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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억弗 vs 600억弗… 물고 물리는 관세폭탄

    2000억弗 vs 600억弗… 물고 물리는 관세폭탄

    ‘벼랑 끝’ 미·중 무역전쟁 한 달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한 달째로 접어들면서 ‘화해’보다는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6일 미국이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 폭탄을 부과하면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두 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미국은 2000억 달러 규모 ‘관세 폭탄’ 카드를 흔들면서 중국을 강하게 위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오는 11월 전에 중국의 항복을 받아내면서 기세등등하게 중간선거에 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중국은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예고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미국의 일방적 보호무역주의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면서 외국인의 투자 문턱을 낮추는 등 시장개방 정책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관세로 오바마 정권 부채 갚아 나갈 것 ” 미·중이 서로에게 강력한 무역 보복을 이어 가고 있지만 물밑으로는 협상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누구의 예상보다도 훨씬 잘 작동하고 있다”면서 “중국 증시는 지난 4개월간 27% 빠졌고 그들은 우리와 대화하고 있다”며 ‘협상 중’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1일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율을 10%에서 25%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확인했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무역대표부(USTR)에 관세율 인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가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기존의 10% 관세 부과 안이 너무 약하다며 반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2일 폭스뉴스에서 “대중국 제품의 관세 적용(10%→25%)은 충동적인 결정이 아니라 신중히 생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수장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3일 관세뿐 아니라 환율 등 총공세를 예고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폭스뉴스에서 중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거칠게 몰아붙이는 이유는 ‘4.1’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년 만에 최고 수준인 4.1%를 기록한 것이다.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 경제 상황이 무역전쟁의 피해를 완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트위터에 “관세 덕분에 감세 정책을 펼치는 동시에 버락 오바마 전 정권 8년 동안 약 21조까지 불어난 부채를 갚아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는 다양한 대(對)중국 공격 카드가 있다. 가장 손쉽게는 아직도 2500억 달러 이상의 관세 폭탄 카드가 남아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의 대중국 수입 규모는 5056억 달러다. 500억 달러와 2000억 달러 관세 폭탄 카드를 쓰고도 아직 2500억 달러 이상의 ‘총알’이 남아 있다. 반면 미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1304억 달러였다. 따라서 미국이 중국제품에 2000억 달러 관세 폭탄을 던지면 중국으로서는 최대치인 1304억 달러 규모로 맞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같은 규모로 보복에 나섰지만 이제부터는 맞대응할 수 없는 셈이다. 여기에 ‘환율 조작국’ 지정이라는 ‘비장의 카드’도 있다. 중국도 지난 3일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관세 폭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5일 상반기 무역통계를 발표하고 수출입 총계가 14조 1200억 위안(약 2310조원)으로 전년보다 7.8% 포인트 늘었으며 특히 미국과의 무역 규모도 5.2% 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쟁 끝나려면 美 경기 후퇴·中 양보뿐” 중국은 제2의 개혁개방을 무역전쟁 돌파구로 마련했다. 통화정책도 충분한 유동성 확보로 돌아섰다. 인구대국 중국은 세계 최대 내수시장을 갖고 있고 경제의 대외의존 비율도 30% 수준이다. 중국 내 중산층의 성장으로 내수가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오는 11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제1회 국제수입박람회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까지 홍보에 나선 국가 행사다. 이 박람회 현장에서 중국은 세계만방에 개방 의지를 재천명하고 미국의 보호무역과 대비되는 ‘자유무역의 수호자’라는 이미지 선전에 나설 예정이다. 워싱턴의 한 통상전문가는 “미국의 경기가 호조를 이어 간다면 미국은 중국에 절대 양보하지 않고 ‘맹공’을 퍼부을 것”이라면서 “무역전쟁이 끝나려면 중국의 전격적 양보나 미국의 경기 후퇴, 두 가지 변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무기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공격에 나선 미국, 코너에 몰린 듯 보이지만 강한 결집력과 집중력으로 어마어마한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중국의 힘겨루기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ARF서 미·중은 남중국해로 충돌, 북·일은 짧은 접촉 신경전

    ARF서 미·중은 남중국해로 충돌, 북·일은 짧은 접촉 신경전

    ▲ 중국의 왕의 외교부장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남중국해 관련 미국을 비난하는 연설하고 있는 왕의 중국 외교부장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국제회의에서 또 으르렁댔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3(한국, 중국, 일본)’,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등에서 두 나라는 지난 4일 면전에서 갈등의 책임을 떠넘기면서 상대방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서 중국을 지목하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관련 발언을 했다.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등 모두 18개국이 참여한 ‘아세안+3’, EAS 외교장관회의 등에서는 남중국해와 북핵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폼페이오 장관 발언 당시 회의장에 있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곧바로 “남중국해 지역 정세를 어지럽히는 것은 미국”이라며 곧바로 반박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왕 부장은 더 나아가 “미국은 군사훈련을 하고, 정찰을 한다. 미국이 이쪽 질서를 어지럽히는 나라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남중국해 관련 발언을 하고서는 곧바로 회의장을 빠져나갔으며, 폼페이오 장관을 수행하던 미 대표단 고위관계자만 회의장에 남아 왕 부장의 발언을 들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남중국해 등의 안전보장 분야 협력 지원을 위해 새로 3억 달러(약 3384억원)를 출연할 방침을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확충 등을 지원할 목적으로 1억 1300만 달러의 기금을 마련하고 이를 차차 확대하겠다고 언명했다. 미국은 경제뿐만 아니라 안전보장 면에서도 대두하는 중국을 견제해 역내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금 지원 대상으로 동남아 등에서 해양안보 강화, 인도지원과 평화유지 구축, 국경을 넘어선 범죄에 대한 대책 등을 거론했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뿐 아니라 무역전쟁 등에 대해서도 서로 대립각을 세우며 노골적으로 견제를 가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 수입제품에 고율의 추가관세를 부과하는데 대해 무역 보호주의라며 비판하고 이번 국제회의를 계기로 서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은 특히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아세안 회원국과 영유권을 다투는 남중국해 문제에서는 미국을 ‘역외국’으로 구분해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등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가속하려면 ‘외부의 방해를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못박기도 했다. 왕 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역외국 주로 미국이 남중국해 군사화의 최대 추진자”라고 성토하며 ‘항행의 자유’ 작전 일환으로 남중국해에 군함과 군용기를 파견하는 미국을 지목해 질타했다. 반면 중국은 아세안과의 양자 외무장관 회의에서 남중국해에서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행동규칙(COC)’의 초안에 일단 합의했다. 앞으로 협상으로 타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에 왕 부장은 “중대한 진전이다. 중국과 아세안 각국은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을 지킬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유화 자세를 연출했다. 왕 부장은 특히 “외부(미국)의 교란이 없는 경우 이는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미국에 대한 겨냥을 잊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간하는 환구시보는 4일자 사설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싱가포르에 오기 전 인도·태평양 지역에 1억 13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 “부단히 확대하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대응하려는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이 같은 구상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제창한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항하는 것으로 간주하면서 발끈한 것이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미국과 아세안 간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대북 제재 이행과 남중국해 질서 준수를 통해 함께 역내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자고 말했다. 양측이 지난 40년간 이어진 전략적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안보와 관련해 우리는 아세안이 남중국해 내 법의 규칙을 지지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엄격히 이행하며 역내 평화와 안정 증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싱가포르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던 북한과 일본 외교수장도 만남의 수준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전날 싱가포르에서 일본 기자들에게 “우리들도 양자 회담의 횟수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만남을) 넣지 않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고노 외무상과 리 외무상이 지난 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환영 만찬 중 잠깐 만남을 가진 데 대해 북한 대표단 관계자가 “7개국과 회담을 했고 일본과는 접촉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양측은 지난 3일 저녁 만찬장 밖의 대기실에서 선 채로 악수를 나누고 잠깐 동안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는 고노 외무상이 리 외무상에게 말을 걸면서 시작됐다. 당시 대기실에는 다른 나라의 외교장관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 등은 4일 두 외교수장이 만난 자리에서 고노 외무상이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 총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북·일 정상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北김정은, 한밤중 시범운행 버스 탑승…“잘 만들었다” 흡족

    北김정은, 한밤중 시범운행 버스 탑승…“잘 만들었다” 흡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산용 새 모델의 트롤리버스와 전차를 직접 타보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국내 시찰은 지난달 26일 강원도 송도원종합식료공장과 원산영예군인가방공장을 시찰한 지 열흘 만으로, 김정은 위원장은 평안북도와 함경북도, 강원도에 이어 평양에서 주민생활 향상을 위한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먼저 평양무궤도전차(트롤리버스)공장에 둘러 새 모델의 트롤리버스를 보고 “전차의 질이 월등하게 개선됐다. 손색없이 잘 만들었다”고 흡족한 평가를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어 송산궤도전차사업소를 찾아 새로 만든 궤도전차를 살펴보고 대부분의 부속품을 국산화한 데 대해 만족하며 감사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이날 밤 시범운전 한 새 모델의 트롤리버스와 전차를 직접 탑승하고 “인민들이 낡아빠진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며 불편을 느끼도록 하고 거리에는 택시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볼 때마다 늘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제는 전망이 보인다, 정말 만족하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시찰에는 최룡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황병서·조용원 등이 동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 판결의 보폭만큼… 역사는 앞으로 나아갔다

    그 판결의 보폭만큼… 역사는 앞으로 나아갔다

    재판으로 본 세계사/박형남 지음/휴머니스트/408쪽/2만원1894년 프랑스 파리 주재 독일대사관 쓰레기통에서 군사 기밀이 담긴 명세서 한 장이 발견된다. 서명자로 ‘무뢰한 D’가 적혀 있어 포병 대위 드레퓌스가 스파이로 몰린다. 그의 필적과 명세서의 필적이 닮지 않았음에도 군부는 그를 범인으로 몰아간다. 그해 12월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한다. 그러나 이후 실제 범인이 보병대 소령 에스트라지라는 사실이 알려진다. 1898년 1월 소설가 에밀 졸라가 신문 ‘로로르’에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형식의 ‘나는 고발한다´를 내며 분위기가 급변한다. 유죄로 확정됐던 사건은 결국 1900년 11월 재심을 거쳐 1906년 무죄로 돌아선다. 드레퓌스가 스파이냐 아니냐를 두고 프랑스가 둘로 나뉜 채 12년 동안 대립한, 이른바 ‘드레퓌스 재판’이다. 이 재판은 프랑스가 봉건 잔재를 떨쳐버리고 20세기 초 공화주의적 민주 사회로 나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관용을 뜻하는 ‘톨레랑스’라든가 사회 참여에 나서는 학자를 뜻하는 ‘지식인’이란 개념도 이때 생겨났다.시대의 변곡점에는 언제나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옳고 그르냐를 따진 재판이 있었다. 신간 ‘재판으로 본 세계사´는 이런 재판들을 다룬다. 30년간 재판을 해 온 서울고등법원 박형남 부장판사가 고대 아테네부터 현대 미국까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15개 재판을 가려 뽑았다. 정치적(카틸리나 재판, 찰스 1세 재판, 마버리 재판), 경제적(로크너 재판), 사회적(소크라테스 재판, 드레퓌스 재판, 아이히만 재판, 미란다 재판), 문화적(드레드 스콧 재판, 브라운 재판), 종교적(토머스 모어 재판, 갈릴레오 갈릴레이 재판, 세일럼의 마녀재판), 젠더적(마르탱 게르 재판, 팽크허스트 재판) 갈등과 분쟁을 두루 다룬다. 재판의 시작, 당시 사회 상황, 이후의 결과 등이 어떠했는지를 쉽게 풀어 썼다. 재판에 얽힌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연스레 우리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예컨대 1991년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은 ‘드레퓌스 재판’과 많이 닮았다. 대학생 강경대씨가 시위 도중 사망하자 격분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김기설씨의 분신자살이 이어졌는데,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는 유서 대필과 자살 방조 혐의로 김씨의 선배 강기훈씨를 기소한다. 재판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필적 감정 결과를 근거로 1992년 강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다. 강씨는 2007년 재심을 청구했고, 2015년 무죄가 선고되면서 1심 선고 이후 23년 만에 진실이 바로 섰다.최고 권력자를 처단한 ‘찰스 1세 재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떠올리게 한다. 이 재판은 국가의 최고 권력이 왕에게 있는가, 국가와 인민에게 있는가를 묻는 주권의 문제를 다룬다.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우리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다시금 확인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은 특히 최근 논란이 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계엄령 문건과 맞물려 사법부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지난해 3월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를 기각했다면 어땠을까. 군대가 무력으로 반발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잠재우려 준비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섬뜩하다. 이 밖에 노동자의 최대 노동시간을 법으로 규제하는 법을 다룬 1905년 ‘로크너 재판’도 지금 상황에서 곱씹어볼 만하다. 이 재판은 뉴욕주 의회가 제과점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주당 60시간, 하루 10시간으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하면 업주를 형사처벌하는 ‘제과점법’을 미국 연방 대법원이 1905년 위헌 결정하면서 논란을 불렀다. 당시 대법원은 노동자보다 업주의 손을 들어줬지만, 판결이 내려지고 나서 40여년 후인 1938년 미국은 하루 8시간, 주 40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제한했다. 재판 당시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눈감고 기업가의 이익을 옹호해선 안 된다”는 소수의견을 낸 홈스 대법관의 지적은 지금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돌이켜보면 역사는 사회적 대립과 갈등이 집약될 때, 혹은 그런 갈등이 폭발한 이후 크게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사법부가 올바르지 못한 결정을 내리기도 하지만, 역사라는 큰 흐름은 과거 잘못된 판단을 바꾸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역사는 꾸준히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중요 재판 사례로 다시금 깨닫는다. 앞선 대통령 시절, 이런 흐름을 거스르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협잡과 공작을 일삼았던 법원행정처가 누구보다 이 책을 먼저 읽어야 할 것 같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밀고 ‘장려하는’ 중국 사회/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밀고 ‘장려하는’ 중국 사회/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중난(中南)재경정법대 디쥐훙(翟橘紅) 교수는 얼마 전 해직과 함께 당적 박탈 통지를 받았다. 수업 도중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주석직 임기 폐지를 비판한 사실을 학생이 당국에 밀고한 것이다. 베이징건축대 쉬촨칭(許傳靑) 교수는 학생들의 떠들썩한 수업 태도를 나무라며 일본이 중국보다 우수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가 학생이 고자질하는 바람에 행정처분을 받았다. 푸젠(福建)성 샤먼(廈門)대 유성둥(尤盛東) 교수 역시 잘못된 정치적 발언을 했다고 학생이 몰래 일러바쳐 해고당했다.중국 국가안전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이스라엘 중앙공안정보기관(모사드)과 함께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으로 꼽힌다. 그런 안전부가 석 달 전에 “익명의 밀고를 장려한다”고 밝히며 ‘밀고 사이트’를 개설한 뒤 포상금 지급 약속까지 내걸었다는 소식이다. 학생의 밀고만으로도 부족한지 정부까지 나서서 이를 부추기는 형국이다. 중국 밀고의 역사는 유구하다. 사마천(司馬遷)은 역사상 최초의 밀고자로 3100년 전 상(商)나라 주왕(紂王) 때 제후 숭후호(崇侯虎)를 꼽았다. “주왕은 자신의 말을 거역한다는 이유로 후궁과 삼공인 구후(九侯), 악후(?侯)를 무참히 살해했다. 삼공 중 한 명인 서백창(西伯昌)이 이 소식을 듣고 개탄했다는 말을 전해들은 숭후호는 주왕에게 이를 고변했다. 주왕은 서백창을 7년 동안 감옥에 가뒀다.” ‘사기’(史記)에 나온다. 가장 기승을 부린 시기는 명나라 시대다. 쿠데타로 황제에 오른 영락제(永樂帝)는 환관들로 비밀정보기관 ‘동창’(東廠)을 꾸렸다. 주요 임무는 남몰래 밀고를 부채질해 정적 세력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숙청하는 일이다. 죄의 유무와 상관없이 동창에 끌려갔던 사람들은 죄다 혹독한 고문에 시달려 몸이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동창 우두머리 위충현(魏忠賢)은 황제마저 꼭두각시로 만들고 국정을 농단해 명나라를 멸망의 길로 재촉했다. 현대 들어서도 횡행한다. 문화혁명(1966~1976) 시기가 절정을 이룬다. 밀고를 통해 수많은 혁명가와 학자, 민주 인사들을 ‘인민의 적’으로 내몰아 공격했다. 마오쩌둥(毛澤東)은 멋모르는 어린 홍위병에게 ‘반란은 정당하다’(造反有理)고 선동해 이들 인민의 적에게 치욕을 안기고 학대와 고문을 자행했다. 밀고가 수천 년간 중국의 영혼과 육체를 좀먹은 셈이다. 하지만 다행히 “밀고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중국 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인민대 우샤오추(吳曉求) 교수는 “인생에서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 있다”며 “거짓말하지 말고 밀고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샤먼대 재학생들은 “악랄한 밀고로 존경받는 유성둥 교수를 해고하는 것은 우리들에게 커다란 손실”이라며 해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밀고가 나쁜 것은 무엇보다 인간성을 황폐화한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스승이나 친인척·친구를 밀고하는 일은 가까운 사람들조차 믿지 못하도록 불신을 조장해 사회 전체를 송두리째 무너뜨린다. 밀고는 건강한 사회 풍토를 갉아먹는 암 덩어리 같은 존재다. khkim@seoul.co.kr
  • 납치 대비? 제2의 이방카 만들기?… 시진핑 외동딸 첫 해외순방 동행

    납치 대비? 제2의 이방카 만들기?… 시진핑 외동딸 첫 해외순방 동행

    習 “특별히 유의” 출발 3일전 결정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달 19~29일 최장기간 해외순방에 외동딸 시밍쩌(習明澤·26)가 처음으로 동반한 게 알려져 추측이 무성하다.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는 1일 시 주석의 결정으로 아랍·아프리카의 모든 순방 일정에 시밍쩌가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시밍쩌는 성인 시절 사진이나 활동이 전혀 공개된 적이 없다.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에서도 그녀에 대한 자료는 모두 차단돼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의 웨이보 공식계정인 ‘학습소조’의 인터넷 활동에 참여하거나 아버지에게 정치적 조언을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에서 유학한 시밍쩌가 시 주석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서방 언론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국민가수였던 펑리위안(彭麗媛) 여사 사이의 유일한 자녀인 시밍쩌까지 포함해 시 주석의 전 가족이 해외 순방에 나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시 주석은 시밍쩌의 참여를 ‘특별히 유의’하란 표현과 함께 출발 3일 전에 직접 결정해 당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RFI는 시밍쩌의 동반 이유가 미국과의 무역전쟁 격화로 시진핑 체제에 대한 비판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납치와 같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자천타천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란 기대도 제기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의 활약상을 벤치마킹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방카는 최근 중국에도 진출한 패션 사업을 중단하고 백악관 보좌관 활동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판타지 소설 대신 공산당 역사 쓰는 중국 인터넷 작가들

    판타지 소설 대신 공산당 역사 쓰는 중국 인터넷 작가들

    꿈과 환상으로 가득찼던 인터넷 문학마저 중국에서는 공산당의 상징인 홍색으로 물들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31일 인터넷 소설 작가들도 판타지 소설 대신 전통 문학 작가처럼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에 대한 글을 쓴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작가들은 주로 상상력에 기반해 현실과 동떨어진 글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에서는 국가의 정치 경제적 성취를 보여주는 창작 활동의 비중이 늘고 있다. 중국에서 인터넷 문학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는데 지난해 기준 인터넷 문학 독자는 3억 7800만명에 이르고 전 장르의 작품 숫자는 1646만편에 달했다. 인터넷 작가 규모는 14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인터넷 문학의 영향력이 늘어나자 중국 작가협회는 포럼을 열어 작가들이 개혁개방이나 빈곤탈출 현장, 공산당 유적지 등을 취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선하고 있다.  상하이 작가협회 사무차장인 쉐수는 “많은 인터넷 문학 작가들이 세상과 인류를 구하는 영웅을 창작했지만 공산당의 홍색 역사에도 본질적으로 같은 영웅들이 있다”고 말했다.  쉐수는 현재 개혁개방 이후 40년간 궁벽한 어촌에서 세계적인 대도시가 된 선전의 개발을 담은 소설을 쓰고 있다. 소설 속에는 중국의 평범한 인민들이 분투하는 과정을 담을 계획이다. 그는 광대하고 힘세다는 의미를 담은 ‘하오당’이란 제목의 소설을 쓰기 위해 3년 전부터 매년 여러 차례 선전을 여행하고 한때 직접 거주하기도 했다. 쉐수는 “예전에 썼던 작품에 비해 새 소설은 역사적인 인물을 그리기 때문에 훨씬 도전적인 작업”이라며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이야기를 재밌게 쓰면서도 시대상을 담아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인터넷 작가인 왕펑은 그 동안 시간여행과 전쟁에 관한 소설을 썼지만 최근에는 빈곤탈출에 성공한 중국 농촌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농촌의 대학생이 고난에도 불구하고 고향에서 사업을 시작해 결국 지역주민들이 부자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그의 새로운 작품 내용이다. 지난 5월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인터넷 문학 컨퍼런스에서 왕은 “농촌의 빈곤탈출에 대한 소설을 쓰기 위해 직접 빈곤마을에 찾아갔다”며 “취재 여행을 가기 전에 모든 캐릭터와 줄거리를 상상을 통해 완성했으며 직접 목격한 현실이 마지막 완성작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색 문학은 이전에 썼던 인터넷 문학과 달리 훨씬 깊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덧붙였다.  쉐수는 “모든 공산주의자들은 인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로 젊은이들이 이상을 쫓으며 고군분투하는 로맨틱한 이야기가 홍색 문학”이라며 “공산주의자들의 이상이 실현되기 전에는 그들은 모두 돈키호테”라며 홍색 문학의 장점에 대해서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글로벌 In&Out] 서울에서 택시 탈 때/저우위보 인민망 한국지사 대표

    [글로벌 In&Out] 서울에서 택시 탈 때/저우위보 인민망 한국지사 대표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비핵화와 한반도의 긴장 완화 등 요즘은 한반도에 제법 큰 화두들이 거론된다. 역사의 큰 흐름 앞에 나아갈 방향을 두고 고민하고 노력하는 한반도의 국민을 지켜보면서 응원 반, 걱정 반으로 심정이 착잡하다. 하지만 오늘은 한반도에 10년 넘게 사는 외국인으로서 거룩한 이야기보다 작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베이징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경험이 있는 필자는 서울의 대중교통이 잘 구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필자의 70세 아버지도 지도를 보고 지하철을 탈 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지하철이 편리하지만, 가끔 급할 때 택시를 타는 경우도 있다. 물론 대부분은 친절한 서비스를 받지만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도 몇 번 있다. 우선 서울에서 택시 잡을 때 외국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는 정확한 방향에서 잡고 있느냐이다. 외국인이다 보니 갈 목적지만 알고 정확하게 길의 어느 편에 서서 택시를 잡아야 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만약 다른 방향에서 택시를 잡으면 으레 택시 기사로부터 “반대 방향에서 잡아야지 왜 여기서 잡았느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그때의 심정은 참으로 참담할 수밖에 없다. 맨 처음에 그런 경우를 당했을 때 이해가 안 돼서 아는 한국 지인에게 물어봤더니 한국의 택시 기사들은 대부분 유턴을 하기 싫어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사실은 이해가 잘 안 가는 대목이다. 택시는 서비스 업종인데 손님이 가는 방향에서 잡든 반대 방향에서 잡든 무슨 상관있느냐고 생각한다. 그리고 설령 유턴을 하는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손님이 그 부분에 대한 요금을 내지 않는 것도 아닌데 그것을 빌미로 손님에게 불평하는 것은 예의가 아닐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광경이라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남자 손님이 똑같은 행동을 했을 때 보통 핀잔을 듣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있어 필자의 심정을 더더욱 안타깝게 만든다. 서울의 택시를 이용할 때 또 하나의 불편한 점은 골목길이나 아파트 단지에 잘 들어가려 하지 않는 것이다. 평소에는 괜찮지만, 비가 오는 등 악천후일 때, 혹은 아이나 어르신들을 모시고 다닐 때, 아니면 본인이 아플 때 택시 기사의 눈치를 봐 가며 ‘들어가 주십사’하고 부탁을 해야 한다. 정말 난감하고 불편하다. 필자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는 1000가구 이상이어서 입구도 여러 개다. 어느 날 아침 급하게 카카오택시를 불러 강남으로 가야 하는 상황인데 입구를 잘못 찾아온 택시 기사를 다른 입구로 오라고 했더니 번거롭다며 전화 끊고 그냥 가 버렸다. 황당한 나머지 필자는 다시 앱을 통해 다른 택시를 불렀지만, 그때 느낀 그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또한, 서울에서 택시를 타 보면 종종 머리가 희끗희끗한 운전사들과 마주치는 경우가 많다. 2~3년 전 필자는 연세가 아주 많아 보인 할아버지에게 물어봤더니 광복 후 서울의 첫 택시를 몰아 봤고, 택시 운전경력만 50년이 넘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편으로 택시 운송 업계의 원로라니 존경스럽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심 안전한가에 대한 걱정도 앞섰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나이가 많이 들면 육체와 정신의 활동 능력이 대폭 저하되기 마련인데 복잡한 서울 시내 교통상황에 과연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 특히 택시운송업은 운전사 본인뿐만 아니라 손님의 생명과 안전까지 책임져야 하므로 고령 택시 운전사에 대한 관리와 규제가 절실하다고 본다. 중국 속담에 ‘애정이 깊기에 꾸지람도 매섭다’(愛之深,責之切)는 말이 있다. 서울에서 10년 유학과 직장 생활을 보낸 필자는 서울이 더욱 살기 좋은 국제화 대도시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 “南 한계 탈출·北 경제 발전… 패션 경협은 윈윈”

    “南 한계 탈출·北 경제 발전… 패션 경협은 윈윈”

    南 아웃소싱·관리 정체… 돌파구 필요 노후한 北 패션봉제단지 현대화 구상 패션테크 지원·기술자 교육 등도 고려“남북 패션 경협을 통해 우리 패션 업계를 살리고 북한 경제도 살리는 ‘윈윈’ 전략을 추진하겠습니다.” 주상호(62) 한국패션산업연구원장은 3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조건 퍼주는 것이 아니라 북한도 발전시키면서 우리 업체들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제품들을 만들어 보자는 차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주 원장은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눈여겨본 뒤 지난 5월 연구원 내에 ‘남북경협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정체된 패션 업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업계의 남북 경협이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 원장은 1981년 ㈜쌍방울에 입사한 뒤 한국의류산업협회와 한국패션협회 상무이사를 거쳐 올해 1월 한국패션산업연구원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연구원의 역할과 관련, “업계 의견을 모아서 정부 정책에 반영하거나, 정부 지원 사업들을 수행하기 위한 합법적인 로비스트 활동을 해야 한다”면서 “업계 요구 사항을 정부 정책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특히 “우리 패션 업계가 디자인뿐 아니라 상품기획(MD)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업체들이 아웃소싱과 관리 등에서 한계에 와 있어 더이상 효율성을 강구할 방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주 원장이 북한에 눈을 돌린 것도 패션 산업 발전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 때문이다. 주 원장은 북한의 패션봉제단지를 현대화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남북 경협이 제대로 추진되면 위기에 직면한 패션 산업이 회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북한과 남한의 패션 산업의 간극은 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에는 86개 섬유기업과 251개 봉제기업이 있다. 봉제단지는 평양, 신의주, 개성, 함흥, 원산 등에 있다. 섬유기업은 한국의 1970년대 기술 수준이고, 봉제기업은 1980~1990년대 수준으로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장은 “남한은 패션 감각이 전 세계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지만, 북한은 주로 교복이나 인민복 등 단일 아이템 위주로 개인 취향이 반영된 패션이 나오지는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주 원장은 유엔의 대북 제재 해제를 대비해 남북 경협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그는 “북한의 어느 지역에 공장이 있고, 봉제기계와 인력이 얼마나 있는지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북한 지역에 거점별로 패션테크 지원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 방안을 시범 실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경협 TF를 통해 북한 기존 공장의 현대화에 도움을 주고, 북한 기술자들에게 봉제 교육을 실시해 남한 패션 업체들이 주문을 주면 북한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北매체, 평양 대동강변 일식집 연일 선전…김정은이 붙인 이름은

    北매체, 평양 대동강변 일식집 연일 선전…김정은이 붙인 이름은

    北, 대동강변 해물식당 선전김정은, 평소 日食 매우 즐겨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평양에서 ‘초밥집’ 등 운영북한이 평양 대동강변에 개점한 해물·일식(日食)류 식당에 대해 연일 선전하고 있다. 평양 내 고소득자들과 해외 관광객들의 소비를 촉진해 국고를 채우려는 의도로 읽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달 이곳을 찾아 “옥류관과 같이 평양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인민봉사기지가 태어났다”며 “근로자들이 가족과 함께 와서 식사도 하고 세계 여러 나라 음식들도 맛보게 하며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손님들에게도 봉사하라“고 지시했다.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대동강변 수산물식당과 관련 사진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수도의 풍치 수려한 대동강변에 현대미를 자랑하며 멋들어지게 일떠선(일어선)” 식당이라면서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형상하여 특색있게 건설된 식당 1층에는 철갑상어, 룡정어, 연어, 칠색송어를 비롯한 고급어족들과 조개류, 자라들이 욱실거리는 실내 못과 낚시터 등이 꾸려져 있다”고 소개했다.이어 2층과 3층에는 “대중 식사실과 가족 식사실, 민족요리식사실, 초밥 식사실을 비롯한 다양한 형식의 식사실들과 수산물가공품들을 판매하는 매장들이 편리하게 갖춰졌다”고 했다. 이곳은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초 리설주 여사와 함께 다녀가기도 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식당 이름을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으로 지어줬다고 전했다.최근 들어 북한은 철갑상어를 비롯해 해산물의 적극적 소비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 군부대들을 주축으로 가리비, 연어, 자라, 철갑상어 등 해산물과 관련된 양식장을 도처에 신축해 외화벌이에 나섰다. 김 위원장도 이들 양식장을 꾸준히 시찰하며 독려하고, 북한 매체들은 북한 내 수산물, 어로, 양식 등에서 성과가 날 때마다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선전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해양 자원을 이용한 소득 증대와 사업 확장이 평소 일식을 즐긴 데서 비롯됐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실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일식 요리사로 불리는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는 김 위원장이 초밥 등을 매우 좋아한다고 자신의 책에 소개했다. 현재 그는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평양에 초밥집을 운영하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 13회] “인민군 치하에서 지옥 같은 삶… 학생선도·치안확보 등 호국 활동”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 13회] “인민군 치하에서 지옥 같은 삶… 학생선도·치안확보 등 호국 활동”

    6·25 한국전쟁 당시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이경종(85) 씨는 6·25 전쟁에 자원입대하기 위해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500㎞를 매일 25㎞씩 20일간 걸어갔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도착했으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불허됐다. 결국 실종 군인의 군번을 부여받아 편법으로 입대했고 4년 동안 참전한 후 1954년 12월 5일 만기 제대했다. 1996년 7월 15일 이경종 씨는 큰아들 이규원 치과 원장과 함께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하 6·25 편찬위)를 창립해 198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신봉순 대위)의 육성을 녹음하고, 흑백 참전 사진과 참전 관련 공문 등을 수집해 인천 중구 용동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오른쪽 사진)을 세웠다. 6·25 편찬위(위원장 이규원 치과 원장)는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한 인천 학생 약 2500명과 참전 스승의 애국심을 기억하고, 전사한 인천 학생 208명과 스승 1명(심선택·1926년 10월 25일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하고 해병 소위로 참전하여 1950년 11월 12일 24세 때 전사)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를 시리즈로 본지에 기고한다. 편집자 주한영희는 1934년 10월 20일 인천 답동 5번지에서 태어나서, 인천서림국교를 졸업하고, 인천여자상업중학교 3학년 때 인천학도의용대 용동분대 대원으로 호국(護國)활동을 하다가, 후발대를 따라서 1950년 12월 24일 원저호를 타고 인천항을 출발하여 부산항에 도착하여 부산육군통신학교에서 신봉순 교육대장의 보살핌으로 5개월 머무르다가 1951년 5월 인천으로 귀향하였다. ■한영희 인터뷰 일시 1998년 10월 2일 장소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편집실 대담 한영희 이경종(6·25 참전사 편찬위원) 이규원 치과 원장(이경종 큰아들) 6·25 사변의 발발과 지옥 같았던 인공 치하 인천여자상업중학교 3학년 때 6·25전쟁을 맞은 나는 북한 인민군(人民軍) 치하에서 지옥 같은 삶을 겪었다. 9·15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우익학생 이계송(고려대 2학년생)의 주도로 인천학도의용대가 생겨나서, 우리 동네에 조직되어 있는 용동 분대에 가입하여 호국활동(학생선도, 치안확보, 피난민 안내 등)을 하였다. 당시 용동 분대장은 인천동산중 6학년 신현기였고, 감찰부장은 인천공업중 5학년 최기준이었다. 대원으로는 인천해성중 3학년 한세창이 기억난다. 1950년 12월 18일 인천학도의용대의 남하 압록강까지 북진했던 국군과 UN군이 갑작스런 중공군의 참전으로 인하여 후퇴를 거듭하여 1950년 12월 중순이 되었을 때 인천학도의용대가 남쪽으로 내려간다는 소문이 있었다. 인천학도의용대가 남하하기로 결정되었으니 남하 집결 장소인 인천축현국교로 1950년 12월 18일 날 모두들 모이라는 전갈이 왔다. 1950년 12월 18일 인천축현국교에 가보니 인천학도의용대 대원 약 3000명이 모여서 남하하기 시작하였다. 많은 인천학도의용대 여학생 대원들이 남학생 대원들과 같이 따라간다고 말하면서 가는 것을 봤지만 나는 따라가지는 않았다.1950년 12월 24일 배(윈저호)를 타고 남하 남자 대원들을 배웅하고 집에 돌아와 며칠 있으려니까 이번에는 인천상업중학교 밴드부와 여학생들이 인천항에서 윈저호라는 배를 타고 부산을 향하여 후발대로 남하하는데 나에게 같이 남하하자고 나오라는 연락이 왔다. 그때 나는 남하 할 준비를 하고 인천항에 나가 인천상업중학교 밴드부와 여학생들과 같이 배에 올라탔다. 이후 서해 바다를 거쳐 남해를 지나 부산항에 도착하여 부산극장 옆에 있는 가마니 공장 창고에 들어가게 되었다. 추운 겨울 가마니 창고 안에서 가마니를 바닥에 한 장을 깔고 한 장은 덮고 자면서 지냈다. 그렇게 며칠 지나려니까 이번에는 부산육군통신학교로 우리 인천학도의용대 여학생 대원들을 보내는 것이었다. 당시 부산육군통신학교에는 우리들보다 먼저 내려와 자원입대한 인천학도의용대 대원들이 육군통신학교에서 통신병 교육을 받고 있을 때였으며 그때 우리 여학생 대원들은 육군통신학교 옆의 농림부 관사에서 지내게 되었다. 사실 그때 부산까지 내려온 여학생들은 딱히 머물 곳이 없었는데, 마침 다행히도 부산육군통신학교에 신봉순 교육대장님이 계셨었다. 아직도 잊지 못하는 신봉순 선생님의 도움 그때 부산육군통신학교에 있었던 신봉순 대위님은 8·15 해방 후 공립인천상업중학교에서 과학 선생님을 하시다가 뜻하신 바 있어 교직을 사직하시고 육사 8기로 임관하여 그때 마침 부산육군통신학교에서 교육대장으로 근무 중이셨다. 그런 인연으로 오갈 데 없었던 인천학도의용대 여학생 대원들의 숙식을 해결해 주신 잊지 못할 선생님이셨다. 5개월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다 나와 이인숙(인천여중 1학년), 전전숙(박문여중 2학년), 박경순(박문여중 4학년), 이은영(인천여중 3학년) 등 5명은 인천항에서 원저호를 함께 타고 부산항에 도착하여 부산육군통신학교에서 같이 행동했던 여학생들이었다. 당시 우리들이 숙소로 쓰던 방은 부산육군통신학교 장교 침실 일부로 칸을 만들어 주어 그곳에서 지냈으며 여자들이 입는 군복과 담요로 만든 자주색 잠옷도 보급 해 주어 우리 인천학도의용대 여학생들은 비교적 편하게 지냈다. 그리고 식사 시간이 되면 장교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다. 이후 군산 헌병대에 근무하고 있었던 아버지로부터 인천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연락이 왔다. 나는 여러 여학생과 같이 고철을 실어 나르는 한양호라는 배를 부산항에서 타고 인천으로 왔다. 그때가 1951년 5월 말쯤이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슬픈 일 1951년 2월 부산육군통신학교 옆 농림부 관사에 머무를 때 있었던 일이었다. 3년 선배 언니가 간호장교 시험을 치를 때 나도 그 간호장교 시험을 치러서 합격하였다. 그때 사정으로 내가 가지를 못 하고 박문여자중학교에 다니는 박경순이 나 대신 간 일이 있었는데, 나중에 철원 전쟁터에서 포위되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많은 죽음이 항상 곁에서 발생했던 어두운 시대였는데, 가까운 친구의 죽음은 세월이 48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 아프다. 자원입대하여 전사한 친구들 인천학도의용대 용동분대에서 같이 활동하였던 학생들이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 후 참전하여 몇 명이 전사했다고 하는데, 그때도 많이 슬펐고,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흐른다. 지금까지도 이름이 잊혀지지 않는 전사 학생은 이중수이다.6·25 참전 전사 인천학생 이 중수 인천영화중학교 4학년(당시 대건고교 1학년) 재학 중이던 1950년 12월 18일 인천축현국민학교를 출발하여 마산까지 20일간 걸어가서 해병 6기로 지원하여 입대 후 참전하여 1952년 6월 12일 서부전선 문산지구전투에서 전사하여,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서-16-911)에 묻혀있다.남기고 싶은 말 너무 오래전이고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지만, 6·25 당시 인천 중학생이던 우리들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나름 호국활동(학생선도, 치안확보, 피난민 안내 등)을 했었고, 자원입대하여 많이 전사했다. 웬일인지 다른 지역의 학도병들은 많이 알려져 있고 기념관도 있다는데, 인천은 기록도 없고, 기념관도 없고… 늦었지만 나와 같은 인천서림국민학교를 졸업한 이경종 동창생과 큰아들 이규원 치과 원장이 우리들의 슬펐던 옛날 일을 기록하여 준다니 기쁘기 그지없고, 그저 고마울 뿐이다. 글 사진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다음호에 14회 계속
  • 33년 집권 훈센, 독재 선거로 5년 연장

    33년 집권 훈센, 독재 선거로 5년 연장

    1야당·언론사 강제 해산시켜 장기집권 의석 100% 장악… 美 “민주주의 후퇴” 비난캄보디아를 33년 동안 통치해 온 훈센(66) 총리의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엉터리 선거’라는 비난 속에 치러진 29일(현지시간) 총선에서 모든 의석을 싹쓸이했다. CPP는 30일 “전체의석 125석을 모두 차지한 것으로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득표율 집계 결과 확인됐다”면서 승리를 선언했다. 이로써 현역 지도자로는 최장수 집권 기록을 세운 훈센은 2023년까지 최소한 5년 더 권좌를 유지하게 됐다. 이번 선거는 훈센 총리의 독재가 강화되는 속에서 치러졌다. 훈센 정부는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지난해 11월 해체하고, 캄보디아 데일리와 프놈펜 포스트 등 비판적 성향의 언론사에 대해서는 ‘세금 폭탄’ 등을 통해 폐·정간시키며 재갈을 물렸다. CNRP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44%의 득표율을 얻으며 장기집권에 지친 민심들을 흡수하며 맹렬하게 훈센의 독주를 견제해 나갈 기세였다. 이런 상황에서 훈센 정부와 사법부는 CNRP가 “외부 세력과 결탁해 정부 전복을 시도했다”면서 당 대표를 구속하고, 당을 해산했으며, 소속 의원들의 정치 참여도 금지시켰다. 이 때문에 겉으로는 민주적으로 치러진 선거였지만, 야당과 비판세력들의 손발을 묶어놓은 비민주적인 엉터리 선거라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강력한 야당의 부재 속에서 투표 강요행위나 금권 선거를 통한 매표(買票) 행위를 의심하는 지적들도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의석 100% 장악”이란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봄 직한 선거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자, 국제사회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훈센의 야당 및 인권탄압을 문제 삼아 주요 정부 인사에 대한 비자 제한 조처를 취했던 미국은 이번 총선을 ‘결함이 있는 선거’로 규정하고 비자 제한 조치 확대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라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선거는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핵심 야당을 배제한 결함투성이 선거는 캄보디아 헌정 사상 최대의 민주주의 후퇴 사례”라고 비난했다. 한편 프랑스에 망명 중인 CNRP 지도자 삼랭시는 “결과가 정해진 엉터리 선거였다”며 캄보디아 국민에게 평화적인 저항을 촉구했고, 인도네시아에 머무는 무 소추아 CNRP 부대표도 자카르타에서 기자회견을 갖었다. 무 소추아 부대표는 “2018년 7월 29일 캄보디아의 민주주의는 죽었다”면서 “국제사회는 CPP와 선관위가 발표한 선거 결과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우리 공군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35A’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우리 공군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35A’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서부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루크 공군기지. 'ROKAF' 즉 대한민국 공군을 꼬리날개에 새긴 F-35A 전투기 한대가 대지를 박차고 힘차게 이륙했다. F-35A 전투기 조종간을 잡은 것은 우리 공군 조종사인 정기윤 소령이었다. 정기윤 소령은 F-35A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는 미 공군 제56전투비행단, 제944 작전전대 파견대 등과 함께 지난해 5월부터 각종 교육훈련과 시뮬레이터 교육, 실무교육 등을 통해 단독비행을 준비했다. 대한민국 공군 스텔스 시대를 열다 이 날 비행은 우리 공군에게 있어 특별한 의미가 있다. 우리 조종사의 손에 의해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가 하늘로 날아오른 것이다. 이것은 우리 공군이 본격적인 스텔스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스텔스란 상대의 레이더, 적외선 탐지기, 음향탐지기 및 육안에 의한 탐지까지를 포함한 모든 탐지 기능에 대항하는 은폐 기술로, 최첨단 전투기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우리 공군은 차기 전투기 사업을 통해 지난 2014년 3월 24일 F-35A 전투기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2010년과 2011년 F-35A를 선정한 이스라엘과 일본에 이어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F-35를 구매하는 세 번째 국가가 되었다. 애초 8조3000억 원의 예산으로 60대를 구매하기로 했으나, F-35A 전투기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9조원 넘는 예산이 필요해 우선 40대를 구입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스텔스 그 이상의 가치를 말하는 전투기 우리 공군 역사상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인 F-35A는 공군기지의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공군용 전투기이다. F-35A 전투기는 F-22 '랩터' 전투기에서 사용되었던, 스텔스 성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 전투기이다. 특히 스텔스 성능의 유지보수 측면에서 많은 진전을 거두었다. 미군은 자세한 레이더 반사면적을 밝히고 있지만 외신에 소개된 바로는 '골프공' 크기로 알려져 있다. F-35A 전투기는 F-22 전투기에 비해 발전된 항공전자장비를 탑재한다. F-22 전투기의 AN/APG-77 레이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AN/APG-81 레이더는 공대지 모드에서 매우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여기에 최신형 표적획득 및 추적체계인 AN/AAQ-40 광전자표적장비와 접근하는 미사일이나 공중 목표물에 대한 식별 및 위치를 파악하는 6개의 적외선 센서로 구성된 AN/AAQ-37 분산형 개구장비는, 현존 최강 전투기로 알려진 F-22에는 없는 최첨단의 광학감시장비이다. 또한 탄도미사일의 발사 및 비행을 감시 및 추적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동북아는 스텔스 전투기의 각축장 우리 공군이 스텔스 성능을 가진 F-35A 전투기를 구매하게 된 배경에는, 주변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과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 영향이 매우 컸다.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먼저 F-35A 전투기의 도입을 결정했으며, 지난 2월부터 일본 아오모리 현에 있는 항공자위대 미사와 기지에서 본격적으로 운용하기 시작했다. 일본 방위성은 모두 42대의 F-35A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밖에 중국 또한 스텔스 전투기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9일 중국 매체인 중신망은 중국 공군 웨이보 소식을 인용해 중국이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 J-20을 공군 작전부대에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J-20 전투기는 중국이 최초로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로, 지난 11월 1일 중국 주하이 에어쇼에서 공식적인 최초의 시범비행을 선보였다. 이어 2017년 7월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열병식에도 등장했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차기 전투기 사업 때 구매하지 못한 20대의 F-35A 전투기를 조속히 추가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F-35A 라이트닝 Ⅱ 전투기 제원 (출처 록히드마틴에어로) 전장 15.7 m / 전고 4.38 m / 주날개 폭 10.7 m / 주날개 면적 42.7 m2 / 수평 꼬리날개 면적 6.86 m / 기체 공허중량 29,300 lb / 내부 연료 탑재량 8278 kg / 무장 탑재량 8,160 kg / 표준장착 내부 무장 * 25 mm GAU-22/A기관총 * AIM-120C 공대공 미사일 2기 *GBU-31 JDAM 유도탄 (2,000 파운드) 2개 / 최대 무게 70,000 lb class / 추력* (장착전 추력 측정) F135-PW-100 40,000 lbs Max. 25,000 lbs Mil. Vertical N/A / 속도(내부무장 전량탑재) Mach 1.6 / 전투행동반경(내부연료) 1,093 km / 항속거리반경(내부연료) 2,200 km / 최대 중력가속도(G) 9.0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문재인·트럼프 사진 내건 주중 北대사관

    문재인·트럼프 사진 내건 주중 北대사관

    ‘친교 두터이’ 설명 등 붙여 ‘사진 외교’북한이 그동안 체제 선전 장소로 써 온 주중 북한대사관 옥외 게시판에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내걸었다. 29일 베이징 차오양구 북한대사관 정문 옆의 대형 게시판에는 최근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으로 도배했던 사진들이 일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난 사진들이 새로 게시됐다. 이 게시판에는 지난 4월 1차 북·중 정상회담 사진이 걸리기 전만 해도 광명성 4호 위성과 탄도미사일(SLBM) 수중 시험 발사 등 군사 무기를 뽐내는 사진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북한이 드러내고 싶은 메시지를 사진으로 보여 주는 게시판 성격에 비춰 볼 때 한국과 미국 지도자의 사진들이 처음으로 걸린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남·북 관련 사진은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장면부터 함께 산책하는 장면, 부부 동반 기념사진이 걸렸다. 아울러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세기의 악수 장면, 단독 회담부터 공동성명 서명 장면, 산책 사진들도 게시됐다. 주중 북한대사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하는 사진에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을 하며 친교를 두터이 하는 김정은 동지”라는 설명도 달았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지난 3월, 5월, 6월 세 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하는 사진은 게시판의 정중앙을 차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한 것과 동시에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조문했다. 특히 마오쩌둥의 아들로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마오안잉의 묘소에 특별히 화환을 놓고 추모해, 중국에 대한 각별한 예우를 표시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정은 미군 유해 송환하고 직접 찾아간 곳은

    김정은 미군 유해 송환하고 직접 찾아간 곳은

    “이 땅의 산천초목에는 중국동지들의 붉은 피가 스며 있고 광활한 중국의 대지에는 조선혁명가들의 넋이 잠들고 있다. 조(북)·중 관계는 결코 지리적으로 가까워서만이 아니라 이렇게 서로 피와 생명을 바쳐가며 맺어진 전투적 우의와 진실한 신뢰로 굳게 결합 되어 있는 것으로 하여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특수하고 공고한 친선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미군의 유해 55구가 고향으로 출발한 27일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찾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위와 같이 말하며 중국을 형제의 나라이자 위대한 벗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중국 공산당 정부를 건립한 마오쩌둥의 아들로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마오안잉의 묘소에 특별히 화환을 놓고 추모했다.  정전 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은 북한의 휴무일로 거리 곳곳에는 국기로 가득했다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 평양 주재기자는 28일 전했다. 국기 외에도 ‘혁명강군불패’ ‘경축 65주년’ ‘위대한 승리 7·27’ 등의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인민경제의 주체성’ ‘전 역량을 기여해서 7차 당 대회를 관철하자’ 등과 같은 경제건설 노선을 강조한 표어도 눈에 띄었다.  뤼차오(呂超) 중국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소장은 환구시보를 통해 “미군 유해 송환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한 약속을 행동에 옮긴 것으로 미국도 마땅히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 줄 때가 됐다”며 “미군 유해 송환은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했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하지 말고 상응하는 성의를 미국이 보여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미군 유해 송환과 중국군 묘지 참배를 같은 날에 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등거리외교를 펼쳤던 김일성 주석의 외교술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보여준다는 평가를 낳았다. 배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글로벌 해양 패권을 겨냥해 인공지능 잠수함 개발에 나선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글로벌 해양 패권을 겨냥해 인공지능 잠수함 개발에 나선 중국

    중국이 글로벌 해양 패권을 겨냥해 첨단 무인 인공지능(AI) 잠수함 개발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정찰과 기뢰 매설, 매복, 자살 공격 등 다양한 작전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무인 AI 잠수함을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오는 2021년까지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지난 23일 보도했다. 중국은 특히 미국과의 해양패권 경쟁을 벌이는 서태평양과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영유권 다툼이 치열한 남중국해에 이를 집중 배치할 방침이다. 중국은 AI 기술을 통해 해군력을 강화하려는 야심찬 계획인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 세계 최대 규모의 ‘드론 보트’(수상 드론) 시험시설을 건설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앞서 지난해 10월 수중 탐사 외에 군사적 목적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수중 드론 ‘하이이(海翼) 1000’ 시험에도 성공했다. 수중 드론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과학원 산하 선양(瀋陽)자동화연구소가 개발한 이 수중 드론은 태풍 등 열악한 환경과 최고 수심 6000m 깊이에서 190개 과제를 무난히 수행하는 등 바다 환경보호, 과학 탐사활동뿐 아니라 군사적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소개했다. ‘바다의 날개’를 뜻하는 ‘하이이 1000’은 남중국해에서 91일간 임무수행하며 1880㎞의 항해 기록을 세우는 등 내구성도 대폭 보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젠청(兪建成) 선양자동화연구소 연구원은 “수중 드론은 잠수함 지원뿐 아니라 중국 영해에서 외국의 잠수함을 탐지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중 드론은 대부분 크기가 작은 만큼 다른 군함이나 잠수함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다양한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비해 현재 개발 중인 무인 AI 잠수함은 일반 잠수함과 맞먹을 정도로 크기가 대규모이다. 때문에 전통적인 잠수함과 같은 선착장에 정박한다. 화물칸은 고성능 정찰 장비부터 미사일 또는 어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물을 수송할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널찍하다. 에너지 공급은 디젤 엔진이나 다른 전원 공급 장치에서 이뤄지는 까닭에 몇 달 동안 장기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AI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적 군함과 민간 선박을 구별하거나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최적의 항로를 선택하는 것 등을 스스로 수행한다. 정찰과 기뢰 매설, 매복 등의 작전 수행이나 적군의 공격을 유도하기 위한 미끼로도 이용할 수 있다 보니 항공모함이나 순양함 등에 가미카제식 자살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 인명 손실에 대해 우려가 필요없는 무인 잠수함의 특성 덕분이다. 린양(林揚) 선양자동화연구소 해양기술정보장비 책임자는 미국에서 개발 중인 유사한 무기에 대한 중국의 대비책이라며 정보가 “민감한”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기술 사양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무인 AI 잠수함의 대표적 강점은 승무원의 탑승과 안전을 위한 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건조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는 점이다. 2020년대 초반까지 미국 해군에 인도될 차세대 콜롬비아급 유인 잠수함 12척의 개발과 건조 비용은 무려 1200억 달러(약 135조원)에 이른다. 반면 록히드마틴이 개발하는 무인 잠수함의 개발 비용은 4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다만 항행 중 고장이 났을 때 이를 수리할 승무원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무인 잠수함이 수행할 수 있는 작전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국이 AI 잠수함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는 미 해군이나 서방의 해군 전력보다 자국 해양 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중국 잠수함은 미 해군 잠수함에 비해 바다속 작전을 수행할 때 소음이 심한 탓에 적 탐지에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1월 ‘093형’으로 불리는 중국의 110m ‘상’(商)급 핵잠수함이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가 일본 해상 자위대에 발각돼 이틀간 쫓겨 다닌 끝에 공해 상에서 수면 위로 부상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미국이 오는 2020년까지 무인 AI 잠수함을 개발하도록 록히드마틴, 보잉 등에 제작을 의뢰했다는 점도 중국의 AI 잠수함 개발을 부추겼다. 록히드마틴이 만드는 무인 AI 시스템은 잠수함이 본부와 교신하면서 작전을 수행하고 목표 지점에 탑재물을 내려놓고 본부로 귀환하는 기능을 갖추게 된다. 보잉이 개발하는 무인 AI 잠수함은 길이 15m에 지름 2.6m로 수심 30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50t급 자율주행 잠수함 시제품이다. 수개월 동안 항행 거리 1만 2000㎞에 이르는 작전을 수행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15㎞에 이른다. 러시아도 대륙 간 장거리 작전을 수행할 수 있고 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무인 잠수함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와 함께 핵잠수함에도 AI 기능을 도입해 잠수함의 ‘두뇌’와 ‘귀’에 해당하는 핵심 무기체계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계획이다. 1950년대 초 미국이 처음으로 개발한 핵잠수함은 가장 고도화된 전쟁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핵잠수함의 ‘두뇌’(전투체계)와 ‘귀’(소나·수중 음파 탐지기)에 해당하는 컴퓨터 기술은 발전이 더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투체계(잠수함이 항해하거나 전투하는 데 필요한 각종 정보를 통합해 처리하는 장비)·소나 등 핵심 장비는 승무원이 조작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흉내낼 수 있는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하면 무인 핵잠수함 운용이 가능하다. AI가 중국 해군이 보내주는 데이터와 선체 내 센서들이 수집한 정보 등을 분석해 전장(戰場)환경 변화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 인간과 달리 감정 기복 없이 객관적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이를 도입하는 이유다. 예컨대 지휘관은 수개월간 바다 밑에서 수백명의 선원들을 관리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오판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AI는 이 같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까닭에 오판 확률을 낮출 수 있다. AI는 지휘관이 내린 군사작전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독창적인 전술을 짜는 것도 가능하다. 적이 보내는 위협 신호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이런 만큼 중국은 AI 도입을 통해 글로벌 해양 패권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해군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는 라이트 솔루션즈의 조 마리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 러시아가 무기 등에 AI를 결합하면 미국의 해양 패권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미국도 핵잠수함에 AI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핵잠수함에 AI를 도입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AI는 대용량 컴퓨터를 필요로 하는데, 이 대용량 컴퓨터를 좁은 잠수함 속에 집어넣기는 매우 어려운 탓이다. 잠수함용 AI는 유사시 충격과 열에 견딜 정도의 내구성도 갖춰야 하는데 이런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AI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중국 해군은 핵잠수함용 AI가 최소한의 기본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고 주문했다고 SCMP가 전했다. 이 조건에는 바닷물 상태에 따른 빠른 대응 능력과 실패 가능성을 최소한으로 낮출 수 있는 단순한 조작체계, 기존 컴퓨터 기술과의 호환성 등이 포함된다. AI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만큼 언제든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도 있어 핵잠수함에 AI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주민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AI가 핵잠수함 등 무기에 도입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면서도 “일부 규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칫하면 하나의 대륙을 날려버릴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핵잠수함이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자치광장] 리콴유상 수상, 싱가포르에 주는 교훈/이창 서울연구원 박사

    [자치광장] 리콴유상 수상, 싱가포르에 주는 교훈/이창 서울연구원 박사

    서울시는 지난 9일 싱가포르가 수여하는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받았다. 지난 10여년간 시민참여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추진한 도시재생사업들이 호평을 받은 결과다.서울시로부터 리콴유 세계도시상 제안서를 받고 나서 싱가포르 정부는 서울에 실사단을 보냈다. 실사단은 서울로 7017,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등을 둘러보며 서울이 어떻게 탈바꿈했는지 살펴봤다. 그러나 그들이 관심을 가졌던 건 프로젝트 설계나 물리적인 환경이 아니었다. 인구 1000만의 대도시에서 50%대 지지율로 당선된 서울시장이 어떻게 이런 프로젝트들을 하나하나 제안하고, 시민들의 동의를 얻어 결실을 맺었는지였다. 실사단이 가장 놀랐던 건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만들어낸 과정이었다. 도시기본계획은 미래 서울 비전을 설정하고 도시 발전 방향을 결정하는 최상위 계획이다. 과거엔 서울시 공무원과 도시계획 전문가들이 기본계획을 입안해 ‘엘리트 도시계획’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민선 6기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은 계획 과정 하나하나에 시민들이 참여했다. 각계각층 서울시민 100명이 무작위로 선정돼 ‘시민참여단’을 구성하고 ‘서울의 미래상’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했다. 서울시 공무원과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견해를 빠짐없이 경청하고 함께 토론했다. 실사단은 1000만 대도시의 기본계획이 공무원, 전문가, 시민들이 토론하며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는 것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싱가포르는 1인당 국민소득이 5만 달러가 넘는 부자 나라이지만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1965년 독립 이후 인민행동당이 지금까지 정권을 잡고 있고, 언론도 통제된다. 이런 싱가포르에 최근 버스기사 파업, 노동자 폭동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감지한 싱가포르 정부는 다양한 정책에 국민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소통을 확대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경험 부족으로 시민참여 프로그램은 정부 주도 상의하달식이고, 그 한계는 명확하다. 리콴유 세계도시상의 진정한 수상자는 서울시민이다. 서울을 사랑하고 도시에 애정 어린 관심을 가진 시민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서울을 이루어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이 서울이 싱가포르에 줄 수 있는 교훈이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4차 산업혁명 시대 도서관, 아크로폴리스 같은 지역문화 중심 돼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4차 산업혁명 시대 도서관, 아크로폴리스 같은 지역문화 중심 돼야”

    전국에는 공공도서관 1010개를 비롯해 총 2만 2000여개의 도서관이 있다. 초중고 학교도서관이 1만 2000여개로 절반을 차지하고, 작은 도서관이 5900여개로 두 번째로 많다. 대학도서관과 전문도서관, 장애인도서관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도서관은 물론 병영도서관, 교도소도서관까지 다양하다. 이 모든 형태의 도서관을 아우르는 도서관 정책을 수립하고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기구가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다. 2007년 6월 발족해 올해로 11년째를 맞았다. 2년 임기의 위원회 조직도 6기에 접어들었다. 지난 4월 9일 출범한 6기 위원회의 수장은 뜻밖에도 신기남(66) 전 국회의원이다. 1기 위원장인 한상완 연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전 위원장들은 모두 문헌정보학이나 영문학을 전공한 학자였다. 신 위원장은 4선 경력의 중진 정치인으로 대중에 각인돼 있지만, 알고 보면 도서관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006년 서울에서 열린 국제도서관협회연맹 주최 세계도서관대회 조직위원장을 지냈고, 이를 계기로 위원회 창설을 주도했다. 한국도서관협회장도 두 차례나 역임했다. 취임 100일을 넘긴 신 위원장을 지난 18일 만나 6기 위원회의 현안과 포부를 물었다.→위원장 자리를 제안받고 고심했다는데. -만감이 교차했다. 노무현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출범한 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 위원회 중에 경제 빼고는 다 없애라는 지시 때문에 폐지 위기에 몰렸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총리 소속으로 위상 축소가 추진되는 등 굴곡을 겪었다. 도서관계가 합심해 존속은 시켰지만 활동이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 유명무실해진 위원회에 가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컸다. 하지만 결자해지라고 하지 않나. 위원회를 만드는 데 앞장섰으니 위원회를 살리는 일도 결국 내 몫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3개월 가장 역점을 둔 일은 무엇인가. -10년간 위원회가 상당히 위축됐다. 위상도 저하됐고 체제도 허물어졌다. 위원회 내에 법적 기구로 두기로 한 사무기구는 고사하고 위원들이 회의할 사무실조차 없다. 우선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 매진하고 있는데 조직과 예산이 필요한 일이다 보니 쉽진 않다. 일단 리모델링 중인 국립중앙도서관에 공간을 확보해서 사무실 문제는 다행히 해결됐다. 도서관 발전 장기계획 수립 등 위원회가 할 일이 많은데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는 준비 작업을 해 왔다. 도서관계 현장 목소리도 최대한 많이 들으려고 애쓰고 있다. →도서관의 중요성은 누구나 동의하지만 굳이 대통령 소속 위원회까지 둘 필요가 있나.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도서관은 핵심적인 사회 인프라다. 우리는 경제 수준에 비해 도서관 체제가 미흡하고, 투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서관 정책은 문화부가 주무 부처이긴 하나 모든 부처와 연관돼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은 행안부, 대학도서관은 교육부, 병영도서관은 국방부가 담당한다. 때문에 범정부 차원에서 도서관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 해외 사례를 조사해 보니 미국이 대통령 소속 위원회를 두고 있더라. 그래서 세계도서관대회가 끝난 뒤 청와대에 위원회 설치를 건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큰 관심을 보이면서 도서관법이 전면 개정됐고, 그에 따라 각 부처 장관을 당연직 위원으로 하는 대통령 위원회가 설립됐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자마자 겨우 명맥만 유지한 상태로 10년 세월을 보냈으니 안타깝다. →위원회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도서관 발전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을 점검하는 일이 가장 큰 임무다. 도서관법에 따라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해 발표해야 하는데 내년부터 시행될 3차 계획(2019~2023)이 당장 발등의 불이다. 1차, 2차 계획은 구체적인 계획이라고 하기엔 미흡했고 실제로도 큰 구실을 못했다. 3차 계획은 우리 도서관계 전반의 현안을 두루 살펴서 미래지향적이면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도 새로 꾸렸다. 도서관의 인적·물적 기반 확충과 지역 격차 해소, 전문인력 배치 기준 등 과제가 쌓여 있다. →6기 위원회에는 이전에 없던 ‘4차 산업혁명’ 소위원회와 ‘남북교류’ 소위원회가 신설됐다. -새로운 시대 조류인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도서관 정책을 연구할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한층 고도화하는 지식정보사회에 맞춰 도서관의 개념과 역할에 대해서도 한 차원 높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단순히 책을 읽는 조용한 공간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같은 지역문화의 중심체가 돼야 한다.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도서관의 위치, 건축양식, 부대 시설 같은 하드웨어의 변화가 중요한 이유다. 남북 교류도 시대적 과제의 하나로 빼놓을 수 없다.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활발해진 문화예술 교류 추세에 발맞춰 도서관 교류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다. →남북 도서관 교류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 있나. -세계도서관대회를 앞두고 2005년 방북해 북한 도서관 관계자들과 만난 적이 있다.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과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 최희정 인민대학습당 총장 등을 면담하고 서울대회에 참가하겠다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동도서관 지원, 남북도서관 고전적(古典籍) 조사 등 8가지 교류 사업도 제안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그런데 대회 직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그때 추진했던 교류 사업을 다시 해 보려고 한다. 우선 다음달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세계도서관대회에서 북한 측 인사들과 접촉해 의사를 타진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강원 정선에서 개최되는 전국도서관대회에 북한 대표를 초청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두 대회를 계기로 교류 사업의 물꼬를 틀 생각이다. →대학들이 경영난에 처하면서 대학도서관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초·중·고 학교도서관도 전담 사서가 없는 곳이 태반이다. -대학도서관과 초·중·고 학교도서관 문제가 정말 심각한데 그동안 위원회가 신경을 못 썼다. 도서관은 대학의 상징이자 경쟁력이다. 재정이 어렵다고 자료 구입비 줄이고 사서 인력 줄이는 게 말이 되나. 대학평가에 도서관 항목을 넣어 달라고 교육부에 요구하고 있는데 총장들이 반대하고 있다. 그래도 위원회가 지속적으로 나서겠다. 초·중·고 학교도서관의 경우 전문 사서 배치 비율이 10%에 불과하다. 임시계약직 사서를 합해도 30%대다. 책 읽는 사회를 만들려면 어릴 때부터 전문가에게서 올바른 독서 지도를 받는 게 중요하다. 교육 예산을 늘려 내실 있는 독서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도 위원회가 해야 할 일이다. coral@seoul.co.kr ■신기남 위원장은 누구 변호사·정치인… “마지막엔 소설가일 것”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15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16대, 17대, 19대 의원을 지냈다. 2001년 도서관계의 간곡한 권유로 한국도서관협회장을 맡으면서 도서관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도서관발전 국회의원 포럼’을 구성해 국회 차원에서 도서관계 지원에 적극 나섰다. 2016년 ‘로스쿨 아들 구제 의혹’으로 징계를 받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민주당 소속으로 20대 총선에 나섰지만 낙선했다.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려 학교 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지난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는 “정치는 충분히 했다”면서 “원래 꿈이 작가였다. 위원장 일 때문에 당분간 집필은 어렵겠지만 마지막 직업은 소설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기업들 디폴트 공포…美와 무역전쟁에 자금난 심화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기업들 디폴트 공포…美와 무역전쟁에 자금난 심화

    민간 빚 줄이려 대출 죄니 실적 악화 올 297억위안 디폴트…작년의 80% AA- 등급 회사채 금리 年 6.99%로↑상하이(上海)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에너지 및 석탄화학그룹인 융타이넝위안(永泰能源·Wintime Energy)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빠졌다. 융타이는 지난 5일로 만기가 돌아온 15억 위안(약 2518억원) 규모의 1년물 기업어음(CP)을 상환하지 못했다. 특히 융타이의 디폴트 규모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말까지 45억 9000만 위안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돌아오는 탓이다. 융타이가 발행해 시중에서 유통되는 회사채의 규모는 39억 달러(약 4조 413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위안화표시 채권이 대부분이지만 5억 달러 규모로 발행된 2년 만기 달러화표시 채권도 포함돼 있다.중국 기업들에 ‘디폴트 공포’가 몰려오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의 비은행권 대출업체와 금융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핀테크 업체에 대한 단속이 엄격해짐에 따라 빚더미에 오른 기업을 중심으로 현금 유동성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의 무역전쟁보다 더 큰 중국의 걱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 금융당국은 금융 선진화를 위해 비은행권 대출업체와 핀테크 업체와 같은 ‘그림자 금융’(제도권 밖의 금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조치는 중국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지난 18일 보도했다.●은행들 대출 꺼려 수천개 ‘P2P 금융’ 문 닫아 중국 경제매체 계면(界面)신문에 따르면 올 들어 디폴트를 선언한 중국 기업은 20일 기준 모두 29건이다. 규모는 297억 2700만 위안에 이른다. 지난해 디폴트 총액 371억 위안의 80%가 넘는 수준이다. 특히 민간기업의 디폴트 규모는 전체의 67%인 199억 1700만 위안으로 67%로 집계됐다. 중외합작기업 디폴트도 20%인 59억 4500만 위안이다. 중신(中信)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2016년의 디폴트 사태는 주로 국유기업의 과잉생산이 원인이었지만 올해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민간 부문에서 대부분 발생했고 다양한 업종에 걸쳐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들의 부채 문제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민간 부채를 줄이기 위해 자금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 들어 경기 둔화로 영업 실적이 악화되면서 위험 수준에 다다랐다. 지난 2015년 당국의 지원 아래 대량 발행한 채권들의 만기 대부분이 올해와 내년에 돌아오는 까닭에 중국 기업의 디폴트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중국 경제관찰보가 예측했다. 중국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이 느는 추세를 감안하면 디폴트 공포가 확산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신용평가회사 다궁(大公)은 올해 13개 기업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회사채 금리까지 상승하는 상황에서 은행 지원마저 받지 못하는 민간 기업들이 채권 상환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중국 회사채 금리의 기준이 되는 ‘AA- ’등급 회사채 금리는 최근 연 6.99%까지 치솟았다. FT는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고 이익이 줄어들면서 중국 기업들이 채무 상환을 연장받거나 다시 대출받는 게 힘들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둥(廣東)성 선전(深)의 한 비은행권 대출업체 대표는 “당국이 비은행권 자금원을 폐쇄하고 은행에 독점권을 주었지만, 은행들은 소규모 기업들에 어떻게 돈을 빌려줄지 그 방법을 모른다”며 “우리는 모두 자금난으로 굶어 죽을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물론 중국 당국은 은행들에 중소기업 대출을 강화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실제로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은 지난달 루자쭈이(陸家嘴) 금융포럼에서 고용의 80%를 창출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대출을 늘리라고 은행에 강력히 촉구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전통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꺼리는 바람에 이미 수천개의 P2P 금융 플랫폼이 문을 닫았다. P2P는 개인과 개인 간 금융거래를 중개해 주는 인터넷 플랫폼을 말한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은 중국 기업들의 자금난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무역전쟁이 무역을 넘어 중국 금융권을 강타해 중국 기업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징 울리치 JP모건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은 보복 관세로 소비 수요가 줄어들고 경제에 거시적인 타격이 예상된다며 “이 여파가 장래에 신용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역전쟁이 중국 기업들의 상환 능력을 떨어뜨리고 소규모 은행들을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뜩이나 금융당국의 부채 감축 압박으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복관세까지 부과되면 경영 악화는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공산품은 추가 관세(25%)만큼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대두(콩)와 육류에 대한 중국의 보복관세 역시 콩기름과 육류 가격 상승을 불러 중국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진다. 린이푸(林毅夫) 전 세계은행 부총재는 “무역전쟁으로 중국은 0.5% 포인트, 미국은 0.3% 포인트가량 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은 5000억 달러, 미국의 대중 수출은 1300억 달러 수준이다. 무역 전쟁이 극단으로 흘러가면 수출액이 많은 중국의 피해는 더 크다. 다급해진 저장(浙江)성 기업인 200여명은 지난달 항저우(杭州)에서 총회를 열었다. 이곳 출신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연설을 통해 “미·중 무역 전쟁이 계속될 30년간 세계 경제의 판이 새로 짜일 것”이라며 “개혁·개방 때와 비슷한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여기 있는 200개 기업 중 20개 정도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총부채비율은 2008년 160%에서 지난해 260%로 급상승했다. 현재 중국의 부채 문제는 이전과는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동안은 돈을 풀어 소비와 투자를 끌어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중국 정부도 더이상 여력이 없어 위기가 불거졌을 때 마땅히 쓸 만한 정책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은 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금융위기가 터지거나 최소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들 대출 꺼려 수천개 ‘P2P 금융’ 문 닫아 중국 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인민은행은 상업은행의 유동성 확보와 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해 지난 4월 지급준비율을 1% 포인트 인하하고 시중에 공급된 1조 3000억 위안의 유동성 자금 중 9000억 위안은 은행의 중기 유동성지원 대출(MLF) 상환에, 4000억 위안은 은행을 통해 중소기업에 지원하기로 했으나 역부족이다. 그러나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 부행장은 “5월 말 기준 중국 채권시장 디폴트 비율은 0.39%로 2017년 말 상업은행의 부실대출비율 1.74%는 물론 최근 국제시장 수준인 1.20~2.08%를 크게 밑돈다”며 “채권 디폴트는 시장경제에서 기업 신용 리스크가 분출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고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퍼 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업평가 부문 매니징 디렉터도 “(회사채 디폴트는) 신용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해 장기적으로 더욱 건강한 채권 시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며 “다만 시스템이 붕괴될 정도의 리스크가 발생한다면 중국 당국이 신속히 개입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규모 디폴트나 연쇄 디폴트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광주전남 남북화해무드 타고 문화예술 교류 활발 추진

    올 가을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에 ‘북한미술전’이 열리고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 북한 작가가 초대되는 등 광주·전남지역과 북한간 문화예술 교류 물꼬가 터질 전망이다. 26일 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올 행사에 ‘북한미술전’을 열고 이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김선정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는 최근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 행사부터 북한작품 전시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이사는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는 회화 중심의 북한작품을 선보인다”며 “다음에는 조각·설치 등 특정 장르나 테마를 정해 행사때 마다 북한작품전을 열겠다”고 말했다. 광주비엔날레는 오는 9월7일~11월11일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행사에서 ‘북한미술-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North Korean Art-Paradoxical Realism)전’을 준비하고 있다. 7개 주제전 중의 하나이다. 이 전시는 그동안 9차례나 방북한 북한미술 전문가이자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인 문범강 큐레이터가 기획했다. 전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6관에서 열린다.전시에선 평양 만수대창작사에서 제작한 4~5m 폭의 대형 집체화 등이 최초로 공개된다. 광주비엔날레는 또 통일부 등 관계 기관을 통해 김성민(조선미술가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최창호(인민예술가), 김인석(공훈예술가) 등 3명의 북한 작가를 초청했다. 전남도는 올해 처음으로 목포와 진도 등지에서 열리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 북한 작가를 초청, 작품 30여점을 전시하겠다는 뜻을 최근 통일부를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 인민작가와 공훈작가 등 20여명이다. 도는 이들이 초청에 응한다면 행사기간 특정 지역에 거주하며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다. 목포 갓바위문화타운 일원의 3개 전시관은 ‘현대수묵’을, 진도 운림산방 일원의 3개 전시관은 ‘전통수묵’을 콘셉트로 수묵작품을 전시한다. 9월 1일~10월 31일 두달간 10개국 300여 국내외 수묵 작가가 참여한다. 도 관계자는 “전시 등 남·북간 문화예술 활동의 정례화가 한반도 평화 정착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본다”며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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