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사 비리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269
  • [사설] 공공기관 채용 비리, 엄벌해야 다시 발 못 붙인다

    채용 비리는 지방 공공기관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5년간 지방 공공기관의 채용 실태를 살폈더니 10곳 중 7곳에서 채용 비리가 드러났다. 공공기관의 간판만 걸면 중앙이든 지방이든 가리지 않고 채용 비리 요지경이었던 것이다. 지방 공공기관들의 인사 비리도 유형은 다양했다. 기관장 지인의 아들을 채용하기 위해 공개시험을 없애고 예비 합격자 순위를 조작하기도 했다. 밖으로는 공개채용 형식을 갖췄더라도 실상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 기관장이 특정 응시자와 사전 면담을 하거나 합격자 발표도 하기 전에 해당 응시자를 근무하게도 했다. 그런 정도는 차라리 평범했다. 어떤 기관의 인사팀장은 자신의 조카를 계약직으로 채용해서는 1년 만에 정규직으로 돌리기도 했다. 합격자 배수를 임의로 조정해 경력 조건이 되지도 않는 사람을 합격시킨 사례도 있었다. 적발된 일부 비리에는 유력 인사의 자제도 연루된 모양이다.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 실태는 새삼 더 놀라울 것도 없다. 최근 잇따라 발표된 정부의 전수조사와 검찰의 수사 결과를 보자면 공기업 채용은 복마전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공공기관 채용 비리의 실체를 에누리 없이 들춰 보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요란하게 실태 파악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이제는 재발 방지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지적대로 채용 비리에 연루된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는 가차 없이 민·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 부당 채용된 사람은 합격을 취소할 수 있는 규정도 이참에 확실히 정비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윤리경영 항목을 신설해 채용 비리 기관의 평가등급이나 성과급을 낮추겠다고 한다.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지금까지 인사 비리 연루자에 대한 처벌은 지나치게 물렁물렁했다. 지난 5년간 지방공공기관의 채용 비리 1476건 중 절반 이상은 개선이나 권고 수준으로 그쳤다. 청년 구직자들에게 공공기관은 ‘신의 직장’으로 통한다. 청년들의 꿈을 짓밟는 채용 비리는 중대한 사회 범죄로 몇 배나 더 무겁게 단죄해야 한다. 채용 비리가 적발되면 이유 막론하고 기관장에게 책임을 묻는 강도 높은 처벌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공공기관 채용 비리 척결은 목소리만 높이다 끝난다.
  • 시민단체 “검찰 못 믿겠다”…경찰에 ‘성완종 리스트’ 재수사 의뢰

    시민단체 “검찰 못 믿겠다”…경찰에 ‘성완종 리스트’ 재수사 의뢰

    ‘허태열·홍문종·유정복·홍준표·부산시장·김기춘·이병기·이완구.’ 2015년 4월 9일 당시 자원개발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옷에서 발견된 쪽지에 적힌 이름들이다. 성 전 회장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경향신문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했다. 일명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다.당시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유품에서 유력 정치인 8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가 발견되자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검찰은 홍준표 현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만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지난 22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에 전·현직 경찰관 모임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한 정치인들을 재수사해달라고 경찰에 의뢰했다. 무궁화클럽 사법개혁위원회와 정의연대, 개혁연대 민생행동은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믿을 수 없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면서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 이병기 전 국정원장의 뇌물수수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홍 대표와 이 전 총리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판결받은 일을 언급하며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국민이라면 이들이 무죄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검찰의 부실 수사가 진실을 미궁에 빠지게 하고 법원의 오심을 낳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수사는 참으로 부실했다. 홍준표·이완구 외 친박 핵심 인사들은 전부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했다. 당시 ‘친박 무죄, 비박 유죄’라는 말이 나올 정도 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허태열·김기춘의 경우 공소시효가 완성됐고 홍준표·이완구는 무죄 확정판결을 받아 재심을 통해 처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결국 2012년 전후로 돈을 받았다는 의심이 드는 유 시장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장석 무궁화클럽 사법위원장은 “검찰은 정권의 해바라기 노릇을 했다”면서 “경찰은 ‘척당불기’(뜻이 크고 기개가 있다는 뜻, 재판과정에서 홍준표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로 등장)의 정신으로 수사해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말한 ‘척당불기’는 홍 대표가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었던 시절 그의 의원실에 걸려있던 ‘척당불기’라는 글자가 적힌 액자를 가리킨 것이다. 이 ‘척당불기’ 액자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을 살펴보면, 앞서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고 홍 대표에게 정치자금을 전달했다는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회장은 “돈을 건넬 당시 홍준표 의원실에서 이 글씨를 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 대표 측은 “의원실이 아닌 당 대표실 내실에 걸려 있었다”고 맞섰다.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금품을 전달한 장소와 동선을 설명한 윤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홍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판결했다. 앞서 홍 대표는 2011년 6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고 성 전 회장의 측근인 윤씨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가 지난 2010년 8월 4일 MBC가 촬영한 영상을 지난 25일 공개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MBC 영상에서 5분 55초가 지났을 무렵 홍 대표의 뒤로 의원실 벽에 걸린 4개의 액자와 병풍이 카메라에 들어왔는데, 그 중 네 번째 액자가 윤씨가 봤다고 진술한 ‘척당불기’ 액자였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홍 대표가 재판에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유력한 증거가 발견됐다면서 홍 대표를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조카 뽑고, 성적조작해 뽑고… 지방공기관 72% 채용 비리

    조카 뽑고, 성적조작해 뽑고… 지방공기관 72% 채용 비리

    행안부, 비리 심한 24건 수사 의뢰 평가·심사위원 기준 등 지침 마련 지방 공공기관도 채용 비리는 여전했다. 최근 5년 동안 채용 실적이 있는 지방 공공기관 10개중 7개 기관(72.1%)에서 채용 비리가 적발됐다. 475개 기관에서 1476건이 적발, 기관당 평균 3건 수준이다.행정안전부는 전체 지방 공공기관 824개 중 최근 5년간 채용 실적이 없는 165개를 제외한 659개 기관의 채용 비리 특별점검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특별점검은 지난달 1일부터 2개월간 진행됐다. 모 기관은 특정인을 합격시키려고 올해 신입 공개 채용에서 최고점을 받은 응시자 점수를 일부러 낮게 적고,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을 뽑았다. 다른 기관은 지난해 공채에서 별도 경쟁시험을 치르지 않고 전년도 예비합격자 중 기관장과 친분이 있는 특정인 아들을 채용했다. 2015년 어느 기관에서는 최종 합격자 발표 전부터 특정 응시자와 기관장이 따로 면담한 일도 있었다. 이 응시자는 합격자가 발표되기 이전부터 해당 기관에서 근무했다. 한 기관은 인사팀장의 조카가 지원했는데도 인사팀장이 채용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내버려 뒀다. 특정인을 위해 응시 자격을 높게 정하는 일도 있었다. 예를 들어 관련법에서는 학사 학위만 있어도 채용하도록 규정했는데, 자격 기준을 임의로 석사 학위 이상으로 제한하는 식이다. 관련 경력 요건을 채우지 못한 사람을 뽑기도 했다. 관련 분야 경력이 3년 이상인 사람으로 공고를 냈는데 경력이 1년 6개월밖에 되지 않는 부적격자를 채용한 기관이 있었다. 이 같은 채용 비리는 모집 공고를 낼 때부터 특정인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전체 적발 건수(1476) 중에서 모집 공고 위반이 294건으로 파악됐다. 모집 공고를 이용할 수 없으면 선발 인원을 변경하기도 했다. 일부 기관은 채용 절차별 합격자 수를 15배수로 정한 방침과 다르게 최대 30배수까지 늘리는 방법 등을 동원, 첫 단계에서 탈락해야 할 사람을 합격시킨 뒤 결국에는 최종 합격자로 처리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서류전형 및 면접시험 심사위원으로 제척 대상인 기관 내 상임이사와 팀장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특정인을 뽑은 경우도 있었다. 행안부는 비리 정도가 심한 24건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 처벌 및 ‘채용취소’ 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다. 102건에 대해서는 해당 기관에 징계를 요구했고 나머지 1350건에 대해선 주의·개선 권고가 내려졌다. 앞으로도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고자 행안부는 ‘지방 공공기관 인사채용 업무 처리 지침’을 제정할 계획이다. 시험 유형별 평가기준, 시험위원 위촉 기준 등이 지침에 포함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박근혜를 파면한다”…2017년 올해의 말말말

    “박근혜를 파면한다”…2017년 올해의 말말말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 ‘장미 대선’ 등으로 숨가빴던 2017년이었습니다. 올해도 사람들의 속을 후벼파는 말들,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말들이 난무했습니다. 2017년 한해를 돌아보며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말들을 모아봤습니다. 내년에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말들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완전히 엮은 것입니다.” (1월 1일, 청와대 기자간담회)“오래 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1월 25일, 정규재TV 인터뷰)-박근혜 당시 대통령탄핵안이 통과된 뒤 직무가 정지돼 관저에서 칩거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해 첫날 갑자기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모아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자기 변명을 쏟아냈다. 이어 같은 달 25일에는 인터넷 방송 ‘정규재TV’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박 전 대통령은 각종 의혹에 대해 “여성 비하라고 생각한다”면서 ‘약자로서의 여성’을 부각했고, 음모론을 펼쳤다. 심지어 친박집회를 독려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이는 지지자들을 향해 여론전을 펼쳐 상황을 뒤집어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대국민 약속은 온데간데 없었다.“염병하네! 염병하네! 염병하네!” (1월 25일)-청소노동자 임애순씨그러나 민심은 박 전 대통령의 바람과 달랐다. 정규재TV와 인터뷰를 한 날 공교롭게도(어쩌면 미리 기획한 듯이)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씨는 특검 조사에 출석하며 취재진들을 향해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라며 고성을 질렀다. 하지만 최씨의 노림수는 “염병하네!”라는 누군가의 일갈에 곧바로 묻혀버렸다. 국정농단 세력들을 향해 많은 사람들이 외치고 싶었던 말이 방송 카메라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사이다 발언’의 주인공은 특검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청소노동자 임애순씨였다. 임씨는 “아주 악을 써서 저게 최순실이 맞나 싶었다. 민주주의니 뭐니 하더니 자식이 어쩌고 손자가 어쩌고 하는 얘기가 들리기에 성질이 확 튀어나와 버렸다”고 밝혔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3월 10일)-이정미 헌법재판소장 대행전 국민이 숨죽이며 한 사람의 입만 바라봤다. 기나긴 판결문을 읽어내려가던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이 문장을 마치자 전국은 크게 들썩였다. 탄핵 심판 변론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측은 여러 차례 궁색함을 드러냈다. 뜬금없이 색깔론을 펼치는가 하면 변호인이 태극기를 두르고 입정하다가 제지받기도 했다. 반면 주심 강일원 재판관의 날카로운 질문은 빛났다. “미르·K스포츠재단이 좋은 취지였다면, 왜 청와대 수석은 증거를 인멸하고 위증을 해서 구속이 됐습니까?” (2월 9일)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폭락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대선 기간에도 전처럼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유권자들을 가장 뜨악하게 한 발언은 ‘설거지 발언’이었다. 홍 후보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설거지를 하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나는 집사람한테 ‘남자가 하는 일이 있고, 여자가 하는 일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하늘이 정해놨는데 여자가 하는 일을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 (4월 18일)-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한때 상승세를 타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자 구도를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4월 23일 TV 토론에서의 결정적인 한 마디로 큰 타격을 입었다. “제가 갑철수입니까?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이 발언으로 안 후보는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가 본인에 대한 네거티브를 끌어온 셈이 됐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5월 10일)-문재인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은 탄핵으로 갑자기 치러진 대선으로 거창한 취임식이나 인수위 과정도 없이 곧바로 직무에 돌입했다. 국정농단으로 무너진 사회 시스템 재건이 시급했기에 문재인 정부는 ‘공정’과 ‘정의’를 강조했다. 한편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소탈한 행보로 주목받았다. 5월 13일 청와대 관저로 이사하는 날, 한 민원인이 사저 앞에 와서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에 김정숙 여사는 “배고프다면서요? 나도 밥 먹을라 그랬는데 들어가서 라면 하나 끓여 드세요”라면서 손을 덥석 잡고 사저로 들어가 식사를 대접하는 모습을 보여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국민들을 속상하게 한 말·말·말 혼란의 탄핵 정국도 마무리되고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말들은 여전했다.입시 비리로 국정농단 사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던 정유라씨는 5월 31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저는 제 전공이 뭔지도 잘 모릅니다”라는 말로 국민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이어지던 가운데 7월 10일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급식 노동자들에 대해 “그냥 동네 아줌마거든요, 그냥”이라며 “조리사라는 게 아무것도 아니거든. 그냥 어디 간호조무사보다도 더 못한, 그냥 요양사 정도라고 보시면 돼요…미친 놈들이야, 완전히”라고 말한 것이 보도되면서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사적 대화를 보도했다며 억울해하던 이 의원은 결국 사과에 나서긴 했지만 이마저도 “어머니같이 친근하다는 의미였다”고 말해 뭘 잘못했는지 여전히 모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7월 중순 충청도에 폭우가 쏟아져 수해가 난 와중에도 외유성 유럽 연수를 떠났던 충북 도의원 중 김학철 의원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세간의 비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무슨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 이후에도 “레밍이란 말에 분노했고 상처받았다면 레밍이 되지 마십시오”라는 사과 같지 않은 사과문을 올렸고, 계속해서 막말 논란을 이어갔다.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8월 전두환씨 측은 “당시 5·18 상황은 폭동인 게 분명했다”는 망언을 남겼다. 김재철 전 MBC 사장은 9월 5일 부당노동행위로 고용노동부에 출석해 조사받으러 가는 길에 해고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후배 기자들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고통도 은총이라는 말이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였던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는 9월 11일 인사청문회에서 “지구의 나이는 신앙적인 나이와 과학적인 나이가 다르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창조설 지지 및 역사관 논란 끝에 부적격 청문보고서가 채택됐고, 그는 결국 자진 사퇴했다. 해가 저물어 갈 즈음에는 자유한국당 류여해 최고위원이 심심찮게 논란 발언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류 최고위원은 포항 지진으로 전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던 때 “하늘이 문재인 정부에 주는 준엄한 경고”라는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질문은 곧 인터넷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2007년 특검 수사로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 조작 의혹은 10년 뒤 다시 불거졌다. 다스 실소유주 논란으로 이어진 의혹을 제대로 밝혀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높아만 갔다. 결국 검찰은 ‘다스 수사팀’을 별도로 꾸려 12월 26일부터 수사에 착수했다.#MeToo (나도 당했다)10월 5일 뉴욕타임스가 할리우드 유명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오랜 성범죄 행각을 보도했다. 보도 이후 피해자들이 잇따라 피해 경험을 고백했고, 그 중 배우 알리사 밀라노는 해시태그(#)에 미투(MeToo) 캠페인을 제안했다. 여성들의 성범죄 피해가 얼마나 일상적이고 광범위한지 알리기 위해 각자의 피해 경험을 고백하자는 것이었다. 미투 캠페인은 연예계를 넘어 정계, 경제계 등 분야를 막론하고 확산됐다. “그동안 어머니라는 단어를 잊고 살았는데 어머니의 모습을 갑자기 보고 눈물이 쏟아졌다.” (10월 3일)-이승엽 삼성 라이온즈 선수이승엽은 누가 뭐래도 국민타자였다. 22년간 한국 프로야구 부흥에 힘을 보탰고, 큰 경기 결정적 순간 한방을 보여줬다. 은퇴 투어 내내 밝은 모습을 보이던 그가 은퇴식에서 끝내 눈물을 쏟았다. 은퇴 영상에 담긴 2007년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 때문이었다. 그는 “제 뒷바라지를 하느라 본인 몸이 망가지는 것도 모르실 정도로 고생하셨다”면서 “정말 죄송하고 함께 하지 못 한 게 한이 맺힌다”고 말했다. “총을 쏜 병사도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일 텐데…”-6사단 총기사고 사망 병사 아버지교전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부대 내 총기 난사도 아니었다. 그저 부대로 복귀하던 중이었다. 사격장은 어이없게도 병사들이 걸어다니는 길을 향해 있었다. 사전 경고도 없었다. 처음에 군은 바위 등에 부딪혀 튕겨나간 도비탄에 의한 사망으로 잠정 발표했다. 그러나 총탄은 사격장에서 곧바로 날아온 유탄이었다.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9월 26일, 부모는 허망하게 아들을 잃었다. 육군 6사단 소속 이모 상병의 아버지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다시는 황당한 사고로 다른 장병들이 목숨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사격 훈련에 참가했던 그 어떤 장병에게도 책임을 묻지 말 것을 요청했다. 누구보다 가슴 아플 아버지는 그렇게 다른 장병들을 감쌌다. “아흔 여섯이신 친정 어머니, 어머니의 하나님께, 그리고 나문희의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11월 25일)-배우 나문희나문희 선생님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생애 첫 주연상을 연달아 받았다. 제38회 청룡영화상은 세 번째 수상이었다. 수줍은 목소리로 밝힌 수상 소감에 관객석에서는 웃음과 함께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어머니의 하나님, 나문희의 부처님’이라는 수상 소감은 특별했다. 올해 만 75세인 대배우도 아흔여섯 되신 어머니의 딸이라는 평범한 사실, 두 사람이 함께 한 세월, 서로 다른 믿음, 그 다름을 감싸안고 배려하는 마음 등등. 짧은 수상 소감 한 마디에 여러 가지가 전해져 사람들의 마음에 와 닿았다. “KBS의 정상화요.” (12월 20일)-배우 정우성요즘 KBS에 바라는 점이 있냐고 묻는다면 누군가는 이렇게 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KBS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이렇게 답하기는 쉽지 않다. 심지어 KBS에 대해 질문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난민 문제나 소방관 처우 이슈 외에 또 다른 관심사가 있는지 물었을 뿐이었다. KBS 뉴스에 출연한 정우성은 자신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파업 중인 KBS 노조에 응원 영상까지 보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한 마디 보탰다는 이유로 수많은 예술인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던 정권이 교체됐다한들 사회 구석구석까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하물며 방송국에 대해 연예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덕분에 사람들은 KBS 파업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잊지 않게 됐고, 정우성의 소신에 박수를 보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성완종 측근 진술 ‘척당불기’ 액자, 2010년 홍준표 의원실에

    성완종 측근 진술 ‘척당불기’ 액자, 2010년 홍준표 의원실에

    ‘성완종 리스트’는 2015년 4월 자원개발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정치권 인사 8명의 이름과 오고 간 금품 액수로 추정되는 숫자가 적힌 쪽지를 남긴 것을 말한다. 성 전 회장은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통해 정치권 로비 의혹을 제기했고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정치권 안팎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2일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하면서 혐의를 벗었다. 대법원은 성 전 회장의 측근인 윤모씨가 돈을 전달했다는 시기에 범행 장소라는 국회 의원회관이 공사 중이었던 점 등을 들어 의원실에서 돈을 줬다는 윤씨 진술에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인 26일 ‘성완종 게이트’의 진실을 밝혀줄 핵심 키워드인 ‘척당불기(倜儻不羈·뜻이 있고 기개가 있어 남에게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는다)’ 액자가 2010년 홍 대표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던 당시 그의 의원실에 걸려있었음을 증명하는 영상이 나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2011년 6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성완종 전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홍 지사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측근 윤씨는 “돈을 전달하던 날 홍준표 의원실에서 ‘척당불기’란 글자가 적힌 액자를 봤다”고 재판 과정에서 진술했다.홍 대표 측은 이 액자를 의원실이 아니라 당 대표실에만 뒀었다며 반박했다.그러나 실제로 의원실에 ‘척당불기’ 액자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영상이 2010년 8월 4일 MBC가 촬영한 영상으로 확인됐다. MBC는 “의원실과 당 대표실 두 곳에 걸렸던 ‘척당불기’ 액자의 한자는 정확하게 같다. 대표실의 액자는 의원실에 있던 걸 옮겨 걸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홍 대표는 이날 “‘척당불기’ 액자가 2010년 의원실에 있었다는 영상이 발견됐다”는 질문을 받자 “MBC가 참 이상해졌네”라며 즉답을 피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척당불기(倜儻不羈) 적당불가(適當不可). 적당히 넘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올해 가기 전에”… 롯데 ‘밀린 숙제’ 분주

    “올해 가기 전에”… 롯데 ‘밀린 숙제’ 분주

    내주 사장단 인사… 승진 폭 관심 황각규·소진세 등 부회장 승진설 지주사 체제 구상도 매듭 지을 듯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경영 비리 혐의’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롯데가 그동안 미뤄 놨던 체제 정비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조만간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하고 남아 있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지주사 체제 완성 구상도 매듭지을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사실상 임원 인사 내용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총수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올지도 몰라 임원 인사를 보류한 상태였다. 가급적 연내에 발표할 생각이었지만 내부 사정으로 다음주로 넘겼다는 게 내부 관계자 전언이다. 인사 폭은 조직 안정 차원에서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예상보다 큰 폭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맞서고 있다. 롯데 사정에 밝은 한 재계 소식통은 “올해 초 인사에서 3명의 부회장이 배출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사장단 인사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큰 움직임이 있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 8월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일부 계열사 경영진의 거취가 주목된다. 올해 초 부회장 승진 대상이었으나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승진에서 배제됐던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사장)와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사장), 허수영 화학 사업부문(BU) 사장 등 3명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올 초 처음 도입된 BU(경영조직) 체제 강화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롯데는 금융 등 일부 계열사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을 유통, 식품, 화학, 호텔 및 기타 등 4개 BU로 통합하는 작업을 거쳤다. 그러나 도입 초기부터 역할이 애매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데다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BU 역할이 일부 중복돼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아직 제도 도입 1년도 채 되지 않은 만큼 당장 BU 체제가 축소되거나 BU장이 교체되기보다는 BU 역할에 힘을 실어 주는 쪽으로 개편이 이뤄질 공산이 높아 보인다. 지난해 검찰 수사 등으로 무기한 연기했던 호텔롯데 상장도 이르면 내년 중에 재추진할 방침이다. 롯데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유통·식품 부문 42개 계열사를 아우르는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여기에 편입되지 못한 화학·관광 부문 계열사들에 대한 정리 문제가 남아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실형을 피한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신 회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사우디를 다 가진 32세 사내… 개혁군주냐 전쟁광이냐

    [글로벌 인사이트] 사우디를 다 가진 32세 사내… 개혁군주냐 전쟁광이냐

    무함마드 빈살만(32) 사우디아라비아 제1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은 ‘모든 것을 가진 사나이’(미스터 에브리싱)로 불린다. 아직 왕위에 앉지 않았으나, 전쟁을 일으키고 경쟁자를 숙청하며, 국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등 사실상 국왕과 다름없는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부친인 살만 빈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올해로 81세다. 살만 국왕은 지난 6월 당시 왕세자인 자신의 조카 무함마드 빈나예프를 폐위하고 빈살만 당시 국방장관을 왕세자로 지목했다. 빈살만 왕세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의 추종자들은 왕세자가 사우디를 이슬람 근본주의(와하비즘)로부터 해방시키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빈살만 왕세자의 반대파는 그를 ‘경험은 없고 자존심만 센, 호전적인 애송이’라고 평가절하한다. 빈살만 왕세자는 아직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지 못했다. 그는 사우디의 시리아 내전 및 예멘 내전 개입 등을 주도했다. 카타르 봉쇄의 배후에도 빈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사우디는 시리아에서 사실상 패배했다. 예멘 내전은 3년이 지나도록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카타르는 사우디에 굴복하지 않았다. 이 와중에 적성국 이란의 영향력은 강해져 간다. 특히 사우디 북부에 위치한 아랍국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에서 이란의 입김이 날로 강해진다. 국가 경제의 대부분을 석유에 의존하는 구조도 불안하다. 한동안 이어졌던 저유가 기조가 최근 고유가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유가는 등락이 심하다. 불확실성의 시대, 왕국의 미래가 32세 차기 군주의 손에 달려 있다.빈살만 왕세자는 왕세자로 지명되기 전이었던 2016년 4월 중장기 사회·경제 개혁 계획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비전 2030은 경제 번영, 사회 분위기 쇄신, 국가 투명성 확보로 요약된다. 빈살만 왕세자는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한다. 현재 사우디 경제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유가의 변화에 사우디 경제는 크게 종속돼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건설·관광·기술 등 산업을 육성해 경제 구조를 복선화하고 국영기업을 민영화할 방침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또 여성의 운전, 영화관 영업 등을 허용하며 온건한 이슬람 국가로의 변화를 꾀한다. 빈살만 왕세자는 반(反)부패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사정 작업 중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달 4일 왕자와 전·현직 장관 수십명을 부패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해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빈살만 왕세자가 부패 척결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16일 뉴욕타임스(NYT)는 빈살만 왕세자가 2015년 2억 7500만 유로(약 3538억원)를 주고 프랑스 파리의 호화 대저택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빈살만 왕세자는 2015년 440피트(약 132m) 길이의 요트를 5억 5000만 달러(약 6000억원)에 사들여 논란을 일으켰었다. NYT는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브루스 리들을 인용해 “빈살만 왕세자가 부패하지 않은 개혁가로서의 이미지를 쌓으려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 일은 큰 타격”이라고 전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왕세자로 책봉되기 전이었던 2015년 1월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살만 국왕 즉위 직후다. 그는 국방장관이 된 직후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 지원을 결정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지휘하는 시리아 정부군이 이란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원을 받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우디와 미국 주도의 국제 연합군을 등에 업은 반군의 공세가 강해지자,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러시아도 시리아 내전에 뛰어들었다. 이후 반군을 지원했던 미국이 발을 빼면서 시리아 내전은 사실상 알아사드 정권의 승리로 끝나 가고 있다. 빈살만 당시 국방장관은 시리아 내전이 한창이었던 2015년 3월, 이란이 조종하는 예멘 시아파 후티 반군을 몰아내겠다며 예멘 공습을 강행했다. 동시에 두 개의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빈살만 당시 국방장관은 수개월 내에 전쟁을 끝낼 것으로 예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후티 반군의 저항이 거셌다. 예멘 내전은 지금까지도 지지부진하다. 예멘 반군과 유엔에 따르면 사우디 개입 이후 예멘에서 약 9000명이 사망했고 5만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사망자 중 60%가 민간인으로 추산된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6월 카타르 봉쇄를 명령하기도 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이집트 등 수니파 4개국은 카타르가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을 지원했다면서 카타르와 단교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카타르가 머리를 조아리기를 바랐다. 하지만 카타르는 이란, 터키와 교역을 확대하면서 지금까지도 버티고 있다. 가디언은 “빈살만 왕세자는 혈기왕성하고 경험이 부족하며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남자”라면서 “최근 사태에서 그의 외교적 미숙함과 성급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평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 사우디의 머리맡에서 이란의 입김이 강해지는 것에 초조함을 느끼는 듯 보인다. 이란은 이라크가 자국 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전쟁을 치를 때 이라크의 편에서 같이 싸웠다. 시리아 내전에서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정부군을 지원했다. 레바논에서는 헤즈볼라의 정치적 입지가 단단하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아 벨트’ 구축은 시간문제다. 빈살만 왕세자가 이란을 견제하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을 미리 알고도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뉴스위크 등은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이란에 반감을 갖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보다는 차라리 이스라엘을 믿을 만한 국가로 여긴다”면서 “트럼프의 유대인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여러 차례 사우디를 방문했으며, 예루살렘 수도 선언에 대해 빈살만 왕세자와 사전 교감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또 “미국이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에 수니파 국가인 팔레스타인을 설득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지난 9일 로이터통신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극비리에 사우디를 방문해 빈살만 왕세자를 만났으며, 예루살렘 선언과는 별도로 서안지구에 독립국가를 건립하게 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보도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2015년 국방장관이 된 이후 전쟁과 개혁, 숙청 등 굵직한 이슈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했다. 이것은 결단력이나 과감함일 수도 있지만, 성급함일 수도 있다. 인디펜던트는 “빈살만 왕세자의 외교 정책은 이란과 친이란 세력을 공격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빈살만 왕세자의 반(反)이란 정책의 실패로 오히려 역내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우디가 당면한 대내외적 상황을 감안하면 (빈살만 왕세자의 개혁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빈살만은 -1985년 8월 31일 출생. 살만 빈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아들 -사우디 리야드 킹사우드대에서 법학 전공(차석 졸업) -2009년 당시 리야드 주지사였던 살만 빈압둘아지즈의 특별 고문으로 정계 입문 -살만 국왕, 2015년 1월 당시 30세였던 빈살만 왕세자를 국방장관에 임명. 세계 최연소 장관 -2015년 4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회장에 임명 -2016년 4월 사우디 개혁안 ‘비전2030’ 발표 -2017년 6월 무함마드 빈나예프 왕세자 제치고 차기 왕위 계승자에 지명
  • 자산 148조 새마을금고, 비리 오명 벗고 투명금고로

    자산 148조 새마을금고, 비리 오명 벗고 투명금고로

    정부가 각종 금융 사고와 금고 이사장의 ‘사금고화’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새마을금고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겠다고 나서면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중앙회 회장과 단위금고 이사장을 회원 직선제로 뽑고 감사위원회를 이사회에서 독립시키는 것이 골자인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이 지난 19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내년 7월부터 시행된다. 새마을금고법 38개 조문이 한꺼번에 바뀌는 건 1982년 법 제정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환골탈태에 나선 새마을금고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1963년 경남 산청 마을주민이 만든 금고로 출발 2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한국 고유의 상부상조 정신에 입각해 자금의 조성과 이용, 회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 지역 사회 개발을 통한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새마을금고법 1조) 설립된 비영리 금융 기관이다. 1963년 5월 경남 산청 하둔면에서 일본 유학파 출신 권태선씨 등 마을 주민이 만든 ‘하둔신용조합’이 시초다.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신용조합이 확산되자 새마을운동의 취지와 잘 맞는다고 판단한 정부는 1973년 이들의 명칭을 ‘새마을금고’로 바꾸고 중앙조직인 ‘새마을금고연합회’(2011년 새마을금고중앙회로 개칭)도 설립해 지원에 나섰다. 현재 새마을금고는 지역이나 직장에서 설립한 개별 단위금고와 이들을 통합 관리하는 중앙회(본부 및 지역본부 13곳)로 이뤄져 있다. 단위금고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일상적인 예금과 대출 업무를 한다. 지역금고는 해당구역에서 살거나 생업에 종사하면 누구나 정회원(조합원)이 될 수 있고 정회원이 아닌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 직장금고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개별 기업 직원을 위한 것으로 일반인은 이용할 수 없다. 올해 9월 기준 전국 1319개 단위금고(지역금고 1213개, 직장금고 106개)가 있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단위금고가 2743개였지만 공적자금 투입 없이 구조조정이 마무리돼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운영돼 왔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새마을금고의 총자산은 148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재계 3위 SK그룹(170조 7000억원)과 4위 LG그룹(112조 3000억원) 사이다. ●재계 4위 LG그룹보다 자산 많아 새마을금고는 이윤추구를 최우선시하는 일반 금융기관과 달리 단위금고 정회원과 지역사회 성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현재 새마을금고의 1년짜리 정기예금과 적금 이율은 2%대로 비슷한 조건의 시중은행 상품보다 1% 포인트가량 높다. 정회원과 일반 이용자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서다. 단위금고별 예·적금 상품 금리는 모바일 앱 ‘MG상상뱅크’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새마을금고는 연간 당기순이익의 5% 이상을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환원사업비’로 편성한다. 지난해 전국 새마을금고의 환원사업비는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7.2%(시설투자금 포함 시 15%)다. 환원사업비는 대부분 지역사회 장학금이나 복지시설 지원 등에 쓰인다. 행안부와 협업해 저소득 지역주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지역희망나눔 사랑의 집수리운동’ 사업도 펼친다. 새마을금고와 농업협동조합 등 상호금융기관 금융상품은 3000만원까지 이자소득세(15.4%)가 면제돼 농어촌특별세(1.4%)만 내면 된다. 이 혜택을 받으려면 정회원으로 가입해 출자금 통장을 개설해야 한다. 회원이 아니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출자금 역시 회원 한 명당 1000만원까지는 배당소득세(15.4%)를 내지 않는다. 다른 금융기관처럼 새마을금고도 고객 한 사람당 5000만원 한도로 예금자보호가 된다. ●시중은행보다 금리 높고 대출 조건도 좋아 출자금에 대한 배당수익률도 높다. 지난해 새마을금고 출자금 평균 배당수익률은 2.67%로 지난해 국내 증시 코스피 배당수익률(블룸버그 집계 기준) 1.6%보다 1% 포인트 이상 높았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금고의 경우 지난해 출자배당률이 5%였다. 삼성전자 새마을금고는 2010년 배당률 30%를 기록,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1000만원을 출자했다면 배당금으로 300만원을 받았다. 건전성 지표도 양호하다. 올 11월 현재 새마을금고 평균 연체율은 1.18%로 저축은행 평균(4.8%)보다 훨씬 낮다. 고정이하 여신비율(회수가 어려워진 대출잔액 비율) 역시 1.71%로 시중은행 수준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제1금융권 은행처럼 고신용등급 고객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수치는 대단히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밀착 영업의 힘이다. ●“농협처럼 중앙회 은행화? 설립 취지 어긋나” 삼성전자 새마을금고의 자산은 3조 8900억원으로 ‘4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조합원 9만 3500명에 이용고객 19만 5000명으로 제1금융권 부럽지 않은 상호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자기자본비율(BIS)도 15%대로 시중은행 평균치(16.1%)에 육박한다. 삼성전자의 주거래은행은 우리은행이지만 삼성전자 임직원 10명 가운데 7명은 새마을금고 계좌로 월급을 받는다. 높은 금리와 대출 혜택 덕분이다. 삼성전자 새마을금고의 정기예금 금리는 일반 시중은행보다 1% 포인트 정도 높고 거래 실적 등에 따라 추가 우대금리도 받는다. 아파트담보 대출 시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어 다른 은행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사업장이 넓다 보니 금고가 회사 안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것도 인기에 한몫한다. 삼성전자 새마을금고 측은 “연체나 미상환 경우가 드물어 부실채권이 거의 없다”면서 “삼성전자 임직원의 소득 수준이 높아 채무자 신용등급이 내려가는 경우도 적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삼성전자 새마을금고가 증권사 등과 연계할 경우 언젠가 탄생할 ‘삼성은행’의 모태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일부에서도 “우리도 NH농협은행처럼 중앙회 조직이 은행으로 거듭나 금융그룹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를 관리감독하는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은행이 되면 지역사회에서 단위금고와 소비자 유치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이는 중앙회 설립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일축했다. ●깜깜이 대의원·비리의 온상 꼬리표 떼나 새마을금고는 조합원과 이용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지만 그간 ‘비리의 온상’이라는 오명도 함께 따라다녔다. 내부 관리체계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다 보니 늘 부정부패·갑질 의혹에 시달려 왔다. 무엇보다 중앙회가 관리감독권을 무기 삼아 단위금고에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비판이 컸다. 중앙회장은 각 지역금고 이사장 중에서 선발된 대의원 150여명이 뽑는다. 이 때문에 경영진이 대의원을 포섭해 선거를 유리하게 치르려 한다는 지적이 늘 제기됐다. 중앙회장 급여는 기본급(3억여원)에 경영활동수당, 성과급 등을 더해 8억원이나 돼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이 너무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단위금고 역시 한 사람이 장기간 이사장으로 재직해 금고를 사조직화하는 등 문제점을 노출했다. 단위금고 이사장이 되려고 조합원들에게 거액의 금품을 제공하다가 적발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금고 직원들이 이사장 개인의 수하처럼 다뤄지기도 했다. 금고 관리가 소홀하다 보니 예탁금 횡령 사건도 비일비재했다. 행안부는 이런 구조적 악습을 단절하고자 중앙회장과 금고 이사장을 직선제로 선출할 수 있도록 새마을금고법을 개정했다. 선거를 관리하는 위원회에 외부 인사 2명을 의무적으로 위촉하고 형식상 기구였던 ‘공명선거감시단’도 법적 기구로 격상해 투명성을 높였다. 또 지금까지는 감사위원회 위원 3명을 중앙회장이 장악한 이사회에서 뽑도록 해 중앙회 임직원에 대한 과다한 임금 인상이나 무모한 투자 등을 막을 수 없었다. 이에 감사위 위상을 이사회와 대등하게 만들고 감사위원(임기 3년)도 총회에서 뽑도록 했다. 위원 수도 3인에서 5인으로 늘리고 이 가운데 과반을 외부 전문가로 임명하게 하는 등 부패 차단에 역점을 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UAE 미스터리’ 확산 더 방치해선 안 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과 정치권 공방이 열흘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임 실장이 나흘 일정으로 UAE와 레바논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한 직후 북한 인사 비밀 접촉설이 나돌더니 뒤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 해외 비자금 추적설, UAE 원전 불만 무마설 등이 터져 나오고, 이에 대한 청와대의 설명이 오락가락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때맞춰 임 실장이 국회 출석을 거부한 채 18일부터 21일까지 느닷없이 휴가를 가고, 이와 맞물려 UAE 왕세제의 조카가 우리 외교부의 협조 아래 19일부터 21일까지 한국을 비공식 방문하고 돌아간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의혹은 국가적 미스터리로까지 확대된 모습이다. 다소 이례적인 외교 행보의 하나로 간주되고 말 수도 있었을 임 실장의 UAE행이 이처럼 큰 파장을 낳은 데는 일차적으로 청와대의 석연치 않은 언급들에 그 책임이 있다. 임 실장 중동 방문의 주된 이유로 청와대가 처음 ‘해외 파견 부대 장병 격려’를 내세운 것부터가 불신을 자초했다. 한 달 전 송영무 국방장관이 격려하고 돌아온 장병들을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중 정상회담이라는 중차대한 외교 일정을 놔두고 격려하러 갔다는 설명을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나. 이후로도 청와대는 ‘이명박 정부 원전 수주와 관련한 비리 추적에 UAE 왕실이 국교 단절까지 언급하며 반발했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임 실장이 급파됐다’는 등의 의혹들이 제기될 때마다 “사실이 아니다”라거나 “말하면 UAE 왕실의 오해를 키울 수 있다”, “(방문 이유를) 공개하는 게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식의 알쏭달쏭한 말들로 외려 의혹을 키웠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 때 좋았던 양국 관계가 박근혜 정부 들어 소원해졌다는 말이 있어 국익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며 박근혜 정부를 끌어들인 통에 야권의 거센 반발까지 자초했다. 외교에 비밀이 없을 수 없다. 외교문서를 30년 뒤에 공개토록 한 것도 외교기밀의 필요성에 대한 국가적 합의에 기초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국익 수호가 목적일 뿐 특정 정부의 외교 실책을 덮거나 외교의 불투명성을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 국익을 생각한다면 청와대는 진상을 있는 그대로 밝혀 더 큰 의혹을 막는 것이 온당하다. 정 기밀 유지가 필요하다면 여야의 보안 준수 합의 아래 국회 정보위원회에서의 설명도 가능할 것이다.
  • 손태승 우리은행장 취임

    손태승 우리은행장 취임

    11명 중 7명 물갈이… 경영혁신부 신설 이 정식 취임했다. 우리은행은 2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손 행장의 대표이사 행장 선임 의안을 결의했다. 이광구 전 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지 약 2달 만이다. 손 행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2020년 12월 21일까지 3년이다. 손 행장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고 “조직의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건전한 소통문화를 정착시키고, 인사 혁신과 영업문화 혁신을 통해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손 행장은 취임 직후 임원 인사를 통해 국내 부문과 영업지원부문 부문장에 장안호 부행장과 조운행 부행장을 각각 선임했다. 장 부행장은 한일, 조 부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손 행장이 맡아 오던 글로벌부문장은 당분간 공석으로 두고 본인이 겸직하기로 했다. 이번 인사는 부문장과 부행장 총 11명 중 7명이 옷을 벗을 만큼 인사 규모가 컸다. 조직 개편을 통해서는 경영혁신부를 신설해 혁신 태스크포스팀(TFT)에서 도출한 과제의 실행을 전담하기로 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완구 무죄… 정치적 활로 찾을 듯, 윤종오 의원직·김생기 시장직 ‘상실’

    이완구 무죄… 정치적 활로 찾을 듯, 윤종오 의원직·김생기 시장직 ‘상실’

    경남도지사 시절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아 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같은 혐의를 받은 이완구 전 총리 역시 무죄가 확정됐다. 2015년 4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언론 인터뷰와 메모를 통해 남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는 8명이 등장했고, 검찰이 이 중 2명을 기소했지만 이들마저 무죄 선고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됐다.대법원 3부는 2011년 6월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불법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홍 대표와 2013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총리에게 각각 무죄를 확정했다. 홍 대표와 이 전 총리는 모두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가 2심부터 무죄로 바뀌는 경험을 했다. 항소심과 상고심은 모두 성 전 회장의 사망 전 인터뷰를 포함한 관련자 진술이 신빙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상고심 재판부는 “사망 전 자원외교 비리 관련 수사를 받던 성 전 회장은 이 전 총리가 수사 배후라고 생각해 비난하면서도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은폐하거나 축소했다”며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의 증거능력에 의문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또 홍 대표 혐의에 대해 “전달책으로 지목된 윤모씨의 진술이 추상적인 데다 경험이 아닌 추론을 진술한 정황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이날 홍 대표를 비롯해 정치인 8명에 대한 무더기 판결을 내놓았다. 내년 1월 김용덕·박보영 대법관 퇴임을 앞두고 중요한 사건을 연내 처리하기 위해서다. 대법원 판결로 의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이재정 의원과 한국당 김한표 의원은 무죄 선고를 받거나 의원직이 유지되는 100만원 한도 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반면 윤종오 민중당 의원과 김생기 전북 정읍시장은 직을 잃었다.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던 윤 의원은 벌금 300만원으로 오른 2심이 대법원에서도 유지돼 의원직을 잃게 됐다. 윤 의원은 지난해 20대 총선을 앞두고 울산 북구 신청동에 마을주민 공동체 사무소를 만들어 유사 선거사무소로 사용하고, 선거운동 기간 전에 1인시위나 출근인사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 선고 뒤 윤 의원은 “박근혜 정권의 정치검찰이 표적 수사해 억지 기소한 혐의를 이명박 정권이 임명한 정치판사가 유죄로 판결했다”며 반발했다. ‘대법원 판결 리스크’에서 벗어난 의원들은 선고를 반겼다. 지난해 총선 지원유세 과정에서 다른 당 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정 의원은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선거 전 가족들이 자신의 출마 지역구로 위장전입한 김철민 의원에게는 벌금 90만원을, 선거 전 전과가 복권됐다고 허위 성명서를 발표한 혐의로 기소된 김한표 의원에겐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출신고교를 허위 기재한 혐의로 기소된 이철규 무소속 의원은 무죄 선고를 받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롯데 3부자 재판…신격호 ‘고함’, 신동빈 ‘미소’, 신동주 ‘무표정’

    롯데 3부자 재판…신격호 ‘고함’, 신동빈 ‘미소’, 신동주 ‘무표정’

    22일 롯데 그룹의 3부자가 ‘경영 비리’ 의혹으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상동) 심리로 나란히 법정에 섰다.이날 1심 선고를 받은 롯데가 3부자의 모습은 모두 달랐다. 신격호(95) 총괄회장은 파란 담요를 무릎에 두르고 휠체어에 올라 법정에 나왔다. 피고인 9명 중 맨 마지막으로 신 총괄회장이 법정으로 들어오자 그와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가 고개를 돌려 그를 살폈다. 둘째 아들 신동빈 회장은 신 총괄회장을 한 번 본 후 금방 시선을 돌렸다. 함께 기소된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만 자리에서 일어나 신 총괄회장에게 고개숙여 인사했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부가 선고문을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 재판 시작 5분만에 법정 밖으로 나가 1시간 20분 가량 쉰 후 다시 들어왔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부가 자신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후 아들 신 회장에 대한 주문을 읽자 강 전 사장 쪽을 향해 “나가라”는 등 알아듣기 힘든 소리를 질렀다. 이에 곁에 있던 변호사와 법정 경위들이 만류했고, 고개를 숙이고 선 채 선고를 듣던 강 전 사장은 난처한 표정이었다. 재판부는 선고를 모두 마친 후 신 총괄회장에 대해 “실형이 선고됐지만 사실상 구속이 어렵다. 구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장이 판결문을 읽는 동안 고개를 숙인 다른 피고인들과 달리 신동빈 회장은 깍지 낀 손을 책상 위에 올리고 재판장을 빤히 바라봤다. 신 회장은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후에도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재판이 끝난 후에야 다른 임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웃어 보였고, 여유있는 모습으로 법원을 빠져나가면서 취재진에게 서툰 한국말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무죄를 선고받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시종일관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이날 법정은 1심 선고를 들으려는 롯데 관계자들과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신동주 전 부회장의 부인도 눈에 띄었다. 일본 외신 기자들도 다수 법원을 찾아 롯데 총수일가 선고에 대한 일본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빽’ 없는 청년들 들러리 세운 공공기관 채용

    공공기관 채용 비리는 이제 어지간해서는 놀랍지도 않다. 소문만 무성했던 인사 비리 실체들이 최근 숨 돌릴 틈도 없이 터져 나왔다. 어제는 대검찰청의 수사 결과가 발표됐다. 전국 검찰청에서 금융감독원, 강원랜드 등 공공기관의 인사 채용 비리를 수사해 30명을 기소했다는 내용이다. 전국 곳곳의 공공기관들이 채용 비리 복마전의 거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삼 기가 막힌다. 검찰에 발각된 채용 비리는 오랜 관행으로 틀거리가 짜여 있다시피 했다. 임원들이 지인의 청탁을 받고 채용 예정 인원을 늘리거나 면접 점수를 제멋대로 고친 것은 기본이었다. 낙하산 채용을 위해 조건과 절차를 맞춤형으로 조작한 범행은 수두룩했다. 예컨대 이랬다. 이문종 전 금감원 총무국장은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청탁을 받고는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의 아들을 합격시키느라 면접 점수를 부풀리고 채용 인원까지 늘렸다. 채용 비리의 ‘요람’인 강원랜드는 2013년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실에서 21명의 추가 합격자를 청탁받아 면접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켰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실의 청탁에 별도 공고를 낸 뒤 맞춤형 채용을 하기도 했다. 최흥집 전 강원랜드 대표, 염 의원의 보좌관 등은 기소됐다. 이 말고도 비리 유형은 다양하지만, 더 말해 봤자 입만 쓰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우리은행,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공기관 채용 비리는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감사원 감사 결과 주요 공기관들의 채용 비리가 하도 심각해서 정부가 아예 전수조사로 칼을 뺐을 정도다. 공공기관의 존재 의미가 의심스럽다. 낙하산 사장이 외부 유력 인사들의 채용 청탁을 일사천리로 해결해 주는 창구가 공공기관인가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채용 비리에 연루된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 엄중한 민·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부당 채용된 사람을 어떤 방식으로 합격을 무효화할 수 있을지는 사실상 난망하다. 이 지경이라면 청와대는 추가 선언해야 할 것이 있다. 복마전 채용의 근인(根因)인 낙하산 기관장부터 다만 한 명이라도 줄이겠다는 약속이다. 이유 막론하고 채용 비리가 적발되면 기관장에게 책임을 먼저 물어야 한다. ‘빽’ 없는 수십만 청년들이 취업 들러리를 서고 있다. 그들 입에서 “헬조선” 소리가 또 쏟아지게 할 텐가.
  • 김동연 “公기관 내년 2만3000명 채용… 상반기에 절반 이상”

    김동연 “公기관 내년 2만3000명 채용… 상반기에 절반 이상”

    한국철도公 가장 많은 1600명 한전 1586명… 고졸 300명 ‘채용비리 중심’ 강원랜드 68명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공기관 일자리가 내년에 2만 3000여개 새로 생긴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공공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7년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 참석해 토크 콘서트를 열고 “내년에 공공기관에서 총 2만 3000명을 뽑을 예정이며 그 중 절반 이상은 상반기에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53곳 공공기관 가운데 323곳이 내년에 2만 2876명의 정규직을 뽑을 예정이다. 각 기관 사정에 따라 실제 채용 인원은 다소 변동될 수 있으나 올해 채용 인원인 2만 2000명보다는 늘어날 것이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기관 가운데 신규 채용 규모가 가장 큰 곳은 1600명을 뽑겠다고 밝힌 한국철도공사(코레일)다. 코레일은 2012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연간 166~505명의 정규직을 뽑았으나 내년에 채용을 확 늘리기로 했다. 한국전력공사는 1586명을 뽑기로 했다. 이 가운데 300여명을 고졸 인재로 채용한다. 한전도 지난해 1412명을 채용한 것을 빼면 최근 5년간 연간 채용 인원이 678~1019명에 그쳤었다. 이 밖에 국민건강보험공단(1274명)과 근로복지공단(1178명)이 1000명 이상을 뽑을 계획이다. 전남대병원(830명), 경북대병원(804명), 부산대병원(740명) 등 주요 의료 공공기관도 수백명씩 채용한다. 한국가스기술공사(552명), 한국수력원자력(395명), 한국동서발전(166명) 등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도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밝혔다. 채용 비리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강원랜드는 내년에 68명을 뽑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와 관련, “공공기관 채용 비리를 전수 조사를 해 보니 약 2200건의 실수와 잘못이 나왔다”면서 “인사 문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통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벌해 청년들의 꿈을 뺏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 워크숍에서도 “학생들이 좋아하는 신의 직장에서, 공공기관에서 (채용 비리가) 생겼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120여명의 공공기관장을 향해 작심한 듯 쓴소리를 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석탄公·가스안전公 ‘여성 차별’… 강원랜드 청탁받고 맞춤형 채용

    특정 지원자 선임 위해 점수 조작 대학 조교수 임용에도 뇌물 받아 검찰 30명 기소… 더 늘어날 듯 대한석탄공사는 2014년 7월 청년인턴을 채용하면서 142명의 여성지원자에게 고의로 낮은 점수를 줘 3명에게만 면접 기회를 줬다. 하지만 3명마저도 면접에서 비정상적인 점수를 받아 6명에게 돌아간 최종 합격의 기회는 모두 남성 몫이 됐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2015년과 2016년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합격권에 있던 여성 7명이 떨어지고, 그 대신 남성 지원자 13명이 합격했다. 당시 사장은 “여자는 출산, 육아휴직 때문에 업무연속성이 단절될 수 있으니 조정해서 탈락시켜야 한다”며 순위 조작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부정 채용 책임을 물어 권혁수 전 석탄공사 사장, 박기동 전 가스안전공사 사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0일 대검찰청 반부패부(부장 김우현 검사장)가 6개월간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수사 끝에 내놓은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는 기관 고위 간부와 국회의원 보좌관, 학교법인 이사장 등의 이름이 무더기로 담겨 있다. 취업 청탁을 막아야 할 기관장들이 오히려 부정의 통로가 됐고, 외부에서는 쉴 새 없이 기관을 흔들어댔다. 이날까지 검찰이 기소한 사람은 구속기소 15명을 포함해 총 30명이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강원랜드 교육생 채용비리 의혹도 사실로 드러나 최흥집 전 사장과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의 보좌관 박모씨가 업무방해, 강요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 기소됐다. 최 전 사장은 2013년 4월 이미 합격자가 확정된 상황에서 염 의원 측이 청탁한 21명을 추가 합격시킬 것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강원랜드 인사팀장이 합격을 거절하려 들자 “두고 봅시다”라며 협박까지 일삼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최 전 사장은 2013년 12월 권성동 의원실 소속 김모 비서관에게 자신을 채용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부하 직원에게 ‘맞춤형 채용계획’을 수립할 것을 강요한 혐의도 받는다. 실제 강원랜드는 ‘워터 월드 수질·환경 분야 전문가 공개채용’ 과정을 만들어 김 비서관을 채용했다.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한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건에서도 이문종 전 총무국장, 이병삼 전 부원장보가 기소됐다. 검찰은 이 전 국장이 김용환 NH농협지주회장으로부터 “한국수출입은행 간부의 아들을 합격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고 채용 예정 인원을 늘려 결국 합격 처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창원지검 진주지청은 강사로 일하던 이모씨로부터 조교수로 임용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4000만원을 받은 강경모 한국국제대 이사장도 배임수재 혐의로 지난달 기소했다. 이씨는 아버지까지 청탁에 동원한 끝에 1, 2순위 지원자들을 제치고 교수 자리에 올랐고, 이 과정에서 강 이사장은 이씨를 위해 채용 자격을 박사학위 소지자에서 박사과정 수료자로 변경했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지난해 10월 특정 지원자를 사장에 선임하기 위해 다른 후보자의 점수를 조작한 전 기획처장 문모씨 등 2명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최근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서 기소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관계자는 “공공기관뿐 아니라 공공성이 강한 민간 영역에서의 채용비리에 대해서도 단속을 벌여 엄정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사설] 꼬리 무는 중동 방문 의혹, 임 실장이 직접 밝혀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중동 방문을 둘러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임 실장은 지난 9~12일 문재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레바논을 방문했다. 청와대는 출국 하루 뒤인 10일 사후 브리핑에서 현지 아크부대와 동명부대 파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방문 시점과 목적 등이 이례적이어서 북한 인사 접촉, 이전 정부 비리 관련 등 비밀 임무설이 잇따라 제기됐다. 자유한국당은 국교 단절 위기 수습설까지 거론했다. UAE가 이명박 정부의 바라카원전 건설과 관련한 외교적 문제를 지적했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임 실장이 달려갔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언론이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해 왔다. 어제 한 언론이 임 실장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자 면담 자리에 원전사업 총책임자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원자력공사 이사회 의장이 배석한 사진을 공개하며 ‘원전 불만 무마설’을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해명은 임 실장이 ‘무엇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할 뿐 정작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인 ‘무엇을 했다’는 내용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코앞에 둔 시점에 긴급한 현안도 없이 단지 파견 장병이 눈에 밟힌다는 이유로 한 달 전 국방부 장관이 찾아간 부대를 또다시 방문한다는 건 납득하기 쉽지 않다. 이런 의문을 감안해 방문 일정과 성과를 더 자세히 공개해도 모자랄 판에 의혹을 덮는 데만 급급하니 참 답답한 노릇이다. 임 실장이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방문 목적에 대한 의혹이 확대재생산되는 현상은 국익을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국회 운영위원회 개최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임 실장이 운영위에 출석해 명백한 사실관계를 밝히라는 한국당의 요구에 민주당은 ‘카더라’식 정치 공세를 자제하라고 되받았다. 민생·개혁 법안에 오롯이 집중해도 부족할 임시국회가 이런 소모적인 논란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임 실장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직접 나서 진상을 소상히 밝힐 책임이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청와대 해명이 전부 사실이라면 국회 운영위든 기자회견이든 못 나설 이유가 뭔가.
  • ‘갑질·비리 얼룩 ’ 새마을금고 35년 만에 대수술

    ‘갑질·비리 얼룩 ’ 새마을금고 35년 만에 대수술

    잇따른 금융 사고와 중앙회의 ‘갑질’ 논란, 금고 이사장의 ‘사금고화’ 지적 등이 끊이지 않던 새마을금고에 정부가 메스를 댔다. 중앙회 회장과 단위금고 이사장을 회원 직선제로 뽑고 감사위원회를 이사회에서 독립시키는 등 내부 관리·감독체계를 대폭 개선한다.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이 19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내년 7월부터 시행된다고 18일 밝혔다. 내부 관리·감독체계 등 38개 조문이 한꺼번에 개정되는 건 1982년 새마을금고법이 제정된 지 35년 만에 처음이다. 새마을금고는 1963년 경남 산청에서 주민 자율 협동조합인 ‘하둔신용조합’으로 시작해 올해 9월 기준 전국 1319곳의 단위금고를 거느린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총자산은 148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재계 3위 SK그룹(170조 7000억원)과 4위 LG그룹(112조 3000억원) 사이다. 하지만 설립 뒤 반세기가 넘도록 내부 관리체계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아 늘 비리·갑질 의혹에 시달렸다. 특히 중앙회가 감독권으로 단위금고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비판과 함께 단위금고에 한 사람이 장기간 이사장으로 재직해 새마을금고를 사조직화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2008년부터 2012년 6월까지 새마을금고 관련 비리 횡령 사건은 총 18건, 피해액은 449억원이다. 최근 사고 통계는 없다. 이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현재 조합원 총회 또는 대의원 투표를 통해 이사장을 뽑아 온 각 단위금고들이 직선제를 정관에 반영할 수 있게 했다. 기존 총회나 대의원제는 과반수 득표자가 당선되지만 직선제는 최다 득표자가 당선돼 선거 과열을 줄일 수 있다. 선거 관리도 강화한다. 지금까지는 이사장 선거를 관리하는 선거관리위원을 기존 이사회에서 뽑도록 해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외부 인사 2명을 의무적으로 위촉하고 공명선거감시단도 법적 기구로 격상시켜 선거 투명성을 강화한다. 감사위원회의 독립성도 대폭 강화된다. 기존에는 감사위원 3명을 이사회에서 뽑게 해 사실상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었다. 중앙회 임직원에 대한 과다한 임금 인상이나 무모한 대규모 투자 등을 막을 수 없었다. 이에 감사위 위상을 이사회와 대등하게 만들고 임기 3년의 감사위원도 총회에서 선출하게 했다. 위원 수도 3인에서 5인으로 늘리고 과반을 외부 전문가로 임명해야 한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새마을금고법 개정으로 중앙회 및 단위금고의 관리체계가 전면 개편돼 내부 통제 기능이 정상화되고 경영 건전성 등의 문제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신뢰사회로 가는 길<4>] 국정원 보도 때 최다 언급 단어는 ‘MB’…경찰은 ‘여성’

    [신뢰사회로 가는 길<4>] 국정원 보도 때 최다 언급 단어는 ‘MB’…경찰은 ‘여성’

    33개 공공기관을 상징하는 대표 단어들은 무엇일까. ‘공공기관 신뢰지수’(SPTI)를 개발한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pollab) 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팀은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제휴 협약을 맺은 언론사에서 송고한 21만 9588개의 관련 기사를 ‘워드클라우드’ 방식으로 분석했다. 단어가 사용된 빈도를 통해 해당 기관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가 무엇인지, 기관이 어떤 현안에 집중 대응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또 핵심 ‘키워드’는 기관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을 수립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18일 워드클라우드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가장 높은 신뢰지수를 기록한 국토교통부의 관련 기사에서는 김현미 장관이 439회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8·2 부동산 대책을 비롯해 각종 정책을 발표할 때 김 장관이 전면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의 워드클라우드에선 김영주 장관의 이름이 250회, ‘일자리’가 246회로 두 축을 이뤘다. 김 장관이 주도하는 일자리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기획재정부도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이름이 987건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의 이름이 383회 언급되며 4위에 오른 것도 눈길을 끈다. 그만큼 ‘경제 수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해양수산부 관련 기사에서는 ‘세월호’(1007건)가 단연 주인공이었다. 2위도 ‘인양’(289회)이 차지했다. 그다음도 ‘미수습자’(161회), ‘선체’(127회), ‘수색’(127회) 등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단어들로 채워졌다. 헌법재판소는 예상대로 ‘탄핵’이 2043회로 1위를 차지했다. 헌재는 올 한 해 ‘탄핵’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기관이 돼 버렸다. 국방부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2197회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국가정보원 관련 기사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별칭인 ‘MB’(1024회), 적폐 수사 주체인 ‘검찰’(1005회), 각종 비리 혐의로 구속된 ‘원세훈’(919회) 등 순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블랙리스트’ 838회, ‘조윤선’ 600회로 집계됐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논란이 문체부를 대표하는 이슈로 떠오른 셈이다. 검찰 관련 기사에서는 ‘수사’(4100회), ‘대통령’(3788회), ‘박근혜’(2422회), ‘국정원’(2325회) 등이 가장 많이 등장했다.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원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적폐 청산’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관련 기사에서는 이례적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을 역임한 문형표 전 장관의 이름이 234회로 1위에 올랐다. 문 전 장관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1호 구속자’가 되면서 오명을 썼다. 법무부는 ‘검찰’(803회), ‘만찬’(613회), ‘돈봉투’(515회), ‘이영렬’(370회)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 단어들을 조합하면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돈봉투 만찬’ 사건이 법무부와 관련된 가장 뜨거운 이슈였음을 알 수 있다. 대법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이름이 1066회로 가장 많았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김 대법원장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다룬 보도가 쏟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찰 관련 기사에서는 ‘여성’(2407회), ‘혐의’(2332회), ‘살해’(2172회), ‘폭행’(2121회)이 비슷한 빈도로 많이 사용됐다. 특히 ‘여성’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대 기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병원’(671회)이었다. 백남기 농민의 사인 변경,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의 국정농단 사태 연루 의혹 등이 불거진 까닭이다. 교육부 관련 기사에서는 ‘대학’(693회)이 가장 많이 등장했다. 교육 이슈 가운데 대학 입학이 최대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는 뜻이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듯 ‘국정교과서’도 517회 집계됐다. 외교부는 강경화 장관이 973회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북한’이 667회로 2위를 기록한 점을 보면 올해 외교 이슈 상당수가 북한과 관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통일부는 ‘정부’가 338회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관련 기사에선 백운규 장관의 이름이 234회로 가장 많이 등장했다. 이어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공론화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원전’이 두 번째로 많은 178회 거론됐다. 중소기업청이 승격·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 대한 이슈가 많은 관심을 끌면서 ‘중소기업’이라는 단어가 157회로 가장 많이 거론됐다. 국세청은 기관의 주요 임무인 ‘세무조사’가 241회로 1위를 차지했다. 국무조정실은 ‘정부’(62회)와 이낙연 국무총리의 이름(34회)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행정안전부는 ‘국민’(317회)과 ‘재난’(269회)이 가장 많았다. 환경부는 지난 9월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미세먼지’가 264회로 1위를 차지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청탁금지법’이 116회를 기록하며 이 법의 주무 기관임을 증명했다. 별칭인 ‘김영란법’도 75회 거론되며 ‘부패’(85회)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이 276회로 가장 많았고 ‘장애인’(126회), ‘권고’(122회) 등이 뒤를 이었다. 인권위가 올 한 해 장애인 인권 보장을 위해 차별을 개선하라는 권고를 많이 했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관련된 핵심 단어는 역시 ‘대선’(312회)과 ‘투표’(212회)였다. 감사원 관련 기사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 비리와 금융감독원 채용 비리에 초점이 맞춰졌고 주요 단어도 ‘면세점’(174회), ‘금감원’(170회), ‘채용’(165회) 순으로 많이 꼽혔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련된 기사에서는 모두 기관장의 이름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key5088@seoul.co.kr
  • <새영화> 방산비리 밝힌 해군 소령 실화 모티브 ‘1급기밀’ 예고편

    <새영화> 방산비리 밝힌 해군 소령 실화 모티브 ‘1급기밀’ 예고편

    고(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 ‘1급기밀’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1급기밀’은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사건과 2009년 방산비리를 밝힌 해군 소령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한다. 사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온 고 홍기선 감독의 유작이자 ‘이태원 살인사건’, ‘선택’에 이은 사회고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공개된 예고편은 “현역 육군 중령이 내부고발을 하겠대”라는 대사와 함께 전투기 추락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하려는 배우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이 등장한다. 이에 맞서 진실을 파헤치려는 배우 김상경, 김옥빈의 대립이 눈길을 끈다. 배우 김상경과 김옥빈은 각각 사건의 중심에 서는 ‘박대익’ 중령 역과 탐사보도 전문기자 ‘김정숙’ 역을 맡았다. 여기에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 신승환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해 작품에 힘을 보탰다. 영화 ‘1급기밀’은 2018년 1월 개봉 예정이다. 12세 관람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친박계 쳐내고 복당파 길 터준 洪… 서청원 “고얀 짓”

    친박계 쳐내고 복당파 길 터준 洪… 서청원 “고얀 짓”

    자유한국당이 17일 발표한 당협위원장 물갈이 대상에 친박(친박근혜)계 전·현직 의원들이 주 타깃으로 지목되면서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번 당무 감사를 계기로 당내 신(新)주류로 부상한 친홍(친홍준표)계와 친박계 간의 계파 갈등이 재점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당협위원장 교체 대상자 62명 가운데 현역 의원인 서청원(경기 화성시갑)·유기준(부산 서구·동구)·배덕광(부산 해운대구을)·엄용수(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의원 등 4명은 모두 친박계로 분류된다. 특히 서 의원은 친박계 좌장 격이며, 유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친박계 핵심이다. 배 의원은 ‘엘시티 비리’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다. 엄 의원은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원외 당협위원장 가운데서도 박근혜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주중대사를 지낸 권영세(서울 영등포구을) 전 의원과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김희정(부산 연제구) 전 의원, ‘창조경제 전도사’로 불렸던 전하진(경기 성남시분당구을)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당내 입지가 위축된 친박계가 당협위원장 자리까지 줄줄이 내줄 위기에 몰리면서 당 내홍이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협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기초단체장 등의 공천권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서청원 의원은 당무감사 결과를 두고 홍 대표를 향해 불만을 쏟아냈다. 서 의원은 당무감사 결과를 보고받고 “고얀 짓이다. 못된 것만 배웠다”며 “당의 앞날이 걱정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는 이번 당무 감사가 홍 대표가 추진하는 ‘친박 청산’ 작업의 일환이라고 반발했다. 권 전 의원은 “2012년 대선의 중심에 있었던 제가 홍 대표로선 불편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하진 전 의원은 “당에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체 대상에 포함된 류여해(서울 서초구갑) 최고위원은 “이번 감사는 친홍 일색의 사당(私黨)으로 만들겠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홍 대표는 이번 당무 감사 결과를 토대로 조직 정비를 마치고, 내년 6·13 지방선거를 겨냥한 공천 작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의 지역구에서 당협위원장을 지낸 원외 인사 중 상당수가 낙제점을 받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복당파인 여상규 의원의 지역구(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의 당협위원장이었던 김재철 전 MBC 사장도 교체 대상이 됐다. 당 조직강화특위는 앞으로 공모 절차를 통해 공석이 된 당협위원장을 새로 임명한다. 이 과정에서 복당파 현역 의원들이 당협위원장 자리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 비박(비박근혜)계인 박민식(부산 북구·강서구갑) 전 의원과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경남 김해을) 인제대 교수도 당협위원장직을 내놓게 됐다. 앞서 한국당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 한 달간 전국 253개 당협을 3개 권역으로 구분해 당무 감사를 벌였다. 권역별로 1권역(영남, 강남3구, 분당)은 55점, 2권역(호남 제외 전 지역)은 50점을 커트라인(탈락 기준선)으로 결정했으며, 3권역인 호남지역은 이번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