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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대의 인물 카메라렌즈에 담다

    사진작가 임영균(49·중앙대 교수)이 국제무대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84년 그가 찍은 백남준의 인물사진이 뉴욕 타임스에 실리면서부터다.이후 20여년 동안 그는 인물사진에 대한 연구와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한 시대를 기록한다는 의미에서 인물사진을 찍는 것은 사진가의 의무”라는 게 그의 소신이다.임영균의 사진에는 어떤 철학이 담겨 있을까.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는 ‘예술가의 초상’전은 그의 사진 예술세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임영균의 인물사진은 인물의 외형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그들이 사는 집이나 작업장 혹은 거리에서 촬영함으로써 당시의 시대적 배경까지 담는다.사진의 예술성 못지 않게 기록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임영균은 자신의 사진작업의 한 단면을 “우연을 가장한 연출”이란 말로 설명한다. 임영균은 80년대 뉴욕 유학 시절 예술가의 초상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알렉스 카이저의 조수 생활을 하며 ‘사진예술의 과학’을 배웠다.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는 크로핑(cropping)에서 1㎜의 오차도 용납지 않는 완벽한 사진을 몸으로 체험했다.임영균은 지금도 사진의 가장자리를 무엇보다 중요시한다.이번 전시에서는 백남준·조병화·서정주·문훈숙·존 케이지·존 배 등 60여명의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02)734-0458.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성공시대] 명동의 꿀떡 노점

    [성공시대] 명동의 꿀떡 노점

    “제가 기쁜 마음으로 일하면 그날 매상은 자연스럽게 오르기 마련이죠.즐거운 모습이 고객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나 봐요.” 인파로 북적이는 명동은 ‘히트상품’으로 넘쳐난다.다른 번화가에서 들어온 ‘외래종’부터 명동 특유의 ‘토산물’까지 명동은 웬만한 특산물을 두루 갖췄다.최근에는 급증하는 외국 관광객에 힘입어 국제적으로 검증받은 상품도 제법 있다.하지만 히트상품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지난 3년동안 실타래 모양의 꿀떡으로 명동에서 인기를 끄는 ‘꿀타래’ 가게를 찾았다. ●실 뽑듯 만든 꿀타래에 호두등 넣어 “꿀과 엿기름을 숙성시킨 덩어리를 실을 뽑듯 1만 6000가닥의 꿀타래를 만듭니다.여기에 옥수수가루를 묻힌 뒤 땅콩이나 호두,깨,분유,아몬드 등을 넣어 꿀떡을 탄생시키는 것이죠.” 고압가스 관련 업종에서 일하다 IMF를 맞아 장사의 길로 접어든 박영욱(31)씨는 마치 공연을 하듯 꿀떡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꿀떡은 땅콩과 호두,깨,분유를 넣은 ‘A’형 꿀타래와 아몬드,코코아,호두,깨,분유가 들어간 ‘B’형으로 나뉜다.A형은 꿀떡 10개가 들어가는 1상자에 3000원,B형은 4000원. “인사동에서 친구와 함께 2년여동안 꿀타래 가게를 운영하다 3년전부터 이 곳에 혼자 가게를 열었습니다.꿀떡 만드는 방법은 이미 익혔고 재료는 관련 업체에서 공급받고 있죠.” ●10개들이 한 상자 1분이면 ‘뚝딱’ 5년 이상 꿀타래를 만든 실력이라 손놀림이 무척 빠르다.1상자를 만드는데 채 1분을 넘기지 않는다.재빠른 제작기술은 손님이 많을 때 효과가 크다.게다가 명동에는 일본 관광객이 늘 북적이기 때문에 일어에도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어야 한다.박씨는 신기해하며 쳐다보는 일본 관광객들에게 능숙한 일어로 제작과정을 설명해 주었다. ●고객의 70%이상이 일본인 관광객 “손님 가운데 70% 이상이 일본 관광객이라 일어는 제게 필수로 자리잡았죠.사실 꼭 필요한 말만 익혀서 대충 둘러대고 있는 편인데 앞으로 장사를 위해서라도 일어는 제대로 배우려고요.” 꿀타래에는 단골손님이 꽤 많다.일본 관광객들은 한꺼번에 10여상자씩 구입하기도 한다.모양이 신기하고 달콤한 맛이 선물용으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오후 5시부터 문을 여는 꿀타래 가게는 명동에 행인들이 뜸한 밤 11∼12시까지 운영된다.하루 70∼100상자가 팔리며 월 매상은 700만∼800만원 정도이다.순이익은 월 300만∼400만원,연소득으로 치면 4000만∼5000만원에 이른다. 겨울인 12월에서 3월까지가 성수기이며 한여름인 7∼8월은 상대적으로 비수기에 해당된다.A형과 B형이 팔리는 비율은 대략 5대3. ●점포 위치·독창성·맛등이 매출 좌지우지 “꿀떡 장사에서 중요한 세가지는 아무래도 점포의 위치와 제품의 독창성,그리고 맛이죠.꿀타래는 전통떡이라 인사동에 더 어울리지만 명동이라는 상권 덕분에 여기서도 제법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박씨에게도 고충은 있다.비가 오거나 추운 겨울에는 아무래도 장사하기 힘들다.비가 오는 날에는 덩달아 매상까지 줄어든다. “1∼2년쯤 더 꿀타래를 만든 뒤 다른 업종으로 가게를 열 생각입니다.아직은 젊어서 문제가 없지만 아무래도 노점을 계속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경기불황과 청년실업으로 흉흉한 사회 분위기에서 그는 이미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글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신현림 사진산문집 ‘아我‘

    지금 이 순간까지도 끙끙 가슴앓게 만든 시(詩)는 첫사랑이었다.첫사랑을 가슴에 품은 채 한눈 팔듯 만났다가 첫정을 품고 만 건 사진이었다. 시인이자 사진작가인 신현림(43)에게 시와 사진은 떼놓을 수 없는 삶의 동력이다.그런 그가 사진산문집 ‘아我! 인생찬란 유구무언’(문학동네)을 냈다.“세상 속에 나를 풀어놓고 멀찍이 바라보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으며 글을 썼다.”는 그다. 책을 읽기 전이라면 감탄사로 시작하는 제목은 아무래도 의심스럽다.맺힌 데 없이 순순히 인생을 찬사할 젊은 작가가 얼마나 될라고.혹,신산한 사람살이를 지독하게 역설한 게 아닐까 의심했다면 틀렸다.삶의 고뇌와 비애를 토로하는 숱한 신간들 틈바구니에서 이 책은 모처럼 선명해서 반갑다.더불어 사는 삶,소박한 삶에 대한 긍정으로 차고 넘친다. ●삶에 대한 선명한 긍정 “스물여섯살 때 서점에서 우연히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집을 보고 ‘이거다’ 싶은 영감을 얻었다.”는 작가는 새 책에 스스로를 송두리째 담갔다.12년 동안 찍어 모은 사진들이 1만여장.책 출간에 맞춰 인사동 룩스 갤러리에서 첫 사진전(새달 5일까지)을 열고 있는 그가 “햇볕과 바람에 육신을 광합성하는 마음으로 일상에 뷰파인더를 들이댔다.”며 웃는다. 기실,렌즈에 포착된 일상은 그들이 피사체가 됐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울 만큼 낡고 익숙한 것들이다.보도에 삐져나온 잡풀,골목 벽의 낙서,풍선처럼 부푼 임신부의 몸,석양의 바닷가,텅빈 철도역,죽은 물고기를 품은 어항….더러는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기도 하지만,삶의 과정에 놓이는 크고 작은 옹이들과 화해하자는 주문을 끝없이 외운다. ●인사동 룩스 갤러리서 첫 사진전도 “고향을 떠나 산 지도 십삼년이 된다.(…)어둠 속에 잠긴 긴 철길을 따라가면 생의 찬가와 생명의 소리가 들릴 것도 같아.‘아무리 괴로워도 사는 의미를 발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야.자신이 느끼는 슬픈 기분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그래서 우리 인생은 희망적이지.”(‘슬픔의 깊이’) 시인으로서의 ‘직업적’ 성찰이 드러나는 대목이 잦다.“내가 애착하는 언어들은 무덤가의 제비꽃처럼 낮은 곳에 사는 언어이거나 강렬한 언어와 부딪쳐 안개처럼 스미거나 번져가 분위기를 그려내는 언어다.”(‘몽탄’) 지극히 사변적인 작가의 이야기에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건 번번이 시간문제다.“밤늦도록 쫓아다니느라 어린이집 종일반에 맡겨둔 아이가 안쓰러워 미치겠다.”는,그가 혼자 키우는 어린 딸아이도 자주 등장한다.탈을 뒤집어쓰고는 ‘내가 어딨냐?’고 묻는 세살배기 아이 앞에서 무릎을 쳤다.생이 시작되자마자 자기존재에 반응하는 인간의 무의식이라니! 인상깊었던 책의 대목이나 잠언을 통해 작가의 독서 편력을 들여다보는 즐거움도 덤이다. ●인상깊은 시적 성찰 시인 김경미의 말대로 ‘자기 자신에 대해 언제나 맹활약 중인’ 신씨는 인터뷰에서 “은혜롭다.”는 말을 여러번 했다.“액자 살 돈이 없어 전시작품들을 모두 압정으로 붙였다.”며 웃는 그의 여유가 세상에 위안이 되는 걸까.문학이 ‘실족’했다는 시대에,지난 7월 낸 세번째 시집 ‘해질녘에 아픈 사람’(민음사)이 무려 5쇄나 찍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싱글들의 화려한 밥상

    싱글들의 화려한 밥상

    싱글은 게으르다.일에서?아니면 인간관계에서?아니다.이들은 제대로 된 밥상 차리는 데 절대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단지 3분 내에 만들 수 있는 음식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뭐 어때?’라고 묻는 당신,혼자 살수록 잘 먹어야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도 모르는 바보다.그게 아니더라도 ‘밥심’이 있어야 뭐든 잘한다는 어른들 말씀도 안 듣는 반항아다. 싱글들이여,이제 남들 다 한다는 유기농 웰빙식은 못해도 최소한 인스턴트 음식으로 연명하는 생활은 접자.둘이 아니면 어떤가.혼자서도 잘먹고 잘살자. 글 이기철 최여경 나길회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혼자서도 잘먹어야 single 벙글 #1.자취생의 주식 평상시에는 라면.뭔가 새로운 게 먹고 싶을 때는 라면에 파를 넣는다.영양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라면에 달걀을 넣는다.매일 먹는 라면이 질렸다면 라면에 커피를 조금 타본다.고기를 먹고 싶을 때는 소고기라면을 끓여 먹는다.새로운 무엇인가를 원할 때 봉지 라면이 아닌 컵라면을 사서 먹는다.기쁜 일이 생겼는가.그렇다면 평소에 한박스 사다 놓던 라면을 몇 박스 더 사놓아라. #2.분야별 자취생 유형 김치-초급:김치가 넉넉히 있다.중급:아무리 오래된 신김치라도 먹을 수 있는 기술이 생긴다.고급:김치국물을 가지고 전쟁을 한다. 요리-초급:보통 사람들이 먹는 요리를 먹는다.중급:라면과 김치만으로 100가지가 넘는 요리를 구사한다.고급:희한한 메뉴가 등장한다.쌈밥=쌈장+밥,달걀밥=날달걀+밥 등. 설거지-초급:생길 때마다 바로 한다.중급:차일피일 미루다가 벌레가 보이면 한다.고급:친구 하나를 물색한 다음 저녁을 먹이고 시킨다. 술안주-초급:가급적 밖에서 마신다.주점,맥주집 등.중급:각종 마른안주나 과일 등을 사다 놓고 먹는다.이게 더 싸다.고급:○○깡 하나에 소주 한병.두 개씩 먹으면 죽음이다.(출처 웃긴대학·humoruniv.com) 하지만 혼자 사는 그대,언제까지 이렇게 처량하게 살 것인가. 여기 초라한 백수 자취생에서 화려한 요리 전문가로 변신한 ‘나물이’ 김용환(33)씨가 분연히 나섰다.직장인 윤현식(28·롯데백화점 홍보실)씨와 황인숙(25·웅진코웨이개발 인사총무팀)씨에게 전수하는 혼자 사는 자취생이 아닌 멋진 싱글을 위한 요리.손이 많이 가지도,돈이 많이 들지도,호사스럽지도 않다.하지만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요리다.아자! ■ 싱글들을 위한 식당 혼자 먹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가족간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 ‘나홀로 식사’가 늘어나는 추세다.권우희 JW메리어트호텔 디자이너는 “맨날 보는 직장 동료들과 수다를 떨면서 먹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혼자 먹는데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전엔 ‘왕따’를 당한 듯이 구석에서 벽을 보고 후다닥 한 그릇 해치웠지만 지금은 창가에 앉아 당당하게 나홀로 식사를 즐긴다.잡지를 읽거나 먼산바라기를 하는 여유로움은 덤이다.정찬보다는 샌드위치나 김밥 등 간편식 위주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센터럴시티 지하의 카페 파스쿠찌(6282-2826)는 한잔의 커피와 샌드위치에 만족하는 강남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나홀로 식당이다.‘나홀로’족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현란한 모양에 에스프레소의 진하고 캐러멜의 달콤한 맛이 담긴 파스푸초(4500원)와 겉은 부드럽고 속은 파삭파삭한 파니니 샌드위치(4000원).눈과 입이 행복해지면서 나혼자 식사라는 생각은 저만치 달아난다. 인사동 한빛은행 4거리의 우드앤브릭델리(737-1142)는 볼거리가 많고 외국인들의 왕래가 잦은 인사동의 특징을 살린 곳으로 인테리어도 깔끔하다.햄치즈샌드위치가 좋다. 동호대교 남단에서 안세병원 4거리쪽으로 가는 길목의 국민은행 뒤의 르파니에(540-7882)도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 메뉴로 하는 샌드위치 전문숍이다.저녁에는 샐러드,감자튀김,치즈크래커 등의 안주에 곁들여 맥주도 한 잔 할 수 있는 곳이다. 먹을거리 많은 명동에서도 혼자 찾기 좋은 곳으론 유투존 후문 맞은 편의 충무김밥(756-6886)이 있다.밥에 별도의 양념 없이 김으로 감쌌고,김칠맛 나는 오징어무침과 무김치는 충무김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찬.간식으로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충무김밥 골목에서 왼쪽으로 들어가 틈새라면(756-5477)은 얼얼한 라면으로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매운 맛에 기분전환에는 그만이다.라면회사들이 새 라면을 개발할 때 이 집 라면을 샘플링해 간다는 소문도 있다. 이화여대 정문 미스터피자 맞은 편의 가미(364-3948)는 참국수와 물냉면으로 인기가 높다. 유행을 좇아 새로운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하기보다는 국수만 묵묵하게 고집해 맛이 깊다. ■ 싱글요리 노하우 (1) 기본적인 재료는 미리 구입해 다듬어 두기-재료가 없으면 요리가 귀찮다.채소도 밀폐용기를 활용하면 김치 냉장고가 없어도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간다. (2) 남는 재료는 요리해 보관하기-혼자 살면서 음식을 하면 재료가 남기 일쑤.이럴 땐 아예 넉넉하게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해 뒀다 나중에 녹여 먹는다.이게 인스턴트 식품보다 훨씬 몸에 좋다. (3) 통조림 제품은 다양하게 구비해 놓기-보관 기간이 길고 응용할 수 있는 요리가 다양하므로 흔한 참치에서 죽순까지 여러가지를 사놓는다. (4) 야채보다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식재료는 1인분씩 보관-각종 고기류는 한번 요리해 먹을 만큼씩 싸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5) 요리 중간 중간 설거지하기-요리를 하고 난 다음 그릇이 쌓여 있는 것을 보면 요리계에 입문하자마자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 나물이의 요리조리 나물이의 요리법은 어렵지 않다.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만을 쓰고 손과 숟가락과 컵만 있다면 특별한 계량도구도 필요없다.(모든 요리 1인분 기준,재료 괄호안 숫자는 밥숟가락 수) 잘나가는 인터넷 요리작가이자 베스트셀러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의 저자.본명 김용환.자취생활 18년 동안 취미를 뛰어넘어 생존전략으로 요리를 해왔다.2002년에 디카를 구입하면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음식 만들기를 알려주는 ‘요리전도사’로 나섰다.그의 홈페이지 나물이네(www.namool.com)에는 하루에도 수천명의 사람들이 요리법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골뱅이 무침? No, 비빔칼국수 재료 칼국수 생면 1인분,닭가슴살 1줌,요리용술 (¼)컵,상추 등 집에 있는 야채 양념장 고추장(2),고춧가루(2),설탕(4),식초(6),다진마늘(1),참기름·깨 조금씩 만드는법 (1)물 3컵에 요리용술을 부어 끓이다가 닭고기를 넣어 삶은 다음 먹기 좋게 찢어준다.(2)양념장 재료를 섞는다.(3)칼국수면을 3∼4분 정도 삶고 찬물이나 얼음물에 헹군다.(4)칼국수,양념장,각종 야채를 넣고 비벼 그릇에 담는다. ●디저트까지 확실히,단호박 크렘블레 재료 단호박 (½)개,설탕(4),버터(1),우유 1컵,달걀 3개,만드는법 (1)단호박은 속을 파내고 껍질을 벗긴 다음 20분간 아 체에 내린다.(2)여기에 설탕,버터,우유,달걀을 섞어 다시 체에 내린다.(3)푸딩틀이나 비슷한 크기의 그릇에 버터를 바른 다음 반죽을 붓는다.(4)약 30분간 쪄내면 완성. ●비타민 보충용 샐러드 재료 방울토마토,치커리 등 각종 채소 드레싱 발사믹식초(2,없으면 그냥 식초로 대체),올리브오일(4),레몬즙((½)), 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법 (1)준비한 야채를 씻어 찬물이나 얼음물에 씻고 한입 크기로 자른다.(2)드레싱 재료를 섞는다.(3)먹기 직전 드레싱을 뿌리면 된다. ●맛있는 볶음국수,차우펀 재료 쌀국수 1인분,모시조개 7개,대하 1마리(없어도 됨),요리용술(4),죽순 (½)개,청경채 3개(야채는 다른 것으로 대용가능),굴소스(1,없으면 진간장 2+설탕 (½)로 대체),식용유(2),다진마늘(1),고추기름(1,없으면 그냥 고추) 만드는법 (1)식용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다진마늘을 넣고 볶다가 죽순,청경채를 넣는다.(2)여기에 다시 새우와 모시조개를 넣어 볶다가 요리용술을 넣는다.(3)굴소스와 물 (½)컵을 넣고 자작하게 끓인다.(4) 삶아서 얼음물에 헹군 쌀국수를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5)고추기름을 넣고 마무리한다.
  • [길섶에서] 놋그릇/심재억 문화부차장

    명절을 앞둔 지금쯤이면 큰며느리였던 어머니는 아예 날을 잡아 놋그릇을 닦곤 하셨다.광 속에서 제기(祭器)광주리를 꺼내고,찬장 시렁에 얹힌 그릇과 놋요강,징을 닮은 방짜유기 세숫대야까지 더해 마당 한 쪽이 놋그릇으로 그득했다.“이렇게 닦아 차례상을 차려야 조상들이 편히 운감(殞感)을 하지.나중에 나 죽고 더라도 니 각시한테 꼭 이게 시켜야 써.” 말이 그릇 닦는 일이지 놋그릇의 묵은 때를 벗겨내기란 ‘어깻죽지에 서리 맞는 일’에 버금했다.검은 흙기와를 부숴 낸 고운 가루를 물에 적신 짚수세미에 묻혀 맨지르한 그릇을 문지르는 일은 보기보다 힘들었다.한참 문지르다 보면 손아귀 힘이 풀려 미끈 빠져나간 그릇이 부딪치며 깡깡 쇳소리를 내곤 했다.꼬박 한나절을 닦아 새암물에 씻은 뒤 깨끗한 광목 천으로 매조지해 쌓아 놓은 놋그릇이 가을 햇빛을 받아 싱싱하게 반짝거렸다. 그 반짝임이 또한 내 핏속에 살아있음을 나중에 알았다.한 날,인사동 골동품전의 유리진열장에 부장품인 듯한 놋그릇이 갇혀 있었다.더는 뜨거운 밥이 담기지 않고,그래서 닦을 일도 없을 그 놋그릇을 어디선가 본듯 해 나는 한참동안 걸음을 떼지 못했다. 심재억 문화부차장 jeshim@seoul.co.kr
  • ‘제33회 후소회전’ 15일부터

    오용길(吳龍吉·이화여대 교수) 후소회장은 15일부터 서울 인사동 갤러리 상에서 ‘제33회 후소회전’을 갖는다.후소회는 지난 1938년 결성된 중견화가들의 모임이다.
  • 시설 업그레이드…백화점 ‘리뉴얼 바람’

    시설 업그레이드…백화점 ‘리뉴얼 바람’

    백화점업계에 ‘리뉴얼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낡은 시설을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매장으로 꾸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할인점과 차별화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인다는 것이 리뉴얼의 목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압구정 패션관,LG백화점은 부천점,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 푸드코트를 리뉴얼해 새롭게 선보였다.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1일 패션관을 패션1번가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매장을 고급화하기 위해 네덜란드 건축가인 벤 반 브클의 설계로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조형미를 갖춘 ‘명품관 웨스트’로 새단장해 오픈했다. 특히 외관에 지름 83㎝의 유리디스크 4330장을 부착하고 홀로그래픽 등을 이용해 입체감을 줌으로써,밝고 산뜻한 색상 분위기를 연출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이 곳에서 만난 길정숙(54·여·서울 송파구 오륜동)씨는 “외관이 깨끗하고 내부 매장의 분위기도 짜임새가 있어 쇼핑할 분위기가 새록새록 생긴다.”며 “이왕 쇼핑하는 김에 가을 냄새가 풍기는 스카프나 한 장 사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명품관 웨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적 명품 브랜드를 강화한 것이다.1층 화장품 매장은 스페인의 피혁·의류·잡화의 명품 브랜드인 로에베와 아르마니 패션의 세련미를 화장품 속에 담은 아르마니 코즈메틱 브랜드,샤넬 메이크업 화장품 전문숍 등이 새로 들어섰다.2층 여성의류 매장은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프랑스 브랜드인 이사벨마랑과 뉴욕 여성캐주얼 브랜드인 시오리,섹시하면서도 여성미를 살려주는 홍콩 모피 브랜드인 사바티에 등이 처음 선보였다. 3층 여성캐주얼 매장은 영국의 클래식과 트렌드를 새롭게 해석한 여성 캐릭터캐주얼 프링글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프랑스 여성캐주얼 사라가노 등이,4층 남성 진 매장에는 현대적이고 도회지풍의 명품 신사복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남성 캐릭터캐주얼 Z제냐,복고풍에 새로운 감각을 덧댄 일본 스포츠캐주얼 슈즈 브랜드인 오니츠가 타이거,이탈리아 프리미엄 진캐주얼 가스진 등이 새로 들어와 명품 이미지를 보강했다. 5층 생활용품 매장은 규모를 270여평으로 넓혀 가구·인테리어 소품·욕실용품·주방용품·침구 등 70여개 생활용품 브랜드를 망라한 토털 리빙숍으로 꾸몄다.센추리·조셉 조셉 등 가구 브랜드와 알레시·디자이너 이미지 등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움브라·인터 디자인 등 욕실용품 브랜드,레녹스·야드로·로열 코펜하겐 등의 명품 브랜드를 새롭게 내놓았다. 차정균 갤러리아백화점 명품 웨스트 영업지원팀 주임은 “경기불황으로 할인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차별화 차원에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리뉴얼했다.”며 “지난 1일 새로 오픈한 이후 이전보다 2배 이상 소비자들이 찾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오픈한 LG백화점 부천점은 ‘백화점과 오락적 요소를 결합한 복합형 쇼핑몰’을 기치로 내걸고 엔터테인먼트형 쇼핑몰로 새단장했다.이를 위해 ‘살거리가 있는 매장’과 ‘볼거리·놀거리가 있는 광장’이 공존하는 퓨전형 새로운 모델로 설계했다. 살 거리가 있는 매장은 5층 스포츠몰과 7층 디지털·생활용품몰이 대표적이다.스포츠몰은 각 브랜드의 캐릭터를 최대한 부각하는 한편,소규모 이벤트 공간과 스포츠 관련 디스플레이를 통해 젊은이들의 발길을 잡는다는 컨셉트로 이뤄져 있다.7층 디지털·생활용품 매장은 다양한 생활용품과 함께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갖추고 있다. 놀거리와 볼거리가 있는 거리는 5층 스포츠몰에서 열리는 에어로빅·밸리댄스·재즈댄스·브레이크댄스 등의 공연을 비롯해 하모니카·퓨전 실내악·가야금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연주와 페이스 페인팅·마임 퍼포먼스 등 주말 단위로 열리는 다양한 이벤트가 전개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 푸드코트를 새단장해 지난달말 문을 열었다.올들어 7월까지 과일·정육·냉장식품 등을 판매하는 슈퍼매장의 인테리어를 유럽풍의 고품격 스타일로 새단장하고 수제 햄코너나 유기농 가공식품 코너 등을 새롭게 추가한 만큼 일반 메뉴보다 전통 방식에 충실히 만들어 본래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급’ 상품 판매에 주안점을 두었다. 일본 관서식 우동 ‘사누키야 우동’,싱가포르식 중국요리 ‘차우싱’,중국 본토 만두 브랜드 ‘샤롱파오’,이탈리아식 피자 전문점 ‘라볼비아’,유기농 퓨전 레스토랑 ‘마켓오’,웰빙 트렌드의 전통 궁중쌈밥 ‘노다복쌈’,인사동의 유명한 한정식집이 만든 비빔밥 ‘화반 바이 두레’ 등 20개가 새로 선보인 코너들이다.장경주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식품팀장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들이 고객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실제 새단장을 한 이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토막소식]

    ●서울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관내 대방·흑석·동작·보라매·국사봉·달마·학수·녹천약수터 등 8곳의 약수터에 대해 수질개선 및 주변시설 정비공사를 마쳤다. 이번 공사를 통해 약수터에 대장균 침입을 차단하는 오염방지시설을 설치하는 한편,물탱크와 물공급시설 등을 교체했다. ●서울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는 15일까지 민간 굴토공사장 정기점검을 실시한다. 이번 점검은 토목기술사와 담당공무원이 함께 참여한다.점검대상은 ▲깊이 5m이상 또는 경사진 대지 3m이상 굴착한 공사장▲높이 1.5m이상 석축하단부를 굴착한 공사장▲기타 위험이 있다고 지정한 공사장 등이다.(02)330-1393. ● 서울 도봉구(구청장 최선길)는 이달 말까지 유해성 광고물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인다. 정비대상은 출장마사지,유흥업소선전,전화방,대리운전 등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전단지와 현수막 등이다.적발된 단속물에 대해서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며,특히 청소년 유해광고물에 대해서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02)2289-1816. ●서울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9일까지 구청 부동산정보과 및 해당토지 관할 동사무소에서 개별공시지가 열람 및 의견제출을 실시한다. 열람기간에 토지소유자와 기타 이해관계인은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가격이 적정치 않다고 판단할 경우 적정한 의견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개별공시지가는 이번 열람과 의견제출을 거쳐 다음달 30일 결정공시된다.(02)2650-3386.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는 업주 스스로 청소년 보호활동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실시하는 청소년 유해업소 특별단속의 다음달 일정을 사전예고했다.단속일정 및 지역은 ▲6일 인사동▲7일 관철동▲10일 낙원동▲13일 당주동▲15일 서린동,적선동▲17일 종로1∼2가동▲21일 종로3∼4가동▲22일 종로5∼6가동이다.(02)731-1360.
  • [송기원의 뒷골목 맛세상] 피맛골

    [송기원의 뒷골목 맛세상] 피맛골

    피맛골이라는 지명을 스쳐듣고 우연히 그곳을 찾아든 이들은 대부분이 우선,‘에게,이게 뭐야.’ 하고 눈살부터 찌푸릴 터이다.당연한 반응이다.서울의 어디를 가나 흔하게 대할 수 있는 지저분하고 꾀죄죄한 풍경이 애써 나들이한 발걸음을 선뜻 골목 안으로 한 걸음 더 옮기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 광화문 교보문고 뒤편에 남아 있는 피맛골은 고작 두 사람이 지나쳐도 쉽게 어깨를 부딪치게 마련인 비좁은 골목길에다가 길이도 20여m를 넘지 않는다.그렇다고 무슨 뛰어난 음식점이 즐비하게 들어찬 것도 아니다.고작해야 열차집이라는 두어 평 남짓한 빈대떡집과 대림식당이라는 생선구이집,그리고 반대편 초입에 서린낙지라는 간판의 낙지집이 한 눈에 들어올 뿐이다. ●의식주 해결할 물산의 집합소 이 교보문고 뒤편의 피맛골 말고도 종로 2가에서 인사동으로 접어드는 어름에 또 다른 피맛골이 남아 있다.서피맛골이라는 이름으로 제법 그럴듯한 장명등 간판까지 내걸고 떠들썩한 주점가로 변하여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지만,정작 인사동 일대의 관광지구 작업에 편입되어 피맛골 자체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변질시킨 듯한 싸구려 지분 냄새를 숨길 수가 없다. 피맛골이란 이름의 이 특이한 뒷골목은 원래 종로 1가 교보문고 뒤편에서 시작하여 종로 2가를 거쳐 3가에 이르기까지 연결되어 있었지만,큰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도중에 여기저기 골목이 끊기는 바람에 결국 두 곳밖에 남지 않게 된 것이다.나로서는 이 두 곳 중에서도 피맛골 하면 역시 교보문고 뒤편의 지저분하고 꾀죄죄한 골목이 그 이름에 걸맞은 것 같아서 못내 그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일찍이 조선시대에는 지금 종각이 있는 종로 네거리 부근을 운종가라고 하였는데,이 운종가는 소위 ‘상것’들이 사는 곳이었다.운종가의 이 ‘상것’들은 사농공상이라는 봉건 가치의 가장 아랫자리를 차지한 상인들로,종이나 백정 혹은 갖바치 같은 다른 상것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천한 신분이었다. 당시의 가장 윗자리 신분에 있던 사대부의 입장에서 보자면,이 운종가의 상것들은 여느 상것들과도 달리 참으로 처치곤란한 일종의 필요악이었다.애오라지 학문과 수신에만 힘써 마침내 입신출세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필생을 바쳐야 하는 사대부로서 비록 굶어 죽을망정 어찌 당장에 급하다 하여 먹고 입고 자는 따위 천한 값어치에 눈길을 줄 수가 있으랴. 바로 그런 윗자리 신분의 필요에 따라 그들 대신에 먹고 자고 입는 데 필요한 모든 물산들을 주무르는 이들이 모여 이룬 거리가 다름 아닌 운종가였다.종각 네거리 일대에 이른바 육의전이 늘어섰으니,포목 무명,명주,종이,모시,생선 등이 운종가의 주된 물품이었으며,나아가 구리개나 동대문의 배우개 저자거리에는 옥패물,유기며 사기그릇,호랑이 가죽이며 수달가죽,엽초,과일 등 조선 팔도의 모든 물산들이 빠짐없이 다 모여들었다. ●윗자리 행차 피한데서 유래 운종가가 번화하면 할수록 높은 가마 위에 앉아 물렀거라,비키거라,호령과 함께 이곳을 지나치는 윗자리들은 저마다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외로 돌리지 않은 이가 없었다. ‘쯧쯧,선현께서 이르시되 상업이 흥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느니….’ 운종가의 상것들 입장에서 보자면 그런 윗자리들이 또한 곱게 보일 리가 없었다.비록 신분상 아랫자리에 위치한 천한 상것이라지만,누구보다 영리하고 사리에 밝아 윗자리들의 허허실실이며 허장성세를 뚜르르 꿰뚫는 데다가 이재와 처세술 또한 뛰어나 정도 이상의 부를 이루어 먹고 입고 자는 일에 신분에 걸맞지 않은 호화를 누리는 그들로서는 윗자리의 때 아닌 눈살이며 외고개짓이 마음 편할 수는 없었다. ‘쳇,그놈의 잘난 벼슬 좀 잡았다고 거들먹거리는 꼴이란….’ 이런 아랫자리와 윗자리 사이의 눈살이며 외고갯짓이 한데 어울려 운종가 뒷골목에 언제부터인가 희한한 명칭의 골목길이 생겼으니,바로 피맛골이었다. 운종가에 한번 윗자리의 행차가 떴다 하면,아랫자리들은 재빨리 뒷골목으로 숨어들어 윗자리의 행차를 피하다 보니 뒷골목 이름 자체가 피맛골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렇듯 윗자리를 피해 숨어든 아랫자리들을 노려 다시 싸리나 간짓대에다가 술을 빚는 용수를 내건 선술집이 생기고,그 옆에는 다시 1m 남짓한 백지 괘등을 내건 장국밥,설렁탕,곰탕집들이 생겨나니,피맛골은 윗자리들은 결코 넘볼 수 없는 아랫자리들만의 공간이 된 것이다.아랫자리들이 만든 이 소중한 놀이공간은 피맛골이라는 이름으로 조선 봉건시대 500여년을 면면히 맥을 이어왔다. 만일 그대가 아직도 이 시대의 아랫자리라고 여기거나 혹은 사는 일 자체를 힘들어한다면 한번쯤은 피맛골로 발걸음을 옮길 것을 권하고 싶다.함께 올 동료가 없다면 스스럼없이 혼자 와도 좋다.그리하여 이제 막 땅거미가 스멀거리기 시작하는 피맛골에 접어들어 열차집(02-734-2849)의 허름한 유리문을 밀치고 들어서라.벌써 빈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 자리라도 가서 낯선 사람에게 합석할 것을 부탁하라.백이면 백 기꺼이 응해줄 터이다. ●빈대떡에 소주 몇잔… 세상 시름 훌훌 마침내 자리를 잡으면 3장에 7000원인 빈대떡 한 접시에다 소주 한 병을 시켜라. 빈대떡이 아니라면 굴전이나 파전을 시켜도 좋다.그리하여 술과 안주가 탁자에 놓이면 소주 한 잔을 따라서 목 안에 깊이 털어넣어라. 그리고 문득 주변을 돌아보면 그대는 이미 혼자가 아니다.얼핏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얼굴,그대에 비해 크게 잘난 것도 없고 못난 것도 없는 얼굴,한 잔의 소주 혹은 한 사발의 막걸리에 이미 불콰하게 술기운이 오른 얼굴,바로 그대 자신의 얼굴이 뭉실뭉실 피어오르는 담배연기 속에서 그대를 이 시대의 아랫자리에 위치하게 한 윗자리들의 허허실실과 허장성세에 대해 중구난방으로 떠들고 있을 터이다. 그대가 술과 함께 밥도 먹을 작정이라면 열차집만이 아니라 옆에 있는 대림식당(02-730-1665)으로 가도 좋다.삼치와 굴비,고등어 따위 생선구이 백반들이 저마다 5000원에다가 된장찌개 또한 맛이 뛰어나다.이 대림식당을 끼고 좀더 골목으로 접어들면 몇 걸음 안 가서 부산복집과 처마를 나란히 한 청진식당(02-732-8038)을 만나게 된다.불고기와 오징어볶음이 4000원에 비하면 넘칠 정도로 풍부한 양에다가 반찬은 물론 공기밥 한 그릇이라도 더 주기 위해 꾹꾹 눌러담는 주인아주머니의 큰 손이 먹는 것뿐만이 아니라 사는 것 자체까지도 공연스레 즐거워지게 한다. 만일 그대가 혼자가 아니라 서너 명의 벗들과 함께라면 좀더 골목을 에돌아 5000원짜리 한정식으로 이름난 남도식당(02-734-0719)을 찾거나 교보문고 뒷길에 있는 안성또순이집(02-733-5830)에 가서 20년 동안 생태찌개 한 가지만을 지켜오는 특별하고 맛깔스러운 고집을 만나기 바란다.비록 한 냄비에 4만원이지만 네 명이 충분히 먹고도 남아 크게 비싸지는 않은 편이다. 일찍이 시인 신경림은 노래했다.‘못난 놈은 서로 얼굴만 봐도 반갑다.’피맛골 안의 여기저기에서 만나는 결코 낯설지 않은 얼굴,바로 자신을 닮은 얼굴들이 어찌 반갑지 않으랴.잘난 놈만 먹고 노는 게 아니라 못난 놈도 즐겁게 먹고 놀 수 있는 놀이공간이 피맛골이다.
  • [인사]

    ■ 스포츠서울21 ◇스포츠서울△광고국장 裵成國△광고국 사업부장 申相昊△편집국 편집부장 吳倫官△〃 스포츠부장 金泰忠△〃 야구부장 직무대행 梁成東△〃 종합취재부장 李元漢△〃 연예부장 직무대행 柳秀根△판매부장 李成春 ◇굿모닝서울△광고국장 白相鎬△편집국장 직무대행 李揆元△편집부장 成喜重△취재부장 朴諄圭 ■ 산업자원부 ◇국장급 파견 △국무조정실 규제개혁기획단 尹永善 ■ 한국전력공사 △부사장 鄭泰豪△송변전본부장 변강 ■ 중소기업유통센터 ◇부장급 승진 △여성의류팀 玄河哲 ■ 숙명여대 △문과대학장 梁東淑△음학〃 權純鎬△미술〃 朱敏淑△박물관장 安政彦△정보통신처장 崔鍾元△한국음식연구원장 韓榮實△취업경력개발센터장 姜貞愛△출판국장 徐贊柱△대학자체평가추진실장 朴鐘成△영미권연구센터장 李淑姬△정영양자수박물관장 鄭英陽 ■ 건국대 △사회과학대학장 李英芬△대학원 교학부장 鄭善浩△공과대 〃 丁泰建△국제협력센터장 金光洙△일우헌관장 金泳哲△건대학보사 편집인 겸 충주학원방송국 주간 尹炳善△충주 외국어교육원장 李愚學△〃 정보전산원장 鮮宇何植△기기센터소장 郭哲泳△충주 평생교육원장 金知恩△〃 보육교사교육원장 朴濬傑(서울캠퍼스)△기획조정처 발전전략팀장 金在慶△〃 기획예산〃 申采鎬△〃 관재〃 申鳳秀△교무처 학사관리〃 宋壬錫△학생복지처 취업지원〃 全大逸△총무처 인사〃 朴壽源△〃 시설〃 韓鍾奭△정보통신처 교육지원〃 李弘天(충주캠퍼스)△기획조정처 기획팀장 尹泰珉△교무처 교무〃 李訓寧△〃 입학관리〃 周仁△학생복지처 학생복지〃 겸 취업지원〃 姜源奭△총무처 시설〃 任進煥(행정실장)△대학원 朴盛斗△교육대학원 金大燮△농축대학원 朴君植△언론홍보대학원 金澤鎬△정보통신대학원 白利鉉△상경대 裵聖默△경영대 申鉉彬△사범대 裵順吉△사회과학대 柳南熙△언어교육원 朴純永△충주캠퍼스 평생교육원 겸 보육교사교육원 鄭用周△상허기념도서관 정보처리팀장 權秉聖△〃 정보봉사〃 宋奎澈△중원도서관 정보자료〃 李一燮 ■ 영남대 △임상약학대학원장 겸 약품개발연구소장 龍哲淳△공과대학장 겸 공업기술연구소장 金鳳植△정치행정대학장 李盛根△약학대학장 孫種根△기초과학연구소장 任相奎△영남지역발전연구소장 成道慶△장류연구소장 金相達△통계연구소장 姜錫福△재료기술연구소장 李在烈△공학교육인증지원센터소장 柳時沃 ■ 한라일보 △이사·영업본부장 김인배△그래픽디자인 부장대우 겸 영업관리부 부장대우 현영종 △이사·논설위원 강문규△논설위원 이관숙 강태욱△서울지사장 겸 제2정치부장 김영필△서귀포지사장 겸 제2사회부 부장대우 오태현△총무부 부장대우 조용철 ■ 한국은행 (국·실장급)△전산정보국장 朴鉉德 △강남본부장 裵鍾會 (1급)△총무국 연수원 郭載善△부산본부 金裕喆△대구경북〃 趙文基△광주전남〃 鄭熙全△대전충남〃 林宙煥△경기〃 李來晃△한국금융연구원 파견 金永伯 (2급)△기획국 鄭榮澤△전산정보국 金大鉉 宋圭成△총무국 黃寅容△정책기획국 劉炳夏△금융결제국 宋泰復△뉴욕사무소 蔡瑄秉△외화자금국 秋興植△감사실 徐正坤 全志永△인천〃 金鍾秀△경기〃 權寧贊△울산〃 裵一常△강남〃 朴昇旭 ■ 외환은행 (국내점포장) △계동 丘在雄△안양 高光奭△구미 朴承哲△역삼역 金成鎭△달성 朴海晶△철산역 李天錫△동대문 表潤錫△청량리 權鍾洵△송탄 鄭在均△영업부 張甲淳 (개인금융지점장)△강남외환센터지점 金炯鎬△소공동지점 崔溶植△구성지점 李成合△인사동지점 洪哲 (출장소장)△이태원남출장소 全燦榮 (지점개설준비위원장)△스타타워지점 盧炳允 (SRM지점장)△대기업영업1본부(SRM) 琴用一 (본부부서팀장)△기업마케팅개발부 마케팅지원팀 金善友 ■ 하나은행 (부행장보) △강동지역본부 金三得 (지점장)△천안기업센터 姜孝正 ■ 대우증권 (승진) △재무관리부장 白相玉△뉴욕현지법인장 金載祐 ■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尹世郁 ■ SK생명 (본부장) △동부지역 鄭恒采△서부지역 崔河鎔 (지점 팀장)△대전 琴珍浩△남대전 金性兆△서산 宋明秦△미래 TM 裵秀烈△마케팅지원팀 金鎭晩△마케팅전략팀 金鐘元△서부본부 영업팀 金平規
  • 김세일교수 실험성 강한 ‘線조각’ 작품전

    조각가 김세일(47·서울산업대 교수)의 작품은 철저한 수공의 산물이다.그의 작품은 철사나 동선,스테인리스 스틸,비닐봉지를 묶는 트위스티 타이(일명 빵선) 등의 선들을 일일이 꼬거나 엮어 만든다.때로는 그 안에 오브제를 배치해 공간을 유연하고 신축성있게 해석하기도 한다.최근까지만해도 목조각 작업에 몰두해온 그가 새로운 ‘선(線)조각’ 세계를 펼친다. 2003년 선화랑이 주최하는 제18회 선미술상을 받은 김세일이 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출품작은 ‘정지된 시간’ 연작,‘이야기꽃’ 연작,‘숲’‘숟가락’‘바람’‘바다’‘빛’등 16점.모두 실험성 강한 독창적인 작품들이다.그의 작품은 용접한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꼬아 만든 것이어서 장인의 숨결마저 느끼게 한다.허공에 그린 선묘(線描)라고 할까.머리카락처럼 풀어헤쳐진 선들은 추상표현주의의 분방한 붓놀림을 연상케 한다. 작가는 종종 가운데에 오브제를 놓고 그물을 짜가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든다.숟가락이 철사망으로 둘러싸여 공중에 붕 떠있기도 하고(‘숟가락’),그물망 안에 아름다운 들꽃이 놓여있기도 하다(‘이야기꽃’).조그만 말이 묶여 있는 동선(銅線) 작품 ‘바람’은 그림자를 강조한 신작.그물을 꿰듯 정교하게 이어진 구리선 안에 물고기 형상의 오브제가 갇혀 있는 이 작품에 대해 미술평론가 박신의(경희대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그림자가 어떻게 시간의 기억으로 남는지,어떻게 공간의 분신으로 남는지를 노래하고 있다.” 이같은 형이상학적인 해석은 별개로 하더라도 김세일의 작품은 진정 보기에 아름답다.(02)734-0458.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임기 마치는 美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스콧 스나이더

    임기 마치는 美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스콧 스나이더

    “한국사회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그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2002년 6월 월드컵 당시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던 광화문과 시청광장의 광경은 잊지 못할 겁니다.” 2000년 1월부터 4년 8개월 동안 미국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로 활동해온 스콧 스나이더(39)가 이달말 임기를 마치고 서울을 떠난다.1987년 연세대에서 1년 공부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뒤 한반도 문제를 줄곧 연구해온 그에게 북핵 문제와 한·미관계,한국 사회의 변화 등 현안들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한국여성과 내달 결혼 한반도 전문가 무엇보다 그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라이스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하면서 기독교가 유독 한국에서 급성장한 이유가 궁금해진 그는 이를 연구주제로 왓슨재단의 펠로십프로그램에 지원,선발됐다.대학가에서 민주화 열기가 뜨거웠던 1987년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의 정치·사회 시스템으로 관심의 영역이 확대됐다. 한국전문가로서 한국 사회가 어떻게 움직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학연·지연 등 끈끈한 개인적 네트워크로 움직이는 사회”라고 정의했다.일본,중국,미국에서도 네트워크는 중요하지 않으냐는 반문에 “정도의 차이다.한국은 법보다 개인간 충성심(로열티)을 더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구분지었다. 자신도 ‘386세대’라는 그는 “한국 사회의 주도 세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386세대는 자신들이 젊은 시절 추구했던 이상주의를 저버리지 않고 유지하면서 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평했다.하지만 행동보다 말이 앞서거나,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은 맹점이라고 일침을 놓았다.특히 최근의 세대·이념갈등의 골에 대해서는 “한국의 성장잠재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강남보다는 삼청동과 인사동,대학로 등 강북을 선호한다는 그는 거리를 질주하는 오토바이에는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며 웃었다.그는 미국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다음달 서울의 한 교회에서 3년전부터 사귀어온 30대 중반의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다.17년전 우연히 맺은 한국과의 인연이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게 됐다. ●강남보단 인사동·대학로 등 강북 선호 화제를 ‘껄끄러워진’ 한·미관계로 돌리자 그는 양국 관계는 다시 돈독해질 것으로 확신하지만,그 선행조건으로 미국은 물론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외교적 창의성’을 누차 강조했다.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나이더 대표는 올해에는 미국 정부가 이라크에 집중했지만 내년에는 북한 핵 문제가 최우선 현안이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이럴 경우 6자회담만으로는 문제해결에 한계가 있어 다른 전략과 수단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경제교류 확대가 그중 하나가 될 수 있고,또다른 방안은 보다 신중한 입장으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1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항간의 분석에 대해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는 북핵을 포함해 한국 문제를 훨씬 중요한 현안으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 ●북핵위기 美 독자적 해결 시도가능성 “한국과의 외교적 협력에 있어서도 다른 태도를 취할 것이다.그러나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다면,보다 강력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케리가 당선돼도 그렇게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도 물어봤다.“국무·국방장관 등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라인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대북정책 방향을 전망하긴 쉽지 않다.”고 전제한 뒤 “현재로서는 실용적인 주장을 펴는 쪽으로 추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일은 미뤄두고 당장 다음달로 예정된 4차 베이징 6자회담을 전망해달라고 했다.“매우 천천히,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그는 “미·북 양측이 서로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커 어떤 형태의 급진전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기 때문에 양측간 신뢰회복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이어 “이번 협상이 성공하려면 북한을 제외한 회담 참가국들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지난 3차회담에서 한·미·일 3국이 공동의 협상안을 도출했지만,무엇보다 중국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 위기가 궁극적으로 어떻게 해결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신중하게 답변했다.지금까지 북한의 태도로 볼 때 미국이 원하는 리비아식 해법보다는 파키스탄식 내지 독자적 방식으로 핵문제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이 때문에 회담 참가국간의 공조가 절실하며,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한·미 양국 정부와 특히 전문가들간의 극심한 견해 차를 조정하는 게 최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對美 현안 처리 ‘외교적 창의력’ 발휘를 그는 일부 한국 국민들이 최근 한·미관계가 악화된 것의 주 원인으로 부시 대통령 내지 부시 행정부를 인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부시 행정부는 매우 실용적”이라며 그 예로 9·11테러를 계기로 주요 경쟁국에서 동반자 관계로 변한 미·중관계를 들었다.미국은 한국 등 주요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이 시급하고,“한국도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부담을 덜 수 있는 쪽으로 미국과의 민감한 현안들을 처리하는데 외교적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향후 한·미관계에 있어 걱정스러운 점은 한국내 반미정서가 아니라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미 행정부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기류 변화”라고 내다봤다. ■스콧 스나이더는 누구 미국 라이스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미국평화재단,아시아소사이어티 연구원 등을 지냈다.91·92·96년과 2000∼2002년(6차례) 모두 9차례 북한을 방문했다.귀국 후 아시아재단 동북아 담당국장으로 일할 예정이다.북한의 협상전술을 연구한 책 ‘벼랑끝 협상’(99년,2003년 번역)을 펴냈고 ‘북한에서의 NGO활동’을 지난해 공동 편저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10년우정 가른 고려청자

    우연히 길에서 주운 도자기 때문에 10년간의 바둑우정이 깨졌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지모(57·부동산중개업)씨는 23일 10년간 바둑을 두며 친분을 나누던 이웃 고모씨를 서울 남부경찰서에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고씨가 팔아주겠다며 가져간 고려청자를 돌려주지 않는다.”는 것. 사연은 이렇다.지난해 말 지씨는 아내가 길에서 주워 온 도자기를 ‘그저 그런 것’이려니 하고 마당 한 구석에 방치해 뒀다. 전체적으로 푸른 빛이 돌고 손잡이에 원숭이 같은 동물이 비스듬히 붙어 있는 게 신기했지만 ‘주운 물건이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초,지씨는 고씨와 바둑을 두다가 문득 도자기 생각이 나 “집에 도자기가 하나 있는데 가져가서 팔아보다 값이 나가면 반만 달라.”고 제의했다. 며칠 후 고씨는 인사동에서 알아본 뒤 그 도자기가 1억 5000만원을 호가하는 ‘청자호리병’의 한 종류라는 얘기를 전했다.흥분한 지씨는 “다 알아서 하겠다.”는 고씨의 말에 별 문제 삼지 않았다. 지씨는 그 후 고씨가 “도자기를 사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1억원밖에 안 준다고 해서 안 팔았다.”고 말하자 자신이 아는 사람에게 주겠다며 도자기 반환을 요구했다. 결국 지난 2월 고씨가 도자기를 돌려줬지만 원래의 도자기는 아니었다.감정 결과 몇 만원도 받지 못하는 꽃무늬 장식의 평범한 도자기였다.지씨는 진짜 고려청자를 내놓으라며 고씨와 다투게 됐고 그 후 고씨는 종적을 감췄다.결국 지씨는 변호사를 선임,고씨를 고소함으로써 10년간의 우정은 막을 내렸다. 현행 유실물관리법에 따르면 길에서 습득한 물건은 신고를 하도록 돼 있어 지씨가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자기를 판매하려 한 행위 자체는 불법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정치플러스] 이헌재 “386의원 정책수용능력 미흡”

    “열린우리당의 30∼40대 의원들은 경제정책에 대한 수용능력이 미흡한 것 같고,한나라당은 정책적 정체성을 못찾고 대안 제시 없이 정부 비판에만 주력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지난 21일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우리당 ‘386세대’ 의원들과 오찬 토론회를 갖고 여야를 싸잡아 질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이 부총리는 특히 최근 전당대회를 치른 미국 민주당의 경제정책 자료집을 의원들에게 나눠주면서 “미국 민주당을 좌파라고 하는데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우리 정부의) 부동산정책,조세정책 등에 어려움이 많다.”고 시장경제 중심론을 역설했다고 한다.이날 오찬에는 윤호중·한병도·김태년·최재천·이상민·서갑원·이광재·김현미 의원 등이 참석했다.
  • 순우리말 지명 연구 한국땅이름학회 배우리 명예회장

    순우리말 지명 연구 한국땅이름학회 배우리 명예회장

    “신행정수도의 명칭을 ‘연기시’로 해야 할까요,아니면 장남평야 일대라고 해서 ‘장남시’로 해야 할까요.아마 새수도 명칭 때문에 적지 않은 논란이 생길 겁니다.” 최근 생활 주변에 몰라보게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다름 아닌 ‘길 이름’이다.서울의 경우 원앙길(청담동4 일대),배곶이길(삼성동3 일대),갯벌길(포이동163),맛고을길(역삼동679)등 낯선 푯말을 어느새 출퇴근 길에 접하게 됐다. 배우리(66·서울시 교통연수원 교수) 한국땅이름학회 명예회장은 국내 땅이름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이 분야를 20년째 연구해 오고 있다.특히 지난 1997년부터 행정자치부가 추진 중인 ‘새 주소(길 이름) 지정사업’의 핵심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새 지하철역 이름짓기도 마찬가지.3호선의 학여울역,5호선의 애오개역,6호선의 돌곶이역·독바위역,7호선의 마들역 등도 그의 연구·자문에서 비롯됐다. 그는 서울·부산 등 광역 시·도의 경우 현재 길이름 짓기가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기초 지자체의 경우 3∼4년은 더 걸려야 한다고 밝혔다.이 일로 일주일이면 2∼3일 지방 나들이를 하다 보니 전국 구석구석 모르는 데가 없다.‘현대판 김정호’라는 별명도 붙었다. “전국 법정 지명이 4만여개나 되지만 순 우리말로 표기된 곳은 ‘서울’이 유일합니다.신행정수도의 명칭도 우리 고유의 이름으로 정해야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그는 또 “신행정수도의 인구가 50만이라고 할 때 길 이름까지 포함,1만 5000개의 새 지명이 필요하다.”면서 “조상이 남겨준 토박이 땅이름을 되살려 그 혼을 이어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복후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이 우리말·우리것 되찾기였는데 요즘에는 관심조차 없을 정도로 시들해졌지요.내년이 광복 60주년입니다.부끄럽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다시 불을 지펴야 합니다.” 그는 친일 행적을 파헤치는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리 주변에 일제의 지명,즉 생활 주변의 ‘일제냄새’를 털어내는 일이 더욱 시급하다고 강조한다.예를 들어 서울의 대표적 명소인 ‘인사동(仁寺洞)’의 경우 ‘관인방(寬仁坊)’의 ‘인’과 ‘사동(寺洞)’의 ‘사’를 합쳐 일제가 멋대로 명명했다.이곳은 원래 원각사(圓覺寺)라는 절이 있어 ‘절골’‘사동’이라고 불렸다고 그는 설명했다.지금도 ‘사동면옥’이 남아 있어 쓸쓸히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단다.옥인동 역시 일제에 의해 ‘옥동’과 ‘인왕동’의 첫자가 합해졌다고 덧붙였다.또 명동은 원래 명례방이었다고 했다. 그는 “서울시청과 남대문 주변의 ‘태평로’도 사신을 접대하던 ‘태평관’(삼성본관 옆자리)에서 비롯됐다.”면서 “제대로 하자면 ‘관정로’가 옳다.”고 지적했다.아울러 “서울의 신림1∼13동,봉천1∼12동의 숫자 대신 고유 지명으로 바꿔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땅이름학회는 지난 84년 설립돼 현재 25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2남1녀의 자녀에게도 ‘배꽃나라’‘배힘찬’‘배한’ 등 순 우리말 이름을 지어준 배회장은 다음달 ‘한국지명유례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옻칠, 예술로 승화하다

    ‘옻칠의 나라’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칠 공예가 전용복(52)씨 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전용복 칠예전’을 열고 있다.전시작은 300여점.장롱 같은 생활용품도 있지만 대부분 순수 예술품이다.특히 칠예(漆藝)회화와 제기를 활용한 길이 6m의 거대한 설치작품은 칠 공예의 무한한 응용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 17년 동안 옻 산지로 유명한 일본의 이와테(岩手)현에서 활동해온 전씨는 1988년부터 3년간 도쿄의 유서깊은 연회장 ‘메구로가조엔(目黑雅敍園)’의 복원작업을 총괄하면서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최고의 칠예가로 평가받았다.이어 지난 5월에는 이와테현 모리오카(盛岡)시에 자신의 작품 1000여점이 전시된 ‘이와야마(岩山) 칠예박물관’을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와야마’라는 이름은 이와테와 전씨의 고향인 부산(釜山)에서 한자씩 따와 지은 것.전씨는 개관전에서 길이가 18m에 이르는 세계최대 규모의 옻칠 작품 ‘이와테의 혼’을 발표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전씨는 27세에 처음 옻칠에 접한 후 옷칠의 매력에 빠져 독학으로 작업을 시작했다.그의 작품은 검은색 일변도의 전통 옻칠에서 벗어나 원색의 화려함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전통 방식을 재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옻칠에 황토 흙을 함께 사용하거나 신문지를 이용해 문양을 내는 등 조형실험을 거듭해왔다. 선조들의 지혜와 미의식이 녹아 있는 옻칠은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계승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천연 옻에서 채취한 생칠 대신 옻칠의 느낌만 주는 화학 재료인 캐슈(cashew)를 사용하면서 진정한 옻칠 작품은 점점 사라지게 됐다.또한 1960년대에는 자개를 붙이는 나전기법이 남용되면서 틀에 박힌 디자인 제품을 남발,사람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 옻은 반영구적 소재로,옻칠 작품은 반만년 이상 아름다운 빛을 잃지 않는다.전씨는 “조상들의 훌륭한 유산인 옻칠을 사람들이 왜 망각하고 있는 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한다.‘한국 칠예의 자존심’인 전씨의 이번 전시는 현대 옻칠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만하다.작가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300여 가지의 옻칠 기법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다양한 옻칠 세계를 펼친다.13일 오후 3시에는 작가가 직접 진행하는 시연회 및 강연회도 준비돼 있다.전시는 17일까지.(02)730-5454.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전경린 새소설 ‘황진이’

    전경린 새소설 ‘황진이’

    ‘정염의 작가’ 전경린이 황진이(이룸출판사 펴냄)를 소설로 불러냈다.‘끼’라면 남 못지 않은 작가와 역시 ‘끼’라면 둘째가 서러운 조선시대 기녀와의 만남 자체로 눈길을 확 끈다.3일 서울 인사동에서 작가를 만나 작품구상과 자료 수집에서부터 황진이의 해석과 형상화 등 원고지 1540장에 자신을 태운 10개월의 여정을 들어보았다. 이태준·최인호,북한의 홍석중 등이 다루었던 인물을 다시 소재로 한 까닭은 무엇일까? “여고 시절 마냥 끌린 여성들이 나혜석 윤심덕 전혜린 그리고 황진이였다.‘언젠가 소설로 옮기고 싶다.’고 마음먹었다.게다가 등단 10년을 맞아 현재를 무대로 한 어떤 스토리도 황진이만큼 끌리지 않았다.” 조숙했던 여고생 전경린을 사로잡은 여성들은 모두 당대의 문제적 인물.여성문제를 감각적 문체로 빚어온 작가의 작품세계와 맥이 닿는다.따라서 곧바로 ‘전경린의 황진이는?’이라는 호기심으로 이어진다.“야담·야사는 황진이의 몸을 남자를 유혹하는 위험하고 저급한 것으로 규정하는데 저는 이것이 표피적이라 판단,몸 이데올로기를 긍정하고 존중했다고나 할까요.이야기 얼개는 야사를 존중했습니다.” 황진이의 정신적 세계에 무게를 뒀다는 말이다.그래서 작가는 황진이가 지족선사를 홀려 파계하게 만들거나 서경덕을 유혹하는 장면을 단순하게 처리한다.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기생 황진이’의 가장 큰 자긍심은 역시 사랑”이라는 작가의 시선은 선비 이사종과의 사랑을 묘사할 때 어느 판본 못지않게 후끈하다.“자기 운명의 모순 속에 스스로 갇히면서도 그 속에서 억압을 풀어가는 황진이와 선비 이사종의 운명적 사랑을 그릴 때 제일 행복했다.”는 작가의 고백처럼 둘의 사랑은 절제된 열정이기에 더 뜨거워 가슴이 델 것 같다. 황진이를 낳기 위해 들인 공은 만만치 않다.야사나 야담은 샅샅이 훑었고 송도 거리를 그리기 위해 이중환의 택리지와 조선시대 생활사 관련자료 등 엄청난 자료를 섭렵했다.이런 내공은 서얼 차별이 조선시대에 시작됐다거나 서경덕의 주기론에 대한 설명,서경덕의 제자인 허난설헌과 허균의 아버지인 허엽과 토정 이지함의 사연 등 작품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나아가 당대 유교 중심의 이데올로기를 바라보는 비판으로 피어나기도 한다.“이전의 황진이 묘사는 남성적 서술에 유린당한 면이 있습니다.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면 품위 있고 진정한 학자이고 넘어가면 위선이라는 구분도 너무 작위적입니다.” 창작 도중 작가에게 힘을 준 것은 인간의 보편성이었다.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500년 전의 황진이나 현대 여성의 내면의식에 흐르는 동질성을 발견하고 자신감이 생겼고 이후에는 그 느낌을 따라갔다고 한다. 작가는 작중 인물에게 자신의 내면의식을 불어넣으면서 대화한다.그 과정에서 닮은 점도 발견할 것이다.“신분 차별의 희생양 황진이나 도읍의 영화를 한양에 내준 송도,유교 가운데 주변부 이론인 주기론의 서경덕 등 모두가 비주류잖아요.제도적 권위나 출세를 지향하지 않는다는 제 생각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이런 애정은 작품 끝까지 이어져 “갖은 세파를 넘어온 황진이 앞에 또 하나의 생이 열리는 듯한” 신비감 속에 소설은 막을 내린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힐 주한美대사 지명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크리스토퍼 힐 신임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미 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다음달 12일 부임하는 힐 지명자는 22일(현지시간) 오후 국무부에서 한국의 워싱턴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일반적으로 미국 대선이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민 속으로 다가서겠다” 힐 지명자는 “부임 준비를 하면서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관계자들을 다 만나봤지만 한국에 대한 중요한 현안에 대해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선거와 관계없이 매우 지속적이고 진지한 대한 정책이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특히 ‘최고위층’과의 면담에서 “한국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최우선시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힐 지명자는 아직 부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감한 한·미간의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나,최근의 한국내 반미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 국민들 속으로 다가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막내딸 한국서 태어나 힐 지명자는 직업 외교관으로 폴란드·마케도니아·코소보·알바니아 등지에서 근무한 중부유럽 전문가다.그가 폴란드 대사로 근무하던 시절 북한의 대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생인 김평일이었다.그러나 힐 대사는 “‘노는 물이 달라서인지’ 만나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힐 지명자는 지난 85년부터 88년까지 주한 미대사관의 경제참사관으로 일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한국의 미술작품과 불고기 등 음식을 좋아해 인사동에 두 곳의 단골집도 있었다고 한다.그는 이번에 한국 대사 자리도 자원했다고 밝혔다. 가족은 부인 패티와 연방정부에서 근무하는 아들 나다니엘,웰슬리 대학에 다니는 첫딸 에이미,한국에서 태어나(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표현) 고등학생이 된 막내딸 클라라가 있다. dawn@seoul.co.kr
  • [녹색공간] 땅을 지켜야 하는 이유/오한숙희 여성학자

    “이모 나는 한국에서 사람들이 안고 다니는 개들이 다 불쌍해 보여요.” 토요일 오후 인사동 구경을 나선 길에 무지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무지개는 미국에 사는 후배의 딸인데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모국 배우기 프로그램에 참가하러 왔다.“왜?” “자기발로 걷지도 못하고 털도 다 깎여야 하고 거추장스러운 옷이나 머리핀을 달고 다녀야 하잖아요.나는 이모네 집에 있는 개들이 훨씬 행복해 보여요.마당을 마음껏 뛰어다니고 흙을 묻혀도 눈치 볼 사람 없고.” 나 역시 애완견을 자주 보지만 이른바 똥개라는 우리집 개들과는 팔자가 다르려니 무심히 넘기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5학년짜리의 눈은 어쩌면 이리도 살아있는지.나는 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우리 어머니가 고층 아파트를 올려다 보실 때면 늘 하시는 말씀이 생각났다. “사람이 땅을 밟고 살아야 하는 건데,저 꼭대기까지 땅의 기운이 올라가겠냐? 사람 사는 집은 아무리 높아도 나무가 자라는 높이까지만 지으면 좋으련만….” 그럴 때면 우리는 아파트 한층 한층이 수십억원대에 이른다며 노인네의 뒤떨어진 현실감각을 일깨워드리곤 했다. 일요일 아침에는 무지개의 엄마 친구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우리집에 와서 어울리기로 했다.그런데 오지 않은 아이들이 두엇 있었다.“체험학습 갔어요.요새 애들은 무슨 체험할 것이 그렇게 많은지.참가비도 만만치 않은데 보내달라고 어찌나 떼를 쓰는지 할 수 없이 보내고 나만 무지개 보러 온 거예요” 우리집이 흙마당인 데다가 개와 강아지 고양이가 돌아 다니는 것을 보며 “이런 집인 줄 알았더라면 체험학습 안 보낼 걸.” 후회하는 그에게 나는 심술 궂게 부채질을 해댔다.“발밑에 잘 봐.개구리도 있고 여치도 있다.요 뒷산에 가면 온갖 꽃이랑 풀이랑 풀벌레랑 얼마나 많게.공짜로 체험학습 쉽게 하는 건데.” 돈 생각까지 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 후배를 우리 어머니가 위로하셨다.“그게 다 애들을 시멘트 공간에서 키우는 죄 아닌 죄의 값을 치르는 게 아니겠어? 흙 밟고 살 때는 체험인 줄도 모르고 그냥 알게 되는 것들을 이제는 돈 주고 사야 되는 세상이 되었으니 참 기가 막히지.그래도 아이가 컴퓨터 기계에만 매달리지 않고 자연속에서 살아있는 것들을 배우러 가겠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이야.젊은 엄마가 그래도 애들을 잘 키웠구먼.” 자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라고 말들 한다.그러나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언제나 자연에서 심신의 안정과 위로를 얻는다.무지개나 체험학습을 간 아이들이 그걸 말해준다. 다만 20∼30대에는 넘치는 혈기로 문명의 발명품을 선호하고 물질적 성공에 대한 승부욕에 치여서 일시적으로 자연이라는 존재를 망각할 뿐이다. 웰빙바람이 불면서 젊은 사람들도 이제는 자연친화적인 삶을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한다.모든 기업이 웰빙을 상품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개발이익을 찾아 논과 숲을 시멘트 빌딩으로 바꿔가는 요즘 다행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상품으로 쉽게 구매되는 웰빙은 진정한 웰빙이 아니다.그건 장삿속에 휘둘리는 현대인의 또 다른 소비심리이며 돈을 주고 하는 체험학습만큼이나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돈보다는 흙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것을 지켜내는 일,진정한 웰빙은 여기서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오한숙희 여성학자˝
  • 비오는 날의 맛 스캔들-수제비

    비오는 날의 맛 스캔들-수제비

    “수제비를 뗄 때 파르르 떨리면서 떨어진 쪽의 부드러운 맛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죠.도톰하면서 쫀득한 맛도 그만이고요.” 수제비 마니아로 자처하는 이지현(40·경기도 고양시 행신2동)씨는 “꿀꿀하고 비오는 날,수제비가 절로 생각나지요.”라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의 한 수제비집에서 수제비를 먹던 이씨는 “수제비는 반죽을 그냥 뜯어 넣지만 맛과 분위기는 칼국수와는 아주 다르다.”고 수제비 예찬론을 폈다.그는 “‘수제비 잘하는 사람이 국수도 잘한다.’는 속담이 있잖아요.”라며 “수제비는 칼국수보다 격이 높은 음식”이라고 단정했다.수제비는 기계화하기 어렵다는 것도 고품격 음식이란 증거로 들이댔다. 같이 수제비를 먹던 친구 이연수(40)씨는 “관계가 애매한 사람들과 식사할 때 국수는 후루룩거리고 국물이 튀어 불편하지만 수제비는 밥처럼 조용히 떠서 먹을 수 있어 좋다.”고 거들었다. 우리의 가장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수제비는 이들처럼 두터운 마니아층을 두고 있다.반면 수제비라면 한사코 고개를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비오는 날,“오늘 점심,수제비 어때요?” 누군가의 제안에 “난 수제비 안 먹어.”라고 단호히 자르는 이도 있다. 이런 이들은 어릴적 보릿고개를 넘길 때 지겹도록 먹었던 기억 때문이란다.40대 이상에겐 어려웠던 시절의 아련한 향수로 남아 있다.애호박이나 감자 등 맛을 돋우는 야채도 없이 간장으로만 만든 장국 수제비를 너무 자주 먹어 질린 탓이다. 수제비는 국수가 다양화되면서 변형된 것으로 조선시대부터 먹기 시작했다.칼국수처럼 반죽한 다음 뚝뚝 뜯어 넣고 감자나 채소류를 겅중겅중 썰어 넣은 것이 수제비다.바쁜 농사일에 쫓기던 농민들이 칼국수보다 손이 덜 가는 수제비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보리와 밀 수확이 끝나고 유두(음력 6월15일) 전후가 되면 농가에서 햇밀로 수제비를 해 이웃과 나눠 먹었다.닭을 잡아 닭육수를 내거나 애호박과 감자 등을 넣기도 했다.해안가에선 바지락으로 시원한 국물을 내기도 했다.지금도 그런 풍속이 내려오는 곳이 있다. 수제비는 강가나 호숫가 지방에서 더욱 발달했다.얼큰한 생선 매운탕에 떼어 넣은 수제비는 양념이 흠뻑 밴 데다 쫄깃하게 씹히는 맛까지 있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수제비에 대한 기록은 1935년 발간된 ‘신영양요리법’에서 처음 보인다.당시의 이름은 ‘수접이’.밀가루에 소금을 넣고 물로 반죽해 손을 얇게 뜯어서 끓는 장국에 넣어 익혀 먹는 음식이란 게 책의 설명이다.박미혜(40) 생활음식 연구가는 “장국은 쇠고기 국물이나 멸치국물을 내고,감자·호박·양파·파 등의 채소를 넣기도 하여 국물과 건더기를 함께 먹는다고 했는데 요즘의 조리법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선 수제비를 ‘뜨더국’으로 부르고 있다.반죽을 손으로 일일이 뜯어서 만든다고 붙인 이름같아 재밌다. 수제비집을 운영하는 김태종(44)씨는 “수제비를 항아리에 담아 내는 이유는 따뜻하게 유지하려는 보온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수제비는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과거의 어려웠던 시절을 이야기하며 먹는 정서적인 음식”이라고 추켰다. 이런 수제비가 요즘 변신 중이다.카레수제비·치즈수제비 등도 생겨나고 있다.서울 가양동 중앙문화센터에서 버섯얼큰수제비를 만들어 보인 박씨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것이 낙지 수제비를 조금 변형해 ‘낙지 수제비볶음’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냄비에 수제비 반죽을 얇게 떼 넣어 익힌 다음 건져 찬물에 식혀둔다.그리고 낙지는 먹물을 떼고,굵은 소금으로 문질러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양념장에 버무려 둔다.팬에 갖은 야채와 양념 낙지를 넣고 볶다가 수제비를 넣고 익혀내면 된다는 설명이다. ●버섯얼큰수제비(4인분) 재료 쇠고기 100g,표고버섯 2장,새송이버섯·느타리버섯·팽이버섯·호박 각 50g씩,양파 ⅓개,쑥갓 30g,고추 1개,대파½대,다시마·멸치 국물 5컵,쇠고기 양념(간장½큰술,설탕·다진 마늘·청주 1작은술씩,후춧가루·참기름 약간),수제비 반죽(밀가루 2컵,물 1컵,소금 1작은술),양념장(고춧가루 1큰술·고추장·간장·다진 마늘 1작은술씩,소금·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수제비는 밀가루와 물·소금을 넣고 잘 치대어 반죽한 뒤 비닐 봉지에 담아 냉장고에 30분가량 넣어 숙성한다.(2)쇠고기는 채썰어 갖은 양념을 한다.(3)표고버섯·새송이버섯·양파·호박은 굵게 채썰고 느타리·팽이버섯은 먹기 좋게 뜯는다.쑥갓은 4㎝ 길이로 썰고 고추·대파는 어슷하게 썬다.(4)냄비에 다시마·멸치 국물을 넣어 끓으면 쇠고기와 수제비를 떼어 넣고 나머지 재료와 양념장을 넣어 끓인다 ●아욱수제비 재료 아욱 200g,된장 2큰술,고추장 1큰술,고춧가루 약간,간장·다진 마늘 1작은술,대파 ⅓대,다시마 1장,멸치 10마리,수제비 반죽 만드는 법 (1)아욱은 질긴 껍질을 벗기고 적당히 썰어 놓는다.(2)냄비에 물 9컵·다시마·멸치를 넣고 된장을 푼 다음 아욱을 넣고 끓인다가 수제비를 조금씩 떼어 넣는다.(3)수제비가 위로 뜨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수제비 맛이 通한 집들 ●삼청동수제비-서울 삼청동사무소 옆 02)735-2965 서울 삼청동에서 총리 공관보다 더 유명하다는 삼청동 수제비.문을 연지 26년째지만 한결같은 맛으로 1년 내내 문전성시를 이루는 집이다.손으로 일일이 떼어 넣는 쫄깃한 수제비와 같이 감자·애호박·양파·당근·부추 등을 듬성듬성 썰어 넣었다.멸치·조개로 맛을 낸 담백한 국물은 가끔 별식으로 찾기엔 이만한 게 없다.김가루를 뿌려 항아리에 담아 내오는 수제비(5000원)에 풋고추를 숭숭 썰어 넣은 양념장을 얹어 땀을 흘리며 먹는 맛은 겨울은 겨울대로,여름은 여름대로 맛이 달라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별미다.찹쌀 수제비(6500원)도 있다.감자를 직접 갈아 그대로 붙인 감자전(5000원)도 많이 찾는다.서대문 적십자병원 앞에 분점(722-1349)도 있다. ●손국시-서울 논현동 도산공원 맞은편 02)542-6808 부촌 강남에서도 수제비는 인기있는 식단이다.논현동 도산공원 맞은편 손국시의 간판 메뉴는 수제비와 칼국수다.주인 김일선씨는 “재래식 된장을 체에 거른 다음 소금·양파를 이용해 장국을 낸다.”고 말했다.밀가루에 소금을 넣고 손반죽해 냉장고에 숙성한 다음 즉석에서 끓인다.쫄깃쫄깃한 맛이 그만이다.수제비와 칼국수가 각 5000원이지만 양이 푸짐하다.두세 명이 가면 수제비와 칼국수를 주문,골고루 맛볼 수 있다.반찬으로 나오는 밥풀 양념을 쓰는 경상도식 김치 겉절이도 일품이다. ●두레-서울 대학로 종로약국 사이골목 02)743-6339 수제비가 치즈와 어울릴까? 대학로 KFC 맞은편 종로약국 사이골목의 두레에서는 그 답을 엿볼 수 있다.이 집의 얼굴 메뉴인 치즈수제비(5000원)에는 뚝배기에 나오는 뜨거운 수제비 위에 슬라이스 치즈 1장을 덮었다.청양고추의 매운 국물 맛을 살짝 녹은 치즈가 부드럽게 감싸 고소하다.또한 1년 삭힌 김치를 잘게 썰어 넣은 김치수제비(5000원)는 칼칼한 맛이 좋다.수제비스페셜(5500원)은 김치수제비에 치즈 1장을 덮어 나오는 것으로 칼칼한 김치가 느끼해지는 듯한 치즈 뒷맛을 깨끗이 갈무리해준다.멸치 장국에 황태·무·다시마 등을 넣고 끓여낸 까닭에 무게감이 있다. ●항아리 수제비-고양시 무원초교 정문 맞은편 031)971-5467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무원초등학교 정문 맞은편의 항아리 수제비는 담백한 장국과 졸깃한 수제비로 이름을 얻고 있다.사장 김태종(44)씨가 지난 95년 서울 신촌에서 수제비 가게를 크게 하던 친구 어머니로부터 직접 배워 차렸다.수제비에서 조금만 변형하면 칼국수가 되지만 수제비만 고집하며 반죽도 흔한 반죽기를 쓰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빚는다.반죽을 섭씨 영상 4도에서 하루 숙성한다.그래서 수제비 건더기가 졸깃하고 찰지다.이 집의 간판 메뉴인 항아리 수제비(5000원)를 권할 만하다.밴댕이 새끼처럼 넓적한 멸치의 한 종류인 ‘띠포리’로 장국 육수를 내 국물 맛이 깔끔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깊다.물론 양파·생강·다시마·마늘 등도 들어간다.항아리 수제비에 들어가는 야채 대신에 1년된 묵은 김치를 잘게 썰어 넣은 김치 수제비(5000원)도 얼큰한 맛으로 많이 찾는다.한가지 특징은 메기 수제비(6000원).민물 고기인 메기의 살만 발라 깻잎 등을 함께 수제비에 넣고 얼큰하게 끓여 내는 방식이다.매운탕을 먹고 난후 수제비를 넣어 끓여 먹는 것과는 다르다.김씨는 “수제비는 사실 쉬운 음식이어서 가게 주인들이 편하게 만들려는 유혹에 쉽게 빠지만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야 제맛이 난다.”고 말했다. ●이집도 맛나요 이밖에도 낙지로 유명한 무교동4거리의 우정낙지(720-7991)는 점심시간에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통낙지한마리 수제비(5000원)를 낸다.수제비만 먹을 경우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밥도 곁들여 낸다.여의도에 분점(782-7991)도 냈다.창동역앞의 종로항아리수제비집(996-3552)은 눈물이 쏙 빠지도록 얼큰한 수제비로 유명하다.순창 고추장을 쓰는 까닭이다.매운 음식을 싫어하는 이를 위해 담백수제비도 있다.모두 10년 전 가격인 4000원 그대로다.쌍문동의 밀락(900-9710)은 매콤한 김치 수제비(4000원)가 유명하다.김치 수제비에는 감자 대신에 달콤한 고구마가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인사동 4거리에서 우리은행 맞은편의 이 얼큰한 조벡이 수제비(723-5958)는 제주도식 수제비를 낸다.조벡이는 제주도 사투리로 해물과 야채를 맵게 끓여 내는 것으로,조벡이 수제비는 5000원이고 감자·김치·홍합 수제비 등이 4000원.양재동의 메기대감(3461-4008)은 어른 서넛 분량의 메기 매운탕(2만 9000원)을 먹고 난 다음 수제비를 끓여 먹는 것이 별미다. 사진 강성남·김명국기자 sn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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