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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영호 분석 “정상국가로 돌아서며 김정은 권력 강화, 현실 인정하는 북한”

    태영호 분석 “정상국가로 돌아서며 김정은 권력 강화, 현실 인정하는 북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8일~14일 주간 북한 동향 분석을 옮겨 싣는다. 양도 조금 줄이고 우리 말 표현에 가깝게 다듬었음을 알려드린다. 이번 주 북한에서는 9일 당정치국 확대회의, 10일 당 전원회의, 11~12일 최고인민회의 등 중요한 일정이 잇따랐다. 거의 같은 시기에 미국 워싱턴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이 진행됐다. 분단 70여년에 이렇듯 미국, 한국, 북한 정상들이 저마다 한반도 정세 흐름을 주도하겠다고 나선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서로 밀리지 않겠다는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첫째는 김정은이 북한을 정상국가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정치구조 개편에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령이 대의원직을 먼저 차지하고 최고인민회의 선거를 통해 국가수뇌로 오르던 전통을 없애버렸다. 그리고 국가지도기관을 선거하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첫날 회의에 참가하지 않음으로써 수령 없이 대의원들만 모여 앉아 국가지도기관을 선출하는 모습을 처음 보여줬다. 김정은이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받은 뒤에야 이튿날 회의에 나타나 시정연설을 하는 장면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으로 간접 선출된 당선자가 취임 연설을 하는 모습을 방불케 한다. 29년 만에 할아버지 김일성이 사용하던 ‘시정연설’이란 표현도 다시 나왔다. 14일치 노동신문이 김정은을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라고 처음 표현한 것으로 볼 때 최룡해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직이 아니라 김정은의 국무위원장 직이 대외적으로도 북한을 대표하는 것으로 헌법이 수정되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이다. 북한이 아직 헌법이 수정됐다고 밝히지 않아 사실 확인을 할 수 없지만 앞으로 해외 주재 북한 대사를 임명하는 신임장이 누구 명의로 나가는가, 국가 훈장이나 영예 칭호가 누구 명의로 발표되는지 보면 알수 있을 것이다. 6·12 싱가포르 합의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서명했지만 트럼프는 헌법 상 국가 수반이고 김정은은 헌법 상 국가수반이 아니어서 법률적 허점이 있었다. 북한이 이런 점을 감안해 김정은의 국무위원장 직을 국가를 대표하는 직책으로 수정했다면 김정은이 이제부터 국가 수반이 된다. 둘째로, 올해 상반기 정상회담들이 열리기 힘들게 됐고, 대남이나 대미 라인의 협상 폭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김정은은 하노이회담 결렬 43일 만에야 결렬에 대한 공식 입장을 주민들에게 알렸다. 하노이에서의 기습 기자회견, 3월 8일치 노동신문 통해 우회적으로 한 차례, 3월 15일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을 통해 대외적으로 한 차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적은 있으나 43일 동안 북한이 엄청난 사건 뒤에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나 성명 한 건 없이 침묵을 지켜왔다는 것은 그만큼 내부에서 고민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정은은 이번 시정연설에서 미북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 재개의 조건부를 너무 높이, 명백하게, 그것도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우리 정부에는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고 제 정신을 차리라고 불만을 표시했고 미국에는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오면 대화하겠다면서 올해 말까지라는 시간표까지 정해 놓았다. 김정은이 미북정상회담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 고 하면서도 ‘장기전’이라는 표현과 ‘올해 말까지’라는 표현을 혼용한 것은 적어도 상반기에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미와 함께 내년 미국대선이란 정치일정에 쫓기고 있는 트럼프가 종신 집권자인 김정은보다 ‘장기전’에 더 불리하다는 점을 알리려는 목적도 있다. 김정은은 ‘지금 이 자리에서 생각해보면 그 무슨 제재 해제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라고 언급함으로써 하노이에서 해제를 강하게 요구한 것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약점을 노출시키는 전략적 실수로 되었다는 점도 간접 인정했다. 결국 이제는 일반 주민들도 현재의 흐름을 다 알게 돼 앞으로 미북정상회담이든 남북정상회담이든 미국이나 한국이 북한의 요구에 맞게 좀 변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이 사전에 인지돼야 김정은도 정상회담에 나올수 있게 됐다.셋째로, 이제 ‘2인자’도, ‘김정은-최룡해-박봉주’ 3인 체제가 아니라 ‘김정은 유일 지도체제’가 더욱 굳건해졌다. 외형으로는 북한이 정상국가에로 좀 다가갔다고 볼수 있으나 내용적으로는 김정은의 ‘일인 절대 권력’이 되레 강화됐다. 김정은이 시정연설에서 ‘나는’ 이란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는데 북한의 당과 국가를 대표하여 정책방향을 밝히는 시정연설에서 ‘우리는’,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는’ 대신 이런 표현이들어간 것도 처음이다. 김일성도 ‘나는’이란 표현을 내부 회의 중에는 썼으나 당대회 보고서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사용한 적은 없었다. 최룡해는 당조직 지도부를 담당했던 당 부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청사로 이사했다. 북한에서 권력은 서열 순위가 아니라 해당 인물에게 ‘간부권(인사권), 표창권, 책벌권 세 권한’이 있는가와 ‘수령에 대한 접근성’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정해진다. 그런데 ‘세 권한’을 갖고 있는 인물들은 절대로 그 자리에 오래 앉을 수 없다. 최룡해가 그만큼 힘이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봉주 내각총리가 당중앙위원회 청사로 들어가는데 당청사로 들어가 북한경제 사령탑에 새로 앉은 김재룡을 당적으로 후원해주라는 의미이지, 박봉주가 최룡해가 담당했던 조직지도부를 담당한 것 같지는 않다. 앞으로 적어도 1-2년 정도는 이번에 당 부위원장으로 올라 앉은 리만건이 당조직 지도부를 이끌 것이며 아마 실권은 김정은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조용원 제1부부장에게 많이 쏠릴 것이다. 김정은과 당중앙위원회 위원들과의 기념사진을 보니 외무성 1부상으로 승진한 최선희 옆에 전 외무성 1부상 김계관이 서 있는데 김계관은 하노이회담 결렬로 인한 문책이 아니라 건강이 나빠 2선으로 물러선 것 같다. 이번 인사 변동을 보면 지난 1년간 남북관계와 대미관계까지 주도해 오던 김영철의 대남 라인 힘은 좀 빠지고 앞으로 대남사업은 김영철의 통전부가, 대미사업은 원래대로 외무성이 전담하는 쪽으로 분업이 명백해진 것 같다. 넷째로, 앞으로 북한경제에서 군수공업의 비중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일성, 김정일 때는 북한경제 형편이 아무리 어려워도 경제국방 병진노선을 내세우면서 군수공업이 민생경제보다 항상 우위에 있었다. 김정은 대에는 핵경제 병진노선을 내세우면서 몇 년 동안 자금을 퍼부어 질주했다. ‘고난의 행군’ 때 김정일은 수백만의 아사 현상을 보면서도 군수공업예산을 한 푼도 민수로 돌리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경제구조로 장기전을 펼칠 수 없게 됐다. 군수공업이 밀집돼 있는 자강도당 위원장인 김재룡을 내각총리에 임명하고 군수공업을 주관하던 리만건이 당 부위원장으로 옮겨 앉는 등 지난 수십년 동안 군수공업에 종사했던 많은 사람들이 민수공업 쪽으로 돌아 앉고 있다. 앞으로 군수공장들이 민수공장으로 개편되면 국가도 그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되며 군수공장을 민수공장들처럼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면 국가예산 증액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만큼 대북 제재가 북한경제의 구석구석을 파고 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제재에 몰린 김정은이 ‘장기전에 자력갱생으로 견딜 수 있는 대안’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는 뜻이다. 총제적으로 보면 북한이 현실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많이 돌아서고 있으며 김정은도 북한 통제의 한계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은경 전 장관 네 번째 검찰 소환…침묵으로 일관

    김은경 전 장관 네 번째 검찰 소환…침묵으로 일관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네 번째 소환했다. 김 전 장관은 오늘(12일) 오전 9시 15분쯤 서울동부지검에 도착해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그대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취재진이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공모 과정에서 내정자가 있었는지’, ‘청와대로부터 부당한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질문했으나 일절 답하지 않았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주진우 부장검사)는 오늘 오전 9시 30분부터 김 전 장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한 한국환경공단 임원들이 사표를 제출하도록 종용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표적 감사’를 벌였으며 후임자 공모 과정에서는 일부 지원자에게 특혜를 준 혐의(직권남용·업무방해)를 받는다. 그러나 김 전 장관 측은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김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당시 법원은 “객관적 물증이 확보돼 있고, 피의자가 이미 퇴직해 관련자들과 접촉하기 쉽지 않으므로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검찰은 어제 박찬규 환경부 차관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서 이번 주 내로 신미숙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환경부가 청와대와 공모해 산하기관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경우가 더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장관에 인사권 돌려줘 靑 집중 막아야”

    “장관에 인사권 돌려줘 靑 집중 막아야”

    부처 과장·공기관 간부 인사도 靑개입 뜻하지 않게 장관들 허수아비 되는 셈인사 난맥과 관련해 청와대 인사·민정수석의 책임론을 넘어 인사수석실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정두언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 이유를 들어 봤다. -인사수석실은 적재적소에 적임자를 배치하자고 만들지 않았나. “장관을 무력화시키는 위헌적 기구라고 생각한다. 정부 수립 후 그런 기구가 없었다. 장관은 물론 각 부처 국·과장급과 공공기관 간부들까지 인사수석실이 관여한다. 장관이 잡고 있어야 할 그립(인사권)을 인사수석실 행정관이 잡고 있다.” -인사수석실은 대통령의 인사를 보좌하는 실무기구 아닌가. “대통령이 모든 인사를 한다면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인정하겠다. 하지만 대통령이 부처 간부나 산하기관 인사에 대해 얼마나 알겠나. 주변에서나, 인사수석실 비서관, 행정관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면 그렇게 알 수밖에 없다. MB 정부 때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청와대 참모로 있으면서 행정관들을 심어 놓고 사실상의 인사를 다 했다. 결국 의도치 않게 장관들은 허수아비가 된 셈이다.” -인사수석실을 없앤다고 문제가 해결되나. “인사권을 장관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인사 문제를 청와대로 집중시켜 폐해가 생긴 것이다. 인사는 분권화시켜야 제대로 된다. 적임자가 누구인지는 해당 부처 장관이, 청와대 해당 수석이 인사수석보다 더 잘 안다. 인사 요인이 생기면 부처 장관이 관련 청와대 수석과 협의해 결정하면 된다. 기본적 인사 파일은 인사혁신처의 국가인재DB를 활용하면 된다.” -그래도 인사를 전담하는 기구가 청와대에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여성 문제가 중요하다고 여성가족부를 뒀는데 여성 인권이 좋아졌나. 여성 문제든 청소년 문제든 각 부처에서 관련 정책을 세워 집행해야 힘이 실린다. 여성 문제 전담 부처를 두니까 다른 부처는 오히려 손을 놓고, 결과적으로 역효과가 나는 측면이 있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각 부처 장관과 해당 수석실에 맡길 때 오히려 인사가 합리적으로 이뤄진다.” sdragon@seoul.co.kr
  •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다운 지방의회 만들자”

    신원철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은 오는 12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지방의회 위상정립을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가 지난달 29일 국회에 제출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중 지방의회 위상정립을 위한 정책뱡향을 논의하고 조속한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홍익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정병국 국회의원(바른미래당), 김광수 국회의원(민주평화당), 심상정 국회의원(정의당)과 서울특별시의회가 공동주최한다. 1부 개회식은 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의 사회로 진행되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국회의원,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이 포함된 지방자치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하였던 바른미래당 정병국 국회의원, 지방의회 경험을 바탕으로 지방의회 위상정립을 위한 법안들을 발의하신 민주평화당 김광수 국회의원, 지방의회 전문성 강화를 매번 공약으로 제시한 정의당 심상정 국회의원과 신원철 의장의 공동개회사에 이어 참석한 여러 내·외빈의 축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2부 토론회는 서윤기 운영위원장(서울시의회)이 좌장을 맡아 진행하며, 김정태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TF 단장의 기조발제로 시작된다. 토론자로는 최순영(前 국회의원,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최봉석(동국대 법학과 교수), 최환용(법제연구원 부원장), 고경훈(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안경원(행정안전부 선거의회과장), 성한용(한겨레 선임기자)가 참여하여 지방의회 위상정립을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치게 된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하는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TF는 2016년 10월, 신원철 의장을 제9대 지방분권TF단장으로 하여 출범하였다. 지방의회 위상정립을 위한 지방분권 7대과제(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보,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자치조직권 강화, 자치입법권 강화, 지방의회 예산편성의 자율화, 인사청문회 도입, 교섭단체 운영 및 지원체계 마련)를 선정하고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경주하고 있다. 신 의장은 “30년만에 시동을 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과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 담겨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지방의회다운 지방의회를 만들기에는 부족하다 생각해 입법예고 후 지방의회 차원에서 여러 건의안을 제시하였다. 정부 발의인만큼 관(官) 중심의 개정에 무게가 많이 쏠려 있어, 지방의회 위상정립을 위한 균형 있는 개정이 필요하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러한 지방의회의 목소리가 반영되길 바란다.”라며 토론회 개최 소회를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소영 칼럼] 박근혜 정부의 데칼코마니가 안 되려면

    [문소영 칼럼] 박근혜 정부의 데칼코마니가 안 되려면

    4·3보궐선거에서 ‘0대2’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창원 성산에서 범여권 단일후보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504표 차로 막판 역전했기에 간신히 ‘1대1’이 됐다. 이를 두고 ‘민심의 경고’라고 엄중히 지적하는데, 과연 청와대와 여당은 얼마나 수긍할까. ‘0대2가 됐어야 내년 총선의 보약이 됐을 텐데’ 하는 한탄이 들리는 걸 보면 민심의 경고를 무승부로 안이하게 판단할 수도 있겠다. 최근 젊은 학자를 만났는데, 그는 상당히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정치권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나눠 비교하지만, 그는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가,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데칼코마니 같다고 했다. 김영삼ㆍ김대중 정부는 ‘지역주의 정치의 완성’이다. 대구·경북(TK)이 장기 집권한 한국에서 PK와 호남이 각각 대통령을 배출하며 해당 지역민을 만족시켰다. 노무현ㆍ이명박 정부는 ‘이념화된 욕망의 추구’로 전자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후자는 진정한 자본의 축적을 향해 각각 달려갔다. 박근혜ㆍ문재인 정부의 키워드는 ‘복고주의’다. 전자는 김기춘 청와대비서실장 등 ‘아버지 박통’과 관련 있는 인물을 등용해 산업화 시대를 소환했고, 후자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대표되는 노무현 정부 인사를 기용해 그 시절 정책을 복원한다는 거다. 간혹 문재인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의 그림자를 만나게 되면, 왜 그런가 하는 의문이었는데, 이 젊은 학자의 분석에서 어떤 개연성을 찾을 수 있었다. 몇 건의 사례를 들겠다. 2016년 3월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 사진을 ‘존영’이라고 불러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대구 연설에서 이를 두고 “지금이 여왕 시대냐”고 비판했다. 그랬는데 2018년 봄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문 대통령 사진을 “존영”이라고 지칭했다. 박근혜 청와대 시스템을 그대로 물려 쓰는 건가 싶었다. 야당과 비타협적인 자세도 닮았다. 정치는 타협이 기본이고 A를 얻으려고 B를 내주게 된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는 청와대로 야당을 불러 식사정치를 한 뒤 소통한다는 홍보 효과만 누리고 야당의 요구는 거의 들어주지 않았다. 2015년 3월 ‘국회법 개정안 파동’이 대표적이다. 당시 정부·여당은 야당의 협조로 공무원연금개혁안을 통과시키고 대신 세월호진상조사위 관련 잘못된 시행령을 고치려는 야당의 요구를 수용해 국회법 개정안을 넘겨줬다. 그런데 박근혜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법 개정안을 무산시키고,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씌워 찍어 냈다. 일종의 ‘먹튀’다. 문재인 정부도 ‘최저임금제 속도조절’ 등을 발언하면서도 실제로 야당과 주고받는 정치를 거의 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만기친람도 유사하다. 장관들은 없고 문 대통령이 거의 전면에 나서 발표하고 지시한다. 박 대통령 때도 그러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청와대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큰 틀에서 관리하고 방향을 바로잡아야지 항상 전면에 나서면 곤란하다. 공무원이 복지부동한다며 울화통을 터뜨릴 것이 아니라 부처가 일하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장관들에게 인사권을 주고 힘을 실어 줘야 한다. 인사권도 없는 장관에게 공무원들이 충성할 이유가 있겠나. 공기업 인사권 행사에도 장관이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 내내 공공기관 공석이 제법 많았다. 1년 내내 사장추천위원회를 돌리는 공공기관도 있었다. 이번 정부도 공공기관 공석이 적지 않고 낙하산 인사 논란에 시달린다. 2007년 제정된 ‘공공기관운영법’을 형식적으로 지키면서 낙하산 인사를 남발하는 탓이다. 대안은 여야 합의로 공공기관운영법을 전면 개정하고, 현재 기획재정부가 총괄·관리하는 339개 공공기관을 관련 장관들에게 넘겨주는 방안이 있다. 장관 인선도 바꿔야 한다. 박근혜 정부처럼 70~80대의 초고령 인사를 기용하지는 않지만, 이번 정부도 부패에 덜 물든 40대를 발탁하지는 않는다.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한 뉴질랜드의 30대 여성 총리나 40대 캐나다 총리와 프랑스 대통령 같은 젊은 리더를 한국도 키워야 한다. 괴물을 들여다보다가 스스로 괴물이 돼서는 안 된다는 니체를 굳이 인용하고 싶지는 않지만, 적폐청산을 하면서 스스로 적폐를 쌓지는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 ‘강원 산불’을 완전하게 진화한 능력으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젊은 정부’가 돼야 한다. 논설실장 symun@seoul.co.kr
  • ‘소방관 국가직’ 요구 높아지는데… 정치권은 또 책임 공방

    ‘소방관 국가직’ 요구 높아지는데… 정치권은 또 책임 공방

    한국당 “관계부처 의견 조율 미흡” 반박 소방청장 “소방업무 대부분이 국가사무 소방인력 99%가 지방직… 사실상 방치”여야는 9일 강원도 산불과 관련해 소집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이 늦어진 것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야당의 반대로 법안 처리가 무산됐다는 주장을 펼친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반대하진 않지만 관계부처 간 조율이 미흡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지난해 11월 법안소위에 소방관 국가직화 법안이 상정돼 처리 직전까지 갔는데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오늘 통과시키지 말라’고 지시해 의결 직전 무산됐다”며 “소방서비스의 향상과 신속한 재난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소방기본법, 소방공무원법 등 관련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소방관 복장을 하고 회의에 참석한 같은 당 이재정 의원은 “지난해 법안소위에서 모든 논의가 무르익은 가운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소위 권한이 무력화되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우리 당 원내지도부 반대로 법안처리가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매우 유감”이라며 “국가직화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직화 문제를 두고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재정 당국인 기획재정부의 의견 조율이 굉장히 미흡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이진복 의원도 “국가직이 아니면 불을 못 끄느냐”며 “기재부의 재정 문제, 행안부와 소방청의 인사권 문제 관련 갈등 해소 방안을 요구했는데 관계 기관이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방관 국가직화를 비롯해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더욱 확고히 해야겠다는 믿음이 강해졌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문호 소방청장도 “이제껏 소방업무 중 상당 부분이 국가사무인데도 지방 소방인력이 99%이고 지방예산이 95%라 국가에서 사실 방치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강원도 산불에 대한 정부의 대응 과정을 놓고도 책임 공방을 벌였다. 소병훈 민주당 의원은 “낙산사 산불을 32시간 만에 진화했는데 이번에는 바람 세기가 더 셌는데도 13시간 만에 진화했다”며 신속한 대응을 높게 평가했다. 반면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은 “4일 밤 9시 44분 대응 3단계를 발령했는데 그 전에는 보고를 안 했는지 궁금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도 “대응 3단계 격상 후 회의 주재가 매우 늦어 초기 진화에 문제점이 있었다. 많은 국민이 (대통령) 지병설, 숙취 의혹을 이야기한다”고 거들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소방관 국가직’ 요구 높아지는데… 정치권은 또 책임 공방

    ‘소방관 국가직’ 요구 높아지는데… 정치권은 또 책임 공방

    법안 상정 직전 무산… 조속히 통과해야” 한국당 “관계부처 의견 조율 미흡” 반박 바른미래 “소방사무, 국가사무화가 핵심” 소방청장 “소방업무 대부분이 국가사무 소방인력 99%가 지방직…사실상 방치”여야는 9일 강원도 산불과 관련해 소집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이 늦어진 것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야당의 반대로 법안 처리가 무산됐다는 주장을 펼친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반대하진 않지만 관계부처 간 조율이 미흡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지난해 11월 법안소위에 소방관 국가직화 법안이 상정돼 처리 직전까지 갔는데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오늘 통과시키지 말라’고 지시해 의결 직전 무산됐다”며 “소방서비스의 향상과 신속한 재난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소방기본법, 소방공무원법 등 관련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방관 복장을 하고 회의에 참석한 같은 당 이재정 의원은 “지난해 법안소위에서 모든 논의가 무르익은 가운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소위 권한이 무력화되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거들었다. 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우리 당 원내지도부 반대로 법안처리가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매우 유감”이라며 “국가직화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직화 문제를 두고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재정 당국인 기획재정부의 의견 조율이 굉장히 미흡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이진복 의원도 “국가직이 아니면 불을 못 끄느냐”며 “기재부의 재정 문제, 행안부와 소방청의 인사권 문제 관련 갈등 해소 방안을 요구했는데 관계 기관이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도 “소방관 국가직화가 핵심이 아니며 중요한 것은 소방사무를 국가사무화하는 것”이라며 “국가사무화를 통해 소방 대책, 예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방관 국가직화를 비롯해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더욱 확고히 해야겠다는 믿음이 강해졌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문호 소방청장도 “이제껏 소방업무 중 상당 부분이 국가사무인데도 지방 소방인력이 99%고 지방예산이 95%라 국가에서 사실 방치했다고 생각한다”며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도 이렇게 힘든데 소방사무의 국가사무화는 더욱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강원도 산불에 대한 정부의 대응 과정을 놓고도 책임 공방을 벌였다. 소병훈 민주당 의원은 “낙산사 산불을 32시간 만에 진화했는데 이번에는 바람 세기가 더 셌는데도 13시간 만에 진화했다”며 신속한 대응을 높게 평가했다. 반면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은 “4일 밤 9시 44분 대응 3단계를 발령했는데 그 전에는 보고를 안 했는지 궁금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소방관 국가직화 추진에 한국당 “국가직 아니면 불 못 끄냐”

    소방관 국가직화 추진에 한국당 “국가직 아니면 불 못 끄냐”

    진영 행안 “소방관 국가직화로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책임 확고히 해야”한국당 “부처 조율 미흡, 문 대통령 화재 5시간 만에 나와…청와대 너무 한가”정부와 여당이 강원도 산불 화재 사건을 계기로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9일 “국가직이 아니면 불을 못 끄느냐” 등 논의 미흡을 이유로 반대해 난관에 봉착했다. 안전 주무부처인 진영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소방관 국가직화가 필요하다”며 적극 추진 의사를 밝혔다. 여야는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강원도 산불 관련 전체회의에서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문제를 두고 찬반 격론이 벌어졌다. 여당은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야당의 반대로 법안 처리가 무산됐다고 주장했고, 야당은 국가직화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부처간 조율이 미흡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지난해 11월 28일 법안소위에 소방관 국가직화 법안이 상정돼 처리 직전까지 갔는데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오늘 통과시키지 말라’고 지시해 의결 직전 무산됐다”면서 “소방서비스의 향상과 신속한 재난대응 체제 구축을 위해 소방기본법, 소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국가공무원법 등 관련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도 “지난해 법안소위 현장에 있었는데 모든 논의가 무르익은 가운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소위 권한이 무력화됐다”면서 “소방관 국가직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돌파했다. 국회가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6일 임기를 시작한 진 장관은 소방관 국가직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진 장관은 회의에서 “(이번 강원도 산불을 계기로) 소방관 국가직화를 비롯해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더욱 확고히 해야겠다는 믿음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정문호 소방청장도 “이제껏 소방업무 중 상당 부분이 국가사무인데도 지방소방인력이 99%고 지방예산이 95%라 국가에서 사실 방치했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자 한국당은 일제히 반박하고 나섰다. 한국당 이진복 의원은 “국가직이 아니면 불을 못 끄느냐”면서 “법을 얼렁뚱땅 만들어 넘겨주면 갈등만 더 증폭된다. 기획재정부의 재정문제, 행안부와 소방청의 인사권 문제 관련 갈등 해소 방안을 요구했는데 (관계 기관이) 보고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채익 의원도 “우리 당 원내지도부 반대로 (법안소위 통과가) 안됐다고 하는데 매우 유감”이라면서 “국가직화 문제를 두고 행안부와 소방청, 기재부의 의견 조율이 굉장히 미흡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여론을 의식한 듯 소방관의 국가직화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은 “소방관 국가직화가 핵심이 아니다”라면서 “중요한 것은 소방사무를 국가사무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당은 이날 산불 진화 대응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5시간 만에 나온 것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온 것이 화재 발생 후 5시간 후, 소방 대응 3단계 격상 후 2시간 30분 후였다”면서 “그러고는 북으로 번질 경우 협의하라는 뜬금 없는 얘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런 뒤 “청와대가 너무 한가한 것 아닌가”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은 초 단위로 알리라고 그렇게 난리 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황교안 “박영선·김연철 임명강행 땐 결사저항”에 홍영표 반격은

    황교안 “박영선·김연철 임명강행 땐 결사저항”에 홍영표 반격은

    홍영표 “인격모독 끝까지 법적책임 묻을 것” 맞불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결사저항의 뜻을 밝혔다. 그러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두 후보에 대한) 인격모독에 대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맞받아쳤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박영선·김연철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국민과 함께 결사의 각오로 저항할 수밖에 없다”면서 “임명 강행은 야당 반대와 국민 여론은 무시해도 된다고 하는 독선과 오만 불통 정권임을 자인하는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회에서 명백하게 부적격인사로 판명되거나 청문보고서 채택이 거부된 경우 임명을 강행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핵심 측근을 무조건 감싸고 매달리는 대통령의 태도가 보기 민망하다”며 “수치를 수치로 모르면 국민이 대통령을 수치로 여기고, 경악을 넘어 분노할 것이다. 대통령의 성찰이 필요한 시간이다”라고 적었다. 황 대표는 민생대정장을 나설 뜻도 밝혔다. 황 대표는 “정부가 포기한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튼튼히 지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품고 민생 대장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 민주당은 발끈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경교장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이 도를 넘어섰다”면서 “장관 후보자의 인격을 모독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용납하지 않고,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반격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박 후보자에 대해 연일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면서 “청문회 과정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 대한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거짓말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이런 식의 공작정치를 하는 것은 대단히 치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대통령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를 방해해선 안 된다. 장관 임명 강행이 국정 포기 선언이라는 정치 공세에 동의하는 국민은 없다”면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에 응하지 않고 몽니를 부리는 것은 제1야당”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개회하는 4월 임시국회와 관련, “고성·속초 산불 후속 조치와 민생경제 입법 등 처리해야 할 안건이 아주 많은데 한국당은 4월 국회도 정쟁으로 몰아갈 생각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제안에 대해 총선을 위한 선심성 추경이라고 일축했다”며 “한국당은 지난 넉 달 동안 국민의 민생경제 활성화를 무엇을 했는지 한번 되돌아보라”고 반박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전남지역 고교생 자녀와 함께 근무하는 교사 47명

    전남 지역 고등학교들이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없도록 하는 상피제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남에서는 공립고 교사 7명과 자녀 학생 7명, 사립고 교사 40명과 자녀 41명이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공립은 4명, 사립은 16명이 줄어든 수치다. 이와관련 이혁제(더불어민주당, 목포4)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은 지난 3일 열린 도정질문에서 장석웅 교육감에게 지난해 약속했던 상피제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이 의원은 “전남교육은 지난해 시험지 유출로 전국적인 신뢰를 잃었고, 이 사건으로 교육감은 사학비리를 척결하고자 상피제 도입을 약속했었다”며 “동일학교에 다니는 교사와 학생 수가 작년에 비해 약간 줄었을 뿐 여전히 많은 수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어 일부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 숫자엔 재단 친인척이나 관계자 자녀는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수행평가나 서술형 평가에서 교사의 정성평가가 들어가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걱정하고 있어 철저한 학사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 아이도 부정적 특혜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 교육감은 “공립은 2020년부터 인사규정으로 만들지만 사학법인의 인사권은 해당 법인에 있다”며 “사립학교는 강제할 수 없어 상피제 도입이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文대통령, 방미 전 朴·金 임명 강행 수순… 정국 경색 불가피

    8일 장관 후보자 5명 임명 완료 할 듯 박양우·문성혁 장관 오늘 0시 임기 시작 한국당, 문성혁 보고서 채택… 진영은 내일 野 “朴·金 철회 안하면 협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임명을 재가했다. 이에 따라 박양우·문성혁 장관은 3일 0시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문 대통령은 또한 오는 8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할 전망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박영선·김연철 후보자의 임명에 여전히 반대하고 있어 여야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박양우·문성혁 장관 임명안 재가를 발표하는 한편,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진영(행정안전부)·박영선·김연철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7일까지 재송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날 자정까지 국회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보내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반대로 7일까지도 박·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하면, 문 대통령은 8일 임명절차를 완료할 전망이다. 앞서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방미 전에 사실상 임명하는 수순으로 이해하면 되나’라는 물음에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고 답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4일 진영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겠다고 한 만큼, 진 후보자 역시 임명장을 받기 전 대통령 재가를 받아 업무를 시작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만큼 5명에 대한 임명식은 8일 한꺼번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지난달 8일 이뤄진 개각으로 지명된 7명의 장관 후보자 중 박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적격’ 의견을, 한국당은 ‘부적격’ 의견을 낸 뒤 이를 청문보고서에 담았다. 바른미래당은 적격과 부적격 중간 입장이라는 의견을 냈다. 문 후보자의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데는 한국당이 부적격 의견을 전제로 청문보고서 채택으로 기조를 바꾸면서다. 한국당은 진 후보자도 부적격 의견을 담아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여전히 박·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자진사퇴 내지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조국·조현옥 수석을 당장 경질하고 박영선·김연철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해 달라”며 “인사라인 교체와 두 후보자 지명철회 없이는 국회에서 원만한 협조를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조국·조현옥 수석을 즉시 경질하고 박영선·김연철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나 자진사퇴를 속히 결정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보여 줘야 할 건 일방통행이 아니라 여론과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조사 후 귀가…검찰, 재소환 방침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조사 후 귀가…검찰, 재소환 방침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수사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오늘(2일) 검찰에 출석해 5시간 20분가량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주진우 부장검사)는 오늘 오전 10시쯤 김 전 장관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조사를 서둘러 마쳤으며 조만간 재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후 3시 20분쯤 동부지검 청사를 나온 김 전 장관은 ‘어떤 부분에 대해 소명했는지’, ‘인사개입 의혹을 여전히 부인하는지’, ‘임원 교체를 두고 청와대와 협의가 있었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떠났다. 김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한 산하기관 한국환경공단 임원들에게 사표를 제출받는 과정에서 ‘표적감사’를 지시하고, 후임자를 공모하면서 일부 지원자에게 면접 관련 자료와 질문지를 미리 주는 등 특혜성 채용에도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지난해 12월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출신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이인걸 전 특감반장에게 환경부 (블랙리스트) 문건을 보고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 진상조사단은 지난해 말 김 전 장관을 비롯해 박천규 환경부 차관, 주대형 전 감사관과 김지연 운영지원과장, 이인걸 전 청와대 특감반장 등 5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 1월 환경부 감사관실과 한국환경공단을 압수수색하고, 김 전 장관의 자택 역시 압수수색했다. 또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문 대통령, 김연철·박영선 8일 임명할 듯…민주도 ‘사수’ 의지

    문 대통령, 김연철·박영선 8일 임명할 듯…민주도 ‘사수’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5명의 장관 후보자들을 8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김연철 통일부 장관후보자의 임명에 반대하고 있어 여야간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2일 국회에 이들 두 후보자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오는 7일까지 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전날 자정까지 국회가 이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보내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국회에 요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요청 기한으로 검토 중인 7일까지 국회의 청문보고서를 전달받지 못하면, 다음날인 8일 이들 3명의 후보자와 이미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후보자 등 5명을 한꺼번에 임명할 전망이다. 이는 9일 국무회의, 10일 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출국을 고려한 일정으로 풀이된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방미 전에 사실상 임명하는 수순으로 이해하면 되나’라는 물음에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도 5명의 장관후보자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5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물러설 수 없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며 “(야당의 집중 공세 대상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의혹이 확인된 것도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강병원 원내대변인도 통화해서 “2명의 후보자가 낙마했으니 나머지 후보자들은 모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일할 수 있게 해주고 국회 역할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적격이든 부적격이든 보고서를 채택하는 데 야당의 협조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4·3 보궐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부실한 인사검증과 미숙한 상황 대응으로 당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한 의원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문제가 너무나 아팠다. 한쪽에서는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하는데 ‘대통령의 입’이 그럴 수 있느냐”며 “장관 후보자 문제 역시 아쉽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 자체가 정무적 판단 실수”라고 비판했다. 최정호·조동호 전 후보자의 지명 철회로 수습에 나선 상황에서 전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조 전 후보자 아들의) 포르쉐는 3500만원이 채 안 되고 벤츠도 3천만원이 안 된다” 등의 발언으로 비난 여론에 다시 불을 붙인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윤 수석의) 브리핑이 성의가 없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고, 또 다른 관계자는 “분위기 파악이 안 되는 얘기다. 이럴 때일수록 언행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시론] 공수처 통제 위해 기소적부심도 가능하다/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공수처 통제 위해 기소적부심도 가능하다/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영국의 중대범죄수사처(SFO)는 중대한 사기, 뇌물, 부정부패 등의 범죄를 직접 수사하고 기소하는 사정기구다. 통상 영국에서 수사는 경찰이 담당하고, 기소는 공소청이 수행하지만, 중대범죄수사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특색이 있다. 1988년에 설립됐으며, 400여명의 검사와 수사관이 현재 60여건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중대범죄수사처는 뉴질랜드와 호주의 일부 주에도 도입돼 부정부패를 근절하고 공정·투명한 경제 질서를 형성하는 하나의 의미 있는 모델이 됐다. 우리나라는 부정부패 측면에서 보면 영국이나 뉴질랜드보다 갈 길이 멀다. 버닝썬 사건, 김학의 사건 등에서 보듯 여전히 권력과 자본이 유착돼 각종 불법과 성범죄, 마약, 탈세 등을 저지르면서도 처벌의 두려움은 없어 보인다. 수사와 기소 권한이 일부 기관에 독점돼 있을 때 많은 폐단과 부정부패가 싹트기 마련이다.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사건도 마찬가지다.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과 연계된 권력 집단의 뇌물, 권력 남용 등 범죄가 난무해도 이를 견제하고 수사할 사정기관은 무력하기만 했다는 사실에서 우리 모두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에서 여야는 정파적 구별을 뛰어넘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기소독점주의의 폐해에서 기소다원주의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할 시기다. 미국은 50개 주의 주검찰과 연방검찰, 연방수사국(FBI)이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있고, 독일은 16개 주의 주검찰과 연방검찰이 직접 수사는 하지 않고 경찰을 지휘하면서 권력의 분산과 탈집중을 실현했다. 우리나라는 전국 단위의 단일한 검찰이 수사권, 영장청구권, 공소권, 공소유지권을 독점한 검찰 공화국이다. 수사와 기소에서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견제와 균형은 사라져 버렸다. 이전에는 대통령을 비롯해 여당, 그리고 검찰 등이 소극적이거나 반대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가 설치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여당이 적극적이다. 심지어 선거법을 일부 양보하면서도 검찰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일부 야당이 반대하고 있다. 공수처의 주된 수사 대상은 청와대와 여당, 고위 공직자들임에도 말이다. 혹자는 검찰에 인사권과 더 많은 재량을 부여하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소독점권을 가진 검찰에 인사권마저 준다면 그야말로 국민의 대표자나 국회보다 우위에 서서 수사권과 기소권이 남용될 우려가 크다. 국민 주권의 원칙인 공무원에 대한 국민적 통제에서 벗어나 무소불위의 권력 집단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거대한 검찰은 국회와 행정부의 인사권과 견제를 받도록 하고, 검찰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는 공수처가 견제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공수처는 그 규모가 작고, 권한 범위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검찰보다 더 많은 독립성을 부여해도 검찰과의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해 권한 남용 우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혹자는 공수처를 ‘옥상옥’이라고 하지만 잘못된 비유다. 영국이나 뉴질랜드가 옥상옥과 같은 중대범죄수사처를 만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수처는 작지만 믿을 수 있는 ‘옥외옥’이다. 일부에서는 수사권은 있으나 기소권은 없는 공수처를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소권 없는 공수처는 특별수사대와 무엇이 다를 것인가?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을 갖지 못한 공무원은 검사가 아니다. 반쪽짜리의 검사 아닌 검사이고, 이러한 검사가 가지는 영장청구권조차 위헌 소지에 휩싸일 것이다. 기소권 없는 공수처는 있으나 마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야당의 입장처럼 공수처의 권한 남용이 우려된다면 공수처의 기소에 대한 피고인의 ‘기소적부심사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제도는 검사의 불기소에 대한 재정신청제도를 참고한 것으로 공수처의 부당한 기소에 대해 피고인이 고등법원에 기소의 당부(當否)를 심리해 달라고 청구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공수처의 공직자 수사 및 기소의 실효성을 유지하면서도 권한 남용을 사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수처 법안이 선거제도와 같이 가려고 한다면 시간이 많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65~80%는 기소권을 가진 공수처의 설립을 지지하고 있다.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국회가 답해야 할 때다.
  • 윤여준 “문 대통령, 어떤 과오 범해야 인사 책임 물을건가”

    윤여준 “문 대통령, 어떤 과오 범해야 인사 책임 물을건가”

    조동호(과학기술정보통신부)·최정호(국토교통부) 등 잇따른 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청와대 인사 검증 업무를 나눠 맡고 있는 조현옥 인사수석과 조국 민정수석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두 수석비서관의 경질을 검토한 바 없다면서 논란을 차단하고 있다. 이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인사 검증 책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1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사자) 본인 스스로 ‘책임지고 물러나겠습니다’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책임을) 안 묻는다는 것은 대통령도 생각이 같다는 뜻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면 대통령은 (인사 검증 라인이) 어떤 과오를 범해야 책임을 물을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이 정부 들어서 많은 사람들은 ‘인사의 폭이 아주 좁다’, ‘사람을 널리 구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걸 상스럽게 표현하면 ‘패거리 인사’를 한다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고위공직자 임명 과정에서 적용하겠다고 밝힌 ‘7대 배제 원칙’(병역기피·세금탈루·불법 재산증식·위장전입·연구 부정행위·음주운전·성범죄)도 “(인사에) 말썽이 생겨서 제시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막말로 무능한 사람을 쓰라고 권고하는 건 아니지만 유능, 무능이라는 게 큰 차이가 아닐 수도 있는 거다. (도덕적으로) 좀 깨끗한 사람이라도 쓰면 능력이 모자라는 건 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도덕적인 결함은 남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는 거다.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허위 학술단체 학회에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지명 철회됐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다주택 소유 논란과 꼼수증여 의혹 등으로 자진 사퇴했다. 윤 전 장관은 “인사권자의 고충은 저도 이해를 한다. 저도 과거에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개각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받고. 그런데 정말 어렵다, 사람 찾기가. 그런데 그때는 (인사)청문회라는 것도 없었다”면서 “지금은 청문회가 있으니까 웬만한 사람들이 안 하겠다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러니까 인사권자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변명은 안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법원,인사청탁 소방관 징계 정당

    인사 청탁을 위해 상급자에게 금품을 전달하려 한 소방공무원의 강등 징계는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행정1부(부장 하현국)는 소방공무원 A(지방소방경)씨가 전남도를 상대로 낸 강등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공무원임에도 승진 인사 청탁 명목으로 인사권자에게 적지 않은 금액의 뇌물을 주려 했다”며 “뇌물 범행은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실추시키는 것으로 비위의 정도가 매우 무거워 엄중한 징계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4년 12월 10일 전남도청 내 전남소방본부장 집무실 책상 위에 현금 500만원이 든 봉투를 놓고 와 뇌물공여 의사표시를 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700만원에 추징금 500만원의 형이 확정됐다. 전남도 소방공무원 징계위원회는 A씨가 청렴과 품위유지 의무, 금품 금지 행동강령 등을 위반했다고 보고 해임 처분했다.A씨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 청구를 했다. 심사위원회는 2018년 5월 해임을 강등처분으로 변경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좌천 인사’ 이세민 전 경무관, “수사국장, 靑 불려갔다 온 뒤 김학의 내사 주저”

    ‘좌천 인사’ 이세민 전 경무관, “수사국장, 靑 불려갔다 온 뒤 김학의 내사 주저”

    28일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 출석해 증언“국장 호출한 인사권자는 곽상도로 추정”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성접대 의혹 수사에 참여했다가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는 의혹의 당사자인 이세민 전 경무관이 “수사국장이 사건을 내사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증언했다. 수사국장은 경찰청 내 수사책임자 중 최고위직이다. 수사국장의 미온적 태도의 배경에는 ‘박근혜 청와대’가 있었다는 주장도 했다. 당시 경찰청 수사기획관이던 이세민 전 경무관은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3월18일 내사 착수 브리핑 전 2∼3일 새 국장(김학배 당시 수사국장)과 논의해 (내사를) 시작해야 했는데 논의할 당시 이분의 스탠스는 굉장히 미온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경무관은 수사기획관으로 보직발령된 지 4개월여 만인 그해 4월15일 경찰청 부속기관으로 전보됐다가 이후 본청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치안감 승진에도 실패한 채 퇴직했다. 이를 두고 김 전 차관 사건 수사에 따른 인사보복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는 지난 28일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에 출석해 당시 사건 초기 청와대에서 경찰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에 관해 진술했다. 이 전 경무관은 “김학배 국장은 이걸(내사) 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며 “그걸 저와 관계자들이 가서 설득 끝에 시작하게 된 것이어서 ‘이분이 어딘가로부터 무언의 압력을 받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수사국장이 당시 내사 착수를 주저한 이유를 스스로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고 이 전 경무관은 전했다. 이 전 경무관에 따르면 김 전 국장은 그에 앞서 경찰이 성접대 의혹 관련 첩보를 확인하던 3월 초 청와대 수석급으로 추정되는 ‘인사권자’ 호출을 받고 청와대로 들어가 관련 내용을 보고했고,이후 본청으로 돌아와 곤혹스러워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그는 당시 김 전 국장을 호출한 ‘인사권자’를 두고 “분명하지는 않은데 곽상도 당시 민정수석(현 자유한국당 의원)으로 추정한다”며 “그 이유는 진상조사단에서 다 진술했다”고 했다. 이 전 경무관은 곽 전 수석 등 당시 민정수석실 책임자들이 “경찰이 허위보고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구두,전화,서면보고,대면보고 등을 당시 국장과 과장이 여러 차례 했다고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전 경무관은 “진상조사단에서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을 처음부터 끝까지 얘기했다”며 “검찰에 특별수사단이 꾸려지고 협조 요청이 오면 가서 진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민주 “김의겸 투기 논란 우려” 靑 전달…거취 결정 임박

    민주 “김의겸 투기 논란 우려” 靑 전달…거취 결정 임박

    더불어민주당이 고가의 건물 매입 사실이 드러나 투기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문제에 대해 ‘우려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김 대변인의 거취 결정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여권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29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런 입장을 정하고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오늘 비공개 최고위에서 김 대변인 문제를 논의했다”며 “국민 여론이 예상을 뛰어넘게 훨씬 안 좋은 게 사실이고 이대로는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고위 회의 결과 당 차원의 우려를 표명하기로 했다”며 “인사권자가 있는 문제인 만큼 명시적으로 거취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부정적 입장과 우려를 전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김 대변인 문제에 부정적 입장을 굳힘에 따라 김 대변인 자신의 거취 결정과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아직 청와대와 직접적 소통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국민 여론을 고려할 때 그대로 가기는 어려운 것 아니겠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에 “김 대변인 문제와 관련해 정리해서 따로 말씀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 시점에 대해선 “오후가 될지…”라고만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오늘의 눈] 나도 저들의 아들딸이 되고 싶다/강윤혁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나도 저들의 아들딸이 되고 싶다/강윤혁 정치부 기자

    “나도 저들의 아들딸이 되고 싶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청년들의 자조 섞인 댓글이었다. 한국 사회의 성공을 대표하는 50·60대 장관 후보자들은 20·30대 청년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기보다 냉소와 공허함만을 남겼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잠실 아파트와 분당 아파트 등 2채와 세종 펜트하우스 분양권 등을 통해 23억원대 시세차익을 얻었다. 최 후보자는 검증 기간 ‘다주택자’란 지적을 피하고자 딸과 사위에게 분당 아파트를 지분 절반씩 증여해 다주택자에게 중과되는 증여세를 편법으로 덜어 ‘꼼수 증여’란 비판을 받았다. 최 후보자는 딸·사위에게 증여한 아파트에서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60만원을 내고 산다고 신고해 빈축을 샀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미국 유학을 보낸 두 아들에게 벤츠와 포르셰 차량을 사주고 매년 2억원이 넘는 유학 비용을 지원해 ‘황제 유학’이란 지적을 받았다. 조 후보자는 46회 해외 출장 중 36회 배우자를 동반했고 공무 출장 중 두 아들의 입학식과 졸업식에 참석해 ‘외유 출장’ 의혹도 제기됐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정부대행검사권을 수임한 한국선급에 아들이 경력직으로 입사해 ‘특혜 채용’ 의혹을 받았다. 문 후보자는 아들의 채용기간을 전후해 4차례 한국선급을 공식 방문했고 문 후보자의 한국해양대 동기는 당시 면접위원이었다. 문 후보자는 차용증을 쓰고 아들에게 8000만원을 빌려 14~15차례에 걸쳐 갚고 있다고 신고해 논란이 됐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둘째 딸(31)과 셋째 딸(26)이 보유한 1억 8000여만원과 2억원의 예금에 대한 증여세 탈루 의혹이 일자 6500만원의 세금을 단번에 납부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강남 아파트로 17억원대 시세차익을, 용산공원 인근 토지를 산 뒤 분양권 등으로 16억원대 시세차익을 얻었다. 진 후보자는 ‘용산참사’ 지역 인근 토지를 헐값으로 사들여 소위 ‘딱지 투자’를 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자녀 교육을 핑계 삼은 위장전입은 비일비재했다. 장관 후보자의 막말 논란과 이중 국적인 아들의 병역 이행 여부는 여전한 관심사가 됐다. 여야는 하루 종일 장관 후보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탓하고 옹호했지만 부끄러움은 온전히 청년의 몫이었다. 우리 사회는 아직 이 정도 수준의 어른밖에 갖지 못한 것인가.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최고 전문가를 등용하려는 노력만큼이나 이 시대 청년에게 던져질 메시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yes@seoul.co.kr
  • [사설] 이참에 공공기관장 임명 절차 공론화하자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으로 수사를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어제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동부지법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이미 퇴직함으로써 (중략)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다소 희박해 보인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탄핵 정국에서 공공기관 인사가 적절히 행사되지 못해 방만 운영과 기강해이가 문제 됐던 점과 청와대와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후보자를 협의하거나 내정하던 관행 등을 들었다. 하지만 박 부장판사가 거론한 기각 사유는 김 전 장관과 비슷한 혐의를 받았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구속된 점을 감안할 때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앞으로 장관의 인사권과 감찰권이 어디까지 적법하게 행사될 수 있는지 법원이 그 기준을 정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지만, 법원에 관련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이 문제는 정치권에서 여야가 관련 법을 대폭 개정하는 등 대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338개의 공공기관장 선임은 공모 절차를 거쳐 임명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면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등 2007년에 제정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공공기관장은 투명하게 선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당이나 청와대 등 권력의 입김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또 권력의 입장에서도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은 만큼 철학과 정책을 공유한 사람들을 기용해야만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국회는 공공기관장 임기 보장 조항을 없애거나, 정권이 바뀌면 전 정권에서 임명한 기관장과 임원 등이 의무적으로 사표를 낸 뒤 새롭게 검증을 받는 방식을 도입하는 걸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전문 인력에게는 사표를 반려해 임기를 보장해 주는 것이다. 아니면 불문율로 존재했던 정치권과 관료, 학계·시민단체가 서로 적절한 자리에 대해 양해를 하는 방식도 있다. 이는 전문적인 경험을 요하거나 민간 영역과 경쟁하며 경영 효율성을 도모해야 하는 산하기관장 자리를 미리 나누어 놓아야 한다. 여야가 뒤바뀌는 정권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낙하산 논란’은 소모적이다. 낙하산 논란에 휩싸여 공석인 자리가 한둘이 아니다. 정부와 국회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적극적으로 개정하길 바란다. 이 문제에 대해 공론화를 거치는 방식도 고려해볼 만하다. 권력의 사퇴 압력과 기관장의 버티기를 국민이 더이상 지켜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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