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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양시, 자연과 인문학의 만남 제1회 ‘하·늘·소 캠프’ 개최

    경기 안양시는 안양미래인재센터 주관으로 가족인문캠프인 ‘하·늘·소 캠프’를 다음달 3, 4일 병목안캠핑장에서 연다고 11일 밝혔다. 하늘소는 ‘하나 되는 우리 늘 지금처럼 소중하게’의 줄임말로 인문학적 접근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관계를 회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시가 제2의 안양부흥 인문도시조성 프로그램으로 처음 마련하는 하늘소캠프는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의 저자인 김정은·유형선 부부를 초대해 두 자녀와의 일상적인 사연을 들어보고 공감하는 시간을 갖는다. ‘가족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서로 원하는 가족상을 그려보며 가족애를 회복하는 시간도 갖는다. 가족끼리 저녁식사 준비하기와 우리 집 벼룩시장 운영 등으로 가족과 이웃 간의 화목함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한권의 책으로 만들 예정이다. 초등생 자녀를 둔 4인 가족으로 오는 22일까지 총 15가족을 선착순 모집한다. 신청은 안양시미래인재교육센터 홈페이지.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고은 육필 詩가 임옥상 그림을 만났을 때

    고은 육필 詩가 임옥상 그림을 만났을 때

    국내 대표 화가와 시인 900명의 그림과 시를 아우른 대규모 시화전이 열린다. 로봇 꽃술을 펼친 임옥상 화가의 꽃 그림(아래)에 고은 시인의 육필 시(위)가 짝을 이뤘다. 봄처럼 생동하는 여인의 얼굴을 담은 천경자 화백의 그림에 소설가 김훈의 감상평이 따라붙는다. 오는 16~27일 경기 수원시미술전시관에서 관객들을 맞을 전시회 ‘시여, 다시 희망을 노래하라’의 대표작들이다.계간 열린시학, 시조시학 창간 20주년과 수원 화성 방문의 해를 기념해 열리는 이번 행사는 시로 벌이는 잔치 한마당이다. 전시뿐 아니라 인문학 강좌, 시조집 출간 등 시와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가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진다. 같은 기간 수원시미술전시관에서는 국내 대표 시인과 미술가 20여명이 이끄는 인문학 콘서트가 함께 진행된다. 고은 시인이 ‘삶의 문학, 역사의 문학’, 도종환 시인이 ‘시에게 길을 묻다’, 안도현 시인이 ‘시의 힘과 노래’ 등을 이야기로 풀어놓는다. 우리 선조들의 가락과 숨결이 담긴 시조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우리시대 현대시조’ 100인선도 출간된다. 26일 50권이 출간되고 나머지 50권은 2020년 완간된다. 주최 측은 우리 시조의 멋과 맛을 어린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계간 ‘한국동시조’도 창간한다. 문의 (02)302-3194~5.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시로 벌이는 잔치 한마당…900인의 화가와 시인들이 짝 이룬 시화전

    시로 벌이는 잔치 한마당…900인의 화가와 시인들이 짝 이룬 시화전

     국내 대표 화가와 시인 900명의 그림과 시를 아우른 대규모 시화전이 열린다. 로봇 꽃술을 펼친 임옥상 화가의 꽃 그림에 고은 시인의 육필 시가 짝을 이뤘다. 봄처럼 생동하는 여인의 얼굴을 담은 천경자 화백의 그림에 김훈 작가의 감상평이 따라붙는다. 오는 16~27일 수원시미술전시관에서 관객들을 맞을 전시회 ‘시여, 다시 희망을 노래하라’의 대표작들이다.  계간 열린시학, 시조시학 창간 20주년과 수원 화성 방문의 해를 기념해 열리는 이번 행사는 시로 벌이는 잔치 한마당이다. 전시뿐 아니라 인문학 강좌, 시조집 출간, 문예지 편집자 대회 등 시와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가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진다. 같은 기간 수원시미술전시관에서는 국내 대표 시인과 미술가 20여명이 이끄는 인문학 콘서트가 함께 진행된다. 고은 시인이 ‘삶의 문학, 역사의 문학’, 도종환 시인이 ‘시에게 길을 묻다’, 안도현 시인이 ‘시의 힘과 노래’, 오세영 시인이 ‘시와 미술과의 관계’ 등을 이야기로 풀어놓는다.  우리 선조들의 가락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시조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우리시대 현대시조’ 100인선도 출간된다. 26일 50권이 출간되고 나머지 50권은 2020년까지 완간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우리 시조의 멋과 맛을 어린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계간 ‘한국동시조’도 창간한다.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보급하고 현대 시조 창작 강의를 원하는 학교에는 선생님도 파견한다. 문의 (02)302-3194~5.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신동엽문학상에 시인 안희연·소설가 금희

    신동엽문학상에 시인 안희연·소설가 금희

    출판사 창비는 제34회 신동엽문학상에 안희연(30)의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와 금희(37)의 소설집 ‘세상에 없는 나의 집’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절실한 자기 성찰의 시선으로 세계와 자신을 들여다보는 안희연의 시집과 경계인의 자리에서 소설의 고전적 미학을 펼쳐 보이는 금희의 소설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안희연 시인은 2012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해 첫 시집으로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를 냈다. 중국 지린(吉林) 성의 조선족 마을에서 태어난 소설가 금희는 연길사범학교를 졸업하고 2007년 ‘연변문학’에서 주관하는 윤동주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슈뢰딩거의 상자’, ‘세상에 없는 나의 집’을 냈다. 창비와 신동엽 시인 유족이 공동 제정한 신동엽문학상은 등단 10년 이하인 작가의 최근 3년간 문학 활동을 보고 수상자를 선정한다. 상금은 각 1000만원이며 오는 11월 말 시상한다. 제16회 창비신인시인상에는 한연희(37)의 ‘수박이 아닌 것들에게’ 외 4편이, 제19회 창비신인소설상에는 이주혜(45)의 ‘오늘의 할 일’이 당선됐다. 상금은 시 500만원, 소설 700만원이며 당선작은 계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실린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17회 이효석문학상에 조해진

    17회 이효석문학상에 조해진

    제17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자로 소설가 조해진(40)이 선정됐다. 이효석문학상은 이효석문학재단과 매일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이효석문학재단, 이효석문학선양회가 주관한다. 주최 측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에서 발표된 중·단편소설을 심사한 결과 조해진의 ‘산책자의 행복’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눈앞에서 한 세계가 문을 닫아버리는 듯한 불안의 삶은 소통되지 않는 편지와 고백의 은유를 통해 더욱 절실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소설의 고독한 분투에 깊이 공감하며 그 노력이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평했다. 상금은 3000만원이며 시상식은 다음달 10일 오후 2시 강원 평창군 봉평 효석문화마을에서 열린다. 조해진은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등단해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장편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여름을 지나가다’ 등을 펴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태양을 멈춘 사람들(남영 지음, 궁리 펴냄) 한양대의 명강의로 이름난 ‘혁신과 잡종의 과학사’ 시리즈 첫 책으로 지동설 혁명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며 관련 인물들의 얘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388쪽. 2만 5000원. 맨 처음 성 인문학(박홍규·최재목·김경천 지음, 푸른들녘 펴냄) 인문학자와 변호사가 동서양 자위의 사상사와 성에 얽힌 법률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들과 부모들에게 성문제에 심도 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328쪽. 1만 4000원. 한국인만 모르는 일본과 중국(미치가미 히사시 지음, 윤현희 옮김, 중앙북스 펴냄) 일본 현직 외교관으로 지한파로 평가받는 저자가 한국 사회와 한국인에 대해 쏟아낸 쓴소리. 264쪽. 1만 3000원. 독특해도 괜찮아(배리 프리전트·톰 필즈메이어 지음, 김세영 옮김, 예문아카이브 펴냄) 자폐증의 최고 권위자가 상담 사례와 임상 결과뿐 아니라 자폐증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376쪽. 1만 4500원. 버텨라, 언니들(전주혜 지음, 북오션 펴냄)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워킹맘들에게 아이를 키우면서 어떻게 직장에서 자기 발전을 꾀하며 성장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언들을 담았다. 288쪽, 1만 5000원. 나는 그냥 말랄라입니다(레베카 로웰 지음, 서애경 옮김, 푸른숲주니어 펴냄) 2014년 최연소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탈레반에 맞선 용기를 어린이의 시각에서 소개한다. 초등 3학년부터. 108쪽. 1만 1000원.
  • 강남서 만나는 부처님 가르침·인문학

    강남서 만나는 부처님 가르침·인문학

    ‘서울 강남에서 부처님 가르침과 인문학이 만난다.’ 참불선원(선원장 각산 스님)이 9월 5일~11월 28일 매주 월요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원에서 불교인문학 강좌를 개설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 5월 강남에서 불교인문학 붐을 조성해 눈길을 끈 데 이어 두 번째 마련한 고품격 연속강좌이다. 율사와 철학자, 심리학자, 불교학자, 힐링멘토들이 강의에 나섰던 지난 강좌 참가자들의 재수강 요청에 따라 다시 열리게 됐다고 한다. ‘열풍! 인문학 오케스트라’ 주제의 가을 강좌에서는 철학·심리·상담·수행 등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강단에 설 예정이다. 조계종 포교연구실장 원철 스님, 행불선원장 월호 스님, 불교신문 사장 주경 스님, 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서광 스님, 참불선원장 각산 스님, 이미령 북칼럼니스트, 박해진 작가, 박광서 서강대 명예교수, 전현수 정신과 전문의, 이규미 전 한국심리학회 회장이 그들이다. 강사들은 부처님의 인생철학을 비롯해 훈민정음의 비밀, 명상체험, 종교와 마음 치유 등 다양한 주제에 철학, 심리학, 문화예술, 과학을 융합해 불교적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강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복잡한 현대사회 속 삶을 성찰하는 명상과 참선의 시간도 마련된다. 인문학 강좌 말고도 안희영 한국MBSR연구소장이 매주 월요일 오후 2시 사티(sati·알아차림), 명상, 스트레스 심신의학을 융합한 미국 매사추세츠의과대학 존 카밧진 박사의 MBSR강좌를 무료로 특강한다. 참불선원장 각산 스님은 “불교 지성문화에 인문학적 관점을 융합해 불자들의 신행 생활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일반인에게도 불교수행과 명상이 현대인의 삶을 얼마만큼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알려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좌와 강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참불선원 홈페이지(cafe.naver.com/chambul3280) 참조.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문학의 또 다른 진화, 문예지 ‘색다른 초대’

    문학의 또 다른 진화, 문예지 ‘색다른 초대’

    민음사 새 문예지 ‘릿터’ 공개 아이돌·드라마 등 장르 다양화창비 새 잡지·문지 혁신호 출간 “스타 작가 의존성 여전” 지적도 문예지가 ‘변혁의 시대’를 맞았다. 지난해 민음사의 ‘세계의 문학’ 종간은 문예지의 쇠락을 단적으로 상징하는 ‘사건’으로 여겨졌다. 정부의 문예지 지원 삭감으로 ‘폐·휴간’ 사태도 잇따랐다. 하지만 최근 문예지들은 스스로 ‘변신’을 꾀하며 외면하던 독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민음사는 2일 “‘세계의 문학’의 전통을 이으면서 혁신을 가한다”는 기치를 내세운 새 문학잡지 ‘릿터’(Littor)를 공개했다. 영어로 문학(Literature)과 ‘~하는 사람’(tor)이란 뜻의 접미사를 합쳐 ‘문학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은 ‘릿터’는 소설가, 시인, 평론가들이 편집위원단을 구성해 이끌어 가던 기존 문예지와 달리 편집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든다. 기존의 문학 콘텐츠뿐 아니라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의 인터뷰부터 영화, 드라마, 만화, 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품고 있다. 책임편집을 맡은 서효인 민음사 국내문학팀장은 “문학을 평소에 많이 찾아보는 독자뿐 아니라 다른 장르의 팬들도 문학의 독자로 들어왔으면 했다. 그래서 그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부분을 초대장처럼 넣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건으로 촉발된 문학권력 논란에 휩싸였던 주요 문학 출판사들도 하반기 새로 창간하거나 기존의 것을 재정비한 문예지를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창비는 30~40대 시인, 소설가, 평론가들이 편집위원을 맡아 이끄는 젊은 감각의 문예지를 이르면 오는 10월 선보인다. 강영규 창비 문학출판부 부장은 “기존 문예지나 문단 질서에 편중된 작가군에서 벗어나 지역, 세대 구분 없이 주목받지 못하던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장르·르포 문학 등도 아울러 문학의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며 “종이잡지뿐 아니라 온라인도 연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간 ‘문학과 사회’(문학과지성사)도 이달 말 출간될 가을호부터 ‘혁신호’로 꾸민다. 이근혜 문학과지성사 문학 담당 편집장은 “‘문학과사회’ 본권에 별권을 더해 2권으로 펴낼 예정이며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논문 등을 적극 소개하는 등 그간 ‘문사’가 견지해 온 인문사회학적 가치를 지키면서도 이를 심층적으로 파고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최근 나란히 창간 1주년호를 낸 ‘악스트’(은행나무)와 ‘미스테리아’(문학동네)는 ‘문예지도 독자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 소설가들이 꾸려 가는 ‘악스트’는 매호마다 1만부가 소진되고 1, 4, 5호는 품절돼 “중쇄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만큼 호응이 높다. 추리소설 마니아층을 겨냥한 ‘미스테리아’도 창간호 5000부에 이어 매호 4000여부씩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꾸준하다. 전통적인 문예지의 형태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들의 구미에 맞는 감각적인 디자인·편집에, 내용 면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꾀하면서 차별화를 이뤄냈다는 평을 받는다. 새로운 형태의 문예지들이 잇따라 생겨나는 현상에 대해 이경재 문학평론가는 “침체를 벗어나려는 고육책이기도 하지만 창작집단과 독자들의 다양성, 일반인들의 높아진 인문학적 소양 등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며 “이에 따라 평론가 등 전문가들이 생산한 문학 담론이 중심인 전통적인 문예지에서 벗어나 출판사 편집자가 기획하고 등단, 비등단 작가를 가리지 않는 ‘경계 해체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우리 문학의 또 다른 진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형식의 변화가 내용의 변화를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새로 선보이는 문예지들이 출판 자본으로부터의 자율성, 스타 작가에 대한 의존성 등 기존 문예지가 갖고 있는 문제들을 극복했다고 보기는 여전히 어렵다”며 “디자인의 혁신, 판매 부수의 증가도 긍정적이고 중요한 현상이지만 얼마나 새로운 글쓰기와 담론, 글쟁이들을 배출하느냐가 진정한 혁신일 것”이라고 짚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In&Out] 게임문화 진흥, 실태 파악이 먼저다/이재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In&Out] 게임문화 진흥, 실태 파악이 먼저다/이재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게임문화의 두 장면. 최근 출시된 포켓몬고를 하기 위해 속초로 달려간다. 닌텐도가 자신의 캐릭터를 소재로 만든 이 증강현실 게임은 이용자들을 어두운 골방에서 끌어내 건강에도 좋은 걷기를 하면서 게임을 즐기게 해 준다. 넥슨의 MMORPG 게임(온라인으로 연결된 여러 플레이어가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인 클로저스의 게임 공간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력 발언에 대항해 여성 게이머들이 남성 게이머들에게 똑같은 언행으로 대응하며 다른 온라인 공간은 물론 오프라인으로까지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상황을 단순하게 기술했는지 모르지만, 이 두 장면은 현재 우리나라 게임을 둘러싼 문화와 담론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최근 이른바 ‘소통과 공감의 게임문화’ 진흥 계획을 발표했다. 게임문화 공감대 형성, 게임의 활용 가치 발굴, 제도 지식 생태계 기반 확충, 과몰입 대응 체계 구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시간 게임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도를 폐지하고 친권자가 요청하면 게임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부모선택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산업 진흥과 과몰입(중독) 대응 사이에서 고민해 왔다. 이번 진흥 계획은 과몰입 대응은 별도로 추진하되 산업 진흥에 더 많은 비중을 둔 듯하다.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게임문화 개선이 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게임문화의 현주소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 과몰입 대응이든 산업 진흥이든 그 기반이 될 인식을 개선하려면 게임문화, 특히 게임 행태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 분석이 필수적이다. 실태조사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조사는 방법론적으로 인식에 기반한 태도 조사지 관찰에 의거한 행태 조사가 아니다. KBS의 국민생활시간조사나 KISDI의 미디어패널조사는 게임 행태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한다. 두 조사 모두 매 15분 단위의 시간대별로 게임을 하는 비율을 인구통계학적 집단별로 제공한다. 다른 한편으로 게임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기기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방송계에서 현재 논의 중인 통합시청률 조사처럼 플랫폼과 기기 차원을 망라해 특정 게임 타이틀이 어떻게 플레이되고 있는지 마치 TV 프로그램 시청률처럼 통합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게임문화를 둘러싼 담론은 산업, 학문, 병리 등으로 나뉘어 제시돼 왔고 각기 다른 이론과 방법론으로 게임을 분석하고 게임문화를 이야기한다. 산업은 프로그래머와 같은 인적·물적 기반 강화, 규제 완화를 강조하며 병리 현상에 대한 우려는 장애물로 생각한다. 인문학에 기반을 둔 학술계는 게임의 내러티브, 게임플레이의 시간구조 등 다소 ‘선험적’ 측면을 보려 한다. 학부모나 보수적 엘리트는 여전히 게임을 하나의 문화 형식이자 여가 양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게임문화의 각기 다른 모습에 주목하는 각계의 전문가들이 ‘게임문화’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가질 수 있을까. 정부가 말하는 소통과 공감의 게임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영역별로 파편화된 담론을 연결해 줄 토대가 필요하다. 그런 토대는 다름 아닌 과학적인 실태조사 자료, 나아가 미디어 이용 행태 자료다. 이런 자료에 의거할 때만 여전히 모호하기만 한 게임문화에 대한 정의도 가능하고, 나아가 새로운 게임 개발이나 과몰입 대응도 가능할 것이다.
  • 시인과 독자, 늦여름 밤의 교감

    무더위가 잠을 앗아간 여름밤, 시인과 독자들이 교감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문정희, 정호승, 장석주, 고두현, 송찬호, 김선우, 박준 등 국내 대표 시인 7명이 시민들과 숲 속에서 1박 2일을 보내며 문학 이야기를 나누는 ‘시낭독캠프’다. 이야기경영연구소와 칠곡 교육문화회관, 서울도서관이 공동 주관하는 이 행사는 다음달 6~7일 칠곡 송정휴양림에서 열린다. 이야기경영연구소는 “시가 죽어 가고 있는 우리 인문학 풍토에서 한국 대표 시인과 독자가 함께 시를 읽고 짓고 나누는 축제로 우리 시의 진면목을 재확인하고 시 부흥 운동으로 연결하고 싶다”고 행사의 의미를 밝혔다. 참여 시인들은 이틀간 자작시 낭독, 독자와의 대화, 문학세계 강연 등 다채로운 행사로 독자들을 이끈다. 일반 독자들도 시낭독 대회, 시 퀴즈 대회, 시 낭독극 등 시를 매개로 한 여러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오는 24일 서울도서관에서는 사전 행사로 참가 시인들의 특별 강연과 애송시 낭독, 사연이 있는 시쓰기 행사 등이 열린다. 문정희 시인은 “속도와 경쟁에 매몰돼 모국어마저 황폐해지고 상처 난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중에서 가장 맑고 빛나는 보석인 시를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정화시켜주고 싶다”며 “좋은 시인들이 많이 참가하는 만큼, 이번 행사가 인문학 정신을 살리는 작은 우물물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야기경영연구소에서 마련한 신청서에 사연을 적어 보내면 심사를 거쳐 105명을 선발한다. 문의는 (02) 6389-110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몽돌 장단 소리에 흥겹고… 바다에 핀 꽃바위에 설렌다

    [명인·명물을 찾아서] 몽돌 장단 소리에 흥겹고… 바다에 핀 꽃바위에 설렌다

    동해의 푸른 해변을 수놓은 ‘몽돌’과 수십개의 돌기둥을 쌓아 놓은 듯한 ‘주상절리’. 이 두 가지가 울산 북구 정자항에서 산하동에 이르는 4~5㎞ 구간의 정자해변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동해의 거친 풍파에 닳고 닳은 몽돌과 수천만년의 세월을 품은 주상절리는 자연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하얀 모래의 푹신함 대신 자갈과 돌기둥으로 이뤄진 정자해변은 거친 남성미를 뽐낸다. 31일 울산시에 따르면 북구 산하동 화암마을의 ‘강동화암주상절리’는 2000만년 전인 신생대 3기에 분출된 용암이 냉각되면서 열 수축작용으로 생성된 냉각절리다. 생김새는 수평 또는 수직 방향으로 세워진 목재 더미 모양을 하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이 빚어낸 이 천연의 조각작품은 삼각, 사각형, 육각형 기둥 모양의 바위가 겹쳐져 있다. 거대한 나무를 잘라 만든 목재 더미를 가로나 세로로 쌓아놓은 듯한 형태와 구조를 보인다. ●강동화암주상절리… 태고의 신비 꽃피우다 강동화암주상절리는 동해안 주상절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용암 주상절리로 알려져 학술적 가치가 높다. 여기에다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낸 웅장함은 경관적 가치를 더한다. 박천동 울산 북구청장은 “각 주상체 횡단면이 꽃무늬 모양을 해 한편의 조각품과도 같은 느낌이 있다”면서 “주상절리를 처음 보는 사람은 10~20m의 돌기둥들을 정교하게 깎아 한자리에 포개 놓은 것 같다는 얘기를 하기도 하고, 또 철도 침목을 계단 형식으로 포개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는 고대 그리스 신전의 거대한 기둥처럼 줄지어 서 있는 것 같다고도 한다. 수천만년의 세월을 품은 주상절리는 마을 이름까지 ‘화암’(花岩, 꽃바위)으로 만들었다. 북구 산하동 화암마을은 꽃바위(주상절리)가 있는 마을이란 뜻에서 유래했다. 화암주상절리는 현재 울산시 기념물 제42호로 지정됐다. 관광객 이화영(39·경남 김해시)씨는 “해변에서 직접 주상절리를 보고 있으면 태고의 신비함과 자연의 정교함에 감탄사가 나온다”면서 “신이 일일이 돌기둥을 깎아서 장작을 쌓듯 쌓아 놓은 것처럼 가지런하다”고 말했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주상절리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도 장관이라고 한다. 주상절리를 찾아 사진을 찍는 사람만도 해마다 수십만명에 이른다. 화암주상절리에서 경북 경주 방면으로 4㎞가량 더 가면 ‘양남주상절리’를 만날 수 있다. 이곳 주상절리도 200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월 풍파 이겨낸 몽돌… 지압 효과 인기 만점 정자해변은 고운 모래 대신 바둑알 크기에서 손가락 크기만 한 다양한 자갈로 이뤄졌다. 지름 2~5㎝ 크기의 자갈돌이 널려 있어 몽돌해변이라 부른다. 몽돌은 자갈이 오랜 세월 파도에 휩쓸려 깎이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몽돌은 모래와 달리 몸에 달라붙지 않아 쾌적함을 준다. 피서객이 많이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밀려오는 파도에 몽돌이 구르는 소리는 맑고 깨끗하다. 정자해변은 깊은 수심과 높은 파도 때문에 해수욕을 금지한다. 하지만 몽돌을 밟으며 해변을 거닐거나 물에 발을 담그는 피서법은 일반 해수욕장 부럽지 않다. 특히 몽돌해변은 일반 백사장과 다른 청량감을 준다. 파도가 치면 밀려왔다가 다시 가라앉는 돌들이 내는 소리로 귀가 즐겁다. 울산의 몽돌은 북구 정자해변에서부터 동구 주전해수욕장까지 이어진다. 이 해안길은 울산 12경 가운데 최고의 비경으로 꼽힐 정도로 아름답다. 주민 장원준(50)씨는 “정자해변의 몽돌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여름철 많은 피서객이 찾는다”면서 “자갈이 주는 지압 효과 때문인지 젊은층은 물론 노인들에게도 인기”라고 말했다. ●문화쉼터 몽돌… 공연·전시·강연 등 볼거리도 북구청은 정자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의 문화욕구를 해결해 주려고 2009년부터 ‘문화쉼터 몽돌’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쉼터 몽돌은 2009년 바다도서관으로 처음 문을 연 뒤 2012년 인문학 서재 몽돌로 이름을 바꿔 운영되다가 현재 문화쉼터 몽돌로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서는 책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종 인문학 강좌, 공연,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매월 한 달씩 다른 주제로 행사가 열린다. 전시, 북아트, 아동서예, 아동 글쓰기, 동화구연 등의 강좌가 인기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무료 영화도 상영한다. 지난달에는 ‘반딧불이 축제’가 열렸고, 오는 9월에는 ‘찾아가는 문화공개강좌’, 10월에는 ‘아나바다 장터’도 운영된다.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트레킹족 위한 해파랑길 50개 코스 770㎞ 또 정자항 남방파제 야외공연장에서 ‘해파랑길 걷기 축제’가 열린다. 축하공연, 개회식, 조각보 퍼포먼스, 걷기 등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정자항 북방파제에서 출발해 문화쉼터 몽돌, 강동화암주상절리를 지나 신명 해변까지 5.2㎞의 해파랑길을 걷는다. 중간 지점인 문화쉼터 몽돌 앞 해변에서는 지역 문화공연팀의 연주가 펼쳐진다. 걷기 구간에는 1㎞의 몽돌해변이 포함돼 몽돌을 밟으며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해파랑길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에 걸쳐 조성됐고,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50개 코스 총거리만 770㎞다. 울산 구간은 5개 코스 107.7㎞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2007년부터 ‘강동해변 몽돌마라톤대회’도 열리고 있다. 마라톤코스는 산하동 야외공연장 앞 몽돌해변에서 출발해 정자항을 돌아오는 1코스와 화암마을 주상절리를 돌아오는 2코스로 진행된다. 매년 1000여명이 참가해 몽돌과 주상절리를 즐긴다. ●텐트에서 활어 한 접시 낭만 한 접시 정자해변은 울산에서도 가장 뛰어난 경치를 가지고 있다. 몽돌로 이뤄진 해변과 갯바위가 어우러진 맑은 바다풍경을 사시사철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는 어선, 방파제, 빨간 등대 등 이국적 풍경이 넘친다. 포구의 단조롭지만,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파라솔이 넘치는 일반 해변과 달리 각양각색의 텐트가 자리를 지킨다. 정자항 입구에는 작은 횟집들이 있다. 정자마을 어촌계가 운영하는 활어직판장에서는 싱싱한 회도 맛볼 수 있다. 활어직판장은 방문객들로 북적인다. 어부들이 직접 잡은 활어들로 넘쳐난다. 오징어·넙치·농어·우럭·참돔·전어 등이 많이 팔린다. 정자대게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대게 철에는 전국에서 미식가들이 몰려든다. 정자마을은 2007년 해양수산부로부터 ‘아름다운 어촌 12곳’ 중 하나로 선정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인문의 고향’ 그리스 문명서 읽는 오늘

    ‘인문의 고향’ 그리스 문명서 읽는 오늘

    그리스, 인문의 향연/박경귀 지음/베가북스/488쪽/3만 8000원 일반인을 위한 그리스 문명 입문서다. 고대 그리스 문명은 현대 민주주의를 비롯한 각종 사회 제도의 원형이 태동한 인문의 원천이다. 예술은 아름다움을 노래했고, 건축은 이상을 향해 솟았으며, 철학과 문학은 사람을 사유했다. 저자는 “제대로 된 인문학을 접하려면 서양문명의 보고인 그리스 문명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이 책은 인문학의 최고 원천인 그리스 문명에 대해 깊이 있는 탐색과 성찰로 인도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단순 나열 방식에서 벗어나 문명의 탄생과 전파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민주주의와 시민의식까지 그리스인의 사유와 문화를 다양한 소재로 깊이 있게 파헤쳤다. 그리스인들의 문화와 제도가 현대 사회에 어떻게 계승됐는지, 그들의 사유와 문명이 어떻게 한 차원 높은 문명적 성취를 일궜고 인간과 자연의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가 어떻게 학문과 예술을 발전시켰는지도 짚었다. 저자는 집필을 위해 그리스 문명을 다룬 고전과 현대 저작들을 두루 섭렵한 데 이어 3년간 그리스 문명권을 직접 답사하기도 했다. 답사하면서 직접 촬영한 유적지와 문화유산 사진들을 책에 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 시대는 지나갔지만 그 문명은 흘러간 과거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스 문명은 우리의 현재를 규정하고 미래의 삶을 설계하는 데 긴요한 살아 있는 소재다. 고대 그리스는 오래된 미래”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나약함에 대한 자각이 인간진화 원동력

    나약함에 대한 자각이 인간진화 원동력

    인간 존재의 의미/에드워드 윌슨 지음/이한음 옮김/사이언스북스/232쪽/1만 9500원 개미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섬 생물지리학 이론 및 사회생물학의 창시자로 명성이 높은 에드워드 윌슨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통찰력으로 생물학뿐 아니라 학문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준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지성으로 꼽힌다. 국내 학계의 화두로 떠오른 ‘통섭’은 바로 그가 제시한 개념이다. ‘인간 존재의 의미’는 자연 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여정을 통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부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의 궁극적인 질문에 다가간다. ‘지속 가능한 자유와 책임을 위하여’라는 부제를 단 책은 과학 서적이라기보다는 철학 에세이에 가깝다. 윌슨은 인류가 우주에서 특별한 위치에 있기는커녕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하찮고 단순한 존재라고 강조한다. 그는 “생명에는 예정된 목적도, 끝모를 수수께끼 같은 것도 없다. 우리의 믿음을 얻고자 다투는 악마와 신도 없다. 대신에 우리는 자수성가한 독립적이고 고독하고 허약한, 생물세계에서 살아가도록 적응한 생물종”이라고 정의한다. 인간의 조건은 ‘역사의 산물’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고생물학의 영역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말한다. 윌슨은 인간의 사회적 행동 역시 일종의 진화론으로 설명한다. 이기적 개인은 이타적 개인을 이기지만, 집단 차원에서는 이타적 집단이 경쟁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진화역사를 통해 인간은 이기적인 행동과 이타적인 행동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모순되는 태도를 지니게 됐다는 설명이다. 윌슨은 그 모순이야말로 지금까지 인류 발전을 추진한 원동력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한다. 윌슨은 특히 중단된 서양의 계몽 운동을 재개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같은 토대에서 출발한 인문학과 자연 과학이 17∼18세기 이후 분과학문 체계가 형성되면서 각자의 길을 걸어왔으나 지속 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지식의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는 과학지식이 우리가 물려받은 인간 본성마저 변화시키려는 이때야말로 인문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저자는 인문학이야말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고 과학이 인류 미래의 절대적이며 독특한 원천을 엉망으로 만드는 데 쓰이지 않게 막아줄 수 있다고 말한다. 과학의 분석적인 힘이 인문학의 내성적 창의성과 결합된다면 인간 존재는 더 생산적이고 흥미로운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며 그것이 지속 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위하는 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韓, 나이·성차별 없애야 성장”

    “韓, 나이·성차별 없애야 성장”

    젊은이 발언 기회 막지 말아야 인문학·사회과학, 성공 밑거름 변화 이뤄지면 상상 못한 발전 김용(57) 세계은행 총재는 한국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면 연령차별·성차별·외국인 혐오 등 편견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인문학, 사회과학 등 기초학문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25일 오후 연세대 학술정보관 장기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미래교육 소사이어티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김 총재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굉장히 철저한 성과 중심주의로 운영된다”며 “누구든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중심이 돼 조직이 돌아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회는 젊은이들이 윗사람들에게 자유로이 의견을 피력하기가 어려운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40~50대가 될 때까지 발언할 기회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저출산으로 노동력 부족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 사회가 이를 극복하려면 여성 인재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외국인들을 사회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장 혁신을 이루기는 어렵겠지만 이런 변화가 이뤄질 때 한국 사회는 상상 못할 방식으로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 대학교육에서 기초학문이 축소되는 기조가 이어지는 데는 우려를 드러냈다. 김 총재는 “타인에게 열려 있는 사회일수록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그런 태도는 공학이 아닌 인문학에서 배울 수 있다”며 “한국은 인문학 등 기초학문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세계 무대로 진출하기 위해서도 경제학, 사회과학 등 사회 분야를 탐구하는 인재가 늘어야 한다고도 했다. 김 총재는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 아이오와주로 이민했다. 2009년 7월 한국계 최초로 아이비리그 대학 다트머스대 총장에 올랐고, 2012년 7월 세계은행 총재에 취임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영국식 말안장에 앉은 주몽?… 역사 왜곡, 안방 TV서 시작”

    “영국식 말안장에 앉은 주몽?… 역사 왜곡, 안방 TV서 시작”

    신간 ‘조선의 무인은…’서 일침 주인공은 투구 없이 전투하고 임란 뒤 무기 당파, 조선초 등장 “시청률서 벗어나 고증 노력을” “조선 무예사를 연구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게 영화나 사극 속의 고증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오락물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극은 낯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상임연출자이자 ‘무예 인문학자’로 조선 무예를 복원해 온 최형국(41) 박사의 지적이다. 최 박사는 20일 수원 화성행궁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사극의 무예사·군사사 고증대로라면 임진왜란 때 거북선 머리에 화염방사기를 달거나 판옥선 위에 기관총을 장착해도 하등 문제 될 것이 없을 정도”라며 “드라마 ‘주몽’이나 ‘선덕여왕’에서 주인공들이 1900년에 도입된 영국식 말안장에 앉아있을 정도니 사극 소품들이 2000년 세월을 넘나드는 게 오히려 초현실적으로 보일 지경”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가 최근 펴낸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인물과사상사)는 무지와 오해, 시청률 지상주의로 얼룩진 사극 속 전투와 무예의 민낯을 보여 준다. 조선시대 사극에 주로 등장하는 무기는 삼지창처럼 생긴 당파다.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거의 모든 사극 속에서 포졸들이 들고 있는 대표적 무기다. 당파는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에서 들여온 최신 무기이지만 태조 이성계가 주인공인 드라마에도 등장한다. 당파는 3개의 창날 중 좌우 창날이 바깥 쪽으로 휘어져 있어 찌를 수 없는 무기다. 병졸이 적이 긴 창으로 찔러 올 때 적의 무기를 찍어 누르면 옆에 있던 병졸이 적을 제압하는 특수 병과의 무기였다. 조선시대 병법서에는 ‘용맹과 위엄이 뛰어나고 담력이 큰 사람을 따로 선발해 당파를 쓰게 한다’고 명시돼 있을 정도다. 비교적 고증이 잘 됐다고 평가받은 영화 ‘명량’에서는 군사들이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지만 얼굴을 향한 공격을 막아 주는 ‘투구 드림’을 다 풀어 헤치거나 주인공은 아예 투구를 쓰지 않고 전투를 한다. 최 박사는 이를 방탄복 조끼를 열고 총탄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전투하는 격이라고 말한다.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도 부실하기 그지없다. 조선 시대 군사는 오(伍)와 열(列)을 맞춰 진법과 대형에 따라 싸웠다. 정조가 1795년 화성에 행차하던 모습을 그린 반차도를 봐도 오와 열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은 하나같이 ‘개싸움’ 같은 난장판이다. 지휘관의 공격 명령과 함께 여기저기서 함성을 지르며 적진을 향해 달려든다. 오와 열도 없다. 조선군을 마치 오합지졸로 보이게 연출하는 꼴이다. 야간 전투 장면에서 으레 나타나는 불화살을 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활은 초당 65m를 날기 때문에 활활 타오를 수 없다. 조선 시대에는 화약 기술이 보급돼 얇은 심지에 불을 붙인 화살이 적진에 박히고 작약 통 속의 화약이 터지면서 적 진지에 불을 지르는 방식의 전투였다. 최 박사는 “사극이 팩트인 역사 다큐멘터리까지 영향을 미쳐 똑같은 오류가 반복된다”면서 “우리 안방의 TV에서부터 역사 왜곡이 생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사극이 자꾸 선정적으로 변해 가는 이유는 시청률 때문입니다. 고증 노력도 중요하지만 비판적인 시청자가 많아져야 사극의 역사 왜곡이 사라질 것입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엉터리 사극 오류를 짚다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엉터리 사극 오류를 짚다

     “조선 무예사를 연구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게 영화나 사극 속의 고증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오락물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극은 낯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상임연출자이자 무예 인문학자로 조선 무예를 복원해 온 최형국(41) 박사의 지적이다. 최 박사는 20일 수원 화성행궁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사극의 무예사·군사사 고증대로라면 임진왜란 때 거북선 머리에 화염방사기를 달거나 판옥선 위에 기관총을 장착해도 하등 문제 될 것이 없을 정도”라며 “드라마 ‘주몽’이나 ‘선덕여왕’에서 1900년에 도입된 영국식 말안장이 등장할 정도니 사극 소품들이 500년 세월을 넘나드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게 보일 지경”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가 최근 펴낸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인물과사상사)는 무지와 오해, 시청률 지상주의로 얼룩진 사극 속 전투와 무예의 민낯을 보여 준다. 조선시대 사극에 주로 등장하는 무기는 삼지창처럼 생긴 당파다.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거의 모든 사극 속에서 포졸들이 들고 있는 대표적 무기다. 당파는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에서 들여온 최신 무기이지만 태조 이성계가 주인공인 드라마에도 등장한다. 당파는 3개의 창날 중 좌우 창날이 바깥 쪽으로 휘어져 있어 찌를 수 없는 무기다. 병졸이 적이 긴 창으로 찔러 올 때 적의 무기를 찍어 누르면 옆에 있던 병졸이 적을 제압하는 특수 병과의 무기였다. 조선시대 병법서에는 ‘용맹과 위엄이 뛰어나고 담력이 큰 사람을 따로 선발해 당파를 쓰게 한다’고 명시돼 있을 정도다.  비교적 고증이 잘 됐다고 평가받은 영화 ‘명량’에서는 군사들이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지만 얼굴을 향한 공격을 막아 주는 ‘투구 드림’을 다 풀어 헤치거나 주인공은 아예 투구를 쓰지 않고 전투를 한다. 최 박사는 이를 방탄복 조끼를 열고 총탄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전투하는 격이라고 말한다.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도 부실하기 그지없다. 조선 시대 군사는 오(伍)와 열(列)을 맞춰 진법과 대형에 따라 싸웠다. 정조가 1795년 화성에 행차하던 모습을 그린 반차도를 봐도 오와 열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은 하나같이 ‘개싸움’ 같은 난장판이다. 지휘관의 공격 명령과 함께 여기저기서 함성을 지르며 적진을 향해 달려든다. 오와 열도 없다. 조선군을 마치 오합지졸로 보이게 연출하는 꼴이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는 모든 판옥선에 주장을 상징하는 황룡기를 똑같이 달고 등장하거나 ‘정도전’에서 우리 기병들이 하나같이 짧은 칼 한 자루만 든 채 전투에 나서거나 말에서 내려 싸우고, 칼을 한 손으로 들고 있는 모습 등은 모두 잘못된 연출이다.  야간 전투 장면에서 으레 나타나는 불화살을 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활은 초당 65m를 날기 때문에 활활 타오를 수 없다. 조선 시대에는 화약 기술이 보급돼 얇은 심지에 불을 붙인 화살이 적진에 박히고 작약 통 속의 화약이 터지면서 적 진지에 불을 지르는 방식의 전투였다.  최 박사는 “심각한 문제는 사극이 팩트인 역사 다큐멘터리까지 영향을 미쳐 똑같은 오류가 반복된다”면서 “우리 안방의 TV에서부터 역사 왜곡이 생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극의 고증 오류를 극복하려면 시청률 지상주의를 벗고 사전 제작을 통해 제대로 된 고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사극이 자꾸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변해 가는 이유는 시청률 때문입니다. 제작사들의 고증 노력도 중요하지만 비판적인 시청자가 많아져야 사극의 역사 왜곡이 사라질 것입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상반기 수원 방문 관광객 88% 증가

    상반기 수원 방문 관광객 88% 증가

    수원화성 방문의 해인 올해 상반기 경기 수원을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수원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원을 방문한 관광객은 307만 3407명이다. 이중 외국인이 74만 4564명이고 내국인이 232만 8843명이다. 이는 전년도 162만 9248명에 비해 144만 4000명(88.6%)가 증가한 수치다. 외국인 관광객은 26만 5000명이 증가했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117만 8000명이 더 늘었다. 수원시는 올해 관광객 700만명을 목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붐 조성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팸투어, 전국 홍보 투어, 언론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수원방문의 해 인지도는 전 국민 20.8%, 수원시민은 71.2%로 나타났다. 특히 수원시민의 인지도가 지난해 하반기 16.7%보다 월등히 향상됐다. 수원시는 정조대왕의 사상과 철학을 재조명하고 수원화성이 갖는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대내외적으로 전달해 수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올 1월 수원화성 축성기념 학술대회 등 정조와 관련한 강연과 수원화성 관련 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관광객이 수원에 머물며 수원의 관광자원을 접할 수 있도록 열린 음악회, 아시아모델 페스티벌 in 수원, 경기수원항공과학전, 수원 케이팝 슈퍼콘서트 등 다양한 이벤트 축제를 열었다. 국내외 여행사와 협력해 이들 축제와 수원의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수원을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의 증가로 전통시장을 비롯한 수원지역 경제가 활성화하는 효과도 얻었다. 또 관광호텔, 홈스테이 등 숙박시설 개선, 정류장 외국어 표기 등 교통시설물 정비, 음식점 메뉴판 정비와 외국인 주문서비스 앱 구축 등 관광 인프라와 환대체계 부문에서도 여러 가지 개선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수원화성 근처에 환전소가 없어 불편하다는 점, 공방거리의 체험과 행궁동 골목투어가 관광 필수코스에 많지 않다는 점, 생태교통 마을의 활용 필요성 등은 미비점 및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수원시는 다음 달 화성 열차, 헬륨 기구, 자전거 택시 등 신개념 탈 거리를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수원국제음악제와 재즈페스티벌 등 음악 애호가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줄 수준 높은 음악공연과 전국 각지의 관광, 축제, 특산물을 한곳에서 보고 즐길 수 있는 ‘유랑미랑 팔도한마당’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 화성행궁까지 220년 전 정조대왕이 행했을 능행차를 완벽하게 재현할 예정이어서 관광객과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상상력과 미적 감각의 산물, 과학

    [남순건의 과학의 눈] 상상력과 미적 감각의 산물, 과학

    요즘 들어 창의력과 상상력을 강조하는 말들이 자주 들린다. 최근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도 이런 차원 때문일 게다. 흔히들 인문학이 물리학 같은 ‘딱딱한’ 과학보다 훨씬 더 상상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적 상상력이라는 말에 더 익숙한 이유도 과학에는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편견 때문이다. 상대성 이론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과학에서는)상상력이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과학의 발전이 정확한 지식과 이성적 판단에만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창의적 과학 연구는 상상력, 직관력 그리고 미적 감각에 기대는 바가 많다. 과학 분야 연구라는 것이 교과서나 참고서의 문제처럼 주어진 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 계속 던져 온 근본적인 질문들, 예를 들어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새로운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바로 과학이다. 과학자들은 전인미답의 길을 가고 지도에 없는 새 항로를 개척하려는 탐험가들과 같다. 그래서 용기도 필요하고 상상력도 필요하다. 미국 하버드대 과학사학자 제럴드 홀튼 교수가 1970년대에 당시에는 생소한 ‘과학적 상상력’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도 그런 차원에서다. 혹자는 또 과학은 미적 감각과 가장 거리가 먼 분야라고 이야기한다. 과학에서 미적 감각이란 자연이 보여 주는 아름다움에 대해 과학자들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각자가 다르게 해석한 형태로 표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술에 여러 화풍이 있고 화풍마다 보이는 대상을 달리 표현하는 것과 흡사하다. 다양한 표현들 중에는 보다 많은 호응을 얻는 것도 있고 소수만이 그 가치를 아는 경우도 있다. 과학에서는 이런 방식의 창의적 연구활동들이 모여 엄청난 과학적 성과와 세계관을 만들어 왔고 상상을 초월하는 큰 혜택을 인류에게 가져다줬다. 과학에서 성공하기 위해 또 한 가지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행운이다. 비과학적 이야기 같지만 과학에서 행운은 ‘거인의 어깨 위에 앉을 수 있어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하버드대 시드니 콜먼 교수가 이야기한 ‘내 앞에 나보다 키 작은 사람들이 많이 서 있어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바로 그런 의미이다. 이런 행운은 앞서 언급한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창의적 연구성과들이 모일 때 가능한 것이다. 과학에서 창조적 결과를 많이 이뤄낸 경험이 있는 선진국들에서는 과학자들 스스로 연구 방향과 방법을 정하도록 하고 이를 위한 제도와 재원을 마련해 주는 방식으로 과학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빨리, 그대로 답습하고 추격하는 형태의 연구 경험만 있어 항상 단기간에 가시적 결과만을 기대해 왔다. 물론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과학을 시작할 때에는 이런 방법이 최선일 수 있다. 이제는 제대로 된 과학을 할 때가 됐다. 과학자들이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본연의 과학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때가 됐다는 말이다.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야 겨우 찾을 수 있는 창의적 문제들은 간단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실패한 시도들 가운데에 몇 개만 살아남는다.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지도자가 과학적 성취기간을 정하고 선언한다고 해서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한국이 인류사회에 큰 족적을 남기는 과학의 산물을 내놓기를 원한다면 겨우 뿌리 내리려 하고 있는 과학생태계를 교란하는 조급한 결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 과학자 사회를 믿고 꾸준히 지원하는 국민과 정부를 가진 많은 선진국을 한번쯤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 자취 감춘 시극 다시 쓰는 남자

    자취 감춘 시극 다시 쓰는 남자

    “인문학 운동의 정점은 시극 부활” ‘나비잠’ 한글·영문판 동시 발간 “빠르게 전개되는 미드(미국 드라마)를 보세요. 이젠 예술이나 이야기를 감상하는 데도 속도를 대가로 돈을 지불하는 시대가 됐어요. 시(詩)만이 줄 수 있는 침묵의 질, 감동과 떨림, 모국어의 속살을 되살리는 시극은 인문학 운동의 정점이죠. 자본주의의 폭력과 속도에 잃어버린 우리의 본질을 시극으로 회복했으면 좋겠어요.” 세계적으로 자취를 감춘 시극, 셰익스피어나 엘리엇, 로르카 등 과거의 산물이라 여겨진 시극을 우리 문단과 무대에 되살려온 시인이 있다. 기존의 시 작법을 깨뜨린 개성 넘치는 시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했지만 올해 일간지 신춘문예에 도전, 희곡 부문에 당선돼 화제를 모은 김경주(40) 시인이다. 그가 십수년간 이끌어온 ‘시극 운동’의 정수를 담은 ‘나비잠’(호미)을 한글판과 영문판으로 동시에 펴냈다. 2013년 서울시극단이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린 이 작품은 내년 가을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을 앞두고 있다. 미국 공연은 서울 공연 당시 연출을 맡았던 그리스계 미국인 연출가 데오도라 스키피타레스와의 인연으로 성사됐다. 그는 시인에게 작품이 “그리스 비극뿐 아니라 현대와도 닮은꼴”이라며 “(미국 공연을 위해) 빨리 번역을 해오라”고 재촉했다. ‘나비잠’은 사대문 축성 작업이 한창이던 14세기 조선 한양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역병과 가뭄, 노역으로 신음하는 성 안이나 호시탐탐 마적 떼들이 엿보는 성 밖이나 지옥이긴 매한가지다. 대목수는 ‘성벽에 죽은 사람들의 머리통을 박아서라도 성을 완성해야 한다’며 광기 어린 횡포를 부린다. 전염병으로, 고된 노동으로 죽은 시체들은 죽은 쌀처럼 쌓여간다. 젖동냥으로 살아남은 소녀 달래는 밤마다 뜬눈으로 성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소문이 퍼지자 대목수는 흉문을 없앨 희생양으로 달래를 지목한다. 그를 기우제의 제물로 바쳐 ‘거짓된 희망’이라도 심을 심산이다. 하지만 달래가 불러주는 자장가는 역설적으로 불면과 불안에 떠는 이들을 편안한 잠으로 이끈다. 신형철 평론가는 “상처 입은 인간의 욕망과 그 운명에 대한 이야기이자 왜 우리 모두에게 자장가가 필요한지 말해주는 이야기”라며 “인간은 약하고 위험하고 위대하다는 것을, 김경주의 이 작품은 거의 한 번도 풀어지지 않았다고 해야 할 팽팽한 시적 긴장 속에서 격렬한 고요함으로 말한다”고 평했다. 여백과 침묵이 감도는 시적 언어로 쓰인 시극은 촘촘한 서사에 익숙해진 요즘 독자들에겐 낯설 법도 하다. 하지만 더듬더듬 읽다 보면 어느새 파국으로 치닫는 서사에 빨려들게 된다. 소문이 만들어내는 음모, 폭력과 상실의 시스템으로 인한 불면과 희생, 고통 등 이야기를 이끄는 요소들은 14세기 조선과 우리의 현실이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도 소문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음모론 때문에 화제에만 집중하고 문제의식은 놓치곤 하죠. SNS에 수많은 고백들을 쏟아놓지만 정작 비밀은 감춰놓고 밤마다 불면을 앓고요. ‘나비잠’에서 흉흉한 소문으로 괴물 취급받는 달래의 자장가가 역설적으로 마을 사람들을 달래는 역할을 한다는 건 우리가 회복해야 할 모성을 뜻합니다. 모국어에 가장 가까운 시적 언어로 짜여진 자장가는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한 언어이기도 하지만 인간을 가장 편안하게 잠들게 하는 리듬이니까요. 결국 ‘나비잠’은 자장가라는 ‘달래는 노래’로 우리가 겪고 있는 폭력, 상실의 구조를 극복해 보자는 이야기죠.”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썰전’ 유시민 작가 “사석에서 개돼지 망언하는 사람 많다”

    ‘썰전’ 유시민 작가 “사석에서 개돼지 망언하는 사람 많다”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가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국장)의 “민중은 개돼지” 망언을 놓고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지난 14일 밤 방송된 JTBC 프로그램 ‘썰전’에서 유 작가는 “평소 세상과 사람, 인관관계를 보는 그 사람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면서 나 전 국장의 망언에 놀라워했다. 유 작가는 구의역 사고로 숨진 김모(19)군 사건에 대해 ‘내 자식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위선’이라는 나 국장의 망언을 놓고 “공감의 시대라고 하지 않나.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도 불행이나 고통을 겪으면 연민이 생기고 아픔에 같이 젖어드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던데”라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 전 국장은 지난 7일 <경향신문> 기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99%의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게 살게만 해주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결국 그는 직위해체됐고,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징계 대상에 오를 예정이다. 전 변호사도 나 전 국장의 망언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전 변호사는 ”개돼지가 99%라는 사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우리나라 고급 관료 자리에 앉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그러자 유 작가는 ”난 이런 사람 많이 봤다“고 말했다. ”왜 그냥 놔뒀나”라고 전 변호사가 되묻자 유 작가는 “사석에서 그런 이야기 하는데 들이받으면 성격 나쁘다는 소리 들을까 봐 못 들은 척했다”고 답했다. 전 변호사는 “내가 그래서 성격 나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이런 이야기 하는 사람이 개돼지 취급을 받아야 한다”면서 “앞으로 고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이나 인문학 강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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