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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나이·성차별 없애야 성장”

    “韓, 나이·성차별 없애야 성장”

    젊은이 발언 기회 막지 말아야 인문학·사회과학, 성공 밑거름 변화 이뤄지면 상상 못한 발전 김용(57) 세계은행 총재는 한국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면 연령차별·성차별·외국인 혐오 등 편견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인문학, 사회과학 등 기초학문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25일 오후 연세대 학술정보관 장기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미래교육 소사이어티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김 총재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굉장히 철저한 성과 중심주의로 운영된다”며 “누구든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중심이 돼 조직이 돌아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회는 젊은이들이 윗사람들에게 자유로이 의견을 피력하기가 어려운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40~50대가 될 때까지 발언할 기회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저출산으로 노동력 부족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 사회가 이를 극복하려면 여성 인재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외국인들을 사회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장 혁신을 이루기는 어렵겠지만 이런 변화가 이뤄질 때 한국 사회는 상상 못할 방식으로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 대학교육에서 기초학문이 축소되는 기조가 이어지는 데는 우려를 드러냈다. 김 총재는 “타인에게 열려 있는 사회일수록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그런 태도는 공학이 아닌 인문학에서 배울 수 있다”며 “한국은 인문학 등 기초학문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세계 무대로 진출하기 위해서도 경제학, 사회과학 등 사회 분야를 탐구하는 인재가 늘어야 한다고도 했다. 김 총재는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 아이오와주로 이민했다. 2009년 7월 한국계 최초로 아이비리그 대학 다트머스대 총장에 올랐고, 2012년 7월 세계은행 총재에 취임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영국식 말안장에 앉은 주몽?… 역사 왜곡, 안방 TV서 시작”

    “영국식 말안장에 앉은 주몽?… 역사 왜곡, 안방 TV서 시작”

    신간 ‘조선의 무인은…’서 일침 주인공은 투구 없이 전투하고 임란 뒤 무기 당파, 조선초 등장 “시청률서 벗어나 고증 노력을” “조선 무예사를 연구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게 영화나 사극 속의 고증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오락물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극은 낯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상임연출자이자 ‘무예 인문학자’로 조선 무예를 복원해 온 최형국(41) 박사의 지적이다. 최 박사는 20일 수원 화성행궁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사극의 무예사·군사사 고증대로라면 임진왜란 때 거북선 머리에 화염방사기를 달거나 판옥선 위에 기관총을 장착해도 하등 문제 될 것이 없을 정도”라며 “드라마 ‘주몽’이나 ‘선덕여왕’에서 주인공들이 1900년에 도입된 영국식 말안장에 앉아있을 정도니 사극 소품들이 2000년 세월을 넘나드는 게 오히려 초현실적으로 보일 지경”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가 최근 펴낸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인물과사상사)는 무지와 오해, 시청률 지상주의로 얼룩진 사극 속 전투와 무예의 민낯을 보여 준다. 조선시대 사극에 주로 등장하는 무기는 삼지창처럼 생긴 당파다.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거의 모든 사극 속에서 포졸들이 들고 있는 대표적 무기다. 당파는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에서 들여온 최신 무기이지만 태조 이성계가 주인공인 드라마에도 등장한다. 당파는 3개의 창날 중 좌우 창날이 바깥 쪽으로 휘어져 있어 찌를 수 없는 무기다. 병졸이 적이 긴 창으로 찔러 올 때 적의 무기를 찍어 누르면 옆에 있던 병졸이 적을 제압하는 특수 병과의 무기였다. 조선시대 병법서에는 ‘용맹과 위엄이 뛰어나고 담력이 큰 사람을 따로 선발해 당파를 쓰게 한다’고 명시돼 있을 정도다. 비교적 고증이 잘 됐다고 평가받은 영화 ‘명량’에서는 군사들이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지만 얼굴을 향한 공격을 막아 주는 ‘투구 드림’을 다 풀어 헤치거나 주인공은 아예 투구를 쓰지 않고 전투를 한다. 최 박사는 이를 방탄복 조끼를 열고 총탄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전투하는 격이라고 말한다.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도 부실하기 그지없다. 조선 시대 군사는 오(伍)와 열(列)을 맞춰 진법과 대형에 따라 싸웠다. 정조가 1795년 화성에 행차하던 모습을 그린 반차도를 봐도 오와 열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은 하나같이 ‘개싸움’ 같은 난장판이다. 지휘관의 공격 명령과 함께 여기저기서 함성을 지르며 적진을 향해 달려든다. 오와 열도 없다. 조선군을 마치 오합지졸로 보이게 연출하는 꼴이다. 야간 전투 장면에서 으레 나타나는 불화살을 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활은 초당 65m를 날기 때문에 활활 타오를 수 없다. 조선 시대에는 화약 기술이 보급돼 얇은 심지에 불을 붙인 화살이 적진에 박히고 작약 통 속의 화약이 터지면서 적 진지에 불을 지르는 방식의 전투였다. 최 박사는 “사극이 팩트인 역사 다큐멘터리까지 영향을 미쳐 똑같은 오류가 반복된다”면서 “우리 안방의 TV에서부터 역사 왜곡이 생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사극이 자꾸 선정적으로 변해 가는 이유는 시청률 때문입니다. 고증 노력도 중요하지만 비판적인 시청자가 많아져야 사극의 역사 왜곡이 사라질 것입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엉터리 사극 오류를 짚다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엉터리 사극 오류를 짚다

     “조선 무예사를 연구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게 영화나 사극 속의 고증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오락물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극은 낯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상임연출자이자 무예 인문학자로 조선 무예를 복원해 온 최형국(41) 박사의 지적이다. 최 박사는 20일 수원 화성행궁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사극의 무예사·군사사 고증대로라면 임진왜란 때 거북선 머리에 화염방사기를 달거나 판옥선 위에 기관총을 장착해도 하등 문제 될 것이 없을 정도”라며 “드라마 ‘주몽’이나 ‘선덕여왕’에서 1900년에 도입된 영국식 말안장이 등장할 정도니 사극 소품들이 500년 세월을 넘나드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게 보일 지경”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가 최근 펴낸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인물과사상사)는 무지와 오해, 시청률 지상주의로 얼룩진 사극 속 전투와 무예의 민낯을 보여 준다. 조선시대 사극에 주로 등장하는 무기는 삼지창처럼 생긴 당파다.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거의 모든 사극 속에서 포졸들이 들고 있는 대표적 무기다. 당파는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에서 들여온 최신 무기이지만 태조 이성계가 주인공인 드라마에도 등장한다. 당파는 3개의 창날 중 좌우 창날이 바깥 쪽으로 휘어져 있어 찌를 수 없는 무기다. 병졸이 적이 긴 창으로 찔러 올 때 적의 무기를 찍어 누르면 옆에 있던 병졸이 적을 제압하는 특수 병과의 무기였다. 조선시대 병법서에는 ‘용맹과 위엄이 뛰어나고 담력이 큰 사람을 따로 선발해 당파를 쓰게 한다’고 명시돼 있을 정도다.  비교적 고증이 잘 됐다고 평가받은 영화 ‘명량’에서는 군사들이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지만 얼굴을 향한 공격을 막아 주는 ‘투구 드림’을 다 풀어 헤치거나 주인공은 아예 투구를 쓰지 않고 전투를 한다. 최 박사는 이를 방탄복 조끼를 열고 총탄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전투하는 격이라고 말한다.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도 부실하기 그지없다. 조선 시대 군사는 오(伍)와 열(列)을 맞춰 진법과 대형에 따라 싸웠다. 정조가 1795년 화성에 행차하던 모습을 그린 반차도를 봐도 오와 열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은 하나같이 ‘개싸움’ 같은 난장판이다. 지휘관의 공격 명령과 함께 여기저기서 함성을 지르며 적진을 향해 달려든다. 오와 열도 없다. 조선군을 마치 오합지졸로 보이게 연출하는 꼴이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는 모든 판옥선에 주장을 상징하는 황룡기를 똑같이 달고 등장하거나 ‘정도전’에서 우리 기병들이 하나같이 짧은 칼 한 자루만 든 채 전투에 나서거나 말에서 내려 싸우고, 칼을 한 손으로 들고 있는 모습 등은 모두 잘못된 연출이다.  야간 전투 장면에서 으레 나타나는 불화살을 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활은 초당 65m를 날기 때문에 활활 타오를 수 없다. 조선 시대에는 화약 기술이 보급돼 얇은 심지에 불을 붙인 화살이 적진에 박히고 작약 통 속의 화약이 터지면서 적 진지에 불을 지르는 방식의 전투였다.  최 박사는 “심각한 문제는 사극이 팩트인 역사 다큐멘터리까지 영향을 미쳐 똑같은 오류가 반복된다”면서 “우리 안방의 TV에서부터 역사 왜곡이 생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극의 고증 오류를 극복하려면 시청률 지상주의를 벗고 사전 제작을 통해 제대로 된 고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사극이 자꾸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변해 가는 이유는 시청률 때문입니다. 제작사들의 고증 노력도 중요하지만 비판적인 시청자가 많아져야 사극의 역사 왜곡이 사라질 것입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상반기 수원 방문 관광객 88% 증가

    상반기 수원 방문 관광객 88% 증가

    수원화성 방문의 해인 올해 상반기 경기 수원을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수원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원을 방문한 관광객은 307만 3407명이다. 이중 외국인이 74만 4564명이고 내국인이 232만 8843명이다. 이는 전년도 162만 9248명에 비해 144만 4000명(88.6%)가 증가한 수치다. 외국인 관광객은 26만 5000명이 증가했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117만 8000명이 더 늘었다. 수원시는 올해 관광객 700만명을 목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붐 조성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팸투어, 전국 홍보 투어, 언론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수원방문의 해 인지도는 전 국민 20.8%, 수원시민은 71.2%로 나타났다. 특히 수원시민의 인지도가 지난해 하반기 16.7%보다 월등히 향상됐다. 수원시는 정조대왕의 사상과 철학을 재조명하고 수원화성이 갖는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대내외적으로 전달해 수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올 1월 수원화성 축성기념 학술대회 등 정조와 관련한 강연과 수원화성 관련 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관광객이 수원에 머물며 수원의 관광자원을 접할 수 있도록 열린 음악회, 아시아모델 페스티벌 in 수원, 경기수원항공과학전, 수원 케이팝 슈퍼콘서트 등 다양한 이벤트 축제를 열었다. 국내외 여행사와 협력해 이들 축제와 수원의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수원을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의 증가로 전통시장을 비롯한 수원지역 경제가 활성화하는 효과도 얻었다. 또 관광호텔, 홈스테이 등 숙박시설 개선, 정류장 외국어 표기 등 교통시설물 정비, 음식점 메뉴판 정비와 외국인 주문서비스 앱 구축 등 관광 인프라와 환대체계 부문에서도 여러 가지 개선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수원화성 근처에 환전소가 없어 불편하다는 점, 공방거리의 체험과 행궁동 골목투어가 관광 필수코스에 많지 않다는 점, 생태교통 마을의 활용 필요성 등은 미비점 및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수원시는 다음 달 화성 열차, 헬륨 기구, 자전거 택시 등 신개념 탈 거리를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수원국제음악제와 재즈페스티벌 등 음악 애호가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줄 수준 높은 음악공연과 전국 각지의 관광, 축제, 특산물을 한곳에서 보고 즐길 수 있는 ‘유랑미랑 팔도한마당’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 화성행궁까지 220년 전 정조대왕이 행했을 능행차를 완벽하게 재현할 예정이어서 관광객과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상상력과 미적 감각의 산물, 과학

    [남순건의 과학의 눈] 상상력과 미적 감각의 산물, 과학

    요즘 들어 창의력과 상상력을 강조하는 말들이 자주 들린다. 최근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도 이런 차원 때문일 게다. 흔히들 인문학이 물리학 같은 ‘딱딱한’ 과학보다 훨씬 더 상상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적 상상력이라는 말에 더 익숙한 이유도 과학에는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편견 때문이다. 상대성 이론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과학에서는)상상력이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과학의 발전이 정확한 지식과 이성적 판단에만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창의적 과학 연구는 상상력, 직관력 그리고 미적 감각에 기대는 바가 많다. 과학 분야 연구라는 것이 교과서나 참고서의 문제처럼 주어진 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 계속 던져 온 근본적인 질문들, 예를 들어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새로운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바로 과학이다. 과학자들은 전인미답의 길을 가고 지도에 없는 새 항로를 개척하려는 탐험가들과 같다. 그래서 용기도 필요하고 상상력도 필요하다. 미국 하버드대 과학사학자 제럴드 홀튼 교수가 1970년대에 당시에는 생소한 ‘과학적 상상력’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도 그런 차원에서다. 혹자는 또 과학은 미적 감각과 가장 거리가 먼 분야라고 이야기한다. 과학에서 미적 감각이란 자연이 보여 주는 아름다움에 대해 과학자들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각자가 다르게 해석한 형태로 표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술에 여러 화풍이 있고 화풍마다 보이는 대상을 달리 표현하는 것과 흡사하다. 다양한 표현들 중에는 보다 많은 호응을 얻는 것도 있고 소수만이 그 가치를 아는 경우도 있다. 과학에서는 이런 방식의 창의적 연구활동들이 모여 엄청난 과학적 성과와 세계관을 만들어 왔고 상상을 초월하는 큰 혜택을 인류에게 가져다줬다. 과학에서 성공하기 위해 또 한 가지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행운이다. 비과학적 이야기 같지만 과학에서 행운은 ‘거인의 어깨 위에 앉을 수 있어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하버드대 시드니 콜먼 교수가 이야기한 ‘내 앞에 나보다 키 작은 사람들이 많이 서 있어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바로 그런 의미이다. 이런 행운은 앞서 언급한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창의적 연구성과들이 모일 때 가능한 것이다. 과학에서 창조적 결과를 많이 이뤄낸 경험이 있는 선진국들에서는 과학자들 스스로 연구 방향과 방법을 정하도록 하고 이를 위한 제도와 재원을 마련해 주는 방식으로 과학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빨리, 그대로 답습하고 추격하는 형태의 연구 경험만 있어 항상 단기간에 가시적 결과만을 기대해 왔다. 물론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과학을 시작할 때에는 이런 방법이 최선일 수 있다. 이제는 제대로 된 과학을 할 때가 됐다. 과학자들이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본연의 과학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때가 됐다는 말이다.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야 겨우 찾을 수 있는 창의적 문제들은 간단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실패한 시도들 가운데에 몇 개만 살아남는다.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지도자가 과학적 성취기간을 정하고 선언한다고 해서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한국이 인류사회에 큰 족적을 남기는 과학의 산물을 내놓기를 원한다면 겨우 뿌리 내리려 하고 있는 과학생태계를 교란하는 조급한 결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 과학자 사회를 믿고 꾸준히 지원하는 국민과 정부를 가진 많은 선진국을 한번쯤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 자취 감춘 시극 다시 쓰는 남자

    자취 감춘 시극 다시 쓰는 남자

    “인문학 운동의 정점은 시극 부활” ‘나비잠’ 한글·영문판 동시 발간 “빠르게 전개되는 미드(미국 드라마)를 보세요. 이젠 예술이나 이야기를 감상하는 데도 속도를 대가로 돈을 지불하는 시대가 됐어요. 시(詩)만이 줄 수 있는 침묵의 질, 감동과 떨림, 모국어의 속살을 되살리는 시극은 인문학 운동의 정점이죠. 자본주의의 폭력과 속도에 잃어버린 우리의 본질을 시극으로 회복했으면 좋겠어요.” 세계적으로 자취를 감춘 시극, 셰익스피어나 엘리엇, 로르카 등 과거의 산물이라 여겨진 시극을 우리 문단과 무대에 되살려온 시인이 있다. 기존의 시 작법을 깨뜨린 개성 넘치는 시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했지만 올해 일간지 신춘문예에 도전, 희곡 부문에 당선돼 화제를 모은 김경주(40) 시인이다. 그가 십수년간 이끌어온 ‘시극 운동’의 정수를 담은 ‘나비잠’(호미)을 한글판과 영문판으로 동시에 펴냈다. 2013년 서울시극단이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린 이 작품은 내년 가을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을 앞두고 있다. 미국 공연은 서울 공연 당시 연출을 맡았던 그리스계 미국인 연출가 데오도라 스키피타레스와의 인연으로 성사됐다. 그는 시인에게 작품이 “그리스 비극뿐 아니라 현대와도 닮은꼴”이라며 “(미국 공연을 위해) 빨리 번역을 해오라”고 재촉했다. ‘나비잠’은 사대문 축성 작업이 한창이던 14세기 조선 한양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역병과 가뭄, 노역으로 신음하는 성 안이나 호시탐탐 마적 떼들이 엿보는 성 밖이나 지옥이긴 매한가지다. 대목수는 ‘성벽에 죽은 사람들의 머리통을 박아서라도 성을 완성해야 한다’며 광기 어린 횡포를 부린다. 전염병으로, 고된 노동으로 죽은 시체들은 죽은 쌀처럼 쌓여간다. 젖동냥으로 살아남은 소녀 달래는 밤마다 뜬눈으로 성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소문이 퍼지자 대목수는 흉문을 없앨 희생양으로 달래를 지목한다. 그를 기우제의 제물로 바쳐 ‘거짓된 희망’이라도 심을 심산이다. 하지만 달래가 불러주는 자장가는 역설적으로 불면과 불안에 떠는 이들을 편안한 잠으로 이끈다. 신형철 평론가는 “상처 입은 인간의 욕망과 그 운명에 대한 이야기이자 왜 우리 모두에게 자장가가 필요한지 말해주는 이야기”라며 “인간은 약하고 위험하고 위대하다는 것을, 김경주의 이 작품은 거의 한 번도 풀어지지 않았다고 해야 할 팽팽한 시적 긴장 속에서 격렬한 고요함으로 말한다”고 평했다. 여백과 침묵이 감도는 시적 언어로 쓰인 시극은 촘촘한 서사에 익숙해진 요즘 독자들에겐 낯설 법도 하다. 하지만 더듬더듬 읽다 보면 어느새 파국으로 치닫는 서사에 빨려들게 된다. 소문이 만들어내는 음모, 폭력과 상실의 시스템으로 인한 불면과 희생, 고통 등 이야기를 이끄는 요소들은 14세기 조선과 우리의 현실이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도 소문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음모론 때문에 화제에만 집중하고 문제의식은 놓치곤 하죠. SNS에 수많은 고백들을 쏟아놓지만 정작 비밀은 감춰놓고 밤마다 불면을 앓고요. ‘나비잠’에서 흉흉한 소문으로 괴물 취급받는 달래의 자장가가 역설적으로 마을 사람들을 달래는 역할을 한다는 건 우리가 회복해야 할 모성을 뜻합니다. 모국어에 가장 가까운 시적 언어로 짜여진 자장가는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한 언어이기도 하지만 인간을 가장 편안하게 잠들게 하는 리듬이니까요. 결국 ‘나비잠’은 자장가라는 ‘달래는 노래’로 우리가 겪고 있는 폭력, 상실의 구조를 극복해 보자는 이야기죠.”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썰전’ 유시민 작가 “사석에서 개돼지 망언하는 사람 많다”

    ‘썰전’ 유시민 작가 “사석에서 개돼지 망언하는 사람 많다”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가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국장)의 “민중은 개돼지” 망언을 놓고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지난 14일 밤 방송된 JTBC 프로그램 ‘썰전’에서 유 작가는 “평소 세상과 사람, 인관관계를 보는 그 사람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면서 나 전 국장의 망언에 놀라워했다. 유 작가는 구의역 사고로 숨진 김모(19)군 사건에 대해 ‘내 자식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위선’이라는 나 국장의 망언을 놓고 “공감의 시대라고 하지 않나.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도 불행이나 고통을 겪으면 연민이 생기고 아픔에 같이 젖어드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던데”라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 전 국장은 지난 7일 <경향신문> 기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99%의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게 살게만 해주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결국 그는 직위해체됐고,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징계 대상에 오를 예정이다. 전 변호사도 나 전 국장의 망언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전 변호사는 ”개돼지가 99%라는 사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우리나라 고급 관료 자리에 앉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그러자 유 작가는 ”난 이런 사람 많이 봤다“고 말했다. ”왜 그냥 놔뒀나”라고 전 변호사가 되묻자 유 작가는 “사석에서 그런 이야기 하는데 들이받으면 성격 나쁘다는 소리 들을까 봐 못 들은 척했다”고 답했다. 전 변호사는 “내가 그래서 성격 나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이런 이야기 하는 사람이 개돼지 취급을 받아야 한다”면서 “앞으로 고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이나 인문학 강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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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욱의 과학공부(김상욱 지음, 동아시아 펴냄) 철학 하는 과학자로 알려진 저자가 과학에 대한 지적 탐구와 인문학적 통찰을 수준 높은 유머와 명쾌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336쪽. 1만 6000원. 파나소닉 V자 회복의 진실(히라카와 노리요시 지음, HS애드 펴냄) 일류 기업인 파나소닉의 추락과 부활을 회고한 책. V자로 극적 회복을 이뤄낸 쓰가 가즈히로 사장의 경영 비법을 소개한다. 216쪽. 1만 5000원. 군자를 버린 논어(공자 지음, 임자헌 옮김, 루페 펴냄) 소장 여성 한학자 임자헌씨가 종래의 고답적인 고문체를 버리고, 과감히 현대적 용어와 일상어로 논어를 재번역했다. 384쪽. 1만 4800원. 홍차 애호가의 보물상자(제임스 노우드 프랫 지음, 문기영 옮김, 글항아리 펴냄) 100년 역사의 티(Tea) 하우스에서 스타벅스까지 100여종의 차와 브랜드, 70여곳의 다원을 총망라한 홍차 애호가의 바이블. 460쪽. 2만 2000원. 모두에게 실질적 자유를(필리페 판 파레이스 지음, 조현진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현대 기본소득 논의의 선도적인 이론가이자 옹호자인 저자의 대표작이자 기본소득론의 가장 체계적인 교과서로 평가받는다. 560쪽. 2만 5000원. 할머니의 여름휴가(안녕달 글·그림, 창비 펴냄) 수박 수영장 작가의 두 번째 창작 그림책. 작가 특유의 엉뚱한 상상력으로 휴가와 여행의 즐거움을 따스하게 그려냈다. 56쪽. 1만 2000원.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세종의 적솔력(박현모 지음, 흐름출판 펴냄) 세종실록을 10여 차례 통독하고 세종에 관한 시민강좌를 운영해 온 박현모 여주대 교수가 썼다. 적솔력(迪率力)은 세종실록에 나오는 ‘성심적솔’(誠心迪率)에서 나온 용어로 “지도자가 앞장서서 끌어가고 솔선수범함”을 뜻한다. 저자는 적솔력을 ‘리더십’을 대체할 단어로 제안한다. 이외에 한 발 앞서 주도하라는 ‘선발제인’(先發制人), 임금도 또 한 명의 곽씨로 선을 행해야 한다는 ‘군역곽씨’(君亦郭氏)를 세종 통치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한다. 저자는 세종을 “항상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는 인문학적 태도를 지녔던 인물로, 인문 고전을 적극 활용하고 고급 정보와 문자권력을 백성과 공유해 삶의 수준을 높였다”고 평가한다. 284쪽. 1만 6000원. 왜 상인이 지배하는가(데이비드 프리스틀랜드 지음, 이유영 옮김, 원더박스 펴냄) 영국 옥스퍼드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인류 역사를 상인·현인·군인의 세 집단이 서로 대립 또는 협력하고 노동자 집단을 억누르거나 구슬리는 과정에서 권력을 행사했다고 본다. 저자는 이런 집단 구분을 ‘카스트’로 정의한다. 근대 이전까지 지배적 카스트로 군림한 군인은 영웅적 전사이자 가부장적 아버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다. 현인은 직업으로 따지면 성직자·공직자 격으로 특정 이데올로기를 수호하거나 지배질서를 개혁하는 역할을 한다. 상인 집단의 성격은 오늘날 시대정신에 가장 가깝다. 자본주의가 극단화한 오늘날 상인 집단이 세계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분석한다. 500쪽. 1만 9800원. 그림동화 남자 심리읽기(오이겐 드레버만 지음, 김태희 옮김, 교양인 펴냄) 독일의 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저자가 그림 형제의 동화 중 ‘헨젤과 그레텔’, ‘두 형제’, ‘수정 구슬’, ‘북 치는 소년’ 등 남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을 심리학으로 분석했다. 이 동화들의 이야기 구조를 단순화하면 남자 주인공이 시련을 넘어 행복을 찾는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는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된 인격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그림 동화인 ‘두 형제’, ‘수정 구슬’에서는 남자 주인공들이 위기에 처한 공주를 살리기 위해 각각 용, 야생 들소와 싸운다. 저자는 용과 야생 들소를 내면의 독립을 가로막는 주인공의 아버지로 설명한다. 712쪽. 2만 8000원. 1만 시간의 재발견(안델스 에릭슨·로버트 풀 지음, 강혜정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그동안 우리는 한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그 분야에 ‘1만 시간’은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저 오랫동안 열심히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틀렸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처음 주장한 저자는 ‘노력은 왜 우리를 배신하는가’라는 과감한 질문과 함께 책을 써 내려간다. 저자는 ‘1만 시간의 법칙’의 핵심은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얼마나 올바른 방법’인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즉, 1만 시간의 핵심은 ‘무턱대고 열심히 하기’가 아닌 ‘다르게 열심히 하기’라고 말이다. 산을 오르는 최선의 길은 ‘의식적인 연습’이고,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독자를 이끌고 있다. 416쪽. 1만 6000원. 여덟 번의 위기(원톄쥔 지음, 김진공 옮김, 돌베개 펴냄) 현재 10퍼센트를 넘나들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멈추어 섰고, 그 추동력도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이 책은 현대 중국이 경험한 8차례의 위기를 설명하며 아홉 번째 위기가 ‘여덟 번의 위기’와 다르다고 본다. 중국의 경제가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와 긴밀하게 연동된 국면에서 중국의 위기가 곧 글로벌 위기이자, 중국과 교역량이 가장 많은 한국에는 거대한 쓰나미 같은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1949~2009년의 중국이 겪은 위기를 다루고 있지만, 글로벌 산업화와 금융화의 체제 속에서 중국발 경제 위기가 앞으로 도래할 세계의 위기라는 경고로 읽혀진다. 428쪽. 1만 9500원.
  • 엄마가 뭐길래 조혜련 “딸에게 너무 미안해 무릎 꿇었다” 자퇴 이유 보니

    엄마가 뭐길래 조혜련 “딸에게 너무 미안해 무릎 꿇었다” 자퇴 이유 보니

    개그우먼 조혜련이 ‘엄마가 뭐길래’에서 딸 윤아에 무릎을 꿇은 사연을 고백했다. 7일 방송된 TV조선 ‘엄마가 뭐길래’에서 조혜련은 딸 윤아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윤아가 예전에 입양 보냈던 강아지 밍키와 현재 밍키의 주인인 자신의 절친을 집으로 초대했다. 조혜련은 ‘엄마가 뭐길래’ 제작진에 “밍키는 윤아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다. 윤아의 사정으로 다른 집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아는 조혜련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혜련은 제작진에 “윤아가 밍키를 만나면 기뻐할 줄 알았는데 너무 무덤덤하더라. ‘내가 또 실수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이에 밍키를 입양 받았던 주인은 조혜련에 “윤아는 밍키에 대한 상처가 있다. 밍키를 봤는데 다른 가족이 된 거 아니냐. 더 마음이 아플 거다”고 말했다. 윤아는 “밍키를 다른 사람한테 보낸다고 생각할 때부터 다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밍키를 위해서였다”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조혜련은 절친에게 “윤아가 자퇴를 하고 나랑 살게 됐다. 나는 내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너무 힘들다”며 “나랑 정말 친한 동생이 있다. 그런데 윤아가 그 이모한테 아빠랑 엄마가 어떻게 헤어지게 됐는지 물어봤다더라. 내가 윤아한테 충분히 설명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자기는 피해자였다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조혜련은 “윤아가 그러더라. 세월이 흘러 지금 와서 견해를 들어보니 나한테 피해를 끼친 사람은 없고 본인만 피해를 봤다고. ‘나는 이렇게 외로워했고, 그걸 풀기 위해 밍키를 찾았는데 그 밍키도 떠나버렸다. 허탈했다’고 했다”며 “윤아한테 너무 미안하더라. 그래서 내가 윤아한테 ‘정말 미안하다’며 무릎을 꿇었다”고 고백했다. 윤아는 “엄마가 쿨하니까 나도 쿨하게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엄마가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장난도 깊게 생각하고 깊게 받아들인다. 엄마는 상대가 어떨지를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조혜련의 딸 김윤아는 지난 방송에서 학교를 자퇴한 이유에 대해 “엄마가 우는 건 싫다. 난 행복해지려고 자퇴를 결정하는데 누군가를 힘들게 하는 게 싫었다. 난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는데 그것을 하기 위해 뭘 공부해야할까 생각을 많이했다”며 “인문학을 많이 접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경험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쪽으로 밀고 나가고 싶었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황룡사 9층목탑 재현’ 중도타워 개원

    ‘황룡사 9층목탑 재현’ 중도타워 개원

    천년 고도 경주에 신라시대 호국불교의 상징인 황룡사구층목탑을 재현한 ‘황룡원 중도타워’가 들어섰다. 재단법인 중도는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황룡사 구층탑을 닮은 불교문화 체험 공간 중도타워를 완공, 7일 처음 공개하고 “전통문화 계승, 창달과 한국 사회의 정신문화 함양을 위해 명상과 인문학, 경주 불적 답사 등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황룡원은 동국제강그룹 창업자이자 대한불교진흥원 설립자인 고(故) 대원 장경호 거사의 대중불교 정신을 이어받은 장상건(장경호 거사의 다섯째 아들) 동국산업 회장의 발원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룡원을 운영하는 중도도 불법 홍포와 한국 전통문화 창달을 위한 수련시설 건립 운영을 목적으로 장상건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법인이다. 2011년 착공해 5년 만에 개원한 중도타워는 지하 1층, 지상 9층, 높이 68m, 연면적 5만 4000여㎡의 압도적인 규모다. 1층 전시공간, 2층 숙소, 3층 명상실, 4~5층 교육 다목적홀, 6~7층 VIP 숙소, 8층 스카이라운지 전통찻집, 9층 법당으로 구성됐다. 중도타워는 부처님이 제시한 불교의 핵심인 중도사상으로 우선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3층 명상실을 활용한 ‘중도명상’이 대표적이다. 전통 명상법을 현대의 생활인에 맞도록 대중화한 ‘중도명상’은 생활인 과정과 최고경영자(CEO) 과정으로 나눠 월 1회 운영된다. 생활 명상 코스는 오는 22~24일 처음 시작해 10월 1~3일(2기), 11월 11~13일(3기) 등의 일정이 짜여져 있다. 불국사 부주지 철산 스님과 윤성식 고려대 교수 등의 특강이 진행된다. CEO 명상 코스는 8월 13~15일, 10월 28~30일, 12월 9~11일 3차례 진행되며 해인사 백련암 원택 스님, 유필화 성균관대 교수 등이 특강 강사로 참여한다. 중도타워는 이 밖에도 한국명상지도자협회와 협력해 다양한 명상, 요가, 다도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신라문화원이 20여년 운영해 호평받은 1박 2일 코스의 경주 남산 불적 답사코스도 운영한다. 중도타워는 기업이나 학교, 사찰, 신행단체, 일반단체에도 실비로 개방하며 타워 일반 관람은 8월쯤 사전 예약을 통해 매일 두 차례 개방할 방침이다. 경주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경주 보문단지에 황룡사 9층탑 재현한 중도타워 개원

    경주 보문단지에 황룡사 9층탑 재현한 중도타워 개원

     천년 고도 경주에 신라시대 호국불교의 상징인 황룡사구층목탑을 재현한 ‘황룡원 중도타워’(사진)가 들어섰다. 재단법인 중도는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황룡사 구층탑을 닮은 불교문화 체험 공간 중도타워를 완공, 7일 처음 공개하고 “전통문화 계승, 창달과 한국 사회의 정신문화 함양을 위해 명상과 인문학, 경주 불적 답사 등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황룡원은 동국제강그룹 창업자이자 대한불교진흥원 설립자인 고(故) 대원 장경호 거사의 대중불교 정신을 이어받은 장상건(장경호 거사의 다섯째 아들) 동국산업 회장의 발원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룡원을 운영하는 중도도 불법 홍포와 한국 전통문화 창달을 위한 수련시설 건립 운영을 목적으로 장상건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법인이다. 2011년 착공해 5년 만에 개원한 중도타워는 지하 1층, 지상 9층, 높이 68m, 연면적 5만 4000여㎡의 압도적인 규모다. 1층 전시공간, 2층 숙소, 3층 명상실, 4~5층 교육 다목적홀, 6~7층 VIP 숙소, 8층 스카이라운지 전통찻집, 9층 법당으로 구성됐다. 중도타워는 부처님이 제시한 불교의 핵심인 중도사상으로 우선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3층 명상실을 활용한 ‘중도명상’이 대표적이다. 전통 명상법을 현대의 생활인에 맞도록 대중화한 ‘중도명상’은 생활인 과정과 최고경영자(CEO) 과정으로 나눠 월 1회 운영된다. 생활 명상 코스는 오는 22~24일 처음 시작해 10월 1~3일(2기), 11월 11~13일(3기) 등의 일정이 짜여져 있다. 불국사 부주지 철산 스님과 윤성식 고려대 교수 등의 특강이 진행된다. CEO 명상 코스는 8월 13~15일, 10월 28~30일, 12월 9~11일 3차례 진행되며 해인사 백련암 원택 스님, 유필화 성균관대 교수 등이 특강 강사로 참여한다.  중도타워는 이 밖에도 한국명상지도자협회와 협력해 다양한 명상, 요가, 다도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신라문화원이 20여년 운영해 호평받은 1박 2일 코스의 경주 남산 불적 답사코스도 운영한다. 중도타워는 기업이나 학교, 사찰, 신행단체, 일반단체에도 실비로 개방하며 타워 일반 관람은 8월쯤 사전 예약을 통해 매일 두 차례 개방할 방침이다.  경주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보통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수학책(루돌프 타슈너 지음, 박병화 옮김, 이랑 펴냄) 숫자가 인간과 문화, 세계사의 진보에 미친 다양한 일화들을 통해 문명의 진보와 수 개념의 발달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설명한다. 304쪽. 1만 5000원. 내 생애 첫 우리말(윤구병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농부 철학자’ 윤구병이 고조선 건국신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등 각종 신화와 우리말의 절반 이상이 한자어로 채워진 역사적 사연 등을 편안한 우리말로 풀어놓는다. 248쪽. 1만 7000원. 김영란의 열린 법 이야기(김영란 지음, 풀빛 펴냄) 우리나라 첫 여성 대법관이자 일명 ‘김영란법’의 주인공인 저자가 법과 정의에 관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하도록 풀어쓴 책이다. 240쪽. 1만 2000원. 어른이라는 거짓말(원동민 글·그림, 홍익출판사 펴냄) 담백한 연필그림과 솔직한 필치로 공감을 불러내고, 정신없는 어른 세계의 쉼표 같은 순간들을 포착한 그림일기. 272쪽. 1만 3800원. CEO 박도봉의 현장인문학(김종록·박도봉 지음, 김영사 펴냄) 1조원 매출 흑자기업인 알루코그룹을 일군 최고경영자 박도봉과 인문주의자 김종록이 만나 인생의 지혜와 기회, 자본을 능가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268쪽. 1만 4800원. 몽당분교 올림픽(김형진 글, 김중석 그림, 파랑새 펴냄)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다니는 몽당리의 작은 분교를 통해 천진한 아이들의 눈에 비친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을 꼬집고 있다. 216쪽. 9500원.
  • 서울시, 은퇴 앞둔 직장인 위한 인문학 강좌 개설

    ‘인문학 강좌로 인생이모작을 준비하세요.’ 서울시가 오는 6일부터 3주간 매주 수요일 오후 7~9시에 도심권 50플러스센터 1층 활짝라운지에서 ‘김시천 교수와 함께하는 한여름 밤의 인문학’을 연다. 서울에 살면서 인생이모작을 준비하는 30~50대 직장인은 누구나 도심권 50플러스센터 홈페이지(dosimsenior.or.kr)를 통해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다. 도심권 50플러스센터는 서울 종로 종로3가 전철역 인근에 있다. 직장인이라면 퇴근길에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인문학 강좌다. 김시천 교수는 철학박사로 동양철학을 인간의 생동하는 삶과 연결하여 해석하는 일을 한다. 강의는 ‘얼굴의 인문학, 행복은 어떻게 드러나는가?’ ‘고령화 사회의 삶의 철학’ ‘도술(道術), 기술시대를 사는 동양철학의 지혜’를 주제로 이뤄진다. 이번 강의는 지난해 시가 ‘50+세대 인생이모작 실태 및 욕구조사’를 벌인 결과 내면탐구를 통해 지금보다 성숙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문학’ 교육을 선호한다는 응답에 따른 것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경기도 모든 학교 내년부터 야간자율학습 폐지

     경기도교육청이 내년도부터 학교 ‘야간자율학습(야자)’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학과 연계한 ‘예비대학 교육과정(가칭)’을 도입한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29일 경기도교육청 방촌홀에서 열린 취임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2017년부터 경기도 모든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사실상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입시위주, 성적위주, 성과위주의 경쟁적 교육이 ‘야자’라는 이름의 비인간적, 비교육적 제도를 만들었다”며 “더이상 학생들을 ‘야자’라는 비교육적 틀 속에 가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야자’를 대신해 대학과 연계한 ‘예비대학 교육과정(가칭)’을 도입하기로 했다.  예비대학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진로탐구 및 인문학, 예술, IT 등 기초학문 등을 대학교에 찾아가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경기도와 서울 외곽 소재 대학의 참여로 꾸려간다는 방침이다. 프로그램은 운영시간을 방과 후인 오후 7∼9시 진행하도록 해 ‘야자’를 대체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교육감은 “학생, 학부모, 교사 및 대학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예비대학 교육과정’ 이외에 야자를 대체할 수 있는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교육부의 지원과 참여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야자’ 폐지로 사교육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예비대학 교육과정은 학원에선 배울 수 없는 교과로 만들 것이다. 또 추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중요한 발전기회가 될 것이며, 학생과 학부모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밖에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권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  이를 위해 고등학교에서는 자유수강제, 학교간 공동교육과정, 주문형 강좌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중학교의 경우 1개 학기만 운영한 자유학기제를 2개 학기로 확대, ‘자유학년제’를 실시한다. 중학교 때부터 진로탐색의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및 교육부와 함께 주5일 수업체제에 맞도록 초중고등학교의 수업일수와 수업시수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단원고 기억교실 이전 문제에 대해선 “단원고 학부모와 재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다”라며 “교실이전의 원칙은 현재 재학생 교육을 위한 관점으로 풀어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교육연정’에 대해서도 “그 어떤 정치적 문제를 떠나 오직 도내 학생의 미래를 위해 교육연정이 보다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기대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경기도 모든 학교 내년부터 야간자율학습 폐지

    경기도 모든 학교 내년부터 야간자율학습 폐지

    경기도교육청이 내년도부터 학교 ‘야간자율학습(야자)’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학과 연계한 ‘예비대학 교육과정(가칭)’을 도입한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29일 경기도교육청 방촌홀에서 열린 취임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2017년부터 경기도 모든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사실상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입시위주, 성적위주, 성과위주의 경쟁적 교육이 ‘야자’라는 이름의 비인간적, 비교육적 제도를 만들었다”며 “더이상 학생들을 ‘야자’라는 비교육적 틀 속에 가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야자’를 대신해 대학과 연계한 ‘예비대학 교육과정(가칭)’을 도입하기로 했다.예비대학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진로탐구 및 인문학, 예술, IT 등 기초학문 등을 대학교에 찾아가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경기도와 서울 외곽 소재 대학의 참여로 꾸려간다는 방침이다. 프로그램은 운영시간을 방과 후인 오후 7∼9시 진행하도록 해 ‘야자’를 대체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교육감은 “학생, 학부모, 교사 및 대학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예비대학 교육과정’ 이외에 야자를 대체할 수 있는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교육부의 지원과 참여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야자’ 폐지로 사교육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예비대학 교육과정은 학원에선 배울 수 없는 교과로 만들 것이다. 또 추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중요한 발전기회가 될 것이며, 학생과 학부모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밖에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권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 이를 위해 고등학교에서는 자유수강제, 학교간 공동교육과정, 주문형 강좌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중학교의 경우 1개 학기만 운영한 자유학기제를 2개 학기로 확대, ‘자유학년제’를 실시한다. 중학교 때부터 진로탐색의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및 교육부와 함께 주5일 수업체제에 맞도록 초중고등학교의 수업일수와 수업시수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단원고 기억교실 이전 문제에 대해선 “단원고 학부모와 재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다”라며 “교실이전의 원칙은 현재 재학생 교육을 위한 관점으로 풀어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교육연정’에 대해서도 “그 어떤 정치적 문제를 떠나 오직 도내 학생의 미래를 위해 교육연정이 보다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기대했다.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29일 대구 전체가 멜로디로 수놓는다

    29일 대구 전체가 멜로디로 수놓는다

    대구 전역이 멜로디로 수놓는다. 대구시는 29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펼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4일 개막된 제10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과 연계해 이번 ‘문화가 있는 날’은 곳곳에 흥나는 춤과 노래로 물들인다는 것이다. 이날 시청 광장과 2·28 기념 중앙공원에서는 ‘한낮의 뮤직콘서트’를 개최하며 이 자리에서 추첨을 통해 뮤지컬축제 관람권 등 기념품을 시민들에게 나눠 준다. 뮤지컬축제 개막작인 ‘금발이 너무해’를 이날에 한해 20%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이고 남구 대덕문화전당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무료입장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는 이정아 등 10명의 소프라노가 ‘나비부인’과 ‘라보엠’ 등의 오페라 레퍼토리를 들려주는 ‘살롱콘서트’를 개최한다.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는 국내외 각종 콩쿠르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실력파 성악가들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피아노가 들어온 곳인 달성군 사문진나루터에서 이곳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놀러와 사문진’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도시철도 3호선 역사와 수성못 등에서도 생활문화동호회의 통기타, 플루트 등의 공연이 이뤄진다. 중앙도서관 등 공공도서관과 박물관에는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고 영화 상영도 한다. 김승수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시민이 행복한 도시만이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시민들이 가족 친구 등 소중한 사람들과 영화관 공연장을 찾아 공연문화도시 대구의 매력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시가 뭐꼬? 시집 낸 할매… 학춤 봤나? 춤 추는 할배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시가 뭐꼬? 시집 낸 할매… 학춤 봤나? 춤 추는 할배

     경북 칠곡은 참 낯설다. 칠곡과 관련하여 어떤 물건이나 사건 등도 떠오르지 않는다. 어떤 명소가 생각나지도 않는다. 칠곡의 위치도 대략 짐작할 뿐이다. 확인해 보니 칠곡은 대구, 구미, 김천 사이에 위치하고 있고 도시와 농촌의 복합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행에 있어서 칠곡의 테마는 ‘호국의 고장’이다. 장년층 이상의 세대들에게는 칠곡이 6·25 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낙동강 전투가 일어났던 곳이라고 기억될 만 하지만 중년, 청년층에게는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가 겨루었던 어느 격전지보다도 먼 얘기 같다. 실제 칠곡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경상도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조선시대는 물론 삼국시대에도 종종 치열한 전투가 일어났던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던 칠곡이 달라지고 있다. 시(詩)와 연극, 전통춤, 이야기 등이 마을마다 스며들어 말랑말랑한 감성이 살아있는 고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지난해 가을 첫 시집을 펴낸 칠곡의 할머니들이다. 남계마을을 중심으로 거주하는 칠곡의 할머니 89명이 참여해 펴낸 시집 ‘칠곡 할매들, 시를 쓰다 <시가 뭐고?>’가 7개월 만에 6쇄를 찍고 6500부를 판매하며 조용히 문학, 출판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사랑이라 카이 / 부끄럽따 / 내 사랑도 / 모르고 사라따 / 젊을 때는 쪼매 사랑해조대 / 그래도 뽀뽀는 안해봣다”(사랑, 박월선)  “논에 들에 / 할 일도 많은데 / 공부시간이라고 / 일도 놓고 / 헛둥지둥 왔는데 / 시를 쓰라 하네 / 시가 뭐고 / 나는 시금치씨 / 배추씨만 아는데”(시가 뭐고, 소화자)    맞춤법이나 운율 등을 따로 배운 것도 아닐 텐데 그들이 걸어온 삶이, 현재의 생활이 고스란히 시 속에 살아있다. 글을 막 배운 아이들 마냥 평균 나이 75세의 ‘할매’들 시가 순수하다. 이러한 감성들이 시 한줄 쓰기는커녕 읽기도 힘든 요즘 사람들 가슴에 무언가 울림을 남긴다.  지난 5월 말에는 칠곡군이 주최하고 이야기경영연구소에서 운영한 ‘시 낭독 열차’가 서울역에서 칠곡군을 향해 떠났다.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넘치던 주말 약 80여명의 도시인들이, 부부시인으로 유명한 장석주· 박연준 시인과 함께 칠곡의 할머니 시인들을 만나러 갔다. 칠곡 남계마을을 대표하는 신유 장군 유적지 마당에 모여 두 시인과 할머니들이 읽어 주는 시도 듣고 남계마을의 저수지 둘레와 솔길을 가볍게 걷기도 했다. 고즈넉한 농촌 마을이 이때만큼은 유명 관광지 부럽지 않은 인기 여행지가 되었다.  칠곡의 감성은 시 뿐만이 아니다. 연극과 춤 등 장르를 넘나든다. 시인 할매들이 ‘전국구’ 스타라면 지역 스타는 연극하는 배우 할매들이다. 60~70대 할머니들이 주축을 이룬 어로리의 ‘보람할매연극단’은 2013년 창단해 지역에서 각종 공연을 갖더니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실버축제에서 최우수상을 타기도 했다. 한글을 배우면서 글맛에 이어 몸으로 표현하는 맛을 알게 된 덕분이다. 2015년에는 독자적으로 연극축제를 열기도 했다.  학상리의 할매, 할배들은 ‘학춤’을 춘다. 마을이름이 ‘학상리’인 것에서 착안해 우리나라의 대표 민속춤인 승무를 변형해 주민들 스스로 학이 되었다. 하얀 도포 입고 검은 갓을 쓰고 학이 되어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을 배경으로 추는 군무는 그 자체가 장관이다. 논 한가운데 있던 폐쇄된 보육센터를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외부인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카페로 개조하기도 했다. 2층 카페 테라스에 앉아 초여름 모내기를 끝낸 연초록의 들판과 가을 벼가 익어가는 황금 들판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 한 잔은 도심의 번화가에서는 누릴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칠곡이 ‘인문학 도시’를 선언한 것은 2011년부터다. 10여 년 전 주민 평생교육을 목표로 부문별 학습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던 것에서 마을마다 특정 주제를 결합하여 본격적으로 인문학 마을 육성에 앞장 섰다.  칠곡군 교육문화회관 지선영 평생교육담당관은 “주축을 이루고 있는 60~70대의 주민들은 스스로가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관통한 삶을 살아왔지만 당신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며 “특히 할머니들은 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한 분 한 분이 주인공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라는 생각으로 ‘인문학 마을’ 사업을 펼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19개 마을이 참여했고 올해 5개 마을이 추가로 ‘인문학 마을’ 사업에 참여한다. 마을의 전통 민속축제를 재현하기도 하며 옛날 빨래터에 모여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장르를 국한하지 않으니 매년 가을 ‘인문학 축제’가 열리면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무엇보다 칠곡의 인문학 마을이 인상적인 것은 철저히 마을에 뿌리를 두고 주민 스스로가 꾸려가는 것이다. 외부 전문가는 돕기만 한다. 시인, 배우, 선생님, 합창단, 춤 등은 ‘남의 인생’이겠거니 했는데 생각조차 못했던 늘그막에 주인공이 된 것이다. 주민들의 눈빛과 얼굴표정이 바뀌니 도시에 나갔던 자식들까지 달라졌다. 고향엔 관심조차 없던 자식들도 변화된 부모님과 고향의 모습에 열렬히 응원하며 관심을 보탠다. 세대, 지역 간의 갈등까지 저절로 줄어들고 있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 여행수첩 (지역번호 054) →함께 가볼 만한 곳:가산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후 외침에 대비하기 위해 가산에 삼중으로 축조한 성이다. 학상리 부근에 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은 1952년 설립된 대표적인 가톨릭 성당의 하나로 붉은 벽돌의 서양식 건물이 엄숙하면서도 아름답다.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 조용히 돌아보는 이들이 많다. 왜관역에서 걸어서 갈 수도 있다. →맛집:어로리에선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마을 주민이자 배우들이 손수 밥상을 차린다. 왜관역 앞 우동김밥점(972-8253)은 직접 만든 김밥과 우동의 깔끔하면서도 깊은 손맛이 인상적이다. 칠곡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은 한미식당(974-0390)과 국제식당(973-5333)이다. 옛날 소스맛의 돈가스와 직접 만든 두툼한 패티의 햄버거, 돈가스 샌드위치 등을 판다.
  • [명인·명물을 찾아서] 움집에서 아파트로… 한반도 주거문화 변천사 한눈에

    [명인·명물을 찾아서] 움집에서 아파트로… 한반도 주거문화 변천사 한눈에

    집은 사람들의 삶이 이어지는 물리적 공간이고 정신적인 안식처다. 1만년 전, 긴 빙하기 추위가 끝나고 따듯한 기후로 급변하면서 그전까지 떠돌이 생활을 하던 사람들은 집을 짓고 정착 생활을 하게 됐다. 선사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에서 사람들이 거주하는 집은 어떻게 바뀌어 왔을까. 19일 경남 진주시에 따르면 경남혁신도시인 남가람신도시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박물관’은 우리나라 주거문화와 건축기술 변천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토지·주택 전문 박물관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박물관이다. 한국토지공사와 한국주택공사는 LH로 통합되기 전 경기 성남시에 본사를 두고 있을 때부터 각각 토지박물관(1997년 7월 설립)과 주택도시박물관(2005년 12월 설립)을 운영했다. 두 기관이 2009년 통합되면서 자연스럽게 두 곳 박물관도 토지주택박물관으로 통합됐다. LH는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진주혁신도시 충의로19 일대에 새 사옥을 지으면서 사옥 안에 독립된 박물관 공간을 함께 설계해 건립했다. 박물관을 완공한 뒤 성남 토지주택박물관에 전시됐던 5만여점에 이르는 토지·주택 관련 각종 자료와 유물을 특수 운반 차량 30여대를 이용해 옮겨 왔다. 전시 전문 기관에 의뢰해 자료, 유물을 다양한 기법으로 새로 설치, 전시하고 전시물을 보완한 뒤 지난해 7월 1일 박물관을 개관했다. 성남시에 있었던 두 개의 박물관보다 규모가 크고 전시 내용도 다양해졌다. LH 사옥은 20층 높이로 우뚝 솟아 있는 본관동을 가운데에 두고 동쪽에 ‘늘벗동’(의료·금융 시설)과 서북쪽 ‘나래동’(보육시설), 서남쪽 ‘공감동’(토지주택박물관동) 등 모두 4개 동의 건물이 부드러운 곡선 모양으로 이어져 하나의 건물을 이루고 있다. 부지 9만 7165㎡에 연면적 13만 5686㎡로 경남의 랜드마크 건물이다. LH 본사 정문에 들어서면 웅장하면서도 날렵하게 우뚝 솟아 있는 LH 사옥 건물 작품을 먼저 감상하게 된다. 박물관이 있는 공감동은 3층 규모다. 현관으로 들어가면 1층에 홍보관과 다목적 전시실 등이 있다. 토지주택박물관은 2층에 있다. 3층은 박물관 사무실로 쓴다. 2층 박물관 시설은 전체 면적이 2390㎡로 제1전시실(1106㎡)과 제2전시실(603㎡), 기획전시실(327㎡) 등 모두 3개 전시 공간으로 나뉜다. 1, 2전시실은 상설 전시실이다. 1층에 있는 다목적 전시실도 토지 및 주택 관련 기획전시를 하는 전시 공간이다. 제1전시실은 ‘삶의 공간’을 주제로 우리나라 주거시설과 주거 생활 문화를 살펴보고 이해할 수 있는 각종 희귀 자료와 시설이 설치, 전시돼 있다. 특히 청동기시대 움집과 고구려시대 부엌, 조선시대 양반집의 사랑채, 근대 신당동 문화주택, 우리나라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인 12평 크기의 마포아파트 등 시대를 대표하는 5채의 집을 실물 크기에 가깝게 당시 모습으로 재현해 놨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주거 형태가 시대에 따라 어떤 모습이었고 어떻게 변해 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마포아파트 전시 공간에는 방 2개와 거실, 부엌, 베란다, 수세식 화장실 등 아파트 실내를 당시 구조 그대로 설치해 놨다. 아파트 안에 전시돼 있는 상자 모양의 흑백 TV를 비롯해 당시 전자제품과 생활용품 등의 소품도 눈길을 끈다. 마포아파트는 1962년 대한주택공사가 우리나라 주택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마포형무소 농장 부지를 구입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다. 오래된 건축 자재와 다양한 도구를 비롯해 삼국시대~고려시대~조선시대의 갖가지 기와 종류, 조선시대 각종 토지대장, 토지 매매 기록, 토지등기문서 등도 1전시실에서 구경할 수 있다. 조선시대 울산에 살았던 심원권이 84살로 사망할 때까지 64년 동안 쓴 생활일기는 토지주택박물관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희귀 자료다. 제2전시실은 우리나라 토목·건축 기술의 흐름과 발전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터전의 기술’을 전시 주제로 삼았다. 흙, 돌, 나무, 철을 비롯한 건축 재료와 다양한 건축 공구를 비롯해 우리나라 전통 난방시설인 온돌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온돌 시설 모형 등 흥미 있는 전시물이 많다. 귀로 듣고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체험시설도 있다. 소나무로 만든 공포(?包)도 눈에 띈다. 공포는 한국, 중국, 일본 등의 전통 목조건축에서 처마 끝의 무게를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 같은 데 짜 맞춰 댄 나무 부재다. 이 공포는 숭례문을 복원할 때 사용된 것과 같은 것으로 숭례문 복원에는 이 같은 공포 84개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3전시실은 토지주택박물관이 소장한 희귀한 유물과 자료 등을 기획전시를 통해 소개하는 공간이다. 현재 제3전시실에서는 ‘토지주택박물관의 진주(眞珠)’를 주제로, 구석기시대 돌 도구, 죽음 뒤의 집인 석관 등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주먹도끼인 연천 구미리 주먹도끼를 비롯해 구석기시대 돌 도구와 고려시대 사신도문의 석관 등을 전시해 놨다. 1층 다목적 전시실에서는 ‘터전의 여정 70년’이라는 주제로 광복 이후부터 최근까지 추진됐던 우리나라 민간주택 및 공공주택 건설 사업과 도시 개발 사업 등을 사진과 영상 등을 통해 소개하는 기획전시를 하고 있다. 주차 공간은 LH 사옥 앞 광장에 넉넉하게 조성돼 있다. 박물관은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관람은 무료다. 단체 관람 예약을 하면 해설사가 안내와 설명을 해 준다. 박물관 전시 안내 업무를 맡은 천윤진(25)씨는 “진주시민뿐 아니라 외지에서도 관람객들이 평일에는 100여명, 토요일에는 200명 넘게 꾸준히 찾아온다”고 말했다. 토지주택박물관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세계의 역사와 문화, 인문학 등을 배우는 박물관 대학을 상·하반기 두 차례 운영한다. 방학 기간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체험 학습 프로그램인 어린이문화교실을 연다. 지역민들을 초대해 명사 초청 특강을 진행하고 지역 초등학교를 찾아가 전시하는 ‘찾아가는 박물관’도 운영한다. 글 사진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이탈리아 요리에 숨은 얘기들

    이탈리아 요리에 숨은 얘기들

    맛의 천재/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 지음/윤병언 옮김/책세상/576쪽/2만 3000원 점심부터 3~4개의 요리에 와인, 커피까지 곁들여 제대로 식사를 하는 이탈리아인들은 세계적인 탐식가(貪食家)로 꼽힌다. 미국인들은 소득의 8%를 먹는 데 쓰지만 이탈리아인들은 28%를 쓸 정도다. 오늘날 피자, 스파게티, 마카로니, 모차렐라, 발사믹 식초, 카르파초, 티라미수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 돋는 요리들 자체가 이탈리아인들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맛의 천재’는 이탈리아 언론인인 저자가 수많은 문헌을 꼼꼼하게 뒤지고 방대한 취재를 통해 중세부터 현대까지 이탈리아 음식들의 탄생 비화와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미시적으로 풀어낸 ‘식탁 위의 인문학’이다. 요리에 관한 생생한 묘사는 당장 이탈리아 식당으로 뛰어가고 싶을 정도로 식욕을 자극한다. 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식인 피자를 보자. 화덕에서 굽는 오늘날의 나폴리식 피자는 1570년 교황 피우스 5세의 요리사 바르톨로메오 스카피가 출간한 요리책을 통해 역사의 무대에 처음 등장한다. 이 요리책에는 ‘여러 가지 식재료를 사용해서 만드는 둥근 빵, 즉 나폴리 사람들이 피자라고 부르는 것을 요리하기 위해서는’이라는 문장이 있다. 사실 스카피가 말한 피자도 오늘날 피자집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음식은 아니었다. 책에 나온 피자는 반죽에 각종 과일과 견과류를 집어넣었고 도의 두께도 두꺼워 케이크에 더 가까운 모양이었다. 저자가 전하는 이탈리아 음식 변천사는 그 역사만큼이나 변덕스럽다. 국수인 스파게티의 초창기 이름은 ‘베르미첼리’, 우리말로 ‘지렁이’라는, 혐오감이 드는 표현을 붙였다. 18세기 3시간이나 됐던 스파게티 면 삶는 시간은 미국 남북전쟁 시기에 1시간 30분으로 줄었다가 1940년대에 이르러 20분으로 단축된다.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이 탄생하게 된 배경 설명도 재미있다. 빵에 발라 먹는 초콜릿 잼인 누텔라는 덩어리 형태로 판매하던 헤이즐넛 초콜릿이 무더위에 녹아 버린 것이 시초가 됐다. 이탈리아인들이 날것으로 즐겨 먹던 샐러드에 대해 중세 유럽인들은 “가축들의 주식을 빼앗는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이 책에는 수백 년 전의 샐러드 레시피도 나온다. 수많은 이탈리아 탐식가 가운데는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있다. 1981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예르미타시박물관에서 노트 한 권이 발견됐다. 작성자는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 다빈치. 노트는 요리 레시피와 식사 예절, 주방 도구 관련 그림이 그려진 126쪽짜리 요리책이었다. 젊었을 때 다빈치는 ‘세 마리 달팽이’라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조 요리사로 생계를 이어 나갔다. 어느 날 그 식당에서 독살 사건이 벌어져 주방의 모든 요리사들이 사망한다. 보조에서 주방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다빈치는 파격적인 요리를 선보이다 손님들의 항의에 해고된다. 다빈치의 요리 열정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훗날 ‘비너스의 탄생’을 그린 친구 산드로 보티첼리를 꼬드겨 ‘산드로와 레오나르도의 세 마리 두꺼비’라는 긴 이름의 식당을 연다. 비너스의 발 밑에 역사상 가장 유명한 조개를 그린 보티첼리가 메뉴판을 디자인하고 간판에 직접 그림도 그렸지만 식당은 쫄딱 망하고 만다.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공부한 박찬일 셰프는 추천 글에서 “송중기와 강동원이 같이 라면가게를 연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요리에 관한 역사책이지만, 그래서 요리에 죽고 사는 이탈리아인을 이해하는 책으로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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