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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인터넷 할인공세 출판산업 ‘휘청’

    지식 기반인 출판산업이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인터넷서점들이 경쟁적으로 출혈 할인경쟁에 나서면서 동네 소형서점의 연쇄 폐업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대형도매상과 출판사들의 ‘줄도산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인터넷 인구가 2,000만명을 넘어선 데 따라 출판산업이 재편과정에 돌입했으나 책값의 무분별한 할인 때문에 경착륙,출판계 전체의 공멸 가능성이 한층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국은 “업계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며 수수방관해 업계의 원성을 사고 있다. 20일 출판·서점계에 따르면 인터넷서점들은 50%까지 할인판매를 하고 더 싸게 파는 업체가 있으면 차액을 보상하며구입액에 관계 없이 무료로 배송하는 등 ‘너죽고 나죽자’는 식의 무차별적 가격 경쟁을 펼치고 있다.10% 할인에 5%마일리지를 제공하기로 한 출판계와의 합의는 지난달 12일시행 첫날부터 묵살됐다. 이같은 할인 공세에 따라 인터넷서점의 총매출액은 지난해월평균 50억원선에서 5월 현재 월 100억원 규모로 갑절이나늘어났다. 올해 단행본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전망이다. 반면 서점들은 99년 말 4,595곳에서 2000년 3,459곳으로 1년 사이에 25%인 1,136곳이 문을 닫은 데 이어 올들어 4개월여 동안 벌써 400여곳이 추가로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도매상과 출판사로 책 반품이 이어지는 가운데출판사마다 부도를 피하기 위해 초판 발행부수를 줄임으로써 경영난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출판계는 IMF외환위기 때보다 더하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출판·서점계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한 향후 1∼2년 안에 150평 이상 대형서점 90여곳과 인터넷서점 3∼4곳 정도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우울한예상을 내놓고 있다.이 경우 ▲표시가격이 오르고 원하는책을 구할 수도 없게 되며 ▲학술·전문서적이 사라지는 등인문학 위기가 심화되고 ▲대중서가 판쳐 문화의 다양성이상실되며 ▲대다수 중소도시에서 서점이 사라져 지방의 문화향유 기회가 박탈될 것으로 지적된다. 김주혁 김종면기자 jhkm@
  • 집중취재/ 벼랑 치닫는 출판산업

    출판산업이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인터넷시대를 맞아 인터넷서점들의 할인경쟁 강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이에따라 오프라인서점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책 구매 행태가 변한다 ㈜동방 박창기(朴昌基·41)과장은“서점에서 이책 저책 뽑아보는 재미를 인터넷서점에서는느낄 수 없지만 시간 절약을 위해 꼭 필요한 업무관련 서적이나 아이들 참고서는 비교적 싼 맛에 인터넷 서점을 이용한다”고 말했다.사무실에서 동료들이 함께 책을 주문해 배송료를 면제받기도 한다. 이모씨(45·서울 목동)는 얼마전 아이 참고서를 사주러 아파트 단지 안에 있던 동네서점에 갔으나 폐업한 바람에 할수 없이 다음날 점심 때 시내 직장 부근 대형서점에서 구입했다고 말했다. ■상처뿐인 인터넷서점 약진 99년 4월 업무를 시작한 예스24는 지난해 매출이 170억원으로 99년에 비해 10배 이상 뛰며 업계 1위로 올라선 데 이어 올들어서는 월 30억∼4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그러나 과도한 할인 때문에 누적 적자가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인터넷교보문고가 할인하지 않고 1만원 이상 구입시 배송료를 무료로 했을 때 매출액의 10%이상이 적자였다.따라서 현재 할인업체들의 적자 폭이 어느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배송비를 받는 상태에서 할인율이 20% 이상이면 흑자를 내기 어렵다는 게 출판계의 정설이다. 인터넷서점은 물류비용이 적게 든다는 데 대해서도 출판계는 이의를 제기한다.매출 규모가 비슷한 도매상 송인서적과비교하면 예스24의 직원이나 창고 수가 3배 정도씩 많아서도매상에 비해 물류비가 더 든다고 주장한다.미국 아마존식의 집중형은 수익모델이 아닌 것으로 입증됐고,전국 1,500개 체인서점에서 배달하는 반즈앤드노블식의 온·오프라인모델만이 살 길이란 것. 고객의 충성도도 문제다.와우북이 50% 할인을 했을 때 하루 매출이 최고 3억4,000만원으로 평소의 7∼8배를 기록한반면 여타 업체 매출이 30∼50% 감소한 것을 보면 가격이최대 경쟁수단임을 알 수 있다.높은 할인율로 치고 나오는업체가 생기면 언제라도 고객을 빼앗길 수 있는 취약한 구조다.L인터넷서점 등도 곧 오픈기념 대할인 행사를 기획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취임한 와우북 신용호(申容浩)대표는 옥션 부사장을 지낸 금융통으로 1년 안에 승부를 내 1등을 차지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신념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전해진다. ■소형서점 “어찌 하오리까?” 국내 서점의 92%가 50평 미만의 소형서점이다.평균 마진율은 22.4%.이런 여건에서 인터넷서점의 할인판매를 따라가는 것은 자살행위여서 슬금슬금 문닫는 곳들이 늘어난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베스트셀러와 중·고교 참고서를 할인하는 곳도 더러 있다.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T서점을 15년 동안 경영해온 윤영유(尹永有·43)씨는 “온라인 할인에익숙한 손님들이 찾아와 왜 할인이 없느냐고 항의해 어쩔수 없이 지난해 11월부터 마진 폭을 줄여 20%씩 깎아 팔고있다”고 말했다.이 결과 매출액은 늘었지만 이익이 줄어,어렵기는 마찬가지다.10% 할인 합의를 준수하는 교보문고등도 매출이 떨어지고 악덕상인 소리를 들으며 기업 이미지가 나빠지는 상황을 더이상 참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최근 할인율이 높은 인터넷서점 8곳을 덤핑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인터넷서점의대폭 할인이 가능한 것은 거품가격이 있기 때문이라며 책정가 내리기 운동도 소비자운동 차원에서 전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방안이 효과를 나타낼지는 미지수다. 김주혁 박홍기기자 jhkm@. * 출판산업 살릴 대안은 없나. 출판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뾰족한 방안이 없을까. 오프라인서점계와 출판계는 정부가 출판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도서정가제 의무화를 법제화하거나,최소한 도서관의 양서 구입 지원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창연(李昌淵) 한국서점조합연합회장은 처벌조항 없이 도서정가제를 내년 말까지 유지하도록 규정한 공정거래법 시행령과 관련,할인 판매를 막지 못하는 정가제 규정은 도덕일 뿐 법이 아니며,1등 제일주의 원칙만이 적용되는 인터넷서점의 생리상 상생을 위한 자율 조정은 기대하기 어렵다며처벌조항을 포함한 도서정가제 입법을 촉구한다. 이에 대해 인터넷서점들은 과도한 할인이 문제라는 데는공감하면서도 할인 제한은 싼값에 책을 살 소비자 권리를제한한다며 반대한다. 상황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정부도 대책 없이 바라만 보는 실정이다.문화관광부는 출판시장 질서 확립과 지식산업육성을 위해,출간된 지 1년 미만의 신간을 할인판매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는 출판 및 인쇄진흥법 제정안을 지난해 9월 입법예고했다.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와 정보통신부 등의 반대에 부딪혀 부처 협의 끝에 처벌조항뿐 아니라 ‘도서정가제’라는 용어 자체를 삭제한 채 법안을 최근 법제처 심의에 넘겼고 다음달쯤 임시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공정거래위는 할인 여부를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한다는논리이고, 정보통신부는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돼야 하며 시장 재편은 인터넷경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상이란 주장이다. 도서관 콘텐츠 확충과 지식사회만들기 국민운동 이용훈 사무처장은 “공공도서관이 기초학문 분야 출판물의 한정부수를 구매함으로써 안정적인 연구와 출판이가능하게 하는 외국과는 달리 한국에는 그런 제도가 없다”면서 획기적인 도서관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이승용(李升用) 한국출판인회의 유통대책위원장(홍익출판사 대표)은 “정가제의 틀 안에서 울타리를 만들어 상생의지혜를 찾아야 한다”면서 정부와 출판사,유통업자,소비자의 냉철한 사태 인식과 실천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출혈판매 1년후의 ‘뒤끝’. 책 뒷면에 가격표시를 수시로 고치느라 스티커가 덕지덕지붙은 시절이 있었다.해방 후 30여년 동안 극도의 혼란을 겪었던 한국출판시장의 유통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78년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뒤 3년 만에 신간 발행종수는 50% 증가했다.그 도서정가제가 23년여 만에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출판시장의 1년 뒤 미래상을 가상시나리오로 그려본다. 2002년 5월초.바짝 다가온 월드컵 축구대회 분위기로 전국이 떠들썩하다.30대 후반의 가정주부로 대회 자원봉사 요원인 A씨는 영어회화 책을 한권 더 사고 싶은데 동네서점들은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멀리 대형서점까지 가기가 귀찮아서 인터넷서점으로 들어가 책을 고르다 보니 또다시 짜증이난다.책 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추천받은 책이 정가 1만2,000원에 20% 할인해서9,600원.불과 1년 전만 해도 이런 책은 정가 8,000원에 30%할인해 5,600원 정도면 살 수 있었는데…. 인터넷서점과 출판사 게시판에 항의 글을 여러차례 띄워봤지만 변명뿐이다. 하기야 출판사를 운영하는 친구 B씨한테 들으니 그럴 만도하다. 지난해 150여곳이나 됐던 인터넷서점들이 출혈 할인경쟁에 열을 올리다 대부분 장렬히 ‘전사’하고 지금은 서너곳만 살아남았단다.그동안 누적된 손실을 만회하려니 출판사에 높은 마진율을 요구하고,출판사도 손해를 안보려니정가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서점과 도매상 수가 1년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서점 하나 없는 중소도시가 수두룩하다.그 바람에 반품과 받은어음 부도로 골치가 아픈데다가 판매처가 줄어든 만큼 책도 덜 팔려 대중서는 1,500부,인문학책은 500부 등 초판을 1년 전의 절반정도밖에 못찍는다. 따라서 출판사 입장에서도 값을 올렸고, 가격이 오르니 책은 더 안팔리고 있다. 가치있는 원고를 그나마 500부도 안팔릴까봐 걱정돼 출간하지 못할 때는 가슴이 아프단다. 문닫지 않으려면 차라리 3류 연애소설이나 낼까 하는 생각이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는 말이 이해가 간다. 그러고 보니 A씨의 전공인 인류학과 관련해서도 근래에 나온 책들이 드물다.이러다가 기초학문 자체가 없어지는 건아닌지 걱정된다.이제는 책값이 비쌀 뿐 아니라 원하는 책을 찾아보기도 힘들 게 됐으니….하기야 A씨도 책을 할인받아 싸게 산다고 좋아했으니 누구를 탓하겠는가.그때 도서정가제 수호운동을 왜 외면했는지 두 사람은 이제야 후회한다. 김주혁기자. *OECD국가 사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가운데 도서정가제를통해 출판시장을 보호하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 프랑스 독일 일본 등 12개국이다.그중 프랑스는 지난 81년부터 ‘랑법’에 따라 신간을 5% 이상 할인하면 권당 10만원 정도의벌금을 매기고 있다. 한때 도서정가제 폐지가 공론화되던 일본은 서점연합회가정가제 유지를 위해 100만명 서명 운동을 펼치는 등 각별한노력을 통해 정가제를 정착시켰다. 처벌조항은 없지만 온라인서점들도 할인판매를 거의 하지 않는다. 반면 도서정가제를 실시하지 않는 11개국 중 그리스 터키등 출판시장이 협소한 5개국을 빼면,미국 캐나다 영국 등모두 영어권 국가들이다. 미국의 도서수출액은 99년 22억달러에 이르며,세계 출판시장 제패전략의 하나로 각국에 정가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영국은 가격이 책 수출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166년 동안 시행해오던 정가제를 지난 95년 폐지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서암재단 연구지원자 18명 선정

    서암학술장학재단(이사장 尹世榮 SBS회장)은 7일 교수 해외연구 및 국내 박사과정 연구 지원대상자 18명을 선정했다.교수 해외연구 지원대상자는 하우봉(전북대 인문학부교수) 조창환(아주대 인문학부 교수) 이재열(서울대 사회학과 부교수) 표시열(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김대식(서울대 물리학부 부교수) 박기홍(국민대 자동차공학과 조교수) 박태관(한국과학기술원 생물과학과 부교수) 박기환(광주과학기술원 기전공학과 부교수) 등 8명이다. 국내박사과정 연구에서는 이유진(연세대 중문학과) 김정열(고려대 교육학과) 신은영(서울대 법학과) 이구연(강원대 화학과) 양경진(부산대 제어 및 자동화학과) 안지영(이화여대 물리학과) 홍진희(이화여대 생물과학과) 홍상우(포항공대 산업공학과) 임성경(연세대 식품영양학과) 오영인(인천대 토목환경시스템공학과) 등 10명이 선정됐다.
  • 권위없이 우후죽순 문학상…이대로 좋은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많지만 박수치는 관객이 별로 없는 썰렁한 잔치,문학상 수여식. 신록의 계절 5월을 맞아 문학상은 마치 초여름 바람에 벚꽃이 흩날리듯 우수수 쏟아진다.그러나 권위와 의미는 가을 낙엽보다 더 퇴색해버렸다. 이상문학상,동인문학상,김수영문학상,소월시문학상,김광섭문학상,소천아동문학상,김달진문학상…. 현대문학사에 등장하는 웬만한 작가 중에 자기 이름을 내건 상이 없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문학상은 흔하다. 20여개 출판사와 10여개 잡지사가 1∼2개 씩의 문학상을 주관,총 수십개에 이른다. 문학상은 문학계의 유명 작가들이 작고하기 시작한 80년대후반부터 작가들의 이름을 걸고 우후죽순처럼 생기기 시작했으나 20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독자들의 뇌리 속에서 지워지고 있다. 전체 문학상의 50% 정도가 수여되는 시기인 5월을 맞아 문학상의 현실과 문제점을 점검한다. [문학상의 종류] 문학상은 신인과,기성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두 종류로 크게 나뉜다.기성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은 또 다시 둘로 구분된다.이미 출간된 단행본과,출간되지는않고 잡지 등에 발표된 글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이다. 기출간 책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에는 대산재단이 주관하는 대산문학상,문학과지성사의 이산문학상,민음사의 김수영문학상,동서문학의 동서문학상,조선일보사의 동인문학상이있다.동인문학상의 경우 1999년까지 출간 전 작품에서,2000년부터 기출간 책으로 수상자 선정기준이 바뀌었다. 출간 전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에는 문학과사상의 이상문학상,이수의 21세기문학상,문예월간지인 현대문학의 현대문학상 등이 있다.수상 작품을 모아 책으로 낸다. [문학상의 현실] 10여개 신문사가 연말에 일제히 실시하는신춘문예의 경우 본심사위원들이 심사에 겹치기로 참가하는사례가 드물지 않다.권위를 가진 본심사위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보통 신문사들은 1월1일 신춘문예 당선작을 발표하지만 원고마감은 전해 12월 중순까지다.3∼4일만에 예심을 거쳐 2∼3일만에 본심에서 당선작이 뽑힌다.이는 비단 신문사신춘문예에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지난해 모 출판사의 신인상 예심심사위원으로 처음 참가했던 한 교수는 “예심심사위원들이 소설을 겨우 2∼3장 읽고합격,불합격을 판단했다”면서 “이렇게 함부로 채점해도 되는 것인지 자책감이 들어 몹시 괴로웠다”고 말했다. [문제점] 출판계 관계자들은 독자에게 공신력을 잃은 것을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다.예전에는 문학상이 작품의 질을보증하는 문서와 같은 구실을 했다.출판 시장에 활력을 주는 요소로도 작용했다. 그러나 문학상의 수가 급증하면서 가치는 반비례해 급락했다.상마다 이름만 다를 뿐 특성화를 이뤄내지 못한 점도 독자들의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이상문학상이나현대문학상 등은 수상 작품을 책으로 엮어 판매하기 때문에상업성이 있는 작가만 선정한다는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었다. 30년동안 바뀌지 않은 본심사위원의 한계도 심각한 문제로지적된다.모 출판사의 편집실장은 “타계한 미당 서정주의경우 30대 중반부터 우리나라 문학계의 대부로 40여년동안문학상 심사에 참가했다.문학상이 공신력을 얻기 위해 유명한 분들의 심사가 필요했지만 결국은 미당의 입맛에 맞는 시를 써야 상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문학상이 문학계의 줄세우기 수단으로 이용되었다”고 털어놨다. [나아갈 길] 무엇보다도 문학상의 차별화가 가장 필요하다. 서강대 우찬제 교수는 “판타지 소설 문학상,아방가드르 문학상,역사소설 문학상 등 상마다 독특한 성격을 입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단순히 유명 작가의 이름이 먹히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에서 연재되는 소설이나 시 등에 대한 문학계의검토도 요구된다. 도서출판 민음사의 박상순 편집주간은 “온라인 매체의 소설이나 시의 문학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대로의 가치와 매력이 있다”면서 “온라인 소설을 외면하지말고 독자의 취향에 접근하는 문학계의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학 침체기에 문학상의 수를 줄일 수는 없지만,문학상의차별화 전략을 연구하고,심사위원의 고루한 권위만을 부각시키는 데 급급했던 본심사위원제도를 개선하며,온라인 문학까지 끌어안는 대중성 확보를 통해 21세기에 걸맞는 다양한 상으로거듭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송하기자 songha@
  • [굄돌] 한국 도서관과 국가경쟁력

    얼마 전 실로 오래간만에 남산에 있는 도서관에 간 적이있다.몇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도서관 내부가 한편으로 과거의 추억을 되살려 주기도 하였지만 마음 한켠에는‘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도서관에서 느끼는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우선 장서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우리 나라 공공도서관의 평균 장서 수는5만5,000여 권이며,전국의 420여 공공도서관의 장서를 다합해도 2,500만 권을 넘지 못한다.이 수자는 미국의 의회도서관 한 곳에 소장된 도서 및 자료의 수에도 미치지 못한다.도서관의 장서 수는 문화인프라의 가장 기본이 되는 출판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도서관이 책을 사주지 않으면 출판사들이 양서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없고 결국 인문학,교양과학 등 양서의 출간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도서관이 갖는 두 번째 큰 문제점은 도서 데이터베이스의미비이다.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찾아보려면 책의 제목이나저자명 정도는 알고 가야 한다.그 도서관에 자신이 찾는 도서가 구비되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말이다. 검색되는 도서 데이터베이스에는 기껏 서명과 저자명,분류기호 정도만 기입되어 있기 때문에 그 책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는 직접 책을 열어봐야 한다.문을 연 지 2년도 채되지 않은 인터넷 서점들이 방대한 도서정보들을 펼쳐 보이고 있는 것에 비해 도서관의 데이터베이스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공공도서관들의 시설과 설비들도 후진적이기는 마찬가지다.몇십 년 된 나무의자와 책상,형편없는 식당 환경과 음식등이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을 우울하게 만든다.도서관은 지식,정보,문화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다.선진국에서는 이미공공도서관들을 지식,정보의 네트워크센터와 지역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중이다.도서관도 국가의 경쟁력을 측정하는 하나의 중요한 도구이다.도서관의 현대화 정도가 국가의 현대화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될 수도 있다.우리 나라의 정책 입안자들이 이런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김태영 도서출판 예담 대표. [알림]굄돌 필진이 5월부터 바뀝니다.앞으로 6월까지 두 달간 집필해 주실 네 분의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김태영(40·도서출판 예담 대표)▲최병식(48·경희대 미술학부 교수)▲황인홍(43·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김민수(40·전 서울대 미대 교수)
  • 신간 맛보기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무엇을 할 것인가(김도훈 등 지음,사회평론 펴냄)정보화가 진전됨에 따라 기존의 인문학은 하나의 학문적 제도로서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그러나 포괄적인 사고력을 기른다는 전통인문학의 교육 이상에는 변함이없다.정보사회의 매체적 특성을 교육적 차원에서 극대화한다면 인문학적 사유의 사회적 효용은 어느 때보다 커질 수있다.이 책의 저자들이 논거로 삼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인문학과 정보화의 행복한 공존’이다.‘유토피아론과 디스토피아론을 넘어서:정보통신사회에 대한 프랑스의 인문주의적 비판과 성찰’등 5편의 논문이 실렸다.1만원. ●합리적인 미치광이(자크 아탈리 지음,이세욱 옮김,중앙M&B 펴냄)프랑스 석학의 문명 비평서.공산주의 붕괴 이후 유일한 이데올로기로 경쟁력만이 남은 상황에서,시장 독재는최첨단 과학의 재앙과 혁명세력의 씨앗을 잉태할 것이라고경고하며 형제애에 바탕을 둔 유토피아를 제안한다.‘나는행복한가’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가 다시 우리 운명의 주인이 돼야 하다는 것.이 책은 탐사대가 산소를 찾아 우주여행을 떠난 지 47년만인 2106년 지구로 돌아오는 공상과학영화같은 이야기로 서두를 꺼내는 등 중후한 소재를 재미있게풀어냈다.8,000원. ●섀클턴의 서바이벌 리더십(데니스 N.T.퍼킨스 지음,최종옥 옮김,뜨인돌 펴냄)1914년 남극 탐험 도중 배가 난파됐으나 악전고투 끝에 대원 27명 전원을 구해낸 전설적 인물의모험담을 통해 위대한 리더가 되기 위한 10가지 교훈을 제시.1년전 다른 배를 타고가던 북극 탐험대가 전원 사망한것과 대비시키며 리더십의 차이를 분석.섀클턴이 12년 전남겨둔 비상식량을 향해 5마일을 행군하는 등 공동목표를향해 나갈 수 있도록 단결시킨 것처럼 궁극적 목표를 잊지말라고 충고.인텔이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집중하기로 한 결정 등 사례들도 소개.1만2,000원. ●책방에 나온 사보(김윤정 등 지음,사람in 펴냄)사보(社報)편집인 40여명의 애환과 열정을 담은 글 모음집.사보와 제작,사람,경영 이야기 등 3부로 나뉘어 있다.국민의례 때 경례를 하지 않는 등 무법자가 돼야 100점짜리인 사보사진기자(최경인 롯데제과 홍보팀장),태평양 사보를 만들 당시 평범한 ‘독자 모델’란을 신설해 폭발적 성원을 받은 이야기(신도성 뷰엔필 대표)등 희로애락이 녹아있다.판매 수익은전액 사보 발전과 산간벽지 도서 기증에 쓰인다.8,000원.
  • “문학과 삶의 가까운 사이 알고 싶어요”

    “문학과 삶이 서로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 알고 싶어요” 올해 특별전형 문학특기생으로 연세대 인문학부에 입학한국순경(19)·고은해(19) 두 새내기 여대생은 문학도로서의‘꿈’을 이같이 펼쳐보였다. 이들은 대산재단에서 실시하는 청소년문학상 소설부문에서각각 대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는 동기생.국순경이 지난해제8회,고은해가 제7회 대상을 받았다. 글쓰는 재주가 뛰어나 대학에 쉽게 들어간 것 같지만 이들둘 모두 문학공부를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국순경은“성남 분당여고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주위에서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고,그나마 시와 소설을 쓴다니까 이상한눈길로 쳐다봐,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고은해는 특히 문학교육의 진부성에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그는 “소설 등을 쓴다면 논술에 장애가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답답하다”면서 “시와 소설 쓰기는 문장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고은해는 “서울 동명여고 1학년때 잠깐 문예반 활동을 했지만 창작활동보다는 시험에 자주출제되는 작가의 글을 참고서에 나온대로 토론하는 게 전부였다”면서 “입시 위주의국어 교육이 문학의 본질인 창의력을 훼손시키고 있다”고말했다.그들은 “논술제도로 인해 오히려 문학적 글쓰기의여건은 더욱 황폐해졌다”고 지적했다. 국순경과 고은해는 상을 받을 때 심사위원과 대학입학 때교수 등으로부터 각기 “어린 나이답지 않게 타인을 이해하려는 깊이 있는 소설”과 “감성적 글쓰기에서 벗어난 탁월한 이미지즘의 소설”이라는 평을 들었다.즉 현재 문단을풍미하는 기성세대의 글들이 지나친 감상과 자기고백에 흐르는 것과 달리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실려 있다는 것이다. 이제 문학을 막 시작하는 입장이지만 작품에 대한 소신은당차다.그들은 “현재 여류작가들의 감성적인 글쓰기에는문제가 있다”면서 “문학이 현실을 외면하면 결코 발전할수 없다”고 꼬집었다.이어 “문학이 현실을 외면하고 현실이 문학을 외면하는 것이 문학계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말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곧바로 문단에 데뷔하고자 하는 국순경은 “역사와 시대의 아픔을 끌어 안는 따듯한 글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그의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허물어진 성터’ 역시 아버지의 고루한 장인정신에 맞서는 신세대 딸의고민을 그렸다. 고은해는 “‘문학이 현실을 외면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면서 “감성적인 글보다는 현실를 끌어안는 글을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세대 국문과 정현종 교수는 “문학이 발전하려면 어린싹들이 많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지금껏 이런 토양을 가꾸는 노력이 부족했다”면서 “이 두 여학생처럼 문학을 공부해도 대학에 들어올 수 있고,또 그들이 자라면 문학에 새로운 기운이 불어넣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가수 이문세·탤런트 박상원씨 연예기획사 ‘WAD’ 출범시켜

    “스타군단 위주로 이익 창출에만 연연하는 기업형 기획사가 아니라 진정으로 후배 양성에 힘쓰는 참신한 기획사를 차리고 싶었습니다” 가수 이문세씨(44)와 탤런트 박상원씨(43).연예가의 두열혈남아가 뭉쳐 새로운 개념의 연예 기획사인 ‘WAD(We Are Different)people’를 차렸다. 18일 서울 중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WAD people’의홍보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스스로를 음악공작소 소장,연기공작소 소장이라고 각각 소개한 이문세씨와 박상원씨는 지난 1999년 12월 참신한 신인 발굴을 위한 기획사를 차렸다. 몇달 뒤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신인가수 ‘hey(본명 김혜원·23·여)’를 발굴,재능을 갈고 닦게 했다.그는 이날기자회견에서 ‘쥬템므’로 데뷔했다. hey는 미국 캘리포니아 USC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현재 연세대 인문학부 4학년에 재학 중으로 국내 여가수들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탁월한 가창력과 상큼하고 아름다운목소리를 지녔다. 이문세씨는 “일회용 반짝스타가 아닌 진정한 스타가 되기 위해선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WAD people은 이익을 위하기보다는 능력있는 신인들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연예인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획사가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WADpeople은 차인표 남경주 등 기성 연예인 두명과hey를 비롯한 7명의 신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송하기자 songha@
  • 신간 맛보기

    [자색이 붉은색을 빼앗다](김영민 지음,동녘 펴냄)우리사회의 전근대성과 비합리성을 비판한 한일장신대 교수(철학)의칼럼집.강단 인문학이 그동안 체제 속에 안주해오면서 우리생활정치 현장에 수혈을 해줄 수 없는 주검으로 변했다는 사실이 인문학 위기론의 핵심 내인이라고 지적.지식인들의 자기 반성과 ‘정신의 방랑과 배회’인 인문학으로서의 글쓰기에서 인문학의 활로를 찾자고 제안.주체성을 상실한 기지촌지식인들을 비판하며,따라잡기의 판을 뒤집어야만 우리가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강조.우리에게 막상 필요한 것은자본주의와 함께 살되 훨씬 뛰어넘는 ‘새로운 인간’의 탄생과 ‘심층 근대화’라고 설파.9,000원. [백제생활관](한국생활사박물관 편찬위원회 지음,사계절 펴냄)한국생활사박물관 시리즈 제4권.일본사람들이 “백제가아니다”라는 말을 ‘시시하다’는 뜻으로 늘상 사용할 정도의 고급 학문과 기예 등 백제인의 찬란하고 풍부한 생활문화를 전면 복원.500년간 백제의 도읍이었던 서울 한강변 백제도성과 거리 전경,백제인의 집안 풍경 등도 재현.영구 폐쇄를 앞둔 무령왕릉 내부 모습 등 귀한 사진을 풍부하게 수록. 1993년 부여 근교에서 발견된 당대 최고의 금속공예품인 백제금동대향로를 국내 처음 파노라마 식으로 촬영.일본 국보인 미륵보살반가상 등 일본에 남아 있는 백제인의 문화유산도 총정리.1만6,800원. [철학의 거장들](오트프리트 회페 엮음,신창석 등 옮김,한길사 펴냄)소크라테스 이전의 고대부터 사르트르에 이르기까지 주요 철학자를 중심으로 엮은 서양철학사.철학의 종말이 공론화되는 시대에 철학의 의미에 대한 물음을 새롭게 던짐으로써 철학을 정당화.거장들의 생애와 사회사적 배경,대표적저서에 대한 논의 등 현재의 연구상황을 바탕으로 한 정보와 비판적 설명을 개진.비영어·독일어권에 대한 과소 평가 등 철학의 주요 흐름들이 편향되지 않도록 애썼다.1권은 쿠자누스까지 고대·중세편,2·3권은 베이컨에서 흄까지 근대편,4권은 니체 이후 현대편.객관성을 위해 생존자는 제외.각권1만4,000∼1만6,000원. [나는 미국이 딱 절반만 좋다](이진 지음,북&월드 펴냄)미국문화와 미국인 의식구조의 뿌리를 파헤친 체험적 미국론.경제정보 전문통신사인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미국 주류사회 문화의 본질을 살폈다.저자는 ‘두개의 미국론’을 제시한다.미국은 원래 하나의 미국(UnitedAmerica)이 아니라 두 개의 미국(Divided America)이었다는것.200년전 남북전쟁의 원인이 된 미국 건국의 두 세력,즉양키스와 캐벌리어스 두 ‘부족’간의 싸움이 아직도 분열과 반목의 씨앗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미국문화의 이해를 돕는 60여개의 퀴즈도 마련했다.8,900원.
  • “”인문학 쉽고 재미있어요””

    연세대 문과대학 교수 30명은 13일 인문학 입문서인 ‘인문학@미래를 여는길’을 공동 집필,출판했다. 이 책은 국어국문학,철학,심리학 등 최근 학술계에서조차 관심을 잃고 있는 인문학 11개 분야를 대학생은 물론,고교생들도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알기 쉽게 소개했다. 국어국문학과 서상규 교수는 이 책에서 “국어학은 가장기초적인 순수학문이지만 미래지향적 첨단 학문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심리학의 역사와 연구 분야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했다. 이익환 문과대학장은 “쉽고 재미있게 쓰여진 이 책이 취업 때문에 적성과 상관없이 학과를 결정하는 대다수 학생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연세대 여학생회, 학생회관 앞서 공개性강좌

    “터놓고 성을 이야기합시다” 연세대 총여학생회는 10일 오전 11시 학생회관 앞에서 콘돔과 페미돔 등 피임기구와 성교육 책자를 펼쳐 놓고 공개 성교육 강좌를 가졌다.피임기구들은 총여학생회가 “남성만을 위한 일방적인 성교육에서 벗어나 여성을 위한 성교육을 펼쳐보자”는 취지로 계획한 ‘성에 관한 솔직담백한 옴니버스’ 행사의 일환으로 전시됐다. 남녀 학생들은 피임기구들을 만져보면서 사용법 설명을들었다. 여학생들은 주최측의 설명에 따라 색색의 구슬을 이용해자신의 월경주기를 측정할 수 있는 ‘월경주기팔찌’를 즉석에서 만들기도 했다. 정모씨(22·인문학부 4년)는 “이런 강좌를 공개적으로 갖는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기도 했으나 유익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 16일 퇴임맞는 박석무 학술진흥재단 이사장

    국내 학술활동 지원의 본산인 한국학술진흥재단이 6일 창립 20주년을 맞는다.지난 81년 학술진흥법에 따라 대학과연구소·학회 등에 대한 학술 지원을 목표로 창립된 학술진흥재단은,지원대상 심사의 공정성과 지원방향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기초학문 육성과 연구자 발굴 측면에서 상당한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지난 98년제9대 이사장에 취임,3년간 재단을 이끌어온 박석무(朴錫武)재단 이사장을 4일 만났다. ◆재임중 이루어 놓은 성과를 꼽는다면=무엇보다 지원대상 심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다진 점이다.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의 수혜 비율을 과거 3대7에서 5대5정도로 책정한 것도 성과라면 성과다.인문과학 분야 지원이 이루어지는 곳은 여기밖에 없는데도 자연과학 연구자들이 많다보니 지원도 자연과학에 편중돼 있었다.소외학문 지원도 학계에서인정하는 부분이다.시장성이 없어 사양길에 접어든 기초인문학 지원을 신설해 연 10억원정도를 책정,우수한 실력을 가진 대학강사급 연구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끔 했다. ◆하지만 지원대상 선정과 사후관리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여전한데 사실=지원대상 선정에 잡음이 적지 않았다. 과거엔 학연·지연에 따른 ‘나눠먹기’식 분배라는 지적도 많았다.취임후 가장 역점둔 부분이 바로 지원대상 심사다.지금은 학계에서 이 부분만큼은 공정하다고 평가하는것으로 알고 있다.물론 지원자들의 연구논문 발표와 학계수용 등 사후관리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재단내에서대책을 강구중이다. ◆외국에 비해 정부의 학술진흥 지원이 아직도 열악한 것아닌가=인문 사회 자연 등 전 학문 분야를 지원하는 데 비해 턱없는 수준이다.현재 정교수와 강사 등 대학의 연구인력이 10만명이지만 우리 재단의 수혜자는 고작 3,000명,즉3%에 불과하다.일본의 경우 20%,미국은 30%선을 유지한다. ◆재단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연구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지원만 받고 성과를 내지 않는 학자가 많고 연구수준도 낮다.또 학술연구가 단기간내에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재단은 앞으로 1년간 단기지원이 아니라 20∼30년간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한국에서도 학술 부문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한다는 방침아래 운영돼야 할 것이다.물론 여기에는 우수한 기초과학 연구자 발굴과 관리가 필수다. ◆오늘 16일로 임기 3년이 끝난다.퇴임을 앞둔 심정은= 취임전 인상과는 달리 와서 보니 재단 운영상에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개선노력을 해왔다.이젠재단이 시스템 차원에선 어느정도 안정됐다고 본다.지금부터는 연구자 문화를 바꿔나가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재단 새 이사장은 공채로 등용하게 돼 있다.박이사장이유임된다면, 꼭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은=재단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인데도 일반인들의 관심에서 비켜나 있다.지원할 가치가 있는 연구자들이 꼭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재단간 절충 역할이 필요하다.지원자들의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혈세를 낭비하지 않는 명실상부한 중추기관으로 자리잡도록 해나가겠다. 김성호기자 kimus@
  • 큰 스케일로 본 우리문학의 흐름

    개별 작품비평을 위주로 하지 않고 큰 스케일로 문학 전반을 살펴보는 두 권의 평론집이 눈에 띤다. 유종호의 ‘서정적 진실을 찾아서’(민음사)는 최근 5년동안 발표한 글들을 모았지만 이 평론가의 평소 자세를 읽을 수 있는 어떤 일관성이 뚜렷하다. 특히 앞부분에 놓인문학교육과 시 비평에 대한 반성적 검토가 흥미롭다. “시비평 및 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문의 이해다.그럴 듯한 뼈대를 갖춘 논문을 작성하는 대학원 수준의 학생들도 시행의 의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문학교육의 병리 현상은 학생들이 의존하게 되는 이차문서에 큰 책임이 있다.”“우리 교육현장이나 문학현장에서 서정시편의 본래적 경험에 대한 충실을 저버린채 대뜸 ‘내용’이나 사상의 적출을 시도하고, 정공적 접근에 기초한 이차문서도 희귀한 처지에 추상적, 사회학적술어로 서정적 진실을 대체하는 경향이 만연하고 있다.” 김인환의 평론집 ‘기억의 계단’(민음사)은 우리의 현대문학을 역사적 지평 위에서 연구한 글들을 모았다.통시적인연구를 중시하며 문학에서의 근대성을 기원에서부터 살펴본다. 저자는 진정한 의미의 근대적 문학은 1920년대에 발원, 1980년대 들어서 한국 사회에 뿌리내렸다고 결론짓고 있다. 특히 리얼리즘적 측면에서의 ‘근대성’을 근대적인 문학의 판별 기준으로 여기면서 한국 현대소설의 기원과 주류는 이광수가 아니라 신채호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관점에서 우리 문학 주류 소설가의 맥을 염상섭 이기영 안수길 박경리 김주영 황석영 최명희 박완서 최일남 이문구 홍성원 전상국 박영한 송기원 윤흥길 이동하고시흥 등으로 잇고 있다.박태원 필두의 실험소설 줄기를이 흐름과 구별시키면서 최인훈 이청준 박상륭 최창학 조세희 김원우 이인성 최수철 등을 연결시킨다. 이효석이 일으킨 서정소설 흐름은 신경숙에 이르고 있다. 김재영기자
  • 대학가 다단계 유혹…피해자 속출

    최근 다단계 피라미드식 판매방식이 대학가에까지 파고들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다단계 판매업체들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지 못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고수익을 미끼로 접근,더욱 곤경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피해학생들은 금전적인손실은 물론,주변 사람들로부터 따돌림당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까지 앓고 있다. 김모씨(23·여·A대학 3년 휴학)는 지난해 9월 남자 친구의 소개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다단계업체인 S사에 회원으로가입했다.김씨는 “직급만 올라가면 앉아서 매월 2,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 부모 몰래 휴학까지 했으나6개월만에 등록금만 날리고 남자 친구와도 헤어졌다. 김씨는 “상위 직급에 오르기 위해 등록금과 하숙비를 털어 물건을 사고,심지어 은행에서 대출받아 물건을 사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B대 인문학부 96학번인 박모씨(24)는 전화기 다단계판매에뛰어들었다가 등록금 500만원을 날렸고 학과 선후배들로부터 따돌림당하는 신세가 됐다.박씨는 “회원만 많이 끌어모아오면 앉아서 수천만원을 벌 수 있다는 회사 선전에 속았다”면서 “회원으로 끌어들였다가 피해를 본 선후배들의 따가운 시선과 죄책감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한탄했다. C대학 2학년 김모씨(19·여)는 부모님 몰래 상호신용금고에서 학자금 360만원을 대출받아 화장품 다단계판매에 뛰어들었다가 대출금만 고스란히 날렸다.김씨는 화장품을 돌려주고 돈을 되찾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회사를 찾았으나 “환불기한이 지났다”며 거부함에 따라 한푼도 건지지 못했다. 한양대 화학공학과 4년 이윤호(李潤浩·24)씨는 “다단계판매회사의 설명회에 참가해본 학생이 전체 학생의 10% 정도는 될 것”이라면서 “과마다 1명 이상씩 다단계 판매업에종사하고 있을 정도로 대학가에 만연돼 있다”고 말했다. 다단계 업체를 고발하는 시민단체인 ‘안티피라미드운동본부’(www.antipyramid.org)에는 매일 수십건의 피해사례가접수되고 있다.이 사이트에는 현재 324개의 다단계 업체로부터 피해를 봤다는 신고 8,600여건이 접수돼 있다. YMCA 피라미드업체 상담실장 윤호창(尹鎬昌·32)씨는“상담자의 대부분이 대학생들로 1인당 평균 100만∼300만원 정도 손해를 본 것 같다”면서 “인맥을 이용해 회원을 확장하는 다단계판매의 특성상 금전적인 손실뿐 아니라 가족과 친구로부터 따돌림을 당해 심각한 정신적인 고통까지 겪고 있다”고 밝혔다. 조현석 이송하기자 hyun68@
  • 메스트셀러/ 서점가는 지금 ‘동양사상’ 열풍

    아침저녁의 서늘함에도 불구하고 한낮의 따스한 햇살은 봄소식을 기분 좋게 전합니다.지난 겨울 서민들의 가슴을 얼어붙게 했던 여러 문제들이 아직 외진 응달의 잔설처럼 남아있지만,이젠 양지에 돋아나는 새싹에 더 시선이 가는군요.서점도새학기를 시작하는 학생들로 가득해 연중 어느 때보다 푸르게 보입니다. 2월에는 도올 김용옥에 관해 서지문 교수를 중심으로 비판논쟁이 뜨거웠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도올의 인기를 과시하듯 신간 ‘도올논어2’가 단숨에 인문과학 분야 1위로 뛰어 올랐습니다.도올의 또 다른 비판자 이경숙의 ‘노자를 웃긴 남자’도 3위를 달리며 도올의 독주를 견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일본 동양학 연구의 상징적 인물인 모로하시 데츠지의 동양학 입문서 ‘공자 노자 석가’가 출간과 동시에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세 성인의 생애와 사상을 한권으로 읽을 수 있다는 매력과 함께,가상 토론회를 통해 본인들의 목소리로 말하는 형식을 취한 기획이 돋보입니다. 모두 동양사상을 다룬 이 세 권의 책들은그 방법론과는 별개로 인문서의 대중화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4위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6위 유홍준의 ‘나의 북한 문화유산 답사기’ 등 다른 책에서도 확인할수 있습니다.깊이를 잃지 않으면서,새로운 해석과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일반 독자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려는 이러한 활발한 시도가 침체된 인문학에 새로운 활로가 되는 것 같아흐뭇합니다.종합에서는 ‘국화꽃 향기’(김하인,생각의나무)가 여전히 1위네요. 홍석용[교보문고 홍보팀] adam@kyobobook.co.kr
  • [기고] 獨·日의 독특한 역사교육

    21세기는 무언가 새롭고 희망찬 세계가 전개되리라고 생각했다.한국 사회는 더욱 그랬다.하지만 또다시 일본의 역사교과서가 과거 식민사관에 입각한 침략주의로 회귀하는 것을보고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강경한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언론도연일 일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 스스로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몇 가지사실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한국바로알리기사업팀에서 각국 역사교과서의 한국관련 내용을 연구한 적이 있다.지난 99년 일본역사교과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과거에 비해 어느 정도 교과서 서술의 내용이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물론 전반적인 교과서 서술의 경향이 크게 개선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일본은 최근 이같은 사실을 십분 이용하고 있다.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주축으로 한 역사교과서의 우경화의 심각성에도 불구,과거의 개선된 내용만을 크게부각시키는 데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 역사교과서 학술회의에 참석했던 중국학자가 “어느한 국가가 일대 일로 대응하기보다 주변국들이 함께 연대해일본에 맞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일본의 이같은 태도에서 나온 말이다. 그렇다면 일본 역사교과서 서술 경향은 왜 바뀌기가 어려운가.일본을 독일과 비교해 보면 역사적으로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두나라는 근대 산업사회의 진입에 뒤늦게 뛰어들었다.빠른 시간안에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 민족주의와 군국주의가 보다 성행할 수밖에 없었다.교육적 측면에서는 국수주의적인 역사교육의 강화로 나타났다.이런 상황은 제2차 세계 대전으로 연결되게 됐다. 전쟁에서 승리한 연합국에서는 전범국인 독일과 일본에 대해 배상금 등의 다양한 전쟁 책임을 물었다.또 교육적 측면에서는 사회과 교육에서 평화를 애호하는 민주시민 양성교육을 강화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 독일이나 일본은 연합국의 다른 많은 조건들은 수용했다.하지만 국가 발전의 생명력인 교육은 연합국의 요구조건을 겉으로만 들어줬을 뿐 실질적·내용적으로는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는 교육을 고집했다. 특히 독일은 현대사 중심의 역사교육에서 독일 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독일 통일을 앞당기게 한 원동력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됐다.주목할 것은 한국의 교육이다.한국은 침범국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해방되자 연합국측인 미국의 사회과교육에서 강조하는 민주시민교육 양성에 초점을 두게 됐다. 한때에는 국사교육이 강화되기도 했으나 국수주의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돼 올바른 역사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또인문학의 위기를 맞으면서 역사교육은 약화되고 있다. 현재 21세기의 국가 경쟁력인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국가 정신이 뒷받침돼야 한다.이미 선진국들은 역사교육을 강화하고있는 추세에 있다.일본 역시 이런 추세 속에서 근·현대사중심의 역사교육을 강화,역사 왜곡현상을 빚고 있다. 때문에 일본에 대한 강경 대응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도 일본의 침략과 서구열강의 침략을 다루고 있는 근·현대사와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역사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이다.역사교육 강화는 겉으로 평화와 화해를 표방하면서 안으로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계의 추세속에서 우리,한국인이 살아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중요한 구심점이 될 것이다. △정영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 서울대硏 ‘인문학진흥’ 심포지엄

    인문학이 죽어가고 있다고들 말한다.원인이 무엇인지 비교적 정확한 진단도 내려져 있다.그러나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기 보다는 걱정만 한 것도 사실이다.비로소 인문학자들이 팔을 걷어부치고 ‘환자살리기’에 뛰어들었다.‘인문학 진흥을 위한 제도 개선방안’이라는 심포지엄이 그것.인문학을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구체적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한다.서울대 인문학연구소가 마련한 심포지엄은 22일 오후2시 서울염창동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열린다. 제시될 ‘치료법’을 정부나 각 대학당국이 얼마나 수용할지는 미지수지만,상당한 문제의식은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개선방안의 주요내용. ◆학부제 및 교양 교육 제도(전수용 이화여대 영문과교수)학부제는 근간을 이루는 몇몇 학과를 존폐위기에 몰아넣는등 인문학 교육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학부제 취지를 살리려면 전문대학원제를 빨리 확립하던가,여건에 따라 학부제를유보하여 학과제의 장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학부제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질높은 교양교양을 전제로 해야한다.대형강좌가 불가피하다면 전임교원 한 사람에게만 강의를 전담시킬 것이 아니라,한 시간은 전임교원이 강의하고 나머지는 보조강사가 조별로 토론식으로 수업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강사제도(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교수) 시간강사는 교원의 한 단계로 직업화했다.불안정한 신분구조와 열악한 처우에따른 교육 부실화라는 폐단은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전가된다.현재 6개월인 고용계약기간을 최소 1년으로 늘려야 한다.‘시간강사’라는 명칭을 ‘외래교수’나 ‘연구강사’‘단기교수’로 고쳐 적합한 처우와 연구여건을 제공해야 한다. 시간강사는 현재 1주일 6시간의 강의를 기준으로 한달에 50만원 정도를 받는다.최저생계비에 준하는 기본급을 보장하고,방학 기간의 연구비도 정례화해야 한다.각 대학이 강사의처우를 개선한 실태를 정부가 파악하여 대학지원에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연구 및 학문 후속세대 지원(장춘익 한림대 철학과교수)인문학 지원체계가 학문적 특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재원을 확대하고,다수 연구자들의 연구의욕을 고취해 각분야의 주제들이 소홀히 취급되지 않도록,기존의 소수 다액주의를 다수 중액주의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작은 규모의 세미나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한 학술재단이 연구모임에 장소와 매달 10만원만 지원했는데도 호응이 좋았다.연구비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다학문적 접근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연구소 및 연구원 제도(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교수) 국가 차원의 순수 인문학연구소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민간 차원에서도 사화과학 분야는 연구소가 인력을 흡수하는데 인문학은 그렇지 못하다.긴급한 분야는 국가가 직접 ‘한국윤리문제연구원’이나 ‘한국번역연구원’같은 국책 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국책 연구소와 대학연구소의 중간 형태로몇개 대학이 협력해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분야에 국가가 지원하는,대학간 연구소 설립도 추진해야 한다.가장 현실적인안은 대학 연구소를 활용하는 것이다.지원 대상이 되는 대학 연구소에는 반드시 유급 전임연구원을 두도록 해야 한다.우수한 소장 연구자들을 제도권으로 흡수하기위해서도 이는꼭 필요하다. 서동철기자 dcsuh@
  • “도올 해석엔 노자가 없다”

    도올 김용옥의 동양고전 TV강의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도올에게 첫 직격탄을 날린 ‘얼굴없는 여성’이경숙이두번째 포문을 열었다. ‘노자를 웃긴 남자2’(자인).도덕경11∼20장의 노자 철학을 설명, 아니 도올의 ‘노자와 21세기’를 분석했다.직설적 표현은 여전하지만 1권에 비하면 다소 점잖아졌다. 12장 ‘是以聖人 爲腹不爲目 故去彼取此’(시이성인 위복불위목 고거피취차)대목에서 저자는 배꼽이 튀어나올 지경이라고 아우성이다.도올은 “성인은 배가 되지 눈이 되지 않는다”라고 번역,‘노자적 실용주의’를 거론하며 “번뇌의 현실 속에 깨달음이 있다는 의미로서 열반의 피안을 버리고 번뇌의 차안을 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이경숙은 “성인은 배를 위할 뿐 결코 눈을 위하지 않는다”로,“성인은먹고 살게는 하지만 감각을 만족케 하지 않으니 쾌락과 탐욕을 버리고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택한다”는 뜻이라고 훈수한다.쓸데없는 짓에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죽지 않을 정도의 식량을 얻을 정도로만 노동하며 적게 먹고 오래 살자는주장이란다. 13장의 ‘貴以身 爲天下 若可寄天下’(귀이신 위천하 약가기천하)를 도올은 “자기 몸을 귀하게 여기는 것처럼 천하를 귀하게 여기는 자에겐 천하를 맡길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生而不有(생이불유·없는 듯이 삶)하라며천하보다 자기 한 몸을 더 소중히 생각한 노자를 모르고 하는 헛소리라며 “자기 몸을 사랑하면 그것이 곧 천하를 위하는 것”이라고 바로잡는다. 17장의 ‘太上 下知有之’(태상 하지유지·최상의 지도자는 백성들이 그가 있다는 것을 알기만 하는 사람)에 이어지는‘其次侮之’(기차모지)를 “그 다음은 백성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것”이라고 한 도올의 해석을 코믹 공포극이라고 말한다.“백성들이 업수이 여기고 깔보는 사람”을 완전히 거꾸로 풀며 ‘공포정치’운운했다는 것.저자는 노자의 서글픈독백인 제20장을 서술문처럼 풀이한 도올을 나무라며,앞으로 제대로 된 도덕경 주해서를 펴내겠다며 글을 맺는다. 한편 도올의 TV강의 내용에 대해 서지문 고려대 교수는 최근 세차례 일간지 기고를 통해 “논어의 본질을 왜곡하며 저속한 언어를 구사하는 ‘소인’이 ‘군자’를 논한다”고 공격했고,김진석 인하대 교수는 ‘사회비평’봄호 기고에서 도올이 담론권력을 얻기 위해 노자와 공자의 고전을 도구화한다고 비판하는 등 도올을 둘러싼 시비가 한창이다.상하이(上海) 총영사관의 이상학 영사도 월간중앙 3월호 기고에서 “철부지 김용옥은 국민들을 오도하고 있다”고 논어 강의를비판하고 나섰다.도올은 TV강의에서 “9단이 9급하고 바둑을 둘 수 있느냐”고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논란후 욕설이나 과격한 제스처가 줄어드는 등 방송 태도가 예전에 비해 부드러워진 걸 보면 그도 신경이 쓰이기는 하는 모양이다. 도올에 대한 비판 못지 않게 그가 인문학의 위기 시대에 동양철학을 대중화한 공로를 높이 평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도올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같다. 김주혁기자 jhkm@
  • ‘책세상 문고…‘ 인문학 문고판 새지평 열어

    3,900∼4,900원의 저렴한 가격.160쪽 내외의 소책자 형태로단숨에 읽기에 부담 없는 분량. 번역서가 아닌 국내 신진 학자들만의 인문학 저작을 발굴해 우리시대의 쟁점을 취급.이같은 독특한 컬러로 문고판에 새 지평을 연 동시에 인문도서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평가받는 ‘책세상문고, 우리시대’가 30권째를 기록했다.이번에 나온 책은 영화 역사에서 개념화한 대표적 장르의 영화를 사회·역사적 맥락에서비평한 ‘영화가 욕망하는 것들’(김영진 지음). 출판계 내부의 찬사 못지 않게 독자 반응도 좋다.지난해 5월 출간된 제1권 ‘한국의 정체성’(탁석산 지음)은 지금까지 3만부나 팔렸다.저자인 탁박사(철학)는 이 책과 ‘한국의주체성’(제6권)으로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 나머지 가운데20여종은 초판 3,000부가 매진돼 중쇄를 찍었다. 인문 분야베스트셀러에 오른다고 해도 특단의 사건이 없는 한 초판 1,000∼2,000부를 다 팔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 비춰 보면 가히폭발적인 성과다. 책세상의 김광식 주간은 “기성 학자들에 못지 않은 젊은학자들의 학문적 성과를 대중에게 전달한다는 취지는 어느정도 성취했고,콘텐츠만 좋다면 인문 분야 독서시장의 저변인구는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자평했다. 책세상은 올해도 매월 4∼5종씩 모두 50종 이상을 낼 계획이다.일본의 이와나미문고가 2,000종을 넘어선 것처럼 작가와 소재가 바닥나지 않는 한 꾸준히 낼 방침이다.김주간은“아직 문고판 시장이 열렸다고 보지는 않지만 인문 서적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서 새 시장 창출의 필요성을 느껴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주혁기자
  • 뇌경색 극복 수필·시 잇따라 등단 이월순할머니

    뇌경색으로 한쪽 팔·다리가 불편한 할머니가 환갑을 넘어글쓰기를 시작,수필가와 시인으로 잇따라 등단해 화제다. 이월순(李月順·64·충북 진천군 진천읍 신정리 장산아파트) 할머니는 월간 ‘문학세계’ 2월호에 ‘낮잠’,‘세월’,‘호수’ 등 동시 5편을 발표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 할머니는 앞서 지난해 1월 수필 ‘바로잡은 자리’로 ‘세기문학’ 신인문학상 수필 부문에 당선돼 수필가로 등단했다.또 97년 12월 회갑을 맞아 ‘풀부채 향기’라는 시집을펴냈으며 지난해 8월 두번째 시집 ‘내 손톱에 봉숭아물’을 출간했다. 중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이 할머니가 처음 글을 쓰기시작한 것은 96년말.골다공증으로 두차례나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던 중 96년 11월 진천우체국에서 무료로 컴퓨터 교육을 받은 뒤 12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할머니는 “컴퓨터를 배우고 나니 무엇이든 쓰고 싶어졌다.목사의 아내로,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남편을 모시고 살며 억눌려왔던 한이 한꺼번에 쏟지는 것을 느꼈다”고 당시글쓰기 작업을 회상했다. 할머니는 특히 99년 12월 뇌경색으로 하반신이 완전 마비된 뒤에도 하루 2시간씩 글쓰기를 계속했으며 최근에는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병세가 호전됐다. 이 할머니의 글은 즐거웠던 유년시절,신혼·결혼 생활을 거치며 겪는 여자들의 아픔과 고독,우울증에 빠졌던 40대,쓸쓸한 노년 등을 투박하면서도 진솔한 언어로 표현했다는 평을받고 있다. 청주 김동진기자 k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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