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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시청각 장애인 ‘손가락 점자’로 통하다

    “안 보이고 안 들립니다. 그래도 여러분을 느낍니다. 반갑습니다.” 13일 오후 9시 서울 인사동의 한 식당. 한국과 일본의 시·청각 중복 장애인들의 뜻깊은 만남이 있었다. 가슴에 와닿는 정겨움이 느껴졌다. 이곳을 찾은 일본의 ‘헬렌 켈러’로 불리는 후쿠시마 사토시(45) 도쿄대 교수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지만 4단계의 힘겨운 통역을 통해 마음을 전했다. 후쿠시마 교수의 짧은 인사는 손가락 점자를 통해 비장애인 일본인과 한국인의 통역으로 전달됐고, 이 말은 다시 손가락 점자로 한국 시각장애인에게 전해졌다. 이날 방문에는 일본 시청각 중복 장애인 돕기센터인 ‘스마일’의 가도카와 이치로(41) 대표도 동행했다.●‘체온을 느끼며 소통하다’ 이들은 처음 만났지만 서먹함은 금세 사라졌다. 한국과 일본의 다른 문화적 배경도, 시·청각 중복 장애도 이들에겐 장애물이 될 수 없었다. 손바닥을 맞대고 손가락을 두드리면서 이들은 ‘한 마음’이 됐다. 국내 시·청각장애인들이 후쿠시마 교수를 반긴 것은 세상과 소통하는 다리가 될 ‘손가락 점자’가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국내에서 손가락 점자를 쓸 수 있는 사람은 3명뿐이다. 모임은 조영찬(37) 한국시청각장애인 자립모임 준비위원과 후쿠시마 교수의 인연으로 비롯됐다. 장애인으로 도쿄대 교수가 돼 미국 주간지 타임에 ‘아시아의 영웅’로 뽑혔던 후쿠시마 교수가 지난해 일본으로 조씨를 초청했던 것. 당시 일본을 방문했던 조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같은 장애인인데 일본의 시·청각 중복 장애인들은 세상과 어울려 밝은 표정으로 살고 있었다.”면서 “후쿠시마 교수의 방문은 시·청각 중복 장애인 운동을 막 시작하려는 우리나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시청각 중복 장애인에 대한 지원 시급 후쿠시마 교수는 9살 때 실명한 뒤 19살 때 청각을 잃었다. 그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던 끈은 그의 어머니가 고안한 ‘손가락 점자’. 두 사람이 손을 겹치고 점자 타자기의 자판을 치듯 손가락으로 정해진 위치를 짚어줘 자모를 인식하는 것이다.그는 “시·청각 장애인들은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통역 도우미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 “이들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기본적인 지원이 보장돼야 한다.”고 전했다. 점자단말기는 500만원에 달해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손가락 점자를 처음 접한 김홍신(37)씨는 “이제까지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만 듣고 살았지만 이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찾아보려고 한다.”며 기뻐했다.시청각 중복 장애를 딛고 손가락 점자를 익혀 올해 방송통신대학에 입학한 김건형(41)씨는 “힘들고 답답했다. 맹인학교를 졸업한 뒤 방송통신대에 입학하기까지 너무 고생했다.”며 뿌듯해했다. 한편 시청각장애인은 인구 1만명당 한 명 정도로 우리나라에는 5000명가량의 시청각 중복 장애인이 있으며 16일 처음으로 ‘한국시청각장애인 자립 및 지원회’가 설립된다. 후쿠시마 교수는 15일 중복 장애인의 교육과 재활 세미나,16일 지원회 결성식에 참석한 뒤 17일 일본으로 돌아간다.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 거리 더 깔끔해진다

    서울시는 12일 도로 물청소를 골목길 등 모든 도로와 보도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클린도시추진반 주용태 반장은 “도로를 청결하게 유지해 대기질을 개선하기로 했다.”면서 “보도까지 물청소하기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매일 차도 1만 256㎞, 보도는 578㎞를 물청소한다. 차도 전체(1만 9532㎞)와 보도 전체(4780㎞)를 청소하는 데 각각 2.1일,8.3일이 필요하다. 서울시설공단도 자동차 전용도로(전체 1055㎞)를 매일 880㎞씩 청소할 계획이다. 작업량도 늘어난다. 하루 한번에서 두번으로 늘려 심야·새벽(밤 11시∼오전 7시)에는 주요 도로와 상가 밀집지역 도로를, 주간(오전 9시∼오후 6시)에는 이면도로와 골목길을 물청소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매월 네 번째 수요일을 ‘서울 클린 데이’로 지정했다. 클린 데이는 시내 전역에서 새벽 5시부터 오전 11시까지(출근 시간인 오전 7∼9시 제외) 인력·장비를 총 동원해 청소하는 날이다. 주용태 반장은 “마치 비가 온 뒤처럼 서울 도로를 깨끗하게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청계천, 명동, 인사동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은 특별관리지역으로 운영한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바보산수’와 짜릿한 오감데이트

    인기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야망에 불타는 의사 장준혁(김명민 분)이 노회한 부원장(김창완 분)에게 뇌물로 준 그림은 운보 김기창의 ‘바보산수’였다. 바보산수는 운보 김기창(1914∼2001)이 직접 지은 말로, 우리 민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해학성을 강조한 산수화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바보산수가 어떤 그림이기에 뇌물로 사용됐는지 궁금했다면 오는 15∼30일 서울 인사동 우림화랑(02-733-3788)에서 열리는 ‘운보선생 빛과 향기전’에 들러보자. 그동안 미공개된 작품 12점을 포함해 모두 40여점의 바보산수와 산뜻한 맛이 봄 기운을 물씬 풍기는 청록산수 작품 등이 전시된다. 화랑이 보유하고 있던 작품과 소장가 3∼4명의 작품을 모아서 구성한 전시회다. `엿장수´ `산사´ `행선´ 등의 바보산수 작품에서는 운보의 독창적 정신이 유감없이 나타난다. 미술평론가 이규일씨는 “바보산수는 중국풍의 관념산수가 판치던 조선시대에 진경(眞景)산수를 만들어낸 겸재 정선의 작업에 비견될 정도로 우리미술사에 남을 역작”이라고 평가했다. 병풍에 매화를 그린 ‘紅梅’와 비단에 채색한 `청산-狩獵圖´ `청산-빨래터´ 등은 미공개 작품이다. 듣지 못하는 한을 작품 곳곳에 남겼던 운보는 1934년작 ‘정청’에서 축음기 소리를 듣는 애인과 누이를 그렸다.77년작 ‘새벽종소리’에서는 소리에 대한 향수를 담았다. 이번에 전시되는 `채과선인´도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담고 있다. 경매를 중심으로 그림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지만 한국화의 값은 아직 최고가를 치던 19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1만점이 넘는 유작을 남긴 운보도 다작을 한데다 공급 조절이 안 돼 그림값은 호당 100만원 수준이다.40호 작품은 2500만∼3500만원선이며, 이번 전시회에서 소장가 작품을 제외한 10여점은 판매 예정이라고 우림화랑측은 밝혔다. 운보를 비롯한 한국의 대가들 가운데 위작 논쟁으로부터 자유로운 작가는 거의 없다. 우림화랑의 임명석 대표는 “전작 도록을 후손인 김우환씨와 같이 만들었다.”며 2002년에도 운보 전시회를 열었던 만큼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女談餘談] 가짜 그림 권하는 사회/최광숙 공공정책부 차장

    사회 초년병시절 그림을 좋아하는 선배를 따라 화랑가를 누볐다. 그러다 어쭙잖게 그림을 몇점 사기에 이르렀다. 월급이 몇푼 안 되던 시절이라 몇달에 걸쳐 그림 값을 갚았다. 요즘 집에 있는 그림을 보노라면 “혹 가짜가 아닐까?” 슬며시 걱정된다. 최근 변시지(80) 화백의 가짜 유화 한 점이 진품으로 둔갑한, 어처구니없는 일을 보면서 그런 걱정은 더욱 커졌다. 국내 최고의 미술감정협회인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로부터 ‘진품’이라는 ‘감정서’까지 발급받은 그림을 누가 감히 가짜라고 생각했을까 싶다. “신이 아니니까 (감정에)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엄중구 미술품감정연구소 대표의 얘기를 들으면 더욱 믿기 어려운 것이 미술시장이다. 진품 감정을 받은 미술품도 믿기 어려운 세상이다. 화랑가에서 나도는 얘기를 들으면 정말 미술계도 요지경이다. 한 미술계 인사는 “화랑가 주변에는 돈 100만원 쥐어주고, 술 한 잔 사면 유명화가의 그림을 똑같이 그려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가짜그림을 조직적으로 화랑가에 유통시키는 ‘나카마’(거간꾼의 일본식 표현)들도 있다.”고 했다. 가짜그림 파문은 늘 그렇듯 결론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진위 논쟁을 벌이다가 가라앉으면 몇년 뒤 다른 화랑에 나타난다. 유명화가의 그림을 똑같이 베낀 모사품을 화랑에다 내다 파는 ‘나카마’도 활동무대 등에 따라 ‘인사동 나카마’ ‘전국구 나카마’ ‘국제 나카마’ ‘컬렉터 나카마’ 등으로 나뉜다고 했다. 또 다른 인사는 “아예 가짜그림을 양산하는 ‘미술공장’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예술의 세계에 숨겨진, 검고 추한 거래. 예술을 매개로 한 ‘사기’는 바람직하지 못한 고수익을 창출한다. 싸구려 그림 한 장이 진품으로 둔갑하면 수천만원, 수억원씩에 거래된다. 죄질이 나쁜 범죄이고, 가짜 그림을 그리고 유통시키는 범인을 잡아야 하는 이유다. 더구나 요즘 미술품이 재테크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직장인들도 작은 소품 하나 가지려고 경매에 뛰어드는 현실을 보면 미술계의 정화가 절실하다. 최광숙 공공정책부 차장 bori@seoul.co.kr
  • [업계소식-행사] 르노삼성, 정월대보름 맞이 ‘소망 기원 행사’

    [업계소식-행사] 르노삼성, 정월대보름 맞이 ‘소망 기원 행사’

    르노삼성자동차는 정월 대보름을 맞아 오는 4일까지 서울(종로구 인사동 남인사 마당)과 부산(해운대광장)에서 ‘소망 기원 행사´를 연다. 시민들의 한 해 소망을 적어 점등하는 ‘소망등(燈) 점등식´을 비롯해 대북공연, 태평무 공연, 기원 비나리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특히 새해 소망을 적어 복 줄에 끼워 복을 기원하는 ‘대보름 소지 꽂이´는 2005년 6000여명, 2006년 1만 3000여명이 참여하는 등 해가 갈수록 사람들의 발길이 늘고 있어 올해에도 기대가 된다는 게 회사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02) 3707-5362.
  • [공연+새앨범]

    ■ Max 14 3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 최장수 편집음반. 벌써 14집째다. 현재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10주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비욘세의 ‘Irreplaceable’,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Sexy Back’, 웨스트라이프의 ‘The Rose’ 등 무려 20곡의 히트 넘버들이 앨범을 가득 채우고 있다.SonyBMG. ■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 The Essential 프로그레시브 록과 팝을 현명하게 조화시킨 듀오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의 역사가 망라된 2CD 베스트 앨범. 이들이 발표한 모든 앨범에서 적절하게 발췌한 곡들을 발표 연대에 맞춰 수록해 놓았다.80년대 최대의 히트곡 ‘Eye In The Sky’등 총 30곡 수록.SonyBMG. ■ We All Love Ennio Morricone 45년간 400곡 이상의 주옥같은 작품을 남기며 20세기 영화음악을 이끌어온 엔니오 모리코네의 아카데미상 최초 수상(공로상)을 기념하는 공식 헌정앨범. 셀린 디온, 브루스 스프링스틴, 허비 핸콕, 메탈리카 등 초특급 뮤지션들이 저마다의 색깔로 그의 대표곡들을 노래한다.SonyBMG. ■ 카펜터스 ‘The Ultimate Collection’ 70년대 소프트 팝의 대명사 카펜터스의 베스트 앨범. 비틀스의 곡을 리메이크한 ‘Ticket To Ride’를 시작으로 소닉 유스가 다시 불러 신세대 팝팬들에게도 익숙한 ‘Superstar’,7080세대의 영원한 애창곡 ‘Top Of The World’,‘Yesterday Once More’ 등 35곡의 대표곡들이 연대별로 두장의 CD에 담겨져 있다. 유니버설뮤직. ■ 클로드 볼링 내한공연 크로스오버의 살아있는 거장 클로드 볼링과 그의 19인조 빅밴드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CF나 라디오를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아름다운 클로드 볼링의 선율을 풍성한 빅밴드의 연주와 함께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24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예술회관 대극장.(02)6080-5643. 미술 ■ 명화의 재구성 3월2일∼5월20일 사비나미술관. 밀레의 ‘만종’,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등 명화를 한국의 작가 20명이 새롭게 해석했다. 서양 명화가 평면회화, 조각, 설치작품 40여점으로 재탄생한 전시회. 명화 속에서 찾아낸 창작의 샘.‘명화 속 주인공 되기’란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1000∼2000원.(02)736-4371. ■ 마리노 마리니-기적을 기다리며 4월22일까지 덕수궁미술관. 헨리 무어와 함께 구상 조각계를 이끈 쌍두마차. 기마상과 풍만한 여성 누드 조각은 2차대전 이후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려 했던 작가의 의도다. 조각과 회화 등의 작품 105점을 만날 수 있다. 인사동 선화랑(02-734-0458)에서도 마리니의 회화, 판화 등을 3월14일까지 전시한다.(02)2022-0612. 연극 ■ 앵콜 아트 폐막 기한 없음 화∼목 7시30분, 금·토 4시·7시30분, 일 4시 허밍스 아트홀.2004년 시작돼 전용관까지 마련된 대학로의 롱런 히트극으로 이번이 9번째 공연이다. 우정의 본질에 관한 세련된 블랙코미디. 정보석 권해효 오달수 박광정 정원중 심혜진 송승환 등 연기력이라면 남 부럽지 않은 당대의 명배우들이 모두 출연한 바 있다. 김효중 연출, 박윤호 허성민 조성호 출연.1만 5000∼2만원.(02)764-8760. ■ 열하일기만보 3월10∼25일 화∼금 8시, 토 3시·7시30분, 일 3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조선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모티브로 삼아 최근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은 극작가 배삼식씨가 특유의 상상력과 재기를 한껏 발휘했다. 정체조차 모호한 짐승 연암이 성인을 위한 동화를 들려준다. 인간의 본능인 호기심과 새로운 것의 탐닉에 대한 이야기. 손진책 연출, 서이숙 정태화 박영숙 황연희 등 출연.1만 5000∼3만원.(02)747-5161. 뮤지컬 ■ 위대한 캣츠비 3월9일부터 화∼금 8시, 토 4시·7시30분, 일 3시·6시30분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인터넷 만화의 선두주자 강도하씨의 ‘위대한 캣츠비’를 원작으로 최근 화제작 연출을 도맡고 있는 박근형씨가 연출했다. 뮤지컬 ‘불의 검’, 드라마 ‘연개소문’에 참여했던 아트모스피어(이충한, 정재환씨)가 작곡한 음악은 감미롭기 그지없다.20대 청춘의 현실적 고뇌, 사랑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뮤지컬 언어로 담았다. 김태훈 서범석 정인지 등 출연.3만 5000∼4만 5000원.(02)1588-7890. ■ 쓰릴 미 3월17일∼5월13일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2시·5시 충무아트홀 소극장.1924년 시카고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흉악한 범죄를 바탕으로 만든 섬세한 심리극. 당시 재판정에서 최종변론문이었던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지금도 전해지는 명문장. 무대 위의 피아노 연주만으로 2명의 남자 배우가 노래 대결을 벌인다. 류정한 김무열 최재웅 이율 출연.3만∼4만원.(02)744-4337. 클래식 ■ 드레스덴 필하모닉 & 성 십자가 합창단 내한공연 3일 8시,4일 2시30분.3일 모차르트 ‘레퀴엠’과 바흐 칸타타 ‘내 마음에는 근심이 많도다’,4일 바흐 ‘마태수난곡’. 지휘 성십자가 합창단의 28대 칸토르인 로데리히 크라일레.3만∼20만원.(02)599-5743. ■ 국립합창단 정기연주회-드보르자크 ‘스타바트 마테르’ 6일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지휘 로베르트 리히터. 소프라노 신숙경, 알토 장현주, 테너 최상호, 베이스 박흥우. 고양시립합창단,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1만∼3만원.(02)587-8111.
  • “소비자 호기심부터 잡아라”

    “소비자 호기심부터 잡아라”

    “지겨움도 죽었다.” “답답함도 죽었다.” “낸시 랭이 실종됐다.”….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이른바 제품내용이나 정보를 숨긴 채 호기심을 자극하는 ‘티저’(Teaser)광고다. 최근 티저광고는 단순한 호기심 자극을 넘어 다양한 기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상품·서비스가 쏟아지는 시장 속에서 미리 고객들의 눈길을 잡아두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선보인 KTF의 광고에는 버나드쇼의 묘비명과 “지루함과 답답함은 죽었다.”는 멘트만 나온다. 또다른 광고에서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해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장면만 보여준다.3월부터 본격적으로 개시하는 3세대(G) 통신서비스를 앞두고 KTF가 내놓은 3G브랜드 ‘SHOW’의 티저광고다. 종전의 통신서비스는 사라지고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화상통화 등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5일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 ‘낸시 랭 실종’이란 메시지가 떴다. 전날 낸시 랭은 서울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열었기 때문에 누리꾼들의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포털 게시판에는 “낸시 랭이 정말 실종됐냐.”는 질문들이 올라왔다.‘낸시 랭 실종’이란 단어는 순식간에 온라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호기심에 배너를 클릭하면 LG전자의 플래트론 모니터 신제품의 광고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광고시리즈를 통해 실마리를 전달하며 소비자들과 낸시 랭 실종이라는 가상의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다.‘대체현실게임’(ARG) 또는 ‘페이크 다큐멘터리(fake documentary)’라고 불린다. LG전자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김민지 과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기법이라 소비자들이 낯설어하는 면도 없지 않았다.”면서 “새로운 방법에 대한 개입의사와 관심을 증폭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고가 나간 뒤로 홈페이지 방문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주황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로 쓰여진 ‘아웃백에 도전한다.’는 전단지가 서울 시내 곳곳에서 발견됐다. 시민들은 비슷한 시기에 개점한 외식업체나 경쟁업체의 광고로 짐작했으나 지점들끼리 최고의 매장자리를 놓고 도전한다는 아웃백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최근 ‘IBK’로 개명한 기업은행도 호기심 광고를 사용했다. 파란 하늘 배경에 ‘A보다 I가 앞선다.’는 내용만 담았다. 기업은행측은 “I(나)는 고객을 뜻하며 고객을 앞세운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광고 뒤에 숨어 궁금증을 자아내는 기법을 ‘블라인드 마케팅’(blind marketing)이라고 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길섶에서] 무영탑(無影塔)/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오랜만에 탑골공원을 찾았다. 인사동 길은 익숙한데, 길 건너는 무심했다. 사람들이 별로 없다. 쉼터로 찾던 노인들의 흔적조차 희미하다. 추운 날씨 탓이리라. 무심코 마주친 안내표지가 황당하다. 공원이 좁으니,1시간 이상 머물지 말란다.‘단골’노인들을 겨냥한 무례가 민망하다. 공원내 원각사지 10층탑이 눈부시다. 유리 보호막이 반사돼서다. 그림자가 없다. 무영탑(無影塔)이 됐다. 한 외국인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만, 아쉬운 표정이다. 유리 속에 박제된 탑이 온전하게 나올 리 없다. 그가 떠난 뒤 찬찬히 살펴본다. 수려한 조각은 그대로다. 대리석 소재의 최상의 탑파라는 찬사가 생각난다. 무소유의 불심이 빚은 현란함의 극치. 부처를 향한 중생의 무한경배인지 모른다. 일연 스님은 경주 일원을 둘러본 감상을 삼국유사에 남겼다.“절은 밤하늘 별처럼 펼쳐져 있고, 흩어진 탑은 기러기떼 행렬 같구나.”(寺寺星張,塔塔行) 고졸한 감성이 문학으로 승화됐다. 스님이 유리 속에 갇힌 원각사탑을 본다면, 어떤 감상을 남길까.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민주화 됐지만 민중미술은 계속될 것”

    30여년간 중소기업을 운영하며 얻은 이익을 모두 미술품 수집에 쏟아부은 한 기업인의 발품과 식견이 전시회를 통해 빛을 보게 됐다. 1985년부터 특히 민중미술 작품을 200여점 수집한 조재진(60)씨가 그간 모은 작품 100여점을 가나아트센터에서 2∼19일 ‘민중의 힘과 꿈:청관재 민중미술컬렉션展’이란 이름으로 전시한다. 청관재는 미술애호가 조씨가 추사 김정희의 낙관 청관산인을 따서 과천에 있는 자택에 붙인 이름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신학철, 오윤, 홍성담, 임옥상, 강요배, 박불똥 등 80년대를 대표하는 민중미술 작가 23명의 작품이 모였다. 조씨는 미술품 수집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1일 “아이들 교육과 부부가 평생 같이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순한 취미로만 그치지 않아 지난 30년간 매주 수요일이면 부부가 인사동 화랑가를 함께 순회했다. 살면서 닮기 마련이라는 부부는 나중에는 고르는 그림도 일치했다. 조씨의 민중미술 수집에 필연적으로 깊이 관여할 수밖에 없었던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민족미술협의회에서 개관한 화랑인 그림마당 민의 첫번째 고객이 청관재였다.”고 회고했다. 군사정권으로부터 정치적 탄압을 받은 민중미술은 그림이 압수되고, 화가가 구속되고, 벽화가 지워지고, 전시장 대여가 통제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피가 뚝뚝 흐르고, 머리가 잘려나가고, 똥이 등장하는 등 남들은 지저분하다고 외면하는 작품도 조씨는 선뜻 구매했다. 조씨는 “민중미술은 힘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고 감동을 준다.”고 설명했다. 또 민중미술은 이미 관에 묻혀 못질을 당했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올해가 민주화 20주년이지만 민중미술은 끝나지 않았다. 신학철, 임옥상, 김정헌 등의 작가는 여전히 꾸준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중미술 작가들은 유명해지거나 돈을 벌려 하기보다는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했을 뿐이란 것이 조씨의 생각이다. 빛나는 시대정신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의 씨를 뿌린 민중미술 작가들의 활동은 최근 ‘회화의 복권’이란 유행어를 만들며 주목받는 표현주의 회화로 열매맺었다는 것이 미술계의 평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종로 8경·8품·8미 찾습니다

    종로 8경·8품·8미 찾습니다

    종로구는 관광객을 위한 볼거리·살거리·먹거리 등을 모아 ‘종로 8경’‘종로 8품’ ‘종로 8미’를 선정한다고 31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종로구는 600년 조선왕조의 전통과 역사를 간직한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관광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8경·8품·8미를 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잠정적으로 종로구는 경복궁·창덕궁 등 고궁, 국립공원 북한산, 청계천, 흥인지문, 종묘, 서울문묘, 탑골공원을 8경 후보로 정했다. 8품은 인사동 문화지구, 북촌 한옥마을 화랑·공방거리, 동대문종합시장, 대학로 문화지구, 종로3가 귀금속 상가, 광장시장, 창신동 문구·완구·신발·수족관 상가, 낙원동 악기 상가와 떡전거리로 선정해 놓았다. 또 청진동 해장국, 종로1가 낙지, 인사동 전통차·전통음식, 낙원동 아귀찜, 창신동 성곽냉면, 종로6가 곱창, 삼청동 전통음식, 대학로 퓨전요리 등은 8미 후보이다. 이 곳들을 중심으로 3월31일까지 구청 홈페이지(www.jongno.go.kr)에서 주민의견을 들어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구 홈페이지(www.jongno.go.kr)나 문화진흥과(731-1156), 팩스(731-0329)로 의견을 내면 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백남준 1주기 추모행사 다양

    세계적인 미술거장 백남준이 타계한 지 29일로 1년이 됐다. 존 케이지 탄생 100주년 추모굿을 벌이기 위해 2012년까지는 살아있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그였다. 백남준은 그의 예술생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 존 케이지를 1958년 처음 만났다. 이듬해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그의 첫 퍼포먼스 ‘존 케이지에게 바치는 경의’를 펼치면서 피아노를 전복시켰다. 그의 1주기 추모를 위해 여러 행사가 열린다.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이 설치돼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오전 11시 추모식이 거행된다. 1977년 백남준과 결혼한 평생의 예술동반자 구보타 시게코 여사가 1시간10분짜리로 직접 편집한 ‘마이 라이프 위드 남준 백’이 상영된다. 이 영상에는 그의 대표적 해프닝과 34년만에 찾은 86년의 한국 여행,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병원에서 부인 및 간호사와 함께 성적 자극을 통한 마사지 치료과정 등이 담겨 있다. 오는 3월23일∼5월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백남준 1주기 추모전’을 통해 그의 비디오 아트 발전과정을 돌아볼 수 있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인사동 쌈지길에서는 인간문화재 무속인 김금화씨가 백남준 추모굿을 벌인다. 백남준은 요셉 보이스 추모굿을 갤러리 현대 뒷마당에서, 샤롯 무어맨 추모굿은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열었다. 또 갤러리 쌈지에서는 3월18일까지 ‘백남준과 플럭서스 친구들’이란 전시회를 통해 백남준이 초기멤버로 활동했던 1960년대 전위예술 운동 플럭서스(Fluxus)를 조명한다.(02)736-0088. 그의 대표작 가운데 3대 위성중계 작품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 ‘바이바이 키플링’ ‘랩 어라운드 더 월드’ 등 주요 비디오 작품이 상영된다. 어린이 50여명이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주제로 그린 그림과, 한복예술인 이지영 작가의 설치작품 ‘백남준 꽃상여 타고 다시 떠나다’도 전시된다. 서초구 잠원동 필립강갤러리에서는 2월28일까지 사진작가 이은주(60)씨가 찍은 백남준 사진을 전시하는 ‘아, 백남준’전이 열린다. 이씨는 예술가의 삶을 렌즈에 담아 온 작가로, 뉴욕 소호작업실에서의 백남준 모습도 처음 선보인다.(02)517-9092.윤창수기자 geo@seoul.co.kr▶관련기사 25면
  • 꽃보다 아름다운 삶의 표정들

    사람은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미술의 주제다. 그동안 사진으로 인해 점점 설 자리가 위축됐던 인물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전시회가 열린다. 이달 31일까지 국제갤러리에서 계속되는 ‘온 페인팅’전에서 화가 이광호는 영혼을 담아낸 인물화 102점을 선보인다. 모두 똑같은 30호 캔버스에 98명의 인물이 앉아있는 8×12m의 전시공간에 들어서면, 비록 그림 속의 인물이지만 사람이 뿜어내는 기운에 압도된다. 작가는 초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인터뷰한 뒤 소지품을 하나씩 받아 외면이 아니라 영혼을 만지려 했다고 소개했다. 인터뷰 비디오와 모델의 소지품도 함께 전시된다. 캔버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유명인이 아니다. 작가가 주변에서 매력을 느낀 이들에게 모델이 돼달라고 부탁해 그린 것이다. 작가가 입주 작가로 활동했던 창동 스튜디오에서 마주친 미술인들,‘괴물’ 등의 영화에 단역으로 자주 출연했던 식당 주인, 화랑의 인턴 사원, 가족 등이 모델이 됐다.“인물을 그리는 것은 관계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는 이광호는 모든 사람을 180㎝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눈 뒤 평균 15시간만에 한 작품을 완성했다. 각 인물마다 사용한 붓의 종류와 크기뿐 아니라 붓의 흔적도 다르다. 대상을 이해한 만큼 캔버스 위에 재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작가는 인터뷰의 기억을 바탕에 두고 사진을 보면서 작품을 완성했다. 이광호의 인물화와 함께 노충현이 그린 동물이 없는 동물원 공간을 담아낸 그림,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최연소 작가였던 문성식의 세필화도 전시된다. 또한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오는 17∼31일 열리는 ‘우리시대의 얼굴전’에서는 지난해 우리 사회 뉴스의 중심에 서있었던 유명인을 만날 수 있다. 중국 태생으로 루쉰(魯迅)미대를 졸업한 이광춘 경기대 교수가 수묵담채의 힘찬 필치로 인물의 특징을 잡아냈다. 작가는 “캐리커처의 기법을 일부 차용하면서 인물의 눈빛과 자세를 중시해 그려낸다.”고 설명했다. 인물을 직접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유명인이다 보니 사진이나 비디오를 보며 특징을 며칠간 연구한 뒤 대부분 이틀안에 작품을 완성한다고 한다. 시원한 필치로 인물의 개성을 잡아내는 작가는 고(故) 이병철, 정주영 회장,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 등이 초상화를 부탁할 정도로 필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미술평론가 이재언씨는 “인물화는 당대의 인물과 작가의 생애를 연구하는 데 있어 가치가 있을 뿐 아니라 작가의 예술적 에너지가 가장 많이 투입된다.”고 말했다. 그 가치는 일상속의 이웃이나 친구뿐 아니라 시대를 풍미하는 유명인을 그렸다고 해서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국과 중국 ‘젊은 그림’이 만난다

    지난해 미술계를 뒤흔들었던 중국, 인도미술 광풍이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오는 10∼30일 서울 인사동 학고재에서는 중국과 한국의 작가 각각 2명의 작품 31점이 전시되는 ‘휴먼 어빌리티’전이 열린다.그동안 중국 현대미술이 일방적으로 한국에 소개됐다면 이번 전시는 쌍방 교류를 시도한다. 학고재는 중국에서도 전시회를 홍보했으며, 이미 많은 중국 화랑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휴먼 어빌리티’전을 통해 소개되는 중국 작가는 왕펑화와 숑위. 한국작가는 이재선과 정진용으로 4명 모두 197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젊은 작가들이다. 특히 중국 작가들은 4세대 작가로 분류된다. 이전 세대들의 작품에서 문화혁명의 상처, 톈안먼(天安門) 사태에 대한 기억들을 찾아볼 수 있다면 이들은 철저히 정치에서 벗어나 있다. 세계적 미술조류와 호흡하며 개인적 경험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왕펑화는 거대화된 도시에서 소외된 개인을, 숑위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음직한 기괴한 인물상을 통해 분열된 자아를 표현하고 있다. 숑위의 작품은 2005년 11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중국현대미술특별전’을 통해 그 독특한 이미지가 소개된 바 있다. 한국의 작가들은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동양화의 틀에 매이지 않은 매력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몽환적 세계를 그리고 있는 이재선은 건축도료를 사용해 균열된 벽화 효과를 낸다. 뛰어난 건축물이나 위대한 인물의 찰나를 먹으로 잡아낸 정진용은 수묵 위에 유리구슬을 발라 독특한 화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시아의 젊은 작가들이 국적과 민족성을 뛰어 넘어 보여주는 예술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02)739-4937.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동대문운동장에 인공산을”

    “동대문운동장에 인공산을”

    “동대문운동장을 헐고 그 안에는 쇼핑몰과 공연시설을 넣고, 위에는 테마공원을 만들자.” 제2회 서울시 창의인상 가운데 제안상을 탄 아이디어다. 제안자는 이노근 노원구청장이다. 동대문운동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원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청계천 복원 당시 임시 수용한 800여 노점상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아이디어맨으로 통하는 이 구청장이 그 해법으로 인공산 조성안을 제시한 것이다. 제안의 골자는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산을 쌓아 내부 공간에는 쇼핑몰과 문화시설을 넣고, 위에는 테마공원을 만들자는 것이다. 특히 인공산 내부에는 벼룩시장 형태의 ‘나이트 마켓’을, 지하에는 패션플라자와 주차장을 조성한다. 또 산 내부를 관통하는 중앙통로에는 역사의 벽과 저잣거리를 두자고 제안했다. 산위 테마공원에는 야구기념광장과 산책로, 스포츠 체험장 및 서울을 상징하는 조형물인 가칭 ‘서울등대타워’를 세운다. 이렇게 되면 동대문운동장 자리는 서울을 찾는 관광객이 반드시 찾는 랜드마크 역할과 환경·문화·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둔다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서울시청과 종로구 부구청장으로 재직할 때 올림픽 상징 조형물과 대학로 문화의 거리, 인사동 문화의 거리 조성을 기획하거나 주도했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 의식과 인사동거리 순라군 행렬 재현,‘청계광장’ 조성도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화제의 작가를 찾아서] 신용카드에 작품 싣는 육심원 화가

    [화제의 작가를 찾아서] 신용카드에 작품 싣는 육심원 화가

    친구의 미니홈피에 있는 소녀 그림이 새침하다. 또 다른 친구가 쓰는 수첩 표지의 소녀는 깜찍하다.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사랑하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 육심원(32). 그녀 역시 그림 속의 소녀만큼 예쁘다. 육씨는 본인 이름을 걸고 그림을 일기장, 수첩, 사진첩, 휴대전화 고리, 책갈피, 가방 등의 미술상품으로 제작했다.1년만에 매출액이 24억원에 달했다. 인사동의 갤러리에이엠, 인터넷, 대형서점 등에서 팔린 액수다. 그림은 전시회 이틀만에 모두 판매됐다. 우리나라 미술역사상 이제 5번째 개인전을 연 젊은 작가가 자신의 미술상품 브랜드를 이만큼 성장시킨 사례가 있을까. ‘21세기형 미인도’라 할 만한 그녀의 그림에는 예쁜 여자들만 나온다. 미스코리아처럼 규격에 맞는 여성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개성 강하고, 자신감 넘치며, 당당하게 자기를 가꿀 줄 아는 바로 옆 친구의 모습이다. 재미있고 기분좋으며 보면 행복해지는 그림이다. 어렵고 설명을 들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그녀는 미술대회에서 큰 상을 받아서 유명해지지 않았다.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예쁜 그림을 너도나도 퍼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미술 상품도 그림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지난해 개인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전시회 안내 책자가 동나는 바람에 달력을 제작한 뒤 일기장 공책 등을 하나씩 출시했다. 다음달에는 하나은행에서 육씨의 그림이 들어간 신용카드를 출시한다. 서양 명화가 기업 상품에 이용된 경우는 있지만 젊은 한국작가의 그림을 기업이 상품화한 사례로는 처음이다. 내년에는 미술상품을 일본에 수출할 예정이다. 기업에서 아파트 홈페이지, 향수병 등에 그림을 이용하겠다는 제의가 쇄도했다. 하지만 예술에 대한 정당한 보상 없이 ‘그림을 써주면 도움이 되지 않는가.’라고 생각하는 기업들의 오만한 태도에 많은 제의를 거절했다. 하나은행의 카드는 기업의 예술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에 나온 결과물이다. 본인의 그림이 가볍게 느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없을까. 작가는 오히려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어렵지 않게 알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에 비견되는 육심원만의 미인도를 꾸준히 그릴 생각이다. 그림을 그리다보면 그리고 싶은 여성들의 모습이 계속 떠오른단다.“천경자 선생님처럼 인정받고 싶다.”는 것이 새천년에 걸맞은 미인도를 그리는 육씨의 욕심이다.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갤러리 에이엠에는 상품을 사러 오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는 수첩 속표지에 작가의 사인을 받아갔다. 그는 ‘새침떼기’‘깜찍이’‘나 이뻐’ 등 본인의 그림이 표지로 사용된 일기장에 행복한 내용만이 가득하기를 소망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한옥의 미래 모델 제안

    “한옥은 실패했다. 보다 정확하게는 근대화에 실패했다. 우리 대부분이 전통주거인 한옥을 버렸고 파괴했으며, 이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서양건축을 공부한 건축가 황두진(44)의 진단이다. 그가 말하는 실패는 물론 미학적인 문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버선코를 닮은 기와지붕의 선은 여전히 아름답고, 텅 비어 있는 마당은 더없는 삶의 여유를 전해 준다. 그러나 내구성 등 미학 외적인 요인을 충족시키기에 전통 한옥은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를 펴낸 그가 이번에는 ‘한옥이 돌아왔다’(공간사)라는 저서를 냈다. 현대사회에서 한옥이 소외된 배경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한옥이 현대 주거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책이다.2004년 이후 3년 동안 서울 가회동의 옛 한옥들을 개조한 저자의 경험이 담겼다. 한옥은 기본적으로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 특히 습기와 구조 불안정 문제는 심각하다. 공사 현장을 가득 채운 흙더미를 모두 지붕 위로 올리는 한옥의 지붕 공법은 흙에서 나오는 습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가분수형’ 건물의 한계를 그대로 노출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 지붕을 되도록 가볍게 처리하려는 서양식 건축의 입장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저자는 우리 한옥도 지붕의 무게를 줄이고, 물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건식공법으로 지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옥 생활은 정말 불편할까. 모든 생활을 실내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이 또한 문제가 아니다.1908년 무렵에 세워진 전주의 학인당(學忍堂)이나,1930년대 건축가 박길룡(화신백화점 설계자)의 설계로 지어진 인사동의 민익두 가옥(현재의 민가다헌) 등은 편리한 한옥의 모델이다. 이 집들은 내부에 복도가 있어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주방이나 욕실 등을 출입할 수 있다. 요컨대 집은 만들기 나름이라는 얘기다. ‘한옥은 도면 없이 짓는다’ ‘목수의 머릿속에 집 한채가 다 들어 있다’는 등 한옥짓기와 관련해서는 여러 ‘신화’들이 전해져 온다. 그러나 목수의 눈대중이나 눈썰미에만 의존해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반드시 설계도면을 이용해야 한다. 저자는 “주거와 관련된 기본 상황이 변했고 한옥이 이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한옥은 이제 개선·개량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2만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맞춤형 교육통신]

    ●문예아카데미(myacademy.org)는 겨울방학을 맞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토론 속에 논술이 쏙쏙’ 특강을 연다. 가톨릭 의대 이병훈 교수가 내년 1월15일부터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4시 서울 인사동 하나로빌딩에서 강의한다. 매 강의는 주제별로 교재를 나눠주고 토론식으로 진행하며, 주제별 논술은 이 교수가 직접 지도한다. 수강료는 8차례 강의에 20만원. 홈페이지나 전화(02-739-6854∼6)로 신청하면 된다.●대교어린이TV(www.kids17.net)와 소빅스문고는 겨울방학을 맞아 내년 2월28일까지 평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소빅스문고에서 ‘대교어린이TV와 함께하는 소빅스극장’을 열고 있다. 대교어린이TV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영상물을 요일별·주제별로 보여준다. 자격은 소빅스문고 회원. 프로그램 일정은 소빅스존과 홈페이지 등에서 볼 수 있다.●정철 사이버(www.jc.co.kr)는 최근 온라인에서 쌍방향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실전회화 강좌’를 선보였다. 오프라인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강좌를 온라인용으로 만든 것으로, 공항 입·출국과 해외 은행계좌 개설 등 해외에서 흔히 겪는 상황에서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수업 중 대화 내용을 녹음해 교정학습도 가능하다. 영어연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요긴하다.(02)529-4205.
  • 청계천 광교에 야외 갤러리

    청계천에 야외 갤러리가 생긴다. 서울시설공단은 14일 청계천 광교 아래 220㎡(66.5평) 공간에 야외 상설 화랑인 ‘광교 갤러리’를 조성,15일부터 문을 연다고 밝혔다. 갤러리가 만들어진 장소는 광교 아래 청계천 산책로의 안쪽으로 움푹 들어간 공간. 이곳에 조명시설을 설치해 전시물 30∼50점을 걸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공단 측은 “광교가 지붕 역할을 해 햇볕이나 눈·비를 피할 수 있고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다 인사동, 삼청동 화랑가와도 가까워 사진이나 그림 전시에 좋은 공간”이라고 밝혔다. 공단은 개인이나 단체로부터 신청을 받아 심의를 거친 뒤 일주일 단위로 갤러리를 빌려줄 계획이다. 대관료는 무료. 단, 물이 불어나는 여름 장마철에는 탄력적으로 운영한다.2290-6810.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신유라 첫번째 개인전

    홍익대 대학원 섬유미술과를 졸업한 신유라의 첫번째 개인전이 오는 15∼23일 인사동 노암 갤러리에서 열린다. 광섬유와 PVC필름을 사용해 몽상적인 빛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02)720-2235.
  • 이명박 풀빵장수로 깜짝 변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0일 풀빵장수로 깜짝 변신했다. 점심식사 후 참모들과 사무실 근처 인사동 길을 걷던 이 전 시장이 풀빵 파는 청각장애인 부부를 보고 즉석에서 돕기에 나선 것. 그는 풀빵 굽는 도구와 장갑을 빌려 능숙하게 풀빵을 구워냈다고 한다. 이 전 시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낮에 풀빵을 팔아가며 동지상고 야간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을 알아본 시민들이 몰려들자, 그는 봉지에 사인을 해가며 팔았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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