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문학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 이영선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 양양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 통조림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 필리핀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191
  • 지방출신 서울대 다니려면 한해 1500만원 든다

    지방출신 서울대 다니려면 한해 1500만원 든다

    지방 학생이 자취를 하며 서울대에 다니려면 한 해 최소 1500만원가량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학생처는 최근 재학생들의 1학기(4개월) 평균 생활비를 조사한 결과 서울지역 거주자는 500만원, 기숙사에 사는 지방학생은 583만원, 외부에 거주하는 지방학생은 720만원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서울대는 지난 15일 열린 교육환경개선협의회에서 학생대표단과 협의를 거쳐 이 금액을 ‘표준생활비’(표 참조)로 책정했다. 다른 대학을 포함해 재학생 표준생활비를 산정한 것은 서울대가 처음이다. 이정재 학생처장은 “오는 1학기 수시합격자 1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되는 ‘맞춤형 장학금’의 기준으로 삼기 위해 표준생활비를 조사했다.”면서 “서울대가 학생들의 생활비 기준을 공식적으로 조사해 책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표준생활비는 등록금을 포함해 서울대 학생 1명의 방학중 생활비를 뺀 순수 학기중 생활비만 산정했다. ●표준생활비 부족비용 학자금 대출 등록금의 경우 단과대별로 차이가 있지만 공대 재학생을 기준(270만원)으로 삼았다. 인문대의 경우 257만원, 의대는 496만원이다. 주거비는 서울대 주변 월세(35만원)를, 학원수강료(10만원)는 서울대 어학연구소 1강좌를 각각 기준으로 삼았다. 또 생활비에는 교재비(30만원)와 사무용품비(월 2만원), 취미여가비(월 13만원), 식비(1일 1만원), 교통비(1일 2000원), 공공요금(월 10만원)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집에서 다니는 서울지역 거주자는 주거비를 제외하고 식비와 공공요금을 절반으로 쳐 표준생활비를 500만원으로 정했다. 기숙사에 사는 지방학생의 표준생활비는 교통비를 제외한 1학기 기숙사비 43만원과 공공요금은 절반으로 계산해 자택 거주자보다 약 17% 비싼 583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숙사가 아닌, 외부에 사는 지방 학생은 생활비 전액을 적용해 표준생활비가 720만원으로 1년 생활비는 약 1500만원에 이른다. ●사립대는 연간 2000만원 웃돌듯 표준생활비는 방학중 생활비와 옷값·외식비 등을 뺀 순수 학기중 생활비를 계산한 것이다. 따라서 지방 학생들이 방학중 서울에 머물며 학원 등을 다닐 경우 비용은 400만∼500만원 이상 늘어난다. 또 등록금이 비싼 의학 계열은 훨씬 더 많아진다. 특히 서울지역 사립대 학비가 ‘연간 1000만원 시대’에 접어든 만큼 지방 거주 학생들이 서울지역 사립대에 진학한 경우 최소 비용이 2000만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학기 등록금은 고려대 공대 460만원, 연세대 전자전기공학부 527만원, 서강대 인문학부 320만원 등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사립대에 비해 등록금이 싼 서울대가 최소 1500만원으로 계산된 것을 보면 사립대나 등록금이 비싼 의대 등은 훨씬 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맞춤형 장학제도’의 시범 대상인 수시합격자 100명에게 기숙사, 장학금, 어학연수원 수강료 할인 혜택을 선택적으로 준 다음 표준생활비에서 부족한 비용은 학자금 대출로 지원할 계획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7) 일본 만선사가들이 본 병자호란,누르하치,그리고 만주 Ⅰ

    [병자호란 다시 읽기] (7) 일본 만선사가들이 본 병자호란,누르하치,그리고 만주 Ⅰ

    병자호란은 조선 사회와 민중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긴 대사건이었다. 하지만 그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역사학계의 병자호란 연구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 하기 어렵다. 그같은 상황은 병자호란뿐만이 아니라 조·청관계나 만주와 관련된 연구 전반에서 그러하다. 왜 그럴까. 호란 자체가 ‘가슴 아픈 역사’인데다 이후의 조·청관계가 그다지 달가운 연구 주제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병자호란, 조·청관계, 만주사 연구는 일본인 학자들이 일찍부터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들은 이미 1930년대에 병자호란과 조·청관계 관련 연구들을 내놓았다. 만주사에 대한 연구의 역사는 더 오래되었다. 그들이 이렇게 병자호란, 조·청관계, 만주사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던 이유는 무엇인가. ●만선사가(滿鮮史家)들의 역사인식 일본인 연구자들이 병자호란과 만주 관련연구를 중시하게 된 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그것은 메이지 유신 이후 1894년 청일전쟁,1904년 러일전쟁에 잇따라 승리하면서 한반도와 만주에 진출하고,1931년 괴뢰국가 만주국(滿洲國)을 세우고,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켜 대륙 침략에 나섰던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인 연구자들은 일제(日帝)의 한반도와 만주 침략을 옹호하고, 그 정당성을 강변하기 위해 두 지역에 대한 역사지리(歷史地理) 연구에 몰두했다. 그 과정에서 도출해낸 것이 바로 만선사관(滿鮮史觀)이라는 역사인식 체계였다. 만선사가(滿鮮史家)들은 역사적으로 한반도에서 일어난 모든 정치·사회적 변동은 만주를 둘러싼 정세변화에서 촉발되었다고 설명한다. 한반도에는 대륙 만주로부터 정치·군사적 압력이 끊임없이 밀려들었고, 한반도는 그 압박 때문에 제대로 발전할 수 없었다는 것. 조선 국왕이 청 태종에게 무릎을 끓었던 병자호란이야말로 그같은 인식 체계를 설명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례로 거론된다. 만선사가들은 이어 대륙의 압박에 신음하는 한반도를 ‘구원해 준 은인’으로 일본을 부각시킨다. 도리야마 기이치(鳥山喜一)는 1935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일본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대륙에서 한반도로 밀려오던 외력(外力)이 분쇄되었고 조선은 해방되었다.’고 했다. 그에게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은 ‘조선을 해방시키기 위한 일대 과업’이었던 셈이다. 만선사관은 이렇게 한국사를 ‘만주역사의 부속물’로 치부해 한국사의 자주성을 부정했다.1910년 조선을 강제로 합병하여 ‘일본 영토’로 만든 이후, 한반도와 만주의 역사를 한묶음으로 취급했던 만선사관이 던지는 메시지는보다 분명해진다. 만주도 이제 ‘일본의 소유물’이라는 것이다. ●이나바 이와기치(稻葉岩吉)의 만주 체험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후 일본의 만주 침략이 본격화되자 만선사가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그 대표자는 이나바 이와기치(稻葉岩吉)였다. 니가타(新潟) 출신인 이나바는 스물세살이던 1900년 봄, 청나라로 유학길에 올랐다. 베이징에서 생활하면서 중국사를 공부하고, 현지의 상황과 분위기를 익히려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나바의 중국행을 격려했던 기시타(岸田吟香)라는 인물이 이나바에게 건넸던 말이다. 기시타가 이나바에게 중국행의 목적을 물었을 때, 이나바는 ‘정해진 것은 없고 지나(支那)를 알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기시타는 ‘우리가 지나로 건너가는 것은 대륙을 떼어 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 이나바를 놀라게 만들었다. 청일전쟁 승리 이후 일본 조야(朝野)에서는 이렇게 ‘대륙 진출’을 당연시하고, 그것을 부추기는 풍조가 자리잡고 있었다. 특히 청을 ‘중국’이 아니라 ‘지나’로 부르는 것이 관례로 굳어져 있었다. 일본의 우익 가운데는 지금도 ‘지나’라는 용어를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중국에 대한 멸칭(蔑稱)이었다. 아편전쟁 이후 청이 쇠퇴해가는 모습을 목도했던 일본 지식인들은,‘성인군자국(聖人君子國)’의 의미가 담긴 ‘중국’이라는 호칭 대신 ‘지나’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실제 이나바는 자신의 저술에서 만주족의 ‘청국(淸國)’과 한족의 ‘지나’를 엄격히 구분해 사용하고 있다. 이나바는 이처럼 한반도와 중국으로의 침략 열기가 고조되고 있던 분위기 속에서 역사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1900년부터 1902년까지 베이징 유학을 마친 뒤 1904년 러일전쟁이 발생하자 육군 통역으로 지원한다. 이나바는 압록강을 건너 만주로 건너갔던 후비대(後備隊)에 소속되어 봉황성(鳳凰城), 선양(瀋陽), 푸순(撫順) 등 전장을 전전했다. 바로 과거 청나라의 핵심 거점이자 병자호란 이후 조·청관계가 전개되던 현장이었다. 1905년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이나바는 푸순 교외의 허투알라를 비롯한 청나라 초기의 발상지들을 직접 답사한다. 이나바는 좁고 보잘 것 없는 허투알라에서 출발한 누르하치와 그 후손들이 만주를 차지하고 끝내는 중원 전체를 집어삼킨 역사를 회고하면서 경이감을 느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만주를 차지하기 위한 침략전쟁에 동참했던 그의 역사연구가 어디로 향할 것인지 이미 예정돼 있었던 셈이다. ●이나바와 만철 역사지리조사실(滿鐵歷史地理調査室) 1906년 종군을 마치고 귀국한 이나바는 스승 나이토 고난(內藤湖南)을 따라 조선과 만주를 여행하고, 선양의 고궁(故宮)으로 들어가 청조의 사료를 탐사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그는 이어 1908년 만철(滿鐵)에 설치된 만선역사지리조사실(滿鮮歷史地理調査室)에 들어간다. 만철은 1906년, 러일전쟁 승리를 계기로 러시아로부터 넘겨받은 동청철도(東淸鐵道)를 기초로 세워진 일본의 국책회사였다. 영국의 동인도회사를 모델로 삼은 만철은 당시 일본에서 가장 많은 자본금을 지녔던 회사이다. 만주, 내몽골 등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육성했던 ‘침략의 첨병’이었다. 초대 만철 총재였던 고토 신페이(後藤新平)는 조선, 만주, 몽골 등을 지배하는 철학으로써 이른바 ‘문장적(文裝的) 무비(武備)’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식민지 지배는 단순히 무력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교육, 위생, 학술 등 문사(文事)를 활용해야 하고, 그를 통해 식민지인들이 일본에 대해 경외심을 갖게 되면 어떤 경우라도 타국의 침략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였다. 역사지리조사실은 바로 그 ‘문사’를 닦기 위한 핵심이었다. 만철은 학자나 연구원들이 조선, 만주, 몽골, 중국 등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 정리하고 보고서를 간행하도록 지원했다. ‘만선지리역사연구보고(滿鮮地理歷史硏究報告)’라는 정기 간행물이 대표적인 것이었다. 이나바는 1908년부터 7년 동안 바로 여기서 만선사관의 기반을 닦는다. 그는 당시 ‘만주역사지리(滿洲歷史地理)’ ‘조선역사지리(朝鮮歷史地理)’ ‘문록경장(文祿慶長)의 역(役)’ 등의 저술들을 간행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또 당시의 연구를 토대로 후일 ‘청조전사(淸朝全史)’ ‘만주발달사(滿洲發達史)’ 등의 저서를 내놓게 된다. ‘침략 대상지역의 연구’라는 뚜렷한 목표와 전폭적인 지원 아래서 뛰어난 성과가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실제로 당시 조사실에서 나온 논저 가운데에는 지금도 한반도와 만주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 할 노작들이 적지 않다. 만철 역사지리조사실의 설립 의도는 불순하고, 만선사관은 분명 식민사관(植民史觀)이었다. 그것은 비판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인문학 연구의 기반이 우리보다 튼실하고, 한국과 중국 등 ‘타자’를 연구하기 위한 집요한 노력을 여전히 계속하고 있는 일본을 돌아보는 마음은 편치만은 않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의학 오디세이/강신익 등 지음

    인류의 역사는 ‘질병과 의학의 역사’다.1차세계대전의 피해자는 1000만명이 채 안 되지만 전쟁이 끝날 무렵 유행한 ‘에스파냐 독감’은 2000만∼5000만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중세 말 흑사병이나 16세기 유럽인들이 몰고온 병원균으로 인한 아메리카 원주민의 몰살도 질병과 의학이 역사와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준다.‘의학 오디세이’(강신익 등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는 인문의학과 보건의료사, 고대의학 등을 전공한 4명의 저자가 동서양 의학역사의 가장 위대한 순간을 다룬 인문교양서다. 저자들은 의학이 지닌 인문학적 속성에 주목한다. 이를테면 17세기 의학자 하비가 발견한 혈액순환 원리는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철학 발전에 중요한 근거가 됐다는 것. 합리적 의학의 시발점이 된 히포크라테스, 광물학과 연금술을 의학에 접목시킨 파라켈수스,‘노동의학의 시조’ 라마치니,‘사회의학의 원조’ 피르호 등의 이야기가 실렸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371년 하버드 역사를 새로 쓰다

    1960년대까지도 흑인들에 대한 인종차별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던 미국 남부 버지니아주의 셰넌도어 계곡. 미 컨트리 가수인 올리비아 뉴턴 존의 리메이크 명곡 ‘컨트리 로드’의 노래 가사에 나오는 곳이다. 그 곳에 사는 부유한 백인 농장의 아홉살 소녀는 1957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낸다.“저는 흑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을 반대합니다.” 4남매 중 유일한 딸인 소녀에게 어머니는 늘 당부를 했다.“딸아, 너는 남자들의 세계에 살고 있단다. 네가 이 사실을 더 빨리 깨달을수록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단다.” 소녀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소녀는 자라서 베트남전 반대 시위에 참가했고 고향인 남부와 남북전쟁을 연구하는 역사학자가 됐다. 어머니의 조언으로부터 수십년이 지난 뒤 소녀는 ‘창조의 어머니들(Mothers of Invention)’이라는 저서를 펴낸다. 소녀는 자신의 대표작이 된 책 서문에서 “내 할머니와 어머니께 바친다.”면서 “이 분들이 내게 영감을 줬고 어머니의 말씀이 틀린 걸 입증하는 데 미국 사회와 문화가 나를 도왔다.”고 밝혔다. 이 소녀는 11일(현지시간) 371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 하버드대학 첫 여성 총장이 된 드루 길핀 파우스트(59) 교수. 임기는 오는 7월1일 시작된다. 그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하버드대의 첫 여성 총장이 아닙니다. 나는 하버드대의 총장입니다.”라며 ‘우리 모두는 인간일 뿐 남녀에겐 어떤 차이도 없다.’는 평생의 신념을 다시 강조했다. 하버드대는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 중 여성 총장을 배출한 4번째 학교가 됐다. 뉴욕타임스는 8개의 아이비리그 대학 중 절반이 여성 총장 시대를 맞게 됐다고 전했다. 미 대학계의 여풍(女風)을 주도하는 인물들은 프린스턴대 셜리 털먼, 브라운대 루스 시몬스, 펜실베이니아대 에이미 거트다. 파우스트 신임 총장은 하버드 출신이 아닌 인사로 330여년 만의 두 번째 총장이다. 첫번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하고 1654년 하버드 총장이 된 후 1672년 집무실에서 사망한 2대 찰스 숀시다. 브린모어 여대를 졸업,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역사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25년 동안 교수로 재직했다.2001년 그녀는 하버드대에서 가장 작은 기관인 래드클리프 고등학문 연구원 초대 학장을 맡으며 하버드와 인연을 맺었다. 교내 학보인 하버드대 가제트는 파우스트 학장이 먼저 개혁부터 시작했다고 전했다. 래드클리프 직원을 모두 해고하고 이들을 재교육시켰다.300만달러 규모의 적자에 허덕이던 래드클리프에 2002년에만 4930만달러의 기부금을 모았다. 래드클리프는 그녀의 지휘 아래 현재 미국내 가장 앞서가는 문화연구 학술기관이자 싱크탱크로 탈바꿈했다. 하버드대 이사회가 파우스트 교수를 총장으로 임명한 가장 큰 이유는 그녀의 진취적인 ‘개혁 정신’과 돋보이는 경영 능력이었다. 결코 그녀가 피도 눈물도 없는 경영가는 아니라는 것이 중평이다. 하버드대 앨리슨 시몬스 철학과 교수의 평가.“파우스트 교수는 진짜 사람입니다.” 인간 의지와 지성을 믿는 균형잡힌 인문학자라는 지적이다. 남편은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의·과학 역사학자로 평가받는 같은 대학 찰스 로젠버그 교수이며 두 딸이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악론(樂論)/윤재근 지음

    “천심-민심-여론의 줄기를 읽지 못하면서 20세기 후반 한국 인문학은 서양식 상아탑을 흉내내기에 급급한 나머지 사람과 하늘, 땅의 어울림이라는 깊은 뜻을 잊어버렸다. 이제 예악(禮樂)과 천악(天樂)을 통해 21세기 인문정신의 정도로 복귀해야 한다.” 노(老)학자의 한국 인문에 대한 애정은 무려 1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악론(樂論)’(윤재근 지음, 나들목 펴냄)으로 정리됐다. 수십년간 유가와 도가, 불가 등 동양사상에 천착해온 저자는 옛 고전의 사상을 계승해 직접 한문으로 된 경문을 쓰는데 10년, 그리고 그 풀이를 쓰는데 또 10년 꼬박 20년의 저술 끝에 악론을 완성했다. 한양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악’은 온갖 만물이 목숨을 누릴 수 있게 주재하는 것이며, 동북아문화권이 일궈온 인문정신의 뿌리가 바로 ‘악’”이라고 말한다. 결국 악을 통해 본래의 우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90쪽 분량의 ‘악론’ 안내서를 먼저 읽어 볼 것을 권한다.1552쪽,12만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 (15) 내리막길 대학교육

    [프렌치 리포트] (15) 내리막길 대학교육

    매년 가을 영국일간 더타임스의 대학·고등교육 분야 주간지인 ‘타임스하이어에듀케이션 서플먼트’는 세계 대학 랭킹을 발표한다. 순위가 발표될 때마다 프랑스의 교육 당국은 같은 반응을 보인다. 분개와 경악이다. 분개하는 이유는 선정 기준이 영·미의 대학시스템에 맞춰져 있어 프랑스의 독특한 학제를 전혀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고등교육은 그랑제콜을 중심으로 하는 엘리트 교육과 일반적인 지식인 양성과 학문 연구를 위한 대학교육으로 이분화돼 있다. 아무리 제도가 다르다해도 ‘세계 200대 대학’의 상위군에 속한 프랑스 대학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내심 경악한다. 영어권 대학은 물론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권 대학에도 밀리는 형편이다. ●세계 상위권 대학 한곳도 없어 지난해 10월 발표된 ‘타임스 하이어에듀케이션 서플먼트’의 랭킹에 따르면 1∼10위의 대학은 모두 미국과 영국의 대학들이 차지했다. 프랑스의 경우 최고의 수재들이 들어가는 에콜노르말(ENS)이 18위, 이공계 최고명문 에콜폴리테크니크가 37위, 정치대학(시앙스폴리티크)은 52위였다. 모두 그랑제콜이다. 대학가운데 가장 높게 랭크된 곳이 약학·의학·자연과학으로 유명한 파리 6대학인데 93위에 그쳤다. 이는 2005년도 순위에 비해 다섯계단 하락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프랑스의 대학을 거론할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소르본 대학의 순위가 궁금해진다. 파리대학이 재편된 이후 파리 4대학이 된 소르본 대학은 1215년 신학자들에 의해 설립돼 프랑스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중세 시대부터 학사 과정에서 문법·수사학·논리학의 3학과 수학·기하학·천문학·음악의 4과를 가르쳐 유럽 전역에서 영재들이 몰려 들었다고 한다. 여전히 문학과 철학에서는 권위를 자랑하지만 더타임스의 ‘세계 200대 대학’순위에서는 200위에 랭크되는데 그쳤다. 참고로 1위는 미국의 하버드대,2위는 영국의 케임브리지대,3위는 영국의 옥스퍼드대가 차지했고 서울대는 63위에 랭크됐다. ●쓸모없는 대학 졸업장 프랑스의 교육제도는 1789년의 프랑스혁명 정신에 기초를 두고 있다. 교육은 공교육체제로 국가가 주도하며 모든 국민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무상교육과 의무(6∼16세)교육을 실시한다. 바칼로레아(대학수학자격시험)를 통과해야 진학할 수 있는 고등교육 과정의 특징은 교육기관과 수준이 다양하게 세분화돼 있다는 것이다. 수재들을 선발해 실무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집중 교육하는 그랑제콜, 학문을 연구하기 위한 일반 대학,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단기 기술대학으로 나뉘어 각자 능력에 따라 진학한다. 고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상위 4%의 학생들이 2년 과정의 준비학교를 거쳐 진학하는 그랑제콜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엘리트 교육시스템이다. 입학하기는 매우 힘들지만 전문 분야 지식은 물론 리더십과 외국어까지 치밀하게 가르치며 고위 공무원이나 관리자급 엔지니어, 전문 경영인들을 배출한다. 기술계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들이 주로 진학하는 단기 기술대학에서는 세분화된 특정 기능을 2년 동안 집중적으로 교육해 2,3차 산업 종사자들을 양성한다. 문제는 가운데에 낀 일반 대학이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05∼2006 학년도에 고등교육기관에 등록한 학생은 모두 227만 5000명이다. 이 가운데 82개에 이르는 일반 국립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은 130만 9000명이다. 의학, 약학, 법학의 경우 입학이 어렵지만 나머지 학과는 바칼로레아만 합격하면 별도의 전형없이 입학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문학, 언어학, 인류학, 사회학, 심리학 등 인문과학을 선택한다. 석사·박사로 자신의 연구를 심화시킨다면 좋겠지만 많은 젊은이들은 학사과정 후 취업을 원한다. 그러나 인문학은 취업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청년층 실업률이 25%에 달하는 현실에서 학생들은 불안할수 밖에 없다. 지난해 봄 정부의 최초고용계약(CPE)제 도입계획에 대학생들이 대대적인 반대시위를 벌인 이유다. ●대학들 학생출석에 무관심 프랑스 대학교육이 오늘날 제 기능을 못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공교육 이념에 따른 무상교육이 대학생을 양산하는 토양을 제공했다.‘교육 평등과 기회의 확대’를 내세워 68혁명 이후부터 70년대 초까지 이뤄진 국립대학의 평준화는 대학교육의 질적 저하를 가속화시켰다. 여기에 30년전 30%였던 바칼로레아 합격률이 평균 76%로 높아지면서 학생수는 25년 만에 2배로 늘어났다. 반면 정부의 재정지원은 나아진 게 없으니 교육 여건이 뒷걸음질치는 것은 당연하다. 결과는 오늘날 목격되는 ‘하향 평준화’다. 프랑스 대학은 캠퍼스라는 것이 없다. 파리의 대학들도 5,6구를 중심으로 곳곳에 단과대학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양상이다. 소르본대학 본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교 건물들이 60년대에 콘크리트로 급조된 것이다. 관리도 허술해 형편없이 낡았다. 수업은 앙피테아트르라고 하는 강당에서 수백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들릴듯 말듯한 교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열심히 필기를 해도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교수와 토론하면서 학문을 연마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석사나 박사과정이라고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이나 영국 대학이 학비가 비싸기는 하지만 비싼 만큼 확실하게 가르친다. 프랑스는 정반대다.‘싼 게 비지떡’이 바로 여기에 적용되는 말이다. 아무리 공짜라지만 너무하다. 학교에선 학생이 출석을 하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다. 그런데도 대학 당국은 “대학은 전문가들을 훈련시키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하면 그만이다. 이런 환경에서 교육이 제대로 될리 없고,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고 어려운데 자질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기업들이 받아들일리 없다. 이런 저런 이유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입학생의 46%가 중도 탈락하는데 이는 학업이 어려워서라기보다는 졸업해봐야 별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복합문화공간 ‘문지문화원 사이’ 개원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는 문학과 예술, 인문사회과학을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 ‘문지문화원 사이’(www.saii.or.kr)를 1일 개원했다. 시인인 채호기 문지 대표와 소설가 이인성씨가 공동대표를 맡은 ‘사이’는 서울 동교동 홍대 부근에 마련한 80여평 규모의 공간에서 문학, 예술, 인문사회,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대중적 교양강좌와 전문 워크숍, 청소년 강좌 등을 개설한다. 이인성씨는 “인문학을 일회용 상품처럼 소비하는 요즘, 깊이 있고 품격 있는 강좌로 인문학의 부활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 [15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40분) 삼국시대부터 천년을 이어온 코리안페이퍼 ‘한지’. 오랜 전통 문화의 한 페이지로만 장식됐던 한지의 숨결이 살아난다. 과기원에서는 한지 연구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한지를 세계적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착수했다. 새로운 변화를 꿈꾸며, 세계무대로 진출하고 있는 우리의 종이 한지를 만나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 속을 달리는 별밤 특급열차. 매주 금·토요일 저녁 8시면 아름다운 음악과 향긋한 와인을 실은 야경열차가 서울역을 출발한다. 장흥, 의정부, 왕십리 등을 지나며 추억을 선사하는 별밤 특급열차. 별밤 특급열차를 타고 이 겨울, 무료한 일상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을 떠나본다.   ●사랑도 미움도(SBS 오전 8시30분) 인주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마시고는 지금쯤 재혁의 회사가 발칵 뒤집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각, 재혁은 사장으로부터 채용 비리에 얽힌 이야기를 자세하게 해보라는 말과 함께 혹시 그 여자직원과 사귀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지만, 자기는 공정하지 않게 채용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나쁜여자 착한여자(MBC 오후 7시45분) 경선과 세영은 건우의 책상 위에 올려진 양평 땅 종합토지세 영수증을 발견하고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 한다. 두 사람은 송씨가 계속 양평 땅을 얘기하는데도, 건우가 진작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생각에 잠긴다. 서경은 건우를 찾아 소영이 양평 집을 알아냈다며 다급해한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50분)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보호 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여성 책임자 김홍남 관장. 반만년 역사의 문화재를 보유한 중앙박물관이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우리 문화유산 이야기까지 한국의 대표적 문화인물, 김홍남 관장을 만나본다.   ●TV, 책을 말하다(KBS1 밤 12시40분) 경제적인 지원이 아니라 인문학을 가르쳐서 가난한 이들을 구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인문학 전도사, 얼 쇼리스다. 얼 쇼리스의 특별한 행보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의미하는 바가 더욱 크다. 작지만 소중한 실천, 인문학으로부터 쇼리스가 건져 올린 희망이 무엇인지 만나본다.
  • [강태규의 연예 in] 가요계 상업성 집착땐 위기 못넘어

    작금의 대중가요계를 바라보며 인문학의 위기를 떠올린다. 감히 이 거대 담론을 거론하는 이유는 대중가요의 참담하게 금이 간 얼굴 때문이다. 지난 6일은 가수 김광석이 작고한 지 11년째 되는 날이었다. 기타 하나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대중의 애환과 심금을 울렸던 가수 김광석이 요즘 데뷔했다면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현재 인기가요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배우 김아중의 ‘마리아’가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주제곡이 아니라 일반 음반으로 발매되었다면 어떤 대접을 받았을까? 이 우매한 생각의 저변에는 가요를 생산하는 기획자와 작품자, 방송과 언론의 매체종사자, 음악수용자들의 즉발적인 사고와 그릇된 관행들을 한번쯤 되짚어 보자는 것에서 출발한다. 오늘의 대중음악 소비행태를 살펴보면 ‘다양성의 실종’이라는 심각한 늪에 빠져 있는 현실과 맞닥뜨린다. 소위 발라드 음악을 제외하면 외면받는 것이 오늘의 대중가요 현주소다. 대중가요도 문화다. 다양성이 실종된 문화는 내실있는 발전을 꾀하기 어렵다. 세상을 떠난 김광석을 회자한 이유는 그가 대중의 가슴에 끝없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배경 때문이다. 바로 1000회를 넘긴 공연이었다. 발끝을 울리는 김광석 특유의 걸쭉한 소리가 죽어서도 오늘까지 이어지는 까닭은 음악팬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음반에 갇혀 있는 소리는 또 다른 옷을 갈아입고 공연장에서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그 전율은 음악팬들의 추억이 된 것이다. 시대를 가로지르는 뮤지션이란 음악수용자들과 소통의 흐름을 발견하고, 교류의 공감을 이루어내야 한다. 지난 1990년대를 전후로 가요계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걸출한 뮤지션들이 대거 등장했다. 대중성과 음악성을 확보한 그 노래들은 지금 들어도 감동적이다. 음악산업이 음악적 관점을 배제한 채, 산업적 관점으로 돌변한 2000년대를 전후로 가요계는 10대들의 충동적 감성을 자극하는 아이들 스타를 대거 배출해냈다. 결국 모든 관계자들이 다양한 뮤지션들을 기용하지 못한 우를 범했다. 오히려 그 영향력을 무기로 매체와의 결탁을 통해 새로운 뮤지션들의 출구를 막아버렸다.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과 MP3의 새로운 시대를 맞아 불황의 긴 터널을 걸어가는 오늘의 자화상은 결국 자업자득인 셈이다. 어쩌면 앞으로 영화배우 김아중처럼 기발한 아이디어를 앞세워 가요계로 데뷔하는 새로운 스타들이 출현할지 모른다. 위기를 앞에 놓고 고뇌와 모색 없이 탓만 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다. 음악적 진정성보다 이벤트를 앞세운 트렌디 음악을 좇는 경박한 제작 관행도 이제는 대안을 생각할 때다.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 2007년 중앙지 신춘문예 분석

    2007년 중앙지 신춘문예 분석

    삶이 고단할수록 문학적 상상력을 품는 이들은 많아지는가 보다. 올해 신춘문예는 예년보다 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서울신문의 경우,1383명이 응모해 전년도에 비해 23% 늘었고, 이런 현상은 다른 신문사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작과 문재(文才)는 반비례? 하지만 작품의 수준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동아일보는 시 당선작을 뽑지 못했고, 조선일보와 문화일보는 문학평론 부문에서 문재가 엿보이는 작품을 못 골라냈다. 동아일보 시 부문 심사위원은 “응모작들이 친근한 일상을 그대로 묘사하거나 장르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선일보 평론 심사위원은 “문학이 흔들리면 문학비평은 더 많이 흔들리는 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희곡 심사를 맡은 극단 ‘미추’ 대표 손진책씨는 “인문학의 위기가 희곡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며 원인까지 제시했다. ●희곡은 대부분 ‘각박한 삶´ 다뤄 그럼에도 당선작들은 여전히 문학에 희망을 품게 한다. 평론가 김주연씨는 서울신문 소설 당선작 ‘그들만의 식탁’(황시운)과 관련,“‘맛있는’ 소설 한 편과 탁월한 이야기꾼 한 명을 발견했다.”고 평했다. 시인 황지우씨는 조선일보 시 당선작 ‘트레이싱 페이퍼’(김윤이)에 대해 “사근사근 풀어내는 언어감각이 돋보이고, 활달한 상상력으로 개성을 한껏 발휘했다.”고 말했다. 현실을 가장 많이 반영하는 희곡의 경우, 대부분 각박한 삶을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생활고로 인한 가족 자살을 소재로 삼은 조선일보 희곡 당선작 ‘봄날에 가다’(김원)는 어렵고, 힘든 우리네 삶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개성 있는 당선자들 이번 신춘문예에서는 이색경력의 당선자들도 많았다. 연극배우 두 명(김정용-서울신문, 주혁준-동아일보)이 희곡 당선자로 뽑혔고, 서울신문 소설 당선자 황시운씨는 학원 수학강사, 한국일보 시 당선자 이용임씨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선임 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조선일보 소설 당선자 류진씨는 출판사 기획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지난해 부산일보에 이어 두번째 당선됐다. 동아일보 희곡 공동당선자인 홍지현양은 19세, 조선일보 동시 당선자인 이진영씨는 49세로 무려 30년차의 ‘문학동기’가 탄생했다. 이씨는 198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시) 당선 이후 21년만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동아일보 시조 당선자인 이민아씨는 올해 매일신문 시조 부문에도 당선돼 2관왕이 됐다. 동아일보 영화평론 당선자 김남석씨는 98년 중앙일보 문학평론 당선에 이어 두번째 수상했으며 연극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어 문학, 영화, 연극을 아우르는 ‘트리플 평론가’ 타이틀을 얻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대학논술 ‘感채점’ 무엇이 문제인가-한양대 입학관련 교수 4人 난상토론

    최근 ‘대학 논술 채점 감(感)으로´ <서울신문 2일자 1면>라는 한 대학 교수의 고백 이후 논술고사 채점에 대한 공정성과 일관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논술고사를 치를 일선 대학에 비상이 걸렸다.6일 2007학년도 대입 정시 논술고사를 코앞에 둔 한양대는 지난 3일 입학 관련 교수들이 본지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입학처장실에 모여 이 문제를 놓고 1시간 30여분 동안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 대학 역시 논술 채점은 뜨거운 감자였다. 이 대학 최재훈 입학처장과 차경준 입학실장,2007 통합형논술개발위원회 인문계분과위원장인 국어국문학과 이도흠 교수, 자연계분과위원장인 물리학과 오차환 교수 등 4명의 토론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채점 교수들의 주관성이 논란이다. 정말로 예쁜 글씨가 영향을 미치는가. 최재훈 입학처장(최 처장):예쁜 글씨가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 엄청나게 못쓰면 불이익받는 게 사실이다. 채점에 주관성이 개입되는 것도 분명하지 않겠느냐. 다만 주관적인 요소가 관여되는 점수가 결정적인 영향을 주느냐 여부는 따져봐야 할 문제이다. 대학에서 논술이나 대학별고사를 보려는 이유는 수능과 내신에서 변별력이 없기 때문이다. 대학이 원하는 논술은 객관적으로 변별력을 두자는 건데, 교육부가 주관적인 요소를 많이 개입하게 하라고 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 대학은 객관적인 것을 원하고 객관적인 답이 있는 논술을 원한다. 결국 그런 의미에서 대학에 자율권을 달라는 말 아니겠느냐. 차경준 입학실장(차 실장):미술 채점도 교수들이 100점,90점식으로 점수를 매기는데 공정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수학이 그러면 가장 논리적이고 채점하기 편하냐고 하면 또 그렇지 않다. 자기 대학에서 좋은 학생 뽑으려고 시험보는 것이기 때문에 대학은 공공기관 입장에서 공공성 확보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이도흠 교수(이 교수):(이탈리아 철학자) 크로체는 예술을 학문으로 객관화하는 걸 부정했다. 논술도 마찬가지로 근원적으로는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논술이 주관성이 있어서 불공정하다고 비판하면 사실 논술의 의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논술 시행 초기부터 있어 왔던 결함들은 이제까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시스템으로 문제점을 보완해 왔다. 글씨 때문에 점수가 좌우된다고 하는 건 채점 교수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우리도 인간인 이상 글씨 못쓰면 짜증나고 1∼2점 감점은 될 수 있다. 하지만 1∼2점으로 학생의 운명이 좌우되는데 그걸 그냥 생각없이 매기겠느냐. 오차환 교수(오 교수):학원가에서 예상 문제를 내놓고 전형적인 답안을 만든 뒤 이 답안이 대학별로 점수받는 게 다르다고 객관성을 의심한다. 한 대학 안에서만 점수가 일관성있으면 되지, 학원에서 제시하는 답안에 일치할 필요는 없다. 우리로서는 우리가 요구하는 인재를 뽑기 위해 우리 나름대로의 답을 만들어 놓고 우리 안에서 객관성있게 평가한다. 그런 걸 가지고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본다면 잘못이다. ▶논술을 치르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어떤 점이 있었고 어떤 식으로 보완해 왔나. 이 교수:한양대는 1986년부터 논술을 시행해 오면서 나타난 시행착오를 보완해 왔다. 초기에는 채점 교수들이 공통적으로 보기에 ‘채점 수준이 안되는 교수’들이 없잖아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재는 따로 100여명 되는 채점 가용자원 교수 리스트와 채점 수준이 안되는 교수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블랙리스트는 채점자에서 제외한다. 나이드신 분은 채점 집중력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었다. 그래서 채점 교수들 나이도 45세 이하로 제한한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 때문에 오후 5시 이후에는 채점하지 않는다. 채점장과 휴게실을 바로 옆에 공간배치해 채점하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바로 쉬게 해뒀다. 과거에는 논술 채점 날짜가 5일 연속으로 이어질 때가 있었는데 이 때문에 멍해진 교수들이 많았다. 채점은 사실 3일 이상하면 집중이 안되기 때문에 빨리 끝내야 한다. ▶논술 채점 공정성 확보를 위해 마련한 한양대의 채점 시스템은. 이 교수:시험이 끝나면 출제 교수들이 실제 학생들의 답안을 보고 수준과 눈높이를 측정한 뒤에라야 모범 답안과 출제 의도, 채점 기준을 확정짓는다. 이어 출제 교수들이 90점 수준에서 30∼40점 수준의 다양한 답안지 20개 정도를 뽑아 가채점한 뒤에 채점 교수들에게 출제 의도와 문제 취지를 교육한다. 이후 채점 교수들의 점수와 출제 교수들의 점수를 비교해 본다. 편차가 크면 출제위원장이 점수에 따라 채점 기준을 다시 설명하고 영점 조준하고 가채점을 10장 추가로 한다. 그럼 어느 정도 기준이 잡힌다. 채점은 3명의 교수가 한 팀이 되어 한다. 점수 편차가 10점 이상 나면 다시 채점한다. 논술 시행 초기에는 편차 기준을 7점으로 했지만 교수들이 이에 너무 짓눌려 자유롭게 채점을 못하는 것 같아 1점씩 높이다 보니 10점이 됐다. 교수나 되는 사람들이 잘못 매겼다고 인정하고 번복하는 게 쉽지 않지 않겠느냐. 하루 채점 학생 수도 300∼360명 선에서 끊는다. 더이상 하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한양대 시스템만으로 하면 황승연 교수(경희대 사회학과)가 지적한 문제점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차 실장:학생의 점수가 채점자별로 10점 이상 차이나도 이 학생의 답안을 다른 모집단위의 채점 교수들에게 채점시키는 식의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즉 인문대학에 응시한 학생은 인문대학 논술 채점 교수들만 채점한다. 다른 단위에서 채점하면 원래 채점자 팀에게 채점받은 학생과 형평성에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논술 채점 기준은 무엇인가. 이 교수:과거에는 사실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의 구성 등 형식성만 봐도 변별이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들 논술을 공부해와 형식성이 떨어지는 학생은 0.5%도 안되기 때문에 형식성은 지엽적인 문제가 됐다. 요즘은 일단 독창적이고 상투성에서 벗어났느냐는 창의성, 논리적 구성과 논거를 통해 객관적으로 논증하고 있느냐는 논리성, 구체적으로 문장을 풀어 가느냐는 구체성 등을 우선으로 보고 글의 양과 문장, 표현 등을 보는 형식성은 뒤에 따진다. ▶지난해 11월11일에 인문계와 자연계 학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대학 사상 처음으로 ‘2008학년도 모의 통합논술’을 실시했는데 문제점과 개선해야 할 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이 교수:시간과 자본이 필요하겠지만 10점 편차 이상 나는 학생들만 따로 채점하는 채점팀을 따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하나의 보완장치를 더 두자는 의미다. 또 하루 채점 학생 수를 200∼250명 수준으로 더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채점 교수들을 또 추가로 교육시켜야 한다는 점이 문제점이다. 통합논술로 가면 인문학적인 상상력과 자연과학적인 논리력을 겸비한 교수들을 다수 확보하고 교육시키는 게 관건이 될 것 같다. 인문·자연계 패러다임을 다 이해한 교수들을 모으고 이해시키는 게 쉽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오는 3월과 5월 모의통합논술을 2차례 더 치러 보고 교수들을 교육할 예정이다. 오 교수:통합논술에선 사실 인문계보다 자연계가 더 문제다. 자연계는 이제까지 본고사 등을 통해서 정확한 답이 있는 문제를 요구해 왔다. 그때는 누구나 채점을 해도 점수가 명확했다. 통합논술에서는 명확하게 안 나오니까 정확성에 문제가 있더라. 하지만 교육부에서 그렇게 보지 말라고 하니까 어쩌겠느냐. 자연계 교수들이 답이 명확하게 안 떨어지는 논술을 답답해 한다. ▶황승연 교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공계 교수들 49.7%가 ‘논술이 우수학생 선발에 적합지 않다.´고 답해 인문·사회계열 교수보다 논술시험에 더 부정적이었는데. 오 교수:적극 동의한다. 현재 체제로 통합논술을 해야 한다면 자연계는 논술 비중이 크지 않아야 한다. 자연계 아이들이 자연계 공부하기도 바쁜데 인문계가 섞인 통합논술을 한다면 또다른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이 된다. 본고사라는 게 교육부와의 문제인데, 교육부가 그걸 허용해 주면 자연계로서는 대학의 자율권을 보장받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통합논술이 아니라도 자연계만의 발전적인 문제를 얼마든지 낼 수 있다. 자연과학이나 수학의 개념을 묻는 것이라든지, 수행평가와 가까운 실험에서의 오류나 오차에 대한 해결책을 묻는 것 등이다. 이공계 학생들이 창의력을 발휘해서 자연계 대학공부를 하려면 실제 실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개선점을 찾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결론은 대학자율성의 문제인가. 차 실장:본고사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다. 대학자율권이 주어지면 대학에서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1970∼80년대 본고사처럼 수학 정석이나 푸는 방식은 아닐 것이다. 더 발전된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뭔가 더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대학자율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통합논술이 중간단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 이 단계를 거치기 위해 학생들이 제일 고통을 받으니까 문제다. 궁극적으로는 그쪽 방향(대학자율성 보장)으로 가야 한다. 오 교수:신입생을 뽑는 것은 대학의 고유 권한인데 전국 대학을 통틀어서 교육부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 대학 신입생은 그 대학이 책임지고 뽑는 자율성을 줘야 한다. 정리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그의 삶 그의 꿈] 책에 미친 책 사랑… 한국 출판계의 죽비

    [그의 삶 그의 꿈] 책에 미친 책 사랑… 한국 출판계의 죽비

    글 최준 시인, 사진 한찬호 사진작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그를 만나기 전에 책을 한 권 읽었다. 굳이 말하자면 한 사람의 자전 에세이라 할 수 있을까. 회고록 엇비슷한데, 주인공도 젊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서 단숨에 읽어치웠다. 글쓴이는 전문 글쟁이가 아닌데도 이야기 사이사이에다 맛깔스런 양념을 칠 줄 알았고, 좀 그렇다 싶은 부분에 이르러선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의뭉스럽게, 미련 없이 커튼을 내릴 줄도 알았다. 책의 주인공은 58년 개띠. 젊다. 그러나 육체적 젊음 이상으로 활달하고 부지런한 사람. 의지가 강해서 한 번 마음먹은 일이면 끝을 보는 성격. 반면 냉정한 면도 없지 않아서 상황 판단이나 사태 파악에 큰 실수가 거의 없다. 책 더미에 묻혀서 청춘을 다 보냈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사람. 이렇게 일방적으로 머릿속에다 대략 정리하고, 책의 주인공을 만나러 홍대 입구로 간다. 사무실을 찾아들어 건네주는 명함을 받았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그렇다. 다소 생소하지만 그는 지금 출판과 출판 마케팅에 관한 연구를 하는 사람이다. 이에 관한 강의도 하고, 이런 저런 관련 매체에 글도 많이 쓴다. 그의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는 출판인이나 출판인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연구소인 셈인데, 이에 관한 잡지도 만들고 단행본도 많이 냈다. 연구소에서 그는 책에 관련된 책만 펴냈다. 열정의 근원 그는 출판이 주먹구구식의 한탕주의가 아닌 과학이며 경영이라 한다. 복권당첨 같은 베스트셀러의 환상에만 빠져 있는 우리나라의 출판 현실과는 정반대의 지론을 펴고 있는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출판사들이 갖고 있는 근시안적 안목이 무엇보다 큰 문제인 듯하다. 소신도 의지도 없이 현실에만 안주하려는 출판인들의 안일한 태도는 그의 제1의 비판 대상이다. 그는 출판 전반이 어렵게 된 현실도 눈여겨보고 있다.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런 출판 현실을 낳았지만 가장 실제적인 요인으로 서적의 인터넷 할인판매제도를 꼽는다. 모든 상거래 행위에는 일종의 룰이 있다. 서적 인터넷 할인판매는 이 룰을 깨뜨리는 행위인 것이다. 책값을 할인해 주고, 끼워 팔기도 하는 이런 변칙적인 상행위에 일부 출판사들이 동참하면서 오랫동안 오프라인의 한 축을 형성했던 동네 서점들이 사라졌다. 그는 이 현상을 출판계의 ‘자기발등찍기’라 말한다. 사무실에서 마주앉아 있는 동안 그는 책 얘기만 했다. 어느 특정한 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출판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관한 자신의 소신과 견해를 말했다. 종이책의 소멸이니 출판계의 위기이니 말들이 많지만 그는 한국 출판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도박판에 들어앉은 듯 재수 경영에 목숨 건 일부 출판인들처럼 주먹구구식이거나 감각에만 의존하는 견해가 아니다. 전문가다. 전문가답게 자신만의 대안과 구체적인 제안을 가지고 있다. 우리 출판계에서 보기 드문 사람이다. 책을 정말 사랑해서 출판계에 뛰어들었고 그 애정에 비례하는 열정을 가지고 출판과 마케팅을 연구하고 있는 사람. 책에 미친 사람 그가 자신의 저서에 쓴 프롤로그에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어느 날 그의 연구소로 만화전문 출판사 사장이 찾아왔다. 영업자를 구해야 하는데 어떤 사람이 좋을지 난감하다는 것이었다. 만화에 미친 사람을 뽑으세요. 그가 말했다. 그래도 경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출판사 사장이 반문했다. 결국은 다 열정입니다. 만화책에 미친 사람이 만화를 팝니다. 그가 대답했다. 속는 셈치고 사장은 만화에 미친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어땠을까? 그 결과는 예측 가능하다. 제안이 실패로 돌아갔다면 안 썼을 테니까. 그는 열정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열정은 사랑의 현실적인 발현이다. 출판 입문에서 현재까지 그는 오직 책 사랑으로, 책에 대한 열정으로 살아왔다. 그의 출판사 입문은 1982년이었다. 출판 편집자 생활 1년에 출판 영업자 15년,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를 세우고 출판 비평가로 9년, 그러니까 25년 동안을 책과 살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니 그의 인생은 책으로 깔린 길로 책을 지고 가는 셈이다. 독자들은 그를 잘 모를지 모른다. 알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출판에 관련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 그는 한국 출판계의 죽비다. 입바른 소리 잘 하고, 불의를 못 참고, 누구보다도 출판계의 앞날을 걱정하고 그 대안에 골몰하고 있는 사람이다. 인문학이 부활해야 격동과 혼란의 시기였던 1980, 90년대에 그는 《창작과 비평사》의 영업담당자였다. 출판사 영업담당자의 업무는 서점을 상대로 책을 파는 일. 그러니 출장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전국을 돌아다녔다. 이때 그는 모든 출판인의 꿈인 밀리언셀러도 여러 권 경험했다. 이러한 경험들이 1998년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를 문 열게 했다. 이때부터 그는 출판비평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북페뎀》, 《기획회의》와 같은 출판 발전을 모색하는 잡지도 발간한다. 자신이 출판사 영업담당자로 있던 1980년대를 회상하며 그는 인문학의 소멸을 많이 걱정했다. 인문학은 모든 분야의 근간이 되는 학문이다. 80년대는 누가 뭐래도 인문학의 시대였다. 대학 정문 부근에는 적어도 한두 개의 인문학 전문 서점들이 있었고 젊은이들은 그곳에서 역사와 현실에 대한 눈을 뜨고 시대의 모순과 불행을 바로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웬만한 출판사에서는 인문학 ‘총서’나 ‘신서’ 시리즈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 승부의 단맛에 취한 출판사들이 인문학 서적 출판을 멀리하면서 인문학이 설 땅이 없어지고 말았다. 그는 인문학의 위기가 학자와 출판인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데모’보다 ‘자기반성’을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출판에 관한 활발한 토론의 장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반론도 있기를 바란다. 논쟁 가운데서 대안을 발견하고 길을 찾자는 것이다. 외부 상황에 일희일비하는 소용돌이 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출판 현실을 바라보는 그의 안타까운 마음이 느껴져 마음이 짠해진다. 한기호. 그는 책 더미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책 더미 속에다 몸을 묻는 사람이다. 책에 깔려 죽을지도 모른다. 혹시 그게 자신에게 바라는 그의 마지막 희망은 아닐까.     월간 <삶과꿈> 2006.12 구독문의:02-319-3791
  • [서울신문 신춘문예-희곡당선작]심사평

    올해도 백 편 가까운 희곡들이 응모함으로써 양적인 면에서는 예년과 비슷했으나 좋은 작품들을 찾기는 힘들었다. 희곡 장르에 대한 충분한 독서와 이해, 혹은 관극의 경험 없이 막연한 상투성으로 접근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구성과 언어 면에서 미흡했다. 좋은 희곡이나 연극을 제대로 접하지 못한 탓에 탄탄한 구성 대신 단편적 아이디어나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의 나열들이 많았고 언어에 성찰의 깊이와 인문학적 향기가 부족했다. 이런 가운데 최종적으로 심사위원들의 손에 남은 후보작들은 ‘도미노’(채승철),‘내비게이션’(한정희), 그리고‘문득, 멈춰서서 이야기하다’(김정용) 등이었다. 이중 ‘도미노’는 한 야생동물 사육사가 연쇄적으로 맞닥뜨리게 된 사건들, 즉 여학생의 피살과 원조교제의 누명, 첫사랑과의 대면, 아내의 가출과 딸의 죽음들을 엮어 놓은 내용이었다. 이런 사건들을 시간상의 역순으로 전개함으로써 이들이 마치 도미노현상처럼 연쇄적으로 벌어졌다는 해석을 역설적으로 강조하고자 했으나 연쇄성이 충분히 부각되지 못했으며 야생동물 사육사라는 의미가 효과적으로 드러나지 못했다. ‘내비게이션’은 한 회사원이 일상의 좌절과 상실감을 내비게이션 속의 가상적 여인을 통해 벗어나고자 한다는 내용인데 무대적 시공을 상상적으로 활용하는 연극적 감각은 돋보였으나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오가는 현실과 환상들에 최소한의 극적 논리가 부족했다. 마지막으로 ‘모노로그 콰텟’이라는 부제가 붙은 ‘문득, 멈춰서서 이야기하다’는 각각 다른 사연을 지닌 네 명의 인물들이 사중주처럼 엮어 가는 독백들로 이루어져 있는 독특한 형식의 희곡이었다. 네 인물들의 독백들은 표면적으로는 서로 대화를 주고 받는 듯이 이어지지만 이면적으로는 각자 자기 나름의 독자적 흐름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이런 씨줄과 날줄들은 서로 모이고 흩어지고 하면서 각자와 모두가 함께 출렁이는 소리와 의미의 리듬을 형성하게 된다. 공연되었을 때 과연 소기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일말의 불안이 없지 않았으나 형식의 참신성, 공들인 짜임새, 담백함 속에 섬세하게 빛을 발하는 무대적 센스 등을 높이 사 올해의 당선작으로 밀기로 했다. 손진책, 김방옥
  • 되돌아본 2006 출판계

    올해 출판계는 유명인을 내세운 대리번역과 대필 논란으로 들썩거린 한 해였다. 또 인문학 교수들의 인문학 위기 선언에 이은 출판인들의 인문서적 위기 선언으로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도서정가제 개정 문제는 아직 뚜렷한 결말을 내지 못한 채 올해도 현안으로 남겨 뒀다. 대리번역·대필 논란은 번역가 혹은 저자의 역할과 위상, 출판사의 도덕성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주목된다. 한경BP는 지난 10월 방송인 정지영씨가 역자로 돼 있는 베스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의 대리번역 의혹이 제기되자 “대리번역이 아니라 이중번역”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독자들의 집단 손해배상 소송으로 번졌다. 이어 화가 한젬마씨의 대필사건까지 불거져 출판계는 스캔들로 얼룩졌다. 출판사측과 필자는 대필이 아니라 ‘고쳐쓰기’라고 주장하지만, 많은 이들은 이 같은 ‘정신적 사기’ 행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출판사 대표들의 인문서적 위기 선언은 연구-저술-출판-독자로 순환되는 우리의 지식문화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일각에선 80억원 규모의 정부 우수학술도서지원제도가 있지만 이는 모든 학술분야를 망라한 것인 만큼 인문학 분야만을 별도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편다. 그러나 정부와 ‘책 읽지 않는’ 대중을 탓하기 전에 고질적인 사재기 행태나 대리번역·대필 등 출판계 내부의 ‘환부’부터 도려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출판계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앞서야 한다는 얘기다. 도서정가제의 필요성에 대해 출판계는 대체로 공감한다. 도서 할인시장은 현재 출판시장의 3분의 1 정도로 추정된다. 이처럼 할인시장이 급격히 팽창함에 따라 중소서점은 물론 많은 출판사와 도매업체들이 경영압박에 시달리고 있다.30년 전통의 동화서적이 지난 11월 영업을 중단, 폐업 절차에 들어간 것은 생존위기에 처한 중소형서점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논술 광풍’은 출판계에도 몰아쳤다. 김영사는 인문, 사회, 과학기술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지식인 100명의 사상을 국내 젊은 학자들이 재해석한 ‘지식인 마을’ 시리즈(전 50권) 1차분 15권을 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영사는 최근 논술전담 별도 법인 ‘스쿨 김영사’를 설립, 내년부터 본격적인 논술출판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아동 출판시장에서는 창작동화가 다소 정체된 반면 논픽션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스토리 학습만화 시리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2007년 본사 신춘문예 실험정신 돋보인 작품 많아

    2007년 본사 신춘문예 실험정신 돋보인 작품 많아

    문학에 꿈을 둔 ‘문청’들에게 12월은 ‘잔인한 달’이다. 하긴 생때 같은 분신을 신춘문예에 보내놓고 오죽 답답하겠는가. 소식조차 전해주지 않는 신문사 담당자가 야속할 만도 하다.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심사가 거의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21일 현재 시조와 동화, 희곡, 평론은 모든 심사과정을 마쳤고, 시와 소설만 본심을 남겨 두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풍년작’이다. 시 2800여편(응모자 610명), 소설 388편, 동화 146편, 희곡 108편, 시조 111편, 평론 20편 등 3500여편이 들어왔다. 응모자 숫자만으로도 지난해 1125명에서 올해 1383명으로 23%나 늘었다. 로스앤젤레스, 시드니 등에서도 응모작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소설 예심을 맡은 소설가 윤대녕씨는 “주제, 구성, 문체 등 모든 면에서 빼어난 수작들이 많았다.”면서 “끝까지 몰입을 요구하는 작품이 많아 심사시간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백지연씨도 “예년과 달리 올해 응모작 가운데 신예의 패기, 실험정신 등이 확연하게 눈에 띄는 작품이 많다.”면서 “본심에서 어떤 작품이 당선작으로 뽑힐지 기대된다.”고 했다. 시는 전통적인 서정시와 함께 21세기 화두인 미래파를 연상시키는 실험성 높은 시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예심을 맡은 시인 나희덕(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씨는 “일부 본령을 벗어나는 작품도 있었지만 대체로 무난했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유성호(교원대 국어교육과 교수)씨는 “획일화된 시 쓰기가 사라지고 있는 것을 이번 심사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반면 희곡은 침체됐다. 극단 ‘미추’ 대표인 손진책씨는 “인문학 위기 등의 영향으로 희곡의 질적 저하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연극평론가 김방옥(동국대 연극영상학부 교수)씨는 “추상적, 단편적인 작품들이 많아 아쉽다.”면서도 “그나마 희곡다운 희곡 몇편을 골라낼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동화를 심사한 동화작가 조대현·김서정씨는 “생활동화, 착한 이야기 등에 빠지지 않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며, 동화다운 상상력을 주는 작품이 더 많이 등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인 한분순씨와 이근배 시인은 시조부문 심사 뒤 “시조의 율격과 탱글탱글한 시어 선택이 일품인 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만족해 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소위 ‘인문학 위기’에 관해/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인류학자 레나토 로살도는 필리핀 루손 지역의 북부에 살고 있는 일롱고트 족의 한 노인에게 물었다. 왜 다른 부족의 머리를 자르는 사냥(헤드 헌팅)에 참가하느냐고. 그 노인은 주변에 누가 죽은 뒤 느끼는 상실감에 기인하는 분노를 처리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로살도는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상실에 기인하는 분노라니. 하지만 같이 현지조사를 하던 부인이 실족해 죽자, 오랫동안 이해되지 않던 그 말을 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역시 상실에 기인하는 비통함, 또 그 비통함에 뿌리를 둔 엄청난 분노와 직접 대면했기 때문이다. 의문을 가진 지 14년 만에 답을 얻게 된 것이다. 여기서 그는 민족지를 서술하는 자신의 위치가 ‘입장을 가진 주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인문학의 위기’가 사회에 회자되고 있다. 이제는 하도 들어서 식상할 정도이다. 선언문이 나돌고, 연구비가 증액되었다는 말도 들린다. 인문학이 위기라니? 대체 누구의 위기란 말이냐. 요즘 쏟아져 나오는 인문학 관련 서적들이 얼마나 많은데. 시간을 쪼개가며 읽어도 서가에 쌓여만 가는 인문학 관련서적들을 보면 위기란 말은 가당치 않다. 만일 당신이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지금의 한국은 단군 이래 최고의 인문학 르네상스를 맞이하는 중이라고 평가할 것이다. 역사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매일 밤을 새워도 읽어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양서들이 출간되고 있지 않은가? 필자가 가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젊은 인문학도들도 ‘위기’ 담론에 시큰둥하다. 이들은 오랜 시간을 강사로 보내면서 제도권에 터전을 잡기를 거의 포기했다. 처음에는 분노가 솟구쳐 올랐지만 이제 거의 체념으로 기가 죽은 사람들이다. 간혹은 간발의 차이로 제도권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가능성이 희박한 제도권 진입은 꿈도 꾸지 않으니, 제발 인문학자로서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시간강사 월급이나 정상화하라고 말한다. 기아 임금 문제는 제쳐두고 회자되는 ‘인문학의 위기’란 이들에겐 ‘당신들의 위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사실 제도권 안팎의 젊은 인문학자들의 연구와 출판 활동은 활발하다.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봄철 분위기 같다. 이들에겐 실험정신이 있다. 고답적인 분위기의 인문학적 글읽기와 글쓰기를 혁파하며 새로운 인문학 전통을 세우려 노력하고 있다. 좋은 책을 열심히 번역하기도 한다. 물론 생계를 위협받고 있지만 자신의 노동에 의미를 부여하며 즐겁게 일을 한다.1980년대 반독재 데모 시절 모두 막걸리집에서 벤야민과 보들레르, 아도르노와 스트라빈스키를 토론했고, 예술과 문학과 사회과학에 탐닉했던 세대였다. 그때는 모두가 인문학도들이었다. 이들은 위기의 징후를 달리 본다. 강고한 분과 학문의 벽, 고답적인 교과목, 그리고 학내에 사라진 토론과 실험정신이다. 어느 때부터인지 대학 내 활기찬 지적 토론이 사라졌다. 학자들의 대화도 격이 떨어져버렸다. 명강의라 불릴 만한 강좌도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연구비를 증액한다고 이런 문제가 해결되느냐고 이들은 반문한다. 게다가 최근 진입하는 학생들은 책을 거의 읽지 않은 인문학 무지의 세대이다. 괴테를 읽어본 적이 없는 학생이 독문학에 관심을 가질 리가 없고, 발자크나 도스토옙스키를 읽지 않은 학생이 프랑스 문학이나 러시아 문학을 전공하겠다고 달려들 리가 없다. 책을 읽지 않고 요약본을 암기하며, 학원에서 배운 앙상한 삼단논법을 글쓰기라고 생각하는 세대를 양산시킨 현행 논술시험 제도도 대학 내 인문학의 수요를 급감시킨 주요인이 아닐까. 차라리 논술시험에 동서양 고전도서 목록을 지정해 주면서 그것만이라도 열심히 읽게 만드는 것이 좀 나은 대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풍부한 학문 보고’ 인문학

    독문학계의 원로인 차봉희 한신대 교수가 정년퇴임을 맞아 30년 교직생활을 회고하는 두 권의 문집을 냈다.제1권 ‘인문학적 인식의 힘’(와이겔리 펴냄,2만 5000원)에서는 ‘수용미학’ 등 저서 9권과 10여권의 번역서를 소개하고,6편의 회고록을 실었다. 제2권 ‘문학적 인식의 힘’(2만 7000원)에는 신문, 잡지, 문예지, 논문집, 학술대회 등에 발표한 글을 모았다. ‘어느 인문학자의 기쁨과 고뇌’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차 교수는 “교수 생활 30여년 동안 인문학은 참으로 많은 시련의 시기를 겪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과거의 인문학은 현재의 문화학, 미디어학, 미디어문화학, 미디어미학의 발전을 위한 소중한 문화자산으로서 가장 풍부한 학문적 보고”라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서울대 문리대와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한 뒤 독일 튀빙겐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남대와 한신대를 거쳐 현재 한신대 명예교수로 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노벨상을 향하여” 국가석학 10인 선정

    “노벨상을 향하여” 국가석학 10인 선정

    ‘노벨상 수상을 향하여’ 세계 최고 권위자가 돼 노벨상에 도전해 볼 만한 잠재력을 지닌 올해의 ‘국가 석학(Star Faculty)’ 10인이 선정됐다.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은 12일 국가석학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된 기초과학분야 학자 10명을 발표했다. 지난해 11명에 이어 두번째 선정한 것으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과학자’들이다. 분야별로 보면 ▲수학 성균관대 채동호 교수, 고등과학원 황준묵 교수 ▲물리학 서울대 국양 교수, 고등과학원 이기명 교수, 연세대 이수형 교수, 서울대 임지순 교수 ▲화학 서울대 김명수 교수 ▲생물학 고려대 최의주 교수 ▲지구과학 세종대 김기현 교수, 서울대 이형목 교수가 국가 석학 타이틀을 걸었다. 국가 석학이 되면 앞으로 5년간 매년 2억원(이론 분야 1억원)의 연구비를 받는다. 추가 지원을 통해 5년을 연장하면 최대 20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앞으로 공학, 인문학에서도 선정할 계획이다. SCI 피인용 지수가 4083회로 가장 높았던 임지순 교수는 보통 노벨상 수상자들의 5000회에 근접했다. 임 교수는 탄소나노튜브의 권위자로 최근에는 수소 저장장치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SCI 지수가 2715회인 김명수 교수는 분자 이온의 구조와 반응을 연구,‘김 & 맥라퍼티’ 이론으로 불리는 충돌 활성화 에너지론을 수립했다. 이날 선정된 석학들과 오찬을 함께한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수년 내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책꽂이]

    ●자유, 사랑 그리고 열정 예술의 도시(이태훈 지음, 다른세상 펴냄) 동유럽은 그리스, 로마, 터키 등 동서양의 문화적 흔적들이 남아있는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들로 가득하다. 크로아티아의 스플릿엔 로마 문화가 스며있고, 두브로브니크엔 베네치아의 문화가, 헝가리 페치와 죄르엔 오스만 튀르크족의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도시가 수십 개나 될 정도로 문화의 보고인 동유럽의 매력을 소개했다.1만 6000원.●실크로드 문명기행(정수일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중앙아시아는 지리적으론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리에게 왠지 낯설지 않다. 고구려 사신이 다녀간 아프라시압 궁전터가 있고, 고선지 장군이 이슬람 대군과 맞선 탈라스 싸움터가 있으며, 곳곳에 카레이스키(고려인)들이 살고 있어서일까. 실크로드학의 대가인 저자는 서울에서 이스탄불로 이어지는 실크로드 3대 간선의 하나인 오아시스 육로를 택해 문명탐험에 나섰다. 오리엔트 문명의 정화를 보여주는 중동 최대의 문명유적 페르세폴리스와 1500여년 동안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조로아스터교의 성화, 라틴문자의 모체인 우가리트 문자가 출토된 현장 등을 추적한다.1만 5000원.●앙코르와트(비토리오 로베다 지음, 윤길순 옮김, 문학동네 펴냄) ‘캄보디아의 영원한 등불’‘신의 정원’‘아시아의 보석’으로 불리는 앙코르와트. 지금은 관광명소가 됐지만 불과 200년 전만 하더라도 앙코르와트는 정글 속에 버려진 유적지였다. 아시아 예술사를 공부한 저자는 크메르인들이 받아들인 힌두신화와 천문학적이고 우주론적인 상징체계를 담은 건축물에 숨겨진 지혜를 밝힌다. 저자는 산스크리트어와 고대 크메르어로 된 비문들을 보면 크메르 제국은 매우 잘 조직된 사회였으며, 인도문화의 영향을 받았지만 자율성과 독창성을 발휘했다고 말한다.2만 3000원.●혈농어수(血濃於水)(강준식 지음, 아름다운책 펴냄) 민족지도자 몽양 여운형(1886∼1947)의 일대기를 다룬 정치소설. 해방공간에서 조선건국준비위원회를 결성, 좌우합작 정부수립을 추진하던 몽양은 당시 조선 민중에게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좌우통합을 주장하던 몽양은 좌우 양측으로부터 테러를 당한다. 혈농어수는 몽양이 일본의 고려 신사 방명록에 남긴 글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뜻. 이념이나 사상보다 민족의 하나됨이 중요하다는 몽양의 통합정신이 잘 드러나 있다. 전3권 각권 1만 9800원.●일본 모더니즘 소설 연구(강인숙 지음, 생각의나무 펴냄) 일본의 3대 모더니즘 작가를 분석. 저자(영인문학관 관장)는 일본 모더니즘 소설이 이상과 박태원, 이효석 등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1930년대 일본 문단의 영향 아래서 한국적 모더니즘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일본 모더니즘 작가 연구는 한국문학 연구를 위한 기초작업이라고 주장한다.1923년 관동대지진 이후 일본 문단을 주도한 신감각파 요코미쓰 리이치(橫光利一), 신흥예술파 류탄지 유(龍膽寺雄), 신심리주의파 이토 세이(伊藤 整) 등의 작품세계를 살폈다.1만 8000원.
  • [책꽂이]

    ●논어금독(論語今讀)(리쩌허우 지음, 임옥균 옮김, 북로드 펴냄) 5·4신문화운동과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정책으로 인해 중국에서 배척받았던 공자의 사상이 중국 제4세대 지도자인 후진타오 시대를 맞아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이 내세우는 인본과 친민(親民)주의는 공자의 핵심사상인 인의와 맥을 같이 한다.‘중국 사상계의 덩샤오핑’이라 불리는 저자는 공자 사상의 진수가 담긴 ‘논어’에 자신만의 해설을 붙였다. 헤겔은 일찍이 ‘논어’를 ‘처세격언’에 불과하다고 비웃었지만, 공자 이후의 동아시아 사상사는 ‘논어’ 다시 읽기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3만 9000원.●에라스무스 평전(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민영 옮김, 아롬미디어 펴냄) 고대언어·문법학자, 종교사상가, 성서번역가 그리고 작가로서 16세기 유럽 인문주의를 대표하는 에라스무스. 그는 종교전쟁이라는 시대의 혼돈 속에서 모든 극단을 거부하며 가톨릭과 개혁파 사이에서 평화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비록 역사의 현실에서는 패배했지만 광신의 격류 속에서 이성을 지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책은 특히 종교개혁과 관련해 그의 주변 인물들(루터, 후텐 등)과의 관계를 밀도있게 그렸다.9500원.●인상주의의 역사(존 리월드 지음, 정진국 옮김, 까치 펴냄) 인상주의의 등장은 미술사에 획을 그은 엄청난 사건이었다.19세기 후반, 프랑스 화단에서 전개된 인상주의자들의 집단활동은 고전미술의 시대를 마감하고 근대미술의 시대를 열었다. 미국 미술사학계의 거물인 저자는 모네, 르누아르, 피사로, 시슬레, 드가, 세잔, 모리조 등 화풍이 제각각이던 이들이 어떤 인연으로 만나 뭉치고 공동의 운명을 인정하게 됐는가를 밝힌다.2만 9000원.●우리와 함께 살아온 나무와 꽃(이선 지음, 수류산방·중심 펴냄) 궁궐과 향교 등 전통 조경공간에 심은 나무와 꽃 등에 관한 이야기. 성균관이나 지방의 향교 등 교육 공간에는 반드시 은행나무를 심었다. 공자가 제자를 가르칠 때 배경이 됐다는 은행나무는 학문의 공간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창덕궁을 들어서면 안내판 뒤에 세그루의 회화나무가 있다. 선비의 지조를 나타내는 회화나무는 영의정과 우의정, 좌의정을 뜻한다.4만 3000원.●기로에 선 미국(프랜시스 후쿠야마 지음, 유강은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미국의 대표적인 신보수주의(네오콘) 이론가로 꼽혔던 저자(존스홉킨스대 석좌교수)가 지적하는 신보수주의의 오류. 신보수주의 옹호자였던 저자는 2003년 이라크 전쟁이후 맹렬한 비판자로 돌아섰다. 저자는 신보수주의를 미국의 외교 위기를 초래한 원인으로 지적하며 그 대표적인 사례로 이라크 전쟁과 북핵 문제를 꼽는다. 이라크 전쟁후 발생한 이라크 내의 혼란은 그 자체가 미국의 실패를 입증하는 것이다.1만 2000원.●김우창의 인문주의:시적 마음의 동심원(문광훈 지음, 한길사 펴냄) 영문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김우창의 학문세계를 인문주의라는 키워드로 조명. 독문학자인 저자는 ‘김우창 인문학’을 구성하는 수많은 주제들 가운데 특히 내면성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내면성이란 고립된 자폐적 개념이 아니라, 자아의 내부로부터 외부로, 나아가 주체를 넘어 사회전체로 확장되는 개념이다.2만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