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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가 치르게 하겠다” 범죄영화보다 살벌…2000명 문신 조폭들 향한 곳은

    “대가 치르게 하겠다” 범죄영화보다 살벌…2000명 문신 조폭들 향한 곳은

    엘살바도르 대통령실이 11일(현지시간) 4만명을 수용하는 ‘메가 교도소’를 공개했다. 정부가 게시한 영상에는 엘살바도르의 여러 도시에 분산 수감돼 있던 2000여명의 폭력 조직원이 엘살바도르 테콜루카에 위치한 대형 수감시설로 이송되는 모습이 담겼다. 흰 반바지를 입고 머리를 짧게 깎은 수감자들이 새 교도소를 지나 감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모습이 마치 범죄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인상적이다. 테러감금센터(CECOT)로 불리는 거대한 감옥은 나이브 부켈레(42)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범죄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과 같은 시설이다. 그는 2022년 폭력 갱단에 의한 살인 사건이 급증하자 의회에 일부 헌법상의 권리를 정지하는 예외 상태를 통과시킬 것을 요청했다. 영장 없이 체포가 가능하고 정부가 사적인 통신에 접근할 수 있으며 구금자들은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없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와 함께 초대형 교도소 건설도 추진했다.이후 7만명 이상의 용의자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단체들은 경찰에 구금된 채 사망한 최소 수십 명을 포함해 무고한 사람들이 이 정책에 휘말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11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3곳의 교도소에 있던 2000명 이상의 갱단원을 이감했다. 그곳에서 그들은 국민에게 저지른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에 이송된 범죄자에 대해 ‘MS-13’(마라 살바트루차), ‘바리오 18’을 비롯한 주요 폭력·마약 밀매 카르텔 소속 갱단원이라고 밝혔다. 많은 이가 몸에 18 또는 13이 새겨진 문신을 하고 있는데 이는 해당 소속된 갱단을 의미한다. 바리오18은 약 6만 5000명, MS-13은 5만~7만명 사이 조직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이 수감된 교도소는 수도에서 약 1시간 30분 거리로 축구장 230개를 합친 면적이다. 11m가 넘는 콘크리트 벽과 전기 울타리로 차단돼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도피가 불가능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감옥은 24시간 인공조명이 비추고 나이프와 포크가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어 수감자들은 손으로 음식을 먹어야 한다. 하루 자유시간은 고작 30분으로 덤벨이나 바벨로 서로를 때리거나 경비원을 때릴 수 있어 맨몸으로만 운동이 가능하다. 수십건의 살인 사건을 저지른 어떤 수감자는 70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라고 한다.인권 단체들은 이 시설을 ‘인권의 블랙홀’이라고 부르며 맹비난을 퍼부었지만 부켈레 대통령의 이런 강압적인 정책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세계적인 살인 수도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엘살바도르의 살인 건수는 단속이 시작된 2022년 56.8% 급감했다. 지난해 살인범죄는 154건으로 재작년에 비해 70% 이상 줄었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2월 대선에서 89.98%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해 지난 1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 “58세 맞아?” 싱가포르 사진작가 화제…동안 비결 보니

    “58세 맞아?” 싱가포르 사진작가 화제…동안 비결 보니

    훈훈한 동안 외모로 화제인 싱가포르의 패션 사진작가 추안도 탄(58)이 동안 비결을 공개했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1966년생인 탄은 1980년대에 모델로 데뷔해 약 10년 전부터 패션 사진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사진작가로 활동을 시작한 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고, 그의 잘생긴 외모는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 수는 이날 현재 150만명이 넘는다.그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들 속에서도 변함없는 동안 외모를 자랑했다. 누리꾼들은 탄의 동안 비결에 대해 “유전이다”, “싱가포르 환경이 좋아서 그렇다”, “의학의 힘을 빌렸을 것이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탄은 싱가포르의 신문사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동안과 건강 비결을 공개했다. 탄은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의 외모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며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위해선 식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평소 아침 식사는 완숙 달걀 6개로 구성되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 달걀의 노른자 2개는 버린다고 한다. 또 술과 담배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이어 그는 “커피와 차를 피하면서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신다”며 “좋아하는 음식은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채소가 들어간 맑은 수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는 “몸에 수분이 부족할 경우 노화를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탄은 “운동 같은 경우에는 매일 수영을 하고 있다”며 “러닝머신에서 걷는 것도 좋아한다. 근력 운동도 필수”라고 조언했다.
  • 혹시 입양?…멸종위기 희귀 돌고래, 다른 종 새끼와 함께 포착 [핵잼 사이언스]

    혹시 입양?…멸종위기 희귀 돌고래, 다른 종 새끼와 함께 포착 [핵잼 사이언스]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 돌고래 새끼가 다른 종 돌고래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 포착돼 관심을 끌고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캄보디아 해안에서 인도-태평양혹등고래 무리 사이에서 헤엄치는 새끼 이라와디 돌고래가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서로 다른 두 종이, 그것도 새끼 돌고래가 다른 종과 섞여 생활하는 것은 매우 특이하다. 이에대해 캄보디아 해양보호국(MCC)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두 종은 보통 같은 지역에서 먹이를 찾을 때만 모이기 때문에 이같은 상호작용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두 종이 이종교배를 할 수는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문 사례이며, 해당 새끼의 외모를 보면 부모는 모두 이라와디 돌고래로 보인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을 당황케하는 것은 두 종이 함께있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대해 MCC 해양 포유류 보존 프로젝트 수석 연구원 베키 챔버스는 라이브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끼 이라와디 돌고래를 우연히 발견하게 돼 매우 기뻤지만 두 종이 함께있는 이유는 미스터리”라면서 “이 두 종은 심각한 멸종위기에 놓여있는데, 이같은 상호작용이 현재로서는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도-태평양혹등고래(Indo-Pacific Humpback Dolphin)는 주로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의 해안에 서식하는 희귀 동물로 국제자연보전연맹으로부터 2008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체온을 조절하는 혈관에 의해 전체적으로 분홍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이에반해 이라와디 돌고래(Irrawaddy Dolphin)는 유난히 짧은 입술과 웃는 것처럼 보이는 인상 때문에 ‘웃는 돌고래’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특히 과거 이 돌고래는 어부들에게 고기를 몰아다 줄 만큼 인간과 친근하게 지냈지만 무분별한 돌고래 사냥과 기후변화로 점점 개체수가 줄면서 급기야 지난 2008년 세계 10대 멸종위기동물로 지정됐다.
  • “호텔 빙수 안 부럽다”…성심당 ‘6천원 팥빙수’ 화제

    “호텔 빙수 안 부럽다”…성심당 ‘6천원 팥빙수’ 화제

    최근 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에서 과일이 올려진 팥빙수를 6000원에 판매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심당 빙수를 먹었다는 후기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드디어 미쳐버린 성심당’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성심당 빙수의 가격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메뉴를 보면 국산 팥으로 만든 ‘전설의 팥빙수’ 6000원, ‘인절미 빙수’ 7000원, ‘눈꽃빙수 망고’ 7500원, ‘눈꽃빙수 딸기’ 6500원 등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성심당 빙수 사진과 함께 가격이 적혀있는 영수증을 올려 빙수를 6000원에 구매했다고 인증했다. 해당 누리꾼은 “심지어 5% 포인트 적립까지 해준다”며 “진정한 ‘혜자’(가성비가 높다는 뜻)스러운 빙수”라고 전했다. 성심당 빙수 가격을 접한 누리꾼들은 “눈꽃빙수 망고는 10년 전에도 저 가격에 못 먹었다”, “대전 사람들 부럽다”, “대전 가서 살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성심당의 이러한 행보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시중 빙수 가격이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망고와 우유 등의 가격이 오르며 시중 빙수 가격은 예년보다 더 오르고 있다. 일반 카페에서 판매하는 빙수의 가격은 대부분 1만원대로, 서울 시내의 주요 호텔 빙수 가격은 10만원을 웃돈다. 또한 성심당 빙수가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후기도 많다. 누리꾼들은 “개인적으로 성심당 망고 빙수가 호텔 빙수보다 맛있었다”, “호텔 빙수보다 가성비 좋고 맛도 있다”, “(성심당 빙수가) 재료를 아끼지 않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역 앞 찐빵집으로 시작해 가성비와 맛 모두 챙긴 빵집으로 입소문을 탔다. 현재는 성심당에 가려고 대전에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해졌다. 성심당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로컬100’(지역문화매력 100선)에 선정됐으며, 로컬100 중 3곳에 주어지는 ‘지역문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머스크방 자주 가던 女인턴…돌연 임원돼” 직원과 성관계 의혹 터졌다

    “머스크방 자주 가던 女인턴…돌연 임원돼” 직원과 성관계 의혹 터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또 성추문에 휩싸였다. 이번엔 스페이스X 여성 직원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스페이스X에서 여러 여성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2010년대 초반 스페이스X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당시 20대 대학생 여성은 회사 개선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적어 머스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후 머스크는 이 여성을 불러내 데이트와 성관계를 했다. 머스크는 여성이 인턴십을 끝내고 다음 해 대학을 졸업하자 시칠리아에 있는 한 리조트로 초대해 만나기도 했다. 2017년 머스크는 이 여성에게 스페이스X의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정규직 간부급(executive staff) 역할을 맡기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연락했다. 스페이스X 전직 직원들은 “여성이 유능한 엔지니어이긴 했지만, 갓 입사한 젊은 직원이 그렇게 중요한 직책을 맡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고 말했다. 해당 여성이 입사하자 머스크는 그를 여러 차례 자신의 자택으로 오게 했다. 여성은 2019년 직속 상사였던 임원이 해고되면서 함께 퇴사했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 내 성추문 사례는 또 있다. 2013년 스페이스X에서 근무하다 회사를 떠난 또 다른 여성은 WSJ에 “머스크가 내게 그의 아이를 낳아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머스크의 제안을 거부했다. 주변 사람들 증언에 따르면, 이후 머스크는 이 여성의 연봉 인상을 승인하지 않고 업무 성과에 불만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 여성은 결국 100만 달러(약 13억 7000만원)가 넘는 현금과 주식을 퇴직 급여로 받고 회사를 떠났다. 머스크는 또 2014년 스페이스X에서 그에게 직접 보고하는 업무를 맡았던 여성 직원과 한달 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WSJ은 전했다. 과거에도 수차례 성추문…자식은 10명 머스크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성 추문에 시달린 바 있다. 2022년 5월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머스크가 2016년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스페이스X 소속 전용 제트기에서 여자 승무원의 다리를 더듬고, 이 승무원에게 성기를 노출한 뒤 성적인 행위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피해 승무원은 사건 발생 약 2년 뒤 스페이스X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머스크와 스페이스X는 이 승무원에게 합의금 등의 명목으로 25만 달러(약 3억 4000만원)를 지급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다만 이 같은 일이 알려지자 머스크는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머스크는 정자 기증 등으로 10명의 자식을 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출간된 머스크의 전기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회사 뉴럴링크의 임원 시본 질리스에게 출산을 권하며 정자를 기증하겠다고 제안, 질리스가 이에 동의해 2021년 체외 수정으로 이란성 남·여 쌍둥이를 낳았다. 머스크는 첫 번째 부인이었던 캐나다 출신 소설가 저스틴 윌슨과의 사이에서 자녀 5명을 얻었다. 또 캐나다 출신 가수 그라임스(본명 클레어 바우처)와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낳은 아이 3명도 있다. 두 번째 부인 영국 배우 탈룰라 라일리와는 2016년 이혼했다.
  • [사설] 들썩거리는 전세, 임대차법 개정 적극 검토해야

    [사설] 들썩거리는 전세, 임대차법 개정 적극 검토해야

    전셋값이 불안하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가 0.10% 오르며 지난해 6월 상승 전환한 뒤 1년째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5.54%에 이른다. 같은 기간 경기 5.92%, 인천 2.61%로, 상승 흐름이 수도권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다음달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에 따른 4년(2+2년)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오고, 향후 신규 입주 물량까지 크게 줄 예정이어서 자칫 ‘전세대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전셋값 상승은 공급과 수요 불일치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문재인 정부 때 시행된 임대차 2법의 영향도 적지 않다. 임대차 2법은 2년인 주택 임대차 계약 기간을 임차인 뜻에 따라 1회 연장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재계약 시 보증금 인상률을 5%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전세 물량 실종과 4년치를 한꺼번에 올리려는 임대인들의 심리 등이 겹치면서 2020년 7월 첫 시행 이후 전셋값이 폭등하는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다음달부터 갱신권을 행사한 계약(2+2)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오면서 전셋값 상승 흐름이 가팔라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임대차 2법이 전세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왜곡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셋값 폭등 등 임차 기간 4년 보장의 역기능이 더 크다면 당연히 손을 볼 필요가 있다. 시장 변동폭을 줄일 수 있도록 계약 기간이나 갱신권 행사 조건 등을 조정해야 한다. 또한 내년엔 수도권 신규 입주 물량이 5만 가구 이상 감소하는 등 ‘공급절벽’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공공주택의 공급 일정을 앞당기는 등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하길 바란다.
  • 10곳 중 4곳 ‘한계 기업’… 1년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아

    10곳 중 4곳 ‘한계 기업’… 1년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아

    지난해 세계적인 불황과 고금리 여파로 1년 동안 번 돈으로 은행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10곳 중 4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기업의 매출 증가율도 2015년 이후 8년 만에 뒷걸음질치면서 1만원을 팔면 400원도 못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3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3만 2032곳의 평균 이자보상비율은 219.5%로 전년(443.7%)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2021년(654%)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100% 아래면 한 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2022년 34.6%에서 1년 만에 40.1%로 늘면서 2013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계기업 비중은 2021년 34.1%, 2022년 34.6% 등 30% 중반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 20% 이상 크게 뛰었다. 강영관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2021년 기준금리 인상 이후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기업의 차입금 이자율이 상승한 반면 매출액과 수익성은 낮아지면서 이자보상비율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계기업이 급증한 것은 무엇보다 수출 감소로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나빠졌기 때문이다. 성장성 지표인 국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22년 16.9%에서 1년 만에 -2.0%로 급락했다. 2020년(-3.2%), 2015년(-2.4%)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았다. 반도체 경기 위축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 매출액 증가율이 5.4%에서 -15.9%로 줄었고, 원유 가격 하락으로 주력 수출 품목인 석유·정제 분야 증가율도 66.9%에서 -14.1%로 급락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3.8%로 2021년(6.8%), 2022년(5.3%)에 이어 내림세가 이어졌다. 2년 전만 해도 1만원을 팔면 700원 정도는 남겼는데 이자를 빼고 나면 순수익이 절반밖에 안 된다는 뜻이다. 강 팀장은 “올해는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부동산 경기 악화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확대는 여전히 리스크”라고 말했다.
  • 월 10만원 수당·장례지도사 지원… 송파의 보훈은 계속됩니다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은 취임 후 첫 결재 사항이 사회적 약자 지원과 더불어 보훈 유공자에 대한 지원 확대였을 만큼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행정의 최우선에 뒀다. 가락시장 사거리에 서울 시내 최고 높이의 초대형 태극기를 설치하고, 6·25 참전유공자 위문금 지급 제도를 신설하는 등 다양한 보훈 정책이 지난 임기 2년 동안 나왔다. 서 구청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분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파구에 따르면 지역에는 독립유공자 유족, 참전유공자 등 8078명의 보훈가족이 거주한다. 이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로, 특히 고령의 보훈 대상자가 많은 만큼 송파구는 이들의 노후 생활은 물론 장례 지원 등 ‘맞춤형 보훈복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들 고령의 보훈 유공자를 위해 송파구는 지난달 말부터 ‘국가유공자 장례지원 사업’을 새롭게 실시하고 있다. ‘송파구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일부개정해 송파구 거주 중 사망한 국가유공자의 유족에게 장례지도사와 장례용품을 지원한다. 보훈은 서 구청장의 임기 초기부터 구정의 주요 우선순위였다. 2022년 10월 보훈 수당을 기존 월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하고 서울시 보훈수당을 받더라도 중복 지원이 가능하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이를 통해 지원 대상자는 3000여명에서 6000여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송파구 국가보훈대상자는 6600명으로 예상된다. 또 6·25 참전유공자 위문금 지급 제도 신설로 매년 6월 25일 기준으로 송파구에 1년 이상 거주하는 6·25 참전유공자에게 연 1회 30만원을 지원한다. 서 구청장은 “6·25 참전용사들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소멸돼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며 “참전용사들은 현재 90세가 넘어서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 이분들이 돌아가실 때까지 국가가 기억하고 예우하겠다는 것”이라고 위문금 지급제도를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이 밖에도 송파구는 매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을 기념해 보훈가족 한마당 행사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됐다. 송파구는 ‘저소득 독거노인 생활보조수당’을 신설해 월 7만원씩 지급하고, 저소득 장애인의 장애수당을 기존 장애별 금액에서 5만원씩 추가로 지급해 지원을 늘렸다.
  • “긴축 충분히 유지… 천천히 서둘러야” ‘조기 금리 인하론’에 선 그은 이창용

    “긴축 충분히 유지… 천천히 서둘러야” ‘조기 금리 인하론’에 선 그은 이창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통령실과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내수 활성화를 위한 ‘조기 금리 인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통화정책 수장으로서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섣부른 통화 완화 기조 선회로 인플레이션이 재차 불안해져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때 감수해야 할 정책 비용은 훨씬 더 클 것”이라며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고통이 크다는 것을 잘 알지만 물가가 제대로 안정되지 않으면 실질소득 감소, 높은 생활물가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은 금융시장 파급 효과를 고려해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온 그간의 모습과 달랐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너무 늦게 내리면 내수 회복세 약화와 연체율 상승으로 시장 불안이 초래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금리를) 너무 일찍 내려도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수 있다”며 긴축 기조 유지에 무게를 실었다. 이 총재는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라는 아우구스투스 로마 황제의 정책 결정 원칙을 거론하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구간에 접어든 지금 이런 상충관계를 고려한 섬세하고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이 전날 오후 공개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다수 위원은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 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한 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 이르려면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물가 목표 안착에 대한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서울에서 느끼는 유럽 감성…낭만광장이 된 광화문광장

    서울에서 느끼는 유럽 감성…낭만광장이 된 광화문광장

    선선한 바람과 함께 노을이 저물고 명품 클래식 선율이 낮의 분주함을 떠나보내는 저녁 공기를 가득 채웠다. 눈을 감으면 유럽인가 싶은데 화면에 보이는 한글 자막이 이곳이 한국임을 새삼 일깨운다. 광화문광장이 유럽 어느 도시에서나 느낄법한 낭만을 선사하며 시민들의 가슴을 황홀하게 물들였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지난해에 이어 11~12일 준비한 광화문광장 야외 오페라 행사를 통해서다. 지난해 ‘카르멘’을 보여줬던 서울시오페라단은 올해는 피에트로 마스카니(1863~1945)의 단막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선보였다. 1880년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을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 오페라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영화 ‘대부’에 삽입된 간주곡이 특히 유명하다. ‘시골 기사’라는 뜻을 지닌 제목의 작품은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피의 복수극을 그렸다. 군대에서 갓 제대한 뚜릿뚜와 그가 사랑했던 로라, 로라가 결혼한 돈 많은 운송업자 알피오, 뚜릿뚜의 새 애인 산뚜짜의 얽히고설킨 애정 관계가 흥미롭게 펼쳐졌다.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에 맞춰 소프라노 조선형, 메조소프라노 송윤진·정세라, 테너 정의근·이승묵, 바리톤 유동직·박정민 등 실력파 성악가가 목소리를 얹으면서 광화문광장은 명품 공연장이 됐다. 여기에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한 123명의 시민예술단도 이탈리아 원어 가사로 노래하며 프로 못지않은 실력을 뽐냈다. ‘우윳빛 셔츠처럼 하얀 로라’,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포도주를 마시자’ 등 작품 속 아리아가 시민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셨다. 야외광장이라는 공간적 제약이 있었지만 빛나는 무대 연출을 통해 대극장에 뒤지지 않은 무대를 완성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색채가 화려해 영상미를 뽐낸 화면에는 칸딘스키, 샤갈, 고흐, 클림트, 에곤 실레 총 5명 작가의 작품을 부분적으로 차용한 이미지가 나왔다. 이야기의 서사에 맞춰 실시간으로 변화한 무대 영상은 오페라를 떼놓고 보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마치 유럽의 미술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 목재 대신에 재활용이 가능한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한 친환경 공연이었기에 가능한 연출이었다.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고전 오페라를 서울 시민 누구나 함께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대로 오페라의 인기가 높지 않은 현실에서도 시민들이 객석을 빼곡하게 채우며 남다른 인기를 보였다. 서울 한복판이었지만 이곳에서만 울리는 명품 선율에 공연장은 마치 외따로 떨어진 섬처럼 다른 세계로 느껴졌다. 관객들은 중간중간 스마트폰으로 공연 장면을 담으며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을 남겼다.
  • 골프장 카트비 작년 1조 넘어…“3명 식사에 4명 밥값 징수 안 돼”

    골프장 카트비 작년 1조 넘어…“3명 식사에 4명 밥값 징수 안 돼”

    지난해 국내 골프장 이용객들의 카트피 지출액이 1조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레저백서 2024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장 이용객들이 지출한 카트 이용료총액은 1조 1480억원으로, 2011년 5049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팀당 카트피를 보면 회원제 골프장은 2011년 평균 7만 9400원에서 지난해 9만 8000원으로 23.4% 올랐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올해에도 회원제 카트피는 전년보다 1.9%, 대중형은 2.0%씩 인상됐다. 골프장 전체 매출액에서 카트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5.2%에서 지난해 15.7%로 비슷한 수준이다. 골프 인구 544만명을 기준으로 골프장 이용객의 인당 연간 카트피 지출액은 지난해 21만 1000원으로 조사됐다. 팀당 카트피 분포를 보면 10만원을 받는 골프장이 261개소로 전체 399개소의 65.4%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부터 20만원∼30만원에 달하는 6인승 리무진 카트를 도입하는 골프장도 늘고 있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장은 “카트피 징수 방식을 팀당이 아닌 인당으로 바꿔야 한다”라며 “이는 3명이 식사했는데 4명 식대를 내라는 것과 다름없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 운명처럼 만난‘장미란 영상’이제 주인공은 나야 나[파리 올림픽 주인공은 나!]

    운명처럼 만난‘장미란 영상’이제 주인공은 나야 나[파리 올림픽 주인공은 나!]

    7년 전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된 ‘한국 역도의 전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경기 영상을 보고 운동을 시작한 박혜정(21·고양시청)이 우상의 발자취를 따라 2024 파리올림픽으로 향한다. 그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제 가능성을 믿는다. 즐기는 마음으로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시상대 위에 올라 기쁨을 만끽하겠다”고 다짐했다. ●장미란 이후 침체기 탈출 희망 박혜정은 해마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역도 선수로는 장 차관 이후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 4월 태국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에서는 인상 130㎏, 용상 166㎏, 합계 296㎏으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훈련 중에는 무리한 무게를 시도하지 않고 기록도 보지 않는다. 코치님의 판단을 믿고 연습부터 대회까지 뛰기 때문에 매 경기가 새로운 도전”이라며 “상상만 했던 한국 신기록을 실제로 이뤄 내 뛸 듯이 기뻤다. 하지만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모두 올림픽을 향하는 중간 과정이지 그 자체가 완성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생애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는 박혜정은 장 차관의 명성을 이을 여자 최중량급(87㎏ 이상)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장 차관은 2004년 아테네 은메달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에서 금메달, 2012년 런던에서 동메달을 따고 은퇴했다. 이후 한국 역도는 침체기에 빠졌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 수상하지 못했다. 한국 역도의 희망 앞에는 ‘세계 최강’ 리원원(24·중국)이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다. 박혜정은 태국월드컵에서도 합계 325㎏을 들어 올린 리원원에게 30㎏가량 밀리며 준우승했다. 1위에 오른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는 팔꿈치를 다친 리원원이 불참했다. 그는 “언젠가 리원원 선수를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당장 넘어서겠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며 “1차 목표를 입상으로 설정하고 한 단계씩 올라가겠다”고 강조했다.●최근 야간 자율 운동 집중 새벽, 오전, 오후로 나눠 운동하는 박혜정은 최근 야간을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일하게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쉬지 않고 선수들을 지원하는 코치진의 적극성이 오히려 그를 고민에 빠트렸다. “혼자 노래 들으면서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데 코치님이 굳이 나오셔서 무게 드는 개수를 세 주신다”며 한숨 섞인 웃음을 지은 박혜정은 “자율적으로 부족한 점을 보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시차 적응 관건… 끝까지 부상 조심 박혜정은 10대의 마지막 문턱을 지나던 2022년 선수 생활 처음으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운동 의욕을 잃은 그를 수렁에서 꺼내 준 건 어릴 때부터 쓴 ‘훈련 일지’였다. 박혜정은 “과거를 돌아보면서 이렇게 열심히 했었으니까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얻었다”며 “그래서 지금도 하루도 빠짐없이 일지를 쓰고 있다. 올림픽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털어놨다.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파리올림픽의 관건은 시차와 부상 관리다. 박혜정은 “최근 스페인으로 전지훈련을 갔는데 시차 적응이 제일 힘들었다. 너무 일찍 가면 컨디션이 떨어질 것 같아 적당한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무릎과 허리 통증도 이겨 내야 한다. 메달 색깔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로 긴장감을 내려놓겠다. 그러면 4년 뒤에는 세계 정상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 “일본인과 조선인 같은 월급 받았다”…강제동원 역사 여전히 묻힌 군함도

    “일본인과 조선인 같은 월급 받았다”…강제동원 역사 여전히 묻힌 군함도

    “하시마는 군함도라고도 불리며 양질의 석탄을 캐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일본의 산업을 지탱해 왔고 5000여명이 살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11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찾아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동원이 이뤄졌던 하시마(군함도)에 대한 일본어 음성 가이드를 켜자 이러한 설명이 흘러나왔다. 일본이 1940년대 일으킨 태평양전쟁을 위해 식민 지배하던 조선에서 양민들을 끌고 가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안내는 들리지 않았다. 2022년에 이어 다시 방문한 센터에서는 군함도에서 석탄을 채굴하던 노동자들이 강제 동원으로 현장에 간 게 아니었다는 점을 더 교묘하게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전체 1~3관 중 센터 설립 목적인 3관에선 군함도의 당시 상황을 설명했는데 조선인의 월급봉투를 이전보다 더 상세하게 공개하며 모두 똑같이 월급을 받았다고 강조하고, 실제 거주한 일본인들의 입을 빌려 “일본인과 조선인의 차별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1년 반 전의 센터 방문 때와 달라진 부분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해 5월 7일 서울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저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말한 내용을 액자로 만들어 전시했다는 점이다. 액자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게시물 근처에 놓여 강제 동원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전시관 곳곳에 “적어도 2차 대전 때 조선인은 일본의 국민이었다”, “어디에 조선인과 일본인의 차별이 있었나” 등의 발언을 게시하며 강제 동원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특히 2015년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 정부가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한 내용에 대해 “(강제 동원에 대해) 적확하게 부인하지 않은 일본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며 후회하는 내용도 있었다. 군함도는 일본이 세계유산에 등재하려는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롤모델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6일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사도광산에 대해 일본 정부가 강제 동원 언급을 피하기 위해 에도시대(1603~1867년)에 한해 기술한 점을 문제 삼아 채굴 전체 기간을 모두 알려야 한다며 ‘보류’ 판단을 내렸다. 일본이 역사를 보강해 다음달 21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4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자료를 제출하면 다른 조선인 강제 동원 현장인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에서 벌어진 강제 동원 사실을 알리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국 정부를 설득해 지지를 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본은 ‘적절한 조치’를 내세워 군함도를 세계유산 목록에 올리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로 2020년 6월 산업유산 정보센터를 열었지만 약속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 오세훈 “GS건설, 위례신사선 포기… 민자·재정 투트랙 추진”

    오세훈 “GS건설, 위례신사선 포기… 민자·재정 투트랙 추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과 관련해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고, 여의찮으면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11일 서울시의회 제324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위례신사선 사업 추진 사항과 관련한 유정인 국민의힘 시의원의 질의에 “민간투자사업 여건 악화로 (우선협상대상자인) GS건설 컨소시엄이 사업 포기 의사를 밝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와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을 잇는 경전철 노선으로, 2014년 5월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민간투자사업으로 반영됐다. 시는 2020년 1월 GS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뒤 자재 가격 급등, 금리 인상 등 민간투자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빚게 됐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자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주요 건설 출자자들이 줄줄이 사업 참여를 포기했다. 오 시장은 “컨소시엄에 들어와 있는 기업들이 이미 포기 의사를 밝혀 민간투자사업 공고를 새로 해야 한다”며 “여의찮다고 판단될 경우 재정사업으로 돌릴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하반기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재지정할 예정이지만, 참여 사업자가 없으면 재정투자사업으로 빠르게 전환할 계획이다. 다만, 재정투자사업으로 추진하면 민간투자사업보다 3년가량 착공이 늦어질 수 있다. 이에 신속한 추진을 위해 우선 민간투자사업으로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협상해야 할 내용을 최대한 공고문에 담아, 협상 기간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 “독자가 해석할 때, 이야기는 완전해져”

    “독자가 해석할 때, 이야기는 완전해져”

    “우리는 난세를 살아가고 있어. 그러니 유일하게 도덕적인 선택은 비도덕적이 되는 것뿐이야.”(단편 ‘은랑전’ 일부) 평단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세계적인 SF환상문학 작가 켄 리우(48)의 단편집 ‘은랑전’(황금가지)이 최근 한국어로 옮겨졌다. 쫀쫀한 액션 묘사로 읽는 내내 박진감 넘치는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본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표제작 ‘은랑전’을 비롯해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번뜩이는 상상력으로 역사와 인간을 고찰한 작품 13편이 실렸다.●‘종이 동물원’ 장르문학상 동시 석권 앞선 그의 단편집 ‘종이 동물원’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장르문학상인 휴고상·네뷸러상·세계환상문학상을 40년 만에 동시에 거머쥐며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중국 당나라 시대 전기소설인 ‘섭은낭전’에서 영감을 얻어 속도감 있는 문체로 써 내려간 단편 ‘은랑전’이 압권이다. 어린 시절 납치돼 암살자로 길러진 주인공 은랑이 끝끝내 없애지 못한 인간적인 감정으로 말미암아 혼란을 겪는 내용이다. 이미 영상화 판권이 계약되는 등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중국계 미국인으로 경계인의 삶을 살아온 켄 리우는 소설가뿐 아니라 프로그래머, 변호사, 번역가까지 아우르는 네 얼굴의 작가이기도 하다. 1976년 중국 서북부 간쑤성 란저우시에서 태어나 11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살았다. 하버드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이후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고 7년간 변호사로도 일했다고 한다. 지금은 보스턴에 거주하면서 기술 전문 법률 컨설턴트를 겸하며 소설을 쓰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여러 습작을 썼으나 정식으로 데뷔한 것은 2002년 ‘포보스 SF 단편선’에 발표한 소설 ‘카르타고의 장미’를 통해서다. ●‘삼체’ 번역 영미권 폭발적 관심 번역가로서 역량이 빛났던 순간은 중국 작가 류츠신의 SF소설 ‘삼체’를 영어로 번역했을 때다. 소설 중반부에 짤막하게 있던 문화대혁명 내용을 가장 앞에 올 수 있도록 재편집했고 영미권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도록 한 주역이기도 하다. 이는 올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시리즈 ‘삼체’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이번 단편집 마지막을 장식한 짤막한 우화 ‘잘라내기’도 인상적이다. 성스러운 경전에 쓰인 말을 잘라 내며 나날을 보내는 승려들의 이야기로 독자에게 기억과 망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켄 리우는 서문에 “소설의 매체는 언어이고 언어는 소통이 지상 과제인 기술이건만, 작가인 나는 소통이라는 목적을 멀리해야 비로소 마음에 드는 소설을 쓸 수 있다”며 “모든 이야기는 독자가 찾아와 해석할 때 마침내 완전해진다”고 적었다.
  • 죽은 자가 말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연극 리뷰]

    죽은 자가 말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연극 리뷰]

    죽음이 죽음을 부르고, 비극이 비극을 낳는다. 욕망에 눈먼 사악한 인간이 저지른 패륜적 살인은 복수심에 사로잡힌 예민한 청년의 의도치 않은 살인으로 이어지고, 그로 인한 비극의 악순환은 두 집안을 절멸로 내몰고서야 끝난다. ‘천지사방에 온통 죽음뿐’인 폭풍 같은 서사가 휩쓸고 간 뒤 적막한 무대 위 공백을 채우는 건 역설적으로 삶이다. 혼돈의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지난 9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햄릿’의 여운은 그래서 더욱 짙고 길게 다가왔다. 한국 연극계 거장들의 축제로 자리잡은 신시컴퍼니의 ‘햄릿’이 2년 만에 돌아왔다. 2016년 이해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햄릿 역의 유인촌 등 이해랑연극상 수상자 9명이 모인 첫 공연은 전회 매진 기록을 세웠다. 2022년 공연은 초연의 원로 배우와 강필석 등 젊은 배우들이 호흡을 맞춰 신구 세대 간 화합의 무대로 주목받았다. 3회째인 이번 공연에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24명의 배우가 참여해 대극장 연극으로는 흔치 않은 석 달간의 대장정을 이끈다. 초연부터 연출을 맡은 손진책은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시즌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를 고민하는 햄릿을 넘어 죽은 자들의 시선을 통해 ‘인간이 살아가야 하는 법’을 고민하는 작품으로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이런 의도는 죽음과 삶의 공간을 수시로 넘나드는 담백한 무대와 감정의 응축과 폭발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배우들에 힘입어 자연스럽게 객석에 스며들었다. 햄릿은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우스를 실수로 살해한 뒤 영국으로 쫓겨가는 배 안에서 ‘잔인한 운명의 화살을 묵묵히 참고 견딜 것인지, 이길 수 없는 싸움인 줄 알면서 결연히 싸우다 쓰러질 것인지’를 두고 고뇌한다. 고통에 찬 삶과 불행을 질질 끌고 다니는 현실에 괴로워하면서도 죽음의 공포에 짓눌렸던 햄릿이 “나를 잊지 마라”는 유령의 목소리를 떠올리고 돌아오는 대목은 어떻게 살 것인지를 보여 주는 극적 예시다.삶에 대한 태도에 있어 햄릿과 대척점에 놓인 인물은 클로디어스다. 친형을 죽이고 형수를 아내로 맞은 그는 슬픔에 빠진 조카에게 “죽음 뒤에 삶이 오고, 삶 뒤에 죽음이 온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라고 훈계하지만 정작 자신의 범행이 밝혀져 죽을 위기에 처하자 “나는 인간이다. 나는 살고 싶다”고 절규한다. 경사 무대 뒤쪽에 거울 벽과 유리를 놓아 사각지대 없이 등장인물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여 줌으로써 인간 본성의 깊은 내면까지 들여다보는 듯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의자와 조명만으로 여러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획하는 군더더기 없는 무대가 배우의 연기와 대사에 오롯이 몰입하게 만든다. 이호재, 정동환, 박정자, 손숙, 김성녀, 박지일 등 원로와 중견 배우들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햄릿 역의 강필석과 오필리어 역의 루나도 대선배들 사이에서 제 몫을 충분히 해낸다. 공연은 오는 9월 1일까지.
  • 삼겹살 1인분, 2만원 넘었다

    삼겹살 1인분, 2만원 넘었다

    ‘식당 삼겹살 1인분에 2만원.’ 서민 음식이라 불리던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2만원을 돌파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로 안정화됐다지만 국민 체감도가 높은 외식 물가는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태에서 좀처럼 꺾이지 않아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11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삼겹살 200g 기준 평균 외식 물가가 2만 83원으로 조사됐다. 전달 1만 9981원에서 102원(0.5%) 오르며 2만원대를 뚫었다. 식당 삼겹살 가격은 2021년 5월 1만 6581원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3502원(21.1%) 뛰었다. 일부 고깃집에서는 1인분 가격을 2만원대로 인상하지 않는 대신 180g, 150g으로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다른 서민 외식 메뉴도 줄줄이 올랐다. 김밥 한 줄 가격은 3423원으로 전월 3362원에서 61원(1.8%) 올랐다. 김밥 재료인 김 가격이 수급 불안으로 지난달 17.8% 오르는 등 가격 상승이 지속된 까닭이다. 비빔밥 한 그릇은 1만 846원, 자장면은 7223원, 김치찌개 백반은 8192원으로 올랐다. 여름에 많이 찾는 냉면(1만 1692원)과 삼계탕(1만 6885원)도 심상치 않다. 삼계탕 전문점 토속촌과 고려삼계탕 등은 한 그릇에 2만원을 받고 있다. 냉면집 노포들도 필동면옥 1만 4000원(물냉면 기준), 을지면옥·을밀대 1만 5000원, 우래옥·봉피양 1만 6000원 등이다.
  • KDI “고금리에 내수 부진”… 글로벌 피벗 확산 속 금리 인하 ‘군불’

    KDI “고금리에 내수 부진”… 글로벌 피벗 확산 속 금리 인하 ‘군불’

    반도체 등의 높은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고금리 탓에 내수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국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이 나왔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로 국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밀린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조와는 정반대로 KDI가 조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문한 것이다. 유럽연합(EU)을 필두로 통화정책을 전환하는 ‘금리 피벗’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KDI가 기획재정부를 대신해 기준금리 인하에 군불을 때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KDI는 11일 ‘경제동향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 따라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내수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가계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지속 상승하는 등 고금리 기조는 내수 부진의 주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고금리가 계속될 경우 경기회복 불씨가 약해질 수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미국의 금리 인하와 관계없이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물가의 추세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지난달 근원물가 상승률(2.2%)이 물가안정목표(2.0%)에 근접한 만큼 통화정책 긴축 정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수는 지난해 12월부터 반년 넘게 부진하다. KDI는 “고금리 기조로 소비 여력이 약화하면서 상품 소비와 밀접한 지난 4월 소매 판매(-2.6%)는 전달(-3.4%)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졌고 그 전달과 비교해도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KDI의 금리 인하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024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현재의 통화정책 긴축 기조를 중립 수준으로 점차 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경제 여건이 다른 미국 등 특정 국가의 정책 기조에 동조화하기보다 우리 거시경제 상황을 감안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같은 달 이창용 한은 총재는 11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연 3.5%) 직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몇 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왔던 주요국들은 최근 들어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하고 있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져서다. 이달 초 캐나다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요국 중 처음으로 0.25% 포인트씩 기준금리를 낮췄다. 이달 말 영국중앙은행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하 시점은 전문가들도 엇갈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은 경기가 호황이고 한국은 불황이라는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현재 금리 기조를 이어 가면 경기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금융 부실 문제가 더 심각해질 우려가 있어 미국보다 먼저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4월 “한은이 금리를 좀 편하게 낮출 수 있도록 물가가 낮아지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자본 유출 가능성과 환율 상승에 대한 우려 등으로 당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4%대 이상으로 금리를 올렸던 미국만큼 우리는 금리 인상 시기에 충분히 올리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금리를 먼저 내려야 우리도 내릴 수 있는데 미국은 경기가 좋아서 금리 인하 필요성이 낮다”고 말했다.
  • 볼턴 “북러 밀착, 美 전술핵 재배치 배제 못 해”

    볼턴 “북러 밀착, 美 전술핵 재배치 배제 못 해”

    “트럼프는 정치·군사적 동맹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북한, 동북아시아의 ‘놀라운 상황’을 고려하면 (확장억제에서) 우리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1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참모였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북한의 핵 개발을 국제사회가 막지 못한 상황에서 ‘전술핵 재배치, 북한 핵 보유 인정 아래 군축 협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7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 한 줌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아첨’(flattery)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인물”이라고 짚으며 트럼프 당선 시 윤석열 대통령이 즉각 축하 인사를 통해 한미일 외교 성과를 설명하며 접근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대북 강경론, 이란 침공 지지 등 공화당 내에서도 ‘초강경 매파’로 분류되는 네오콘의 대표 인물이다. 북한, 러시아 등에 강경론을 펼치다 트럼프와 불화 끝에 2019년 9월 경질되며 갈라섰지만, 여전히 트럼프 심리를 꿰뚫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이 ‘하노이 노딜’로 돌아가자 북한은 대북 제재, 일괄타결 ‘빅딜’을 요구했던 그를 맹비난하기도 했다.10일부터 워싱턴DC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3차 협상이 시작됐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을 ‘부자 나라’라면서 방위비 대폭 인상을 주장했고 주한미군 철수도 고려한다면서 위협적인 발언도 했다. 이에 대해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는 정치·군사적 동맹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면서 “나토 탈퇴와 한국이나 일본·호주와 맺은 동맹 수정 등 그가 국제적으로 어떤 처신을 할지 매우 걱정스러운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게 되면 윤 대통령이 가능한 한 빨리 트럼프 측에 연락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단순히 축하를 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이 한미일 3국 협력 범위를 넓히고 동아시아와 인도태평양으로 지평을 확대한 업적을 설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런 것들이 트럼프와의 대화를 위한 좋은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고 봤다. -한반도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할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우리가 그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들은 위협은 정말 문제가 많다. 미국은 한국 방어에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이 어떤 공격을 시도한다면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한반도에 전술 핵무기 재배치는 북한을 향해 ‘어떤 기회도 잡지 말라’는 매우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다. 다만 한일이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위험하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 미국이 한일에 제공한 확장억제력을 더 확대하는 편이 낫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북한(군사협력), 동북아시아의 ‘놀라운 상황’(북러 군사협력 등)을 고려하면 우리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주한미군 주둔 목적을 대북 억제에서 중국 대응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는데. “미국은 중국의 부상에 맞서 해군 함정, 핵잠수함 추가 배치 등 고려할 변수가 많아졌다. 한미가 대만, 일본, 호주, 싱가포르와 더 많은 대화에 나서야 하고 한미일의 국방 예산 확보 역시 늘려야 한다. 과거 30년간 우리는 (국방비의) 큰 증액 없이 지내왔다. 하지만 동북아 지역에 더 많은 미군이 배치돼 한일을 방어해야 한다.”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새 서문을 쓰면서 ‘트럼프 재선 시 김정은과 무모한 핵협상에 다시 나설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는데 같은 시도를 할 것으로 보는가. “트럼프는 핵협상 내용보다 ‘북한 지도자를 만난 최초의 미 대통령’, ‘군사분계선을 넘은 최초의 미 대통령’이 되길 원했다. 아마 그의 다음번 속임수는 평양에 직접 가서 김정은을 만나거나 그를 워싱턴으로 초대하는 형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북핵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우리가 걱정해야 할 지점이다. 반면 김정은은 트럼프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쉬운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문재인 전 대통령은 최근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하노이 노딜은 볼턴의 반대 때문이었다”고 겨냥했다. 실제로 그랬나. “(웃음) 아직 문 전 대통령의 책 영역본을 안 읽어 봤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분명히 거기(회담장에) 있지도, 화내지도 않았다. 나는 합의를 안 하는 게 옳은 일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결정을 내린 건 대통령인 트럼프다. 그러니 문 전 대통령이 불만이 있다면 트럼프에게 전화하면 된다.” -트럼프 유죄 평결이 올해 미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나. “아직 말하기 이르지만 무소속 유권자, 그리고 ‘중범죄자를 차기 대통령으로 뽑고 싶지 않은’ 많은 공화당원에게는 영향이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를 상대하는 것보다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인기에 대처해야 한다. 올해 선거는 ‘유권자들이 덜 싫어하는 후보’가 당선될 것이니까.” -미국이 요구하는 대중 수출 통제에 한국이 어떻게 참여해야 하나. “그것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중국은 그간 미국, 일본, 한국, 유럽 등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지식 재산을 훔쳐 왔다. 특히 정교한 컴퓨터·통신 기술을 중국에 제공하면 역으로 엔지니어를 돌려 이를 다시 시장에 판매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대중 수출 통제는 냉전 시대 옛 소련에 대한 수출 통제와 동등한 개념이다. 중국의 호전적인 공격 행동에 대처하고 대중 기술 우위를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필요하다.”
  • KDI “고금리 탓에 내수 부진”…‘글로벌 피벗’ 확산에 금리인하 군불

    KDI “고금리 탓에 내수 부진”…‘글로벌 피벗’ 확산에 금리인하 군불

    반도체 등의 높은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고금리 탓에 내수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국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이 나왔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로 국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밀린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조와는 정반대로 KDI가 조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문한 것이다. 유럽연합(EU)을 필두로 통화정책을 전환하는 ‘금리 피벗’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KDI가 기획재정부를 대신해 기준금리 인하에 군불을 때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KDI는 11일 ‘경제동향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 따라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내수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가계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지속 상승하는 등 고금리 기조는 내수 부진의 주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고금리가 계속될 경우 경기회복 불씨가 약해질 수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미국의 금리 인하와 관계없이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물가의 추세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지난달 근원물가 상승률(2.2%)이 물가안정목표(2.0%)에 근접한 만큼 통화정책 긴축 정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수는 지난해 12월부터 반년 넘게 부진하다. KDI는 “고금리 기조로 소비 여력이 약화하면서 상품 소비와 밀접한 지난 4월 소매 판매(-2.6%)는 전달(-3.4%)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졌고 그 전달과 비교해도 1.2% 감소했다”고 밝혔다.KDI의 금리 인하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024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현재의 통화정책 긴축 기조를 중립 수준으로 점차 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경제 여건이 다른 미국 등 특정 국가의 정책 기조에 동조화하기보다 우리 거시경제 상황을 감안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같은 달 이창용 한은 총재는 11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연 3.5%) 직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몇 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왔던 주요국들은 최근 들어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하고 있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져서다. 이달 초 캐나다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요국 중 처음으로 0.25%씩 기준금리를 낮췄다. 이달 말 영국중앙은행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하 시점은 전문가들도 엇갈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은 경기가 호황이고 한국은 불황이라는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현재 금리 기조를 이어 가면 경기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금융 부실 문제가 더 심각해질 우려가 있어 미국보다 먼저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4월 “한은이 금리를 좀 편하게 낮출 수 있도록 물가가 낮아지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자본 유출 가능성과 환율 상승에 대한 우려 등으로 당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4%대 이상으로 금리를 올렸던 미국만큼 우리는 금리 인상 시기에 충분히 올리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금리를 먼저 내려야 우리도 내릴 수 있는데 미국은 경기가 좋아서 금리 인하 필요성이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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