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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문화행사 서울 곳곳서

    가을문화행사 서울 곳곳서

    가을의 정취와 명절 한가위를 맛볼 수 있는 문화 행사가 서울 곳곳에서 펼쳐진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22∼26일 서울대공원 동물원 광장에서 제기차기, 투호, 윷놀이, 떡메치기 등 한가위 민속 한마당이 펼쳐진다. 24∼26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한가위 상차림, 차례 시연, 송편 빚기 등의 행사가 열린다.25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도 북놀이 등 전통 문화공연이 진행된다. 25일 서울시청 서울광장에서 퓨전 국악공연 및 국악관현악단의 한가위 국악한마당 공연을 볼 수 있다. 민속놀이와 전통혼례 의상도 체험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6일까지 인상주의 미술의 선구자 모네의 시기별 대표 작품을 선보이는 ‘빛의 화가-모네전’을, 청계천 문화관은 다음달 7일까지 청계천 판자촌을 주제로 사진 등을 소개하는 ‘청계천 판자촌 이야기’를 연다. 이 밖에 매일 저녁 7시30분 서울광장에서 오케스트라, 무용, 영화, 국악, 뮤지컬 등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문화가 흐르는 서울광장’이 진행된다. 정독도서관, 도봉도서관, 남산도서관, 구민회관, 문화원, 각 동사무소 등에서 ‘좋은 영화 감상회’가 마련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길섶에서] 누드 크로키/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인사동 길이다. 뙤약볕이 저고리를 벗긴다. 그래도 눅눅한 것보단 낫다는 느낌이다. 누드 크로키 포스터가 눈길을 끈다.‘올랭피아’가 떠오른다. 인상주의 화가 마네의 1865년 작품이다. 나체로 침대에 누운 여인의 그림이다. 머리엔 양귀비를 꽂았고, 목엔 리본을 둘렀다. 나른한 그녀의 시선과 마주쳤을 때의 묘한 느낌이란…. 그림이 전시됐을 당시 파리 사람들은 매춘부를 떠올렸다고 한다. 비난이 쏟아졌다. 신고전주의가 풍미하던 시절이었다. 그림에도 교훈과 의미가 담겨야 했다. 올랭피아 구도는 사실 이전의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를 차용했다. 티치아노는 그러나 신화를 그렸다. 칭송을 받았었다. 마네는 신화가 아니라 현실을 그렸다. 느낌을 묘사했다고 했다. 관념, 이상에서 현실로 시선을 옮기는 것도 대단한 용기였다는 게 조금은 어색하다. 우르비노의 비너스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미술관에 있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도 그 곳 소장이다.10년 전쯤 들렀던 기억이 새롭다. 위선·허위를 던져버리라고 주문했던 마네의 파격을 우리는 얼마나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고 있을까.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 [경제 불평등 이제 그만] (5) 화가 울리는 화랑

    [경제 불평등 이제 그만] (5) 화가 울리는 화랑

    ■ 재주는 화가가 넘고 돈은 화랑이… 조각가 최태현(39·가명)씨는 최근 전속계약을 맺었던 화랑과 관계를 정리했다. 최씨는 지난해 말부터 화랑측에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판 작품값 1000만원 중 절반인 500만원을 여러 차례 달라고 요구했다. 화랑은 차일피일하다 올 4월에야 작품값을 내줬다. 그 뒤 화랑에서 재계약을 요청해 왔지만 최씨는 거절했다. 일반적으로 작가와 화랑이 전속계약을 맺으면, 계약서 상에는 매월 수백만원에서 몇 천만원까지 지원하고 대신 1년에 한 차례 이상의 전시회에 배타적으로 작품을 출품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그러나 최씨는 그 같은 혜택을 거의 받아본 적이 없다. 최씨는 지난해 연간 2400여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물감이나 캔버스 등 재료비, 작업장 월세, 생활비 등을 대야 하는 작가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그래도 최씨는 전업작가들 중 형편이 나은 편이다. 이 정도의 수입을 올리려면 최소 200만원인 작품을 매월 두 개씩 화랑을 통해 팔아야 한다. 현재 화랑과 작가의 이익배분 구조는 일부 특급작가를 제외하고 5대5이기 때문이다. ●화랑이 전속작가 작품가격 교란도 90년대까지만 해도 작품을 팔면 화랑과 작가가 4대6으로 나눠, 작가가 더 많이 가졌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화랑들이 하나둘씩 5대5를 요구했고, 이제는 일반화됐다. 한 작가는 화랑의 기획전이나 초대전은 대체로 5대5이고, 특급작가들이나 4대6이라고 말했다. 재주는 곰(화가)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화랑)이 버는 꼴이다. 서양화가 김모(53)씨는 “한번은 화랑이 판매에 따른 세금도 떠맡으라고 해서 5대5 구조가 무너진 적도 있다. 김씨는 지난 5월 초 개최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도 참가했는데 “화랑에서 2000만원짜리 작품을 1500만원까지 조정해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한 전업작가도 “전속 화랑에서 400만원짜리 그림을 350만원에 팔으라고 종용해 고통이 컸다.”고 말했다. 화랑들이 쾰른·시카고 등 해외 아트페어에 국내 작가들의 작품들을 출품할 때도 작가가 직접 경비를 조달하거나 특정한 작품을 화랑에 제공하도록 유도한다. 50대의 한 작가는 “해외에 출품했을 때 화랑에서 부스비를 부담하라고 해서 같이 참가했던 작가 3명과 각각 330만원씩 나눠냈었다.”고 말했다. 화랑은 작가에게 거의 모든 부담을 전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베를린 아트페어에 출품할 때 최씨도 여비는 자신이 마련했고, 화랑이 추가로 지불한 경비는 최씨가 작품을 제공해 상계했다. ●전속비를 작품으로 받아가 이에 대해 서울 사간동의 한 화랑 주인은 “홍보물을 제작하고 전시공간도 제공하기 때문에 초대전 한번에 거의 2000만원 정도가 든다. 때문에 화랑도 그만큼은 회수해야 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박한다. 그는 “최근 인기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구하기가 어려워 화랑 몫이 점차 줄고 있다.”고 말했다. 전속작가로 생활비를 지원받는 ‘잘 나가는’ 작가도 고민이 있다. 동양화가인 30대 후반의 강한결(가명)씨는 국내 유명화랑으로부터 매월 2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물론 공짜가 아니다. 전시회를 마치면 가장 훌륭한 작품이 화랑 몫이 되기 때문이다. 나중에 회고전 등을 위해 꼭 소장해야 할 작품들이 헐값에 팔려나가기도 한다. 또한 화랑에서는 많이 팔릴수록 이윤이 남기 때문에 예술성 강한 실험적 작품이나 100호나 150호와 같은 큰 사이즈의 작품보다는 일반인이 소장하기 쉬운 10호 안팎의 소품을 요구하고 있다. 강씨는 “요즘은 해외에서 확정된 가격이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해외 아트페어에 나가야 한다. 그런데 상업작품 위주의 활동을 계속할 경우 미래가 없을 것 같아 두렵다.”고 토로했다. 한 미술계 인사는 “작가를 키우려면 화랑이 안목을 키워서 스스로 컬렉터가 돼야 한다.”면서 “인상주의 이전에 유럽사회에는 귀족중심의 패트론(후원자)이 있었고, 그 뒤에는 훌륭한 화상들이 패트론의 빈 자리를 메워나가며 이끌어갔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미술시장 활황에도 혜택보는 작가는 1%도 안돼 미술계에서 ‘특급’화가 대우를 받고 있는 서양화가 오치균씨의 ‘사북 그림’은 2002년 개인전에서 호당 25만원이었다. 즉,40호짜리는 1000만원이었다.5년이 지난 지금 이 그림은 40호짜리가 1억원에 거래되고 있다.5년만에 1000%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다. 오씨는 “당시에 사북 그림은 외면당하고 푸대접을 받았는데 비싸게 팔린다니 감개무량하지만 내 손엔 한 점도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미술계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일부 유명 작가의 작품은 구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5월9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관람객이 6만 4000여명, 그림 판매금액은 175억원이었다.2002년 7억 3000만원에서 2003년 18억원,2004년 20억원,2005년 45억원,2006년 100억원이었으니 전년에 비해 75%가 증가한 셈이다. 현대화가 이우환의 작품을 10년 전 5000만원에 사 최근 KIAF에서 5억원에 팔았다는 말도 있다.5월22일 서울옥션 경매에선 박수근의 작품 ‘빨래터’가 45억 2000만원에 팔렸다. 미술시장에 왜 돈이 몰릴까. 우선 돈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갈 곳 없는 돈들이 미술시장에 흘러들고 있다는 것이다.K옥션의 김순응 대표는 “지난해 K옥션 매출이 273억원, 서울옥션이 293억원으로,KIAF 100억원을 포함해도 700억원 남짓한 시장인데 여기에 100억원이 들어온다면 ‘활황’ ‘대박’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째는 2005년 9월 K옥션이 설립돼 서울옥션과 함께 미술품을 유통시킬 통로가 넓어진 점이다. 미술품은 살 수는 있어도 팔 수는 없었다는 한계가 극복된 것이다. 셋째, 기업들이 작품을 사면 영업용 자산으로 인정해 세무상의 불이익을 없애준 ‘법인세법 개정’을 꼽을 수 있다. 즉, 기업·은행 등이 미술시장의 기관투자자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넷째, 미술품에 대한 양도세 부과 관련 법을 2003년 완전 폐기해 논란을 잠재운 것도 돈 있는 사람들이 투자처로 미술품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문화부가 3년 전부터 ‘미술은행’을 운영해 그림을 사고 있는 것과 증권사 등에서 ‘아트펀드’를 판매하는 것도 큰 힘이 됐다. 작품 경향이 구상화 쪽으로 돌아선 것도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그러나 미술시장 활황의 혜택을 보는 작가들은 극소수다. 이미 세상을 떠난 유명화가와 세계 경매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젊은 작가 몇몇이다. 전체 작가의 0.5∼1%밖에 안 된다고 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지원받는 작가가 진짜 예술을 한다

    독일에서 ‘세오(Seo)’로 알려진 재독 화가 서수경(30)씨는 요즘 스포츠카를 몰고 다닌다.27살의 배고픈 유학생에서 그는 ‘베를린 신데렐라’로 바뀌었다. 지난해 서씨를 만나본 한 작가는 “서씨가 밤새워 작품을 만드느라 눈이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고 말했다. 서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서씨는 수년전, 지난해 서울 청담동에 지점을 내 한국에도 소개된 독일 화랑 마이클 슐츠 갤러리의 전속작가가 됐다. 서씨의 작품은 마이클 슐츠가 전량 구매한다고 한다. 서씨는 작품 판매나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으면서 작업에만 매진하면 된다. 한국의 전업작가로서는 꿈 같은 이야기다. 미술 전문가에 따르면 인상주의 이후 굵직한 사조 뒤에는 유능한 화상이 존재했다. 입체주의·야수파 뒤에는 볼라르가, 추상표현주의에는 페기 구겐하임, 팝아트에는 레오 카스텔, 영국의 YBA에는 찰스 사치 등이 있었다. 이는 미술시장이 본격적으로 자본주의 시장으로 편입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그 시기에 작가들도 후원자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갔다. 우리나라에도 현대화랑과 가나화랑 등에서 작가들과 전속계약을 맺고 작품활동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 숫자와 범위가 제한적이고 지원 폭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이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한 젊은 작가는 “예술은 배고파야 한다지만, 지원을 받는 예술가가 진짜 예술을 할 수가 있다.”고 말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최은주 덕수궁미술관장은 “화랑은 자영업자들이니까 작가들과 합의가 된다면 이익구조를 6대4나 5대5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미술시장이 국제적으로 발전하려면 ‘국제적 표준’이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화랑에서 작가의 작품을 구입한 뒤 일정한 마진을 붙여 일반인에게 팔면 탈세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최 관장은 “한국 미술시장을 선진화하기 위해 미술시장을 진단하는 용역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영국 정부는 ‘터너상’ 제정, 미술관 개조 등에 수없이 돈을 쏟아붓고 미술업계를 장려했다. 100억원 이하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신규 작품 구매 예산도 확충돼야 한다. 한 점에 40억원이 넘는 박수근씨의 작품 서너 점을 구입하면 끝나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K옥션의 김순응 사장은 “유럽에는 미술작품이 거래될 때마다 일정한 비율을 작가나 유족에게 지불하는 제도가 있다.”면서 “일종의 저작권 같은 것인데,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이라도 비싸게 거래될 때 그 혜택을 주는 제도로 우리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문소영기자symun@seoul.co.kr
  • [강유정의 영화 in] ‘눈물이 주룩주룩’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난다. 불꽃 같은 사랑에 빠지지만 장애물이 있다. 배다른 남매이거나 남남처럼 자란 남매이다. 이런 경우도 있다. 부모님이 재혼을 해서 남남이었던 자들이 갑작스럽게 가족이 된다. 세상에 둘도 없는 지원군이자 친구로 그렇게 서로를 의지한다. 의지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혼돈을 일으키기도 한다. 멜로드라마는 몇몇 공식들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한 예외는 없다. 대개 사랑에 빠지고 사랑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며, 눈물을 많이 흘린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사랑이라는 걸 영화는 내내 호소한다. 얼마 전 개봉한 ‘눈물이 주룩주룩’은 좀 다르다. 호적상 남매로 여린 여동생, 든든한 오빠라는 구도는 익숙하지만 낯익으면서도 새롭다. 영화는 기대하는 멜로드라마의 관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도 조금씩 노선을 이탈해 나간다. 사랑하지만 손대지 않는 순결한 연인, 연인보다 소중한 가족의 발견, 이를테면 이런 식으로 말이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통해 독특한 멜로감각을 보여준 도이 노부히로 감독은 ‘가을동화’에서 보았음직한 금지된 사랑을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 보여준다. 이야기는 대략 짐작하는 대로. 어머니가 재가해 갑작스럽게 어린 여동생을 얻게 된 요타로, 어머니마저 일찍 죽고 아버지는 사라지자 오빠 요타로는 여동생의 보호자가 되길 자청한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이후 동생의 뒷바라지에 나선 오빠 요타로는 명문고 우등생인 가오루를 지원하는 것에 만족해 한다. 이 영화는 가족애로 승화된 연인간의 에로스를 그려낸다. 요타로와 가오루는 서로 사랑하지만 오빠는 희생하고 여동생은 그것을 긍정한다.“애정” “사랑”이라는 열정적 단어가 영화에서는 체온 정도의 온기로 녹아 있다. 온기는 ‘봄날의 곰처럼 사랑스러운’ 두 배우 덕분이기도 하다. 주룩주룩 흐르는 눈물은 마음 속 어딘가에 봉인되어 있던 10대의 감수성을 자꾸 자극한다.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그림처럼, 부서지는 햇살 속에 서있는 젊은 남녀는 그 모습 자체로 첫사랑의 순결함을 연상케 한다. 순결함은 안타까운 견딤으로 더 배가된다. 그런 점에서 때이른 죽음은 너무도 필연적인 결말임이 분명하다. 희생과 보호라는 이름으로 가득찬 이 영화는 사랑은 얻는 것이 아닌 지켜주는 것이라는 오래된 명제를 재확인케 한다. 하지만 무릇 멜로 드라마는 한때이기에 가장 아름다운 젊음이 순결한 열정과 만나 빚어지는 에너지가 아니었던가?영화는 멜로드라마적 요소가 총동원된 뼛속 깊은 멜로드라마이다. 영화평론가
  • [책꽂이]

    ●지구(제임스 루어 엮음, 김동희 등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푸른 행성’ 지구의 모든 것을 담은 지구 대백과사전. 지구의 탄생에서 인류의 등장까지, 해저 수천m의 마리아나 해구에서 성층권 너머 대기권 꼭대기까지, 열대우림 지대에서 남·북극의 빙하지대까지 폭넓게 다룬다. 지구과학 정보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꼭 필요한 환경과학적인 교양을 제공하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백과사전과 도감출판의 명가인 영국 돌링 킨더슬리 출판사가 자체 역량을 총동원해 만든 대작.2000개에 달하는 그림과 사진 자료가 이해를 돕는다.5만 9000원.●낙랑군 연구(오영찬 지음, 사계절 펴냄) 한국 고대사에서 낙랑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시기적으로 한정돼 있고 일부 지역에 국한된다. 하지만 그 역사적 위상은 한국 고대사 전반을 규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낙랑군은 삼한과 삼국의 정립과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뿐만 아니라 고조선의 강역과 연계돼 대륙을 지배한 한국 고대사의 알리바이를 제공한다. 그러나 낙랑군에 관한 연구는 낙랑군을 중국의 식민지로 파악한 일제 식민사학의 영향과 문헌사료의 부족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 책은 낙랑군이 중원의 지배와 한반도의 토착적 영향력이 교차하고 융합한 공간이었음을 밝힌다.2만 5000원.●인상주의자 연인들(제프리 마이어스 지음, 김현우 옮김, 마음산책 펴냄) 초기 인상파 화가인 마네와 모리조, 드가와 커샛의 전기를 ‘따로 또 함께’ 다룬 책. 자신의 천재적 재능을 확신했지만 주류 제도권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해 좌절을 겪은 마네.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완벽한 작품을 추구한 드가. 부르주아 여성의 유복한 삶과 예술 사이에서 갈등을 겪은 모리조. 미국 태생으로 파리로 건너와 이방인으로 적응해야 했던 커샛. 마네와 모리조가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은밀하게 지속시켜 나갔던 데 비해, 커샛과 드가는 지적·감정적 교류는 나눴지만 끝내 거리를 유지했다.1만 8000원.●일본 친구들에게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김진현 지음, 한길사 펴냄) 한국과 일본이 발전지향적인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한 방안을 제시. 자신을 ‘글로벌리스트로서의 일본통’으로 규정하는 저자(세계평화포럼 이사장)는 양국 관계개선의 열쇠는 일왕에게 있다고 강조한다. 일본 보수세력이 변해야 하는데, 이들의 변화를 평화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권위는 일왕만이 갖고 있다는 것. 백제 황실과 일본 황실간의 우호적인 교류와 도쿠가와 바쿠후 시절의 ‘일시적’ 평화관계는 있었지만 한국과 일본이 진정한 의미의 파트너십은 가져본 적이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2만원.●글로벌 영어 미래는 있는가(데이비드 크리스털 지음, 황선혜 등 옮김, 경문사 펴냄) 영어는 세계 각 지역의 토착언어와 융화되면서 새로운 영어를 탄생시켰다. 싱가포르의 싱글리시, 필리핀의 타글리시, 스페인의 스팽글리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에보닉스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변종 영어의 출현은 자연스러운 언어성장 현상이지만 국제사회에서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국제표준구어체영어’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세계어’로 군림하는 영어의 허실을 밝힌 책.1만 2000원.
  • [책꽂이]

    ●논어금독(論語今讀)(리쩌허우 지음, 임옥균 옮김, 북로드 펴냄) 5·4신문화운동과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정책으로 인해 중국에서 배척받았던 공자의 사상이 중국 제4세대 지도자인 후진타오 시대를 맞아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이 내세우는 인본과 친민(親民)주의는 공자의 핵심사상인 인의와 맥을 같이 한다.‘중국 사상계의 덩샤오핑’이라 불리는 저자는 공자 사상의 진수가 담긴 ‘논어’에 자신만의 해설을 붙였다. 헤겔은 일찍이 ‘논어’를 ‘처세격언’에 불과하다고 비웃었지만, 공자 이후의 동아시아 사상사는 ‘논어’ 다시 읽기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3만 9000원.●에라스무스 평전(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민영 옮김, 아롬미디어 펴냄) 고대언어·문법학자, 종교사상가, 성서번역가 그리고 작가로서 16세기 유럽 인문주의를 대표하는 에라스무스. 그는 종교전쟁이라는 시대의 혼돈 속에서 모든 극단을 거부하며 가톨릭과 개혁파 사이에서 평화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비록 역사의 현실에서는 패배했지만 광신의 격류 속에서 이성을 지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책은 특히 종교개혁과 관련해 그의 주변 인물들(루터, 후텐 등)과의 관계를 밀도있게 그렸다.9500원.●인상주의의 역사(존 리월드 지음, 정진국 옮김, 까치 펴냄) 인상주의의 등장은 미술사에 획을 그은 엄청난 사건이었다.19세기 후반, 프랑스 화단에서 전개된 인상주의자들의 집단활동은 고전미술의 시대를 마감하고 근대미술의 시대를 열었다. 미국 미술사학계의 거물인 저자는 모네, 르누아르, 피사로, 시슬레, 드가, 세잔, 모리조 등 화풍이 제각각이던 이들이 어떤 인연으로 만나 뭉치고 공동의 운명을 인정하게 됐는가를 밝힌다.2만 9000원.●우리와 함께 살아온 나무와 꽃(이선 지음, 수류산방·중심 펴냄) 궁궐과 향교 등 전통 조경공간에 심은 나무와 꽃 등에 관한 이야기. 성균관이나 지방의 향교 등 교육 공간에는 반드시 은행나무를 심었다. 공자가 제자를 가르칠 때 배경이 됐다는 은행나무는 학문의 공간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창덕궁을 들어서면 안내판 뒤에 세그루의 회화나무가 있다. 선비의 지조를 나타내는 회화나무는 영의정과 우의정, 좌의정을 뜻한다.4만 3000원.●기로에 선 미국(프랜시스 후쿠야마 지음, 유강은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미국의 대표적인 신보수주의(네오콘) 이론가로 꼽혔던 저자(존스홉킨스대 석좌교수)가 지적하는 신보수주의의 오류. 신보수주의 옹호자였던 저자는 2003년 이라크 전쟁이후 맹렬한 비판자로 돌아섰다. 저자는 신보수주의를 미국의 외교 위기를 초래한 원인으로 지적하며 그 대표적인 사례로 이라크 전쟁과 북핵 문제를 꼽는다. 이라크 전쟁후 발생한 이라크 내의 혼란은 그 자체가 미국의 실패를 입증하는 것이다.1만 2000원.●김우창의 인문주의:시적 마음의 동심원(문광훈 지음, 한길사 펴냄) 영문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김우창의 학문세계를 인문주의라는 키워드로 조명. 독문학자인 저자는 ‘김우창 인문학’을 구성하는 수많은 주제들 가운데 특히 내면성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내면성이란 고립된 자폐적 개념이 아니라, 자아의 내부로부터 외부로, 나아가 주체를 넘어 사회전체로 확장되는 개념이다.2만원.
  • 단돈 9弗에 팔아넘긴 고흐의 작품

    현재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들을 단돈 몇 푼에 팔아넘긴 스코틀랜드 화상을 색다르게 기억하는 전시회가 에든버러에서 열리고 있다. 미술 중개인 알렉산더 레이드는 1886∼87년 파리 몽마르트르에서 반 고흐 형제와 몇달간 함께 지낸 뒤 자신이 등장하는 초상화와 과일 바구니 정물화를 선물로 챙겨들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아버지 제임스는 ‘그림 같지도 않은 그림’을 들고 왔다며 불같이 화를 낸 뒤 프랑스 화상에게 9달러씩에 넘겨버렸다. 두 작품과 반 고흐가 그린 또다른 레이드 초상화가 9월24일까지 에든버러의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분관인 딘 갤러리에서 선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전시회를 기획한 큐레이터 프란시스 파울은 두 사람의 일화가 1887년 반 고흐를 파리에서 만났던 스코틀랜드 청년 알렉산더 하트릭의 책에 소개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큰 화상으로 성장한 레이드가 훗날 “반 고흐가 그렇게 위대한 화가가 될 줄은 몰랐다.”며 두 작품을 놓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레이드는 반 고흐와 외모가 아주 비슷해 처음에 이 그림은 반 고흐의 자화상으로 혼동되기도 했다. 처음으로 함께 전시된 두 작품은 반 고흐의 화풍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레이드 초상화는 사실주의에 경도된 네덜란드 시절이 투영돼 어두운 색조를 띠고 있지만 과일바구니 정물화는 파리 체재 중 신인상주의의 영향이 감지된다는 것이다. 또 과일바구니 정물화는 반 고흐와의 각별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 시장 좌판에서 반 고흐가 바구니를 보고 그리고 싶은 충동에 주머니를 뒤적거리자 레이드가 돈을 빌려줬고 반 고흐는 그림을 밤새 그린 뒤 과일바구니를 돌려주었다는 것이다. 하트릭 역시 고흐의 또다른 사과 정물화를 단돈 2프랑에 살 수 있었는데 마지막 순간에 단념했다. 그림을 들고 호텔로 돌아가기가 귀찮다는 것이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인상파 화가 집중조명

    역사전문 다큐멘터리 채널 히스토리채널이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 세계를 집중적으로 다룬 4부작 다큐멘터리 ‘빛의 화가들, 인상파’를 8,9일 오전 9시 각각 2회 연속 방영한다.1부 ‘인상주의로 가는 길’과 2부 ‘어둠 속에서’는 인상주의의 효시인 모네와 르누아르를 조명한다.3부 ‘순간을 영원히’를 통해서는 인상파 화가들이 기획한 ‘무명 예술가 협회전’의 시작과 끝을 살펴 본다.4부 ‘끝없는 실험’은 냉대 속에서 30년의 세월을 보내고 난 뒤에야 비로소 프랑스 대중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창작에 전념하다 세상을 뜨게 되는 모네와 르누아르, 마네, 피사로 등 인상파 화가 5인의 중년 이후의 삶을 다룬다.
  • [쪽지 통신]

    ●김대진의 음악교실이 다음달부터 다시 막을 올린다. 클래식 입문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예술의 전당의 청소년 음악회로 올해는 12월까지 매월(8-9월 제외) 두 번째주 토요일에 총 6회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음악퀴즈, 인상주의 음악, 오케스트라의 소리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된다. 다음달 13일 열리는 첫 공연은 올해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해피 버쓰데이, 모차르트’라는 주제로 열리게 된다. 김대진 지휘ㆍ협연의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과 ‘교향곡 40번 g단조’를 연주한다. 청소년 8000∼1만 2000원, 일반 1만∼1만 5000원.(02)580-1300. ●국립중앙박물관은 다음달 8일 제31회 ‘어린이 문화재 그리기대회’를 개최한다.‘문화재 보고 그리기’와 ‘이야기 듣고 그리기’ 두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문화재 보고 그리기’는 국립 중앙박물관 고고관ㆍ미술관ㆍ야외전시장에 전시된 문화재 중 한 점을 골라 그림을 그리면 된다.‘이야기 듣고 그리기’는 조선시대 화원제도에 대한 설명과 문화재와 박물관 관련 화제를 이야기 선생님으로부터 듣고 상상해 그리는 것이다. 참가인원은 ‘문화재 보고 그리기’ 800명,‘이야기 듣고 그리기’ 200명 등 모두 1000명. 입상작은 시상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앞 로비에 전시된다. 선착순으로 접수하며 참가비는 없다.(02)2077-9330.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주최하는 제5회 전국 어린이 국악경연대회가 다음달 5일 삼성동 서울중요무형문화재 전수회관에서 열린다. 경연 종목은 성악, 기악, 무용, 풍물 등 4가지로 13세 이하 어린이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문화관광부 장관상과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참가 접수는 5월3일까지.(02)3011-2162.
  • [책꽂이]

    ●도시마케팅(서구원·배상승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세계의 대장간’이라 불리던 제조업 중심도시 피츠버그는 홍보국을 신설하고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펼쳐 ‘미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의 글래스고 역시 1980년대 초 활발한 지방자치단체의 활동으로 유럽의 대표적인 문화도시로 자리잡게 됐다. 도시마케팅 덕분이다. 이 책에서는 지역의 재활성화 방향을 설정하고 실천해나가는 핵심적인 과정인 도시마케팅의 개념, 도시마케팅 믹스, 도시브랜딩, 기업가적 정부 등을 다룬다.1만 8000원.●레오나르도(마틴 켐프 지음, 임산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지구의 흙은 인간의 살이요, 암반의 하부구조는 인간의 뼈요, 피가 혈관을 통해 흐르듯 물은 강을 따라 흐르고 조류는 곧 인간의 맥박이다.”라고 한 진정한 르네상스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는 이처럼 지구를 인간 유기체의 소우주로 봤다. 레오나르도는 해부 예술가로도 유명했다. 일화에 따르면 그는 해부과정의 혐오스러움을 인정하면서도 부패된 시체들을 이용해 금지된 비밀에 접근했다고 한다. 그는 인간의 시체를 해부했다는 죄목으로 교황에게 고발당한 적도 있다. 레오나르도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소개.1만 5000원.●피라미드, 상상 그 너머의 세계(케빈 잭슨 등 지음, 정주현 옮김, 샘터 펴냄) 이집트 기자 지방에 자리잡고 있어 ‘기자의 대피라미드’라 불리는 쿠푸의 대피라미드는 바빌론의 공중정원, 아르테미스 신전, 제우스상, 태양신 헬리오스 거상, 마우솔로스 영묘, 알렉산드리아 등대와 함께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힌다. 책은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해 4왕조 시대의 이집트를 생생하게 재현, 피라미드의 신비를 밝힌다. 피라미드를 만드는 데 참여한 사람들은 노예가 아니라 실력을 인정받은 기술자와 농부들의 농한기 부역이었음을 강조.2만 5000원.●하이쿠와 우키요에, 그리고 에도시절(마쓰오 바쇼·요사 부손 등 지음, 김향 옮김, 다빈치 펴냄) 대담한 구도와 선명한 색채,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표현 등으로 19세기 유럽의 인상주의자들을 놀라게 한 우키요에는 에도시대 목판 인쇄술의 발달에 힘입어 출판업이 성장하면서 더욱 발전하게 됐다. 이전까지 서적의 삽화 역할에 머물던 우키요에가 감상을 목적으로 하는 독자적인 장르로 인기를 얻게 된 것. 여기에는 하이쿠(5·7·5의 음수율을 지닌 17자의 정형시) 동호회의 활동이 큰 역할을 했다. 에도의 하이쿠 회원들은 신년 축하선물로 쓰기 위해 정교하게 만든 다색 판화달력을 주문해 유행시킨 것이다. 책은 그 관련 양상을 다룬다.1만 8000원.●실낙원(존 밀턴 지음, 김흥숙 엮어옮김, 서해문집 펴냄) ‘실낙원’은 흔히 성경의 동어반복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지만, 성경 창세기에 언급된 이야기를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인간에 대한 통찰로 풀어낸 보편적 문학가치를 지닌 고전이다. 호머의 ‘일리아드’‘오디세이’가 그리스 정신을, 버질의 ‘아이네이스’가 로마 정신을, 단테의 ‘신곡’이 르네상스 정신을 보여주듯이 ‘실낙원’은 근대 청교도 정신의 정수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방대한 원문을 축약하고 고어 표현을 산문체로 번역해 읽기 쉽게 꾸몄다.‘실낙원’을 읽고 크게 감동한 18세기 영국 화가 윌리엄 블레이크의 유화 등을 곁들여 환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1만 1900원.●긍정의 심리학(이민규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자기 스스로 상황을 통제할 수 없을 때는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자기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때는 스트레스가 감소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통제감의 효과(controllability effect)’라 부른다. 임상심리 전문가인 저자는 무엇이든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결정하라고 충고한다.99개를 갖고도 불행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1개만 가지고도 행복한 사람이 있다.1만 1000원.
  • [27일 TV 하이라이트]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30분) 1997년에 정식 데뷔한 이래 10여 년 동안 끊임없이 음악 활동을 해 온 밴드 ‘자우림’. 그들이 지난 9월 5.5집 ‘자우림´만의 음악 ‘청춘예찬靑春禮讚’을 발표했다.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색을 확립해 온 밴드 자우림이 지금의 그들을 있게 한 음악들을 들려준다는 사실이 너무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매일 2000여 명의 사람들이 페루에서 가장 유명한 잉카 유적지인 마추피추를 찾는다. 이에 따른 연간 수입은 600만 달러지만, 지역민들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고 관광객들도 유적이 아닌 산을 보호하지는 않는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마을에서 고지에 이르는 142㎞ 구간을 신성공원으로 조성 중이다. ●결혼합시다(MBC 오후 7시45분) 자신에게 점점 실망해가는 나영을 보고 재원은 이대로 살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이별을 고한다. 나영에 비해 모자라다는 것은 예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며 잘 지내라는 재원의 말에 나영은 눈물을 떨군다. 손님에게 있는 대로 화를 내고 회사 뒤뜰로 나온 재원은 화가나 상자더미를 발로 차고 돌아선다. ●백만장자와 결혼하기(SBS 오후 9시45분) 우여곡절 끝에 인천항에서 작업공으로 일하게 된 은영은 그만 실수로 혼자 위험물에 갇혔다가, 영훈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빠져나오게 된다. 하지만 병원에서 은영은 자신을 살려준 사람이 영훈인 줄도 모르고 문병 온 정선 앞에서 영훈이의 학교성적이 꼴등이라고 흉을 본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조선 최고의 문인이자 명필인 추사 김정희. 그의 미발견 편지글이 진품명품을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또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모후산인 오지호. 한국적 인상주의 회화를 개척한 그의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이 주의 쇼감정단으로는 코미디언 이용식, 탤런트 구자미, 개그맨 김구라가 함께 한다. ●싱싱 일요일(KBS2 오전 8시) 삽화를 그리는 아내와 만화를 그리는 남편은 강화에서 보낸 시간을 고스란히 책으로 담아냈다. 책 속의 주인공은 항상 자연이고 또 그 안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그들의 아이들이다. 자연과 이웃을 소중히 여기며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만화가 장진영씨 가족의 강화도 귀농일기를 들여다 본다.
  • 4일~10일 서양근현대미술 거장전

    피카소, 샤걀, 모네, 모딜리아니, 세잔 등 서양 미술사 거장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의 신세계갤러리에서는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손잡고 오는 11월 뉴욕 경매에 출품될 작품 가운데 23명의 작가 32점의 작품을 미리 한국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의 면면들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거장들의 명화인데다 비교적 대규모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출품된 작품들을 가격으로 따지면 600억∼8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작품성과 소장가치를 지닌 작품들이다. 가장 주목을 끄는 작품은 햇살 가득한 자연이 캔버스 가득 담겨 있는 모네의 ‘대운하’(1908). 빛과 색에서 새로운 실험으로 모더니즘을 알리며 인상주의를 연 모네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이다. 작품 추정가는 이번 출품작 중 최고인 120억∼160억원. 야수파로 미술사조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마티스의 ‘노란 드레스와 어릿광대 드레스를 입은 여인들’(1941)은 강렬한 색채의 향연을 보여주는 마티스 개성을 잘 보여주는 걸작으로 추정가는 90억∼120억원. 일본 등 아시아인들이 좋아하는 동글동글한 얼굴의 사랑스러운 여인들을 즐겨 그린 인상파 르누아르의 작품 ‘생각하는 여인의 모습’(1897)도 나온다. 추정가는 6억∼8억원. 이밖에 현대미술의 상징이 된 미국 팝아트의 대가 앤디워홀의 작품 4점과 조각의 창시자 알렉산더 칼더, 프란시스 베이컨, 장뒤뷔페 등의 작품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미술 경매시장의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향후 국내 미술 경매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단일체제로 운영되는 국내 미술경매시장은 다음달 제2의 경매회사가 출범하면서 경쟁체제 국면에 접어들었다.4∼10일.(02)727-1540.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현대미술의 향수] ②조르쥬 쇠라에서 되찾은 고요

    [현대미술의 향수] ②조르쥬 쇠라에서 되찾은 고요

    미술사에서 가장 조용한 작품을 들 때 쇠라의 회화를 떠올린다. 그의 그림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작품 안에 동작이 극도로 자제되어 있고 흔들림이 없어서이다. 순간에서 영원으로 이끄는 침묵이 작품을 석화시키고 시간의 관념조차 없애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파리의 오르세이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신인상주의전:쇠라에서 클레까지)에서 쇠라의 침묵을 다시금 느껴보았다. 파리의 오르세이 미술관(Musee d’Orsay)은 세계의 여타 미술관과 특별히 다른 전시방식을 하나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 미술관의 특별 기획전은 상설전과 분리되어 있어, 표를 따로 구입하고 공간도 나누어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오르세이는 특별전만 보겠다는 사람도 어차피 미술관의 전체 공간으로 들어가게 되어있어 결국 소장된 작품들을 모두 보게 된다. 옛 기차역을 개조해 만든 미술관이니만큼, 유난히 높은 천장과 하나의 전체공간이 그 개방적 구조를 두드러지게 한다. 관람자는 전시 공간으로 걸어 들어가며 사방에 가득 찬 작품들을 한꺼번에 직면하게 된다. 근·현대 작품의 보고로, 컬렉션의 창고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옛 기차역 개조한 미술관 구조 인상적 이 오르세이 미술관이 (신인상주의전:쇠라에서 클레까지)(3월15일∼7월10일)를 (쇠라와 신인상주의 작가 드로잉)전과 동시에 기획하였다. 미술관 앞에 특별히 마련해 놓은 임시 매표소에는 10여개 이상의 줄이 겹겹이 뻗어 있었다. 이 전시는 ‘점묘법’ 혹은 ‘분할주의’로 잘 알려진 쇠라(Seurat)를 중심으로 한 신인상주의에 대한 대규모 특별전이었다. 신인상주의전을 이같이 큰 규모로 기획한 것은 유럽에서 거의 처음이라 한다. 전시는 쇠라에서 클레에 이르기까지 120여점의 유화를 14개의 방으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었다. 인상주의가 추구한 색채의 생생함을 과학적으로 확고히 구축한 쇠라였다. 그는 순수한 색채를 병치하여 미세한 점들을 모자이크해 표현하는 놀라운 체계를 제시했다. 자연을 눈으로 보듯 생생하게 포착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1891년 32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쇠라의 뒤를 이어, 시냐크(Signac)를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 전역으로 신인상주의를 파급시켰다. 이번 오르세이 미술관 특별전은 이러한 영향을 구체적인 작품들에서 확인해준다. 전시는 몇 점의 쇠라 작품을 시작으로 동시대 작가들을 보여주고, 점차 20세기 작가들로 옮겨간다. 그러나 전시의 중간부분에 쇠라를 본격 배치하여 주제를 확인시켰다. 뒤이어 반 고흐, 마티스, 칸딘스키, 피카소, 클레 등 20세기 거장들이 보인다. 이들의 작업 중 신인상주의 작품들만 선정하여 전시한 것이다. 현대미술의 선구자들 중 신인상주의를 거치지 않은 작가가 없을 정도로 신인상주의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이것이 본 특별전의 기획 의도로서, 신인상주의는 20세기 현대미술로 가는 일종의 ‘통과의례’였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그도 그럴 것이, 서구 현대 회화의 시작인 19세기 후반 인상주의가 이룬 미학은 색채를 위해 형태를 희생한 결과를 가져왔는데, 이는 견고하고 입체적인 형태를 구현하려던 르네상스 이래 서구 전통미술의 가치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서구미술은 당시 미적 딜레마에 처했던 것인데, 그것은 미술에서 주체가 눈의 망막으로 경험하는 색채와 빛의 조합을 실현하느냐(인상주의), 아니면 객관 세계의 견고한 형태와 입체를 구현하느냐(고전주의)의 중대한 문제였다. 쇠라의 신인상주의는 이에 대한 완벽한 해결이었다. 인상주의 그림에서처럼 생생한 색채와 강한 햇빛의 효과를 내면서도 쇠라의 그림은 빠른 인상에 대한 완전한 반대 또한 나타낸다. 예를 들어, 그가 남긴 가장 큰 그림인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1886년)은 수많은 작은 색점들로 가득한 대작이다. 미세한 색점을 찍어 실제 사람크기만큼 커다란 인물들을 완성하기 위해서 작가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 부었을까. 결과는 실로 놀랍다. 밝은 색채의 인물들은 바위에 새겨 놓은 부조처럼 영원히 움직이지 않는 듯 보여, 작품 한 부분에 폴짝 뛰어오른 작은 개를 보고 ‘저 개는 영원히 착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완벽한 침묵 가운데 이룬 견고하고 단순한 그의 고전적 아름다움은 오늘날까지 그대로 전해진다. ●단순한 고전적 아름다움 그대로 전해져 천년을 넘는 미라처럼, 쇠라의 고요한 작업은 시간성을 초월한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소음으로 가득 찬 우리의 삶에 가장 결여된 것이 있다면 이러한 부동의 침묵이라 생각되었다. 오늘날의 미술에는 도전적이고 파격적인 내용이 많다. 그러한 작품은 조용히 명상하며 침잠하는 관람 방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요즘 사람들이 사랑하는 방법과도 닮아 있다. 말없이 오래도록 쳐다보는 애달픈 가슴앓이보다는 직접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싸우더라도 서로 부딪쳐 알아가자는 쪽이다. 그러나 가끔 이메일과 휴대전화가 아니라 연한 편지지에 만년필로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어떨 때는 언어로 전하기에는 너무 절실한 감정이라 그저 침묵하고픈 때도 있다. 쇠라와 신인상주의전을 보러온 많은 사람들 중, 은발의 노부부가 눈에 띄었다. 서로의 손을 꼬옥 쥐고 함께 바라보는 한 폭의 그림에서 이들은 잃어버린 사랑, 상실한 미술에 대한 향수를 눈으로 되찾으려는 것일까. 이 향수는 단순히 나이와 연관되는 것이 아니다. 빠른 변화와 속도, 지나친 소음으로 벅찬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숨 가쁜 우리 모두의 마음에 진하게 자리잡고 있다. 삶이 지나치게 시끄러울 때 한 점의 쇠라 작품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 고요와 침묵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리라. ●‘논다´는 멋쟁이들이 모이는 팔레 드 토쿄 밤의 도시 파리에선 유흥만이 아니라 문화활동도 바쁘게 돌아간다. 밤 12시까지 개방하는 전시장도 있다. 이 도시에서 소위 ‘논다’하는 멋쟁이들이 모이는 전시장으로 팔레 드 토쿄(Palais de Tokyo)가 그런 곳이다. 이 도시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을 과시하는 장소인 만큼 커다란 공간에 엄청난 스케일의 작업이 설치되어 있다. 이번 방문에서는 근 80m정도 되는 전시장의 한 영역을 하나의 캔버스인 양 물감을 휘둘러친 화려한 카타리나 그로스(Katharina Grosse)의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국제적으로 인정된 현대미술을 다루는 주 드 폼(Jeu de Paume)의 경우는 낮 12시에 문을 연다. 이번 특별전은 장 뤼크 물렌(Jean-Luc Moulene)의 사진전과 미국작가 토니 아워슬러(Tony Oursler)의 비디오 작업이 전시되어 있었다. 인형이나 스크린에 사람 얼굴의 동영상 이미지를 투사하는 ‘말하는 머리(talking head)’로 잘 알려진 아워슬러의 작업은 결코 가볍지 않다. 얼굴만 덩그러니 던져진 존재들은 투사된 상태에서 끊임없이 표정 짓고 말하고 때로 소리 지른다. 머리를 둘러싼 주위 상황이 모두 생략되고 얼굴만 보여지니 공포감과 두려움이 더하다. 카르티에 재단(Cartier Foundation) 전시에서 본 기획 또한 놀라운 것이었다. 쾌적한 전시공간에 들어가자 큰 규모의 유화작업을 볼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정돈된 듯, 격자의 타일을 묘사한 미니멀 작업이다. 그런데 심상치 않은 타일벽이다. 노오란 타일의 벽을 묘사한 평면 틈새로 꿈틀꿈틀하게 파열된 내장이 엿보인다. 아뿔사. 타일 벽과 살(flesh)의 조합이라니. 아드리아나 바레자오(Adriana Varejao)가 그린 미니멀한 타일벽만 보아도 관람자는 그 배후의 피와 살을 느끼고 메스꺼움을 느낀다. 현대미술은 이런 것이다. 예기치 못하는 시각적 충격 속에 처절한 실존의 한계와 파괴를 경험한다. 아이러니, 공격, 충격을 통해 삶의 실체에 가깝게 다가가려는 오늘날 미술은 형태와 한계를 추구하는 아폴로적(Apollonian)인 축으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마, 그래서 (쇠라와 신인상주의)전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가 보다. 전영백 홍익대 미술대학교수
  • [현대미술의 향수] (1)터너·휘슬러·모네 展

    [현대미술의 향수] (1)터너·휘슬러·모네 展

    현대의 미술은 갈수록 장르가 세분되고 개념 위주로 흐르면서 감상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쉽게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인상이 짙다. 그런 측면에서 전통적인 기법의 회화는 요즘 미술에선 느낄 수 없는 근원적인 미학과 멋을 느끼게 해주는 장점을 지닌다. 서울신문은 흔히 ‘빛의 마술사’로 불리는 1900년대 전후의 인상주의 대표 작가들과 클림트등의 유럽 현지 특별전을 중심으로 미술작품 본연의 푸근함과 아름다움을 찾아보는 기획 ‘현대미술의 향수’를 5회에 걸쳐 싣는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국내에서 여전히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모네, 쇠라, 르누아르, 반 고흐, 클림트의 작품과 삶이 오롯이 전달될 수 있는 기획으로 꾸몄다. 전영백 홍익대 미술대 교수와 신성림 작가, 본지 문화부 최광숙 차장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스트리아 빈·크렘스 등 5개 도시의 전시장을 취재해 차례로 현지의 분위기를 전달한다. 현대미술의 다양한 작업이 범람하는 가운데서도 우리는 왜 여전히 19세기 인상주의자 모네의 전시에 매력을 느끼는가. 이른 아침부터 영국 런던 테이트갤러리에서 열린 특별전 ‘터너-휘슬러-모네´를 보기 위해 긴 줄도 마다않는 관람자들이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7년이상 준비 100여점 공개 런던의 템스강은 대체로 늘 회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템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강 주위의 오래된 건물들이고, 또 예술가들이다. 많은 문학가, 예술가들이 템스를 다뤘 지만 화가들을 빼놓을 수 없다. 템스에 바로 접한 테이트 갤러리(Tate Britain)가 이들을 주제로 다룬 중요 그림들을 모아 ‘터너-휘슬러-모네´전을 개최하였다. 테이트를 향해 걷다 보면 이 도시의 젖줄을 따라가게 되는데 한 눈에 들어오는 템스는 모처럼 회푸른 색이었다.5월의 예외적인 날씨 덕분이었다. 전시 개장 20분 전인데도 특별전 매표소 앞에는 줄이 이어지고 있었다. 늘 감탄하는 것이지만, 긴 줄에 선 사람들의 얼굴에서 짜증기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테이트 갤러리의 ‘터너-휘슬러-모네´전은 국내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여전히 선호되는 인상주의를 재조명하는 대규모 전시였다.7년 이상 준비하여 마련한 전시였으니, 구태의연한 방식의 19세기 회고전이 아님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 특별전의 주제는 모네가 발현한 인상주의의 흐릿한 시각이 어떤 과정으로 형성되는가를, 템스강이라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템스의 풍경화로 인해 영국, 미국, 프랑스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모인 셈이다. 클로드 모네가 영국 런던으로 건너온 것은 1870년이었다.30세의 모네는 프랑스와 프러시아의 전쟁을 피해 런던으로 와서 몇 달간 체류하는 동안, 터너의 작업과 함께 그의 영향을 입은 휘슬러의 추상적인 풍경화와 템스강의 에칭을 발견하였다. 그가 대표하는 인상주의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자체 형성된 것이 아니라 영국의 터너나 런던에서 활동한 미국인 휘슬러의 영향에 힘입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해마다 찍어내는 달력 그림에 제일 선호되는 것만 봐도 인상주의는 대중에게 친숙한 듯 하나, 사실 그 형성과정이나 근본 미학은 생각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00여점 이상 공개된 이번 전시는 모네의 인상주의 비전이 독자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보인다. 전시 준비는 지난 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토론토의 온타리오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캐서린 로시난의 전시안에 런던의 테이트갤러리, 파리의 오르세이미술관 등의 큐레이터들이 합세하였다. 영국, 프랑스, 미국, 캐나다, 독일, 스위스 등 5개국 30여개 미술관에 소장된 터너, 휘슬러, 모네 작품들을 모으는 일을 포함, 다국적 연합으로 마련된 셈이다. 전시회는 먼저 토론토의 온타리오미술관을 시작으로, 파리의 그랑 팔레를 거쳐 런던의 테이트갤러리(2005년 2∼5월)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프랑스 인상주의 영국 터너의 영향 이 순회전의 주인공은 역시 영국이다.19세기 당시 프랑스에 대해 미적 열등감을 가졌던 영국으로서는 가뜩이나 부러웠던 프랑스의 인상주의가 영국의 국민화가 터너의 영향으로 시작되었다니 얼마나 환영할 내용인가. 이미 토론토와 파리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전시의 명망에, 영국민의 자부심을 한껏 세워줄 주제가 합했으니, 런던 전의 대중적 인기는 처음부터 예견되고도 남았다. 특별전은 근본적으로 물을, 강물 위의 뿌연 안개효과를 그린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 영국-미국-프랑스의 대가들이 얼마나 안개 낀 템스강의 정경을 사랑했고 이를 그림에 표현하고자 했는가를 강조하였다. 모네는 “안개 속의 런던은 다른 어느 도시와 비교할 수 없는 도시인데, 나는 안개 없는 런던을 생각하기도 싫다.”라고 말했을 정도이다.‘인상주의’라는 용어를 생기게 한 모네의 ‘해뜨는 인상´(1873년)이 보이는 몽롱하고 시적인 이 회색조의 그림이 사실 깨끗하고 신선한 바닷가 동틀 무렵 풍경에서 온 것이 아니라, 산업재해로 공해안개 자욱한 템스 강에서 비롯되었다면 적잖이 놀랄 일이다. 모네는 터너와 휘슬러의 영향을 입어, 템스와 센강의 ‘안개 효과’를 나타내는 데 전념했다. 그 뿌연 효과는 모네가 그린 템스 강변의 국회의사당, 워털루 다리와 체어링 크로스 다리 등을 포함하는 유명한 템스강의 정경에 잘 나타나 있다. 그런데 이 그림들의 이미지는 실상 낭만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중심부인 템스의 실상은 공장에서 뿜어대는 구름 연기로 언제나 뿌옇고, 콜레라를 확산시키는 더러운 물이 고이고, 개와 고양이의 시체가 둥둥 떠다니는 등 산업 발달로 말미암은 병과 범죄, 그리고 잦은 자살로 얼룩진 장소이기도 했다. 사실 프랑스인인 모네는 공해로 찌든 템스강을 아름답게만 보았다. 정확히 말해, 망막에 맺히는 색채와 빛의 혼합을 캔버스에 생생하게 옮기려는 인상주의 미학을 실천한 것이다. 세잔은 모네를 가르쳐 ‘모네는 단지 하나의 눈(eye)이었다.’라고 하였다. 다른 감각들보다 ‘눈’을 우월하게 구현한 이 인상주의자에게 템스강의 실체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사는 것과 보는 것은 다른 것일까. 요컨대, 오염된 템스강을 일정한 거리에서 미화시켜 보던 인상주의자 모네의 시각은 현대미술의 향수로 남아 있다. 적어도 오늘날의 미술에서는 강을 아름답게 조망하기보다는 그 실체를 너무 많이 드러내거나 아예 ‘물에 들어가’ 작업한다. 공해, 안개로 흐릿한 템스강도 아름답게 보았던 모네의 눈은 분명 우리가 상실한 어떤 것이다. 그것이 현실에 속는(?) 순진함이라 할지, 실체를 보지 않는 냉정함이라 할지 단정 짓기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세상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조망하는 여유로운 시각이다. 그 여유 가운데 아름다움을 담았던 것인데, 모네 특별전은 바로 이 잃어버린 아름다움에 대한 진한 향수를 불러온다. 전시장을 나오자 눈에 들어온 템스 강은 모처럼 회색의 베일을 벗은 듯 명확하게 보였다. 모네는 물론 이런 템스를 좋아하지 않았으리라. 전시를 본 후의 템스는 결코 전과 같을 수 없었다. ●세분화된 장르로 대규모 전시회 런던 현대미술의 요체인 테이트 모던(Tate Modern)에서는 요제프 보이스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르크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보이스의 작업은 한마디로 ‘미술, 정치, 개인적 카리스마, 역설, 유토피안적 제안의 혼합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스트린드버그는 19세기말∼20세기초 시인, 화가, 사진가 등을 넘나들던 예술가이다. 이들은 모두 독일인이면서 하나의 매체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작업해온 점에서 공통적이다. 테이트모던에서 본 두 기획전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작가 개인을 강조하면서 형식보다는 표현의 장르를 넘나드는 방식의 아방가르드 종적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작품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작가의 삶을 고려한 작업을 전체적 맥락에서 이해하며, 작품을 삶과의 연속선상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영국을 세계적인 미술 도시로 부상시키는 데 큰 몫을 한 사치 갤러리의 전시 기획방식과도 상통하는 것이었다. 사치 갤러리에서는 ‘회화의 승리´라는 대규모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야심만만한 기획으로 1년 동안 3부에 걸쳐 피터 드와그, 뤼크 튀이만, 마를렌 뒤마 등 56명의 작가들을 선보였다. 현대미술에서 소위 ‘충격가치(shock value)’라는 말을 낳은 사치 갤러리가 회화의 장르에만 국한하여 대규모 전시를 여는 것은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사치는 설치 및 조소 작업에서 확연히 눈을 돌린 듯했다. 오늘날의 미술에서는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 등 장르를 막론하고, 삶의 실상과 거리를 두고 조망하는 자세보다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어떻게든 작업에 담아 삶의 연장선상에서 작품을 이해한다. 때문에 작품은 정제되지 않은 내용을 그저 던져 놓으며 거칠고 과격한 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역시 오늘날의 미술이 결여한 것은 모네와 같이 ‘거리를 두고 보는 눈’이다. 거리를 두고 보는 아름다움이 유난히 그리워지는 때다. 전영백 홍익대 미술대학 교수
  • “꼭꼭 숨어라 과학 보인다”

    ‘극과 극은 통한다.’미술에 혁명적 변화를 불러온 계기로는 16세기 원근법 도입,19세기 카메라 발명,20세기 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등 과학이론의 발달,20세기 후반 컴퓨터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즉 인간 감성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미술작품이 이성의 산물인 과학기술과 맞물려 진보를 거듭한 셈이다. 세계적인 명작 속에 녹아있는 과학을 들여다본다. ●기하학을 모르면 화가도 아니다 15∼16세기 르네상스시대 초기에 활동한 화가 지오토의 ‘죄없는 학살’은 3차원적 깊이감, 즉 원근법을 살린 최초의 작품이다. 기존의 미술작품은 대다수 문맹자들에게 성서의 내용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돼 오로지 신에 대한 신앙심을 표현했을 뿐, 사실적인 묘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지오토의 원근법은 초보적인 수준이었으며 자로 잰 듯한 수학적 원근법은 마사초에 의해 제시됐다. 이후 르네상스시대에는 원근법이나 비례법 등 기하학의 원리를 모르고는 화가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영향을 크게 미쳤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이같은 기하학적 원리를 절묘하게 활용, 예수와 12명의 제자를 효과적으로 배치해 구성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 ‘모나리자’에서는 기존의 정밀한 선을 활용한 원근법 대신 사물의 경계를 흐릿하게 처리해 원근감을 표현하는 공기원근법이 처음으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모나리자의 신비감이 더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원리가 미술작품 전체를 지배한 것은 아니다. 수학적 원근법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프란체스카의 ‘성스러운 대화’의 경우 그림 중간에 위치한 달걀이 원근법에 맞지 않게 크게 그려졌다. 이는 성모 마리아가 원죄 없이 잉태됐다는 성스러운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즉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때론 과학을 희생시키기도 한 것이다. ●미술가의 눈은 곧 과학자의 눈 17세기 바로크시대에 접어들면서 화가들은 선과 색채 대신 빛과 어둠이 주는 광학적 효과를 작품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바로크의 거장 카라바조는 ‘의심하는 도마’ 등에서 빛을 극적으로 활용해 인간의 심리상태까지 묘사했다. 이어 램브란트의 ‘야간순찰’도 작품에 역동감을 불러오는 매개체로 빛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은 이 작품이 명작으로 손꼽히지만 당시에는 작품 외적인 요소 때문에 램브란트가 곤란을 겪기도 했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순찰대원들의 얼굴은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비용을 지불한 후원자들이었으나 그림이 완성된 후 얼굴이 어둠에 가려 제대로 드러나지 않자 후원금을 돌려달라는 소동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북유럽의 모나리자’라는 평가를 받는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 소녀’도 빛이 들어오면서 뺨과 콧날의 선을 투명하게 처리해 해체함으로써 특별한 아름다움을 연출했다. 이처럼 빛을 포함한 외부세계에 대한 세심한 관찰은 18세기말 영국 풍경화에서 꽃을 피운다. 자연의 현장감을 살리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과학자의 눈을 빌려 대기의 흐름까지 그림에 표현했다. 영국 풍경화의 대부 컨스터블과 영국 최고의 국민화가로 추앙받는 터너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과학이 어려워지면 미술도 어려워진다 그러나 19세기 카메라의 발명은 이같은 화풍을 위기로 몰아넣었으며 동시에 인상주의를 비롯한 근·현대미술을 낳는 씨앗이 됐다. 마네의 ‘오페라 홀에서의 가면무도회’에서는 16세기 이후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던 원근법이 파괴됐다. 이는 2차원적인 평면에 3차원의 공간을 표현할 수 없다는 회의에서 출발, 미술의 본질을 추구하겠다는 의도였다. 모네는 ‘노적가리 연작’ 등의 작품을 통해 빛에 의해 순간적으로 포착되는 모습을 그려냈다. 모네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형태와 색채가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한 장소에 14개의 캔버스를 놓고 동시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또 세잔의 ‘생 박토아르 산’에서는 한쪽에서만 들어오는 빛, 한 지점에서만 바라보는 시점 등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미술에서 고정관념에 대한 의문과 파괴 현상은 20세기 초반 각종 과학이론이 발표되면서 더욱 증가했다. 초현실주의 화가인 달리의 ‘기억의 고집’에서 등장하는 늘어진 모양의 시계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영향을 미쳤다. 즉 시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시간의 속성을 보다 유연하게 바라보자는 것이다. 또 입체주의 화가인 파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은 X-레이의 등장으로 안과 밖의 구분이 모호해지자 사물을 기하학적으로 해체, 표현한 것이다. 특히 이처럼 과학의 영향을 받는 미술은 20세기 후반 컴퓨터 등 이미지를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되면서 과학과 미술의 경계가 사라지기도 했다. 광학적인 착시효과를 이용한 옵티컬아트의 경우 과학이 곧 미술이라는 사조도 만들어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아인슈타인처럼 새로운 과학적 비전을 제시하는 과학자나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이 앞으로 예술가로 성장한다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 도움말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미술학부 겸임교수)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덕수궁미술관 ‘20세기로의 여행’전

    피카소, 백남준, 몬드리안, 칸딘스키, 잭슨 폴락, 앤드 워홀… 미술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20세기 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20세기로의 여행:피카소에서 백남준으로’라는 제목의 전시회에서다. 이번 전시회는 네덜란드와 한국의 합작품. 네덜란드에서 현대미술 소장품이 가장 많기로 유명한 스테델릭 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함께 손잡고 기획하면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거장들이 한 무대에 서게 됐다. 그것도 피카소, 브라크, 블라맹크 등 20세기 초의 회화작품부터 신디 셔면, 로버트 롱고와 같은 현대 사진의 대가들, 백남준, 브루스 나우먼, 길버트 앤 조지와 같은 비디오 아트의 전설적인 각가들에 이르기까지 20세기 미술의 역사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장르를 만날 수 있다. 한국의 백남준, 서세옥, 최정화, 이불등 한국작가 18명도 자리를 빛낸다. 출품된 작가는 이들을 포함, 모두 94명. 이번 전시회는 20세기 미술의 흐름을 ‘추상’‘표현’‘개념’이라는 세가지 주제로 나눠 작품 감상의 이해를 돕고 있다. 피카소의 ‘기타가 있는 정물’과 브라크의 ‘나이프가 있는 정물’은 기하하적으로 단순화된 형태를 가지고 원근법을 무시하며 ‘추상’에 이르는 길을 실험했던 작품이다. 피카소는 이 작품에서 콜라주 기법도 보여주고 있다. ‘표현’파트에서는 인상주의에 대한 반항으로 객관적인 사물의 관찰에서 벗어나 개인의 이미지, 행동, 의미 등을 담은 ‘표현주의’작품들이 선보인다. 반 고흐의 영향을 받은 블라맹크의 ‘사투 근처의 마을’과 한지에 수묵으로 그린 서세옥의 ‘사람’, 남관의 ‘흑과 백의 율동’들이 그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장르는 역시 현대 사회를 직시하면서 조롱하는 ‘개념’의 작품들. 남성변기를 미술관으로 옮겨놓으면서 20세기 최초로 회화를 포기한 작가중의 하나가 된 뒤샹의 ‘물과 가스’와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라디오 데이’, 최정화의 ‘슈퍼 플라워’ 등의 작품을 보다 보면 기존 회화에 길들여진 미술세계에서 해방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대가와 젊은 작가가 동등한 위치에서 작품을 내걸었다는 점이다. 바로 피카소와 한국작가 이불이, 블라맹크와 더글러스 고든의 작품들이 같은 전시장을 체우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분관인 덕수궁미술관 김인혜 학예사는 “보험액수 80억원짜리 작품과 800만원짜리 작품이 하나의 전시회를 위해 함께 걸려지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네덜란드 스테델릭미술관은 71점, 국립현대미술관은 42점의 소장품을 내놓았다. 스테델릭미술관이 오는 2008년 재개관을 앞두고 확장공사하면서 공사기간을 이용, 소장품의 세계 순회 전시가 가능해졌다. 전시회를 둘러 보다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미술관의 소장품이 외국 미술관에 비해 턱없이 초라하다는 점이다. 덕수궁 미술관 8월 15일까지.(02)2022-0616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컬러여행/빅토리아 핀레이 지음

    색깔만큼 다양한 것이 있을까.‘빨주노초파남보’, 영롱하게 빛나는 무지개의 일곱색깔을 각기 양을 달리해 섞으면 실로 무한대의 색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색은 실제로 고유하게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빛의 산물일 뿐이다. 사물에 빛을 비추면 사물의 특성에 따라 특정 빛은 흡수하고 일부는 반사시키는데, 이때 반사되는 빛이 바로 우리 눈에 색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같은 빛의 산물인 색을 재현하기 위해 쏟아낸 인류의 노고는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요즘 쓰이는 안료나 염료 등이 생산되기 시작한 것이 불과 19세기 말이었으니, 아주 오랜 기간 인간에게 컬러를 빚어내는 일은 마술같이 신비로운 일이었을 것이다.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미술기자를 거쳐 작가로 활동중인 빅토리아 핀레이의 ‘컬러여행’(이지선 옮김, 아트북스 펴냄)은 이같은 컬러 탄생의 기원과 역사를 쫓아 세계를 여행한 체험적 기록을 담고 있다. 지은이는 오스트레일리아를 시작으로 유럽, 아프가니스탄, 멕시코 등을 직접 답사하였다. 그 결과 열개의 색, 즉 오커, 검은색과 갈색, 하얀색, 붉은색, 주황, 노랑, 녹색, 파랑, 인디고, 자주색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책은 크게 두 세계를 그리고 있는데, 하나는 컬러의 탄생과 역사 이야기, 다른 하나는 좀더 좋은 컬러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애썼던 화가들의 이야기다. 지은이는 인간이 컬러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그리고 그 역사속에 사랑과 투기, 그리고 열정이 얼마나 가득했는지 알려준다. 지금도 오랜 세월 전승되어 온 천연염료를 사용하고 있는 오지를 탐험해 직접 실체를 확인함으로써 전설처럼 전해지는 컬러의 원료를 찾는다. 르네상스 시대에 성모 마리아의 성스러움을 표현하기 위해 썼다는 울트라마린의 원료를 찾아 지뢰가 널린 아프가니스탄의 광산을 찾아 신비한 청색돌을 만져보고, 인도에선 망고 잎을 강제로 먹인 소의 오줌으로 만들었다는 인디언 옐로의 미스터리도 확인한다. 이같은 탐험 하나하나를 통해 컬러의 비밀을 벗겨내는 체험을 생생히 기록했다. 책엔 수많은 명화와 화가들이 등장한다. 컬러에 민감하고 사활을 걸 수밖에 없던 사람은 누가 뭐래도 화가들이었다. 물감을 스스로 만들어 써야 했던 19세기 이전의 화가들에게 컬러는 그림을 그리기 위한 전부였고, 때론 애써 그린 그림의 운명을 바꾸기도 하는 존재였다. 지은이는 미켈란젤로, 반 고흐, 터너, 휘슬러, 르누아르 등 수많은 거장들에게 컬러가 어떻게 작용했는지, 컬러로 인해 이들의 명화가 어떤 운명을 맞았는지도 상세히 알려준다. 반 고흐의 ‘백장미’로 알려졌던 작품은 1990년에야 원래 분홍색 장미를 그린 것이 물감 때문에 희게 변색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분홍장미’로 이름이 바뀌는 불운을 겪었다.19세기 초기 활동한 조슈아 레이놀즈는 버터색 니스 메길프를 몇몇 그림에 발랐다가 시간이 지나 그림이 뭉개졌으나,1세기 뒤 등장한 인상주의 그림처럼 변모하는 바람에 가장 인기있는 작품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미술의 역사는 미술을 창조한 사람들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예술 창조에 필요한 재료를 만드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는 지은이의 말이 의미심장하다.1만 6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박은영의 DVD 레서피]동심의 향기에 빠져보아요

    [박은영의 DVD 레서피]동심의 향기에 빠져보아요

    연어들이 하천을 거슬러 올라오는 것은 전에 살던 물 냄새를 잊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머리보다 먼저 코가 추억을 떠올리는 경험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냄새는 치매를 치료할 만큼 강력한 기억력을 갖고 있다. 아기들에게서 나는 달콤하고 비릿한 젖 냄새에서 자연스레 유년 시절을 반추하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냄새는 때때로 그 자체가 훌륭한 요리가 되기도 한다. 아주 오래 전 전라도 낡은 식당에서 먹었던 청국장 냄새, 비 오는 날 먹었던 파전의 고소한 기름 냄새는 실제의 맛보다 기억 속에서 훨씬 더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어린 시절 봤던 애니메이션에서도 이 비슷한 잔향을 느낄 수 있다. 주제가를 함께 부르는 것만으로도 금세 끈끈하고 묘한 유대감이 형성되는 것처럼 말이다. 1942년에 제작된 디즈니의 ‘밤비’는 쿠엔틴 타란티노도 걸작이라고 인정했을 만큼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고전으로 꼽힌다. 당시 목소리를 맡았던 어린이들은 이미 초로의 노인이 되었고 ‘밤비’를 본 세대 역시 수없이 바뀌었다. 그러나 1940년대나 2000년대에 본 이들 모두에게 이 애니메이션은 유년의 비릿한 젖 냄새로 기억될 것이다. 레이먼드 브릭스의 베스트셀러를 옮긴 ‘스노맨’도 어른과 아이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명성이 높다. 서정적인 화법과 유년의 따뜻한 팬터지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 밤비 어린 사슴이 숲의 왕자로 성장하는 과정으로 ‘라이온 킹’의 원전이라 할 만하다.1942년 작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풍부한 색상과 질감이 돋보인다. 특히, 부가영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감독과 월트 디즈니, 스태프들의 미팅 기록을 모아 두었다가 그들이 실제 대화하는 것처럼 재연한 ‘스토리 미팅’은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다. 인상주의 화법으로 완성된 배경에 관한 꼼꼼한 설명과 스토리보드는 매우 귀중한 자료라 주목할 만하다. 유아들부터 어린이까지 할 수 있는 게임과 DVD롬에서 구동되는 영어학습 프로그램도 수록되었다. 방대한 분량의 제작 뒷이야기도 놓쳐선 안 될 부가영상이다. ● 스노맨 아이들의 동화이며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기도 한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으로 눈사람이 녹기까지 하룻밤 안에 벌어지는 환상적인 이야기다. 데이비드 보위가 회상하는 인트로 부분을 빼면 대사도 거의 없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스코어와 색연필로 한 장 한 장 그려낸 부드럽고 따뜻한 질감의 그림으로만 이루어졌다. 제작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어린왕자’처럼 이야기와 그림체는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이번 DVD는 20주년 판으로 약간의 추가 장면이 있다. 제작과정, 초기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드 등의 부가영상은 애니메이터들에게도 참고 될 만큼 심도가 있다.
  • 찬란한 ‘서양미술 400년’

    찬란한 ‘서양미술 400년’

    1793년 프랑스혁명의 세 거두 가운데 한 사람인 장 폴 마라는 고질인 피부병 때문에 반신욕을 하며 집무를 보던 중 반대파의 자객에 의해 암살당한다. 마라의 동지이자 나폴레옹 황제의 수석화가였던 자크 루이 다비드는 이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마라의 죽음’이라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3개월 만에 완성한다. 암살자가 들고 온 편지, 피묻은 칼이 당시 상황을 재연하듯 화면에 그대로 놓여 있는 ‘기록화’ 같은 작품이다. 자객의 단검에 살해된 마라의 시신은 실제로는 선혈이 낭자한 끔찍한 모습이었지만, 다비드는 마라의 죽음을 마치 격무에 시달리다가 잠이 든 ‘시민의 일꾼’ 같은 모습으로 이상화했다. 엄격한 형식미를 추구한 다비드의 신고전주의 양식이 그대로 녹아 있는 이 그림이 10여 개월의 복원과정을 거쳐 새 단장한 모습으로 한국을 찾는다. 21일부터 내년 4월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양미술 400년전-푸생에서 마티스까지’가 바로 화제의 전시다. 소개되는 화가는 다비드, 푸생, 부셰, 앵그르, 들라크루아, 쿠르베, 코로, 모네, 시슬레, 피사로, 르누아르, 고갱, 마티스, 뒤피, 피카소, 들로네 등 88명. 미술애호가라면 한번쯤 그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유명 작가들이다. 프랑스 랭스미술관에서 70여점을 대여받은 것을 비롯,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릴, 말로, 몽펠리에, 피카르디 미술관, 트루아 역사박물관 등에서 모두 119점의 작품을 빌려 왔다. 전시는 시대별로 서양 미술 400년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17세기 절대왕정을 배경으로 한 장중하고 화려한 바로크 양식과 국립 미술아카데미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고전주의 양식,18세기 귀족사회가 낳은 장식적인 로코코 양식, 산업기술의 발달로 근대화되기 시작한 19세기의 사조들인 낭만주의, 신고전주의, 사실주의, 자연주의,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와 20세기 야수파, 큐비즘 등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 초대형 전시인 만큼 전시작 중에는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 적지 않다. 마티스가 친필 글씨를 새겨 랭스미술관에 기증한 ‘재즈’ 판화집, 엽서 한 장 크기인 1호도 채 되지 않는 작품이지만 여인의 코발트빛 옷과 장밋빛 혈색이 생생하게 묘사된 르누아르의 유화 ‘대본낭독’ 등이 공개된다. 특히 ‘대본 낭독’은 워낙 크기가 작아 도난 위험이 커 한번도 해외에서 전시된 적이 없는 작품이지만 특수액자를 제작해 이번에 처음 선보이게 됐다. 고대의 여러 조각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부분만을 조합해 완벽한 아름다움을 구현한 앵그르의 두 작품 ‘샘’과 ‘물 속에서 태어난 비너스’도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원본 작품들이다. 이밖에 근대회화의 시조인 푸생의 ‘두 발을 적시고 있는 여인과 풍경’, 뒤프레누아의 ‘리코메드 왕의 딸들 사이에 숨어 있다가 율리시스에게 들킨 아킬레스’, 사실주의 대가 쿠르베의 ‘협로’, 인상파 화가인 모네의 ‘벨 일의 바위’, 피사로의 ‘루브르’, 고갱의 ‘건초 말리는 사람’, 뒤피의 ‘마리-크리스틴 카지노’, 고갱의 판화 ‘테 아릴 바이네(왕가의 여인)’ 등도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다. 입장료 일반 1만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02)2113-3477.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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