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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0년전 가야 ‘순장 인골’ 미스터리 풀렸다

    1500년전 가야 ‘순장 인골’ 미스터리 풀렸다

    2007년 12월 경남 창녕 송현동에 있는 한 고분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인골 네 구가 발견됐다. 남녀 두 쌍이 한 무덤에서 나왔으나 발굴팀은 신분을 가늠할 수 없었다. 이미 도굴꾼들이 다녀간 뒤였기 때문이었다. 무덤 주인 자리에는 관조차 없을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남아 있는 인골도 여인으로 추정되는 한 인골을 빼고는 팔다리의 뼈만 남아 있었다. ●학제간 융합연구의 개가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유골마저 도굴꾼들에게 짓밟힌 이들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고고학 법의학 해부학 유전학 화학 물리학 등 국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처럼 힘을 합쳤다. 이들 인골은 애초 법의학적인 방법으로 수습돼 컴퓨터 단층촬영과 3차원 정밀스캔, DNA 분석 등 각종 최첨단 검사를 거쳤다. 그 결과 이들은 1500년 전 함께 순장됐다는 사실 등 인골에 얽힌 미스터리가 어느 정도 풀렸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사인이 중독 또는 질식사였다는 것. 넷 중 여자 인골은 사랑니도 채 자라지 않은 키 152㎝의 16세 소녀였는데, 목이 졸리거나 독약을 먹고 죽어 주인과 함께 순장됐다. 당시의 사회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넓은 얼굴에 팔이 짧은 이 소녀는 정강이와 종아리뼈의 상태를 볼 때 무릎을 많이 꿇는 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머리뼈와 치아 상태에서는 평소 빈혈과 충치를 앓았음을 알 수 있고, 출산 경험은 없었다. 소녀의 신분은 6세기 가야지방에 살았던 시녀였다. 인문학과 자연과학 등 이른바 학제간 융합으로 밝혀낸 쾌거였다. ●잡곡보다 쌀·콩·고기 많이 먹어 함께 무덤 속에 누워 있던 다른 인골들은 팔다리 뼈 정도만 남아 있어 자세한 사정은 알기가 어렵지만 잡곡보다는 쌀·보리·콩·고기 등을 많이 먹어 영양 상태는 양호했다. 두 남자는 DNA 분석결과 외가쪽이 같은 혈통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는 더 있다. 남자 한 명은 엄지·새끼를 뺀 나머지 발가락마다 뼈마디가 하나씩 더 발견됐다. 이성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처음에는 기형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사슴뼈로 판명됐다.”고 전했다. 사슴뼈가 왜 거기서 나왔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 전례도, 알려진 풍습도 없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 등이 실시한 ‘고대 순장인골 복원연구사업’의 성과다. 7일 전북대에서 열리는 제33회 한국고고학전국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시 창의시정 동력은 ‘아침특강’

    서울시 창의시정 동력은 ‘아침특강’

    지난달 16일 오전 7시30분, 서울시 서소문청사 후생관 강당.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200여명의 시 간부들에게 “삶은 무엇이며 왜 의미를 갖느냐.”고 화두를 던졌다. 잠시 강당이 술렁이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최 교수는 등산마니아인 아트 크래머 미 일리노이대 교수의 말을 인용, “가장 높은 산을 등반하면서 정상을 불과 몇걸음 앞두고 하산하기도 한다.”며 “등산은 정상에 도달하느냐의 문제가 아닌 오르는 과정 자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공무원에게 창의적 사고를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창의서울 아침특강’이 6일 50회째를 맞는다.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부정기적으로 열린 특강은 2006년 7월 닻을 올린지 3년여 만에 없어서는 안 될 ‘창의시정의 동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동안 강사로 나선 명사들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 박재완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박범신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 등 대학총장과 교수, 기업인, 장관, 언론인, 시민단체 대표 등 분야도 다양하다. 특강에 한 차례도 빠지지 않았다는 서울시의 한 국장은 “처음에는 의무감에서 참석했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안 들으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전했다. 강사들은 각기 다른 화두를 던지고 있다. 민선 4기 출범과 함께 첫 강사로 나섰던 강신장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어떤 일을 할 때 상상의 베이스캠프를 너무 낮게 쳐서 혹시 조그만 성과밖에 이루지 못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고, 롤랜드 빌링어 매킨지 서울사무소 대표는 “차별화된 도시브랜드 구축을 위해 등대 이니셔티브를 선포하고 이미지 포지셔닝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고초려’해 모셔온 강사도 여럿이다. 지난 7월 강의한 박대연 티맥스 소프트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시리즈에 대적할 국산 운용체계 발표를 불과 며칠 앞두고 강의장을 찾았다. 그는 유년시절 역경을 딛고 KAIST 교수와 소프트웨어기업 회장으로 성장한 인생역정을 풀어놨다. “영화를 본 것이 25년 전 일이고, 365일 일하며 54세까지 총각으로 살고 있다.”는 소개도 잊지 않았다. 8월 한국을 방문한 미하이 칙센미하이 미국 클레어몬트대 교수는 베스트셀러 ‘몰입의 즐거움’의 저자답게 “공무원 스스로 일에 몰입해 즐거울 때 서울시민의 삶이 창의적으로 바뀐다.”고 강조했다. 강의는 최근 새로운 시각과 통찰력에 눈뜨도록 음악과 미술, 인문학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일부 강의 아이디어는 시정에 곧바로 반영된다.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이 소개한 ‘커리어 마켓’제도는 서울시 신 인사정책의 ‘헤드헌팅·드래프트제’로 채택됐다. 김석철 명지대 교수는 “한강에 보행전용 다리를 건설하자.”고 제안했고, 얼마 뒤 광진교와 잠수교가 보행자 위주로 바뀌었다. 오세훈 시장은 실제로 명강사를 발견하면 즉석에서 강의를 요청하고, 강의 뒤 티타임을 통해 아이디어를 제안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인동 정책기획관은 “특강 반응이 좋아 올해부터 월 2회 이상으로 강의를 정례화하고 자치구에 관련 책자를 배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강동구 희망근로자 대상 인문학 강의

    강동구 희망근로자 대상 인문학 강의

    “인문학이 뭔지는 몰라도 강의를 들으면서 못 배운 설움을 차분하게 푸는 것 같아요.”(임순희·61·여·서울 강동구 천호3동) 서울 강동구가 희망근로자를 대상으로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인문학 강좌는 18개 주민센터를 돌아가며 개최되고 있다. 모두 72시간으로 구성된 강좌의 강사로는 경희대 교수 10명이 나섰고, 수강생은 희망근로자 993명이다. 수강생들은 ‘지혜로운 삶과 공동체의 삶’을 2시간씩 배운다. 또 시낭송을 함께 하고 동네 골목에서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마치고 강좌를 듣는다. 수강생 임순희씨는 초등학교 앞에서 교통정리를 하며 하루에 3만 3000원을 받는다. 주5일 근무로 한달 60만원의 수입이 고작. 임씨는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남편과 사별한 후 이 적은 돈으로 고달픈 삶을 꾸리고 있다. 임씨는 “내 이름도 잊고 아줌마, 할머니로 살았는데 못 배운 설움을 조금이나마 푸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성모(52·성내2동)씨는 “밥 한 그릇 , 소주 한 잔이면 모를까 쓰레기 줍는 우리에게 무슨 인문학 강좌냐고 불평했지만 계속 듣다보니 가족을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경희대 실천인문학센터의 최영준 교수는 “인문학은 ‘여보 미안해’ ‘사랑해’와 같이 자기감정을 표현하고 자존감을 찾아주는 것”이라며 “인문학이 돈보다 소중한 가치를 지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해식 구청장은 “민생대책인 희망근로사업이 6개월 정도의 생계비를 지원하는 데에 그치고 있다.”면서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인문학 강좌를 덧붙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中 칭화대 국학연구원 80년만에 부활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명문 칭화(淸華)대의 ‘국학연구원’이 80년만에 부활됐다. 칭화대 국학연구원이 1일 새로 문을 열어 천라이(陳來)교수가 초대 원장으로 임명됐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일 보도했다. 2011년 개교 100주년을 맞는 칭화대는 80년만에 부활된 국학연구원을 세계적인 영향력과 권위를 갖춘 중국문화 연구센터로 육성, 중국문화 국제화의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칭화대 국학연구원은 1925년 개설돼 4년만인 1929년 문을 닫았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문학계를 대표하는 저명 국학학자 50여명을 배출했다. 당시 청나라 말기의 계몽사상가인 량치차오(梁啓超)와 고증학자 왕궈웨이(王國維) 등 이른바 4명의 ‘국학대사’가 교수진으로 학생들을 지도했다. 칭화대는 당시의 수준 높은 연구활동을 그대로 계승한다는 차원에서 ‘량치차오 강좌’와 ‘왕궈웨이 강좌’ 등을 개설하는 한편, 이른바 ‘문(文·문학)·사(史·역사)·철(哲·철학)’ 영역의 국내외 최고수준 학자들을 초청, 빠른 시일내 인문학의 본류로 자리잡도록 할 방침이다. 중국의 국학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부터 문화대혁명 시기까지 30여년 동안 철저히 부정됐지만 개혁·개방 이후 조심스럽게 조명받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베이징대 등 명문대들이 앞다퉈 국학붐을 조성하고 있다. stinger@seoul.co.kr
  • [지방시대] 요산의 휴머니즘 정신 아래 화합할 때/박창호 부산도시공사 감사

    [지방시대] 요산의 휴머니즘 정신 아래 화합할 때/박창호 부산도시공사 감사

    국제 영화제와 불꽃 축제가 부산의 초가을을 열더니 요산 문학제가 이어지면서 부산의 만추를 적시고 있다. 별들의 행진과 불의 향연은 가을밤에 스러지고 영혼을 살찌우는 인문학의 잔치가 제격이다. 영화와 불꽃, 그리고 문학제라는 절묘한 순열이 세상살이의 행복샘을 자극한다. 마치 오감의 카타르시스 뒤에 허탈함이 따르니 정신의 허기를 돋우라는 자연의 이치 같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해 8일까지 열리는 ‘요산 문학제’를 바라보는 기대가 남다른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그래도 개항 이후 부산이 내세울 수 있는 ‘정신적 가치’는 요산 김정한(1908~1996)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41편의 소설을 발표한 요산의 문학적 업적과 기법은 잘 알려졌다. 작품 속에 스며있는 사상과 가치관은 말할 것도 없고 문체와 사투리에 이르기까지 면밀하게 해석한 평론, 논문을 접속하기도 어렵잖다. 작품 속에 녹아있는 요산의 문학 정신은 한마디로 ‘사람답게 살아라.’라는 것이다. ‘사람답게 살아가라.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불의에 타협한다든가, 굴복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람이 갈 길이 아니다.’는 글귀는 요산이 원로 소설가 최해군에게 직접 뽑아준 대표적 구절이다. 또 하나,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은 꼬장꼬장한 정신 속에 깃든 성실과 치열함이다. 작품을 쓰기 위해 식물도감까지 만들 정도였다. 1970년대 후반 요산은 동아대생들에게 “세상에 이름 모를 꽃이 어디있나. 작가 자신이 이름을 모를 뿐이지. 이런 무책임한 표현을 쓰지 말라.”고 일갈했다. 올해 요산문학제 테마는 ‘요산 정신, 새로운 100년을 향하여’다. 지난해 탄생 100년을 맞아 ‘요산은 살아 있다’는 캐치프레이즈의 속편이다. 올 문학제는 창작기금이 신설됐고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이 특징이다. ‘사진으로 보는 요산의 삶과 정신’ 전시회와 요산이 한때 교직에 몸담았던 경남 통영으로 문학기행을 떠나는 것도 이채롭다. 참가 문인단체의 외연도 확대됐다.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한국펜클럽문학회 부산지회 등을 포함해 요산기념사업회가 주관한다. 그러나 문단 내부의 불협화음을 극복하지 못한 점은 옥에 티다. 부산작가회의가 불참하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요산 문학제에 문단이 모두 참여해 최대 규모로 단합을 과시하자는 뜻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지난 12년 동안 요산기념사업을 주관해온 작가회의의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할 수 없게 된 것은 기념사업에 손실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작가회의 측의 불참 선언에 대한 배경이 아직은 정확하게 공개되지는 않은 것 같다. 기념사업회 측은 범 문단의 행사로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작가회의는 기념사업회 측이 문학제의 정체성을 흔든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갈등과 대립은 세상살이의 한 모습일 수도 있다. 그래도 요산 정신이 ‘지역 사회의 소금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숙성되는 가운데 양측 관계자 일부가 서로 돌아앉은 듯한 모습은 협량스럽게 보이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요산의 삶과 정신을 공감하고 실행하는가에 달렸다. 요산 정신은 문학인만 누리는 것보다 보통 사람이 함께 느끼고 실천할 때 감동이 배가 된다. 누구나 요산의 삶을 이야기하고, 요산 문학을 비평할 수도 있어야 ‘요산은 살아 있고, 또 새로운 100년을 향하여’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요산 기념사업회 측이나 작가회의 측이 대승적 견지에서 양보와 포용의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산 정신은 혼탁한 우리 사회에 공명을 주는 곧은 소리이기 때문이다. 박창호 부산도시공사 감사
  • 안산에 국내 최대 예술 창작센터 개관

    국내외 미술작가들의 창작과 연구활동을 지원하게 될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레지던시가 경기 안산시에 문을 연다. 경기문화재단은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부지면적 5만 4545㎡, 건물면적 1만 6225㎡ 규모의 아트레지던시 ‘경기창작센터’를 29일 개관한다. 아트레지던시는 일정한 기간 머물면서 작업을 하거나 문화체험, 전시 등의 활동을 하는 공간을 말한다. 옛 경기도립직업전문학교를 리모델링해 조성한 창작센터는 76개의 창작 스튜디오와 전시실, 작품창고, 공방, 숙소 등 기반시설을 갖췄다. 우선 직업전문학교 7개 동 중 3개 동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개관한 뒤 내년에 남은 4개 동을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센터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와 큐레이터, 미술이론가, 인문학자들을 초청해 작품비평을 제공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비롯해 국제교류, 작품창고, 예술공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지난 15일 입주한 한국작가 16명과 외국작가 8명이 연말까지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개관일부터 나흘간은 권미원, 우테 메타 바우어, 얀빌렘 슈로퍼 등 국내외 미술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2009 레즈아티스 콘퍼런스’를 연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문화마당] 21세기 실학,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학/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21세기 실학,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학/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의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생가 바로 옆에 지난 23일 실학박물관을 개관했다. 실학이란 무엇인가. 실제 현실로서의 역사인가, 아니면 후대의 역사가가 만든 허구로서의 개념인가. 이에 대한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의 수많은 실학에 대한 연구와 논쟁을 통해 도달한 잠정적인 결론은, 실학은 조선왕조의 건국이념인 성리학이 18세기 변화된 현실에 직면하여 여명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새로운 지식 패러다임이라는 점이다. 18세기는 서구에서 근대로의 이행이 본격적으로 일어났던 시기다. 이때 서구에서는 계몽사상이라 불리는 새로운 지식 패러다임이 등장해서 프랑스혁명을 추동하는 동력이 됐다. 이 시대의 화두는 계몽이었다. 칸트는 계몽을 “너 자신이 책임이 있는 미성숙(미숙)함으로부터 벗어남”이라고 정의하고, 이제 인간은 감히 알려고 하는 용기를 갖고 이성적 비판에 근거해서 세계를 인식론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선언하는 ‘순수이성비판’을 썼다. 이 선언은 우주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신혁명을 의미한다. 이는 철학사에서,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우주관이 바뀌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로 말해진다. 같은 시기에 조선에서 성리학이라는 전통사상의 토양 속에서 싹트기 시작한 근대의 사상적 맹아가 바로 실학이다. 성리학은 학문의 목적을 격물치지(格物致知), 곧 세상 만물의 이치를 궁극에까지 파고들어가 확고한 지식에 이르는 것으로 설정했다. 만물의 이치를 깨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마음을 닦아야 하고, 정신수양이 공부의 목적이었다. 여기서 공부란 바깥 사물 그 자체를 아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을 깨끗이 닦아 사물의 이치를 통달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성리학은 학문과 도덕을 일치시켜서 자기 내면을 닦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다스릴 수 있다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았다. 격물치지와 대조가 되는 공부방식이 완물상지(玩物喪志), 곧 하찮은 물건에 집착함으로써 뜻을 잃는 것이다. 이 같은 성리학적 학문관에 따르면, 당위를 배제하고 사물 그 자체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을 탐구하는 근대 과학은 완물상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외부 사물에 대한 지식을 아무리 많이 축적해도 자기 내면에 대한 성찰이 없으면 바른 마음과 지혜가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전통시대 공부가 자기 본성을 깨닫는 위기지학(爲己之學)에 중점을 두었다면, 근대에는 과학을 통해 주로 밖의 사물을 탐구하고 타자를 향하는 위인지학(爲人之學)으로 바뀌었다. 이것이 오늘날 인문학이 삶을 이끄는 지도가 되지 못하고 위기에 봉착한 근본원인이다. 전통시대의 학문이 완물상지를 배격하고 격물치지를 강조했다면, 근대 과학은 ‘격물’에서 ‘완물’로 지식 추구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으로 성립했다. 그러나 사물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를 하지 않고 내면적 성찰에만 빠져 있는 것은 공허하고, 내면적 성찰 없이 바깥 사물에 대한 지식만을 축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탈근대에서는 이 둘의 변증법을 이룩할 수 있는, 완물상지가 아니라 ‘완물치지(玩物致知)’에 이르는 새로운 과학 모델을 세울 필요가 있다. 동아시아의 마음공부와 서양의 자연과학의 융합이 우리시대 학문의 화두가 돼야 한다. 21세기 인문학자들은 18세기 관념화된 성리학을 ‘실사구시의 학’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했던 실학자들의 ‘지나간 미래’를 현재에 다시 되살릴 필요가 있다. 18세기 지식인들의 꿈이 좌절된 이유는 여럿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민중과 함께할 수 있는 실천학문이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남양주시에 건립된 실학박물관이 시민과 함께하는 시민인문학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를 기원한다.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 [내 책을 말한다] 근대 英사회상으로 24일의 한국 조명

    ‘영국, 제국의 초상’(푸른역사 펴냄)은 빅토리아시대 후기 영국 사회의 다양한 내면 풍경을 그림처럼 섬세하게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회구조나 계급관계 같은 거시적 측면보다는 민주주의, 경제 불황, 빈곤, 인종, 여성 문제, 교육, 신앙, 과학 지식 등 미시적인 주제들을 당대 문필가들의 논설을 중심으로 탐색한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세계를 내 나름의 시각으로 재현해 독자 앞에 펼치고 싶었던 것이다. 19세기 말 영국 사회의 풍경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민주주의가 왜 필요한지 되묻는 사람들, 대불황의 원인을 찾는 문필가와 이스트 엔드 빈민가에서 그 시대의 불행을 고민하는 박애주의자며 유대인 이민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이밖에도 집안의 천사 역할을 과감히 벗어던진 신여성과 당대 교육현실에 실망하고 불평하는 지식인들도 등장한다. 영국의 근대화는 전례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의 조건이 충분히 성숙한 가운데서 전개되지 않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전통의 지배가 여전히 강력한 사회에서 자본주의 및 그와 관련된 여러 경제적 변화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비유하면 영국의 근대는 조산에 따른 미숙아의 이미지와 같다. 이 경우 전통은 오히려 근대화의 토양이 되었으며 적대적 관계가 아닌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변모했다. 전통과 혁신, 지속과 변화의 야릇한 공존은 영국 근대사의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빅토리아 시대 후기는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에 영국 근대사의 이러한 특징이 커다란 파열음을 내며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농업 불황기 전통적 지배세력의 급속한 몰락은 그 붕괴 과정의 물살 표면에 떠오른 포말이었다. 전통의 급속한 변화 또는 조락은 19세기 말 영국 사회의 두드러진 현상이었고, 궁극적으로 전통에 기반을 두고 발전해온 영국 제국에 동요를 가져왔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나는 19세기 말 영국 사회의 내면풍경에 직접 다가서기보다는 당대의 대표적인 평론지 논설에서 논란이 된 주제들을 통해 그 풍경을 탐색하는, 다소 우회적인 방법을 택했다. 이 책에서 재현한 사회적 풍경들을 감상하다보면, 독자들은 어느덧 그 풍경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정치적 논란과 불황, 빈곤과 이민자들, 여성 문제에서 시험에 관한 논쟁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도 매우 낯익은 풍경으로 다가온다. 집필과정에서 오늘의 시각을 의도적으로 투영하지는 않았는데도 이 같은 인상을 주는 까닭은 무엇인가. 이는 아마도 다른 사람의 삶의 세계에서 공감 영역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의 경험을 더 넓혀가고자 하는 인문학 특유의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영석 광주대 교수
  • [책꽂이]

    ●감정과 사회학(잭 바바렛 엮음, 박형신 옮김, 이학사 펴냄)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뿐만 아니라 감정도 사회학 연구의 범주로 포함하자고 주장한다. 인간 생활의 산물인 사회와 제도가 감정을 벗어나 움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간 감정을 사회·정치와 같은 공적인 영역으로 옮겨 제도적으로 돌아봤다. 1만 8000원. ●정서란 무엇인가(제롬 케이건 지음, 노승영 옮김, 아카넷 펴냄) 왜 인간은 같은 경험에도 다르게 반응할까, 정서와 언어와 인종과 민족은 어떤 관계를 가질까. 심리학 권위자인 저자는 정서에 대한 과학적이고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 정서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무지를 일깨운다. 2만 4000원. ●기대감소의 시대(폴 크루그먼 지음, 윤태경 옮김, 황금사자 펴냄)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의 1990년대 저서의 세 번째 개정판. 경제 문제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에 따라 국민이 정부에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지 않는 ‘기대 감소’와 경제의 연관성을 밝혔다. 1만 4000원. ●경제성장의 미래(벤저민 M 프리드먼 지음, 안진환 옮김, 현대경제연구원북스 펴냄) 경제학자 벤저민 프리드먼의 최신작. 경제성장의 필요성과 사회에 끼치는 영향, 민주주의와 관계를 탐구한다. 중요성은 알지만 그 이유는 설명하지 못하는 “왜 경제성장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던진다. 3만 8000원. ●사고와 진리에서 태어나는 도시(떼오로드 폴 김 지음, 시대의창 펴냄) 서울의 600년 역사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은 인간과 주거공간에 대한 확실한 개념 없이 경제원리와 부동산 수요 공급에 의한 것이라고 똑떨어지게 지적. 도시를 하나의 유기체, 인격체로 보면서 생성·소멸돼 가는 과정을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제시한다. 1만 9800원.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창비 펴냄) 한국고전번역원 원장이 다산 정약용의 편지를 편역한 네 번째 개정증보판. 초간본은 1979년 발행. 아우 약횡, 기어자홍 스님, 젊은이 변지의에게 보내는 편지, 시집가는 외동딸에게 아내의 비단 치마 속옷에 그려보내준 ‘매조도’ 등이 함께 실렸다. 1만 2000원.
  • [현장 행정]관악구 평생학습중심대학 육성

    [현장 행정]관악구 평생학습중심대학 육성

    최근 회사 사정이 어려워 명예퇴직을 선택한 박모(35·서울 신림동)씨는 자신이 그동안 배운 기술로 작은 정보기술(IT) 관련 벤처기업을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박씨는 사업 아이템과 창업자금을 확보하긴 했어도 ‘정글’이나 다름없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 하지만 서울 관악구가 서울대의 도움으로 다음 달부터 박씨 같은 이들을 위해 ‘벤처기업가 정신 함양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말에 다소나마 마음이 놓였다. 사업 경험이나 노하우가 없어도 이를 전문가들의 강의로 배울 수 있어 창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관악구는 서울대와 지역사회 평생교육을 위한 ‘평생학습중심대학’ 육성사업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실직자 등 소외계층 학습비 면제 평생학습 중심대학이란 지자체와 연계해 노동시장 변화에 따른 지역 주민의 교육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대학을 말한다. 서울대는 지난 7월22일 ‘신규지원’ 사업분야에서 평생학습중심대학으로 선정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1억원 지원을 약속받았다. 서울대가 평생학습중심대학으로 선정됨에 따라 관악구는 1000만원을 추가 지원해 구민에게 ▲벤처기업가 정신 함양과정 등 전문인력 양성과정 ▲한국홍보전문가 양성과정 등 잠재인력 발굴과정 ▲인문학 교양강좌 등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교육과정 등을 운영하기로 했다. 커리큘럼은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 4개월간 운영되며, 모든 과정은 관악구민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특히 실직자 및 저소득층, 65세이상 노인, 이주여성 등 교육 소외계층에게는 학습비를 전액 면제해 줄 방침이다. 허원무 교육지원과장은 “취업지원 프로그램인 평생학습 과정을 통해 폭 넓은 자기계발뿐 아니라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주민의 취업기회 확대와 평생교육 붐 조성을 위해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미술경영전문가 과정 일자리 창출 두각 이와 별도로 관악구는 이미 2005년부터 서울대와 손잡고 지역사회를 이끌 전문가 육성을 위해 ‘학·관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라는 우수 교육인프라를 활용해 리더십, 미술경영 등 다른 자치구와 차별화된 최고 수준의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고 구는 설명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새로운 분야’라 할 수 있는 미술관 경영 전문가를 길러내는 ‘미술경영전문가 아카데미’ 등이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구는 서울대 사범대학·공과대학·미술관·규장각 등과 함께 지역리더십혁신과정, 주말물리학교실 등 10개의 협력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구의 학·관 협력사업은 2020년까지 구를 전국 최고의 ‘교육특구’로 육성하겠다는 ‘관악 에듀밸리 2020’ 프로젝트의 하나다. 세계적 수준의 과학교육관을 설립하고 교육컨설팅 및 환경관련 산업을 육성해 구의 브랜드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박용래 구청장 권한대행은 “국내 최고 수준의 교육인프라인 서울대와 함께 협력해 우리구를 미국의 보스턴이나 영국의 옥스퍼드 같은 세계적 교육도시로 육성하겠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백제 멸망시기 8세기 중반~ 9세기 초로 봐야”

    백제사를 7세기 후반 한반도에서의 멸망 시점이 아니라 백제 유민들이 당나라 요동의 건안고성(建安故城)에서 재건한 왕국이 발해에 병합된 8세기 중반 내지 9세기 초반까지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도학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유적학과 교수는 20일 “당은 보장왕을 수반으로 한 고구려 유민들을 요동에 거주시켰고, 이 집단이 소(小)고구려의 기원이 됐다. 당이 웅진도독 부여웅을 수반으로 하는 백제 유민 집단을 건안의 고성으로 이주시킨 것도 이와 유사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건안고성에서 존속된 백제 유민 집단도 소백제로서 역사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제의 멸망시점은 31대 의자왕이 나당군에 항복한 660년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이 교수는 당이 백제에 설치한 행정관청 웅진도독부를 백제부흥운동의 연장선상으로 파악해 웅진도독부가 신라의 공격으로 해체된 672년을 백제사의 종지부로 주장해 왔는데 이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한 근거로 ‘삼국사기’와 중국 역사서 ‘구당서’ ‘신당서’에 기록된 “그 땅(백제)은 이미 신라·발해말갈에게 분할되어 국계(國系)가 끊기고 말았다.”는 구절을 지목했다. 백제 영역이 신라로 넘어간 건 맞지만 발해말갈로 분할되었다는 내용은 기존의 통념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어서 이 구절은 오류로 간주돼 왔다. 하지만 당나라는 676년 건안고성에 웅진도독부를 설치해 유민들을 모여살게 하고, 이듬해 백제의 태자 부여웅을 웅진도독 대방군왕에 봉해 통치하게 했다. 이 교수는 “부여융은 조부인 무왕이나 부왕인 의자왕이 당으로부터 부여받았던 대방군왕 관작(官爵)을 동일하게 습봉하였다.”면서 “실질적인 독립국은 아니더라도 명목상 백제 왕국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건안고성에 재건된 백제는 언제까지 존속했을까. 이 교수는 “이 문제는 발해의 요동 지배시점과 맞물려 있다. 건안고성의 백제 왕국은 8세기 중반이나 9세기 초반 어느 때 요동 지역으로 세력을 뻗친 발해에 병합되었다.”면서 “‘삼국사기’등 사서에 기록된 ‘발해말갈에 분할되었다’는 구절은 이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 ‘당에서 재건된 백제’를 다음달 6일 부산 경성대 인문학연구소가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인문학, 세상을 읽다

    거시적인 시선은, 비유하자면 독수리와 낙타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독수리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니 지상 전체를 쉽게 개괄한다. 낙타는 항상 먼 곳을 응시하기 때문에 시력이 좋다. 인간 시력의 12배 이상으로, 5㎞ 밖에 있는 자동차 번호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거시적으로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대인들은 눈앞의 이익, 단기적 이익만을 바라보고 뛰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계화된 환경에서는 그 거대한 사회규모가 인간의 감각 범위를 넘어선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예전에는 작은 사회에 갇혀 사는 사람을 가리켰다면, 세계화된 세상은 현대인들을 또 다른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고 있다. 사회규모가 너무 커져버린 까닭에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거시적으로 개괄하는 하는 일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인문학, 세상을 읽다’(인물과사상사 펴냄)는 우리 시대의 주요 문제들을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그 근본적인 이유들을 인문적으로 풀어낸다. 즉 청년 실업, 민주주의의 퇴조, 경제 위기, 미디어 문제 등을 역사적·철학적으로 본다는 의미이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보자. 가장 많이 회자된 위기의 원인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였다. 왜 부실해졌는가? 미국 은행들이 무분별하게 대출했기 때문이다. 미국 은행들은 왜 그랬나? 서민 경제가 그렇게 어려워질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경제 위기는 극소수의 미국 은행 대출담당자들의 무지(無知) 때문인가. 피상적인 원인들만 파헤쳐서는 이런 허무한 결론에 도달하기 십상이다. 진짜 이유는 이윤율 저하, 빈부 격차, 경제거품 등을 발생시키는 자본주의 경제 구조 자체에 있다. 구조적 모순은 산업자본주의에서 금융자본주의로 이전되면서 더욱 심화됐다. 지금은 세계 각국의 경제 공조와 경기부양책 덕에 위기를 벗어난 듯하지만, 경제 구조 자체가 변하지 않는 한 조만간 다시 심각한 경제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문제도 철학적으로 보면, ‘자연 그 자체’인 땅을 개인이 소유한다는 낯선 개념이다. 그러나 부동산의 영향력은 경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쌀과 고기의 정치로 변질됐고, 사람보다는 재산을 우선시하는 풍토의 중심에서 남녀의 연애관과 결혼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의 정치인들은 자신이 당선되면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럴 수 없다. 정치 영역은 국가 경계 안에 있지만, 경제 영역은 이미 국가의 틀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시장의 힘에 대한 정치권의 무능력 때문에, 국가는 일자리를 나누어줄 수도,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도 없다. 세상을 보다 정확히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거시적으로 바라보라. 박 민 영 문화평론가
  • “대학은 지역사회와 적극 교류해야”

    “대학 교수들이 시민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는 게 흥미롭다.” 16일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 대학총장 포럼에 참가한 폴 웨블리 영국 런던대학교 아시아·아프리카대 총장은 한국에 부는 인문학 열풍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전날 기자와 만나 대학이 상아탑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교류하고 적극적으로 언론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웨블리 총장은 “역사, 철학, 문학 등 인문학을 배우면 물질적 행복보다 정신적 행복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면서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것”이라며 인문학의 열기를 분석했다. 그는 “자원을 다 써버린 끝에 멸망한 남태평양 이스터 문명의 역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고민하는 것처럼 인문학은 과거를 거울 삼아 미래를 준비하게 하는 학문”이라고 평가했다. 총장 취임 이후 해마다 한국을 찾고 있는 그는 올해 한국방문이 네번째다. 이날 포럼에서는 ‘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한 대학의 역할’을 주제로 연설했다. 날로 시장화, 기업화되고 있는 대학에 대해 웨블리 총장은 “변화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0년 전 영국의 대학은 공공서비스 기관이었지만 지금은 비즈니스 기업에 가깝게 변했다.”면서 “당시에는 학교 재정의 대부분을 정부에 의존했으나 현재는 정부보조금이 25%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교육의 질을 높여 더 많은 학생과 교수진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한다. 그러나 웨블리 총장은 대학이 기술적으로 숙련된 인력을 배출하는 ‘직업 학교’로 전락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학은 세부적인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학식과 지혜, 판단력과 사고력을 길러주는 곳”이라면서 “학생들이 끊임없이 지적 호기심을 느낄 수 있도록 자극하는 것이 대학 본연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대학의 한국학과는 언어와 문학뿐 아니라 정치, 법학, 역사 등을 전공한 최고 수준의 교수진 13명을 갖추고 있다.”면서 “학생들의 한류 열풍도 대단해 해마다 한국을 배우겠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13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6년 전 필리핀에서 가덕도로 시집 온 로슬린. 행복했던 시간은 잠시, 간경화로 쓰러진 남편은 5년 투병 끝에 로슬린과 아들 현우만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열다섯에 고향을 떠나 한국으로 시집 온 탓에 고향에 못간 지 15년이 된 로슬린. 현우와 엄마의 소원은 외갓집, 필리핀에 가는 것인데…. ●1 대 100(KBS2 오후 9시) 첫 번째 도전자는 예리한 판단력의 소유자이자 정신건강 지킴이의 선두주자인 정신과 전문의 표진인. 조용하게 100인을 제압하는 그의 퀴즈실력은 과연 어떨까? 두 번째 도전자는 일과 가정 모두 완벽한 재치만점의 대한민국 대표 아줌마 연기자 최란이다. 그녀는 5000만원을 거머쥘 퀴즈여왕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선덕여왕(MBC 오후 9시55분) 미실은 비담과 칠숙을 데리고 서라벌을 벗어나 청유를 떠난다. 춘추가 보량과 혼인한다고 하자 세종측과 설원측은 서로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상대를 질시하고 군사를 은밀히 모아 경계를 하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진다. 덕만은 미실이 현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그 저의를 파악하려 분주해진다. ●문화가 중계(SBS 낮 12시30분) 제임스 전의 모던발레 ‘she, 지젤’이 새로운 형식과 스토리로 재탄생했다. 사랑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질투와 배신 그리고 화해와 용서. 연약한 여인 지젤에서 벗어나 굴곡진 인생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하는 지젤을 만나본다. 이번 공연은 2009년 8월28일,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공연된 내용이다. ●공부의 왕도(EBS 오후 10시40분) 9월 평가원 모의고사 78점. 어떤 방법을 써도 떨어지기만 하던 언어영역 성적. 언어영역 성적을 올리기 위해 서울대학교 인문학부 김도균군이 선택한 방법은 오답노트 만들기. 약간은 생소한 언어 오답노트. 두 달 만에 언어영역 20점을 올린 김도균군은 과연 어떻게 오답노트를 만들고 활용했을까? ●세계 세계인<친환경 교통 ‘가시권’>(YTN 오전 10시30분) 친 환경 교통수단이 싱가포르 도로에서 차세대 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교통수단에 비해 공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데다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을 위해 조사단까지 꾸려 그 도입 가능성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 국내 첫 게임학 박사탄생

    국내 첫 게임학 박사탄생

    우리나라 최초의 게임학 박사가 탄생했다. 상명대학교는 11일 “대학원 컴퓨터과학과 게임학 전공 윤형섭(43)씨가 ‘다중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의 재미 평가 모델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게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밝혔다. 인문학, 공학 등에서 게임과 관련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경우는 있었지만, 정식으로 게임학 박사가 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금천구 “예술혼으로 도심 재생”

    금천구 “예술혼으로 도심 재생”

    서울 서남부 지역의 ‘도심재생’을 이끌 문화예술의 인큐베이터가 독산동에 문을 열었다. 서울시에서 남산창작센터, 서교예술실험센터에 이은 세번째 창작공간이어서 문화예술 활동에 목말라하던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금천구는 지난 7일 독산1동 333-7에 신개념 복합예술 창작공간 ‘금천예술공장(3070㎡)’을 개관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개관식에는 라진구 행정1부시장을 비롯, 한인수 구청장 등 주민 300여명이 참석해 새로운 예술공간의 탄생을 축하했다. ●공장 부지 개조해 주민과 예술 소통 금천예술공장이 들어선 땅은 1978년에는 전화기코일 공장이, 1991년부터는 인쇄공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지하1층, 지상3층 규모인 이곳은 기존 인쇄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스튜디오 22곳, 공동작업실 2곳, 공연장 등을 갖추었다. 금천예술공장은 다른 창작스튜디오와 달리 시각예술과 공연·실험예술, 글로컬(Glocal) 미학 등 연관 분야와 이론 분야까지 폭을 넓혔다. 이로써 예술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도모하는 새로운 실험들을 진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지역과 세계를 잇는 국제적 예술성을 구현할 수 있는 14개팀(개인작가 9명·그룹 5개팀)의 입주작가를 선정했다. 이미 예술공장 내·외부에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실시해 입주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개관 당일에도 입주 작가들의 참여로 작가와의 만남, 개막 연극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치렀다. 앞으로 이곳은 시각예술, 설치영상, 공연·실험예술, 이론·비평·과학·인문학, 도시·자연미학, 글로벌 미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장르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평 문화체육과장은 “이곳에서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이뤄내 문화예술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한국형 예술공장(Art Factory)’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파리 오르세 미술관이 대표적 폐쇄된 철도역사를 개조한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이나 재개발 지역에 세운 일본 도쿄의 모리타워·미드타운 등이 대표적 예술공장이다. 이런 곳을 통해 예술이 도심활성화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금천예술공장 또한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서남권 지역을 비즈니스, 환경, 문화가 조화된 새로운 거점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서울시와 금천구의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다. 이러한 도심재생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지난 8일 구에서는 ‘세계적인 창작공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전망’이란 주제로 개관기념 국제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한인수 구청장은 “스튜디오, 공연장, 세미나실, 작업실 등 다양한 예술창작공간을 갖추고 있어 문화인프라가 부족한 금천 주민들에게 예술에 대한 갈증을 다소나마 풀어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금천구를 경제와 예술이 조화를 이룬 명품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뉴스다큐 시선]추억 묻어나는 전국 헌책방 거리

    [뉴스다큐 시선]추억 묻어나는 전국 헌책방 거리

    1970~198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며 전국적으로 형성됐던 헌책방 거리는 도시개발 과정에서 서서히 사라져 갔다. 하지만 돈이 궁했던 시기, 서민들의 추억을 품고 수십년째 이어져 내려오는 헌책방 골목은 아직도 많다. 부산의 ‘보수동 책방골목’은 대표적인 헌책방 거리다. 1950년 6·25전쟁 직후 상권이 형성된 이래 50년째 ‘영업중’이다. 피란민들이 가져온 책과 부산에 주둔했던 미군에게서 얻은 영어잡지 등을 지역민들이 판매하면서 보수동 헌책방 골목은 시작됐다. 전성기인 1980년대에는 70여개나 되는 헌책방이 들어서 고서와 소설, 참고서를 구입하러 나온 시민들을 맞았다. 1990년대 이후 새 책을 선호하는 경향과 인터넷서점의 등장으로 골목 내 서점 20여개가 문을 닫는 등 어려움도 겪었다. 하지만 2004년부터 열리고 있는 ‘책방골목 문화행사’는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 번영회의 양수성 총무는 “구청이 책방골목 내 7층 규모의 책 문화관을 내년 6월 안에 완공하기로 했다.”면서 “문화관이 지어지면 지역 명물로 자리잡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의 송림동과 금천동 일대의 ‘배다리 지역’에도 30여년 된 헌책방 6곳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부터 매년 5월 ‘배다리를 가꾸는 인천시민모임’이 ‘배다리 문화축전’을 연다. 헌책 벼룩시장과 시 낭송회, 인문학 강의 등 다채로운 행사로 채워진다. 전주의 동문거리도 한때 20개가 넘는 중고서적 가게가 들었던 이름난 헌책방 골목이었다. 지금은 4곳의 헌책방만 남아 명맥을 잇고 있다. 동대구역 인근 남문시장에도 제일서점 등 50년이 넘은 헌책방 20여곳이 남아 있다. 서울 평화시장과 대전 원동, 충북 청주의 중앙시장 안에 있는 헌책방 골목은 수십년째 지역 명물로 남아 있다.
  • [6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피아노 치는 아내와 트럼펫을 부는 러시아 남편은 음악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아내는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 남편은 자상하고 부드러운 선생님이다. 오랜만에 장모님과 가족 나들이를 나선 드미트리씨 가족. 계획을 세우고 함께 마음을 다지는 드미트리 부부의 한국살이를 엿본다. ●1 대 100(KBS2 오후 9시) 첫 번째 도전자, 기막힌 재치와 순발력의 소유자. 예쁜이 개그우먼 김효진. 똑 부러지는 실력으로 100인들을 장악할 수 있을까? 두 번째 도전자, 예심점수 1등. 퀴즈계의 숨은 실력자, KT기업고객 부분 박상흠. 과연 5000만원의 주인공은 탄생할 것인가? 눈을 뗄 수 없는 팽팽한 퀴즈대결이 펼쳐진다. ●선덕여왕(MBC 오후 9시55분) 안강성 폭도가 된 백성들이 덕만의 도움으로 땅을 얻고 개간하기로 약속했으나 모두 도망치는 일이 벌어진다. 자신의 신뢰를 저버린 촌주의 목을 베면서 무한한 안타까움을 보였던 덕만. 하지만 이내 백성들은 제자리를 찾는다. 한편 진평왕은 자신의 병세가 심해짐을 느끼고 덕만의 혼사를 서두르는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25분) 1t 탑차에 갓난아이를 포함한 여섯 가족이 6개월째 살고 있다. 트럭에 사는 4살 유빈이가 하는 일이라곤 심심하면 도로에서 자전거 타기, 수 틀리면 발악에 몸부림치고 맘 안 내키면 맨발로 줄행랑은 기본인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반복되는 무질서, 무규칙한 일상. 당장 생활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공부의 왕도(EBS 오후 10시40분) 서울대 인문학부 1학년 정은지는 부일 외국어고등학교에서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았다. 밤을 새워 공부해도 오르지 않던 성적을 단번에 올린 비법은 바로 가르치듯 공부하기. 가르쳐 보는 것이 효과적인 공부가 될 수 있을까? 정은지만의 비법을 알아본다. ●스페셜-두 바퀴의 녹색혁명(YTN 오전 10시25분) 자전거 시대의 개막과 함께 자전거 시장을 선점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도 치열하다. 독일에서는 자전거를 이용한 관광산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첨단 자전거의 개발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기술력과 자전거로 녹색성장을 이끌 수 있었던 비밀을 공개한다.
  • 홀대받는 수학

    홀대받는 수학

    대학 입학때까지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대접받는 수학이 학교 밖에선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 예산 등에서 다른 학문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4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연구개발(R&D) 예산 중 기술 분류별 연구개발비 비중에서 수학은 0.25%에 불과했다. 물리학(0.93%), 화학(6.03%), 지구과학(1%) 등과 적어도 4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심지어 인문학 중 언어학(0.2%), 사회·인류학(0.2%), 미디어·커뮤니케이션(0.28%), 경영학(0.29%)의 연구개발비 비중과 비슷했다. 국가차원의 수학연구체계가 부실하다는 근거는 국내 수학관련 연구소 현황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국내 수학관련 정부출연기관으로는 고등과학원(KIAS)과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뿐이며 대학 부설연구소, 산업체 등은 유명무실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유일 수학전문 연구기관인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연구원은 40여명에 불과했으며 그마저도 시끄러운 도심 상가 건물 3층의 몇 평 남짓한 사무실을 쓸 정도로 초라하다. 그 결과 수학 분야의 과학기술논문색인(SCI) 실적도 다른 분야와 큰 격차를 보이며 저조했다. 2008년 12월 발표된 국가연구개발 성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과학기술 분류별 SCI 발표논문 건수 중 수학은 총 440건으로 전체의 1.9%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물리학은 10%(2321건), 화학은 6%(1395건), 생명과학은 12.1%(2798건)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과학기술분야 선진국인 미국은 수학을 비중있게 인식하고 있었다. 미국과학재단(NSF)의 2008년 연구비 예산의 비중을 보면 수학은 18.1%로 화학(16.6%)보다 크고 천문학(18.7%), 물리학(21.5%)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수학이 보편적으로 공학, 기술, 생산 등 모든 과학기술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김정한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소장은 “수학이 다른 자연과학분야처럼 기계적 장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예산이 투입된다고 해도, 2014년 국제수학자대회를 개최하는 국가로 믿기지 않을 만큼 우리나라의 수학 연구에 대한 지원이 부실하다.”고 말했다. 이우영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도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는 시시때때로 떠오르고 있는 수학의 다양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1동네 1인문학’ 특강 뜬다

    서대문구가 한국자치학회와 공동으로 오는 5일부터 ‘동네 인문학 강좌’를 시작한다. 11개 동 자치회관에서 대학교수로 이뤄진 우수한 강사진을 초빙해 ‘1동네 1인문학’ 특강을 운영하는 것이다.이 강의는 취미·여가 중심의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을 지양하고 동네를 기반으로 주민들이 삶에 대한 지혜를 함께 터득해 살기 좋은 공동체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강의는 3개월에 걸쳐 철학, 사학, 문학, 여성학, 종교학 등 총 12개 강좌로 구성된다. 수강자에게는 강좌 종료 후 ‘동네 인문학 수료증’을 수여한다. 구청이나 시청 등에서 일회성 특강 형식으로 저명한 교수들을 초빙하여 강의를 듣는 경우는 있었지만, 동네를 단위로 한 인문학 기획 강의는 서대문구가 자치구 중 처음 실시하는 것이다.강좌를 기획한 한국자치학회 정성관 교수는 “동네 인문학은 우리 사회의 아름다운 미래가 담보되는 반가운 현상”이라면서 “인문학 강좌가 동네마다 특성화돼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동네 인문학 강좌는 단순 강좌가 아니라 강의가 끝난 후에 함께 식사를 하고 차도 마시며, 더러는 교수나 수강생 가정을 방문해 친교를 나누는 등 ‘마을 공동체’ 형성의 계기가 되도록 운영한다. 특히 강좌 기간에 수강생들을 위해 동네를 돌면서 ‘음악 만들기 앙상블’이 연주하는 작은 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가을의 정취를 담은 실내악을 격조 높은 연주자들의 연주로 동네 한쪽에서 직접 듣는 것이다. 권중은 자치행정과장은 “전국의 자치회관에 인문학의 향기가 퍼져나갈 수 있도록 ‘동네 인문학’ 모델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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