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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은 프리미엄 한방샴푸 브랜드 려(呂)를 출시했다. 옛 왕실의 명약인 경옥고를 두피보약으로 재탄생시킨 경옥산과 탈모예방 특허성분 백자인을 넣었다는 설명이다. 손상모발케어의 함빛모, 비듬케어의 청아모, 탈모집중케어의 흑운모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했다. 가격은 샴푸와 린스 각각 500㎖ 1만 2000원. ●애경 네오팜의 아토피 전문브랜드 아토팜에서 입술과 입술 주변의 건조함을 관리하는 MLE립젤을 출시했다. 건조해진 입술뿐 아니라 음식, 침, 마찰 등으로 민감해진 입술 주변의 피부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무색소, 무알코올의 저자극성 제품이다.5㎖ 6000원. ●스킨푸드는 라이브 파우더 마스크를 출시했다. 천연 성분을 갈아 만든 파우더와 농축 에센스를 섞어 사용하는 천연팩이다. 녹차와 우유, 카카오와 꿀, 장미꽃과 허브오일,9가지 곡물과 에센스 워터 등 4종으로 나온다.3000원. ●백옥생은 화용 HMF 4종 세트를 출시했다. 해독작용과 피부질환 개선에 도움을 주는 웅담 성분과 피부재생에 효과적인 녹용 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개선과 노화예방에 효과적이란 설명. 각각 9만원. ●아름다운나라화장품은 슈퍼BB(Blemish Bright)크림을 출시했다. 미백기능, 주름개선, 자외선 차단 등의 효과가 있는 제품이란 설명이다.SPF25 PA++의 자외선 차단 효과를 갖췄으며, 메이크업 베이스나 파운데이션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50g 3만 8000원. ●소망화장품은 최근 통영시, 코스맥스 등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개발한 동백화장품 브랜드인 레드플로를 조만간 출시한다. 통영지역 동백씨에서 추출한 동백유와 항염 효과가 뛰어난 동백수로 만든다. 헤어라인 12종, 보디라인 5종, 기초라인 4종이 나온다. ●한국허벌라이프는 홍삼을 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 홍삼 진센을 출시했다. 홍삼을 비롯, 산삼배양근분말, 인삼분말 등을 배합해 기능을 배가시킨 제품이란 설명이다.96g,200㎎×8정×60포로 가격은 18만원대.
  • 금연 열풍 탓 해외로 눈돌린 KT&G 터키에 첫 공장

    금연 열풍 탓 해외로 눈돌린 KT&G 터키에 첫 공장

    “아시아와 중동을 넘어서 글로벌 기업으로” KT&G가 17일(현지시간) 터키공장 준공을 계기로 세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지금까지는 아시아와 중동, 러시아, 미국 등지에 진출했으나 유럽은 ‘난공불락의 시장’으로 남아 있었다. 때문에 KT&G는 2006년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짜면서 세계 현지화 전략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먼저 동유럽 요충지인 터키에 해외 첫 공장을 준공했다. 유럽시장의 교두보를 삼기 위해서다. KT&G가 터키를 주목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터키는 세계 7위의 담배 소비국으로 연간 55억갑을 소화한다. 유럽 진출에 앞서 자체적으로 큰 시장이며 중동지역과도 맞붙었다. 터키 전매청의 민영화로 시장진입의 기회가 생겼고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에쎄’ 인지도가 형성됐다. 무엇보다도 터키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사되면 터키를 통해 유럽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KT&G의 매출은 2002년 민영화 당시 1조 8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 4000억원으로 33% 늘었다. 당기 순이익은 같은 기간 3474억원에서 6611억원으로 2배가 됐다. 흡연율이 떨어지고 담배 시장 개방으로 점유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성적이면 ‘A학점’을 받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국내에 안주해선 비전이 없다고 판단했다. 담뱃갑 디자인을 바꾸고 신제품을 쏟아내도 웰빙 추세에 따른 ‘금연 열풍’은 경영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됐다. 곽영균 사장은 해법을 해외에서 찾았다.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수출 드라이브를 걸었고 이라크에 이어 러시아에서도 세일즈에 나섰다. 현재 몽골, 터키, 이란 등에 현지법인을, 베이징에는 현지사무소를 뒀다. 미국 현지법인은 철수했다. 하지만 세계 메이저 회사들이 각축하는 유럽에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품질 차원이 아니라 기호 식품인 담배의 인지도가 워낙 낮아서다. 미국계 말보로와 영국계 던힐 등 익숙한 유럽인들에게 한국 담배는 낯설었다. KT&G는 돌파구를 2006년 10월 칸 면세박람회에 찾았다. 세계 면세담배 판매량의 60%는 유럽에서 팔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5%를 훨씬 앞선다. 유럽을 뚫지 않고서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담배업체 대열에 낄 수가 없다. 박람회 참가를 계기로 KT&G는 지난해 동유럽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현지 로컬 유통업체와 협상해 EU 회원국인 불가리아 일부 면세점에 ‘에쎄’를 집어넣었다. 지금은 서유럽 국가의 면세점에 진출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KT&G 관계자는 “지금은 면세점 진출에 주력하고 있지만 인지도만 올라가면 세계 메이저 업체와 품질로 승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터키 공장은 생산 규모가 연간 20억개비(1억갑)로 내수용과 수출용 등으로 나뉜다.2012년까지 40억개비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쎄와 디스 등이 주력제품이며 판매가격은 1갑당 2600∼2700원 수준이다. 국내 담배사업은 1899년 궁내성 내장원 삼정과의 설립을 모태로 한다. 이후 전매청 등 정부투자기관을 거쳐 2002년 정부지분 매각으로 완전히 민영화됐다. 국내 담배시장은 1988년 개방됐으며 KT&G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9%까지 떨어졌다. 계열사로는 한국인삼공사와 영진약품이 있다. 지난해 40여개국에 에쎄 등을 373억개비, 금액으로는 4억 100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포스코,KT와 함께 성공한 ‘3대 민영화 공기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연간 1009억개비를 생산하는 세계 5위의 담배업체로 성장했다.2010년까지 사회공헌활동에도 2800억원을 쓸 계획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정관장배 아마골프 21일 개막

    한국인삼공사(대표 전상대)가 21일부터 10월6일까지 정관장배 아마추어골프대회를 개최한다.대회는 수도권과 호남, 영남, 충청 등 전국 7개 골프장에서 차례로 열리며 대회 15일전까지 정관장 가맹점에 비치된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20세 이상 아마추어 누구나 출전할 수 있다.지역별 대회 우승자에게 정관장 홍삼과 괌 3박4일 여행권 등, 참가자 전원에게는 최경주 사인볼 등 기념품을 준다.1차 대회는 경남 정산CC에서 열린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공기업 민영화 전에 다이어트

    공기업 민영화 전에 다이어트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 전에 해당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다. 민영화 대상 공기업의 시장에서의 자생 능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공기업 관련 특별법 개정 등 민영화 관련 조치들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노동단체와 해당 공기업 등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돼 공기업 민영화가 총선 이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생존력 높이기 위해 민영화 전 구조조정 1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인력과 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자생 능력이 있는 공기업을 시장에 내놓는다는 게 민영화의 원칙인 만큼, 민영화 기업의 자생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이를 정부 차원에서 마무리한 뒤 민영화를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 정부 시절 민영화된 KT(구 한국통신),KT&G(담배인삼공사), 두산중공업(한국중공업) 등은 민영화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거치지 않았다. 이들 기업들은 해당 산업에서의 경쟁력이 높았기 때문에 그대로 시장에 내놓아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현재 민영화를 앞둔 공기업들은 사정이 다르다. 공기업이 민간에 넘어가는 순간 새로운 투자처에 목마른 기업들이 해당 분야에 대거 뛰어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쟁력 확보가 민영화의 전제가 된다는 뜻이다. 최근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의석 과반수를 확보한 것도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의 호재다. 민영화를 위해서는 해당 공기업의 업무 등을 규정하고 있는 관련 특별법들을 모두 개정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다만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은 정부가 넘어야 할 산”이라면서 “정권 초반이 공공기관 개혁을 위한 적기인 만큼, 올해 안에 민영화에서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산업의 경쟁력 강화 정부가 그리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는 단순히 정부 소유의 기업을 민간에 돌리는 수준이 아니다. 공공부문이 독점하던 해당 산업의 문을 민간에 개방, 사회 전체적인 효율성을 높이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한국통신이 민영화되면서 하나로텔레콤 등 다른 사업자들이 통신업에 들어오고, 그 결과 인터넷 전화 등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서비스가 대폭 늘어났다.”면서 “한국전력이나 한국가스공사 등도 분사해서 서로 경쟁하는 구도를 조성하면 일종의 규제 개혁을 넘어 전 사회적인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해외 자원개발을 맡고 있는 광업진흥공사의 경우 중국, 일본 등 경쟁 국가들에 비해 자본력이 한참 뒤떨어진다. 그렇다고 정부가 마냥 출자를 늘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면 자원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 공기업 민영화가 해당 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라는 국가 시책을 달성하는 열쇠가 된다는 뜻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Seoul Law] 불량 먹거리 처벌은 쥐꼬리 구제는 별따기

    [Seoul Law] 불량 먹거리 처벌은 쥐꼬리 구제는 별따기

    ‘생쥐깡’ 파동에서 드러나듯 불량 먹거리로 인해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 구제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사상 손해배상을 받는 것도 쉽지 않고 형사처벌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25일 불량식품에 대한 집단소송제 도입방침을 밝혀 소비자 피해구제가 실효성있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현실적으로 제조사 책임 묻기 어려워 현실적으로 생쥐깡과 같은 사안은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다. 제조 공정상의 문제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고 전자동 공정 중 발생한 문제의 경우 형사처벌은커녕 민사상 손해배상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한 판사는 “고의성과 과실책임 등을 고려하더라도 제조사에 도덕적 책임 외에 재산적 책임을 지우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형사사건으로 기소되는 사안은 식품위생법 위반사건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법정형은 사안에 따라 최고 5년 이하의 징역형에서 3년·1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벌금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처벌수위가 높지 않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기소해 실형을 선고받으려면 국민건강에 해악을 끼친 점이 명백해야 하는데 불량 먹거리를 유통시킨 점만으로는 형량이 낮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사사건의 경우, 손해를 배상받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재판과정에서 힘든 것보다 소송제기 자체의 어려움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지렁이라면’ 사건에서 소비자에게 3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올해 1월 확정됐다. 소송비용이 손해배상액보다 더 들어가는 현실에서 나온 의미있는 판결이다. 그러나 소송비용 등을 고려한다면 상징적인 의미만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민사소송은 소송비용이 배상액보다 큰 ‘배보다 배꼽이 큰 소송’이기 때문이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부담과 비용적인 부담면에서 피해자들은 대부분 분쟁을 피하려고 한다.”면서 “소비자의 권리를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도 도입하고 규제 엄격 적용해야 불량 먹거리 파동이 이어지면서 정부에서 도입방침을 밝힌 집단소송 외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손해 원금과 이자만이 아니라 형벌적인 요소로서의 금액을 추가적으로 포함시켜 배상받게 하는 제도다. 징벌적 손배제는 기업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지만 최근 발생하고 있는 불량 먹거리 사건에도 넓게 적용하자는 것이다. 법무법인 지성의 최영동 변호사는 “일반 손해배상은 실제 증명된 손해만 배상하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은 증명되지 않은 손해까지 고려해서 손해배상하는 것”이라면서 “기업이나 특정집단이 소비자에게 가해행위를 했다면 그 경제적 이익을 박탈하거나 이익보다 큰 액수를 손해배상하도록 해야 실효성 있는 제재가 될 것”이고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이어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없으면 불완전한 제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훈 변호사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여부를 적극 검토해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집단소송제도 도입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밝혔다. 소비자기본법상 단체소송의 경우, 소비자 권익 침해행위의 금지, 중지를 요구할 뿐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2년 제정된 제조물책임법이 엄격히 적용되고 있지 않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에선 엄격한 적용으로 기업들이 언제든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손해를 무릅쓰고 문제가 확대되기 전 제품에 대한 자발적 리콜 조치를 내린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쉬쉬하다, 문제가 확산돼 비난이 거세지면 어쩔 수 없이 리콜조치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법무법인 서해의 장원철 변호사는 “제조사의 고의성을 찾을 수 없지만 안일한 제조공정상 실수가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책임의 범위를 확대하면 기업도 제조공정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먹거리 사건 판결을 보니… 식품위생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한 해에 1000건이 넘는다. 불량 먹거리 사범에 대한 법원의 처벌 유형을 분석해봤다. ●실형선고 사례 드물어 최근 5년간 식품위생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처리 형태를 분석한 결과,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많았다. 대부분 관할 관청의 영업허가를 받지 않고 무허가로 운영하다 적발된 경우였다.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식품 자체로 인한 사건은 드물었다. 건강을 위해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먹어봤을 인삼의 경우, 중국삼을 국내삼인 것처럼 속여 판 업자들은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모든 음식에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고춧가루의 산지를 속여 판 업자도 역시 집행유예형을 받았다. 해물탕이나 찜에 어김없이 들어가는 미더덕의 경우에도 변질된 것을 대량 유통시킨 업자에게 집행유예형이 선고됐다. 가짜 한우의 경우 실형부터 벌금형까지 다양했다. 유통기한을 넘긴 삼겹살도 가짜 한우와 비슷한 형량을 선고받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명 ‘쫀디기’의 경우에도 불량 먹거리라면 형량은 높았다. 빵에 넣으면 안 되는 화학물을 넣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이밖에 중국산 오징어를 국내산처럼 허위표시해 유통시킨 경우 벌금형이 선고됐으며, 노점상 신고를 하지 않고 위생과 내용물의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원료로 강정을 만들어 팔던 사람에게는 5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복어는 실형선고 하지만 일부 식품의 경우, 실형선고도 있었다.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이었다. 지난해 9월 부산지법 형사항소부는 수입이 금지된 복어를 밀수입한 뒤, 음식점 등 시중에 유통시킨 정모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3월에 추징금 2억 5340여만원을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1년3월의 실형선고는 충격적인 일로 평가됐다. 당시 재판부는 “일반 대중을 수요층으로 하는 식음료의 안전성과 관련한 각종 법령상의 규정은 국민건강 확보 차원에서 엄격히 준수되어야 한다.”면서 “여러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치명적 독성으로 인한 건강상 우려 때문에 수입이 금지된 복어살·복어껍질 등 복어 부산물을 수입이 가능한 원형 복어인 검은 밀복으로 품명을 허위 신고하는 방법으로 위장해 국내에 밀수입한 후 시중 음식점 등에 판매하고, 약 10개월간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밀수입된 위 복어 부산물이 시중에 판매됨으로써 국민건강에 미쳤을 수 있는 해악 등에 비춰보면 원심의 형량은 적정하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복어의 독이 사람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관련된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엄하게 처벌한다는 법원의 의지가 반영된 판결이었다. 2004년 미국산과 호주산 수입고기를 국내산 한우인 것처럼 속여 판 혐의로 기소된 유명 한우갈비 전문점 대표 윤모씨는 1심에서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중앙지법 최종두 판사는 “소비자들에 대한 사기죄 성격을 겸하고 있으며 식당 매출규모가 8개월에 12억원을 넘는 등 매출액이 큰 점을 고려할 때 죄질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었다. 또 니코틴이 함유된 물을 금연보조제로 속여 판매한 고모씨도 1심에서 징역10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만들어진 물이 유독성 물질에 가까울 정도로 니코틴이 함유되고, 위생관리를 하지 않아 세균이 검출된 음료를 일반인에게 방문판매 형식으로 다량 판매한 점과 음료의 안전성이나 효험 등에 대하여 터무니없는 허위 광고를 한 점 등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국민보건의 안전성에 매우 중대한 침해를 가져왔다는 이유에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효과적인 소비자 권리 보호방안은? 정부가 25일 불량식품에 대한 집단소송제 도입방침을 밝힌 것은 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온 새우깡이나 칼날이 들어 있는 통조림 사건에서 보듯 끊이지 않는 소비자 우롱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대한 화답이다. 하지만 국회는 그동안 기업활동 위축을 이유로 입법화에 부정적이었던 터라 18대 국회에서의 입장변화가 주목된다. 현행 소비자권리구제방안으로는 소비자 집단분쟁조정제도와 소비자단체소송, 증권분야 집단소송이 있다. 소비자분쟁조정제도는 같은 피해를 본 소비자 50명 이상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하면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배상결정이나 계약이행 등 조정을 해주는 제도다. 지난해 3월27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20건이 접수돼 11건이 처리됐다.11건 가운데 7건은 집단분쟁조정사건으로 인정됐으나 사업자와 소비자간에 조정이 성립된 건은 3건에 불과하다. 지난 1월부터 시행 중인 단체소송제도는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법무법인 서린의 장진영 변호사는 “소송 남발 등의 폐해를 우려한 재계 등의 반발로 집단소송이 아닌 단체소송이 도입됐으나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다른 피해자들도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효력이 없다.”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이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고 밝혔다. 일정한 요건을 갖춘 소비자단체가 원고자격을 갖는 단체소송과 달리 집단소송은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는 다수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4년 도입된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을 통해 증권 분야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집단소송 제기는 한 번도 없었다. 법조인들은 그 원인으로 비용부담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인 이성훈 변호사는 “인지대만 5000만원이고 기타 광고비용까지 포함하면 최소 1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집단소송을 낼 수 있다.”면서 “남용을 방지하는 명분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집단소송을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했다. 식약청의 불량식품에 대한 과학적 검증 시스템 등 실효성 있는 집단소송제가 마련되면 엄격하게 대상을 한정하더라도 문제가 된 새우깡이나 통조림과 같은 라인에서 생산된 제품을 먹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은 집단소송을 통해 판매수익만큼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집단소송을 제기한 사람들뿐 아니라 소송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손해배상액을 나눠 갖고 남는 돈은 국고로 환수해서 식품안전을 위한 예산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64) 외환(外患) 속의 내우(內憂)

    [병자호란 다시 읽기] (64) 외환(外患) 속의 내우(內憂)

    재원 문제 때문에 청북(淸北) 지역의 성곽 수리와 군량 공급마저 여의치 않았던 상황에서 노유녕에게 십만 냥 가까운 은화를 뜯겼던 것은 너무나 큰 손실이었다. 하지만 인조는 노유녕이 다녀간 뒤 상당히 고무되었다. 명 조정이 왕세자를 책봉해 주었으니 이제 자신의 생부 정원군(定遠君,元宗으로 추숭)의 신주를 종묘(宗廟)에 모실 수 있다고 여겼다. 신료들이 인조의 의도에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조정에는 다시 소용돌이가 일었다. ●너무 비싼 책봉의 대가 왕세자 책봉례를 주관하려고 왔던 노유녕을 접대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눈물겨운 것이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노유녕에게 줄 은과 인삼을 마련하기 위해 조정은 전라도 수군들에게서 포를 받아들이고, 그들의 부역(赴役, 군역을 지기 위해 지정된 근무지로 나아가는 것)을 잠시 면제해 주는 조처까지 취했다. 비록 잠시 동안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전라도 수군을 스스로 무장 해제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사이에 일본이 침략이라도 해 올 경우 과연 어떻게 막을 것인가. 당시 일본과의 사이에 이렇다 할 사단이 없었기 망정이지 참으로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노유녕을 접대하는 문제 때문에 생긴 피해는 고스란히 하층민들에게 전가되었다. 특히 시전(市廛) 상인들의 피해가 극심했다. 노유녕이 데려온 수행원 가운데는 중국 상인들이 많았다. 그들은 조선 측에 교역을 요구했는데, 문제는 공정한 거래를 하려 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조선 상인들이 선호하는 비단과 명주를 내놓기도 했지만, 쓸데없는 잡물들을 내놓고 조선 상인들에게 은과 인삼을 요구했다. 상인들은 말도 안 되는 늑매(勒賣)에 몸서리를 쳤지만, 조정의 강요로 이 정치적인 거래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 1634년 7월, 노유녕 일행이 숙소로 돌아가는 것을 목도했던 시전 상인들은 그의 행렬을 바라보며 일제히 통곡했다.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에서 비롯된 소극적인 저항의 몸짓이었다. 이 ‘중원의 대도(大盜)’는 통곡 소리에 짜증이 났는지 조선 측 역관과 수행원들에게 짜증을 냈다. 보고를 접한 인조는 시전 상인들 가운데 주동자를 색출하여 하옥시키고 그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평시서(平市署) 관원들을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칙사의 심기를 어지럽게 했다는 것이 ‘죄목’이었다. 탐욕스러운 노유녕을 접대하는 과정은 몹시 짜증나는 일이었지만 인조에게는 참으로 중요했다. 명 조정이 세자까지 책봉해 준 이상, 자신의 왕통은 이제 확실해졌다고 여겼다. 그러니 자신의 아버지 원종의 신주(神主)를 종묘에 모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인조 “원종은 선조의 아들” 배향 지시 노유녕이 귀국한 직후인 1634년 7월22일, 인조는 신료들에게 원종의 신주를 속히 종묘에 모시라고 지시했다. 부묘(廟, 종묘에 신주를 모시는 것) 업무를 주관하는 예조의 관원들은 곤혹스러웠다. 그들은 ‘별도의 사당을 세워 신주를 모셔도 전하의 효성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어 막중한 전례(典禮) 문제를 함부로 처리할 수 없다며 대신들과 상의하라고 권유했다. 삼사의 관원들도 들고일어났다. 대사헌 강석기(姜碩期) 등은, 임금 자리에 즉위한 적도 없는 원종의 신주를 종묘에 들이는 것은 불경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원종의 신주를 종묘에 들이면, 대신 다른 임금의 신주를 옮겨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조는 격노했다. 명 조정에서 이미 승인한 이상, 원종은 ‘선조(宣祖)의 아들’이 되었다며 종묘에 들이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신료들이 동의하지 않자 인조는 강석기 등의 관직을 삭탈하고 도성 밖으로 내쫓으라고 지시했다. 인조는 승지들이, 강석기 등을 쫓아내라는 자신의 명을 즉각 거행하지 않자 ‘승지 또한 죽음을 면하기 어렵다.’며 격한 비난을 쏟아냈다. 인조는 원종의 부묘를 관철시키기 위해 ‘오버’하고 있었다. ●예조·삼사 “전례없고 불경한 일” 반발 사실 인조로서는 그럴 만도 했다. 자신의 생부를 추숭하고, 그의 신주를 종묘에 들이는 것은 인조반정 이후 11년 동안의 숙원 사업이었다.‘반정’이라는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즉위했던 그로서는 왕권의 확립을 위해 절실한 사업이었다. 보다 못한 영의정 윤방(尹昉)이 한마디 거들었다.‘삼사의 논의는 곧 온 나라의 여론인데, 삼사 관원들을 쫓아내면 조정이 붕괴될 수도 있다.’며 반대하는 신료들에게 관용을 베풀라고 요청했다. 윤방의 완곡한 간언(諫言)에 대한 인조의 대답은 한껏 날이 서 있었다.‘옛말에 꼬리가 커지면 움직이기 어렵다고 했는데, 서인(西人)들이 오래 정권을 잡다보니 움직이기가 어렵게 되었다.’며 쏘아붙였다. 인조가 이렇게 서인들을 대놓고 비난한 것은 유례가 없었다. 그들은, 한낱 왕손(王孫)에 불과했던 자신을 지존(至尊)의 자리로 추대한 은인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이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인조는 자신이 왕이 되는데 서인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왕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된 것도 서인이라고 여겼다. 윤방에게 쏘아붙인 말은 ‘추대된 임금’으로서 인조가 지녔던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인조의 ‘강공(强攻)’은 멈추지 않았다. 원종을 부묘하는 것에 반대하는 신료들을 변방으로 유배하라고 계속 지시했다. 인조반정의 원훈(元勳)인 김류(金 )마저 부묘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호위대장(護衛大將) 직에서 해임했다. 또 김류가 거느리고 있던 군관(軍官)들도 전부 빼앗아 다른 장수들의 휘하로 편제했다. 인조는 서인에 대한 견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정온(鄭蘊)을 도승지로, 이성구(李聖求)를 대사헌으로 삼았다. 정온은 광해군 시절 북인(北人) 출신으로 서인 반정공신들의 행태를 노골적으로 비난해 온 인물이었다. 이성구는 부묘에 대해 찬성하는 인물이었다. ●姜鶴年, 인조에게 직격탄을 날리다 부묘에 대한 인조의 집착은 정치판에 파란을 몰고 왔다.1634년 8월에는 성균관 유생들까지 나서서 인조를 비난했다. 전 군수 홍무적(洪茂績)은 상소를 통해 ‘전하의 독단 때문에 멸망의 조짐과 광해군 시절의 혼란이 닥쳐오고 있다.’고 성토했다. 인조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서인들이 자신의 당파만 감싸고 모든 잘못을 임금에게만 전가하여 백성들의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반박했다.1634년 윤 8월, 인조는 결국 원종의 신주를 종묘에 모시는 것을 관철시켰다. 인조는 자신의 왕통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고 생각했지만, 후유증은 만만치 않았다. 부묘 논의 과정에서 반대하는 신료들과 감정의 골이 몹시 깊어졌다. 조야의 사대부들로부터 ‘공론을 무시하는 임금’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1634년 11월, 강학년(姜鶴年)은 인조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인조가 자신을 장령(掌令)으로 임명하자 서울로 올라오는 대신 상소를 올렸다. 그는 상소에서 인조의 실정(失政)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특히 광해군의 아들을 죽인 것, 숙부 인성군(仁城君)을 죽인 것, 생부 정원군을 추숭하여 부묘한 것 등을 통렬하게 비난했다. 그는 곧이어 ‘반정을 일으킨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반정 이후 전하가 보여준 행태를 보면 포악한 자가 포악한 자를 갈아치웠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통박했다. ‘포악한 자가 포악한 자를 갈아치웠다(以暴易暴).’라는 표현은 충격적이었다. 인조반정의 정당성, 나아가 인조정권의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상소 내용이 알려진 직후, 조정은 그야말로 뒤집어졌다. 강학년을 죽이고 강화도에 있는 광해군까지 죽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타났다. 강학년의 발언은 충격적이었지만 당시 조선이 처한 상황을 보면 ‘발언’ 때문에 흥분할 여유가 없었다. 이미 가도를 무력화시킨 후금의 마수가 야금야금 조선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조선은 또 다른 ‘내우’에 휘말려 ‘외환’의 실체를 직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中 내년 5월 ‘창바이산역사문화원’ 완공

    中 내년 5월 ‘창바이산역사문화원’ 완공

    백두산 주변의 역사와 민속, 특산물 등을 소개하는 ‘창바이산(長白山)역사문화원’이 지린(吉林)성 안투(安圖)현에서 곧 착공될 예정이라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총면적 50만㎡ 이르는 창바이산역사문화원은 고대 황실과 민간의 숭산(崇山) 의식을 보여주는 ‘창바이역사문화연역원’, 샤머니즘과 조선족 민속문화를 소개하는 ‘창바이산민속문화원’, 특산물 인삼을 주제로 한 ‘창바이산인삼문화원’ 등 3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중국은 창바이산인삼문화원에 인삼문화전시관과 별도로 총 15㎢에 150만주의 장뇌삼을 식재, 관광객들이 산에 오르면서 직접 인삼도 채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이 통신은 설명했다. 창바이산역사문화원 건설에는 총 1억5천만위안(약210억원)이 투입되며, 내년 5월 완공될 예정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사진=신화통신 온라인판 캡처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4) 강원도 삼척시 덕항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4) 강원도 삼척시 덕항산

    위도가 높은 곳에 자리잡은 강원도 산들에는 봄이 늦게 찾아온다. 백두대간에 놓인 산들은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에 봄이 더욱 늦다.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강원도의 몇몇 산지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봄꽃소식이 일찍 전해져 온다. 개복수초라고도 부르는 가지복수초는 삼척시 자생지에서 1월 중순부터 꽃을 피워 봄꽃인지 겨울꽃인지 우리를 헷갈리게 한다. 설악산 자락에 사는 변산바람꽃도 3월 중순이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남부지방에 비해 겨울이 긴 강원도에서 봄꽃들이 이처럼 일찍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은 해양성 기후 덕분이다. 제주도와 남해안에 사는 보춘화나 대흥란 같은 난초들이 강원도 지방까지 올라와 자라는 것도 같은 이유라 할 수 있다. 환선굴과 대금굴로 유명한 삼척시 덕항산에서도 이른 봄에 서둘러 꽃을 피우는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덕항산은 백두대간에 솟은 높이 1073m의 산으로서 북쪽의 두타산과 남쪽의 함백산 중간 지점에 놓여 있다. 금강산부터 줄곧 동해안을 따라 달리던 백두대간이 내륙 쪽으로 꺾여 들어가기 직전에 위치한 산으로서 동해바다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므로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덕항산 같은 강원도 백두대간 산들에는 3월 하순이나 4월 초순에 눈이 내리는 일이 많다. 이런 곳들에서는 ‘눈을 녹이며 피는 꽃’이 아니라 ‘눈에 파묻힌 꽃’을 볼 수 있다. 이른 봄에 일찍 꽃을 피운 식물들이 때늦은 눈을 만나 그 속에 갇히는 상황이 벌어진다. 덕항산 산자락에는 일찍 피는 봄꽃이 많으므로, 이들이 눈 속에 파묻힐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3월 하순이 되면 이곳에서는 얼레지, 노루귀, 산괴불주머니, 생강나무 같은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몇 해 전 나는 이곳에서 여러 가지 봄꽃들이 때늦은 함박눈을 만나 눈 속에 파묻힌 희한한 장면을 목격했다.4월 초순에 갑자기 눈이 내려 ‘한겨울에 피어난 봄꽃’이 연출되었던 것이다. 덕항산에서 눈을 뒤집어쓴 모습을 보여주었던 봄꽃 가운데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민대극이 포함되어 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로 귀한 식물이다. 새싹이 날 때 붉은빛을 띤 것이 많기 때문에 ‘붉은대극’이라고도 불린다. 꽃을 일찍 피우는 봄꽃들의 에너지가 어디에서 솟아나는지 아리송할 때가 많은데, 민대극의 에너지원은 쉽게 알아챌 수 있다. 뿌리가 잘 생긴 6년근인삼을 2배쯤 확대한 모습인데, 무 뿌리 정도로 크기도 크고 생김새도 힘차 보인다. 산자락에 있는 환선굴과 대금굴이 석회동굴이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덕항산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산 전체가 석회암 덩어리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흙의 깊이가 얕기 때문에 바위가 드러난 곳이 많고, 물 빠짐이 매우 좋은 게 석회암 지대의 환경적 특성이다. 이 때문에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식물이 많이 자란다. 석회암 지대를 좋아하는 식물들은 호석회식물이라 하여 일반적인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들과 구분한다. 이름도 낯선 갈기조팝나무, 사창분취, 산토끼고사리, 자병취, 지치, 털댕강나무, 회양목 같은 것들이 그런 종류다. 석회암 지대에서 북방계식물이 많이 자라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다.2005년에 이루어진 한국교사식물연구회의 덕항산 조사에서 확인된 가는대나물, 개병풍, 만주바람꽃, 바위솜나물, 벌깨풀, 산새콩, 솔체꽃, 청닭의난초, 큰제비고깔 등이 이런 식물이다. 벌깨풀은 남한에서는 사는 곳이 한두 곳에 불과한 북방계 희귀식물이다. 남한에서 발견된 곳은 모두 석회암벽이 발달한 산이다. 연구회 교사들의 조사에서 이처럼 중요한 식물의 새로운 자생지가 밝혀진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석회암 지대에 대한 최근 조사에서는 넓은잎제비꽃이나 바이칼꿩의다리 같은, 그동안 남한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온 북한 식물들도 발견되고 있다. 석회암 지역이 식물 생육지로서 다른 어떤 환경보다 중요한 곳이라는 증거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안타깝게도 그곳에 살고 있는 희귀식물들에 대한 연구도 덜 된 상태에서 우리나라의 석회암 지대는 대부분이 망가지고 말았다. 남은 석회암 산지라도 보전에 힘을 쏟아야 소중한 식물들을 살릴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석회암 지대처럼 귀한 식물이 많이 자라는 곳을 보전하는 일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병자호란 다시 읽기] (63) 엎친 데 덮치다

    [병자호란 다시 읽기] (63) 엎친 데 덮치다

    공유덕과 경중명 일당의 후금 귀순은 조선에 치명적이었다. 조선은 명의 강요 때문에 ‘공경 사건’을 놓고 벌어진 명과 후금의 싸움에 말려들었다. 하지만 공경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고, 결국 후금으로부터 원망만 사고 말았다. 후금은, 공경의 귀순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조선이 보인 적대적인 태도를 통해 조선의 ‘본심’을 확인했다. 조선이 결코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상, 후금의 조선에 대한 공격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다만 ‘조선 정벌’은 우선순위에서 잠시 비껴나 있었을 뿐이었다. ●‘공경 사건’의 파장 ‘공경 사건’ 때문에 조선은 여러 가지로 피해를 보았다. 당장 명의 추격군에게 군량과 군수 물자를 제공하고 조선군을 압록강 부근으로 파견하는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특히 공경 일당과 그를 저지하려는 조·명연합군, 그리고 후금군이 맞닥뜨렸던 지역에서 가까운 의주, 용천(龍川), 철산 등지의 피해는 극심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전란의 와중에 농작을 전폐하다시피 했고,‘상황’이 종료된 뒤에는 굶어죽기 직전까지 몰리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는 더 심각했다.‘공경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조선은 후금과 그야말로 아슬아슬한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명의 강요에 떠밀려 병력을 보내 공경을 저지하기 위해 전투를 벌였다.‘공경 일당에게 식량을 공급해달라.’는 후금의 요구도 거부했다. 그것은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국 명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조선의 ‘본심’을 노출시킨 사건이었다. 후금 내부에서는 당연히 ‘조선을 손봐주어야 한다.’는 논의가 대두되었다. 그러나 1634년 무렵까지 홍타이지를 비롯한 후금 지휘부는 ‘조선 정벌’을 우선적인 과제로 꼽지 않았다. 명과 차하르(察哈爾) 몽골을 정벌하는 것이 먼저였다. 조선으로서는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뿐,‘공경 사건’을 계기로 후금의 조선 침략은 기정사실이 되고 말았다. 후금은 ‘공경 사건’ 이후 조선과 가도( 島)를 ‘손 안의 물건(掌中之物)’으로 여겼다. 이미 수군을 확보한 상황인데다, 공유덕 등이 가도의 배후 기지 격인 여러 섬의 주민들을 대거 데리고 온 터라 가도의 역량이 거의 소진되었기 때문이다. 홍타이지는 이제 조선과 가도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여겼고, 우선적인 정벌 대상에서 잠시 뺐던 것이다. 그렇다고 홍타이지가, 공경의 귀순을 저지하려 했던 조선에 대한 ‘원한’을 결코 접은 것은 아니었다. 홍타이지는 1636년 12월,‘공경의 귀순을 저지하려고 후금과 적대했던 것’을 병자호란을 도발하는 주요한 명분의 하나로 분명히 제시했다. ●‘호랑이’가 나타나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조선은 ‘공경 사건’의 의미와 그 파장의 끝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읽어냈어야 했다. 조선은,1619년 명을 도와 후금을 공격했던 것(심하전역·深河戰役 참전) 때문에 후금에 정묘호란을 일으키는 명분을 제공했던 점을 교훈으로 삼았어야 했다. 하지만 조선은 그러지 못했다. 조선은, 후금이 ‘공경 사건’에 조선이 개입한 것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 조선은 후금의 ‘수군 보유’가 갖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후금은 이미 1631년(인조 9) 5월, 조선에 보낸 국서에서 ‘조선은 우리가 쳐들어가면 보나마나 섬으로 도망칠 것’이라는 내용으로 조롱한 바 있었다. 사실 조선은 후금의 침략이 있을 경우, 강화도로 들어가는 것을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후금이 수군을 보유함으로써 강화도로 들어가는 것의 의미가 없어질 판이었다. 당연히 대책이 필요했다. 병력과 무기를 확보하고, 청북 일대의 성지(城池)를 정비하고, 강화도의 해방(海防)을 확고히 하는 것이 시급했다. 재정이 문제였다. 하지만 ‘늑대를 피하고 나면 호랑이가 나타난다.’고 했던가. 방어 대책 마련을 위해 몰두했어야 할 1634년(인조 12) 3월, 명으로부터 ‘호랑이’가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숭정제가 환관 노유녕(盧維寧)을 조선에 보낸 것이다. 그가 서울로 오는 명목은 ‘왕세자 책봉례(冊封禮)’를 주관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는 조선행을 자원한 인물이었다. 책봉 조사(詔使)로 낙점되기 위해 이곳저곳에 뇌물을 썼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인조와 조정 신료들은 바짝 긴장했다. 왕세자 책봉은 인조의 왕통(王統)을 확고히 하기 위해 더없이 절실했지만 시기가 문제였다. 더욱이 인조를 당혹스럽게 한 것은 ‘노유녕이 청렴하지 않다.’는 소문이었다. 인조는 비변사 신료들을 불러모았다. 노골적으로 ‘한 밑천 잡겠다.’고 조선까지 오는 그를 어떻게 대접할지 방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인조와 비변사 신료들의 우려와 푸념은 한결같았다.‘왜 하필 국고가 바닥난 지금 오느냐?’는 것이었다. 인조는 신료들에게 과거에 왔던 조사들을 접대하는 데 들어갔던 비용을 물었다. 노유녕은 보나마나 과거 조사들이 받았던 액수보다 더 많은 은화를 요구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1610년(광해군 2), 왕세자 책봉을 위해 왔던 염등(登)은 4만 냥을,1625년(인조 3), 인조 책봉을 주관하러 왔던 왕민정(王敏政)과 호양보(胡良輔)는 물경 13만 냥을 뜯어갔다. 전례를 보면 노유녕도 최소한 10만 냥 이상의 액수를 요구할 것이 명확했다. 비변사는 백성들에게 토지 3결마다 포(布) 1필씩을 거두고, 왕실에 바치는 방물(方物) 값을 모두 쓰자고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은화 5만 냥도 마련할 수 없었다. 조사가 달라고 할 것이 뻔한 인삼과 잡물(雜物)까지 마련하려면 특단의 조처가 필요했다. 비변사는 지방의 관원들에게 은과 포를 할당하고, 호남의 수군들에게 군역을 면제해주고 그 대가로 포를 받아들여 비용을 대자고 했다. 무리가 따르는 일이었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후금 사신도 인삼값 받아내려 서울로 노유녕은 예상했던 대로 만만치 않은 행보를 보였다.‘그의 목표는 왕민정과 호양보가 받은 액수를 채우는 것’이라는 보고가 날아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벽제(碧蹄)까지 이르렀지만 은과 인삼이 적다는 이유로 이틀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경기감사 이성구(李聖求)가, 책봉례를 행할 때 은 2000냥을 더 주겠다고 하자 비로소 서울로 들어왔다.1634년 6월20일의 일이었다. 노유녕은 결국 왕세자 책봉례를 마칠 때까지 10만 냥 이상의 은을 뜯어냈다. 노유녕이 서울에 머물며 은 징색에 광분하고 있던 6월26일, 평안병사의 장계가 날아들었다.‘후금 사신(胡差) 마부대(馬夫臺) 일행이 인삼 값을 받아가기 위해 서울로 오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노유녕과의 조우를 우려한 조정은 그들을 만류하라고 지시했지만 마부대 일행은 안주까지 남하했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마부대 일행이 안주로 오자 이번에는 가도의 총병 심지상(沈志祥)이란 자가 조선의 처지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심지상은 노유녕에게 무공(武功)을 과시할 목적으로 마부대 일행을 공격하려 했던 것이다. 마부대 일행 역시 심지상과 일전을 벌일 태세였다. 심지상을 만류하자니 ‘오랑캐를 편들어 중국을 배신하려 한다.’는 힐책이, 마부대 일행을 설득하자니 ‘한인들을 끌어들여 후금 사신을 제거하려 한다.’는 비난이 따를 판이었다. 조정은 서둘러 마부대 일행이 요구한 인삼 값을 다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을 빨리 귀환시켜 심지상과의 충돌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조선은 겨우 또 한 고비를 넘겼지만 악순환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후금의 침략을 피하려면 조선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노유녕에게 끌려다니는 것에서 보이듯이 명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병자호란을 코앞에 둔 1634년, 조선은 느긋한 후금과 초조한 명 사이에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과학터치](17) 서울대 프로바이오틱스 연구실

    [과학터치](17) 서울대 프로바이오틱스 연구실

    사람의 장 속에는 40가지가 넘는,100조개 이상의 세균이 살고 있다. 현미경으로 자세히 살펴야 간신히 볼 수 있는 장내 세균의 무게를 합치면 1㎏에 달한다. 이들이 식생활의 변화나 스트레스의 증가 등으로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활동하면 대장암, 과민성 장 증상, 장염 등이 생긴다. 반면 장 속에 사는 유익한 세균은 ‘정상 세균총’으로 불린다. 정상 세균총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건강을 지켜 준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으로 불리는 세균들은 유해균과 정상 세균총 사이의 균형을 이루게 하고, 대장 표면을 통해 독소가 흡수되지 않도록 장의 내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프로바이오틱으로는 유산균과 비피더스균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비타민 합성, 해독작용, 독소의 대사, 면역반응 촉진 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소화기를 통해 들어오거나 인체내 대사 작용을 통해 생기는 두뇌에 해로운 물질까지 억제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은 항산화 작용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서울대 프로바이오틱스 기능성식품 연구실 지근억 교수팀은 한국인의 몸에서 채취한 비피더스균과 유산균을 이용한 신물질·신균주를 개발하고 있다. 지 교수는 1989년 교수로 부임한 뒤 이 분야에만 집중하며 수많은 결과물을 양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150여편의 국내외 학술 논문을 발표했으며 40건의 특허를 출원, 등록했다. 특히 1999년에는 제자들과 함께 학내 벤처를 창업해 연구결과의 상용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 교수팀은 ‘비피더스BGN4’균으로부터 대장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BB-pol’을 찾아내 신약 개발의 길을 열었다. 식품 형태의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BGN4 균주를 함유한 유산균 제품을 이용해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 어린이 아토피를 절반 수준으로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어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과민성 증상 복통과 배변 통증 감소 효과도 거뒀다. 지 교수는 “비피더스균과 유산균의 건강증진 효과는 무궁무진하다.”면서 “현재 인삼 및 홍삼 등의 효능 성분인 인삼사포닌 성분을 소화 흡수가 용이한 형태로 바꿔주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 결과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보았더니 식품뿐 아니라 화장품 등의 형태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부가가치 창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농지 팔아 빚갚는 농가 급증

    농지 팔아 빚갚는 농가 급증

    제주에서 감귤농사를 짓는 김모(60)씨는 올들어 자식처럼 아끼는 과수원을 내놓기로 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997년 제주를 덮친 태풍 ‘올가’로 비닐하우스가 쑥대밭이 돼버렸다. 당시에는 자연재해에 따른 농작물피해 보상제도가 없어 김씨는 수억원을 빚을 내 과수원 1만3200㎡에 비가림시설을 다시 설치했다. 이자는 해마다 불어났고 감귤 값도 들락날락거렸다. 올 겨울에는 과잉생산으로 값이 대폭락하면서 김씨는 과수원 매각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충남 부여에서 인삼농사를 짓는 이모(48)씨도 인삼밭 1만 7000㎡를 내놓았다. 이씨는 폭설로 작황이 좋지 않고, 가격폭락 등이 계속되면서 빚이 1억원으로 늘어났다. 인삼 재배주기가 4∼5년으로 긴 것이 자금 순환을 더욱 어렵게 했다. ●신청액, 예산의 3배 육박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영농기반인 농지를 매각하는 농가가 해마다 늘고 있다. 13일 한국농촌공사에 따르면,2월 한 달 동안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 상반기 신청을 접수한 결과, 전국에서 628명의 농가가 914㏊의 농지를 1716억원에 팔겠다고 신청했다. 이는 농촌공사가 올 상반기에 마련한 농지 매입 예산 600억원의 3배 정도가 많은 것이다. 이 때문에 매각을 신청한 상당수 농가는 농지를 팔지도 못하고 빚만 계속 불어나는 악순환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농지 구입 예산 566억원의 3배를 초과하는 1714억원의 농지매각이 접수돼 농촌공사가 387억원의 예산을 추가 마련, 농지를 사들이기도 했다. 농촌공사 제주지사 관계자는 “빚 때문에 매각하겠다는 농지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농촌 살림이 갈수록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땅 빌려 농사는 계속 짓지만… 강원 철원에서 야생화 재배를 하고 있는 김모씨는 3억원의 빚을 갚지 못해 농지가 경매 위기에 몰렸다. 김씨는 2006년 농지은행에 3억 1000만원을 받고 농지를 전부 매각해 빚을 갚은 뒤 농지를 다시 임대해 농사를 짓고 있다. 언젠가는 빚 때문에 팔아넘긴 농지를 되찾겠다는 꿈을 안고 농사일에 메달리고 있다. 김씨처럼 대부분의 농가가 농지를 되찾겠다며 매각한 농지를 다시 임대해 농사를 계속 짓고 있지만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업환경에 시름만 깊어갈 뿐이다. 올들어 비료 등 농사 원자재값이 줄줄이 인상된 데다 앞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후폭풍이 몰아치면 농지를 되찾기는커녕, 생업인 농사마저 포기하는 하는 상황에 몰리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서귀포에서 감귤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44)씨는 “빚 때문에 과수원을 팔려고 내놓았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면서 “한·미 FTA로 오렌지가 본격 수입되면 감귤밭 가격도 폭락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뿐”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용어클릭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 2006년에 도입된 사업으로 농지경매 등 부도 위기에 처한 농가의 농지를 한국농촌공사 농지은행이 사들인 뒤 다시 해당 농가에 장기 임대해주는 제도다. 임대료는 매각 대금의 1%로 싸지만 농지를 되찾는 경우는 드믈다.
  • [현장 행정] 송파구 해외 결연사업

    [현장 행정] 송파구 해외 결연사업

    ‘우리는 해외로 뻗어 나간다.’ 송파구가 청소년 초청 홈스테이, 유명 작가 전시회 등 해외 도시와 다양한 교류를 추진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1일 송파구에 따르면 최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시의 청소년을 초청해 한국의 생활을 경험하는 홈스테이를 한 데 이어 구립 예송미술관에서 프랑스의 유명화가 기 렌(Guy Renne·1925~1990)의 작품을 전시하며 국제문화교류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파리와 문화를 나누다 김영순 구청장은 “올해로 20돌을 맞은 구가 더 나은 20년을 만들기 위해 해외 교류 확대를 선택했다.”면서 “가장 경쟁력있는 분야인 문화가 선봉에 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삼전동 송파구민회관 1층 전시실이 ‘예송(藝松)미술관’으로 새단장돼 12일 개관한다. 고품격 전시공간을 지향하는 예송미술관의 첫 전시는 프랑스 작가 기 렌의 유화, 드로잉 각 40점을 소개하는 ‘멈추지 않는 열정’이다. 기 렌은 국내에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피카소, 마티스 등 당대 최고의 화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프랑스가 문화부 창설 50주년을 기념하는 작가로 선정할 정도로 인정받는 작가이다. 기 렌의 첫 해외 나들이이기도 한 이번 초대전은 프랑스 문화부 산하기관인 국제앙드레말로협회, 프랑스 ‘에콜 뒤 루브르’(Ecole du Louvre)의 국내운영권을 갖은 아트창의력개발연구소가 주관하고 주한프랑스대사관, 프랑스문화원이 후원했다. 김 구청장은 “이번 행사는 파리에서도 문화예술도시로 꼽히는 9구와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간 협력 통해 시장 개척에 앞장선다 앞서 지난달 말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시 청소년 10명을 초청해 7박8일 동안 직원의 가정에서 생활하고 민속촌 방문, 전통놀이 체험 등을 하며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동행한 크라이스트처치시 자매도시위원회 관계자와 현지에 장승, 돌담, 석등 울타리 등을 설치한 한국식 정원을 조성하기로 합의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사진교환전시회, 장학생 선발, 마라톤 교류 등 구체적인 문화교류 일정도 꾸렸다. 기업 교류도 한창이다. 올해로 교류 10년을 맞는 중국 지린성 퉁화시와의 투자유치 상담뿐만 아니라 두 도시 기업간 인삼, 숯, 해산품 등에 대한 가공합작과 생산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구는 몽골 울란바토르시 칭길테구, 중국 베이징시 조양구 등 6개 도시와 끈끈한 협력 관계에 있다. 김 구청장은 “구가 내세운 ‘격조 높은 문화도시, 세계 속의 으뜸 송파’의 슬로건에 걸맞게 앞으로 화려한 문화 르네상스를 열기 위한 거침없는 문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Metro&Local] 금산 142㎢ 한방·관광지구 개발

    충남 금산군이 한방 및 관광지구로 개발된다. 건설교통부는 금산군 금산읍, 금성·제원·부리·군북·진산면 일대 142㎢를 금산 개발촉진지구로 지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정부는 내년부터 2013년까지 3137억원을 지원, 금산 개발촉진지구를 인삼, 약초와 관련한 한방사업과 문화관광사업지로 개발키로 했다. 이곳에는 한방연구소, 인삼·약초 전용농공단지, 한방 바이오밸리가 들어선다. 서대산 스포츠 관광지구, 교육문화 체육단지, 산꽃·벚꽃 농촌 체험마을도 조성된다. 금산 제2지방산업단지, 물류유통단지도 만들어진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기능 강화 ‘슈퍼 음료’ 출시 격돌

    기능 강화 ‘슈퍼 음료’ 출시 격돌

    한방재료 등 몸에 좋은 재료를 넣어 만든 ‘슈퍼 음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웰빙 트렌드에 힘입어 저칼로리와 건강을 내세우는 차(茶)음료와 생수가 승승장구하면서 일반 음료도 몸에 좋은 ‘+α’를 무기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인삼·산삼·홍삼 등 건강보양 제품은 물론 복분자·유자·울금·아싸이베리 등 국내·외 전통 건강식품을 재료로 한 음료가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오렌지·포도·사과 등 과즙 음료의 틀을 깨고 영역 확장에 나선 셈이다. 롯데칠성은 최근 인삼을 비롯해 타타리메밀, 진피, 차가버섯, 영지버섯, 상황버섯, 인삼, 삼백초, 구기자, 감잎, 결명자, 녹차, 둥글레, 우롱차, 보이차, 뽕잎 등 한방재료 및 차 원료 15가지로 만든 음료인 ‘내 몸에 흐를 류(流)’를 출시했다. 몸 속의 순환을 도와 내면부터 외면까지 건강하고 아름다워진다는 주제를 깔고 있다. 롯데칠성측은 “한방의 건강 성분과 차의 구수한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제로(0)칼로리 제품으로 건강을 추구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찾는 20∼30대 여성을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한의사협회로부터 몸속 순환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의 인증서도 받았다고 덧붙였다.175㎖ 700원,340㎖ 1000원. 웅진식품은 최근 인삼·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인 ‘장쾌삼 발효홍삼 력(力)’과 ‘발효홍삼-진액’ 2종의 제품을 출시했다. 발효홍삼이란 홍삼을 발효시켜 홍삼의 흡수율을 극대화시킨 것. 발효홍삼 력(10병 4만 2500원)은 85㎖ 유리병 제품으로 홍삼 젤리도 들어 있다. 발효홍삼 진액(30개 5만 9500원)은 발효홍삼을 30㎖ 파우치 용기에 담아 휴대하기 편하게 만들었다. 해태음료는 최근 산삼 음료인 ‘궁비 산삼배양근’(120㎖ 3300원)을 선보였다. 산삼배양근뿐만 아니라 숙지황, 구기자, 영지 등 한약재를 첨가한 게 특징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미용을 위해 비타민C와 항산화제 성분을 내세운 음료도 많다. 해태음료는 국내산 복분자 20% 함량의 ‘황후의 복분자’(1ℓ 1만 2500원)를 최근 출시했다. 남성뿐만 아니라 다이어트나 피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여성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얘기다. 제품명에 황후를 앞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전세계 10대 장수 식품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아싸이베리로 만든 ‘아마존의 활력’(120㎖ 3500원), 당나라 때 양귀비가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즐겨 먹었다는 과일 ‘리찌’를 원료로 만든 ‘썬키스트 리찌’(330㎖ 1000원) 등도 내놓았다. 해태음료측은 “아싸이베리, 복분자 등은 노화 방지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힘과 아름다움의 상징으로도 통한다.”면서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대되면서 출시 이전부터 문의가 잇따르는 등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도 유자 음료인 ‘유자에이드’(350㎖ 1200원)를 선보였다. 국내산 유자에는 비타민C가 레몬보다 3배나 많고 피로를 막아 주는 유기산도 풍부하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강황의 뿌리인 울금으로 만든 음료도 나온다. 롯데칠성의 ‘인도의 신비 울금 진액’(110㎖ 3000원)과 광동제약의 ‘울금의 힘’(120㎖ 1500원)이 있다. 울금은 강황의 뿌리로 간의 해독을 촉진하며 담즙 분비가 뛰어난 한약재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오렌지나 포도 원액 등 과일 음료 재료의 수입가격이 오르면서 업계가 새로운 재료의 음료를 발굴하고 있다.”면서 “업계의 변신 노력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씨줄날줄] 혁신 유죄?/우득정 논설위원

    마케팅 이론에서 브랜드는 ‘자식’에 비유된다. 그래서 잘 키운 브랜드 하나는 열 자식 부럽지 않다고 한다. 브랜드, 다시 말하면 이름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이름도 주인을 잘못 만나면 한순간 ‘뺑덕어미’가 되고 중국 전국시대 제1의 추녀 ‘무염녀’가 되기도 한다. 이름을 오·남용해 민족문화의 가치를 훼손한 주범을 꼽으라면 단연 한국담배인삼공사(KT&G의 전신)가 될 것 같다. 지금은 외국산 담배의 공세에 맞서 품질과 디자인 등으로 무장하고 있지만 과거 담배인삼공사의 마케팅 전략은 애국심밖에 없었다. 그래서 국산 담배 이름에 ‘청자’‘한강’‘한산도’‘거북선’‘새마을’ 등 민족의 자존과 관련된 최고의 단어를 갖다 붙였다. 그러나 가격 인상의 방편으로 수시로 품질을 떨어뜨리며 새로운 이름의 담배를 내놓다 보니 최고의 문화유산인 ‘청자’는 군인에게 무료로 나눠 주는 싸구려의 대명사로 전락했다. YS정부와 DJ정부가 애용한 ‘개혁’이나 참여정부가 최고의 가치로 삼은 ‘혁신’도 마찬가지다.YS·DJ정부 시절 개혁은 내편, 네편을 가르는 잣대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누군가 ‘반개혁적’이라고 매도해 버리면 그날로 끝장이었다. 당사자에게는 무엇이 반개혁적인지 항변하거나 반론을 제기할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YS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첫 국빈방문에서 외교관례상 융숭한 대우를 받았음에도 문민정부의 개혁성에 그 나라가 탄복한 것이라고 YS의 한 측근은 읊조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혁신 전도사’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참여정부에서 고관대작을 지낸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김병준, 오영교, 이용섭, 윤성식, 변양균…. 노무현 대통령이 2004년 새해 벽두에 ‘혁신의 교주’임을 선포한 뒤 ‘혁신’을 밑천 삼아 한자리씩 한 인물들이다. 하긴 대통령이 자다가 ‘혁신’ 단어만 들어도 벌떡 일어난다고 했으니 어느 누구 수저를 들고 덤벼들지 않았겠나. 정부 각 부처가 ‘노무현 색깔 지우기’ 경쟁에 나선 가운데 ‘혁신’ 단어를 놓고 고민하는 모양이다.‘혁신’조차 어느 정권의 전유물로 치부되는 현실이 부끄럽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고가 선물 불티 vs 시장상품 외면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여전히 팍팍하지만 대형 백화점의 설 선물세트는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올해 설을 앞둔 선물세트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22.5% 늘어났지만 남대문 등 재래시장에는 설 특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썰렁하다. 4일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등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선물 판매기간인 지난 1월4일부터 전날인 3일까지 한달간의 설 선물세트 매출(상품권 제외)은 지난해 동기(1월15일∼2월14일)보다 각각 25%,28%,18%,19% 뛰었다. 품목별로 보면 롯데백화점에서는 견과 화과 한과 등 과자류 신장률이 5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와인(35%), 정육(34%), 건강(30%), 옥돔(28%), 멸치·청과(23%) 등의 순이었다. 현대백화점은 정육세트의 경우 고객이 주문하면 바로 제작해서 배송해주는 신선육 세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뛰었다. 특히 2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와인 선물세트 비중이 지난해 9%에서 올해 30%로 커졌다.신세계백화점의 정관장(전년동기 대비 68%), 인삼(28%), 와인(30%), 올리브유(20%) 등 건강 관련 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32.6% 매출이 늘었다. 고가 상품권은 내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갔다. 롯데백화점이 설선물로 내놓은 1000만원어치의 설 상품권 선물 세트인 ‘프레스티지 상품권’이 지난 2일 준비된 2500세트가 모두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많다. 현대백화점의 1000만원어치 설 상품권 선물 세트인 ‘H-노빌리티’ 500세트도 지난 2일 매진됐다. 반면 재래시장 상인들에게는 명절이 명절이 아니다. 남대문시장의 경우 설 경품행사나 할인행사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고, 설 대목 상품을 구입해가는 지방 상인들이 서울로 올라오는 수도 예년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 남대문시장의 한 제수용품점 상인은 “최근 몇년간 재래시장의 명절 특수가 계속 줄어드는 등 뭐라고 말할 수도 없는 참담한 수준”이라면서 “대형할인점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제수용품을 취급하다 보니 재래시장은 가격이 30% 이상 싼데도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태국전하와 사랑맺은 한국여인

    태국전하와 사랑맺은 한국여인

    유사(有史)이래 우리나라 여성이 타국의 왕실과 인연을 맺기는 고려(高麗)말엽 원순제(元順帝)의 제2왕후가 된 기(奇)씨가 최초. 이로부터 6백여년이 흐르는 오늘, 태국의 왕족과 결혼, 15년만에 모국을 찾은 박명복(朴明福) 여사(44)가 두번째의 여성이 될 듯-.「몸·박(朴)」이라는 왕족의 존칭을 받고 있는 이 화제의 주인공은? 사귈땐 왕족(王族)인줄도 몰라…남편은 국왕(國王) 할아버지뻘 태국은 1782년의「차쿠리」왕조 이래 입헌군주제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57년 결혼한 박여사의 부군「차오·조티시·데바쿤」씨(64·차오는 왕족 남자에 대한 존칭)는 9대째인 현「부미볼」태국왕의 할아버지뻘이 되는 근친. 『저의 시아버님께서는 4대국왕의 왕자였어요』 왕족 촌수를 풀이하는 박여사의 얘기다. 박여사와「조티시·데바쿤」씨가 부부의 인연을 맺기는 57년 서울에서. 『그때「언커크」태국 대표로 저의 주인이 한국에 나와 있었어요』 이화여대로는 제1회 영문과출신. 49년에 한국은행에 입행했다가 EAC로 옮겨 미국 유학을 마치고 54년에 귀국한 박여사에게 당시 WHO에 있던 태국인의 소개로 약1년간 교제끝에 태국왕족의 아내가 된 것. 처음 교제할 때는「전하」라는 칭호를 받고있는 왕족인 줄을 몰랐었다는 얘기. 『결혼은 서울서 간단하고 조촐하게 했어요. 저의 주인이 마침 미국 대사로 가시게 되어 몇 년간 미국서 살았지요』 “우리애들 모두 친한파(親韓派)죠…어머니 나라를 절대지지” 그후「유엔」대사를 역임, 태국 외무부국장 자리에서 4년전 정년퇴직, 현재는 조용히 가정에서「골프」를 즐기고 있다고. 현재 태국에 있는 한국인중 외국인과 결혼한「케이스」는 29가구. 부인이 태국인인 경우는 12, 남편이 태국인인 경우가 7, 남편이 미국인인 경우가 10가구인데 이중 남편이 태국인인 경우는 유일하게 박여사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태국군인이 한국에 주둔했을 때 맺어진 것이라고. 15년만인 지난 4월 22일 3주간 예정으로 잠시 귀국한 박여사는 과거 주 태국무관이던 손장래(孫章來)준장 부인 정영자(鄭英慈)여사의 안내로 부산까지 관광하기도 했는데『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더니 정말 모국이 놀랍도록 변했어요』라고 탄성을 연발한다. 『이번에 우리 어린애들을 데리고 오지 못한 게 여간 섭섭하지가 않아요. 어머니 나라가 보고싶다고 여간 아닌데 말이지요…』 자녀는 1남1녀를 두고 있다는데 올해 14살인 딸은 왕족 학교에, 12살의 아들은「인터내셔널·스쿨」에 보내고 있다고. 『우리 아이들…어머니 나라 보지는 못했지만 한국이라면 열성이 보통 아닙니다. 아빠와 엄마가 정구를 해도 엄마가 이기라고 응원할 정도로-. 『저번 축구시합때 한국이 승리하니까 얼마나 좋아들 하는지 아버지가 우스갯 소리로 한국으로 추방하겠다고 말해 웃음바다가 된 일이 있어요』 처음 태국에 도착했을 때의 얘기를 묻자, 무지무지하게 더운 나라라는 것과「바나나」를 비롯, 풍족한 과일이 제일 먼저 눈에 띄더라고. 『내가 왕족과 결혼했다니까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들 있는데 사실은 그저 먹고 살 정도의 재산뿐입니다』 “부부함께 태국과 한국의 교량이 되고파” 아직도 변함없이 또렷한 모국어로 말을 잇는다. 현재 왕족으로서 받는 대우는 연4백「바트」의 국왕이 내리는 명목상의 은사금(恩賜金) 정도라고. 『계보상으로 저의 시댁 집안을 말하면 시아버지께서는 31명의「라마」4세 자녀중 내이시고 주인은 다음대의 11형제중 막내입니다』 불교의 나라 태국에서는 승려를 거쳐야만 지도자나 요직에 앉을 수 있기 때문에 박여사 가정은 철저한 불교신도들이라고. 시누이는 76세의 노처녀로 왕족학교의 교장직을 맡고 있다고 한다. 궁중 의식중 진기한 풍습은 높은 분 앞에 갈때는 저만큼서부터 무릎을 꿇고 기어가는 것. 『태국 국민들의 왕족에 대한 신뢰도는 보통이 아닙니다. 우상적인 존재로서가 아닌 정신적인 지주로 말입니다』 지금 태국에는 약 4백여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다는데, 모두 부유하게 잘들 지내고 있다고 교포들의 근황을 박여사는 말하고 있다. 『태국나라 국적을 얻는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태국 정부가 배정한 한국으로부터의 이민「쿼터」가 매년 5백명이었는데 금년엔 50명으로 줄었어요. 자기만 좀 부지런하면 살아가는데 아무 불편 없읍니다』 더위만 잘 참을 수 있다면 우리 한국인이 많이 태국에 건너와 살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주인과 저는 미력하나마 한국과 태국간에 하나의 교량적인 역할을 다할 생각입니다』 지금 태국에는 무역진흥공사가 나가 있는데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인삼과 모직물이란다. “한국여성의 긍지 지키려 각별히 언행에 조심해요” 태국에 있는동안 제일 먹고 싶었던게 김치였다고 말하는 박여사, 귀국하자마자 정여사에게 김치부터 찾았다고 웃는다. 『우리 한국 여성들, 이번에 와 보니까 더 세련되고 많이 예뻐졌더군요. 아주 유행에 민감한 것 같아요』 며칠전 미장원에 들러 태국은 지금「맥시·스타일」이 유행이라고 했더니 한국에선 벌써「맥시·스타일」이 한물 갔다고 해서 새삼 놀랐단다. -왕족이 외국인과 결혼하는걸 꺼리는 경향은 없나요? 『별로 그런거 없읍니다. 전 지금까지 태국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백안시한다거나 그런 경우를 당해 본 일이 없어요』 -왕족이기 때문에 특별히 받는 제약 같은 건 없는지요? 『옛날엔 격식도 갖추어야 했겠고 제약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런거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매사에 주의하고 있읍니다』 한국여성의 긍지를 끝까지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웃으며 한마디. 지금 박여사의 가장 큰 소망 하나가 있다면 태국에 멋진 회관 하나를 지어 양국간의 우의를 돈독히 하는 일이다. 이번에 다시 태국으로 가면 한 10여년 후에야 다시 모국을 방문하게될 것 같아 안타깝단다. 『그래서 지금 한국의 모습을 열심히 뛰어 다니며 보고 있읍니다. 다음에 올 땐 한국이 더 멋지게 발전되어 있기를 간절히 바라겠읍니다. 그리고 그때의 모습을 보는 재미로 기다리고 참겠어요』라고 동족애에 넘친 인사를 잊지 않는다. <承> [선데이서울 71년 5월 16일호 제4권 19호 통권 제 136호]
  • [기고] 비닐하우스,폭설 이기는 법/김응본 농림수산부 채소특작과 과장

    전북 고창군 고수면 봉산리 일대. 가지를 재배하는 4만 5000㎡ 규모의 비닐하우스가 자리잡은 곳으로 국내 최대의 가지 수출단지이다. 모두 일본에 수출되며 수출액만 연간 15억원이다. 시설도 모두 정부가 권장하는 ‘표준규격’에 맞춰 지어진 이른바 ‘모범농업지역’이다. 하지만 2005년 12월 겨울.70㎝의 기록적인 눈이 내리면서 마을은 엄청난 설해를 겪었다. 당시 7000㎡ 규모로 표준규격 비닐하우스를 경영했던 한 마을주민은 초반에는 견뎠지만 기온이 크게 떨어진 뒤 내린 눈이 곧장 얼어붙어 방법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정부가 권장한 표준규격을 따르지 않은 시설의 피해는 더욱 극심했다.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5년 동안의 원예·특작시설 피해복구액은 1조 5122억원 수준이다. 이중 비닐하우스가 1조 1300억원(70%), 인삼시설 등이 3822억원(25%)에 이른다. 기상 원인별로 살펴보면 큰눈으로 인한 피해가 1조 1751억원(78%), 태풍이나 호우가 3371억원(22%)을 차지한다. 보통 재해는 ‘이상 기후→피해 폭증→정부 재정부담 증가’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된다. 이런 고리를 끊기 위해 정부는 서울신문이 2005년 설해 당시 제안한 맞춤형 비닐하우스 설계 등을 포함해 설해예방 종합대책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정부는 앞으로 설치되는 비닐하우스나 인삼재배시설에 대해 내재해형 표준규격 시설로 설치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기존 시설의 경우 보강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재해형과 일반형이 혼합된 표준 규격을 내재해형 규격으로 정비하고, 앞으로 설치되는 비닐하우스 등은 내재해형에 한해 재해복구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2006년부터 시행된 풍수해보험제도 시범 운영에 대한 결과를 분석하고,2009년부터 풍수해와 대설재해 보험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풍수해보험이 본격 도입되면 재해복구비 보조지원제도는 폐지하고 융자지원체계로 개선할 계획이다. 폭설이 내릴 때 농업인의 개별 노력도 중요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소방방재청, 농림부는 설해 대비 비닐하우스 피해경감을 위해 행동요령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살피면 이렇다. 우선 눈이 예상되면 대설 특보 상황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하고, 사전에 마을이나 작목반별로 제설 작업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휴경 비닐하우스는 비닐을 미리 벗기는 것이 좋고, 하우스에 보강 지주나 바닥 지지판을 설치해야 한다. 또한 난방이나 보온을 유지하기 위해 찢어진 비닐을 보수하고, 강풍에 날리지 않도록 비닐을 지지하는 끈을 견고하게 묶어야만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눈이 내릴 때는 실내 열이 외부 필름에 빨리 전달돼 눈이 녹도록 난방을 최대한 가동하고 이중 피복을 제거해야 한다. 또 비닐하우스 위의 눈이 쌓이지 않도록 제설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시설 붕괴 우려 등 급박한 경우 비닐을 찢는 결단도 중요하다. 농가의 능력을 넘어서는 눈이 내리게 되면 시·군·구에 연락하여 민·관·군 제설단의 지원을 요청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노력을 했는데도 피해가 날 경우, 작물 동해 피해 방지를 위해 조속한 복구나 응급보온 등을 실시해야 한다. 피해 후 시설을 복구할 경우에는 비닐하우스는 동 사이의 간격을 넓게 설치하여 측벽 붕괴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 또한 시설 규모 900㎡ 이상이면 전문시공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자연 재해는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철저한 준비를 통해 재해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재해예방의 지름길이다. 김응본 농림수산부 채소특작과 과장
  • 인삼公 최경주 우승기념 포인트 이벤트

    한국인삼공사는 정관장 CF모델인 미국 PGA 골프선수 최경주의 소니 오픈 우승을 기념해 천삼 지를 사면 3만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 주는 행사를 한다. 설연휴 첫날인 2월6일까지다.
  • 10년새 여의도 169배 경지 면적이 사라졌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논과 밭이 총 14만 2000㏊나 줄었다. 서울 여의도(840㏊)의 169배에 이르는 경지가 사라진 셈이다. 지난해에도 총 경지의 1%인 1만 9000㏊(여의도의 23배)가 건물이나 공공시설, 밭 등으로 전환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14일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총 경지면적은 178만 2000㏊로 2006년 180만 1000㏊보다 1만 900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1㏊는 1만㎡(옛 3025평)이다. 논 면적은 107만㏊로 1만 4000㏊, 밭 면적은 71만 2000㏊로 5000㏊ 각각 줄었다. 논이 더 감소한 것은 쌀보다 수익성이 높은 인삼이나 고추, 과수 등을 재배하기 위해 밭으로 전환한 논이 많았기 때문이다. 1997년 총 경지면적 192만 4000㏊와 비교해선 10년동안 7.4%나 줄었다. 해마다 0.8%씩 감소한 셈이다. 지난해 경지가 감소된 이유는 ▲건물건축 1만㏊ ▲유휴지 6200㏊ ▲공공시설 4200㏊ ▲기타 2800㏊ 등이다. 증가한 경지도 ▲개간 3400㏊ ▲간척 500㏊ ▲복구 400㏊ 등에 이른다. 지역별로 경지가 많이 감소한 지역은 경기(-3100㏊), 전남(-2800㏊), 경북(-2000㏊) 등이다. 경기는 수원·화성·남양주 등지에서의 대규모 택지개발로, 전남은 여수 택지개발과 순천 고속도로 건설 등으로 경지가 많이 줄었다. 경북은 경주 고속철도와 방폐장 건설, 안동 바이오산업단지 조성 등이 원인이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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