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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토론·리더십·진로… 방학 캠프의 진화

    독서토론·리더십·진로… 방학 캠프의 진화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해 이달 말부터 재미있고 유익한 캠프가 곳곳에서 열린다. 짧게는 1박 2일부터 길게는 2주가 넘는 캠프들도 속속 문을 연다. 전통적인 영어캠프뿐만 아니라 대학이 주최하는 진로·진학캠프 등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나 대학이 주최하는 캠프는 저렴하고 구성도 좋아 인기가 많다. 하지만 저렴함을 강조한 사설 캠프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청소년캠프협회는 “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 구성”이라며 “수업 시간과 수업 수준에 따라 캠프의 질이 천차만별이므로 일정표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부모와 떨어져 단체 생활을 하는 특성상 캠프에서 만나는 또래 학생들도 중요하기 때문에 학생 선발을 어떻게 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안전 사고에 대비해 학교, 숙소, 캠프 규칙 등을 살펴보고 엄격하게 관리하는 업체인지 확인하는 일도 필수다. 서울시교육청은 26~27일 경기 가평군에 있는 서울시 학생교육원에서 ‘삶이 있는 공부’를 주제로 고교생 인문독서토론캠프를 연다. 서울 지역 고교생 독서동아리 20개 팀 100명이 지도교사와 함께 참가해 책을 읽고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다른 동아리의 학생들과 토론한다. 강명관 부산대 교수의 ‘시비를 던지다’, 이희수 한양대 교수의 ‘이슬람’, 과학 전문 작가 이은희씨의 ‘하리하라의 과학 24시’가 주제 도서로 선정됐다. 방학 중 고교생을 대상으로 독서토론캠프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기회를 놓친 학생들은 캠프 운영 상황을 보고 반응이 좋다면 다음 방학을 노려보거나 시교육청 산하 지역 교육청을 들르길 권한다. 서부교육지원청은 29~30일 서원초 등 관내 초등학교 3개교 4학년들을 위한 독서토론캠프를 연다. 성북교육지원청도 29~31일 관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비슷한 캠프를 연다. 시교육청 독서교육팀의 고소향 장학사는 독서토론캠프에 대해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다양한 독서, 토론 활동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캠프가 끝나는 대로 관련 자료집을 제작, 보급해 인문독서토론 교육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을 직접 방문하는 교육캠프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진로 탐색, 리더십 등을 주제로 한 캠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즐거운 학교’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융합교육연구센터와 함께 하는 ‘창의융합 진로탐색캠프’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학년별 교육과정에 맞춘 실습 체험을 한다. 자가발전손전등과 균형 로봇 등을 제작하고, 이와 관련한 공학적 원리와 다양한 활용법 등을 배운다. 이공계 대학생이 멘토가 돼 진학 성공 경험과 학습법 등의 기법도 전수한다. 다음달 4일부터 닷새 동안 초등 3학년~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충남 천안상록리조트호텔에서 진행된다. 카이스트와 포항공과대(포스텍)에 재학 중인 이공계 멘토들이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카포 멘토링 캠프’도 열린다. 초등 4~6학년을 대상으로 오는 29일부터 5박 6일간 대전 동구 청소년자연수련관에서 시행된다.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교 1, 2학년 대상 캠프도 오는 31일부터 3박 4일 동안 진행된다. ‘고려대-카이스트 이공계 진로캠프’는 정보·전산, 기계·항공, 융합 기술·디자인·환경, 전기·전자 등 분야별 전공과 학과, 최신 기술들을 소개한다.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예비 고등학생과 고 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8~16일 2박 3일 과정으로 3기에 걸쳐 천안상록리조트에서 진행된다. YBM리더십아카데미는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다음달 3~7일 충북 충주의 건설경영연수원에서 ‘데일 카네기 리더십 캠프 with 자기주도, 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데일 카네기 전문 강사와 전문 레크리에이션 강사들이 리더십, 자기주도학습,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외국 대학 탐방 등 외국에서 진행하는 캠프들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등 비용이 비싸 더욱 꼼꼼히 살펴야 한다. 한국청소년캠프협회는 “외국 캠프는 기간도 길고 비용도 비싸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선택하면 후회하기 쉽다”며 “정규 수업 시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활동 등이 저렴한 패키지라면 교육 효과가 떨어진다. 비용을 저렴하게 보이려고 일부러 뺀 내용은 없는지 꼭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신명나는문화학교’가 초등학교 4학년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Elite 미국 동부~서부 명문 대학 탐방 캠프’는 협회가 추천하는 캠프다.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와 서부 지역 주요 명문 대학을 24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탐방한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장소와 일제의 생체 실험 현장 등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는 캠프도 함께 진행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우리는 왜 원자력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가

    우리는 왜 원자력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가

    한국의 원자력 에너지/김경민 지음/새로운사람들/270쪽/1만 8000원 대한민국 원자력 에너지 역사가 이 책 한 권에 다 들어 있다.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펴낸 ‘한국의 원자력 에너지’는 원자력 옹호론자의 원자력 안전에 관한 집요한 추적이다. 20년 연구, 17년 집필의 결과물이다. 그의 글은 책상머리에 앉아 쓴 것이 아니다. ‘원자력이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답하려고 지구를 몇 바퀴 돌고도 남을 만큼 지구상 원자력 시설과 현장을 찾아다녔다. 한국과 세계의 원자력 변천사에 존재를 알릴 만한 곳은 다 다녔다. 대표적 현장으로 꼽은 곳만 30곳이 넘는다. 원심분리기와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재처리시설 내부까지 직접 눈으로 목격한 몇 안 되는 한국사람 중 한 명이다. 이 책은 원자력 에너지 왜 중요한가, 원자력 에너지의 수출, 안전이 가장 우선이다, 사용 후 핵연료와 지역 상생, 북한 핵에 대한 우려와 대응 등 5개 장으로 나눠 지난 17년 동안 언론에 기고한 칼럼 등을 정리한 글이다. 그는 지난 5월 ‘원자력과 사회소통상’을 받았다. 자연과학자들의 모임인 한국원자력학회가 인문학자에게 준 첫 상이었다. 노주석 선임기자 joo@seoul.co.kr
  • [올겨울 여기서 몸 건강·마음 건강 챙겨요] 감성근육 책임지는 관악 북콘서트

    관악구 신원동에 사는 홍모(66)씨는 직장을 퇴직한 이후 더 바빠졌다. 구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강좌와 명사들의 강연을 듣다 보면 한 달 스케줄이 가득 차 버린다. 홍씨는 “노년에 지갑이 두둑한 것도 좋겠지만 삶의 깊이를 더해 주는 강좌를 듣는 것이 더 행복하다”며 웃었다. 지난 7월 구청에서 진행한 방송인 김미화씨의 강연을 들었던 홍씨는 이번에도 구청에서 개최하는 북콘서트에 참가할 생각이다. 지식복지 메카 관악구가 북콘서트를 통해 주민들의 ‘감성근육’ 키우기에 나선다. 구는 22일 구청 1층 용 꿈꾸는 작은도서관에서 소설가 김영하씨와 함께 북콘서트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1996년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소설 ‘검은 꽃’,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등 수많은 히트작을 써 왔다. 구 관계자는 “이번 북콘서트는 작가가 5년 만에 낸 신작 산문집 ‘보다’의 문학세계를 알아보는 시간에 이어 ‘영화를 통해 인간과 사회관계 바라보기’를 주제로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듣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뮤지션 제갈인철의 공연과 애독자 낭독 시간도 준비해 단순한 책 이야기를 넘어 감성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 10월엔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유명한 시인 최영미씨를 초청해 시와 인생, 사람을 주제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구 관계자는 “평소 만나 보고 싶었던 유명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북콘서트를 통해 주민들의 삶이 더 풍요롭게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서남대학교, 새롭고 발전적인 문화 창조 위한 인재 양성에 총력

    서남대학교, 새롭고 발전적인 문화 창조 위한 인재 양성에 총력

    서남대학교는 진리, 창조, 봉사라는 교시를 제정하여 국가와 인류사회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국가와 인류사회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실제 응용방법을 교수 연구하는 동시에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고, 봉사정신이 함양된 지도적 인격을 도야하며 장차 국가와 인류사회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 양성이 건학 이념이다. 아산캠퍼스, 남원캠퍼스 두 곳의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생활편리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기숙사는 물론 도서관, 전자계산소, 교육방송국, 대학신문사 등의 부속기관과 부설연구소 등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홈페이지도 간편하게 구축돼 있다. 서남대학교 공식 홈페이지는 아산캠퍼스, 남원캠퍼스 두 캠퍼스의 모습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다. 공지사항 및 새 소식이 빠르게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 내 소식을 빠르게 접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학부안내 및 학사정보, 행정부서, 부속기구와 인터넷 서비스도 간편하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용이하다. 현재 서남대학교 아산캠퍼스에는 26개의 학과, 남원캠퍼스는 인문학부, 사회과학부, 이학부, 의학부, 보건학부, 공학부, 예체능학과, 교양 교직과를 합쳐 27개의 학과로 운영 중이다. 새롭고 발전적인 문화를 창조하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서남대학교는 지역사회와 국가 인류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젊은 이들이 눈여겨볼 만하다. 한편 서남대학교 정시 원서 접수는 2014년 12월 19일(금)부터 2014년 12월 24일(수)까지 진행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부고]

    ●안도걸(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원걸(신한은행 부부장)씨 부친상 나연주(한국탱카안전공사 사장)정안식(삼성생명 FC)차경훈(차소아과 원장)김종혁(특허청 사무관)씨 장인상 10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2258-5940 ●현순영(이루다아동발달연구소 소장)순이(광주대 교수)씨 부친상 진인주(인하공업전문대 총장)이종준(리서치신문 대표이사)씨 장인상 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2일 오전 5시 (02)2258-5940 ●이용우(전 중앙일보 영남총국장)씨 부인상 승욱(미국 남미시시피주립대 교수)수미(부산대 인문학연구소 전임연구원)미애(수성아트피아 전시팀장)영주(동시통역사)씨 모친상 9일 대구 배성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30분 (053)382-1600 ●임소라(JTBC 정치부 기자)씨 부친상 10일 울산 동강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052)241-1441 ●남궁호(세종시 균형발전담당관)씨 부친상 홍정표(KBS대전방송총국 기자)씨 시부상 9일 대전 을지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42)471-1653 ●허재성(법무사)석윤(영남일보 2사회부장)씨 모친상 9일 경남 김해 한솔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30분 (055)321-6624 ●강혜승(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인승(GS자산운용 과장)씨 부친상 심효섭(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장)한신(대한항공 과장)이상준(NH농협증권 과장)씨 장인상 9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3779-1526 ●성경철(한진중공업 조선부문 관리본부장 상무)경민(프라임항공 대표)씨 모친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3010-2236 ●안헌모(한화호텔&리조트 상무)씨 부친상 10일 부산 수요양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30분 (051)853-1024
  • 유학생 20명 리앤원아시안펠로우십 4기 수료

    리앤원아시안펠로우십 4기 수료식이 지난 6일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열렸다. 동남아지역 출신 한국 유학생인 이들 4기 장학생 20명은 이날 수료식을 끝으로 1년간의 프로그램을 마쳤다. 이들은 모종린 연세대 교수의 지도 아래 한국 문화와 역사의 이해, 한국 비즈니스와 조직 문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수업을 들으며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적응력을 길러 왔다. 재단법인 리앤원은 외교통상부 산하 공익법인으로 소외받는 인문학 분야와 아시아 지역에 집중해 주요 사업을 진행한다. 그 일환으로 아시아의 미래를 주도할 인재 육성이라는 목표 아래 2011년부터 리앤원아시안펠로우십 장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매년 국내 우수 유학생 20명을 선발해 글로벌 리더십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해 왔다. 이들은 사회적 공헌을 통해 한국 사회에 작은 도움이 되기 위해 지난 9월 다문화 인식 개선 페이스북 페이지 ‘다한민국’ (www.facebook.com/dahanminguk)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지 다문화를 어렵게만 생각하는 한국인들을 위해 주변 외국인 유학생, 다문화 가정, 외국인 노동자들을 직접 섭외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사진과 짧은 글로 정리하여 전달하고 있다. 리앤원 4기 황보현 장학생은 “다한민국 활동을 통해 나 또한 한국 사회와 다른 문화권에 대해 오해를 풀기도 하고 여러모로 많이 배우고 있다”면서 “더 많은 한국인들이 다한민국을 통해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다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다 대한민국 사람이다’라는 다한민국의 의미와 같이 편견 없이 서로를 수용할 수 있는 대한민국 사회를 목표로 한다. 리앤원 장학생들은 앞으로 다한민국 내 팔로워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다문화인과 상호 유대감을 제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다한민국은 매주 금요일 8시에 업데이트 된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경쟁교육의 대안, 공감사회를 가르치다

    경쟁교육의 대안, 공감사회를 가르치다

    “파리8대학을 완전한 모델로 삼은 것은 아닙니다. 한국과 프랑스의 토양이 다르기 때문이죠. 한국적 상황에 맞춰 기존의 제도교육과 대척점을 가지면서 자유롭게 사유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비슷한 점은 있을 것입니다.” 프랑스 파리 제8대학은 68운동의 소산으로 1969년 만들어졌다. 미셸 푸코, 질 들뢰즈 등 세계적 지성이 설립 주체로 깊숙이 개입했고, 협동조합형 대안대학으로 시작해 정식 대학이 됐다.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이사장으로 참여한 지식순환협동조합(지순협)은 한국 사회에서 처음으로 대안대학을 설립했다. ‘지순협 대안대학’은 내년 1월부터 2년제 8학기 과정이 시작된다. 한창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9일 한양대 연구실에서 이 교수를 만났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사회에 불어닥친 인문학 열풍으로도 모자랐을까. 세상이 인정하는 학위도 주지 않는 2년 과정의 대안대학은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이 교수는 “기존의 단기 인문강좌는 교양과 상식을 쌓는다는 점에서 유용하지만 개개인을 자유의 주체, 공감의 주체로 만든다는 점에서는 한계가 있다”면서 “지속적인 교육과 여러 부문에 걸친 융합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공감의 주체이자 협력교육, 협력사회의 주체로 거듭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졌던 경쟁의 가치에 대한 회의는 점점 깊어져 간다.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이 여전히 효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다양성의 삶은 다른 사람에게 적용될지언정 자신의 삶 앞에서는 사회적 성취와 물질적 욕망의 뒷전으로 밀려난다. 학벌과 인맥은 능력 사회의 구호를 비웃는다. 공부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입시, 취업, 승진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 지순협 대안대학이 방점을 찍는 부분은 바로 공감 능력의 확대다. 이 교수는 “20세기는 이성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폭력적인 전쟁은 더욱 늘어났고 아우슈비츠, 르완다 등까지 인간의 폭력은 더욱 극대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기계적인 이성이 아니라 감성에 의해 자신과 상대방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이 절실히 요구됨을 뜻한다”고 말했다. 억압에 저항하는 소극적 자유부터 시작해 노동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실현하고 자연의 변화를 이끄는 적극적 자유, 타인과 사회를 고통에서 구제할 수 있는 대자적 자유까지 나아갈 수 있는 핵심 동력이 바로 공감 능력에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타자와 협력하고 사회를 건전하게 하는 교육과정을 담고 있다”면서 “단순히 성선설, 성악설 등의 틀로 인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기적인 본능과 사회적인 협력이 공존하는 존재임을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식순환협동조합은 월 1만원 이상씩 내는 생산자조합원, 소비자조합원, 후원조합원으로 이뤄져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과 능력을 공유하고자 한다면 학생들도 언제든 생산자조합원으로 바뀔 수 있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을 실천하는 상호부조 교육공동체를 지향한다. “인간은 모두가 한 가지 재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평등합니다. 그것을 드러내게 하고 공감 능력을 증장하게 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이지요. 대안대학에서는 선생도 학생이 될 수 있고, 학생도 선생이 될 수 있습니다. 지식의 생산과 유통, 수용이 서로 경계를 짓지 않는 곳이지요. 대안대학의 공부는 번듯한 학위를 요구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가치의 삶을 실천하는 데 디딤돌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교육 실험이 시작됐다. 변화와 혁신을 기약하는 것은 숱한 실험과 시행착오였음을 역사는 일찍이 가르쳐줬다. 한국 사회 첫 대안대학의 첫 강의는 2015년 1월 12일에 시작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2015 대입정시] 한성대학교

    [2015 대입정시] 한성대학교

    한성대는 가군 413명, 다군 418명 등 모두 831명을 선발한다. 입학 정원 200명 이상을 제외한 동일 모집 단위의 군 분할모집 금지에 따라 단과대학별 모집 단위 수를 약 50대50으로 나군을 제외한 가군과 다군으로 배정했다. 단 예술대학 중 일반 전형을 실시하는 의생활학부의 경우 주간은 가군, 야간은 다군으로 분리 모집한다. 일반학생 전형은 기존 학생부 10%, 수능 90% 반영에서 수능 100%로 변경됐다. 지난해 수능 실질반영률 93%로 사실상 수능 성적으로 당락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예술대학 등 실기학과는 학생부, 수능, 실기고사 반영에서 수능, 실기고사만으로 선발한다. 인문학부 또는 공과대의 경우 각각 국어B형, 수학B형의 반영 비율이 30%, 40%로 상대적으로 높다. 사회과학대는 국어B형과 수학A형 중 높은 점수가 30%, 낮은 점수가 10% 반영되기 때문에 인문, 사과대의 경우 자신에게 유리한 반영 비율의 단과대로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시에서는 수시에서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한 미충원 인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또 한성대는 수도권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야간학과를 운영하고 있는데, 모든 교육과정과 교수진이 주간 학과와 동일하기 때문에 성적이 부족하더라도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하고 싶은 수험생들에게 나쁘지 않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02)760-5800, enter.hansung.ac.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서울학(상)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서울학(상)

    서울은 2000년 이상의 생성사를 가진 기원전의 고도(古都)이며,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전 세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도시다. 지속적으로 한반도의 심장부 노릇을 한 지도 620년을 훌쩍 넘겼다. ‘도시는 기억으로 살아간다’라고 어느 시인은 읊었지만, 서울에는 읊을 기억이 별반 없다. 왜일까. 연식은 2000년을 넘겼지만, 마일리지는 환갑에 불과한 후진국형 신생 도시로 강제 성형수술을 당했기 때문이다. 서울은 16~17세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양란을 겪고서 인구가 10만명에서 4만명으로 줄었지만, 18세기 후반 30만명이 사는 당대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로 회생했다. 한국전쟁으로 도시의 4분의1이 파괴돼 폐허가 됐지만 6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초현대도시로 탈바꿈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서울학’이란 무엇이며 왜 서울학인가 우리는 회생과 개발의 논리에 파묻혀 민족의 역사와 공동체의 거룩한 자취를 유지하지 못했다. 서울은 역사도시의 향기를 잃었다. ‘서울에는 분명히 서울다운 면이 있을 것인데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아직 모른다. 사람들은 이것을 정체성이라고 하는데 서울은 바로 정체성이 없다’는 문제의식을 낳았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서울의 깊은 내면 세계를 파헤쳐 보고자 20년 전 고고성을 울린 것이 이른바 ‘서울학’이다. 서울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학문적으로 답하려는 시도다. 서울학은 어느 특정 분야에 속하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학문이라기보다는 서울의 역사적, 문화적 진면목을 살리기 위한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학술 활동의 총칭이다.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들과 얽혀 있다’고 한다. 서울학은 서울이 가진 장구한 역사와 서울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 모든 사물과 사실, 작용과 반작용 및 현상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 분야로 씨줄과 날줄이 짜였다. 시공간의 축으로 볼 때 매우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종합 학문의 영역이며 학문과 학문 간 학제(學際)적인 연구 분야 또한 무한대다. 역사학을 바탕으로 학문 간의 벽을 허물자는 아날학파(프랑스 역사학자 페브르와 블로크가 1929년 창간한 ‘경제사회사 연보’에서 유래된 역사학파)의 명제를 실행할 무대다. 지역 명칭을 사용하는 학문이 학자들 사이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의 일이다. 1957년 서울 시사편찬위원회가 ‘향토서울’을 창간하면서 돛을 올린 이후 1994년 서울시립대학교에 세계 최초의 수도학 연구소인 서울학연구소가 개설됐다. 서울의 역사, 정치, 지리, 문화, 도시, 건축, 경제, 자연환경, 생활 등의 분야에서 서울의 생성, 성장, 발달 및 변천과정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연구해 하나의 새로운 독자 학문으로 발전시키고자 한 것이다. 단순히 지역학에 머무르지 않고 서울의 문화와 역사를 총체적으로 밝히는 학문을 목표로 했다. 1995년 본격 지방자치시대의 개막과 함께 특정한 도시의 이름을 붙인 ‘부산학’ ‘인천학’ ‘강릉학’ ‘대전학’ ‘경주학’ ‘안양학’ ‘춘천학’ 등이 생겨났다. 더불어 특정한 지역을 단위로 하는 ‘영남학’ ‘호남학’ ‘경기학’ ‘충북학’ ‘제주학’ ‘강원학’ 등 다양한 지역 학문이 싹을 틔우기에 이르렀다. 이에 앞서 1985년 대구지역사회연구회를 기치로 부산지역사회연구회, 호남사회연구회, 전남사회연구회가 1988년부터 차례로 결성되면서 해당 지역사회의 역사 발전과 현안을 화두로 삼았다. 현재 전국에는 서울학(서울학연구소, 도시인문학연구소, 서울연구원, 서울 시사편찬위원회), 부산학(부산학연구센터, 부산발전연구원), 인천학(인천학연구원, 인천발전연구원), 경기학(경기문화재단, 경기도사편찬위원회), 충청학(충청학연구소, 충북개발연구원, 충북학연구소, 충북학연구센터), 강원학(강원개발연구원, 매지학술연구소), 대전학(대전학연구회, 대전발전연구원), 제주학(제주역사문화연구소), 호남학(호남문화연구소), 경주학(경주학연구원), 영남학(영남문화연구원) 등이 있다. 1980년대까지 서울 연구는 서울 내에 위치한 궁궐 및 도성, 도시건축물의 개별적인 건설 과정, 연혁, 건설 규모의 고증과 서울행정제도사의 파악에 머물렀다. 1994년 서울학연구소 발족 이후 도시공간 구조, 도시민의 주체적 행위 등 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도시사, 도시학으로 영역이 확대됐다. 도시건축물의 개별적인 건설과정에서 벗어나 도시계획 및 주거지 분화에 따른 공간 확장이나 공간 분화 양상을 고찰했다. 도시화가 낳은 사회적, 문화적 도시공간의 구조 변동이 서울시민의 삶에 미친 영향을 연구했다. 그러나 서울학의 갈 길은 아직 멀다. 관동대 이규태 교수는 “지역이나 도시명을 사용하는 학문이 어떤 유형의 학문이며, 어떠한 학문적 성격을 가지고,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 연구돼야 한다는 학문이론이나 연구방법이나 연구범주에 대한 객관적이고 보편화한 학문적 개념과 정의 그리고 이론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방학의 전통은 동아시아에서 득세하는 편이다. 순서는 일본〉한국〉중국이다. 유럽에는 지역학의 전통이 없다. 있을 법한 프랑스 파리에도 ‘파리학’이라는 학문은 없다. 우리가 서울학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일본의 ‘에도학’이 제공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에 들어간 1590년 이래 만 400년이 되던 해인 1989년쯤 붐이 일었다.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의 지역 연구를 시작하는 ‘오사카학’도 1994년 뒤를 이었다. 에도학 또는 ‘에도도쿄학’의 정의는 “에도시대부터 지금까지의 도시형성 발전과 문화변용의 과정을 일관한 시점에서 파악해 그 연속성과 비연속성, 도시로서의 특성을 학제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중국에는 베이징학이 있다. 2000년 중국 베이징연합대학교가 우리의 서울학과 서울학연구소를 모델로 연구소를 창립, 베이징학 연구가 첫 발걸음을 떼었다. 서울학연구소는 2010년부터 ‘동아시아 수도연구와 서울학’이라는 연구 주제로 연구영역을 국제적으로 확장해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 베트남 하노이와 교류하고 있다. ●서울학은 무엇을 대상으로 하는 어떤 학문인가 서울학을 ‘서울지방학’이라고 호칭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국제지역학을 연구하는 학문인 국제지역학(International Area Studies)과 크게 나누는 의미에서 지방학(Local Studies)이라고 부르는 것이 연구범주나 학문의 개념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한국의 수도인 서울을 연구하는 데 지방학이라는 말을 사용한다면 어색한 느낌이며 서울학이 더 잘 어울린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역할이나 기능에 차이가 있다. 마찬가지로 서울학과 ‘한국학’의 연구범주도 다르다. 이 때문에 서울학을 서울지방학이라고 혼칭해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중국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분명하게 구분하려고 베이징시의 경우 ‘베이징시 지방 인민정부’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서울시 지방정부’라고는 하지 않으나 중앙정부 산하 기관은 서울지방국세청, 서울지방검찰청, 서울지방경찰청처럼 ‘서울지방’이란 명칭을 사용한 지 오래다. ‘향토사’와 구분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지역문화사를 이르는 향토사란 자연 지리적 공간과 전통문화를 결합한 공동체의 속성을 강하게 내포한 폐쇄적이고 자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하여 지방학의 연구 목적이나 대상 혹은 범주가 주로 지역사회의 역사문화 전통으로 한정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경계하자는 목소리이다. 국제지역 연구는 세계의 다른 국가나 다른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국가 내부의 특정 지역에 대한 연구로서 지방학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지방학의 연구방법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서울학은 국내 지방연구의 인식전환에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다. 서울이라는 상징성과 대표성 때문이다. 서울학을 학문 영역의 하나로 모색하면서 가장 먼저 논의된 것이 바로 ‘서울학이 학문으로 성립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였다. 서울학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았던 안두순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서울학 연구의 필요성과 가능성 및 그 한계’라는 논문에서 “서울에 대하여 너무도 모르는 것이 많고 알고자 하여도 그 결실을 당장에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이는 “어느 누구도 서울에서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 사건이나 사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하며 이해하고 설명하고자 노력한 바가 없고 어느 학문 분야도 서울을 연구 대상으로 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학 연구의 첫걸음은 서울의 정체성 찾기이며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연구의 성격이 강하다. 그렇다면 서울학의 연구 대상은 무엇인가. 공간적으로 행정구역상 서울은 물론 역사적으로 서울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던 지역공간 모두를 대상에 넣었다. 시간상으로는 서울의 역사적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대상이다. 학문별로는 정치학, 국문학, 사회학, 도시행정, 지리학, 건축학, 도시계획학, 조경학, 생태학, 민속학, 역사학, 경제학, 행정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와의 연계성이 모색됐다. 오늘날 서울을 구성하고 있고, 구성해 온 모든 요소들이 서울학의 연구 대상이다. 서울의 장소, 사람, 일, 문화를 만들어 내고 변화시키는 도시적 보편성과 특수성을 밝혀냄으로써 더 나은 서울의 미래상을 그리는 것이 서울학의 연구 목적이다. 서울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다. 우리가 숨 쉬는 서울의 모든 것이 서울학의 연구 대상이요, 연구 목적이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제2의 ‘어바웃 타임’은? 로맨스 외화 격돌

    제2의 ‘어바웃 타임’은? 로맨스 외화 격돌

    올겨울 제2의 ‘어바웃 타임’은 어떤 영화가 될까. 지난해 12월 초 개봉한 ‘어바웃 타임’은 비수기에 유명 스타 없이도 326만명을 동원해 영화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던 화제작. 따뜻하고 낭만적인 영국 로맨스에 대한 국내 관객의 선호도가 높고 남자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관객들까지 끌어들여 크게 흥행했다. 그 기록에 도전하는 로맨스 영화 3편이 초겨울 극장가에서 간판을 올린다. ‘러브, 로지’(10일 개봉)는 무려 12년째 서로 엇갈리기만 하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연인인 듯 친구인 듯 시쳇말로 ‘썸’을 타는 두 사람은 사랑과 우정 그 사이를 헤맨다. 밋밋한 러브스토리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스무살 때 아이 엄마가 돼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로지(릴리 콜린스)와 그녀와 인연이 계속되는 남자 알렉스(샘 클라플린)의 이야기가 때론 로맨틱하게 때론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극 중 배경이 영국의 작은 마을인데다 로지가 아버지를 통해 인생을 깨닫고 성장한다는 점에서는 ‘어바웃 타임’ 분위기와 무척 흡사하다. 베스트셀러 소설 ‘무지개들이 끝나는 곳’이 원작인 영화는 열여덟 살 때 고백할 타이밍을 놓친 두 남녀가 어떻게 세월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나는지의 과정을 짜임새 있게 엮었다. 로지와 알렉스는 미국의 명문대에 함께 진학하기로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로지가 영국을 떠나지 못하게 됨으로써 처음 인연이 어긋나기 시작한다. 유학, 결혼을 거치면서도 우정은 계속되지만 ‘우정’이라는 울타리에 갇힌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번번이 엇박자를 탄다. 마치 연속극을 보는 듯 전개가 빠른데다 간간이 코믹 요소가 섞여 몰입도가 높다. 곡절 많은 인생을 산 로지에게 “너에게 어울리는 사람은 진심을 다해서 너를 사랑하고 지켜줄 사람”이라는 알렉스의 대사는 한겨울 추위를 녹일 만큼 포근하다. 비욘세, 엘튼 존, 릴리 알렌 등 귀에 익숙한 음악들이 영화 속 12년의 시간을 달콤하게 관통한다. ‘무드 인디고’(11일 개봉)는 평범함을 거부한 로맨스 영화다. 영화감독이자 화가, 발명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천재 비주얼리스트라는 수식어를 얻은 미셸 공드리 감독은 ‘이터널 선샤인’에 이어 또 한번 독특한 개성의 영화를 만들었다. 프랑스 문학계의 전설 보리스 비앙의 ‘세월의 거품’(1947)은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상상력과 다양한 상징이 장기인 ‘공드리 월드’를 통해 보는 즐거움이 있는 영화로 재탄생했다. 영화는 달콤쌉싸름한 사랑과 이별의 순간을 네 가지의 색깔로 표현한다. 칵테일을 제조하는 피아노를 발명해 부자가 된 콜랭(로망 뒤라스)이 우연히 클로에(오드리 토투)를 만나 사랑을 꽃피울 때는 총천연색의 화려한 색깔로, 두 사람의 행복한 결혼생활은 몽환적인 파스텔톤으로 표현된다.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후반부에 클로에의 폐에 수련이 자라는 병이 생기면서 영화는 급격히 모노톤으로 생기를 잃는다. 콜랭이 가진 모든 것을 잃게 되자 화면 톤은 흑백 영화처럼 변해버린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10일 개봉)은 ‘어바웃 타임’ ‘러브 액츄얼리’ 등 영국 로맨스의 명가 워킹타이틀이 내놓은 영화다.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72)과 그의 곁을 지킨 여인 제인 와일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휴머니즘이 강조된 감동 로맨스에 가깝다. 영화는 괴짜 같은 물리학도 스티븐, 다정하지만 강인한 인문학도 제인이 처음 만난 20대부터 40대 중반까지 두 사람의 삶과 인생을 폭넓게 담아낸다. 루게릭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뒤 발음이 흐릿해지고 지팡이 없이 걷는 것조차 힘들어진 스티븐. 그는 삶의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하지만 제인은 변함없는 믿음과 사랑을 보여준다. ‘레미제라블’에서 순수한 청년 마리우스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에디 레드베인이 스티븐 역을 맡아 10㎏을 감량하는 등 열연을 펼쳤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암각화, 세월호 그리고 국민안전처/박찬구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암각화, 세월호 그리고 국민안전처/박찬구 정책뉴스부장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는 바다와 육지의 다양한 동물이 새겨져 있다. 무엇보다 고래잡이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사냥과 어로의 풍요를 기원하는 일종의 주술 행위로 해석된다.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은 반구대 암각화가 당시 사람들이 후손에게 고래잡이의 방법을 전수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나와 가족, 그리고 후손이 거대한 동물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사냥하고 이를 통해 생존을 영속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암각화의 그림이 어느 한 시기에 완성된 게 아니라 오랜 기간 추가되고 보완된 점도 이 같은 추론을 뒷받침한다. 사회 공동체나 국가의 태동과는 거리가 먼 선사시대에도 생명과 생존의 가치는 본능이고 간절한 소망이었다는 얘기다. 농사와 생명의 기원(祈願)을 담은 고조선의 건국 설화와 8조법(八條法) 이래 우리 조상이 남긴 역사의 흔적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또 한 해가 간다. 사계절의 마감은 으레 순환과 회생의 소망을 북돋운다. 암각화를 새긴 선사시대 사람이나 단군시대 조상도 새로운 봄의 도래를 희망하며 나와 가족, 집단의 안위와 존속을 염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생명과 공동체의 가치가 허물어진 우리 공동체의 현실에서 이번 연말은 단절과 상실의 흔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세월호 참사가 난 지 8개월 동안 우리 사회는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을 바꾸었는가. 이번에는 선령 36년의 낡은 원양어선이 악천후에도 무리한 조업을 강행하다 침몰해 수십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 때와 별반 다를 게 없이 우왕좌왕하고 늑장을 부렸다. 눈물과 반성, 참회는 다 어디로 갔는지 답답하고 허망한 노릇이다. 인간의 함몰과 가치의 상실, 4월 이후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민낯이다. 치유되지 못한 슬픔과 묵직한 통증은 여전히 뇌리의 동공 속에서 똬리를 틀고 있다. 걸음마도 채 떼지 못한 국민안전처에 미주알고주알 주문을 늘어놓고 싶지는 않다. 애당초 대통령 1인 중심의 강력한 통치 체제에서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를 청와대 바깥에 둔다는 발상 자체가 안이하고 현실성을 결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분일초가 급박한 재난 상황에서 안전처는 청와대 보고와 재가를 위해 얼마나 금쪽 같은 시간을 또 허비할 것인가. 옥상옥이다.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의 본질과 역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애써 외면하고 무시하려는 처사나 다름없다. 더 근본적으로 따진다면 문제는 조직의 신설이나 기구의 재편에 있는 게 아니다. 핵심은 가치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사람의 가치와 생명의 근원을 되살리는 일이다. 제어되지 않는 자본과 기업, 견제받지 못하는 권력이 이해관계로 얽히고설키면서 철저하게 망가진 우리 사회의 안전판을 제대로 돌려놓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후진적인 정치 구조에서는 권력 핵심의 진정성과 실천이 없이는 쉽지 않은 과제다. 무구한 어린 영혼들을 보낸 지 수개월, 과연 이 땅의 권력은, 국가와 정부는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국정의 중심으로 되돌려 놓고 있는가. 그럴 의지는 있는가. 501 오룡호 사건을 계기로 다시 묻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인문학의 부흥을 얘기한다. 인문학의 요체는 사람이다. 허울 좋은 구두선에 그칠 게 아니라면 사람과 생명의 가치를 회복하려는 근원적인 성찰과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조직의 정비와 운영은 그 다음 문제다. ckpark@seoul.co.kr
  • “직업은 꿈이 아냐… ‘스몰’ 보이들이여 큰 꿈을 좇아가렴”

    “직업은 꿈이 아냐… ‘스몰’ 보이들이여 큰 꿈을 좇아가렴”

    “남들이 정해 놓은 꿈과 직업을 향해 달릴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길을 열고 자신만의 꿈과 직업을 찾아야 한다.” 작가 고정욱(54)이 10대 청소년들에게 화두를 던졌다. ‘꿈’이다. 신작 ‘빅 보이’(책담)에서다. 작가는 “청소년들이 주인공들을 통해 꿈과 진로, 사랑,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한다”고 했다. 작품 속 주인공 ‘현준’이는 다른 사람이 짜놓은 프로그램대로 움직이는 ‘스몰’ 보이다. 꿈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취직해 돈을 많이 버는 거다. 스포츠, 만화에 빠져 남들이 간 길만 좇던 현준이가 ‘김청강’ 작가의 인문학 수업을 듣게 되면서 ‘빅’ 보이로 커 나간다. 대기업 취업이 아니라 진정 자기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꿈도 찾게 된다. 현준이는 작가가 몇 년 전 직접 인문학 수업을 지도했던 학생 중 한 명을 모델로 했다. ‘빅 보이’는 작가가 일선 학교에서 강연을 하며 직접 겪은 경험담을 토대로 했다. 작가는 강연 때면 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 그럴 때면 대다수 학생들이 어김없이 의사, 판사, 변호사 같은 고전적인 직업부터 요리사, 파티시에 같은 신종 인기직업을 말한다. 그는 “직업은 꿈이 아니다”고 못 박는다. 진정한 꿈은 판사, 요리사 같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기 때문이다. 의사가 되는 게 꿈이 아니라 의사가 돼 북한의 허약한 어린이들을 치료하겠다는 것이 올바른 꿈이라는 의미다. “꿈은 무엇이 되어 어떤 일을 하는 것이어야 한다. 청소년들이 꿈이 없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고 안타깝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고 가장 즐거운 분야를 정해 힘껏 노력했으면 좋겠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교육 플러스]

    전국평생학습정보포털 ‘늘배움’ 개통 교육부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함께 전국의 평생학습정보 및 콘텐츠를 모은 국가평생학습포털 ‘늘배움’(www.everyday.go.kr) 서비스를 시범 개통한다고 1일 밝혔다. 그동안 기관별로 나눠졌던 평생교육 관련 정보가 한 곳에 모이게 됐다. 교육부는 연말까지 모바일 앱을 개발,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노년층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글자 크기 확대, 항목 간소화 등 간편 모드도 추가할 계획이다. 검정고시 성적도 대입 전형 때 온라인 제출 올해 정시전형부터 검정고시 출신자도 합격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온라인으로 대학 전형자료로 제출할 수 있게 됐다. 대입 전형자료 온라인 제공 범위는 2010년 제1회부터 2014년 제2회까지 5년간 자료다. 이를 원하는 검정고시 출신자는 5~22일 ‘나이스 대국민서비스’(www.neis.go.kr)에서 ‘온라인 제공 신청’에 동의하면 된다. 창의인성교육센터 12월 문화체험 풍성 서울시교육청 산하 창의인성교육센터는 12월을 맞아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를 한다. 3일 오후 4시 ‘이미지 헌터빌리지의 북 마임을 통한 책 여행’ 공연, 17일 오후 3시 ‘크리스마스 콘서트’, 20일 오전 10시 30분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인문학 특강이 마련됐다. 또 10일부터 학교 선생님들의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아마미 전’이, 18~27일엔 ‘한상진 작가의 소요 전’이 열린다. 진학사 수시 합격생 대상 상품권 이벤트 진학사는 오는 18일까지 수시모집 합격을 인증한 수험생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한다. 수험생이 합격자 발표 뒤 합격 화면을 캡처하거나 합격증 사진을 찍어 진학사 웹사이트(www.jinhak.com)에 올리면 5000원짜리 상품권을 준다.
  • 중·고교 인문학경진대회 금상 고등부 이소담·중등부 정서은

    서울신문STV가 주최하고 안풍라장학재단이 협찬한 ‘제3회 전국 중·고 인문학경진대회’에서 고등부 금상에 이소담(이화여대병설미디어고 2학년), 중등부 금상에 정서은(태랑중 1학년)양이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 부문별 입상자 20명 명단 등 자세한 내용은 서울신문STV 홈페이지(www.seoulstv.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기고] 마을공동체의 부활/오용원 한국문화원연합회장

    [기고] 마을공동체의 부활/오용원 한국문화원연합회장

    한 30대 직장인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을 만나면 애꿎은 휴대전화만 들여다본다. 눈인사라도 나누며 살아야지 생각은 하지만 먼저 인사를 건네기가 어색하다. 또 다른 40대 주부는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주민 간에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들은 이후 엘리베이터에서 아래층 사람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든다. 사회 곳곳에서 개인주의의 부정적 현상들이 가시처럼 돋아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작은 희망이 하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전국 31개 마을 동아리와 함께 펼치는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가 그것이다. 올해로 6년째 임대 아파트, 서민 주택 밀집지역, 농산어촌 등 전국의 문화 소외 지역을 지원한다.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으로 이웃과 소통하고 마을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전국 229개 지방문화원을 통해 지역 문화와 정서를 잘 아는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관해 소통과 지원이 어느 사업보다 원활하다고 자부한다.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의 특징은 주민 스스로 마을 문제를 찾아내 주체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청소년 자녀를 둔 경기 부천시 역곡동 주부들은 관내에 보호관찰소가 있다는 이유로 마음 한쪽이 늘 불안했다. 하지만 스스로 기획한 ‘사람 톡톡’이라는 인터뷰 프로그램을 통해 보호관찰소장과 대화를 나누게 되면서 오해를 풀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 마을 단체나 동아리의 문화예술 행사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다문화 가족이 많아 갈등이 적지 않았던 마을의 경우 서로에게 언어를 가르쳐 주며 마을 발전을 논의하는 ‘인문학 강좌’가 열렸다. 원주민과 불편한 관계였던 이주 예술인들은 ‘동네 주민음악회’를 기획해 어르신들을 모셨고 어르신들은 이 자리에서 아코디온을 연주하고 트로트를 부르며 닫혔던 마음의 문이 서서히 열렸다. 마을 사업 연구컨설팅기관에 따르면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을 시행한 마을은 그러지 않은 마을보다 주민 교류가 60% 많았다. 공동체 소속감과 자긍심도 61.7점으로 사업이 이뤄지지 않은 마을의 52.3점보다 높았다. 마을은 인류가 만든 아주 오래된 공동체로 국가를 구성하는 중요한 뿌리다. 국가가 몸이라면 마을은 세포나 다름없다. 국가적인 질병을 마을에서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산업화와 정보화 시대의 파고에 밀려 부서지고 사라지는 마을공동체를 부활시키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을공동체는 소통과 화합을 이뤄 내는 작은 열쇠다.
  • ‘요정 디바’ 박정현, 대학 강단 섰다..인문학 일일 특강

    ‘요정 디바’ 박정현, 대학 강단 섰다..인문학 일일 특강

    ‘요정 디바’ 박정현이 대학 강단에 섰다. 박정현은 지난 24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백주년기념관 한상은 라운지에서 영문과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나는 영문학전공이다 - 가수 박정현에게 영문학이란?’이라는 주제로 영어 강연을 펼쳤다. 박정현은 이 자리에서 재미교포 2세로 자라, 미국 명문인 컬럼비아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 최고의 디바로 우뚝 선 변화무쌍한 인생 스토리를 전하며 학생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그는 실용음악과가 아닌 영문학을 전공한 이유, 영문학이 박정현이라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 가수 활동에 어떤 힘을 주었는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지난 1998년 데뷔한 박정현은 가수로 활동하던 중 지난 2001년 컬럼비아대학교에 편입했으며 2010년 졸업했다. 당시 박정현은 전 세계 수재들이 모인 미국 아이비리그에 진학했다는 사실과 함께, 실용음악학이 아닌 인문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에 도전을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강연은 박정현이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영어로 진행됐다. 박정현은 영문학과 학생들에게 ‘영문학도 박정현’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하고, 그가 현재의 자리에 있기까지 가장 큰 힘이 됐던 영문학에 대한 일화들로 학생들과의 거리를 좁혀 나갔다. 강연 말미에는 참석한 학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Q&A 시간이 마련됐다. 박정현은 재기발랄한 학생들의 질문에 환한 웃음을 터트리는가 하면, 진로에 관한 고민에는 함께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진정성 있는 답변들로 시간을 꾸려나갔다. 이 강연은 오는 12월 3일부터 5일까지 3부작으로 방송되는 KBS 특집 인문학 다큐멘터리 ‘세상을 바꾸는 생각, 후마니타스’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한편 박정현은 오는 12월 20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힙합듀오 다이나믹듀오와 ‘2014 다이나믹 듀오+박정현 <그 해, 겨울>’ 개최를 앞두고 있다. <그 해, 겨울>은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브랜드 공연으로 매해 개최되는 연말 공연 중 가장 높은 예매율을 자랑한다. 특히 올해는 최고의 디바 박정현과 대중성과 음악성을 갖춘 힙합뮤지션 다이나믹 듀오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연일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공연 팬들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사진 = 숙명여자대학교 제공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열린 병영문화’ 정착 모색…장군단 워크숍 새달 9일까지

    국방부는 24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약 보름 동안 경기도 파주에서 ‘열린병영문화’ 정착을 주제로 장군단 워크숍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병영문화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점’들을 되짚어 보기 위해 전체 장군단을 4개 기수로 나눠 기수별로 1박 2일 동안 인문학 관련 전문가 강의 및 토론과 군법, 인권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또 인문학 강의에선 연세대 김상근 교수가 ‘인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부산 외국어대 박상진 교수가 ‘단테의 신곡으로 본 인간의 길’을 주제로 각각 강의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태동 鐘樓에서] 삼성전자 합격자 비율과 인문학의 죽음

    [이태동 鐘樓에서] 삼성전자 합격자 비율과 인문학의 죽음

    최근 있었던 삼성그룹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합격자 발표에서 삼성전자 합격자의 85%가 이공계이고 호텔업계를 제외하고는 인문계 합격자가 거의 없었다는 소식은 인문계 대학을 졸업하는 젊은이들은 물론 인문학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세계적 기업인 삼성전자의 신입사원 채용 문제는 다른 대기업 입사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학교육에도 직·간접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교육은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되기 어렵다. 인문계 졸업자들에게 취업이 어렵게 되면, 아무리 적성과 잠재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불확실성 때문에 인문학 분야를 지망하지 않을 것이다. 영국의 저명한 물리학자이자 소설가인 C P 스노가 그의 저서 ‘두 문화’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열역학 제2 법칙만큼이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처럼 인문학 분야에도 우수한 인재들이 없으면 학문은 발전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게 된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10여년 전부터 대학에 인문학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래서 역대 정부가 위기에 처해 있는 대학의 인문학 연구와 교육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관심을 보이는 듯했으나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또 하나의 후진적인 ‘냄비현상’만을 보여 줬다. 21세기의 대학은 중세시대처럼 사회와 동떨어진 상아탑으로만 존재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학은 눈에 보이는 사회의 기능적 요구만을 충족시키는 직업훈련소가 아니라 내일의 사회 구성원들을 성숙한 시민으로 만들기 위한 정신교육의 장(場)이다. 지금 우리의 경우처럼 대학이 대학의 정신이자 뿌리이며 인간의식과 인간가치를 위한 필수적 학문인 인문학을 추방한다면 사회의 어둠을 밝혀 주는 지적인 등불을 상실하게 됨은 물론 미래를 여는 순수한 진실과 비전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인문학은 산업사회에 필요한 톱니바퀴 같은 인간형을 양성하지 못해 가시적인 부를 가져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사회 구성원들의 성숙한 인격 형성을 위한 지적 재산은 물론 사회문화를 위한 상상력에 불을 지피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기업은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수익을 위해 투자를 한다는 의미에서도 인문학 분야의 인재 고갈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인문계 출신 채용에 좀 더 관대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헨리 뉴먼이 “대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말했듯이 지식의 모든 가지는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인문학은 과학과 다른 실용적인 학문의 추구와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 케플러는 우주에 존재하는 것으로 상상한 다섯 개의 규칙적인 입체에 대한 플라톤의 가설을 바탕으로 태양계의 운행 법칙을 발견했고 원자탄의 아버지인 오펜하이머는 물리학자가 되기 전에 고전 문학자였다. 스티브 잡스가 정보기술(IT) 분야 혁신의 아이콘 역할을 하며 아이팟 등의 단순한 다자인으로 지구촌 사람들에게 세련된 미학적 충격을 줄 수 있었던 것은 리드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선불교에 입문해서 정신적인 수련을 한 결과라고 한다. 현대는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대다. 인문계 전공학생들도 복수전공으로 이공계 과목을 택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행히 삼성그룹이 작년 상반기부터 인문계 신입 사원을 뽑아 6개월간 960시간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켜 SW 전문가로 배치하는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기업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함은 물론 대졸 신입사원 선발 과정에서 인문계의 차별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업도 살고 대학 정신의 뿌리인 인문계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지금처럼 실용적인 학문에만 투자하고 상상력과 인간 교육에 필요한 인문학을 고사(枯死)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그것은 멀리 보아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문학평론가·서강대 명예교수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파괴자들 ANTI의 역습(김인순·김재연·손재권·엄태훈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한국 상륙이 임박한 혁신기업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책. 2013년 나온 ‘파괴자들’의 후속작으로 아마존, 넷플릭스, 테슬라, 이케아를 도마에 올렸다. 이 네 기업의 이니셜을 딴 ANTI는 모두 강자들의 공고한 질서를 깨고 새 시장을 만든 파괴자들. 아직 한국의 소비자들이 접할 기회가 없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높은 벽을 쌓은 성을 공략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허술한 벽을 뚫어 진입하는 방식의 아마존, 콘텐츠 비즈니스를 실리콘밸리 방식으로 바꿔놓은 넷플릭, 자동차와 2차 전지 그리고 에너지 저장장치(ESS)까지 전방위로 확산추세인 테슬라, 가구혁명이 아닌 문화혁명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이케아. 이들이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은 과정과 국내상륙이 가져올 파문, 그리고 그에 맞설 우리 기업들의 생존전략이 소개된다. 276쪽. 1만 6000원 식물의 인문학(박중환 지음, 한길사 펴냄) 전 시사저널 기자가 쓴 전문서적 수준의 ‘식물의 세계’. 식물에 매료돼 공부해가며 일일이 알아낸 내용들을 400여쪽에 담아냈다.식물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는 동물 세계에선 볼 수 없는 상생의 미덕과 공존의 조화가 있다는 게 핵심 요지. 식물과 사람의 우연한 만남들이 인간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왔는지, 그 보이지 않는 힘의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었다. 나물 비빔밥을 먹으면 졸리는 이유는 식물이 자기보호를 위해 품은 성분 탓이라는 가벼운 이야기부터 시작해 침엽수림의 생존법에서 유추해낸 기업 구조조정처럼 식물 세계와 연결한 인간의 모습들이 다양하게 그려진다. 특히 사막화에 많은 부분을 할애해, 인류 멸망과 생존의 기로는 숲을 지켰는가 지키지 못했는가에 달렸다고 경고한다. 지구온난화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사막에 나무를 심자고 강변한다. 396쪽. 1만 9000원 말라리아의 씨앗(로버트 데소비츠 지음, 정준호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수십년간 아프리카·동남아시아·인도 등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열대의학’ 거장이 기생충과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하듯 쓴 책. 대표 전염병 말라리아와 칼라아자르를 소재로 인간과 사회, 기생충의 상관성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전염병은 병 자체보다 인간사회의 민얼굴을 보여준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실감 난다. 애초부터 말라리아 연구가 식민지 원주민을 위한 게 아니라 식민 ‘모국’의 군인·관료·상인을 위한 것이었듯 전염병은 소외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정치·경제·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속성도 갖는다. 그래서 전염병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전염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발견하기 위한 열대 학자들의 헌신과 열정, 시행착오에 얽힌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소외지역과 사람들, 그들에 대한 시선에 얹어 과학계의 추한 모습도 빼놓지 않았다. 336쪽. 1만 5000원 오기, 전국시대 신화가 된 군신 이야기(임건순 지음, 시대의창 펴냄) 오기(吳起) 혹은 오자가 지었다는 병법서 오자병법을 다룬 책. 손자병법과 함께 최고의 병법서였다지만 일반에겐 생소한 오자병법을 재미있게 소개한 해설서로 눈길을 끈다. 이미 출간된 번역본들과 달리 병법서와 저자 오기의 삶을 사료를 통해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위(衛)나라에서 야인의 아들로 태어난 오기는 유학을 배워 노·위(魏)·초나라를 거치며 전국시대의 질서를 만든 인물. 천하를 통일한 진나라를 두려움에 떨게 했지만 출신의 비천함과 기득권층의 시기로 떠돌았고 결국 후대에도 평가절하됐다. 유학자였지만 ‘신분을 가리지 말고 모든 인재를 등용하자’는 주장 탓에 배척된 그의 행적이 낱낱이 밝혀진다. 왜곡된 평가 탓에 48편 중 7편만 전한다는 오자병법의 주인공 오기를 저자는 ‘역사가 숨긴 불행한 인재’라 칭한다. 328쪽. 1만 6800원
  • 김영하 작가랑 소설에 빠져요

    강북구가 오는 24일 오후 3시 구청 4층 대강당에서 ‘살인자의 기억법’의 저자 김영하씨를 초청해 ‘작가와의 대화’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작가와의 대화’는 책 읽는 강북을 위해 기획된 것으로 2011년 도종환 시인, 2012년 김용택 시인, 지난해 김병완 작가에 이어 올해 네 번째다. 90분간 진행되며 구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김 작가는 ‘소설이라는 이상한 세계’를 주제로 소설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설의 숨은 매력, 올바른 독서 방법,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 등을 강연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강연 뒤 내용이나 작가, 저서 등에 대해 질문할 수 있다. 김 작가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살인자의 기억법’ ‘퀴즈쇼’ ‘빛의 제국’ 등을 집필했으며 이상문학상, 만해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외 구는 다양한 독서 관련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전국 최초로 ‘유비쿼터스 도서관’(U-도서관)을 구축해 32만여권의 도서를 스마트폰, 지하철역, 마을문고 등에서 손쉽게 대출, 반납할 수 있도록 했다. 구민이 연간 12만건 이상을 이용하고 있으며 곧 개통되는 우이∼신설 경전철역에도 U-도서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독서 진흥을 위한 학부모 간담회와 가족글짓기대회, 북페스티벌 등을 개최하고 공공도서관을 확충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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