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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번째 개인전 여는 황주리 화백

    못생긴 불독이 웃음을 안겨준다. 바이올린을 켜고, 립스틱을 바르고, 안경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코냑 한잔을 들이키고, 화분에 물을 주고…. 황주리(48) 화백이 자식처럼 아끼는 불독 ‘베티’. 4년전부터 동고동락한 베티의 일상적인 삶이 고스란히 화폭에 담겼다. 견공 베티의 일상이 시리즈로 그려지니 ‘개팔자 상팔자’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 황씨의 25번째 개인전 ‘세월’에 등장하는 주인공 불독은 다름 아닌 작가 자신을 의인화한 자화상. 도시적 삶에 대한 풍자, 시간의 흐름에 대한 고찰이라는 황씨의 일관된 주제가 베티의 일상적 삶을 통해 부드럽지만 날카롭게 배어 있다. 무더위가 싹 가시며 가을 냄새를 풍기는 아침 공기를 가르며 황씨의 동부이촌동 자택을 찾았다. 강아지조차 무서워하는 겁쟁이기에 혹 베티가 반기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베티는 외출중이어서 인터뷰는 순항했다. “1∼4살까지 나이 드는 베티를 지켜보면서 세월의 무상함, 고독, 존재감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번 불독 그림에는 종전 황씨의 작품에서 보이지 않던 ‘유머’라는 요소가 곁들어져 이채롭다. “불독의 표정이 얼마나 다양한지 몰라요. 자고 있는 모습만 봐도 너무 웃겨요.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저 표정, 유머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아닐까요?” 현란한 원색의 작가로 알려진 그는 이번에는 모노톤의 참한 흑백으로 화면을 단장했다. 평소 “꿈도 컬러로 꾼다.”는 ‘색깔 있는’ 작가가 이번에는 “내면의 솔직함과 진실함을 표현하고 싶어” 흑백 그림을 택했다. 흑과백 사이의 스펙트럼이 넓다. 이 두가지 색 사이에 존재하는 수없는 회색. 조금은 우울하지만 따뜻한 기분을 주는 회색, 무겁고 진중하고 사려깊은 회색, 도대체 속을 알수 없이 바라보면 마음이 칙칙해지는 회색.8가지나 되는 다양한 회색이 등장한다. “하루에도 몇번씩 베티의 몸에 붙은 진드기를 잡아준다.”는 그가 진드기 잡는 흉내를 내며 깔깔 웃는 모습을 보면 회색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색으로 치자면 밝은 노란색이나 진한 초록색 같은 사람. 안경너머 숨겨진 선하고 예쁜 눈.“하지 않으면 힘 빠질까봐”머리에 항상 왕관처럼 올리는 머리띠. 표현 그대로 소녀같은 모습이다. 그는 안경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한 데 이어 3년전부터 영월·제천 등지의 강가에서 주워온 돌멩이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연인이 어깨동무하거나 배를 타는 등 다양한 ‘인간풍속도’를 황주리식 ‘칸막이’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다. 앞으로의 작품은 어떤 색깔일까? “몇 년 전부터 디카를 들고 다니며 세상사 모습을 찍고 있어요. 안경과 돌처럼 사진을 오브제로 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을 까 싶네요.” 새달 13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아트사이드(02)725-1020.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김명국 daunso@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방혜자전-9월7일까지 갤러리 현대 보이지만 잡히지 않는 ‘빛’. 재불화가 방씨는 육안으로 보는 빛에 머물지 않고 깊숙한 내면, 마음으로 보는 빛이 하나가 되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자연과 우주에 대한 작가의 치열한 고뇌가 담겨있다.(02)734-6111. ■ 육심원전 예쁜 척하는 여자, 새침떼는 여자 등 한결같이 귀엽고 깜찍한 여자만 그리는 육심원의 4번째 개인전. 만화같이 예쁜 그림들이어서 하나쯤 방에 걸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다음달 30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에이엠. (02)733-4455. ■ 유미수전 일상 공간을 소재로 일상성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또 시간에 대한 작가의 고민도 담고 있다.30일까지 관훈동 갤러리수. (02)733-5454. ■ 美식가전 인간의 욕구중 하나인 식욕. 강용면 고낙범 김종학 김준 등 15명의 작가가 나서 잃어버린 예술적 미각을 북돋우고 있다. 다음달 16일까지 청담동 카이스갤러리 (02)511-0668. ■ 윤영주전 동양의 산수가 추상표현주의적 기법으로 재탄생. 한지에 물감을 스며들게 하여 캔버스에 얹히게 하는 작업을 반복, 은은한 동양의 관념산수의 느낌을 준다.30일까지 인사동 노암갤러리.(02)720-2235. 어린이 ■ 꼬방꼬방 28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전래동화로 엮은 극단 사다리의 놀이음악극.(02)382-5477. ■ 뽀롱뽀롱 뽀로로 9월11일까지 롯데월드예술극장. 호기심많은 꼬마 펭귄 뽀로로와 친구들의 신나는 모험기.(02)543-6706. ■ 가루야 가루야 28일까지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 밀가루를 활용한 놀이체험극.(02)569-0696. 클래식■ 화음쳄버오케스트라 창단 10주년 기념음악회 3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미술관 음악회로 유명한 실내악간, 화음을 모태로 한 화음쳄버오케스트라. 지난 10년 돌아보는 의미에서 갖는 기념 음악회다. 관객들에게 사랑 받았던 작품 위주로 연주된다.(02)780-5054. ■ 박수진 피아노독주회 25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트홀. (02)3436-5929. ■ 권수미 유지수 듀오 연주회 27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트홀.(02)3436-5929. ■ 오페라 갈라 콘서트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18-7343. ■ 신정아 귀국 피아노독주회 28일 금호아트홀. (02)581-5404. 뮤지컬아이다-27일부터 LG아트센터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그리고 매력적인 장군 라다메스의 운명적인 삼각사랑을 그린 디즈니 뮤지컬. 팝의 황제 엘튼 존의 감칠맛나는 음악이 인상적이다. 옥주현 문혜영 배해선 출연.1588-7890. ■ 돈키호테 2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삽입곡 ‘더 임파서블 드림’으로 유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김성기 류정한 강효성 출연.(02)501-7888. ■ 뱃보이 무기한 신시뮤지컬극장. 박쥐소년의 인간세상 적응기를 그린 컬트뮤지컬. 샘 비브리토 연출, 김수용 슈 출연.1544-1555. ■ 풋루스 10월16일까지 연강홀. 반항과 억압, 사랑과 고통 등 분출하는 젊음의 열정을 춤과 노래로 풀어낸다. 서지영 이한 출연.(02)766-8551. 연극블랙 햄릿-27~9월16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59년 역사의 극단 신협이 새롭게 각색한 햄릿. 철저하게 조작된 게임속에서 음모와 복수의 먹이사슬이 펼쳐진다. 전세권 연출, 이명호 이혜진 출연.(02)2253-7537. ■ 오스카와 장미할머니 9월11일까지 김동수플레이하우스. 백혈병을 앓는 소년 오스카와 장밋빛 가운을 입은 할머니의 감동적인 우정.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작·김동수 연출, 백수련 왕지연 출연.(02)764-6979. ■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9월25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작품. 임영웅 연출, 박정자 정세라 출연.(02)334-5915.
  • ‘여자를 그리는 작가’ 육심원 화가

    ‘여자를 그리는 작가’ 육심원 화가

    새침떼는 여자, 예쁜 척하는 여자, 잘난 척하는 여자, 구두를 신을까 말까 망설이는 여자, 주근깨가 볼을 가득 메운 여자…. 한결같이 귀엽고, 깜찍하고, 예쁘다. 화가 육심원(32)은 사랑하지 않으면 안될 그런 여인들의 표정들을 화폭에 담아낸다. ‘여자를 그리는 작가’로 불리는 것도 그때문. 여자라기보다 오히려 공주를 그리는 것이 더 맞는 듯하다. 작가 자신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모든 여자들은 공주이기에 공주 대접을 받아야 해요.” 그에게 공주란 ‘미스코리아’가 아니다.“개성있고 표정있는 여자, 무엇보다 자심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이 세상 모든 여자들이 공주”이다. 꽃무늬가 장식된 핑크빛 니트에, 깜찍한 머리핀을 꽂고 새침 떼는 ‘새침떼기’. 빨간 이브닝 드레스을 입고 예쁜 척하는 ‘나 이뻐’. 빨강 물방울 무늬 원피스를 입고 턱을 치켜 올린 ‘나 어때’… 예쁜 옷 입고 자랑하고 싶은 나의 모습, 거울보며 상상하는 나의 모습이 이렇게 공주들의 작품으로 화려하게 탄생됐다. “‘새침떼기’는 세일 때 거금주고 산 니트가 너무 예뻐서 옷값을 빼려고 그린 그림이고,‘나 어때’는 미스코리아 수상식에서 상 받는 자신을 상상하며 그린 거예요.” 그림만큼이나 작가도 톡톡튀는 공주와 흡사하다. 아기자기한 만화 같은 그의 그림속에는 ‘자신을 사랑하라.’는 속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자기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해요.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존재인 자신을 잘 관리해 스스로 행복해져야 하니까요. 나쁜 생각을 하거나 나쁜 행동을 하는 여자들이 제 그림을 보고 자신 속에 숨겨진 예쁜 모습을 빨리 찾길 바라요.” 그의 그림들이 전시된 인사동 갤러리 에이엠을 둘러 보면 일상에 지친 피로감과 세상사 우울함이 쏙 가신다. 방안에 걸어두면 모든 여성들은 마치 공주가 되는 ‘마법’에 걸릴 것이다. “예술이 무겁고 진지해야만 하나요? 그런 틀을 깨고 친근감 있는 그림, 보면 기분 좋은 그림, 갖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정경일 갤러리 에이엠대표는 “개인전 4회라는 짧은 경력에도 그의 작품 30점이 거의 다 팔렸다.”면서 “그의 그림을 핸드폰 줄, 엽서, 수첩, 달력 등으로 캐릭터 상품화하는 시도도 곁들였다.”고 말했다. 다음달 30일까지.(02)733-4455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낭만·추억등 명동엔 多있다

    낭만·추억등 명동엔 多있다

    1950년대 명동은 서울 최고의 멋쟁이들이 모여드는 낭만의 거리였다. 동시대 예술가들이 모여 커피향에 취해 시를 읊은 문화의 거리이기도 했다.60·70년대 명동은 통기타 가수들이 노래하고 DJ들이 음악을 들려주던 청춘의 거리였다. 오늘날 명동은 하루가 지나면 간판이 바뀌는 소비의 거리가 됐다. 반면 수십년이 지나도 단골이 있는 상점이나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장소도 적지 않다. 골목골목마다 깃든 ‘명동의 추억’을 찾아 떠나보자. 글 사진 이두걸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반대로 외국 음식 전문점들도 군데군데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색다른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콴챈루(중국 대사관 거리)에는 중국 물품이나 잡지를 파는 서점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일제시대부터 운영된 음식점들도 있어 서울의 ‘작은 중국’으로 불릴 만하다. 중국전통과자를 파는 도향촌(776-5671)은 해바라기씨·잣·호두가 들어간 십월전병을 개당 3000원, 대추·팥이 들어간 장원병은 개당 1500원에 판다. 원하는 재료를 말하면 직접 과자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산동교자(778-4150)는 쫄깃쫄깃한 만두피에 중국부추가 들어간 물만두(4000원)와 오향장육(1만 8000원)이 유명하다.3대째 운영하는 취천루(776-9358)는 다른 메뉴 없이 오직 만두만 팔 정도로 만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고기만두 4500원. 일품향(753-6928)의 굴짬뽕은 얼큰하면서도 진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TAJ 60년대 최고의 경양식집으로 손꼽히던 ‘코스모폴리탄’자리에 들어선 인도음식전문점. 조미료를 포함한 식재료 전반을 인도에서 직접 공수해올 뿐만 아니라 인도 출신의 조리사들이 현지 조리기구인 탄두, 멧돌을 이용해 요리한다. 식사후 입냄새를 제거해 주는 아니스와 인도산 슈거를 섞어 먹는 것도 재미있다. 치킨커리·인디언브레드가 함께 나오는 점심메뉴는 1만원. 전통카레는 각각 1만 5000∼2만원선.(776-0677) ●신정 40여년 이상 운영한 징기스칸 요리 전문점. 주인이 직접 목장을 경영하면서 고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신선한 육질을 자랑하는 게 특징이다. 과거 명동이 금융 중심가였던 만큼 금융인들이 여전히 많이 찾는다. 독특한 스타일로 오리구이를 개발해 노린내를 없애고 담백한 맛을 살렸다. 가격대는 비교적 높다. 국수전골 1만 3000원, 오리구이 4만 4000원.(776-0338) ●아오자이(AODAI)베트남 전통의상을 가리키는 아오자이는 맛이 담백하면서 시원해 숙취해소에도 좋다. 주인이 직접 미국에서 베트남 요리 전문가에게 전수받았다. 베트남 쌀국수·볶음밥·닭고기 석쇠구이가 함께 제공되는 세트메뉴는 1만 2000원으로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디저트로 제공되는 베트남 커피는 일반 커피와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754-1919). ■ 짠돌이 데이트족의 천국 쇼핑의 천국으로 알려진 명동이라지만 쇼핑과 무관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들도 많다. 특히 짠돌이 데이트족들에게 적합한 장소들을 추천한다. 유네스코 건물 2층에 있는 미지센터(서울청소년문화교류센터·755-1024)는 국내·외 최신잡지·간행물, 세계 문화를 탐구하는 책이 갖춰졌다. 인터넷이나 DVD자료, 음악감상, 보드게임 등도 즐길 수 있어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같은 건물 옥상인 12층 작은누리(755-1105)에 들어서면 야생덤불숲, 풀꽃동산, 연못 등이 어우러진 마당이 펼쳐진다. 중국대사관에서 덕수궁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생태공원이다. 남산에서 날아온 새들도 볼 수 있다. 평일 오전 10시∼오후 4시에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이어지면서 웅진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서점 리브로(757-8100)는 혼잡하지 않아 약속장소로 알맞다. 레코드점과 문구점도 있다. 아바타 지하 1층·1층에 위치한 인테리어 전문점 코즈니(3783-5069)는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주침대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디카족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하서점에서는 최신 잡지들을 앉아서 볼 수 있다. 명동성당(774-1784) 뒤편의 작은 정원에는 벤치가 있다. 평온한 분위기에서 울창한 나무를 바라보며 자판기 커피를 뽑아먹는 것도 좋다. 성당 입구 화장실은 가게 등에 딸린 화장실과 달리 볼일이 급할 때 눈치보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곳이기도 하다. 디 아모레 스타(709-6361)에서는 태평양의 기초·색조제품·매니큐어 등을 무료로 써볼 수 있으며 4층에서는 부정기적으로 전시회가 열린다. 대한음악사(776-0577)는 40여년째 명동을 지키고 있는 클래식 음악 전문 서점. 다섯평 남짓한 매장 벽에 악보가 빼곡이 쌓여 있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외국 악보는 물론 재즈,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악보를 갖추고 있다. 이곳에 없는 악보는 국내에서 구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동 섬 ‘섬’이라는 술집 이름은 보통명사다. 신촌, 인사동 등에도 있지만 주인은 다 다르다. 하지만 90년대 이전 대학가의 낭만이 넘치는 카페라는 점에서는 쌍둥이다.10평도 못 되는 2층 규모라 좁은 편. 그러나 맥주를 기울이며 옛 노래들을 듣고 있노라면 낯선 이들도 어느새 술친구가 된다. 기타와 전자피아노도 갖추고 있어 주인 아저씨와 ‘선수’ 손님들의 즉흥 연주와 빼어난 노래도 운 좋으면 만날 수 있다.‘공식적’인 영업시간은 오후 7시부터 오전 2시까지.756-0582. ●데바수스 2003년에 생긴 독일전통 맥주집이다. 라거 맥주인 헬레스, 밀맥주인 바이젠, 흑맥주인 둥클레스 모두 500㏄가 6000원으로 조금 비싸지만 매장에서 직접 제조한 독일식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독일식 특선 수제 소시지와 감자, 양배추 절임 등이 곁들인 모듬소시지(2만5000원)도 일품이다. 해산물 볶음밥, 마늘안심스테이크 등 식사도 할 수 있다.3783-4568,4321. ●명동골뱅이 40년 전통의 골뱅이 전문점. 이름 그대로 대구포와 오이, 양파, 대파를 넣고 고춧가루로 양념한 쫄깃쫄깃한 골뱅이무침이 ‘대표 선수’다. 늦은 오후부터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 푸짐하고 담백한 계란말이도 요기와 술안주로 제격이다. 골뱅이 1만 5000원, 계란말이 1만원. 생맥주 500㏄ 3000원이다.778-1659. ●할머니국수집 외 식당 외관은 여느 분식집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국수맛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비결은 질 좋은 멸치를 푹 끓여낸 뒤 고추장 양념을 한 국물맛에 있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일반 국수보다 두꺼운 면발에서 쫄깃쫄깃한 맛이 더욱 살아난다. 할머니국수 2500원, 두부국수 3000원.778-2705. 명동막국수와 할렐루야칼국수에서도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면요리를 즐길 수 있다. ●명동교자 칼국수 하나로 명성을 얻었다. 일본 등에도 널리 소개되면서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더 많을 때도 있다. 담백한 면발에 걸쭉한 육수, 그리고 고소한 만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진한 맛을 낸다. 시원한 맛의 바지락칼국수와는 다른 면에서 일가를 이뤘다. 마늘이 듬뿍 들어간 김치도 일품. 밥도 공짜로 준다. 만두도 웬만한 전문집보다 낫다. 가격은 모두 6000원.776-3424. ●고궁 비빔밥이 유명한 전주전통음식점. 쇠고기 사골 육수로 만든 밥에 육회, 은행, 잣, 호두, 육회, 애호박나물, 시금치, 도라지 등이 맛깔스럽게 얹혀 나온다. 모든 재료를 매일 전주에서 직접 들여와 신선하다. 놋그릇에 나와 식사를 끝낼 때까지 따뜻한 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유난히 많이 찾는 게 특징. 전주비빔밥 7000원·녹두빈대떡 1만 3000원.776-3211. ●평래옥 평안도에서 내려왔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명동 중앙극장 맞은편 1·2층에서 영업하고 있는 냉면집이다. 이 집은 특이하게도 닭국물로 육수를 우려낸다. 주 요리도 초계탕이다. 삶은 뒤 시원하게 식힌 닭살과 메밀향 강한 국수, 그리고 계란, 오이, 배 등을 육수에 내온 보양식이다. 하나를 시켜 둘이 먹을 수 있다. 녹두빈대떡도 웬만한 집보다 낫다. 가격은 초계탕이 1만3000원. 녹두빈대떡은 6000원. 꿩냉면과 육계장 등 식사류가 5000원대로 명성에 비해 가벼운 편이다.2267-5892. ●금강섞어찌개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찌개를 내오는 것으로 명성을 얻었다.70년대 찾았던 손님들이 자녀들과 함께 찾을 정도로 한결같은 맛을 내고 있다. 간판 메뉴는 섞어찌개. 오징어, 돼지고기와 함께 고추, 배추 등을 넣고 보글보글 끓는 모습만 봐도 군침이 가득 돈다. 부대찌개, 곱창전골, 해물전골 등도 인기를 끈다. 라면 등 사리도 넣을 수 있다. 찌개는 5500원, 전골은 7000원 선.778-6625. ●명동돈가스 1983년 문을 열었다. 호텔 돈가스보다 훨씬 맛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20년이 넘게 유명 인사부터 10대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바삭바삭한 튀김 옷에 두꺼운 육질이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우리 입맛에 맞는 소스와 아삭한 야채 맛도 빼놓을 수 없다. 추천 메뉴는 돈가스 살 속에 피자치즈와 피망, 양파 등의 야채를 듬뿍 넣은 코돈부루. 가격은 6500원∼1만2000원까지 다양하다.776-5300. ●따로집 30여년 된 명동의 명물 해장국집이다.24시간 이상 푹 고아낸 사골 국물에 고추장으로 양념을 해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거기다 소고기와 선지, 콩나물 등이 푸짐하게 들어가 6000원의 가격이 아깝지 않다. 모듬전, 고추전 등을 안주 삼아 소주 한잔 걸쳐도 그만이다.755-2455. ■ ‘돌고래 2004’ 사장 신경무씨 70년대까지만 해도 명동은 문학과 음악과 술이 넘쳐흐르는 ‘문화의 거리’였다. 그 중심에는 쉘부르 등과 함께 시대를 풍미하던 음악다방 ‘돌고래’가 있었다. 돌고래는 ‘명동백작’ 소설가 이봉구씨의 단골 ‘은성주점’ 자리에 둥지를 텄다. 청춘들은 이종환씨 등 당대 최고의 DJ가 들려주던 음악으로 시대의 아픔을 달랬다. 전축의 보급에 따라 자취를 감추었던 돌고래는 지난해 12월 다시 문을 열었다. 그 이름은 ‘돌고래 2004’. 중앙대 록그룹 블루드래곤 보컬리스트 출신인 사장 신경무(35)씨가 명동에서 유일하게 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가능한 카페로 다시 꾸몄다. 신씨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사원이다. 일종의 ‘투잡족’인 셈이다. 업무 스트레스를 노래로 풀다가 음악인의 꿈인 라이브 카페를 아예 차렸다. 이곳의 주된 레퍼토리는 올드팝이다. 그러나 화요일은 모던록, 수요일은 퓨전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밴드가 출연한다. 신씨도 자주 직접 기타를 잡고 무대에 오른다. 웬만한 곡은 다 소화하는 ‘준프로’다. 오후에는 그날 볶은 원두커피도 3000원에 내온다.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을 어색해하는 30·40대 손님들을 위한 배려다. 대학 동아리 후배들이 연주는 물론 서빙까지 도맡는다. 넘치지 않으면서도 섬세한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다. 맥주는 4000원선. 안주는 1만 5000원∼2만원선이다. 번잡한 분위기를 피하기 위해 저렴한 생맥주는 내놓지 않는다. 신씨는 “낭만이 살아 숨쉬던 명동에서 음악의 숨결을 다시 불어넣는 공간으로 돌고래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777-0440.
  • 서훈받은 사회주의자 김산의 아들 고영광씨 내한

    서훈받은 사회주의자 김산의 아들 고영광씨 내한

    “항일전선에 바친 아버지의 짧은 삶이 이념 때문에 훼손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14일 서울 인사동의 한 한정식집. 두번째 고국을 찾은 고영광(68)씨를 위해 조촐한 환영회가 열렸다. 고씨는 님 웨일즈의 ‘아리랑’으로 널리 알려진 독립운동가 김산(본명 장지락·1905∼1938)의 아들. 김산은 남에서는 사회주의자였다는 이유로, 북에서는 연안파였다는 이유로 양쪽에서 모두 배척당한채 비운의 생을 살았다. 우리 정부는 올해에야 김산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국가정체성을 흔든다며 반대도 만만치 않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사회주의자였다는 이유 때문에 일괄적으로 한 단계 낮춰 훈장을 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늦게나마 부친생애 되새길 수 있게 돼” 이런 논란에 대해 아들 고씨의 입장을 물었다.“아버지는 민족의 독립에 전 생애를 걸었습니다. 이 명백한 사실은 중국 공산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나, 남북이 분단됐다는 이유로도 가릴 수가 없습니다.” 그는 경위야 어떻든 2년여 간에 걸친 노력 끝에 독립유공자로 인정돼 서훈을 받았다는 사실에 만족해했다.“늦게나마 드러내 놓고 부친의 생애를 되새길 수 있는 것은 여러분들의 희생과 도움 덕분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사실 고씨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그가 1살 때 돌아가셨기 때문이다.1957년 대학 입학 무렵에야 어머니에게서 아버지 얘기를 전해들었다.“일제 침략에 비분강개할 때마다 ‘아리랑’을 불렀다고 하시더군요.” 뒤늦게 여기저기 흩어진 아버지의 흔적들을 모았지만 곧 몰아친 문화대혁명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게 했다. 아버지를 처형한 캉성(康生)은 마오쩌둥의 최측근이자 바로 문혁의 주도자 가운데 한명이었다. 그 후 어머니가 재혼한 뒤 성을 고씨로 바꿨고, 그가 ‘장영광’이 아닌 ‘고영광’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문혁의 광풍이 잦아들면서 70년대 말부터 중국정부에 이의를 제기해 80년대 초 마침내 아버지를 복권시키는 데 성공했다. 동시에 한족에서 조선족으로 호적도 바꿨다. 이제 서른이 넘은 그의 아들들도 모두 할아버지 김산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러나 남북 분단 때문에 한국에서는 이번에야 뒤늦게 공적을 인정받게 됐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다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고씨가 김산의 ‘진짜’ 아들인지 증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번 한국행도 우리 정부의 공식 초청이 아니라 김산을 기념하는 ‘한민족아리랑연합회’ 초청으로 이뤄졌다. ●정지영 감독 “김산 영화 내년 촬영” 그러나 김산의 마력은 이미 우리 문화 전반에 깊게 뿌리를 박고 있다. 소설가 박경리씨가 ‘토지’를 애초 1권 분량의 소설로 기획했다가 김산의 일대기를 접하고는 만주·연해주·일본·조선을 넘나드는 대하소설로 바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산의 생애는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남부군’을 연출했던 정지영 감독이 나섰다. 정 감독은 “이장호 감독 등 많은 감독들이 욕심을 냈는데 군부독재 때문에 아무도 엄두를 못냈다.”면서 “나에게 좋은 기회가 돌아온 만큼 누구보다 충실한 작품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이미 4년여 동안 김산의 흔적을 찾아 중국 땅을 누비고 다녔다. 연말쯤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고씨의 자문을 받은 뒤 내년부터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산은 누구? 평북 용천 출생인 김산은 아나키스트로 독립운동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때 약산 김원봉과 의열단을 접하게 된다. 그는 이후 ‘체계적 항일’을 위해 사회주의로 전향, 광둥 코뮌·해륙풍소비에트·대장정 등 중국혁명에 투신했다. 중국혁명이 조선의 광복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믿었던 것. 동시에 ‘물속의 소금’이라는 그의 화두에서 알 수 있듯 조선민족의 문제가 중국 해방에 녹아서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 어느 쪽도 중국 공산당에는 편치 않았다. 스탈린이 끝내 트로츠키를 제거했듯, 중국 공산당은 그를 트로츠키주의자·일본스파이로 몰아 38년에 처형하고 말았다.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는 “스탈린이 독일과의 전쟁에 돌입하면서 내부의 적들을 숙청하는데, 이 방법을 배워온 인물이 캉성”이라며 김산 처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치열한 삶에 견줘 죽음은 너무나 허망했지만 권력에 물들지 않았던 순혈의 혁명가 김산에게는 그런 죽음이 더 어울리는 것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강영민 내셔널플래그전·유진수전

    울고 웃는 태극기, 졸리거나 입맛을 다시는 태극기, 반창고를 붙인 태극기… 광복 60주년을 맞아 화랑가에 ‘태극기 휘날리는’ 이색 전시회가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국가의 상징이자 애국심의 표상인 태극기가 다양한 작품으로 탄생한 것이다. 팝아티스트 강영민은 태극기를 웃고 찡그리는 하트 모양으로 변신시켜 즐거움을 선사한다. 존엄과 권위로 똘똘 뭉친 태극기가 어느새 보통 사람들의 얼굴로 바뀌어 간다. 또 태극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화가 유진수의 작품속에는 사람의 눈동자와 가슴에 태극 무늬가 선명하게 찍힌다. 그의 태극에는 우리 민족의 한과 설움이 담겨 있다. ●강영민의 내셔널 플래그전 하트 캐릭터 시리즈로 유명한 강영민(33)은 이번에 태극기에 감정을 이입시켜,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를 개인화하는 작업을 했다. 기존의 하트 시리즈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다 보니 자연 팝적인 태극기가 됐다. 빨강, 파랑색의 태극기 중심은 하트로 둔갑돼 반창고를 붙이고, 눈을 흘기고, 웃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다. 심오한 우주철학을 담은 것이 아니라 희로애락을 갖는 인간의 심성이 그려지다 보니 친근감이 느껴진다. 작품들이 태극기답게 갤러기 벽에 높이 걸려 관람객들은 고개를 치켜 들고 전시를 봐야 한다. 강씨는 “일상에서 무감각하게 받아들여지는 태극기 이미지에 새로운 감성을 불어 넣어 태극기를 보다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을 본 관람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젊은 세대들은 “국가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지만 나이 지긋한 세대에선 “함부로 태극기를 대한다.”며 항의를 하기도 한다.21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쌈지.(02)736-0088 ●태극작가 유진수전 유진수(41)는 평소에도 태극기를 수집하는 태극광이다. 주변에서 유씨를 “태극신이 올랐다.”고 놀릴 정도다. 그는 독립 운동가 얼굴 등의 이미지를 사진으로 붙이거나 페인팅하는 등 콜라주해 다시 그 위에 태극기를 자유롭게 여기저기 그려넣는 작업을 한다. 태극 도형이 기본이 되는 그의 이번 작품은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동이굿’시리즈의 하나이기도 하다. 인간의 삶과 염원이 담긴 부적을 모티프로 태극 무늬를 넣어 우리식 미학을 보여준다. 한미애 아트센터 대한민국 큐레이터는 “그는 작품 속에 독립운동가, 종군 위안부 등을 등장시켜,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회 첫날인 15일에는 태극기 천으로 옷을 입고 진행하는 퍼포먼스도 있다.21일까지 명륜동 대한민국 아트센터(02)743-5483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여담여담] 초대받은 남편들/최광숙 문화부 차장

    얼마전 부부동반으로 저녁식사 모임을 가졌다. 친하게 지내는 선배들과 한달에 한번 정도 얼굴 보는 모임이다. 모임의 이름은 ‘도토리’.4명의 멤버 모두 짤막짤막한 다리를 지니다 보니 그렇게 됐다. 약칭 ‘토리’ 모임이라고도 한다. 한 선배가 “쬐매한 여자들끼리 뭉친다.”는 자격지심을 토로한 이후 남들이 알지 못하게 ‘도’자를 살짝 빼서 ‘토리’라는 ‘우아한’ 모임으로 둔갑시키기도 한다. 우리 ‘도토리’들은 찜질방에서 수다 떨며 건강 얘기를 하기도 하고, 인사동 밥집에서 두런두런 모여 앉아 세상사 돌아가는 얘기도 한다. 가끔 ‘도토리’모임에 남편들이 초대되기도 하는데 이날은 한 선배의 남편이 직장을 옮겨 신고식을 겸해 한턱을 내는 자리였다. 식사가 끝날 무렵 분위기가 무르익자 남편들이 한 수 더 떴다.“다들 이대로 헤어질 순 없다.”고 바람을 잡더니 노래방으로 향했다. ‘도토리’ 멤버의 나이와 직업이 다양하듯 남편들도 각양각색이었지만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잘 어울렸다. 노래방에서는 서로 마이크를 잡고 난리였다. 제일 연장자인 큰 형부는 신세대 가수의 곡까지 잘 소화하는 ‘가수’다. 법조인 출신의 작은 형부는 마이크 잡으면 평상시의 근엄함을 찾아볼 수 없다. 막둥이인 나의 남편은 ‘형님들’이 노래를 부르면 무대로 뛰쳐나가 탬버린을 흔들며 분위기를 살렸다. 마누라들의 모임에 초대된 남편들의 이런 진지한(?) 노력과 재롱(?)잔치에 우리 여인네들은 깔깔 웃으며 박수치고 격려했다. 모두들 마나님들이 흥겨운 자리가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평소 못 보던 남편의 열정적인 무대 매너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보너스다. 다음날 남편에게 물어봤다.“어제 어땠느냐.”고.“남자들 모임에 가면 누가 돈 많이 버네, 어디 산 땅값이 올랐네, 자기는 무슨 일 하네, 잘난 체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런 것 없어 정말 편안하다.”고 답했다. 그동안 부부동반 모임하면 으레 남편들 모임에 부인들이 초대를 받는 자리였다. 공들인 화장에 예쁜 옷 차려 입고 나가 남편의 체면이나 세워주는 자리가 대부분이다. 이제는 부인의 모임에 남편들이 거꾸로 초대받는 자리가 늘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우리네 남편들은 이제 ‘노래방 외조’까지 기꺼이 하고 있다. 최광숙 문화부 차장 bori@seoul.co.kr
  • 빌딩 옥상 ‘하늘 정원’ 조성 붐

    빌딩 옥상 ‘하늘 정원’ 조성 붐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오피스텔 옥상이 웰빙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냉각탑이 차지하거나 지저분한 쓰레기장처럼 방치되던 공간에 미니 수영장, 골프 퍼팅장 등이 들어서고 녹색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입주민이라도 접근하기조차 어려웠던 곳이 가장 즐겨 찾는 공간으로 변신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춰 개발업체들의 옥상 공원 마케팅도 한창이다. ●옥상에서 수영·선탠한다 ㈜신영이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비스드 레지던스 ‘서머셋 팰리스 서울’은 옥상을 웰빙 공간으로 조성한 대표적 사례다. 일부 호텔에서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 옥상 전체를 정원으로 꾸몄고 목욕은 물론 미니 풀장도 갖췄다. 북악산, 경복궁을 바라보며 선탠을 즐길 수도 있다. 장기 투숙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단체 예약 고객에게까지 이용을 넓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인근의 ‘바비엥 스위츠’도 옥상에 미니 공원 및 지압 산책로, 바비큐 파티장을 마련했다. 인사동 ‘프레이저 스위츠’도 골프 드라이빙레인지 등의 스포츠 시설 등을 갖춰 투숙객들이 옥상에서 웰빙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옥상이 단순히 하늘만 바라보는 공간이 아니라 건강을 챙기고 휴식을 취하는 정원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이다. 김도형 신영에셋 팀장은 “새롭게 변신한 옥상 공원은 자연스럽게 입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도심에 들어서는 건물의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옥상정원 마케팅 활발 옥상 정원이 확산되고 있다. 고급 주상복합·오피스텔을 내놓은 업체마다 하늘 정원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동양고속건설은 수원 인계동에서 주거용 오피스텔을 분양하면서 옥상에 테마정원을 조성키로 했다. 대성산업도 서울 종로1가에 ‘대성 스카이렉스’를 분양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기 위해 청계천 조망이 가능한 옥상 공원을 내놓았다. 롯데건설은 지난 5월 부산 다대동 ‘롯데캐슬 몰운대2차’아파트 분양 때 각 동마다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작은 공원을 조성한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공 전문가들은 “옥상을 녹지로 조성하면 단열효과가 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효과는 물론 건물 보호에도 이점이 있으며, 도시 열섬현상 완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李시장 佛心잡기 ‘퍼주기’ 논란

    李시장 佛心잡기 ‘퍼주기’ 논란

    서울시가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뒤편에 담장 허물기 사업의 일환으로 나무공원을 조성해 주기로 해 그 타당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와 조계사 관계자는 8일 “다음달 말까지 대웅전 뒤 신도회관에서 해탈문 자리까지 270여평에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조경과 설계, 시공 등에 총 3억 6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이번 사업은 담장을 허문 뒤 나무를 심고 공원으로 조성, 녹지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이달부터 터닦기 공사가 시작됐다. 시는 올해 38억원을 들여 숙대 등 7곳의 담 허물기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조계사 나무공원이 들어설 곳은 우정총국과 맞닿아 있다. 조계사 관계자는 “지난달 말 완공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주변을 인사동∼경복궁과 이어지는 문화벨트로 꾸민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나무공원은 종로나 삼봉길과 떨어져 있다. 북쪽과 왼쪽에 차가 잘 다니지 않는 6m 도로만 있어 시민들이 찾을 수 있는 녹지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조계사의 ‘마당’인 셈이다. 종교시설에 녹지 조성을 위해 서울시나 중앙정부가 예산을 지원한 전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시의 해당 국실에서조차 충분한 논의없이 결정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대권을 꿈꾸는 이 시장이 불심을 잡기 위해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공공성이 떨어지는 사업인 만큼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했다.”면서 “대선을 위한 ‘퍼주기 사업’이 이 시장 임기 막바지에 계속될까봐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용호 푸른도시국장은 “그러나 각급 학교와 기업체 등에서 공원조성을 요청하면 허가해 주기 때문에 절차에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웰빙,‘참살이’ 그리고 ‘잘살이’/원철 스님 조계종포교원 신도국장

    웰빙은 우리말로 ‘잘살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참살이’라고 한다. 불교집안에서 ‘잘산다’는 말은 일과 수행이 조화를 이루고 마음이 평화로우며 언어와 사고가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반듯한 삶의 형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이번 결제 때는 참 잘 살았다.’라고 평가를 내렸다면 그건 치열한 수행과 함께 구성원의 화합을 동시에 만족시켰다는 뜻이다. 세간에서 ‘잘산다’고 하는 말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의 추구라는 어찌 보면 다소 욕심이라는 의미가 더 도드라지는 뉘앙스로 다가온다. 그래서 혹 그런 잠재되어 있는 탐하는 마음은 살짝 감추면서 조금은 품위있는 의미가 포함된 ‘참살이’라는 단어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잘살이’와 ‘참살이’는 웰빙의 물질적 정신적 만족이라는 두가지 면을 동시에 반영한다. 하지만 동시에 가치적으로는 또 다른 긴장관계를 불러일으키는 개념이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그것은 집안의 모든 가구와 장식소품을 이른바 ‘젠 스타일’로 꾸미고 또 그것을 자기의 독특한 살림살이라는 빛깔을 외적으로 아무리 내세운다고 할지라도 그 자체가 ‘참선(參禪)’이 될 수는 없는 것에 비유될 수 있겠다. 따라서 잘살이인 ‘젠 스타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것이 계기가 되어 ‘참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때 비로소 그것은 참살이가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젠 스타일이라는 하드웨어만으로 ‘선 수행’이라는 소프터 웨어까지 담아낼 수는 없다. 어느 해 겨울 깊은 산중 암자를 찾았을 때의 그 씁쓰레한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뜨락에 내린 눈을 그대로 오래도록 바라보기 위한 방편으로 그 안으로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다니는 길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새끼줄을 쳐놓은 것이었다. 흥에 겨워 들어가서 밟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지만 가만히 안으로 눌러야만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것도 잘못된 젠 스타일의 또 다른 고착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지나치게 빗자루 질이 잘된 이른 아침의 절집 안마당을 가로지르기가 부담스러웠던 그 풍경과 오버랩되었다. 그래서 설총이 깨끗하게 쓸어놓은 뒤란에서 원효대사는 모아놓은 낙엽을 한 움큼 다시 가지고 와서 흩뿌리고 난 후 아들을 바라보며 가만히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모습에서 이미 ‘젠 스타일화’되어버린 마당을 선 수행 공간으로 바꾸어버린 지혜의 또 다른 반전을 발견하게 된다. 인사동의 어느 식당은 그 촌스러운 내부 세간살이에도 불구하고 밥맛이 좋다는 이유 하나로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그 밥맛을 빨리 누리겠다고 독촉이라도 할라치면 그 주인장은 당장이라도 내보낼 듯한 표정을 짓는다. 손님이 주문을 넣으면 그제서야 밥을 솥에다가 안치기 시작하는 까닭이다. 그것이 이 집 나름대로 손님들에게 기다림의 미학을 즐기도록 만드는 독특한 경영철학으로, 이집을 다시 찾게 만드는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맛있는 밥은 ‘잘살이’이다. 하지만 그 밥맛의 완성을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의 여유는 ‘참살이’이다. 많은 사람들은 눈앞에서 당장 원하는 결과가 나타나길 바라는 시대의 대세에 괘념치 않고 이 식당은 기다려야 함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또 다른 수행의 현장이다. 인스턴트 시대에 슬로 푸드를 몸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기다림 후에 나온 그 따뜻한 밥 한그릇을 통하여 ‘잘살이’에서 ‘참살이’로 나아가는 전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것에 비한다면 몇천원의 수업료와 몇십분의 인내는 사실상 비싸다거나 긴 시간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잘살이’를 ‘참살이’로 착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어떻게 참여하느냐에 따라 모든 곳이 웰빙처가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마저 잊어버리고 산다.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웰빙처가 따로 있거나 별도로 시간을 만들어야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님에도 불구하고. 눈만 제대로 뜨고서 모든 것을 살펴보고 함께할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곳곳이 잘살이를 향한 웰빙처요, 모두가 참살이를 가르쳐 주는 웰빙스승인 것이다. 원철 스님 조계종포교원 신도국장
  • 무림지존 도심의 대결

    무림지존 도심의 대결

    ‘택견, 이종격투기 못잖다.’ 주말마다 ‘무림의 고수’들이 서울시내 한 복판에서 불꽃튀는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인사동 입구 남인사마당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택견의 고수들이 한바탕 신명난 싸움판을 펼치는 ‘택견 배틀’이 열리고 있다. 이 때만 되면 지나가던 시민들부터 벽안의 외국인 관광객까지 약 100여명이 경기장을 둘러싸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지켜본다. ●인사동서 매주 택견 겨루기 택견배틀은 지난해부터 종로구청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결련택견협회가 주관하는 리그 형태의 결련택견 대회. 결련택견이란 오랜 옛날부터 구한말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마을 단위로 편을 갈라 택견으로 겨루던 축제적인 행사를 뜻한다. 이를 통해 우리 조상들은 마을의 단결력을 과시하면서 젊은이들을 강하게 단련할 수 있었다. 때문에 일제는 결련택견이 마을단위로 젊은이들을 모아 체제에 저항하는 수단이 되는 것을 우려, 이를 철저히 금지해 절멸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조선의 마지막 택견꾼 고 송덕기 선생에 의해 명맥이 이어져 오늘에 이른다는 것이 결련협회의 설명이다. 현재 택견은 국내 무술로는 유일하게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쉽고 빠른 경기진행 택견배틀이 행인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택견에 대해 문외한이더라도 경기진행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택견배틀은 다섯 명으로 구성된 한 팀으로 이루어져 있고 싸움은 1대1로 진행된다. 출전 순서는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어서 상대편 출전선수를 보고 전략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한번 경기장에 오르면 질 때까지 계속 상대편의 다음 선수와 맞서게 된다. 발로 상대의 얼굴을 정확하게 가격하거나 손바닥 공격으로 상대를 바닥에 넘어뜨리면 이긴다. 승패는 선수들 뒤에 놓여진 깃발로 표시된다. 질 때마다 깃발 하나씩 내리게 된다. 보기에는 마치 춤을 추듯 유연해 상대를 가격해도 별로 아프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 택견의 공격정도는 상당히 강하다. 상대의 얼굴을 향해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솟아오르는 발차기 공격은 가공할 만하다. 맞선 두 선수가 서로 접근전을 벌일 때 상대의 정강이를 계속 가격하는데 ‘퍽’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 발차기 공격를 하는 듯하다 멈춰서 상대의 목을 죄어 쓰러뜨릴 때는 마치 유도를 보는 듯하다. 택견배틀 김병구 사무국장은 “유도와 태권도 등이 하나로 섞여 있는 운동이 택견”이라며 “웬만한 격투기보다 훨씬 공격강도가 강하고 빠른 운동”이라고 말했다.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도 ‘추임새’로 경기에 일조한다. 관중은 선수끼리 너무 붙으면 ‘나 앉거라!’, 너무 떨어지면 ‘까라, 까!’라고 외치면 된다. 멋진 기술을 선보일 때는 ‘얼씨구!’ 또는 ‘지화자!’라고 외친다. 경기 내내 장단맞추는 사물놀이 소리도 경기의 흥을 돋운다. 경기를 지켜보던 미국관광객 스티브 케인(25)씨는 “이종격투기만큼이나 박진감 넘치면서도 마치 잔치 같은 분위기가 난다.”며 즐거워했다. ●4개조 20개팀 출전 시민들의 눈을 끄는 택견이지만 아직 저변이 넓지 못해 택견배틀에는 모두 4개조 20개팀이 출전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오는 10월말까지 풀리그로 경기를 벌인다. 출전팀은 고려대·국민대 등 대학팀과 각 지역 전수관소속 일반팀으로 나뉘어 있다. 8월까지 예선리그전을 치러 9∼10월에는 예선성적 상위 8개팀이 본선 토너먼트를 벌인다. 총상금은 2070만원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김대환 박물관’ 등 운영 ‘문화지킴이’ 유재만씨

    ‘김대환 박물관’ 등 운영 ‘문화지킴이’ 유재만씨

    두 손에 6개의 북채를 쥐고 연주한 신화적인 드러머, 쌀 한 톨에 반야심경 283자를 새겨 넣어 기네스북에 오른 세서(細書)의 달인, 오로지 음악으로만 얘기하겠다며 혀끝을 두번이나 잘랐던 기인, 오토바이를 목숨처럼 사랑한 영원한 보헤미안…. ‘한국 프리재즈의 최고봉’ 흑우(黑雨) 김대환은 우리에게 이렇게 각인돼 있다. 지난해 봄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소리는 남아 많은 이들의 가슴에 울림을 낳고 있다. 도도한 도올 김용옥도 “나는 그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흑우의 예술은 너무도 정직하기 때문이다.”라고 고백하지 않았던가. 김대환은 누구보다 폭넓고 견고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이 시대의 작가임에 틀림없다. ●年100회 日공연… 김대환선생 한류원조 서울 인사동에서 ‘아리랑 명품관’과 함께 ‘흑우 김대환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유재만(59·김대환후원회 회장) 씨는 김대환에 관한한 마니아 중의 마니아다. 얼굴이 알려지기를 한사코 거부하는 그를 26일 인사동 김대환 박물관에서 만났다. 아리랑 명품관 매장 안에 있는 작은 계단을 올라가면 2층이 바로 김대환 박물관.1989년 유씨가 가난한 예술가 김대환에게 연습실 겸 작품전시실로 제공했던 곳이다. “20평이 채 안되는 조그만 공간이지만 선생의 예술과 삶의 자취가 그대로 녹아 있는 곳이지요. 선생은 새벽부터 자정까지 여기서 지내며 북을 울리고 깨알같은 글씨를 새겼습니다.” 박물관에는 드럼세트와 스틱, 현미경 없인 해독할 수 없는 초정밀 미각(米刻)작품,1000개의 불자(佛字)로 이뤄진 관음대위력 도장 등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나를 보고 ‘김대환 맹신도’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럴 만도 하지요.30여년전 대학 1학년때 김대환 선생의 타악 연주를 듣고 팬이 된 이래 지금까지 한번도 그의 정신세계를 떠나본 적이 없으니까요.” 유씨가 말하는 ‘김대환 정신’의 핵심은 연습. 이는 ‘연습은 장엄한 구도의 길이었다’(현암사)라는 김씨 자신의 책 제목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선생은 늘 ‘연습하지 않는 예술인은 사기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게 된 것도 ‘시간을 길가에서 소비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선생의 독특한 시간철학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김대환은 미세각과 독특한 필체의 좌서(左書)로도 일가를 이뤘지만, 그의 궁극적인 관심은 음악에 있었다. 유씨 또한 이 점을 인정한다. 김대환이 작곡가 신중현과 가수 조용필로부터 ‘한국 그룹사운드 음악의 맏형’으로 추앙받았음을 상기시키는 그는 “선생의 인생에서 모든 것은 원 비트 음악, 곧 타악으로 귀일한다.”고 강조한다. “80년대 중반부터 1년에 100회 이상 일본에서 공연하며 폭발적 인기를 끈 김대환 선생이야말로 한류의 원조”라고 말하는 유씨는 앞으로도 김대환의 예술적 위업을 이어나가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작정이다. 지난 3월에는 김대환 타계 1주년을 맞아 그의 예술혼을 기리는 전국타악경연대회를 열었다. 그동안 녹음해 둔 1000여 편의 김대환 라이브 음악을 CD로 만드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아직 구상단계지만 일본측 후원회와 함께 ‘흑우 김대환 기념관’을 세워 선생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유씨는 김대환 박물관을 운영하는 것 말고도 ‘인사동 문화지킴이’로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적없는 상품이 흘러넘치는 인사동은 더이상 인사동일 수 없다는 게 그의 소신. 그는 이를 자신의 아리랑 명품관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천해오고 있다.“지금 인사동에는 대형 민속품점 몇군데를 빼고는 모두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주문제작방식으로 만든 제품을 팔고 있어요.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물건인 줄 알고 샀다가 그렇지 않으면 얼마나 당황하겠어요. 인사동이 이태원마냥 ‘짝퉁거리’가 되고 ‘삐끼거리’가 되면 너도 나도 다 망합니다. 김대환 선생의 성공 비결이 자기만의 음악을 찾은데 있듯, 인사동도 고유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아리랑 명품관은 물론 외제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전국아리랑보존연합회 후원회장이기도 한 유씨는 ‘아리랑’이라는 이름을 더없이 소중히 여긴다. 밀양·정선·진도아리랑 등 민족의 소리 축제때는 어김없이 참가해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제품 즐비 “문화는 후원자 없이는 결코 발전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나름대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지요.”인사동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뒤풀이 자리는 항상 그의 몫.“연극인이든 화가든 시인이든 한 데 모여 뒤섞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장르만 고집하면 발전이 없어요. 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게 내 역할입니다.” 유씨가 경영하는 인사동 명품요리점 ‘아리랑’은 그런 풍류를 누리기에 안성맞춤인 문화사랑방이다. 유씨는 틈나는대로 화가들의 작품도 구입한다. 그동안 이럭저럭 모은 그림과 서예, 조각작품 등이 300점은 족히 된다는 그는 기회가 닿으면 소장품전도 한번 열고 싶다고 한다. 김대환 예술에 대한 감동으로부터 비롯된 유씨의 문화후원 행보는 거침이 없다. 최근엔 새로 발족한 전국록발전협의회 고문을 맡았다.“1960,70년대 화려했던 록그룹이 사라져가는 현실이 안타까워 참여하게 됐단다. 오는 11월쯤엔 경기도 가평군 대성리 홍익마당에서 누드 크로키전도 열 예정이다.10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대형 퍼포먼스다. “예술에 대해서는 원래 무지렁이였어요. 그런데 두 눈 두 귀 활짝 열고 전시장이고 연주회장이고 열심히 찾아다니다보니 예술애호가가 됐지요. 특히 베트남전 참전 당시 그룹 ‘코리아나’를 이끌고 위문공연을 온 김대환 선생의 타악과 세계 유명팀이 연주하는 컨트리·힐빌리 뮤직 등을 들으면서 나의 음악적 귀가 좀 트인 것 같아요.” ●사업하는 사람들 ‘문화예술휴식´ 취해야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아직 진정한 문화 패트론이 되기는 멀었다는 유씨.“사업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문화예술 쪽에 관심을 갖고 거기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일본의 예를 들어 문화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기를 희망했다.“김대환 선생이 일본에서 공연하기 위해 나리타 공항에 내리면 헬리콥터가 떠 짐 하나 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만큼 예술인에 대한 배려를 한 것이지요. 선생은 일본 상류사회에서 특히 인기가 있었어요.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문화예술인을 후원하는 사람도 똑같이 그렇게 극진히 대접해준다는 점이었습니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남북전통공예교류전 9월 20일까지 덕수궁 석조전 남북한 전통 공예인들의 작품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나전칠기를 비롯, 한복, 가구 등 다양한 전통 공예품 600여점이 전시된다. 남측의 전통공예 작품은 정교하고 세련된 반면 북측은 소박하면서 힘이 넘친다. 분단 60년 동안 남북한 전통 공예가 어떻게 다른 길을 걸어왔는지를 살펴보는 자리다. 오는 9월20일까지 덕수궁 석조전.(02)736-8334. ■ 이완전 작가는 놀이기구의 형태와 원리를 차용, 사무용가구·책걸상 등의 사물을 조합시켜 관객들이 직접 탈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예술과 놀이의 소통을 원한다. 다음달 1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쌈지(02)736-0088. ■ 미술과 수학의 교감전 숫자, 도형등 수학적 이미지나 개념을 활용한 국내 작가의 작품. 곽남신, 이종근, 신학철씨 등 24명의 작품 전시.31일까지.(02)736-4371. ■ 시간을 넘어선 어울림전 이대 박물관 70주년 기념 기획전. 각종 소장품을 통해 근·현대 미술의 면모를 한눈에 볼 수 있다.30일까지.(02)3277-3152. 뮤지컬 ■ 풋루스 10월 16일까지 연강홀 반항과 억압, 사랑과 고통 등 분출하는 젊음의 열정을 춤과 노래로 풀어낸다.2003년 뮤지컬대상 3개 부문 수상작. 서지영 이한 김영민 출연.(02)766-8551. ■ 돈키호테 30일∼8월2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삽입곡 ‘더 임파서블 드림’으로 유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김성기 류정한 강효성 출연.(02)501-7888. ■ 밑바닥에서 8월21일까지 예술극장 나무와물. 막심 고리키의 원작을 세미 뮤지컬로 각색. 왕용범 연출·박용전 작곡, 황태광 이창욱 출연.(02)745-2124. ■ 루나틱 8월21일까지 시어터일. 정신병원을 무대로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을 그린 코믹뮤지컬. 김태웅 연출, 주원성 김선경 출연.(02)3674-1010. 연극 ■ 가화만사성 8월 3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행복한 가족’‘양덕원 이야기’등 현대 가족의 실상을 소재로 한 극단 차이무의 신작. 대화 단절로 소외감을 느끼는 한 가족의 일상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지이선 작·이성호 연출, 서동갑 민성욱 출연.(02)747-1010. ■ 나의 교실 8월28일까지 창조콘서트홀. 집단 따돌림을 소재로 청소년들의 불안한 심리를 움직임과 이미지로 표현한 퍼포먼스극. 김낙형 작·연출. 정승길 이지연 출연.(02)762-0010. ■ 나비 8월4∼15일 문예진흥원예술극장 소극장. 위안부 출신 세 할머니의 갈등을 통해 전쟁범죄의 참혹함을 고발한다. 방은미 연출, 김용선 조한희 윤혜영 출연.(02)741-5332. ■ 풍인 9월4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 나병으로 불리는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을 다룬 연극. 극작가 이만희의 데뷔작.(02)872-4974. 클래식 ■ 조수미 콘서트 30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극찬을 받고있는 조수미의 국제 무대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백만가지 음색의 프리즘을 자랑하는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와 함께 듀오 콘서트 형식으로 열린다.(02)751-9607. ■ 서울팝스 창단 17주년 음악회 31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93-8760. ■ 박수연 귀국 첼로독주회 8월 3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02)586-0945. ■ 신나는 음악여행 30일 오후 4시,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399-1789. ■ 최현영 귀국 피아노독주회30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트홀(02)3436-5929. 어린이 ■ 꼬방꼬방 8월28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전래동화로 엮은 극단 사다리의 놀이음악극.(02)382-5477. ■ 판도라의 날씨상자 8월7일까지 서울열린극장 창동. 번개와 천둥 등 첨단 장치로 즐기는 기상과학 체험 뮤지컬.(02)3445-3435. ■ 가루야 가루야 8월28일까지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 한톨의 밀알이 자라 밀가루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놀이연극. 이영란 작·연출.(02)569-0696.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차시장 지각변동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차시장 지각변동

    한국, 중국, 타이완, 일본, 홍콩등 동남아시아는 지금 차 전쟁 속으로 급속히 휘말려 들어가고 있다. 마치 중국과 영국이 차 매매 대금을 놓고 아편전쟁을 치른 것처럼 수천만 평에 이르는 대규모 차밭을 조성하고, 젊은층의 문화 구미에 맞는 차가게, 그리고 그에 맞는 차 음식들이 급속하게 개발·보급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먼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최근의 차 이야기를 하나 해보자. 중국차의 최고봉은 무이산에서 생산되는 대홍포라는 차다. 현재 무이산에 남아 있는 대홍포 차나무는 8그루 정도다. 그 나무에서 차의 생엽을 채취해서 만든 차가 올해 초 홍콩에서 열린 차 경매시장에 나왔다. 가격은 무려 25g에 2500만원이나 됐다. 그 차 가격에 참가한 경매자들은 놀라고 말았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대홍포는 예상과는 다르게 금방 구매자를 만나고 말았다. 중국 상하이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한 홍콩 여성기업인이 ‘부처님께 차를 공양하겠다.’며 그 차를 선뜻 구매해버린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중국 상하이에 가면 푸얼차를 파는 전문점이 즐비하다. 그들은 중국인들을 위해 푸얼차를 파는 것이 아니다. 한국과 타이완 차 상인이나 차를 주로 소비하는 한국 중산층 관광객들에게 파는 것이다. 상하이의 푸얼차 전문상인들은 최근까지 100∼200년 됐다고 추정되는 푸얼차가 2000여만원 가까이에 쉽게 판매되고 있으며 그나마 없어서 못 판다고 울상이었다. 지금도 50만∼60만원대 고가 푸얼차가 부족할 정도로 팔려나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티 월드페스티벌´에 참여한 수백개의 부스 중에서 중국, 타이완에서 출품된 보이차가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10만원도 채 안되는 한국차는 외면을 받고 20만∼30만원짜리 5∼6년된 보이차는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중국 차 상인들은 그런 푸얼차 열풍에 고무돼 한국과 타이완인들의 입맛에 맞는 차를 계속 생산하기위해 품종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차 상인들의 상술이 놀라울 뿐이다. 차가 한 나라의 산업과 문화를 동반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차는 이제 동남아시아 변방을 벗어나 세계로 그 길을 확장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세계 차 전쟁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중국이다. 끝을 알 수 없는 광활한 땅, 그리고 값싼 임금을 무기로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차 생산을 위해 재배 면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얼마전 한국의 한 기업인과 중국 산둥성 인민정부 초청으로 제3차 세계 차 박람회에 참석했다가 차밭의 규모를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조성되고 있는 차밭의 면적은 약 1000만평, 차밭 안에는 50홀 규모의 골프장과 각종 레저시설이 들어서고 있었다. 차와 레저문화를 결합시킨 새로운 문화상품이 중국에서 시도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중국에서는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차의 종주국이랄 수 있는 중국의 차 문화가 부활한 것은 1970년 후반.2000년의 역사를 지닌 중국의 차는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시기에 쇠퇴의 길을 걸었다. 마오쩌둥은 ‘반당’적이며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중국인들 누구나 이용할 수 있었던 ‘다관’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차 문화의 부활은 개방·개혁을 주도했던 덩샤오핑에 의해 시작됐다. 그리고 불과 10년만에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다원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차잎 생산량에 있어서도 세계 총생산의 22%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중국의 차 생산지구는 크게 서남차구, 화남차구, 강서차구, 강북차구 등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는 생산량은 현재 약 74만t(2002년 통계 67만t,12억 인구 중 1인당 670g 6.7통)으로 총 18개성 1000여개의 현에서 생산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푸얼차가 아닌 녹차류가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그렇게 선호하고 있는 푸얼차를 전인구의 0.3%도 마시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푸얼차가 ‘변방의 오랑캐 차’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변화는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차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김교각 스님의 차인 ‘구화불차’ 등 차 상품, 한국차의 유적이랄 수 있는 대각국사 의천의 고려사 복원 등 역사의 복원을 통해 관광 상품을 속속 탄생시키고 있을 정도로 전략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화대혁명을 통해 단절됐던 소수민족의 다예, 법문사의 황실다예, 중국 10대 명차다예등을 복원해 문화적 가치를 재생산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차 브랜드는 현재 5000가지 정도로 10대명차뿐만 아니라 한국인을 비롯, 세계인들의 입맛에 맞는 차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중국은 이제 차의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를 확실히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타이완 차 역시 세계 차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17세기경 중국 푸젠에서 타이완에 차가 전래된 이래 우롱차(烏龍茶) 포종차(包種茶) 홍차(紅茶) 녹차(綠茶) 등 연간 150톤을 생산하고 있고 국민 1인당 1.5㎏(100g 기준 15통정도) 정도를 소비하고 있을 정도로 차가 일상화되어 있다. 타이완은 또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에 대규모 차밭을 가꾸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은 타이완차의 80% 정도가 베트남에서 키운 차밭의 차잎들이라는 점이다. 최근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중국차 베스트 10에 타이완 대우령 고산차가 중국 10대 명차를 제치고 세계 1위를 해서 타이완차의 위력을 실감한 적이 있다. 세계적인 명차의 반열에 올라있는 동방미인(東方美人), 문산 포종차, 목책 철관음, 대우령 고산차, 동정산 우롱차 등은 소규모 차농들이 정성스럽게 생산해내고 있는 브랜드들이라는 것이다. 세계의 차상들이 고급화된 타이완차를 사기 위해 타이완으로 몰려들고 있기도 하다. 타이완차를 세계적인 차로 끌어올려 문화상품으로 떠오르게 한 것은 1960년 초 설립된 천인·천복그룹이다. 천인집단은 타이완과 서양을 겨냥한 차 문화사령탑으로 전세계에 모두 126개의 분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천복집단은 중국대륙 내 명차산지에서 생산되는 차의 관리와 유통을 맡아 현재 470여개의 분점을 가지고 있다. 천인집단의 이서하(李瑞河) 회장(2001년 이 회장은 중국차인연합회 회장인 왕가양과 일지암을 방문, 한국 차문화를 견학할 정도로 열성적이다)은 중국의 대표적인 차 잡지인 ‘시대보´에 세계 차왕으로 선정된 이래 세계차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차 기업인이 되었다. 타이완은 90년대 중반 이후 최고의 차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각지에 다예관이 들어서고, 최근들어 우리에게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페트병 속의 차등 현대적 버전을 속속 만들어낸 것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타이완의 천인집단은 2000년 발빠르게 ‘끽다취’ (喫茶趣)라는 젊은 세대의 기호에 맞는 문화공간을 탄생시켰다.1층은 차를 전시 판매하고 2층은 찻집 겸 음식점,3층은 육우다예 중심의 학습공간,4층은 천인다예문화기금회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끽다취’는 젊은층의 기호에 맞는 문화공간을 조성한 후에 차와 음식의 만남을 주제화시켜 철따라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차요리가 웰빙과 맛물리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끽다취’는 타이완, 미국, 일본 등에 속속 그 체인점이 들어서고 있다. 세계적인 차 시장의 호황과 천인·천복그룹의 성공에 힘입어 타이완 내 차농들은 대륙의 길이 열린 중국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타이완차는 또 우리나라에 보이차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기도 하다. 최근 수년간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한국 찻자리에는 30년,50년 된 푸얼차가 빠지지 않는 진귀한 손님으로 등장했다. 푸얼차가 한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약효가 뛰어나 건강을 지키기 때문이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사실 푸얼차는 말레이시아, 인도 등에서 부를 축적한 화교들을 대상으로 타이완의 차상인들에 의해 감비차(減肥茶:살을 빼는 차) 형식으로 교묘하게 팔려나갔다. 그 현상을 지켜본 홍콩의 차상인들은 한술 더떠 창고에 버려져 있던 푸얼차를 독과점 매매했다. 그 효과로 푸얼차 값이 오르자 차상인들이 고가로 팔기 시작한 것이다. 정작 푸얼차의 원산이랄 수 있는 타이완과 중국에는 수년된 푸얼차만 존재하고 있다. 얼마전 한국의 인사동을 방문한 세계적인 차학자 진현 중국 무이농대 교수는 90%가 가짜 푸얼차라고 해서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세계에 차를 가장 먼저 알린 것은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 패전의 아픔을 이른바 ‘다도’로 치유했다. 일본의 다도를 가장 잘 설명하는 글귀가 있다. 오카쿠라가쿠조는 그의 책 ‘차의 책’에서 “15세기경 일본은 그것을(다도) 하나의 심미적 종교인 다도로까지 드높였다. 다도는 일상생활 속에 있는 아름다움을 숭배하는 데 근거를 둔 일종의 의식이며 청정과 조화로써 사랑하는 선비에게 사회질서의 낭만주의를 순순히 가르쳐주는 것이다.”고 쓰고 있다.500년간 대를 이어온 센리큐 유파, 우라센케가, 오모테센가 등은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차의 유파들이다. 일본은 차의 생산보다는 차의 정신을 통해 차 문화를 발전시켜온 것이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2004년 12월 일본 규수 가고시마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때의 다도 시연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숙소인 하이스칸 호텔 사쓰마야스키룸에서 우라센케 본가인 다두(茶頭:차가의 수장) 센소시쓰가(家)가 직접 시연한 다도를 보고 차를 마셨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마신 다완은 그들이 최고의 국보로 취급하고 있는 500년된 ‘이도다완’(기자이에몬)이었다.500년전 조선의 경남지역에서 생산된 이 다완은 우라센케가에서 15대 동안 써온 것으로 ‘국빈’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 특별히 초빙된 것이었다. 일본 역시 차가 전래된 1200년 동안 독자적인 차문화와 제조기술을 극도로 발전시켜오고 있다. 다른 나라와 다르게 야산이 많은 일본은 다원의 60% 정도가 경사지에 조성되어 있다.85% 정도가 그들이 개발한 야부기다종이며 6만㏊에서 약 17만t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일본인 1인당 차 소비량은 17통정도(100g 기준)이고 생산된 녹차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으며, 상당부분 수입에 의존할 정도로 차는 국민의 음료로 보급되어 있다. 일본 역시 차 생산원가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중국, 호주 등에 광활한 다원과 공장을 설립 일본인 기호에 맞는 차를 생산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다른 곳과 다르게 녹차음료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2004년 녹차음료시장은 약 4000억엔(한화 4조원 상당)에 이를 정도로 매년 급성장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를 ‘녹차전쟁’이라고 부를 정도로 치열한 시장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음료기업인 산토리의 이에몽은 215년의 역사를 가진 교토의 노포 후쿠주엔과 제휴해 40∼50대 남성들을 대상으로한 ‘주전자로 따르는 차맛’을 개발,4000만 케이스를 판매했다. 라이벌 회사격인 기린비바렛지는 여성 중심의 차 음료인 ‘생차’를 새롭게 보완해 선보였으며, 일본 코카콜라도 ‘다원 농가의 사람들이 마시고 있는 신선하고 소박한 맛’을 목표로 하고 있는 ‘처음(-)’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또 다른 음료기업인 아사히 음료는 직장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캔에 든 전차‘를 판매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녹차를 비롯한 무당차 음료가 최초로 커피를 제치고 청량음료시장의 1위를 탈환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세계적인 차 전쟁이 불붙고 있는 지금 우리 차 산업과 차 문화의 현실은 ‘걸음마 수준’이다.2005년 WTO 개방을 앞둔 우리 차는 그 생산량이 연간 2000t 정도로 미약하다.1인당 차 소비량(티백이 아닌 잎차 소비량)은 40g 정도에 머물고 있다. 한국차문화 부흥은 70년대말 응송 박영희, 효당 최범술, 명원 김미희 여사 등에 의해 개화기를 맞은 이래 눈부시게 발전해오고 있다.30년이란 짧은 시간에 500만에 육박하는 차 인구와 연간 2000억원대에 이르는 차 소비량, 다양한 차인회가 춘추전국의 차 문화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의 차문화는 우리의 전통차와 차문화를 복원하기보다는 중국과 일본차와 문화에 더욱더 관심을 쏟는 ‘사대주의적’인 발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차의 보급 그 첫 번째가 웰빙바람이고, 두 번째가 묻지마 ‘이도다완’ ‘푸얼차’ 바람이다. 최근에는 ‘묻지마’ 다예사(타이완), 심평사(중국) 열풍도 함께 불어닥치고 있다. 중국의 차는 이미 한국 내 시장을 20% 이상 점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다예사 심평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돌아온 차인들이 점점 늘어나는 실정이다. 단순히 마시는 차를 넘어 그들의 차 문화까지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오늘 한국 차계의 현실인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변화도 시도되고 있다. 지금 한국대학에는 다도(茶道) 바람이 불고 있다. 성균관대, 목포대, 성신여대, 한서대, 원광대 등이 대학원에 관련학과를 두고있다. 또한 청주의 서원대학교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4년제 차학과를 신설 운영할 계획이다. 뿐만 우리나라의 대기업들도 지금 중국, 인도네시아에 다원을 조성하기 위해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녹차품종의 개량 및 보급 그리고 세계 10대명차 반열에 들 수 있는 명차의 개발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이밖에도 인도, 스리랑카, 러시아, 인도네시아, 터키 등 동·서남아시아 지역도 주목을 해야 한다. 인도는 최대의 차 생산국인 동시에 차 수출국이다. 세계 3대명차로 꼽히는 다질링 홍차가 해발 2000m 이상의 급경사지대에서 생산되고 있다. 세계 차 생산량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인도는 약20만통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생산되는 차의 90%가 홍차인 인도는 에스테이트라고 하는 다원을 통해 효율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1개 에스테이트 재배면적은 대개 400∼600ha의 넓은 다원으로 되어 있으며 현재 600여개가 차를 생산하고 있다. 스리랑카 역시 약 20만ha 다원에서 세계 총생산량의 17%인 18만t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한·중·일·타이완 등 각국 차계의 최대의 관심사는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생찻잎을 확보하느냐에 있다. 그것은 곧 가격대비 생산원가를 통해 국내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완뿐만 아니라 일본 한국 등도 베트남에 대량의 차밭을 조성하거나 제조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차 시장은 그 높은 시장성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또한 스타벅스의 성공사례인 ‘홍차라떼’ ‘녹차라떼’에 힘입어 새로운 신개척지인 서구 유럽을 향해 요동치고 있다. 타이완은 ‘대우령’을, 중국은 100g에 1000만원을 호가하는 ‘백차’와 같은 고품격 차 브랜드를 생산해 세계시장에 내보내고 있다. 뿐만 아니다 중국의 천인·천복집단이나 일본의 산토리처럼 메이저급 기업들이 미국의 ‘스타벅스’성공에 착안, 전세계를 상대로 차 전문 체인점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차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동남아시아는 지금 차 전쟁 속으로 급속히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중국의 10대 명차처럼 세계가 주목할 만한 명차를 만들어야 할 때다. <일지암 암주>
  • 생모 만난후 美양부모는 떠났다

    생모 만난후 美양부모는 떠났다

    “한국 가족에게 제 생각과 느낌을 전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쁩니다.” 지난 19일 저녁 서울 인사동의 북카페 ‘북스’에서 미국 입양아 출신 작가 제인 정 트렌카(정경아·33)의 자전소설 ‘피의 언어’(송재평 옮김, 와이겔리 펴냄) 한국어 출간을 기념하는 조촐한 모임이 열렸다.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전하는 그의 표정에선 가족에 대한 사랑을 영어로밖에 표현할 수 없었던 그간의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작가 사인회를 겸한 이 자리에는 같은 경험을 공유한 수십명의 입양인들이 참여해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피의 언어’는 작가가 미국 사회에서 여성, 동양인, 입양인이라는 ‘3중의 소수자’로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쓴 자전적 성장소설이다.2003년 발표한 이 데뷔작으로 그는 미국 최대 서점체인인 ‘반즈 앤드 노블’이 선정한 신인작가에 올랐고,2004년 ‘미네소타 북어워드상’을 수상했다. 소설은 1972년 생후 6개월 만에 네살 된 친언니와 함께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가정에 입양된 주인공이 백인 사회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으며 성장하는 과정과 성인이 된 후 한국에 있는 생모와 가족을 만나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기까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92년 친엄마가 보낸 편지를 계기로 한국 가족과 연락이 닿은 작가는 95년 처음 고국을 방문했다. 어린 두 딸을 어쩔 수 없이 입양 보내야 했던 엄마는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스무살 딸의 몸을 씻겨 주었다. 하지만 그가 완벽한 미국인으로 자라길 원했던 미국 양부모는 끝내 그를 버렸다.‘피의 언어’는 이처럼 양쪽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자신의 개인적 체험을 통해 입양인의 실태를 널리 알리려는 의도로 태어난 책이다. “책을 쓰려고 관련 자료를 찾다가 분노했습니다. 입양의 역사가 50년에 달하는데도 입양인에 관한 책은 단 두 권밖에 없더군 요.” 대학에서 피아노와 영문학을 전공하고, 피아노 교사로 일하던 그는 이 책을 계기로 작가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미국 로프트문학센터의 지원금으로 지난 5월부터 서울에 머물고 있는 그는 현재 두번째 책을 집필중이다. 이 책 역시 자신의 입양 경험을 담은 회고록이다. 입양 이외의 주제를 다룰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단호하다.“한국인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고 글을 쓸 수 없듯 입양인인 나로서는 입양을 다루지 않은 글을 쓰는 건 불가능합니다.” 지원 기간이 끝나면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기회가 닿는 대로 한국에서 작품활동을 할 계획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달라진 문화지도] 영화 강남·그림 삼청동으로

    [달라진 문화지도] 영화 강남·그림 삼청동으로

    “충무로에는 영화가 없고, 인사동에는 그림이 없다.” 서울의 문화 지도가 바뀌고 있다.‘충무로=영화’‘인사동=그림’‘여의도=방송’으로 통하던 오랜 등식이 깨졌다.1990년대 후반부터 충무로의 영화 제작사들은 투자사들의 돈줄을 따라 하나둘 강남으로 거점을 옮기기 시작했다. 현재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 영화 관련 제작·투자·배급·수입회사등 영화 관련사 500여군데가 강남에 둥지를 틀고 맹활약 중이다. 한국 미술계의 주 활동무대이던 인사동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와 주변 입지 여건이 쾌적한 종로구 사간동, 삼청동 쪽으로 ‘한국미술의 메카’ 지위를 넘기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기무사터의 이전 문제가 공식화되면서 부쩍 이곳 일대가 화랑가로 재도약, 크고 작은 화랑들이 터 잡기에 분주하다. 흔히 ‘방송가’하면 떠올리게 되던 여의도도 이곳에 몰려있던 지상파 방송사들이 점차 각지로 흩어지거나 옮길 움직임이어서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문화 장소성의 변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시대적 요구에 맞춰 ‘판’을 옮길 줄 아는 문화는,‘생물’이다! ●‘충무로’는 서울 강남에 있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싶겠으나 사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영화 산실의 상징이었던 충무로에는 지금 ‘영화’가 없다. 지난 4∼5년새 영화 관련 업체들이 무더기로 빠져나갔다. 가까스로 충무로의 체면을 세워주고 있는 제작사가 시네마서비스, 씨네2000, 씨네월드, 시네라인2 등 4∼5개사 정도. 강우석 감독이 이끄는 시네마서비스도 2003년 플레너스와 합병한 뒤 강남으로 옮겼다가 다시 분리되는 통에 지난해 충무로로 ‘복귀’했다.“최대 토종 제작사의 극적(?) 귀환으로 그나마 충무로가 덜 허전하다.”며 충무로 사람들이 씁쓸한 입맛을 다실 만도 하다. 제작·투자·배급사 등 충무로를 떠난 영화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새 둥지를 튼 곳은 서울 강남 일대. 도산대로를 중심축으로 군데군데 굴딱지처럼 붙어있다. 이처럼 강남에 포진한 크고 작은 영화 관계사들은 줄잡아 500여개. 영화사들이 너도나도 ‘강남행’을 감행한 결정적인 배경은 그곳에 ‘돈줄’이 쏠려 있기 때문. 최근 강남에 사무실을 연 한 신생 제작사 대표는 “투자사의 대부분이 몰려 있는데다 배우들의 ‘노는 물’이 이쪽인데 충무로를 고수하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녹음 편집 등 후반작업을 맡길 회사들과 접촉하기 수월한 점도 ‘강남 영화벨트’의 주요배경으로 꼽힌다. 옛 영화(榮華)를 추억하며 한국 영화사의 뒤안으로 조용히 물러앉은 충무로. 그러나 더 늦기 전에 충무로의 문화사적 가치를 찾아 역사 현장으로서의 의미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드높다. 충무로의 문화·역사적 의의를 주목하는 다수의 영화인들은 서울 중구청의 지원 아래 지난해 11월 ‘충무로 영화의 거리 추진협의회’를 결성, 충무로 부활을 위한 구체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다시 활기띠는 경복궁 일대 화랑가의 핵심 축은 최근 인사동에서 경복궁 주변 사간동과 삼청동 일대로 급격히 재이동하고 있다. 경복궁 앞 기무사의 이전 문제가 이슈화 되면서 이곳으로 화랑터를 옮기는 화랑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정부는 수도권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기무사의 이전과 함께 이곳을 광화문 일대의 역사문화 공간으로 연계해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무사터 개발 계획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개발 방침이 보다 구체화되는 분위기이다 보니 자연 이곳으로 화랑이 물려 들어 이곳은 과거보다 땅값이 많이 올랐다. 이 일대 평당 가격이 2000만∼3000만원으로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고 한다. 더구나 한국 미술의 메카 역할을 하던 인사동이 비싼 임대료와 주차공간 부족, 상업화된 거리 등으로 인해 화랑가의 장점을 잃은 것도 이곳에 화랑이 몰리는 이유다. 조용하면서도 시내 중심가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최근 공예품점 등 개성있는 가게들이 몰려드는 것도 화랑가의 입지 여건상 장점으로 부각됐다. 인사동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종로구 사간동에는 이미 인사동 시대를 마감하고 일찍이 터를 잡은 갤러리 현대, 국제 갤러리, 학고재, 금산갤러리, 예맥화랑, 금호미술관 등이 있다. 특히 갤러리 현대는 화랑 뒤편에 전통 한옥 모양으로 지은 레스토랑인 ‘두가헌’을, 국제 갤러리는 화랑 위층에 ‘더’레스토랑을 운영한다. 이곳은 음식 맛이 좋아 유명 인사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삼청동 총리공관 주변에는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작은 갤러리들이 들어서고 있다.fifteen 갤러리, 스밈 갤러리, 쿡스 하임 갤러리, 가진 갤러리, 이오스 갤러리 등 이름부터 개성이 물씬 풍기는 갤러리들이 떼지어 자리를 잡았다. 이들 갤러리 중 일부는 기존 한옥을 리모델링해서 화랑으로 활용,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랑들이 이전하면서 고미술품 가게들도 함께 이동하고 있다. 경복궁앞 기무사터 앞에는 고미술품 가게 예나르가 인사동에서 이곳으로 이주해 왔다. 총리공관 앞에 있는 고미술품 가게 미감예감과 덕인제도 지난 2월 장안평에서 이곳으로 옮겨 왔다. 이들 두곳은 형제들이 운영하는 곳. 미감예감 김익준 사장은 “이곳이 문화예술 거리로 활기를 띠면서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서 가게를 옮겼다.”고 말했다. ●여의도 방송가는 옛말 과거 지상파 3사가 몰려있었기 때문에 ‘방송가’하면 떠올리는 곳은 일반적으로 여의도. 하지만 이제 그러한 통념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다. 지난해 3월 SBS가 지상파 3사 가운데 처음으로 양천구 목동에 새사옥을 지어 이전했다. MBC도 오는 2007년까지 일산에 제작센터를 만들고,2009년에는 본사를 마포구 상암동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지상파 3사가 모두 흩어질 날이 멀지 않았다. 반면 이미 SBS 제작센터가 자리잡고 있고,MBC 제작센터도 옮겨올 예정인 일산은 각종 관련 업체들이 몰려들어 새로운 거점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광숙 황수정 홍지민기자 sjh@seoul.co.kr
  • [볼만한 전시회]

    ●정우범 수채화전 19일까지 인사동 선화랑. 자연의 풍경, 정물, 여인상등 일반적인 소재를 다룬 그의 수채화속에는 다른 작가와 확연히 구별되는 작품 세계가 있다. 물에 적신 종이를 놓고 붓에 물감을 두드리는 방법의 독특한 표현기법은 작품의 생명력을 더해 준다.(02)734-0458●팝팝팝 한일미술전 31일까지 가나아트센터. 백남준, 강영민과 무라카미 다카시, 구사마 야요이 등 韓·日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4인의 다양한 팝 아트 작품 100여점이 전시된다.(02)720-1020●자연의 기록전 31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 자연이 갖는 내면의 표정과 특징을 기록, 시각화한 전시회.12명의 작가는 자신의 시각으로 자연의 표정을 담아냈다.(02)2124-8800
  • [인간시대] 윤혁경 서울시 도시디자인과 과장

    [인간시대] 윤혁경 서울시 도시디자인과 과장

    “명함이 특이하시네요.”서울시 도시디자인과 윤혁경(52) 과장이 명함을 내밀 때마다 듣는 말이다. 서울시 공무원들의 통일된 명함 디자인과 달리 윤 과장의 명함은 세로로 만들어졌다. 여백의 미가 살아있고 색깔도 흰색으로 통일해 세련된 느낌을 살렸다. 윤 과장은 “디자인하는 사람의 명함인데 당연히 뭔가 달라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며 웃는다. 윤 과장의 이런 마인드는 지난 77년부터 주택·도시관리 등의 업무에 매달린 다양한 경험에서 배어난다. 개인 홈페이지에 적힌 이력서만 해도 글자크기 10폰트로 A4용지 4장에 이른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11권의 책을 출판해 ‘책 제조기’라는 별명도 붙었다. ●‘건축조례 해설´ 등 저서 11권… 총 1만 5000여 페이지 그동안 윤 과장이 낸 책의 페이지를 모두 합치면 1만 5000페이지는 족히 넘는다. 내년에는 ‘건축법해설집’의 출간과 ‘건축이야기’ 보완을 준비하고 있다. 하루에 1시간만 준비하지만 일년이면 360시간이니 이같은 책을 쓰기에는 시간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윤 과장이 처음 펴낸 책은 지난 94년 송파구 건축과장으로 있을 때 쓴 ‘서울시 건축조례 해설’이다. 당시 구청공무원을 비롯해 건축사 등의 전문가들을 위해 ‘실무+이론’을 정리할 생각에서 책을 펴냈다. 이후 실무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자 ‘공동주택관련법령’,‘건축법 해설’ 등을 잇달아 펴내면서 장동찬, 최찬환씨와 함께 건축법 ‘3두마차’로 불리기도 했다. 이 중에는 일반인을 위한 책들도 있다. 건축법을 쉬운용어로 풀어쓴 ‘알기쉬운 건축여행’의 경우 5판까지 찍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또 ‘도시·건축 엿보기’에는 인사동에 불어닥친 개발논리로 인해 전통문화가 사라져가는 아쉬움, 서울의 마지막 남은 한옥마을인 북촌보존사업, 도시 스카이라인 관리 등에 대한 실무자의 고충점·안타까움 등 실무자로 느끼는 소회를 실었다. 윤 과장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공무원교육원, 건설교통부 공무원교육원 등에도 강의를 나가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더 연구를 하고 싶은 욕심에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았지만 시간이 좀체 나지 않아 학교에 가지 못해 제적된 아픈 기억(?)도 간직하고 있다. ●“도시 관리 잘 못하면 괴물로 변하기 십상” 윤 과장은 그동안의 공무원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로 잠실·청담 등 5개 지구 저밀도 아파트 기본계획을 꼽았다.1998년 건축지도과 관리팀장을 맡고 있을 때 이 일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이후 2년 반동안 주택기획과 저밀도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수립팀장을 맡아 2개의 팀을 이끌기도 했다. “각종 이해관계가 얽힌 첨예한 자리라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5만가구에 조합장만 69명이었죠. 나중에는 왜 아수라장에 뛰어들었나라는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지금 아파트들을 보면서 뿌듯한 마음이 들죠.” 윤 과장은 이후 서울시 도시경관과·건축지도과·도시관리과 등을 거치면서 인사동 도시설계, 가회동 북촌마을 가꾸기 사업, 도심 야간경관 기본계획 수립 등을 맡아왔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레 도시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도시는 살아있는 생물체입니다. 제대로 제어되지 못하면 언제든 공룡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괴물로 변하기 전에 바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도시 문제가 어렵다고들 하지요.” ●경제·기능성보다 자연환경과 조화 이뤄야 윤 과장이 현재 이끄는 도시디자인과는 지난 1월 옛 도시정비반이 거듭난 것이다. 주변 환경을 무시한 이기주의적인 기능 위주의 도시를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문화도시 만들기와 맞물린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경제성과 기능성에 중점을 둔 도시 개발로 인해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소홀히 해 왔던 것은 사실이죠. 또 디자인·설치물이 따로따로 설치되다 보니까 전체적으로는 난잡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고요. 앞으로는 도시의 품격을 업그레이드시키자는 것이죠.” 윤 과장은 오는 2006년 6월까지 서울도시디자인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로시설물은 물론이고 간판·표지판, 야간경관조성계획, 색채계획, 도시경관계획 등 섬세한 부분까지 관리할 예정이다. 특히 사업 초반부터 맡아온 북촌가꾸기 사업에 애착이 많은 만큼 올해 안으로 나올 ‘북촌 가꾸기 10개년 계획’도 끝까지 맡으면서 나머지 사업도 마무리 짓는 게 꿈이다. 글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윤혁경 과장은 6월30일자 서울시 인사에서 주거정비과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 이국작품 보며 예술갈증 풀어볼까

    이국작품 보며 예술갈증 풀어볼까

    한여름 화랑가에 해외 작가들의 전시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등의 유명 화가 전시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거나 계획된 가운데 관람객들의 호응도 크다. ●어떤 작가들을 만날 수 있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쥴리아나 갤러리에서는 1970년대 말 도널드 베출라, 장 미셸 바스키아 등과 함께 미국 화단의 주역이었던 제임스 브라운(54)의 국내 두번째 전시회를 갖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행성’(The Planets) 시리즈를 중심으로 유화 25점을 선보이고 있다. 점, 형태, 색, 구성이라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신비롭고 환상적인 우주와 행성들의 관계를 표현하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저편 너머 우주 세계에 대한 ‘동경’을 전해준다.7월20일까지.(02)514-4266. 유럽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려면 종로구 견지동 예성화랑을 찾으면 된다. 다음달 30일까지 열리는 ‘유럽 인기 작가 작품전’에서는 조르주 루오, 베르날드 뷔페, 베르날드 카트랑 등의 작품 20여점이 나와있다. 지난 1958년 프랑스 국장으로 장례가 치러질 정도의 거물급 화가인 조르주 루오의 작품 ‘피에로’, 구상화에서 신세계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우겡 바브렌느의 ‘꽃’, 스페인 작가 후앙 미로의 ‘초록색으로부터 탈출’ 등을 감상할 수 있다.(02)738-3639. 일본적인 색채로 드물게 세계 미술계에서 평가받고 있는 나라 요시토모(46)의 전시가 열리는 태평로 로댕갤러리에는 최근 관람객들이 발길이 이어져 갤러리측이 ‘대박이 터졌다.’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주말의 경우 3000여명이 다녀 갈 정도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대중문화가 가미된 작품 때문에 일반인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지만 요시토모가 직접 내한, 강연회를 갖는 등 홍보에도 적극적이다.8월21일까지.(02)2259-7781. 인사동 선화랑도 중국작가 왕샹밍(49)의 ‘홍등시리즈’처럼 중국의 독특한 화풍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내걸어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당초 29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전시회 일정도 다음달 3일까지로 연장했다.(02)734-0458. ●국내 미술계에 자극제 해외 작가전이 늘어나는 것은 미술품에 대한 이해와 안목이 높아지면서 미술 시장의 저변이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모으는 마니아 층도 부쩍 늘어났다. 국내 작가의 경우 인재 풀이 한정돼 있는 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해외 유명 작가들에 대한 ‘투자가치’가 높다는 판단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일반인들도 빈번한 해외여행으로 인해 해외작가 작품들에 대한 접촉이 꾸준히 늘어나 다양한 작품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고 수준도 높아진 측면이 있다. 이같은 양상은 일단 외국 작가들의 좋은 작품 전시를 통해 국내 미술계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우려도 적지 않다. 미술계 한 관계자는 “외국작가들의 전시회 가운데 일부 ‘거품’이 있을 수 있다.”며 “유명화가이긴 하지만 수준이 떨어지는 작품들을 국내에 비싸게 들여오는 경우가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사람과 자연 그 담백한 만남

    변발에 전통 중국 복장을 한 남녀가 홍등을 들고 있고, 나무와 새들은 그들의 사랑을 축복이라도 하듯 곁을 지킨다. 중국 화단의 ‘상하이방(幇)’으로 불리는 왕샹밍(49)의 ‘중국 홍등시리즈’. 그의 독특한 화풍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중국 여배우 궁리가 출연한 영화 ‘홍등’의 잔상 때문인지 이 그림은 사랑의 한 장면으로 다가온다. 그래픽과 같은 간결 담백하면서도 우화적인 분위기를 연출, 그의 그림에서 개성 있는 중국 회화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화면 구성과 색채감각 등에서는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됐다. 평범하면서도 소박한 중국 소재를 통해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도 돋보인다. 그의 국내 첫 개인전이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중국 상하이 출신으로 현재 상하이 사범대학 미술대학 교수인 그는 이미 1980년대 ‘평화를 염원하며’라는 작품을 통해 중국 화단에서 실력있는 작가로 자리잡은 인물. 그후 꾸준히 작품활동을 벌이며 일본, 미국 등 전 세계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는 ‘홍등’시리즈 외에 ‘새’시리즈로 유명하다. 중국 현대회화에서 새 그림은 흔하게 다루어지는 소재이지만 그는 중국 전통 화조화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면서도 다른 작가들과 차별화된 접근을 하고 있다. 그만의 ‘새’는 마치 생물도감이나 백과사전에 실린 새와 같은 이미지를 그리고 있다. 그의 새에서 풍자가 숨어 있는 것을 알아채야 한다. 중국 평론가인 이잉 베이징 중앙미술학원 교수가 “그의 새는 자연을 상징하며 새의 멸종은 인류가 자연으로부터 유리되고 있으며 나아가 자연이 인간에게 가혹한 형벌을 내릴 것임을 암시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현대문명 속에서 희생되는 자연의 상징으로 새를 등장시키는 것이다. 미술평론가 이재언씨는 “그의 작품들은 중국 특유의 미의식과 예술성으로 현대 동시대인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인간애에 대한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29일까지 (02)734-0458.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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