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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계 ‘2019 지식향연’ 5개大서 강연

    신세계그룹은 24일부터 전국 5개 대학에서 ‘2019 신세계 지식향연’ 행사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지식향연은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문학 소양을 갖춘 미래 예비 리더를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연세대, 경북대, 조선대, 이화여대, 고려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의 인문학 주제는 ‘항해왕’ 엔히크의 포르투갈 항해연구소 설립 600주년의 의미를 조명하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전, 대항해시대 열리다’이다. 미지로의 도전을 통해 대항해 시대의 문을 연 항해왕 엔히크의 모험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미래의 청년 리더들이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신세계는 밝혔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송동훈 문명탐험가 등이 연사로 나선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람 살리는 식품… 사회 살리는 봉사”

    “사람 살리는 식품… 사회 살리는 봉사”

    산삼은 예로부터 자연이 내린 기적의 약초로 불려왔다. 산삼의 약리적 효능은 오늘날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바다. 그러나 귀한 약초인 만큼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이 같은 산삼의 조직을 배양해 개발한 제품이 나와 화제다. 특히 각종 암에 탁월한 효능을 보여 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산삼의 RG3 성분을 고농축 시킨 보고바이오의 ‘산신초RG3’다. 안헌식 보고바이오 회장(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은 오랜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산삼의 기적’을 제품에 담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안 회장은 “이를 통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기대를 밝혔다. 그는 (사)한국유엔봉사단 이사장으로 봉사에도 열심을 내고 있다. 사업과 봉사라는 두 활동 모두 사람을 살리는 일에 의미를 두고 실천하는 그에게 삶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편집자 주→산삼의 조직을 인공배양 해 산삼과 같은 효능의 식품을 만들고 계신데, 개발하신 제품의 약리적 효능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산삼 안에는 대단한 물질들이 많이 있어요. 인삼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인삼과 산삼의 DNA 구조가 같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고양이와 호랑이의 차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요. 고양이가 산에서 100년을 살아도 호랑이가 되지 않고, 호랑이를 집에서 100년을 키워도 고양이가 되진 않죠. 그 정도로 인삼과 산삼은 다릅니다. 산삼 안에 암을 이겨내는 성분이 많이 있는데, 진세노사이드 종류 중에 RG3, RH2 등입니다. 문제는 이 물질이 굉장히 비싸다는 겁니다. 1그램 견적을 중국에 의뢰해보면 10만 달러가 넘으니 좋다는 걸 알아도 섭취하기가 어려운 것이죠. 그걸 인공배양 하는 기술이 저희에게 있습니다. 진짜 산삼에서 추출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DNA 구조도 같고, 약리적 효과도 동일합니다. →지금 개발이 얼마나 진행되었습니까. -이미 제품으로 30가지 넘게 개발했습니다. 이건 식품이기 때문에 약과 같은 부작용도 없습니다. 약과 같은 수준으로 응집해서 넣은 거죠. 화학적으로 섞어서 치료하는 게 아니라 천연물 생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천연물질인 만큼 많이 먹어도 몸에 해가 없고, 약보다 더 좋거나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면역력 강화제품을 베이스로 해서 기초 제품이 있고, 효능별로 30가지 넘게 개발을 끝냈습니다.→암 환자들에게 특별히 좋다고 하는데 이 기술을 개발하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제가 중학교 다닐 때 아버지께서 간암으로 돌아가셨어요. 그 당시 암은 정말 치명적인 병이었죠. 그때부터 막연하게나마 생각했던 것이, 돈을 벌면 암으로 죽는 사람은 없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특히 간암으로 죽는 사람은 없게 만들겠다는 마음을 가졌어요. 살면서 운이 좋아서 돈을 벌고 소위 부자라고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고 나서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본초학의 대가이신 안덕균 경희대 교수님을 찾아가 조언을 들었습니다. 그때 조직배양으로 산삼과 같은 특용 식물들을 복제해내면 큰 사업이 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접한 뒤 무식하게 시작했습니다. 연구를 하다 보니까 정말 산삼이 대단한 걸 알게 됐지요. 진짜 산삼을 배양하는 기술, 그 기술로 가공한 제품은 전 세계에 우리밖에 없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건강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특용 식물 바이오 기술로 농민소득 증대에도 일조하셨다고 알려졌습니다. -예전 이수성 전 국무총리께서 새마을중앙회 회장으로 계실 때였죠. 제게 가장 가난한 시골 군을 하나 알려주시면 우리 바이오 기술로 그곳을 농업으로 자립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바꿔드리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래서 경남 함양군에 특화사업으로 약초 재배를 도입한 겁니다. 동시에 한의사협회와 이야기를 해서 무공해 무농약 약재를 생산할 테니 구매해달라고 협조를 구했죠. 그렇게 함양에 ‘1마을 1약초 재배 운동’을 한 겁니다. 그 후에 함양을 산삼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함양산삼축제’를 기획해서 제 사비로 수십억 원을 들여서 준비부터 홍보까지 다 했습니다.→사업과 함께 유엔봉사단을 이끄시면서 봉사에 힘을 많이 쏟고 계십니다. 봉사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특별히 있으신가요. -25년쯤 전에 집사람이 권유로 시작했습니다. 그때 초등학교 자모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이 많으니 좀 함께 도왔으면 좋겠다고 자주 권했어요. 저는 후원금이나 좀 낼 생각이었는데 몇 번이나 활동을 함께하자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바자회나 그런 행사를 할 때 나가봤더니 진짜 어려운 애들도 있더군요. 그 아이들에게 학용품도 주고 하는데 애들이 기뻐하는 걸 보니까 마음이 따뜻해져요. 그때부터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유엔봉사단 활동 계획은. -저희가 이제까지는 물질로 돕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식품이나 생필품 같은 걸 지원해줬는데, 이런 물질 지원으로는 아무리 많은 예산을 써도 끝이 없어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사업의 방향을 의식계몽 운동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유치원생부터 시작해서 일반 성인들, 사회지도층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사랑의 봉사와 따뜻한 나눔의 문화를 알려주려고 해요. 교육 사업을 많이 추진할 겁니다. →글로벌 리더를 육성하는 서밋 아카데미 운영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개해 주신다면. -이 부분은 사회 지도층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사업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전 세계를 상대로 살아갈 수 있는 국가의 인적 자원을 키워내려는 것이죠. 투철한 국가관과 정확한 역사관, 또 삶의 가치를 나눔에 두는 올바른 가치관 등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교육합니다. 지금은 한 달에 한 번씩 포럼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인식과 문화에 대해 많이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 시대에 물욕이 지나치다는 말도 많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물욕이란 끝이 없는 것이죠. 지구 전체를 사람 가슴에 넣어도 부족한 겁니다. 욕심을 채우려고 하면 끝이 없어요. 저는 그저 내가 생활하는 데에 남한테 머리 숙이지 않고, 밥 세 끼 먹고, 친구가 나한테 소주 한잔 사면 나도 친구에게 한잔 살 수 있는 정도면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과한 욕심은 결국 인문학에 대한 교육의 문제라고 봅니다. 학교 교육에서 철학·인문학 교육이 배제되어 있으니까 물질만능주의 또는 지식만능주의가 심화된 것 아니겠습니까. 교육제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유엔의 역할과 유엔봉사단의 관계를 설명해주신다면. -유엔은 국가간 연합체이죠. 사실상 각 국가 사회내부까지는 강제성을 가질 수 없어요. 국가가 정책을 도입하듯 직접적인 활동을 할 수는 없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각 나라에 유엔봉사단을 만들어서 각국의 풍족한 집단, 사회지도자들이 어려운 이웃을 챙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라 안에서 봉사를 하고, 만약 힘이 부족하다면 이웃나라의 봉사단과 협력을 하기도 합니다. →봉사에 대한 마음이 있으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들도 많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김대중 대통령께서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표현을 쓰셨죠. 생각만 가지고 있어서는 아무리 큰 생각도 필요가 없어요. 그걸 마음에서 꺼내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언제든지 저희 유엔봉사단의 문을 두드리고 함께 하시면 됩니다. 경제력 대한 조건도 없고, 돈과 관계없이 시간으로 봉사하실 수 있습니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기술 도약 원년을 꿈꾸다… 45개국·673개사·2만6181명 참가

    기술 도약 원년을 꿈꾸다… 45개국·673개사·2만6181명 참가

    ‘오픈 이노베이션을 선도하는 바이오 코리아, 기술도약의 원년을 꿈꾸다’를 주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이영찬)과 충청북도(도지사 이시종)가 공동으로 개최한 ‘바이오 코리아 2019’(BIO KOREA 2019)가 서울 코엑스에서 지난주 3일간의 여정을 성황리에 마감했다. 아시아 최대의 보건 및 바이오 행사로서 2006년 시작해 올해로 14회를 맞이한 BIO KOREA 2019는 45개국 673개 기업의 참가와 2만 6181명이 방문했다. 특히 1조 원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에 성공한 유한양행과 ABL바이오 등 보건산업의 혁신을 이끌어나갈 제약바이오 기업 의 기술개발 담당자를 찾는 발길은 끝없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이 행사의 핵심 프로그램인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1779건에 이르는 비즈니스 상담성과를 도출함으로써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바이오 컨벤션임을 입증했다. 이는 그동안 우리 제약바이오기업과 정부가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 한 결과, 2018년 총 11건 5조 2,000억원에 달하는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액을 달성한 저력이란 평가다. 최근 세계경제 성장이 저조한 상황에서 보건산업 분야는 성장률 5%를 웃돌며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데다 시장규모는 2020년 약 11조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행사 첫날 축사를 통해 “국내 보건산업은 지난 수년 동안 연평균 5.3% 성장했다”고 “개인별 맞춤치료와 참여의학이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만큼 2023년까지 국민의 평균 수명을 75세로 늘리고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높이겠다”고 강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올해에는 국민이 보건산업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중요성을 알 수 있도록 바이오극장(Bio Theater) 등 새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바이오극장(Bio Theater)은 전시장(홀C) 중앙에 설치되는 특별 무대로, 기업들의 발표 및 특별 강연을 현장 참석자 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관계자들에게 온라인으로 제공했다. 또 특별강연인 △바이오 인문학과 만나다(인하대 김은기 교수) △서로 다른 두 세상(Investor & Entrepreneur)의 협력관계(KB인베스트먼트 신정섭 본부장, 브릿지 바이오 이정규 대표)와 기업발표가 사회관계망(SNS)에 생중계되기도 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법인의 활발발] 인문적 공권력을 희망한다

    [법인의 활발발] 인문적 공권력을 희망한다

    내가 살고 있는 해남에 있는 공공도서관은 주민들과의 소통이 활발하다. 특히 ‘옴마, 도서관이 말을 해야’라는 팟캐스트는 도서관의 직원들이 창안했다. 책을 좋아하는 지역의 사람들이 출현하고 직원들은 그들을 돕는다. 직원들도 인문학 공부에 열심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아이디어를 얻고 필자와 강사를 발굴한다. 도서관 직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로 홍보하는 글은 내용과 글맛이 참신하다. 일들이 재미있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들이 하는 일은 예산과 인력, 법과 제도와 조직이 있으니 효과가 배가된다. 인문적 상상력과 공권력이 어울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구태도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몇몇 도서관은 그저 기계적이다. 인사권자가 관심을 가지면 열심히 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형식적이다. 그런 공무원들의 특징은 규정에만 어긋나지 않으려 한다. 자리보전과 진급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최근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를 방해한 공무원들의 변명을 언론을 통해 들었다. ‘위법인지는 알았지만, 위에서 시키니까 했다’거나 ‘별다른 생각 없이 규정대로 했을 뿐이다’라고 자신들의 행위를 항변했다. 그들이 부당한 정책과 행위에 대해서는 거부할 수 있는 공무원 행동강령을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자리에 대한 불안과 저항할 용기가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다른 요인을 생각해 본다. 결정적으로 인문적 사고가 결여돼 그런 것은 아닌지? 인문정신과 인문적 삶이 어찌 공무원에게만 해당하겠는가. 다만 법을 실행하는 힘, 즉 공권력을 가진 집단이기에 인문정신의 결여는 크고 작은 곳곳에서 21세기 아이히만을 출현시키고 있고, 그 폐해는 결코 작지 않다. 인문이란 무엇인가. 인간사회에 대한 통찰과 해석이고, 자유로이 상상하면서 새로운 사회를 재구성하는 정신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살아가는 삶을 통찰하는 인문정신은 그저 주어진 대로, 예전부터 이어 온 대로, 별다른 생각 없이 사건과 사물을 보지 않는다. 전통과 편견과 연고의 틀을 벗어나 주체적으로 바라본다. 인문적 삶은 애민과 여민동락의 세상을 지향하기 때문에 사람과 생명을 새롭게 바라본다. 애민의 인문정신은 저항하고 소신을 지켜 내는 삶으로 이어진다. 이런 맥락에서 ‘목민심서’의 저자 다산 정약용의 사례를 보자. 다산 정약용은 황해도 곡산 부사로 1년 11개월 동안 재직했다. 그 시절 ‘이계심 사건’이 곡산에서 발생했다. ‘사암선생연보’와 ‘자찬묘비명’의 기록을 토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계심은 곡산 백성이다. 이전 원님 때 아전이 농간을 부려 포군에게 바치는 군포 40자의 대금으로 돈 900냥을 대신 거두었으므로(본래는 200냥을 거두어야 했음) 백성들의 원성이 시끄럽게 일어났다. 이계심이 백성 1000여명을 인솔하고 관청에 들어와 항의하니 부사가 벌을 주려 했다. 그러자 1000여명이 벌떼처럼 일어나 이계심을 둘러싸고 계단으로 올라가며 소리를 지르매 천지가 동요했다. 아전과 관노비들이 몽둥이를 들고 쫓아내자 이계심이 달아나 버려 오영에서 기찰해 붙잡으려 해도 붙잡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부임차 곡산 땅에 이르자 이계심이 백성이 괴로워하는 사항 10여 조목을 들어 기록해 올려바치고는 길가에 엎드려 자수했다. 옆 사람들이 체포하기를 청했으나 “내가 그러지 마라. 한번 자수한 사람은 스스로 도망가지 않는다”라고 했다. 나중에 석방하면서 말했다. “관장이 밝게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까닭은 백성들이 자기 몸을 위해서지만, 교활해져 다른 백성들이 당하는 폐막을 보고도 관장에게 항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 같은 사람은 관에서 마땅히 천 냥의 돈을 주고서라도 사야 할 사람이다”.다산은 이계심을 공권력에 도전하는 불순분자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정직하게 권력기구의 잘못을 인정했다. 저항하지 않는 민중의 비겁함도 지적했다. 자유로운 시선, 주체적 시선, 그러니까 인문적 시선으로 판결을 내린 것이다. ‘목민심서’의 방향은 애민이고 동락이다. 그 바탕은 정직하고 용기 있는 시선과 저항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를 방해한 공무원들을 보면서 인문적 공권력을 상상한다. 철학과 가슴이 있는 공권력을 희망한다.
  • 바다는 친숙,교육·안전의식은 부족..부경대 등해양종합지수 발표

    한국인에게 바다는 긍정적이고 친숙한 곳이지만 바다 관련 교육과 안전의식 수준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경대학교 글로벌지역학연구소와 해양인문학연구소는 최근 ‘한국인에게 바다란 무엇인� ?� 주제로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인면접 방식으로 조사하고 ‘2018 해양종합지수(부경해양지수)’를 발표했다. 22일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바다 인식을 종합한 ‘해양종합지수’는 1000점 만점에 586.5점으로 낮게 나타나 바다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종합지수 10개 문항에서는 친숙지수와 정책지수가 각각 72.6점과 74.1점으로 높게 나타나 바다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해양정책에 대한 인식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교육지수와 안전지수는 각각 42.7점과 50.8점으로, 바다와 관련한 교육수준과 안전의식수준은 낮게 나타났다. 설문 문항 중 ‘대형해양참사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질문에는 60.8%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바다에서 사고를 당했을 때 안전하게 구조될 것이다’는 문항의 긍정답변은 30.9%에 불과했다. 바다 환경에 대한 만족도와 환경의식을 나타내는 환경지수도 55.4점으로 낮았다. 해양수질 관리 상태(47.9점) 해양쓰레기 처리 상태에 대한 만족도(40.5점)가 낮았고, 특히 제주 지역의 해양 쓰레기 처리 수준에 대한 만족도(28.6점)가 매우 낮게 나타났다. 수산물에 대한 인식인 먹거리지수도 59.4점으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수산물 음식 만족도를 질문한 결과 맛(75.9점)과 영양(74.5점)에 대한 평가는 좋았지만, 가격(48.4점)에서 낮은 점수를 얻었다. 해양지수와 별도로 ‘바다 대표’를 조사한 결과, 한국의 대표 해양도시는 부산, 대표 섬은 제주도, 대표 생선은 고등어로 나타났고, 바다 하면 생각나는 노래는 여수밤바다, 가장 좋은 기억이 남은 바다로 해운대, 가장 좋아하는 해양생물은 고래를 꼽았다. 정해조 소장은 “이번 조사는 바다가 지니는 의미를 지역과 세대, 개인의 경험에 따라 파악하고 해양인문학과 해양교육, 해양문화산업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바다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교육정책 등을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부경대 글로벌지역학연구소와 해양인문학연구소가 대학인문역량강화(CORE)사업의 지원을 받아 설문을 개발하고,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올해 1월 18일까지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0%p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9일간의 시간여행… 왕실의 품격을 느껴보겠소이까

    9일간의 시간여행… 왕실의 품격을 느껴보겠소이까

    선조들의 숨결이 살아 있는 조선시대 궁궐과 종묘가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가 어우러진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문화재청은 한국문화재재단과 대한황실문화원이 주관하는 제5회 궁중문화축전을 4월 27일~5월 5일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경희궁과 종묘에서 연다고 17일 밝혔다. 특히 올해는 숙종이 탄생하고 정조가 즉위한 경희궁이 처음으로 포함됐다. 26일 오후 7시 30분 경복궁 경회루에서 열리는 개막제를 시작으로 각 장소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체험·전시 행사가 펼쳐진다.경복궁에서는 경회루 건설 과정을 3차원 입체 기술로 풀어낸 이야기극 ‘경회루 판타지-화룡지몽’, ‘광화문 신(新)산대놀이’,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첩종’ 등이 열린다. 창덕궁에서는 간단한 진맥 검진을 받아볼 수 있는 ‘왕실 내의원 체험’ 등 왕실 체험 행사가 마련된다. 창경궁에 들르면 시민들이 직접 배우로 참여하는 ‘시간여행 그날, 영조-백성을 만나다’, 한쪽 발에 탈을 씌워 연희하는 발탈 등의 전통공연을 선보이는 ‘양로연-가무별감’, 전통 제다(製茶) 기술과 차에 얽힌 이야기를 알려주는 ‘찻잔 속 인문학, 제다’ 등을 즐길 수 있다. 덕수궁은 우리나라 최초 실내 공연장인 협률사를 재현해 ‘시간여행 그날, 고종-대한의 꿈’ 등의 다양한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에 축제에 새로 합류한 경희궁은 ‘어린이 씨름 한마당-궁궐도깨비와 씨름 한판’과 ‘어린이 궁중문화축전-아기씨들 납시오’ 등 가족 관람객들을 위한 행사를 준비했다. 종묘에서는 ‘종묘제례악 야간공연’과 ‘종묘대제’가 열린다. 자세한 정보는 궁중문화축전(www.royalculturefestival.org), 문화재청(www.cha.or.kr), 한국문화재재단(www.chf.or.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취미로 시작해 제2의 삶 찾아”… ‘평생학습도시’ 거듭난 강남구

    “취미로 시작해 제2의 삶 찾아”… ‘평생학습도시’ 거듭난 강남구

    박미현(44)씨는 평생학습기관 교육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찾았다. 평소 요리하는 걸 좋아해 취미 삼아 강남여성능력센터, 롱런아카데미 등 평생학습기관에서 다양한 요리를 배웠다. 함께 교육을 받던 이들이 박씨의 음식을 먹어보곤 다들 엄지를 치켜세웠다. 2014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국제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도 받았다. 그의 음식 솜씨가 주변에 알려지며 자연스럽게 요리 강사가 됐다. 학습자였던 평생학습기관에서 강의도 하고, 삼성병원·마사회 등 회사 직원들에게도 요리를 가르치고 있다. 박씨는 17일 “취미로 시작한 게 제2 삶의 길을 열어줄지 몰랐다”고 했다.강남구가 체계적인 평생학습 시스템을 구축, 주민 삶에 가치를 더하고 있다. 지역 교육자원을 교육기관 또는 지역사회와 연계해 ‘네트워킹 학습공동체’를 형성하고, 모두를 위한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을 제공, 평생학습을 선도하고 있다. 2013년 교육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았고, 2016년엔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GNLC)에 가입했다. 강남구엔 현재 평생학습기관이 240곳 있다. 서울 전체의 14%를 차지한다. 연간 운영되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은 2만 9418개로, 서울 전체 프로그램의 29.5%에 달한다. 구 관계자는 “서울 자치구 중 평생학습 기회가 가장 많이 보장되고 있다”고 했다. 구는 유관기관 네트워크 강화, 평생학습 사각지대 해소, 지역 우수 인적·물적 자원 활용, 3대 전략을 통해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는 평생학습 시스템을 마련했다. ‘평생학습 실무협의체’가 네트워크형 평생학습도시 조성에 한몫하고 있다. 협의체는 민간·공공 평생교육 유관 업무 담당자들이 평생학습을 논의하는 모임이다. 평생학습 통합정책을 수립하고, 유관 기관·단체 관계자들의 역량도 강화, 평생교육 수준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엔 34개 기관에서 66명이 참가, ‘양재천 문화자연 탐방대’, ‘우리 동네 여름방학 생태체험교실’ 등 여러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강남구 역할도 크다. 구는 단순히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평생학습 기관·단체들을 연계하는 ‘컨트롤 타워’다. 교육기관·단체와 통합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일관된 평생학습 정책을 풀뿌리 학습기관에 전파한다. ‘우리 동네 학습관’, ‘셀프리(SelFree) 학습제’, ‘롱런아카데미’ 등을 통해 평생학습 사각지대도 해소하고, 생활권 내 학습 문화도 조성하고 있다. 우리 동네 학습관은 아파트단지 내 유휴 공간 등을 활용, 학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학습 공간을 만드는 사업이다. 신규 주택단지 조성으로 인구 5만여명이 유입됐지만 구 중심부와 접근성이 떨어져 생활 내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한 세곡동 강남한양수자인아파트에 2016년 처음 문을 열었다. 현재 수서동 강남데시앙포레 ‘도란도란학습관’, 자곡동 강남한양수자인 ‘이웃사이학습관’, 율현동 한신휴플러스6단지 ‘밤토리학습관’ 등 5곳이 운영된다. 구는 올해 2곳을 신설할 계획이다.학습관에선 ‘패밀리 셰프’, ‘부모교육’, ‘인문학 특강’, ‘홈패션’, ‘도서모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들 프로그램은 주민들이 직접 기획·운영하고 관련 예산도 집행한다. 구 관계자는 “앞으로 경로당, 카페 등의 유휴공간에도 학습관을 조성하고, 이들 학습관이 주민 주도 학습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셀프리 학습제는 셀프(self)와 프리(free)의 합성어로 올해 도입됐다. 주민 7명 이상이 자발적으로 모여 학습모임을 만들면 최대 50만원의 강사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롱런아카데미는 주민들이 개방된 학교시설에서 평생학습을 받을 수 있는 관학협력 교육시스템으로, 개포동 수도공고 내에 마련돼 있다. ‘아빠요리교실’, ‘클래식톡’(Classic Talk), ‘쉬운 오페라 산책’ 등 연간 101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들의 학습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 지역 내 우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 주민 학습 기회를 대폭 확대하고, 평생학습 질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주민이 직접 주민을 상대로 강의하는 재능기부인 ‘소소한 학교’가 대표적이다. 소소한 학교는 고학력 인구가 많은 구 특성을 반영, 개인 지식과 재능을 이웃과 공유하며 지식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지난해 도입된 ‘평생학습 매니저’도 지역 인적 자원 활용 우수 모델을 만들고, 전문성을 갖춘 주민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매니저들은 평생학습 프로그램 기획·운영·점검을 하고, 평생학습 소식지 ‘더(The)채움’ 기자단으로 활동한다. 지난해엔 1기 매니저 18명이, 올핸 1·2기 총 33명이 활동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평생교육을 통해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 모든 구민들이 강남에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제43회 가야문화축제 18~21 김해시 일원에서 개최

    제43회 가야문화축제 18~21 김해시 일원에서 개최

    경남 김해시는 15일 제43회 가야문화축제를 오는 18일 부터 21일까지 김해시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가야문화축제는 찬란했던 가야문화를 재조명하고 가야왕도 김해시를 널리 알리기 위해 김해시가 주최하고 가야문화축제제전위원회에서 주관해 해마다 개최하는 김해시 대표 축제다. 올해 축제는 ‘찬란한 가야문화, 빛으로 물들다’를 주제로 정해 공식·민속·체험·축제·설치·연계·부대행사 등 모두 44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동안 대성동 고분군 일원에 설치했던 개·폐막식 등 행사 주무대를 올해부터는 수릉원으로 옮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대성동고분군 보호를 위해서다.18일 오후 수릉원 본무대에서 개막제, 구지봉에서 고유제와 혼불채화를 시작하고 오후 4시부터 축제 시작을 알리는 ‘수로왕 행차’가 1시간 여동안 펼쳐진다. 오후 7시30분 본무대에서 식전공연, 개막식, 축하공연, 미디어불꽃쇼가 이어진다. 올해 처음으로 개·폐막식에서 미디어아트쇼 ‘가야이야기’를 선보인다.시는 인도,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의 국제자매·우호협력도시에서 개막식에 참석해 축제를 관람하고 초청공연을 한다고 밝혔다. 19일에는 수로왕릉에서 춘향대제(도지정 무형문화제 제11호)가 봉행되고, 오후 6시부터 본무대에서 제2회 전국예술경연대회인 ‘슈퍼스타G’가 열린다. 20일 오후 7시 본무대에서 ‘두근두근 가야사’를 주제로 다양한 계층의 패널이 참여하는 인문학 토크콘서트가 진행된다. 축제 마지막 날인 21일 오후 2시부터 김해교육지원청 앞에서 시민과 다문화가정 등 1000여명이 참여해 줄다리기를 통해 화합을 다지는 ‘세계화합 김해줄땡기기’가 열린다. 이어 오후 5시 본무대에서 김해시립청소년 교향악단과 시립합창단, 김해 출신 가수 등이 출연하는 ‘가야의 봄 음악회’에 이어 오후 6시 폐막식이 열린다. 대성동고분군과 수릉원, 고분박물관, 가야의 거리, 해반천 일원에서 축제기간 가야역사 체험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해반천에는 캐릭터유등과 LED분수, LED트리 포토존, LED가야배띄우기체험존을 운영해 밤낮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축제기간 전후로 열리는 연계행사도 풍성하다 사회적기업 및 우리고장 우수제품 판매전, 제13회 김해식품박람회, 제15회 가야 차문화 한마당, 2019 경남 찻사발 공모전과 초대전, 가야금경연대회 등이 이어진다. 올해로 25회째를 맞는 가야사 국제학술회의가 19~20일 국립김해박물관에서 열린다. 시 관계자는 “가야문화축제는 1962년 첫 개최된 뒤 2000년 가야역사에 바탕을 둔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거듭되면서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 28일까지 북디자이너 양성과정 수강생 모집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 28일까지 북디자이너 양성과정 수강생 모집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는 2019년도 고부가가치 직종 전문인력 양성 직업교육훈련 ‘북디자이너 양성과정’ 개강을 앞두고 오는 28일까지 수강생을 모집한다. 현재 수강생을 모집 중인 북디자이너 양성과정은 현장 맞춤형 교육훈련을 통해 즉시 실무 투입이 가능한 출판 디자인 전문인력을 배출하고자 실시되는 직업교육 훈련으로, 여성들의 창업 및 디자인을 접목한 다양한 분야로의 취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북디자이너 양성과정에는 디자인 전문업체 오영선 대표(홍익대 박사과정 수료)를 비롯, 김윤태 현 숙명여대 강사(홍익대학원 시각디자인전공 박사, 안그라픽스 재직 경력)와 안영주 건국대학교 겸임교수(홍익대학원 예술학전공 박사)가 강의를 진행한다. 교육커리큘럼은 디자인인문학, 북 디자인의 이해와 편집 개론, 시각커뮤니케이션, 색채학, 서체의 역사 등 다양한 이론을 토대로 포토샵 일러스트 인디자인 타이포그래피 등의 디자인소프트웨어의 활용 등 집중적인 실습으로 이루어진다. 해당 교육은 오는 5월 8일~9월 2일 총 4달에 걸쳐 실제 업체로 나가는 현장훈련 40시간을 포함해 328시간 동안 이뤄진다. 수강 대상은 디자인 관련학과 졸업자 또는 관련 경력단절여성, 출판 인쇄 디자인 관련분야로 취업을 희망하는 모든 여성이다. 단, 현재 미취업 상태여야만 신청 자격이 있다. 학생인 경우 대학, 대학원 6개월 이내 졸업 예정자, 또는 방통대 사이버대 재학 중이어야 한다. 여성가족부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고부가가치 직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특별한 교육 훈련인 북디자이너 양성과정은 5호선 마포역에 위치한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며, 수강신청은 서울시 중부여성발전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 관계자는 “해당 과정의 수강료는 10만 원이지만, 수료 시 5만 원, 수료 후 6개월 이내 취업 또는 창업 시 5만 원을 환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수강생들의 취업 및 창업 의욕을 고취시키고 장려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는 행복중심생협연합회가 서울특별시로부터 수탁 받아 운영하는 기관으로, 여성들의 사회 진출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교육 및 취업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상남도 풀뿌리 문화를 찾아…7월까지 ‘진주 인문학 강연’

    경상남도 풀뿌리 문화를 찾아…7월까지 ‘진주 인문학 강연’

    LH는 오는 25일부터 7월 4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LH 진주 본사사옥에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진주 인문학 강연’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강연은 LH가 지역과 상생 발전을 위해 기획한 ‘경상남도 풀뿌리 문화 교실’의 첫 일정이다. LH는 지역 주민들이 경남 지역 역사와 문화를 더욱 깊이 있게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강연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강연 내용은 역사, 지리, 문화, 음식 등 진주에서 태동했거나 계승 발전시켜 온 진주 고유의 특성을 나타내는 분야다. 전문 강사를 초빙해 모두 10회에 걸쳐 무료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5일 첫 강연은 조규일 진주시장이 ‘역사의 숨길 남강, 민족의 숨결 진주’를 주제로 강연을 하며 2회는 조창래 진주참여연대 공동대표가 ‘진주대첩의 현대적 해석’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간다. 3회는 김중섭 경상대 교수가 ‘찬란한 인권운동의 현장’을 주제로, 4회는 김경수 선비문화연구원 교수가 ‘실천유학의 길, 남명 조식’, 5회는 최원석 경상대 교수가 ‘지리산의 앞뜰, 서부경남 풍수지리’, 6회는 강동욱 진주교대 교수가 ‘남진주 북평양, 교방문화의 공감’에 대해 강연을 한다. 7회는 정헌식 한국차문화수도 추진위원장이 ‘한국의 차 문화 수도 진주’, 8회는 장일영 경남일보 논설위원이 ‘한국가요의 고향 진주’, 9회는 성낙주 경상대 명예교수가 ‘진주의 음식’, 마지막 10회는 조헌국 전 진주교육장이 ‘진주교육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수강 신청은 23일까지 LH 홈페이지(‘꼭! 읽어보세요’ 메뉴) 또는 LH 본사 1층 안내데스크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강연과 관련해 궁금하거나 자세한 사항은 LH 지역상생협력단으로 문의하면 된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이편에는 함양 저편에 담양/ 꿈에는 가끔가끔 산을 넘어/ 오작교 찾아찾아 가기도했소/ 그래 옳소 내 누님, 오오 누이님/ 해 돋고 달 돋아 남원땅에는/ 성춘향 아가씨가 살았다지요/ (김소월의 시 ‘춘향과 이도령’ 중) 퇴기 월매의 딸 성춘향과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의 신분을 뛰어넘은 로맨스는 전북 남원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사랑 이야기다. 춘향가는 지금까지 전해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음악적으로나 문학적으로 으뜸으로 꼽히고, 이들의 사랑을 노래한 명시만도 여러 편이다. 춘향제가 열리는 매년 5월이 다가올 무렵이면 남원은 이팔청춘 춘향이처럼 생기가 돈다. 싱그러운 봄바람이 살랑이던 날 지리산 자락의 맑은 정취, 천년고찰의 운치, 민족의 문학혼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남원을 다녀왔다.●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옛 서도역 수도권에서 남원으로 향한다면 남원 시내에 이르기 전 시 북동쪽에 자리한 옛 서도역에 먼저 들르는 것이 동선을 짜는 데 좋다. 임실군과의 경계에 위치한 옛 서도역은 전라선 철도에 놓인 기차역으로 일제강점기인 1931년 영업을 시작했다. 2002년 전라선이 정비되면서 도보로 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새 역사가 생겼고 철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보존을 주장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남원시가 철도청으로부터 역사와 부지를 매입했고, 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과거 모습으로 복원하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거듭났다.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는 아름드리 벚나무 아래 세월을 거슬러 서 있는 듯한 옛 서도역을 돌러보던 중 짤랑짤랑 방울 소리를 들었다. 할아버지를 따라 산책을 나온 생후 1개월 된 강아지가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뛰어다니고 있었다. 젊은 시절 군대에 가기 전 서도역에서 급사로 일했었다는 이길무(76) 할아버지는 지금도 서도역 맞은편에 살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기차가 다니던 시절엔 줄을 서서 표를 끊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때는 역 앞에 여관도 있었고 하루 한 마리씩 돼지를 잡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역 앞 벚나무는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에도 컸고 수령 100년은 족히 넘었다고 한다.●소설 속 여러 장면 볼 수 있는 혼불문학관 최근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 중 한 곳으로 소개되며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이 된 곳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있다. ‘혼불’은 1930년대 말 전라도의 유서 깊은 문중에서 무너지는 종가를 지키는 종부 3대를 통해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아낸 작품이다. 소설 속 종가집 효원이 마을로 시집을 오는 장면, 주인공 강모가 전주로 전학하는 장면 등에서 서도역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옛 서도역에서 차로 3분가량 떨어진 곳에 혼불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문학관 내부에서는 소꿉놀이, 혼례식, 액막이연 날리기, 명혼식, 장례식 등 소설 속 여러 장면들을 디오라마(입체전시)로 볼 수 있고 각 장면마다 전통 풍속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생전 집필실이 재현돼 있고 자필 원고 등 여러 전시물을 통해 작가의 생애를 돌아볼 수 있다. 문학관 옆 최명희 가문에서 100여년 전 만들었다는 청호저수지는 둘레로 짧은 산책을 하기 좋다.●몽룡이 춘향이 보고 첫눈에 반한 곳,광한루 혼불문학관을 나서 차로 25분쯤 달려 남원 시내의 광한루원으로 향한다. 광한루에 올라앉아 있던 이도령이 단오날 그네를 뛰는 춘향이를 보고 첫눈에 반한 그곳이다. 보물 281호인 광한루는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인 1419년 남원으로 유배를 오게 된 황희 정승이 지은 누각으로 처음에는 광통루라고 이름 붙여졌다. 이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인지가 이곳의 경치에 취해 달나라 미인 항아가 사는 ‘광한청허부’로 부른 것을 계기로 광한루라는 이름을 얻었다. 1461년에는 부사 장의국이 광한루를 보수하면서 남원 시내를 흐르는 요천의 물을 끌어다 둘레에 연못을 만들었다. 1582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철은 연못 가운데에 신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삼신산을 따 섬을 만들고 정자를 세웠다. 금실 좋은 원앙 한 쌍이 노니는 연못 위로 돌다리 오작교가 가로놓여 있다. 버드나무 가지가 수면에 닿을 듯 드리우고 그 너머 광한루가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풍경은 그대로 한 폭의 수묵화가 된다. 여러 차례에 걸친 확장공사로 2만 여평 부지에 조성된 광한루원에는 수중누각 완월정, 춘향 어머니의 집인 월매집, 이도령과 춘향이 백년가약을 맺은 부용당, 춘향전기념관 등이 있어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한편에서는 춘향이 된 듯 커다란 그네를 타고 투호놀이 등도 즐길 수 있다. 춘향의 일편단심을 기리기 위해 1931년에 세워진 영정각에는 김은호 화백이 그린 단아한 모습의 춘향 영정이 모셔져 있다. 이 사당에서 축원을 빌면 백년가약이 이뤄진다고 하니 광한루원을 찾은 연인이라면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을 떠올리며 소원을 빌어 봐도 좋겠다.●요천 따라 산책로 양옆으로 벚꽃 활짝 광한루원을 나서면 맞은편 도로변에 활짝 핀 벚꽃이 장관이다. 남원 중심부를 흐르는 요천을 따라 숭사교에서 춘향교 부근까지 산책로 양옆으로 벚나무가 빽빽이 심겼다. 사방으로 풍성하게 뻗은 가지마다 핀 벚꽃이 연분홍 장막을 드리운다. 군밤, 솜사탕 등을 파는 노점이 즐비하고, 엿장수의 구성진 입담에 지나가던 어르신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벚꽃으로 물든 요천변과 광한루원 일대는 다음달 8일부터 12일까지 춘향제의 무대로 변신한다. 완월정 무대에서는 개막공연과 춘향선발대회, 춘향국악대전 등 공식행사가 펼쳐진다.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광한루각은 1년에 단 한 번 축제 기간 동안 개방된다. 이 밖에 명인·명창·명무들의 국악 향연과 전국에서 온 버스커들의 거리공연도 풍성하게 열린다.●춘향테마파크 지나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요천 벚꽃길 남쪽의 춘향테마파크를 지나 춘향의 흔적에서 벗어나 본다. 춘향테마파크 남쪽 출구 부근에 옅은 회색의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인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서 있다. 지난해 3월 개관한 공립미술관으로 남원 출신 김병종 작가가 남원시에 기증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문을 열었다. 입구로 들어서는 나지막한 오르막길 주위로 계단식 물의 정원이 조성돼 있다. 작품 감상에 앞서 잡념을 씻어 주는 듯하다. 1층에서는 김병종 작가의 상설전이, 2층에서는 기획전이 열린다. 약 2000권의 미술·문학·인문학 서적이 비치된 1층 북카페는 물의 정원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몽심재, 조선 후기 상류 가정 가옥 형태 그대로 시내를 벗어나 ‘숨은 보석’을 찾아 떠난다. 차를 타고 남쪽으로 15분가량 가다 호곡삼거리를 지나면 몽심재에 다다른다. 내비게이션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면 ‘수지면 내호곡2길 19’로 주소를 입력하면 찾아갈 수 있다. 마을 입구 빨간 하트 모양 표지판이 ‘남원의 숨은 보석 10선 몽심재’라고 길을 안내한다. 몽심재는 조선 후기 전북 지방 상류 가정의 전형적인 가옥 형태를 고스란히 보존한 고택이다. 경사진 지형 위에 뒤로는 대나무숲을 두고 앞으로는 소나무가 병풍처럼 자란 낮은 언덕을 마주한다. 잿들에서 흘러내린 물이 마당 앞으로 흘러 연못을 이루고 배산임수의 명당을 완성시킨다. 솟을대문을 높게 세웠는데, 여인네들이 가마를 타고 마당 안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지은 것이라고 한다. 대문 오른편으로는 하인들이 기거하는 문간채가 있다. 문간채 앞으로는 거북 모양의 큼직한 바위가 놓여 있어서 사랑채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하인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한 조경이라고 한다. 가옥 중심에 있는 사랑채는 정교하게 쌓인 높은 축대 위에 자리해 고고하고 위엄 있는 인상을 준다. 사랑채 뒤편 안채에는 양편으로 다락이 있다. 다락방의 창을 열면 사랑채 지붕 너머로 집 앞 아미산의 눈썹 같은 능선이 내다보인다. 건물 주위를 둘러싸고 높낮이를 알맞게 조절해 완성한 배수시설에서는 몽심재의 세심한 건축기법을 엿볼 수 있다. 몽심재를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곳에서 묵어갈 수 있다. 사랑채와 안채 등의 일곱 칸을 묵어가는 방문객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지리산 자락 구룡폭포·회덕마을도 가볼 만 이번에는 남원 동남쪽 지리산 자락으로 들어간다. 내비게이션에 ‘구룡폭포 주차장’을 찍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경사가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길이 계속된다. 40분가량 달려 도착한 주차장에서 구룡폭포까지는 400여m. 가까운 거리지만 산길을 타고 가는 게 쉽지만은 않다. 산을 오르다 작고 가파른 계단 400여개를 내려가야 폭포를 만날 수 있다. 4월 초파일에 아홉 마리의 용이 내려와 놀다가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구룡폭포는 굽이쳐 흘러내리는 물살을 보면 그 전설에 왠지 수긍이 간다. 작지만 아찔한 출렁다리에서 폭포를 감상한 뒤 비폭동, 지주대, 유선대, 육모정으로 이어지는 절경을 둘러볼 수도 있다.구룡폭포 주자창에서 멀지 않은 곳에 회덕마을이라는 동네가 있다. 지리산 둘레길 상에 놓인 이 마을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오래된 샛집이 있다. 평범해 보이는 시골마을인 회덕마을 경로당 뒤편에 자리잡은 덕치리 초가는 1985년 박창규씨가 지은 것이 시초로, 6·25전쟁 때 불타 없어졌다가 1951년 재건했다. 억새풀로 지붕을 이은 샛집은 조선시대 일반가옥 형식을 따르고 있어 지리산 골짜기 마을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느낄 수 있다.●신라 흥덕왕 때 창건한 천년고찰 실상사 마지막 목적지는 경남 함양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천년고찰 실상사다. 회덕마을에서 40여분 차를 달리면 닿는다. 신라 흥덕왕 때인 828년 증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실상사는 신라 구산선문 중 처음으로 문을 열었을 만큼 유서 깊다. 이곳에는 국보 제10호 백장암 3층석탑과 보물 제33호 수철화상능가보월탑 등 1000년 넘는 세월을 견딘 유물이 가득하다. 막상 절 문턱을 넘으면 글로 쓰인 거창한 역사 대신 고즈넉한 분위기에 사로잡힌다. 지리산 자락 봉우리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한가운데 너른 평지에 자리잡아 부처님 품에 감싸인 듯한 안온한 느낌이 든다. 절 오른편에 조성된 크지 않은 대숲에서는 마음을 툭 내려놓고 바람이 움직이는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글 사진 남원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여행수첩 전북투어패스를 이용하면 남원을 포함한 전북 여행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다. 광한루원, 춘향테마파크, 지리산허브밸리 등 남원의 유료 관광지를 여러 곳 방문할 계획이라면 전북투어패스를 사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관광형 카드 기준 1일권 8300원, 2일권 1만 3900원, 3일권 1만 9900원 등이 있다. 전북 14개 시·군의 60여개 주요 관광시설에 해당 기간동안 제한 없이 입장할 수 있다. 교통형 카드 이용 시 시내버스,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등 혜택이 추가된다. 관광안내소 등 40개 판매점과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 사주명리학 대가가 알려주는 ‘대통령 관상의 비밀’

    사주명리학 대가가 알려주는 ‘대통령 관상의 비밀’

    사주명리 인문학 김동완 지음/행성B/476쪽/2만 2000원 운명학이란 말을 아는가. 국내 사주명리학의 권위자인 김동완 동국대 평생교육원 겸임교수는 이를 ‘타고난 운명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삶이 어떻게 변해 갈지 예측하는 학문’으로 정의한다. 그에게 운명학은 성명학, 관상, 풍수지리, 점성술, 타로, 토정비결, 꿈, 생활역학을 포괄한다. 그가 낸 신간 ‘사주명리 인문학’은 이들 운명학 전반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각 분야가 언제, 어떤 배경에서 생겨나 발전해 왔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사건, 인물들이 있었는지, 현재 사람들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등에 관해 풀어놓는다. 책을 이끌어 가는 주축은 원리보다는 다양한 사례다. 역사적인 일화뿐 아니라 저자가 수십 년간 사주명리 상담가로서 겪은 일도 생생하게 담았다. 그는 30년 넘게 자신이 만나 온 사람들 삶을 통계화해 여전히 사이비나 미신 등으로 폄훼되는 운명학을 학문의 위치로 끌어올리려 애쓰고 있다. 단단한 통계를 산출해 내기 위해 구두닦이, 술집 종업원으로 일했고, 노숙인으로 살기도 했다. 동국대에서 상담심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동양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으며 여기에 이론적 기반을 더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그가 깨달은 것은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평범하지만 잊고 지내는 이 진리가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유명 여성을 배출한 집의 풍수지리적 공통점, 피해야 할 묏자리, 역대 대통령들의 관상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여럿 담겼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영남라이프아카데미’ 전인교육 모델로 주목

    영남대가 올해 정규 강좌로 개설한 ‘영남라이프아카데미’가 새로운 형태의 전인교육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영남라이프아카데미는 동원육영재단이 교과목 운영경비 전액을 지원하는 인재육성 프로그램이다. 동원육영재단의 비전인 ‘지덕체를 겸비한 책임감 있는 인재 양성’과 영남대의 인재상인 ‘융합적 사고와 공동체적 인성을 겸비한 인재 육성’이 이 강좌의 목표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간 씩 총 15주 동안 진행되는 정규 교양 교과목(3학점)으로 수강 인원은 53명이다. 영남라이프아카데미는 수강신청 단계부터 타 교과목과 차별화된다. 수강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수강신청 동기 등을 작성한 지원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통해 최종 수강 자격을 얻는다. 이런 선발 절차에도 불구하고 수강 경쟁이 치열해 이번 학기에는 수강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이 최종 선발됐다. 수업은 인문, 사회과학, 예술, 자연과학, 경영, 교육 등 6개 분야의 교내외 전문가 12명이 진행하는 릴레이 강연으로 진행된다. 각 영역별 운영위원을 맡은 담당교수의 강연과 외부에서 초청된 전문 연사가 강단에 선다. 이번 학기에는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초대 국립생태원장), 윤세웅 자양라이프아카데미 교장, 김형일 KBS PD, 김영나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등이 연사로 초청된다. 독서와 토론도 교과 과정에 포함된다.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역사, 인문학, 자서전, 소설 등 각 분야 교수와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도서 13권을 읽는다. 추천 도서 전권을 수강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수강생들은 수업시간 중 독서 소감을 공유하고 사전에 정한 주제를 토대로 토론을 펼친다. 영남라이프아카데미를 수강하고 있는 이혜린(20·산업디자인학과 3) 씨는 “매주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토론을 한다. 처음에는 다소 빡빡하게 느껴졌지만, 날이 갈수록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습관화됐다.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수강생들은 공동체의식 함양을 위한 캠프도 참여한다. 영천 임고서원과 영주 선비수련원 등에서 진행되는 1박2일 인성교육캠프다. 예절, 다도 교육, 한옥 및 승마 체험, 국악 감상, 봉사활동 등이 캠프 기간 중 이루어진다. 이밖에도 과거와 미래에 대한 자서전 형식의 글을 써보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인생을 설계해 보는 시간도 갖는 등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탐구하고, 조별 활동을 수행하며 전인적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교과·봉사·진로까지… 청소년 꿈·끼 펼치는 마포중앙도서관

    교과·봉사·진로까지… 청소년 꿈·끼 펼치는 마포중앙도서관

    서울 한 국제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김유진(가명)양은 매월 둘째·넷째 토요일 마포구에 있는 마포중앙도서관을 찾아 자원봉사를 한다. 지난해에는 도서관에서 정해 준 대로 그림책을 읽어 주는 봉사 등을 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봉사 내용을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창의봉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당장 다음달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들에게 엄마·아빠의 사랑과 관련된 그림책을 읽어 준 뒤 아이들로 하여금 엄마나 아빠가 잘한 점을 상장에 직접 기입해 전달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사춘기가 시작되는 점에 착안해 부모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식으로 서로 감동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에서 아이디어를 냈다. 이렇게 도서관에서 실시한 봉사 활동은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에 기재할 수 있다. ●“자기주도적 봉사활동… 아이들 보람 느껴” 서울 25개 자치구의 구립도서관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마포중앙도서관이 청소년의 교과·봉사·진로탐색까지 한 방에 해결해 주는 프로그램 운영으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성산로 128 옛 마포구청사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6층, 연면적 약 2만 300㎡, 장서 11만여권, 열람석 680개 규모로 2017년 11월 문 연 마포중앙도서관은 그 위용만큼 다양한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관·학 교육의 모범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김양이 참여하는 마포중앙도서관의 청소년 봉사 프로그램인 ‘영심이청소년봉사단’ 활동은 단발성이 아닌 1년 단위 프로그램이다. 총 6개 반으로 반마다 중·고등학생 10여명씩이 참여한다. 인근 대학교의 재학생들이 한 반에 2명씩 아이를 돕는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김양이 참여하는 창의봉사 프로젝트 이외에 ‘영화가 된 소설들’이란 주제로 관련 책을 모아 서가를 디스플레이하는 식의 청소년 큐레이션, 책에 대한 짧은 추천사를 달아 주는 추천 꼬리표 만들기 등 활동이 있다. 봉사 활동에 마포구 이외에 다른 구 아이들이 절반가량을 차지할 만큼 반응이 좋다. 영심이청소년봉사단 업무를 맡은 중앙도서관팀 임민주 주임은 “선생님의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닌 주도적인 봉사라는 점에서 아이들이 보람을 느낀다”고 소개했다. 실질적인 운영 첫해인 지난해에는 중·고등학생 73명이 총 996시간의 영심이청소년자원봉사에 참여했다. 마포중앙도서관은 중·고등학생의 봉사 시간은 물론 학교 교과도 책임진다. 중1 학생들을 위한 자유학년제 프로그램과 초등 4년부터 중2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과연계 일반프로그램 등 학교연계 프로그램이 인기다.자유학년제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의 진로선택에 도움을 주면서도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창의성 개발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영화로 보는 인문학’, ‘신문으로 인성보물 찾기’, ‘만화스토리 창작’, ‘앱인벤터를 활용한 드론제어’, 유튜버 활동의 기본 소양과 기술을 지도하는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애니메이션 더빙교실’, ‘나의 미래를 그려 보는 팝아트’ 등 수업이 대표적이다. 마포중앙도서관 청소년교육센터 전문 인력과 학교 교사들의 협업으로 교과 연계형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했다. 관·학 연계 자유학년제 시범모델 우수사례로 선정돼 최우수상인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마포 15개 구립도서관 청소년 회원 110% 늘어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과연계 일반프로그램도 IT를 접목시킨 게 많다. 수학과 과학을 더한 소프트 코딩활동, 미술과 기술을 융합한 태블릿 PC,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만화 그리기 등이 있다. 봉사와 수업 모두 도서관에서 이뤄진다. 당초 건립 때부터 기존 도서관 개념을 뛰어넘어 IT를 학습과 연계시킬 수 있도록 설계한 만큼 관련 시설을 갖췄기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도서관은 지상 2층에 어린이·유아자료실, 영어교육센터, IT체험실, 북카페가 있고 5층에 악기연주실, 애니메이션실, 소프트웨어실, 문학창작실, 미술실, 공예실, 연기실, 집필실 등이 마련돼 있다. 컴퓨터로 만화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와콤 태블릿(32대), 창작물을 입체적으로 출사할 수 있는 3차원(3D) 입체 프린터(8대)가 수업에 쓰인다. 대형 지구본, 세계 지도, 세계화폐전시실 등의 시설도 눈에 띈다. 아이들이 문학을 공부한 뒤 뮤지컬 등 공연으로 풀어 무대에 올릴 때는 6층 대강당도 사용한다. 자유학년제와 교과연계 일반프로그램의 경우 지난해 지역 초·중등학교 31곳에서 1만명 넘게 참여했다. 다양한 청소년 프로그램은 청소년을 도서관으로 끌어들이는 힘을 발휘한다. 지난해 마포중앙도서관을 포함한 마포 15개 구립도서관 신규 회원 중 청소년(14~19세) 증가 비율은 전년 대비 110%로 최고를 기록했다. 마포 구립도서관 신규 청소년 회원수는 2017년 957명에서 지난해 두 배가 넘는 2010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신규 어린이(8~13세) 회원수도 976명에서 1586명으로 63% 증가했다. 2017년 11월 마포중앙도서관 개관을 계기로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도서관을 많이 찾고 있다는 얘기다. ●유동균 구청장 “등대 같은 길잡이 될 것”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마포중앙도서관은 청소년이 꿈과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는 등대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한 초심을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준비 단계에서부터 관련 소프트웨어 마련에 온 힘을 쏟았듯 앞으로도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심혈을 기울이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망우역사문화공원 걸으며 인문학 향기에 취해봐요

    망우역사문화공원 걸으며 인문학 향기에 취해봐요

    올해부터 망우역사문화공원을 걸으며 인문학의 향기에 취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서울 중랑구는 11일을 시작으로 이달부터 10월까지 관내 초·중·고등학생 1400여명을 대상으로 ‘망우역사문화공원 인문학길 역사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향토문화해설사와 함께 공원을 걸으면서 만해 한용운, 소파 방정환, 이중섭 등 공원에 안장된 근현대사의 주요 인물 50명의 모역을 순례하고, 이들의 업적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다양한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2016년 하반기부터 매년 운영하고 있다. 참가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3.9%가 ‘만족’이라고 답할 만큼 좋은 반응이다. 올해는 관내 12개 학교를 선정해 모두 14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참가한다. 기존에는 연중 4회에 걸쳐 진행됐으나 올해는 더 많은 청소년이 참가할 수 있도록 16회로 대폭 늘렸다. 또 프로그램이 주말에 운영되는 데다 대중교통이 부족해 참가에 어려움이 있다는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차량 지원도 강화했다. 청소년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10월 ‘용마폭포 문화예술축제’ 기간 중 중랑문화원 주관으로 ‘역사퀴즈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망우역사문화공원 표지판 및 통행길 정비, 활용 교재 개선, 프로그램 내 휴식시간 마련 등 알찬 프로그램 짜기에도 공을 들였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지역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갖는 것이 지역발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망우공원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부천대 도서관, 문화부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뽑혀

    부천대 도서관, 문화부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뽑혀

    경기 부천대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 자유기획형 분야에 뽑혔다고 9일 밝혔다. 부천대 도서관은 이번 공모에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민족문화 정체성 및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자 ‘영화와 함께하는 3·1운동 100년 역사’를 주제로 기획 응모했다. 이번 공모사업에 선정돼 받은 국비 1000만원으로 부천주민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영화 속 3·1운동 외 3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운영기간은 5월부터 7월까지로 강연 6차례, 탐방 3차례, 후속모임 한 차례 등 모두 10차례 진행된다. 한편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은 도서관을 거점으로 강연과 탐방을 통한 인문학 기회를 제공하고, 생활 속 인문학 구현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해매다 공모하는 사업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연세의료원-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제7기 세브란스 메디컬 아카데미’ 개강

    연세의료원-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제7기 세브란스 메디컬 아카데미’ 개강

    연세대학교 의료원과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이 오피니언 리더 및 CEO를 위한 ‘세브란스 메디컬 아카데미’의 수강생을 모집한다. 올해로 7기를 맞은 세브란스 메디컬 아카데미는 건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심도 있게 전달하고, 연세의료원의 질환별 전문의들이 질병 예방과 개인별 맞춤 치료를 소개하는 최고위 과정이다.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로봇 수술실 체험과 인공호흡 심폐소생술 마스터 등이 있으며, 개개인의 질병 발생을 예측하여 예방할 수 있는 특별 DNA 유전자 검사가 제공된다. 더불어 연세대학교 체육학과 출신의 프로 골퍼와 함께 하는 6회의 스페셜 골프 라운딩에 참여할 수 있고, 연세대학교 대표 인문학 교수 김형석, 이성호 교수의 특강, 예술 특강 포함(K옥션 현대미술 특강), 국내 워크숍 등이 진행된다.수강생에게는 프리미엄 건강 디너와 미래교육원 총동창회 정회원 자격, 연세대학교 총장 및 의료원장 명의의 수료패가 특전으로 주어진다. 윤도흠 연세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세브란스 메디컬 아카데미는 국내외 오피리언 리더와 경영자들의 호응 속에 6기까지 진행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상위 프리미엄 메디컬 교육 프로그램이다”라며 “수강생은 연세의료원의 우수한 의료진으로부터 건강 자문을 받고,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제7기 세브란스 메디컬 아카데미는 4월 5일(금)까지 서류전형으로 선발하며, 4월 15일(월) 연세대학교 총장공관에서 열리는 윤도흠 의료원장의 초청 만찬으로 막을 올린다. 강의는 11월 11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7시~오후 9시에 연세의료원 교수회의실에서 진행된다. 아카데미 과정 및 모집 요강 등 보다 자세한 내용은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주의 훼손 호칭 ‘대통령’·성차별 언어 ‘미망인’… 바꿔야죠

    민주주의 훼손 호칭 ‘대통령’·성차별 언어 ‘미망인’… 바꿔야죠

    “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으로 사회적 약속이지 진리가 아닙니다. 생각이 커져서 그릇에 담을 수 없다면 그릇을 바꾸면 됩니다.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신지영(52)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지난해 11월 출간한 ‘언어의 줄다리기’에서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말과 호칭의 변화를 화두로 던졌다. 언어 표현 뒤에 숨은 의미를 연구해 온 국어·언어학자는 “무조건 바꾸자는 게 아니라 고민해 보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논의의 과정을 가져 보자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바꾸는 데 거부감을 갖는다. 습관화되면 질문조차 하지 않게 된다. 더욱이 가족관계 호칭은 ‘전통’과 연계돼 있어 논란이 커질 수도 있다. 신 교수는 “전통에 대한 반발이라는 접근은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문제 제기이며 언어는 맞다, 틀리다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누구나 쓰는 언어가 아니라 듣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고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적절한 말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언어의 줄다리기’라는 말이 신선하고 생소한데. “우리는 말을 할 때 어떤 말을, 어떻게 할 것인지 마음속으로 계속 고민한다. 타인과의 대화는 끌려가고 때로는 끌어당기는 과정의 연속이다. 마치 줄다리기 경기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다리기는 사회 차원에서도 전개되고 있다. 익숙하게 쓰여 온 표현들이 지금 우리의 생각을 적절히, 잘 표현하고 있는지 의문을 던지는 모습은 마치 새로운 표현이 기존의 표현에 줄다리기 시합을 거는 것과 같다. 언어는 적절성을 따지는 대상이다. 어제의 생각과 오늘의 생각이 충돌하는 순간 줄다리기는 시작된다. 언어의 줄다리는 더욱 많아져야 한다.” -줄다리기의 결과는. “언어는 학습에 의해 습득되는데, 그 과정은 전적으로 ‘따라하기’다. 언어 표현이 숨기고 있는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생각과 관점을 지배한다. 언어 표현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원하지 않는 이데올로기에 동의하는 표현을 습관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언어를 둘러싼 줄다리기를 관전하다 보면 사회를 읽을 수 있다. 사회가 고민하는 문제, 알지 못했던 함정 등을 생각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언어 감수성이 높아진다. 언어 감수성은 사상과 생각을 담고 있어 민감하다. 이전까지 관심이 없었던 표현들이 자꾸 거슬리게 되는데, 마음에 걸리는 표현이 많아지면 말을 조심하고 점검하려는 태도가 생겨난다.” -민주주의 훼손 단어로 ‘대통령’을 꼽았다. “미국의 ‘프레지던트’(President)는 봉건주의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제도로 뽑은 국가의 대표자에 대한 호칭으로, ‘회의를 주재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런데 일본에서 봉건주의적인 세계관을 담아 대통령을 ‘크게 거느리고 다스리는 사람’으로 번역했다. 대통령은 봉건주의적인 이데올로기가 담긴 표현이다. 왕은 통치자고 백성은 통치의 대상인 것이다. 일본은 왕이 존재하는 나라지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를 대통령으로 부르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에 정면 배치된다. 더욱이 대통령은 일제 잔재로 순화 대상이다. ‘대체 호칭’을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미망인’은 성차별 언어이자 사라져야 할 언어라고 지적했다. “미망인(未亡人)은 남편이 죽고 홀로 남은 아내를 지칭한다. 그런데 뜻이 고약하다. ‘아직 죽지 못한 사람’이다. ‘과부’나 ‘홀어미’보다 고급스러운 표현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일 것이다. ‘춘추좌씨전’에 나오는데, 남편이 죽으면 따라 죽었던 중국의 순장제도에서 나왔다. 당연히 죽었어야 했는데, 살아남은 죄인으로 자신을 낮춰 표현한 것이다. 현재는 타칭으로까지 확대됐다. 미망인이나 과부라는 말은 사라져야 할 언어다.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몰카’(몰래카메라)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범죄행위인 ‘불법 카메라’가 정확한 말이다. 몰카는 예전 예능 프로그램도 있어 죄가 안 되는 놀이처럼 잘못 인식하고 있다. 세상은 결혼한 사람(기혼)과 아직 안 한 사람(미혼)만 존재할까. 이 표현 뒤에는 결혼에 대한 관습적인 세계관과 결혼에 대한 강력한 이데올로기가 강조되고 있다. 결혼 여부가 그렇게 중요한지 반문하고 싶다.” -언어는 ‘사회적 약속’인데 바꾸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사회적 약속은 고정불변의 진리나 금과옥조가 아니며 불가침의 성역도 아니다. 언어는 사회 구성원 간 합의하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반면 합의 없이는 절대 바꿀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언어 변화의 방향과 속도는 전적으로 언어 사용자들의 의식 수준에 달려 있다. 일제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1996년 ‘황국신민의 학교’라는 뜻을 가진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이름이 변경됐다. 반대와 논란이 있었지만 금세 익숙해졌다. 언어가 지닌 문제는 언어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들의 의식 수준이라는 아픈 결론에 이르게 된다.” -호칭, 특히 가족관계 호칭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조차 놀이터에서 처음 만나면 ‘몇 살’인지를 묻는다. 명함을 건넨 후 나이 등 신상 정보 파악은 의례적인 절차다. 한국 사람은 어떤 호칭을 쓸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 민감하다. 세계 207개 언어 중 ‘공손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2인칭 대명사(YOU)로 타인을 지칭하지 못하는 언어가 7개가 있는데 한국어가 포함된다. ‘너’, ‘당신’이라고 말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시대의 변화에 따르지 못하는 대표적인 언어는 가족관계 호칭이다. 가족관계는 축소되는데, 호칭은 많고 여전히 복잡하다. 여성은 ‘출가외인’이라는 세계관과 남성 중심의 성차별적 요소가 더해져 피로감을 더한다. 남편의 남동생과 여동생은 ‘도련님’, ‘아가씨’로 존칭하는데, 아내의 형제는 ‘처남’, ‘처형(제)’으로 호칭한다. 관계는 언어로 시작하는데, 불편한 호칭은 사람 만나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 화목한 가정을 위해서라도 바꿔야 한다. 공론화되면 합리적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시작이다.” -성문화된 어문 규정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2011년 8월 31일 ‘짜장면’이 해금됐다. 표준어로 인정되는 데 1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오랜 세월 사람들은 ‘자장면’이라고 쓰고 [짜장면]이라고 말했다. 돈가스와 버스도 같은 범주다. 어문 규정 때문이다. 짜장면은 규정에 없지만 오랜 투쟁을 통해 복수 표준어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한글맞춤법, 표준어규정, 외래어표기법, 국어의 로마자표기법 등 규정을 갖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남한과 북한뿐이다. 사전(표준국어대사전)이 만들어지면 사라졌어야 했다. 영어를 배울 때 사전으로 찾지, 철자법이나 발음법 원칙을 확인하지 않는다. 규정은 한국어 사용을 억압하는 수단이다. 폐지해 실제 사용되는 언어를 만날 수 있는 사전 중심 규범을 현실화해야 한다.”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신지영 교수는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언어 탐험가’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국어학자가 되겠다며 고려대 국문과에 진학, 박사 과정 수료 후 런던대에서 말소리의 방법을 공부했다. 귀국 후 음성공학과 언어병리학으로 영역을 확장했고, 2003년 모교 국문과 첫 여성 교수로 임용됐다. 신 교수는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려는 인문학자다. ‘쉬운 것은 재미가 없다’며 후배들에게 도전하고 멈추지 말며 고이지 말 것을 설파한다. ‘열자’에 나오는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 주는 친구, ‘지음’(知音)이라는 말을 좋아하고 아낀다. ‘한국어의 말소리’, ‘쉽게 읽는 한국어학의 이해’, ‘한국어 문법 여행’, ‘말소리 장애’ 등 저술을 통해 더 넓은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동숭학술논문상과 고려대 명강의상 등을 받았다.
  • [금요일의 서재]독특한 공간 찾아 떠나는 주말여행 어떠세요?

    [금요일의 서재]독특한 공간 찾아 떠나는 주말여행 어떠세요?

    우리는 특정한 이름이 붙은 공간은 그저 특정한 곳에 불과할 것으로 생각하곤 한다. 예컨대 박물관은 옛 유물을 두고 보는 공간, 도서관은 그저 책을 읽는 공간이라고. 문화예술이 펼쳐지는 공간들 역시 마찬가지일 터다. 그러나 멋진 공간은 명칭을 넘어서는 힘이 있다. 이번 주 ‘금요일의 서재’는 독특한 공간을 다룬 책 3권을 골랐다. ‘뮤지엄×여행’(아트북스), ‘삶이 예술이 되는 공간’(미메시스), ‘봉주르 한국 건축’(아트북스)이다. ●‘뮤지엄×여행’은 저자가 지난 10여년 동안 다녀온 세계 곳곳의 박물관 여행기다. 국립민속박물관 디자인 담당 큐레이터이자 전시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저자가 썼다.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박물관의 공간적, 미학적 특징을 포착했다. ‘오래된 미래’, ‘정지된 흐름’, ‘다가올 추억’ 등 모두 7개의 장마다 4~5곳의 박물관을 소개한다. 각각의 박물관을 건축학으로, 미학으로, 인문학적으로 접근했다. 독일 쾰른의 ‘콜룸바뮤지엄’에 관해 시적 공간이라 평가하고, 프랑스 파리의 ‘파리국립자연사박물관’에 관해서는 과학적이면서도 미학적인 공간이라 설명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유명한 박물관은 될 수 있으면 제하고 독일 뮌헨 ‘BMW뮤지엄’이라든가, 쿠바 아바나의 ‘혁명박물관’ 등을 소개한다. 한국 박물관 가운데에는 정선의 ‘사북탄광문화관광촌’이 눈에 띈다. 역사와 유물 중심으로 해석한 박물관 소개서나 관광 안내서에 실린 획일적인 내용과 다른 신선한 시각이 돋보인다. 저자는 사람들이 박물관을 오래되고 고루한 물건을 진열해놓은 정지된 공간으로 기억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박물관은 “과거이면서 현재이고, 또 미래의 장소”라는 저자의 주장이 와닿는다. ●‘삶이 예술이 되는 공간’은 서울, 춘천, 영주, 청주, 광주, 전주,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문화예술과 교육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공간 15곳을 소개한다. 소각로를 고쳐 쓴 부천 ‘아트벙커 B39’, 석유 탱크를 문화 공원으로 만든 ‘문화비축기지’처럼 유휴 시설을 고친 곳을 비롯해,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 ‘청소년 삶디자인센터’와 같은 청소년 대상 문화예술 공간, 주민이 함께 문화를 즐기는 ‘춘천 문화파출소’ 등 이색적인 문화예술 공간이 가득하다. 특히 독특한 외모 덕분에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멋진 모습을 사진으로 접한 이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 공간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각종 프로그램과 연계해 알아보면 더 재밌다. 그간 문화예술교육은 문화 기반 시설이나 대여 공간 등 부수적 공간을 중심으로 활용했지만, 최근엔 예술적 영감을 일으키는 곳으로도 관심이 높다. 책은 단순히 공간만 소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곳에서 활동 중인 이들을 만나 공간과 문화예술교육이 어떠한 시너지를 일으키는지 인터뷰로 보충 설명한다. 취재차 몇 곳을 둘러본 기자의 경험상, 주말에 아이들과 손잡고 갈만한 곳이 상당히 많다. ●‘봉주르 한국 건축’은 파리에서 일하는 한국 건축가가 프랑스 건축가들을 한국에 데리고 와 한국 건축물을 소개하는 책이다. 무려 스물다섯 명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저자는 이들에게 오늘의 한국 건축 현장을 보여준다. 한국이라 하면 여전히 전쟁과 북한부터 떠올리는 프랑스 건축가들에게 저자는 고궁이나 문화재가 아닌, 지금 우리 삶이 담겨 있는 공간을 보여주려 건축답사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대상은 한국의 전통을 재정의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반영한 건축물들이다. 옛 ‘공간’ 건축사무소 사옥을 비롯해 ‘한뫼촌’처럼 한국 느낌을 물씬 풍기는 곳, 한옥에서 영감을 받은 ‘메종 에르메스’, 친환경 건축을 표방한 ‘앤 드뮐미스터 숍’, 독특한 모습의 ’이화여대 ECC’, 외계인 우주선처럼 생긴 ‘DDP’ 등 다양한 장소들로 이끈다. 프랑스에서 온 건축가들은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는 서울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서울 시내에서 마주한 고궁, 리움 미술관에서 만난 한국 고미술품 등이 현대적인 건물과 한 공간을 점유하며 만들어지는 풍경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예컨대 경복궁 앞에 세워진 트윈트리 타워를 보고 한 건축가는 “문화재 앞에 어떻게 이런 고층 건물을 세울 수 있느냐”고 되묻기도 한다. 건축가인 저자가 여행을 기획하는 과정부터 흥미진진하다. 여행을 함께 다니며 생기는 각종 헤프닝, 프랑스 건축가들이 본 한국 건물에 관한 인상과 비평 등이 건축물 이야기보다 재밌을 때도 있다. 건축을 업으로 삼는 외국인들이 열흘간 서울, 경기, 제주 등지를 오가며 본 한국의 풍경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모나지 않은 그림을 비롯해 저자의 설명에 책장이 잘 넘어간다. 미세먼지도 잦아든 주말, 책을 읽고 해당 장소들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는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구보건대학교, ‘웰니스문화산업 최고위과정’ 5기 개강

    대구보건대 웰니스문화산업최고위과정 5기 개강식이 21일 오후 6시 라온제나호텔 5층 에떼르넬홀에서 열렸다. 5기 회원 과정에는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 김대권 수성구청장, 배성근 대구시 부교육감, 김혜정 대구시의회 부의장 등이 참여했다. 개강식 이후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서민 교수� ?脩毁麗� 인간사회’를 주제로 강연했다. 서 교수는 강의를 통해 참석자들에게 기생충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기생충과 공존하는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해롭지 않은 기생충에 대해 재미있게 소개했다. 서 교수는 컬투의 베란다쇼, 톡투유 걱정말아요 그대 등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으며 서민 교수의 의학세계사, 서민의 기생충열전 등을 출간한 작가기도 하다. 7월 4일까지 12회로 계속되는 최고위과정 커리큘럼의 컨셉은 안(安)·락(樂)·생(生)이다. 안은 교양·인문학 위주 건강정보를 담은 프로그램, 락은 음악·건축·미술 등 문화와 예술 프로그램, 생은 공연 전시관람·심폐소생술 등 체험 프로그램이다. 과정 중 KBS 아나운서를 거쳐 현재 손미나앤컴퍼니 대표이사 겸 인생학교서울의 교장을 맡고 있는 손미나 대표와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 홍익대학교 유현준 교수 등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강사를 초빙했다. 남성희 총장은 환영사에서 “세심한 준비와 체계적 교육과정을 통해 최고위과정 회원들에게 진정한 웰니스와 행복의 삶과 최고의 리더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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