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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책을 말한다] 인문학, 세상을 읽다

    거시적인 시선은, 비유하자면 독수리와 낙타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독수리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니 지상 전체를 쉽게 개괄한다. 낙타는 항상 먼 곳을 응시하기 때문에 시력이 좋다. 인간 시력의 12배 이상으로, 5㎞ 밖에 있는 자동차 번호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거시적으로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대인들은 눈앞의 이익, 단기적 이익만을 바라보고 뛰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계화된 환경에서는 그 거대한 사회규모가 인간의 감각 범위를 넘어선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예전에는 작은 사회에 갇혀 사는 사람을 가리켰다면, 세계화된 세상은 현대인들을 또 다른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고 있다. 사회규모가 너무 커져버린 까닭에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거시적으로 개괄하는 하는 일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인문학, 세상을 읽다’(인물과사상사 펴냄)는 우리 시대의 주요 문제들을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그 근본적인 이유들을 인문적으로 풀어낸다. 즉 청년 실업, 민주주의의 퇴조, 경제 위기, 미디어 문제 등을 역사적·철학적으로 본다는 의미이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보자. 가장 많이 회자된 위기의 원인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였다. 왜 부실해졌는가? 미국 은행들이 무분별하게 대출했기 때문이다. 미국 은행들은 왜 그랬나? 서민 경제가 그렇게 어려워질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경제 위기는 극소수의 미국 은행 대출담당자들의 무지(無知) 때문인가. 피상적인 원인들만 파헤쳐서는 이런 허무한 결론에 도달하기 십상이다. 진짜 이유는 이윤율 저하, 빈부 격차, 경제거품 등을 발생시키는 자본주의 경제 구조 자체에 있다. 구조적 모순은 산업자본주의에서 금융자본주의로 이전되면서 더욱 심화됐다. 지금은 세계 각국의 경제 공조와 경기부양책 덕에 위기를 벗어난 듯하지만, 경제 구조 자체가 변하지 않는 한 조만간 다시 심각한 경제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문제도 철학적으로 보면, ‘자연 그 자체’인 땅을 개인이 소유한다는 낯선 개념이다. 그러나 부동산의 영향력은 경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쌀과 고기의 정치로 변질됐고, 사람보다는 재산을 우선시하는 풍토의 중심에서 남녀의 연애관과 결혼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의 정치인들은 자신이 당선되면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럴 수 없다. 정치 영역은 국가 경계 안에 있지만, 경제 영역은 이미 국가의 틀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시장의 힘에 대한 정치권의 무능력 때문에, 국가는 일자리를 나누어줄 수도,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도 없다. 세상을 보다 정확히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거시적으로 바라보라. 박 민 영 문화평론가
  • [13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6년 전 필리핀에서 가덕도로 시집 온 로슬린. 행복했던 시간은 잠시, 간경화로 쓰러진 남편은 5년 투병 끝에 로슬린과 아들 현우만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열다섯에 고향을 떠나 한국으로 시집 온 탓에 고향에 못간 지 15년이 된 로슬린. 현우와 엄마의 소원은 외갓집, 필리핀에 가는 것인데…. ●1 대 100(KBS2 오후 9시) 첫 번째 도전자는 예리한 판단력의 소유자이자 정신건강 지킴이의 선두주자인 정신과 전문의 표진인. 조용하게 100인을 제압하는 그의 퀴즈실력은 과연 어떨까? 두 번째 도전자는 일과 가정 모두 완벽한 재치만점의 대한민국 대표 아줌마 연기자 최란이다. 그녀는 5000만원을 거머쥘 퀴즈여왕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선덕여왕(MBC 오후 9시55분) 미실은 비담과 칠숙을 데리고 서라벌을 벗어나 청유를 떠난다. 춘추가 보량과 혼인한다고 하자 세종측과 설원측은 서로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상대를 질시하고 군사를 은밀히 모아 경계를 하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진다. 덕만은 미실이 현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그 저의를 파악하려 분주해진다. ●문화가 중계(SBS 낮 12시30분) 제임스 전의 모던발레 ‘she, 지젤’이 새로운 형식과 스토리로 재탄생했다. 사랑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질투와 배신 그리고 화해와 용서. 연약한 여인 지젤에서 벗어나 굴곡진 인생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하는 지젤을 만나본다. 이번 공연은 2009년 8월28일,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공연된 내용이다. ●공부의 왕도(EBS 오후 10시40분) 9월 평가원 모의고사 78점. 어떤 방법을 써도 떨어지기만 하던 언어영역 성적. 언어영역 성적을 올리기 위해 서울대학교 인문학부 김도균군이 선택한 방법은 오답노트 만들기. 약간은 생소한 언어 오답노트. 두 달 만에 언어영역 20점을 올린 김도균군은 과연 어떻게 오답노트를 만들고 활용했을까? ●세계 세계인<친환경 교통 ‘가시권’>(YTN 오전 10시30분) 친 환경 교통수단이 싱가포르 도로에서 차세대 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교통수단에 비해 공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데다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을 위해 조사단까지 꾸려 그 도입 가능성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 국내 첫 게임학 박사탄생

    국내 첫 게임학 박사탄생

    우리나라 최초의 게임학 박사가 탄생했다. 상명대학교는 11일 “대학원 컴퓨터과학과 게임학 전공 윤형섭(43)씨가 ‘다중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의 재미 평가 모델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게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밝혔다. 인문학, 공학 등에서 게임과 관련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경우는 있었지만, 정식으로 게임학 박사가 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금천구 “예술혼으로 도심 재생”

    금천구 “예술혼으로 도심 재생”

    서울 서남부 지역의 ‘도심재생’을 이끌 문화예술의 인큐베이터가 독산동에 문을 열었다. 서울시에서 남산창작센터, 서교예술실험센터에 이은 세번째 창작공간이어서 문화예술 활동에 목말라하던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금천구는 지난 7일 독산1동 333-7에 신개념 복합예술 창작공간 ‘금천예술공장(3070㎡)’을 개관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개관식에는 라진구 행정1부시장을 비롯, 한인수 구청장 등 주민 300여명이 참석해 새로운 예술공간의 탄생을 축하했다. ●공장 부지 개조해 주민과 예술 소통 금천예술공장이 들어선 땅은 1978년에는 전화기코일 공장이, 1991년부터는 인쇄공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지하1층, 지상3층 규모인 이곳은 기존 인쇄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스튜디오 22곳, 공동작업실 2곳, 공연장 등을 갖추었다. 금천예술공장은 다른 창작스튜디오와 달리 시각예술과 공연·실험예술, 글로컬(Glocal) 미학 등 연관 분야와 이론 분야까지 폭을 넓혔다. 이로써 예술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도모하는 새로운 실험들을 진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지역과 세계를 잇는 국제적 예술성을 구현할 수 있는 14개팀(개인작가 9명·그룹 5개팀)의 입주작가를 선정했다. 이미 예술공장 내·외부에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실시해 입주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개관 당일에도 입주 작가들의 참여로 작가와의 만남, 개막 연극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치렀다. 앞으로 이곳은 시각예술, 설치영상, 공연·실험예술, 이론·비평·과학·인문학, 도시·자연미학, 글로벌 미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장르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평 문화체육과장은 “이곳에서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이뤄내 문화예술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한국형 예술공장(Art Factory)’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파리 오르세 미술관이 대표적 폐쇄된 철도역사를 개조한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이나 재개발 지역에 세운 일본 도쿄의 모리타워·미드타운 등이 대표적 예술공장이다. 이런 곳을 통해 예술이 도심활성화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금천예술공장 또한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서남권 지역을 비즈니스, 환경, 문화가 조화된 새로운 거점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서울시와 금천구의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다. 이러한 도심재생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지난 8일 구에서는 ‘세계적인 창작공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전망’이란 주제로 개관기념 국제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한인수 구청장은 “스튜디오, 공연장, 세미나실, 작업실 등 다양한 예술창작공간을 갖추고 있어 문화인프라가 부족한 금천 주민들에게 예술에 대한 갈증을 다소나마 풀어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금천구를 경제와 예술이 조화를 이룬 명품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뉴스다큐 시선]추억 묻어나는 전국 헌책방 거리

    [뉴스다큐 시선]추억 묻어나는 전국 헌책방 거리

    1970~198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며 전국적으로 형성됐던 헌책방 거리는 도시개발 과정에서 서서히 사라져 갔다. 하지만 돈이 궁했던 시기, 서민들의 추억을 품고 수십년째 이어져 내려오는 헌책방 골목은 아직도 많다. 부산의 ‘보수동 책방골목’은 대표적인 헌책방 거리다. 1950년 6·25전쟁 직후 상권이 형성된 이래 50년째 ‘영업중’이다. 피란민들이 가져온 책과 부산에 주둔했던 미군에게서 얻은 영어잡지 등을 지역민들이 판매하면서 보수동 헌책방 골목은 시작됐다. 전성기인 1980년대에는 70여개나 되는 헌책방이 들어서 고서와 소설, 참고서를 구입하러 나온 시민들을 맞았다. 1990년대 이후 새 책을 선호하는 경향과 인터넷서점의 등장으로 골목 내 서점 20여개가 문을 닫는 등 어려움도 겪었다. 하지만 2004년부터 열리고 있는 ‘책방골목 문화행사’는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 번영회의 양수성 총무는 “구청이 책방골목 내 7층 규모의 책 문화관을 내년 6월 안에 완공하기로 했다.”면서 “문화관이 지어지면 지역 명물로 자리잡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의 송림동과 금천동 일대의 ‘배다리 지역’에도 30여년 된 헌책방 6곳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부터 매년 5월 ‘배다리를 가꾸는 인천시민모임’이 ‘배다리 문화축전’을 연다. 헌책 벼룩시장과 시 낭송회, 인문학 강의 등 다채로운 행사로 채워진다. 전주의 동문거리도 한때 20개가 넘는 중고서적 가게가 들었던 이름난 헌책방 골목이었다. 지금은 4곳의 헌책방만 남아 명맥을 잇고 있다. 동대구역 인근 남문시장에도 제일서점 등 50년이 넘은 헌책방 20여곳이 남아 있다. 서울 평화시장과 대전 원동, 충북 청주의 중앙시장 안에 있는 헌책방 골목은 수십년째 지역 명물로 남아 있다.
  • [6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피아노 치는 아내와 트럼펫을 부는 러시아 남편은 음악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아내는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 남편은 자상하고 부드러운 선생님이다. 오랜만에 장모님과 가족 나들이를 나선 드미트리씨 가족. 계획을 세우고 함께 마음을 다지는 드미트리 부부의 한국살이를 엿본다. ●1 대 100(KBS2 오후 9시) 첫 번째 도전자, 기막힌 재치와 순발력의 소유자. 예쁜이 개그우먼 김효진. 똑 부러지는 실력으로 100인들을 장악할 수 있을까? 두 번째 도전자, 예심점수 1등. 퀴즈계의 숨은 실력자, KT기업고객 부분 박상흠. 과연 5000만원의 주인공은 탄생할 것인가? 눈을 뗄 수 없는 팽팽한 퀴즈대결이 펼쳐진다. ●선덕여왕(MBC 오후 9시55분) 안강성 폭도가 된 백성들이 덕만의 도움으로 땅을 얻고 개간하기로 약속했으나 모두 도망치는 일이 벌어진다. 자신의 신뢰를 저버린 촌주의 목을 베면서 무한한 안타까움을 보였던 덕만. 하지만 이내 백성들은 제자리를 찾는다. 한편 진평왕은 자신의 병세가 심해짐을 느끼고 덕만의 혼사를 서두르는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25분) 1t 탑차에 갓난아이를 포함한 여섯 가족이 6개월째 살고 있다. 트럭에 사는 4살 유빈이가 하는 일이라곤 심심하면 도로에서 자전거 타기, 수 틀리면 발악에 몸부림치고 맘 안 내키면 맨발로 줄행랑은 기본인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반복되는 무질서, 무규칙한 일상. 당장 생활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공부의 왕도(EBS 오후 10시40분) 서울대 인문학부 1학년 정은지는 부일 외국어고등학교에서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았다. 밤을 새워 공부해도 오르지 않던 성적을 단번에 올린 비법은 바로 가르치듯 공부하기. 가르쳐 보는 것이 효과적인 공부가 될 수 있을까? 정은지만의 비법을 알아본다. ●스페셜-두 바퀴의 녹색혁명(YTN 오전 10시25분) 자전거 시대의 개막과 함께 자전거 시장을 선점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도 치열하다. 독일에서는 자전거를 이용한 관광산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첨단 자전거의 개발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기술력과 자전거로 녹색성장을 이끌 수 있었던 비밀을 공개한다.
  • 홀대받는 수학

    홀대받는 수학

    대학 입학때까지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대접받는 수학이 학교 밖에선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 예산 등에서 다른 학문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4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연구개발(R&D) 예산 중 기술 분류별 연구개발비 비중에서 수학은 0.25%에 불과했다. 물리학(0.93%), 화학(6.03%), 지구과학(1%) 등과 적어도 4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심지어 인문학 중 언어학(0.2%), 사회·인류학(0.2%), 미디어·커뮤니케이션(0.28%), 경영학(0.29%)의 연구개발비 비중과 비슷했다. 국가차원의 수학연구체계가 부실하다는 근거는 국내 수학관련 연구소 현황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국내 수학관련 정부출연기관으로는 고등과학원(KIAS)과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뿐이며 대학 부설연구소, 산업체 등은 유명무실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유일 수학전문 연구기관인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연구원은 40여명에 불과했으며 그마저도 시끄러운 도심 상가 건물 3층의 몇 평 남짓한 사무실을 쓸 정도로 초라하다. 그 결과 수학 분야의 과학기술논문색인(SCI) 실적도 다른 분야와 큰 격차를 보이며 저조했다. 2008년 12월 발표된 국가연구개발 성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과학기술 분류별 SCI 발표논문 건수 중 수학은 총 440건으로 전체의 1.9%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물리학은 10%(2321건), 화학은 6%(1395건), 생명과학은 12.1%(2798건)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과학기술분야 선진국인 미국은 수학을 비중있게 인식하고 있었다. 미국과학재단(NSF)의 2008년 연구비 예산의 비중을 보면 수학은 18.1%로 화학(16.6%)보다 크고 천문학(18.7%), 물리학(21.5%)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수학이 보편적으로 공학, 기술, 생산 등 모든 과학기술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김정한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소장은 “수학이 다른 자연과학분야처럼 기계적 장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예산이 투입된다고 해도, 2014년 국제수학자대회를 개최하는 국가로 믿기지 않을 만큼 우리나라의 수학 연구에 대한 지원이 부실하다.”고 말했다. 이우영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도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는 시시때때로 떠오르고 있는 수학의 다양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1동네 1인문학’ 특강 뜬다

    서대문구가 한국자치학회와 공동으로 오는 5일부터 ‘동네 인문학 강좌’를 시작한다. 11개 동 자치회관에서 대학교수로 이뤄진 우수한 강사진을 초빙해 ‘1동네 1인문학’ 특강을 운영하는 것이다.이 강의는 취미·여가 중심의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을 지양하고 동네를 기반으로 주민들이 삶에 대한 지혜를 함께 터득해 살기 좋은 공동체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강의는 3개월에 걸쳐 철학, 사학, 문학, 여성학, 종교학 등 총 12개 강좌로 구성된다. 수강자에게는 강좌 종료 후 ‘동네 인문학 수료증’을 수여한다. 구청이나 시청 등에서 일회성 특강 형식으로 저명한 교수들을 초빙하여 강의를 듣는 경우는 있었지만, 동네를 단위로 한 인문학 기획 강의는 서대문구가 자치구 중 처음 실시하는 것이다.강좌를 기획한 한국자치학회 정성관 교수는 “동네 인문학은 우리 사회의 아름다운 미래가 담보되는 반가운 현상”이라면서 “인문학 강좌가 동네마다 특성화돼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동네 인문학 강좌는 단순 강좌가 아니라 강의가 끝난 후에 함께 식사를 하고 차도 마시며, 더러는 교수나 수강생 가정을 방문해 친교를 나누는 등 ‘마을 공동체’ 형성의 계기가 되도록 운영한다. 특히 강좌 기간에 수강생들을 위해 동네를 돌면서 ‘음악 만들기 앙상블’이 연주하는 작은 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가을의 정취를 담은 실내악을 격조 높은 연주자들의 연주로 동네 한쪽에서 직접 듣는 것이다. 권중은 자치행정과장은 “전국의 자치회관에 인문학의 향기가 퍼져나갈 수 있도록 ‘동네 인문학’ 모델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초등학생인 두 아들과 함께 등교하는 엄마 가비니. 만학도인가 싶지만 그녀는 이제 한 달도 채 안된 새내기 선생님이다. 수업 준비하랴 아이들 챙기랴 바쁜 가비니를 위해 남편 수일씨가 나섰다. 밀린 설거지는 물론 빨래까지. 또 아내의 첫 수업을 기념하며 특별한 이벤트까지 준비하는데…. ●클래식 오디세이(KBS2 밤 12시45분) 특유의 풍요로운 선율미와 서정미를 간직하고 있는 슈베르트의 실내악. 솔리스트로서 제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연주자들의 음악적 영혼이 최고의 합일점을 찾지 못한다면 결코 아름다운 빛을 제대로 발할 수 없는 실내악 연주. 양성원과 그의 음악 동료가 깊고도 품격 있는 실내악 연주를 선보인다. ●지붕뚫고 하이킥(MBC 오후 7시45분) 정음이 못마땅한 준혁은 결국 정음을 과외에 짤리게 만든다. 이젠 지겨운 정음과 완전히 끝이라는 생각에 준혁은 기쁘기 그지없어야 하나 어찌 된 영문인지 자꾸만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하다. 한편 보석은 지훈의 명석함에 놀라고, 지훈이 천재라 확신하는 보석은 지훈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 ●백세건강스페셜(SBS 오전 11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플루. 가을로 접어들면서 더 급속도로 감염이 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신종플루 백신과 치료약, 감염경로 등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수칙들을 국내 신종플루의 최고 전문가 김우주 교수에게서 자세히 들어본다. ●다큐 프라임(EBS 오후 9시50분) 우리 인류에게 피는 무엇인가? 24시간 우리 몸을 흐르고, 우리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고마운 존재, 피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과학·의학뿐 아니라 역사와 미학, 그리고 의·철학 등 인문학의 영역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질문과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이제까지 몰랐던 피의 실체에 다가간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블로그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바로 트위터처럼 댓글 형식의 글을 올리는 마이크로 블로그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요리를 위한 새로운 마이크로 블로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요리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통해 최신 뉴스를 따라잡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 주는 사회 공동체 역할까지 하고 있다.
  • [어린이 책꽂이]

    ●먼 곳에서 온 이야기들(숀 탠 글·그림, 이지원 옮김, 사계절 펴냄) ‘도착’ ‘잃어버린 것’ ‘빨간 나무’ 등의 저자가 일상과 환상을 넘나들면서 삶의 진실을 들여다보는 15편의 기이한 이야기를 썼다. 그림책과 성인문학의 경계에서 생각을 확장시켜주는 그림책. 1만 2000원. ●청소년을 위한 뇌과학(니콜라우스 뉘첼 등 지음, 김완균 옮김, 비룡소 펴냄) 최근 과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뇌에 관해 쉽게 풀어쓴 책. 시험을 보면 긴장하고, 사랑의 감정에는 허둥대고, 늦잠으로 고통받는 사춘기에 흔히 갖게 되는 고민들을 과학적으로 풀어준다. 1만 3000원. ●내 잘못이 아니야(크리스티앙 볼츠 지음, 한울림 어린이 펴냄) 국내에서 전시됐던 ‘2009년 그림 속 세계 여행’에도 소개된 작가로 다양한 오브제로 그림을 그려서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당나귀, 개, 돼지, 고양이, 병아리 등이 제가 안 했다고 다 발뺌하는데, 그럼 누가 잘못한 걸까. 8500원. ●포그 매직(줄리아 L 사우어 글, 오승민 그림, 공경희 옮김,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캐나다의 작은 산골에 사는 그레타는 안개가 자욱한 날 혼자서 산책을 떠났다. 숲길 입구에서 낯선 집을 발견하는데, 빈터에 갑자기 생긴 것이다. 100년 전으로 떠나는 시간여행이 신비로운 성장소설. 미국 아동문학상인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9000원. ●천둥치던 날(김려령 등 7인 지음, 정문주 그림, 문학과 지성사 펴냄) 어린이책 ‘문지아이들’ 시리즈 100호 기념 단편집. 1999년 피우미니의 ‘할아버지와 마티아’ 등을 시작으로 10년만에 100호까지 내놓게 됐다. 마해송 문학상을 받은 작가 7명이 7개의 시선으로 오늘을 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9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학술·종교플러스

    ■연대 국학硏 인문학 학술대회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HK사업단은 25일 교내 학술정보원 장기원국제회의실에서 ‘인문학의 현실과 사회인문학의 과제’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21세기 실학으로서의 사회인문학’사업단 발족 1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대회에선 21세기 한국사회의 요청에 답하기 위한 ‘사회인문학’의 창안을 알리고, 과제를 모색한다. ■청매의례문화연구원 28일 개원 불교의례 전문 연구기관 ‘청매의례문화연구원’(원장 미등 스님)은 28일 서울 마포 연구원 사무실에서 개원식을 봉행한다. 이 연구원은 불교계 최초의 의례문화 연구 기관으로 불교 무형문화, 의궤집, 세시풍속을 연구한다. 또 인력 양성은 물론 문화콘텐츠 개발도 힘쓸 예정이다. (02)712-0077. ■23일부터 아셈 종교간 대화 ‘제5차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종교간 대화’가 23~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한국과 핀란드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45개 회원국 대표단과 함께 교황청, 이슬람회의기구 등 관련 인사 150여명이 참가한다. 지난 2005년 종교간 대화를 통해 공존과 국제평화를 목적으로 시작됐으며, 매년 아시아와 유럽 국가가 공동 주최한다.
  • “정보화·국제화 시대는 인문학 요구한다”

    “요즘처럼 인문학이 요구되는 시대가 없었다.”자연과학을 전공했다는 양동훈 유니온통상 회장은 “정보화·국제화 시대에 접어들수록 사물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복합적인 의미를 이해하려는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1일 건국대 새천년관 국제회의실에서 ‘인문학적 상상력과 기업문화’라는 주제로 열린 CEO 좌담회에서다. 200여명의 학생과 교수들은 양 회장과 송기진 광주은행장, 채의숭 대의그룹 회장이 2시간에 걸쳐 나눈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양 회장은 “대표적인 인문학인 ‘문사철(문학·역사·철학)’은 퇴출 위기에 놓였지만 역사와 사회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력을 갖춘 문사철 출신 인재들이 빠르게 변하는 기업환경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CEO들이 인문학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송기진 은행장은 “매뉴얼대로 조작만 하면 누구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오퍼레이팅 시대’에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최고의 가치로 떠오른다.”면서 “인문학은 이런 측면에서 강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한 때에 인문학을 전공한 직원을 사회공헌사업에 투입해 보면 다른 직원에 비해 월등히 나은 능력을 발휘한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채의숭 회장은 “테크닉만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시대가 가고 미래지향적이고 변화에 적응할 줄 아는 기업이 성공하는 시대가 왔다.”면서 “경영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때 필요한 것이 인문학적 마인드”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공채 8기 출신으로 대우그룹에서 사장을 지내고 회사를 창업한 뒤 24년째 12개 기업을 꾸리고 있는 채 회장은 인문학 도서를 읽고 역사와 종교 등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소개했다.좌담회는 건국대 인문학연구원이 주관하고 교육과학기술부의 후원으로 열린 ‘2009 인문주간’ 행사의 하나로 준비됐다. 일반시민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형식으로 꾸며진 이번 행사는 21일부터 5일 동안 열린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인문학의 향기 흠뻑 느껴보세요”

    21일부터 일주일간 인문학의 향기를 체험할 수 있는 전국 규모의 행사가 열린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21~27일 서울·대전·강원·경북·경남·전남·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2009 인문주간’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전국 대학 및 인문학 단체 등 총 16개 기관이 참여하며, 108개의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된다.올해로 4회를 맞은 인문주간 행사는 대중에게 인문학을 보다 가까이에서, 다양한 형태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취지로 기획됐다. 개막식 행사는 ‘시와 삶의 인문학 마당’이라는 주제로 21일 오후 3시 서울역사박물관에서에서 열린다. 시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시민시인과 유용주, 황원교, 주진하 등의 초청시인이 시를 낭송하는 시간도 마련된다.교과부 관계자는 “올해 행사는 강연회, 토론회 등 학술행사보다 한강유람선 선착장, 남산, 광화문 광장, 강릉대학로, 제주올레 등 열린 공간에서 공연, 답사, 문화체험, 기행, 전시 등 인문학의 가치를 대중과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자세한 프로그램 내용은 인문주간 홈페이지(hweek.nrf.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명배우 명무대] 강부자

    [명배우 명무대] 강부자

    2009년 설날 즈음에 있었던 초연 당시 폐막 3주 전에 이미 전석이 매진되어 일주일 간 공연기간을 연장했던 〈친정엄마와 2박 3일>(고혜정 원작/각색, 구태환 연출)이 3개월 간의 지방 순회공연 이후 다시금 같은 극장(동국대 이해랑극장)에서 재공연에 들어갔다. 이 역시 7월 4일부터 8월 30일까지의 대장정이다. 이와 같은 흥행 성적은 단연 강부자라는 배우에 힘입은 바 크다. 1962년 KBS 탤런트 제2기로 연기 인생을 시작한 강 배우는 데뷔 첫 작품부터 21세의 나이에 중년의 ‘중매쟁이’역을 맡았고, 명동국립극장 무대에서도 역시 그 비슷한 역이었다. 심지어 TBC 개국 드라마 <로맨스 가족>에서는 작고한 김동원 선생이 아들, 도금봉 선생이 손녀딸이었을 정도이다. 요즈음 특히 TV드라마를 이야기하는 중에 ‘전문배우’라는 이상스러운 호칭이 유행어처럼 떠도는 모양인데, 그런 의미에서라면 강 배우는 단연 아줌마를 비롯해 온갖 나이 든 여성 역할 전문배우인 셈이다. 나는 이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칫 연기자들의 개성을 짐짓 무시하게 만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와 같은 호칭으로 불리는 사람들 중에는 더러 천편일률적인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는 불륜전문배우도 있다던가? 그러나 적어도 무대 위에서 본 강 배우의 경우를 그렇게 도매금으로 넘긴다면, 실로 크나큰 결례가 아닐 수 없다. <친정엄마와 2박 3일>에서 친정엄마는 자녀들을 모두 서울로 떠나보내고 남편도 없는 시골집을 혼자 지켜낸다. 후에 외동딸이 하소연하고 싶을 때 찾아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그 사연이 밝혀진다. 그러던 어느 날 외동딸이 불현듯 찾아온다. 유난히 똑똑해서 모진 살림 형편에도 명문대학까지 공부시킨 보람이 있어 유명회사에 취직했고, 잘나가는 남편도 얻었으나, 무지렁이 출신이라고 유난히 유세가 심한 시어머니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한 딸이 불쑥 나타나니 엄마는 반가우면서도 겁부터 난다. 2박 3일 동안 함께 지내면서 드디어 그 딸이 간암 말기로 회복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친정엄마는 그야말로 억장이 무너진다. 딸과 함께 찍은 둘만의 사진이 그야말로 영정사진이 될 줄이야. <심판> <고곤의 선물> 등으로 꾸준하게 짜임새 있는 연출 솜씨를 보이고 있는 구태환의 연출은 이 평범한 이야기에서 감동과 재미를 뽑아내기 위해 기본적으로 사실주의적인 연출 기법에 다소간 이질적인 요소들의 삽입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무대의 경우, 특히 집 주변 나무들처럼 생략적인 것이라든지, 주 출입구가 사립문인 것에 비해 소슬대문 형의 대문은 그냥 모양으로 남아 있는 것이라든지, 주 무대인 방과 부엌을 분리시켜 배치한 것 등은 사실주의적 기조에서 벗어났을 뿐더러 별로 기능적이지도 못해 보였다. 그러나 자칫 침울해지기 쉬운 분위기를 바꿔놓기 위해 삽입된 각설이 장면 등은 다분히 이윤택적인 발상 같아 보이지만, 기능적이었다. 연출의 노력으로 많이 가려지긴 했지만, 자칫 뻔한 이야기로 지루해질 약점을 지닌 원작과 각색은, 다시 한 번 말하거니와, 강부자의 연기력으로 상당 부분 가려졌다. 물론 이에는 딸 역의 전미선과 아버지 역의 정상철 등의 호연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부자가 없는 이 연극은 상상하기 힘들다. 배운 것 없기에 자식들에 대한 사랑은 더욱 절실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의 기꺼움이나 받아들여졌을 때의 기꺼움이 배가되는 그 감정 기복을 그처럼 절묘하게 표현해 낼 배우를 떠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각설이와 어울려 슬쩍 곁들이는 곰배탈이 연기에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자지러진다. 그러나 이 연극은 마지막 대사가 보여주듯 비극적이다. “내 새끼, 보고 싶은 내 새끼. 너한테는 참말 미안허지만 나는 니가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다. 니가 허락만 헌다믄 나는 계속 계속 너를 내 딸로 낳고 싶다.” 이 마지막 장면이 마치 눈물을 강요하듯이 다소간 길어진 것은 그의 연기력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겠지만, 절제가 아쉽게 느껴진다. 그 점에서 나로서는 강부자의 모노드라마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공연은 1994년에 동인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박완서의 동명소설을 그대로 무대화한 것이다. 7년 전에 목숨을 잃은 아들로 인한 통한의 심정을 어머니가 동서에게 전화로 호소하는 형식은 모노드라마로 전환되기에 알맞다. 시위 도중 쇠파이프로 맞아 죽은 아들의 어머니가 민가협의 일원이 되어 의식화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1980년대의 사태를 무리 없이 반영했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를 받았거니와, 백치 아들을 간병하면서 ‘웬수’를 되뇌이는 한 어머니를 보면서 비록 식물인간일 망정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생명의 실체가 부러워 통곡하는 마지막 대목은 이길 수 없는 슬픔을 이기기 위해 기를 쓰고 스스로 민주투사가 된 장한 어머니의 모습조차 거짓임을 드러냄으로써 뜨거운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이 모든 것을 생생하게 살려낸 강부자의 연기는 오래오래 기억될 만하다. 강부자는 13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최우수 연기상(1977), KBS 연기대상 대상(1966), KBS 연기대상 공로상(1999) 수상이 말해주듯이 주로 TV 드라마를 통해 잘 알려진 연기자이지만, 그가 쌓은 내공의 실상은 무대에서 더욱 빛난다. 그것은 특히 이윤택이 쓰고 연출한 <오구>에서 넉넉히 입증되었다. 이 작품은 1989년 서울연극제에서 <잘 가세요>(이윤택 작, 채윤일 연출)라는 제목으로 첫선을 보였지만, 그 이듬해부터 이윤택이 직접 연출을 맡아 무대에 올려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왔다. 원래 남미정이 맡았던 노모 역을 1997년부터 강부자가 맡으면서 더욱 빛을 발하였다. 무대는 한적한 시골 마을의 한가로운 오후, 어느 날 꿈속에서 염라대왕과 남편을 만나면서 죽음을 예감한 떡장수 노모가 저승 갈 준비를 해야겠다면서 자식들에게 산 오구굿을 해달라고 조른다. 오구굿이란 죽은 사람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소원이나 원한을 풀어주고 극락왕생을 바라는 무속의식이다. 소원대로 오구굿이 신명나게 펼쳐지는 중에 같이 흥을 내던 노모가 갑자기 세상을 떠 굿판은 초상집이 된다. 그러나 한국의 초상집은 또 하나의 굿판이다. 떠들썩하게 초상이 치러지는 중에 저승사자들이 내려와 산 자와 인사하고 촌지를 받는가 하면, 자식들 간에 유산상속 싸움이 벌어지는 중에 노모가 되살아나 자식들을 꾸짖어 이승의 문제를 해결하고 난 후 남편의 손을 잡고 저승사자들과 함께 먼 길을 떠난다. 이처럼 떠들썩한 굿판에서 이윤택과 오랫동안 함께 해온 배우들, 더군다나 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의 예능보유자인 하용부(박수무당 석출 역)의 익숙한 춤사위와 노랫가락에 못지않게 강부자의 익숙한 연기가 흥을 돋운다. 논산 출신으로 강경여고 시절에 이미 노래와 연극에 끼를 보이면서 한때 가수를 지망했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1998년 국인당의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되기도 했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을 이수하기도 했지만, 배우가 천직임을 깨닫는 소득 이외에는 여기에서 얻은 바는 별로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넓은 의미에서의 사회적 관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웰컴 투 코리아 시민협의회 공연단’ 단장을 비롯한 봉사활동은 한국 해비타트의 사랑의 집짓기 건축기금 마련을 위한 모금 패션쇼로까지 이어진다. 그 패션쇼에는 KBS동기생인 남편(이묵원)이 함께 출연해서 화제였다. 그와 함께한 드라마에서 모자로 출연하기도 한 에피소드도 있는데, 그 때문인지 연상의 남편을 서슴치 않고 ‘연하’라고 부르기도 한다. <친정엄마와 2박 3일>에서 딸이 엄마에게 해주고 싶은 일들을 나열하는 중에 ‘성경 읽어주기’라는 대목이 있지만, 강부자는 소문난 불자이다. 법정 스님을 회주로 모신 길상사가 개최한 석가탄신 기념 산사음악회에서 열창을 아끼지 않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글_ 김문환 서울대교수, 연극평론가
  • 재혼·한부모·다문화 가족…해체 아닌 진화

    정상 가족과 결손 가족. 마치 정답과 오답을 가르듯 오랫동안 단 두 가지로만 분류되던 우리 사회의 가족 형태에 언젠가부터 변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재혼 가족, 한부모 가족은 물론 다문화 가족, 동성애 가족, 딩크펫 가족(자식 대신 애완동물을 기르는 부부) 등 이전엔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등장했다. 가족에 대한 의식 변화는 대중 매체인 영화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가령 2001년에 개봉한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기존의 인습을 대놓고 뒤엎는 설정으로 주목받았다. 여주인공 연희는 결혼은 조건 좋은 남자와 하고, 연애는 결혼 전 사귀던 애인과 지속한다. 흔히 말해 불륜이지만 영화는 사랑과 결혼을 굳이 일치시킬 필요를 느끼지 않는 현대 여성의 달라진 인식을 쿨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2006년 ‘가족의 탄생’에선 혈연이 아닌 ‘인연 공동체’로서 가족 모델을 제시하고, 2008년 ‘아내가 결혼했다’에 이르러선 사랑만 있다면 이중결혼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현실을 가족 위기, 가족 붕괴라고 개탄하며 가족 회복을 내세우는 건 이제 철 지난 구호처럼 들린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가족의 형태에 걸맞은 새로운 가족의 개념을 모색하는 일이 더 유효한 시점이다. ‘가족의 빅뱅’(김기봉 외 지음, 서해문집 펴냄)은 역사학, 문학, 법학, 미술경영학 등 다양한 전공 분야의 교수 10명이 우리 시대 가족의 의미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지난 3월 학술진흥재단 후원으로 경기대 인문과학연구소와 사단법인 수원가족지원센터가 공동주관해 열린 ‘우리 시대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시민 인문학 강좌가 이 책의 모티프를 제공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영화, 가족법, 다문화 사회의 키워드를 통해 가족의 빅뱅을 읽어낸다.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는 영화 속 가족의 변화를 분석하고, 전경근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족법에 대해서 논의한다. 2부에서는 가족의 개념을 형상화한 예술 작품을 통해 가족의 변화를 살펴본다. 박영택 경기대 미술교육과 교수는 한국 근현대미술에 반영된 가족의 이미지를, 김성희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왕과 영화 ‘올드보이’를 비교분석했다. 3부에선 역사 속의 가족과 가족 속의 여성을 짚는다.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역사 속의 서구 가족을 분석하고, 권순형 평택대 강사는 모계를 따랐던 고려시대 가족 형태를 새롭게 부각시킨다. 김기봉 교수는 “정상 가족이라 불리는 대문자 가족(Family)이 해체되고 소문자 가족들(families)이 나타나는 현상을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시대 새로 나타난 가족 형태는 가족의 해체가 아니라 사회의 환경변화에 적응하려는 ‘가족의 진화’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만 49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54회 학술원상 시상식

    대한민국학술원은 17일 오후 학술원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박영아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4회 대한민국학술원상 시상식을 가졌다. 인문학 부문에 이한구(63) 성균관대 교수, 자연과학기초 부문에 신성철(57) 카이스트 교수와 남홍길(51) 포항공대 교수, 자연과학응용 부문에 조종수(64) 서울대 교수가 수상자로 선정돼 상장과 메달, 상금 5000만원을 각각 받았다.
  • “첨성대 비밀 풀자” KAIST 24일 대토론회

    과연 이번에는 첨성대를 둘러싼 비밀이 풀릴까?” KAIST 인문사회과학연구소는 오는 21일부터 5일간 열리는 ‘2009 인문주간’ 행사 기간 중 ‘제4차 첨성대 대토론회’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1981년 이후 28년 만에 열리는 첨성대 토론회는 24일 오후 1시 대전 KAIST 시청각실에서 열린다. 경북 경주시 인왕동에 있는 국보 31호 첨성대는 우리에게 천문 관측기구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50%에 가까운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소재로 다뤄지는 등 국민적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그간 첨성대가 천문대인가 아니면 종교제단인가 하는 등의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돼 왔다. 1973·1974·1981년 3차례에 걸친 대논쟁도 있었다. 그럼에도 첨성대의 역사적 성격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번 대토론회는 첨성대에 대한 천문학적, 종교학적 접근뿐만 아니라 조경학적, 신라사적, 현대천문학적 접근 등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다각적인 분석이 시도될 전망이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책꽂이]

    ●오늘도 걷는다(고은 지음·신원문화사 펴냄) 고은의 인문학적 자유분방함과 진리에 대한 탐구의 욕망은 도대체 그칠 줄을 모른다. 지난해 말 자신의 글과 같은 그림, 그림 같은 글을 담은 ‘개념의 숲’을 내놓은 뒤 다시 내놓은 산문집이다. 구도의 길에서 뚜벅뚜벅 여정을 거듭하는 고은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시와 고은, 통일과 고은, 세상과 고은의 본질이 드러난다. 학문의 열정이 충만한 자, 이 책을 텍스트 삼아 감히 ‘고은학(高銀學)’에 도전해 볼 일이다. 1만원.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박찬일 지음, 창비 펴냄) 이탈리아 음식 요리사이자 와인 전문가인 글쓴이의 이탈리아 요리 유학 체험기다. 현지 식당에서 생활했던 체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이탈리아 문화와 요리에 대한 지식을 유머러스한 문체에 담아 전한다. 한편 소설 같은 구성으로 쉽게 읽히는 가운데, 슬로푸드, 로컬푸드에 대한 사유도 버무려져 있다. 초판에 한정해 간단한 이탈리아 요리법이 담긴 DVD도 제공한다. 1만 3000원.
  • 소통이라는 변화를 맛보다

    소통이라는 변화를 맛보다

    소설가 김연수가 돌아왔다. 물론 떠난 적도 없다. 1993년 시인으로 등단한 이후 16년 동안 끊임없이 글을 써댔다. 한때 자신의 재능을 탓하며 작가의 길을 포기할 뻔도 했지만 2001년 이후 전업작가로 변신, 어느 누구보다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한 김연수다. 장편소설 6권에 소설집 3권, 그리고 최근 한 권을 더 보탰다. 김연수의 열 번째 소설 ‘세계의 끝 여자친구’(문학동네 펴냄)는 2005년 봄부터 2009년 여름까지 쓴 단편소설 9편이 실렸다. 그동안 김연수의 작품은 여러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취재와 함께 인문학적 풍성함이 돋보인다. 작품 속에 보이는 독특하고 치밀한 서사 기법은 탄탄한 기획의 토대 위에 만들어졌음을 자랑하듯 여러 주석(註釋)이 꼬리표처럼 대롱대롱 달려 있기 일쑤다. 그가 공학적으로 소설을 쓰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주곤 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평단과 독자의 찬사가 쏟아지지만, 그 이면에는 난해함을 불편해하는 독자들이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이번에 내놓은 소설집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지금까지의 김연수와 같으면서도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이번 소설은 마음의 변화가 일어난 시기 즈음부터 쓴 소설들”이라면서 “2005년까지는 내가 쓰고자 하는 어떤 명확한 지점을 갖고 소설을 썼다면 이후부터 외부 세계에 내 자신을 내맡겨두기 시작했고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소통되는 지점이 있었는지를 알아보는 시기”라고 말했다. “내 이야기가 언제 없어질까 두려움이 있는데 이제는 내 이야기를 쓰지 않아도 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심스럽지만 김연수의 변신 선언이다. 실제 그의 주된 화두가 ‘소통’에 있음은 여러 작품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열일곱 살 어린 옛 연인을 찾아 한국에 온 미국 여성 작가가 문화적 차이, 언어적 소통 불능 속에서 겪는 고통스러움(‘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이라든가, 한국어가 서툰 인도인과 부족한 영어에도 소통의 노력을 중단하지 않는 나와 아내의 이야기(‘모두에게 복된 새해-레이먼드 카버에게’) 등 모두 어려운 환경에서 접점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된다. 표제작 ‘세계의 끝 여자친구’에서도 시 한 편을 통해 시인과 옛 선생, 등장하지 않는 연인, 그리고 ‘나’는 만나고 헤어진다. 김연수는 “지금 소통의 가능성을 찾아 나선 이유는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대중성이 높아지겠다. 문학상 다관왕을 넘어 베스트셀러 작가 김연수가 될 수도 있겠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인문교양강좌로 지식 쌓고 취업강좌로 현장실무 익혀

    새 학기를 맞은 대학가에 취업 관련 강좌가 쏟아지고 있다. 대졸자의 미취업률을 반영하듯 각 대학들은 특강 형태로 진행하던 취업 관련 강좌를 정규강좌로 전진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취업 위주 강좌의 열풍 속에서 인문교양 강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취업이나 실용 위주의 강좌로만 몰리는 현상을 극복하고 인문학적 지식을 쌓기 위한 현상으로 읽힌다. 성균관대는 2005년부터 운영 중인 ‘코업’(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해 관련 강좌수를 늘렸다. 삼성전자, KT, 포스코 등 300여개의 기업과 협약을 맺은 성균관대는 지난해 800여명의 학생들이 2~6개월씩 현장에 파견돼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며 현장 실습수업에 참여했다. 외국어대는 ‘글로벌 비즈니스 에티켓’ 등 13개의 취업대비 강좌를 신설했다. 서강대는 20~40대의 젊은 최고경영자(CEO)를 초빙해 경영철학을 듣는 ‘기업경영리더십 특강’을, 이화여대도 유명인사가 학생들을 상담하는 ‘취업멘토링’ 강좌를 신설했다. 이같은 현상과는 달리 각 대학의 인문 교양강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는 ‘한국 전통문화와 규장각’이라는 교양강좌를 열었다. 캠퍼스 내 규장각에 있는 문화재를 교수와 함께 돌아보며 영·정조 시대의 유물을 익히는 수업이다. 또 ‘세계의 지성’이라는 제목으로 마르크스와 막스 베버 읽기 등 고전강독 세 강좌를 신설했다. 경희대는 2학기를 맞아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교양강좌 5개를 신설했다. 신설된 강좌는 ▲영상으로 보는 세계사 ▲예술, 세상을 바꾸다 ▲발로 배우는 한국 근·현대사 등이다. 강좌는 학생들을 상대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벌여 결정됐고 강사도 교수들의 추천을 받아 학생회가 직접 선정했다. 유대근 오달란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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