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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간 순간 선택이 모여 나를 만든다…‘나의 인생은 나의 것인가, 알고리즘의 것인가’

    순간 순간 선택이 모여 나를 만든다…‘나의 인생은 나의 것인가, 알고리즘의 것인가’

    ‘10년 전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 한국 인문학계를 대표하는 학자 김기현(65)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 시대 인간다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질문을 던졌다. 10년 전의 모습과 다른 모습이라면 왜 그런 것인가. 김 교수는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순간 순간의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면서 “그러나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선택을 내가 아닌 AI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가 ‘인간다움’이란 저서에서 ‘공감·이성·자유’를 강조한 것도 현대 사회가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는지를 직시하자는 취지에서다. 김 교수는 우선 ‘선택의 외주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올라온 콘텐츠가 워낙 방대해 AI 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편리함만을 추구한다면 나의 선택은 점점 외주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의 인생은 나의 것인가, 알고리즘의 것인가’라고 반문한 그는 “과도한 편의주의로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만족시킬 수 없다”며 현실 인식이 중요하다고 했다.김 교수는 인간다움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인 공감이 위협받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학습을 통해 공감 능력이 발전하는데, 관계의 비대면화로 공감이 도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해서 ‘디스토피아’(암울한 미래상)를 얘기하려는 건 아니라는 게 김 교수 설명이다. AI 시대 빛과 그림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담론을 시작해보자는 것이다. 김 교수가 주목한 건 관계적인 측면에서의 인간다움이다. 그는 “상대방의 즐거움과 고통에 공감하고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인간다울 수 있다”며 “인간의 행복 자체에 공존과 상호 존중 가치가 녹아들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건 인간밖에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가 베토벤의 음악,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흉내낸다고 해서 베토벤, 고흐와 같은 존재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AI의 지능이 탁월하더라도 슬픔, 외로움, 절망감, 향수와 같은 의식을 가질 수는 없다”고 짚었다. 이어 “로봇과 인간의 ‘공존의 윤리’도 과장된 얘기”라면서 “AI는 도구이자 수단이지 인격체가 아니다. 감정·의식이 없는 존재를 과도하게 발전시키지 않고 인간의 도구로 잘 활용하는 공동체 규범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왜 이 시점에 인간다움일까. “인간다움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이 시대가 아니더라도 항상 우리 인간들이 문제 삼은 주제다. 이 시대에 더 중요해진 것은 AI 발전과 떼놓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과거의 산업이나 기술의 발전은 인간들의 주변 환경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AI 기술도 마찬가지로 인간의 환경을 변화시켜서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공통적인 측면이 있다. 차이가 있다면 AI 기술은 단지 환경을 바꾸는 것 뿐 아니라 인간의 내부로 들어온다는 점이다. 인간의 판단 내지는 결정, 전통적으로 인간의 마음 속에서 이뤄진 것도 AI가 들어와서 작업하기 시작했다. AI 기술이 광범위하게 인간의 자세에 영향을 준다.” -인간다움을 정의한다면. “사실 인간다움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어떤 각도에서 인간다움을 보느냐에 따라 생각들이 다양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술가라면 초월적인 미적인 관점에서 얘기할 거고, 교육자는 교육 관점에서 얘기할거다. 제가 주목한 건 관계적인 측면에서 인간다움이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존재라는 점이다. -인간다움이 위협받고 있나. “인간은 나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짐승과는 다른 존재다. 인간은 공존의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로 다른 사람도 나처럼 꿈을 꾸고 실현해 나간다는 걸 서로 인정해준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다움이 도전받고 있다면 인간다운 관계라는 게 뭔가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정의돼야 한다. 그래야 인간다움이 어떤 위협을 받고 있는가에 대한 진단도 할 수 있다.” -인간다운 관계가 뭔지 설명해달라. “인간다움을 이루고 있는 건 공감, 이성, 자유다. 우선 공감 능력이 없는 존재는 사이코패스다. 인간다움이 없으면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 그 다음 필요한 게 이성이다. 공감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한테는 잘 작동하지만 먼 사람한테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 이성이 그걸 보완해준다. 이성은 내 행동이나 판단이 어떤 보편적인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고 요구한다. 나와 먼 사람도 하나의 인격체이고 동등하게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마음이 강압이나 세뇌로 주어진다면 그것도 인간답지 않다. 자발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관계여야 한다.” -공감, 이성, 자유는 인간만의 특징인가. “공감은 인간만의 것은 아니다. 영장류에서도 나타난다. 동물도 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 해결 지능을 넘어 일반적인 원리를 성찰하고 찾아내는 건 인간이 가진 능력이다. 인간 외 다른 종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은 무엇인지를 알려면 자아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AI 기술 발전이 인간다움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리들의 인간다움을 AI도 가질 수 있을까. 가능하지 않을 거다. 인간이 마음 속의 느낌을 갖는 건 의식과 관련이 있다. 죽음을 생각하면서 절망을 느끼고 가까운 사람이 죽었을 때 슬픔을 느끼는 게 인간이다. AI 로봇은 문제를 해결하는 탁월한 지능으로 인간을 초월하더라도 인간이 느끼는 슬픔, 외로움, 절망감, 향수 등 의식 관련 부분은 AI가 가질 수 없다. 공감과 정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유대감을 느끼고 하고 외로운 존재가 아닌 함께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생기게 한다.” -AI 로봇은 공감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인가. “로봇은 그런 걸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로봇과 인간의 공존의 윤리를 얘기하는데 이것도 과장된 얘기다.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탁월한 기계이지만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존재와 공존을 얘기하는 게 말이 안 된다. AI는 도구이자 수단이지 인격체가 아니다. 감정, 의식이 없는 존재를 과도하게 발전시키지 않고 인간의 도구로 잘 활용하는 공동체 규범이 필요하다.” -지능 측면에서는 인간보다 앞서는 게 맞나. “이성이라는 건 폭이 크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내놓는 것은 AI가 인간보다 훨씬 탁월하다. 그러나 문제를 던지는 건 AI가 인간을 따라올 수 없다. 과연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내는 AI가 나오겠나. 예를 들어 AI에게 베토벤의 음악을 알려주면 그 틀을 유지하면서 흉내를 잘 하겠지만 AI로부터 또 한 명의 베토벤이 나올 수 있을까.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도 절망, 외로움이 작품에 표현됐기 때문에 사람들한테 감동을 주는 것이고 고흐라는 미술 세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AI가 이런 걸 탐지해서 새로운 걸 만들 수 있을까. 가능하지 않다.”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의 범위가 좁혀지고 있다. “10년 전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 내 선택들이 모여서 나를 만든다. 그러나 점차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선택을 내가 하는 게 아니라 AI에 의존한다. ‘선택의 외주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는 콘텐츠가 방대해 이 많은 걸 검색해서 선택할 수 없다. 내 성향을 판단해주는 외부의 AI 시스템에 도움을 받는 건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편리함만을 추구하다보면 나의 선택은 외주화된다. 이전의 나를 만든 것은 나의 선택이었지만 지금 나를 만든 건 알고리즘 선택이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인가, 알고리즘의 것인가.” -AI 시대 또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공감도 관계가 비대면화되면서 위협받고 있다. 한 시대 속에서 공감도 학습이 필요하다.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양식은 달리 나타난다.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사람 마음을 읽어내는 학습을 하면서 공감 능력도 발전하는 건데 비대면 관계에서는 학습 능력이 줄고 공감도 약화된다. 그렇다고 해서 디스토피아(암울한 미래상) 미래를 얘기하려는 건 아니다. AI 시대 빛과 그림자가 있을텐데, 이대로 가도 좋은 건지 우리 사회가 담론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기계와 함께 해도 행복을 느낄까.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 대화를 하고 위로를 하는 로봇이 있다면 도구로서 정서적 위안을 주는 거니 그건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로봇 속에서는 외로움을 100% 해결할 수 없다. 로봇은 공감하는 척 할 뿐이다. 사람과의 스킨십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가치를 추구하고 서로 인정하고 교류해야 한다. 이게 인간다움이다. 인간다움은 행복해지기 위한 관문이다. 희생을 해야만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인간의 행복 자체에 공존, 상호 존중과 관련된 가치가 이미 녹아들어 있다. 그게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 -기계가 다 알아서 해준다면 인간은 과연 뭘까.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자각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인간이란 존재는 관계 속의 존재이다. 인간이 관계 때문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은 딜레마다. 양날의 검이다. 그렇다고 관계로부터 고립된 선택을 한다면 이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 인간에 등을 돌리고 AI 시대로 가는 건 똑똑한 선택이 아니다. 관계의 어려움도 관계로 풀어야 한다.” -우리는 뭘 놓치고 있으며 뭘 놓쳐선 안 되나. “진짜 디스토피아적인 얘기를 해보자. 사람의 콘트롤을 벗어난 로봇이 등장하거나 인간이 로봇처럼 공감도, 자발성도 잃고 알고리즘으로 움직인다면 이건 재앙이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래도 사람들이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한다면 해결할 능력이 있다. 인간은 그만큼 똑똑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인고의 과정을 거친 인간다움이란 자산을 인식하고 현대 사회가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는가를 이해하는 게 문제 해결의 90%다.” -우리는 제대로 인식하고 있나. “아직까지 그렇지 않다. 과도한 편의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삶의 지표를 얘기할 때 감각적인 얘기가 많다. 이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가. 다른 요소도 함께 있는데 한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어 걱정이 된다. 인간은 그걸로 만족되지 않는다. 우리는 충분히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다.”
  • 결혼 1년여 만에…공효진♥케빈오, 쉽지 않은 결정 내렸다

    결혼 1년여 만에…공효진♥케빈오, 쉽지 않은 결정 내렸다

    배우 공효진(44)의 남편인 가수 케빈 오(33)가 입대했다. 케빈오는 미국 국적자로 한국 군 입대 의무가 없었으나 국내 활동을 위해 자진해서 군 입대를 택했다. 2일 케빈오의 소속사 티캐스크이엔티는 “케빈오를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케빈오의 군 입대 소식을 전한다”며 “케빈오는 한국을 기반으로 음악적 활동 영역을 넓히고 아내와의 안정적인 한국 내 가정 생활을 위해 군 입대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덕분에 새로운 음악 인생을 살고 펼칠 수 있었기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돌아와 팬 분들과 많은 분들에게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음악을 계속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당사를 통해 전했다”며 “더불어 케빈오를 알고 계시는 모든 분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길 바란다는 말을 남기며 씩씩하게 지난 12월에 입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한 의무 중 하나이기에 특별히 외부에 미리 군 입대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입대하게 된 점 팬 분들에게 너그러운 이해와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케빈오가 군복무를 성실히 마치고 건강하게 복귀하는 그날까지 꾸준한 응원과 사랑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효진과 케빈오는 지난 2022년 10월12일 미국 뉴욕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 대전 찾은 한동훈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다… 총선 이후 인생 생각 안 해”

    대전 찾은 한동훈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다… 총선 이후 인생 생각 안 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총선일인) 4월 10일 이후의 내 인생은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한 위원장은 이날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총선까지 남은) 100일 동안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들은 우리와 상대의 차이를 정확히 알아보고 우리를 선택해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헌신하겠다. 그리고 우리 당의 이런 자산과 보배들에게 필요한 헌신을 요구하겠다”면서 “그 헌신의 과실은 가져가지 않겠다. 그 과실은 모두 국민에게 돌려드리자”고 당부했다. 한 위원장은 “(취임 후 지방 일정으로) 대전에 처음 온 이유는 대전이 우리 당에,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한 사람들에게 승리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대전은 우리 당에 언제나 역전 승리의 상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전역에서부터 현충원, 여기에 오기까지 자기의 일처럼 웃는 얼굴로 와주신 것에 솔직히 감동받았다”며 “앞으로 100일 동안 여기 계시는 우리 당의 보배들과 함께 여러분에게 감동을 돌려드리겠다”고 다짐했다.또한 그는 “우리는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다. 우리의 상대조차도 우리가 더 상식적인 사람이라는 건 속으로 인정한다”면서 “대한민국은 상식이 지배하는 나라, 자유민주주의가 지배하는 나라다.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앞서 한 위원장은 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선열들의 삶과 죽음을 배우고, 동료 시민들과 함께 미래를 만들겠다”고 적었다.
  •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누구나 살고 싶은 서울 중심도시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누구나 살고 싶은 서울 중심도시로”

    ‘간단하면서도 힘 있게.’ 서울 서대문구 새해 첫 근무일인 2일 시무식을 간단하면서도 지역의 발전 의지를 다지는 행사로 만들었다. 이날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출근하는 직원들을 청사 현관에서 일일 맞으며 악수를 하는 것으로 시무식을 대신했다. 구는 청사 로비에서 커피 쿠폰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 룰렛 게임을 마련해 직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구청장실에서 이어진 간부 정책회의도 신년 소회와 새해 다짐, 덕담 나누기로 격의 없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성헌 구청장은 간부 직원들과 새해 구정 비전을 나눴다. 이 구청장은 “새해에는 지역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총집결시켜 속도감 있고 흔들림 없이 구정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속한 정비사업을 전력 추진해 서대문구만의 차별적 가치를 만들어가면서 구민 일상을 희망과 행복으로 가득 채울 수 있도록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누구나 살고 싶은 서울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경의선 지하화와 상부 공간 입체복합개발, 산학연구단지와 청년 창업 플랫폼이 어우러진 신 대학로 조성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카페 폭포 시설 확충과 천연동 반려견 산책로 및 황톳길 조성, 백련산 걷기 좋은 맨발길 조성, 찾아가는 야외 클래식 공연 등을 통해 풍부한 문화와 편안한 쉼이 있는 매력 가득한 일상을 주민 분들께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족돌봄청년 돌봄 서비스와 복지특례지구 사업, 터울 출산장려금 및 다자녀 개학수당 신설, 서울형 키즈카페와 우리동네 키움센터 전 동 확대, 온라인 학습 콘텐츠와 진로진학센터의 맞춤형 컨설팅 등 인생케어 서비스 정책도 공유했다. 덧붙여 “현재 수립 중인 신촌 이대 활성화 마스터플랜을 연세로 입체 복합개발 구상과 연계해 더 실효성 있게 보완하는 등 역동적인 경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정책도 역점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구청장은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고 구민 눈높이에 맞는 바른 행정을 펼쳐 더욱 신뢰받는 공직사회로 거듭나겠으며 ‘서대문에 살고 있어 행복하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실 수 있도록 주민 복리 증진과 지역 발전에 매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성헌 구청장은 이날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소통하며 떡국으로 점식 식사를 했다. 한편 이 구청장은 1일 0시를 전후해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2024 카운트다운 콘서트’와 같은 날 아침 지역의 안산 봉수대에서 개최된 해맞이 행사에 참여했으며 신년 정책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새해 구정 운영에 나섰다.
  • 다양하고 압축된 삶의 층계, 감각적 표현으로 끌어내[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시조 심사평]

    다양하고 압축된 삶의 층계, 감각적 표현으로 끌어내[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시조 심사평]

    응모작을 살피면서 작품 수준이 예년보다 고르게 향상된 느낌을 받았다. 기후위기, 요양원, 고독사 등 사회문제나 종교적 인식, 인생 성찰, 고향이나 혈연 등에서 끌어낸 원초적 그리움, 예술품에서 받은 감동 등 소재도 다양했다. 시조에 대한 이해, 참신한 시적 발상, 개성적인 형상화, 주제 의식을 끝까지 밀고 들어가는 힘 등을 심사 기준으로 세웠다. 부실한 한 수로 완성도가 무너진 작품, 개인적 감상에 빠진 작품, 상투적 표현에 머문 작품 등을 먼저 내려놓았다. 그런 작품들은 삶의 고난을 너무 쉽게 이겨내고 깨달음에 안주하고 있어서 무난히 읽히지만 관념적 서술로 삶의 실질적 모습이 덜 드러났다. ‘봄을 할인하다’는 벚나무, 꽃받침, 꽃 마트, 꽃구름, 벌 나비, 꽃잎들 등 꽃으로만 치우친 봄 풍경이 삶의 실상을 과연 어느 만큼 담아내고 있는지 의아심이 일었다. ‘동백꽃을 복사하다’는 ‘윤슬 오래 헤아려 밀려오는 꿈결처럼’, ‘오랫동안 욱신댄 앙가슴이 고요해’지기까지 진통의 실상이 관념으로 일관돼 이미지화가 미흡했다. ‘꿀벌 실종 사건’은 생태환경 위기에 울리는 경종을 시적 메시지로 전환하는 데 공을 좀더 들였더라면 좋았겠다. ‘담쟁이의 말’은 ‘높고 넓은 담벼락을 기어오르는 중년 사내’의 삶을 담쟁이로 형상화하는 숙련된 필치를 보였는데 뭔가 절실한 ‘담쟁이의 말’이 끝내 들리지 않은 채 마무리됐다. 당선작 ‘어시장을 펼치다’는 죽은 고기도 있고 산 고기도 있는 어시장이라는 다양한 삶의 층계 속에서 시를 끌어냈다. 경매사의 손짓에 따라 바쁘게 주고받는 삶의 장이 네 수 속에 잘 녹아 있다. ‘모닥불 지핀 계절’,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새벽 활기는 동백꽃을 피우고 ‘퍼덕이는 무지갯빛 물보라’를 일으키는가 하면, ‘물메기 앉은자리 곁/ 삼식이도 웃는다’에 이르러선 어시장으로 압축된 삶의 터전에 애틋함이 담긴다. ‘활강하는 갈매기 떼 생사의 먹이다툼’이 일어나는 삶의 현장을 관념적 서술에 빠지지 않고 감각적 표현으로 그리는 힘이 탁월하다. 당선을 축하하며 좋은 시인으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
  • 벼랑 위의 오리엔테이션/송천영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희곡]

    벼랑 위의 오리엔테이션/송천영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희곡]

    등장인물 김영수 (30대 초반) 신대리 (30대 중반) 구과장 (40대 초반) 지부장 (50대 초반) 무대 흔히 보는 산기슭, 나무 한그루. 무대 뒤편은 가파른 절벽이다. 절벽은 연극적인 약속에 의해 무대 앞쪽에 설치되어, 나뭇가지에 매달린 인물의 모습이 관객에게 보이도록 한다. 어둠 속. 서너 명이 크게 외치는 소리. 목소리 김영수! / 영수야! / 미스터 김! 밝아진다. 뒤쪽을 굽어보는 뒷모습의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절벽에 떨어질 듯 매달린 김영수, 나뭇가지 하나를 잡고 있다. 구과장 괜찮아? 지부장 괜찮나? 신대리 괜찮을 리가 있어요? 김영수 괜찮습니다! 지부장, 힘이 풀린 듯 바닥에 풀썩. 신대리와 구과장, 절벽을 외면하며 돌아선다. 신대리 순발력이 정말 대단했어요. 구과장 정체절명의 위기상황에 초인적인 능력이 나온다잖아. 신대리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구과장 큰일 날 뻔했다. 신대리 바위에 부딪치기라도 했어 봐요. 지부장 머리 다 터져, 골 쏟아지고……. 신대리 (절벽을 힐끗 보며) 이게 몇 미터야. 구과장 못해도 10미터는 족히 넘겠어. 지부장 이 정도 높이면 즉사야. 신대리 영수야 일단 올라와. 김영수 제가요? 신대리 그럼 네가 올라와야지. 김영수 대리님 저 잡고 올라갈게 없습니다! 신대리, 절벽 아래로 손을 뻗어 내린다. 신대리 자, 올라와. 신대리, 아래를 힐끗하는데 어지럽다. 김영수, 신대리의 팔을 잡으려고 있는 힘껏 손을 뻗지만 닿지 않는다. 신대리 (팔을 거두며) 잠깐, 잠깐 기다려봐. (구과장에게) 과장님 팔이 아예 안 닿는데요. 구과장 에이 비켜봐. 구과장, 김영수를 향해 손을 뻗어본다. 팔을 좀 더 뻗어보려 낑낑거리지만 김영수를 잡아 올리기엔 역부족이다. 구과장, 지부장을 본다. 구과장 부장님? 지부장 에이 비켜봐. 지부장, 절벽 아래로 손을 뻗어본다. 역시 닿지 않는다. 애타게 팔을 뻗어 보는 김영수. 일동은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다. 지부장 … 구과장 쉽지 않겠는데요. 신대리 어떡하죠? 지부장 김영수 사원. 김영수 네 부장님 저 좀 올려주세요. 지부장 평소 운동 안 하지? 김영수 네? 지부장 클라이밍 그런 거 안 해봤지? 김영수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지부장 응 무리지. 스스로 올라오는 건 무리야. 에이 참, 젊은 사람이 운동을 좀 하 지. 김영수 사원 잠깐 대기. 구과장 어떻게 하죠, 부장님? 지부장 끌어 올려야지. 구과장 뭘로요? 신대리 구급대 부를까요? 지부장 구급대는 안돼! 신대리 네? 지부장 우리 팀 사고 났다고 동네방네 소문낼래? 신대리 그렇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지부장 저 새끼는 왜 절벽에서 떨어져 가지고. 아, 사람 골치 아프게. 구과장 정확하게 말하면 떨어진 건 아닙니다. 신대리 구사일생으로 나뭇가지 붙잡고 있습니다. 지부장 뭐가 됐든 왜 떨어져서 이 난리냐고! 신대리 명령에 복종한 결과 아닐까요. 지부장 뭐? 신대리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누군가 내려가라고 시켰으니까요. 지부장 그러게 넌 쟤를 왜 끌어들여! 신대리 제가 언제요? 지부장 오티에 오라고 한 거 너 아냐? 신대리 네 접니다. 지부장 그니까 신대리 너 때문이지. 신대리 근데 절벽에 내려가서 보물을 찾아오라고 지시하신 건 부장님이세요. 구과장 애당초 비정규직 사원을 야외 오리엔테이션 업무에 참여시킨 것부터가 문제 의 시작이군요. 이번 보물찾기는 저희 정규직들만의 행사였습니다. 신대리 그렇다고 쟤만 어떻게 빼고 갑니까. 같은 팀인데. 구과장 (곰곰이) 쟤 보험은 되나? 신대리 비정규직은 따로 보험 등록이 안 되죠. 지부장 거 봐. 보험도 안 되는 애를 왜 오티에 오라고 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 구과장 일이 진짜 복잡해지겠는데요. 지부장 지겠는데요가 아니라 이미 복잡해졌어! 신대리 저는 저 친구 정규직 전환되는데 도움 되라고 부른 거죠. 그런데 부장님께 서 정규직 시켜준다고 절벽에 내려가라고 시킨 건요……. 지부장 됐어! 구과장 부장님, 지금 벌어진 이 상황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보시죠. 지부장 그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역분석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 매달린 김영수, 소리친다. 김영수 살려주세요. 대리님! 과장님! 부장님! 신대리 영수야 침착해. 침착하고 있어봐. 구과장, 김영수를 내려다보며, 구과장 김영수 사원. 김영수 구과장님! 구과장 우리가 살리려고 이러지, 죽이려고 이러겠나? 지부장 그래! 해결책이 나와야, 그 해결책이 널 살리는 거야. 구과장 부장님, 시간이 없습니다. 팀당 할당된 보물찾기가 3개입니다. 우리 팀은 단 1개도 찾지 못했습니다. 지부장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야. 신대리 맞습니다 부장님. 구과장 언제든 역전은 가능하죠. 지부장 좋아, 신발 끈 단단히 묶고 허리띠 졸라매서 이 상황 원인 분석을 해보지. 구과장, 브리핑을 하듯 자세를 잡는다. 구과장 60초 전 저 친구한테 물리적인 압력을 가한 건, 신대리입니다. 신대리 제가요? 물리적인 압력을 가해요? 구과장 신대리가 후배를 강제로 절벽에 끌고 갔잖아. 지부장 원래 한 다리 위가 제일 무섭지. 신대리 억울합니다. 부장님 뜻대로 행동한 게 죄예요? 무슨 책임이 있습니까, 일개 대리가. 지부장 쟤 안전교육은 안 시켰냐? 구과장 안전교육도 안 시키고 보물 갖고 오라고 시킨 거야? 신대리 정규직인 저도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요. 저부터 뭘 받아봤어야 시키든 하죠! 지부장 안전교육 안내방송 틀어주잖아! 화재 발생 시 비상구로 대피해라, 비상구 문은 상시 잠그지 마라, 지진 발생 시 책상 밑에 들어가라, 안내방송 틀어 줄 때 뭐했어! 신대리의 대답 대신, 김영수가 비명을 지른다. 그 소리에 등을 보이며 후다 닥 뒤쪽 절벽으로 달려가는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구과장 왜 그래! 신대리 떨어졌어? 구과장 몸무게를 지탱 못해? 지부장 팔에 힘이 빠져? 구과장 해충에 물리기라도 한 거야? 김영수, 팔을 부들부들 떤다. 김영수 나무가 부러질 것 같아요! 팔에 힘도 빠지고. 아, 이놈의 모기! 얼굴이랑 겨 드랑이에 물렸는데요. 아, 가려운데 긁지도 못하고. 죽겠어요! 신대리 떨어질 거 같아 죽겠는 거야, 가려워 죽겠는 거야? 구과장, 신대리의 뒤통수를 친다. 구과장 지금 그게 문제야? 지부장 조금만 참아! 지금 구할 방법을 간구 중이야! 지부장, 절벽을 등지고 돌아선다. 뒤 따라 돌아오는 구과장과 신대리. 지부장 자, 빨리 서두르자. 저대로 뒀다간 큰일 나겠어. 지금으로서는 용단이 필요 해. 누군가 내려가서 끌고 와야 할 거 아니야. 신대리 내려가서 끌고 올라오라고요? 구과장 가장 적임자는 신대리라고 생각합니다. 자네가 제일 건장하고! 신대리 무슨 말씀이세요, 다리가 얼마나 약한데……. 구과장 해병대 출신이잖아! 신대리 해병대는 바다에서 활동한다니까요. 산은 타본 적도 없어요. 게다가 저 몸 치에요. 구과장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악으로 깡으로! 신대리 저 곧 한 아이의 아버지 될 사람입니다. 제 몸이 한 가족의 미래이자 희망, 한 가정의 전부라는 말이에요. 김영수 어……! 어! 나무가 부러질라 그런다! 팔의 힘은 더 빨리 빠진다! 지부장 시간 없어, 빨리 가서 구해! 해병대 정신으로! 신대리 고소 공포증 있습니다. 아파트도 5층 이상은 살아본 적도 없어요. 그 흔한 남산타워도 가다 말았구요. 개인 특성상 김영수를 구하는 건, 제게 적합한 일이 아닙니다. 김영수 모기가 떼로 달려든다! 눈꺼풀을 물었다. 아, 따가워! 모기한테 물린 데가 부어오른다! 그래서 더 무거워진다! 신대리 이 문제는 계급장 떼고 공정한 판단으로 선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구과장 공정차원이라면 부장님께 한 표 드리겠습니다. 신대리 동의합니다. 김영수 누가 됐든 동의에, 동의에, 동의합니다! 지부장 조용! 이것들이 수평적인 조직 사회를 위해 오냐오냐 했더니, 내가 니들 친 구야? 내 나이가 몇이야! 혼자 서 있기도 힘들어. 나는 숨만 쉬어도 녹초 야! 이런 일은 공정 차원이 아니라, 효율적인 면을 고려해서 선발을 해야 지! 신대리 효율이라면, 아……, (태도를 바꾸어) 과장님. 제가 평소 본 과장님은 매사 차분하고 빈틈없는 완벽한 일처리!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감정의 동요가 없는 분, 맞습니까? 구과장 감정의 동요, 없으려고 노력하지. 신대리 그런 의미에서 효율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구과장님이 적합하십니다. 저기, 저 작은 틈을 섬세하게 내려갈 수 있는 사람, 여리여리한 체형! 섬세 한 감각! 절벽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영웅적인 행위는 감정 없이 오직 이성 적인 판단으로만 해낼 수 있는 일 아닙니까. 지부장 응, 구과장이라면 나 역시 항상 믿고 맡길 수가 있어. 구과장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부장님 늘 저를 믿고 맡겨주시는 점,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구과장, 벌떡 일어나서 잠시 서성이다가 구과장 그러나 부장님 기억하실 겁니다. 지난 봄, 사장님 배 사내 축구대회. 당시 영업 A팀의 박과장이 악의적인 방법으로 부장님께 걸어온 태클을! 제가 온 몸으로 막아냈던 것을요! 저 그때의 사고로 십자인대가 끊어졌습니 다. 구과장, 종아리를 걷어 올려 상처를 보인다. 구과장 보통 통계학적으로 보면 30대 이후로 십자인대가 손상되는 경우 불구가 되 는 가능성이 80프로 이상으로 아주 높다고 하는데요. 저는 운 좋아 겨우 걸 어 다닙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삐끗 나간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죠. 김영수, 비명을 지른다. 김영수 이젠 환청까지 들려요! 모기들이 귓속에서 토론을 합니다!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서로를 마주본다. 신대리 결국에 우리 세 명, 아무도 적합하지 않은 건가요? 구과장 이 프로젝트 실패입니까? 지부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한 바퀴를 휘 돈다. 지부장 신제품을 만드는 거야. 구과장 무슨 신제품이요? 지부장 김영수를 구할 신제품! 주변을 잘 살펴봐, 뭐가 제일 많지? 신대리 (두리번거리며) 나뭇가지입니다. 지부장 나뭇가지로 줄을 묶어서 일종의 사다리 형태를 만드는 거야. 그리고 그걸 잡고 올라오게 하는 거지! 신대리 나무에 넝쿨을 감고 고정 시켜서요? 구과장 디자인 좋습니다. 부장님! 지부장 자, 실행에 옮겨 볼까? 신대리와 구과장, 지부장의 지시에 따라, 나뭇가지에 넝쿨을 묶고 매듭을지 어 길게 사다리 형태를 만든다. 지부장 그렇지, 그쪽을 더 세게 묶어야지. 아니지! 더 꽉! 세게! 그래, 거기가 가장 힘을 많이 받는 위치야. 좋아! 지부장의 감독 하에 사다리를 만들어 나가는 신대리와 구과장. 이윽고 사다리가 만들어졌다. 구과장 완성했습니다. 지부장 시범테스트! 테스트가 굉장히 중요해. 우리 영업 B팀의 정신! 신대리 테스트가 실패율을 낮춘다! 구과장 정직과 근면성실로 고객에게 완전한 제품을 제공한다. 신대리 불량품이라는 재고가 남을 지라도! 구과장 안전을 위해 사익을 따지지 않는다! 구과장, 신대리 근면 성실 영업 B팀 야호! 지부장 제품을 늘여 뜨려! 구과장과 신대리, 사다리를 나무에 걸어 늘어뜨린다. 구과장 신대리, 자네가 김영수야. 지부장 잡고 올라오게! 신대리, 나무 밑에서 사다리를 잡고 올라오기 시작한다. 한 칸 한 칸 오르는 신대리의 모습, 긴장감이 감돌고, 신대리의 체중이 전부 실리자, 사다리가 팽팽해진다. 그때 매듭이 툭 풀리고 신대리, 엉덩방아를 찧는다. 신대리 테스트 결과, ……실패입니다. 지부장 ……이래서 테스트가 중요한 거야. 바로 실행에 옮겼어봐, 쟤는. 김영수 (비명 소리) 떨어집니다! 구과장 결과는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신대리 영수야! 김영수 물 좀 주세요. 목말라 죽겠어요. 신대리, 가방에서 물병을 꺼내 각도를 맞춰 던져준다. 김영수, 한손으로 위태롭게 물병을 받으려는데, 물병이 영수의 머리를 맞고 떨어진다. 김영수 아……! 신대리 아씨 미안하다. 괜찮냐? 김영수 신대리님! 신대리 어 그래 영수야. 당은 안 떨어지냐? 김영수 떨어집니다! 신대리 너 여기서 당까지 떨어지면 진짜 큰일 나는 거야. 신대리, 주머니를 뒤져 초콜렛을 깐다. 신대리 손 풀지 말고 입으로 받아. 할 수 있지? 김영수 네 대리님! 신대리, 초콜렛을 던지고 김영수 받아먹으려고 한다. 한 개 두 개 실패하고 세 번째에 성공한다. 신대리 잘했다. 잘했어 영수야. 지부장,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소매를 걷어 올린다.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사이. 지부장 사고의 역발상. 프로젝트 B로 넘어간다. 구과장과 신대리, 놀란 듯 서로 마주본다. 지부장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가 뭐지? 구과장 절벽에서 올라올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죠. 지부장 내려가는 거야. 구과장, 신대리 네……? (깨달은 듯, 동시에) 네! 지부장, 뒤 절벽으로 붙어 외친다. 지부장 김영수. 김영수 네. 지부장 올라올 생각을 하지 마. 김영수 네? 구과장 올라오기 힘들잖아. 신대리 그러니까 내려가래. 김영수 뭐라구요? 구과장 손에서 나뭇가지 놓고 절벽 아래로 천천히 내려가는 거지. 지부장 이게 바로 사고의 역발상! 김영수 내려갈 수 없어서 매달려 있는 거 몰라요! 신대리 저 근데 부장님, 저 아래는 계곡인데요. 김영수 내려가다 발이라도 잘못 헛디디면……! 구과장 대가리 터져 죽는 거지. 지부장 버티다 못 버텨서 떨어지면! 구과장 그것도 대가리 터져 죽는 거지. 그렇게 죽는 건, 사는 것만 못하죠. 지부장 그러니까 가장 궁극적인 해결방법은. 신대리, 두려움에 눈이 커져 구과장과 지부장을 번갈아본다. 사이. 지부장 문제를 문제로 보지 않는 거야. 올라올 수 없는 게 문제니까, 내려가는 거 지. 김영수 내려갈 수 없으면요? 지부장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건가? 구과장 그런 정신으로 정사원 되겠어? 김영수 미치겠네……! 지부장 김영수, 잘 들어. 가장 중요한 건 생각이야. 내려가면서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 뇌가 문제를 인지를 하면 인간은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어! 자, 따라해.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김영수 (이성을 잃고)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구과장 조용히 해! 누가 들으면 어쩌려구 그래? 지부장 사장이 들으면 우리 팀 사고 쳤다고 팀 점수 깎여! 그걸 바라나? 신대리 그건 안 돼, 영수야! 김영수 사람 살려요! 사람! (괴성을 지른다.) 지부장 조용히 하라니까 임마! 구과장 정말 자기 입장만 생각할 거야? 원래 이렇게 이기적이었나? 지부장 사람이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 바닥이 드러나는 거야. 김영수 지금 내가 죽게 생겼어! 신대리 진정해 영수야. 지부장 공동체 의식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놈. 구과장 구조 받을 자격도 없는 놈! 지부장, 서성거리며 심사숙고한다. 지부장 큰일이군, 정말 큰일이야. 구과장 가뜩이나 팀 실적도 안……, 지부장 이런데 와서까지 문제 일으킨 팀으로 낙인이 찍힐 거야. 구과장 낙인은 절대적으로……, 지부장 이번 오티는 사장님 직접 명령에, 직접 참석까지. 중차대한 업무연장일세. 행운의 보물찾기. 그래, 그런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 백 프로 불이익이 야. 구과장 그럼요 이게 보통 보물찾기입니까. 신대리 각 팀의 성실도와 능력치를 판단하는 절대 테스트였죠. 구과장 다음 달 인사고과 선반영까지! 지부장 그게 이번 오티의 포인트야. 구과장 그러니 더더욱 구조요청은 안될 일입니다. 지부장 운세니 풍수지리니 사주팔자, 이런 거에 아주 민감한 사장님인데. 구과장, 신대리 동시에 고개를 끄덕인다. 김영수의 비명소리. 살겠다고 바둥바둥 한다. 지부장 잘 생각하자. 지금 상황은 물론, 모든 일에는 동기부여가 최우선이야. 신대리 그렇죠, 동기부여! 지부장 결자해지. 구과장 문제를 발생시킨 자신이 그 문제를 해결한다. 신대리 동기부여와 결자해지를 합치면! 구과장 아, 스스로 올라오면 김영수를 바로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준다, 어떻습니까? 신대리 (깨달은 듯) 아! 지부장 좋아! 세 사람, 합의한 듯 손을 하나로 모은다. 그러는 사이, 김영수는 가까스로 발을 뻗어 튀어나온 돌부리 하나에 발을 디딘다. 혁대를 풀어 제 몸과 나뭇가지를 하나로 묶는다. 그렇게 양 손이 편 해지자 알 베긴 팔을 풀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이후 김영수는 세 사람의 대화가 길게 이어질수록 정신이 혼미해지고 힘들어하며 구역질을 하기도 한다. 지부장 그게 가장 좋지만……, 그러나 이미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된 바……. 먼 산을 바라보는 지부장, 이윽고 심오한 눈빛으로 구과장을 쳐다본다. 구과장, 그윽한 눈빛으로 응수하며 구과장 결국 손 쓸 틈도 없이……. 지부장 애석하게도……. 구과장 그 누구도 책임질 수 없었던……. 구과장, 어리둥절한 신대리의 고개를 숙이게 한다. 지부장 우리 다 같이 고개 숙여 애도의 마음으로 묵념합시다. 일동 묵념. 지부장, 구과장, 신대리. 절벽을 향해 묵념한다. 묵념을 마치고, 지부장 태도가 바뀌어서 지부장 사고 발생 시 회사차원에서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 찾아. 구과장 (휴대전화를 꺼내 읽으며) 사내 사고 매뉴얼입니다. 사고 상황이 업무의 연장이었는지 확인한다. 사고로 인한 임직원의 건강상 태 체크 및 보험처리 가능 범위 안에 있는지 확인한다. 보험 완료 후 최소 2주에서 최장 6개월의 휴직이 가능. 그 이상의 치료가 요구될 경우 계약기 간이 자동종료, 최대 30프로의 퇴직금이 지급된다. 지부장 좋아 그렇게 처리해. 구과장 아, 그러나 김영수는 정규직이 아니라 이 경우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습니 다. 지부장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구과장 (신대리에게) 어떻게 해야 하나? 신대리 우선 오티 참석에 따른 초과근무수당 반영여부를 확인해야 하구요. 구과장 오티 참석의 강제성 여부 확인 또한 필요합니다. 신대리 사고에 따른 개인의 손해는 회사와 추후 논의를 요하죠. 구과장 그렇게 되면 회사가 손해배상을 해줘야하는데, 김영수 측에서 소송까지 걸 거고. 구과장 최악의 사태에는 팀 전체 해고로……. 지부장 (벌떡 일어나며 외친다) 안 돼! 신대리, 털썩 주저앉으며 신대리 그럼 어떡하죠? 방법이……. 지부장 신대리 다음 달에 애기 태어나잖아. 신대리 네. 지부장 자네의 비전은 아이의 미래일세. 비정규직 사고사가 알려지면 우리만의 문 제가 아니야. 자네 아이의 문제가 되는 거야. 태어나기도 전에 문제를 안고 태어나는 거야. 신대리 그럴 수가…. 구과장 문제없이 태어나도 문제투성이야. 지부장 자네, 아이, 우리 모두가 사는 건……, 신대리 네, 무슨 말씀인지 정확히 이해했습니다. 구과장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전 그래서 결혼도 안 했습니다. 앞으로도 안 할 계 획입니다. 결국 결혼이라는 것도 주제에 맞는 사람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하 기 때문에. 지부장 요즘 사람들 누가 결혼을 해. 일부러도 안 해, 안 하는 게 낫지! 마주보는 신대리와 구과장. 지부장 나 갈라섰다. 구과장 아, 결국, 신대리 사모님과 결국……, 지부장 내 뒤통수만 봐도 숨이 막힌대. 애들 얼굴이라도 보고 싶으면 양육비나 제 때 보내란다. 이 회사 아니면 어디서 애비 노릇을 하겠냐? 나부터 정신 바 짝 차려야 돼. 인생이 호락호락하지가 않아. 아직도 날마다 뭔가 배운다. 오늘이 내 제일 젊은 날이잖아. 그게 또 슬퍼. 체력이 안 되는 거야. 힘이 쭉쭉 빠져. 전기 차단기 내려가듯이 하나씩 뚝뚝. 지부장의 말을 끄덕이며 경청하고 있는 구과장과 신대리. 지부장 세상이라는 게 모든 인간은 평등한데 어떤 인간들은 다른 인간들보다 더 평 등해. 우리 같은 인간들에게 삶은 고뇌이자 투쟁이다, 그 말이야. 김영수, 이전과는 다른 소리로, 크게 괴성을 내지른다. 김영수 사람 살려! 저 미친놈들이 날 죽인다! 사람 살려! 구과장,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구과장 그래요,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이 투쟁의 삶을 견딘다는 것. 제대로 된 줄 하 나 잡으려고, 아등바등, 썩은 동아줄인 줄도 모르고, 매달려 대롱대롱! 김영수 더 이상 힘이 안 들어가! 견딜 수가 없어! 사람 살려! 신대리 (울먹이며) 쟤나 우리나……. 구과장 (김영수에게) 넌 죽으면 그만이지! 우리는 살아야 돼. 사는 게 얼마나 괴로 운 지 알아! 우리는 임마, 하루하루가 벼랑 끝이야. 내 머리에는 태양이 비 추질 않아. 내 삶의 태양은 죽었어.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왜 때문 에! 살아가는 걸까……. 지부장 모든 게 계획적인 거야. 산 속에서 보물찾기, 이 허무맹랑한 게임. 사고발생 까지 전부. 사장은 소문이 무성해. 누구는 전직 무당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사람 속을 훤히 꿰뚫어 보는 독심술사라고 하지. 팔에 묵주를 다섯 개씩 차 고 요상한 빛깔의 색안경에, 형형색색의 부채를 손에 쥐고 폈다 접었다, 폈 다 접었다……, 마치 우리의 영혼을 다 꿰뚫어보는 듯한 차가운 눈빛. 피라 미드 꼭대기에 위치한 자의 냉엄한 시선……! 오늘 우리는 그 덫에 걸려든 거야. 지부장, 가방에서 소주를 꺼내 잔을 들어 올린다. 지부장 이리 와. 한잔 씩 해.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소주잔을 부딪치고 들이킨다. 구과장 승진은 못하더라도 자리는 붙어있으셔야 됩니다. 신대리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자리는 붙어있어야 합니다. 구과장 산전수전 공중전에 돌려차기까지 하면서 버틴 자리 아닙니까. 신대리 맞습니다. 지부장 이 시점에서 비정규직인 김영수 구하려다 누가 하나 다치면 좋은데. 신대리 네? 지부장 구하려 했다는 증거 같은 느낌으로? 구과장 그 증거 느낌 좋은데요? 신대리 팀 차원 포상도 생기겠죠? 지부장 최소한 상장 하나는 받겠지. 구과장 그렇죠, 보물 따위 못 찾아도 팀워크 가산점에! 벌떡 일어나는 신대리. 신대리 그렇다면 제가 다치겠습니다. 구과장 아니야 자넨 애도 있는데, 제가 다치겠습니다! 구과장, 바닥에서 큼지막한 돌멩이를 들어 올린다. 신대리에게 건넨다. 구과장 날 때려봐. 신대리 구과장님 왜 이러세요. 구과장 (눈을 감으며) 괜찮아. 신대리 동방예의지국에서 후배가 선배를 어떻게 이런 흉기로 때립니까. 구과장 (지부장에게, 소주병을 들게 하며) 머리 한 대 세게 맞고 제가 우리 팀을 위 해 희생하겠습니다! 신대리 아뇨 부장님, 저를 때리세요. 제가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멉니다. 아들이 있어요, 저는. 구과장 애가 있으니까 몸 사려야지. 신대리 지금 사리면 제 아들의 미래는 없습니다! 구과장 저를 치세요! 신대리 (동시에) 치세요! 지부장을 향해 머리를 들이민 구과장과 신대리. 지부장 아니다, 나를 쳐라. 내가 그래도 명색이 부장인데, 어떻게 눈앞에서 너희들 다치는 걸 보고 있겠냐. 내가 대표로 머리 한 번 깨지고 유혈 낭자 한 번 하고, 구과장 그럼 이렇게 합시다. 우리 똑같은 할당량으로 다치는 겁니다. 신대리 시나리오를 짜시죠. 제가 먼저 김영수를 구하러 갔는데. 지부장 아니지, 내가 먼저 가야지. 연장자가. 구과장 상식적으로 상급자가 먼저 행동을 한다는 건 논리에 맞지 않습니다. 중간자인 제가 먼저 행동하고, 신대리 막내인 제가 제일 먼저, 그 다음 구과장님, 마지막으로 지부장님이. 지부장 그래. 신대리가 먼저 뛰어가, 그때까지 우리는 심각한 일인 줄 몰랐던 걸로. 신대리 구과장이 내가 미끄러질 것 같은 걸 보고 나선 걸로. 지부장 그 다음은? 신대리 구과장님이 저를 잡고, 그 뒤에 지부장님이 또 구과장님을! 구과장 우리가 힘을 합해서 정의롭게 막내 사원 김영수를 구하려고 한 거죠! 지부장 좋다! 근데……, 구과장 근데? 지부장 이게 사고가 아니야. 신대리 예? 지부장 우리는 김영수를 구하려고 했어. 근데 얘가, 얘가 손을……. 구과장 놓아버린……, 거죠! 신대리 (손으로 입을 가리며) 자, 자, 자……살이요? 구과장 (곰곰이) 팀 차원으로 보면 우리는 할 도리를 다 했다는 엔딩……, 좋은데 요? 지부장, 무언의 끄덕임을 한다. 신대리 ……하지만 그렇다고 영수를 이렇게. 지부장 어쩔 수 없어. 인생 각자 사는 거야. 쟤 가도 네 인생은 네가 살아야 돼. 각 자도생. 구과장 예……, 부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손을 하나로 붙잡고 도원결의를 한다. 돌멩이를 하나씩 손에 쥐는 세 사람. 지부장 누구부터 갈래? 구과장, 바닥에 몸을 구른다. 흙먼지가 잔뜩 묻은 상태, 팔 다리 다 걷어 부 친다. 그 모습에 신대리와 지부장, 같은 상태로 몸을 만든다. 구과장 자, 가봅시다. 신대리, 돌멩이로 구과장의 머리를 때리려다 말고, 살포시 등짝을 치고 눈치 본다. 신대리 아프세요? 지부장 장난 치냐? 피는 나야지! 그냥 막 함부로 때려. 신대리 구과장님께 사적인 감정 전혀 없이, 사무적으로 한 대 가겠습니다. 구과장 (구호하며) 근면 성실 영업 B팀 야호! 신대리, 구과장의 머리를 향해 돌멩이로 세차게 가격. 그대로 머리 부여잡고 주저앉는 구과장. 머리를 만져서 피가 났는지 확인. 지부장 돌이랑 돌이 만나니까 흠집도 안 나네. 신대리 주먹으로 갈까요? 이게 상처가 티가 나게 남아야 할 텐데요. 구과장 그래 굴러서 다리가 까지든 뭐든. 지부장, 불시에 구과장의 머리를 세게 가격한다. 그대로 나자빠지는 구과장. 지부장 어때! 안 아팠지? 구과장, 일어나서 바닥에 쓸린 무릎을 확인. 살갗이 뜯어진 상태 확인. 구과장 너무 좋았습니다. 부장님! 지부장 그 다음은 나! 신대리, 지부장의 뒤통수를 세 게 가격. 고꾸라지는 지부장, 일부러 더 큰 액션으로 바닥을 구른다. 뿌듯해하는 신대리, 불시에 뒤통수를 가격하는 구과장. 엎어지는 신대리. 지부장과 구과장, 발로 걷어찬다. 감정상한 신대리 일어나 지부장에게 주먹을, 주먹에 얼굴 제대로 가격당한 지부장,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지부장 너 이리 와봐. 신대리 네? 지부장 얼굴 바짝 와봐. 구과장 부장님 감정 섞지 마세요. 이건 업무의 연장입니다. 신대리 전 진정 사무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부장 공평하게! 할댱량 채워! 구과장 그래 신대리, 너만 피가 안 났어. 서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순서 상관없이 마구 뒤엉켜 쥐여 패기 시작한 다. 한 대 두 대 맞다 보니, 감정이 격해진다. 서로 멱살 잡고, 헤드락 걸고, 물어뜯고 싸운다. 아수라장. 그때 소리치는 김영수. 김영수 보물이다! 지부장 뭐? 구과장 뭔, 물? 김영수 보물! 보물이 여기 있어요! 보물이! 싸움을 멈추고 절벽 뒤로 몰려가는 세 사람. 머리가 헝클어지고,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곳곳에 피가 난 상처들, 어느새 광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손을 뻗어 보물을 집는 김영수. 지부장 어떻게 생겼어? 얘기 좀 해봐. 김영수 짙은 고동색의 나무 상자입니다. 지부장 고동색이면 백 퍼센트야. 사장이 똥색을 좋아하잖아! 구과장 맞다! 똥색이나 금색이나 같은 색이라고! 지부장 사장이 일부러 저런 곳에 보물을 숨겨둔 게 틀림없어! 구과장 왜죠? 왤까? 왜지? 신대리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물을 찾아라! 지부장 그렇지! 팀원 협력지수 측정이라는 부가가치까지! 구과장 역시 사장은 아무나 사장이 아니군요. 지부장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보물이었어! 신대리 팀원 누군가 희생하지 않으면 절대 찾아낼 수 없는 보물! 구과장 공동체와 희생정신을 증명해야 할 미션! 지부장 사원의 희생정신이 중요하다! 사장이 일평생 외치며 추구하던 회사의 비전 이야. 구과장 모든 게 계획되어 있었군요. 지부장, 서둘러 겉옷을 벗는다. 지부장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보물을 끌어올리고 김영수를 살려내서 우리 영업 B팀의 훌륭한 공동체 의식을 보여줄 차례야. 신대리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제 아들의 미래를 위해 이 한 몸 받쳐 미션을 성공으 로 이끌어내겠습니다. 지부장 옷들 벗어. 서로 몸을 묶어서 김영수를 끌어올리자구. 구과장 좋습니다. 세 사람, 겉옷을 벗어 밧줄처럼 서로의 몸을 묶고, 나무 밑동에 지지대를 묶 는다. 서로 손에 손을 붙잡아 인간 밧줄을 만든다. 길게 늘어선 세 사람.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순으로 절벽을 향해 다가간다. 신대리 김영수. 줄을 잡아! 김영수, 손을 위로 뻗어 올린다. 손에 손을 붙잡은 세 사람, 합동하여 조금씩 절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들이 내린 옷자락이 김영수의 손에 닿을락 말락한다. 지부장 잠깐만. 구과장, 신대리 네? 지부장 보물부터 올리라고 해. 구과장 네. 보물 올린 다음에, 그 다음엔요? 지부장 보물까지 들고 있으면 무거우니까 무게를 덜자고! 그래야 김영수를 올리는 일이 수월하지! 구과장 네! (신대리에게) 해봐! 신대리 보물부터 이 옷자락에 묶어! 김영수 저부터 살려주세요! 신대리 넌 그 다음에 올리래! 구과장 말 똑바로 안 전할래? 신대리 넌 그 다음에 올린대! 김영수 보물만 가져가고 난 안 살려 줄까봐 그런다! 지부장 김영수! 우리 못 믿냐? 김영수 믿고 싶어요! 구과장 보물부터 올리는 건 테스트야, 테스트! 지부장 그래! 테스트! 보물이 올라오는 과정을 시뮬레이션이라고 생각해봐! 신대리 그 다음에 올라와야 더 안전하게 올라오는 거야! 김영수 무섭다니까! 살려주세요! 살려줘! 살려내! 지부장 그냥 산다고 다 사는 거 아니야! 구과장 지금이 네가 제대로 살 수 있는 그 기회야. 신대리 우리를 믿어! 김영수 믿게 해봐! 지부장 우리가 너 살리려고 이러지, 죽이려고 이러냐? 신대리 (앵무새처럼 따라서) 우리가 너 살리려고 이러지, 죽이려고 이러냐? 구과장 김영수! 지부장 시간 없어! 김영수 시간은 내가 없어! 지부장 이 새끼가! 김영수 나 정규직 그딴 거 안 해! 다 필요 없으니까 나 살려내라고! 신대리 영수야 진정해! 일단 다 살아야지 안 그러냐? 김영수, 세 사람이 늘어뜨린 옷자락에 보물을 묶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세 사람. 김영수, 양손으로 줄을 잡고 사람들을 노려본 다. 절벽 위와 아래가 옷자락 줄로 팽팽해진다. 구과장 보물 잡은 손 놔! 지부장 손 놓으라고! 김영수 나까지 끌어올려! 신대리 야! 김영수! 지부장 손 놔! 이 새끼야! 손! 김영수 못 놔! 이 새끼야! (줄을 더 꽉 잡으며) 사람 살려! 이놈들이 사람 죽인다! 사람 살려! 지부장 조용히 하라고, 조용! 김영수 사람 살려! 사람 살려! 구과장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이래? 김영수 (더욱 더 크게) 사람 살려! 사람 살려! 구과장 진정해 이 새끼야! 지부장 이기적인 놈이 지부터 살겠다고! 김영수 올려! 올리라고 이 개새끼들아! 지부장 저, 저, 저! 바락바락 소리 지르는 거 봐! 구과장 부장님 이러다 다 놓치겠는데요? 김영수 야이 개새끼들아. 이 와중에도 니들 밥그릇만 챙기냐. 나는 그릇도 없다! 아무리, 아무리 내가 계약직이라지만 사람 목숨까지 일회용이냐! 천둥번개 치는 소리. 일동 미끄러지며 대열이 흐트러진다. 신대리 어, 어! 구과장 어, 어! 지부장 어, 어! 신대리 미, 미끄러진다. 안 돼! 지부장 야! 구과장 김영수! 신대리 영수야! 구과장 김영수! 번쩍이는 번개, 이윽고 천둥소리.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일동 비명. 그 소리와 함께 어두워진다. 막.
  • “시민이 체감하는 큰 변화 만들 것”…박승원 광명시장 신년사

    “시민이 체감하는 큰 변화 만들 것”…박승원 광명시장 신년사

    “광명의 미래를 위해 지난해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시민과 함께 극복했듯이 올해도 시민들의 힘을 모아 새로운 변화를 향해 도전하겠습니다.”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이 신년사를 통해 ‘시민이 체감하는 도시 변화 만들기’를 2024년 정책 목표로 삼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민의 삶을 옥죄었던 3년간의 코로나 19 펜데믹, 에너지와 식량 수급 문제를 가져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간 패권 경쟁 속에 지속되는 경제위기와 시시각각 현실화하는 기후 위기,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민생 위기에 맞서 시민과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미이다. 박 시장은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올해 ▲활력 넘치는 민생 친화도시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탄소중립 선도도시 ▲다 함께 성장하는 사람 중심도시 ▲어디서나 누리는 행복 채움 문화도시 ▲내일이 기대되는 미래형 자족도시를 5대 시정 핵심전략으로 삼아 광명의 미래를 키우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따라 시는 공공일자리 사업, 신중년 인생+(플러스센터) 등 일자리 창출 사업과 민간기업과 구직자를 이어주는 구인업체 발굴단, 4차 산업분야 인재양성 교육 등 민간 일자리 연계사업, 일자리 교육 등을 추진해 시민 생활 안정을 위한 1만 41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지역경제의 핵심인 소상공인과 기업이 안심하고 경영할 수 있도록 전년 대비 10억원을 증액한 120억원의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통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고, 폐업 소상공인 재개장 지원금을 1000만원으로 상향해 재기를 뒷받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해외전시회 단체관 운영을 통한 해외 판로 확대 지원,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ESG경영 기반 구축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여 활력이 넘치는 민생친화 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인구변화에 대응한 생활 정책도 다각적으로 시행한다. 여성과 양육가정을 위한 첫돌 축하금을 지원하고 여성소통 공간을 개소할 계획이며, 청소년 대중교통비 지원사업도 새로 도입한다. 청년을 위한 문화공간인 제2청년동 조성, 어르신의 삶이 편리해지는 스마트 경로당 운영, 평생학습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통한 평생학습지원금 효율화 등 전 생애 돌봄서비스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속가능한 미래 기반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책도 지속한다. 시는 2050 탄소중립도시 실현을 위해 수립한 6대 전략과 100개 추진 과제를 차질 없이 실행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올해부터는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도가 새로 도입되고 5억원의 기후대응기금도 조성된다. 이와 함께 탄소 발자국을 지우는 생태자원인 ‘정원’ 활성화를 위해 안양천 국가정원 지정 추진, 철산동 가로숲길, 안양천 덮개공원, 영회원 수변공원 조성 등을 추진한다. 도시 경쟁력 강화의 밑거름이 될 ‘문화 분야 인프라’ 확충도 속도를 낸다. 올해 청소년예술 창작소와 광명시 제1호 광명동초 학교복합화 시설 개관이 예정돼 있고, 국립소방박물관, 일직동 공공도서관 문화복합센터, 철산동 시민건강체육센터 신설과 소하동 노인건강지원센터, 파크골프장, 광명종합복지관 건강센터 등 지역 주민의 문화, 안전, 건강을 지키는 다양한 인프라 구축이 진행된다. 광명시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인 광명동굴을 중심으로 생태, 문화, 쇼핑이 함께하는 복합문화단지 개발도 다시 시작된다. 자족도시 실현을 위해서는 신·구도심 간 균형 개발과 앵커기업 유치, 광역교통 개선에 시정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광명뉴타운과 공공재개발, 구름산지구 개발을 신속히 진행하고 철산·하안동 재건축 지구는 지구단위계획 수립으로 사업성 향상을 꾀한다. 소하동 도시재생지역은 어린이와 가족에게 특화된 거점시설로 조성하는 목표를 세웠다. 철산동 지하공영주차장을 통해 원도심 지역의 시민 편의 향상도 기대된다. 2일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철산동 지하공영주차장은 구도심 주차난 해소와 철산역 환승 편의 향상, 인근 상권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 시장은 수도권 서남부 교통 관문이 되기 위해 시민의 숙원 사업인 광역교통 개선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점을 이번 신년사를 통해 재차 강조했다. 시는 이미 경제성이 확보된 신천~하안~신림선 노선을 유치해 생활 교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도시광역철도망 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교통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 우크라서 의무병 봉사하다가…英 20대 여성의 죽음 [월드피플+]

    우크라서 의무병 봉사하다가…英 20대 여성의 죽음 [월드피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자원봉사를 위해 전장으로 나간 영국의 한 여성이 크리스마스 이브날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지난 18개월 간 전장에서 전투의무병으로 자원봉사한 영국인 캐서린 미엘니츠크(26)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런던 출생의 캐서린은 원래 브리스톨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졸업생이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그녀의 인생 행로는 완전히 바뀌었다. 자신이 갖고있는 작은 의료 지식을 활용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마음먹은 것. 이후 그는 우크라이나의 특수작전부대에서 전투의무병으로 복무하며 전장을 누볐다.보도에 따르면 캐서린은 지난 18개월 동안 국제 봉사단체와 함께 자원봉사하며 전방에 의료품과 장비를 운반하고 부상당한 전투원들을 치료하는데 전념했다. 특히 사망 전날인 지난 23일 그가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페이스북 게시물은 큰 슬픔과 안타까움을 준다. 그는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거나 크리스마스를 축하할 수 없다'면서 '전쟁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재앙이며, 희망을 잃고 매일 비극을 목격하고 있는 우리에게 친절한 말 한마디가 엄청난 힘을 줄 수 있다'고 썼다. 그러나 캐서린은 '친절한 말' 한마디로 제대로 듣지 못하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다만 현재까지 캐서린의 사망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우크라이나 자원봉사 단체인 프로젝트 콘스탄틴은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게 돼 깊은 유감"이라면서 "이같은 사실을 가족에게 알렸으며 시신이 빠르게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 [단독] “얼마 받고 키우냐” “무슨 덕 보자고 남의 애를” 가시가 박혀도…“아이 덕분에 다른 삶” “와줘서 고마워” 울타리가 되어 준 가족들[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단독] “얼마 받고 키우냐” “무슨 덕 보자고 남의 애를” 가시가 박혀도…“아이 덕분에 다른 삶” “와줘서 고마워” 울타리가 되어 준 가족들[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어른의 잘못으로 홀로 남겨진 아이는 갈 곳이 없다. 의사 표현은 물론 아직 걸음도 떼지 못한 아이들은 그렇게 죄없이 세상의 냉대 속에 던져진다. 할아버지·할머니 등 친인척이 맡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런 아이들을 품는 위탁가정은 2022년 기준 974가구, 이들에게 맡겨진 아이는 1126명이다. 서울신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170명의 위탁부모들은 그런데도 하나같이 “아이 덕분에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고마운 건 오히려 우리”라고 했다.#소망이의 ‘꿈’ 끈에 묶여 있던 장애아 끈질긴 치료로 호전돼 “경찰관이 되고 싶대요” 2013년 생후 14개월의 소망(13·가명)군을 마주한 박정자(61)씨는 마음이 무거웠다. 둘째 딸을 입양한 뒤 느꼈던 행복과 보람만큼 위탁부모로서의 역할도 해 보려 했지만 막상 아이를 맡으려니 망설여졌다. 소망이는 당시 대한사회복지회 입양기관에 있던 14명의 아이 중 아무도 원하지 않아 돌봐 줄 가정을 찾고 있던 마지막 남은 장애아동이었다. 하루 종일 빨아 손가락이 벌겋게 짓무르고,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했던 소망이는 안전상의 이유로 기둥에 묶여 있었다. 소망이는 태어나자마자 사회복지협회에 맡겨졌다. 지적 장애를 앓고 있던 소망이의 친모는 특별한 주거지 없이 지하철역과 공원 등 길에서 노숙 생활을 했다. 태어난 직후 돌봄을 받지 못한 소망이는 뇌전증을 얻게 됐다. 장애가 있다 보니 누구도 선뜻 맡으려 하지 않았고, 돌도 지나지 않은 갓난아이는 시설에만 있어야 했다. 박씨처럼 학대 아동이나 장애가 있는 아동을 돌보는 전문 위탁부모의 수는 아주 적다. 2022년 기준 전체 9330명의 위탁아동 가운데 전문 위탁부모에게 맡겨지는 아동은 2.5%인 237명에 그친다. 학대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훨씬 많지만, 전문 위탁부모가 그 수치를 따라가지 못한다. “나이도 있으신데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시나요.” 소망이와 함께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가 던진 말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박씨에게 상처로 남아 있다. 박씨는 “나이 많은 부모인 우리 집에 왔다는 이유만으로 아이가 그런 말을 듣는 게 화가 났다. 기어코 제대로 키워 보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고 했다. 소망이가 두 돌쯤 되자 박씨는 서울 강남과 경기 안산 등 전국의 유명한 소아청소년과를 다니면서 치료를 시작했다. 언어치료, 그림치료, 놀이치료 등 소망이에게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 찾아갔다. 이런 노력에도 소망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유치원에 다닐 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초등학교 입학 직전에는 발달 지연 판정을 받았다. 10년 넘게 이어진 가족들의 꾸준한 돌봄 덕분일까.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소망이는 글씨도 쓰고, 구구단도 외운다. 같은 나이대의 다른 아이들보다는 더디지만, 문제 행동은 대부분 사라졌다. 그리고 최근에는 박씨에게 “경찰관이 되고 싶다”며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박씨는 “다른 건 못 해 줘도, 돈은 부족해도 가족이 돼 줄 순 있다는 마음으로 소망이를 키웠다”며 “돌이켜 보면 오히려 치유받는 건 저와 가족들이었다. 이제 소망이가 잘 자라서 자신이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게 제 남은 꿈”이라고 말했다. #셋째의 ‘장애’ 생후 8개월 친모에 학대 신생아처럼 목 못 가눠 “우리도 평범한 가족이죠” 경남 지역에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던 유제희(43)씨는 3년 전인 2021년 갑작스레 ‘위탁’을 맡아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당시 이 지역에는 학대 피해 아동을 맡을 수 있는 전문 위탁부모가 유씨를 포함해 2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유씨 품에 안긴 서희(4·가명)는 생후 8개월에 친모에게 학대당해 응급실로 실려 온 아이였다. 얼굴과 몸에 멍자국이 가득했던 서희는 뇌 일부가 손상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기도 했다. 서희의 친모는 “부부싸움 도중 화가 나 (서희를) 때렸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서희의 이야기를 들은 유씨는 외면할 수가 없었다.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전화가 와서 맡아 줄 사람이 저밖에 없다고 하는데 어쩌겠어요. 9개월짜리 갓난아이가 그래도 누군가의 품에 있어야지.” 서희는 이제 40개월이 됐다. 친부모의 폭력에서 벗어났지만 상처는 남았다. 한창 어린이집을 다녀야 하는 나이지만, 서희는 여전히 목을 가누지 못한다. 눈도 보이지 않는다. 유씨는 “지금도 신생아 수준이다. 병원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콧줄로 분유를 먹고 있었다”며 “뇌가 손상돼 기능을 제대로 못 한다. 수술로도 고칠 수 없다고 하는데 속상하기만 하다”고 했다. 그래도 서희는 이제 젖병으로 분유를 먹는다. 대부분의 아이에게 당연한 이 일이 서희에게는 아직 쉽지 않다. 한 시간 내내 젖병을 물리고 있어도 서희가 먹는 분유는 10㎖ 남짓. 사레가 들려 토하면 그걸 닦고 다시 젖병을 물려야 그 정도를 먹는다. 인터뷰하는 3시간 동안 유씨의 한 손에는 서희의 머리가, 또 다른 손에는 젖병이 들려 있었다. 유씨는 장애가 있는 서희를 키우는 고단함보다 불신의 눈초리와 주변의 시선이 더 힘들다고 했다. 서희를 데려온 2021년부터 지금까지 6개월마다 서희에게 쓴 물품 등은 영수증을 따로 모아 주민센터에 제출한다.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서희를 키우지만 유씨는 장애인 주차구역에도 주차할 수 없다. 유씨 같은 위탁부모는 ‘부모’가 아닌 ‘동거인’으로 등록돼서다. 전문 위탁가정들이 일반·일시 위탁가정과 달리 월 100만원의 보호비를 지원받는다는 점이 오해와 불신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사실 가장 가슴 아픈 건 ‘얼마 받고 키우느냐’는 질문을 들을 때예요. 월 100만원이라는 돈을 받아서 서희를 키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사랑으로 하는 일이지 돈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요.”비혈연 위탁부모 170명이 참여한 실태조사에서는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주위 사람들이 가정위탁 제도를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확히 알고 있지 않다’, ‘제도 자체를 모른다’고 답한 위탁부모가 72.9%나 됐다. “평범한 가족”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유씨의 꿈은 여느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씨는 “서희가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다. 크면서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 그게 가장 걱정”이라며 “서희가 아장아장 걸어오는 꿈을 꿀 때마다 언젠가는 이뤄질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50대 부모 돌 때 맡아 어느새 열여덟 일주일을 내리 울던 아이 “스스로 극복해줘 고맙죠” 위탁부모도 사람인 만큼 아이를 키우기까지 수백 번 고민한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지만 과연 내가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됐다”, “막상 아이를 마주하니 겁이 났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느낀 감정으로 사랑스러움(60.0%), 반가움(47.1%), 설렘(42.9%)만큼이나 안쓰러움(60.6%), 걱정(50.0%), 안타까움(34.7%)을 많이 꼽았다. 아이 부모의 사정이 나아지고 아이가 안정을 찾을 동안만이라도 잠시 가족이 돼 주려고 시작한 위탁이 친부모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 길어지면서 아이들이 훌쩍 커버리는 경우도 있다. 지환(18·가명)군은 갓 돌이 됐을 때인 2007년 주재옥(69)씨의 집으로 왔다. 지환군은 친부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 당시 지환군이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였던 주씨의 아내는 혼자가 된 지환군을 외면할 수 없었다. 주씨는 “당시만 해도 정년을 8년 정도 앞두고 있었는데, 아내의 제안에도 처음엔 한 아이의 인생을 내가 책임질 수 있겠냐는 부정적 생각이 컸다”고 했다. 갓난아이를 키우기엔 나이가 많은 50대 부모였지만 주씨는 지환군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환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부터는 자신이 위탁부모라는 것을 밝히는 편지를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담임 선생님에게 보냈다. 주씨는 “친부모는 없지만 적어도 사랑받고 자랐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끔 노력했다. 그래도 젊은 부모들보다는 부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입학 전 자신이 위탁아동이라는 걸 알게 된 지환군은 일주일을 내리 방 안에서 울기만 했다. 주씨가 지환군을 키우는 동안 가장 가슴 아팠던 때였다. “말주변이 없어 너는 가슴으로 낳은 내 아들이고, 누구보다 소중하고 사랑하는 존재라며 위로했어요. 한참을 울던 지환이가 다행히도 스스로 극복해 줘서 고마웠어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지환군은 물리학과 진학을 목표로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주씨는 “성적이 우수해 장학금도 받고 있다”며 여느 부모와 다를 바 없이 아들 자랑에 진심이었다. 위탁부모들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스스로가 바뀐다고 한다. 위탁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주로 느끼는 감정으로 사랑스러움(75.3%), 행복(71.2%), 고마움(62.9%), 기쁨(58.8%)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아이의 상태가 나아져서’, ‘아이에게 내가 더 사랑받고 있어서’, ‘웃을 수 있는 날이 많아서’ 위탁부모들은 행복하다고 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처음 엄마, 아빠라고 불렀을 때 ▲사랑한다고 말할 때 ▲주변에서 잘 컸다고 칭찬할 때를 주로 꼽았다. #사랑을 배우다 중2 극심한 사춘기 겪어 과학고 졸업 ‘자립 준비’ “입양보다 더 가치 있죠” “과학고를 나온 우리 셋째아들 민우가 이제 ‘화이트 해커’가 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송순향(64)씨도 삼수생인 막내아들 민우(21·가명)씨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송씨는 2003년 당시 생후 8개월이었던 민우씨를 처음 만났다. 가정위탁 제도가 도입된 첫해 만난 이들은 그렇게 21년을 함께했다. 민우씨는 이제 위탁아동이 아닌 어엿한 ‘자립준비청년’이 됐다. “무슨 덕을 보겠다고 남의 애를 키우냐.” “미친 짓이다. 당장 그만둬라.” 가정위탁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전무했던 그 시절 민우씨를 키운다고 하자 주변에서는 너도나도 송씨를 말렸다. 하지만 송씨의 결심은 꺾이지 않았다. 지금도 송씨는 민우씨가 가족 분위기를 더 화목하게 만든 ‘복덩이’라고 생각한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위탁부모들도 ‘이후의 삶의 변화’를 유독 강조했다.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집으로 온 이후 기존의 자녀들을 포함한 가족들이 모두 성장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 “웃음과 대화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고 했다. 가정위탁은 위탁아동에게 ‘가족’의 의미를 알려주지만, 아이를 맡는 가정에도 마찬가지로 그 의미를 다시 일깨워 준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이 늘 행복하고 기쁜 일로만 가득하지는 않다. 송씨는 가장 힘들었을 때로 민우씨가 사춘기를 맞아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중학교 2학년 시절을 꼽았다. 이전부터 자신이 위탁아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민우씨는 당시 “쓰레기 같은 집에서 태어난 쓰레기 인생,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학교 옥상에 올라가기도 했다. 송씨는 “사실 그때는 죽도록 힘들었는데, 돌이켜 보면 이만큼 크려고 성장통을 아주 호되게 앓은 것만 같다”며 “민우가 이렇게 견뎌 준 것만 해도 고맙다”고 했다. 그 이후 민우씨는 송씨에게 종종 입양할 의향이 없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송씨는 그럴 때마다 항상 이렇게 대답했다. “엄마는 좋지만 민우는 친부모님이 있잖아. 그분들에게서 아들을 뺏고 싶지 않아. 어른이 돼서도 네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모여 사는 것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가족이 되자.” 원가정 복귀가 가정위탁의 목적인 만큼 위기에 놓인 아이를 잘 보듬은 뒤 자립할 수 있게 만든다면, 그게 입양만큼이나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게 송씨의 생각이다. 가정위탁 제도가 도입된 첫해부터 지금까지 제도의 역사와 함께한 송씨는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위탁부모라는 게 사실 대단한 일도 아니고 특별할 것도 없어요. 다만 보호가 필요한 아이 중 더 많은 아이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컸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더 많은 사람이 이 제도를 알고 관심을 가져야 해요. 그게 우리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이유예요.”
  • [단독]“다른 건 못 해줘도 가족이 되어줄 순 있다는 마음으로”…위탁부모 170명의 이야기[잠시만 부모가 되어 주세요]

    [단독]“다른 건 못 해줘도 가족이 되어줄 순 있다는 마음으로”…위탁부모 170명의 이야기[잠시만 부모가 되어 주세요]

    어른의 잘못으로 홀로 남겨진 아이는 갈 곳이 없다. 의사 표현은 물론 아직 걸음도 떼지 못한 아이들은 그렇게 죄없이 세상의 냉대 속에 던져진다. 할아버지·할머니 등 친인척이 맡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런 아이들을 품는 위탁가정은 2022년 기준 974가구, 이들에게 맡겨진 아이는 1126명이다. 서울신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170명의 위탁부모들은 그런데도 하나같이 “아이 덕분에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고마운 건 오히려 우리”라고 했다. #소망이도 이제 ‘꿈’이 생겼습니다 2013년 생후 14개월의 소망(12·가명)군을 마주한 박정자(60)씨는 마음이 무거웠다. 둘째 딸을 입양한 뒤 느꼈던 행복과 보람만큼 위탁부모로서의 역할도 해 보려 했지만 막상 아이를 맡으려니 망설여졌다. 소망이는 당시 대한사회복지회 입양기관에 있던 14명의 아이 중 아무도 원하지 않아 돌봐 줄 가정을 찾고 있던 마지막 남은 장애아동이었다. 하루 종일 빨아 손가락이 벌겋게 짓무르고,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했던 소망이는 안전상의 이유로 기둥에 묶여 있었다. 소망이는 태어나자마자 사회복지협회에 맡겨졌다. 지적 장애를 앓고 있던 소망이의 친모는 특별한 주거지 없이 지하철역과 공원 등 길에서 노숙 생활을 했다. 태어난 직후 돌봄을 받지 못한 소망이는 뇌전증을 얻게 됐다. 장애가 있다 보니 누구도 선뜻 맡으려 하지 않았고, 돌도 지나지 않은 갓난아이는 시설에만 있어야 했다. 박씨처럼 학대 아동이나 장애가 있는 아동을 돌보는 전문 위탁부모의 수는 아주 적다. 2022년 기준 전체 9330명의 위탁아동 가운데 전문 위탁부모에게 맡겨지는 아동은 2.5%인 237명에 그친다. 학대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훨씬 많지만, 전문 위탁부모가 그 수치를 따라가지 못한다. “나이도 있으신데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시나요.” 소망이와 함께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가 던진 말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박씨에게 상처로 남아 있다. 박씨는 “나이 많은 부모인 우리 집에 왔다는 이유만으로 아이가 그런 말을 듣는 게 화가 났다. 기어코 제대로 키워 보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고 했다. 소망이가 두 돌쯤 되자 박씨는 서울 강남과 경기 안산 등 전국의 유명한 소아청소년과를 다니면서 치료를 시작했다. 언어치료, 그림치료, 놀이치료 등 소망이에게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 찾아갔다. 이런 노력에도 소망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유치원에 다닐 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초등학교 입학 직전에는 발달 지연 판정을 받았다. 10년 넘게 이어진 가족들의 꾸준한 돌봄 덕분일까.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소망이는 글씨도 쓰고, 구구단도 외운다. 같은 나이대의 다른 아이들보다는 더디지만, 문제 행동은 대부분 사라졌다. 그리고 최근에는 박씨에게 “경찰관이 되고 싶다”며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박씨는 “다른 건 못 해 줘도, 돈은 부족해도 가족이 돼 줄 순 있다는 마음으로 소망이를 키웠다”며 “돌이켜 보면 오히려 치유받는 건 저와 가족들이었다. 이제 소망이가 잘 자라서 자신이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게 제 남은 꿈”이라고 말했다. #우리 셋째는 ‘장애’가 있습니다 경남 지역에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던 유제희(42)씨는 2년 전인 2021년 갑작스레 ‘위탁’을 맡아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당시 이 지역에는 학대 피해 아동을 맡을 수 있는 전문 위탁부모가 유씨를 포함해 2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유씨 품에 안긴 서희(3·가명)는 생후 8개월에 친모에게 학대당해 응급실로 실려 온 아이였다. 얼굴과 몸에 멍자국이 가득했던 서희는 뇌 일부가 손상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기도 했다. 서희의 친모는 “부부싸움 도중 화가 나 (서희를) 때렸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서희의 이야기를 들은 유씨는 외면할 수가 없었다.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전화가 와서 맡아 줄 사람이 저밖에 없다고 하는데 어쩌겠어요. 9개월짜리 갓난아이가 그래도 누군가의 품에 있어야지.” 서희는 이제 40개월이 됐다. 친부모의 폭력에서 벗어났지만 상처는 남았다. 한창 어린이집을 다녀야 하는 나이지만, 서희는 여전히 목을 가누지 못한다. 눈도 보이지 않는다. 유씨는 “지금도 신생아 수준이다. 병원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콧줄로 분유를 먹고 있었다”며 “뇌가 손상돼 기능을 제대로 못 한다. 수술로도 고칠 수 없다고 하는데 속상하기만 하다”고 했다. 그래도 서희는 이제 젖병으로 분유를 먹는다. 대부분의 아이에게 당연한 이 일이 서희에게는 아직 쉽지 않다. 한 시간 내내 젖병을 물리고 있어도 서희가 먹는 분유는 10㎖ 남짓. 사레가 들려 토하면 그걸 닦고 다시 젖병을 물려야 그 정도를 먹는다. 인터뷰하는 3시간 동안 유씨의 한 손에는 서희의 머리가, 또 다른 손에는 젖병이 들려 있었다. 유씨는 장애가 있는 서희를 키우는 고단함보다 불신의 눈초리와 주변의 시선이 더 힘들다고 했다. 서희를 데려온 2021년부터 지금까지 6개월마다 서희에게 쓴 물품 등은 영수증을 따로 모아 주민센터에 제출한다.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서희를 키우지만 유씨는 장애인 주차구역에도 주차할 수 없다. 유씨 같은 위탁부모는 ‘부모’가 아닌 ‘동거인’으로 등록돼서다. 전문 위탁가정들이 일반·일시 위탁가정과 달리 월 100만원의 보호비를 지원받는다는 점이 오해와 불신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사실 가장 가슴 아픈 건 ‘얼마 받고 키우느냐’는 질문을 들을 때예요. 월 100만원이라는 돈을 받아서 서희를 키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사랑으로 하는 일이지 돈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요.” #우리는 ‘평범한 가족’입니다 비혈연 위탁부모 170명이 참여한 실태조사에서는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주위 사람들이 가정위탁 제도를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확히 알고 있지 않다’, ‘제도 자체를 모른다’고 답한 위탁부모가 72.9%나 됐다. “평범한 가족”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유씨의 꿈은 여느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씨는 “서희가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다. 크면서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 그게 가장 걱정”이라며 “서희가 아장아장 걸어오는 꿈을 꿀 때마다 언젠가는 이뤄질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위탁부모도 사람인 만큼 아이를 키우기까지 수백 번 고민한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지만 과연 내가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됐다”, “막상 아이를 마주하니 겁이 났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느낀 감정으로 사랑스러움(60.0%), 반가움(47.1%), 설렘(42.9%)만큼이나 안쓰러움(60.6%), 걱정(50.0%), 안타까움(34.7%)을 많이 꼽았다. 아이 부모의 사정이 나아지고 아이가 안정을 찾을 동안만이라도 잠시 가족이 돼 주려고 시작한 위탁이 친부모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 길어지면서 아이들이 훌쩍 커버리는 경우도 있다. 지환(17·가명)군은 갓 돌이 됐을 때인 2007년 주재옥(68)씨의 집으로 왔다. 지환군은 친부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 당시 지환군이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였던 주씨의 아내는 혼자가 된 지환군을 외면할 수 없었다. 주씨는 “당시만 해도 정년을 8년 정도 앞두고 있었는데, 아내의 제안에도 처음엔 한 아이의 인생을 내가 책임질 수 있겠냐는 부정적 생각이 컸다”고 했다. 갓난아이를 키우기엔 나이가 많은 50대 부모였지만 주씨는 지환군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환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부터는 자신이 위탁부모라는 것을 밝히는 편지를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담임 선생님에게 보냈다. 주씨는 “친부모는 없지만 적어도 사랑받고 자랐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끔 노력했다. 그래도 젊은 부모들보다는 부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입학 전 자신이 위탁아동이라는 걸 알게 된 지환군은 일주일을 내리 방 안에서 울기만 했다. 주씨가 지환군을 키우는 동안 가장 가슴 아팠던 때였다. “말주변이 없어 너는 가슴으로 낳은 내 아들이고, 누구보다 소중하고 사랑하는 존재라며 위로했어요. 한참을 울던 지환이가 다행히도 스스로 극복해 줘서 고마웠어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지환군은 물리학과 진학을 목표로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주씨는 “성적이 우수해 장학금도 받고 있다”며 여느 부모와 다를 바 없이 아들 자랑에 진심이었다. 위탁부모들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스스로가 바뀐다고 한다. 위탁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주로 느끼는 감정으로 사랑스러움(75.3%), 행복(71.2%), 고마움(62.9%), 기쁨(58.8%)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아이의 상태가 나아져서’, ‘아이에게 내가 더 사랑받고 있어서’, ‘웃을 수 있는 날이 많아서’ 위탁부모들은 행복하다고 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처음 엄마, 아빠라고 불렀을 때 ▲사랑한다고 말할 때 ▲주변에서 잘 컸다고 칭찬할 때를 주로 꼽았다. #아이와 함께 가족을, 사랑을 배웁니다 “과학고를 나온 우리 셋째아들 민우가 이제 ‘화이트 해커’가 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송순향(63)씨도 삼수생인 막내아들 민우(20·가명)씨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송씨는 2003년 당시 생후 8개월이었던 민우씨를 처음 만났다. 가정위탁 제도가 도입된 첫해 만난 이들은 그렇게 20년을 함께했다. 민우씨는 이제 위탁아동이 아닌 어엿한 ‘자립준비청년’이 됐다. “무슨 덕을 보겠다고 남의 애를 키우냐.” “미친 짓이다. 당장 그만둬라.” 가정위탁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전무했던 그 시절 민우씨를 키운다고 하자 주변에서는 너도나도 송씨를 말렸다. 하지만 송씨의 결심은 꺾이지 않았다. 지금도 송씨는 민우씨가 가족 분위기를 더 화목하게 만든 ‘복덩이’라고 생각한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위탁부모들도 ‘이후의 삶의 변화’를 유독 강조했다.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집으로 온 이후 기존의 자녀들을 포함한 가족들이 모두 성장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 “웃음과 대화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고 했다. 가정위탁은 위탁아동에게 ‘가족’의 의미를 알려주지만, 아이를 맡는 가정에도 마찬가지로 그 의미를 다시 일깨워 준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이 늘 행복하고 기쁜 일로만 가득하지는 않다. 송씨는 가장 힘들었을 때로 민우씨가 사춘기를 맞아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중학교 2학년 시절을 꼽았다. 이전부터 자신이 위탁아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민우씨는 당시 “쓰레기 같은 집에서 태어난 쓰레기 인생,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학교 옥상에 올라가기도 했다. 송씨는 “사실 그때는 죽도록 힘들었는데, 돌이켜 보면 이만큼 크려고 성장통을 아주 호되게 앓은 것만 같다”며 “민우가 이렇게 견뎌 준 것만 해도 고맙다”고 했다. 그 이후 민우씨는 송씨에게 종종 입양할 의향이 없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송씨는 그럴 때마다 항상 이렇게 대답했다. “엄마는 좋지만 민우는 친부모님이 있잖아. 그분들에게서 아들을 뺏고 싶지 않아. 어른이 돼서도 네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모여 사는 것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가족이 되자.” 원가정 복귀가 가정위탁의 목적인 만큼 위기에 놓인 아이를 잘 보듬은 뒤 자립할 수 있게 만든다면, 그게 입양만큼이나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게 송씨의 생각이다. 가정위탁 제도가 도입된 첫해부터 지금까지 제도의 역사와 함께한 송씨는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위탁부모라는 게 사실 대단한 일도 아니고 특별할 것도 없어요. 다만 보호가 필요한 아이 중 더 많은 아이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컸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더 많은 사람이 이 제도를 알고 관심을 가져야 해요. 그게 우리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이유예요.”
  • 퀸 노래에 들썩들썩 ‘위윌락유’ 마음껏 웃고 떠드니 더 재밌네

    퀸 노래에 들썩들썩 ‘위윌락유’ 마음껏 웃고 떠드니 더 재밌네

    “박수 치지 마!” 객석 사이에서 나타난 카슈기가 대뜸 관객들에게 호통친다. 자신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관객들에게 박수 치지 말라고 하니 관객들은 청개구리처럼 더 큰 박수로 화답한다. 죽은 듯 보는 ‘시체관극’이 대세가 된 소극장 문화는 온데간데없고 관객들과 배우들 모두 왁자지껄 신나게 웃고 대화한다. 31일 서울 종로구 더굿씨어터에서 마지막 공연을 앞둔 ‘위윌락유’의 풍경이다. 지난 9월 개막한 ‘위윌락유’는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음악으로 구성된 뮤지컬이다. 2223년 지구는 픽셀 휴먼 킬러 퀸의 지배를 받으며 아이플래닛으로 불리게 된다. 모든 인간은 슈퍼컴퓨터에 의해 정해진 인생만을 살아야 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사살된다. 악법이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사랑과 음악, 선택의 자유를 빼앗긴 인간들은 분노하기 시작한다. 아이플래닛에 대항하는 혁명군인 보헤미안들의 대장 갈릴레오와 그의 연인 스카라무슈와 함께 아이플래닛의 슈퍼컴퓨터를 폭파하기 위해 적의 심장부로 잠입한다. 그러나 총사령관 카쇼기에 발각되고 스카라무슈가 그의 총에 맞아 죽는다. 슬픔에 빠진 갈릴레오는 우주의 어딘가에 살아있을 스카라무슈를 찾기 위해 전설의 기타를 연주해 200년 전의 과거로 들어선다.평행우주 세계관을 바탕으로 퀸의 주옥같은 노래가 작품을 구성한다. 전설의 기타가 있는 곳은 퀸의 1집에 나오는 ‘라이의 일곱 라이의 바다’(Seven seas of Rhye)를 건너가야만 하고, 갈릴레오와 스카라무슈는 퀸의 4집에 수록된 ‘보헤미안 랩소디’에 등장하는 이름이다. 킬러 퀸 역시 퀸의 3집 노래인 ‘킬러 퀸’에서 따왔다. 스카라무슈는 비록 미래에서 온 갈릴레오를 못 알아보지만 갈릴레오의 적극적인 구애 속에 두 사람은 팀을 결성해 노래한다. 이들의 계획을 방해하려는 킬러 퀸과 카슈기가 온갖 수를 쓰지만 사랑을 방해하는 데 실패한다. 사랑이 불필요하다고 여기며 금지하려는 킬러 퀸과 카슈기마저 나중에는 서로를 사랑하고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반전이 펼쳐진다. 퀸의 노래를 통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는 결국 사랑하는 삶이다. 엉덩이를 들썩이지 않고는 들을 수 없는 퀸의 노래로 뮤지컬을 구성하다 보니 ‘위윌락유’는 뮤지컬이지만 콘서트 같은 특별한 매력이 있다. 시작부터 보헤미안들이 ‘라디오 가가’(Radio Ga Ga)를 부르며 관객들의 열광을 끌어내고 중간중간 배우들은 극을 잠시 벗어나 관객들과 만담을 주고받듯 소통한다. 가장 멀리서 온 관객에게 선물을 주고 관객들의 대답을 토대로 대사를 이어가는 장면은 다른 뮤지컬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요즘 트렌드를 담아 킬러 퀸이 슬릭백을 선보이는가 하면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 같은 노래에도 춤을 추는 것도 흥겨움을 더하는 요소다. 배우들은 무대와 객석을 오가며 관객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는 등 제대로 분위기를 띄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관객들이 마음껏 웃고 마음껏 신난 모습은 공연이란 게 원래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장르임을 새삼 일깨운다. ‘위윌락유’는 화려한 조명 아래 펼쳐지는 명곡의 향연, 배우들이 내뿜는 에너지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이 어우러져 즐기는 뮤지컬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 “수능 끝나고 사촌 오빠가 성폭행”…‘무죄’ 판단한 이유

    “수능 끝나고 사촌 오빠가 성폭행”…‘무죄’ 판단한 이유

    미성년자인 사촌동생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청주지방법원 형사11부(부장 김승주)는 지난달 성폭력방지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 대해 지난달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던 A씨는 수능이 끝난 2011년 11월 말 사촌 오빠 B씨의 방에서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작은아버지, 즉 B씨의 아버지로부터 수능이 끝났으니 집에 와서 용돈을 받아 가라는 말을 듣고 B씨의 집에 방문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A씨가 주장한 범행이 발생한 2011년 11월 말에 B씨는 부대에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 B씨는 2011년 10월 초 입대했고 휴가는 이듬해 6월에야 나왔다. 재판 과정에서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은 범행 일시를 2011년 11월 말에서 2010년 11월 말로 바꿔 공소장을 변경했지만 재판부의 의심을 거둘 수 없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일시를 확정하게 된 근거가 본인의 수능이고 수능은 인생에서 상당히 중요한 사건”이라며 “진술 시점이 사건 당시로부터 상당히 시간이 경과하긴 했지만 기억이 흩어졌다 보긴 어렵다”라고 밝혔다. A씨가 고소에 나선 건 사건 발생 시점으로부터 10년이 지난 2021년 11월이지만 수능처럼 중요한 일이 있었던 시기를 착각하긴 어렵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앞서 사촌 동생 A씨가 13살이던 2007년 B씨가 성추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능 직후 성폭행 얘기를 살펴본 결과 “피해자 진술의 전반적 신빙성이 의심스럽다”라고 본 재판부는 이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B씨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사도 항소를 포기해 B씨의 무죄가 확정됐다.
  • ‘20년 연기인생’ 김유정 “오래 연기하고 싶은데…” 눈물 흘렸다

    ‘20년 연기인생’ 김유정 “오래 연기하고 싶은데…” 눈물 흘렸다

    배우 김유정이 20년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눈물을 쏟았다. 김유정은 29일 방송된 ‘2023 S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마이 데몬’으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이날 MC를 맡은 그는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온 뒤 눈물을 참지 못했다. 김유정은 “신동엽 선배님이 물어봐 주셔서 제가 올해 20년째 연기를 하고 있다고 말을 했는데, 정확히 얼마나 했는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이 물어봐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저도 저 자신을 보게 됐다. 저도 꿈을 잃지 않고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오래 노력하겠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 유튜버와 결혼한 연예인의 유쾌한 충고…“유튜브 하는 女 만나지마”

    유튜버와 결혼한 연예인의 유쾌한 충고…“유튜브 하는 女 만나지마”

    개그맨 김태현이 “유튜브 하는 여자를 만나지 말라”고 유쾌한 경고를 보냈다. 28일 김태현 아내 유튜브 채널 ‘미자네 주막’에는 ‘유튜브 하는 여자랑 결혼한 개그맨의 처절한 현실 (ft. 영하 14도 야외먹방..결국 이성 잃음)’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김태현은 야외 바비큐를 준비하며 “한겨울에 캠핑의 느낌이 제대로 나는 허허벌판에. 체감 온도 18도에 끌려 나왔다. 유튜브 하는 여자는 만나지 마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태현과 미자는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먹음직스럽게 구웠다. 주류를 준비하며 김태현은 “제대로 간다. 둘 중에 하나만 살아서 나간다”라고 했다. 식사 도중 김태현은 “갑자기 야외 추운 데 나오니까 엄마 생각이 난다. 우리 엄마가 옛날에 나 공부 안 하고 그러면 항상 그 말씀을 하셨다. 지금 공부 안 하면 커서 더울 때 더운 데서 일하고 추운데 추운 데서 일한다고 하셨다. 그 말씀이 딱 맞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태현 아내인 미자는 눈 속에서 감성을 잡기도 했다. 김태현은 “보통 영화에 보면 눈밭에 커플이 와서 행복하고 즐겁게 까불다가 조난 당한다. 약간 그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미자가 “당신의 미래”라고 하자 김태현은 “인생이 조난 당했다”라고 덧붙였다.
  • 각자 배우자 별세 후 40년 만에 결혼한 70대 첫사랑 커플 [여기는 동남아]

    각자 배우자 별세 후 40년 만에 결혼한 70대 첫사랑 커플 [여기는 동남아]

    칠순의 엄마가 학창 시절 첫사랑과 재혼하기로 한다면? 최근 태국의 한 여성은 한 편의 영화 같은 엄마의 러브스토리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27일 태국 현지 언론 카오소드의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첫사랑과 재회한 어머니의 사연을 SNS에 소개했다. A씨의 어머니는 결혼 후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나 40년이 넘도록 싱글맘으로 자녀들을 키웠다. 어머니는 자녀들이 성공할 때까지 뒷바라지했고, 사회봉사에도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40여 년 동안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온 어머니는 최근 자녀들에게 “아버지와 결혼하기 전 학창 시절 사랑했던 남자 친구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당시 남자 친구가 해외로 이주하면서 둘은 안타까운 이별을 맞이했고, 이후 서로 각자의 가정을 꾸려 40년 넘게 살아왔다. 그런데 최근 서로의 배우자가 모두 세상을 떠난 사실을 알게 됐고, 40년 전 남자 친구는 엄마를 보기 위해 해외에서 태국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그는 엄마에게 “우리의 남은 인생을 함께 하자”면서 청혼했다. 엄마는 70세, 남성은 73세, 40년 넘게 각자의 가정에 충실하게 살아왔던 이들은 젊은 시절 못다 이룬 사랑을 이제라도 이루고 싶어 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자녀들과 주변 사람들이 반대할 것을 걱정하며, 이 사실을 조심스레 자녀들에게 알렸다. A씨는 “엄마는 모든 면에서 나의 훌륭한 롤모델이었다”면서 “엄마가 다시 만난 인생의 반려자와 함께 행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엄마를 사랑하고 존경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A씨는 “2024년 1월 20일 엄마의 결혼식이 호텔에서 진행될 예정이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수많은 누리꾼들은 “어머니의 재혼을 축하한다”, “자녀들이 부모의 사랑을 이해하는 것에 감사하다”, “부모님들이 여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등의 댓글을 달며 축하를 보냈다.
  • “신은 있나” 이병철 질문 받은 정의채 몬시뇰 선종

    “신은 있나” 이병철 질문 받은 정의채 몬시뇰 선종

    천주교 원로인 정의채(세례명 바오로) 몬시뇰이 27일 선종했다. 98세. 평안북도 정주 출신인 정 몬시뇰은 1953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1961~1984년 가톨릭대 신학부(현 가톨릭대 성신교정) 교수로 부학장과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1991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고, 2005년 교황으로부터 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 성직자에게 부여하는 몬시뇰 칭호를 받았다. 정 몬시뇰은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1987년 ‘신은 있는가’, ‘삶은 왜 고통스러운가’ 등 24개에 달하는 인생의 근원적인 질문을 전달받아 답변을 준비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정 몬시뇰은 종교계 원로로 현직 대통령을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2007년 1월 라디오에 출연해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가리켜 “‘악지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빈소는 명동대성당 지하 성당에 마련됐다. 장례미사는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와 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30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열린다.
  • ‘위안부 사죄 담화’ 日고노 “당시 총리도 강제성 인정”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위안부 모집에 강제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0년 전 위안부 문제에 사죄와 반성의 뜻을 나타낸 ‘고노 담화’를 발표한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하원) 의장이 당시 인터뷰를 했던 기록물에 이런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고노 담화가 내각 전체의 뜻이 아니라는 우익 등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게 재확인된 셈이다. 27일 중의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고노 전 의장의 구술자료를 보면 그는 “심증으로는 분명히 (위안부 모집 등이) 강제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으로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총리도 생각했고 그런 의미에서 강제가 있었다고 해도 좋다고 봤다”고 말했다. “고노 담화를 발표하기 전 한국에서 실시한 위안부 관련 조사를 엉터리라고 비판한 사람들이 있었고 피해자의 기억이 애매한 부분이 있었지만 강제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고노 전 의장의 구술자료는 역대 중의원의 인생과 식견 등을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공개된 것으로, 구술 채록은 2019~2021년 31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고노 전 의장은 관방장관을 맡고 있던 1993년 8월 4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군의 관여 아래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상처를 입혔다며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을 한다고 전했다. 이후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1995년 8월 15일 담화를 대면서 각의(국무회의) 결정이라는 절차를 거친 게 고노 담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했다. 고노 담화가 내각 전체의 뜻이 아니라는 우익들의 주장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의 결정이라는 신중한 절차를 밟았다는 얘기다. 일본 정부는 무라야마 담화를 통해 식민 지배를 공식 사과했다. 고노 전 의장은 위안부 강제 연행을 입증할 자료가 없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데려왔다거나 끌고 오라는 군의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 군이 그런 공문서를 남길 리가 없다. 종전 당시 군 자료를 다 태워 처분했다는 인터뷰도 있지 않았나”라고도 했다. 또 고노 담화가 한국만을 대상으로 한 담화가 아니라며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관련된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 등지에 있었던 위안부와 그 나라에 대한 담화”라고 강조했다.
  • 갈빗집에서 탈당선언하는 이준석...판을 갈자 [포토多이슈]

    갈빗집에서 탈당선언하는 이준석...판을 갈자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27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탈당을 선언했다.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노원구 ‘마포숯불갈비’ 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 탈당을 공식 발표하며 “국민의힘에 제가 가지고 있던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며 신당 창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몇 달 전 책임 있는 사람에게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자리를 제안 받은 적이 있다”는 이 전 대표는 잔류를 거절한 이유로 현 정부의 실정을 꼬집었다.그는 “선출되지 않는 누군가가 모든 유무형의 권력을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모습, 그 사람 앞에서 법과 상식마저 무력화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라며 입장을 밝혔다.이 전 대표는 노원구에서 탈당 선언을 한 이유에 대해서 “정치의 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정치를 하는 이유를 다시 새기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제 고향 상계동을 좋아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이 전 대표는 “내년 4월,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상계동의 꿈, 보편적인 민주 시민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도록 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정진하겠다”라고 전했다.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 <미래로 가자>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정치를 시작한 지 12년째 되는 오늘을 그날로 정해놓고, 지난 몇 달간 많이 고민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함께한 세월, 가볍지 않았던 영광의 순간들과 분루의 기억들은 교대로 제 팔을 양쪽으로 잡아끌었습니다. 저를 대표로 선출해 주셨고 각자의 위치에서 대선과 지선 승리에 앞장서 주신 당원들께 그동안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감사했습니다. 지난 대선과 지선의 연승은 당원들의 도움과 사랑 없이는 이뤄낼 수 없었습니다. 탄핵의 상처를 겪은 당원들에게 어떻게든 승리의 기쁨을 안겨야 하는 당위적 목표 속에서 때로는 대선 후보를 강하게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젊은 세대가 정치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당내의 시대착오적 관성과 강하게 맞서야 할 필요도 있었습니다. 좋았던 결과보다도 그 과정이 불편하셨던 당원이 계신다면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고 말씀드립니다. 호사가들은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의 현 상황이 그토록 안 좋다면 지금은 때를 기다리고 기회를 보라고 저에게 이야기합니다. 3년 전의 저라면 아마 그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와신상담, 과하지욕등의 고사성어를 되뇌며 “당을 위해 헌신”과 같은 여의도 방언을 입 밖으로 내었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습니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냐는 자세로 때로는 영달을 누리고 때로는 고생을 겪으며 만수산 드렁칡과 같이 얽혀 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미 몇 달 전 책임 있는 사람으로부터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등 의 자리도 제안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제 선택은 제 개인에 대한 처우, 저에게 가해진 아픈 기억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고개를 들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봤습니다. 비상상태에 놓인 것은 당이 아니고 대한민국입니다. 마냥 기다릴 수 없습니다. 정확히는 대한민국이 변화가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없습니다. 저는 탄핵을 겪으며 비선은 있고 비전은 없는 대한민국을 다시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선출되지 않은 누군가가 모든 유무형의 권력을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모습, 그 사람 앞에서 법과 상식 마저 무력화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 입니다. 저는 잠시 보수정당에 찾아왔던 찰나와도 같은 봄을 영원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스스로를 다시한번 반성합니다. 그들의 권력욕을 상식선에서 대했고 진압하지 못했던 오류를 반성합니다. 모든 것이 제 부족한 탓입니다.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합니다. 동시에 국민의힘에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합니다. 과거의 영광과 유산에 미련을 둔 사람은 선명한 미래를 그릴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이제 대한민국의 공용어는 미래여야 합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위기 속에서도 상대를 악으로 상정하고 청산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끄려고 합니다. 하지만 마상득지, 마상치지(馬上得之 馬上治之)라고 했습니다. 말 위에서 천하를 얻었다 해도 계속 말 위에서 다스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합니까? 정치는 대중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노력입니다. 이제 시민 여러분께서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검투사의 검술을 즐기러 콜로세움으로 가는 발길을 멈춰 주십시오. 시민 여러분께서 수고롭지만, 아고라에 오셔서 공동체의 위기를 논의하는 책임 있는 정치인들에게 성원을 보내주십시오. . 우리 이제 다 같이 자세를 고쳐 앉았으면 좋겠습니다. 진영논리에 휩싸여 우리 팀에 발생한 문제는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넘어가는 모습에 정작 미래를 고민해야 할 젊은 세대는 정치를 내로남불의 장으로 보며 외면하게 되었습니다. 언제까지 우리는 학교에서 이상을 가르치면서 이상적이지 않은 현실을 강제하는 이중적인 대한민국으로 남아있어야 합니까? 참되어라 바르거라 선생님이 가르친 대로 살면 딜레탕트(dilettante)가 되어 조소를 받고, 교과서로는 민중 항거인 4.19와 5.18을 가르치면서 민주주의의 근본이 무너지는 현실을 놓고 투표장에서는 차악을 선택한다는 미명하에 진영논리로 일관합니다. 배운 대로 살지 못한다면 배워서 무엇에 쓰겠습니까? 과거 정치군인들은 북한의 위협을 항상 강조 했습니다. 그리고 비상 선포를 통해 많은 자유를 억압했습니다. 놀랍게도 소위 직업군인인 그들은 실제로 쿠데타를 위해 전방사단까지 동원하는 등 국가 안보를 최우선에 두고 일을 처리하지도 않았습니다. 대통령과 당대표가 모두 군인이 시대를 겪어내고 이겨냈던 우리가 왜 다시 한번 검찰과 경찰이 주도하는 정치적 결사체 때문에 중요한 시대적 과제들을 제쳐놓고 극한 대립을 강요받아야 합니까? 시민 여러분, 여러분의 미래, 자녀의 미래, 손자·손녀의 미래가 단순히 조금이라도 덜 나쁜 사람에게 맡겨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황당한 검투사 간의 랠리를 이어가는 것입니까? 그 랠리를 여러분이 즐겨주니까 어느 정치세력도 미래와 대안을 놓고 고민하지 않습니다. 생산적인 경쟁을 하지 도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현재 위기입니다. 절망의 줄다리기를 하면서 대한민국이 정체된 사이 우리에게 여러 가지 거부할 수 없는 도전들이 쌓여갑니다. 제가 하는 신당에서는 이 위기를 정확하게 직시하고 당당하게 표 떨어지는 이야기하겠습니다. 해열제와 진통제를 남발하여 이제는 주삿바늘을 꽂을 혈관도 남아있지 않은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문제들을 솔직하게 다루겠습니다. 누군가가 또다시 콜로세움에서 상대를 빌런으로 만드는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저는 일백 번 고쳐죽는 한이 있어도 그 사람의 멱살을 잡고고 아고라로 들어와 다시 미래를 이야기하도록 강제하겠습니다. 몇 가지 생각나는 시급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한쪽에서는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하면서 반도체 웨이퍼와 포토마스크를 흔들며, 다른 한쪽에서는 의대 정원을 세배 가까이 늘리는 것을 검토한다면, 최상위급 이공계 인재들은 연구개발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까? 아니면 의대생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까? 액셀과 브레이크를 같이 밟으면서 고장 나는 대한민국의 성장 엔진은 과연 누구의 책임이어야 합니까? 지방 대학을 중심으로 등록 인원의 절반이 이름만 올려놓은 가짜 대학생인 학교가 늘어가고 있는데 시민의 세금을 대학 등록금 지원에 무조건 더 투입하겠다는 것이 교육개혁입니까? 사학재단과 교원들의 표만 두렵고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입니까? 저출산의 여파로 전방을 지킬 병사가 부족하다면 적극적인 감군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의 모습일 것입니다. 감군 계획이 문재인 정부에서 나왔던 이야기라고 해서 논의조차 하지 않는다면 아집입니다. 상대에 대한 극한 부정에서 나온 대안이 120kg이 넘는 고도비만자까지 군복을 입혀서 휴전선에 세워놓자는 생각이라면 그것이 무책임한 정치의 민낯입니다. 킬러문항을 없앤다고 하면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미적분과 기하마저 수능시험 범위에서 제한다고 한다면 학생들은 줄어든 평가범위 속에서 소위 “매력적인 오답”을 통해 변별력을 갖춰야 하는 것입니까? 벡터와 미적분을 고등학교에서 제대로 배우고 평가받지 못한 학생들은 해외의 이공계 인재들과 어떻게 경쟁해야 하는 것입니까? 이제 누군가가 국민연금의 문제를 다룬다고 하면 또 결론은 뻔하게 더 내고 덜 받고 늦게 받는 방향으로 날 것이라고 다들 예측합니다. 이것이 해열제이지 어떻게 근본적인 연금 개혁일 수 있겠습니까? 적립식 국민연금이 저출산과 맞닥뜨려 한계에 도달했고, 지금 이대로 가면 지금 연금을 납부하는 세대는 연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부과식으로의 전환을 조금씩 준비하자는 이야기를 왜 시작하지 못합니까? 대한민국의 대통령 이하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위에 열거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작 권력을 가진 그들은 앞으로 길어야 10년 이상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 임기 중에만, 내 정치 인생 중에만 터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그들의 정치가 어떻게 미래지향적 정치일 수가 있습니까? 무책임한 현재의 위정자들과 다르게 저는 제가 지금 하는 주장과 선택에 대해서 30년 뒤에도 살아서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누가 내는 대안과 제안이 더 진실하고 절박하겠습니까? 프랑스의 마크롱이 표 떨어질 각오로 연금 개혁에 몸을 던진 이유가 무엇입니까? 결국 마크롱은 본인의 삶 언젠가 연금 고갈의 파고를 그대로 맞닥뜨릴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 있게 진실하게 나설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논리와 이성은 사라지고 선악을 가르는 무부의 칼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써버리는 야만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절대 나대지 말고 큰 덩어리에 의지하라는 이야기를 할 겁니다. 오직 제가 믿는 것은 용기와 올바름의 힘입니다. 저는 일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그 칼날을 두려워하거나 순치되지 않겠습니다. 오늘 제가 상계동에서 제 뜻을 밝히는 것은 정치의 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정치를 하는 이유를 다시 새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 고향 상계동을 좋아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인구 20만의 상계동이고,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간 곳이기에 지금 듣고 계신 시민 누구나 높은 확률로 상계동에 지인이 있으실 겁니다. 노력하는 사람들의 도시, 가진 것이 많기보다 꿈꾸는 미래가 많은 사람들의 도시입니다. 서울시민이지만 가장 먼 거리를 출퇴근해야 하는, 좋은 학군을 찾아서 구축아파트에 사는 것을 감내하는 그 일상에는 지금의 불편함을 다소 감내하는 사람들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한 희망이 깃들어 있습니다. 제가 언제, 어디에서 정치하더라도 상계동 사람들의 바람대로, 내가 먹고 즐길 것을 아껴가며 댄 아이의 교육비가 가치 있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4호선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까지의 20분간의 부대낌 속에서 졸고 있는 가장의 고단함을 새기겠습니다. 반드시 대한민국은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공무원 임대아파트와 군인아파트를 끼고 있는 상계동에서 살면서 100만 공무원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리는 미래 속에서 누구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교사로서의 소명 의식 외의 다른 것을 강요받지 않고, 국가를 지키는 군인이 국가와 국민 외에 충성해야 할 대상을 찾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아픈 사연과 박정훈 대령의 고난 서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하는데, 정치권은 이미 이슈로 이슈를 덮는 방식으로 해법 없이 잊혀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추진하는 신당은 일련의 아픔들과 부당함을 절대 잊고 지나가지 않겠습니다. 몇 개의 의석을 만들어낼지 확실하지도 않은 누군가의 말에 신빙성이 없고, 실행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신다면, 더 많은 의석을 만들어 주십시오. 여러분이 평생 사게 될 주식 중에 가장 큰 수익률을 담보하는 주식은 바로 이 신당에 투자하는 지지와 성원일 것입니다. 여러분의 자녀와 손자·손녀에게 미래지향적인 대한민국을 상속세 없는 유산으로 남겨 주십시오. 이준석이 정당을 끌어 나갈 돈이 있느냐, 사람이 있느냐 설왕설래 합니다. 3천만 원으로 전당대회를 승리하는 방식이 정치개혁의 실증적 사례였던 것처럼, 나눠줄 돈과 동원할 조직 없이 당을 만들어 성공한다면, 정치의 문화가 확 바뀔 것입니다. 대한민국 시민 여러분 모두를 미래의 정치로 초대하겠습니다. 참여하실 때 십시일반의 밥 한 숟가락씩만 주십시오. 노무현 대통령에게 모인 돼지저금통을 기억하는 우리가 20년이 지나 많은 것이 더 발달한 지금, 왜 그 방식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야 합니까. 거대 정당을 이끌어 본 제가 새로운 도전을 할 때는 믿는 구석이 있는 겁니다. 얼마 전에 방영된 JTBC 드라마 <재벌 집 막내아들>에서 새우가 고래를 이기는 방법을 진도준이 이야기 합니다. “새우 몸집을 키우는 거죠.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지 않을 만큼.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시간은 새우 편 아닐까요?” 서로 물어뜯기 밖에 못하는 고래 두 마리가 싸우는 동안 담담하게 많은 시민들의 희망을 머금고 미래를 그리면서 여러분이 모아주시는 십시일반의 밥 많이 먹고 크겠습니다. 시민 여러분, 모두가 움츠린 눈 덮인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막아보려고 해도 민주화는 필연이었습니다. 상대 정치세력을 악의 상징, 빌런으로 만들어 콜로세움에 세우는 검투사 정치는 월륜(月輪), 즉 보름달과 같아지게 되어 있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생산적인 정치는 월신(月新), 초승달과 같이 차오릅니다. 자연의 섭리가 무서운 것은 이것이 거부할 수 없는 미래라는 점에 있습니다. 눈은 항상 녹습니다. 그래서 봄은 항상 옵니다. 보름달은 항상 지고, 초승달은 항상 차오릅니다. 내년 4월,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상계동의 꿈, 보편적인 민주 시민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도록 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정진하겠습니다. 희망의 언어로 미래를 키울 때, 다시는 투표용지가 킬러문항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나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내 나라를 위해 행복한 선택이 가능한 그날을 오늘 이 자리에서 약속하겠습니다. 앞으로 저만의 NeXTSTEP 을 걷겠습니다. 변화와 승리에 대한 확신을 두고 이 길을 즐겁게 걷겠습니다. 훗날 오늘의 제 약속이 “상계동 마포참숯갈비 선언”이라고 위키 한 자락에 기록될 수 있도록 견마지로를 다하겠습니다.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당신을 빼놓지 않도록. 감사합니다. <끝>
  • “이 사회가 이선균 죽음으로 몰고 가”…연예인들 애도 물결

    “이 사회가 이선균 죽음으로 몰고 가”…연예인들 애도 물결

    배우 이선균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예계도 큰 충격에 빠졌다. 이날 예정된 인터뷰와 행사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는가 하면 일부는 소셜미디어(SNS)에 이선균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며 추모에 동참했다. 듀오 가수 ‘클론’ 강원래의 아내인 가수 김송이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을 추모하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김송은 27일 SNS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한 뒤 “군중 심리가 제일 나쁘다. 이 나라가, 이 사회가 죽음으로 몰고 간다. 죽였다 살렸다 한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걸리는 사람과 걸리지 않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누구나 다 환경에 장사 없고 ‘나는 절대 안 그래!’라며 장담할 인생 못 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망치기도 한다”며 “죄를 결코 두둔하는 게 아니다. 인정했으니까 죗값 받고 피투성이라도 살아있어야지. 가족들 때문이라도 살았어야지. 비통하고 애통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가수 겸 VJ 프라임은 이선균과 찍은 사진을 올린 뒤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강수연은 ‘언제부터 형사, 검사가 내 아랫도리를 관리한 거야?’라는 명대사를 남겼다”며 “시대는 계속 변하고 시대의 규범과 자유와 사생활의 모든 범위와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차원적인 잘잘못의 편 가르기에 감정은 전혀 없다”면서도 “이 비보가 과연 누구의 발판이 되어 도약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독약일지는 알 것 같아 씁쓸하다. 모든 뉴스가 책임감 없고 성찰 없는 단순 흥밋거리가 아닌 우리 삶의 비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개그맨 윤택은 “사는 게 죽는 것보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사랑하는 자식과 아내 부모를 등지고 떠났을까 하는 마음에 자꾸 눈물이 납니다”라며 “감미롭고 그윽한 목소리의 연기로 스크린을 통해 행복을 안겨주었던 자랑스러운 한국의 연기파 배우가 세상을 등지고 이제 편안한 곳으로 향했으니 부디 그곳에서는 편안하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애도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이선균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근처 자동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 무명시절 거쳐 월드스타까지…커리어 정점서 떠난 이선균

    무명시절 거쳐 월드스타까지…커리어 정점서 떠난 이선균

    27일 세상을 등진 배우 이선균(48)은 20대 때 무명 시절을 거쳐 30대 들어 빛을 보다가 40대에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 인물이었다. 특히 올해 그가 주연한 영화 2편이 동시에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으며 배우 인생 정점에 올라섰다. 1975년생인 이선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입학해 1999년 비쥬의 ‘괜찮아’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데뷔했다. 2001년 MBC 시트콤 ‘연인들’을 통해 방송에도 데뷔했지만, 이후 오랜 기간 단역·조연을 전전했다. MBC ‘베스트극장’, KBS ‘드라마시티’ 등 지상파 단막극에서 주연을 맡아 천천히 입지를 다졌다. 32세이던 2007년 MBC 의학 드라마 ‘하얀 거탑’에서 올바른 직업윤리를 가진 바른 의사 최도영 역을 맡아 대중의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다. 같은 해 방영한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는 음악가 최한성 역을 맡아 존재감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선균은 두 작품으로 MBC 연기대상에서 미니시리즈부문 황금연기상을 받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받은 연기상이었다. 이후 ‘파스타’(2010), ‘골든타임’(2012) 등 그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으면서 ‘배우 이선균’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영화로도 보폭을 넓힌 그는 ‘쩨쩨한 로맨스’(2010), ‘체포왕’(2011), ‘화차’(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끝까지 간다’(2014) 등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이선균은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 역을 맡아 일약 월드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이 영화는 그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아이유와 함께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에서 ‘참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내에서도 다양한 팬층을 형성했다. 지금까지도 각종 명대사와 명장면이 회자할 정도로 사랑받은 드라마다. 올해는 그가 주연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잠’이 동시에 칸영화제에 초청받아 레드카펫을 밟으면서 커리어 정점에 올랐다. 코미디, 스릴러, 드라마, 멜로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화하는 폭넓은 연기력과 좋은 목소리는 배우 이선균의 장점이었다. 지난 10월 그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 여파로 이선균이 주연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행복의 나라’는 개봉이 보류됐고, 드라마 ‘노 웨이 아웃’은 조진웅으로 배우가 교체됐다. 이선균은 총 3차례에 걸쳐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았으며,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전날에는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한 증거가 유흥업소 실장의 진술뿐이라며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선균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종로구에 있는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이선균의 장례는 유가족과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다. 이선균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이선균 배우가 오늘 세상을 떠났다”고 전하며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억울하지 않도록 억측이나 추측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뒤 “장례는 유가족 및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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