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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훈·대원국제중 ‘학생 골라뽑기’

    부유층 및 사회지도층 자녀의 특혜 입학 의혹이 제기됐던 서울 영훈·대원국제중학교가 실제로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성적을 조작하거나 자료를 폐기하는 등 조직적인 입시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권 부당 행사나 부적절한 학교 회계예산 사용 등 학교 운영 전반에서도 문제점이 대거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8일부터 4월 12일까지 실시한 영훈·대원국제중학교 및 두 학교 법인에 대한 종합 감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감사는 올 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영훈국제중에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합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유층 자녀에 대한 특혜 입학 의혹이 확산되자 실태 점검 차원에서 진행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두 학교는 지원자의 인적사항이나 수험번호를 가리고 채점해야 하는 기본적인 공정성 확보도 하지 않은 채 사실상 학생을 골라 뽑았다. 특히 영훈국제중은 2013학년도 입학전형에서 교감과 입학관리부장, 교무부장 등이 주도해 특정 학생을 합격 또는 불합격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성적을 조작했다. 이들은 일반전형 서류심사를 하면서 ‘객관적 채점 영역’에서 525∼620위에 든 6명에게 ‘주관적 채점 영역’에서 만점을 줘 합격권인 384위 내로 진입시켰다. 이들 중 3명은 추첨으로 최종 합격했다. 반대로 학교가 입학 부적격자로 미리 분류한 학생에게는 일부러 주관적 채점 영역의 점수를 낮게 줘 의도적으로 떨어뜨렸다. 대원국제중 역시 일부 학생들을 특별전형에서 탈락하면 지원할 수 없는 일반전형에 다시 지원하도록 해 최종 합격시켰다. 시교육청은 영훈학원 이사장에 대해 학교회계 부당 관여 등의 책임을 물어 ‘임원취임승인 취소’ 처분을 내리고, 비리 관련자 1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두 학교법인이 부당 집행한 24억원가량을 회수 또는 반납하도록 요구했다. 대원국제중에는 입학전형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3명을 중징계하라고 학교법인에 전달했다. 부정 입학에 연루된 신입생의 입학 취소 여부는 검찰 수사 결과 뒤 결정하기로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광장] ‘한 길 사람 속’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 길 사람 속’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최광숙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언론사 정치부장단 만찬에서 ‘윤창중 스캔들’과 관련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그런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혹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씨를 청와대 대변인으로 뚝심 있게 밀어붙인 박 대통령의 입장에서 얼마나 실망을 했으면 저런 말까지 하랴 싶다. 버선 속 뒤집어 보듯 사람 가슴속 면면을 훤하게 들여다볼 수는 없는 노릇이라 박 대통령의 답답한 심정이 이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말을 곱씹어 보면 정작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의 말 속에는 윤씨가 설마 대통령 방미 수행 중 어린 인턴에게 엉뚱한 짓거리를 하리라 누가 어떻게 알았겠느냐며 그를 탓하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판단으로 윤씨에게 중책을 맡긴 인사권자의 ‘과오’나 ‘실책’에 대한 반성은 없다. 어제는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대통령의 심경을 들으면서 불교의 ‘여실지견’(如實知見)이란 말이 떠오른다. ‘여실’이란 ‘있는 그대로’고, ‘지견’은 ‘알고 본다’는 뜻이다. 그러니 ‘있는 그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본다’는 의미다. 여기 물병에 든 물, 큰 바다의 물, 동물들이 마시다 만 물이 있다고 하자. 이들 물은 보는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맑다고도 하고, 더럽다고도 한다. 하지만 나중에 무엇이 섞이건 본디 물은 맑은 물 하나일 뿐이다. 어떤 상황이든 사물의 본성(本性) 자체를 바로 볼 수 있는 지혜를 갖추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윤창중씨 경우도 마찬가지다. 과거 대통령이 만났던 윤창중과 현재의 윤창중은 과연 다른 인물일까. 자극적 글귀로 칼럼을 써대던 보수 논객 윤창중, ‘밀봉인사’ 논란을 일으켰던 인수위 대변인 윤창중, 메이컵에 신경을 쓰던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 생일이니 외롭다며 딸뻘 되는 인턴에게 치근덕거린 윤창중. 이 모두 같은 윤창중이다. 예전에 대통령에게 그럴싸하게 보였던 윤창중이나 세계적 웃음거리로 전락한 윤창중이나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다만 그의 민낯을 ‘여실지견’하지 못한 무명(無明·어리석음)이 있을 뿐이다. 사실 그가 몸담았던 언론계의 많은 사람들은 윤창중의 실상(實相)을 알 만큼 알고 있다. 대통령만 ‘한 길 속 윤창중’을 몰랐지 않았나 싶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을 또 하게 될지 모르겠다”고도 했다고 한다. 이런 말을 반복하는 상황이 와서는 안 된다. 이번 윤창중 스캔들을 통해 어떤 경우든 ‘인사(人事)가 망사(亡事)’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지 않았는가. 박 대통령이 앞으로 ‘한 길 사람 속’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인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상시 검증체제를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역대 과거 정권에서도 대통령이 낙점한 인사라면 인사검증 시스템이 아예 작동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대통령이 개인적 인연이나 주관적 판단으로 인사에 임한다면 아무리 훌륭한 인사 시스템도 무용지물로 전락하게 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 스스로 사람이든 정책이든 ‘여실지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올바른 판단으로, 맑은 마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면 사람이든 정책이든 바로 볼 수 없다. 그러려면 편견이나 선입견에 얽매이지 말고, 과거 경험에 대한 지나친 맹신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는 구도의 길이 힘들 듯 국정 운영에서도 ‘여실지견’할 수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주변에 좋은 참모를 둬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대통령의 심기 보좌에만 전전긍긍하는 참모는 멀리해야 한다. “아니되옵니다”를 외칠 수 있는 소신과 용기를 가진 참모를 일부러 찾아 곁에 둬야 한다. 성공적 국정 운영은 박 대통령 자신의 철학과 소신도 중요하지만, 많은 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과 다른 시각을 얼마나 많이 포용하는가에 달렸다. bori@seoul.co.kr
  • [사설] ‘고용승계 무효’ 도 使도 타산지석 삼길

    법원이 ‘일자리 대물림’을 명시한 현대자동차의 단체협약 조항이 무효라고 판결한 것은 우리 사회에 건전한 노사 문화가 자리를 잡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현대차의 단체협약 96조는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조합원의 유족을 결격사유가 없는 한 업무능력을 갖추었는지를 불문하고 고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울산지법이 그제 “이 조항은 사용자의 인사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단협으로 규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므로 무효”라며 법적 효력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법원은 나아가 “경쟁을 통해 가질 수 있는 평생의 안정된 노동의 기회를 그들만의 합의로 분배해 주는 일은 우리 사회가 동의할 수 있는 질서에 전혀 맞지 않는다”며 현대차의 일자리 물려주기 단체협약을 비판했다. 대기업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앞세우며 끊임없이 단체행동을 벌여 국가 경제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시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현대차 단협에는 25년 이상 근속자와 정년퇴직자의 자녀에게는 채용 과정에서 가산점을 주는 조항도 있다. 서류전형 합격자의 25%를 할당하고, 5%의 가산점도 부여하니 채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기아자동차와 현대중공업, SK에너지 등도 이와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에게는 정규직 전환을 결정적으로 가로막는 독소조항이 아닐 수 없다. 사망한 근로자의 일자리 대물림조차 법원은 “취업 희망자들을 좌절케 한다”고 지적했다. 근로자 자녀 채용 가산점의 타당성 역시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상식에 어긋나는 조항이 단체협약에 버젓이 자리잡은 데는 회사 측의 책임도 크다. 사주의 2~3세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로 부의 세습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노조의 일자리 대물림 요구를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잘못된 행태를 눈감아 주며 각자 이익을 챙기는 ‘노사담합’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판결이 노사 공히 건강한 상식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일 대물림, 공정한 취업기회 막아 사회질서 깨”

    ‘일자리 대물림’을 보장한 현대자동차의 단체협약(96조)에 대해 울산지방법원이 16일 내린 ‘무효’ 판결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우선·특별 채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 평균 연봉이 1억원대에 가까운 이른바 ‘신의 직장’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 관행에도 제동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이번 판결은 현대차 노사가 2011년 단협을 통해 마련한 ‘25년 이상 장기근속자 또는 정년퇴직자 자녀에게 가산점’을 주기로 한 별도조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현대차 이외에도 기아자동차는 2007년 단체협약을 통해 재해 근로자 자녀 특별채용을 시행하고 있고, 현대중공업도 1990년대 단체협약에 이 조항을 포함했다. 또 SK에너지와 석유화학업계 일부 기업은 산업재해를 입은 유족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자녀 특별채용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인사권의 경우 단체협약 대상으로 보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공정한 취업기회를 제한하는 등 사회질서(민법 제103조)를 저해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이외에 기업경영과 인사에 관한 사항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도 해 향후 노동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재판부는 “문제의 단협은 사실상 일자리를 물려주는 결과를 낳아 우리 사회의 정의 관념에 배치되며 다수 취업 희망자들을 좌절케 한다”면서 “경쟁을 통해 가질 수 있는 평생의 안정된 노동의 기회를 그들만의 합의로 분배해 주는 일은 현재의 우리 사회가 동의할 수 있는 질서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권혁 부산대 법학과 교수는 “노동조합이 힘을 바탕으로 인사권에 개입하거나 조합원과 정규직만을 위한 활동 및 역할에 한계가 있음을 인식시켜 주는 판결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태근 울산시민연대 대외협력실장은 “인사권은 사용자에게만 있다고 볼 수 없고, 단협은 노사 합의로 마련된 것인 만큼 ‘무효’라는 것은 과한 판결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권오일 현대차 노조 대외협력실장은 “집안의 가장이 업무 중 사망하면 가정붕괴로 이어지는 등 피해가 커 노사가 합의로 단협 조항을 마련한 것이지, ‘대물림 고용’은 아니다”라면서 “업무와 상관없는 질병이나 교통사고 사망자 등은 해당하지 않고 업무 중 사망 등은 거의 없는 특별한 사안이기 때문에 확대해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일자리 대물림’ 노사단협 무효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자리 대물림’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노사협약을 통해 대를 이어 일자리를 보장하는 방식은 사회질서에 반한다는 게 사법부의 판단이다. 울산지법 제3민사부(부장 도진기)는 현대자동차를 정년퇴직한 후 폐암으로 사망한 황모씨 유족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고용의무 이행 청구소송 선고공판에서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조합원의 유족을 결격사유가 없는 한 업무능력을 갖추었는지를 불문하고 고용하게 돼 있는 현대자동차 단체협약(제96조) 조항은 사용자의 인사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단협으로 규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므로 무효”라고 16일 밝혔다. 황씨는 1979년 3월 현대차에 입사해 열처리 업무 등을 하다가 2009년 12월 정년퇴직했고, 2011년 3월 폐암으로 숨졌다. 황씨의 아들(33) 등 유족 3명은 2011년 12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아버지의 폐암이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는 재해 판정을 받아 2012년 2월 현대차에 아버지가 업무상 사망했기 때문에 단협에 따라 자녀 1명을 채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가 “황씨는 2009년 말 정년퇴직했고, 사망할 당시는 조합원이 아니므로 단협 적용 대상자가 아니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현대차 노사 단협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근로는 보호돼야 하지만대를 이어 일자리를 보장하는 방식은 안 되는 만큼 현대차의 단협 96조는 민법에 있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약정”이라며 “산업재해로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에게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민법에 따라 보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열린세상] ‘성추행’ 보도, 진실 규명에 초점 맞춰야/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성추행’ 보도, 진실 규명에 초점 맞춰야/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전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씨의 ‘성추행’을 둘러싼 진실게임이 시작됐다. 윤씨가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이 자신의 귀국을 종용했다고 해명했지만 홍보수석은 이를 부인했고, 대다수 언론들은 이들의 상충하는 발언을 헤드라인으로 뽑아 기사화했다. 일련의 뉴스를 읽고 나서 윤씨가 자신의 의도를 프로모션하기 위해 언론의 부적절한 뉴스생산 관행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언론이 고위공직자의 성추행에 주목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언론의 이러한 보도 관행은 지난번 ‘별장 접대’ 사건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일부 종편채널들은 동영상을 재연한 화면과 함께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문장을 전달하고, ‘나체 파티’ ‘포르노 영화’와 같은 자극적인 용어를 사용해 사건을 선정적으로 보도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토요일 신문들은 1면 톱으로 삼고 여러 면에 관련기사를 편집했으며, 케이블 종편채널들은 다양한 전문가 패널 토론과 유명 영어 강사와의 인터뷰가 포함된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했다. 둘째, 언론은 권력자 사이의 갈등에 높은 뉴스 가치를 부여한다. 귀국 종용과 비행기 티켓 예약에 관해 한때 상하관계였던 윤씨와 현직 홍보수석의 입장이 확연히 갈라져 상대방의 책임을 주장하는 상황을 언론이 간과할 리 만무하다. 셋째, 우리나라 언론은 취재원의 입을 빌려 사건을 공방식으로 보도하는 관행이 일반화되어 있다. 기사 헤드라인과 본문에서 인용부호를 이용해 당사자들의 발언을 전하여 사건의 갈등적 성격을 더욱 증폭시킨다. 지난 토요일 주요 포털의 모바일 인터넷뉴스 대부분은 윤씨, 홍보수석,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을 헤드라인으로 삼은 기사들로 가득했다. 문제는 공방식 보도가 사건의 본질에 대한 접근을 방해한다는 데 있다. 넷째, 우리 사회의 일부 구성원은 인터넷과 사회연결망서비스에 나타난 반응을 이데올로기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지닌 시민의 목소리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인터넷 언론들은 그들의 극단적인 주장과 비판적인 반응을 뉴스로 생산한다. 언론의 부적절한 관행은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는 것을 힘들게 한다. 진실은 전직 대변인의 성추행 행위가 범죄에 해당되는 가이다. 결국 수사기관의 조사로 결정될 사안일 터인데, 대중의 흥미에 영합하는 보도만 넘쳐날 뿐 수사기관의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찾을 수 없다. 성추행 진실이 아닌, 대처 과정에 대한 공방 중심의 뉴스생산 관행은 우리 사회에 많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먼저, 국익보다 대중의 흥미에 영합하는 편집정책은 한·미 정상회담 합의 내용이 국익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논의를 방해한다. 언론 담론에서 윤씨의 성추행 사건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가릴 것이라는 청와대와 여권의 우려만 발견될 뿐 미국 순방 결과를 심층적으로 평가한 기사들은 부족했다. 둘째, 정부에 대한 신뢰 수준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윤씨는 일간지 논설위원으로 재직한 2006년 4월 25일 한 칼럼에서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을 단순히 옮기는 입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이고 분신’이라고 평한 바 있다. 언론이 윤씨의 대변인 임명을 비판한 것도 이러한 사회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언론과 세간의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민 사이의 매개를 담당하는 인물로 윤씨를 임명한 최종 인사권자의 책임을 묻는 건 자연스럽다. 셋째, 성추행 진실보다는 고위공직자의 ‘네탓이오’에 주목하는 공방식 보도는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를 더욱 부추긴다. 학자들은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생각에는 주목하지 않은 채 자신들만의 이해관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정부가 이익을 추구하는 소수의 이해집단에 의해 움직인다고 인식하는 유권자의 비율이 갈수록 증가한다고 보고한다. 정치에 대한 냉소적 감정이 만연하게 되면 정치에 더 무관심 해지고 결국 정치 참여를 포기하게 된다. 최근 주요 신문들은 분석보도, 탐사보도, 기획보도 중심의 지면편집 변화를 강조하면서 전통저널리즘의 부활을 천명한다. 뉴스생산 관행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뉴욕타임스의 명성은 162년에 걸쳐 저널리즘 실천을 끊임없이 고민한 끝에 얻은 자산이란 것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 [사설] ‘윤창중 스캔들’ 正道 대응이 국격 추락 막는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사태가 더는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윤씨가 성추행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하면서 직속 상관인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으로부터 조기 귀국을 종용받았다고 주장하고, 이에 이 수석은 이를 지시하지도, 귀국을 위한 비행기표 예약도 해준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사태는 청와대와 윤씨 간 진실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북한마저 조롱 대열에 합류했을 만큼 세계적으로 망신살이 뻗친 현실에서 국민들의 심경은 그저 참담할 뿐이다. 그제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의 무고(無辜)함을 주장한 윤씨의 막가는 듯한 모습은 과연 그가 사흘 전까지 국정의 핵심 요직에 있었던 인사가 맞는지를 의심케 한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터에 시종일관 자신의 명예만을 움켜쥐려 안간힘을 쏟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다음 날 있을 미 상·하원 연설 준비에 몰두하던 밤에 홀로 문제의 인턴직원을 데리고 술집을 찾은 그다. 그러곤 스스로 말했듯 30분간 ‘화기애애하게 좋은 시간’을 보낸 그다. 긴박하기 짝이 없는 외교 현장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상상도 못할 방종이다. 그럼에도 그는 카메라를 향해 눈을 치켜뜨고는 오보 대응 운운하는 후안무치함까지 보였다. 심지어 워싱턴 현지에서 해명하려던 자신을 이 수석이 만류하고 비행기에 태워 보냈다는 주장도 폈다. 사실 여부를 떠나 ‘혼자 죽을 순 없다’는, 공인(公人)의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 체계가 기저에 깔려 있다. 어쩌다 박 대통령은 이런 인사를 중용했는지, 거듭 개탄스럽다. 방미 수행단의 대응 또한 비판받기에 충분하다. 이 수석이 사건을 처음 인지한 시간은 8일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씨를 불러 단 5분간 상황 설명을 듣고는 일정을 이유로 실무진에게 수습을 떠넘기곤 자리를 떴고, 그로부터 하루가 지난 9일 오전 9시에야 박 대통령에게 사건을 보고했다. 이미 윤씨가 한국으로 돌아온 뒤였다. 대통령에게 보고하기까지 만 하루 동안 수행단은 대체 뭘 어떻게 대응하고 조치했는지 알 길이 없다. 소통 부재와 정무적 판단이 결여된 청와대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다. 부적격자의 방종이 화를 불렀고, 청와대의 미숙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 그게 이번 ‘윤창중 참사’의 요체다. 정면돌파 외엔 방도가 없다. 진작 이 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다지만, 청와대는 사건의 실체를 철저히 가려 낱낱이 공개하고 관련자들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윤씨도 성추행 사실을 부인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당장 미국으로 가 경찰 조사를 받는 게 온당하다. 나아가 박 대통령도 부적격 인사를 요직에 앉힌 인사권자로서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 [윤창중 파문] 국제 망신에 은폐·축소 의혹… 靑홍보수석 윗선 ‘책임’ 가능성도

    [윤창중 파문] 국제 망신에 은폐·축소 의혹… 靑홍보수석 윗선 ‘책임’ 가능성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청와대 홍보라인 책임자인 이남기 홍보수석의 사의로 1차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의 귀국 배경을 둘러싸고 은폐 또는 축소 의혹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이번 사건의 ‘책임 주체’가 이 홍보수석 윗선으로까지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야당이 주장한 허태열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의 총사퇴와 청와대의 전면 개편은 정치공세의 일환으로 볼 수 있지만, 국제적 망신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예상보다 거세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청와대는 당초 박근혜 대통령의 귀국일인 지난 10일 밤 10시 30분 윤 전 대변인의 직속상관인 이 홍보수석을 내세워 사과하는 것으로 상황을 수습할 수 있다고 안이하게 판단했다. 하지만 회견 직후 윤 전 대변인의 성 추행 및 중도 귀국에 대한 모호한 해명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부적절한 문구가 포함되면서 오히려 강한 역풍을 맞았다. 여기에 사건 당사자인 윤 전 대변인이 11일 자신의 중도귀국이 ‘이 홍보수석의 종용’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청와대 내부의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국민들의 눈에는 눈꼴 사나운 책임전가 싸움으로 비친 것이다. 허 비서실장이 12일 직접 대국민사과에 나선 것은 이번 사태의 불똥이 박 대통령에게로 튀는 상황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에 이어 책임소재와 관련된 참모들 간의 진실게임으로 인한 파문의 여파가 박 대통령에게로 미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청와대 내에서는 마지노선 격인 허 비서실장이 직접 나서는 것이 오히려 박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반대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허 비서실장은 이 홍보수석의 사의를 받아놓은 데 이어 자신과 수석 등 참모진이 물러날 수도 있다는 각오로 배수진을 치고 기자회견에 임했다는 것이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다만 이 홍보수석의 사의를 받은 시점이 이 홍보수석의 대통령에 대한 사과 회견에 이은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그리고 이 홍보수석의 반박 발언 등으로 여론이 더욱 악화된 이후라는 해석도 나온다. 허 비서실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미 당사자에 대한 즉각적인 경질이 있었지만 추후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숨기지도, 감싸지도, 지체하지도 않겠다”고 밝혀 경찰의 수사결과 등에 따라 추가적인 인책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중도귀국 논란 등과 관련해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서게 된 이 홍보수석의 사의 표명 사실도 공개하면서 사퇴 여부는 “인사권자(대통령)가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허 비서실장은 “이 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서 심히 마음 상하신 점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무조건 잘못된 일로서 너무나 송구하고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허 비서실장은 이날 4분 25초간 회견을 하면서 ‘송구’, ‘죄송’, ‘사죄’, ‘사과’라는 단어를 6차례 사용했고 회견을 시작할 때와 사과문 발표 직후, 연단에서 내려온 직후까지 3차례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건의 책임 논란을 홍보수석 사의와 비서실장의 사과 선에서 매듭지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윤창중 성추문’ 이남기 靑 홍보수석 사의…허태열 공식 사과

    ‘윤창중 성추문’ 이남기 靑 홍보수석 사의…허태열 공식 사과

    이남기(사진) 청와대 홍보수석이 윤창중 전 대변인 성추문과 관련해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인 지난 10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 문제와 관련해 사태의 향방에 따라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을 넘어 청와대가 윤 전대변인의 중도 귀국에 개입했다는 도피 방조 의혹까지 걷잡을 수 없이 파문이 확산됨에 따라 불미스러운 사태를 빠른 시간 내에 진화하겠다는 의지다. 허 실장은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수석은 귀국 당일 저에게 소속 직원의 불미한 일로 모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면서 “이 문제에 있어 저를 포함해 그 누구도 책임질 일 있다면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방미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방미 기간 청와대 소속직원의 민망하고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히 마음 상하신 점에 대해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을 만큼 무조건 잘못된 일로 너무나 송구하고 죄송스런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거듭 사과를 표명한 뒤 “피해자 본인과 가족, 친지들, 해외동포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허 실장은 “이번 일은 법을 떠나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대통령 해외순방이라는 막중한 공무를 수행중인 공직자로서는 더더욱 처신에 신중을 기했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아울러 “이미 당사자에 대한 즉각적인 경질이 있었지만 추후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숨기지도 감싸지도 지체하지도 않겠다”면서 “저를 포함해 누구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홍보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사권자(대통령)가 결정할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책임질 일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책임질 상황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상황을 예단해서 이야기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청와대 직원 모두는 거듭난다는 각오로 더욱 심기일전 하겠다”면서 “모든 공직자가 다시 한번 복무기강을 확립하는 귀중한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윤창중 낙마, 朴대통령 ‘나 홀로 수첩인사’ 탓… 시스템 개혁해야

    박근혜 대통령의 ‘1호 인사’인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행 파문으로 낙마한 것은 박 대통령의 ‘불통 수첩인사’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윤 대변인의 인선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음에도 박 대통령이 주변의 충고를 무시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이어 청와대 대변인으로까지 중용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나 홀로 인사’가 빚은 참사라는 비판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10일 “새정부 출범 초 장관 등 정부 고위공직자가 줄줄이 낙마하면서 박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컸다”면서 “북한발 안보위기 속에 미국방문 등으로 인해 국정운영에 대한 저평가에서 힘들게 벗어났는데 윤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으로 부정적 인식이 다시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당장 민주당 등 야당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전 교수도 “대변인이 국정을 망쳤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윤 대변인의 낙마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완전히 망친 것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변인의 임명을 보면서 인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면서 “방송에서도 술자리에서나 할 정도의 부적절한 말을 하는 것은 물론 대통령실의 얼굴인 대변인으로서도 기자들과의 소통 등에서도 역대 최악”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대선 때부터 박 대통령과 소통할 수 있는 인사들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후보가 99%를 담당했다”고 할 정도로 박 대통령은 대선에서 혼자 힘으로 당선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때문에 박 대통령 주변에는 인사 등 국정현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인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교수는 “박 대통령의 인사는 시스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소수의 측근하고만 결정하는 방식이라서 혼란이 초래된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 주변에는 대통령의 뜻을 충실히 복종하는 사람들밖에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가 앞으로의 대통령의 인사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 실장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정권 초라는 점에서 논란이 있더라도 대통령의 인사권이 존중되는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잘못된 인사에 대한 반감이 더 강해질 것이고 이러면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하기는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번 성추문 파문에 대한 해법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윤 대변인의 개인의 자질문제가 더 크다”면서도 “박근혜 정부의 현재 과제는 이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믿고 쓰자며 임명했던 사람이 실책이나 과오를 했을 때 이를 교정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 시스템이 앞으로 공직자들이 행동하는 데 규범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윤창중 대변인 경질 파문에 네티즌 성토 “비행기서 라면은 안 먹었나”

    윤창중 대변인 경질 파문에 네티즌 성토 “비행기서 라면은 안 먹었나”

    박근혜 대통령 방미 수행 중 성추행 혐의를 받고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급거 귀국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부끄럽다는 반응과 함께 사건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식이 알려진 10일 트위터에는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성토가 들끓었다. 트위터 이용자 pato****는 “어느 후진국에서도 상상불가능한 나라 망신”이라고 비판했고, dksc****는 “믿기지 않는 사건이다. 부끄럽다”고 했다. 인사권자인 박 대통령에 대한 지적도 쏟아졌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윤창중 같은 수준 미달을 청와대 대변인으로 앉히는 안목과 검증 시스템, 둘 다 문제”라고 비판했고, goob****는 “그런 사람을 중책에 앉히는 건 사람 보는 눈 자체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윤창중 사건을 두 마디로 표현하면 性와대의 방미性과”라고 꼬집었다. 윤 전 대변인이 현지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서둘러 귀국한 데에 대한 지적도 쏟아졌다. “윤창중은 한국으로 도망친 꼴. 경찰에 넘겨야 그마나 국격이 지켜지지 않나”, “한국에서 외교 업무 중인 미국 고위 공무원이 한국인 성추행하다 걸렸는데 미국으로 도주하면 난리났을 것”이라는 의견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이번 사건과 ‘라면 상무’ 파문을 연결 지은 반응도 눈에 띄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비행기에서 승무원한테 라면 끓여달라고 진상 피우진 않았기를”이라고 꼬집었다. 윤 전 대변인은 미국 워싱턴 댈러스공항에서 400여만원에 달하는 대한항공 비즈니스석 티켓을 발권받아 지난 9일(한국시간) 오후 4시 55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 네티즌은 “미국으로 도망친 주한미군 범죄자와 한국으로 도망 온 윤창중을 교환해 한미동맹을 강화하자”라며 윤 대변인의 귀국을 비판했다. 그 밖에도 “윤창중 경질로 일자리 하나 만들었으니 창조경제”, “이런 멍청한 대변인을 경질한 것이야말로 방미 최대 성과”라는 의견도 있었다. 윤 전 대변인의 블로그 방명록에도 네티즌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구의원 417명 지역발전 이끌고 친목 다지고

    구의원 417명 지역발전 이끌고 친목 다지고

    서울시 25개 자치구의회 의원들이 체육대회를 통해 건강을 다지며 지방의회 발전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는 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2013년 서울시 구의회 의원 한마음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체육대회는 25개 구의회 417명의 의원들이 지역과 정당을 떠나 한마음으로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풀어야 할 현안 사항을 돌아보고, 각 의회·의원 간 정보 교환과 결속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박용모(송파구의회 의장)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결연한 의지가 모아질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최금손(광진구의회 의장) 수석부회장과 김정숙(강동구의회 의장) 사무처장 등 협의회 의장단과 구의회 의장, 구의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노현송(강서구청장) 서울시구청장협의회 회장과 김인배 전국시·군자치구의장협의회 회장,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축사를 보냈다. 체육대회에서는 지방의회 발전을 위한 정부와 중앙 정치권의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박 협의회장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당공천제 폐지, 불합리한 의정비 현실화, 지방분권 확대, 재정 불균형 해소 등 지방의회 발전을 저해하는 제도들이 산적했지만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를 위해 외치는 우리의 함성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인사권 독립과 정당공천제 폐지 등에 대해 정치권 일부에서 입법발의와 공론화 등이 있어 다행스럽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려는 일부 중앙 정치권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체육대회는 의원들 간의 친목을 다지기 위해 5개 권역으로 팀을 나눠 진행했으며, 100m 달리기, 400m 계주와 배구, 승부차기 등의 경기가 열렸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김영란법’은 청탁 거절할 명분 주자는 法이지

    ‘김영란법’은 청탁 거절할 명분 주자는 法이지

    서초동 농담 하나. “대한민국 형법전엔 수백가지 죄명이 있지만 진짜 죄는 딱 두 가지다. 하나는 ‘찍힌 죄’, 다른 하나는 ‘들킨 죄’.” 웃을 일 아니다. 당신이나 당신 직계 가족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아니라 할 수 있나. 우리 가여운 회장님 검찰에 불려다니시는데 조직원으로서의 예의(?)를 내팽개칠 수 있나. 그러니까 “그 놈이 그 놈”인게다. 모두 도둑님이긴 매한가지인데, 걸려드는 건 잡힌 놈 아니면 모난 놈일 뿐이다. ‘이제는 누군가 해야 할 이야기’(김영란·김두식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는 이제는 이 문제를 다 발가벗겨놓고 말해보자 주장하는 책이다. 두 저자만 봐도 대충 감은 온다. 김영란은 대법관, 국민권익위 위원장을 지냈다. 위원장 시절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이해충돌방지법’, 청탁 자체를 금지하자는 일명 ‘김영란법’을 추진했다. 국민들은 환영하는 듯 보였으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자에다 판사 출신이라 그런지 세상물정 모른다’는 뉘앙스의 말이 은근슬쩍 돌아다녔던, ‘겉으로야 찬성하지만 속으로는 모두 다 반대’한다는 말이 떠돌던 그 법 말이다. 김두식은 검사 출신으로 검사 더 하다가는 죽을 것만 같아 학문쪽으로 방향을 틀어 경북대 로스쿨 교수가 됐다. 이런저런 책을 통해 우리 헌법 정신의 핵심을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정리하고, 알음알음으로 얽혀있는 법조인 세계에다 ‘불멸의 신성가족’이란 이름을 부여했으며, 반항끼 넘치는 자녀들의 문제를 ‘지랄총량의 법칙’으로 정리해준 인물이다. 이런 두 사람의 대담집이니 당연히 주제는 ‘반부패’. 그런데 읽다보면, 일단 만나서 어디 한번 얘기나 해봅시다라는 수준을 넘어섰다. 일상적 부패와 정치자금 문제를 두고 마이클 존스턴의 4단계 부패 유형(독재형, 족벌체제형, 엘리트카르텔형, 로비시장형) 얘기가, 리처드 카츠와 피어 메이어의 정당유형(카르텔, 대중, 포괄) 얘기가 나온다. 이외에도 국내외 논문, 통계자료, 사례 등이 등장한다. 그러니까 아주 작정하고 만난 거다. 그렇다고 내용이 학구적인 것만도 아니다. 김두식이 악역을 자처해서다. 속사정 뻔히 알 법도 한데 반대편 입장에서 물고 늘어진다. 이에 대해 김영란은 그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왜 김영란법을 만들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김영란도 판사 시절 전해 듣기도, 직접 겪기도 했던 일들을 말한다. 대법관 시절 “목숨을 걸고 들어오는 청탁”에 대한 얘기도 털어놓는다. 제일 어려운 건 ‘관계’로 밀고 들어오는 청탁이다. 관계, 이것 참 골치아프다. 맞장구쳐주는 김두식 말마따나 한국 사회에서 관계를 들이미는 상대를 내친다는 건 그 사람 얼굴에다 “침 뱉는” 행위에 가깝다. ‘그렇게 잘났냐’, ‘네 놈은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줄 아느냐’, ‘나중에 두고보자’ 뻔한 레퍼토리가 쏟아진다. 김영란은 “저처럼 네트워크가 별로 없는 사람조차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청탁에 노출된 사람은 어떨까” 싶었다는 것이다. 껄끄럽고, 어색하고, 괜한 낯 붉히기 싫으니까, 좋은 게 좋은 거니까, 그렇게 한두 번 만나고 밥 먹다 그냥 그렇게 넘어간다. 이리 되다보니 이제 세상은 모두가 모두를 의심하게 된다. 저 사람 뒤엔 누가 있을까, 궁금해지고 내 뒤엔 누굴 놔두지, 고민한다. 자기는 죽어라 판검사, 고위 공무원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남들이 그러는 건 반칙이다. 그렇다고 판검사나 고위 공무원이 고마운 것도 아니다. 뒤돌아서서는 판검사놈들이나 고위공무원놈들도 다 똑같은 놈들이라 욕한다. 이건 거대한 악순환이다. 김영란은 이런 나라를 “거대한 피해망상증과 과대망상증의 나라”라고 정리한다. 김영란은 신영복이 책 ‘강의’에서 언급한 ‘집단타락론’을 언급한다. 우리나라엔 유달리 “유명인의 부정이나 추락에 대해서는 안타까워하는 마음 대신 쾌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타인의 부정이 자신의 부정을 합리화 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세상 다 썩었는데, 도둑질 해먹는 놈 천지인데, 나 하나 살짝 선 넘는 게 뭐 그리 대수냐, 아니 한발 더 나아가 그래도 난 이제껏 양심껏 살아왔으니 이 정도는 괜찮을거야, 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모두가 피해자라 징징대는데, 알고보면 그들 모두가 가해자다. 그래서 김영란은 ‘김영란법’이 현실을 모른 채 무조건 처벌하는 법이라는 반박에 대해 이렇게 응수한다. 반부패란 “소수의 악당이 아니라 다수의 선한 사람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통제하는 방법”을 찾아야 풀릴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니 김영란법은 앞으로 공무원하려면 애비 에미도 몰라보는 냉혈한이 되어 주변 인간관계 다 파탄내라고 요구하는 법이 아니라, 아는 사이라고 청탁 잘못했다가는 청탁하는 사람이나 청탁받는 사람 모두 곤란한 처지에 빠질 수 있겠구나라고 일러주는 법이라고 정의한다. 선의의 공무원에게 법적으로 거절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줘서,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무력해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법이라는 것이다. 공포 1년 뒤 시행하고, 처벌규정은 2년 뒤 적용토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주제가 반부패이다보니 흥미롭게 읽을 대목은 많다. 최근 말이 많은 공직자비리수사처니 상설특검이니 하는 것에 대한 얘기도 있는데, 김영란은 대검 중수부 폐지, 대배심 도입, 검사장 선거제 도입 같은 조치보다 공수처가 됐던 상설특검이 됐든 뭐든 검찰과 같은 수준의 기관을 하나 더 만들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정말 인사권까지 다 줘버리라 제안한다. 검사 파견받아 비슷한 기관 하나 더 만들어봤자 어차피 그게 그거 아니냐는 김두식에게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간의 사례, 행정학 용어 가외성(Redundancy)를 끌어다댄다. 관심있다면 한번 참고해볼 대목이다. 또 인수위에 대해서도 대선후보로 확정되는 순간 예비내각, 그러니까 섀도 캐비넷을 공개토록 하는 방안도 흥미롭다. 김영란은 차기 정부 내각의 인적구성을 미리 보여줌으로써 정책적 색깔을 드러내 정책투표를 유도할 수 있는데다, 미리 충분한 검증이 가능하고, 민간영역에서 입각하는 이들에게 공무원 행동강령 등을 주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 부실검증을 둘러싼 온갖 논란에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후보자의 급작스러운 사퇴 등의 사례를 볼 때 흥미로운 대목이다. 1만 5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민주 ‘당권’ 누구 손에…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3일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막판 표 결집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당 대표 경선에서는 양자 대결로 압축된 김한길·이용섭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고, 4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안민석, 윤호중, 조경태, 우원식, 신경민, 유성엽, 양승조(기호순) 의원이 백중세를 보이며 경합 중이다. 전대는 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현재 당 대표 경선에서는 김 후보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친노·주류 세력이 막판 결집에 들어갈 경우 이 후보의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년 임기의 새 대표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도입과 함께 인사권과 예산권까지 거머쥐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당권을 누가 쥐게 되느냐에 따라 당 내 권력 지형의 재편이 불가피하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두 후보 진영은 불법선거운동 공방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인 데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은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두 후보가 상호 비방을 자제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미 계파 간 대리전 양상으로 번진 것은 당의 진로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10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정치세력화’에 속도를 낼 경우 상호 경쟁이 불가피하고 안 의원 측으로 쏠리는 원심력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친노(친노무현)계 핵심인 문성근 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민주통합당을 떠난다. 그동안 정치인 문성근을 이끌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지난달 10일 영화배우 명계남씨의 탈당 선언 이후 친노 핵심 인사로는 두 번째다. 전대를 하루 앞두고 문 고문이 탈당하면서 전대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이름만 책임총리?

    이름만 책임총리?

    국무총리의 눈과 귀로 불리는 민정실장 등 총리 산하 비서실의 일부 보직이 정부 출범 두 달이 넘도록 임명되지 않고 있다. 집권당 몇몇 인사가 제 사람을 심기 위해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것에 대해 ‘정치 근육’이 없는 정홍원 총리가 수수방관한 채 적극적인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아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무조정실과 총리 비서실은 지난 7일부터 고위공무원단 가급인 실장 인사를 네 차례 단행했다. 지난 7일 국정운영·정부업무평가·규제조정·경제조정 실장 등을 임명했고 8일 공보실장, 17일 사회조정실장, 23일 정무실장 등을 발령했다. 정무실장은 새누리당이 추천한 인사가 청와대 인사검증에서 낙마하는 바람에 새로 인선해 지난 23일에야 가까스로 자리를 메웠다. 총리실이 한꺼번에 인사를 하지 못하고, 퍼즐 맞추듯 조금씩 ‘조각 인사’해 빈자리를 덧대고 있다. 그만큼 인사가 수월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민정실장 인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부 관계자는 “민정실장에 대해 인사검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민정실장은 일정상 5월 초쯤에야 임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민정실장 인사가 늦어진 것은 새누리당 내부에서 민정실장 자리를 놓고 벌인 다툼을 제때 수습하지 못한 채 끌어온 탓이다. 집권당의 밥그릇 싸움에 대해 정 총리는 별다른 견해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실장은 현장에서 민심과 국정의 진전 상황, 공무원 활동을 점검·파악하고 총리 지시 사항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국민의 목소리와 하소연을 청취해 총리에게 전달하는 ‘암행어사 역할’을 총괄하는 자리다. 정 총리가 보좌기구인 비서실의 고위직인 정무·민정 실장에 대해서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집권당을 지나치게 의식해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소한 총리가 인사 지연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혀 인사 공백 장기화 사태는 막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국조실에 대해서도 정 총리는 인사에 거의 관여하지 않고, 김동연 총리실장에게 일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총리들은 비서실 인사와 일부 보직에 대해선 자신과 호흡이 맞는 사람을 앉히거나 낙점해 데려오는 예가 일반적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잘못된 인사 관행이나 행태에 대해서도 총리가 나서서 제동을 걸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책임총리제가 바로 서지, 그러지 않으면 자칫 ‘의전 총리’ ‘대독 총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오늘의 눈] 금융사 지배구조 뜯어고친다는데/백민경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금융사 지배구조 뜯어고친다는데/백민경 경제부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최고경영자(CEO), 경영진, 사외이사 상호 간, 그리고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바람직한 역할과 책임 분담이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금융지주회사가 경영진의 권한 강화 수단으로 이용되거나 내부 권력 갈등이 수면 위로 표출되는 등 부정적 모습을 보여온 데 따른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최근 불거진 KB금융지주의 ‘ISS 보고서 사태’ 역시 사외이사·경영진의 파워게임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금융권의 관심은 금융당국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 쏠려 있다. 인사를 포함해 조직 개편, 임금체계 등 개개인의 이해관계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기본적인 바람을 내비친다. 지주회장의 제왕적 권력을 차단하고 사외이사 권한에 제동을 걸 만한 현실적인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거수기 역할로 전락하거나 스스로 권력화하는 등 그간 사외이사 제도는 실패사례로 꼽혀왔다.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는 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를 뽑는 기이한 구조에서 출발한다. 또 사외이사들이 대표이사나 회장의 선출권을 가진 것도 화근이 됐다. 회사 발전과는 무관하게 자신들의 명예 등을 위해 금융지주 사외이사 자리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부패한 그들을 견제하는 기능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우선 사외이사가 회장 후보 등을 추천하는 구조에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의견을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국민연금이나 주주대표, 경영진 등이다. 밀실 권력처럼 제한된 권한이 결국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외부 회사에 의뢰해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소액주주에게 사외이사 후보 추천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논의해 볼 만하다. 또 일부 금융지주 회장들이 휘두르는 제왕적 권력의 핵심인 ‘무기의 급’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계열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인사권을 줄이자는 얘기다. 현재 지주회장이 은행 본부장급까지 인사에 개입할 수 있게 돼 있는데, 규정을 통해 부행장급까지만 관여할 수 있도록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인사 개입을 저지하면 계열사와의 협력구조가 불가능해질 수 있고 지나치게 영향력을 발휘하면 상대적으로 계열사 대표이사의 힘이 떨어져 자율 경영이 어려워지게 되니 적절한 인사권 개입의 선을 찾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권과의 연관성으로만 발을 디디는 낙하산 인사를 막고 내부 인재 등 유능한 CEO가 자리에 오르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소비자들이다. 금융사를 믿고 투자한 소액주주들, 그 금융사에 돈을 맡긴 서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 가뜩이나 저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해외 진출 실적까지 바닥인 마당에 윗분들까지 자리싸움과 권력다툼에만 매진한다면 결과적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그들을 믿고 돈을 내준 고객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white@seoul.co.kr
  • ‘비리 얼룩’ 교육감직 10억짜리 인수위 설치

    내년 6월 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 때부터 당선인의 업무인수를 지원하는 교육감직인수위원회가 설치된다. 교육감이 관장하는 예산과 사무의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대통령직인수위와 같은 기능을 하는 조직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 논란과 함께 교육감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가운데 인수위 설치로 교육감에게 더 권한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공포된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2014년도 동시지방선거부터 교육감 당선인의 인수 업무를 돕는 교육감직인수위 설치가 가능하다. 교육감 당선인은 위원장·부위원장 각 1명과 1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 인수위를 임기 개시일 이후 30일까지 교육청 내에 둘 수 있고, 인수위원을 직접 추천할 수 있다. 교육감직인수위 운영에 따른 비용은 연간 10억원 이내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연이어 불거진 교육감의 비리로 인해 교육감 직선제 폐지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추가적인 권한을 부여한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역 교육장과 학교장, 교육 전문직 등에 대한 무소불위의 인사권이 최근 연달아 불거진 교육감 비리 사건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불법적인 측근 승진 등 인사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은 교육감은 5명에 달한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혁신학교, 2015년까지 1100개교 운영”

    “혁신학교, 2015년까지 1100개교 운영”

    “혁신학교는 지난 정부의 고교 다양화처럼 새로운 유형의 학교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지나친 학업 경쟁에서 벗어난 학생 중심의 교육 등 미래 교육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를 담은 새로운 학교 모델입니다. 경기도 혁신학교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자신합니다.” 2009년 9월 전국에서 가장 먼저 혁신학교 모델을 도입한 김상곤(64) 경기도교육감이 혁신학교의 일반화를 목표로 하는 ‘시즌2’를 시작했다. 김 교육감은 “올해 말까지 400개교, 내년까지 700개교, 2015년까지 1100개교를 혁신학교로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혁신학교는 구상대로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나. -예상보다도 안정되게 모형이 잘 만들어지고 있다. 언론 등에서 혁신학교 주변 부동산 가격이 움직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결국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이 움직인다는 얘기다. →혁신학교는 계속 확대되나. -올해부터 2015년까지를 ‘시즌2’로 정하고 경기도 학교의 70% 수준을 혁신학교로 확대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혁신학교가 195개로 늘어났고, 예비 지정학교도 50개교에 이른다. 지난해부터는 혁신학년제를 운영해 올해 43개교 50개 학년이 ‘창의지성 학년’으로 불리는 혁신학년제로 운영된다. 당장 혁신학교 지정을 원하는 모든 학교를 포함시킬 수 없을 정도다. 중심이 되는 혁신학교와 인근 5~6곳의 일반학교를 묶어 혁신교육 방법을 공유하는 혁신학교 클러스터에 포함되는 학교까지 합치면 691개교나 된다. 올해는 혁신 유치원도 5곳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혁신학교 예산 때문에 다른 교육 이슈들이 뒤로 밀리거나 불평등 지원된다는 비판도 있는데. -초기에는 학교당 평균 1억원을 지원했고 현재는 2000만원 정도씩 줄여가고 있다. 하지만 설령 1억원이 들어간다고 해도 학교 정상화와 미래지향적 교육이 우선이어서 혁신학교에 예산을 배분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해선 안 된다고 본다. 금액 자체도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도교육청 전체 예산 11조원 가운데 교육청이 자체 정책을 수립해서 쓸 수 있는 예산이 4000억원 수준이다. →새 정부에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교육정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말한 것이 학생, 학부모 등 수요자 중심의 교육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수요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교육청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지방교육자치가 제대로 정착되도록 관련 법률과 제도를 조정해야 한다고 본다.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되고 실질적인 의미의 지방교육자치가 시작된 게 2007년이다. 이제 6년밖에 안 됐다. 일반행정 부문에서 지방자치가 발전해 온 것을 참조해 지방자치를 이끌어가는 수장의 권한을 전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법률과 제도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미흡한가. -교육과정에 있어서도 각 시·도의 특성에 맞춰 편성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 자치 시·도 지사와 비교할 때 교육감의 권한은 아직 굉장히 부족하다. 인사에서도 시·도 지사는 4급직까지 인사권을 갖고 있는데 교육감은 5급직까지만 재량이 부여된다. →진로교육, 자유학기제, 입시 단순화 등 현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에 동의하나. -자유학기제가 갖고 있는 취지와 의미에 공감한다.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우리 교육이 개선돼야 한다. 우리 사회에 공고한 학벌주의 등은 한두 가지 고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현 정부가 입시체제를 단순화하겠다고 방향을 잡은 데 동의한다. 그러나 점진적인 단순화로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입시 체제에 있어서는 상당한 정도의 적극적인 변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지방의회 공천 폐지 안행부 공론화 추진

    이르면 6월부터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 논의가 재점화된다. 주민을 위한 지역 현안이 뒷전으로 밀리고 지방의회가 중앙 정치에 휘둘리는 폐단을 막자는 것이 정당공천제 폐지의 취지다. 9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6월 출범 예정인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3100여명의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를 논의하는 공론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안행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론화 의지를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회가 논의 결과를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하는 형식이다. 유정복 장관도 업무보고를 준비하면서 “논란을 두려워해서는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해 이를 강력 추진할 태세다. 안행부는 업무보고에서 지방의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로 지방의회 의장에게 제한적인 인사권을 부여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겸직 금지 강화 ▲불성실 의정 활동에 대한 견제 ▲국외연수 결과 공개 의무화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의회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는 4·24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논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여론에 휩쓸려 현행 공천제도를 무작정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먼저 수렴하고, 무엇보다 지방자치 구성원의 시각에서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행부는 박성효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방분권 및 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기존의 대통령 소속 지방분권촉진위원회와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가 통합되는 6월 이후로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원회에서 공론화가 본격화되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공천제 논란이 다시 첨예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불어 광역의회까지 정당공천제를 폐지할지 등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안행부 고위 관계자는 “지방정치는 중앙정치의 논리와 주장에 예속된 상황”이라며 “지방의회가 지금보다 성숙한 후에 정당공천제의 재도입을 검토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중앙은행 독립성 위협 ‘네가지 멍에’

    중앙은행 독립성 위협 ‘네가지 멍에’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진퇴양난이다. 당·정·청에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를 연일 주문하고 있다. 2003년 한은 부총재를 당연직 금통위원으로 하고 2011년 금융시장 안정 책무를 부여받는 등 한은의 독립성을 높이는 법적 작업이 진행됐으나 현실은 아직이다. 흔들어대는 바깥도 문제지만 한은 내부의 문제점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우선 예전보다 심해진 ‘총재 바라기’다. 김중수 총재는 2010년 취임 이후 파격 인사를 단행해 왔다. 파격은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김 총재의 의도와 달리 인사권을 가진 총재의 일거수일투족만 바라보는 결과도 가져왔다. 그러다 보니 한은의 보고서도 총재가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졌다. 금통위원은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하고 외부 인사가 5명이다. 이 중 4명이 지난해 4월 새로 임명됐다. 모두 당시 임명권자인 이명박 대통령과 직·간접적 인연이 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9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는 최고 전문가들이 수백명의 박사들이 올린 보고서를 가지고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데 우리 금통위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에서 열띤 토론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한은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금통위원들이 대체로 자신의 의견을 차례로 말하고, 한은 집행부와 한두 번 문답만 한다”면서 “솔직히 (이런 풍경을 처음 접한 첫 회의 때는) 적잖이 의외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금리 결정 전에 열리는 각종 점검회의는 물론 비공식적 만남에서도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진다”고 반박했다. 토론이 낯선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징도 있다. 한때 한은에 근무했던 교수는 “중앙은행 자체가 보수적이라 토론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데다 상하관계가 있어 문화가 수직적인 편”이라고 회고했다. 한은은 2010년부터 토론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해마다 상·하반기 간부진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고 있지만 성과는 신통찮다. 시장과의 소통에도 미흡했다. 김 총재가 자주 인용하는 앨런 블라인더(전 미 연준 부의장)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중앙은행의 이론과 실제’에서 금융시장으로부터의 독립도 주문했지만 정책 결정 과정에 개방성을 높여 중앙은행 정책에 대한 시장의 예측력을 높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총재는 어려운 용어를 구사하고 현학적 분석을 한다. 시장은 김 총재가 충분하고 일관된 설명을 제시했다고 보지 않는다. 오 교수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무너지면 중장기적으로 엄청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한은 내부의 개혁과 함께 독립성을 지켜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첫 번째 단추는 금통위 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7명 가운데 4명을 정부가 추천권을 갖고 있는 셈인데 이를 고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통위원들은 추천한 곳의 의중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당에서 의석수에 비례해 추천권을 갖는 방식 등으로 좀 더 균형적인 의견을 담을 수 있는 추천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은 자체의 변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한은은 금리가 높아서 돈을 못 빌리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금리를 동결해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돈이 없다는 기업들이 운영자금이 없는 건지, 한계기업이라 구조조정 대상인 건지 세부 조사가 필요한데 조사 능력과 인력이 있는 한은은 ‘대출행태 서베이’라는 관행적 조사만 진행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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