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사권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주민 안전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충청권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서점 미래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통폐합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848
  • “정치현실 무력감 표출 국정 표류 어디까지…”

    “정치현실 무력감 표출 국정 표류 어디까지…”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오전 9시30분쯤 청와대에서 가진 국무회의에 들어가면서 “한마디 할까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표정은 담담해 보였지만 목소리는 여느 때보다 비장했다. 이어 전효숙 헌법재판소장의 지명철회에 대한 결단을 ‘굴복’이라고 표현했다. 국정 수행에서의 위기 의식을 토로하며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는 대통령’이라는 극단적 언급까지 서슴지 않았다. 관행적으로 국무회의의 앞부분만 취재진에게 공개된 점을 감안하면,‘계산된’,‘준비된’ 발언임에 틀림없다. 작심했다는 얘기다. 때문에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노무현식 승부정치’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의 심경과 각오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해석했다. 노 대통령은 전 소장의 지명철회와 관련, 국회의 불법행위와 부당한 횡포에 “굴복했다.”라고 밝혔다.“현실적으로 굴복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돼 있었기 때문”이라며 고유권한인 인사권의 훼손에 대한 절박한, 한편으로 참담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노 대통령의 입장에선 이른 바 ‘전효숙 사태’를 맞아 제대로 힘을 한 번 써보지 못하고 국회만 바라보다 ‘최악의 수순’을 밟았다. 따라서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현실 인식인 셈이다. 노 대통령은 “정치적 자산은 당적과 대통령직 두 가지뿐”이라고 전제한 뒤 “임기를 다 마치지 않은 첫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할 때엔 오히려 차분했다. 취임 이래 수 차례 임기에 관한 언급을 했지만 임기 말이라는 시점을 감안하면 발언의 강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2003년 5월 “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라는 말과는 차원이 다르다. 더욱이 ‘여·야·정 정치협상회의’의 제안도 한나라당으로부터 ‘단칼’에 거절당한 데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로부터 만찬제의까지 거부당하는 ‘수모’를 겪었던 터다. 특히 “만일 당적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몰리면 임기 중에 당적을 포기하는 네번째 대통령이 된다.”고 밝힘에 따라 당·청간의 갈등이 자칫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까지 치닫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렇게 되면 “아주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임기를 못 마치는 대통령’,‘당적 포기’ 발언은 열린우리당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화할 경우, 파장이 엄청난 탓이다. 차기 대선 판도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데다 열린우리당의 분열도 가속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노 대통령은 “임기 동안 직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이런 저런 타협과 굴복이 필요하다면 해야 할 것”이라면서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말해 한편으로는 노 대통령의 특유의 ‘반어법’으로 비쳐지는 부분도 없지 않다. 한편 노 대통령의 격정 토로와 발언의 원인이 된 국정 표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정치현실의 절박한 상황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좌절과 분노를 대통령직을 내세워 표출하는 것은 국민들의 뜻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화여대 이모 교수는 “‘폭탄 발언’은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인 만큼 더욱 정치적 위기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이 임기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지 맘대로 그만두면 책임 회피”라면서 “더 이상 일을 벌이지 말고 지금까지 해온 일을 조용히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사설] 중도하차 또 거론한 노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임기를 다 마치지 않은 첫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은 무책임한 언급이었다. 노 대통령은 2003년 5월 “대통령직을 못 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하소연했던 적이 있다. 지난해 대연정 제안을 하면서도 대통령 권력을 내놓을 수 있다고 여러차례 밝혔다. 대통령직은 국민이 선출한 국정 최고위직으로 가볍게 퇴진을 거론할 자리가 아니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인사권까지 시비걸고 있고, 여당인 열린우리당마저 대통령을 공개비판하고 나섰다. 노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대통령이 국민과 정치권을 협박하듯 행동해서는 안 된다. 임기말을 맞아 다소의 레임덕은 감수해야 한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 패배 후 민주당에 배척받지 않는 인물을 기용하고 있다. 정치 풍파를 일으키지 않을 인사를 하고, 민생현안 처리를 간곡히 요청하면 여야가 대통령의 뜻을 마냥 무시하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은 정치과잉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당 지도부는 노 대통령에게 정치에서 손을 떼고, 안보·경제에 전념하라고 촉구했다. 대통령이 정쟁을 멀리하고 민생을 챙기면 국민 지지도는 자연스레 오른다. 조류인플루엔자 위험지역을 방문하고,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민생고를 겪는 서민을 위로하는 자리를 많이 가져야 한다.“대통령이 열심히 하는데 정치권이 발목을 잡는다.”는 여론이 퍼질 것이다. 어설픈 정치게임으로 국회와 정당을 누르려 하니 도리어 극심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 15개월은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다. 중도하차 운운으로 더이상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말고 심기일전해 국정시스템을 가다듬기 바란다. 진솔한 대화통로 회복을 통해 여당과의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 탈당과 거국중립내각 구성은 시간을 두고 검토해도 된다고 본다.
  • 계속 꼬이는 靑 ‘인사권’

    베트남과 캄보디아 순방에서 돌아온 노무현 대통령이 속내는 드러내 놓지 못하지만 답답할 듯싶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과는 순방외교를 통해 쟁점을 조율하고 돌아왔지만, 국내 현안은 꽉 막혀 있는 탓이다. 전효숙 헌법재판소 소장 임명동의안 처리뿐만 아니라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송민순 외교부장관의 임명 절차도 야당의 반발에 부딪쳐 있다. 노 대통령은 23일 이 장관과 송 장관 내정자를 뺀 채 김장수 국방부장관과 김만복 국정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한나라당은 이 장관과 송 장관 내정자에 대해 ‘친북’ 혹은 ‘반미’ 성향을 들어 각각 ‘절대불가’와 ‘불가’ 판정을 내려 청문보고서 채택에 동의해 주지 않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3개월 정도 끌어온 전 소장 후보의 처리와 관련해 여당 내부에서마저 ‘자진사퇴’‘지명철회’라는 등 청와대를 겨냥한 ‘주문성’ 의견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표결 처리라는 일관된 방침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현실 수용론’ 쪽의 목소리인 셈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청와대의 기류에 변화 조짐이 없다.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대응에서의 강약이 있을지언정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국정운영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는 29일까지 여야가 협의한다고 한 만큼 국회상황을 지켜본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전 소장 후보의 자진사퇴 표명설’에 대해 “청와대가 확인한 바로는 전 후보가 그런 얘기를 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의 방침은 원칙대로”라면서 “국회가 여야 합의를 통해 정치력을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과 이 장관 내정자의 국회에 대한 대응에서는 다소 차이를 뒀다. 물론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의 “권한남용”이라는 말마따나 국회에 대한 불만은 만만찮다. 청와대는 송 장관 내정자에 대해 우선적으로 국회에 청문보고서의 채택 동의를 ‘특별히’ 요청했다. 다음달 초 필리핀에서 예정된 ‘아세안+3’ 회의의 수행을 위해서다. 송 실장은 사실상 지난 18∼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외교장관 역할을 도맡았다. 이 장관 내정자의 경우, 송 장관 내정자에 비해 야당의 반발이 거센 점을 감안,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최대 시한인 다음달 6일까지 기다릴 방침이다. 이 때문에 특단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노 대통령의 늦가을 속앓이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국가인권위 5주년] 인권선진국 향한 도전과 전망

    [국가인권위 5주년] 인권선진국 향한 도전과 전망

    지난 2001년 11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인권 전담기구로 출범한 국가인권위원회가 오는 25일로 설립 5주년을 맞는다. 인권위는 그동안 우리 인권사에 굵직한 이정표를 세우며 정부 인권기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진보와 보수간 갈등 해소, 인권위 결정의 실효성 확보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은 게 사실이다. 인권위에 대한 평가와 전망, 그리고 향후 과제를 집중 점검한다. 인권위 직원들은 ‘국가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표현을 아주 좋아한다. 그만큼 자부심도 강하다. 인권위는 올들어 차별금지법 제정을 국무총리에 권고하고, 모든 구금시설에 대해 조사권을 갖는 ‘국가예방기구’ 지정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명실상부한 인권 수호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한 둘이 아니다. ●100명 중 2명만 실질 도움 인권위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늘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얻는 경우는 극소수다. 출범 이후 지난달 말까지 종결된 진정사건 2만 59건 중 권고, 고발, 합의종결, 법률구제 등을 통해 인용(받아들여짐)된 경우는 884건으로 전체의 4.4%에 그쳤다. 나머지는 대부분 각하·이송·기각·조사중지 등 ‘퇴짜’를 맞았다. 그나마 인권위가 권고 조치를 한 601건 중 해당기관에서 수용한 사례는 394건에 불과해 전체 대비 시정률이 2.0%로 떨어진다. 즉 조사(인권위)→권고(〃)→이행(해당기관)으로 이어진 것이 100건 중 2건밖에 안 된 셈이다. 인권침해 사건이 가장 많이 접수되는 교도소 등 구금·시설의 경우,7579건의 진정 중 143건(1.8%)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졌다. 인권위 관계자는 “억울하다고 생각되면 모두들 인권위에 진정을 내는데 이를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 게다가 태반은 인권위의 소관사항도 아니다.”고 말했다. 박찬운(45·한양대 법학과 교수) 전 인권위 인권정책본부장은 “이상적인 권고만 하면 해당기관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무시당할 수 있다. 권고 자체가 수용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합리성과 현실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도적 장치의 확립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당기관이 인권위의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왜 그런지 합리적인 사유를 설명하고 이를 법으로 정해진 시한 내에 반드시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가기관들의 협공, 설 자리 좁다 서로 다른 입장에 있는 단체·기관들의 공격과 반발도 가뜩이나 권고·고발 등 외에는 집행 강제력이 없는 인권위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지난 9월 인권위는 KTX 여성 승무원 사태와 관련,“차별”이라며 한국철도공사에 개선을 권고했지만 서울지방노동청은 “적법”이라고 상반되는 결정을 내렸다.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인권위가 의견 표명을 하기도 전에 이미 여·야와 보·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인권위에 “수억원을 들인 ‘북한 인권사업’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북한 인권은 인권위의 담당 영역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안경환 신임 인권위원장은 어떤 식으로든 연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 상태지만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김한균(47) 박사는 “개별 사례에 대한 감시·감독 및 조사·결정 기능을 전부 인권위에 몰아서는 안 된다. 자칫 강한 실천력은 확보되지 못한 채 외부의 견제와 비판만 강해질 수 있다.”면서 “오히려 인권위 자체는 좀더 포괄적인 위치에서 우리 사회 인권안전망의 그물을 촘촘히 짜는 데 뒷받침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내부 구성원, 독이냐 약이냐 정부, 시민사회단체, 기업, 법조계 등 다양한 분야 출신들이 가치관 및 이념이 개입되는 일을 함께 하면서 내부 갈등과 자격 시비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인권위의 경쟁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03년 인권위원 중 류국현 변호사가 전력 시비 끝에 불명예 퇴진했고, 당시 인권위원이었던 곽노현 현 인권위 사무총장도 ‘파행적 운영구조’를 이유로 갑자기 사퇴한 바 있다. 올 9월에는 조영황 전 인권위원장이 인권위원들과 인사권 등 역할 갈등을 빚다가 돌연 사의를 표명해 한 달 동안 위원장이 공석으로 남는 일까지 벌어졌다. 박 전 본부장은 조직갈등 해소를 위해 현 인권위원 임명 방법에 대한 개선을 주장했다. 그는 “현재 대통령, 국회, 대법원이 각각 4,3,3명씩 추천하는데 이들의 인권 의식에 동질성이 없다. 다양성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반영되므로 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인권위 구성원 194명 중 전·현직 공무원은 94명(48%)이고 나머지는 시민 사회단체나 기업인, 언론인, 변호사 등이다. 이와 별도로 시민단체, 법조인 등 출신과 성향이 다양한 비상임 인권위원 7명이 위원회를 구성한다. 한편 인권위는 25일 5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이어 30일엔 ‘북한인권 개선과 국제협력’,12월1일 ‘인권위 성과와 향후과제’,12월4일 ‘국가인권기구의 구조와 역할’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세계 국가인권기구 현황 국가 소속 인권 전담기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아시아·태평양 19개, 아프리카 27개, 미주 39개 등 세계적으로 약 110개가 있는 것으로 유엔은 파악하고 있다. 프랑스는 1988년 총리령에 의해 국가인권자문위원회를 설립했다. 국가기구, 자문기구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와 비슷하지만 진정 접수 기능이 없고 자체 의견표명과 제도 비준, 국내법 조정, 인권교육, 인종차별 철폐 행동계획 위주로 활동한다.123명의 인권위원 중심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4월까지 정부에 모두 288건의 의견을 표명했다. 프랑스보다 10년 먼저 설립된 캐나다 인권위원회는 자국 인권법과 고용평등법을 위반한 차별에 대한 진정을 접수한다. 국가기구로 차별사건을 다루고 당사자간 조정·중재에 의한 사건 해결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위원장, 상임위원,4∼6명의 비상임위원과 직원 200명으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구조다.2001년의 경우 진정 1561건 중 574건을 조사했고 결정에 대한 기관들의 이행률은 72% 정도로 우리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이 1987년 인권위원회를 설립했다. 직권이나 진정에 의해 시민·정치적 권리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인권침해 행위를 조사한다. 인권 증진에 필요한 조치와 인권침해 피해자 보상수단을 의회에 권고하는 등 비교적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위원장 1명, 위원 4명에 직원 600명으로 규모는 크지만 연간 예산은 한화 약 40억원 수준으로 우리나라(200억여원)의 4분의1 이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인권위 5년史 및 주요권고 국가인권위원회는 2001년 5월 제정된 국가인권위원회법이 그 해 11월25일 발효되면서 공식 출범했다. 참여연대 공동대표였던 김창국 변호사가 1대 위원장에 올랐고, 유시춘 전 민가협 총무, 박경서 초대 인권대사, 유현 변호사가 인권위원으로 임명됐다. 출범 이후 인권위는 각종 인권침해 및 차별 진정 사건을 조사하는 한편 법령과 정책을 인권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각 기관들에 의견표명을 해왔다.▲테러방지법 제정 반대 ▲사형제 및 국가보안법 폐지 권고 ▲사생활 비밀 침해 방지를 위한 교육행정정보시스템 개선 ▲양심적 병역 거부권 인정 및 대체 복무제도 도입 주장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성차별 관련 업무가 여성가족부에서 인권위로 통합되면서 차별 진정에 눈에 띄게 늘었다.▲승진·임용에서의 장애인 차별 ▲교수임용에서의 나이 차별 ▲입사지원서의 가족관계·병력·출신지역·출신학교·혼인 여부 차별 등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차별을 조사해 발표했다. 또 ▲초등학교 일기검사 개선 ▲학생 두발자유 기본권 보호 ▲크레파스에서 살색 명칭 사용으로 인한 피부색 차별 금지 등 상식을 뒤엎는 권고로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인권만화집 ‘십시일反’, 인권영화 ‘여섯 개의 시선’, 인권사진집 ‘눈 밖에 나다’ 등을 제작 발표하는 등 정책 권고, 진정 조사 외에 다양한 활동을 벌여 왔다. 올들어 국가보안법 폐지, 사형제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등을 골자로 하는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권고안을 확정 발표했다. 아울러 차별에 대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30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차별금지법안’을 확정, 입법 권고했다. 최근에는 모든 구금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 조사해 인권 침해를 예방하는 ‘유엔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비준을 외교통상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박근혜·이명박 대리전 재연되나

    한나라당이 새달 19일 치를 중앙위의장 선거를 놓고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중앙위의장은 회원 1만 5000여명을 거느리는 당내 최대 조직으로 당내 영향력이 크다. 우선 재선의 고흥길 의원이 출마의사를 밝혔고,3선인 김기춘 의원의 출마설도 흘러나온다.4선의 이강두,3선 이규택·이상배 의원 등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물밑 경쟁을 예고한다. 중앙위의장은 20인 이내의 고문,50인 이내의 지도위원과 자문위원,30인 이내의 총간사를 임명하는 등 막강한 인사권을 가질 뿐 아니라, 전당대회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데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의원들이 탐내는 ‘요직’이다.7·11전당대회에서 중앙위의장 출신인 정형근 의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된 것도 중앙위원의 지원 덕을 톡톡히 봤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 때문에 소문도 무성하다. 이른바 ‘친박(親朴)’‘친이(親李)’의 대리전이 재연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들은 정작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특정 대권주자와 특정 후보를 연관짓는 분위기도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벌써부터 누가 누구를 미느냐, 아니냐를 놓고 말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고위 당직자는 “당직 선거까지 대리전으로 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당사자들은 안 그렇다는데 주변에서 괜히 대리전 양상을 부추기고 그렇게 끌고 가려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론스타 영장기각’ 법원 뭇매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론스타 영장기각’ 사건을 둘러싼 대법원과 검찰의 공방이 집중 거론됐다.여야는 전날 법무부 현안질의에서는 검찰의 준비부족을 질타했지만, 대법원을 대상으로 한 이날 질의에서는 법원이 형평성을 잃은 게 아니냐고 따졌다.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은 “다른 사건과 비교해 보면 법원의 영장발부가 일관적이지 못하다.”면서 “검찰에 대한 법원의 견제 심리와 대법원장의 공판중심주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검사 출신인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이용훈 대법원장이 공판중심주의와 불구속 재판을 과도하게 강조한 결과 인사권을 의식한 법관의 눈치 보기에 기인한 것 아니냐.”고 가세했다. 판사를 지낸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도 “다른 유사 사건을 보면 다 구속이 됐다.”면서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주거가 일정하지 않고, 도주할 우려가 있었고, 증거가 불충분해서 구속했느냐.”고 냉소한 뒤 “법원행정처장이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대변인을 하려고 이 자리에 나와 있느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성공할 기회 못가졌을뿐 8·31 실패한 정책 아니다”

    청와대는 16일 “부동산 정책의 근간인 8·31대책은 실패한 정책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이제야 시장에서 본격 가동되기 시작해 아직 성공할 기회를 갖지 못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윤대희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부동산 안정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글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부동산 정책의 실패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온 윤 수석의 글은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나 다름없다. 윤 수석은 ‘11·15대책’의 공급확대 계획과 관련,“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더 싼 가격에 더 빨리’ 공급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8·31 대책 이후 추진해온 ‘투기억제와 공급확대’라는 두 축에 따른 공급정책이라는 것이다. 윤 수석은 “정책기조의 ‘전환’이 아닌 ‘보완·강화’”라면서 “최근의 상황 관리에 미흡했던 대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특히 “분양가를 낮추고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분양방식과 제도를 종합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는 방향도 제시했다. 세제 정상화와 실거래가 등기부 기재 등 투기억제 제도와 관련,“가다가 주저앉지 않는다.”면서 “참여정부 이후에도 바꿀 수 없다.”고 못박았다. 윤 수석은 “부동산 정책은 대통령과 청와대가 확고하게 중심을 잡고 일관되게 추진해 나간다.”면서 부동산 정책의 추진 추제가 바뀌었다는 해석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추병직 건교부장관 등의 사퇴에 대해 “정책 기조의 옳고 그름을 떠나 시장의 동요와 실수요자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종합적인 책임을 느끼고 사의를 표한 것”이라고 해명한 뒤,“인사권자의 사의 수용도 소모적인 책임 논란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국정운영이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문수 청와대 보좌관은 이날 사퇴의 글을 통해 “다만 아직도 뿌리깊은 시장불안과 그 근저에 있는 부동산 불패 신화를 불식하지 못한 점은 끝내 아쉬운 대목”이라면서 “그러나 이미 씨는 뿌려졌다고 생각하며, 머지않아 이 망국병은 치유될 것”이라고 말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신영섭 마포구청장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신영섭 마포구청장

    “새로운 사업을 무리해서 추진하는 것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포구 신영섭(51) 구청장은 15일 “구민의 뜻을 살린 구정 운영을 위해 항상 현장을 모든 중심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취임한 지 꼭 4개월 반이 된 신 구청장은 그동안 소리 없이 ‘내실다지기’에 주력했다. 합리적인 행정가로 소문난 그는 취임하자마자 구민 만족도 설문조사부터 실시, 마포구민들이 정말 원하고 고민하는 일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봤다. 조사 결과 교육환경, 특히 고등학교 교육이 부실하다는 구민들의 지적에 따라 개방형 자율학교, 특목고, 자사고 등 다양한 형태의 우수고 유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투명·공정한 인사도 신 구청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 인사 기준안도 만들고 있다.7급에서 6급으로 승진하거나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기 위한 인사 기준에서 시험과 심사의 비율을 50대50으로 정할 방침이다. 신 구청장은 “100% 심사로 승진을 시키면 인사권을 휘두를 수 있겠지만, 공정한 인사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해외시찰과 대학 위탁교육 등도 인센티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3년 뉴타운지구로 지정된 아현동 일대 35만평에 대한 개발도 임기 중 큰 윤곽을 잡아놓겠다는 것이 신 구청장의 생각이다. 뉴타운의 중심부 5000여평에는 생활·문화공간이 되는 근린공원 ‘아름다운 하늘마당’을 조성하고, 단지를 연결하는 폭 10∼20m, 길이 7㎞의 연결순환도로를 신설할 예정이다. 양화진과 홍대 앞 거리 등 풍부한 문화자원을 가지고 있는 마포구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곳으로 평가받는다. 신 구청장은 이런 곳들에 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게 해 ‘숨쉬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인 묘지에 묻힌 인물들은 모두 우리나라에서 극적인 삶을 살다 갔습니다. 묘비만 보여줄 게 아니라 이런 이야기들을 알려야죠. 실제로 유람객들을 실은 황포돛대도 한강에 띄우는 겁니다. 이렇게 해야 유적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마포구는 홍대 앞 거리 인근에 비보이즈와 라이브 및 댄스 클럽 공연이 가능하고, 갤러리와 연습실도 갖춘 다목적 공연장 건립을 염두에 두고 있다. 홍대 앞 문화지구에서 시작해 양화진 역사공원, 한강시민공원,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이어지는 U자형 여가·문화·역사 관광벨트를 추진하는 마포구에 있어 U벨트의 꼭짓점 부분에 있는 당인리 화력발전소 이전은 오래 전부터 거론되고 있는 문제이다. 3만 5000평에 이르는 당인리 발전소 부지에 문화복합시설을 유치하는 것이 구민들의 큰 바람이다.“마포구의 자원들은 한강 르네상스 등 서울 시정 방향에 부합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지금이 좋은 기회입니다.15년 동안 난지 쓰레기 처리장으로 고통받았던 주민들에게 이제 보다 발전된 마포로 다가가야죠.” 이제 시작이라는 신 구청장, 그의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는 초선 구청장의 패기와 노련한 행정가의 여유를 함께 볼 수 있었다. ■ 프로필 ▲출생 1955년 전북 옥구 ▲학력 서울대 경제학과 졸,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 박사 ▲약력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고려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재정경제부 금융산업발전 심의위원, 산업연구원(KIET) 책임연구원 ▲가족관계 김윤경(겸임교수)씨와 1남 1녀 ▲종교 천주교 ▲주량 소주 1병 ▲기호음식 찰밥, 찰떡 ▲좌우명 진인사대천명 ▲애창곡 이문세 ‘난 널 사랑해’ 글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서울광장] 책임無 문책無 신뢰無 주택정책/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책임無 문책無 신뢰無 주택정책/육철수 논설위원

    요즘엔 두셋만 모였다 하면 온통 집값 얘기다. 자고 나면 아파트 값이 몇천만원에서 몇억원씩 뛰는 세상이니 화제가 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집값은 너무 올라도 탈인 모양이다. 한 곳에서는 세금 많다고 야단이고, 다른 데서는 적게 올랐다고 불평이다. 오를려면 비슷하게라도 올라 줘야 하는데 그게 인위적으로 불가능하니 저마다 불만이다. 외환위기 8년이 지난 지금, 서울에서는 거주지가 ‘계층’을 가르는 잣대가 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참여정부 들어서 전국의 집값은 64조원이나 올랐으며, 무주택자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고, 수십억원짜리 집 가진 사람은 세금에 눌려 죽겠단다. 웬만한 집을 가진 사람도 기대만큼 안 올라서 입이 튀어 나왔으니 모두가 아우성이다. 불만의 화살은 자연스럽게 정부의 부동산 정책 쪽으로 옮겨간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일곱 차례나 굵직굵직한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은 잠시 쉬었다가 오르기를 반복하고 있다. 더구나 정책당국자가 시장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을 때마다 집값은 보란 듯이 더 올랐다. 아무리 정책에 빈틈이 있기로서니 정부 입장에서 보면 가슴을 치고 싶도록 답답할 노릇일 것이다. 참여정부는 3년전 수도권 전역에 분양권 전매를 금지시키고, 재건축때 중산층용 중소형 아파트를 60%까지 올려놨다. 투기지역 주택담보비율도 40%로 낮췄다. 지난해엔 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실거래가 과세와 종합부동산세 대상을 6억원 이상으로 왕창 늘렸다. 그도 모자라 올해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도입했다. 투기·세금·금융 등 집값에 영향을 미칠 만한 구멍은 대부분 틀어막았다. 물론 공급엔 문제가 있었다. 서울·수도권의 경우 한해에 28만가구를 늘릴 계획이었지만 2004∼2005년에 8만가구씩 16만가구가 모자랐다. 올해도 연말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예년 수준의 공급미달이 예상된다. 주요 집값 급등지역의 진입규제와 퇴로차단, 공급부족의 부작용을 십분 고려해도 현재의 집값 폭등은 비정상적 현상임에 틀림없다. 정부는 정책에 큰 흠이 없고 실패도 인정하기 싫다는데 뭐가 잘못된 것일까. 나는 집값의 이상 폭등이 정책 외적 요인, 즉 정책당국자들에 대한 신뢰와도 연관이 깊다고 본다. 당국자의 말실수와 시장을 향한 협박성 발언이 시장의 반란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의 경우 지난달 하순 설익은 검단신도시 계획을 불쑥 발설해서 시장을 대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추 장관의 말 한마디에 수도권 집값은 아마 수천억원이 들썩였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책임질 사안이 아니다.”며 그냥 넘어갔다. 며칠전 이백만 대통령 홍보수석도 ‘4대 부동산세력’ 운운하며 “지금 집을 사면 낭패”라고 했다가 네티즌의 공분(公憤)을 샀다. 그에 대한 정부의 반응도 “문책할 사안이 아니다.”였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이들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도 인책요구가 거세다. 하지만 정부는 늘 그랬듯 들은 척 만 척이다. 정책과 신뢰는 어찌보면 별개일 수 있다. 정책이 아무리 좋아도 시장에 믿음을 주지 못하면 허사다. 그 신뢰는 상당부분 정책당국자들에게 달렸다. 정책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당국자가 깨끗하게 책임지고, 인사권자는 엄정하게 문책하는 분위기가 돼야 정책은 신뢰를 얻는다. 지금처럼 아무도 책임 안 지고, 문책도 없으면 시장의 신뢰가 쌓일 리 만무하다. 인적 매듭을 제때 지어야 내일쯤 나올 주택정책에 그나마 기대를 걸 수 있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교수들 압박·학생 외면 ‘백기투항’

    한국외국어대 직원노조가 6일 오후 2시 전면파업을 철회하고 부분파업으로 전환,215일 간에 걸친 장기 파업을 끝냈다. 직원노조는 이날 오후 조합원 총회를 열고 이날까지 파업에 참가 중이던 조합원 144명 가운데 부분파업에 참가할 지도부 25명을 제외한 119명이 업무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직원노조는 조합원 가입 범위와 직원 인사ㆍ징계위원회 정족수 문제 등과 관련, 학교측과 합의하지 못하자 4월 6일 전면파업에 들어갔었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 철회 이유에 대해 “파업 장기화로 조합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으며 일단 업무에 복귀한 뒤 교섭을 진행하라는 여론의 압력도 받았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지난달 30일 전체 교수회의를 열어 ▲파업 중인 노조원은 31일 오후 5시까지 무조건 업무에 복귀할 것 ▲학교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히 지킬 것 ▲파업기간 발생한 불법 행위는 엄중 조치할 것 등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 직원노조에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다. 이번 파업 철회로 사실상 노조는 ‘백기투항’했다고 할 수 있다.25명이 부분파업을 계속한다지만 처음 파업에 참가했던 노조원 300여명의 10%에도 못 미친다. 노조는 7개월 동안 전면파업을 벌여오며 학생들에게 불편을 줘 파업에 대한 여론은 악화될대로 악화됐다. 도서관과 취업정보실 등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고 교내 곳곳에서 확성기를 틀고 파업 관련 홍보물을 내거는 등 학생 서비스는 외면한 채 학업을 방해함으로써 학생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노조의 요구도 학교측의 인사권과 경영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부분이어서 처음부터 학내외의 거센 반발을 샀다. 조합원들의 초임이 대부분 한해 3000만원을 넘는 ‘귀족노조’의 파업이라는 점도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해고나 정직 등 중징계를 받은 직원도 23명이나 돼 학교와 노조 사이의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我心如秤 아심여칭

    아심여칭(我心如秤)이란 말이 있다. 저울처럼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모든 일을 공평무사하게 처리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정치가 제갈량의 고사에서 유래됐다. 제갈량이 지은 ‘잡언(雜言)’에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내 마음은 저울과 같아서 사람들의 옳고 그름이나 공과에 대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공정하게 처리한다(我心如秤 不能爲人作輕重).” 참여정부의 인사문제로 또 나라가 시끄럽다. 야당은 송민순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의 외교통상부 장관 임명을 놓고 여전히 전방위 공세를 펴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송 실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인류 역사상 전쟁을 가장 많이 한 나라는 미국”이라느니 “유엔에 우리 운명을 맡기면 운명을 포기하는 것”이라느니 하는 따위의 말을 했다. 일국의 외교를 우이잡다시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의 말치곤 정말 무책임하고 명백하게 ‘부적절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어쩌다 한 말실수라면 실수대로 소신이라면 소신대로 ‘문제적’ 발언이다. 더욱 더 큰 문제는 이 정부의 오기인사·회전문인사의 병통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송 실장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발군의 능력을 가진 외교관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제제다사(濟濟多士)라 했다. 강호엔 훌륭한 선비도 많고 재주있는 일꾼도 많다. 굳이 ‘코드’에 맞춰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하석상대(下石上臺)’ 인사를 하려 하기 때문에 인재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인사권자가 갖춰야 할 덕목에 아심여칭보다 더 귀한 것이 있을까. jmkim@seoul.co.kr
  • [데스크시각] 공직 떠날때 몸가짐/박정현 정치부 차장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요즘처럼 공무원 되기가 어려운 적은 없는 것 같다.10만명 가까운 수험생이 몰려든 지난달 서울시 공무원 선발시험은 경쟁이 아니라 취업전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법하다. 하위직 공무원은 이런 시험만 거치면 되지만, 고위 공무원이 되려면 아예 유리상자 안에 들어간다는 맘을 먹지 않으면 안 된다. 재산·병역 사항을 공개하는 것은 기본이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까다로운 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 부도덕한 방법으로 땅을 사뒀거나, 논문을 베꼈기라도 했다면 고관이 되겠다는 꿈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그러고도 장관급 후보들은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가서 전문지식이나 철학 등을 검증받는 절차를 겪어야 한다. 시대는 갈수록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어렵사리 자리에 오른 고관들 가운데 말 한마디 잘못해서 공직을 떠났거나, 떠날 위기에 처했던 이들이 숱하다. 최근에는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의 신도시 발언으로 인천 검단지역은 투기광풍에다 해약사태를 겪으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소신이라고 보기에는 서투르기 짝이 없었고, 말 실수라고 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겪은 혼란은 너무 컸다. 성급한 발언으로 그는 한때 교체 검토 대상에 올랐다고 한다. 고위 공직자의 말은 재직 시에도 엄청난 사회적 영향력을 미치지만 그만둘 때나 그만두고 나서도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오곤 한다. 방위사업청 이용철 차장은 지난주에 사의를 표시하면서 사업청에 근무하는 현역 장교들의 인사과정에서 법적 인사권자인 각군 총장과 마찰을 겪은 데 대한 책임을 이유로 들었다. 얼핏 책임있는 공직자의 자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공직자의 태도다. 이런저런 공직사회의 문제점을 파악했다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찾아가 건의를 했어야 옳았다.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그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날 기회를 갖지 못하거나, 진언할 방법을 찾지 못했을 리는 없을 게다. 그는 공직을 그만두는 이유를 A4용지 8장 분량의 ‘사직인사’에 남기고 훌쩍 사의를 던졌다. 그가 사직의 변을 늘어놓았는데도 불구하고 배경에 억측이 끊이지 않는다. 사의를 표시한 방법에 석연치 않은 점이 계속 억측을 확대재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날 불쑥 그만두겠다고 하면서, 문제점을 언론에 공개하면 진의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국민을 납득시키기는 어려울 게다. 조영황 국가인권위원장도 얼마전 홀연히 사표를 집어던지고 고속버스를 타고 표표히 지방으로 내려갔던 일이 있다. 사표방식이 희한했기에 뒷말 또한 한동안 무성했다. 하위직 공무원이면 몰라도 장관급 고위공무원으로서는 적절치 못한 방식이다.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나 정태인 동북아시대위원회 비서관 같은 이가 보여준 태도도 마찬가지다. 공직을 떠나고 나서 언론에 나서 정부의 정책을 공개 비판하는 방법은 고위공직을 맡았던 이로서는 적절치 못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의 언론 인터뷰도 물의를 빚고 있다.‘간첩단’ 사건의 외압설 등에 대해 그가 발언한 진위 여부를 떠나서 언론을 통한 그의 발언은 사회적 혼란과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으면 대통령을 만나 문제점을 제시하고 해결방법을 건의했어야 했다. 공직자가 공직을 그만둘 때의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 열두번째 항목인 ‘해관(解官)’편에서 설명하고 있다. 다산은 공직자가 그만둘 즈음에 입조심을 들지는 않았지만 고위공직자는 공직을 떠나고 나서도 공개적인 발언에 조심해야 할 것이다.‘해관의 침묵’이라고나 할까. 어렵게 공직에 발을 들여놓고도 그만둘 때는 내 마음대로라는 식으로 불쑥 사표를 내거나, 발언을 하는 것은 고위공직자의 태도가 아니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jhpark@seoul.co.kr
  • [사설] 김 국정원장의 코드인사·안보 걱정

    사의를 표명한 김승규 국정원장이 그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걱정은 국민이나 참여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 많다. 김 원장은 ‘386 간첩혐의 사건’ 논란에 대해 “고정간첩이 연루된 충격적인 사건”이란 확신을 갖고 있었다. 또한 “국민의 국가안보관이 너무 해이해졌고, 이런 사회 분위기를 보고 어떻게 북한이 먼저 머리를 숙이고 들어오겠느냐.”고 말했다. 후임 국정원장 인선에 대한 김 원장의 ‘기준’ 제시도 동감할 만하다. 그는 국정원장 인선기준으로 개혁의지와 국제적 안목을 갖추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함을 강조했다. 코드인사로는 국정원이 내년 대통령 선거 등을 앞두고 정치중립을 확보할 수 없으며, 국정원 내부 인물은 개혁에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고 이 기준은 김 원장의 사견(私見)이긴 하다. 그러나 북핵 와중에서 국정원이 안보불안을 해소시키고 고유의 임무를 수행하려면 임명권자가 새겨들어야 할 충언이 아닐까 한다. 지금 항간에는 김 원장의 사임배경을 싸고 권력 갈등설이 난무하고 있다. 간첩사건 수사가 김 원장이 물러난 후 탄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도 크다. 그런 점에서 후임 국정원장 인선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 원장의 퇴진과는 별개로 간첩사건의 실체는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정치적 축소나 훼손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과 간첩을 활용하는 마당에 풀어질 대로 풀어진 우리 사회의 대북 경계심도 되짚어 봐야 한다.
  • [사설] 새 외교안보팀 더 폭넓게 찾아보라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인선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는 통일·외교·국방장관과 국정원장 후보자를 2∼3배수로 압축했다고 한다. 이번 개각은 참여정부 들어 처음으로 외교안보팀을 전면 쇄신하는 것이다.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 긴장이 한껏 고조된 시점이기도 하다.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주목하고 있다. 적임자를 폭넓게 찾아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런데 현재 거론되는 인물을 보면 새로운 얼굴이 별로 없다. 이런 면면이라면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면키 힘들다고 본다. 인사권자로서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코드가 전혀 맞지 않는 사람을 기용할 수는 없다. 어느정도 검증된 이를 찾다보면 돌려막기가 되곤 한다. 그러한 난관을 뚫고 보석을 찾아내는 게 대통령의 리더십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뒤 대북정책을 둘러싼 국론분열 양상이 심각하다.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국정원장 사의표명을 놓고도 잡음이 일고 있다. 국론통합을 이루고, 한·미동맹을 굳건히 할 각료를 발굴함으로써 국민 불안을 씻어줘야 한다. 다시 한번 눈을 크게 뜨고 인재를 더 찾아보길 바란다. 한편으로 미국 행정부가 우리 외교안보팀 개편에 관심을 보인 점은 주목된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 외교안보팀 후속인사가 내정문제라고 전제하면서도 “심각하고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 각료 인선에 영향을 미칠 생각을 조금이라도 가졌다면 옳지 못하다. 한·미동맹에 도움을 줄 인선은 한국이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나서면 오해와 분란이 생긴다. 청와대는 복잡미묘한 개각 환경을 직시해야 한다. 참여정부 남은 임기의 외교안보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하고, 팀플레이를 잘할 인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 이 방위사업청차장 돌연 사의 왜?

    이용철(46) 방위사업청 차장이 26일 불쑥 사의를 밝혀 배경이 주목된다. 별정직 1급인 이 차장은 임명권자인 노무현 대통령 앞으로 A4용지 8장 분량의 ‘사직인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무기 통합구매라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방사청은 출범 1년도 안 돼 청장과 차장이 모두 갈리는 진통을 겪게 됐다. 초대 김정일 청장은 지난 7월 골프접대와 금품수수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사퇴했었다. 이 차장이 밝힌 사직 이유는, 방사청 근무 현역 장교들의 인사와 관련, 법적 인사권자인 각군 총장과 마찰을 겪은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방사청은 올해 소령→중령 진급인사에서 방사청 소속 장교 18명을 진급시켜 달라고 요청했지만 군에서는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장은 이와 함께 올 1월 출범한 방사청의 토대구축이 어느 정도 끝나 자신의 역할도 끝났다는 점을 사직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인사의 경우 이 차장의 노력 끝에 방사청 소속 13명이 대령으로 진급하는 등 갈등이 줄어드는 양상이었다. 또 지금은 차세대 전력증강의 핵심인 조기경보기 사업자 선정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인데, 자신의 일이 끝났다는 논리도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의 이 차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 속에 무기 구매 사업의 투명화를 위한 방사청 출범을 사실상 주도해 왔다. 그래서 이 차장이 돌연 사의를 밝힌 데는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이 차장이 한때 청와대 민정수석을 희망했다는 얘기가 있었다.”면서 “돌연한 사의는 다른 자리로의 영전을 희망하는 제스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국인 유엔총장 ‘눈앞’] “유엔 개혁에 한국적 경험 활용하겠다”

    [한국인 유엔총장 ‘눈앞’] “유엔 개혁에 한국적 경험 활용하겠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3일 오전 외교부 청사 17층 장관 집무실에서 유엔 사무총장 4차 예비투표 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활짝 웃으면서 집무실로 들어선 반 장관은 신뢰를 보여준 이사국들에 감사를 표한 뒤 “유엔 개혁문제를 포함, 국제사회 평화와 인권보호 개발에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아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4차에서 최고 점수를 얻었는데. -제가 제시한 유엔의 개혁, 장래 국제사회 문제점에 대해 많은 국가들이 공감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유엔 개혁에서 한국적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고 본다. ▶유엔의 개혁과제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등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위협과 도전에 적절히 효과적으로 응했느냐에 대한 의문과 비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사무국 자체도 업무 비효율성, 부정부패의 비판이 있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긍정적 역할은. -한국인으로서 유엔 사무총장이 되기 때문에 남달리 깊은 이해가 있고, 관심을 갖고 남북한 화해 협력,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촉진하도록 사무총장에게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 ▶성원이 대단한데. -믿기 어려운 일을 해낸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 국민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지지에 힘입은 바가 크다. 외교부 직원 여러분들이 조직적으로 잘 해서 국제사회에서 보고 놀란다. 성원에 어긋나지 않도록 국익을 높이고 외교 지평을 넓히는 데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 ▶외교장관은 언제까지. -유엔 총회 인준절차까지 보고 인사권자인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협의해서 대통령이 판단하실 것으로 생각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한국인 유엔총장 ‘눈앞’] 연봉 2억원·국가원수급 도덕적 권위는 교황수준

    지구촌 외교가의 재상으로 불리는 유엔사무총장은 192개 회원국, 특히 강대국의 까다로운 요구와 균형을 요구하는 비강대국 사이에서 복잡한 이해관계를 공평하게 풀어내야 한다. 지명도에선 미국 대통령에 버금가고, 도덕적 권위면에서 교황의 권위에 종종 비유되지만, 고난도의 업무 때문에 사무총장의 영어 표현인 ‘SG’(Secretary of General)는 종종 ‘속죄양’(scapegoat)으로 불리기도 한다. 국제사회에서의 예우는 국가 원수나 총리급에 준한다. 반장관이 내년 1월 사무총장에 공식 취임할 경우 사무국의 수석행정관으로서 사무국 직원 3000여명을 지휘한다.유엔 총회를 비롯, 안전보장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 신탁통치이사회 등 모든 회의에 사무국 수장 자격으로 참여하며, 분쟁 예방을 위한 조정·중재에 독자적 영향력을 사용할 수 있다. 또 1만여명의 유엔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과 막대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권한도 갖는다. 반 장관의 기대대로라면 내년 1월1일부터 뉴욕의 사무총장 관저에서 살게 된다. 임대료는 연간 1달러. 미국 유엔협회가 지어 상징적인 임대료만 받고 사실상 무료로 살게 해주는 셈이다.판공비와 경호 등도 제공받는다. 연봉은 1997년 이래 22만 7253달러(약 2억원)로 책정돼 있다. 임기는 5년이고, 연임도 가능하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벼슬은 체질에 안맞아 시골서 농사 짓고 싶어”

    “워크숍 때문만은 아니고, 일정이 짜여 있는 관료나 벼슬이 내 체질에 맞지 않아 내심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난달 25일 갑자기 사의를 표명했던 조영황(65) 국가인권위원장이 청와대에서 사표를 수리한 2일 사퇴 배경과 심정을 털어놓았다. 사의표명 후 설악산과 통일전망대 등을 여행했다는 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오늘 정도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반포동 집 앞에서 인터뷰에 응했다.●“내게 가장 잘 맞았던 건 시골판사” 조 위원장은 “변호사 30년, 판사 4년, 국민고충처리위원장(비상임직) 1년을 하고 인권위원장을 했는데 내게 가장 잘 맞았던 것은 시골판사였던 것 같다.”면서 “일정이 짜여져 있고 이에 대한 감독과 책임이 따르는 관료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그만둘 생각이 있었는데 미리 말하면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안 했을 뿐”이라면서 “전원위원회는 공개석상이었고 기자도 있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자리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내부갈등설 부인하지 않아 인권위원들과의 워크숍에서 언쟁 중 자리를 먼저 뜨지 않았느냐고 묻자 조 위원장은 “인권위 내부문제는 기관장으로서 가능하면 말을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얘기가 (언론에)많이 알려진 것 같다.”고 답해 내부 갈등설을 부인하지 않았다.조 위원장은 특히 인사권과 관련해 상임위원들과의 이견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제2기 최영도 인권위원장 시절 인사자문위원장을 상임위원에서 사무총장으로 변경했는데 이를 상임위원들이 종전으로 돌려 달라고 요구했고, 사무처 직원 인사평가에 관여하고 싶어했으며 보좌관을 배치해 달라고 했지만 모두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상임위원들이 무엇인가 하고픈 욕구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인권 문제는 `인권´ 자체로 봐야”조 위원장은 또 “진보나 보수 어느 쪽에 대한 노선도 갖고 있지 않다. 인권문제는 ‘인권’ 그 자체로 봐야 하고 이라크파병 문제 등 정치적인 문제가 간혹 있지만 인권의 범위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변호사 자격증이 있으니까 변호사를 다시 하거나 시골에 내려가서 농사를 짓고, 노인 인권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싶다.”면서 “1년6개월 동안 혁신을 했다고 자부하며 후임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남기고 싶은 말은 없다.”고 말했다.연합뉴스
  • 상임위원과 북한인권등 사사건건 마찰

    25일 저녁 7시쯤 서울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근처 중식당에 인권위원 7명이 모였다. 이날 오후 2시쯤 나온 조영황 위원장의 사퇴 선언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분위기는 조 위원장에 대해 그동안 갖고 있었던 불만을 토로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위원장의 결심을 되돌리기 위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조 위원장이 갑자기 사퇴한 이유는 정책과 조직 운영을 둘러싸고 누적돼 온 내부 갈등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조 위원장과 상임위원들 사이에 갈등이 심해져 사사건건 충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인권 문제의 경우 일부 상임위원이 “어떤 형태로든 즉각 권고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조 위원장은 “북한인권에 대한 권고가 당장 북한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국회나 언론의 질타를 받더라도 당장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고수해왔다고 한다. 인권위 관계자는 “심지어 해외출장을 가느냐 마느냐를 놓고도 신경전이 벌어지곤 했다.”고 말했다. 인권위의 구조적인 문제점도 조 위원장이 사퇴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상임·비상임 위원들은 조사·정책연구를 담당하는 실무진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이런 과정에서 권고 결정 권한을 쥐고 있는 상임·비상임위원들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조직에 대한 불만을 조 위원장에게 줄기차게 제기해 왔다. 이는 양측간에 인사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비화됐다. 지난 22일 서울 아카데미하우스에 열린 ‘인권위 운영방안 비공개 워크숍’은 사퇴 결심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인권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주 상임·비상임위원 11명이 국회의장 오찬에 초대됐을 때 조 위원장과 곽내현 사무총장이 먼저 가서 국회의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나중에 이 사실이 다른 위원들에게 알려졌고, 일부 상임위원들이 워크숍 자리를 빌어 “왜 국회의장에게 밀실보고를 하느냐.”고 거세게 항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조 위원장은 2시간의 오전 토론내용을 정리하는 위원장 발언순서 직전 “이런 상태에서 더 이상 위원장을 못하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박차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다른 정부기관을 상대로 한 진정사건에서 진정인측 주장을 수용하면 기관의 불만이 컸고, 기각하거나 각하하면 진정인측 반발이 심해 위원장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줬다고 인권위 관계자들은 전했다.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아 석달만에 사퇴한 최영도 전 위원장에 이어 조 위원장마저 임기를 못채움에 따라 독립기구인 인권위의 권위가 흔들리게 됐다.구혜영 서재희 윤설영기자 s123@seoul.co.kr
  • 자율적 변화 이끄는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자율적 변화 이끄는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한국전력은 대표적인 공기업이다. 그동안에는 인사를 앞두고 투서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사라졌다고 한다. 중소기업에는 문턱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중소기업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한전이 조용하면서도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다.2004년 3월 취임한 뒤 튀지않으면서도 개혁을 하고 있는 한준호 사장을 25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곽태헌 산업부장이 만났다. ●2015년 세계 5위 전력회사 발돋움 한 사장은 “중국의 원자력발전소 사업에 진출하는 등 해외투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40여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맨파워를 활용해 해외시장이라는 블루오션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에는 세계 톱 5의 전력회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늘부터 독립사업부제가 시행됐습니다. 도입 배경은 뭔가요. -독립사업부제는 조직 및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 경쟁력과 효율성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창사 이후 최대의 자율적인 변화입니다.15개 지사중 고객 수가 100만가구 이상이고 판매량이 전체의 5% 이상인 8개 지사를 9개의 독립사업부로 바꿨습니다. 경쟁력이 약한 지사는 현 체제를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사업부별로 독립회계를 실시해 내부경쟁 기반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철저한 성과평가와 권한이양에 의한 책임경영을 이뤄내는 게 핵심입니다. ▶독립사업부제를 하면 어떤 점이 좋아지나요. -수요관리를 통한 구입전력비 절감 등 원가절감 활동이 강화되고, 수익 증대를 위한 각종 경영혁신기법이 도입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취임후 공기업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는데요. 비결이 뭡니까. -직원들이 잘해서 그렇다고 봐야지요. 사실은 (전임)강동석 전 사장이 많이 해놨더라고요. ▶새로운 분위기를 어떻게 불어넣었습니까. -다른 곳도 비슷하겠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전도 구조조정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전력산업 구조조정에 따라 정부와 노사간의 갈등도 많았습니다.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져 있었고요. 취임하자마자 “깨끗하고 투명한 회사가 되지 않고서는 세계적인 회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직원들의 이해를 구했습니다. ▶인력에 대한 투자가 중요할 텐데요. -새로운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기 위해 맨파워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서울대 및 해외명문대 경영자과정 위탁교육을 늘렸습니다. 최근 우수한 신입사원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 맨파워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벤치마킹하고 싶은 기업은 있나요. -지난달 미국 뉴욕주에 있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크로튼빌연수원을 가봤습니다. 이곳은 인재사관학교이자 혁신의 산실입니다. 잭 웰치가 만들었습니다. 연구소에서 나온 게 바로 실용화로 연결됐습니다. 연구소인지 공장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였습니다. 우리도 태릉에 교육원이 있습니다. 대전에는 연구원이 있고요. 이 둘을 결합해 크로튼빌과 같은 인재의 산실로 키우고 싶습니다. ▶전기요금 수준은 경쟁국에 비해 어떻습니까. -쌉니다.20년 전 전기요금과 비교하면 3.3%밖에 안 올랐어요. 소비자물가는 이 기간동안 193% 올랐습니다.25평짜리 아파트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을 경우 월 2만 5000∼3만원 정도 전기요금을 내면 됩니다. 통신요금은 요즘 4인가족 기준으로 월 평균 20만∼30만원 정도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통신요금이 비싸다는 얘기는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전기요금이 싸다는 얘기는 없어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거론되는데요. -원가 측면에서 올렸으면 하는 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한전도 (정부의)경영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연료비 상승분을 경영합리화만으로는 도저히 흡수할 수 없습니다. 올해의 실적을 추정해서 감내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면 정식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정부에 얘기할 작정입니다. ▶누진제 폐지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실 많이 쓰면 싸게 해줘야 하지 않겠어요. 많이 쓰는 사람은 좋은 고객인데 많이 쓰는 경우 부담이 더 늘어나게 돼 있습니다. 요금제도개편 차원에서 누진제 폐지를 중장기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보조를 맞추면서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해야할 텐데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에 접어들면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2%대에 머물 겁니다. 에너지 소비도 이런 수준을 보일 게 분명하고요. 국내에서의 성장 한계를 해외에서 찾아야 하지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지요. -중동은 오일달러가 넘쳐 납니다. 최근 레바논사태때 파견된 직원들에게 “위험하니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했는데도 2명의 직원이 끝까지 남아 레바논의 전력을 지켜줘 큰 신뢰를 얻었습니다. 레바논을 기반으로 해서 다른 중동지역 발전사업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입니다. ▶중동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어떤가요. -나이지리아에서는 석유공사의 유전탐사권과 연계해 한전이 발전소를 지어주는 ‘자원 연계형 플랜트 수출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미얀마 우크라이나 몽골 베트남 리비아 중국 등에서도 송배전 기술용역사업이나 풍력발전소 건설 등으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현재 해외매출액은 1700억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2015년에는 1조 3800억원 정도로 늘릴 자신이 있습니다. ●중소기업 성과공유제 시행 ▶중소기업에 애정이 많으신데요. -대기업도 중소기업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중소기업청장과 중소기업특위원장으로 있을 때 “한전이 도와주면 잘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잘 안됐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한전 사장으로 왔습니다. 중소기업과 관련된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중소기업과 성과공유제를 하고 있습니다. 한전의 기술과 경영기법을 중소기업에 이전해주고 중소기업이 이를 토대로 기술을 개발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형태입니다. 신기술을 개발하면 한전이 사주고 해외판매도 도와줍니다. 판로개척도 지원해줍니다. ●인사자료 공개… 투서 사라져 ▶인사를 어떻게 하십니까. -과장(약 4000명)에서 부장(약 800명)으로 승진하는 것은 하늘에서 별따기지요. 과거에는 지방에서 사업소장들이 2배수로 사장에게 올리면 본사 승진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승진자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니 투서가 난무할 수밖에요. 저는 사업소장들에게 위임했습니다. 대신 물의를 일으키면 사업소장을 바로 바꾸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인사자료도 다 공개합니다. ▶투서가 없어진 것만으로도 커다란 변화인 것 같은데요. -공인은 나올 때 명예롭게 나오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전 사장이 마지막 공직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사가 만사지요.(제가 한전 사장에서)물러났을 때 인사를 잘했던 사장으로 직원들로부터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리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그는 누구인가 ‘한마디로 솔직담백이 좋습니다.’ 2004년 한준호 사장이 취임한 뒤 한달만에 마련된 체육대회에서 김주영 노조위원장이 한 사장을 평가한 말이다. 기자도 1시간 정도 한 사장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같은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사장은 덕장이다.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챙길 것은 다 챙기는 외유내강형이다. 한국전력은 국가청렴위원회 조사에서 2년 연속 꼴찌를 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지난해에는 공기업중 2위로 껑충 뛰었다. 기획예산처의 공기업 실적평가에서도 2003년에는 7위였으나 2004년에는 1위,2005년에는 2위로 올라섰다. 한 사장은 인사권한을 위임하면서 학연과 지연이라는 질긴 고리도 끊었다.33년간의 공직생활 중 에너지 관련분야에서 28년, 중소기업 분야에서 5년간 일했다. 한전 사장에 맡는 경력을 갖춘 셈이다. 한 사장은 등산을 좋아한다. 전국의 산 가운데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요즘에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일요일마다 임직원들과 함께 산을 오르며 끈끈한 정을 나눈다. ■ 그가 걸어온 길 ▲61세 ▲1964년 경북고 졸업 ▲1972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75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2000년 경희대 행정학 박사 ▲1971년 행정고시 10회 합격 ▲1988년 동력자원부 자원개발국장 ▲1993년 상공자원부 석유가스국장 ▲1996년 통상산업부 자원정책실장 ▲1998년 산업자원부 기획관리실장 ▲1999년 중소기업청장 ▲2001년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2002년 중소기업특별위원장(장관급) ▲2004년 한국전력 사장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