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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北 로켓 이르면 내일 발사”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안동환 김정은기자│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임박함에 따라 한국과 미국은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평상시 3단계에서 감시·분석활동을 한 단계 격상시킨 2단계로 높일 것을 검토 중이다. 군 관계자는 2일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이후 추가적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대북정보감시태세가 강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미 군당국이 이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치콘 2단계가 발령되면 한·미 양국은 대북 감시와 분석을 강화하는 등 비상태세로 돌입하게 된다. 국방부와 합참은 3일부터 ‘북한 로켓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비상근무체제로 유지키로 했다. 또 북한이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은 4일부터 군은 사실상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2일 ‘중대보도’를 발표, 자신들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한·미·일의 대응조치와 관련, “평화적 위성에 대한 사소한 ‘요격’ 움직임이라도 보인다면 지체없이 보복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특히 일본 정부에 초점을 맞춰 일본이 요격할 경우 “이미 전개된 (일본의) 요격수단뿐 아니라 중요 대상도 보복타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편 북한이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대에 장거리 로켓을 장착한 지 8일 만인 지난 1일 연료 주입을 시작했다고 미 CNN방송이 미국 군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도 “북측이 연료 주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징후를 확보했다.”면서 “액체연료는 부식 등의 이유로 오랜 시간 방치할 수 없어 주입 뒤 늦어도 5~6일 내에 발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로켓 발사 준비 상황을 감안할 때 로켓 발사일이 이르면 4일이 될 수 있다고 미 국방부 관리가 전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함경북도 공군기지에 있는 미그23 비행대대를 로켓 발사장과 멀지않은 동해안 쪽으로 이동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 배치된 곳은 청진시 인근의 어랑 공군기지로, 일본 등의 로켓 요격 움직임에 대한 경고를 겸한 대응 차원으로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kimje@seoul.co.kr
  • 6·25 실화 창작 오페라로

    6·25 실화 창작 오페라로

    6·25전쟁 60주년을 앞두고 전쟁 당시 실존인물의 감동적인 실화를 다룬 오페라 ‘내 잔이 넘치나이다-퍼펙트(Perfect) 27’이 24일부터 27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된다. ‘내 잔이’는 6·25전쟁 당시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오페라. 1983년에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된 작가 정연희(73)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1950년 전도사로 활동하던 27살 맹의순은 인민군으로 오해받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보내져 이곳에서 인민군과 중공군 환자를 돌보다 죽음을 맞는다. 맹의순의 친구들과 포로수용소 환자들의 증언, 편지들을 통해 그의 헌신이 세상에 알려졌고 정 작가가 6개월간 집필한 끝에 소설로 출간됐다. ●제작 5년만에 빛본 창작 오페라 13일 서울 프라자호텔 오팔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수길(예울음악무대 대표) 총감독은 “창작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 제작비 문제도 그렇고, 공연장 섭외도 어려웠는데 드디어 이렇게 빛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페라 제작을 구상한 것은 5년 전. 맹의순의 친구였던 종교음악작곡가 박재훈 목사가 그의 삶을 기리기 위해 오페라 제작을 의뢰했고, 박 목사의 제자인 박영근 한양대 교수에게 작곡을 권유했다. 음악 작업은 이미 3년 전에 마무리됐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창작오페라인 탓에 무대에 올리기까지 난관이 계속되며 이제야 관객 앞에 설 수 있게 된 것. 함남 함흥 출신으로 북한에 계신 어머니를 끝내 만나지 못하고 떠나보낸 박 총감독이라 6·25전쟁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6·25전쟁은 60년 전, 실제로 우리에게 일어난 일인데 점점 잊혀져가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이 오페라에서 그 아픈 이야기를 더듬어보고, 한편으로는 오늘의 어려운 상황을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관객에게 종교를 넘어선 감동 줄 것” ‘내 잔이’는 70여명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모두 200여명이 무대에 오르는 대작이다. 연출은 1974년 ‘별들의 고향’으로 데뷔해 ‘바보 선언’, ‘바람 불어 좋은 날’, ‘공포의 외인구단’ 등을 만든 이장호(64) 감독이 맡았다. 1999년 오페라 ‘황진이’ 이후 10년만에 연출을 하게 된 이 감독은 전공을 살려 영상미를 덧댈 계획이다. 전쟁, 피란, 맹의순의 죽음 등 중요 장면 곳곳에 영상을 보여주며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전도사의 이야기라 종교적인 배경에서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아픈 역사’와 ‘인간애’가 더욱 부각돼 종교와 관계없이 감동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 오페라는 청중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편안한 음악이 특징”이라고 소개한 박 총감독은 “특히 맹의순이 마지막에 부르는 아리아 ‘내 잔이’와 주인공의 마음을 돌이키게 되는 소년병사의 노래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내 잔이’는 성남아트센터에 이어 6월에는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한다. 극작가 김수경이 극본을 썼다. 맹의순 역에 테너 이동현과 나승서가, 맹의순의 연인인 간호장교 유정인 역에 소프라노 박정원과 유미숙이 열연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황병무 “北,가을께 협상테이블 앉을것”

    황병무 “北,가을께 협상테이블 앉을것”

    북한의 미사일 발사문제로 한반도 주변정세가 어수선하다. 자고 일어나면 새 뉴스가 쏟아진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기만 하면 미사일방어체제를 가동해 요격하겠다는 뉴스가 한동안 대세를 이루더니,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북한이 쏘려고 하는 것은 미사일이 아니라 인공위성이라고 수정하는 등 뒤죽박죽이다. 급기야 북한이 국제해사기구에 문제의 ‘광명성 2호’를 4월4일부터 8일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통보한 것을 보면 이제 발사는 시간문제인 듯하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기 전까지, 또 쏜 뒤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과 전망이 분분했지만 혼란스럽기는 매한가지. 북핵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12일 노무현정부시절 대통령직속 국방발전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방개혁의 밑그림을 그렸고, 대한민국 최초의 문민 국방장관이 나온다면 유력한 장관후보로 거론되는 황병무(69) 국방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중국 학자보다 더 중국군 문제에 정통하다는 평을 받는 황 교수는 군사문제의 시각으로 북핵문제를 들여다 보는 몇 안 되는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중국군 관련 일부 저서는 미국 대학에서 교재로 쓰일 정도다. 명쾌한 북핵해법을 들어봤다. →한·미 키리졸브훈련을 구실로 북한이 군통신망을 차단, 개성공단과 금강산 일원에서 남측 민간인 600여명이 하루 동안 억류되는 등 남북관계가 급냉각되고 있습니다. 북의 미사일 발사 예고로 촉발된 현재의 국면을 어떻게 봐야 합니까. -북한의 협상전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북은 전쟁이 아닌 ‘위협’을 통한 정치목적의 달성을 노립니다. 최선의 협박으로 최대의 효율성을 거둔다는 전략이죠. 한 곳에서 발목을 건 뒤 상응하는 대가가 나오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옮겨 또 거는 식이죠. 중요한 것은 상황을 악화시키되 전쟁으로 몰고가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원칙이라는 점입니다. ●北 게릴라식 위협 또다른 타깃은 남·남 갈등 →이른바 ‘통제된 압박전략’이군요. 통제가 안 되는 최악의 경우도 가정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위협은 가하되 전쟁은 피한다는 거죠. 이명박정부의 비핵·개방기조 대북정책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가려는 겁니다. 핵보유와 경제지원을 연결짓지 말라는 뜻이기도 해요. 미국에 북·미 양자회담을 통해 한반도문제를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현재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는 공고합니다. 대내적인 체제안정은 부수적 효과에 불과합니다. 통제불능의 가능성은 내재하지만 큰 변수는 못될 겁니다. →교수님은 2006년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정확하게 예측하셨는데요. 이를 귓전으로 흘린 정부는 뒤통수를 맞았죠. 이번에도 북한은 예고대로 미사일을 쏠까요. 미사일 발사 이후가 더 문제라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북핵은 북한이 갖고 있는 거의 마지막 카드입니다. 사용가능한 카드는 거의 소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카드의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쉽게 써버리지 못하는 겁니다. 미사일은 ‘대남용’ 이 아니라 ‘대미협상용’ 최후 카드라고 봐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발사는 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인공위성이라고 우기면서, 태평양 중간지점을 조준하는 정도로 끝낼 겁니다. 미사일 발사 이후 국제 제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요. 제2, 제3의 위협 거리를 찾다가 찾지 못하면 협상테이블에 앉을 겁니다.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것도 노림수의 하나일 것 같습니다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그동안 북한은 위협전략을 써서 재미를 톡톡히 봤죠. 자신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초강경 미국 부시행정부를 상대로 6자회담을 이끌어내지 않았습니까. 북의 게릴라식 위협이 노리는 또 하나의 목표가 남·남갈등입니다. 보수·진보세력의 불화입니다. 국론분열이 가장 우려되는 문제입니다.그들은 정부를 상대하면서 칼끝은 내부분열을 겨눕니다. 개성공단 민간인 억류의 경우 남쪽의 여론이 너나없이 악화되자 하루만에 물러섰습니다. 유연하면서 차분하게 대처하면 됩니다.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북안보정책을 펴야 위협전략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한국, 국민 신뢰 바탕한 대북정책 긴요 →현 국면을 한·미와 북한 양자간 ‘치킨게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한·미공조와 북한 내부의 체제 안정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게임이론으로 보면 한·미와 북한은 외길에 서서 마주보고 충돌하려는 치킨게임의 양상입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이 인식을 공유하고, 전략을 긴밀하게 조율하면서, 내부 국론분열이 없으면 북한은 협상테이블에 나옵니다. 나올 수밖에 없어요. 여기에는 북 내부의 체제안정과 ‘선의적 관망’ 이 전제돼야 하겠지요.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우리는 불개입을 선언하고, 북한에서 일어난 내분은 북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의의 관망입니다. 이렇게 서로 조금씩 정책을 변화시켜야 충돌을 면합니다. 제 생각에는 올 가을쯤이면 진전된 자세로 6자회담이나 남북정상회담에 응할 것으로 봅니다. ●김정일체제 공고… 3대 세습 가능성 높아 →최근 북한의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가 있었습니다. 김정일위원장의 3대 세습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세습이 이뤄질까요. 또 ‘내우’의 요인을 가진 나라는 과잉 대응하기 마련이므로 ‘외환’으로 연결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신 적이 있는데요. -후계자 문제에 대해서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나름의 구상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권력승계를 협의하는 과정이라고 봐야지요. 제3의 권력엘리트에게 이양하는 방안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세습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습을 해도 김 위원장이 10년 이상 생존해야 이뤄져요. 승계 구도를 만들어주려면 김 위원장의 건강과 측근들의 화합이 관건이죠. 사후 주체사상에 대한 내부적 회의 때문에 노선투쟁이 발생하면 권력투쟁이 벌어질 수는 있어요. 북한의 권력은 노동당 비서국 조직지도부가 틀어쥐고 있습니다. 조직지도부의 자리이동을 눈여겨 보지만 움직임이 없어요. 또 다른 권력의 핵인 국방위원회와 중앙군사위원회는 영향력에 한계가 있어요. 북한인민군은 당의 군대입니다. 당이 분열되기 전에 군부 쿠데타는 어려운 구조입니다. 북한의 ‘내우’가 긴장 최고조 상태를 의미하는 ‘외환’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외환이 반드시 전쟁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함께 내고 있습니다. 중국의 속내는 무엇입니까. ‘김정일 유고’ 등 북의 비상사태 발생시 중국은 어떤 스탠스를 취할까요. -세계 3대 핵 강국이자, 300만 병력을 보유한 군사 강국 중국도 북핵을 달가워하지 않기는 미국과 마찬가지 입니다. 다만 설득에 한계를 보이고 있을 뿐이죠.. 하지만 북한이 손을 들 정도로 때리자는 건 아닙니다. 중국의 입장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만들되 반대급부를 미국이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을 궁지에 몰지 않는다는 입장은 분명합니다. 그것도 미·중관계가 우호적일 때의 상황이지, 티베트나 타이완문제가 터지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최악의 사태도 가정해야 합니다. 북한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외세가 개입하는 ‘동네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중국은 미군이 북한을 점령하지 않는 한 지상군파견을 주저할 것으로 봅니다. 한국전쟁 당시, 저우언라이 총리가 “한국군이 단독으로 38선을 넘으면 개입하지 않지만 유엔군이 넘으면 개입하겠다.”고 했고 그것을 지킨 것이 중공군의 참전입니다.지금도 변치 않는 원칙입니다. ●국방개혁에 전·현 정권 따로 있어선 안돼 →미사일 발사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 등에서 국지적인 도발과 위협이 계속될 경우 우리 군의 대처 방안에 대해 조언해 주십시오.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유연성과 인내심을 가지고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국지적인 도발시에는 ‘발사지점 타격화’라는 안보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서해 북방한계선에서의 제3의 서해교전 상황이나 해안포의 위협사격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상황을 종결시킬 수 있을 정도의 즉각적인 무력 대응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면전을 우려해 기 싸움에 밀리면 절대 안 됩니다. →참여정부 시절 여야합의를 거쳐 마련한 국방개혁법이 정권이 바뀌면서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등 지지부진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희 국방장관은 당시 합참의장으로 실질적으로 개혁안을 만든 분입니다. 전작권 전환과 병력감축을 전제로 한 군 구조조정, 국방부의 문민화 등 굵직굵직한 개혁방안이 두루 포함돼 있습니다. 그분이 초심을 잃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4월쯤 대통령께 보고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국방개혁에 전 정권, 현 정권이 따로 없습니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걸어온 길 ▲ 전북 고창 생 ▲ 서울대 외교학과, 동대학원 졸업 ▲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정치학 박사 ▲ 국방대 교수 ▲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 소장 ▲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 ▲ 외교부 정책 자문위원회 위원장 ▲ 대통령 국방발전자문위원회 위원장 ▲ 통일 고문회의 고문 ▲국방대 명예교수 ▲ 한국국제정치학회 편집위원회 위원장 ●주요 저서·수상 ▲ 한국안보의 영역, 쟁점, 정책 ▲ 전쟁과 평화의 이해 ▲ 신 중국군사론 ▲ 한반도 평화와 편승의 지혜 ▲ 세종문화상(국방·안보 분야) ▲ 보국훈장 천수장
  • “개성공단 억류사태 재발 가능성”

    “개성공단 억류사태 재발 가능성”

    1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북한의 개성공단 억류 사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책임 추궁이 이어졌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날 개성공단 사태의 성격에 대해 “억류됐다기보다는 귀환이 늦어진 것”이라고 답했다가 한나라당 의원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당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타의에 의해 올 수 없었던 것을 놓고 어떻게 ‘늦은 귀환’이라고 표현할 수 있느냐. 현 장관의 상황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친박연대 송영선 의원은 현 장관을 상대로 이번과 같은 억류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을 집중 추궁했다. 이에 현 장관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이 이에 따른 위기대응 시나리오가 마련돼 있느냐고 물었고, 현 장관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 의원이 “마련하고 있는 것이냐, 있다는 것이냐.”고 거듭 추궁하자 현 장관은 그제서야 “있다.”고만 짧게 답했다. 현 장관은 북한이 준비 중인 ‘우주발사체’에 대해서는 “인공위성과 기술적 기반이 같기 때문에 정황상 미사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장관 출신인 민주당 송민순 의원은 “우리 정부의 안보개념이 너무 소극적”이라며 남북 관계가 경색된 원인을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에서 찾았다. 이에 현 장관은 “북한의 이같은 일방적 조치는 남북합의를 위반하는 것이고, 우주발사체를 준비하고 있는 것 역시 유엔 결의안에 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현 장관은 “북한에 대해 인도적 지원은 언제든지 할 것”이라면서 “북한에 계속해서 대화를 요구하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 장관은 야전에 능한 김격식 전 인민군 총참모장이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을 담당하는 인민군 4군단장으로 임명됐다는 관측과 관련, “아직 확인이 안 됐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北, 군통신 단절 파장] 北 對美협상·내부단속용 빗장걸기

    ‘키 리졸브(Key Resolve)’ 한·미 연합군사훈련(9~20일) 첫날인 9일 북한이 던진 ‘군통신 차단’ 조치와 ‘전시준비 태세 명령’ 발동은 다목적 용도의 정치·군사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는 북한이 지난 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을 통해 “남한 민항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발표한 데 이은 추가적 조치다. 대남·대미 압박 강도를 단계별로 높이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우발적 충돌 가능성 커져 일단 남북한 군당국간 직접적인 채널인 군 통신이 차단됨으로써 양측의 우발적 군사충돌 위험성이 커지게 됐다. 또 우리 국민의 개성공단 왕래가 차단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무력충돌 발생시 개성 체류 인력들의 억류 상황도 이론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남북관계가 말다툼에서 실질적인 단절 관계로 퇴행하고 있다는 우려도 한층 커지고 있다. 이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가 발동한 ‘만반의 전투준비 명령’은 냉전이 한창이던 1970~80년대 팀스피리트 훈련 때 북한이 보인 전형적 대응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조치가 한·미 연합훈련 기간으로 한정된 점은 북한 역시 정치적 고려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당장 쓸 수 있는 카드 중 제한적이지만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단을 선택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키 리졸브 훈련 후 해제될 것” 국방연구원(KIDA) 김태우 국방현안연구위원장은 “민항기 위협과 통신선 차단 등 일련의 북측 조치가 키 리졸브 훈련 기간으로 제한된 것은 훈련 종료 후에는 해제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입체적으로 부각시키되 훈련 이후에는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같은 맥락이다. 북측은 남측 민항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경고’를 할 때에도 키 리졸브 훈련기간으로 제한했다. 오히려 군 통신선 차단 조치보다 최고사령부가 내린 ‘전시준비태세 명령’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후계체제와 관련, 내부 위기감을 고조시키면서 체제 결속을 겨냥한 대내용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1993년 3월 북한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탈퇴한 후 준 전시상태가 선포된 같은 해 4월 김정일은 국방위원장으로 추대됐다. 한편에서는 ‘전시준비태세 명령’이 미국과 일본이 시사한 북한 광명성 2호의 요격 움직임에 대한 사전 차단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북한이 이날 요격 행위에 대해 “즉시 대응타격”을 공언하고 나선 것도 사전 조치적 성격이 짙다. ●美에 양자대화 요구 메시지 북한의 으름장은 대내적으론 체제 결속의 고삐를 죄는 수단으로, 대외적으론 미국과의 양자 대화를 촉구하는 정치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국방대 김연수 교수는 “북한으로선 통미봉남 전술의 하나로 한반도 긴장 고조가 정점에 이르게 되면 북·미 협상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군통신 단절 파장] 573명 개성에… 20일까지 발 묶일듯

    [北, 군통신 단절 파장] 573명 개성에… 20일까지 발 묶일듯

    한·미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된 9일 북한이 이례적으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와 최고사령부까지 나서 남북관리구역 통행 관리에 사용돼온 군 통신을 차단한다고 밝히면서 개성공단·금강산 지구에 체류 중인 우리측 인력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개성·금강산 지구에서 우리측 인원의 안전과,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남북간 사실상 마지막 통로인 군 통신마저 차단되면서 민간인에 대한 북한의 위협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새벽 5시8분, 5시30분, 8시30분에 군 통신을 통해 북측에 연결을 시도했으나 북측은 받지 않았다.”며 “다만 (서울과 개성공단을 잇는)우리측 KT통신라인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지만 군 통신 단절로 개성공단 등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귀환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573명으로, 이날 오후 80명이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불발돼 사실상 억류됐다. 금강산 지구에도 43명, 기타 지역 5명이 체류하고 있어 620여명이 발이 묶인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개성공단을 방문하려던 726명의 방북이 무산되면서 이들 중 162명이 당일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이뤄지지 않았고 다른 80명도 귀환하지 못했다.”며 “정부는 개성공단 철수나 인력의 자진 귀환을 추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개성공단 방문이 막혀 버린 상황에서 현지 관리 인력 등은 필요해 무조건 억류라고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매주 한번 왕래가 이뤄지는 동해선 육로의 경우, 10일 금강산 지구로 남측 인원 60명이 방북하고 60명이 귀환할 예정이지만 이 역시 불투명하다. 경의선 육로를 통한 왕래도 9일 오후까지 남북간 출입 계획 통보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10일 중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등을 통해 우리측 인력의 안전한 귀환 등을 요구한다고 밝혔으나 한·미 군사훈련이 끝나는 오는 20일까지는 군 통신선 차단에 따른 출경·입경 등 통행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 기회에 지난해 말 통행 제한 조치를 취했던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지난해 말 개성공단 통행 제한 조치를 했을 때 강경파들은 개성공단을 완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안다.”며 “한·미 키 리졸브 훈련 동향과 북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개성공단의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북한군 교체는 회전문 인사”

    지난달 북한이 단행한 군 고위급 인사는 일종의 북한판 ‘회전문 인사’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차두현 박사는 4일 공개된 KIDA의 ‘동북아안보정세분석’에 기고한 ‘최근 북한 군부 인사에 내재된 의미’라는 글에서 “최근 북한군 인사는 김정일(국방위원장)이라는 1인 지도자에 충성하는 군부 핵심인물의 인력집단(Pool)을 바탕으로 이뤄진 회전문 인사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차 박사가 제시한 ‘회전문 인사’의 근거는 ▲최근 2년동안 인민군 작전라인의 점진적인 정비 과정 ▲예측 가능한 인사 ▲대폭적인 세대교체 징후 미약 등이다. 그는 “측근 중심의 상호 역할·지위 바꾸기식 인사”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달 김영춘(73) 차수를 인민무력부장으로, 리영호 평양방어사령관(대장·60대 중반 추정)을 인민군 총참모장으로 각각 임명했다. 또 공군사령관에는 리병철(60대 초반 추정) 상장을, 해군사령관에는 정명도(60대 초중반) 상장을 각각 임명했다. 2007년에는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에 김명국(69) 대장이 발탁됐다. 차 박사는 이 같은 인사가 “‘김정일이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국제사회에 김정일이 군부 인사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는 효과도 있다.”고 판단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軍警 6·25때 형무소 집단학살 확인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육군본부와 지역경찰 등이 형무소 재소자들을 집단학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희생자는 최소 34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 부산·경남지역 등 인민군 비점령지역에서 재소자와 민간인 수만명이 집단학살됐다는 의혹은 제기돼 왔지만 국가가 직접 실태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일 “1950년 7~9월까지 부산·마산·진주형무소 등에 수감된 재소자와 민간인 3400여명이 육군본부 정보국(CIC), 헌병대, 지역경찰, 형무관(교도관)에 의해 불법적으로 희생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국가기록원에서 입수한 당시 ‘재소자인명부’와 ‘수용자신분장’, ‘교정통계’ 등의 명단을 대조해 희생자를 확인했다. 신원이 밝혀진 희생자는 576명이다. 진실화해위는 아직 조사 중인 675건을 올해 안에 마무리한 후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부산형무소에서는 1950년 7월26일부터 두 달여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부산지구 CIC와 헌병대, 지역 경찰, 형무관들이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을 비롯한 예비검속자 등 최소 1500명을 집단 살해했다. 희생자들은 다른 형무소 이감 등을 이유로 끌려간 뒤, 부산 사하구 동매산과 해운대구 장산골짜기 등지에서 집단 사살됐고 일부는 부산 오륙도 인근 해상에서 물에 떠밀려 죽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시기 마산형무소와 진주형무소에서도 각각 717명과 1200여명의 재소자와 민간민이 집단 살해됐다. 김동춘 진실화해위 상임위원은 “신병이 확보돼 격리중이던 재소자와 민간인을 군경이 집단 학살한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비인도적 행위”라면서 “육군형사법이나 국방경비법 등을 위반해 징역 3년 이하 형을 확정받은 기결수가 전쟁 발발 직후 군법회의에서 총살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유족에 대한 사과, 위령사업 지원, 인권교육 등을 국가에 권고했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군경, 6·25때 ‘형무소 집단학살’ 576명 확인돼

    군경, 6·25때 ‘형무소 집단학살’ 576명 확인돼

    한국전쟁 당시 군·경에 의해 형무소 재소자들이 집단학살을 당한 사실이 국가기관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위원장 안병욱)는 2일 “부산·마산·진주 형무소에 수감된 재소자와 민간인 등 최소 3400여명이 육군본부 정보국(CIC),헌병대,지역경찰,형무관(교도관)에 의해 불법적으로 희생됐다.”며 “희생자 중 576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가 이번에 조사한 ‘전국 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은 한국전쟁 전 발생한 제주 4·3사건과 여순사건 등의 여파로 전국 형무소 20여곳에 수감 중이던 최소 2만여명의 재소자와 예비검속으로 구금된 국민보도연맹원들이 한국전쟁 발발 직후 군경에 의해 집단 학살돼 암매장되거나 수장된 사건이다.형무소 재소자들에 대한 집단학살 의혹은 그 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국가가 조사를 통해 그 실태를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부산형무소에서는 1950년 7월26일부터 9월25일까지 3차례에 걸쳐 1500여명이 군경에 의해 집단 살해됐으며,이 중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148명이다.이들은 부산 사하구 동매산과 해운대구 장산골짜기 등지에서 집단 사살됐으며,일부는 오륙도 인근 해상에서 산 채로 물에 빠뜨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마산형무소에서는 같은 해 7월 5일부터 9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최소 717명(신원확인 358명)이 총살되거나 마산 구산면 앞바다에 집단 수장됐고,진주형무소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최소 1200명(신원확인 70명)의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이 집단 총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진실화해위는 또 “부산·경남 지역 형무소에서 희생된 대다수의 재소자들은 정당한 법적절차 없이 살해됐다.”면서 “또 징역 3년 이하를 선고 받은 일부 기결수들도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언도받은 뒤 헌병대에 인계돼 총살됐다.”고 전했다.  진실화해위는 “이 사건은 헌법이 규정한 일사부재리의 원칙(어떤 사건에 대하여 일단 판결이 내리고 그것이 확정되면 그 사건을 다시 심리·재판하지 않는다는 원칙)를 위반한 것”이라며 “당시 군법회의는 요식적인 행위였을 뿐 사실상 집단 학살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록 전시였다고는 하지만 대한민국이 통치하고 있던 비전투·비교전 지역인 부산·경남 지역에서 단순히 남하하는 인민군에 동조할 것을 우려,형무소 재소자들과 민간인을 불법적으로 살해한 것은 범죄행위”라고 덧붙였다.  진실화해위는 ▲유족들에 대한 사과 ▲위령사업 지원 ▲민간인 희생 내용 공식간행물 반영 ▲인권교육 강화 등을 국가에 권고했다.진실화해위는 2006년 11월부터 이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작했으며,현재 조사 중인 675건은 올해 안에 조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한반도 긴장 고조] “국지 충돌 가능성 높아… 北 미사일 실패땐 협상력 약화”

    [한반도 긴장 고조] “국지 충돌 가능성 높아… 北 미사일 실패땐 협상력 약화”

    북한의 대남 도발과 대륙간 탄도탄(ICBM) 수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많다. 올 들어 지속적으로 긴장 수위를 높여 온 북한의 도발과 미사일 발사가 내부 정치일정과 맞물려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서울신문은 1일 국내 통일·외교·국방 전문가 10명의 분석과 함께 북한의 의도와 행보 등 향후 남북관계를 전망해 봤다. 남북 긴장 수위 어디까지 갈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비등점을 향해 끓어오르는 남북긴장 관계가 획기적인 조치 없이는 전환점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봤다. 악화를 막거나 경색을 풀 계기를 찾기 어려운 까닭이다. 현 상황에서는 서해에서 국지적인 무력 충돌을 피해가기 어렵고, 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도 임박한 것으로 풀이했다. “북한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반발하고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는 마당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구본학 한림 국제대학원대 교수 등의 지적도 이같은 분위기와 맥을 같이한다. 국지적·제한적 도발 우려는 상당히 높고 긴장도 상당기간 지속되겠지만 전면적 무력 충돌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력 정당화 발표수위 높여 긴장 북·미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파국으로만 몰고 갈 수 없고 국지적·제한적인 도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비용보다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벼랑끝 전술로 경제외교적 이익을 챙겨 온 북한으로선 판이 깨지지 않는 한 가는 데까지 가보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기적으로도 남북한 긴장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이를 대외적인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8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와 그 뒤 한 달 안에 열릴 첫 전체회의, 4월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4월25일 인민군 창건일 등 시기적으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효과를 최대한 낼 수 있는 계기들을 활용해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남북긴장이 올 상반기 내내 높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뒤 5~6월쯤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교섭능력을 강화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은 경계선을 확인하기 어렵고 기습공격이 쉬운 편인 데다 분쟁지역으로 국제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지적이지만 무력충돌 가능성을 높게 봤다. 10명의 전문가 중 3명만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응답했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북측이 무력 도발을 정당화시키는 일련의 발표수위를 높여왔다.”면서 “남북 및 북·미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경고가 빈말이 아님을 입증하는 국지적인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관계 연구실장도 “NLL은 군사적·전략적으로 북한에 아킬레스건으로 북한 군부도 치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기회 있을 때마다 변경을 시도해 왔다.”고 지적했다. 도발 시점은 9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Foal Eagle)이 끝난 뒤나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첫 전체회의가 끝나는 시점으로 예상하는 의견이 많았다. ●“대미외교 지렛대로 계속 활용할 듯” ICBM 수준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은 북한의 숙원이었다. 2012년 강성대국에 진입하겠다고 공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로서는 기술력을 높이고 군사적 성취를 대내외적으로 입증할 필요도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와 협상을 앞두고 있고, 북한 내부의 주요 정치일정들과 맞물려 발사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발사 시기에 관심이 맞춰져 있을 정도다.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공사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인공위성 발사는 예정대로 한다. 시점만 남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미 국무부가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대사를 특사로 2일부터 한국, 일본, 중국 등에 파견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한에 대한 효과적인 제재 수단도 찾기 어렵고 그렇다고 북측과 대화를 끊을 수도 없는 처지다. 김태우 국방연구원(KIDA) 국방현안연구위원장은 “미사일 사정거리와 외교력은 비례한다.”면서 “미국이 북한이 받아들일 만한 카드를 제시하지 않는 한 북한이 대미 외교의 지렛대로 활용할 미사일 발사 가능성은 높다.”고 진단했다. 김연수 국방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과거보다 미사일 발사를 요란스럽게 강조하는 것도 (미사일 발사에) 큰 의미를 두기 때문”이라면서 발사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발사 시기로는 8일 실시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직후부터 그 한달 뒤 쯤 열리는 대의원대회 첫 전체회의 직전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수렴됐다. 올해 최고인민회의 첫 전체회의는 이달 말에서 4월 초쯤 열릴 전망이다. ●본토 사정권… 美 대북정책 변할 듯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사일 발사로 김정일의 권위를 높이고 대내 축제분위기 속에 내부 결속을 다지고 대외 메시지를 전달할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북한 지도부는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와 이완된 북한내 사회기강 및 대남의존도 확대 등의 상황 속에서 남북 긴장국면은 내부결속과 함께 대남, 대미 협상에서 손해볼 게 없다고 계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은 1998년 8월에도 당·정·군 주요 보직 인사를 확정하는 최고인민회의 첫 전체회의를 1주일 앞두고 대포동 1호(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를 쏘아 올렸다. 일부에선 오바마 행정부와의 협상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여서 북한측이 보다 홀가분하게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를 통해 협상력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측 주장대로 인공위성이든 ICBM 수준의 장거리 미사일이든 발사에 성공하면 미국 본토를 핵탄두 탑재 IC BM으로 공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까지도 예상된다. 흔들리는 남북관계에 한 층 더 충격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계했다. 물론 북측의 발사가 실패하면 북측의 카드는 약화된다. 이석우 선임기자 안동환기자 jun88@seoul.co.kr
  • 北 후계구도 김정운에 힘 실리나

    北 후계구도 김정운에 힘 실리나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체제는 아직 다져지지 않은 상태다. 이렇다 할 후계자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엇갈리는 이야기들이 튀어나오고 있다. 절대 권력을 휘둘러온 김정일 위원장의 공백을 어떤 세력이 대체하더라도 같은 힘의 크기로 메우기는 어렵다. 경쟁세력 간의 물밑 권력투쟁 속에 후계구도의 불안정성이 그만큼 크다. 김정일 위원장 이후 누가 권력 정점에 서더라도 일정기간 ‘김씨 일족’과 노동당 및 인민군의 핵심 엘리트 간의 ‘3자간 집단지도체제’로 운영해야 할 처지다. 혁명혈통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군부와 당 실세들이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 중 한 사람을 내세우고 막후에서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북한 매체 및 문건에서 혈통계승 암시가 많아지고 있고 3대(代) 세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속에 최근 3남 김정운(26세)의 후계설이 힘을 받고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남북관계 실장은 20일 “정운은 어리지만 억세고 통솔력을 인정받고 있고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남인 정남(38세)은 자유분방한 행동으로 독재국가의 지도자로선 카리스마를 갖기 어려운 데다 생모 성혜림이 정식 부인이 아니었다는 점도 약점이다. 통일연구원의 한 전문가도 “군의 실력자 현철해 인민군 총정치국 상무부국장(대장)이 정운을 지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정남의 후견인으로 알려졌던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정운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유동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전언과 분석들은 지난해 김정일 위원장의 와병 이후 북한도 내부에서 후계구도를 위해 서두르고 있지만 뚜렷한 후계구도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준다. 김정일 위원장의 세 아들은 후계수업을 받지 않아 기반이 약하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른 시일 안에 후계자를 공식 지명하기보다는 선호하는 후계자를 위해 당·정·군의 인적 물갈이 등 후계구도를 위한 환경 정비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후계자 낙점의 공론화를 미뤄 왔지만 당·정·군의 세대 교체는 꾸준히 진행돼 왔다. 김정일 위원장 자신도 1973년부터 후계자로 내정돼 수업을 받아 왔지만 후계자로서 전면에 나타난 것은 1980년이 되면서였다. 집단지도체제의 시나리오에는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행정부장의 이름도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국가보위부, 인민보안성, 사법부 등 권력 기관을 관할하는 장 부장의 부인은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다. 현철해 대장,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당을 통괄하는 리제강 제1부부장, 군 총정치국을 통괄하는 리용철 제1부부장 등도 장성택과 함께 과도기를 관리해 나갈 핵심 인물로 거론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모닝브리핑] 日紙 “김정일 후계자로 3남 김정운 결정”

    │도쿄 박홍기특파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후계자로 3남 김정운(26)이 결정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7일 중국 베이징발로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 정권과 가까운 소식통의 말을 인용, “북한군 중추기관인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이 지난달 초순 김정운을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선택했다는 내용의 내부 통지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외교 관계자는 “이번 통지는 군부가 앞장서서 선전하는 가능성이 있다.”며 의문도 제시했다. 게다가 “김정철도 이미 당조직 지도부 부부장이라는 후계자에 가까운 요직에 올라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김정운이 후계자로 확정됐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hkpark@seoul.co.kr
  • 北 “뭐 쏠지 두고보라” 발사 임박 암시

    北 “뭐 쏠지 두고보라” 발사 임박 암시

    ■ 미사일 벼랑외교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둘러싼 긴장이 계속 비등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미군은 일본 오키나와에 미사일 정찰기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고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의 발사 준비 움직임을 둘러싼 한국과 미국 고위 정부관계자들의 대북 경고수위도 더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관련, “우주개발은 자주적 권리이며 현실 발전의 요구”라고 강조, 발사 임박설에 힘을 실으며 긴장을 높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우리나라에서 무엇이 날아올라갈지는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며 엄포를 놓았다. 미사일 발사는 2월 말에서 4월이 고비로 여겨진다. 북한엔 미사일 발사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이 기간에 이어지기 때문이다.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 취임 1주년(25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3월8일), 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과 인민군 창설일(4월25일) 등의 계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19~20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방한 기간 동안의 대북 메시지 내용이 북측 발사 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6일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위성용 로켓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은 표리일체”라며 인공위성 발사기술이 군사적으로도 이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7일 북한 노동신문도 ‘평화적 우주이용권’을 강조했다. 대외적으로 위성 발사라는 주장을 펴면서 미사일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1998년 8월에도 당·정·군 주요 보직 인사를 확정하는 최고인민회의 첫 전체회의를 1주일 앞두고 대포동 1호(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를 쏘아 올렸다. 최고인민회의 첫 전체회의는 3월 말에서 4월 초쯤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대포동 2호 발사에 필요한 물자를 함경북도 무수단리(옛 대포동) 미사일 기지로 운반하는 작업을 최근 마친 상태다. 그동안 북한은 무수단리 미사일 기지에서 대포동 2호를 조립해 왔다. 미사일이 조립되면 미사일을 높이 30여m의 발사대로 이동시켜 수직으로 세운 뒤 탄두(彈頭)를 장착한다. 발사대 설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사일에 액체연료를 주입하는 과정도 남아 있다. 이달 말 실제 발사도 가능한 상황이다. 북한은 2006년 대포동2호 발사 실패 뒤 발사대를 개량하고 자동펌프식 연료주입 장치를 설치해 발사 준비시간을 줄였다. 정보 소식통들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인 25일쯤이 고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거리 미사일과 함께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 동시다발적으로 스커드B, 스커드C 미사일 등을 발사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단·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NLL을 분쟁수역화하고 우리 함정에 위협을 가해 위기국면을 높일 가능성도 높다는 게 군의 분석이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한은 황해도 초도 등의 지대함(地對艦) 미사일기지 등에서 지난해 10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시험발사를 하는 등 훈련수위를 높여 왔다. 16일 이상희 국방부 장관이 국회 본회의 답변에서 “북한이 서해에서 함정공격과 함대함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군 당국은 북한의 서해 NLL 일대 공중도발 가능성에 대비, 국산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마’를 전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천마는 20㎞ 이상의 항공기를 탐지·추적할 수 있고 고도 5㎞로 날아오는 각종 전투기를 10초 이내에 요격할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대내 결속을 다지는 한편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등에 대한 대외 메시지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사일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김정일, 강경노선 군부 중심 결속 南압박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최근 임명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남한의 국방부 장관)과 리영호 총참모장(남한의 합참의장)을 대동하고 포병사령부 산하 제681 군부대의 포사격 훈련을 참관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2일 전했다. 최근 들어 김 위원장의 군사 관련 현지지도가 활발해졌을 뿐 아니라 강경 노선을 취할 것으로 보이는 새 군 지도부와 함께 모습을 나타내면서 군부 중심으로 결속, 대남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현황 보고를 받고 전망대에서 포사격 훈련을 지켜본 뒤 “인민군은 수령결사옹위 정신, 총폭탄 정신을 절대불변의 신념으로 간직한 사상의 강군으로 자라났을 뿐 아니라 침략하는 적들을 단매에 요절낼 현대적인 공격수단과 방어수단을 다 갖춘 강위력한 혁명무력으로 장성강화됐다.”고 말했다. 그의 군부대 시찰에는 김정각 총정치국 1부총국장, 현철해·김명국·리명수 대장 등 군 고위간부들과 김기남 당 중앙위 비서, 장성택 당 행정부장, 박남기 당 중앙위 부장,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등이 동행했다. 김 위원장의 측근인 현철해 대장과 장성택 부장도 동석함에 따라 3월8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12기 대의원 선거 후 당과 군부, 내각이 어떻게 구성돼 ‘김정일 3기 체제’가 출범할지 주목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오는 16일 생일을 앞두고 군 지도부의 수평·승진 인사를 단행, 군의 사기를 높이고 결속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잦은 군사 현지지도를 통해 한반도 정세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김영춘 신임 인민무력부장은 총참모장 출신으로, 전임 김일철 부장보다 강경론자로 알려져 있다.”며 “김 위원장의 신변 호위를 맡던 측근인 리영호 평양방어사령관이 군 작전을 직접 지휘하는 총참모장으로 승진한 것도 사기 진작과 관련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일철 전 인민무력부장과 김격식 전 총참모장도 최고인민회의 선거 후 국방위 부위원장이나 위원으로 격상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만나고 싶었습니다] 정세현 前 통일부장관이 본 北 미사일 발사 징후

    [만나고 싶었습니다] 정세현 前 통일부장관이 본 北 미사일 발사 징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의 대표상임의장을 맡고 있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오바마 정부의 우호적 대북 협상 기류에 대해) 미국 내 여론이 나쁜 쪽으로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정 전 장관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북한의 성명 공세에 대해서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렇게 계속 강수를 두면 이명박 정부와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에 좋은 영향을 못 미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과의 인터뷰는 대포동 미사일의 발사 움직임이 있다고 확인된 지난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대포동 발사와 관련한 움직임이 포착됐는데 북의 행동을 어떻게 읽고 있나. -미국을 겨냥한 전략적 포석이다. 북한의 정책결정과정의 특성상 그렇게 나올 것이라고 봤고 지금까지 대개 그런 식으로 해왔다. 미국 새 정권 초기에 대북 정책의 우선순위를 높이려는 것인데 지나치다. 오바마는 대선 중에 이란이나 북한 지도자를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고, 당선후 참모진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취임 100일 이내에 북에 특사를 보내서 확실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돼 있다. 그것이 오바마 진영의 공감대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국무장관이 힐러리 클린턴이다. 남편 클린턴 정부가 떠난 시점인 2000년 10월 북·미 코뮈니케, 그 이전 1999년의 페리 보고서, 이 두 가지가 오바마 행정부, 특히 클린턴 국무장관의 기본 입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미국은 2월 말까지 대북 정책을 리뷰(재조정)하겠다는 것이고 실제 열심히 하고 있다. 거기에다 대고 인민군 총참모부가 서해상에서 내일이라도 마치 전쟁을 일으킬 것처럼 위협적 언사를 늘어놓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에서는 남북관계를 이명박 정부가 완전히 망쳐놓고 있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식으로 협박한다. 미국에서 “수사적인 공세는 북한에 도움이 안 된다.”는 논평이 나왔다. 이러다 보면 북한이 위협적인 언사를 통해 얻으려는 정치적 목적과는 멀어질 수 있다. 북한이 가끔 판을 잘 못 읽는다. →오바마 정부 내에 강경파가 득세할 우려도 있다는 건가. -그렇다. 관심을 끌기 위해 미사일 발사했다고 치자. 미국 여론이 역전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지금 힐러리나 오바마는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북핵 문제의 우선순위를 상당히 높여놨다. 북한의 위협적 행동 때문은 아니다. 부시 정부는 이라크,아프간, 이란, 북한 등 외교적 부담을 여럿 남겼다. 오바마가 북핵의 우선순위를 높인 것은 이들 외교 현안 중에 해결의 로드맵이 짜여져 있는 것은 북핵밖에 없기 때문이다. 9·19, 2·13, 10·3합의에 이어 작년 10월 테러지원국 해제 등이 있었다. 가장 빨리 성과를 낼 수 있는 게 북핵이다. 역설적이게도 부시가 막판 외교에서 업적을 내려고 서두른 과정에서 다음 정권에 넘긴 외교 현안 중 곧바로 착수할 수 있어 우선순위가 올라간 것이다. 북한에선 우선순위가 올라간 게 “우리가 계속 강수를 뒀기 때문”이라고 자평할 지 모르지만 대북 강경론이 주류를 이룬 부시 정부를 상대로 쓰던 강수를 온건론을 기본으로 하는 오바마 정부에도 쓴다는 것은 판단착오다. →미국과의 오랜 협상에서 학습효과가 생겼을 텐데, 왜 그런 판단을 한다고 보나. -집단적 사고의 문제점이다. 개인은 합리적이더라도 집단이 되면 엉뚱한 방향에 강성으로 흐른다. 문제가 심각하고 중요할수록 강경론자들이 그럴 듯한 이유를 대서 밀어붙이면 온건론자가 반박할 논리가 충분치 못해 끌려갈 수 있다. 북한이 그런 상황이 아닌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은 회복한 것 같다.그렇지만 한번 저렇게 건강에 이상을 겪고 나면 참모들이 초조해질 수 있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에도 강온파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갑론을박이 계속되면 대북 강경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북한이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이 미국의 자비를 기다릴 것까지는 없지만 외교채널로 점잖게 “우리도 잊지 말라.”는 정도의 메시지를 보내도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 이후 군·당·정 장악력이 떨어진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북한정치의 특성상 김정일이 필담만 가능해도 그 권력은 확고하다. 북한 지도부의 초조감은 2012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제끼는 해’라고 규정한 데서 출발한다. 2012년까지는 경제조건을 호전시켜야 한다는 게 최고 당면 목표다. 그때까지 가시적 성과가 나오려면 지금부터 북·미관계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경제제재가 확실하게 풀려서 국제금융기구로부터의 차관 같은 게 들어와야 한다. 이런 목표를 놓고 일정을 역산해서 생각하면 초조하게 돼 있다. 아마도 충성심 높은 사람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이 모든 것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그런 시간 내에 끝장을 내야 하고, 미국의 적극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수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런데 그건 자기네 방식이다. 현실적으로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북한의 운명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미국식 코드에 대한 이해 없이 조급하게 일을 추진하면 부작용이 더 크지 않을까. →북한의 다음 행보를 어떻게 예상하나. -남쪽과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다음 행동의 내용이나 수준이 결정될 것이다. 미국이 국무부 대변인 논평으로 북의 언사를 평가절하했지만 공식적으로 그렇게 해도 이면으로는 직간접 비공개 채널을 통해 “잘 해주려고 하는데 왜 요란을 떠느냐.” 하는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노련하다. 문제는 우리다. 현 정부에서는 그런 유연성이 떨어진다. 북한에 “너무 그러지 마라. 우리도 오바마 정부와 조율문제도 있고 해서 조금씩 입장을 조정하고 있으니까, 다그치지 말라.”라고 하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그런 자세나 의향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무시하는 쪽으로 계속 나가고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말만 하면 아주 고약한 상황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 →군사충돌까지 상정하는 건가. -있을 수 있다. 꽃게잡이가 시작되는 4월부터가 문제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일이 터질 수도 있다. 두 차례의 서해해전을 1대1로 마감한 쌍방이 이번에는 물러설 수 없다고 버티면 상황이 에스컬레이트될 수 있다. 그걸 막기 위해 정부가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 북에 끌려가라는 게 아니다. 북이야 밑져야 본전이지만 우리는 그게 아니지 않은가. 미국이 직접 나서기엔 좀 규모가 작고, 그러나 우리한테 주는 심리적 효과는 적지 않은 군사행동으로 번지기 시작하면 그렇잖아도 경제가 어려운데 일파만파로 되어서, 결과적으로 이 정부의 대북 정책이 북한의 물리적 행동으로 노선을 바꾸는 나쁜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이런 시점에서 조금씩 북한에 대한 몇가지 유연한 조치를 취하면서 더 이상 강수를 두지 않도록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 →어떤 형태의 조치나 메시지를 뜻하는가. -우선 청와대의 의지가 실려야 한다. 다른 사람은 소용없다. 겉으로는 의연하게 대처하되 대통령의 의중을 실어 비공개적으로 주중·주러 북한대사관이나, 유엔 대표부를 통해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의 폐지를 주장했는데. -북이 먼저 비핵화하고 개방하면 3000달러 만들어주겠다는 것은 엄격한 연계론 또는 선 핵해결론이다. 반면에 오바마 정부는 비핵화를 위해 미·북수교도 해주고 경제지원도 해주겠다는 것이다. 병행론이다. 미국의 핵 정책이 이런 적극적인 병행론적 차원에서 추진된다고 할 때 우리의 강한 연계론이 얼마나 버티겠는가. 대북정책이라는 게 국내 지지가 좀 있어도 국제정세가 안 받쳐주고 북이 죽어도 싫다고 거부하면 쓸 수가 없다. 우리 사회에서 극보수를 제외한 보수계층에서조차 슬슬 ‘비핵개방3000’의 재검토론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 아니겠는가. 황성기 편집위원 marry04@seoul.co.kr ■ 정세현 前 통일부장관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2005년부터 2년 임기를 연임해 맡고 있는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직을 다음 달 물러난다. “4년이나 했다. 더 할 생각 없다.”는 그는 보수진영 인사로 물갈이된 대통령 자문기구인 통일고문회의에서도 재위촉되지 않았다.“지난해 이 정부에서 민화협 대표자리를 내놓으라고 했을 때 이미 통일고문 재위촉은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새해 들어 4월 재·보선과 관련해 전주 완산갑 후보로 거론됐는데 “아마 (민주당)일각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된 것 같은데 정치판에 갈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남북관계, 외교안보 문제 등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좋다는 것이다. ▲64세 ▲만주에서 출생, 전북 임실에서 성장 ▲서울대 정치학박사 ▲1977년 통일원 입부 ▲김대중 정부 마지막, 노무현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 평단 거목 유종호의 소설적 자전에세이

    평론가와 창작자 사이는 미묘하다. 문학의 이름으로 공생하는 듯하지만 개별적 친소를 떠나 숙명적으로 데면데면할 수밖에 없는 관계다. 평론가들은 창작하고픈 충동이, 창작자들은 그들의 글을 평하고픈 충동이 강하게 일 수밖에 없다. 한국 문학평단의 거목으로 꼽히는 유종호(74)가, 소설과도 같은 회상 에세이 ‘그 겨울 그리고 가을-나의 1951년’(현대문학 펴냄)을 내놓았다. 6·25전쟁을 체험했던 작가의 구체적인 경험담이 담겨있다. 자전적 소설이 넘쳐나는 세상에 소설로 풀 법도 하련만 노() 문학평론가는 굳이 에세이라는 형식을 택했다. 2004년 ‘나의 해방 전후’에 이어 2부에 해당하는 회상 에세이다. 이에 대해 유종호는 “수통(羞痛)스러운(부끄럽고 고통스러운) 자기 노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허구 소설을 시도해 보자는 생각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진실의 순도를 훼손할지 모른다는 심정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소설이라고 이름 붙여도 전혀 손색없을 만치 피란 과정을 보낸 한 해 겨울과 이듬해 가을까지의 시간과 그 안에서 머무르고 부딪쳤던 다양한 인간 군상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열 여섯 살 소년 유종호는 1951년 겨울 고향 충주를 떠나 피란길에 나섰다. 청주·달천·원주 등지를 떠돌며 미군 해병대에서 사환으로 일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고마운 사람들, 비열한 사람들에 대해 적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인식을 쌓았음을 고백한다. 유종호는 천상 평론가다. 2004년 시집 ‘서산이 되고 청노새되어’를 펴내기도 했고, ‘파리대왕’, ‘그물을 헤치고’ 등 소설을 번역하기도 했지만 그는 한국 문단의 1세대로 분류되는 평론가이자 예술원 회원이다. 그는 자신의 그 한 해를 미화하지도, 과장하지도, 각색하지도 않았다. 대신 고독한 기록자이자 평자(評者)의 역할을 자임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수 차례 언급하는 표현처럼 ‘수통스러운’ 기억임에도 실명을 들며 냉혹한 비판도 마다하지 않았고, 부친은 물론, 자신 역시 타자화해 평론의 대상으로 삼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교원이었지만 한때 인민군에 소극적으로 부역한 탓에 오랫동안 복직되지 못한 부친, 어렵사리 복직한 뒤 교내 잡지 앙케트에 존경하는 인물로 이승만 대통령을 꼽아 부끄러웠던 부친의 모습 등도 적나라하게 쓰여진다. 곳곳에 그의 문학적 재기(才氣)를 드러냈다. 더욱 정교한 서사구조를 갖췄거나 소설적 형상화를 꾀했다면 유감없이 훌륭한 소설이 됐을 법하다. 어린 유종호는 15개월의 방학 아닌 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내가 무엇인가를 잃어 버렸다는 사실이었고… 뒷날 나는 그것을 소년 상실이란 이름으로 되돌아 보곤 했다.’고 회상한다. 그는 “한 권을 더 채워 회상에세이 3부작을 완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다림이 시작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北 잇단 공세 식량사정 호전 탓?

    北 잇단 공세 식량사정 호전 탓?

    북한이 최근 인민군 총참모부와 노동당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대남·대미 강경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가능성 징후까지 포착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는 배경 중 하나로 그동안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식량 상황이 해소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4일 “지난해 북한에 홍수 등 심한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아 10년 만에 풍년을 맞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계식량계획(WFP) 등은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악이라고 예측했으나 부족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남한과 미국을 상대로 압박하며 버티기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내부 상황을 들 수 있다.”며 “농사가 잘됐고 중국 등으로부터 식량을 상당히 들여와 남한과 미국이 도와주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대북단체인 사단법인 열린북한에 따르면 평양과 남포, 신의주, 청진 등 여러 도시에서 1월 들어 쌀 등 식량 가격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군량미는 쌓이고 있지만 주민들을 위한 식량 배분은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외적 도발은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포스트 김정일시대 어디로] 아들 셋 중 누가 낙점 받을까

    김정일의 세 아들 가운데 3대(代) 세습의 중심인물로 누가 낙점 받을까. 최근 정부 관계자들도 3남 정운의 후계 가능성 소문이 확산되자 촉각을 곤두세우며 소문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연구원의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권력의 중요한 문고리를 잡고 있는 현철해 인민군 총정치국 상무부국장이 3남 정운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고 그런 분위기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남북한관계 실장도 “정운이 후계자로 지명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 “정남은 장남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고 차남 정철은 지나치게 유순하고 건강에도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정운은 26세(1983년생)로 어리지만, 억세고 통솔력과 카리스마를 인정받고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있다는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내정된 것이 33세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김정일이 5년 이상 건재하면 권력 유지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지난해 9월 “중국이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고,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행정부장의 후원도 받고 있는 장남 정남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정남은 자유분방한 행동으로 김 위원장과 당 원로들의 눈 밖에 나 있고 생모 성혜림이 정식 부인이 아니었다는 점 등이 걸림돌이란 반론도 있다. 정남은 설 연휴 중인 지난달 24일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일본 기자의 질문공세를 받자, “후계자에 관심 없으며 자신의 권한 밖의 일”이라는 요지의 잘 준비된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운과 함께 고영희의 아들인 정철은 스위스에서 성장해 국내 기반이 약하고 여성호르몬 과다증 등 건강 문제가 약점으로 지적됐다. 한편 3대 세습과 관련, 김 위원장의 비서 출신으로 현재 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옥이 김정일의 차남 정철과 삼남 정운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권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들도 흘러나오고 있다. 엇갈리는 관측 속에서도 어느 경우에나 북한의 당과 군의 파워 엘리트들이 김정일의 아들들을 중심으로 짝짓기를 하면서 포스트 김정일을 향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김미경기자 jun88@seoul.co.kr
  • [포스트 김정일시대 어디로] 집단지도체제땐 어떻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과 친·인척, 조선노동당 및 조선인민군의 실력자 등 3자 협의에 의한 집단지도체제는 후계 체제가 다져지지 않은 ‘포스트 김정일’ 시대의 유력한 시나리오다. 누가 권력 정점에 서든 권력의 분점과 타협적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이런 집단지도체제의 중심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중앙위원회 행정부장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장 부장의 부인은 김일성의 딸인 김경희. 모스크바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 당료인 데다 김일성 전 주석의 후광을 업고 있고 직책에 관계없이 김정일을 수시로 만날 수 있다. 당 행정부장으로서 국가보위부, 인민보안성, 사법 및 검찰 등 주요 공안 기관을 손에 쥐고 있다. 이런 위치 탓에 그가 후계구도를 준비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직책의 비중으로만 봐서는 당 조직지도부의 리제강·리용철 제1부부장은 장성택을 앞선다. 리제강 부부장은 당의 사령탑격인 본부 조직을 통괄하고 있고 리용철 부부장은 군 총정치국 등 군대를 장악하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김정일이 당은 리제강에게, 군은 리용철에게 권력을 분산시켜 관리하면서 장성택을 적절하게 견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일에게 갑작스러운 유고가 발생하면 단기적으로는 체제 유지라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는 리제강, 리용철, 장성택의 협력체제가 가동할 것”이란 지적들도 나온다. 그렇지만 리제강은 81세, 리용철은 79세다. 둘다 구세대로 물리적인 활동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북한 군부의 실세라는 현철해 인민군 총정치국 상무부국장(대장)의 움직임도 빼놓을 수 없다. 통일연구원의 한 전문가는 2일 “국방위원회가 곧 현철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현철해는 김정일의 신임을 배경으로 군 인사도 좌지우지한다.”고 평가했다. 현의 아버지는 김일성과 함께 활동해 왔다. 이런 이유로 현이 어렸을 때부터 김일성 집에서 김정일과 함께 자랐다고 한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문제가 불거진)지난해는 김정일 위원장과 북한 지도부가 권력 계승문제를 더 심각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북한의 정치문화적 특성상 김정일 이후 북한에서 중국과 같은 집단지도체제가 지속되기보다는 과도기적인 집단지도체제가 유지되다가 단일 인물을 정점으로 하는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중국식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되기보다는 옛 소련식 시스템으로 흘러가기 쉬운 토양이라는 설명이다. 이석우 선임기자·김미경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한·미공조로 北 엄포 넘어서야

    북한이 어제 남북간 정치군사적 합의사항에 대한 무효화를 일방 선언한 것은 한마디로 말해 헛된 짓이다.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남북기본합의서상의 서해 군사경계선 관련 조항을 폐기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그동안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그런데도 이를 재차 부인함으로써 긴장을 고조시키는 처사는 자가당착일 뿐이다. 무효화시키겠다는 다른 정치군사적 합의도 무엇인지 모호하다. 북한의 주장은 공허한 협박·공갈로 들린다.북한은 지난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을 내세워 “전면대결태세 진입”을 선언했다. 강력한 군사적 대응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 국민과 정부가 냉정하게 대처했고, 한국과 미국간의 공조 역시 흐트러질 조짐이 보이지 않자 다시 조평통을 통해 억지 주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정치군사적 합의 무효화 선언의 이유로 남측의 합의사항 불이행을 들었다. 하지만 정작 합의를 계속 깨온 것은 북한측이다. 잠수함 침투, 서해 도발에 이어 핵실험까지 했다. 최근에는 남측을 향한 비방의 강도를 부쩍 높였다. 개성공단 등 일부 경협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렇듯 긴장 수준을 높여 얻을 게 없음을 북한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북한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결과를 가져와 파멸을 재촉할 가능성이 높다.우리는 북한의 엄포에 차분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국지적인 군사도발에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곧 전쟁이 날듯 불안해하면 북한의 노림수에 말려든다. 특히 중요한 것은 한·미 공조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를 이간시키고 미국의 관심을 끌어 유리한 협상 분위기를 만들려는 게 북한의 속셈이다. 군사적 위협은 아무 효과가 없으며, 핵의 완전한 포기만이 북한의 앞날을 보장할 수 있다는 데 한·미의 목소리가 일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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