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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은 지금] 러시아 블랙리스트에 ‘대만’ 오르자 대만인 “독립됐다” 와글와글

    [대만은 지금] 러시아 블랙리스트에 ‘대만’ 오르자 대만인 “독립됐다” 와글와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가 발표한 비우호국가에 대만이 포함되자 많은 대만인이 쾌재를 불렀다. 러시아가 대만을 표기한 방법 때문이었다. 대만 언론들은 7일 저녁 러시아 국영매체 타스통신을 인용해 러시아가 자국에 대해 비우호적인 국가 목록을 발표한 가운데 대만이 포함되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블랙리스트에는 미국, 캐나다, 유럽 ​​연합. 영국, 우크라이나, 몬테네그로, 스위스, 알바니아, 안도라,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모나코, 노르웨이, 산마리노, 북마케도니아, 일본, 한국, 호주, 미크로네시아, 뉴질랜드, 싱가포르 및 대만 등이 포함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경제적 제재 등을 러시아의 무력 행위에 반기를 든 국가나 영토다. 대만 언론들은 타스통신이 대만을 표기한 뒤 괄호로 ‘중국의 영토로 간주되나 1949년부터 자기 행정부에 의해 통치됐다’(considered a territory of China, but ruled by its own administration since 1949)고 적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내용의 보도가 나간 뒤 대만 네티즌들은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독립된 취급을 받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타스통신의 표기는 대만에 중국 정부가 아닌 다른 정부가 존재한다고 인정한 셈이 되었기 때문이다.천바이웨이 전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만은 이제 막 독립한 것인가”라며 “푸틴 대통령은 악행을 많이 저질렀지만 마침내 그의 인생에서 보기 드문 의로운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바로 오늘, 러시아 정부는 대만을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하고, 중국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1949년 이후 자국 정부에 의해 통치되어 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 ‘대만’이라고 표기한 뒤 괄호 속에 이러한 내용은 대만이 중국과 완전히 다른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갖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대만 유명 언론인 저우위커우도 페이스북에 “푸틴이 대만이 독립된 것을 인정했다. 모두에게 알려달라”며 “(끄러한 표기는) 두 개의 중국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네티즌들은 “대만이 국가가 되었다”, “러시아에 의해 (대만이) 독립됐다”, “중국의 아버지가 우리를 국가로 인정했다”, “시진핑이 열받겠다”, “푸틴이 시진핑을 모욕했다”, “중국 리틀핑크(애국주의 네티즌)의 반응이 궁금하다”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쏟았다.
  • 유생들 배움 궁금했나… 명륜당 향해 고개 숙인 ‘학자수’

    소수서원은 흰 눈을 머리에 끼얹은 듯한 소백산의 비로봉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명종으로부터 사액을 받기 전에는 ‘백운동서원’으로 불렸다. 동쪽에는 죽계천이 서원 주위를 어루만지듯 흐르고 입구엔 수백 그루의 적송들이 서원을 에워싸듯 들어서 있다. 유생들이 소나무의 장엄한 기상을 닮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적송들을 심었다고 한다. 겨울을 이겨 내는 소나무처럼 인생의 어려움을 이겨 내고 참선비가 되라는 의미로 후대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학자수’라고 부른다. 현재는 그 수가 수백 그루에 이르러 숲을 이루고 있으니 ‘학자수림’(學者樹林)이 됐다. 이배용 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은 “서원에서 선비들이 닮고자 했던 것은 호연지기의 자연법칙과 선현이었다”면서 “사색하면서 상생의 지혜를 얻고자 하는 유생들에게 학자수는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서원을 찾은 유생들은 늘어선 학자수와 죽계천을 보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숲과 나무, 계곡 등 자연을 통해 사색과 상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은 한국 서원의 중요한 특징이다. 흥미로운 것은 소수서원 입구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한결같이 서원의 핵심인 강학 공간 ‘명륜당’을 향해 귀를 쫑긋 기울이고 있는 듯 비스듬히 서 있다. 서원에서 진행되는 강의와 유생들의 책 읽는 소리를 열심히 듣다 보니 소나무들이 한결같이 비슷한 모양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원을 바라보지 않고 있는 소나무들은 “공부에 전력을 다하지 않았던 유생들에 비유된다”는 우스갯소리도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서원은 지형과 자연경관을 활용해 학문과 인격 수양에 최적화한 건물 배치를 하고 있다. 존경하는 스승의 위패를 모시고 제향을 올리는 사당이 있는 제향 공간과 공부와 숙식을 위한 건축물이 들어선 강학 공간, 서원 관계자들 모임과 유생들이 시를 짓고 토론도 벌이며 휴식하고 교류하는 유식(遊息)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소수서원의 경우 문성공묘와 전사청이 제향 공간에 해당하고 명륜당, 일신재, 직방재, 학구재, 지락재, 장서각 등이 강학 공간이다. 유식 공간으로는 주세붕이 세운 경겸정과 죽계천 건너 경자바위, 이황이 지은 취한대, 이준이 조성한 탁청지 등이 있다. 학자수림은 죽계천과 함께 유식 공간으로 분류해도 무방한 곳이다. 서책만이 아닌 생활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이다. 정자와 누각, 누대를 지어 외부의 경치를 즐길 수 있게 하고 인격과 학문 수양에도 도움을 준 것이다. 조선 선비들이 시문을 짓고 풍류의 멋을 가까이한 것도 서원의 이런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현빈♥손예진, 2억원 기부 “산불 피해 이재민 위해 써달라”

    현빈♥손예진, 2억원 기부 “산불 피해 이재민 위해 써달라”

    “결혼 앞두고 첫 동반 행보는 ‘기부’” ‘예비 부부’ 배우 현빈과 손예진이 아름다운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들 부부는 경북 울진·강원 삼척 등 산불 피해 이웃돕기를 위한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 측은 8일 “현빈과 손예진이 산불 피해로 아픔을 겪는 이재민들을 위해 기부금 2억 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빈 손예진은 오는 30일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린다. 두 사람의 기부금은 긴급구호물품을 비롯해 피해 이재민들이 필요로 하는 여러 물품들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두 사람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 성금을 비롯해 활발한 기부 활동으로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힘써왔다. 울진의 산불 피해 현장에서 지원 활동을 펼친 희망브리지 김정희 사무총장은 “산불 피해 이재민들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나눠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두 사람의 따뜻한 도움을 통해 갑작스러운 화마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이 피해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라고 피해 현장의 구호와 지원에 열의를 나타냈다.“서울 3분의1 면적 피해”…진화율 울진삼척 50%·강릉동해 90%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동해안 산불로 인해 이날 오전 6시까지 2만1천772ha의 산림 피해(산불영향구역 면적)가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울 면적(6만500ha)의 3분의 1 이상이며 여의도 면적(290㏊·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의 75.1배, 축구장(0.714㏊)이 3만493배에 해당하는 넓이다. 울진 1만6천913ha, 삼척 772ha, 강릉 1900ha, 동해 2100ha 피해가 추정된다. 파악된 인명 피해는 없는 가운데 산불로 570개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동해안 산불을 울진·삼척 산불과 강릉·동해 산불로 나눌 경우 강원 영월군 산불과 대구 달성군 산불까지 4개의 산불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진화율은 울진·삼척 50%, 강릉·동해 90%이며, 영월과 대구 달성은 각각 60%와 40%다. 전날 오후 9시 기준 산불로 인해 220세대 33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305세대 389명이 마을회관, 경로당, 숙박시설 등 임시주거시설에 머물렀다. 한편 현빈 손예진은 영화 ‘협상’에 이어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지난해 1월1일 열애를 인정한 이후 지난 2월 결혼을 발표했다. 손예진은 지난 2월1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 남은 인생을 함께할 사람이 생겼다”며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사람이 맞다”고 현빈과 결혼을 직접 발표했다. 이어 현빈도 소속사를 통해 “결혼이라는 중요한 결정을 하고, 인생의 2막에 조심스레 발을 디뎌 보려 한다”며 “항상 저를 웃게 해주는 그녀와 약속했다”고 했다.
  • 혼저옵서예… 놓치지 말아야할 제주의 봄 10선 만나세요

    혼저옵서예… 놓치지 말아야할 제주의 봄 10선 만나세요

    “혼저옵서(어서오세요). 제주의 봄을 놓치면 후회해요.” 제주관광공사는 올해 놓치지 말아야 할 봄 제주관광 10선을 발표해 비짓제주에 공개한다고 8일 밝혔다. 가장 먼저 오는 18일부터 개막 예정인 들불축제가 꼽혔다. 제주 들불축제는 소와 말 등 가축 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마을별로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방애’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현한 문화관광 축제다.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에 불을 놓아 밤하늘을 붉게 수놓는다. 제주하면 상춘객의 마음을 홀리는 노란 유채꽃을 빼놓을 수 없다. 푸른 바다와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 존재감을 뽐내는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함덕 서우봉, 산방산 일대 외에도 색달동 엉덩물계곡도 덜 알려졌지만 숨겨진 유채꽃 물결이 장관이다. 4월이 되면 터뜨리는 하얗고도 연분홍빛 벚꽃은 유채꽃 장관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제주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벚꽃 명소는 제주도민도 즐겨 찾는 제주시 삼도1동 전농로다. 양쪽 도로변을 따라 왕벚꽃나무가 길게 늘어서 SNS 인생사진을 남기기 더없이 좋다. 전농로 끝자락에 위치한 삼성혈, 제주대학교 벚꽃길과 캠퍼스도 빼놓을 수 없는 벚꽃 여행지이다. 한라산 남쪽에선 서귀포시 예래동 주민센터 인근 벚꽃터널도 백미. 예래동 생태체험관까지 1.7㎞ 구간의 벚꽃비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아름다운 낙화다. 벚꽃과 함께 4월이면 어김없이 고사리 시즌이 다가온다. 봄을 알리는 식재료 고사리는 한라산 자락의 들판, 오름, 곶자왈 등지에서 빼꼼 얼굴을 내민다. 섬 속의 섬 가파도 청보리밭도 빼놓을 수 없다. 섬 둘레를 꼬닥꼬닥 걸어 한 바퀴 도는데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5㎞ 남짓한 거리를 두발로 걸어도 좋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는 자전거 여행을 놓치면 아쉽다. 이외에도 한라산 철쭉, 제주 마을 길 향긋한 향기를 내뿜는 귤꽃, 제주도의 상징화(花)인 참꽃,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수국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 꽃들도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봄철 제주의 별미로는 유일하게 ‘자리돔’이 선정됐다. 봄이 무르익는 5월, 예부터 제주 사람들은 보리가 익어갈 때 산란기에 접어든 자리돔이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졌다. 제주관광공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을 보낸 이들에게 봄시즌 제주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며 “앞으로도 계절별로 제주의 참모습을 담은 제주관광 추천 10선을 발표해 제주의 다양한 매력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마감 후] 지도자의 독서/하종훈 문화부 기자

    [마감 후] 지도자의 독서/하종훈 문화부 기자

    “모든 독서가가 다 지도자가 될 수는 없지만, 모든 지도자는 독서가가 돼야 한다.” 해리 S 트루먼(1884~1972) 전 미국 대통령의 이러한 말은 대통령의 독서가 국가의 명운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뜻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질서를 수립한 트루먼은 평소 정치사상의 근본인 플라톤의 ‘국가’를 비롯해 마크 트웨인의 문학작품을 즐겨 읽은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널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나 박경리 작가의 ‘토지’를 통해 혜안을 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최근 여야 대통령 후보자에게 ‘인생의 책 또는 젊은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 세 권’을 물어본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눈 떠보니 선진국’(박태웅), 소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윤흥길), ‘공정하다는 착각’(마이클 샌델)을 꼽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선택할 자유’(밀턴 프리드먼)와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대런 애스모글루·제임스 A 로빈슨)를 추천했다. 두 후보가 고른 책들은 후보 개인 및 해당 진영의 색깔, 방향성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 후보가 추천한 ‘눈 떠보니 선진국’은 우리 사회가 양적 성장 위주 사고에서 벗어나 ‘신뢰 자본’을 구축할 것을 촉구했고,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는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 빈민 문제를 다뤘다. 가난했던 이 후보의 마음이 투영됐다. 능력주의의 결함을 지적한 ‘공정하다는 착각’은 공정과 능력주의를 내세운 국민의힘에 반박하는 성격이 강하다. 윤 후보의 ‘선택할 자유’는 시장에 규제를 가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고발한 책으로 규제 일변도인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자유론’은 개인은 오직 타인과 관련된 부분에서만 사회에 책임을 진다는 자유주의의 바이블 격이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도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인센티브를 보장하는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고 진단한다. 다분히 지지층을 의식한 책 선정으로 방향은 다르지만 두 후보 모두 경제·사회와 관련해 나름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다만 더 큰 틀에서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이나 역사에 대한 고찰이 담긴 책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강대국 간 패권 경쟁을 다룬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나 전쟁을 정치의 연속성에서 이해한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같은 고전은 차치하고서라도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나 존 미어샤이머의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등 세계질서 속에서 한국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책들도 많다. 대통령 자리는 경기도지사나 검찰총장과는 다르다. 변화하는 국제정치 환경을 인식하고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 합리적 선택을 하는 지혜와 용기를 갖춰야 한다. 특정 독트린에 빠지지 않고 창의력을 적용할 지성적 용기를 기르려면 국제정치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두 후보가 각각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 외교’나 ‘한반도 비핵화 및 한미동맹 강화’를 내세웠지만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네거티브 공방이 대선을 뒤덮었기 때문일 테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당장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위협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선 이후라도 국제정치 서적에 대한 일독을 권하고 싶다.
  • 보세요, 자연 그대로… 두세요, 자신 그대로

    보세요, 자연 그대로… 두세요, 자신 그대로

    “영화는 극장이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라는 닫힌 공간에서 짜인 시나리오대로 강요하는 측면이 있지만 미디어아트 영상은 열린 공간에서 긴 설명 없이도 위로와 공감을 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포도나무를 베어라’, ‘터치’, ‘사랑이 이긴다’ 등의 예술영화로 유명한 민병훈 감독은 7일 미디어아트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디어아트 작가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민 감독은 ‘영원과 하루’라는 제목의 전시에서 제주도의 자연을 재해석한 영상 작품 20점을 선보이는 중이다. 4년 전부터 제주 애월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거의 매일 카메라를 들고 나가 제주의 숲과 바다 등 자신만의 숨은 명소 스무 곳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초고속 촬영 기법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압축한 자연의 이미지들을 보노라면 묘한 편안함과 안도감마저 느껴진다. “제 인생의 가장 힘든 순간에 자연에서 큰 위로와 치유를 받았어요. 삶의 해답은 휴대폰이나 노트북이 아니라 우리 지구의 자연에 있다고 생각해요.” 민 감독은 영상을 통해 자신이 체험한 ‘자연 명상’을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 영화감독답게 비나 눈이 내리거나 새싹이 움틀 때, 태풍이 지나간 뒤 하늘이 열리는 순간 등을 포착해 몰입감 있게 전달한다. “우리는 자연의 시간 안에 자신을 잠깐 맡겨 둘 여유조차 없이 살아가고 있어요. 관객들이 온전히 멍 때리면서 내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입니다. 예술의 핵심은 해답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것이니까요.”자신의 정체성은 영화감독이라고 밝힌 그는 현재 예술영화 두 편의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멀티플렉스의 스크린 독과점 등 한국 영화의 현실을 비판해 왔던 그는 앞으로도 예술가의 자존감을 잃지 않고 작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영화를 만들 때 자본의 노예가 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상업성과 대중성이 중요해지다 보니 영화들이 자극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죠. 관객수로만 영화를 판단하고 흥행에만 집착하는 순간 영화인 모두가 우울해질 거라고 봐요. 영화는 게임이 아니잖아요?” 민 감독은 “기존의 배급 방식으로 제 영화가 소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는 제가 스스로 배급사가 돼 원하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 찾아가는 영화관으로 의미 있게 교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서울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아이프라운지에서 열린다. 출품작을 모티브로 대체불가토큰(NFT) 작품 10점도 만들었다. 민 감독은 앞으로 영화뿐만 아니라 공공 미디어아트로도 대중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병원이든 터미널이든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영상으로 소통하고 싶어요.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영원이 될 수도 있는 오늘 하루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 5·18 부상자에 “거렁뱅이 인생” 댓글...국민의힘, 선대본 인사 해촉

    5·18 부상자에 “거렁뱅이 인생” 댓글...국민의힘, 선대본 인사 해촉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소속의 한 인사가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광주 시민에 대해 폄하하는 내용의 댓글을 남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해당 인사를 선대본부에서 해촉했다. 7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환경생태국장 등을 역임한 신광조 국민의힘 직능본부 원전산업지원단 선임부단장 겸 조직본부 공정한나라위원장은 이날 5·18 민주화운동 부상자 이모 씨의  페이스북 글에 “불쌍한 인생들”, “거지 거렁뱅이 인생” 등 댓글을 남겼다. 그가 댓글을 단 이씨의 페이스북 글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단일화를 비판하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단은 언론 공지를 통해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불미스러운 댓글로 물의를 일으킨 신 부단장을 해촉했다”고 밝혔다.
  • “러와 싸우겠다” 이근 전 대위, 우크라행…정의감일까 만용일까

    “러와 싸우겠다” 이근 전 대위, 우크라행…정의감일까 만용일까

    해군특수전단(UDT) 출신 이근(37) 전 대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맞서 의용군에 참여하겠다며 최근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이에 용기 있는 행동이라는 의견과 스스로 위험에 빠뜨려 국익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서로 엇갈리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근 “정부 반대…처벌받을 수 있다고 협박” 이근 전 대위는 6일 유튜브 채널 ‘ROKSEAL’을 통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 세계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ROKSEAL은 즉시 의용군 임무를 준비했다”면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출국한 사실을 공개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제 지원자들을 위한 외인부대를 창설하겠다며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외국인도 우크라이나로 와서 러시아군에 맞서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역이 현재 대한민국 정부가 지정한 여행금지 지역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외교부는 8일 오전 0시부터는 러시아 및 벨라루스 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까지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여행금지에 해당하는 여행경보 4단계는 정부가 운영하는 여행경보 제도 가운데 최고 단계다. 권고 성격의 1∼3단계와 달리 법적 강제성이 있는 조치다. 여행금지 조치가 발효된 이후에도 현지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여권법 등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해당 지역을 방문하려면 정부의 예외적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여권법 제17조와 제26조에 따르면 방문 및 체류가 금지된 것을 알면서도 허가를 받지 않고 해당 지역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는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의무이자 권한에 따른 조치다.이근 전 대위 역시 이를 인지하고도 출국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근 전 대위는 “처음에는 공식 절차를 밟아 출국하려고 했으나 한국 정부의 강한 반대를 느껴 마찰이 생겼다”면서 “여행금지 국가를 들어가면 범죄자로 취급받고 1년의 징역 또는 1000만원의 벌금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처벌을 받는다고 우리가 보유한 기술, 지식, 전문성을 통해서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면서 “저의 팀원들은 제가 직접 선발했으며 제가 살아서 돌아간다면 그때는 제가 다 책임지고 (법에 의해) 주는 처벌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결정을 둘러싼 반대와 비판의 목소리를 예상한 듯 “당신이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할수록 언제나 인생의 패배자들이 당신을 질투해 당신을 비방하고 밑으로 끌어내리려고 할 것”이라며 “무식한 사람들은 보안을 이해 못 하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비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저의 팀이 문제없이 출국하고 우크라이나에 잘 도착해야 해서 관계자 몇 명을 제외하고 누구에게도 계획을 공유하지 않았다. 얼마 전에 출국했으니 이제 이렇게 발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초의 대한민국 의용군인 만큼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위상을 높이겠다. 임무 끝나고 한국에서 뵙겠다”며 공항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뒷모습 사진을 올렸다. 전 세계 곳곳 우크라 의용군 자원 움직임우크라이나 정부의 외국인 의용군 모집에 응답해 자원하려는 움직임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곳곳에서 활발한 상황이다.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의용군에 지원하려는 미국 내 퇴역군인들의 움직임을 조명하기도 했다. NYT가 인터뷰한 전직 해병대원은 우크라이나군의 ‘외인부대’에 참여하고자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로 향했다. 이에 대해 NYT는 외국인 의용군을 모집하며 평화와 민주주의를 언급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이 두 가지 맥락에서 참전 경험이 있는 미국 전역 군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평화와 민주주의 등 뚜렷한 가치를 좇아 전쟁터를 누볐던 군인들이 전역한 뒤 일상에서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던 가운데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합류해 이전의 경험을 되찾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민주주의를 전파하겠다는 임무에 최종 실패했던 아픔을 이번 의용군 합류를 통해 만회하려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이날 주워싱턴 우크라이나 대사관 관계자도 미국에서만 3000명가량이 의용군으로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외국인 의용군이 약 2만명에 달한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쿨레바 장관은 이날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외국인 의용군) 숫자는 현재 2만명가량”이라며 “그들은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많은 이들이 러시아와 최근 몇 년간 벌어진 일들을 싫어했지만, 누구도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그들과 싸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싸우고 포기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많은 이들이 참전 동기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일 영국 더타임스는 전날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경력을 쌓았다는 영국 공수부대 출신 전직 군인 최소 150명이 우크라이나로 이미 출발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지난 1일까지 전직 자위대원 50명을 포함해 약 70명이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도 3일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한국인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각국 정부, 자국민 의용군 자원에 부정적그러나 미국 정부 역시 자국민의 우크라이나 의용군 자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싶어하는 미국인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몇 주 전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내 미국 시민들에게 즉시 철수를 촉구했던 공식 성명을 재차 강조했다. 또 “여러 비정부기구(NGO)를 통해서도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도울 방법은 많다. 미국 정부 역시 우크라이나를 도우려는 단체에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 각료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가기로 한 영국인을 지지한다”고 말했지만, 벤 월러스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도울 방법은 참전 말고도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도 의용군 참여를 자제해 달라는 입장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외무성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피신 권고를 발령했다”며 “목적을 불문하고 그 나라에 가는 것은 중단하기 바란다”고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러 “외국인 의용군은 포로 대우 안하겠다” 경고이처럼 각국 정부가 자국민의 우크라이나군 의용군 자원을 만류하는 이유는 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외국인 의용군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외인부대의 출현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하자 러시아는 지난 3일 국제법상 군인 지위가 아닌 만큼 생포시 전쟁 포로로 대우하지 않고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쟁 포로가 되면 국제법 적용을 받아 풀려날 수 있지만 러시아 국내법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석방 절차가 더 까다로울 수 있다. 무엇보다 의용군으로 자원했다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경우 국민의 안전을 담보해야 할 정부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즉각적인 위험에 처하지 않더라도 여행금지 지역에 자국민이 들어서는 순간부터 정부의 자원이 추가로 소요될 수밖에 없다. 과거 선교 등의 목적으로 정부가 여행제한 국가로 지정한 곳을 무리하게 갔다가 납치돼 위험을 초래한 사례가 실제로 있었다. “자랑스럽다” vs “여행금지 이유 있는 것” 이근 전 대위의 유튜브 채널에는 이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댓글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이라서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들(우크라이나)을 잘 돕고 와달라”, “무사히 임무완수하고 돌아오시길 기도한다” 등 응원글이 적지 않게 달렸다. 반면 “여행금지 국가에 가지 말라고 법으로 막아놓은 것이 협박은 아니지 않느냐”, “국가 차원에서 파병하지 않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고 여러 복잡한 관계가 얽혀 있을 텐데 돌아와서 처벌받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 힌두철학서 얻은 영감, 물질에너지 넘실대는 시공간으로 그려내 [이지윤 큐레이터의 은밀한 미술인생]

    힌두철학서 얻은 영감, 물질에너지 넘실대는 시공간으로 그려내 [이지윤 큐레이터의 은밀한 미술인생]

    시카고 ‘클라우드 게이트’ 등현대 공공미술에서 걸작으로 ‘물질 자체에 에너지’ 철학 몰두이 시대의 물질·기술 이용단순한 시각적 환상이 아닌물질의 신비한 힘 극대화시켜2002년 10월 9일,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 세상의 이목을 끌었다. 미술관 입구의 대형 털바인홀에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대형 조각 작품이 설치된 것이다. 길이 213m에 높이 25m의 공간이 3개의 대형 원형 구조물에 특수 비닐 재료인 강렬한 빨강 PVC로 뒤덮이고 대형 파이프 3개로 연결된 것과 같은 작품이었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마르시아스’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어느 방향에서 찍어도 카메라 렌즈로는 한 번에 잡힐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 정문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대형 원형 구조물은 우리가 가지고 있던 ‘조각’이라는 개념과 인식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는 듯했다. 이 작품에 대해 전 세계 미디어는 ‘세기의 걸작’이라는 찬사부터 어마어마한 예산이 만들어 낸 ‘건축 구조물’일 뿐이라는 다양한 평가를 쏟아냈다. 아마 아직까지도 미술관에 설치된 것으로는 가장 큰 조각일 것이다.●작가의 영감의 시작은 인도 작가는 2004년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공원에 설치된 ‘클라우드 게이트’로 세상을 다시 놀라게 했다. 이 작품은 최고급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도시를 비추는 대형 조각이다. 미술을 모르는 사람도 시카고가 배경인 영화라면 이 작품을 보지 않고 지나갈 수 없었으리라. 시카고가 20세기 최고 작가로 선정해 1966년 피카소에게 조각을 의뢰한 것에 이어, 2000년 밀레니엄을 축하하며 선정한 작가가 바로 애니시 커푸어다. 이 작품은 강낭콩 같은 모양이라 ‘젤리빈’이란 별명도 있다. 커푸어는 2012년에 런던올림픽 경기장에도 조각품 ‘궤도’를 만들었다. 그는 21세기 현재 가장 중요한 공공미술이나 어떤 이정표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작가다. 마치 우주에서 온 것 같은 작품을 만드는 원동력의 시작은 어디일까. 온갖 찬반의 비평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이 시대 물질과 기술을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조각이다. 그의 작품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누구나 동의할 수 있을 만한 놀라운 에너지가 있다. 인도계 아버지와 이라크계 어머니 사이에서 1954년 인도에서 태어난 커푸어는 인도와 이스라엘에서 성장했다. 인도가 1947년 독립했지만 그가 자란 뭄바이는 정치종교적으로 상당히 혼란한 곳이었다. 그는 힌두교, 불교, 기독교 등이 공존하는 문화를 경험했다. 그런 환경에서 당시 인도 신흥계층의 자녀였던 커푸어는 19세에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처음으로 미술 교육을 받는다. 영국에선 아무리 다른 나라 태생이어도, 영국 교육기관에서 공부하고 활동하면 그런 사람들을 영국인 창작자로 부른다. 좋은 맥락에서 보면 제국주의의 흔적이다. 커푸어가 언제나 인도계 영국 작가로 소개되는 이유다. 커푸어에게 중요한 영감의 시작은 그의 정체성이 시작된 인도였다. 인도 힌두 사원이나 성지들을 방문하며 그는 다양한 색의 안료 더미들을 발견했다.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각양각색의 카레 가루와도 같은 강렬하고 가공되지 않은 안료에 매료됐다. 인도를 가 본 사람들이라면 안료를 몸에 바르고 길을 다니는 사람들과 장터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때로는 카스트 제도를 숨기려, 때로는 심신을 정화하는 의식의 한 면으로 이 안료를 쓴다. 즉 삶, 종교, 축제와 같은 현장에서 중요한 물질이 다양한 안료인 것이다. 이런 물질들을 오브제에 묻혀 그대로 드러내는(피그먼트) 작업을 시작했고, 바닥에 검은 안료로 커다란 둥근 원을 만들어 바라보기 시작했다. 둥근 원, 선의 경계, 검은 안료가 만든 중간 공간. 작가는 무엇을 하지만 동시에 무엇을 하지 않는, 물질이 어떤 것을 만들어 내는지 탐구하는 실험적 작품을 시작했다. 그는 호미 바바(하버드대 문화미술비평가)와의 대화에서 “바닥 회화 작품을 설치하고 난 뒤, 작품을 보고 보고 또 바라보았다. 안료의 공간은 더욱 깊어지며, 그 안에 새로운 4차원 같은 시간과 공간이 있음을 발견했다. 현실과 동시에 존재하는 새로운 현실(parallel reality)이 있음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시각적 환상이 아닌 물질성 자체가 만들어 내는 중요한 에너지와 신비한 힘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50년간 작품세계를 뒤돌아본다면, 초기 작품들과 실험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커푸어의 작품세계에서 중요한 빨간색은 인도 문화에서 온 중요한 상징이다. 만물을 창조한다는 대지의 색이다. 인도에선 결혼을 할 때도 빨간색 옷을 입는다. 모계 사회의 상징이고 창조의 시작이기도 하다.●물질이 만든 시공간을 담은 조각 안료 자체의 매력에서 시작된 그의 시적이고 철학적인 작업들은 그를 물질성에 대한 연구로 이끌었다. 힌두 철학 ‘모든 세상의 물질은 그 자체에 에너지가 있다’라는 것에 몰두했다. 즉 작가의 역할은 그 물질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최소의 역할만 해 주면 그 물질들이 새로운 시공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커푸어는 아름다운 핑크색 대리석을 찾아, 그저 가운데 구멍을 내었다. 그 구멍은 대리석의 물질성을 더 잘 보이게, 더 잘 느끼게 해 주기에 충분했다. 철, 돌 등 다양한 물질성을 가지고 어떤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게 하는 공간을 만들었고 그 공간은 신비한 새로운 경험을 만들기 시작했다. 어떤 미술관에선 사람들이 들어가서 어지러움증을 느껴 쓰러지기도 해 조각 앞에 가림막을 놓기도 했다. 커푸어의 작품은 조각이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지만, 미술사에 있어 큰 혁신이다. 커푸어는 물질성이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2008년 로열아카데미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열 때 한 기자가 가장 영감을 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커푸어는 인도 남부에 있는 석산에 자주 가는데, 그 석산 자체가 이미 엄청난 하나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커푸어는 자신의 작품은 석산의 일부를 표현하는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조각인가 건축인가 사람들은 ‘클라우드 게이트’의 크기와 존재감에 감동하고 예찬한다. 그 아래에서 콘서트가 열리고 광장에 또 다른 광장이 만들어진다. 커푸어는 시카고시와 계약할 때 작품이 존재하는 한 표면은 언제나 반짝반짝하게 닦여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거울 같은 스테인리스가 갖는 물질성이 매일 변하는 순간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늘도, 날씨도, 그 앞을 지나는 사람도 하루도 같은 날은 없다. 이 작품은 매일매일 변하는 시간과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과 소통한다. 최근 커푸어는 이 작품에 그가 독점권을 가진 ‘벤타블랙’(2014년 영국 나노기술이 개발한 페인트로 99.96%의 빛을 흡수해 육안으로 페인트가 칠해진 표면이 블랙홀처럼 인식됨)으로 기존 조각을 코팅했다. 기존 초대형 거울 조각이 블랙홀 같은 다른 차원의 초현실적 작품이 됐다. 그는 계속 진화하고 실험한다. 좋은 작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에게 상상을 하게 해 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런 맥락에서 커푸어는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 탐구에서 시작해 앞으로의 새로운 우주 시대를 먼저 바라보고 있는 선구자라는 생각을 해 본다. 숨 프로젝트 대표
  • 맨손이 만드는 ‘작은 오케스트라’… ‘기타 등등’ 아닌 완벽한 악기 온다

    맨손이 만드는 ‘작은 오케스트라’… ‘기타 등등’ 아닌 완벽한 악기 온다

    韓대표 클래식·집시 기타리스트 1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서 공연박규희 “장르 편견 없애 팬 확대멜로디·반주 모두 해 가능성 무한”박주원 “매 장면 테마 달라 재미클래식은 섬세, 집시는 거친 매력”“기타는 항상 누군가의 노래를 반주하는 악기라는 편견이 있죠. 각자의 장르에서 솔리스트인 두 사람이 이런 편견을 깨고 기타가 하나의 완벽한 악기임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손으로 줄을 튕기는 기타는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형형색색의 화음을 자랑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37)와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42)의 만남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기타의 지평을 넓힌다는 의미가 있다. 이들은 오는 1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듀오 콘서트 ‘투 기타스’로 관객들을 만난다. 최근 서울 동작구 뮤직앤아트컴퍼니에서 만난 두 사람은 “김연아 선수를 통해 피겨 스케이팅이 주목받았듯 저희를 통해 기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기타의 매력을 한껏 풀어놨다. “기타는 베토벤이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지칭했을 정도로 다양한 음색을 가진 악기입니다. 소리는 작아도 활 같은 매개체 없이 양손을 쓰기 때문에 섬세하게 인간의 감각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고, 멜로디와 반주를 다 할 수 있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죠.”(박규희) “제가 원래 내성적인데, 기타를 치면서 성격이 외향적으로 바뀌었어요. 그만큼 연주하면서 주목받는 재미가 있죠. 클래식 기타와 유럽 집시 음악을 연주할 때 쓰는 플라멩코 기타는 외관상 거의 비슷하지만, 클래식 기타가 좀더 부드럽고 섬세하다면 플라멩코 기타는 직선적이고 또렷하며 거친 매력이 있어요.”(박주원) 공연 1부에서는 기타 거장 세르지우 아사드의 ‘초대’와 롤랑 디앙의 ‘푸오코’, 박주원이 직접 작곡한 ‘집시의 시간’과 스탠리 마이어스의 ‘카바티나’ 등을 연주한다. 특별 게스트와 밴드가 함께 등장하는 2부에선 박주원 작곡 ‘겨울날의 회상’, 고든 섬너의 ‘프래자일’ 등을 선보인다. 박규희는 “1부는 클래식 기타 쪽에 중점을 뒀다면 2부는 크로스오버처럼 제가 다른 장르에 도전하는 곡들이 많다”면서 “각자의 장르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팬층을 넓힐 계기”라고 평가했다. 박주원은 “테마가 달라 뮤지컬 공연처럼 매 장면이 바뀌는 느낌이 있을 것”이라며 “관객들도 여러 장르 덕에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습과 공연에선 호흡이 잘 맞는 두 사람이지만 각자의 기타 인생은 결이 다르다. 박규희는 3세 때부터 엄마가 다니는 클래식 기타 학원에 따라갔다가 자연스럽게 기타를 배웠다. 이후 국내 거장 리여석,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교수 알바로 피에리를 사사했고 국제 콩쿠르에서 9회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9세 때 기타를 시작했다는 박주원은 20대에는 록 그룹 ‘시리우스’ 활동과 가수들의 세션맨 생활을 하다 솔리스트로 전향했다. 그는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부문을 두 차례 받았다. 기타의 대가로 우뚝 섰지만 어려움은 없었을까. 박규희는 “손끝으로 연주하는 기타는 실수하면 티가 많이 나는 예민한 악기”라며 “노력한 것에 비해 무대에서 실력 발휘를 못 할 때가 많아 불안감에 짓눌린다”고 토로했다. 박규희는 “오케스트라에 기타가 없고 국제 콩쿠르에서 세계적 기타리스트가 나타나지 않아 대중의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클래식 기타가 피아노·바이올린·첼로처럼 일선에서 활약하는 클래식 악기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주원은 “어서 빨리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 공연장에서 마스크 없이 웃는 관객들을 보는 즐거움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 “아이와 인생을 바꿀 수 있나요”… 낙태하는 여대생, 법에 묻다 [지금, 이 영화]

    “아이와 인생을 바꿀 수 있나요”… 낙태하는 여대생, 법에 묻다 [지금, 이 영화]

    레벤느망(L‘evenement)은 프랑스어로 ‘사건’이라는 뜻이다. 국내 상영본은 이를 번역하지 않고 음차하는 방법을 택했다. 아무래도 밋밋한 제목이라 그럴 테다. 내용은 밋밋하지 않다. 이 작품은 여성의 몸을 둘러싼 법의 작용을 문제 삼는다. 낙태가 그것이다. 프랑스에서는 1975년 낙태를 처벌하지 않는 법이 통과됐다. 바꿔 말하면 이전까지 낙태를 하거나 이에 관여한 자들은 형벌을 받았다는 말이다. ‘레벤느망’은 낙태가 죄였던 196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원작 도서가 있다. 자전 소설을 쓰는 작가로 유명한 아니 에르노가 2000년 발표한 ‘사건’이다. 주인공은 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안(아나마리아 바르톨로메이)이다. 우등생인 그는 부모와 교수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대로 공부에 힘쓴다면 안은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 나갈 것이다. 안도 본인의 장밋빛 미래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예상한 대로 상황은 흘러가지 않는다. 임신이라는 변수가 생겨서다. 지금까지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변화라는 점에서 이것은 안이 맞닥뜨린 첫 번째 사건이다. 안은 전전긍긍한다. 상대가 씹던 껌을 기꺼이 자기가 다시 씹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친구들에게조차 사실을 털어놓을 수가 없다. 성 문화가 극도로 억압돼 있던 당시에 미혼모는 지탄의 대상이었다.  아이와 인생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 안은 임신 중절 방법을 알아본다. 발각되면 자신의 모든 것을 잃는다는 점에서 이것은 안이 맞닥뜨린 두 번째 사건이다. 안 주변에서 도와줄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앞서 언급한 대로 낙태 방조도 죄였으니까. 안은 홀로 낙태를 시도한다. 그는 뜨개질바늘을 아기집에 찔러 넣는다. 이를 포함한 잔혹한 장면을 오드레 디완 감독은 영화에 적지 않게 등장시킨다. 그 이유를 감독은 이렇게 밝힌다. “그런 순간을 회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경험해 보지도 않으면서 주인공이 무엇을 겪고 있는지 설명하는 장면을 촬영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주인공과 관객을 떨어뜨리지 않으려는 감독의 의도는 카메라 배치와도 연관된다. 카메라는 안을 찍는다기보다 안의 시점을 대신해 비춘다. 1.37대1 화면비는 무엇보다 안의 시선을 프레임 중심에 둔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두고 새삼 낙태죄 찬반 논쟁을 벌이는 일은 별다른 효용이 없어 보인다. 2019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한국에서 낙태는 죄가 아니게 됐다. 다만 다음과 같은 문장은 오래 붙들 필요가 있다. “늘 그래왔듯 임신 중절이 나쁘기 때문에 금지되었는지, 아니면 금지되었기에 나쁜지를 규정하는 일도 불가능했다. 우리는 법에 비추어 판단했고, 법을 판단하지는 않았다.”(‘사건’, 아니 에르노, 윤석헌 옮김, 민음사, 2019) 반복하건대 이 작품은 여성의 몸을 둘러싼 법의 작용을 문제 삼는다. 법은 의외로 아무것도 모른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결혼 후 가출한 외국인 아내… 대법 “혼인 무효 안 돼”

    결혼 후 가출한 외국인 아내… 대법 “혼인 무효 안 돼”

    외국인 배우자가 결혼 한 달 만에 가출했다는 이유만으로 혼인 무효를 인정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결혼 생활을 포기한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기에 꼭 ‘위장결혼’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대한민국 국적의 남편 A씨가 베트남 국적의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확인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B씨는 국제결혼 주선업체를 통해 A씨와 만나 혼인신고를 하고 2017년 11월 한국에 입국했다. 그러나 한 달 만인 12월 외국인등록증과 여권을 챙겨 집을 나갔다. A씨는 “아내에게 처음부터 진정한 혼인 의사가 없었다”면서 혼인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혼인 무효는 이혼과 달리 혼인관계등록부에 경력 자체가 없어진다. 국적 취득을 위한 위장결혼을 했다면 민법 815조에서 규정한 혼인 무효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1·2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B씨가 남편과 성관계를 한 차례도 하지 않았고 한 달 만에 가출을 한 것을 근거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결이 든 근거만으로는 혼인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B씨가 혼인 의사를 갖고 결혼을 했더라도 언어 장벽이나 문화적인 부적응, 기대와 현실 사이 괴리감으로 인해 결혼생활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B씨는 재판 과정에서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결혼했지만 A씨의 부모, 형과 함께 살면서 집안일을 도맡았고 생활비 부족으로 남편과 갈등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외국인 배우자와 혼인한 경우 언어 장벽이나 문화 차이로 혼인생활의 양상이 다를 가능성을 감안해 당사자 간 혼인의 합의가 없었는지 여부를 세심하게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80년 인생 잿더미로” “3년 만에 또 악몽”… 터전 잃은 이재민 ‘탄식’

    “80년 인생 잿더미로” “3년 만에 또 악몽”… 터전 잃은 이재민 ‘탄식’

    사흘째 경북 울진부터 강원 삼척까지 또 강원 강릉·영월 등지를 휩쓴 산불을 피해 피난했던 이재민들은 6일 잿더미가 된 터전을 둘러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쯤 근처에서 발화해 밀려드는 산불에 놀라 가족과 함께 피신했던 장하중(57)씨는 6일 오후 82세 부친과 울진군 신화2리의 집으로 돌아왔다. 50여년 전 부자가 함께 지었던 집의 슬레이트 지붕은 녹고 벽은 무너져 애초에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는 형태였다. 장씨는 “인근 원전에 불이 덮칠까 봐 소방차 여러 대가 불에 타는 우리 집을 지나 원전 쪽으로 먼저 가는 모습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아버지의 인생이 몽땅 들어 있는 집인데 세월이 송두리째 날아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는 동안에도 아직 잡히지 않은 불길을 향해 소방 헬기는 수시로 머리 위를 지나갔다. 산림청은 이날 기준 전국 산불 현장에 헬기 104대를 투입했다고 밝혔지만 불길이 거센 곳에 헬기가 집중 투입되면서 곳곳에서 소방 헬기를 보내 달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울진에 10년 만에 최대 규모 피해를 입혔다는 화마를 피해 울진읍 국민체육센터로 대피한 250여명의 이재민은 담요를 덮고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4일 오후 5시 30분쯤에는 화마가 삼척 LNG기지 후문 1㎞까지 근접하면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소방당국은 원전 기지 보호에 활용한 35만ℓ(리터)급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2대를 삼척 LNG기지 주변에 전진 배치했다.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은 1분에 7만 5000L의 소방용수를 130m까지 방수하는 능력을 갖춘 ‘울트라급’ 소방차다. 다행히 강풍이 잦아들어 장비가 사용되지는 않았다. 집에 불이 붙는 것을 보고 부랴부랴 대피한 주미자(77)씨는 “봄에 감자씨를 심으려 했는데 집이 다 불에 타 봄 농사는 못 지을 것 같다”고 탄식했다. 화마의 피해를 입은 또 다른 지역인 강릉시 옥계면 주민들은 3년 만에 다시 닥친 악몽에 몸서리쳤다. 마을 토박이인 신길선(83)씨는 “일제강점기인 어릴 때 마을에 큰불이 난 이후 크고 작은 불을 많이 겪었지만 3년 전 불난리 악몽은 아직 남아 있다”며 고통스러워했다. 특히 5일 오후 4시 10분쯤 옥계에서 갈라진 화마가 동해시 한화저장소로 향해 소방당국이 긴장하기도 했다. 이곳에는 발파용 폭약 37t, 뇌관 7만 7416개, 꽃불류 673㎏이 보관돼 있었다. 동해경찰서는 불길의 기세가 꺾이지 않자 폭약 등을 태백저장소로 옮기는 작전을 펼쳤다. 묵호등대와 논골담길로 유명해진 동해시 묵호동 일대 어촌 마을도 강풍을 타고 날아든 산불로 초토화됐다. 5일 오전 10시 20분쯤 불씨가 포탄처럼 여기저기로 쏟아지던 마을을 벗어나 함께 안도하던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우고 다시 찾은 집터가 폐허가 된 모습에 말을 잊었다. 이기선 묵호동장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연기와 불길 속에 일부 주민은 그릇에 물을 받아 지붕에 뿌리고 젊은 사람은 주민을 대비시키느라 아비규환이었다”고 말했다.
  • [현장]“평생 겪어본 적 없는 재앙”…머리 위 헬기, 뜬 눈으로 지샌 이재민

    [현장]“평생 겪어본 적 없는 재앙”…머리 위 헬기, 뜬 눈으로 지샌 이재민

    사흘째 경북 울진부터 강원 삼척까지, 또 강원 강릉·영월 등지를 휩쓴 산불을 피해 피난했던 이재민들은 6일 잿더미가 된 터전을 둘러보며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수십년 눈에 익숙했던 고향 풍경은 간데 없고, 의탁해온 집은 무너져 내렸고, 날 풀리면 심으려던 감자씨마저 다 불에 타 한 치 앞날을 기약하기 어렵게 되어 버렸다.울진 주민 “봄에 심을 가자씨까지 다 타버려...”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쯤 근처에서 발화한 산불에 놀라 가족과 함께 피신했던 장하중(57)씨는 이날 오후 82세 부친과 함께 경북 울진군 신화 2리의 집으로 돌아왔다. 장씨가 중학생이던 50여년 전 부친과 함께 지은 집은 형채를 알아볼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슬레이트 지붕은 녹아 내렸고 가계를 책임졌던 집 건물은 물론 뒷마당의 양봉장과 닭장, 작은 배나무밭까지 애초에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탔다. 그 참혹한 풍경 속에서도 공간을 갈라가며 한 곳씩 안방, 부엌, 셋방 등을 구분하던 장씨는 결국 목이 매 말을 끝맺지 못했다. 장씨는 “인근 원자력발전소에 불이 미칠까봐 소방차 여러 대가 불에 타는 우리 집을 지나가는 모습을 무력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아버지의 82년 인생이 몽땅 들어있는 집인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세월이 송두리째 날아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가 집을 살피는 동안에도 아직 잡히지 않은 불길을 향해 소방 헬기가 수시로 머리 위로 지나갔다. 을진읍에서 최초 발화 현장인 죽변면에 가까워질수록 매캐한 냄새와 날리는 재가 마스크를 밀고 들어왔다. 이미 화마가 지나간 폐차장에선 채 꺼지지 않은 불씨가 연기를 내뿜었다. 울진에 10년 만에 최대 규모 피해를 입혔다는 산불에 고향을 잃은 이들은 막막해하며 뜬눈으로 밤을 샜다.250여명의 산불 피해 이재민이 대피한 울진읍 국민체육센터에서 이재민들은 담요를 덮고 산불 뉴스가 나오는 TV 앞에 모였다. 금성리의 김춘매(85)씨는 “마을 이장이 빨리 대피하라고 방송을 해 혈압약 하나 못 챙기고 급하게 나왔다. 죽지 못해 밥을 삼키지만 집이 홀라당 잿더미가 된 걸 보고 이틀째 잠도 못 자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지체장애인 전종두(58)씨는 “평생 처음 겪는 재앙”이었다며 “활동지원사가 산불 뉴스에 급히 차로 데리러와 대피할 수 있었다”고 급박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재민들은 평범한 일상을 하루빨리 회복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6세와 11세 자녀를 데리고 아내와 함께 대피한 전삼준(53)씨는 “월요일부터 아이들은 학교와 어린이집에 가야 할 텐데 짐을 못 챙기고 나와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다른 가재도구는 돈으로라도 해결하겠지만 아이들 사진 등 추억거리가 사라진 게 가장 아깝다”고 말했다. 집에 불이 붙는 것을 목격하고 부랴부랴 대피한 주미자(77)씨는 “봄에 감자씨를 심으려 했는데 집이 다 불에 타 봄 농사는 못 지을 것 같다”며 “그저께까지 아무렇지 않게 내 집에서 발 쭉 펴고 맘 편히 티비 보는 게 이젠 소원이 됐다”고 말했다.3년 전 악몽 되살아난 강릉...“하루아침에 잿더미”  산불 피해를 입은 또 다른 지역인 강릉 옥계 주민들은 3년 만에 다시 닥친 악몽에 몸서리쳤다. 한 주민은 “2000년대 들어 이번까지 4번의 대형산불이 마을을 덮쳤다”며 안타까워 했다. 마을 토박이인 신길선(83)씨는 “일제강점기인 8살 때 마을에 큰불이 난 이후 크고 작은 불은 많이 겪었지만, 3년 전 불 난리 악몽은 아직 남아있다”며 “이번에 또 큰불을 보니 잠을 잘 수 없다”고 고통스러워했다. 임모(52)씨는 “불을 내가 낸 건 아니지만 계속 산불이 나니 이제는 다른 동네 사람들한테 미안할 지경”이라고 했다. 옥계면에서는 2004년 3월 16∼17일 산계1리 금단이골 산불로 430㏊ 산림이 불에 탔고, 2017년 3월 9∼10일 산계리와 현내·낙풍리 산불은 160㏊에서 피해가 났다. 2019년 4월 4∼6일 옥계면 남양 1리 등 산불로 1033㏊가 불에 타고, 이재민 62가구 125명이 발생했다. 3년 만에 또다시 닥친 이번 산불로 400㏊가 넘는 숲이 불에 탔다.묵호등대와 논골담길로 유명해진 동해시 묵호동 일대 마을도 강풍을 타고 날아든 산불로 초토화됐다.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고 이른 아침 마을로 돌아온 주민들은 폐허로 변한 집터를 보며 말을 잊었다. 묵호등대를 중심으로 바다쪽 언덕에 자리잡은 논골길, 덕장길, 게구석, 산재골 등 4곳 마을은 거의 전소되다시피했다. 옹기종기 모여 있던 집 26채가 모조리 숯덩이로 변한 상태였다. 주민들은 대부분 70~80대로 어부로 평생을 살아온 이들이다. 화마가 마을을 덮친 것은 지난 5일 오전 10시 20분쯤이었다. 불씨가 포탄처럼 마을 여기저기로 쏟아졌다. 논골마을에서 40년을 살아온 최석상(80)씨는 “어부일을 접고 아내와 둘이 살아왔는데 옷가지 하나 건지지 못하고 정신없이 몸만 피했다”며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해 막막하기만 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최씨는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30분 정도 정신 없이 떨어졌다”며 “아내와 어떻게 마을을 벗어났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했다.이기선 묵호동장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연기와 불길속에 일부 주민들은 그릇에 물을 받아 지붕에 뿌리고, 젊은 사람들은 주민들을 대비 시키느라 아비규환이었다”며 “이제 갈 곳 없는 주민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맨손이 만드는 ‘작은 오케스트라’...“노래 반주 악기라는 편견 깰 것”

    맨손이 만드는 ‘작은 오케스트라’...“노래 반주 악기라는 편견 깰 것”

    “기타는 항상 누군가의 노래를 반주하는 악기라는 편견이 있죠. 각자의 장르에서 솔리스트인 두 사람이 이런 편견을 깨고 기타가 하나의 완벽한 악기임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손으로 줄을 튕기는 기타는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형형색색의 화음을 자랑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37)와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42)의 만남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기타의 지평을 넓힌다는 의미가 있다. 이들은 오는 1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듀오 콘서트 ‘투 기타스’로 관객들을 만난다. 최근 서울 동작구 뮤직앤아트컴퍼니에서 만난 두 사람은 “김연아 선수를 통해 피겨 스케이팅이 주목받았듯 저희를 통해 기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기타의 매력을 한껏 풀어놨다. “기타는 베토벤이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지칭했을 정도로 다양한 음색을 가진 악기입니다. 소리는 작아도 활 같은 매개체 없이 양손을 쓰기 때문에 섬세하게 인간의 감각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고, 멜로디와 반주를 다 할 수 있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죠.”(박규희) “제가 원래 내성적인데, 기타를 치면서 성격이 외향적으로 바뀌었어요. 그만큼 연주하면서 주목받는 재미가 있죠. 클래식 기타와 유럽 집시 음악을 연주할 때 쓰는 플라멩코 기타는 외관상 거의 비슷하지만, 클래식 기타가 좀더 부드럽고 섬세하면 플라멩코 기타는 직선적이고 또렷하며 거친 매력이 있어요.”(박주원) 공연 1부에서는 기타 거장 세르지우 아사드의 ‘초대’와 롤랑 디앙의 ‘푸오코’, 박주원이 직접 작곡한 ‘집시의 시간’과 스탠리 마이어스의 ‘카바티나’ 등을 연주한다. 특별 게스트와 밴드가 함께 등장하는 2부에선 박주원 작곡 ‘겨울날의 회상’, 고든 섬너의 ‘프래자일’ 등을 선보인다. 박규희는 “1부는 클래식 기타 쪽에 중점을 뒀다면 2부는 크로스오버처럼 제가 다른 장르에 도전하는 곡들이 많다”면서 “각자의 장르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팬층을 넓힐 계기”라고 평가했다. 박주원은 “테마가 달라 뮤지컬 공연처럼 매 장면이 바뀌는 느낌이 있을 것”이라며 “관객들도 여러 장르 덕에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습과 공연에선 호흡이 잘 맞는 두 사람이지만 각자의 기타 인생은 결이 다르다. 박규희는 3세 때부터 엄마가 다니는 클래식 기타 학원에 따라갔다가 자연스럽게 기타를 배웠다. 이후 국내 거장 리여석,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교수 알바로 피에리를 사사했고 국제 콩쿠르에서 9회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9세 때 기타를 시작했다는 박주원은 20대에는 록 그룹 ‘시리우스’ 활동과 가수들의 세션맨 생활을 하다 솔리스트로 전향했다. 그는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부문을 두 차례 받았다. 기타의 대가로 우뚝 섰지만 어려움은 없었을까. 박규희는 “손끝으로 연주하는 기타는 실수하면 티가 많이 나는 예민한 악기”라며 “노력한 것에 비해 무대에서 실력 발휘를 못 할 때가 많아 불안감에 짓눌린다”고 토로했다. 박규희는 “오케스트라에 기타가 없고 국제 콩쿠르에서 세계적 기타리스트가 나타나지 않아 대중의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클래식 기타가 피아노·바이올린·첼로처럼 일선에서 활약하는 클래식 악기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주원은 “어서 빨리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 공연장에서 마스크 없이 웃는 관객들을 보는 즐거움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 [STOP PUTIN] 베를린 중앙역에선 날마다 인류애 만끽할 수 있답니다

    [STOP PUTIN] 베를린 중앙역에선 날마다 인류애 만끽할 수 있답니다

    독일 베를린 중앙역에는 날마다 많은 사람들이 뭔가 적힌 팻말을 들고 나와 동쪽에서 오는 열차에서 내린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맞고 있다. 팻말에는 “두 분 모셔요! 짧게도 길게도”, “큰 방. 한 명부터 세 명까지. 아이도 환영! 원하시는 기간만큼” 등등이 적혀 있다고 영국 BBC가 4일 전했다. 러시아 군의 침공에 황급히 짐을 꾸려 유럽 다른 나라로 빠져나간 사람이 100만명을 넘겼다. 이곳에 도착한 이들은 플랫폼을 빠져나와 사람들로 북적이는 홀에 들어서 유럽의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는 공짜 열차표를 얻으려 하거나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몰라 황망해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은 자신들을 따듯하게 맞기 위해 아주 많은 것들이 준비돼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음식에 음료는 물론, 휴대전화 심카드, 의료진, 통역진, 자원봉사자들에다 자신의 집으로 함께 가자고 권하는 독일인 가족 수백명이 기다린다. 한 남성이 확성기에 대고 열세 사람을 초대할 수 있다고 외치자 누군가 앞으로 나섰고, 그 순간 환호성이 터졌다.열두 살이 안 된 딸을 데리고 나온 어머니는 “엄마 한 분에 두 아이, 4~6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그녀 옆에는 마고 발다우란 이름의 70대 할머니가 (우크라이나 국기 색인) 푸른색과 노란색 보드를 들고 있었는데 “엄마와 아기에게 방 하나”라고 적혀 있었다. 이 할머니는 ”내게 푸틴의 소행은 과거 히틀러가 한 것과 비슷하게 여겨진다”고 말했다. “나 역시 난민의 아이였기 때문”이라면서 97세로 생존하고 있는 어머니가 나치 박해를 피해 탈출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해서 난민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느낀다. 이번에는 히틀러가 아닐 뿐이다.” 이곳에 도착하는 난민 숫자보다 이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는 독일인 가족 숫자가 더 많아 보였다.베를린 외곽에 사는 마티나 바르다카스와 남편 티모 코흘러리도 집을 제공했다. 10대 두 딸이 있지만 네 명의 우크라이나인을 받아들였다. 아나스타시아와 아들 아르테미(4), 그녀의 시부모인 빅토리아와 블라디미르다. 남편 디미트리는 징집 연령이라 조국을 떠날 수 없어 혼자 집에 남겨졌는데 아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했다. 아나스타시아는 눈물을 훔치며 “아들이 아빠가 어디 있느냐, 언제나 아빠를 볼 수 있느냐고 물어댄다. 나도 모른다. 곧 그러길 바란다”면서 “우리 아버지도 곧 뵐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의 아버지 역시 독일로 오고 싶어한다고 했다. 그녀의 친정 식구들과 친구들은 며칠 전부터 포탄이 비오듯 쏟아지는 하리키우(하리코프)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내오며 “봐라 봐라 우리 집을”이란 메시지를 남겼다. 우크라이나인들을 돕기 위해 마티나와 정보통신(IT) 경영자인 티모는 아이들 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열세 살 쌍둥이 자매 주나와 졸리는 한 침실을 공유하고 있다. 티모는 “우리는 소식을 읽자말자 누군가를 받아들여 누군가에게 평화를 선사하는 것이 옳은 행동이라고 느꼈어요. 그들이 아니라 우리일 수도 있으니까, 이것이 우리 느낌”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 결정은 평화가 영원히 간직될 것이라고 믿었던 독일 사람에게도 충격적이었다. 마티나는 “평화와 오롯이 인생을 느낀 삶을 살았다. 우리는 전쟁 속에 산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알지 못한다. 첫 번 내 생각은 안전하다고 느끼게 가족을 돌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집에서 그들에게 일말의 평화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아르테미는 너무 많은 선물을 받아 생일인가 여기는 것 같다고 아나스타시아는 말했다. 집 주인은 얼마든지 머무르고 싶은 만큼 머무르라고 손님들에게 얘기했다.베를린의 또다른 동네에 사는 타렉 알라오를 비롯해 수십 명은 버스에 뭔가를 끊임없이 싣고 있었다. 타렉은 시리아 출신으로 6년 전 조국을 떠나 두 달여를 걸어 독일에 이르렀는데 지금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갔다가 난민을 태워 독일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 이어령 교수가 놓치고 후회한 행복의 순간들

    이어령 교수가 놓치고 후회한 행복의 순간들

    <오늘하루마음읽기 20회> 행복이 강박이 될 때 모두에게 삶의 목표가 돼버린 ‘행복 찾기’물질적 조건들, 행복에 결정적이지 않아가진 것에 의미 두는 노력이 더 중요“가까운 사람과 밥먹는 순간이 최고 행복”등산 때 정상을 밟을 생각에만 빠지지만낙엽 밟는 소리, 실바람의 촉감, 마주치는 절경들가까운 반경 안에 존재하는 것들이 모두 행복시대의 지성 고 이어령 교수의 후회“중요한 글을 쓰느라 외면했던 어린 딸의 인사그 순간 몸을 돌려 딸을 안고,볼에 입맞췄다면”#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스무 번째 회에서는 적지 않은 이들이 시달리는 ‘행복 강박’에 대해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이야기해드립니다. 진짜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행복하고 싶다’는 소망이 ‘행복해야 한다’는 경직된 사명감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거창한 행복이든,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든, 행복이란 우리 삶에서 반드시 쟁취해야 할 목표처럼 됐다. 새해 벽두에 서로에게 건네는 인사말을 생각해보자. ‘happy new year’ 이지 않은가. 그 해의 첫 시작의 순간을 행복이라는 수식어로 감싸 안는다. 우리는 소셜미디어(SNS)에서 다시 오지 않을 결정적 기쁨의 순간을 공유하고, 사람들은 하트 표시를 누르며 응답한다. 경쟁적으로 서로가 행복함을 뽐내는 것이다. 때로 행복이라는 단어 뒤에 서로에 대한 질투심이 작동한다. 우리에게 찾아온 순간의 행복에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을 타인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불행하다 여기고, 더 나아가 행복하지 않으면 실패한 삶이라고 규정짓는다. 행복해야만 하고,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 삶의 최우선 목표로 무심코 여기는 행복이라는 단어는, 조금 비틀어 보면 우리 삶의 강박이기도 하다. ●행복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국내외 학계에서는 행복의 기원, 성질, 방법론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행복이라는 감정을,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특성과 연결지어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해왔다. 이에 대해 어느 정도의 합의가 이뤄진 부분도 있다. 행복의 과학적 관점을 이야기하는 책 중 하나가 <행복의 기원>이다. 저자 서은국 교수는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우리는 왜 행복감을 느끼는가’를 설명한다, 그리고 그동안 쌓여온 행복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저자는 우선 행복이 거창하고도 위대한 그 무엇, 혹은 돈과 명예와 같은 조건이 충족돼야만 얻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행복을 구성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물질적이고 현실적 조건들은 실은 행복을 느끼게 하는 데 있어 그리 결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가진 작은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 새로운 것을 얻으려는 노력보다 더 중요하다. 즉, 객관적 조건보다 주관적 만족감이 훨씬 우선한다. 또 행복은 인간의 가장 본질적 목표가 아닌,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도구적 수단일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은 우리를 좀 더 나은 사회적 동물로 만들고, 더 매력적인 존재로 꾸며 결국 더 길게, 더 오랫동안 생존하게 돕는다는 논리이다.우리는 행복을 일상을 아득히 초월하는 거대하고 위대한(?) 대상이라 생각해왔다. 그래서 보편적인 삶의 목표로 경외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실은 우리 인간의 생존과 진화를 위한 양념 같은 존재였다니. 굳이 행복을 비틀린 시선으로 보자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생각하던 행복의 본질과는 꽤 차이가 있는 시각이다. 모든 가치가 그렇지만, 맹목적 우상화는 우리의 시야를 좁아지게 만드는 법이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가까운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순간이라는 조금은 장난스러운 결론을 남긴다. 가족과, 연인과, 친구들과 매일 함께 식사를 하는 우리지만 그 순간을 행복하다 여기기란 쉽지 않다. 의례적인 행위 정도로 여기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행복은 거창하지 않고, 때로는 아주 소소한 것이며,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삶 곳곳에서 행복의 순간을 발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어쩌다 보니 행복한 순간이기를 높은 산을 오를 때 우리가 하는 실수가 있다. 정상에 어떻게 올라야 할지만 생각하다보니 발 밑에서 바스라지는 낙엽, 귀 밑을 간지럽히다 떠나는 실바람, 눈 앞에 순간순간 펼쳐지는 짤막한 절경들을 쉽게 놓치게 된다. 대단하고 거창한 목표는 삶의 중요한 방향이 될 테지만, 강박적으로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현재 이 순간의 의미 자체를 잊어버린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삶이란 먼 허공에 있기보다, 이 순간 바로 내 옆에, 내 팔이 닿을 수 있는 아주 가까운 반경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행복은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의 곳곳에서 발견되어져야 한다. 삶에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찾아온다. 또 지금은 끔찍한 일인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는 다행스러운 일이 되는 경험도 하게 된다. 그러니 순간 떠오르는 경험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하고 넓은 시각으로 눈 앞의 것들을 살필 필요가 있다. 행복이라는 필터로 경험을 받아들일 때, 순간순간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아주 작은 일들 또한 얼마든 행복이 될 수 있다.작고하신 이어령 교수의 저서,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에는 절절한 후회의 장면들이 그려진다. 매일 밤, 그에게는 인생만큼 중요했던 글을 쓰느라 어린 딸의 인사를 외면했던 그 후회의 순간들을. 만약 그 순간의 작은 따뜻함을 알아차리고 몸을 돌려 딸을 안고, 눈을 맞추고, 또 볼에 입을 맞추어 주었다면 얼마나 행복한 순간으로 남았을까? 우리네 삶에도 의미 없을 것 같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순간들은 새로운 행복으로 얼마든지 채색될 수 있다. 행복을 좇다 보니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살아가다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 행복한 순간이 다가온다. 행복은 우리가 꼭 따라가야 하는 이정표라기보다, 삶의 순간순간에 포착되는 풍광에 가깝지 않을까. 행복에 대한 강박을 내려 놓고 마주하는 삶의 순간들을 둘러보자. ‘어쩌다 보니’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인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현재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현직 의사들이 운영하는 정신의학신문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중증 질환은 물론 평범한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쉽게 설명해준다. 저서로는 <어른의 태도>, <나를 살피는 기술>이 있다.
  • 여야 대선후보가 꼽은 ‘인생책’…이재명 ‘눈 떠보니 선진국’, 윤석열 ‘선택할 자유’

    여야 대선후보가 꼽은 ‘인생책’…이재명 ‘눈 떠보니 선진국’, 윤석열 ‘선택할 자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눈 떠보니 선진국’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선택할 자유’를 ‘인생 책’으로 꼽았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출판인들의 질문을 취합해 각 당 대선후보에게 보낸 뒤 지난 1일 받은 답변을 공개했다. ‘인생의 책 또는 젊은이들ㅇㅔ게 추천하고 싶은 세 권의 책’에 여야 대선후보는 각각 세 권의 책을 꼽았다.이 후보는 ‘눈 떠보니 선진국’에 대해 “이전엔 우리보다 나은 나라의 사례를 따라가기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길잡이 역할을 맡아야 한다”면서 “이 책은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던져주고 있어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기에 아주 훌륭한 책”이라 소개했다. 이어 광주대단지사건을 다룬 소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를 들어 “처참할 만큼 바닥 인생을 살고 있던 주인공의 모습에서 어린시절의 저와 제 가족이 아주 선명하게 생각난다”면서 “가난이 반복되고, 그러면서 사람을 불신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읽으면서 제가 힘이 없고 약한 누군가를 위해 일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처음 시간을 다시 떠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어도 그 첫마음을 잊어선 안 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 번째 책으로는 마이클 샌덜이 능력주의를 비판한 ‘공정하다는 착각’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공정한 세상을 위해 법치와 제도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연대정신이 좀더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연대의 정신은 능력주의를 넘어 개개인의 노력에 마땅한 성취와 보상이 얻어질 수 있도록 해주는 사회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하기만 해선 아무것도 아니다. 공정하면서도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윤 후보는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필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꼽았다. 윤 후보는 ‘자유보다 평등을 앞세우는 사회는 평등과 자유, 어느 쪽도 얻지 못한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이 책은 신자유주의 경제 이론서이기도 하지만 규제를 가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고발하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검사로 있으면서 무엇인가 단속을 하라거나 혹은 수사권을 행사할 때, 그게 과연 국가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필요한 것인지 항상 의문을 가졌다”면서 “검찰 상부의 지시를 이행하기에 앞서 ‘이게 과연 국가 공권력이 할 일인지 해선 안 될 일인지’ 생각했고, 그런 의문에 논리적 근거와 이론을 제공해 준 책”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 덕분에 검찰의 가장 강력한 공권력인 수사권과 소추권을 남용해선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또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두고 “법대 진학을 결심하게 만든 계기가 된 책”이라고 말했다.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강제나 통제-법에 따른 물리적 제재 또는 여론의 힘을 통한 도덕적 강권-를 가할 수 있는 경우를 최대한 엄격하게 규정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 적힌 서문을 거론하며 학창시절 경제학과 진학을 생각했다가 책을 통해 법학으로 진로를 바꾼 경험을 설명했다. 최근 읽은 책으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도 선택했다. 특히 ‘분배가 공정하지 않은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고도 강조했다.
  • 그룹 ‘거북이’ 금비, 터틀맨 사망 아픔딛고 사업가와 결혼

    그룹 ‘거북이’ 금비, 터틀맨 사망 아픔딛고 사업가와 결혼

    혼성그룹 거북이 출신 금비가 결혼한다. 금비는 오는 13일 6세 연상 사업가와 결혼식을 올린다고 밝혔다. 신랑이 비연예인이라는 점과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그간 조심스럽게 결혼식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GB엔터테인먼트는 4일 "당사 대표이자 소속 아티스트 금비의 결혼 소식을 전한다"며 "금비는 오는 13일, 인생을 함께 할 6살 연상의 동반자와 백년가약을 맺는다"고 밝혔다. 이어 "지인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1년의 교제 끝에 평생을 약속하게 됐다"며 "부산 모처에서 진행되는 결혼식은 방역수칙 준수 하에 양가 부모님과 가까운 지인분들만 모시고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금비는 2001년 4인조 혼성그룹 레카로 데뷔, 2003년 거북이 메인보컬로 재데뷔했다. '거북이'는 '비행기' 등의 메가 히트곡을 발표하며 큰 사랑을 받았고, 음악방송 1위까지 거머쥐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8년 4월 2일 리더 터틀맨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그룹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다. 이후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 금비는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한 채 은퇴까지 고민했으나, 인순이 콘서트를 통해 힘을 얻고 2010년부터 솔로로서 활동을 재개했다. 2011년에는 3인조 그룹 재결성을 도모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문제로 5개월 만에 다시 팀을 해체, 연예계를 떠났다. 하지만 8년 만인 2019년 연예계로 컴백한 금비는 자신의 이름을 딴 GB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배우와 경제 채널 MC로 활약 중이다.
  • “불륜, 용서할 수 있지만…” 빌 게이츠와 이혼 후 입장 밝힌 멀린다 게이츠

    “불륜, 용서할 수 있지만…” 빌 게이츠와 이혼 후 입장 밝힌 멀린다 게이츠

    “그가 가진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와 지난해 이혼한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이혼 이후 처음 입장을 밝혔다. 멀린다는 3일(현지시간) 방영된 CBS 인터뷰에서 27년간의 결혼 생활 끝에 이혼에 이르게 된 배경과 이혼 과정에서 겪은 고통 등을 털어놨다. 멀린다는 지난 2000년 남편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한 여직원과 불륜 관계를 가졌다는 폭로가 나온 것과 관련해 “나는 틀림없이 용서란 게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게이츠가 여러 건의 불륜 관계를 가졌느냐는 물음에 이는 게이츠가 답할 사안이라며 대답을 피했다. 앞서 지난해 5월 3일 빌 게이츠와 멀린다는 각자의 트위터를 통해 동시에 공동성명을 올려 이혼소식을 밝혔다. 이들은 “우리 관계에 대한 많은 생각과 노력 끝에 결혼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동안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해 달라”며 구체적인 이유는 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빌이 약 20년 전 한 여성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보도했다. 멀린다는 “그건 어떤 한순간, 또는 한 가지 특정한 일이 아니었다”면서 “내가 ‘이건 건강하지 않아’라고 깨달은 순간이 마침내 왔고, 나는 그가 가진 것(관계)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멀린다는 또 이혼 원인 중 하나로 미성년을 상대로 성 착취를 하는 등의 숱한 성범죄를 저지른 제프리 엡스타인을 꼽았다. 프렌치 게이츠는 그와의 만남이 싫었고, 이를 게이츠에게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한 차례 엡스타인과 만났다고 고백한 멀린다는 “나는 이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보고 싶었다. 그리고 문을 들어선 순간 바로 그걸 후회했다”면서 “그 뒤로 그 일에 관해 악몽을 여러 번 꿨다. (그의 피해자가 된) 이 젊은 여성들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멀린다는 이혼 과정에서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술회하면서도 ‘치유의 여정’을 거쳐 인생의 새로운 장(章)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멀린다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졌고 평생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 뭔가를 상실한 데 대해 비통해하게 된다”면서 “하지만 마침내 나는 이 치유의 여정을 시작했고, 반대편에 도착하기 시작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내가 이제 이 챕터의 페이지를 넘기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제 2022년이고, 나는 앞으로 닥칠 일과 내 앞에 펼쳐질 인생이 정말로 신난다”고 말했다. 멀린다는 현재 빌과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틀림없이 함께 일하는 관계를 맺고 있다”며 “지금으로선 우리가 우호적이라고 말하겠다”고 밝혔다.빌게이츠와 멀린다는 지난해 8월 공식적으로 이혼했다. 당시 미국 워싱턴주 킹카운티 법원은 빌 게이츠 부부의 결혼 생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났다”면서 이혼을 최종 승인했다. 두 사람은 약 175조원에 달하는 빌 게이츠의 재산 분할과 관련해 최종 합의에 도달했으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또 멀린다는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지만, 법원에 개명을 요청하진 않았다. 빌 게이츠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와 직원 관계에서 발전해 1987년 교제를 시작했다. 1994년 결혼한 뒤 2000년 자선 재단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공동으로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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