’에 같이 출연했던 아역 배우(안서현 분) 얘길 듣고 싶었던 거였다. “감독님이 사심 없이 ‘언젠가 작품하자’고 하더라. 난 사심이 있는데”라며 예의 기분 좋은 눈웃음을 지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美 하버드에 칼 겨눈 트럼프…중국과 협업 스타 교수 저인망 수사

    美 하버드에 칼 겨눈 트럼프…중국과 협업 스타 교수 저인망 수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버드대 등 내로라하는 명문대들에 칼날을 겨누고 있다. 중국 정부가 스타 교수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 지식재산권(IP)을 훔쳐 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IP 도용 혐의로 중국과 교류하는 명문대 교수진을 저인망식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지난달 말 미 최고 과학자 가운데 한 명인 찰스 리버 하버드대 화학·생물학과 교수가 체포됐다. 그간 미국에서 중국과 은밀한 거래를 하다가 적발된 이들은 대부분 중국계였지만 리버 교수는 백인이자 순수 미국인이어서 충격이 더 컸다. 리버 교수에 대한 기소장에 따르면 그는 중국에서 경비 차원으로 매년 15만 8000달러를 받았다. 월급으로 5만 달러를 따로 챙겼다. 중국 우한이공대에 연구소를 설립하는 명목으로 150만 달러도 지원받았다. 그는 우한이공대 이름으로 논문을 발표하고 특허도 등록하는 등 대리인 역할을 해왔다. 리버 교수는 나노기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그가 평생을 쌓아 온 전문성을 중국의 제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에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SCMP는 분석했다. 현재 예일대 등 아이비리그 소속 교수 상당수가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 위기에 처해 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FBI 56개 지부에서 1000여건의 중국 관련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FBI는 지난해 10월 이후에만 관련 혐의로 19명을 구속했다. 이는 2018년 내내 24명을 체포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숫자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녀사냥’식 수사 방식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5년 스파이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은 시샤오싱 미 템플대 물리학과 교수는 “일단 중국 동료교수와 협업을 하면 미 정부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수사 선상에 오르면 그 뒤로는 (인생이) 꽤 힘들어진다”고 비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제작 ‘디마마스터클래스 : 봉준호 감독편’ 재조명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제작 ‘디마마스터클래스 : 봉준호 감독편’ 재조명

    동아방송예술대학교(이사장 최원석)에서 제작한 ‘디마마스터클래스 : 봉준호 감독편’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디마마스터클래스’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가 운영하는 브릿지TV에서 제작한 기획다큐로 국내 영화감독, 배우들 중 거장의 반열에 오른 이들을 초대해 대담 형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방청석에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영화예술과, 방송연예계열, 공연예술계열 학생들이 초대돼 질문을 하고 답을 들을 수 있다.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을 촬영하던 지난 2018년 DIMA종합촬영소에서 머무는 동안 ‘디마마스터클래스’에 출연했다. 봉준호 감독이 출연한 ‘디마마스터클래스’의 풀영상이 유튜브와 블로거를 통해 전파되면서 ‘디마마스터클래스’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지금까지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강제규, 곽경택, 이명세, 임순례, 허진호 감독과 배우 이순재, 전무송, 류승룡, 정진영 등이 출연했다. ‘디마마스터클래스’를 제작하고 있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브릿지TV의 채널사업단 김상교 단장(공연예술계열 교수)은 “스크린이나 무대, 뉴스 관련 인터뷰 등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감독과 배우들을 직접 만나 거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인생사를 가감 없이 들을 수 있고,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학생들이 현실적으로 겪고 있는 고민과 문제들에 대한 상담과 해법을 직접 들어보는 자리를 만들어 보고자 제작한 프로그램”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성 네트워크 만들어 다른 여성 돕고 경험 나눠야”

    “여성 네트워크 만들어 다른 여성 돕고 경험 나눠야”

    “리더에 오른 여성일수록 다른 여성들을 더 많이 돕고, 함께 경험을 공유하자고 격려해야 합니다.”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글로벌 여성포럼’에 참석한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는 자신의 정치 인생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AP는 메이 전 총리가 “공익에 헌신하는 젊은 여성 지도자가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며 청중들에게 여성 리더십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영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에 올랐던 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을 이끌다 지난해 5월 사임했다. 메이 전 총리는 홀가분한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1990년대 말 정치 초년생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하원에는 ‘보이클럽’ 같은 문화가 있어 남성 의원들끼리 음주를 하고 끼리끼리 모이곤 했다”면서 “다른 여성 의원들은 그들에게 끼고 싶어 했지만 난 그렇지 않았다. 내 방식대로 했다”고 말했다. 영국은 77대 총리인 보리스 존슨에 이르기까지 여성 총리는 마거릿 대처와 메이 단 두 명에 불과했다. 그렇다 보니 의전과 총리실 시설 등은 대부분 남성 중심으로 이뤄져 있었다. 그가 탈의실이 없는 총리 전용기의 조종석 뒤에서 옷을 갈아입은 사연을 소개하자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메이 전 총리는 남성 중심의 정치 문화와는 거리를 뒀지만, 남성들만큼 인맥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성들은 네트워크를 중요시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경력을 쌓는다”며 “보통 여성들이 그런 점을 간과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서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6개 지역문화사업 통합 지자체 모집

    문화체육관광부가 그동안 개별적으로 지원하던 6개 지역문화사업을 올해부터 ‘지역 문화생태계 구축 통합공모’로 바꿔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대상 사업은 세대 간 멘토링 프로그램인 ‘인생나눔교실’을 비롯해 신중년(50~65세) 대상 생애전환기 문화예술교육 ‘신중년 문화예술교육’, 이주민·탈북민·장애인을 지역문화기관과 연결하는 ‘무지개다리’ 등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오늘의 눈] 무엇이 내 이웃을 ‘조커’와 ‘장발장’으로 만드는가/고혜지 탐사기획부 기자

    [오늘의 눈] 무엇이 내 이웃을 ‘조커’와 ‘장발장’으로 만드는가/고혜지 탐사기획부 기자

    ‘피고인을 벌금 ○○만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100,000(일십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 짧은 두 문장의 약식명령에 인생이 무너지는 도시의 범법자들이 있다. 대부분 사회적 약자이거나 저소득층이다. ●치료비도 없는 정신질환자, 범죄만 ‘차곡차곡’ 기자가 만난 전과 5범의 이수찬(49·가명)씨는 영화 속 악당 ‘조커’를 떠올리게 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약자였다가 복지 사각지대에서 악당으로 변질된 조커처럼 이씨 역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어머니와 형까지 세 식구 모두 정신장애 3급으로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한다. 그들 셋이 받는 90만원 정도로는 한 명 병원비도 감당이 어렵다. 때문에 이씨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다. 이씨는 충동 장애가 심해지면 무전취식, 폭행, 협박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그의 범죄 이력과 벌금은 쌓여만 갔다. 의지할 곳 없던 조커가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무서운 악당으로 거듭났던 것처럼 이씨 역시 벌금이나 노역이 더이상 두렵지 않다. 그는 “누가 시비를 걸어오면 ‘저거 한 번 치고 교도소 갈까’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인생이 거칠어졌다”고 말했다. 비단 이씨만 조커가 아니었다. 오늘의 가난과 상처가 내일의 범죄를 잉태하고, 오늘의 범죄가 내일 가난의 굴레가 된다. 약자들은 이 악순환 속에서 불편, 위험, 비참함을 거듭하면서 범죄자로 낙인찍히고 사회에 대한 증오까지 싹틔우고 있었다. “위법한 자들을 법대로 처리했을 뿐”이라는 사법기관의 엄중함에는 관용이 결여돼 있다. 가난이 만들어 낸 사법적 약자들을 구제하고 법의 빈틈을 메우는 건 결국 사람의 몫이다. 그러나 현실에는 은접시를 훔친 장발장을 용서하고 은촛대마저 내어주는 미리엘 주교가 많지 않다. 어느 경찰서 형사과장은 “경찰 조사에서 본인 사정을 다 말할 수 있는데 경찰서에 와선 사람들이 지레 겁을 먹는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먼저 정상 참작할 만한 사유를 한마디라도 물어보면 될 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던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이는 사회적 취약계층인 피의자에게 수사 단계부터 무료로 법률 조력을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가 만난 피의자들은 “수사 과정에 나를 변호해 줄 존재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을 품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적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 만큼 경찰 조사라는 첫 단추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후 사법 절차가 줄줄이 꿰어지기 때문이다. 약식명령 제도가 효율을 추구할지언정 인권을 무시하며 수사마저 간결해선 안 되는 이유다. ●범죄 정당화할 수 없지만, 징벌만이 정의 아냐 조커와 장발장의 범죄 행위는 결코 정당하지 않다. 그러나 징벌만으로 정의는 완성되지 않는다. 용서와 책임이 수반돼야 한다. 이는 피폐한 삶 속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가치들이다. 가벼운 벌금형에도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 이들을 위한 법적 조력과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질 때 비로소 가난과 범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다. hjko@seoul.co.kr
  • [오늘의 눈] 무엇이 내 이웃을 ‘조커’와 ‘장발장’으로 만드는가/고혜지 탐사기획부 기자

    [오늘의 눈] 무엇이 내 이웃을 ‘조커’와 ‘장발장’으로 만드는가/고혜지 탐사기획부 기자

    ‘피고인을 벌금 ○○만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100,000(일십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 짧은 두 문장의 약식명령에 인생이 무너지는 도시의 범법자들이 있다. 대부분 사회적 약자이거나 저소득층이다. ●치료비도 없는 정신질환자, 범죄 만 ‘차곡차곡’ 기자가 만난 전과 5범의 이수찬(49·가명)씨는 영화 속 악당 ‘조커’를 떠올리게 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약자였다가 복지 사각지대에서 악당으로 변질된 조커처럼 이씨 역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어머니와 형까지 세 식구 모두 정신장애 3급으로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한다. 그들 셋이 받는 90만원 정도로는 한 명 병원비도 감당이 어렵다. 때문에 이씨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다. 이씨는 충동 장애가 심해지면 무전취식, 폭행, 협박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그의 범죄 이력과 벌금은 쌓여만 갔다. 의지할 곳 없던 조커가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무서운 악당으로 거듭났던 것처럼 이씨 역시 벌금이나 노역이 더이상 두렵지 않다. 그는 “누가 시비를 걸어오면 ‘저거 한 번 치고 교도소 갈까’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인생이 거칠어졌다”고 말했다. 비단 이씨만 조커가 아니었다. 오늘의 가난과 상처가 내일의 범죄를 잉태하고, 오늘의 범죄가 내일 가난의 굴레가 된다. 약자들은 이 악순환 속에서 불편, 위험, 비참함을 거듭하면서 범죄자로 낙인찍히고 사회에 대한 증오까지 싹틔우고 있었다. “위법한 자들을 법대로 처리했을 뿐”이라는 사법기관의 엄중함에는 관용이 결여돼 있다. 가난이 만들어 낸 사법적 약자들을 구제하고 법의 빈틈을 메우는 건 결국 사람의 몫이다. 그러나 현실에는 은접시를 훔친 장발장을 용서하고 은촛대마저 내어주는 미리엘 주교가 많지 않다. 어느 경찰서 형사과장은 “경찰 조사에서 본인 사정을 다 말할 수 있는데 경찰서에 와선 사람들이 지레 겁을 먹는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먼저 정상 참작할 만한 사유를 한마디라도 물어보면 될 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던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이는 사회적 취약계층인 피의자에게 수사 단계부터 무료로 법률 조력을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가 만난 피의자들은 “수사 과정에 나를 변호해 줄 존재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을 품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적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 만큼 경찰 조사라는 첫 단추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후 사법 절차가 줄줄이 꿰어지기 때문이다. 약식명령 제도가 효율을 추구할지언정 인권을 무시하며 수사마저 간결해선 안 되는 이유다. ●범죄 정당화할 수 없지만, 징벌만이 정의 아냐 조커와 장발장의 범죄 행위는 결코 정당하지 않다. 그러나 징벌만으로 정의는 완성되지 않는다. 용서와 책임이 수반돼야 한다. 이는 피폐한 삶 속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가치들이다. 가벼운 벌금형에도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 이들을 위한 법적 조력과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질 때 비로소 가난과 범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다. hjko@seoul.co.kr
  • “김태희, 사람인지 여신인지”…‘하이바이 마마’ 이규형, 고충 고백

    “김태희, 사람인지 여신인지”…‘하이바이 마마’ 이규형, 고충 고백

    배우 김태희가 5년 만에 ‘하이바이, 마마!’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18일 오후 tvN 새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극본 권혜주, 연출 유제원)의 제작발표회가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온라인 생중계로 대체된 것. 이 자리에는 유제원 PD와 배우 김태희, 이규형, 고보결이 참석했다. ‘하이바이, 마마!’는 고스트 엄마 차유리(김태희 분)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이규형 분)와 딸 서우(서우진 분)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49일 리얼 환생 스토리를 그린다. 김태희는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것에 대해 “작년 가을쯤 이 작품을 처음 만났는데, 대본을 보면서 저도 딸을 가진 엄마로서 정말 많이 공감이 됐고 많이 울었다”고 밝혔다. 김태희는 2017년 가수 겸 배우 비와 결혼해 같은 해 첫 딸을 얻고, 2019년 둘째 딸을 얻은 바 있다. 이어 김태희는 “그래서 이런 좋은 메시지를 가진 좋은 작품을 함께하고 싶었다. 대본을 보면서 내가 느낀 깨달음이나 교훈들을 차유리라는 역할을 내가 연기를 함으로써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하게 됐다“고 출연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하이바이, 마마!’가 가진 매력에 대해 김태희는 ”죽음과 귀신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밝고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냈다“라며 ”편안하게 보시다가 같이 웃기도 하고 울수도 있는 작품이고, 또 위로와 힐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이규형은 김태희와 연기 호흡에 대해 ”처음에는 불편했다“며 ”처음 누나를 만났는데 이게 사람인지 여신인지, 못 쳐다 보겠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사실 너무 부담이 됐는데 너무 친근하게 다가와 주셔서 감사했다“면서 ”굉장히 열려있고 표현력이 있으셔서 제가 자연스럽게 편하게 내추럴하게 연기할 수 있게끔 모든 걸 받아주셔서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이규형에 대해 김태희는 ”이규형씨가 조강화를 연기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일상적인 장면에서도 살아있는 연기와 디테일을 표현하셔서 굉장히 큰 도움을 받으면서 촬영 중“이라고 화답해 훈훈함을 더했다. ‘하이바이, 마마!’는 ‘오 나의 귀신님’을 연출한 유제원 PD와 ‘고백부부’로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얻어냈던 권혜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김태희의 ‘용팔이’ 이후 5년 만의 복귀작으로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하이바이, 마마!’는 오는 22일 토요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안녕 드라큘라’ 서현, 농도 짙은 동성애 연기 “내 장점은 진정성”

    ‘안녕 드라큘라’ 서현, 농도 짙은 동성애 연기 “내 장점은 진정성”

    배우 서현의 연기 농도가 짙어졌다. 17일 방송된 JTBC 드라마페스타 ‘안녕 드라큘라’는 인생에서 가장 외면하고 싶은 문제와 맞닥뜨린 사람들의 성장담을 담은 옴니버스 드라마. 서현은 자신을 철저히 감춘 채 엄마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지안나 역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서현은 폭넓은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극과 극의 감정을 달리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극 중 엄마 미영(이지현 분)을 기계적으로 챙기는 눈빛엔 생기가 지워져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또한 좁혀지지 않는 엄마와의 간극은 안나를 더욱 시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동성 연인 소정(이청아 분)을 대할 때는 달랐다. 헤어짐을 고하는 소정을 붙잡는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묻어났으며,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처연한 안나의 모습은 화면 너머로까지 먹먹함을 고스란히 전했다. 드라마 속 서현의 눈빛, 표정,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시청자들은 안나에 자연스럽게 몰입했다는 후문. 특히 그의 탁월한 연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세밀하게 감정선을 쌓아나간 동시에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는 호평이 이어지는 중이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로서 나의 장점은 진정성이다”라고 전한 것처럼, 서현은 순간의 연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실된 마음으로 안나를 완성시켰다. 그 결과, 서현의 진정성은 제대로 통했다. 드라마는 방송과 동시에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점령하며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JTBC 드라마 페스타 ‘안녕 드라큘라’ 2회는 오늘(18일) 밤 9시 30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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