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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시대] 고마워요, 부산영화제!/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글로벌 시대] 고마워요, 부산영화제!/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지난 주말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했다가 영화 세 편을 보고 왔다. 평소에는 대중적인 영화를 즐겨 보지만 영화제를 찾을 때는 작품성·예술성 위주로 자주 접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문화적 소재를 담은 작품을 골라 본다. 영화 속에서 발견한 지명, 역사적 인물, 사건 등을 검색해 보고 관련 책들을 훑어보는 재미가 쏠쏠한 까닭이다. 국제 뉴스에 무관심한 채 흘려보낸 지구상의 공간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보고 싶은 혼자만의 인문학 산책인 셈이다. 이란 영화 ‘검은 말의 기억’은 쿠르드 민족으로 관객을 이끈다. 터키 지배하에 있는 쿠르디스탄 지역의 젊은 청년들이 금지된 쿠르드어를 교육하면서 벌어지는 갈등을 그렸다. 대체 쿠르디스탄은 어느 나라에 있는 걸까. 지도를 찾아보니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 4개 국가가 만나는 곳에 걸쳐 있는 지역으로 독립적인 국가와 영토를 가져 보지 못한 쿠르드의 비극적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영화는 왜 쿠르드족이 나라 없이 떠돌고 있는지, 얼음 속에 누워 있는 딸의 시신을 끌어안고 부르는 엄마의 애잔한 노래가 쿠르드 자장가인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궁금증을 일으킨다. 쿠르드족은 인구가 3000만~3500만명으로 제법 많지만 4분의3이 쿠르디스탄 지역에, 나머지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고 한다. 주변국의 인종적, 종교적, 문화적 탄압과 폭력에 끊임없이 시달리며 수백 년간 독립국가 투쟁을 해 왔지만 세계 열강의 정치적 개입으로 번번이 조약이 파기되며 자치국가 건설의 의지가 좌절되곤 했다. 터키 해변에서 엎드린 자세의 시신으로 발견돼 전 세계인의 마음을 아프게 한 세 살배기 꼬마 난민 아일란 쿠르디, 이슬람국가(IS)와 대항해서 시리아 요충지를 탈환했던 민병대도 쿠르드족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바흐만 고바디 감독의 ‘나라 없는 국기’, 시리아 난민촌 쿠르드족 청소년들이 제작한 단편 다큐멘터리 ‘국경의 아이들’까지 쿠르드족 감독의 작품이 여러 편 선보였다. 쿠르드 감독들이 민족 정체성을 드러내고 그들 언어로 그들의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 남짓. 그런데 부산국제영화제는 2010년에 쿠르드 시네마 특별전을 개최해 쿠르드 감독들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 바 있다. 쿠르드 이슈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매우 적었고, 쿠르드 영화 제작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존재하던 당시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떻게 그런 대담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부산국제영화제가 생존 전략으로 내건 ‘동반성장’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겠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출범 때부터 아시아의 허브 영화제로 자리를 잡고 아시아 45개국 중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변방 국가들의 재능 있는 감독과 영화를 적극 발굴, 지원하며 각별한 동반관계를 만들어 왔다. ‘혼자 빨리 가는 것보다 다 함께 멀리 가는 길’을 선택한 덕택에 변방의 감독들과 자국의 영화 발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고민을 공유하는 영화제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런 전략은 영화제에 문화 다양성과 풍성함을 가져다주었다. 올해 전 세계 75개국 304편의 영화가 출품됐고 22만 7000명의 역대 최다 관객이 영화의 바닷속을 찾아왔다. 스무 해 성인식을 무사히 치러 낸 것이다. “부산영화제는 영혼이 있는 곳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것은 삼성과 LG 같은 대기업이 아니라 문화가 돼야 합니다.” 고바디 감독의 한마디가 큰 울림을 남긴다. 영화는 영혼을 담는 예술이며 좋은 영화란 ‘당신에게 이제껏 묻지 않았던 질문을 하는 것’이기에.
  • 고전 텍스트 그대로… 감동과 울림 그대로

    고전 텍스트 그대로… 감동과 울림 그대로

    세기말과 새 세기를 건너오던 10년 남짓 전부터 한국사회에 인문학 열풍은 뜨거웠다. 대학과 연구자들의 인문학은 설 자리를 찾지 못한 채 고사 직전에 이르렀건만 대중의 인문학만큼은 최전성기를 맞았다. 곳곳에서 인문학 강좌가 열리고, 각종 인문학 관련 책들이 쏟아졌다.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한계도 함께 드러냈다. 삶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은 인문학이 주는 통찰과 사유에서 비롯되는 지혜를 필요로 했다. 그러나 무한경쟁에 내몰린 현대인들은 그 속으로 깊이 들어가지 못했고 풍성해지지 못했다. 책들은 그 요구에 영합해 지적 욕망을 채우는 입문서에 그치거나 인문학조차 자기계발서의 자장 안으로 끌어들이기 일쑤였다. 민음사가 내놓은 새로운 인문학 시리즈 ‘민음생각’은 인문학 고전을 직접 읽을 것을 주문한다. 입문서나, 발췌한 편역자의 해석이 아닌 백년, 천년의 역사를 뚫고 살아남은 텍스트의 원형을 대면함으로써 그 감동과 울림을 직접 경험할 것을 요구하며 4종을 먼저 내놓았다. 정치가이자 사상가로서 로마 마지막 공화정을 이끌었던 키케로의 연설을 모은 ‘설득의 정치’와 함께 페리클레스, 리시아스, 데모스테네스 등 그리스 민주주의를 위해 시민들에게 자신의 사상을 역설한 내용을 모은 ‘그리스의 위대한 연설’이 시리즈의 첫 문을 열었다. 각자의 입장과 논리를 정연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밝히는 연설과 토론, 거기에 기초한 타협이 정치의 필수 요소임을 2000년 전 민주주의와 수사학의 출발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볼테르의 ‘불온한 철학사전’은 제목처럼 마치 실제 사전인 듯 간통으로부터 시작해 식인종, 돈, 무신론, 입맞춤, 도서관, 신, 광기, 지옥, 흡혈귀, 진리, 미덕까지 90개의 단어를 골라 개념 및 쓰임을 자세히 설명한다. 종교박해의 상징으로 분류되며 프랑스, 스위스 등에서 금서로 지목돼 불태워지기까지 했다. 계몽주의자 볼테르가 보여주는 지적 사유의 유쾌함이자 인권 문제와 종교자유에 대한 통렬하고도 신랄한 비판이기도 하다. 1939년 하버드대 음대생 필독서이자 스트라빈스키의 시학 강의 교재였던 ‘음악의 시학’은 인문학이 더이상 ‘문사철’(文史哲)만이 아니라 예술까지 포함한 ‘문예철’(文藝哲)이 되어야 함을 보여주기 위해 민음사가 내놓는 일종의 선언이다. 20세기 음악의 거장 스트라빈스키가 클래식 음악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된 힘이었던 독창적이면서도 ‘창조적인 상상’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모차르트, 브람스, 차이콥스키 등 대가들의 음악세계를 유려하게 짚어 본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웰다잉’ 공부/황수정 논설위원

    현대사회에서 잘 사는 것(well-being)만큼 중요해진 문제가 웰다잉(well-dying)이다. 급격한 노령화 사회에서 품위 있는 죽음이 화두로 떠오르는 속도는 놀랍다. 죽음이 학문의 영역으로 들어와 사회문제로 공유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나톨로지(thanatology). ‘죽음학’이란 단어로 통용되는 학문이다. 이는 인간의 죽음을 두렵고 기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삶의 일부분으로 죽음을 받아들인다면 죽음은 말할 것도 없고 삶을 보는 시각까지 교정된다. 인문학, 의학, 신학, 심리학 등 여러 학문 영역에 걸쳐 죽음을 통해 삶을 탐구하는 학문은 우리에겐 아직 낯설다. 죽음학 강좌를 개설한 미국의 어느 대학에 수강 대기자가 3년치나 줄을 섰다는 외신이 들린다. 공동묘지, 호스피스 병동, 화장터, 장례식장 등 일상에서 터부시되는 장소를 들르는 것은 강좌의 필수 코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작별 편지를 쓰거나 유언장을 만든다. 훗날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읽힐 추도문을 손수 써 보기도 한다. 낯선 행위 과정을 거쳐 죽음을 삶의 마무리 단계로 자연스럽게 객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죽음 강좌를 듣고 나면 몰라보게 사람이 달라진다고 한다. ‘죽음 배우기’ ‘죽음 알기’의 유용성은 일상에서도 확인받기 시작했다. 해외에는 죽음을 주제로 토론하는 생활 모임이 많다. ‘죽음 살롱’ ‘죽음 카페’ ‘죽음 만찬’…. 음울한 자살 모의가 아니라 차와 케이크를 즐기며 죽음을 대화 소재로 끌어 낸다. 좋은 죽음을 맞는 일이 중요한 삶의 기술로 부각된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8명 중 1명은 65세 이상 노인이다. 기대수명은 2013년 기준 81.9세. 40년 전쯤과 비교하면 거의 20세가 늘었다.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없다면 기대수명의 증가는 중대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어느 연구에서는 한국인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가 10.3년. 대부분 마지막 10년은 앓다가 떠난다는 계산이다. 끔찍한 이야기다. 편안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는 나라로 우리는 몇 번째쯤 될까.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기관인 EIU는 ‘세계 죽음의 질(質) 지수 보고서’에서 80개국 중 18위라고 발표했다. 임종 환자의 통증과 가족의 심리적 고통을 덜어 주도록 돕는 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잘 갖춰졌는지 따지는 평가다. 5년 전 첫 조사에서는 30위였다. 등수가 많이 오른 것은 의료시설과 의료진의 수준이 높은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진정한 웰다잉을 위한 호스피스와 완화의료 점수는 여전히 낮다. 한 해 사망자의 약 20%가 고통스러운 연명치료를 받다 세상을 떠난다. 완화의료 전문기관은 전국 통틀어도 60곳, 1009개 병상이 고작이다. 자는 듯 편안한 ‘죽음 복(福)’을 누릴 수 있게 배려해 주는 역량은 오늘날 국가들의 새 미덕이다. 우리는 갈 길이 한참 멀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가장 영향을 미친 사건은? 근현대사까지 묻는 ‘현대차 考試’

    하반기 신입 공채를 선발하기 위한 현대차그룹 인적성검사(HMAT)가 9일 서울의 잠실고등학교와 신천중학교, 부산의 부산전자공고, 전주의 서신중학교 등 전국 4곳에서 치러졌다.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 그룹 주요 계열사가 포함됐다. 2만여명이 지원한 올해 시험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부분은 현대차가 지원자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점검하기 위해 출제한 역사에세이 문항이었다. 현대차가 이날 출제한 역사에세이 문항은 ‘인류 역사 발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역사적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어떤 의의가 있는지 서술하시오’와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을 한 가지 선택하고 선정 기준과 이유를 서술하시오’ 등이었다. 지원자들은 2개의 문항 중 하나를 선택해 30분 동안 700자 안팎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써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역사관과 인문학적 소양이 도전과 창의, 열정, 협력, 글로벌 마인드 등 5가지 가치에 맞는 인재를 뽑기 위한 것”이라며 역사에세이 문항 출제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차는 2013년 하반기부터 역사에세이를 출제하고 있으나 근현대사와 관련한 문제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관련한 두 번째 문항은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출제돼 관심을 끌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특정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현대차는 앞서 상반기에는 역사에세이로 ‘역사적 사건 하나를 선정해 현대자동차의 5개 핵심 가치 가운데 2개 이상을 연관 지어 서술하시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긍정적으로 보는지 부정적으로 보는지 서술하시오’ 등을 출제했다. 10일에는 LG그룹과 현대중공업의 인적성시험이 각각 치러진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게시판] 경찰청, 서울시립대학교, 중앙대

    ●경찰청은 6일 오전 주한 공관의 보안담당관 45명을 초청해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모임에서 경찰청과 주한 외국공관은 체류 외국인 및 외국인 관광객의 안전과 외국인 범죄정보 교류 등에 협력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로 협의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시민대학은 도시인문학연구소와 함께 ‘인문 도시-도시공동체와 인문적 삶’이라는 도시인문학 특강을 이달부터 12월까지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서울학연구소와는 ‘서울의 남산과 남촌 이야기’라는 서울학 특강을 같은 기간 개설한다. ●서울시립대학교는 최인희 생명과학과 교수가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후 인더월드’ 2016년 33번째 판에 등재된다고 6일 밝혔다. 서울시립대는 “최 교수는 나노기술을 생명과학 분야에 접목하는 융합연구를 10년간 수행해왔고,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학술지에 50여편의 논문을 게재했다”고 전했다 ●중앙대는 제27회 중앙언론문화상 수상자로 신문·출판부문에 신경렬 더난콘텐츠그룹 대표이사, 방송·영상부문에 유환식 SBS 미디어넷 대표이사, 광고·PR부문에 안건희 이노션월드와이드 대표이사가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올해 시상식은 8일 오전 중앙대 흑석캠퍼스 R&D센터에서 열리는 ‘개교 97주년 기념식’에서 진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회도서관, 고인쇄·활자 상설전시실 문열었다

    국회도서관(관장 이은철)은 6일 오전 10시30분 1층 중앙홀에서 고인쇄·활자 상설전시 및 사회과학자료실, 인문·자연과학자료실 개실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정의화 국회의장,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들과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김종목 청주고인쇄박물관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상설 전시‘우리 활자, 우리 기록 - 국회도서관에서 만나는 고인쇄·활자전’에서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고인쇄물, 활자 등 50여점이 전시된다. 이곳에서는 서사재료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한지의 우수성과 한지 제조과정을 알 수 있는 고문헌, 영상 등을 소개하고, 세계 최고의 인쇄술인 우리나라 목판, 목활자, 금속활자 등 인쇄술의 역사를 개관하며, 우리의 얼을 담은 한글, 훈민정음 해례본, 한글 고문헌 등을 전시한다. 개막일 당일에는 금속활자 인출 시연 및 체험시간도 마련돼 있다. 한편, 사회과학자료실(도서관 2층), 인문·자연과학자료실(도서관 3층)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두 자료실은 이용자의 자료 접근성을 높이고 이용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이용친화적인 개가제 자료실로 조성됐다. 특히 인문·자연과학자료실은 기존의 3층 서고를 개가제 열람실로 새롭게 조성한 것으로, 490평 규모에 인문학, 자연과학 도서 9만책, 열람석 87석과 함께 스터디룸 3실과 캐럴 2실 등이 마련돼 있다. 이은철 국회도서관장은 “열린 국회 차원에서 우리 기록에 관한 상설전시와 개가제 주제자료실이 조성됐다. 보다 쾌적하고 편리해진 국회도서관을 찾는 발걸음이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우리 집의 세계화(차인석 지음, 진형준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유네스코 한국위 사무총장, 국제철학인문학협의회장 등을 지낸 원로 철학자인 저자가 여러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했던 논문 중 다문화 세계에서 공존할 수 있는 글로벌 윤리를 주제로 골라내 엮었다. 존 듀이의 ‘위대한 공동체’ 개념을 기초 삼아 서구와 비서구 각각의 환경에 맞는 근대화,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개혁자유주의를 제시한다. 대항마 없이 폭주하는 신자유주의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모델이 될 수 없다는 전제하에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를 절충한 형태로서 개혁자유주의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로써 무한경쟁을 통한 승자독식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차분히 역설한다. 제목은 ‘세계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우리 집처럼 자신의 생활 세계로 받아들임’을 함의한다. 현대 자본주의의 문제에 대한 단순한 비판이 아닌 대안적 성찰과 고민이 돋보인다. 184쪽. 1만 2000원. 유럽의 첫 번째 태양, 스페인(서희석·호세 안토니오 팔마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매년 해외로 1500만명이 나가는 시대다. 또한 일부러 찾아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묵묵히 걷는 이들 역시 부지기수다. 스페인 자체가 낯선 때는 지났다. 하지만 스페인을 제대로 알고 떠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처음 만나는 스페인의 역사와 전설’이라는 부제를 붙일 만큼 스페인의 역사와 이야기, 전설을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스페인에 정착해 5년째 스페인 사람처럼 지내는 한국인과 국립 세비야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스페인 청년이 이베리아 반도 곳곳에 얽힌 역사의 흔적, 전설의 기억, 건축과 미술의 향기 등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책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스페인은 신화시대부터 시작해 대항해시대까지 페니키아, 그리스, 카르타고, 로마, 게르만, 무슬림 등 다민족이 지나간 공간이기에 민족과 문화별 전설의 원형이 고스란히 남았고, 또한 스페인만의 전설과 이야기를 창출해냈다. 392쪽, 1만 5000원. 시진핑 국정운영을 말하다(시진핑 지음, 차혜석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11월 15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과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인민이 동경하는 행복한 생활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다’라는 주제로 발표한 연설을 시작으로 2014년 6월 13일 중앙재정경제 지도소조에서 한 ‘에너지 생산과 소비 혁명을 적극 추진하자’는 연설까지 담화, 연설, 문답, 회시, 축하서신 등 79편의 육성을 모았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중화민족의 부흥, 개혁, 경제발전, 법치, 문화, 국방, 통일, 중·미관계 등 외교, 생태, 부패척결 등 모든 부문에 걸쳐 그가 만들고자 하는 중국사회의 총체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중국몽(中國夢)을 얘기하며 대국굴기(大國?起)의 꿈을 구체적으로 실현해가는 시진핑 시대 중국 사회의 현 주소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가 만들어낼 앞으로 7년의 중국이 나아갈 방향 및 속도, 내용 등을 내다볼 수 있다. 564쪽, 2만 8000원. 지속가능한 발전의 시대(제프리 삭스 지음, 홍성완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2030년까지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지난달 열린 제70차 유엔 총회의 유엔개발정상회의에서 공식 채택된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집대성한 책이다. 인류가 당면한 과제는 인구 증가와 재화 자원의 고갈이다. 그리고 부의 편중 등 사회 양극화, 기후변화 등 경제성장으로 파생되는 전 지구적 문제들이다. 빈곤, 불평등, 전쟁, 환경 파괴 등으로 드러난다.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것들이다. 당연히 책의 내용은 대단히 방대하다. 한 국가 안의 소득 불평등, 국가끼리의 빈부 격차, 극단적 빈곤의 종식을 위한 공적개발원조, 지구위험한계선을 위협하는 식량·환경 문제, 분열된 모습의 통합, 보편적 의료, 지속가능한 식량 공급,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등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시각 자료와 통계 등 구체적 자료를 제시하며 개인과 사회, 국가의 행동지침임을 일깨워준다. 568쪽, 4만 2000원.
  • [부고]

    ●조희근(한국은행 금융검사실장)인근(델텍 대표이사)씨 부친상 최규천(전 두산그룹 테크팩 상무)심준섭(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사업본부 사업기획부장)박근수(박근수동물병원 원장)씨 장인상 1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3일 오전 5시 30분 (02)2258-5940 ●고창윤(전 철원경찰서장)씨 모친상 1일 강원 정선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 (033)563-3444 ●박문화(한미약품 상무)씨 부인상 30일 강동경희대병원, 발인 2일 오후 1시 (02)440-8800 ●최창욱(MBC 드라마국 부국장급)씨 장모상 1일 건국대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 30분 (02)2030-7901 ●황관순(농협은행 인재개발원장)씨 부친상 1일 고려대 구로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857-0444 ●박병기(하나금융투자 상무)병권(씨에라팜 이사)씨 모친상 이용대(에이치제이에프 연구소장)씨 장모상 1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2258-5940 ●김강수(KDB대우증권 연금영업본부장)강욱(코웰인터내셔널 이사)씨 부친상 김철수(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 차장)씨 장인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3010-2293 ●정인철(한화건설 토목환경사업본부 전무)씨 부친상 1일 분당제생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31)781-6725 ●김병원(전 한국후지쯔 대표)씨 장인상 1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 (031)787-1509 ●김홍무(NH투자증권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씨 모친상 1일 대전보훈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42)935-0444 ●김두일(전 육군사관학교 교수)두하(법무사)두진(현대전기산전 대표)두봉(포항항운노조 근무)두영(전 IBK캐피탈 부사장)씨 부친상 1일 포항 시민전문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7시 30분 (054)253-4444 ●김철신(순천대 인문학부 철학전공 교수)철우(자영업)철수(법무부 국제법무과장)씨 부친상 1일 광주 금호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9시 (062)227-4000
  •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 주제 연세대 ‘인문학 아고라’ 개최

    연세대는 재단법인 플라톤아카데미와 공동으로 오는 6일부터 12월8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교내 대강당에서 대중강연 프로그램 ‘인문학 아고라’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열리는 이 프로그램에는 신학계 원로 유동식 전 연세대 교수, 유학자 이기동 성균관대 교수, 문화비평가 진중권 동양대 교수, 경제학자 장하성 고려대 교수 등 국내 학자 10명이 강연자로 나서 한국사회의 현실과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책 통해 찾는다, 행복한 마을

    책 통해 찾는다, 행복한 마을

    역시 화두는 행복과 공동체, 청년이었다. 구청장들의 관심사다. 현재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책들로 구청장의 가을 서재가 찼다. 대학에서 인문학과가 퇴출되고 있으나 구청장들의 인문학 사랑은 여전했다. 서울시 자치구청장 20명은 ‘가을의 책’으로 56권을 추천했다. ‘삶·행복’에 대한 책이 13권으로 가장 많았고 공유 및 마을공동체가 9권, 고전 6권, 정의·미래·리더십에 관한 책이 각각 4권 순이었다. 우선 ‘함께 행복하자’는 구호에서 실천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눈에 띄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도시에서 행복한 마을은 가능한가’(유창복)와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오연호)를 꼽았다. 그는 “오연호씨는 2년 연속 유엔 세계행복보고서에서 1위를 한 덴마크 사회를 1년 6개월간 심층취재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실현 가능한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면서 “성미산마을에서 20년 가까이 마을살이를 한 유창복씨가 들려주는 책에서는 행복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곱씹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행복한 마을을 위해서 건축의 인프라뿐 아니라 복지, 사회적 경제, 공동체 의식 등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와 함께 최근 한국을 방문한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행복의 경제학’을 손꼽았다. 그는 “저자가 인도 라다크에서 생활한 3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화와 양극화를 넘어서기 위한 해법으로 제시한 지역화에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불평등을 넘어’(앤서니 B 앳킨슨), ‘한계비용 제로 사회’(제러미 리프킨), ‘전환의 키워드, 회복력’(마이클 루이스·팻 코너티) 등의 책을 제시했다. 그는 “마을은 소통하고 이견을 조율하면 느리지만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면서 “자본의 불평등, 소득격차 등 구조적 문제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지만 ‘그래도 이 길이 맞다’는 희망을 안겨준 책들”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도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마하트마 간디)와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른스트 슈마허)를 골랐다. 그는 “‘생각은 지구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라는 말이 있다”면서 “지방자치 20주년을 맞아 자치와 분권에 대한 뜨거운 열망의 원류 격인 책”이라고 설명했다. 1973년에 출간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성장지상주의를 주장하던 주류경제학을 비판하고 대안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세계 경제사에 반향을 일으켰다. 선인의 지혜를 얻으려는 시도도 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탄허록’(탄허스님)과 ‘논어백책’(산천재)을 추천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초심을 다잡겠다면서 ‘담론’(신영복)을 꼽았다. 다만 그는 새로운 유형의 도봉 개발을 언급하면서 ‘크리에이티브 시티’(찰스 렌들러)도 권했다. 사회문제 중에는 사회정의, 청년이 화두였다. 주민이 주인 되는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하는 이성 구로구청장은 “수직적 체계가 아닌 수평사회를 다루고 있다”면서 ‘고장난 저울’(김경집)을 꼽았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도 “자살률 1위, 노인 고독사 증가 등의 사회 문제를 공동체의 미덕으로 해결했으면 한다”면서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를 골랐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닌가’(엄기호)를 추천했다. 그는 “취업도, 사랑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 청춘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노량진 청춘들을 보며 느낀다”면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식의 위안은 이들의 실상을 반영하지도 못하고 공감도 못 얻는다는 점에서 이들의 민낯을 기록한 책을 권한다”고 말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도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 젊은이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면서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를 권했다. 미래 사회 예측에 관심이 많은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신호와 소음’(네이트 실버), ‘2018 인구절벽이 온다’(해리 덴트) 등을 꼽았다. 그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리는 만큼 실버공원을 만들고, 폐교를 활용할 방안 등 고민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첨단 신기술의 등장으로 사회에서 각광받을 일자리나 능력을 다룬다는 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첨단기술로 본 3년 후에’(이준정)를 추천했다. 구청장이 선출직이고 조직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리더십 관련 책도 옆에 두고 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리더스’(리처드 닉슨)와 ‘세종처럼’(박현모)을 꼽았다. 그는 “처칠, 드골, 맥아더 등이 위기의 순간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알 수 있다”면서 “또 신하들의 의견을 잘 청취하고 목표를 세우면 구성원을 설득하고 소통하는 모습에서 세종은 오늘날 국가 지도자들의 본보기”라고 설명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충무공 생가터를 담당하는 구청장으로서 관심이 가는 책이며 이순신 장군의 창의적 리더십은 어려운 정치·경제 상황을 극복하는 지침서”라면서 ‘이순신, 신은 준비를 마치었나이다’(김종대)를 선택했다. 역사 바로 세우기에 열심인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세상을 바꾼 질문들’(김경민)을 추천하면서 “광인으로 취급됐지만, 역사적으로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꾼 위인들을 보면서 미래를 보는 역사의 혜안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신촌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 정책을 펼치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도시는 도시계획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의 결정체이며 생명체라는 이 책의 시각에 도움을 받았다”면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유현준)를 추천했다. 도로공사도 현장 점검을 할 정도로 꼼꼼한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작지만 강력한 디테일의 힘’(왕중추)을 꼽았고 폭넓은 시각을 인정받는 나진구 중랑구청장은 ‘리콴유와의 대화’(톰 플레이트) 등 중국 관련 서적들을 추천했다. 국경일마다 태극기 달기와 애국심 고취를 역점사업으로 펼치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시크릿파일 서해전쟁’(김종대)과 ‘독립정신’(이승만)을 읽고 있다고 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소설가 김종성 ‘한국어 어휘와 표현’ 발간

    소설가 김종성 ‘한국어 어휘와 표현’ 발간

     50년 남짓에 이르는 지은이의 독서편력에서 비롯된 방대한 분량의 어휘와 표현을 실제 글쓰기에 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나왔다. ‘한국어 어휘와 표현’(서정시학 펴냄)은 소설가 김종성이 10년동안 준비하고 5년동안 집필한 것이라고 한다. 200자 원고지 7500장 분량으로 최근 전 3권을 완간했다.  고려대 인문대학 조교수이기도 한 지은이가 철저하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자신의 ‘소설 창작을 위한 어휘 노트’와 ‘글쓰기 강의 노트’를 기반으로 좋은 글을 쓰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1권은 ‘파생어· 합성어· 신체어· 친족어· 속담’, 2권은 ‘관용어· 한자성어· 산업어’, 3권은 ‘고유어’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대한제국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학자와 문인들의 글에서 채록한 6898개 어휘를 표제어로 삼았다. 언어 이론은 최소화하고 어휘 및 어휘 풀이, 문장 용례를 풍부하게 담아 글쓰기 학습에 참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밥바라기’라는 어휘는 ‘저녁에 서쪽 하늘에 보이는 금성’이라는 풀이가 먼저 보인다. 다음 ‘?우리는 웅덩이에 낯을 씻고/씻은 낯을 개밥바라기에게 비춘다’는 장석남의 시 ‘개밥바라기가 옹관같은 눈동자로’의 용례를 소개한다.  ‘어릿광대’는 ‘정작 광대가 나오기 전에 먼저 나와서 우습고 재미있는 언행으로 판을 어우르는 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광대는 꽃부채를 펴들고 몸을 꼲으면서 줄을 타고 앉았다 일어섰다 용춤을 추다가, 아래서 어릿광대가 “여봐라 말들어라” 먹이면, 줄위의 광대는 “오오냐, 말만 던져라”하면서 재담을 주고받는다’고 심훈의 소설 ‘상록수’를 인용한다.  ‘오지랖 넓다’는 표현은 ‘주제 넘게 아무 일에나 쓸데없이 참견하다’라는 의미와 함께 ‘?그렇게 계도 많이 하고 오지랖도 넓고, 그러면서 하숙까지 치는 걸 보면 참 어지간해요?’라는 은희경의 소설 ‘새의 선물’의 한 대목을 제시한다.  지은이는 글쓴이의 특수성과 지역성을 고려해 어휘와 문장 용례를 채록하는 한편 문학작품뿐만 아니라, 비문학작품에서도 어휘와 용례를 채록했다고 한다. 책 끝에는 ‘어휘 찾아보기’를 넣어 어휘용례사전으로도 쓸 수 있도록 했다. 글쓰기가 두려웠던 한국인은 물론 한국어 독해력과 문장력을 키워보려는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지침서 될 수 있다.  강원도 태백에서 성장한 김종성은 1986년 월간 ‘동서문학’ 제1회 신인문학상에서 탄광촌을 다룬 중편소설 ‘검은 땅 비탈 위’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연작소설집으로 ‘탄(炭)’과 ‘마을’, 중단편집으로 ‘연리지가 있는 풍경’, ‘금지된 문’, ‘말 없는 놀이꾼들’ 등이 있다. 2006년에는 제19회 경희문학상을 소설 부문에서 수상했다.  서동철 기자 dcsuh@seoul.co.kr
  • 낙향해서 터 잡고 세상과 소통하는 ‘전국구’ 예술인들

    낙향해서 터 잡고 세상과 소통하는 ‘전국구’ 예술인들

    지난 4월 말 충남 논산시 탑정호 호숫가에 있는 2층짜리 집 뜰에서 올해 세 번째인 ‘와초문학제’가 열렸다. 와초(臥草)는 영화 ‘은교’의 원작 소설가 박범신의 호. 박 작가가 낙향한 곳이 가야곡면 조정리 집필관이다. 축제가 열리면 작가는 수백명의 방문자와 함께 문학과 고향 얘기를 오랫동안 나눈다. 탑정호의 아름다운 풍치 속에서 사람들은 온종일 문학의 향기에 취했다. ‘전국구’ 예술가들이 지역 문화를 이끄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름값을 무기로 낙후된 지역의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관광객이 늘어나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으며 세속과의 절연을 선언한 중국 도연명과 달리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지역문화의 내·외연을 넓히는 덕분이다. 자발적이든, 자치단체가 유치하든 그들의 낙향은 은둔이 목적이 아니다. 과감한 낙향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눈부신 통신의 발전도 한몫한다. ●박범신,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논산일기 박범신은 29일 “고향은 내 생명과 문학이 태어난 모태”라며 “원래 논산은 기호학의 본산이고 문화도 유서 깊은 곳인데 논산훈련소 등으로 이미지가 삭막해졌다. 고향을 ‘문화논산’으로 되살리고 싶다”면서 “‘작가 아무개가 산다’는 것만으로 문화적 업그레이드가 됐다. 요즘은 전국적 관광지가 돼 소설을 쓰려면 거꾸로 서울로 피난(?) 갈 지경”이라고 웃었다. 그는 10월 24~26일 세 번째 인문학 탐방도 연다. ‘소풍’을 타이틀로 참가자들과 탑정호 둘레길을 돈다. 수백명의 독자들이 소풍 올 것을 기대한다. 그는 지난해 시에서 처음 주최한 황산벌 청년문학상 심사위원장을 맡는 등 2011년 말 낙향 후 지역문화 고급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낙향 덕분에 그 지역이 작품에서 숨쉬게 된다. 박 작가는 “소설 ‘소금’의 배경이 당초 부산이었는데 낙향하면서 논산 강경으로 바꿨다”고 귀띔했다. 논산생활을 담은 에세이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논산일기’도 썼다. 다음 작품인 ‘당신’도 배경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논산을 연상시킬 것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객주’ 작가 김주영, 청송에 머물며 청송 관련 소설 집필 중 서울신문에 ‘객주’를 연재했던 작가 김주영(76)은 1년 전부터 고향인 경북 청송에서 거의 살다시피 한다. 1년 전 문을 연 ‘객주문학관’을 찾는 관람객을 맞기 위해서다. 도우미 역할에 직접 강의도 한다. 관람객이 두 번, 세 번 다시 찾는 이유다. 질펀한 장이 섰던 작가의 고향은 벌써 고품격 문학 명소로 바뀌고 있다. 청송군은 지난해 6월까지 75억원을 들여 진보시장 인근에 문학관을 짓고 김 작가의 집필실 ‘여송헌’을 두었다. 작가 스스로 문학관을 이끌게 한 것이다. 김 작가를 찾는 문인과 문학 청소년들이 머물도록 카페와 숙박시설도 지었다. 낙향했다고 해서 창작열이 식지 않는다. 김주영도 최근 청송에 머물면서 청송과 관련된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는 작가 이외수(70)가 춘천에서 강원 화천 감성마을로 옮겨 둥지를 튼 지 10년째다. 지난해 암 투병으로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지만, 씩씩하게 견뎌내고 있다. 작가는 산천어축제는 물론 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산천어축제 하이라이트인 선등(仙燈)문화제 이름을 직접 지어 홍보하는 등 곳곳에 작가의 열정이 묻어 있다. 전국 꿈나무 문인을 위해 ‘세계 평화·안보 문학축전’를 열고, ‘이외수문학상’을 제정해 첫 수상작도 냈다. 배추, 멜론, 옥수수 등 마을 농산물 판매에도 팔을 걷어붙여 왔다. ●‘섬진강변살이 하는’ 전북 임실군의 김용택 ‘섬진강 시인’ 김용택(68)은 요즘 전북 임실군 덕치면 장산리 고향에 집을 짓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08년 8월 교직을 떠나 전주의 아파트에 살았지만 도무지 정도 안 들고 도시 삶이 사는 것 같지 않아서다. 오는 11월쯤 이사한다. 그는 “집을 지으면서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유유자적하다 보니 다시 삶의 의미를 찾은 것 같아 기쁘기 그지 없다”면서 “공사가 끝나면 새 집에 노모를 모시고 시작 활동에도 힘을 더 쏟겠다”고 전했다. 시인 이진우(50)는 올해 초 세 번째 시집 ‘보통씨의 특권’을 냈다. 이씨는 “시집을 찬찬히 읽어 보면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98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 시인은 잘 나가던 서울생활을 접고 2000년 경남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로 낙향해 15년째 살고 있다. 이씨는 통영이 고향이다. ●‘마음이 닿는 곳이 고향이다‘ 추리작가 김성종, 시인 박남준 추리문학의 대부 김성종(74)은 고향이 전남 구례지만 부산으로 낙향했다. 서울에서 집필에 몰두하다 머리를 식히러 가끔 내려온 해운대 앞바다와 안개에 반해 1981년 둥지를 옮겼다. 1992년 해운대 달맞이언덕에 추리문학관을 지었다. 국내 사설문학관 1호다. 작가는 이곳에서 여전히 집필 활동이 왕성하다. 창작교실을 열어 후진도 양성한다. 관람객이 하루 30~40명씩 찾는다. 부산을 추리문학의 ‘메카’로 키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생활 중 10여권의 장편 추리소설을 쓴 김성종은 “작가의 상상력은 끝이 없고, 때와 장소를 초월한다”고 했다. 그는 장편 ‘계엄령의 밤’, ‘도망 간 여자’, ‘1973년 여름, 베를린 안개’ 등 세 편을 동시에 쓰고 있다 시인 박남준(58)도 고향인 전남 영광 법성포가 아닌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와 ‘지리산 시인’이 됐다. 2003년 9월 경남 하동군 악양면 동매마을에서 13년째 살고 있다. 평사리 끝 마을, 끝 집이다. 양철지붕이 덮인 10평 남짓한 작은 토담집에서 살지만 많은 지역 문학행사에서 강의를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7번째 시집 ‘중독자’도 “지역에 사는 예술인들이 지역문화 발전에 힘을 보태야 한다”며 지역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제천에 판화가 이철수, ‘서귀포 작가’ 이왈종 대중적 인기에서 앞서는 작가와 시인 외에도 낙향한 예술가는 많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목판 화가 이철수(61)는 1987년 충북 제천시 백운면 평동리로 내려왔다. ‘울고 넘는 박달재’ 아랫마을이다. 아내와 농사를 지으며 판화를 새기는 반(半)농사꾼으로 살다 지난해 새 직업(?)이 생겼다. 제천참여연대 공동대표다. 1980년대 판화로 시대와 맞섰던 그로서는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화가는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는 매우 소중하다. 나도 시민의 한 사람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화가는 지난해 11월 지역에서 판화전을 열어 수익금을 제천참여연대에 기부했다. 서울은 물론 독일, 스위스 등에서 개인전을 열어온 것과 비교해 성에 안 찰 수 있지만, 그는 정성을 쏟았다. 2007년에는 주민 대표로 마을에 들어서는 리조트 반대운동을 벌이는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은 낙향 이후에도 여전하다. 그는 매일 아침 일상과 생각들을 담은 ‘나뭇잎 편지’에서도 치솟는 집값과 전·월세에 걱정하는 집 없는 자들을 위로했다. 회원이 무려 8만여명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 이왈종은 고향인 경기도 화성을 떠나 서귀포시에 거주한 지 오래됐다. 경기도 출신이지만, 이제 ‘제주도의 화가=이왈종’을 연상한다. 제주도 출신으로 제주도에서 활동한 서양화가 강요배와 함께 서울화단을 좌지우지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이 화백은 지난 15일 서귀포시청에 유니세프 후원금 30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완주에 막사발 작가 김용문, 부여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막사발 작가로 유명한 도예가 김용문(60)은 2013년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 둥지를 틀었다. 전라선 이설로 폐쇄된 옛 삼례역에서 세계막사발미술관을 운영한다. 임정엽 전 군수가 그의 작품 세계를 인정해 미술관, 창작실, 장작 가마를 제공하겠다고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작가는 그해 8월 완주 세계 막사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자신이 교수로 있는 터키 하제테페국립대 제자들과 함께 전시회를 했고, 지역 작가 도예전도 열었다. 요즘에는 방학 때 도예체험 교육을 한다. 관광객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진다. 일제강점기 때 쌀 수탈의 기지 역할을 했던 삼례역이 소박한 서민들의 전통 도자기를 세계에 알리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66)은 충남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 청년회원이다. 집 ‘휴휴당’을 지어 놓고 ‘5도 2촌’ 생활을 하지만 유 전 청장 덕에 마을이 유명해졌다. 유 전 청장은 수년 전부터 서울에서 관람객을 이끌고 부여로 역사탐방을 온다. 정림사지 5층석탑 등 부여의 백제유적을 직접 미학적으로 설명해 인기가 높다. 유 전 청장과 역사탐방을 왔던 김용택 시인이 ‘껍데기는 가라’의 시인 신동엽 생가 등 부여 문학탐방을 하고, 민중화가 임옥상 등이 자신의 특기와 연관시켜 역사탐방에 나서면서 연쇄 효과를 낳고 있다. 이미영 부여문화원 팀장은 “이 때문에 백마강 유람선 이용객이 많이 늘었다고 선장이 말하더라”고 전했다.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10월 ‘책 공화국’의 시민이 되다

    10월 ‘책 공화국’의 시민이 되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표어는 거짓 명제에 가깝다. 사람들이 청량한 가을날 바깥으로 쏘다니느라 워낙 책을 읽지 않으니 제발 책 좀 읽으라는 바람을 투영시켰다는 우스갯소리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2인 이상 가구의 한 달 도서 구입비는 1만 8154원이었다. 단행본 1권의 평균가는 1만 8648원, 한 달 평균 독서량 0.8권과 정확히 맞물려 있다. ●북콘서트·시낭송회·야외공연까지 가을이건 겨울이건 간에 책을 읽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독서가 공동체의 지혜와 사회의 미래 역량을 축적하는 데 여전히 유효한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는 더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닌, 심각한 상황이다. 다행히도 10월 들어 책 관련 축제들이 잇따라 열리니 반갑기 그지없다. 2015년 10월 ‘책 공화국’의 충실한 시민이 되는 것도 가을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1일부터 4일까지 서울 홍대 앞 주차장 거리 및 상상마당, 여러 갤러리 등에서 펼쳐지는 책문화예술 축제다. 벌써 11회째를 맞는 와우북페스티벌은 80여개 출판사의 거리도서전, 작가 북토크, 북콘서트, 야외 공연, 전시, 어린이책놀이터, 시낭송회 등 다채롭게 준비됐다. 특히 올해에는 ‘책, 삶을 살피다-사유의 복원’을 주제로 ‘혐오와 공감’ 시리즈 강연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건 점이 눈에 띈다.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와 정희진 여성학자가 각각 거시, 미시적으로 한국사회에 만연한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 등 혐오의 본질과 그 배경을 짚으면서 인간을 존엄하게 하는 삶과 그 방법을 성찰한다. 마지막 날에는 ‘혐오와 공감’ 포럼이 열린다. 지역, 인종, 성별, 성 정체성 등 선택할 수 없는 것에 대한 혐오주의와 공감능력 결여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극복할 방법을 모색한다. 책 하면 파주출판도시다. 5년째로 접어드는 파주출판도시의 대표 축제 ‘파주북소리 2015’는 ‘책 읽는 어른이를 위한 놀이터’를 주제로 삼았다. 5일부터 7일 동안 책을 풍성하게 만남은 물론, 말 그대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 놀이터와 난장을 펼친다. ‘테마전시-시대정독(時代情讀)’은 광복 70년을 맞아 1945년부터 한국 역사를 책 역사로 개괄하는 이번 행사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꼭 책을 읽고 접하는 것만 책 축제의 맛은 아니다. 책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만나 얘기 나누고, 책 만드는 사람이 책 행간에 껴 있는 재미난 뒷얘기를 들려주고, 또 책 읽는 사람들끼리 어울려 놀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즐비하다. 한글 활자 디자이너 최정호, 시인 이병률, 음악평론가 임진모, 소설가 은희경, 배우 손숙 등이 시와 소설, 음악, 인문학으로 노니는 방법을 알려준다. 국제적인 책행사도 잇따라 열린다. 지난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연기됐던 서울국제도서전이 7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 주빈국은 이탈리아다. 이탈리아 시인 실비아 브레가 고은을 만나 두 나라 시인을 대표해 공개 대담을 나눈다. 마르코 데라모, 플라비오 산티 등 해외 작가 10인의 강연을 들을 수 있다. 입장료는 5000원이지만 홈페이지(http://sibf.or.kr)에서 사전등록하면 무료 입장할 수 있다. ●에디터스 위크 등 책 마니아들 주목! 대중성은 약간 떨어지지만 출판 관계자가 아니라도 책 마니아라면 주목할 만한 행사도 있다. 출판도시문화재단과 한국출판인회의가 공동 주최하는 ‘2015 에디터스 위크’에는 15개 국가 70여명의 출판인이 함께한다. 5~6일 열리는 파주북시티 국제출판포럼에서는 ‘시대의 편집, 편집의 시대-동아시아의 출판편집’을 주제로 책과 편집을 삶의 중심축으로 움켜쥐고 살아온 중국, 일본, 대만의 편집자들이 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눈다. 7~9일 ‘파주 에디터스쿨’, 8일 ‘아시아 편집자 펠로우십’ 등 행사가 열린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수도원에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안젤름 그륀·요헨 차이츠 지음, 윤선아 옮김, 분도출판사 펴냄) 독일 뮌스터슈바르자크 수도원의 재정담당 신부와 스포츠 브랜드 푸마의 최고 경영자 요헨 차이츠의 대담집. 안젤름 그륀 신부는 20여개의 사업장에 300여명의 직원이 일하는 중소기업이기도 한 베네딕도 수도원의 재정을 30년 넘게 책임지고 있는 인물. 요헨 차이츠는 서른 살의 나이에 망해가는 기업 푸마의 회장에 취임한 뒤 거대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시킨 주인공. 두 사람이 성공과 책임, 경제와 복지, 문화와 가치, 돈과 양심에 대한 의견을 솔직하게 주고받았다. 임시 수도자로서 잠시 수도원에 머물렀던 차이츠 회장은 수도원의 조화로운 생활 방식이 경영에 적용되면 사람, 자연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미래의 경영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그륀 신부는 거대 기업을 찾아가 그들의 회의 방식과 치밀한 목표 설정, 운영 지침 등을 둘러본 뒤 수도원의 부족한 전문적 경영 기법을 보충했다. 296쪽. 1만 5000원.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이기화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한국 지진학 박사 1호’인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진의 비밀을 알기 쉽게 설명한 교양서.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부터 시작해 지진파, 지진 현상, 지진 재해 등 지진학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풀었다. 저자는 1978년 홍성 지진 발생 직전 서울대에 부임해 지진파 분석으로 한반도 지각 구조를 사상 처음 밝혀낸 주인공. 한반도 지각구조 형성의 지질학적 역사를 분석해 주목받았다. 책은 지진학의 역사와 기본 원리, 한반도의 지진 문제 등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이야기 식으로 풀어내고 특강 형식의 코너를 만들어 지진학의 핵심 원리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특히 핵실험을 통해 인공지진을 유발함으로써 지진 예지 기술을 연구한 미국과 소련, 다양한 동물 본능까지 지진 예지에 응용한 중국, 19세기 근대화 초기부터 치밀하게 연구를 축적해 온 일본 등 성공과 좌절을 거듭했던 지진 예지의 다양한 역사가 흥미롭다. 320쪽. 1만 7500원. 함께 읽는 성서(송주성 지음, 우물이 있는 집 펴냄) ‘종교를 그대로 둔 채 부패한 윤리 체계, 국가 및 법률 체제를 바꾸는 것은 미친 짓이다.’ 시인 겸 독립문학자가 ‘현대 인문 지성’으로 꼽히는 인물들의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주장을 알기 쉽게 재구성, 서술했다. 철학자 니체·헤겔·하이데거·키르케고르,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프로이트·발터 벤야민, 오늘날 세계 최고의 스타 지식인이라는 슬라보이 지제크, 알랭 바디우, 르네 지라르, 카를 슈미트 등이 망라됐다. 이들을 도마에 올려 권력화, 보수화된 기독교 성서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신랄하게 던지고 있다. 신의 정의, 신과 인간의 관계, 신과 타자, 사랑과 용서, 죄와 벌, 구원의 시간과 현재, 욕망과 죄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이해 등 신학적 주요 주제들을 인문학적 차원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게 특징. 특히 성서 속에서 유대교의 패러다임과 예수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길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560쪽. 2만 2000원. 왜 눈떠야 할까(김신일·민영진·이만열 외 지음, 신앙과지성사 펴냄) ‘급변하는 현대 세계의 문화적 충돌과 다양성 속 그리스도인의 성숙한 문화를 창출할 길은 무엇일까.’ 기독교계에서 독창적인 시각과 신선한 글쓰기로 소문난 인물 16명이 세상과 진리에 대해 애정어린 성찰의 길을 제시했다. 환경, 사회, 교육, 여성, 복지, 국제관계, 영성, 성서, 역사, 신학, 인문학, 종교, 삶과 죽음 등에 대한 나름의 고민과 진정어린 충고를 담았다. 공통의 주장은 바로 보고, 바로 알고, 바로 믿어 제대로 통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저자들은 무엇보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상과 진리에 바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수께서 십자가를 통해 보여주신 진정한 자유의 길은 배타나 독선, 구별됨이 아닌 관용과 공감, 환대의 길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우상과 맹신, 차별과 편견의 벽을 허물고 ‘지금 여기’에서 진리에 눈떠야 한다며 바른 믿음 생활의 길을 공통적으로 제시한다. 335쪽. 1만 5000원.
  • [책꽂이]

    [책꽂이]

    더 레시피(마크 쿨란스키·탈리아 쿨란스키 지음, 라의 눈 펴냄) 전작 ‘대구’,‘소금’에서처럼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음식 재료로 미식사를 관통해 온 저자가 딸과 함께 지은 미식의 인문학. 세계 52개국의 대표 레시피 250개를 소개하면서 음식과 레시피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얘기한다. 616쪽. 2만 5000원. 골목길 근대사(최석호·박종인·이길용 지음, 시루 펴냄) 여행전문가 3명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격동하는 근대사의 현장 정동, 조선중화의 아픔이 서린 서촌, 일제강점기의 모진 세월을 견딘 동산, 조선 최초의 자주적 개항지인 목포 등 이 땅의 역사가 서린 골목길을 걸으며 우리의 근현대사를 짚어본다. 236쪽. 1만 3800원.
  • 한가위 연휴 읽을 만한 책 4권

    한가위 연휴 읽을 만한 책 4권

    ● 수도원에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안젤름 그륀·요헨 차이츠 지음, 윤선아 옮김, 분도출판사 펴냄) 독일 뮌스터슈바르자크 수도원의 재정담당 신부와 스포츠 브랜드 푸마의 최고 경영자 요헨 차이츠의 대담집. 안젤름 그륀 신부는 20여개의 사업장에 300여명의 직원이 일하는 중소기업이기도 한 베네딕도 수도원의 재정을 30년 넘게 책임지고 있는 인물. 요헨 차이츠는 서른 살의 나이에 망해가는 기업 푸마의 회장에 취임한 뒤 거대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시킨 주인공. 두 사람이 성공과 책임, 경제와 복지, 문화와 가치, 돈과 양심에 대한 의견을 솔직하게 주고받았다. 임시 수도자로서 잠시 수도원에 머물렀던 차이츠 회장은 수도원의 조화로운 생활 방식이 경영에 적용되면 사람, 자연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미래의 경영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그륀 신부는 거대 기업을 찾아가 그들의 회의 방식과 치밀한 목표 설정, 운영 지침 등을 둘러본 뒤 수도원의 부족한 전문적 경영 기법을 보충했다. 296쪽. 1만 5000원.   ●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이기화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한국 지진학 박사 1호’인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진의 비밀을 알기 쉽게 설명한 교양서.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부터 시작해 지진파, 지진 현상, 지진 재해 등 지진학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풀었다. 저자는 1978년 홍성 지진 발생 직전 서울대에 부임해 지진파 분석으로 한반도 지각 구조를 사상 처음 밝혀낸 주인공. 한반도 지각구조 형성의 지질학적 역사를 분석해 주목받았다. 책은 지진학의 역사와 기본 원리, 한반도의 지진 문제 등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이야기 식으로 풀어내고 특강 형식의 코너를 만들어 지진학의 핵심 원리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특히 핵실험을 통해 인공지진을 유발함으로써 지진 예지 기술을 연구한 미국과 소련, 다양한 동물 본능까지 지진 예지에 응용한 중국, 19세기 근대화 초기부터 치밀하게 연구를 축적해 온 일본 등 성공과 좌절을 거듭했던 지진 예지의 다양한 역사가 흥미롭다. 320쪽. 1만 7500원.   ● 함께 읽는 성서(송주성 지음, 우물이 있는 집 펴냄) ‘종교를 그대로 둔 채 부패한 윤리 체계, 국가 및 법률 체제를 바꾸는 것은 미친 짓이다.’ 시인 겸 독립문학자가 ‘현대 인문 지성’으로 꼽히는 인물들의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주장을 알기 쉽게 재구성, 서술했다. 철학자 니체·헤겔·하이데거·키르케고르,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프로이트·발터 벤야민, 오늘날 세계 최고의 스타 지식인이라는 슬라보이 지제크, 알랭 바디우, 르네 지라르, 카를 슈미트 등이 망라됐다. 이들을 도마에 올려 권력화, 보수화된 기독교 성서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신랄하게 던지고 있다. 신의 정의, 신과 인간의 관계, 신과 타자, 사랑과 용서, 죄와 벌, 구원의 시간과 현재, 욕망과 죄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이해 등 신학적 주요 주제들을 인문학적 차원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게 특징. 특히 성서 속에서 유대교의 패러다임과 예수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길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560쪽. 2만 2000원.   ● 왜 눈떠야 할까(김신일·민영진·이만열 외 지음, 신앙과지성사 펴냄) ‘급변하는 현대 세계의 문화적 충돌과 다양성 속 그리스도인의 성숙한 문화를 창출할 길은 무엇일까.’ 기독교계에서 독창적인 시각과 신선한 글쓰기로 소문난 인물 16명이 세상과 진리에 대해 애정어린 성찰의 길을 제시했다. 환경, 사회, 교육, 여성, 복지, 국제관계, 영성, 성서, 역사, 신학, 인문학, 종교, 삶과 죽음 등에 대한 나름의 고민과 진정어린 충고를 담았다. 공통의 주장은 바로 보고, 바로 알고, 바로 믿어 제대로 통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저자들은 무엇보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상과 진리에 바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수께서 십자가를 통해 보여주신 진정한 자유의 길은 배타나 독선, 구별됨이 아닌 관용과 공감, 환대의 길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우상과 맹신, 차별과 편견의 벽을 허물고 ‘지금 여기’에서 진리에 눈떠야 한다며 바른 믿음 생활의 길을 공통적으로 제시한다. 335쪽. 1만 5000원.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바티칸 미술관 천장의 성화(聖畵)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바티칸 미술관 천장의 성화(聖畵)

    2007년 11월 1일 필자의 새로운 학문적 여정을 여는 ‘한국미술의 탄생’이 찍혀 나오는 광경을 인쇄소 2층에서 내려다보며 ‘저 책이 세계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혼자서 중얼거렸다. 이미 2005년 나의 운명을 결정지은 첫 그리스 여행에서 서양 미술 전체를 풀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세계 미술사의 정립을 위한 서장(序章)’이다. ‘세계의 조형예술 용으로 읽다’는 그리스 첫 여행을 생각하면 꼭 10년 만에 쓰는 셈이다. 꿈이 이루어져 현실이 된 것이다. 빙켈만이나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은 유명하다. 그러나 그들은 그리스에 가지 않았다. 필자의 그리스 여행은 앞으로 서양 미술사에 등장할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필자가 그리스 여행을 하지 않았더라면 서양미술사학은 어둠 속에 영원히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이제 비로소 진정한 ‘세계의 르네상스’가 올 것이다. 서양의 르네상스는 참된 르네상스가 아니었다. 코린트 주두는 물론 아칸서스도 잘못 알고 있으면서 어떻게 재생 혹은 부활을 이르는 르네상스라 할 수 있겠는가. 중세 미술에 비하면 르네상스 미술은 세속화됐다는 느낌을 가져왔다. 동양 미술사가 연꽃 모양을 실제 연꽃으로 잘못 알았던 것을 무량보주로 바로잡은 것처럼 잡초에 불과한 아칸서스라는 특정 식물이 서양 미술사를 지배했던 것을 만물생성의 근원인 영기잎, 즉 무량보주로 바로잡게 됐다. 그 계기를 마련한 ‘한국미술의 탄생’이 인쇄되고 있었을 때 바닥에 굴러다니는 광고 쪽지를 주워 보고는 깜짝 놀랐다. 꽤 높은 수준의 그림이었다. 하지만 어느 성당의 그림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천장의 네모 틀 안 그림 밑에 적힌 ‘성 미카엘이 가르가노 산에 현신하다’(S Michael In Monte Gargano Apparet)라고 쓴 것을 실마리로 오랫동안 추적해 이 그림의 화가를 천신만고 끝에 알아냈다. 체사레 네비아(1536~1622). 대천사 미카엘을 주제로 한 그림은 바로 로마시대 지도가 양쪽에 전시된 바티칸 교황궁 미술관 ‘지도갤러리’(gallery of Maps)의 120m나 되는 엄청나게 긴 궁륭천장에 그려진 화려하고 웅장한 그림들 가운데 있음을 알았다. 8년 전 인쇄소에서 주운 그림을 추적해 오늘 채색분석하고 있으니 운명적인 인연이 아닐 수 없다. 터널 볼트에 그려진 장식들은 체사레 네비아와 지롤라모 무치아노 등 매너리스트 화가들이 그린 것이다. 미카엘 대천사 그림의 위아래에는 여인으로 표현된 두 천사의 영기화생 도상, 구획마다 무량하고 다양한 보주의 조형들, 괴기한 조형들과 다른 형태의 용들이 수없이 많다. 사방 한 면을 채색분석해 보니 안 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즉 체사레의 그림 주변 그림들을 서양 학자들은 그로테스크라 부르고 쳐다보지도 않는다. 무엇인지 모르면 무조건 문양 혹은 장식이라 부른다. 그러면 성화를 유명한 화가가 그렸다면 서양 학자들이 그로테스크하다고 하는 조형들은 누가 그렸을까? 전혀 다른 양식의 그림을 한 사람이 그릴 수 있을까? 아마도 이름 없는 수많은 유능한 무명의 장인들이 참여했을 것이다. 유학자들이 말하는 ‘괴력난신’의 세계가 말 그대로 파노라마처럼 장엄하게 펼쳐지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은 대개 유명한 화가가 그린 미카엘 대천사의 현신을 보려고 가는 교황 일행 장면만이 눈에 보일 뿐이다. 그러나 그 장면을 화생하게 하는 그 주변의 그림들은 생명 생성의 놀라운 세계다. ‘주변’이 아니고 오히려 ‘주체’가 된다. 그 무엇인지 모를 조형을 최초로 밝혀 보여 드리려 한다. 미카엘 대천사는 천사들의 대군단을 이끌고 악마를 퇴치하므로 기독교는 물론이고 유대교와 이슬람교에서 수호신으로 경배한다. 그러므로 그림 양쪽의 천사는 아마도 미카엘 대천사가 이끄는 천사들을 상징하며, 나아가 성 미카엘 대천사의 영기화생을 웅변하는 것이 아닐까. 원래 미카엘 대천사는 미청년으로 묘사되다가 점점 여성적으로 나타난다. 마치 관음보살이 원래 대장부이나 점점 여성적으로 표현돼 가듯 천사들은 여성적으로 변화한다. 동서양의 같은 현상이다. 영기문은 생명이 생성하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므로 반드시 채색분석해 단계적으로 보여 드려야 한다. 필자가 천사의 영기화생을 단계적으로 채색한 것은 무려 50단계가 넘는데 그중 일곱 단계만 보여 드리기로 한다. 첫 번째 단계는 선으로 그린다 ②. 그다음, 실은 천사의 몸부터 채색해야 하나 끝부분부터 시작한다. 왜냐하면 끝의 영기문에서 천사가 화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릴 때 영기화생하는 조형 과정은 역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다. 끝 부분은 빨간 세 가닥 조형이 있는데, 동양에서도 용의 꼬리 끝을 이렇게 표현해 꼬리로부터 용이 화생하게 한다. 그런데 뜻 밖에도 용 같은 몸의 등에 작은 보주들이 표현돼 있지 않은가. 그 용 같은 꼬리와 몸은 놀랍게도 아칸서스라고 부르는 두 갈래 영기문 조형에서 나오고 있다. 즉 천사의 치마 같은 연두색 영기잎 부분에서 녹색 영기잎이 화생하고 다시 그 영기잎 갈래에서 용의 꼬리가 화생하고 있다 ③. 즉 천사의 두 다리는 용의 형태를 이루고 있으니, 천사는 용성(龍性)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한다. 용의 꼬리에 걸쳐 있는 빨갛고 커다란 제1영기싹은 만물생성의 근원으로 그 끝에서 아기 천사가 화생하고 있다. 천사 역시 현실에 없는 영기화생한 영기문이다. 마침내 하반신의 영기문에서 천사의 몸이 화생하고 ④ 다시 두 팔이 영기잎(아칸서스 모양)으로 변한다. 그 영기잎의 두 갈래 사이로부터 줄기가 제1영기싹 모양으로 도르르 말리며 나오고 ⑤, 그 끝에서 영기꽃이 피며 무량한 보주가 나오고 있다 ⑥, ⑧. 만일 필자가 보주를 몰랐다면 상태가 안 좋은 사진에서 작은 보주들을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고려 사경 표지의 조형에서, 영기꽃의 씨방에서 보주가 무량하게 쏟아져 나오는 광경을 밝히지 못했더라면 이 르네상스 시대의 조형을 읽어 내지 못했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고려사경 표지를 읽어 내지 못하는 까닭은 씨앗(종자)이 보주로 승화한다는 진리를 모르기 때문인데, 아직도 연꽃이니 모란이니 보상화니 학자들마다 제각각 부르고 있다. 일본 대승사 소장 고려 사경 변상도의 표지 그림을 밝힌 적이 있다 ⑨. 마지막으로 날개 모양이 천사의 몸에서 영기문으로 발산하고 있다. 마치 동양 비천의 천의는 천의가 아니고 영기문이듯 날개는 날개가 아니고 제1영기싹으로 이루어진 영기문이다. 그 증거로 날개가 녹색으로 칠한 영기문에서 날개 모양이 화생하고 있지 않은가 ⑦. 좌우 대칭이므로 한쪽만 읽으면 전체를 읽을 수 있다. 장엄한 천사의 영기화생 광경이며 결국 무량한 보주를 발산하고 있다. 동서양이 이처럼 같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넓은 구획선에는 갖가지 모양의 보주들이 빼곡히 그려져 있다. 서양 학자들이 ‘달걀’이라 부르는 것들도 있고 ‘로제타’라도 부르는 모양도 있지만, 이미 언급한 것처럼 모두 보주, 즉 무량보주의 표현이다. 즉 천사로부터 발산한 무량한 보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 틀 위 중심에 영적 존재의 얼굴이 있고, 용의 입에서 양쪽으로 영기문이 발산하듯 아칸서스 모양 영기문에서 줄기가 화생하며 끝에서 무량보주꽃, 즉 영기꽃이 핀다. 마치 아래 천사의 영기화생을 간략화한 것 같다. 그 양쪽으로 놀랍게도 용 두 분이 꼬리가 얽히며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①. 사진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얼굴의 윤곽은 뚜렷하며 용의 배 부분에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이 있어서 용을 영기화생시키고 있음을 어렵게 찾아냈다. 이것도 고구려 벽화의 사신도 가운데, 특히 용의 영기화생 조형과 똑같다. 고구려 용이 연두색 제1영기싹이 연이은 영기문에서 화생하듯이 이 르네상스 시대의 용도 아칸서스가 아니라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에서 화생하고 있다. 그 꼬리도 빨간 제3영기싹이 아닌가. 그런데 서양 학자들이 그로테스크하다고 일축했던 엄청난 양의 조형들이 성당에 가득 차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성당에는 예수 혹은 마리아와 아기 예수가 경배의 대상으로 돼 있다. 그 두 존재는 이미 현실적인 인간이 아니라 불교의 여래와 보살처럼 영기화생한 만물생성의 근원임을 다음 회에서 증명할 것이다. 성령(聖靈)으로 잉태했다는 것은, 즉 성령화생(聖靈化生)이며 바로 영기화생(靈氣化生)을 뜻한다. 영기는 곧 성령이다. 그러면 왜 괴력난신의 세계, 그로테스크한 광경들이 사찰이나 성당에 많은가. 현실에서 본 형태로는 그러한 세계를 표현할 수 없다. 장인들은 하나님(神)처럼 새로운 조형을 창조해야 한다. 장인들은 보이지 않는 우주의 대생명력을 보이도록 창조해 표현했으므로 사제들이나 인문학자들은 알아보지 못했다. 그래서 장인들은 마음 놓고 진리의 세계를 조형적으로 표현해 왔다. 그 대생명력, 즉 성령이 바로 하나님이다. 기독교에서는 수호신 성 미카엘이 퇴치하는 악마들이 많지만 대표적인 것이 기괴한 용이다. 그러나 성당에 얼마나 용의 조형이 많은가. 영기화생하는 용을 보면 악마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 천장에는 형태가 다른 수많은 용 그림이 가득 차 있다. 성당이야말로 생명이 영원히 생성하는 거룩한 생명의 성전이 아닌가. 예수님이 바로 만물생성의 근원이 아닌가. “보라, 나는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니 나는 세상의 생명이요 빛이니라.” 바로 이 선언이 이미지로 창조돼 우리가 수천 년 동안 보지 못했던 괴력난신의 세계, 그로테스크의 세계가 역동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므로 중앙의 유명한 그림보다 무명의 장인이 그린 주변의 넓은 공간에 가득한 기괴한 조형들이야말로 영원한 생명 생성의 세계를 표현한 참된 성화(聖畵)들이라 할 수 있다. 현대 과학의 천문학, 생물학, 의학 등에서는 허블 망원경을 발명해 눈에 보이지 않던 더 멀리 있는 별들의 존재를 밝힐 수 있었고, 눈에 보이지 않던 바이러스를 전자현미경을 통해 볼 수 있었다. 그 도구들이란 불교의 말을 빌리면 방편반야(方便般若)라 할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관찰하기 위해 그 도구들이 탄생한 것이다. 목적이 도구를 만들어 낸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문·예술 분야에서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진즉 본 사람은 없다. 필자는 그 보이지 않는 조형을 눈으로 보고 조형 원리를 파악한 후에 사상과 연관시켜 공부하고 있다. 그런 후에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도구가 채색분석이다. 지금 채색분석을 통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조형을 단계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 채색분석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분은 필자 홈페이지의 ‘학문일기’에서 ‘채색분석법(彩色分析法)이란?’을 검색해 읽어 보시기 바란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인재경영 특집] 현대자동차, ‘역사 콘서트’ 통한 지속적 인문학 교육

    [인재경영 특집] 현대자동차, ‘역사 콘서트’ 통한 지속적 인문학 교육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글로벌 경영이 가속화되면서 세계 각 지역의 언어, 문화, 관습 등에 정통한 지역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역사, 철학, 문화 등 인문학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임직원들의 소양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 현대차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과 연계해 ‘열린 마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 지속적인 혁신과 창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하는 사람’이라는 인재상을 2011년부터 도입했다. 기아차도 새로움을 실천할 수 있는 창의의 인재, 고객 및 직원을 배려하고 협력하는 소통의 인재,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도전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와 함께 직원들이 역사의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 2013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대학교수 등을 초빙해 ‘역사 콘서트’란 이름의 역사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흐름에 맞춰 2013년 하반기 대졸 공채 인적성검사(HMAT) 때부터 응시자를 대상으로 역사 에세이를 쓰게 하는 방식의 시험도 채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8년까지 3년 동안 해외 인턴십 등을 통해 총 3만 6000명을 뽑을 계획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문화마당] 개천에서 용 나던 나라/김재원 KBS아나운서

    [문화마당] 개천에서 용 나던 나라/김재원 KBS아나운서

    학습지 푸는 어른들이 늘어났단다. 학원 다닐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이 학습지를 배달받아 지하철이나 카페에서 풀며 외국어 공부를 하는 모양이다. 정말 평생 공부하는 나라다. 1970년대 초등학생들은 일일공부, 장학교실 같은 학습지를 풀었다. 매일 배달되는 8절지 양면 학습지는 훌륭한 학습 길라잡이였다. 아빠는 신문을, 아이들은 학습지를 받아보던 시절, 그나마 보편적으로 누리던 사교육이 아니었을까? 올해도 63만여명이 대학을 가려고 한다. 얼마 전 수시 전형에 원서를 냈다. 경쟁률 100대1이 넘는 학과가 꽤 많다는 것은 무언가 기형적인 제도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7만명이 넘는 지원자를 받은 대학들은 도대체 얼마를 버는 걸까? 요즘은 아빠들 술자리에서도 교육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엄마의 정보력, 할아버지의 재력, 아빠의 무관심이 좋은 대학을 보낸다는 이야기가 돈지도 꽤 됐다. 부모의 영향력이 대학입시에 그만큼 절대적이라는 얘기다. 아빠의 유형도 천차만별이다. 자기소개서 써 주고 원서접수까지 챙기는 아빠가 있는가 하면 종합이 뭔지, 교과가 뭔지, 수시전형 절차도 모르는 아빠도 있다. 늦은 밤마다 차로 데리러 가는 아빠가 있는가 하면 현실에 쫓겨 학원조차 못 보내는 아빠도 있다. 아이들에게 최상의 아빠는 꼼꼼하게 챙기며 운전하는 아빠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돈 많아 사교육도 잘 시키고, 자기소개서부터 원서 접수까지 다해 주는 아빠를 둔 아이들이 대학에 잘 갈 수밖에 없다. 1970년대 겨울 관심 뉴스는 예비고사 전국수석 학생의 인터뷰였다. 검정 교복, 검은 테 안경을 쓴 전국 수석 학생은 흑백텔레비전에 나와 수업과 예습, 복습에 충실했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힘들게 일하시는 부모님도 같이 나와 눈물을 보였다. 그들은 전국 중·고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 만점도 수십 명씩 나오는 요즘은 학교 수업에만 충실했던 사람은 찾기 힘들고, 특정 지역과 계층에 지나칠 정도로 몰려 있다. 요즘 입시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말한다. 하나만 잘해도 들어갈 수 있단다. 하지만 영어 특기자는 해외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토플을 위한 고액 학원을 다녀야 한다. 논술로 들어가려면 오랫동안 논술지도를 받아야 하고, 내신으로 들어가려면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과외는 필수다. 과학 인재나 인문학 인재도 과고나 외고 출신을 위한 전형이다. 여섯 번의 수시와 세 번의 정시에 필요한 전형료는 어찌나 부담스러운지. 아이들은 자기 실력을 넘어선 대학에 지원하는 것만으로 실체 없는 만족감을 느끼거나 요행을 바라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은 아홉 번의 탈락을 경험하고 낮은 자존감으로 재수를 한다. 몇 문제 더 맞히기 위해 대학등록금 버금가는 학원비 내고 1년을 애쓰는 재수생들, 다니던 학교 휴학하고 다시 공부하는 반수생까지 생각하면 5월쯤 수능 봐서 2학기 신입생이라도 모집해 줬으면 좋겠다. 자기소개서 한 장에 수십만 원을 받는 컨설팅, 추천서까지 부모가 대신 써서 학교에 보내야 하는 현실, 수만명의 지원자들의 전형료로 배 불리는 대학까지, 입시는 돈 있는 사람에게 철저하게 유리해졌다.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속담은 입시 제도를 비판하는 데 쓰이는 구담이다. 대학에 안 가도 행복한 나라는 차치하고 어떤 집에서 태어났든 의지와 노력과 열심만 있으면 기회가 주어지는 나라는 옛이야기일까? 자본주의 논리가 대학입시마저 지배하는 이 땅에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기대할까?
  • 우선선발 폐지 여부·학생부 반영비율 등 체크하라

    우선선발 폐지 여부·학생부 반영비율 등 체크하라

    다음달 3일 연세대를 시작으로 2016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대학별로 치러진다. 올해 논술 선발 인원은 28개교 1만 5197명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지만 건국대, 서울시립대, 한양대, 한국항공대 등과 같이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수능최저학력 기준 반영 비율을 낮춘 대학들이 많아져 논술고사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메가스터디의 도움으로 논술고사의 최종 점검 포인트와 계열별 출제 경향을 정리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 여부 지난해 논술 전형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우선선발 폐지와 수능최저학력 기준 적용 여부였다. 올해 역시 우선선발 폐지가 유지되고, 일부 대학에서는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학생부 적용 방식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인문계열에서 수능최저학력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건국대, 경기대, 광운대, 단국대(죽전),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시립대, 한국항공대, 한양대 등 8개 대학은 논술시험 성적이 갖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자연계열 논술에서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학교도 건국대, 광운대, 단국대(죽전),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과학인재), 한국항공대, 한양대 등 8곳이다. ●학생부 반영 비율 학생부 반영 비율도 지원 학교별로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예를 들어 건국대는 지난해 논술 60%, 학생부 교과를 40% 반영했는데 올해는 동일한 논술 성적 비중에 학생부 교과 20%, 비교과 20%를 적용한다. 지난해에 비해 논술의 실질 반영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학생부 교과, 비교과 적용 방식이 전년과 달라진 학교들이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비교과에서도 출결, 봉사, 수상실적 등 개별 항목의 적용 방식에 따라 의미가 다를 수 있으므로 이를 주의 깊게 검토해야 한다. ●논술고사 일시 같은 대학이라도 지원한 단과대학과 계열, 세부 모집 단위에 따라 응시일 및 시간이 다를 수 있다. 지원자는 반드시 세부 일정을 학교 홈페이지에서 확인해야 한다. 같은 날 오전에 A대학에서 논술 시험을 치르고 곧바로 이동해 오후에 B대학에서 또 논술 시험을 치겠다는 식의 계획을 짜 놓은 수험생이 적지 않은데 이 경우 시험 일시와 장소를 정확하게 확인한 뒤, 안정적으로 시험에 임할 수 있는 동선을 짜 놓는 것이 필수적이다. 세부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학교도 있으므로 앞으로 나올 일정 공지일 등을 꼼꼼히 확인해 두어야 한다. ●출제유형 인문계열 대학마다 명칭과 구성에 차이가 있지만 인문계열 논술 문제는 크게 ▲언어 ▲언어+수리 ▲영어 제시문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언어 유형은 인문계열의 보편적 시험 형태로, 서술형 답안을 요구한다. 이 유형은 문제가 무엇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요약, 비교, 분석, 평가, 비판, 견해제시, 자료분석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주어진 제시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 문제의 요구사항에 맞게 작성하는 기본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논제의 요구사항이 단계적 또는 복합적으로 구성돼 있다. 학교마다 세부 논제 형태와 요구 사항의 차이가 있으므로 응시하고자 하는 대학의 최신 발표 자료를 토대로 대비해야 한다. 고려대 인문계 전체, 경희대 사회계열, 건국대·숭실대·중앙대·한양대 상경계열 등은 언어 유형과 별도로 수리 문제를 출제한다. 대부분 언어 논술 외에 수리 논술형이 한 문항 정도 추가되는 형태다. 한 문항이 여러 소논제로 구성되기도 한다. 인문계열의 수리 문제는 인문계 교과 범위 내에서 출제하므로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다. 이화여대(인문Ⅰ), 한국외대, 경희대(사회계열) 등은 전통적으로 언어 유형 제시문 중 하나를 영어로 출제한다. 독해 수준은 인문계 교과 과정을 이수한 학생이라면 크게 어렵지 않지만, 평소 대비가 부족하다면 논술 답안으로 활용하기에 쉽지 않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검토하며 해결 방법을 익혀 둘 필요가 있다. 자연계열 자연계열 논술고사는 ▲수학·과학 선택형 ▲수학·과학 통합형 ▲수학형 ▲인문 통합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은 수학·과학 선택형과 수학형을 채택하고 있다. 경희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에서는 수학·과학 선택형을 치른다. 출제된 문항 중 수학 문항은 필수이고 과학은 자신이 선택한 일부 문항만 해결하면 된다. 단, 선택할 수 있는 과학 과목 구성은 대학에 따라 다르다. 수학·과학 통합형 논술고사를 치르는 곳은 동국대, 단국대, 숭실대 등 3곳이 전부다. 출제된 수학과 과학 문항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수학 및 과학 문항은 교과 성격을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원 간 통합으로 출제되지만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과학 문항까지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부담스러운 유형이다. 수학형은 수학 문항으로만 구성된 유형이다. 서강대, 아주대, 이화여대, 한양대, 홍익대 등이 대표적이며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세부적 논제 유형에 차이는 있지만 서강대를 제외하고는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된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학습한 공식과 개념을 활용해 정확한 결과까지 도출하는 풀이형, 응용형 문항을 중심으로 대비하면 된다. 인문 통합형은 언어 유형을 함께 출제해 자연계열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하는데, 최근 이 유형을 채택하는 대학은 줄어드는 추세이다. 가톨릭대(의예과), 서울여대, 숙명여대, 한국항공대(이학계열) 등 4곳이 이 유형을 출제하고 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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