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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태근, 최교일 사태... 폐쇄적 검찰문화의 어두운 그늘

    안태근, 최교일 사태... 폐쇄적 검찰문화의 어두운 그늘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지목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과 사건무마 의혹을 받고 있는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태는 검찰의 폐쇄적 문화의 어두운 그늘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권력의 정점에서 자신들의 이익에만 충실하다는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같은 이들을 견제할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도 숙제로 남는다.검찰은 검찰끼리 챙기고 도와주는 소위 ‘조폭 문화’란 지적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앞서 안 전 국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와대에 있을 때 연간 무려 1000여 차례 이상 전화 통화를 할 정도로 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민정수석의 지휘를 받는 법무부 검찰국장이라고 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숫자라는 것인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렇듯 자기들끼리만 싸고도는 문화가 남아, 이번과 같은 성추행 폭로 사건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검찰의 과도한 권한 남용을 억제하기 위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으나, 실상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국회가 밥 그릇 싸움에만 관심있고, 실제 제도적 미비를 고쳐야하는 막중한 책임은 망각한 것이 아닌가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검찰의 제식구 챙기기, 감싸기는 지난해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책임자였던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사 대상자였던 안 전 국장이 술자리를 갖고 돈 봉투를 주고받은 사실이 여실히 전해진다. 이 전 지검장은 안 전 국장 등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법무부 과장들에게 격려금을 전달하고 식사를 대접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 전 국장은 면직 처분됐다.서지현 검사는 지난 26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2010년 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안태근 검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서지현 검사와 함께 평소 검찰 내부의 문제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던 임은정 검사에 대한 관심도 새롭다. 임 검사는 지난해 7월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이는 법무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뒤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고 폭로한 ‘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를 도화선을 서지현 검사의 검사 간 성추행 폭로가 가능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공공기관 열에 여덟이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니

    어제 발표된 공공기관 채용비리 합동조사 결과는 참담하다. 1190개 공공기관, 지방공공기관, 기타 공직유관단체 중 946개 기관에서 4788건의 채용비리가 적발됐다. 전체 기관의 80%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얘기다. “이게 나라냐”, “헬조선”이라는 자조와 탄식이 나오지 않는 것이 되레 이상한 일이다. 부정청탁·지시 및 서류조작 등 명백하게 채용비리 혐의가 확인된 109건을 수사 의뢰하고 255건은 징계를 요구한 정부의 조치는 당연하다. 채용비리가 적발되지 않은 기관이 전체 공공기관의 불과 20%밖에 안 된다는 사실은 국민적 분노와 충격을 사기에 충분하다. 현재 수사 의뢰 또는 징계 대상에 포함된 공공기관 현직 임직원만 무려 197명에 이른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 정부는 이들을 즉시 퇴출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비리에 연루된 8개 공공기관장에 대한 해임 절차를 밟고 있다. 나머지 현직 직원 189명도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검찰이 기소하면 즉시 퇴출시키기로 했다. 채용비리를 엄단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이번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행태를 보면 요지경이 따로 없다.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한 과정은 흡사 ‘공작’ 수준에 가깝다. 당초 기준과 다른 채용 공고문을 내고, 서류 전형에서 합격 배수를 조정하고, 면접 위원을 내부위원으로만 편성해 ‘맞춤형’ 관리를 함으로써 특정인을 합격시켰다. 심지어 채용시험에 응하지 않은 이에게 면접 기회를 주고, 자격이 안 되는 유력 인사의 자녀를 채용하기도 하고, 인사위원회에서 특정인 채용이 부결되자 고위 인사 지시로 위원회를 다시 열어 불합격자를 합격자로 만들었다. 채용 비리 작업과 절차는 이처럼 은밀하고도 치밀했고, 탈락 위기에 처하면 구제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런 열정으로 공공기관이 맡은 일을 제대로 했다면 공공개혁은 일찌감치 성공하고도 남았을 터다. 공공기관은 보수도 좋고 복지 헤택도 많아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신의 직장’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청년들에게 배신과 좌절감을 주는 채용비리는 그들에게 단순히 기회를 뺏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꺾는 것이나 다름없다. 채용비리에 연루된 이들을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반사회적 범죄자로 낙인찍어야 할 이유다. 건강한 사회, 신뢰 사회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공공기관 채용 비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칙과 특권의 상징”이라고 질타한 것도 그래서다. 정부는 채용비리에 연루된 부정 합격자가 기소될 경우 즉시 퇴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공공기관이 사회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비리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무관용의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채용비리 처벌과 대책이 말잔치나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선 안 된다. 엄정한 잣대로 수사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도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 외부평가위원 참여 확대… 채용 과정도 완전 공개

    부정합격자 5년 동안 응시 못해 전형서류 인사·감사부 영구 보존 블라인드 채용도 강화하기로 정부는 비리 연루자 일벌백계, 비리 요인 발본색원, 채용 과정 완전공개 원칙하에 공공기관 채용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각 전형 단계에서 외부평가위원의 참여를 확대하고 블라인드 채용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채용 비리가 발생하면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퇴출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임원의 경우에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유죄 판결을 받으면 이름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채용 비리에 연루된 직원은 업무에서 배제하고 직권면직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징계시효를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한다. 부정합격자는 채용 취소 근거를 명문화하고, 향후 5년간 공공기관 채용 시험 응시 자격을 제한한다. 부정 채용 청탁자의 이름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채용 비리 방지, 상시 감독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채용 전 과정에 감사인의 입회와 참관을 활성화하고, 채용 서류를 인사·감사부서에서 동시에 보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관련 문서는 영구 보존을 의무화한다. 현재는 공공기관 가운데 3분의1만 채용서류를 영구보존하고 있다. 또한 주무부처는 산하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를 상시 점검하기 위해 정기 감사를 실시하고, 적발기관은 중점 관리기관으로 지정해 집중 감시한다. 또한 관계부처 합동으로 채용 비리 점검회의를 진행하고,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통합신고센터를 상설·운영할 예정이다. 비리가 발생하면 경영평가 등급도 하향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채용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등 채용 과정도 투명화한다. 서류와 필기, 면접 등 각 전형에 외부인사를 늘리고 채용 정보를 일괄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공시를 확대한다. 특히 서류 전형에서는 외부 위원의 참여를 의무화하고, 면접에서는 외부 위원이 50% 이상 참여하도록 권고키로 했다. 지원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불합격자도 관리하기로 했다. 전형 단계별로 예비합격자에게 순번을 부여하고, 불합격자의 이의 신청 등의 절차도 마련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고위직 자녀 서류도 안 냈는데 합격… 특정인 위해 단독면접

    고위직 자녀 서류도 안 냈는데 합격… 특정인 위해 단독면접

    합격자 멋대로 늘리고 점수 조작 면접위원 아닌데 면접장 들어가 채용 부결되자 인사위 다시 개최 계약직으로 뽑은 후 정규직 전환 중앙 33곳·지방 26곳 수사의뢰‘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 백태가 낱낱이 드러났다. 특히 ‘빽’과 ‘연줄’을 활용해 부정 합격시킨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특정인을 합격시키기 위해 합격 배수를 늘리거나, 면접관이 아닌 고위 인사가 면접장에 나타나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는 일도 있었다. 서류조차 제출하지 않은 고위 인사의 자녀가 채용되기도 했다.29일 18개 관계 부처가 발표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중앙공공기관 330곳 중 부정청탁·지시나 서류조작 등 채용비리 혐의가 짙은 33개 기관의 83건을 수사 의뢰했고, 채용업무 처리 과정 중 중대한 과실·착오 등 채용비리 개연성이 있는 66개 기관의 255건에 대해 징계·문책을 요구했다. 지방공공기관 824곳 중에는 서울디자인재단, 대구시설공단, 경기도 문화의전당 26곳을 수사 의뢰하고, 90곳에 대해 징계·문책을 요구했다.공직 유관단체 272곳 중에는 국제금융센터,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군인공제회, 대구와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충북테크노파크 등 9곳을 수사 의뢰하고, 29곳에 대해 징계·문책을 요구했다. 우선 합격 인원을 멋대로 조정하고 점수를 조작한 경우가 많았다. 인기 직장으로 꼽히는 한국수출입은행은 채용 후보자의 추천 배수를 바꿔 특정인을 채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도 서류 전형에서 합격 배수를 조정해 특정인을 합격시킨 뒤 면접전형에서 면접관 전원이 점수를 몰아줘 특정인을 채용했다. 강원대병원도 채용 공고 후 채용 인원을 조정한 뒤 가점을 부여해 같은 병원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특정인을 채용했다. 한국석유관리원도 합격자를 미리 내정하고 면접 점수를 내정 순위에 따라 조작 채용했다. 고위 인사의 영향력을 발휘해 특정인을 합격시킨 경우도 많았다. 국민체육공단은 고위 인사의 지시로 면접위원을 내부인으로만 편성한 뒤 특정인을 위한 단독 면접을 진행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고위 인사의 지시로 특정인을 합격자로 내정했고 채용 절차는 형식적으로 운영했다. 내정자를 제외한 나머지 수험생들은 들러리를 선 것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인사위원회에서 특정인 채용이 부결되자 고위 인사의 지시로 다시 위원회를 개최해 불합격자를 최종 합격시키기도 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항공안전기술원은 면접 위원이 아닌 고위 인사가 면접장에 들어가 특정인에게 유리한 질의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우선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해 준 사례도 있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은 고위 관계자의 자녀를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면접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해 줬다. 정부법무공단은 지인 청탁을 받아 채용 요건을 갖추지 못한 특정인을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정규직으로 임용했다. 국립중앙의료원도 특정인을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정해진 절차를 무시한 경우도 많았다. 워터웨이플러스에서는 고위 인사의 지시로 채용 공고, 서류전형 등 채용 절차 없이 특정인이 특혜 채용됐다. 한국건설관리공사도 고위 인사의 지인을 채용 공시 없이 비공개로 특혜 채용했다. 한식진흥원은 서류를 제출하지도 않은 고위 인사 자녀를 특별 채용하기도 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공공기관 채용비리... ‘백화점 수준’

    공공기관 채용비리... ‘백화점 수준’

    29일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1월부터 824개 지방공공기관의 최근 5년 채용업무를 조사한 결과 489개 기관 1488건의 채용비리가 적발됐다. 정부는 이중 비리 혐의가 큰 26건을 수사 의뢰하고 90건을 징계·문책기로 했다. 나머지 909건은 주의나 경고, 훈계하고 463건은 개선·권고키로 했다.수사의뢰한 채용비리 내용을 보면 주로 자격미달자를 채용하는 일이 많았다. 대구시설공단 경력직 채용 땐 관련업무 3년 이상 미충족자를 채용했다. 문경관광진흥공단과 세종도시교통공사, 용인문화재단, 창원시시설관리공단 등도 조건에 맞지 않는 지원자를 최종 합격시켰다. 서울디자인재단도 서류전형 합격자를 15배수 선정키로 해 놓고 실제는 20~30배를 임의 적용해 15배수 밖 지원자가 최종 합격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화성시여성가족재단은 이와 반대로 응시자격기준을 규정 이상으로 과도하게 제한하는 방식으로 특정인이 채용되며 비리 의혹을 샀다. 더 노골적인 비리 의혹도 있었다. 경상남도람사드환경재단은 한 간부가 면접에 참여해 특정인에게만 면접점수 100점을 줬다. 경남테크노파크는 인사위원 9명 중 내부위원 4명이 면접에 참여해 특혜채용 의혹을 받았다. 경기도 문화의전당은 재정상 회수 명령을 마치지 않은 의원면직 비위자를 다시 채용했다. 행안부는 채용비위자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 조치해 채용비리를 발본색원하고 그 결과를 경영공시로 통합 공개키로 했다. 지방공공기관 채용비리 신고센터도 상설 운영해 신고 건을 우선 조사키로 했다. 지방공기업법 개정 등을 통해 처벌기준도 강화할 계획이다. 직원의 채용비리 땐 지방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또 지방공기업평가원에 지방공공기관 인사·채용 전문과정을 신설해 인사담당자 교육도 강화키로 했다. 행안부는 “채용절차에 대한 규정미비 같은 제도적 보완 사안이 적발 내용의 상당수였던 만큼 채용 객관성을 위한 표준안을 만들어 제시할 계획”이라고 “행안부 클린아이 시스템에 지방공공기관 채용정보를 통합 공개해 국민의 알권리와 채용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관가 와글와글] “가상화폐 투자했다고 비리로 몰기는 좀…” “열쇠 쥔 금감원, 투자 자체가 부적절”

    [관가 와글와글] “가상화폐 투자했다고 비리로 몰기는 좀…” “열쇠 쥔 금감원, 투자 자체가 부적절”

    “금융감독원 직원이 정부 대책 발표 직전에 투자했던 가상화폐를 전량 매도했다는 첩보가 있습니다.”(지상욱 바른정당 의원) “그런 사실을 통보받아서 조사 중입니다.”(최흥식 금감원장) “그런 직원이 있기는 있나요?”(지 의원) “…그렇습니다.”(최 원장)# 가상화폐 TF 파견… 대책 발표 이틀 전 매도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최 원장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 지 의원의 ‘돌발 질문’에 금감원 감찰실 감찰 내용을 공개해야 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현재 정부의 가상화폐 대응 정책의 중심에 있고, 가상화폐 투자를 한 직원 A씨는 공교롭게도 국무조정실에 파견을 가 정부의 가상화폐 대응 태스크포스(TF)에 몸담고 있었다. A씨는 일선 금융사 감독 업무를 맡던 직원으로 알려졌다. A씨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3일 가상화폐를 구입했다. A씨는 1300여만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지난해 12월 11일 매도해 700여만원의 이익을 얻었다. 국조실은 이틀 뒤인 13일에 투자수익에 과세하겠다는 내용의 대책을 내놨다. ‘도둑에게 생선을 맡긴 셈’이었다. 금감원은 일단 해당 직원을 복귀시킨 뒤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직무 관련성 여부 등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면서 “비위 소지가 발견되면 징계위원회 회부 등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비교적 소액인데… 강남 집 거래도 다 문제 되나” 금융 당국 안에서는 해당 직원을 둘러싸고 여러 말들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A씨가 아직 나이도 젊은 데다 가상화폐가 문제시되기 전에 비교적 소액을 투자한 사례인 만큼 실제로 범죄를 저지른 식으로 몰아가는 건 곤란하다”면서 “서울 강남 아파트를 사고 파는 것도 문제를 삼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한 고위 관계자도 “마치 금융 당국이 ‘비리집단’처럼 비춰지는 게 당혹스럽다”면서 “A씨 말고도 가상화폐 투자를 한 2명의 다른 공무원 소속 등도 공개돼야 하는 게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은 문제 소지가 될 만한 건 쳐다보지도 말자는 분위기”라면서 “당사자의 입장도 들어 봐야겠지만 타이밍은 물론 가상화폐 투자 자체를 한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 “공기관 부활로 투명성 강화를” vs “독립성 훼손” 가상화폐 불똥은 금감원에 대한 준정부기관 지정 문제로도 튀고 있다. 지난해 말 금감원을 발칵 뒤집은 채용비리 사건까지 맞물리며 ‘금감원을 공기업으로 묶어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2007년 기타 공공기관에 편입됐다가 2009년 지정이 해제됐다. 당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이 2009년 기재부 장관으로 영전하면서 금감원의 ‘족쇄’를 풀어 줬다는 이야기가 많다. 금감원을 준정부기관으로 지정할지 여부는 오는 30일 열리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결정이 난다. 기획재정부 등은 금감원이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되면 각종 공시 의무를 통해 투명성과 책임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감원은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완강히 반발하고 있다. 최 원장은 최근 국회에서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기재부 장관은 인사와 조직, 예산은 물론 금감원장 해임까지 요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금감원을 소관하는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라 지정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우리銀 신입 선발 때 행장 결정권 배제 추진

    면접관도 임원 1명·전문가 2명 타 은행들 채용 혁신안 내놓을 듯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은행권 채용 비리의 실태가 드러나면서 신입 행원 채용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미 채용 비리 폭탄을 맞은 우리은행은 신입 선발 과정에서 행장의 결정권을 배제하고 공채 과정을 ‘아웃소싱’(외주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방식의 투명성 강화 조치를 취할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채용 비리 의혹으로 이광구 전 행장이 사퇴하는 등 홍역을 겪은 우리은행은 채용 혁신을 위해 절차의 상당 부분을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1차 서류전형에서 최종 면접까지 외부 전문가의 검증을 거칠 계획이다. 통상 최종 면접에 3명의 임원이 들어갔지만 앞으로는 2명의 외부 전문가와 1명의 임원이 면접을 보는 등의 형태로 개선한다. 특히 우리은행은 채용 과정에서 은행장의 결정권을 아예 없애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 고위 임원은 “채용을 진행할 때 은행장 결재권을 없애고 채용 절차에 외부 전문가를 적절히 이용해 인사의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 채용 비리 후폭풍으로 다른 은행들도 100% 블라인드 도입, 필기전형 강화 등 채용 혁신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융감독원 현장검사에서 KB국민, 신한, KEB하나 등 국내 주요 은행들에서도 대거 채용 비리가 저질러진 사실이 적발됐다.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 채용, 특정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 임원이 자녀의 면접위원으로 직접 참여하는 면접 불공정 사례 등이 드러난 만큼 공정한 채용 시스템 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5대 시중은행 중 신한과 우리는 필기전형 없이 서류, 인·적성, 면접만으로 신입 행원을 뽑고 있다. 여기에 국민, NH농협, IBK기업은행은 논술과 객관식 시험 등을 추가로 보고 하나은행은 시사상식 시험 등을 본다. 채용 과정 전체를 외부업체에 맡기는 데 대한 반론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입 채용은 금융사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작업”이라면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채용 과정을 외부에만 맡기면 자칫 적절한 인재를 뽑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할 공공기관 대상 채용 비리 조사 결과에 맞춰 전 금융권에서도 채용 비리가 근절되도록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단독] 서류는 840명 중 813등 했는데… 면접서 최고 등급 받고 입사

    사외이사·임직원 자녀 명단 별도 관리 서류전형 합격자 수 임의로 늘리기도 공고에도 없던 ‘글로벌 우대’ 사유 통과 명문대생 붙이려 다른 지원자 점수 조작 금감원, 채용절차 모범규준 마련 계획 은행들은 특혜 채용을 위해 사외이사, 임직원, 심지어 정치인 자녀 명단을 별도 관리하고 면접 점수를 조작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정상적인 채용시스템 대신 편법을 동원하는 데 은행 최고경영진과 사외이사가 앞장섰다. 금감원 조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은행들은 “부정 청탁에 따른 채용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보고했지만 금감원 조사에서 비리 사실이 드러났다. 금감원은 새로 드러난 채용 비리에 대해 검찰 등 수사기관에 이첩한 만큼 사법처리도 줄 이을 전망이다. 가장 많은 채용비리 유형인 ‘채용 청탁’(9건)의 경우 사외이사 자녀를 합격시키기 위해 아예 서류전형 합격자 수를 임의로 늘리거나 면접 점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A은행은 최고경영진의 친인척이 서류에서 840명 중 813등, 실무면접에서 300명 중 273등을 기록했지만 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최종 합격 처리를 했다. 필기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권에 머문 한 사외이사의 지인은 전형공고에도 없던 ‘글로벌 우대’ 사유로 통과해 은행에 버젓이 입사했다. B은행은 명문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을 합격시키기 위해 합격 대상이던 다른 대학 출신 7명의 점수를 멋대로 조작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임원 면접 점수를 인사부서의 사정 과정에서 바꿔 합격 처리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임원이 자녀의 면접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면접 불공정’ 사례도 6건이나 적발됐다. C은행은 인사담당 임원이 자녀의 면접에 참여했고, 임원의 자녀는 고득점을 받아 합격했다. D은행은 비공식적인 사전 면담을 통해 가족관계를 입수하고서 이를 면접위원에게 전달해 정치인의 자녀를 턱걸이로 합격시켜 주기도 했다. E은행의 경우 계열사 사장 및 현직 지점장, 사무직 직원의 자녀가 인성점수가 합격 기준에 미달하자 간이 면접까지 진행해 최종 합격 처리했다. 한편 금감원은 채용절차상 미흡한 사례가 발견된 은행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을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1곳 중 3개 은행의 경우 자기소개서에 개인신상 정보를 기재하게 하거나, 면접 전 개별 면담을 통해 신상을 파악한 뒤 이를 은행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직원 자녀에게 아예 채용 혜택을 부여한 은행도 2곳이나 있었다. 은행 내규에 임직원 자녀에게 가산점 15%를 부여할 것을 명시하거나, 채용 추천 대상자라는 이유로 서류전형을 통과시켜 주기도 했다. 금감원은 모범 사례 및 검사 결과 미흡한 점을 종합해 전국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채용 절차 관련 모범 규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특혜를 통해 입사한 합격자에 대한 조치는 최소한 채용 비리 관련자들의 1심 판결이 나온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합격자가 부정 입사를 했다는 사법부의 판단이 있어야 내규에 따라 합격 결정 번복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그들이 남긴 ‘유작’ 스크린으로 만나다

    그들이 남긴 ‘유작’ 스크린으로 만나다

    국내외 감독과 배우들이 세상에 남기고 간 영화들이 잇따라 관객을 찾는다. 지난 24일 개봉한 ‘1급기밀’은 2016년 말 세상을 떠난 홍기선 감독의 유작이다. 사회 고위층 인사들이 연루된 방산비리와 군 내부고발 사건 등을 다루며 사회의 부조리함을 여실히 드러낸다. ‘선택’(2003), ‘이태원 살인사건’(2009) 등 사회고발 성격의 리얼리즘 영화를 추구한 홍 감독의 고민과 철학이 녹아 있다. 그는 ‘1급기밀’ 촬영을 마친 후 급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숨졌다.●홍기선 ‘1급비밀’·김주혁 ‘흥부’ 개봉 지난해 10월 말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김주혁이 주연한 영화 ‘흥부’는 다음달 14일 개봉한다. 숨지기 두 달 전 촬영을 마친 김주혁은 영화에서 피폐해진 조선 백성들을 돌보는 정신적 지도자 조혁을 연기했다. 춘향전을 모티프로 한 ‘방자전’ 이후 8년 만에 고전소설을 재해석한 사극 출연작이기도 하다. 설 연휴 첫날인 다음달 15일에는 배우 김성민의 유작 ‘숲속의 부부’가 개봉될 예정이다. TV드라마와 예능으로 스타덤에 오른 김성민은 여러 사건에 얽혀 부침을 겪다 2016년 6월 세상을 등졌다. ●안톤 옐친 유작 ‘포르토’ 31일 개봉 스물일곱에 세상을 뜬 할리우드 배우 안톤 옐친과 스물아홉에 요절한 히스 레저도 영화로 만나 볼 수 있다. 2016년 교통사고로 숨진 안톤 옐친의 유작 ‘포르토’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미국 남자와 프랑스 여자의 짧지만 운명 같은 사랑을 그린 영화로, 옐친의 호기심과 열정, 분노, 허무 등 감정 연기가 인상적이다. 메가박스는 10년 전 스물아홉 나이에 요절한 히스 레저의 생애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아이 앰 히스 레저’를 이달 들어 매주 한 차례 특별 상영하고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2005), ‘다크 나이트’(2008) 등의 명작을 남긴 그는 여전히 많은 팬들의 추모를 받고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채용 비리 산불감시원 하남시, 전원 합격 취소

    오수봉 경기 하남시장이 산불감시원(기간제 근로자) 채용 과정에 부정청탁이 있었다는 서울신문 보도<24일자 9면>를 “사실”이라고 시인하며 사과했다. 경찰은 청탁한 사람이 누구인지, 청탁을 받아들인 공무원이 청탁금지법에 저촉하는지 가리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오 시장은 24일 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자체 조사결과가 마무리되는 대로 부정청탁에 연관된 담당 과장과 팀장을 문책해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시의원 등의 부정청탁에 대해 오 시장은 “파악하지 못했다”며 경찰 등 사법기관이 판단해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채용 비리를 폭로한 2년차 직원 A씨에 대해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신분상·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정청탁으로 채용한 23명은 이날 합격을 취소했다. 이른 시일 내 민간이 포함된 별도의 채용심사위원회를 구성해 합격자 31명 중 정상 합격자 8명을 제외한 나머지 지원자 53명을 대상으로 재선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남시는 선발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 예외 없이 민간 전문가가 포함된 별도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산불감시원도 끈 있어야 합격” 공무원의 양심고백

    “산불감시원도 끈 있어야 합격” 공무원의 양심고백

    지방자치단체의 산불감시원 채용 과정에서 부정청탁에 의한 비리가 있었다는 내부 직원의 폭로가 나왔다. 이와 맞물려 일각에서는 환경미화원 채용 과정에도 비리가 개입됐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강원랜드와 대형은행 등의 채용비리 사건에 이어 지자체에서도 부정청탁 폭로가 이어지면서 채용비리가 직군을 막론하고 전국적으로 만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경기 하남시는 최근 공개 모집한 산불감시원 30명 중 23명이 부정청탁에 의해 채용됐다는 내부고발이 제기돼 긴급 조사에 나섰다고 23일 밝혔다. 내부고발은 산불감시원 채용업무를 담당한 하남시 공원녹지과 A(9급) 주무관이 직접 시 내부 전산망에 양심 고백을 하면서 이뤄졌다. A 주무관은 전날 실명으로 시청 행정망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난 17일 진행된 산불감시원 채용시험을 총괄한 자로서 이번 채용시험이 불공정하게 진행되었고, 검정 과정에서도 조작이 있었음을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우리 과장님과 팀장님으로부터 합격시켜야 할 사람의 이름이 적힌 쪽지 등으로 총 23명의 명단을 받았고 채용 인원 30명 중 23명을 합격시켰다”고 덧붙였다. 또 “명단 중에는 대부분 과장님과 팀장님도 누군가로부터 청탁을 받은 것이고 상대는 거절하지 못할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 생각된다”면서 “과거에도 부정청탁이 있었고 거절한 공무원은 인사 등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부정청탁을 한 사람 중에는 시 간부급 공무원과 현직 시의원이 포함돼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A 주무관은 “명단을 받았을 때는 관행이니까 감수해야 하는 일로 생각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이 두려워 거절하지 못했으나 합격해야 할 사람들을 떨어뜨리고 명단에 있는 사람들을 합격시키는 작업을 하다 보니 너무 큰 잘못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되돌리기엔 이미 늦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청탁을 받아들인 대가로 이번 만큼은 불이익을 피해 갈 수 있겠지만, 앞으로 정상적인 공직생활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면서 “이번 부정청탁이 아무런 문제 없이 넘어간다면 다음 이 자리에 오게 될 공무원이 다시 이런 상황을 겪을 것을 생각하니 늦었지만 잘못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수봉 하남시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감사를 지시했으며, 부당 합격자에 대해서는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감사 결과에 따라 문제가 된 합격자는 합격을 취소하고 재선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오 시장은 환경미화원 부당 채용설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확인해 보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의회 관계자는 “환경미화원 선발 때만 되면 시의원 등의 책상에 청탁성 이력서가 수북이 쌓인다”고 했다. 앞서 하남시는 지난 9일 산불감시원 채용공고를 낸 뒤 61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20점)와 체력시험(30점), 면접(50점)을 거쳐 19일 30명에게 합격 사실을 개별 통보했다. 선발된 산불감시원은 5개월 동안 주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하루 6만 5440원의 일급을 받아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높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사실상 3연임 성공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사실상 3연임 성공

    금융당국과의 갈등·노조 반대, 후계자 양성 등 ‘과제’도 산적 김 회장 “지배구조 정책 등 이행”이변은 없었다. 김정태(66)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사실상 성공했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금융당국의 연기 권고에도 일정을 강행한 뒤, 누구나 ‘예상 가능한’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3연임 대기록을 세운 김정태호의 앞날은 밝지 않아 보인다. 금융당국과의 갈등, 노동조합의 반대, 후계자 양성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쌓여 있어서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22일 김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이날 김 회장과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대표이사,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등 최종후보군에 대한 심층면접을 거쳐 김 회장을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임기는 3년이다. 회추위는 “김 회장이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미래성장기반 확보, 그룹 시너지 창출과 극대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돼 회추위원으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며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김 회장은 내정 당시 4만 500원이던 하나금융 주가를 5만 3300원까지 끌어올리는 등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은 이날 “당국의 금융혁신 추진방안과 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CEO 승계절차 운영 투명성 제고, 사외이사 선임 객관성·투명성 강화, 후계자 양성프로그램 내실화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셀프 연임’을 지적해 왔다. 이에 하나금융 이사회가 회추위에서 김 회장을 배제했지만 금융당국은 ‘아이카이스트 부실 대출과 채용비리 의혹 등을 검사 중’이라는 이유로 회장 선임 절차의 연기를 권고했다. 회추위가 일정을 강행해 김 회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지만 향후 당국의 검사 결과에 따라 김 회장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노조의 반대도 당면 과제다. 하나금융 노조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 ISS에 ‘CEO 리스크’ 관련 의견서를 전달했다. 참여연대 등은 지난해 정유라씨 특혜 대출과 이상화 전 하나은행 본부장 인사 비리와 관련해 김 회장을 고발했고, 검찰은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한 최순실씨의 1심 선고도 다음달 예정돼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눈에 띄는 경쟁자 없이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했지만 장기 집권에 따른 부담을 떨쳐 내려면 ‘2인자’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부산 경남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2008년 하나은행장을 지낸 뒤 2012년 하나금융 회장에 올라 2015년 첫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커버스토리] ‘投書’… 무고로 덧씌운 누명

    [커버스토리] ‘投書’… 무고로 덧씌운 누명

    심평강(61) 전 전북도 소방안전본부장은 6년째 국가 권력과 외롭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그는 2012년 3월 당시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의 지역차별적 부당 인사, 승진 관련 금품요구·향응수수 등 각종 비리 사실을 국회와 감사원 등에 투서했다. 그러나 심 전 본부장은 공익 제보자로 보호받지 못했다. 되려 ‘성실의무 위반과 복무자세 위반’ 등의 사유로 그 해 12월 27일 직위 해제됐다. 이어 2013년에는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소방감 승진 탈락에 불만을 품고 허위 사실로 이 청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적용됐다.법원은 1심과 2심, 대법원까지 모두 심 전 본부장의 손을 들어 주었다. ‘고소 내용이 허위사실이 아니고 사실에 기초해 그 정황을 다소 과장한 데 지나지 아니한다’고 판시했다. ‘무고의 누명’을 벗은 그는 복직을 요구했다. 국민권익위도 심 전 본부장에 대한 해임 취소를 요구했다. 반면 당시 이 청장은 권익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취소청구 소송을 냈다. 복직 여부가 걸린 재판은 대법원까지 이어졌다. 2014년 2월 대법원에 접수된 이 사안이 4년이 다 되도록 장기 계류되는 동안 심 전 본부장은 지난해 6월 30일 정년을 맞았다. ‘배신자’로 낙인찍혀 공직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조직의 쓴 맛’을 제대로 본 셈이다. 이 과정에서 그가 겪은 피해는 형용하기 힘든 것이었다. 명예 실추는 물론 검찰과 법원을 들락거리며 받은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심 전 본부장은 “제가 받은 불이익과 투쟁 과정은 억울한 공직자들이 겪는 적폐를 보여준 종합판”이라며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 공직자 ‘유죄추정주의 ’로 보는 수사ㆍ감사 기관 성실한 공직자들이 국가 권력의 희생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공복을 천직으로 살아가는 공무원들이 국가기관인 검·경의 수사로 구속돼 옥살이까지 했지만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허위 진정·투서로 수사나 감사 대상에 올라 비리 공직자라는 차가운 시선에 시달리는 경우가 없지 않다. 자신은 사명감으로 직무를 수행했으나 본의 아니게 사건에 휘말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무혐의나 무죄로 판명되지만 과정이 고통스럽다. 공직자들이 “빈 총도 아니 맞은 만 못하다”며 탄식하는 이유다. 수사나 감사기관에서 모든 공직자들을 ‘유죄추정주의’에 입각해 바라보는 것도 불만이다. 실제로 뇌물 범죄의 경우 검찰에 접수된 건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기소율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통계는 억울하게 사건에 휘말리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검찰에 접수된 공무원 뇌물의심 범죄는 2013년 452건, 2014년 598건, 2015년 538건, 2016년 808건, 지난해 상반기 344건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기소율은 2013년 44.7%, 2014년 44.7%, 2015년 36.3%, 2016년 23.2%, 지난해 33.9% 등으로 낮아졌다. 불기소 이유는 ‘혐의 없음’이 가장 많다. 2016년에는 123건, 지난해 상반기에는 62건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됐다. 이에 대해 검찰의 ‘공무원 감싸기’라는 지적도 있지만 역으로 수사선상에 올랐으나 결백을 인정받는 공직자가 적지 않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피조사자 ’ 신분만으로 상사ㆍ동료 돌아서기도 일단 수사기관에 소환된 공무원들은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처절한 투쟁을 해야 한다. 더구나 무리한 수사로 본인과 가족은 물론 조직까지 엄청난 충격을 받고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지만 가해자 입장인 검·경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 전북도 관계자는 “공무원이 공정하게 일처리를 해도 모든 사람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어 언제 어떤 형태로 먹구름이 덮칠지 모른다”면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다 억울한 일을 당하면 국가와 조직에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공직자가 피조사자로 신분이 전환되면 내외부로부터 단절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던 상사, 동료, 부하직원들은 등을 돌린다. 사실이 아닐 경우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처하라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경우는 드물다. 차가운 시선과 함께 혹시라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거리를 두는 게 일반적이이다. 승진, 영전 등에서 경합을 벌이거나 관계가 나쁜 경우에는 오히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 있겠느냐”며 매도하는 일도 있다.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공무원들은 목숨을 내놓고 결백을 주장하기도 한다. 지난해 8월 성추행 혐의로 전북도교육청과 학생인권센터의 조사를 받던 부안군 상서중학교 송경진 교사는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선출 단체장 단골 수사 대상… “정치적 흠집 내기” 선거로 선출된 단체장들도 마구잡이 수사나 감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선출직일수록 지켜보는 사람이 많아 각별히 몸조심을 하지만 애꿎게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은 지난해 전북경찰청의 수사로 곤욕을 치렀다. 정 시장은 지난해 1월부터 7개월여에 걸쳐 ‘뇌물수수 및 기부금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정 시장은 익산시 간부 공무원과 공모해 관내 기업인에게 장학금 명목으로 1억원을 달라고 강요하고 1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그러나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정 시장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청렴 이미지’를 내세웠던 정 시장은 정치적으로 흠집이 났다. 정 시장은 경찰 수사로 심각한 명예훼손과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국가인권위와 경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찰 수사는 국회 의 질타를 받았다. 국감장에서 차기 익산시장 선거에 출마 예정인 경찰서장 출신 모 인사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정 시장을 흠집 내려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 던지고 보는 악성 민원ㆍ진정도 책임은 결국 공무원 공무원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진정 사건이다. 민원인들은 진정서를 아무리 많이 제출해도 무고죄로 처벌받지 않는다. ‘철저히 조사해서 혐의가 있으면 무겁게 처벌해 주십시오’로 맺는 각종 진정은 무고로 드러나도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는다. 악성 민원과 진정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유다. 각급 기관 홈페이지에 인터넷으로 올리는 진정은 외부로 공개되고 당사자가 아니면 내릴 수도 없어 공무원들은 민원 홍수에 시달릴 수 있다. 진정 민원은 일정 처리기간 이내에 그 결과를 통보해 줘야 하는 의무까지 있다. 이를 소홀히 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얻어 내지 못하면 곧바로 관계 공무원에게 책임을 묻는 진정으로 이어져 공무원들은 고유 업무보다 민원 처리에 탈진할 수도 있다는 원성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공무원들은 “악성 고질 민원은 그 목적이 음해하기 위한 것이거나 업무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을 경우 책임을 묻고 처벌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허위 진정·투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 성범죄 누명 벗어도 품위손상으로 파면까지 공직자들이 검·경 수사의 칼날을 피했다고 징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명시된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라는 엄청난 족쇄가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법은 ‘공무원은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규정은 다른 징계유형과 달리 구체적이지 못하고 그 임의성과 모호성으로 인해 공무원 징계에 남발해 적용되고 있다. 전북도의 A사무관은 2017년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그는 강제성이 없었다는 점이 입증돼 법원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아 성범죄자라는 누명을 벗었다. 하지만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파면됐다. 형사처벌은 면했지만 공무원 징계 가운데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고 공직사회에서 퇴출됐다. 품위유지의무가 공무원들을 징계할 때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는 것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2016년 국가공무원 징계 사유에서 품위손상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전체 징계자 3015명 가운데 67.3%인 2032명이다. 지방직 공무원도 전체 징계자 2326명 가운데 62% 1441명이 품위유지의무 위반이다. 이 때문에 공무원 노조는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이 규정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실현되기는 난망하다는 견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투명한 정책ㆍ인사 큰 성과”… 올해도 ‘청사초롱 ’ 불 밝히는 서초

    [자치단체장 25시] “투명한 정책ㆍ인사 큰 성과”… 올해도 ‘청사초롱 ’ 불 밝히는 서초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2014년 7월 민선 6기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결심했다. 서초구를 서울 25개 자치구 중 청렴도 꼴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하겠다고. 슬로건도 ‘청렴과 친절로 구민을 섬기겠습니다’로 정했다. 취임 첫해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서울 자치구 중 12위를 기록했다. 2015년 9위, 2016년 7위, 해마다 꾸준히 오른 데 이어 지난해 12월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지난 19일 구청에서 만난 조 구청장은 “청렴도 발표가 있던 날 1위라는 사실보다 청렴도 꼴찌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땀을 쏟았던 순간들이 떠올라 눈물이 핑 돌았다”고 했다.▶왜 청렴도 향상에 주력하고자 한 건가요. -주민들이 공무원에게 가장 바라는 게 뭘까요. 바로 청렴입니다. 청렴해야 행정도 신뢰를 받을 수 있어요. 구민 신뢰를 받지 못하는 공직자가 어떻게 구민을 위해 일한다고 할 수 있겠어요. 공자께서도 무신불립(無信不立),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공직자에 대한 주민 신뢰는 청렴에서 나와요. 그리고 청렴도 꼴찌라는 게 서초구의 명성·브랜드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서울시에서 정무부시장으로 있을 때 서울시장과 함께 서울시 청렴도를 꼴찌에서 1등으로 끌어올렸어요. 당시 경험을 밑거름 삼아 직원들과 의기투합했습니다. ▶3년여 만에 꼴찌에서 1등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특단의 대책이 있었나요. -투명성부터 확보하려 했습니다.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업을 추진할 때도 주민 의견을 수시로 반영했어요. 건축·보조금 지원 등 부패 취약 분야는 민원인들이 직접 모니터링하게 했고, 금품·향응 같은 비리는 징계 수위를 대폭 높였어요. 음주운전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 아예 싹을 잘랐죠. 지난해 3월 시작한 ‘체인징데이’도 효과를 발휘한 것 같아요. 한 달에 한 번씩 국·과장들이 서로 업무를 바꿔 근무하는 건데, 홍보과장이 건축과장이 되고 건축과장이 주거과장이 되는 식이죠. 내 업무를 다른 국·과장들이 보기 때문에 비리가 싹틀 여지가 없어요. 타 부서의 ?어려움을 알 수 있어 협업도 더 잘 이뤄지게 됐습니다. 퇴근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금지와 부당한 업무지시 근절 내용을 담은 ‘청렴실천결의문’을 선서하기도 했습니다.▶무엇보다 인사 투명성 확보가 중요했을 듯한데요. -권익위 평가에서 인사청렴지수가 전국 최고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투명한 인사제도로 청탁을 배제하고 예측 가능한 정기인사를 했더니 직원들 표정이 한결 밝아지더군요. ▶청렴도가 향상되면서 공직 내부 분위기도 바뀌었나요. -직원들이 더욱 친절해지고 부패에서 멀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됐어요. 조직문화가 유연해지면서 직원들 근무 만족도도 높아졌고요. ▶지난 연말 마지막 확대간부회의에서 직원들에게 큰절까지 했는데. -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하죠. 함께 뭉쳐 꿈같은 기적을 이뤄낸 직원들이 너무 고마웠어요. 직원들에게 제 진심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청렴도 1등을 유지하는 게 관건일 텐데. -올해 구정 모토를 ‘청사초롱’으로 정했습니다. ‘청’렴 1등 ‘사’수해 푸른 서‘초’ ‘롱’런하자는 뜻을 담고 있어요. 청렴도 1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내부 결속을 다지자는 의미에서 정했는데, 요즘 직원들 사이에 ‘청사초롱! 불 밝히자!’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고 하네요. 그만큼 직원들의 청렴 의지가 높다는 거죠. 그리고 올핸 ‘데이터 감찰제’를 도입하려 해요. 제보에 의한 사후 조사 대신 홈페이지 민원창구인 ‘구청장에게 바란다’ 등 각종 소통 창구의 데이터를 분석해 비위 행위를 사전에 근절하려고 해요. 조 구청장은 지역민들에게 ‘복손’으로 통한다. 취임 후 수십년 숙원 사업들을 척척 해결, 지역민들을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37년간 풀리지 않았던 정보사부지 관통 터널 착공, 서초구 마지막 판자촌인 방배동 성뒤마을과 국회단지 개발, 위탁개발 방식으로 건립기금 1000억원을 아낀 서초구청사 복합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조 구청장은 “취임 직후 기존 프레임에 얽매이지 않고 발상 전환을 통해 과감하게 새로운 프레임을 짜 숙원사업들을 해결했다”고 했다. ▶숙원사업을 거의 다 해결했는데, 앞으론 어떤 사업에 역점을 둘 건가요. -30년 만에 도시계획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려고 해요. 서초구는 1988년 행정구역 개편 때 강남구에서 분구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도시계획이 바뀐 적이 없어요. 21세기 대한민국 도시재생 모델인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4차 산업혁명 산실인 ‘양재 R&CD 특구’ 지정, 단절됐던 서초의 동·서를 연결하는 ‘서리풀터널’ 착공, 65건의 재건축 등 다양한 도시 재생 사업을 추진해 30년간 정체돼 있던 도시계획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으려 해요. ▶굵직한 숙원사업뿐 아니라 대형그늘막인 ‘서리풀원두막’ 같은 생활밀착형 행정들도 지역 안팎에서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주민들이 횡단보도 등에서 교통신호를 기다리며 따가운 햇볕과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서리풀원두막을 설치했는데, 주민들이 ‘도심 속 오아시스’라며 아주 좋아하셨어요. 서울의 다른 자치구들은 물론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했어요. 서리풀원두막으로 지난해 유럽연합(EU) 등에서 공식 인정하는 친환경상인 ‘그린애플 어워즈’(The Green Apple Awards)도 받았어요. ▶큰 히트를 친 서리풀원두막이 서울시 반대로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서리풀원두막을 설치하려 했을 때 서울시에서 도로 위에 세우면 안 된다고 반대했어요. 하지만 주민 편의를 위해 강행했죠. 주민 호응이 ?커지자 도로 위에 설치해도 된다는 가이드라인이 내려왔어요. 반대한다고 안 했다면 전국으로 뻗어나간 서리풀원두막은 태어나지도 못했을 거예요. ▶뒷골목 모기를 박멸하는 ‘서초 100인 모기보안관’, 도시에 인문학적 상상력을 입힌 ‘양재천 칸트의 산책길’, 노점상 없는 거리를 만든 ‘강남대로 푸드트럭 존’ 등도 큰 호응을 얻은 생활밀착형 행정으로 꼽히는데, 이런 행정은 어떤 철학으로 추진하나요. -마음을 읽으면 보이지 않던 부분이 보이게 됩니다. 행정도 마음을 읽는 게 중요해요. 한여름 땡볕을 가려주는 작은 배려인 서리풀원두막처럼 마음이 담긴 행정, 체온이 묻은 사업들은 주민 호응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죠. 주민 눈높이에 맞춰 주민들이 직접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핵심입니다. 주민들은 구청장이 집안의 작은 일도 챙기는 엄마처럼 골목의 고장 난 가로등, 공원의 낡은 벤치 등 작지만 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것들을 찾아내 꼼꼼하게 처리해 주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조 구청장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독일의 첫 여성 총리 앙겔라 메르켈이 롤 모델이다. 부드럽게 다른 사람의 의견을 포용하면서도 뚝심 있게 정책을 펼쳐서다. “서초의 변화는 응원과 따끔한 조언을 아끼지 않은 45만 서초구민들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물은 100도에 끓는데, 1도만 보태면 기체가 됩니다. 서초는 다른 자치구와 달리 1도가 더 있어요. 무한한 잠재력과 에너지를 지닌 구민들이 바로 1도입니다. 그 에너지를 모아 서초의 100년 미래를 그려 나가겠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조은희 구청장은 누구 경북 청송에서 태어나 20대 후반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30대 중반에 청와대 행사기획 비서관, 문화관광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이어 대학교수, 비정부기구(NGO) 대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1급), 서울시 최초 여성 정무부시장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14년 7월 민선 6기 서초구 첫 여성 구청장으로 취임, 강력한 추진력으로 서초의 해묵은 난제들을 풀어내고 있다. 독일 메르켈 총리의 ‘무티 리더십’을 바탕으로 서초의 100년 미래를 위한 그림을 ‘엄마행정’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 강효상, 노무현·이명박 합성사진 공개 논란

    강효상, 노무현·이명박 합성사진 공개 논란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상파 토론프로그램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등이 함께 손 잡고 서 있는 합성 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강 의원은 21일 ‘적폐수사, 정치보복인가, 적폐청산인가’를 주제로 한 KBS 1TV ‘생방송 일요토론’에 출연해 이런 사진을 공개했다. 강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버락 오바마,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들이 함께 어울려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미국 전·현직 대통령들이라곤 왜 서로 미움이 없겠느냐”며 “지난 미국 대선에서 맞섰던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청와대에서 노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문 대통령, 이 전 대통령 등이 손에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었다. 강 의원은 “제가 합성한 사진이지만 이런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에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론 패널로 나온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미국 전현직 대통령들의 사진은 좋았지만, 두번째 사진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고 노무현 대통령은 돌아가시고 안 계시는데 저렇게 쓸 수 있는 지 의문이다”라면서 “취지는 알겠으나 이렇게 언급하는 것은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 참석한 정미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가 4년간 1조원이라며 민주정부 10년의 국정원 특활비도 모두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전 대통령 관련 검찰수사는 개인비리 의혹이라고 선을 그은 뒤 “(MB 정부가) 지난 2008년 참여정부 인사들을 탈탈 털었던 것은 생각나지 않느냐”며 반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채용비리’ 이광구 前우리은행장 영장 기각

    ‘채용비리’ 이광구 前우리은행장 영장 기각

    검찰이 우리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인이 합격되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광구 전 우리은행 행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서울북부지법 최종진 영장전담판사는 19일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에 의한 범죄혐의 소명 정도 및 이에 대한 다툼의 여지, 현재까지 수사 진행 경과, 피의자가 개인적 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주거 및 가족관계 등 사정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할 사유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전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 전 행장과 함께 영장이 청구된 우리은행 전직 임원 A씨에 대한 영장도 함께 기각됐다. 이 전 행장은 2015~2017년 우리은행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30여명이 부정 채용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해 11월 우리은행의 2016년 신입사원 공채에서 국가정보원과 금융감독원, 은행 전·현직 고위 인사의 자녀와 친인척 등이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벌여왔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우리은행 채용비리’ 이광구 전 행장 구속영장 기각

    ‘우리은행 채용비리’ 이광구 전 행장 구속영장 기각

    우리은행 공개채용 과정에서 일부 직원을 특혜 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광구 전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서울북부지법 최종진 영장전담 판사는 19일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의한 범죄혐의 소명 정도 및 이에 대한 다툼의 여지, 현재까지 수사 진행 경과(수차례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관련자 진술이 확보된 점), 피의자가 개인적 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주거 및 가족관계 등 사정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할 사유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전 행장에 대한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 전 행장과 함께 영장이 청구된 우리은행 전직 임원 A 씨에 대한 영장도 기각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행장은 2015∼2017년 우리은행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총 30여 명을 부정하게 채용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6년 신입사원 공채에서 국가정보원과 금융감독원, 은행 전·현직 고위 인사의 자녀나 친인척 등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난해 11월부터 검찰 수사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우리은행 인사팀의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및 결과’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특혜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16명의 이름, 성별, 출신학교, 추천인이 기록돼 있다. 검찰은 수사 결과 당초 의혹이 제기됐던 2016년 채용뿐 아니라 2015·2017년 채용에서도 불공정한 특혜가 있었다고 보고 이 부분에도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천동지 무슨 뜻?…정두언 “MB 대선과정에 세 번 있었다”

    경천동지 무슨 뜻?…정두언 “MB 대선과정에 세 번 있었다”

    정두언 전 의원은 19일 이명박 정부 시절 비리와 관련해 “경천동지할 일이 3가지가 있다”면서 “그것은 제가 죽기 전에나 말할 수 있는 일들이다”고 밝혔다. 경천동지(驚天動地)는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뒤흔든다’는 뜻으로, 세상을 몹시 놀라게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정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07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 고비가 한 세 번이나 있었다”며 “그게 후유증이 대통령 후까지 간다. 그걸 처리하는 과정에서 돈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주 그냥 경천동지할 일들이 벌어졌다. 그것은 제가 죽기 전에나 말할 수 있는 일들이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을 묻자 “제 목을 매십시오”라며 거부했다. 정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가 박근혜 정부보다 10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MB에 대해서 비판하는 자들은 사찰한다, 이게 민간인 사찰”이라며 “가장 악랄한 블랙리스트였다. 우리가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에 분개하는데 이것은 그것의 10배 해당하는 블랙리스트”라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은 “영포(영일·포항) 라인들이 모여가지고 정권을 호위한다고 그러면서 온갖 사회를 상대로 사찰을 했는데 또 그들이 벌인 짓이 그것 뿐만이 아니다”며 “각종 이권 청탁, 인사 청탁을 하다가 안 들으면 또 그 사람을 상대로 사찰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행해서 비리를 캐가지고 쫓아내고 그런 일이 부지기수였다. 이건 정권을 잡은 게 아니라 이권을 잡은 거다”고 표현했다. 정 전 의원은 “이거는 무슨 깡패, 악당, 불한당 정권”이라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그 자들이 좌파 세력을 척결한다고 믿고 그런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비판세력으로 찍혀 국정원으로부터 사찰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최근 MB 측근들이 돌아서는 이유에 대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그런 스타일”이라면서 “(김희중 전 실장이) 도곡동 땅, BBK, 다스, 삼성문제 등에 대해 다 알 겁니다”고 말했다. 그는 김희중 전 실장에 대해 “굉장히 맑고 담백하고 깨끗한 친구”라며 “그 부자(MB) 돈 관리를 하면서 본인은 되게 가난하게 살아서 사실은 굉장히 생활고를 많이 겪을 정도로 어려웠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기자회견 때 긴장한 모습이었다며 “그런 모습을 처음 보는 것 같다. 좀 떨고 계시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文·MB 정면충돌] 민주당 “MB, 후안무치” 비난… 한국당 “文 ‘분노’ 발언 부적절”

    국민의당 “MB, 감옥에 있어야” 바른정당 “文, 중립성 지켜달라”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자신에 대한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 때문”이라는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반면 보수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분노한다’ 발언에 반발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재임 시절 권력형 비리 사건 수사에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끌어들이는 것은 최소한의 정치적 금도를 넘어선 것으로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23년 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골목길 성명 2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한마디로 후안무치란 표현밖에 안 나온다”고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 검찰 수사는 MB 정부 때와는 180도 다르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문제는 애초 노 전 대통령을 정조준해서 수사했고, 이 과정에서 국정원까지 동원해 여론몰이를 했던 명백한 정치 보복 행위였다”고 반박했다. 그동안 MB 관련 발언을 자제해온 원내지도부는 방침을 바꾼 듯 이날 총공세로 나서 ‘정치 보복 프레임’에 대응했다. 국민의당도 이 전 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원내정책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이 있어야 할 자리는 기자회견장이 아니라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할 차디찬 감옥”이라고 비난했다. 보수 야당은 이날 문 대통령이 격에 맞지 않는 감정적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비서실장 같은 말씀을 대통령이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말씀을 좀 자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피의사실 유포로 모욕주기 수사를 자행하는 검찰부터 문책하라”며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대한 수사 없이는 정치 보복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주 바른정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수사를 강화하라는 가이드라인으로 비쳐질 수 있다”면서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친 MB 검찰 수사 반박 성명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제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정치보복과 정치공작 등을 언급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이례적으로 직접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저와 함께 일했던 청와대의 공직자들에게 권력형 비리는 없었다”면서 “역사 뒤집기와 보복 정치로 대한민국 근간이 흔들려 참담하다”고 했다. 또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보수 궤멸과 정치공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의 성명은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을 원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친 성명이었다고 본다. 구체적인 해명 대신 정치보복 같은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20여년 전 수사를 앞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골목길 성명을 보는 듯하다. 이 전 대통령은 차라리 자신에게 책임을 물으라고 했지만 핵심 측근들이 구속되는 등 검찰 수사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듯하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이 나란히 구속됐다. 두 사람 모두 거액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두 정권에 걸쳐 청와대 핵심 인사들이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아 부적절하게 사용했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아직 유무죄를 따질 재판 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현재까지 수사에서 드러난 내용을 보면 현금이 오고 간 정황이 구체적이고 뚜렷하다. 이 전 대통령의 성명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특활비 상납을 알고 있었는지 밝혀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의 수십년 지기로서 ‘MB 집사’로 불리는 김 전 기획관이 자신의 판단만으로 수억원의 특활비를 상납받았을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은 2008년 이 전 대통령과 독대해 특활비 상납과 관련,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이 전 대통령이 특활비 상납 사실을 알았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국정원의 특활비 상납은 이미 터진 뇌관이나 마찬가지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한 덮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특활비를 이 전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 여비와 민간인 사찰 입막음용, 청와대 기념품 구입에 썼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마당이다. 측근들을 모아 대책회의를 하고, 반발성 성명이나 발표한다고 사태가 수습되지는 않는다.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과연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혐의가 사실이냐 아니냐다. 이 전 대통령은 구체적인 해명이나 반박은 하지 않고 짜맞추기 수사라고만 했다. 이 전 대통령이 정말 당당하다면 하나하나의 혐의에 대해 납득할 만한 소명으로 국민의 의혹을 풀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서 정치보복이라고만 주장한다면 동조할 국민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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