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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쪽방촌 주민들 보듬는 종로…돈의동 행복마을학교 ‘개교’

    찬 바람이 부는 연말, 웃음과 따뜻한 이야기가 있는 마을학교가 찾아온다. 서울 종로구는 이달부터 다음달 21일까지 ‘돈의동 행복마을학교’ 제1기 사업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교육을 통해 돈의동 쪽방촌 주민들의 사회 참여를 이끌어 내고 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일회성이 아니라 2018년까지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로 자생적 역량을 키운다는 점이 특징이다. 1기 마을학교는 ▲희망밥상·주민포럼 ▲누구나 마을교실(나의 생활 엿보기) ▲희망 동아리 ▲주민워크숍 등 총 4개 과정으로 구성된다. 희망밥상·주민포럼은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함께 음식을 만들며 대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웃 간 유대감을 형성해 주민들의 정서적 안정에 기여할 전망이다. 누구나 마을교실은 야외 학습을 통한 감성교육과 마음 다스리기, 인문학 교육을 병행해 주민들의 자존감 회복을 목표로 진행된다. 희망 동아리는 주민 3명 이상이 낚시, 사진 등 취향에 맞는 동아리를 구성해 자연과 함께하는 활동이다. 김영종 구청장은 “행복마을학교가 쪽방촌 주민들에게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자활 의지를 심어 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가톨릭관동대·평창군, ‘관학교류 협력을 위한 협약’ 체결

    가톨릭관동대·평창군, ‘관학교류 협력을 위한 협약’ 체결

    가톨릭관동대학교(총장 천명훈)와 평창군(군수 심재국)은 10일 오후 5시 교내 마리아관 4층 대회의실에서 천명훈 총장과 심재국 군수 등 각 기관 관계짜들이 참석한 가운데 관학교류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문화관광진흥 사업의 공동추진 및 연구 △교육시설 및 기자재 공동 활용, 관·학 협동강의 △평창군 공무원 연수 및 위탁교육 △평창군 산업체와 산학협력(학생 현장실습 및 인턴사원제 등)지원 △현장 연수 및 학생의 현장실습, 견학, 취업연계 협조 △평창군민을 위한 인문학 강연 및 프로그램 공동 개발 협조 및 지원 △경영행정·사회복지대학원(공무원본인) 입학 시 등록금의 50%감면 (입학금제외) △기타 산학 협력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이날 협약식에서 천명훈 총장은 “관학협력 체제를 마련함으로써, 전문 인력 양성은 물론 학술정보 상호교류 및 연구사업 협력을 통한 공동협력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옛사람도 다양한 예술작품 만든 것 알려주고파”

    “옛사람도 다양한 예술작품 만든 것 알려주고파”

    “미술 강의는 시각 자료를 많이 만들어야 해서 힘들긴 하지만, 춤추고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이 이 시간에 이 자리에 와 있다는 자체가 놀라워요.” 1994년 출간된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50만부 이상의 판매 부수를 기록하며 열풍을 일으켰던 최영미(54) 시인이 서울 관악구의 미술 전도사로 나섰다. 1997년 유럽미술관 순례 산문집인 ‘시대의 우울’을 낸 최 시인은 9일 관악구 평생학습관에서 세계의 명화를 주제로 ‘인문학 특강’을 시작했다. 그는 8개월 전 관악구로 이사 와 관악구민이기도 하다. 최 시인은 “1회로 끝나는 특강이 아니라 한 달 반 가까이 강의를 하니 관악구민이란 정체성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시인의 ‘관악구살이’는 처음이 아니라 이번이 세 번째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다닐 때 관악구에서 자취했고, 20여년 전엔 관악구 고시원에서 머물며 첫 시집을 완성했다. 각 지역에서 유명 문인을 유치하려고 집필실 등을 제공하지만, 서울 출신인 최 시인은 50세가 넘어서도 아직 월세 신세를 지고 있다. 관악구로의 이사도 단지 방세가 싸서 결정했다. 20여년 만에 돌아온 관악구는 거리는 깨끗해졌지만 시인에게는 거의 그대로다. 언덕이 많아 겨울이 되면 눈이 오는 걸 걱정해야 하고 벌써 온풍기를 끼고 살아야만 하는 등 집 난방도 허술하다. 마을버스를 이용해야 할 정도로 교통도 불편하다. 대학에서 미술사 강의를 한 적은 있지만 대중을 상대로 하는 강의라 걱정이 많았다. 서양미술은 누드 작품도 많아 도판을 고를 때도 조심스럽다. 외국 여행을 다녀온 수강생들이 시인은 가본 적이 없는 곳에 대해 질문을 할 때는 당황이 된다. 하지만 생업에 종사해야 할 귀중한 낮에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미술 강의를 들으려 시간을 낸 수강생들이 시인에겐 무엇보다 소중하다. “요즘 역사가 화두잖아요? 옛날 사람들은 이렇게 살았고 다양한 양식의 예술 작품을 만들었다는 걸 시민들에게 알려 드리고 싶어요.” 최 시인은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승리의 여신 니케의 조각상 사진을 칠판에 크게 띄우며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을 조각한 것 같지 않나요?”라고 열띤 질문을 던졌다. 흰머리의 노신사부터 젊은 여성까지 다양한 연령의 수강생들은 일제히 “네~”라고 착하게 답했다. 글 사진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흩어진 한민족의 얼과 글, 문학의 길을 함께 걷다

    흩어진 한민족의 얼과 글, 문학의 길을 함께 걷다

    문학평론가 김종회(왼쪽·60) 경희대 국문과 교수가 문학과 문화에 대한 사유를 담은 문학평론집과 산문집을 동시에 냈다.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가운데·문학과지성사)과 ‘글에서 삶을 배우다’(오른쪽·비채)이다.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은 해외동포 문학과 북한 문학 등 디아스포라 문학 관련 자료를 집대성한 평론집이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외부 강압에 의해 자신의 삶터에서 흩어진 유대인 집단거주지나 그렇게 이산된 상황을 의미하는 ‘디아스포라’(Diaspora)라는 말을, 일제강점기 나라를 잃고 36년간 식민 지배의 참혹한 시기를 보내며 타국으로 이주하거나 전쟁 후 억지로 분리돼 살게 된 한민족의 역사에 대입했다. 그는 “역사에 기록된 이스라엘의 멸망과 바벨론 포로 및 세계 곳곳으로의 유랑은 한민족의 상황과 여러모로 흡사하다. 한민족 문학에 디아스포라라는 어휘를 연계하는 일은 논리적·심정적 양 차원에서 매우 용이한 발생론적 구조를 갖고 있다.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 연구는 동서양 각지에서 꽃핀 한민족 문학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조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한문학을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의 출발점으로, 중국 조선족문학과 중앙아시아 고려인문학, 일본 조선인문학, 미주 한인문학을 모국어 생산지에서 방사된 각론의 지점으로 봤다. 김 교수는 “이 여섯 개 지역은 한민족 문화권의 ‘2+4 시스템’”이라며 “여섯 개 지역의 문학이 모두 다 자기 몫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소통이 어렵기로 금세기 으뜸인 남북한문학의 접점과 교류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한민족 디아스포라라는 좀더 큰 틀의 무대와 자리가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글에서 삶을 배우다’는 문학에서 시작해 문화, 사회 전반으로 사색의 지평을 넓힌 산문집이다. 황순원, 박완서 등 그동안 문학의 길에서 만난 문인들의 숨은 이야기, 우리 시대 문화의 현주소를 논한 인문학적 사색, 삶 속에서 발견한 지혜, 우리가 진정 소중하게 여겨야 할 가치, 사회의 일원이자 나라의 국민으로서 해야 할 사고와 행동, 글로벌 시대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말과 글 그리고 의식의 경계 등 김 교수의 목소리가 오롯이 담긴 60편의 글이 실렸다. 잘못된 사회 시스템을 비판할 땐 예리하게 날을 세우지만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사람, 척박한 땅에 문화의 꽃을 피우려는 사람들을 이야기할 땐 더없이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김 교수는 “문학은 사람을 배움으로 이끄는 가장 감동적인 방법이고 문화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를 알기 위한 시작이자 끝”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한비야 국제구호가, 박준우 요리하는 기자... 청소년시절은?

    한비야 국제구호가, 박준우 요리하는 기자... 청소년시절은?

     서울시가 오는 13일 오후 7시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전환기청소년(중3·고3) 및 사회진출을 앞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명사특강! 토크콘서트 어깨동무’를 연다고 9일 밝혔다.  토크콘서트는 청소년이 직접 만든 영상을 상영하는 것으로 문을 연다. 오프닝 영상은 서울시립청소년활동진흥센터 소속 청소년특성화동아리인 서울시청소년홍보단이 제작했다. 이어 국제구호전문가 한비야가 ‘당신에게 보태는 1그램의 용기’라는 주제로, 또 요리사로 이름을 알린 박준우 기자가 강의를 한다. 인문학강사 최진기씨가 강의 중 에피소드와 더불어 자신의 청소년시절 이야기를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박원순 서울시장도 강연한다. 박 시장은 평소 청소년의 주말활동, 인권, 참여, 행복 등에 관심을 쏟고 있다. 강연 중간에는 연기자 김나운과 함께하는 코너 ‘톡투미(Talk to me)’를 통해 청소년들의 다양한 고민들을 들어보고 해결방법을 찾아본다. ‘신현희와 김루트’의 축하공연도 마련된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중3·고3 청소년 200명이 대상이다. 참가신청은 별도의 신청서를 작성한 후 오는 8일까지 이메일(noltoseoul@hanmail.net)로 접수하면 된다. 서울시에서 주최하며 서울특별시립청소년활동진흥센터에서 주관한다. 문의는 서울특별시립청소년활동진흥센터(02-849-0175).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유종필 관악구청장 “지자체 예산은 흥부네 이불”

    유종필 관악구청장 “지자체 예산은 흥부네 이불”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9일 국회의원회관 3층 로비에서 열린 ‘2015 지방자치 정책전당대회’에서 지방자치 토크쇼의 토론자와 좋은 조례 경연대회 발표자로 나섰다.  9~10일 이틀간 진행되는 ‘2015 지방자치 정책전당대회’는 새정치민주연합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가 주관하는 것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등이 참여해 민선 6기 지방정부와 의회의 성과를 홍보하고 민생·복지 중심의 차기민주정부의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한 목표로 마련됐다.  지방자치 토크쇼는 김윤식 시흥시장이 사회를 맡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방이 바뀌어야 나라가 바뀐다’라는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했다. 이어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의 지방자치 관련 ‘정강정책 개정안’ 제안 발제 후 유종필 관악구청장,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 이유경 대구 달서구의원이 패널로 나와 열띤 토론을 펼쳤다.  토론은 △여의도 중심 정치의 문제점 △지방분권형 개헌이 필요한 이유 △현행 지방자치법의 문제점 △지방자치법의 개선방안 △당헌당규에 규정된 지방자치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등의 주제로 이뤄졌다.  유 구청장은 “모든 지자체가 예산편성 시기를 맞아 그야말로 ‘흥부네 집 이불’을 연상시키고 있다. 식구는 해마다 늘어나고 이불은 여기저기서 잡아당기고 아우성”이라며 지방재정의 한계상황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한편, “의미 있는 변화는 항상 민생현장 즉 변방에서 싹트기 시작한다. 지방에서 불기 시작한 변화의 바람을 주목하기 바란다.고 말해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청장은 이어 ‘좋은 조례 경연대회’에도 참가해 100대 좋은 조례 선정에서 뽑힌 ‘서울특별시 관악구 인문학도시 조성 조례’에 대해 ‘관악, 인문학으로 날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조례는 지역의 주민들로 하여금 생활 속에서 다양한 인문학적 기회를 접할 수 있도록 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창의적인 구민을 육성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보다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인문학 도시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연대회는 사전 온라인 투표로 선정된 100대 좋은 조례에 대한 제정배경, 주요내용, 입법효과 등을 판넬로 만들어 전시하고 발표하는 시간으로 꾸며졌으며, 심사위원평가와 온라인 공감투표를 통해 10개의 좋은 조례가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대중이 고전에 쉽게 다가가도록 징검다리 놓고 싶어”

    “대중이 고전에 쉽게 다가가도록 징검다리 놓고 싶어”

    일본에는 100년을 넘긴 출판사만 100개가 훌쩍 넘는다. 우리나라 역시 100년 가까운 출판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육당 최남선(1890~1957)이 1922년 만든 동명사는 국내 최고(最古) 출판사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학 교재 출간 등으로 방향이 바뀌며 대중적 접점을 확보하지 못한 채 뭇사람들의 기억에서 흐릿해졌다. 해방 직후 만들어져 창업 70주년을 맞는 현암사의 역사성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지난 5일 저녁 서울 서교동 현암사에서 만난 조미현(45) 대표는 오는 12일 개막하는 창업 70주년 기념전시회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조 대표는 “그동안 발간한 2500종의 책 중 20여종 빼고 다 보관하고 있어서 이를 일일이 확인하며 일부만 추려내는 데 애를 먹었다”면서 “우리 스스로 걸어온 길을 확인할 뿐 아니라 해방 이후 한국 출판 역사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책 속 삽화로 들어갔던 원 그림들이 많이 보관돼 있어 이번 70주년 행사 이후 주제별 기획 전시를 진행해 볼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1959년 펴낸 대한민국 ‘법전’은 현암사의 대표 출간물이다. 초판은 내놓자마자 품절됐고, 웃돈이 얹어져 암거래되기까지 했다. ‘법전’은 지금까지 57차례에 걸쳐 매년 개정 증보판이 나왔다. 모든 국민들이 쉽게 법을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창업자 조상원(1913~2000) 회장의 우직하리만치 굳은 의지의 결과물이 3대에 걸쳐 이어졌다. 일상화됐기에 소중함이 덜 느껴지지만, ‘법전’으로 인해 법은 그나마 ‘주먹보다 좀 덜 멀게’ 느껴졌다. 라틴어를 독일어로 번역해 성경을 민중의 품에 안긴 마르틴 루터에 비견할 만한 성과였다. 조 대표는 “평생에 걸쳐 매일 동트기 전부터 깨어나 등(燈) 켜놓고 작은 책상 앞에 앉아 법전 교정·교열을 보시던 할아버지의 등을 보며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할아버지와의 기억을 더듬었다. 조 대표는 2009년부터 대표를 맡으며 할아버지, 아버지 조근태(1942~2010) 회장에 이어 3대째 현암사를 잇고 있다. 조 대표는 “막 드러내 놓을 만한 베스트셀러가 많지는 않다”며 짐짓 손사래를 쳤지만 현암사는 최초의 법률 전문지 ‘법전월보’를 만들었고, 국내 처음으로 ‘난중일기’ 한글 완역본을 펴냈다. 또한 ‘법구경’, ‘채근담’, ‘장자’ 등 동양 고전은 현암사의 창을 통해 소개돼 오늘날 인문학 대중화의 첫 씨앗이 뿌려졌고, 지금까지 꾸준히 독자들의 손때를 묻혀 가며 세월을 함께 건너왔다. 가깝게는 350만부가 팔린 공전의 베스트셀러 ‘장길산’, 전우익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등이 사랑을 받았다. 그는 “돌이켜보면 이념적 성향의 책보다는 중심을 잡고 균형 감각의 지성적 기조를 유지해 왔다”면서 “1대, 2대에 걸쳐 이뤄 낸 현암사의 작지만 소중한 업적을 지켜 내는 것만도 버거운 일인 것 같다”고 ‘수성(守城)’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이내 “현암사 책이 좀 어렵고 무겁다는 평들을 바깥에서 하시는데 앞으로는 대중과의 접점을 더욱 넓힐 수 있는 책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고전 원서를 바로 읽을 수는 없지만, 그 정수와 흥미를 맛보기처럼 느낄 수 있는 징검다리 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앞으로 100년, 200년 계속 책을 만들면서도 ‘꼰대짓’하지 않는 출판사가 되기 위해 40세 안팎의 감각과 지성, 그리고 객관적이면서도 성숙한 시선을 가진 책을 만들어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DNA는 당연히 할아버지, 아버지 것의 내리물림이다. 넉넉하지 않은 회사 살림 탓에 매달 보름이면 직원들 월급 걱정에 경리과 직원과 머리를 맞대는 것도, 구멍난 양말을 모아 뒀다가 주말마다 기워서 신는 것도 모두 그런 가풍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신의와 성실, 근면검소의 미덕을 배웠다. “회사의 외형을 더 키울 생각은 없어요. 현재 23명 직원이 함께 일하는데 앞으로도 30명 이상을 넘길 생각도 없고 그저 내실 있게 좋은 책을 만들어서 직원들 월급 더 많이 주고, 출판이 사회적 가치에 부합되는 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뿐이죠.”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국사 교과서 논란 넘어서기(조동일 지음, 지식산업사 펴냄) 저자는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다. 5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국문학사와 세계문학사 비교연구에 천착해 ‘한국문학통사’ 등 불멸의 저서를 남긴 원로 국문학자다. 그는 ‘문학사는 역사의 문화사이고, 역사는 총체사여야 한다’는 주장을 견지한다. 조 명예교수는 ‘삼국통일과 후삼국 통일은 어떻게 다른가’, ‘함석헌이 해방은 도둑처럼 왔다고 한 말에 동의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면서 학생들이 발견해야 하는 문제를 미리 말하는 것은 월권이고 교육을 망치는 배신행위라고 일갈한다. 현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극우파로 기울어진다는 사자후와 함께 총체사적인 역사 교육, 다양성, 창의성의 존중의 대안은 오히려 현실적이다. 200쪽. 1만 3000원. 엄마들(마영신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우리네 엄마들의 삶은 헌신적인 어머니로, 지혜로운 아내 언저리로 박제화됐다. 그 고정된 역할의 경계 바깥으로 발을 내밀어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면 곧바로 사회의 불편한 시선들이 쏟아진다. 건물 청소노동자로 일하며 부당한 처우와 해고 위협에 조심스럽지만 분연히 싸우는 엄마, 20대 못지않게 사랑의 감정 앞에 흔들리며 마음앓이하는 엄마, 변변히 모은 재산은 없지만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엄마 등 엄마들의 사생활이 고스란히 펼쳐진다. 만화가 마영신의 그림체는 세련되지는 않지만 장면마다 담은 묘사는 핍진하기만 하다. 작가의 어머니가 직접 적은 연애, 우정, 노동, 가족의 이야기를 초안 삼았기에 작품 속 서사의 진정성이 더욱 절절하다. 372쪽. 1만 5000원. 펜으로 길을 찾다(임재경 지음, 창비 펴냄) 임재경은 1961년 조선일보로 입사해 대한일보, 한국일보 등을 거쳐 한겨레 부사장을 지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8·15, 6·25전쟁, 4·19 등 현대사의 한복판을 직접 몸으로 겪은 원로 언론인인 임재경이 팔순을 맞아 쓴 자서전이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해직과 투옥 등을 겪었지만 그의 출발은 시대의 주변인이었다. 서울대 문리대 시절 모두가 데모할 때 차마 끼지 못한 채 어슬렁거렸고, 6·25전쟁 관련 소설을 써보려 했지만 시대와 전쟁에 대한 통찰이 부족했다고 회고한다. 그가 경제부 기자 시절인 1967년 쓴 삼성 기사 대신 광고가 들어간 사연 등 언론과 자본의 문제를 비롯해 수습기자 제도, 기자단 문제, 그리고 언론과 정치권력의 관계에 대한 통찰이 빼곡하다. 440쪽. 1만 8000원. 헌법의 발견(박홍순 지음, 비아북 펴냄) 1987년 체제가 만들어낸 총체적 결과물인 헌법의 뿌리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1조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하는 헌법은 모두가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법학 전공자 등이 아니면 전문을 읽어본 이는 극히 드물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기본정신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자유 보장 ▲차별받지 않는 공평한 삶의 보장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 등 네 영역으로 크게 묶어서 이해를 높인다. 철학과 역사를 넘나드는 헌법 조문에 대한 해석을 보면 헌법이 왜 ‘시민의 교과서’인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플라톤의 ‘법률’,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루소의 ‘사회계약론’ 등 7권을 필독서로 꼽는다. 356쪽. 1만 5000원. 비싼 원전 그만 짓고 탈핵으로 안전하자(오시마 겐이치 지음, 장영배 옮김, 이매진 펴냄) ‘원전’과 ‘안전’은 한 획 차이지만 그 작은 차이가 불러오는 후폭풍은 하늘과 땅 차이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참사를 겪은 일본 리츠메이칸대 교수인 저자는 원전이 값싼 에너지라는 것은 환상에 불과할 뿐이라며 사회적 비용과 환경 피해를 고려하면 비용 측면에서 결코 값싸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그는 정계, 관계, 경제계, 노동계, 학계, 언론계 등으로 구성된 원자력 관련 이해공동체 집단의 관계 및 실태를 고발하며, 그들의 원자력 복합체를 ‘원자력 마피아’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를 해체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탈핵 안전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240쪽. 1만 2000원.
  • 직원에게 더 많은 월급을 주는 게 꿈이라는 출판사 대표

    직원에게 더 많은 월급을 주는 게 꿈이라는 출판사 대표

     일본에는 100년을 넘긴 출판사만 100개가 훌쩍 넘는다. 우리나라 역시 100년 가까운 출판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육당 최남선(1890~1957)이 1922년 만든 동명사는 국내 최고(最古) 출판사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학 교재 출간 등으로 방향이 바뀌며 대중적 접점을 확보하지 못한 채 뭇사람들의 기억에서 흐릿해졌다. 해방 직후 만들어져 창업 70주년을 맞는 현암사의 역사성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지난 5일 저녁 서울 서교동 현암사에서 만난 조미현(45) 대표는 오는 12일 개막하는 창업 70주년 기념전시회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조 대표는 “그동안 발간한 2500종의 책 중 20여종 빼고 다 보관하고 있어서 이를 일일이 확인하며 일부만 추려내는 데 애를 먹었다”면서 “우리 스스로 걸어온 길을 확인할 뿐 아니라 해방 이후 한국 출판 역사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책 속 삽화로 들어갔던 원 그림들이 많이 보관돼 있어 이번 70주년 행사 이후 주제별 기획 전시를 진행해 볼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1959년 펴낸 대한민국 ‘법전’은 현암사의 대표 출간물이다. 초판은 내놓자마자 품절됐고, 웃돈이 얹어져 암거래되기까지 했다. ‘법전’은 지금까지 57차례에 걸쳐 매년 개정 증보판이 나왔다. 모든 국민들이 쉽게 법을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창업자 조상원(1913~2000) 회장의 우직하리만치 굳은 의지의 결과물이 3대에 걸쳐 이어졌다. 일상화됐기에 소중함이 덜 느껴지지만, ‘법전’으로 인해 법은 그나마 ‘주먹보다 좀 덜 멀게’ 느껴졌다. 라틴어를 독일어로 번역해 성경을 민중의 품에 안긴 마르틴 루터에 비견할 만한 성과였다.  조 대표는 “평생에 걸쳐 매일 동트기 전부터 깨어나 등(燈) 켜놓고 작은 책상 앞에 앉아 법전 교정·교열을 보시던 할아버지의 등을 보며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할아버지와의 기억을 더듬었다. 조 대표는 2009년부터 대표를 맡으며 할아버지, 아버지 조근태(1942~2010) 회장에 이어 3대째 현암사를 잇고 있다.  조 대표는 “막 드러내 놓을 만한 베스트셀러가 많지는 않았다”며 짐짓 손사래를 쳤지만 현암사는 최초의 법률 전문지 ‘법전월보’를 만들었고, 국내 처음으로 ‘난중일기’ 한글 완역본을 펴냈다. 또한 ‘법구경’, ‘채근담’, ‘장자’ 등 동양 고전은 현암사의 창을 통해 소개돼 오늘날 인문학 대중화의 첫 씨앗이 뿌려졌고, 지금까지 꾸준히 독자들의 손때를 묻혀 가며 세월을 함께 건너왔다. 가깝게는 350만부가 팔린 공전의 베스트셀러 ‘장길산’, 전우익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등이 사랑을 받았다.  그는 “돌이켜보면 이념적 성향의 책보다는 중심을 잡고 균형 감각의 지성적 기조를 유지해 왔다”면서 “1대, 2대에 걸쳐 이뤄 낸 현암사의 작지만 소중한 업적을 지켜 내는 것만도 버거운 일인 것 같다”고 ‘수성(守城)’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이내 “현암사 책이 좀 어렵고 무겁다는 평들을 바깥에서 하시는데 앞으로는 대중과의 접점을 더욱 넓힐 수 있는 책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고전 원서를 바로 읽을 수는 없지만, 그 정수와 흥미를 맛보기처럼 느낄 수 있는 징검다리 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앞으로 100년, 200년 계속 책을 만들면서도 ‘꼰대짓’하지 않는 출판사가 되기 위해 40세 안팎의 감각과 지성, 그리고 객관적이면서도 성숙한 시선을 가진 책을 만들어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DNA는 당연히 할아버지, 아버지 것의 내리물림이다. 넉넉하지 않은 회사 살림 탓에 매달 보름이면 직원들 월급 걱정에 경리과 직원과 머리를 맞대는 것도, 구멍난 양말을 모아 뒀다가 주말마다 기워서 신는 것도 모두 그런 가풍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신의와 성실, 근면검소의 미덕을 배웠다.  “회사의 외형을 더 키울 생각은 없어요. 현재 23명 직원이 함께 일하는데 앞으로도 30명 이상을 넘길 생각도 없고 그저 내실 있게 좋은 책을 만들어서 직원들 월급 더 많이 주고, 출판이 사회적 가치에 부합되는 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뿐이죠.”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지식도시락 배달하는 유종필 관악구청장

    지식도시락 배달하는 유종필 관악구청장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유종필(사진) 관악구청장은 5일 시흥ABC 행복학습타운에서 열린 제9회 시흥시 평생학습축제 ‘2015 전국평생학습실천대회’에 참가해 관악구의 평생학습 정책 우수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지식복지 도시, 관악’을 주제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신청하면 차량이 지역을 돌며 도서관 책을 배달해주는 ‘지식도시락 배달 사업’ △주민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해주기 위한 ‘인문학 대중화 사업’ △서울대를 포함한 17개 대학과 함께하고 있는 131개의 ‘대학협력 사업’ △무학력 성인을 위한 문해교육, 어르신 자서전 등 ‘어르신 지식복지 사업’ △학습 문화 확산을 위해 해마다 개최되는 ‘평생학습축제’ 등 생생한 사례를 풀어내며 관악구의 지식복지 사업을 널리 알렸다.  유 청장은 “배움은 보다 풍요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특별한 놀이, 축제다”라며 “평생학습이라는 축제에 더 많은 주민들이 동참해 누구나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평생학습도시 우수사례 발표에는 이성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 김미란 광명시평생학습원장, 김윤식 시흥시장 등도 함께 참가했다. 관악구는 2004년 서울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었고 지난 1월에는 유 청장이 전국 138개의 시·군·구, 75개 교육지원청 등 213개 기관이 참여하는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  구는 이달 초 서울시가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5 평생교육분야 인센티브 평가’에서 우수구로 선정되는 등 평생학습 분야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재능나눔학교’, ‘인문학강좌 운영’ 등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맞춤형 평생학습을 개발해 활성화한 점과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기초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경로당에 직접 찾아가서 가르쳐주는 ‘찾아가는 문해교실’ 등 평생교육에 대한 노력이 높이 평가받았다.  이밖에도 서울대학교 등 우수한 지역자원을 연계해 주민이 자발적으로 평생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시민대학과 대학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며, 주민이 직접 마을을 찾아 지역정보를 발굴, 취재하는 ‘구민기자단’도 양성해 은퇴자, 주부 등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아시아 공동체 결성 위한 실질적 대안 찾을 것”

    “아시아 공동체 결성 위한 실질적 대안 찾을 것”

    한국을 미래 아시아공동체 결성의 허브 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사무총장 박제훈)이 1일 인천 송도 홀리데이인에서 개막, 3일까지 이어진다. 2009년 출범해 7회째인 올해 포럼은 ‘아시아 공동체-통합, 융합, 그리고 통일’이란 주제로 개최됐다. 한국·중국·일본 등 3개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지의 학자와 정·관·재계 인사가 참여하는 포럼에선 경제뿐 아니라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을 통섭하는 방식으로 다뤄졌다. 박 사무총장은 “다양한 측면에서의 학술적 논의를 통해 아시아공동체 결성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찾다보니 해가 거듭될수록 논의 주제가 다양해지고 깊어지고 있다”면서 “아시아공동체 결성이란 과제의 복잡성과 공동체 결성으로 인한 부대 효과가 크다는 점을 동시에 방증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개회식 기조연설은 일본 히토츠바시대 경제연구소장인 중국 경제전문가 헤리 우 교수가 ‘중국 국가자본주의의 지속가능성’을,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카이신 인사이트 그룹의 허판 소장이 ‘중국 정책결정의 정치경제학’을 주제로 각각 맡았다. 이 밖에 21세기 아시아 자본주의 대논쟁, 북·중 관계와 북한 경제 전망, 아시아 가족과 유교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매주 월요일 관악은 ‘인문학 마을’

    매주 월요일 관악은 ‘인문학 마을’

    ‘꽃이 지는 건 쉬워도/잊는 건 한참이더군.’ 관악구 청사 전면의 ‘시가 흐르는 유리벽’에 실린 최영미 시인의 시 ‘선운사에서’의 일부다. 관악구는 29일 관악구 주민이자 관악산 시도서관 명예관장인 최 시인이 이번에는 ‘세계의 명화’라는 인문학 특강을 한다고 밝혔다. 최 시인의 인문학 특강은 11월 9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2시에 ‘어미에서 여신으로’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는가’ ‘19세기 여성들’ 등을 주제로 6번에 걸쳐 진행된다. 최 시인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사랑하거나 미워할 때가 있듯이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라도 큰 감동을 줄 때가 있으며 그것이 자연과학이나 철학과는 다른 미술이 가진 힘”이라며 “인문학 특강 ‘세계의 명화’를 통해 미술이 주는 감동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시집으로 유명한 그는 이미 관악구에서 ‘시창작교실’ ‘시콘서트’ 등을 열어 주민들의 시에 대한 관심을 끌어냈다. 최 시인은 시인인 동시에 서울대 서양사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서양미술사를 졸업하고 ‘화가의 우연한 시선’이라는 미술 수필을 내기도 한 미술 전문가다. ‘세계의 명화’ 특강은 관악구 주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으며 강의 신청은 평생학습관(02-879-5679)으로 하면 된다. 인문학 특강은 ‘걸어서 10분 거리의 도서관’ 정책 등을 통해 인문학 대중화 사업을 펼치는 관악구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일이다. 월 1회 저명인사들이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하고 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최 시인은 최근 열린 책 잔치에서 ‘가을에는’이라는 시를 주민들에게 직접 들려줬다”며 고마워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장학금 받고 미래의 꿈이 더 분명해졌어요”

    “장학금 받고 미래의 꿈이 더 분명해졌어요”

    “장학금을 받으니 제 미래가 한층 더 분명해진 것 같아요.” 한국장학재단이 2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15년 인문 100년 및 예술체육 비전 장학금·장학증서 수여식’에서 ‘인문 100년 장학금’과 ‘예체능계 국가우수장학금’ 대표로 각각 상을 받은 김보경(왼쪽·20·명지대 문예창작학과 1년)씨와 홍석기(22·한국예술종합학교 3년)씨가 입을 모아 말했다. 인문 100년 장학금은 기존 인문사회계 국가우수장학금을 개편해 장학재단이 지난해 7월부터 주고 있다. 해당 분야에 대한 학업 의지와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전공 탐색’(100명·2억원) 유형과 ‘전공 확립’(338명·14억원) 유형으로 나눠 모두 438명의 장학생을 선발한다. 올해 신설된 예체능계 국가우수장학금은 예능Ⅰ·Ⅱ, 체능Ⅰ·Ⅱ 4개 유형에서 모두 140명을 선발한다. 장학금 총액은 11억 2000만원이다. 김씨는 앞으로 4년 동안 등록금 전액과 매년 300만원의 학업장려금을 받는다. “지난달 300만원을 받아 그동안 사고 싶었던 책을 한꺼번에 구매했다”고 한 그는 “경제적 도움도 크지만 장학금을 받고 마음가짐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양예고 출신으로 고교 시절 150여편의 시를 쓰고 동아리 활동으로 문집을 발간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는 한동안 방황했다고 한다. “막상 입학하니 내가 정말 글을 쓰고 싶어서 온 건지, 앞으로 무얼 해야 할지 혼란이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 장학금을 받으니 내가 인정받았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앞으로 이 공부를 계속 밀고 나가야 성공하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어요.” 홍씨 역시 “장학금을 받고 미국 유학에 대한 꿈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전주예고 출신인 홍씨는 고교 시절 한예종 부설 영재학교에 입학하고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무반주 국제 콩쿠르 청중상을 받기도 했을 정도의 인재다. 하지만 집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데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고민도 많았다. 앞으로 2년 동안 학비를 모두 지원받게 돼 부담을 덜었다. 세계적인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한 그는 “예술계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이 더 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장학금 수여 행사는 교육부의 인문학 주간을 맞아 열렸다. 김씨와 홍씨를 비롯한 장학생 578명이 자신들의 비전을 담은 CD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황 부총리는 “여러분의 꿈이 담긴 CD를 받아 잘 보관하겠다. 꿈을 이루는 데 교육부와 장학재단이 성원하겠다”고 격려했다. 글 사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

    올 3월 원윤희(58) 서울시립대 총장이 취임 인사차 서울시교육청을 찾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대화를 하는 동안 원 총장은 “제가 많이 부족하지만…”이란 표현을 지나치다 싶을 만큼 반복했다. 당시 동석했던 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겸손이 몸에 밴 전형적인 학자의 모습이었는데, ‘비즈니스 총장’이 일반적인 요즘 같은 때 이런 분이 총장 역할을 잘 해내실까 걱정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취임 8개월째를 맞은 현재 그를 만나려면 길게는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 그 정도로 원 총장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요즘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개교 100주년(2018년)을 맞아 내년에 착공할 시민문화교육관이다. 동문이나 기업들의 기부를 유치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는 가장 큰 이유다. 지난 23일 서울 동대문구 시립대 총장실에서 만난 그는 “서울시립대야말로 최저의 비용으로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이라며 “이는 한 대학평가에서 서울대·카이스트에 이어 국공립 대학 3위에 올랐다는 사실에서 여실히 입증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를 말할 때 아무래도 ‘반값등록금’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표현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반값이 아니다. 반의반값이다(웃음). 반값등록금 시행으로 우리 인문계열 학과의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이 기존 220만~230만원에서 102만원으로 내려갔다. 다른 대학과 비교해 4분의1이다.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할 이유가 줄었다. 그래서 졸업 요건에 ‘사회봉사 30시간’을 새로 넣었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여분의 시간을 주었으니 그걸로 시민들에게 기여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반값등록금이 대학 재정의 건전성에 지장을 주는 건 사실이다. 반값등록금 때문에 줄어든 학교 자체 수입이 180억원 정도다. 이 부분을 서울시가 지원해 주다 보니 의존율도 70%를 넘고 있다. 예산 총액에는 문제가 없지만, 자체 수입이 줄고 의존 수입이 늘었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반값등록금 때문에 학교 이미지가 좋아진 것 실감하나. -당연하다. 이미지 홍보 효과가 컸다. 학부모와 학생 인지도에서 3~4등까지 올라갔다. 발전 가능성이 큰 대학이라는 이미지도 강해졌다. 하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정적인 부분은 ‘싸다’는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카이스트나 포스텍 같은 곳은 ‘싸고도 좋은 대학’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에 우리는 그냥 등록금은 싸지만 교육의 질은 그저그런 대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의 ACE(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 등 쓸 수 있는 모든 예산을 학생 지원을 위해 사용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대학평가에서도 순위가 많이 올라갔나. -꾸준히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교육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 언론의 평가에서는 꾸준히 10~15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영국 평가기관에서는 국내 9위, 올해는 7위에 올랐다. 국공립으로는 서울대, 카이스트 다음이다. 평가 지표가 다양한데, 특히 우리 교수진의 연구논문 등의 국제 인용지수가 높다. 다만 세계화 부분에서 다소 점수가 낮다. →그렇다면 세계화가 학교 발전의 화두일 텐데. -우리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대학이 전 세계에 230개 정도 된다. 대표적으로 뉴욕시립대, 수도대학도쿄, 베를린자유대학 등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3개 대학 중 수도대학도쿄와 많은 교류를 하면서 노하우를 주고받고 있다. 베를린자유대학과도 학생 인적 교류 등 접촉면을 넓혀 가고 있다. 뉴욕과 앙카라 등 서울시의 자매도시도 많다. 서울시를 통해 인턴십으로 학생들을 자매도시들로 보내고 있다. 또 학교와 직접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상호 호혜적으로 학생을 교류하는 것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반값등록금 고민과 비슷한 건데 ‘가난하지만 똑똑한 학생’이 모인 곳이라는 시립대의 전통적 이미지가 세계화에 부담이 되는 측면도 있다. 실제 돈이 없으면 해외 체류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해외에서 온 유학생들이 주로 선호하는 전공은 무엇인가. -대부분 골고루 오지만, 주로 우리의 전공 분야인 도시공학과 대도시 문제, 교통, 환경, 에너지, 도시계획, 복지, 인문, 도시인문연구소 등 곳곳에 외국인 학생들이 있다. 물론 외국인 학생들은 영어 수업 개설 여부를 따지는 경향이 강해 국제관계학과나 경영학부 등에 몰리는 편이다. →대학의 특성상 다양한 사회 환원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 같다. -시립대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전국 유일의 공립 4년제 대학이다.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의식을 많이 갖고 있다. 시립대의 자랑인 도시과학은 대도시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하는 학문 분야로 서울시의 정책 입안과 결정 과정에 공헌하고 있다. 대학·서울시·서울연구원 등으로 ‘시정연구협의회’를 구성해 공동 연구는 물론 기관 간 교환근무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1월부터는 은퇴한 분들은 물론 학교 졸업 후에도 나날이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해 나가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교육기관인 ‘서울시립대 평생교육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평생교육원은 연말에 폐지하는 시민대학을 대체하는 것인가. -그렇다. 기존 시민대학을 확대해 평생대학의 영역을 넓히려는 것이다. 시민대학에서는 컴퓨터, 서울의 문화, 서울학, 지방자치 등 교양교육에 초점을 맞췄지만, 평생교육원에서는 더 다양하고 폭넓은 영역의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학 입장에서 평생교육은 수입을 얻는 수단만이어서는 안 된다. 특히 시립대의 책무는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것이고, 또한 서울시민의 자랑이 돼야 하기에 평생교육원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학교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 석학’을 초빙할 여유는 없나. -우리는 외국인 교수를 마음대로 초빙할 수 있는 별도의 제도가 없다. 그래서 서울시에 외국인 교수 모집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꾸준히 요청해 왔다. 각 35개 학부과가 외국인 교수를 채용한다고 하면 우선적으로 배정을 하려고 한다. 외국인 교원들이 급여 문제를 제일 많이 따질 것 같지만 실제 어려움을 겪는 것은 기숙사 등 주거 문제인 경우가 많다. 주거에 배려를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혜택을 주면 더 많은 이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가 성적장학금을 없애겠다고 했다. 시립대는 어떤가. -사실 성적장학금을 줄이는 것의 원조는 우리다(웃음). 발전계획 등을 통해 우리가 먼저 제시했던 것이다. 총장 선거 당시 내 공약이기도 했다. 현재 장학금의 배분이 성적우수, 가계곤란, 경력개발 각각 3분의1 정도씩인데,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성적우수를 줄이고 경력 개발을 늘리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공부해 좋은 학점 받고, 시험에 합격해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도 중요하지만 폭넓은 사회 참여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한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더 공헌할 수 있는 인재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8년 개교 100주년을 맞아 동문과 기업의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고 들었다. -총장이 나서서 기부를 받기 위해 뛰어야 한다. 기부문화연구소장도 해 봤지만 기부가 활성화되려면 세액공제보다는 소득공제가 좋다. 현행 세액공제 시스템에서는 기부금에 대한 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부 유도 대상은 첫째가 동문이고 그다음이 기업인데, 개교 100주년이기 때문에 동문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 줬으면 한다. 사실 동문 가운데 기업인은 적고 공무원 등 월급생활자들이 대다수다. 동문 수도 5만명이 안 된다. 기업들의 기부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에 집중되는 것이 현실이다. 기부금은 장기적 안목으로 추진하고 있다. →총장 취임 6개월 동안 제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대학에는 교수, 직원, 학생 등 여러 그룹이 있는데, 모두 이해관계가 다르다. 내부 관리 측면에서 이슈가 상당히 많다. 또 총장의 임무는 대외적으로 자원을 획득하고, 이미지도 높이는 일이다. 학생 개개인의 이슈부터 대학 재정과 관련된 정책 이슈, 학내 노사관계 문제까지 모두 총장에게 올라온다. 물론 담당 처장들이 있지만 우리 학교는 부총장이 없다 보니 안팎의 모든 일을 최종 결정해야 하는 것이 어렵다. →임기 중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나. -내년부터 전공 장벽이 없는 자유융합대학 신입생을 모집한다. 대학이 새로운 학문을 학과나 학부 단위로만 받아들이면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국사학과 졸업생이 유물 발굴, 유적 탐사 등의 업무에 들어가면 국사도 중요하지만 지리정보시스템(GIS)이나 측량 등 지식도 알아야 한다. 국사학과는 전통적인 인문학인데, GIS는 첨단공학이다. 두 개가 연계돼야 한다. 자유융합대학은 이런 실무적 필요를 충족시켜 주자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역사·GIS, 국제관계·빅데이터, 도시공학·부동산기획, 도시사회·국제도시개발 등이다. →자유융합대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융합을 통해 이뤄지는 대표적인 작업이 창업이다. 우리 학교에 모두 35개 학부, 학과가 있는데.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곳곳에 있을 것이다. 학부 정원 50명 중 한 명만 창업에 관심이 있으면 이 학생은 외톨이다. 하지만 이런 친구 20명이 모이면 달라질 것이다. 전공이 모두 다르지만 창업과 관련한 실무적인 것들을 공통으로 배우고, 실습지도도 받고, 자기들끼리 아이디어도 교류하게 할 것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아이템 중 괜찮은 것을 선택하고, 산학협력단을 통해 지원하게 될 것이다. 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정리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원윤희 총장은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서울시립대 교수로 부임한 뒤 정경대학장, 세무대학원장, 기획발전처장, 산학협력단장 등을 지냈다. 한국조세연구원장, 한국재정학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계개편위원회 위원, 국세청 지하경제양성화추진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재정 및 세무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장을 맡기도 했다.
  • 충실한 비서관, 손… 꼼꼼한 기록관, 뼈

    충실한 비서관, 손… 꼼꼼한 기록관, 뼈

    손의 비밀/E F 쇼 윌기스 엮음/오공훈 옮김/정한책방/345쪽/1만 7000원 뼈가 들려준 이야기/진주현 지음/푸른숲/344쪽/1만 7000원 몸은 정직하다. 상처가 생기면 아파하고, 시간의 흐름에 맞춰 자라고 늙어가고, 죽는다. 특히나 손은 유구한 인류의 역사에서 많은 일을 해냈다. 27개의 뼈, 24개의 근육, 32개의 관절로 이뤄진 손이 있어 인간은 호모파베르로서 존재할 수 있게 됐다. 도구를 사용해서 사냥을 하고 불을 피웠다. 멋지게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고, 신묘한 붓질로 가슴을 움직이는 그림을 그려냈다. 언어의 기능에 장애가 생겼을 때는 수화(手話)처럼 의사소통의 수단이 됐고, 글자를 짚어가며 읽는 역할도 했다. 성공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뒤 믿음의 지속을 다짐하며 악수를 나눴다. 야구장에서는 역전 홈런을 쳤고, 농구 바스켓 안으로 버저 비터를 날렸다. 불교에서는 다양한 손짓으로 우주의 진리에 다가서고, 명상수행의 깨달음을 전하고 나눴다.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그린 ‘아담의 창조’는 신이 인간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를 손가락을 맞대는 것으로 갈음했다. 손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다. ‘손의 비밀’의 대표 저자인 윌기스는 의학박사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메드스타 유니언 메모리얼병원의 ‘커티스 국립 손 센터’ 전·현직 전문의 15명이 함께 썼다. 윌기스는 ‘손과 뇌의 관계는 왓슨과 셜록 홈스의 관계와 같다’고 표현하며 뇌의 가장 충실한 비서관이 손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문의들답게 몸의 숱한 부분 중에서 특히 손의 기능과 역할에 집중한다. 손의 해부학적 구조, 손의 기능적 특성, 손의 부상 및 질환에 대한 수술적·비수술적 치료 방법 등을 소개한다. 실생활에서 유용한 정보들이 있는 만큼 출판사가 밝힌 대로 의학교양서로 분류돼도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책의 미덕은 단순히 기술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손이 인류사적 발전과 어떤 상관성이 있는지, 손의 상관관계 등 손에 아로새겨진 인문학적 의미를 규명한다. 그렇다면 죽거나 크게 다쳐서야 비로소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뼈는 어떨까. 살갗과 살 안쪽에 숨겨져 보이지 않으니 뼈는 죽음을 지각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뼈가 들려준 이야기’의 저자인 법의(法醫)인류학자 진주현 박사에게 뼈는 인간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는 인류학의 보고(寶庫) 자체다. 인류의 기원 및 삶의 형태를 확인시켜주는 것도 뼈로 인해 가능하고, 지구 위에서 인간의 시대 이전에 존재한 뒤 사라졌던 생명체의 모양과 특질을 알려주는 것 또한 뼈다. 이제껏 아무도 공룡을 직접 본 사람이 없음에도 수없이 많은 공룡의 종을 시기별로 세분하고, 생김새와 서식의 형태를 나눈 것은 그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미국 드라마 ‘CSI 시리즈’에서 완전범죄를 꿈꾸는 음험한 욕망을 좌절시키는 것도 뼈다. 문자가 없어도, 누군가의 증언이 없어도 가능한 일이 무궁무진하다. 아무리 오래전에 묻혀져 있었을지라도 어린 시절 모유 수유는 언제까지 했는지, 주로 먹었던 음식은 어떤 것인지, 고질적인 질병을 갖고 있지는 않았는지 등을 알려준다. 저자의 이력 자체가 독특하다.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에 입학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며 각각 석·박사 학위를 땄다. 2008년부터 미국 하와이에 있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기관(DPAA) 소속 인류학감식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은 물론, 제2차 세계대전 때 실종된 미군의 유해를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베트남, 중국, 한국 등에서 풍찬노숙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흙 속에 묻혀 풍화된 뼛조각을 찾고, 그 뼛조각에 새겨져 있는 숨은 사연에 귀 기울인다. 최근 4년 동안 북한에서 송환한 미군의 유해 208구를 분석하는 ‘K208프로젝트’를 전담하고 있다. 낯선 분야에 대해 생생한 현장 경험과 함께 전문적 지식을 담았다. 인류학은 물론, 진화생물학, 법의학, 고생물학 등에 대한 통섭적 관심과 지식을 풍성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풀어냈다. 인디애나 존스를 떠올리게 하는 루이스 리키, 도널드 조핸슨 등 초기 인류학자들의 모험 이야기,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DNA 무한복제 기술 같은 어려운 과학용어도 재미있게 풀어썼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박현갑의 시사 궁금증 풀이 7] 서울대 명강의 누구나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박현갑의 시사 궁금증 풀이 7] 서울대 명강의 누구나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오프라인 중심의 대학 강좌 수강을 클릭 한번으로 손쉽게 할 수있는 온라인 공개 무료강좌(MOOC)가 오는 26일 국내에서도 첫 서비스를 시작한다. 미국의 뉴욕 타임즈는 2012년 무크가 활성화되면 대학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무크가 국내 고등교육 혁신과 국민의 평생학습 시대를 열 수 있는 계기가 될 지를 짚어본다.  서울대 등 국내 10개 대학은 오는 26일부터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를 시작한다. 무크(MOOC)는 학습자 제한없이 누구나(Massive), 무료로(Open), 인터넷(Online)으로 대학 강의(Course)를 수강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개강좌다. 기존 이러닝과 차이점이라고 하면 토론, 질의·응답 등 교수와 학생간 상호작용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또 하나 수강인원에 제한도 없다. 대표적인 무크 사이트로는 코세라(www.coursera.org),Edx(www.edxonline.org), 유다시티(www.udacity.com)등이 있다. 2012년 스탠포드 대학 교수들이 서비스를 시작한 ‘코세라’는 1000여개 강좌를 제공 중이며 이용자가 1500만명이나 된다.  국내에서 무크를 제공하는 10개 대학은 서울대, 경희대, 고려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포항공대, KAIST, 한양대다. 학교당 1억원의 예산을 교육부로부터 지원받는다. 당초 48개 대학이 신청했다.  제공되는 강좌는 모두 27개다. 이준구 서울대 교수의 경제학 들어가기, 이종필 고려대 교수의 일반인을 위한 일반상대성 이론, 김희수 부산대 교수의 생명의 프린키피아 등 인문 사회 과학 분야의 강좌들이다.  무크 강좌를 들을려면 홈페이지(www.kmooc.kr)에 접속해 가입신청을 한 뒤, 원하는 강좌를 신청하면 된다. 한양대와 성균관대 등에서 개설한 13개 강좌는 26일부터, 서울대나 포항공대 등의 14개 강좌는 다음달 2일부터 강의를 시작한다. 가입신청은 가급적 첫 강의 시작 전에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강의 시작 이후라도 신청은 가능하다. 심지어 한양대에서 개설한 강좌의 경우, 종강 전이라도 신청하면 수강할 수 있다. 이와관련, 무크 운영기관인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23일 “현재 K-MOOC 강좌는 하루 평균 2000여명이 신청 중으로 1만 5000여명에 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부는 시범운영을 거쳐 해마다 강좌 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2016년 80여개, 2017년 300개에 이어 2018년까지 500개 이상의 양질의 강좌를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 계획대로 무크 강좌가 활성화된다면 국내 고등교육에는 적지않은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구조조정 위기상황에 놓인 대학들로서는 일반인들을 겨냥한 무크 프로그램 활성화로 활로를 찾을 수 있다. 평생학습 시대를 맞아 재교육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인 일반인들 입장에서도 양질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어 바람직하다.  한편 세계 최대규모의 온라인 강좌를 운영하는 코세라가 지난 9월 공개한 ‘온라인 강의에서의 학습자 성과’라는 자료에 따르면 무크는 학생보다는 30대 등 직장인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5만여명의 코세라 사용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52%가 “자기 계발과 직업 경력에 도움을 받으려고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62%는 “온라인 강의를 들어 실제로 업무를 더 잘 처리할 수 있었다.”고 답했고, 43%는 “새 직업을 구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자질을 얻었다.”고 했다. 특히 26%는 “실제로 새 직장을 구했다.”고 답했다.  학문을 배우기 위해 코세라를 찾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27%였다. 응답자 중 58%는 풀타임 직장인이었으며 12%는 파트타임이었다. 32%는 학사학위 소지자였고, 37%는 석사학위를 갖고 있었다. 9%는 박사학위 소지자였다. 나이대는 30대 사용자가 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가 24%였으며 60대 이상도 16%정도 존재했다.  박현갑 기자 eagleduo@seoul.co.kr
  • 몸을 들여다보며 인문학과 만나게 되는 책 두권

    몸을 들여다보며 인문학과 만나게 되는 책 두권

     손의 비밀/E.F.쇼 윌기스 엮음/오공훈 옮김/정한책방/345쪽/1만 7000원  뼈가 들려준 이야기/진주현 지음/푸른숲/344쪽/1만 7000원    몸은 정직하다. 상처가 생기면 아파하고, 시간의 흐름에 맞춰 자라고 늙어가고, 죽는다. 특히나 손은 유구한 인류의 역사에서 많은 일을 해냈다. 27개의 뼈, 24개의 근육, 32개의 관절로 이뤄진 손이 있어 인간은 호모 파베르로서 존재할 수 있게 됐다. 도구를 사용해서 사냥을 하고 불을 피웠다. 멋지게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고, 신묘한 붓질로 가슴을 움직이는 그림을 그려냈다. 언어의 기능에 장애가 생겼을 때는 수화(手話)처럼 의사소통의 수단이 됐고, 글자를 짚어가며 읽는 역할도 했다. 성공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뒤 믿음의 지속을 다짐하며 악수를 나눴다.  야구장에서는 역전 홈런을 쳤고, 농구 바스켓 안으로 버저 비터를 날렸다. 불교에서는 다양한 손짓으로 우주의 진리에 다가서고, 명상수행의 깨달음을 전하고 나눴다.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그린 ‘아담의 창조’는 신이 인간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를 손가락을 맞대는 것으로 갈음했다. 손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다.  ‘손의 비밀’의 대표 저자인 윌기스는 의학박사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메드스타 유니언 메모리얼병원의 ‘커티스 국립 손 센터’ 전·현직 전문의 15명이 함께 썼다. 윌기스는 ‘손과 뇌의 관계는 왓슨과 셜록 홈스의 관계와 같다’고 표현하며 뇌의 가장 충실한 비서관이 손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문의들답게 몸의 숱한 부분 중에서 특히 손의 기능과 역할에 집중한다. 손의 해부학적 구조, 손의 기능적 특성, 손의 부상 및 질환에 대한 수술적·비수술적 치료 방법 등을 소개한다. 실생활에서 유용한 정보들이 있는 만큼 출판사가 밝힌 대로 의학교양서로 분류돼도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책의 미덕은 단순히 기술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손이 인류사적 발전과 어떤 상관성이 있는지, 손의 상관관계 등 손에 아로새겨진 인문학적 의미를 규명한다.  그렇다면 죽거나 크게 다쳐서야 비로소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뼈는 어떨까. 살갗과 살 안쪽에 숨겨져 보이지 않으니 뼈는 죽음을 지각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뼈가 들려준 이야기’의 저자인 법의(法醫)인류학자 진주현 박사에게 뼈는 인간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는 인류학의 보고(寶庫) 자체다.  인류의 기원 및 삶의 형태를 확인시켜주는 것도 뼈로 인해 가능하고, 지구 위에서 인간의 시대 이전에 존재한 뒤 사라졌던 생명체의 모양과 특질을 알려주는 것 또한 뼈다. 이제껏 아무도 공룡을 직접 본 사람이 없음에도 수없이 많은 공룡의 종을 시기별로 세분하고, 생김새와 서식의 형태를 나눈 것은 그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미국 드라마 ‘CSI 시리즈’에서 완전범죄를 꿈꾸는 음험한 욕망을 좌절시키는 것도 뼈다. 문자가 없어도, 누군가의 증언이 없어도 가능한 일이 무궁무진하다. 아무리 오래전에 묻혀져 있었을지라도 어린 시절 모유 수유는 언제까지 했는지, 주로 먹었던 음식은 어떤 것인지, 고질적인 질병을 갖고 있지는 않았는지 등을 알려준다.  저자의 이력 자체가 독특하다.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에 입학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며 각각 석·박사 학위를 땄다. 2008년부터 미국 하와이에 있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기관(DPAA) 소속 인류학감식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은 물론, 제2차 세계대전 때 실종된 미군의 유해를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베트남, 중국, 한국 등에서 풍찬노숙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흙 속에 묻혀 풍화된 뼛조각을 찾고, 그 뼛조각에 새겨져 있는 숨은 사연에 귀 기울인다. 최근 4년 동안 북한에서 송환한 미군의 유해 208구를 분석하는 ‘K208프로젝트’를 전담하고 있다.  낯선 분야에 대해 생생한 현장 경험과 함께 전문적 지식을 담았다. 인류학은 물론, 진화생물학, 법의학, 고생물학 등에 대한 통섭적 관심과 지식을 풍성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풀어냈다. 인디애나 존스를 떠올리게 하는 루이스 리키, 도널드 조핸슨 등 초기 인류학자들의 모험 이야기,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DNA 무한복제 기술 같은 어려운 과학용어도 재미있게 풀어썼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게시판] 한국방송기자클럽,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캠코, 교육부, 한국상사법학회

    [게시판] 한국방송기자클럽,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캠코, 교육부, 한국상사법학회

    ●한국방송기자클럽(회장 양영철)이 오는 22~23일 이틀간 경북 구미 호텔금오산에서”언론사의 디지털퍼스트 전략 현주소와 과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 언론사들의 ‘디지털퍼스트 전략’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 보기 위해 마련됐다. 도성해 CBS 스마트뉴스팀장이 발제를 하고 이형근 SBS 특임부장이 사회를 맡았다. 패널로는 이승환 KBS 보도전략팀장, 김주명 CBS 해설위원장, 정창원 MBN 산업부장이 참여한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은 제8회 서울북페스티벌에 참여해 전시회를 연다.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촉각교재 전시회”를 개최한다. 오는 24~25일에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시각장애 인식개선캠페인과 시각장애인들이 직접 찍은 사진이 전시되는 특별한 사진전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21일부터 2박3일간 서민금융지원 프로그램 이용자와 다문화·한부모·장애인 50여 가족, 200여명의 제주도 가족여행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캠코가 금융 소외계층에 재기의 희망을 주고자 2009년부터 진행한 프로그램이다. ●교육부는 일반인이 대학, 연구소 등의 인문학 성과를 쉽게 접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교육부는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1주일을 ‘2015 인문주간’으로 선포한다고 21일 밝혔다. 올해 인문주간 주제는 ‘인문학, 미래를 향한 디딤돌’이다. 강원 원주, 경기 수원 등 전국 25개 인문도시와 서강대, 이화여대, 부경대 등 28개 기관에서 인문학에 관한 강연, 토론회, 대담, 문화체험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오는 26일 서울 건국대에서 열릴 개막식에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인문주간의 성과를 돌아보는 영상 상영,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신병주 건국대 역사학 교수와 영화감독 한재림 씨의 좌담으로 구성된 ‘청춘인문강좌’도 열린다. ●한국상사법학회(회장 신현윤 연세대 교학부총장)는 오는 23일 오후 2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글로벌 시대, 주주권 보호와 경영권 방어의 조화를 위한 회사법리의 재구성’을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한국상사법학회와 국회 입법조사처, 서강대학교 법학연구소, 정갑윤 국회 부의장실,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공동으로 개최한다. 모두 4개 세션에서 주주권의 보호(경북대 이상훈 교수), 경영권 방어(전북대 양기진 교수), 기업지배구조 개선(한국외대 안수현 교수), 기업조직 개편(서울대 노혁준 교수)의 논문이 발표되며, 최완진 한국외대 교수,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박경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 등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좌장과 토론을 맡는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생활터전서 찾는 삶의 행복

    다양한 삶에 대한 고민과 내 삶터를 바탕으로 일구는 행복, 새로 개강한 은평시민대학에서는 지역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함께 이런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은평구는 ‘내 삶의 변화, 동네에서 답을 찾다’라는 주제를 내걸고 은평시민대학을 개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학기는 생애주기별로 달라지는 삶의 면면들에 맞춰, 함께 배우고 ‘나’와 ‘우리’에서 ‘동네’로 시선을 확장하며 참여하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학습 과정은 ‘질문하는 학교’와 ‘쉬어가는 학교’, ‘시민대학 포럼’으로 나눴다. 이 과정별로 마을기관, 단체와 협력해 세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갈현·불광·진관동 학습장을 중심으로 한 ‘질문하는 학교’는 삶터와 이웃, 자연과 인간, 세대 등 인생의 보편적 주제를 이야기하면서 꽃보다 어른학교, 걸어다니는 인문학 강좌를 운영한다. ‘쉬어가는 학교’는 인생의 전환기에 놓인 청년, 시니어 계층을 대상으로 여행작가 기초과정, 사진과 영상을 통한 자기성찰 강좌 등을 준비했다. 시민대학포럼은 행복한 삶을 위해 동네에서 필요한 의제들을 함께 제안하고 공유하는 시민 아고라로, 시민대학의 비전과 주제들을 전문가들의 발표와 자유토론을 통해 이야기 콘서트 형태로 풀어낸다. 22일에는 은평문화예술회관 숲속 극장에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강연을 열고 시민토론을 겸하는 포럼도 가질 예정이다. 김우영 구청장은 “은평시민대학은 배움을 통해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더불어 살아가는 성숙한 시민사회를 이끌어가기 위한 은평의 의지를 담고 있다”면서 “건강한 공동체 일원으로서 성장하는 교육 기회를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보수, 광화문광장서 “찬성” 회견 vs 진보, 원로 600명 시국선언

    보수, 광화문광장서 “찬성” 회견 vs 진보, 원로 600명 시국선언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결정과 관련해 진보 진영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육부가 역사학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설득에 나섰다.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의 자기 목소리 내기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19일 역사학회 등에 따르면 당초 20일 또는 21일 예정으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진보 진영 역사학회장들 간 간담회가 추진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학회장들 대부분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간담회는 현재 잠정 보류된 상태다. 이강래 고대사학회장(전남대 사학과 교수)은 “교육부로부터 ‘황 부총리가 학회장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며 20일이나 21일 긴급 간담회에 참여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김갑동 한국중세사학회장(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도 “20일이나 21일 중 간담회에 참석할 수 있느냐고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년부터 새로 시작하는 인문역량강화사업(코어사업) 예산과 관련해 인문학자들을 불러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간담회를 준비 중이었다”며 표면적으로 국정화와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부인했다. 하지만 역사학계에서는 국정화 이후 진보 학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황 부총리가 직접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황 부총리는 휴일인 지난 18일 대학 총장들을 비공개로 만나 국정화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국정 교과서를 둘러싸고 각계의 찬반 성명 및 집회도 잇따랐다. 시민사회 원로와 활동가 등 600여명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시국 선언을 했다. 여기에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소설가 김훈·조정래씨, 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장, 이신호 한국 YMCA 이사장, 김신일 전 교육부총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중앙대 교수 111명과 서강대 교수 91명도 성명을 내고 국정화를 강행한 정부를 규탄했다. 반면 ‘좋은 교과서, 정직한 교과서, 올바른 교과서를 지지하는 지식인’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화에 찬성하는 의견을 밝혔다. 이 모임에는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 전우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퇴직 중·고교 교장들의 모임인 한국중등교장평생동지회도 이날 국정화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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