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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작가들과 눈맞다

    젊은 작가들과 눈맞다

    국내 유일의 연출가 동인 그룹인 ‘혜화동 1번지´가 올해로 15년째를 맞는다. 그간 이곳을 거쳐간 동인들의 이름을 열거하면, 현재 한국 연극계의 지형이 얼추 그려진다.1기 이윤택·기국서,2기 박근형·김광보,3기 양정웅·이해제 등 18명의 연출가들이 ‘혜화동 1번지´에서 뿌리를 내렸다. 2006년 출발한 4기 동인은 박정석, 김한길, 우현종, 김재엽, 김혜영. 이들이 새달 9일부터 6월15일까지 세번째 축제 ‘나는 연극이다´로 관객을 불러모은다. 올해 대표를 맡은 우현종(36·극단 추파 대표) 연출은 “연출가 각각이 자신을 연극으로 지칭한다는 의미로 ‘나는 연극이다´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동인들이 요즘 인문학적·작가적 연극성이나 연출가만의 고유 영역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자기 비판과 반성이 깃든 제목”이라는 것이다. 상업연극을 배제하고, 연극이라는 테두리 자체도 회의하는 이들의 연극은 ‘불친절한 실험´에 가깝다. 그러나 관객들에게는 치열한 연극, 새로운 연극을 맛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축제에서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재료가 됐다.2003~2007년 일간지 신춘문예와 희곡상 당선작들이 무대에 오르는 것.‘별을 가두다´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등 5편의 작품이 릴레이로 이어진다. 첫 작품인 ‘별을 가두다´는 우연히 산장에 모인 남녀군상의 단면을 통해 경박한 인간 세태에 일침을 놓는다. 우 연출은 “인간의 욕망과 스트레스, 추악한 내면을 한정된 공간 안에서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1만 5000원.(02)3673-5580.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스트라빈스키 / 정준호 음악 칼럼니스트

    [내 책을 말한다] 스트라빈스키 / 정준호 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반대인 사람에게는 20세기 음악가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업적을 쌓은 인물이 스트라빈스키이다. 그러나 그의 이름을 아는 경우에도 어렵고 기괴한 음악을 쓴 사람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긴 마찬가지이다. 대표작인 발레 ‘봄의 제전’이 초연 당시 일으킨 스캔들이 워낙 유명해서 왠지 듣기 거북하다는 느낌이 그의 인상을 지배한다. 나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를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스트라빈스키는 안데르센의 ‘나이팅게일’과 ‘눈의 요정’,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 왕’,‘페르세포네’,‘오르페우스’ 그리고 우화 ‘르나르’, 또 러시아 민화 ‘병사 이야기’와 ‘페트루슈카’ 등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거나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곡을 쓴 사람이다. 그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이런 작품을 발레나 오페라로 만들기 위해 안무가, 화가, 시인 등 타 장르의 예술가와 끊임없이 교류했다. 니진스키, 발란신, 장 콕토, 앙드레 지드, 폴 발레리,W H 오든,T S 엘리엇, 피카소, 마티스 등이 스트라빈스키와 머리를 맞대고 무대를 장악할 계획을 세웠던 사람들이다. 무엇보다 스트라빈스키는 대중이 음악에서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곧 재미와 감동, 자극과 위로였다. 그는 이를 모두 만족시키면서도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는 방법을 만들어냈다. ‘신고전주의’라고도 불리는 이 방식은 과거의 것을 패러디하고 반전시키는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 듣는 순간 모두 스트라빈스키의 것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독창성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혹자는 “절충주의요 기회주의자”라고 그를 비판했다. 궁극적인 소생 방법이 아닌 인공호흡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 인공호흡 덕분에 클래식 음악은 대중 속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스트라빈스키의 심폐소생술이 클래식 음악과 그것을 받아들이고 향유하는 청중의 기호를 지탱해 갈 수 있을지, 아니면 산소 호흡기를 떼자마자 사망하게 될지는 전적으로 환자의 의지에 달려 있다. 스트라빈스키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바흐나 베토벤 또는 스스로 존경했던 차이콥스키와 같이 위대한 예술의 창조자는 아니었다. 단지 그는 빼어난 기술자였다. 그는 소재를 선택해 갈고 닦는 데 일인자였지만, 그 안에 영혼을 불어넣지는 못했다. 당대에 그런 작업을 했던 더욱 진지한 음악가들은 오늘날 무관심 속에 묻혀 있다. 결국 스트라빈스키를 조명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클래식, 곧 고전이 무엇이며 어때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이어진다. 이는 음악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예술 전반에 대한 인문학적인 고찰이다. 대중 속에 살아남기와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진지한 참여 정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아직 스트라빈스키는 유효하다. 정준호 음악 칼럼니스트
  • 광주민주화운동 인문학적 성찰 연구서 ‘5·18 그리고 역사’ 출간

    광주민주화운동 인문학적 성찰 연구서 ‘5·18 그리고 역사’ 출간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최초의 폭넓은 인문학적 성찰이 이뤄졌다.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위주로 5·18을 분석해온 기존의 접근 방식을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최근 출간된 ‘5·18 그리고 역사’(최영태 등 지음, 길 펴냄)는 역사학, 정치학, 문학, 미술사, 철학 분야로까지 시각을 넓혀 5·18을 총체적으로 해석하고 조망했다.5·18의 사상사적 측면까지 파고들어간 의미있는 성과다. 작업의 첫 싹은 2005년 봄 전남대 5·18연구소 소장이던 최영태 사학과 교수가 ‘5·18항쟁과 민주·인권’이란 강의를 개설하면서 트기 시작했다. 강의를 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학교는 이듬해부터 2개 강좌로 교육과정을 확대했고, 전남대의 문제의식에 공감한 광주·호남지역 대학들(2005년 2학기 조선대,2006년 광주대,2008년 호남대 등)이 속속 강의를 열어 뒤를 따랐다. 이번에 나온 책은 각 대학 교수들이 1년 동안 토의해 만든 초고를 다시 1년간 실제 수업에 적용한 뒤 재차 토론을 거쳐 가다듬은 내용들이다. 최 교수는 “기존의 5·18 연구서들이 연구자의 전공에 따라 관점의 쏠림 현상을 보였는데 여러 전공자들이 공동연구자로 참여하면서 폭넓은 시각으로 5·18을 바라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필진들은 조만간 5·18 피해자까지 참여시킨 연속 세미나를 개최해 연구결과를 객관화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5·18을 철학적으로 풀어낸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의 ‘그들의 나라에서 우리 모두의 나라로’란 논문으로 책의 부제이기도 하다. 그리스도신학대학 교수 재임용 탈락 문제로 6년간 ‘거리의 철학자’로 지내다 2005년 전남대로 부임한 김 교수는 오랜 기간 5·18에 관한 자신만의 철학적 독해를 시도해왔다. 김 교수가 2006년 5·18연구소의 학술계간지 ‘민주주의와 인권’에 발표한 ‘응답으로서의 역사’는 5·18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활자화된 첫 번째 철학적 고찰이다. 그는 이번 논문에서도 5·18을 단일 사건이 아닌, 한국 역사에서 면면히 관찰되는 ‘씨알(민중)과 국가기구간의 전쟁’이자 ‘서로주체성의 만남’으로 파악하는 독특한 사유를 선보인다. ■ 5·18 철학적 해석 김상봉 교수 다음은 김상봉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 ▶그간 5·18에 관한 철학적 접근이 부재했던 이유는. -사회과학적 방법으로 5·18을 연구한 학자들은 주로 마르크스의 계급투쟁으로 항쟁을 바라봤다. 주변부 자본주의의 모순이 어떻게 광주에서 폭발됐는가가 관심 연구대상이었다. 이때 기본전제는 5·18이 침해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싸움이란 시각이다. 문제는 그것만으론 5·18이 다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양 사회과학 이론으로 파악할 때 전례 없는 국가폭력 양상을 보인 5·18은 해석 불가다. 서양의 계몽적 해방과 한국의 자기해방의 역사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서로주체성’ 개념은 그래서 도입한 것인가. -‘서로주체성’ 개념을 처음 쓴 건 1998년 출간된 첫 책 ‘자기의식과 존재사유’에서였지만, 광주를 서로주체성으로 파악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나온 ‘서로주체성의 이념’이란 책에서부터다. 참된 의미에서 공동의 주체성은 내가 홀로 정립하는 주체성이 아니라 나와 네가 함께 정립하는 주체성이다.5·18은 온전한 공동체의 전범이다.5·18은 서구 이론에서 말하듯 빼앗긴 권리를 찾는 투쟁에 그치지 않고 참된 만남을 구현하려는 서로주체성의 운동이다.5·18은 고통을 함께 나누고, 같이 먹고, 같이 싸우는 이상적 정치공동체의 원형질이라 할 수 있다. ▶5·18을 한국 역사에서 면면히 이어지는 ‘씨알과 국가기구간의 끊이지 않는 전쟁’으로 파악한 것도 독창적이다. -5·18로 발생한 씨알과 국가기구의 충돌은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근본적 사건이다. 최근 200년 동안 한국은 본질적으로 내란 또는 내전 상태에 있었다. 정조가 사망한 1800년 이후 이 땅의 모든 국가기구는 씨알의 나라가 아니라 씨알을 잠재적인 적으로 삼은 기구였다. 홍경래의 난에서부터 동학농민전쟁,3·1운동, 광주학생운동, 제주 4·3사건 등도 이 같은 대립구도의 역사적 사례다. ▶김 교수 시각대로라면 제2, 제3의 5·18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5·18처럼 야만적이진 못하겠지만 방식은 다양하게 변주될 것이다. 충돌이 현실화될 때 국가기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양상은 달라질 것이다. 본질적으로 한국의 국가기구가 국민 전체를 위한 서로주체성의 현실태가 아니므로 양자간의 전쟁이 근절되긴 힘들 것이다. ▶전쟁의 연쇄고리를 끊어낼 방법은 뭐라고 보나. -국가기구를 모든 시민이 참여하는 자유와 주체성의 현실태로 만들 수 있느냐가 문제다. 관건은 시민정치의 복원이다. 정치가 실종되고 경제만 남은 현 상황은 매우 위험하고 불길한 징후다. 경제만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질 때 국가 권력은 언제든 폭력적으로 돌변할 수 있고, 사회적 약자는 더욱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이다. ▶앞으로 5·18을 주제로 한 철학적 사유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서로주체성 이념 위에 한국 항쟁사의 토대를 놓으려고 한다. 서양의 항쟁사와 무엇이 다른가를 보여줌으로써 우리 항쟁사의 독특성을 규명할 것이다. 올해 준비중인 논문 가운데 ‘계시로서의 역사’란 게 있다. 5·18을 일종의 종교적 계시로 파악한다. 지금까지 계시는 신적인 것과 인간을 초월한 것으로만 여겨졌고, 예수와 부처를 통해 개인의 완성이라는 소승적 구원에 머물렀다. 반면 5·18의 독보성은 공동체의 완성을 통해 개인이 완전해진다는 데 있다. 항쟁지도부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사망한 윤상원이 대표적이다. 윤상원은 5·18을 통해 신화가 됐다. 인류가 지향할 것은 개인적 완성이 아니라 공동체적 완성이고,5·18을 통해 그 가능성이 제시됐다는 얘기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시론] 문화의 힘/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시론] 문화의 힘/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유인촌 중앙대 교수가 이명박 정부의 새 문화체육관광 장관에 취임하게 된 것은 진심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공약인 경제 살리기 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던 만큼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크게 강조하지 못해왔다. 그것은 아마도 유 장관이 문화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믿고, 그의 몫으로 돌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문화의 힘’에 대해 남다른 이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청계천 복원과 함께 노들섬에 새로운 오페라 하우스를 건립할 계획을 세웠고, 서울의 종로를 전통과 현대가 함께 숨쉬는 아름다운 거리로 만들기 위해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 유 장관은 그 자신이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비롯해 수많은 연극과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오랫동안 무대의 중심에 서 왔던 만큼 문화, 특히 예술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잘 알 것이다. 그는 최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이 이데올로기를 녹여 북한 지배계층들에게 심금을 울리는 문화적 충격을 주어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을 보고 누구보다도 예술의 중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것, 즉 문학의 힘이 총칼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더욱 효과적이란 것 역시 너무 잘 인식하고 있을 터이다. 필자는 유 장관이 앞으로 프랑스의 문화혁명을 일으킨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일한 자크 랑과 그의 후임인 자크 루봉, 두 문화장관들에 비견할 수 있을 만큼 문화에 대해 훌륭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또한 그것을 실천에 옮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위에서 언급한 두 프랑스 문화장관은 “역사는 문화이며 문화사에 기록되지 못하는 정치인은 역사에도 남지 못한다.”고 한 미테랑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드골과 퐁피두의 맥을 이어 ‘문화입국’의 과제를 실천했다. 즉, 그들은 루브르 박물관, 오페라 바스티유, 라데팡스 방주, 국립도서관이 지닌 고전적 완성미에 현대적 과감성을 조화시켜 그것들을 오늘날 파리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유 장관이 해야 할 일은 이 같은 외부적인 문화 인프라 구축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지난 10년간 이념적으로 한쪽으로 너무 치우친 감이 없지 않은 문화예술계로 하여금 균형감각을 회복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예술가들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압박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창조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건국 60년이 되는 금년을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원년’으로 선포했다. 이것은 곧 문화입국을 의미한다고 보아도 큰 잘못이 없겠다. 그는 문화 예술의 힘에 의한 충격과 정화, 그리고 인문학적 통찰과 깨달음 없이는 결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필자는 인생과 사회의 축도(縮圖)인 연극무대에서 숱한 경험을 쌓은 유 장관이 아직도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한 북한 동포들에게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같이 문화의 힘으로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 그의 역할 여하에 따라 한국의 문화 지형과 수준도 크게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 중세를 여행하는 사람들/오정환 옮김

    2005년 중세사람들의 생활과 내면을 추적한 ‘중세유럽산책’을 펴낸 일본의 중세 사학자 아베 긴야가 이번엔 중세 서민 풍속사에 주목했다. 세계사 연표에 오르내리는 권력자 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역사학 논의에서 늘상 괄호 밖 존재였던 서민들을 통해 중세를 새롭게 이해했다.‘중세를 여행하는 사람들’(오정환 옮김, 한길사 펴냄)이 그 산물이다. ‘중세 통(通)‘인 저자의 명성은 그대로 책의 신뢰로 이어진다. 중세 서양의 풍속자료를 풍부하게 인용하고 있는 데다 중세 서민층을 ‘정착’과 ‘이동’이라는 상반된 삶의 방식으로 나누어 재편한 시도가 새롭다. 중세 민중을 정착계층과 이동계층의 두 개 층위로 구분해 파악한 것이다. 이를테면 농민, 목욕탕 주인, 제분업자, 빵집 주인은 정착자의 세계에 속했고 집시, 거지, 직공 등은 방랑자의 부류에 들었다. 민중으로 뭉뚱그려져 있었으되 실상 전혀 다른 유형의 삶을 살았던 그들의 세계를 되짚는 과정에서 독자는 역사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관점을 체험하게도 된다. 성직자와 기사들의 그늘에 가려 존재감을 잃었던 중세 민초들의 삶이 그림처럼 생생히 재현됐다. 관리가 닭을 조세로 징수하러 농가를 방문했다가도 임산부가 있는 집에는 닭의 몸뚱이를 던져주고 갔다거나 나무껍질을 함부로 벗긴 자의 창자를 꺼내 나무에 감아둔 풍속 등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정보이다. 통행에 필요한 중세의 토목공사와 통행로에 만들어진 여인숙, 목로주점 등의 풍경을 상상하며 중세의 숨겨진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 페트라르카, 에라스무스 등 인문주의자들의 기록을 비롯해 쉼없이 인용되는 인문학적 사료들로 풍요로운 책읽기가 보장된다.1만 3000원. 특히 독일 중세사에 밝은 지은이는 그림형제의 독일설화집에서 중세의 또다른 면모를 발견하기도 했다.‘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양억관 옮김, 한길사 펴냄)를 함께 펴냈다. 설화집의 작은 모티프에서 출발해 중세 어린이들의 생활상을 그려낸, 역시 독특한 접근방식의 저작이다.1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과학·예술은 동일한 진리로 통한다?

    1959년 C P 스노가 ‘두 문화’란 책을 세상에 내놨을 때, 인문학과 과학은 서로 ‘건널 수 없는 강’이었다. 스노는 상호 몰이해에 빠져 고립된 두 문화를 만나게 해야 한다며 ‘제3의 문화’를 주창했고, 제3의 문화운동가들은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블랙홀’(브라이언 그린),‘통섭’(에드워드 윌슨)과 같은 말을 유행시키며 반대편이 보이지 않던 강 사이에 기나긴 다리를 놓는 듯했다. 반면 한계도 뚜렷하다. 미래 모든 학문이 생물학으로 일원화될 것이란 ‘통섭’의 저자 에드워드 윌슨의 주장을 최근 미국 시인 웬델 베리는 ‘환원주의로 귀결되는 과학맹신주의’라고 논박했다. 제3의 문화운동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과학자들이 어려운 과학지식을 대중적으로 풀어쓰는 출판운동처럼 굳어진 것도 사실이다.‘두 문화’가 상호 소통 필요성은 공감했으나, 소통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최근 출간된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조나 레러 지음, 최애리 등 옮김, 지호 펴냄)는 예술가 8명의 작업을 통해 인지하든 못하든 ‘두 문화’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쉽게 풀어냈다. 신경과학, 문학, 신학 등을 넘나들며 그 자신 통섭적 공부를 해온 저자 조나 레러의 메시지는 간결하다.“실험과 시는 서로 보완한다. 그럴 때 비로소 인간의 마음은 온전해진다.” 1만 8000원.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인류문명에서 심장은 어떤 의미일까

    기원전 3000년 메소포타미아에서 씌어진 ‘길가메시 서사시’는 심장(heart)이야기가 등장한 인류 최초의 기록물이다. 신에게 심장을 제물로 바친 주인공 길가메시를 통해 심장은 인간내면의 고통을 상징했다. 고대 이집트에서 죽은 파라오를 미라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심장은 각별한 상징이었다. 파라오의 심장만큼은 썩지 않도록 방부처리해 다시 시신 안에 집어 넣었다. 생전에 행한 선과 악의 기억을 담은 블랙박스로 심장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어느 교리를 막론하고 심장이 유의미한 상징으로 이해되기는 마찬가지이다. 기독교에서는 심장을 영혼의 이미지로 인식했고, 이슬람교에서는 신의 계시가 심장에 새겨진다고 믿었다. 불교에서는 또 지혜의 마음을 얻는 것이 곧 열반에 이르는 길이라고 믿었다. ‘하트’를 주제어로 사방팔방으로 논의의 가지를 뻗어나가는 과정에 방대한 인문학적 정보들이 실렸다.‘마음과 심장의 문화사’란 부제가 붙은 책은 한국독자들을 특별히 배려하기도 했다. 저자는 8장 ‘아시아의 심장과 마음’편을 따로 써서 한국어판에 추가했다.‘마음’이 동양문명을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 추적했다.2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열린세상] 태왕사신기 유감/김정란 상지대 교수·시인

    [열린세상] 태왕사신기 유감/김정란 상지대 교수·시인

    최근 고대사를 다룬 드라마들이 쏟아지는 현상은 세계문화사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으며, 한국적 상황에서도 충분한 문화적 이유가 있다. 한국에서 고대사가 돌아오고 있는 현상은 한국인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자부심의 바탕 위에서 다시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붉은악마 현상’은 한국인이 오랫동안 한국인을 주눅들게 했던 열등감을 벗어내기 시작했다는 증거 중의 하나이다. 이런 현상들을 두고 ‘민족주의의 위험’을 경고하는 논자들도 있다. 우리 문화 안에 버려야 할 닫힌 민족주의적 성향이 존재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혼혈아들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잘못된 시각 등 닫힌 민족주의의 폐해를 드러내는 문제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고대사의 귀환이나, 붉은악마 현상 등은 이러한 닫힌 민족주의의 발현이라기보다는 한국인들이 문화적 열등감을 벗어내고, 당당한 세계 주민으로서 자문화의 우수성을 인식해 가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낼 뿐이다. 드라마가 고대사를 다루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하기까지 한 일이다. 그러나 그 고대사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를 따져 보아야 한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몇 백억원씩 돈을 퍼부어 만든 ‘태왕사신기’ 같은 드라마라면, 그 문화적 대차대조표를 뽑아 보아야 하지 않을까? 우선 ‘태왕사신기’가 광개토대왕을 신격화하기 위해 무리한 신화 해석을 하는 바람에 많은 문제점을 노정시켰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1회에서 주신제국의 기원은 고조선 건국신화인 단군신화를 통해 설명된다. 홍익인간의 메시지를 가지고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 신단수, 곰, 호랑이, 단군, 풍백, 우사, 운사 등 단군신화의 신화소(神話素)가 그대로 사용된다. 웅족과 호족의 대결에서 웅족 부족장 새오가 환웅의 사랑을 얻어 환웅의 아기를 잉태한다는 해석에는 큰 무리가 없다. 단군신화 연구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웅녀의 유래를 곰 토템 부족과 호랑이 토템 부족 대결에서 곰 토템 부족이 승리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그 외에는 문제투성이이다. 가장 큰 문제는 광개토대왕을 신격화하기 위해 단군을 지워 버렸다는 사실이다. 단군신화는 분명히 단군을 우리 민족의 시조로 제시한다. 그런데 광개토대왕이 환웅의 환생이라면, 단군은 대체 누구란 말인가? 또한 4신의 무리한 해석도 문제가 된다.4신은 음양오행 철학에서 유래한 방위 신으로 동서남북을 관장하며, 그 방위는 각기 목금화수(木金火水)의 원소에 대응한다.‘태왕사신기’는 환웅이 하늘에서 데리고 내려왔다는 우사, 운사, 풍백을 현무, 청룡, 백호에 연결시키는데, 이는 매우 무리한 해석이다. 운사, 풍백은 모두 농경신이다.4신과는 기능이 전혀 다르다. 나는 이 드라마가 차라리 순수 판타지를 지향했더라면, 이런 모든 문제들이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드라마 제작자들이 인문학을 경시하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다.‘신화’를 황당무계한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해석해도 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신화는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겉보기의 황당무계함 아래에는 인류의 수천년에 걸친 문화 경험이 녹아 있다. 그것의 재해석은 얼마든지 용인되는 것이며, 신화는 재해석에 의해 생명력을 이어 간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재해석이 철학 없이 ‘아무렇게나’ 이루어질 때, 신화는 아무것도 말하지 못한다. 화려한 볼거리만이 좋은 판타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성공한 판타지는 탄탄한 인문학적 해석에 바탕한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역사적 인물에 대한 판타지라면, 더욱더 치밀한 인문학적 해석이 뒤따라야 한다. 김정란 상지대 교수·시인
  • [열린세상] 늦가을 부여를 유람하다/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늦가을 부여를 유람하다/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단풍이 끝물에 접어든 지난 주말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 사비의 자리인 충남 부여를 찾았다. 나잇살이나 든 은행나무는 유독 가지를 더 흔들어 빛깔 바랜 이파리를 부러 털어낸 참이었을까. 그렇게 은행잎이 마구 쏟아져내리는 주말이었다. 한 시절을 인문학 분야 학술에만 매달려 글을 쓴 몇몇 후배와 동행을 했으니, 그런대로 그림도 괜찮았다. 어떤 일거리를 딱히 찍은 여행이 아니었던 터라, 굳이 길을 재촉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한나절이 실하게 기울어서야 백마강 건너 규암이라는 부여 땅에 다다랐다. 서기 577년 백제 위덕왕이 절을 지은 사연을 분명하게 적은 새김글씨(銘文·명문) 사리기 세트를 발굴한 왕흥사터가 바로 규암에 있다. 그러고 보면, 문화유적학과 등을 거느린 한국전통문화학교가 일찍 규암에 자리잡은 까닭을 알아차릴 만하다. 왕흥사를 삼국사기 기록보다 3년이나 앞서 위덕왕이 창건했고, 죽은 왕자를 위해 지었다는 새김글씨 내용은 얼마전 크게 매스컴을 탔다. 이는 고고학이 거둔 빛나는 학술적 성과가 틀림없다. 그러나 고고학과 역사학이 충돌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아직은 문헌사학에 매달려야 하는 역사학을 뒷받침할 인문학끼리의 협력적 보완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1971년 공주에서 발굴한 백제 무령왕릉이 한국고대사에서 아리송한 부분을 메웠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어떻든 백제 무왕이 뒷날 위덕왕의 원찰(願刹)인 왕흥사 법회에 참석할 때는 강 건너 규암 쪽에 먼저 합장한 다음 나룻배를 타고, 백마강을 건넜다는 이야기가 역사에 나온다. 그 나루터를 약간 비켜 지금은 백제대교가 덩그렁 지나간다. 우리 일행은 이미 백마강을 건넜다는 핑계로 규암에서 하룻밤을 묵을 요량을 대고, 이웃 무량사 유람에 나섰다. 노루꼬리만도 못한 늦가을 짧은 해가 도량 뒷자락 만수산 산마루를 걸터앉기가 무섭게 산 그림자가 저무는 해를 냉큼 삼켜버렸다. 그리고 삼태기처럼 생긴 무량사 골짜기에 이내 어둠이 깔렸다. 이 좋은 날, 어찌 술 한잔을 걸치지 않으랴. 무량사 들머리에 문을 연 대폿집을 찾아들었다. 감칠맛 나는 약주 서너 옹배기를 술꾼 셋이서 게 눈 감추듯 비웠다. 그러나 무량사에 주석한 동안 나무열매로 술을 빚어 늘 마시면서, 도도한 시심을 펼쳤다는 조선 중기의 진묵(震默) 스님 주량을 따라잡지는 못했을 것이다. 규암으로 나와 고고학 연구자들의 무슨 세미나를 위해 개방한 한국전통문화학교 외빈 숙소에서 업어가도 모를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천성이 온화하기로 소문난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이종철 박사는 작취미성의 술꾼들을 훌몰아 성흥산성으로 끌어냈다. 위사좌평 백가가 동성왕을 시해한 모반의 자리였고, 백제부흥군의 우두머리 괴실복신이 활약한 근거지였다고 한다. 날이 활짝 개었을 때는 백강 하구 군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는 성흥산성의 바람은 상쾌하다 못해 곧 달았다. 이왕 나선 김에 국립부여박물관이 소장한 백제금동향로를 구경하지 못하면, 필경 후회할 것이라는 이 총장의 성화를 뿌리치지 못했다. 문화재를 전담하던 대기자 시절에도 실물을 만나지 못한 ‘앉은뱅이 기사’를 썼거니와, 실은 부여박물관에 들른 적이 없다. 그런데 박물관 전시실 동선을 따라 돌면서 깜짝 놀랐다. 조명이 밝은 진열장에서 좀 떨어진 어두컴컴한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올망졸망한 아이들의 빛나는 눈동자와 부닥친 것이다. 박물관 큐레이터인지, 또는 인솔교사인지는 모른다. 어떻든 그들의 설명을 주시하는 수많은 눈동자를 만나는 순간 울컥 솟아오른 감격을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인문학적 요소를 다분히 함축한 박물관에서 실사구시의 진리를 일찍 터득한 아이들 표정을 빌려 학문의 장래를 보았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씨알’ 새달 5일 창립

    다석 유영모(1890∼1981)와 바보새 함석헌(1901∼1989)은 기독교와 과학정신·동양종교사상을 아우르며 영성과 평화를 함께 바라본 종교인이면서 ‘삶의 철학자’로 통한다. 오산학교 설립자이자 3·1독립운동 주역인 이승훈의 제자 유영모는 ‘특권 양반사상이 나라를 망쳤다.’는 판단 아래 민중을 주체로 세워 섬기는 민주사상을 제시한 인물.“진인(眞人)의 경지인 노자의 화광동진(和光同塵)을 햇볕에 그을린 농부의 얼굴에서 본 뒤 땀흘려 일하고 사랑으로 섬기는 삶을 살고자 농촌으로 들어가 살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민주화와 비폭력 평화운동의 사상가인 함석헌의 스승이기도 하다. 그런 두 사람이 줄곧 강조한 것은 바로 씨알, 즉 민중이다. 유영모와 함석헌은 3월13일 한날에 태어나고 사망 날짜도 2월3일과 4일로 하루 차이였다. 같은 생각과 삶 만큼이나 나고죽는 날까지도 같았던 이들이다. ●종교계·학계 등 인사 대거 참여 두 사람이 생전 강조한 이 씨알사상을 전파하기 위한 재단법인 씨알(이사장 김원호 유미특허법인대표)이 다음달 5일 오후 4시 장충동 우리함께빌딩 2층 강당에서 창립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지난 8월30일 창립이사회를 연 데 이어 지난 18일 서울시로부터 재단법인 인가를 받았었다. 재단법인 씨알은 유영모, 함석헌의 씨알사상을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씨알들의 정신문화운동과 환경조성, 씨알사상 전승발전을 위한 기반조성, 씨알상 제정운영을 통한 씨알 삶 따라살기 등이 그 일들이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의 정신을 따르는 학계·종교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상임이사 박재순 목사를 비롯해 이사인 김철호 KAIST 경영대학 초빙교수, 육순종 목사(성북교회 담임), 정양모신부(다석학회 회장), 감사인 김종생 목사(예장통합 사회봉사부 총무)가 그들이다. 여기에 정진섭 변호사, 김흥호 목사(다석사상연구회회장), 류승국 교수(전 한국정신문화원장), 문동환 목사(한신대 명예교수), 서영훈 전 적십자사 총재, 원경선 풀무원 설립자, 유인걸 성천문화재단 이사장, 한승헌 전 감사원장, 김수중 한국양명학회회장, 김조년 한남대 교수, 박노자 오슬로대학 교수, 박영호 다석학회 고문, 변진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 서유석 대한철학회 부회장, 송인창 동양철학회 회장,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 명예교수, 이병창 한국철학사상연구회장, 이정배 한국조직신학회 회장도 들어 있다. ●다석전집 출간·세계평화사상 연구사업 서둘러 이들이 가장 벼르는 것은 다석전집 출간. 다석일지를 포함한 유영모의 모든 저작물에 낱말풀이와 주해를 붙여 다석연구의 토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함석헌의 세계평화사상 연구사업도 큰 과제. 종교, 문명에의 근본적 반성과 성찰을 담고 있는 함석헌의 사상이 인문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학술진흥재단과 공동진행할 계획을 세워놓았다. 두 사람의 철학은 흔히 성경말씀(계명, 아가페 사랑)뿐만 아니라 그리스철학과 서구 근대철학의 로고스(이성), 동아시아의 길(道), 한민족의 한 사상을 아우르는 종합적 사상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두 사람의 복잡한 철학 연구에는 전문학자들의 모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 수렴을 통해 매월, 격월, 혹은 절기별 각 분야 전문가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내년 7월로 예정한 세계철학대회 ‘함석헌, 유영모 사상 발표회’는 가장 먼저 치러야 할 대규모 행사. 박재순, 김성수, 김영호, 김흡영, 박노자, 박영호, 양현혜, 윤정현, 이규성, 이기상, 이정배, 정대현, 김경재, 정양모, 허우성의 발제를 한글과 영문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씨알상 제정·‘사상 발표회´ 추진 유영모와 함석헌의 씨알사상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이들을 격려하기 위한 씨알상을 제정, 매년 말 수여하며 두 사람의 생몰일에 즈음해 씨알생명평화문화제도 정기적으로 열어나간다. 한편 다음달 5일 창립식 자리에서는 강연회가 열려 김흥호 목사(‘유영모와 함석헌’)와 류승국 교수(‘씨알사상에 대해’)가 발제할 예정이다. 재단법인 씨알의 김원호 이사장은 “한국의 근현대사는 아래로부터의 민주화 진행과 민중 삶속으로의 깊숙한 기독교 유입의 특징을 갖는다.”면서 “유영모와 함석헌은 한국 근현대의 이런 문명사적 상황과 사명을 깊이 자각해 주체적이고 세계적인 정신과 철학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과학으로 세상읽기/김보일 지음

    소와 양이 호주 대륙에 들어간 것은 200년전쯤이라고 한다. 토종 쇠똥구리들은 캥거루나 코알라가 내놓는 아담한 크기의 배설물에 익숙해진 탓에 이 ‘새로운’ 동물의 엄청난 배설물을 감당할 수 없었다. 소는 하루에 평균 열두 덩어리의 배설물을 내놓는데, 배설한 주변의 풀은 먹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호주에서 발생하는 목초 손실량은 대략 20%가 넘었다. 뿐만 아니라 덤불파리가 극성을 부리는 바람에 국민건강에도 위협이 되었다. 결국 호주 정부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에서 24종의 쇠똥구리를 수입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과학으로 세상읽기’(김보일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는 호주의 소똥문제 해결 경험을 제시하며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어떤 효용가치를 갖는지를 보여준다. 다음 순간, 고교 국어교사인 지은이 문학도답게 연암 박지원의 한문소설 ‘예덕선생전’을 떠올리는데, 예덕(穢德)이란 다름 아닌 똥이다. 본명이 엄행수인 이 ‘똥선생’은 도성의 분뇨를 수거해 채소 농가에 거름으로 내다판다. 그런데 학자로 이름난 선귤자가 그와 벗하기를 청하려하자 제자들은 부끄럽다며 문하를 떠나려고 했다. 선귤자는 ‘그가 처한 곳은 지극히 지저분하지만 의리를 지키는 점에서는 지극히 높다.’면서 나무랐다. 쇠똥구리가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쇠똥구리는 지저분한 곤충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풀밭을 청소하고 흙속에 양분을 넣어주는 쇠똥구리야말로 소똥문제 해결의 주역이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인문학의 화두들을 과학에서의 사례들과 연결짓는 영역 전이로 학생들에게 보다 유연한 사고력을 길러줄 수 없을까를 고민했다고 한다. 지은이는 ‘부지런한 대지의 청소원 쇠똥구리’를 비롯한 35가지 ‘과학적 화두’를 인문학적 결론으로 이끌어간다. 이렇게 고마운 쇠똥구리가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지 오래인데, 그것은 사료에 들어간 항생제 때문이라는 것이다. 항생제로 쇠똥구리가 살 수 없는 세상이라면, 그 쇠고기를 먹는 인간은 과연 괜찮을 수 있을까. 지은이가 던지는 질문이다.1만 5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얼굴학자 조용진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얼굴학자 조용진 교수

    우주공간에서 당신은 얼마나 미인? 다음달이면 드디어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된다. 아울러 최종 선발된 우주인은 내년 4월 우주선을 타고 지구상에서 350㎞ 상공에 떨어진 우주 정거장으로 날아가는 역사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머나먼 하늘 나라로 올라간 한국인 우주인은 지상에서 들고 간 무게 45㎏의 보따리를 풀고 18가지에 이르는 각종 실험을 하게 된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실험 하나가 있다. 다름 아닌 ‘등고선 촬영장치를 이용한 얼굴의 우주부종 연구’이다. 우주에서 동양인과 서양인의 얼굴이 얼마만큼 붓는지 비교·분석하는 실험이다. 준비해간 등고선 장치에 디지털카메라를 장착, 여러 각도로 촬영을 하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게 된다. ●“우주에서 얼굴이 얼마나 부을까요” 일부 학자들은 동양인 얼굴이 서양인보다 우주에서 더 잘 붓는다는 주장을 편다. 예를 들어 눈두덩이의 경우 지상보다 우주에서 5㎜가량 더 튀어 나온다는 것. 이를 제대로 따져 보자는 취지도 있지만 어쨌든 이 연구실험은 우리나라 우주인이 세계 최초로 실시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게 된다. 그렇다면 누구의 아이디어며, 또 누가 이 특수장치를 제작할까. 이리저리 수소문해 보니 ‘얼굴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조용진(57) 한남대 미술대학 객원교수가 주인공으로 밝혀졌다. 그는 한국의 얼굴, 우리 시대의 미인 얼굴 등 28년 동안 얼굴만 연구해와 이 방면에 독보적인 ‘얼굴학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만 하더라도 자신의 열번째 저서 ‘미인’(해냄출판사,430쪽 분량)을 펴내 거침없는 연구의욕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그가 1년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백홍열)에 ‘우주에서 변하는 얼굴’에 대한 연구 아이디어를 냈고, 아울러 이에 따른 특수장치 제작의뢰를 받았다. 지난 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에 위치한 목암미술관에서 조 교수를 만났다. 이 곳에는 자신의 오랜 연구결과물인 ‘남·북방 계통별 얼굴모형’들이 도서관의 책들처럼 쭉 전시돼 있었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하루에 3분만 투자하면 그날이 즐겁다. 날도 더운데 노래나 한자락 하자.”면서 박목월 작사, 이수인 작곡의 ‘그리움’을 목청껏 부른다.‘구름가네 구름가네 강을 건너 구름가네/그리움에 날개펴고 산넘어로 구름가네/구름이야 날개펴고 산넘어로 가련마는/그리움에 목이 메어 나만 홀로 돌이 되네∼’ 높은 음자리에 머물며 펼쳐지는 목소리가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다. 노래를 부르고 난 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가수였던 것을 아느냐.”고 반문하면서 다빈치는 생전에 노래를 불러 (출연료를 받아)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자신도 다빈치처럼 되려고 미술대학 다닐 때 그림 외에 성악을 별도로 공부했다며 웃는다. 그러면서 최근 제작된 ‘등고선 얼굴 촬영장치’를 꺼냈다.“우주에서는 얼굴이 퉁퉁 붓는데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어서 만들었다.”면서 내년 4월 우주에 갈 때 한국인 우주인은 45㎏의 무게만 가지고 갈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중량을 줄이려고 600g으로 낮춰 제작했단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게 되며 60분의 1초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설명도 곁들인다. 이어 얼굴 얘기가 시작됐다.“북방계한테 수천 년간 밀렸던 남방계 얼굴이 광복 이후부터 미인자리에 올랐다.”면서 이목구비가 작은 북방계형에 비해 남방계형은 눈이 크고 입술이 두텁고, 또 안면의 오목함과 볼록함이 뚜렷한 게 특징이라고 했다. 요즘들어 미인개념이 서구형으로 변했지만 북방계에 가까운 한국인의 평균적인 얼굴로 인해 남성의 14%, 여성의 42.37%가 성형수술을 원한다고 예를 들었다. ●“생긴 것과 성격은 상관있습니다” 특히 그는 남·북방계 얼굴의 연구를 통해 질병유전자의 여러 공통점을 찾으면서 적어도 당뇨병은 남방계와 관련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밝혀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중 뇌를 만드는 유전자가 가장 많고, 반면 용모(치아)를 만드는 유전자가 가장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모와 뇌(성격)는 부모를 닮을 확률이 높지요. 따라서 용모와 성격은 상관성이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인은 무엇인가’를 연구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얼굴계측, 나중에 얼굴의학-얼굴공학 차원으로 연구영역을 넓히면서 한국인에게 최적인 것들, 즉 안경이나 헬멧, 마스크, 얼굴인식 장치 등의 모형도 얼마든지 표준화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는 또 “우리나라 미용산업에 들어가는 돈이 자녀 과외비 다음으로 높은 연간 35조원에 이른다.”고 전제한 뒤,“그렇게 많은 돈이 투자되면서도 문화적으로 쌓이는 것이 전혀 없어 공중분해되는 꼴이다.”면서 우리 시대의 ‘참미인’이 무엇인지 경각심을 주고 싶어 연구도 하고 책도 펴내게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렇다면 미인의 기준은 무엇일까. 비너스의 아름다움은 남자들에 의해 평가된 육체적 아름다움이라면, 오늘날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높아지면서 미인의 개념도 많이 달라졌다면서 내면적, 외향적 아름다움이 갖춰져야 ‘이 시대의 미인’이라고 했다. ●“얼굴 보면 머릿속을 알 수 있지요” “인간이 밝은 미소를 지을 때 눈썹과 입꼬리가 6㎜정도 올라가기 때문에 설령 미인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표정으로 커버할 수 있습니다. 얼굴이 좌우대칭형에다 얼핏 봤을 때 어디선가 본 듯하고 친숙한 이미지가 미인에 해당되지요. 결국 미추(美醜)의 차이는 2∼5㎜(표정변화에 따른 얼굴크기)에 불과합니다.” 1968년 홍익대 동양학과에 입학한 뒤 ‘인물화’를 전공한 조 교수는 동양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되겠다는 생각에 가톨릭의대에서 해부학을 7년간 공부했다. 서울교대에서 동양화를 가르치던 1979년 어느날 미인의 인문학적 연구를 생각해냈다. 이후 과학적 계량화 작업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한명의 얼굴을 2㎜ 등고선 촬영장치 카메라로 정면, 측면 등 70군데씩 찍어 나갔다. 이렇게 1985년까지 20살 남녀 2만여명을 대상으로 얼굴 각 부분의 길이와 비율, 형태 등을 측정, 수치화했다. 아울러 한국인의 유형별 두상조각을 만들어 전시를 했다. 소문이 나자 그에게 평택 임씨 등 전국 곳곳의 가문에서 조상의 얼굴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얼굴은 뇌를 싼 보자기와 같아서 보자기를 보면 속에 뭐가 들었는지 알 수 있다.”는 그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로봇시대가 되면 로봇 얼굴만 바꿔 끼게 되는데 이때 외국에서 만들어지는 얼굴보다는 한국인다운 로봇이 훨씬 편안하지 않느냐.”고 말해 한국형 로봇얼굴 제작에 대한 관심을 피력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 그가 걸어온 길 ▲1950년 충남 서천 출생. ▲72년 홍익대 동양화학과 학사. ▲78년 동대학원 석사. ▲81∼84년 군산대 미술과 전임강사, 조교수. ▲84년 일본 도쿄예술대 대학원 박사. ▲84∼94년 서울교육대 미술교육과 조교수, 부교수. ▲94∼2003년 서울교육대 미술교육과 교수. ▲03∼06년 한서대 보건학부 미용학과 교수. ▲07∼현재 한남대 객원교수. # 연구실적 및 저서 국내 최초 악학궤범 토대로 처용탈 과학적 복원(04년), 우리 몸과 미술문화(89년), 등고선을 이용한 데생연구(92년), 얼굴 한국인의 낯(99년), 서양화 읽는 법(97년), 미인(07년)
  • [과학플러스] 국립중앙과학관 등 여름방학 프로그램 마련

    과학기술부와 산하 유관기관들이 여름 방학을 맞은 청소년을 위해 각종 과학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타이완, 호주 등 12개국을 회원으로 하는 이론물리분야 국제 연구기관인 아·태 이론물리센터는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과학 커뮤니케이션 여름학교’를 개최한다.‘과학콘서트’의 저자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강사로 나선다.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글쓰기 등 젊은 과학도가 인문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054-279-3646. 국립중앙과학관에서는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장영실 과학학교’가 운영된다. 유치원과 초등학생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실습 등 과학체험 기회가 마련된다.042-601-7944. 국내 최초의 순수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고등과학원은 오는 26일 저명한 과학자의 강연을 듣고 그들과 대화할 수 있는 과학캠프를 개최한다. 02-958-3888. 다음달 10일부터 15일까지 경기 일산 킨텍스(KINTEX)에서는 국내 최대의 과학 축제인 ‘제11회 대한민국 과학축전’이 열린다.이번 행사에는 20여개의 정부 출연 연구소의 최첨단 연구 성과가 전시된다. 또 93개의 초·중·고등학교 과학실험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상과 미래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02-559-3841.
  • [이주의 책갈피]

    ●박홍순의 그림논술 강의 유레카 논술아카데미의 박홍순 논구술연구소장이 동·서양의 명화 100여점을 42가지 역사·문화·사회·철학적 주제와 접목시켜 풀어쓴 논술 교양서. 현대문명과 문화, 국가주의 소수주의와 차별, 미술과 삶 등 5가지 주제의 그림들을 통해 인문학적 상상력을 기르도록 돕는다. 랜덤하우스코리아.1만 8000원.●왜 공부하는가 공포영화 ‘링’의 작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스즈키 고지가 부모를 위해 쓴 교양서. 자녀에게 ‘공부해라.’라고 채근할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왜 공부해야 하는지 설득해서 스스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왜 이런 걸 공부해야 돼.’라는 아이들의 질문에 난감했던 적이 있었다면 읽어볼 만하다. 한스미디어.9000원.●웨인 다이어 박사의 위대한 보살핌 임상심리치료의 권위자인 웨인 다이어 박사의 ‘자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부모의 육아 매뉴얼’. 자녀 스스로 행복을 추구하는 힘을 키워주기 위한 부모의 역할을 9가지 주제로 나눠 설명한다. 동녘라이프.1만원.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중국눈으로 본 독일 번영의 역사

    프로이센의 철혈(鐵血)재상 비스마르크는 세 차례 대외전쟁을 거치며 1871년 독일 통일을 이루었다. 이후 독일은 신속하게 2차 산업혁명을 이끌면서 30년 남짓 만에 영국을 추월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중국 국영방송(CCTV)은 세계사에는 이렇듯 간단하게 서술되어 있는 독일 번영의 역사를 국민들에게 구체적으로 알리겠다며 카메라를 들이댔다. 생동감 넘치는 화면과 충실한 역사적 고증이 뒷받침된 것은 물론이다. CCTV는 15세기 이후 세계를 호령한 독일 등 9개 대국(大國)의 발흥과 패망의 역사를 담은 ‘대국굴기(大國起)’를 지난해 방송했다. 미국과 더불어 21세기 양대 경제대국으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중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강대국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미래를 준비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CCTV는 국내외 학자와 전문가 100여명의 자문을 받아 3년 동안 9개국의 역사현장과 대학·박물관 등을 찾았다. 그 결과 중국 시청자들로부터 ‘2006년 중국사회를 뒤흔든 최고의 프로그램’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CCTV는 12회로 이루어진 ‘대국굴기’가 모두 끝난 뒤 시청자의 요구가 거세지자 다시 방송했다.6개짜리 DVD는 시중에 깔리자마자 동났고, 내용을 8권으로 정리한 책 역시 1만질이 순식간에 팔려나갔다고 한다. EBS는 특별기획 ‘대국굴기’를 10일까지 월∼금요일 오후 9시50분에 방송한다.2일은 ‘독일, 유럽제국을 이루다’편이다. 19∼20세기 서양 역사에 대한 인문학적 교양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이자, 왜 중국사람들이 ‘대국굴기’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당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릴…/더글러스 무크 지음

    ‘합의독재’란 말이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박정희의 장기 독재가 가능했던 데는 다수 국민의 자발적 동의와 협조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자발적 합의였는지, 강압에 의한 어쩔 수 없는 복종이었는지를 두고 한국 사회·역사학계는 논쟁했고,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심리실험의 설명은 좀더 명쾌하다. 인간의 야만은 본성이 아니라 사회적·시대적 상황이 만든 산물이란 것이다.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이 지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에 적응해가고, 때론 적극적으로 명령을 수행하게 되는 과정을 심리실험은 다양한 각도에서 풀이했다. 심리학자인 스탠리 밀그램은 인간의 잔인함이 ‘권위에 대한 복종’에서 온다고 결론짓는다. 밀그램은 배우가 실수(물론 연극!)할 때마다 이를 지켜보는 다수의 참여자들(물론 연극인 줄 모름!)이 전기충격 강도를 높여 배우를 벌하도록 실험을 조직했다. 참여자들은 학습자의 고통 호소에도 아랑곳없이 전기충격의 강도를 올렸고, 실험 주관자의 지시에 끝까지 복종했다. 또다른 심리학자인 솔로몬 애시는 참가자 10명을 뽑아 일정 정도 떨어진 곳에 카드 2장을 내걸었다.1번 카드엔 검정 직선이 하나,2번 카드엔 길이가 다른 직선 3개가 그려졌다.1번 카드의 직선과 일치하는 직선은 명백히 2번 카드의 2번이나,1명을 제외한 9명이 서로 짜고 모두 3번이라고 답하자 나머지 1명도 3번이라 대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애시는 “일치의 압력은 불일치가 공개적으로 드러난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우리 옆의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잔인함은 권위에 대한 복종심, 타인과 다른 생각·행동을 할 때의 두려움으로 독버섯처럼 자라고, 독버섯의 자양분은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의 호주머니로부터 나온다. 소수의 불복종 행위가 다수의 침묵·복종 카르텔을 현저히 약화시킨다는 밀그램·애시의 첨언이 새삼 묵직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당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심리실험 45가지’(더글러스 무크 지음, 진성록 옮김, 부글 펴냄)는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실험들 중 ‘고전’의 반열에 오른 심리실험 45가지를 추려 쉽게 풀어썼다.‘파블로프의 개’나 ‘스키너 상자’처럼 익숙한 것들에서부터 조지 밀러의 ‘매직 넘버 7’과 월터 미셸의 ‘자제력 이론’등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한 실험까지 다양하다. 질문하는 단어 하나로 과거의 기억이 변형·재편집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존 팔머의 이론은 내년부터 국내에 도입될 형사재판 배심제와 관련해서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심리학 입문서로 쓰인 책이지만 각각의 실험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종종 인문학적 성찰의 필요성과 맞닥뜨리게 된다.1만 5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만화, 고고학을 만나다

    선사고고학이 깊이있는 인문학적 콘텐츠의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만화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고고학자인 이융조 한국전통문화학교 초빙교수는 24일 서울국제무역전시장(SICAF)에서 ‘만화가를 위한 고고학 강좌’를 갖기로 했다. 만화가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화백은 “고고학자들의 발굴작업은 그 과정이 하나의 드라마”라면서 “선사고고학에 대한 만화가들의 관심이 뜨거워 100개의 좌석을 준비해 놓았다.”고 소개했다. 고고학과 만화의 만남은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뿌리째 캐는 한국미술’이라는 강좌가 계기가 됐다. 시사만화가로 이름을 날린 박 화백과 이문열의 ‘삼국지’를 만화로 옮긴 이희재 화백은 지난 3월13일 ‘한국의 구석기 시대와 문화’라는 이 교수의 강연을 들으며 무릎을 쳤다. 선사시대의 비밀을 밝히는 고고학자들의 발굴 과정을 만화로 만들면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 모두가 고고학에 흥미를 갖고 구체적인 지식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두 사람은 더 많은 만화가들과 선사고고학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 상상력을 자극해 좋은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이 교수는 “고고학을 대중화하는 데 만화보다 좋은 것이 있겠느냐.”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지난 3월31일에는 1박2일 일정으로 10여명의 만화가를 한반도 구석기 유적의 보고인 단양으로 초청했다. 자신이 발굴에 참여한 구낭굴과 수양개 유적, 수양개에서 발견한 유물을 전시해 놓은 수양개박물관을 돌아보면서 발굴 당시의 일화도 들려주었다. 박재동 화백은 “우리 만화는 인문학적 전문성에서 일본에 다소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고고학 강좌가 밑바탕이 되어 만화가들이 나름대로 전문적 분야에서 지식을 쌓아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표시했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우리 시대를 말하고 싶다”

    “역사 장편소설은 이제 그만두고 싶습니다. 당대의 일을 쓰려 합니다.” 역사소설 ‘남한산성’(학고재)을 출간한 김훈(59) 씨는 17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당대를 다룬 글을 쓰고 싶다.”면서 “27년간 기자로 살았는데도 당대를 말한다는 게 겁이 나 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대의 일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 조정래, 황석영씨를 존경합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당대의 모습이 제 속에 정리돼 있지 않은 듯 합니다. 기자로서 다양한 체험이 인문학적 소재가 될 수 있는 건지 아직 자신이 없습니다.” 김씨는 그러나 역사소설 중에서도 흑산도로 유배 간 정약전의 삶 등을 다룬 단편은 펴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의 신작은 1636년 겨울 병자호란 때 청나라의 대군을 피해 인조가 신하들과 함께 남한산성에서 47일 간 머물며 겪었던 일을 다룬 장편이다.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 실존의식을 다룬 장편 ‘칼의 노래’, 가야금의 예인인 우륵의 이야기를 쓴 ‘현의 노래’, 이번 신작에 이르기까지 역사소설을 잇따라 발표한 것에 대해 김씨는 “아마 역사에 대한 부채의식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뉴스
  • 파워농촌으로 디자인하라/이상무 지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후 우리 농촌, 농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제 수천년간 이어져 온 우리 농업의 막을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게 우려의 한 극단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 농업에서 희망의 싹을 틔우는 것은 그토록 어려워진 것인가. 눈을 세계로 돌려 보자. 눈 앞의 현실만 목도하지 말자는 얘기다. 우리보다 어려운 세계 각국의 농업 현실도 보고, 농업 강국들의 집적화된 농촌도 살펴 보면서 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힘을 키워 나가야 한다.‘파워 농촌으로 디자인하라’(이상무 지음, 도솔 펴냄)는 외국의 사례를 토대로 우리 농촌의 살 길을 모색한 책이다. 30년 가까이 농업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한 핵심 관료 출신인 저자는 이 책에서 세계 각국의 농업과 농업개혁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멕시코 반면교사·덴마크 벤치마킹 대상 세계 여러나라가 농업 문제를 어떻게 접근했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실증적으로 모색한다. 이는 철저하게 자신이 직접 찾아 보고, 확인한 내용만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책에는 세계 40여개국의 농촌 사례가 실려 있다. 우리와 비슷하거나, 못하거나, 월등한 농업과 농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책은 남아시아부터 유럽, 중앙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미국, 일본, 중국 등 모두 9부로 구성돼 있다. 농업을 보호 대상으로만 여겨서는 제대로 된 대처 능력을 키우기 어렵다는 게 저자가 던지는 화두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영세농의 몰락을 가져온 멕시코의 사례는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고, 생산부터 소비까지 완벽한 조합시스템으로 국가경쟁력을 구축한 덴마크는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웰빙농촌´이 ‘파워농업´의 전제 우리와 비슷하게 ‘농촌황폐화’ 위기까지 치달았다가 친환경 유기농업으로 재도약한 영국 농업은 또 어떤가. 저자는 세계 각국의 농촌을 둘러본 것을 토대로 농촌 정책의 다양성을 구체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정책들은 궁극적으로 ‘웰빙 농촌’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고, 그것이 결국 ‘파워 농업’의 전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농림부 고급관료를 지낸 농경제학자가 쓴 책이니 딱딱한 통계수치만 나열했으리라는 선입견은 첫 장부터 깨져 버린다. 한 나라의 역사와, 정치사를 거론한 뒤 농업의 현실을 거침없이 조망한다. 통계는 보조 수단에 불과하다. ●세계시장 통합·지방특색 전문화가 살 길 저자의 경북중 한 해 후배인 소설가 이윤기씨가 쓴 발문에는 딱딱하리라고 예상했던 이 책이 술술 읽히는 이유가 고스란히 들어 있다. 중학교 시절부터 저자는 이씨의 ‘우상’이었다. 발군의 인문학적 소양이 저자를 우상으로 삼게 만들었다고 이씨는 밝히고 있다. 농업 관료의 세계 각국 농촌 기행의 결론은 무엇일까. 저자는 세계화와 지방화를 합쳐 ‘세방화(glocalization)’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세계시장의 통합과 지방의 특색을 살리는 전문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창의력을 갖추지 않으면 국경없는 무한경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또 단순히 농업만을 주장해서는 웰빙 농촌의 길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어차피 개방이 불가피하다면 전문성을 갖춘 농업으로 즐기면서 진검승부를 가려볼 수 있지 않을까.332쪽,1만 25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Let’ Go] 살구꽃 흐드러진 청도여행-운강고택

    [Let’ Go] 살구꽃 흐드러진 청도여행-운강고택

    박하담은 조선의 문인, 충순공 승원의 아들.1531년 식년문과에 을과로 급제, 정자를 거쳐 1536년 교리로 원접사 종사관이 됐다.1538년 파직당했다가 1545년 영월군수로 등용, 군자감 부정 등을 거쳐 좌통례로 춘추관 편수관을 겸해 ‘중종실록’‘인종실록’ 편찬에 참여했다. 이듬해 성천 부사로서 문과중시에 병과로 급제, 사가독서를 했고,1550년 동부승지·대사성을 거쳐 우부승지를 역임했다. 1553년 성절사로 명나라에 다녀왔으며,1556년 이황의 뒤를 이어 양관의 대제학을 지냈다. 이후 훈구의 규탄으로 해직당했다가 재등용돼 1576년 이조판서 등을 지내고 밀원군에 봉해졌다. 감과 더불어 복숭아로 유명한 곳이 청도. 복사꽃이 만발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는 달리 흐드러지게 피어난 살구꽃과 자두꽃이 이방인을 반겼다. 어떤 꽃인들 예쁘지 않으랴. 봄바람에 속절없이 떨궈진 살구꽃잎들이 벚꽃을 떠올릴 만큼 화사하게 휘날렸다.4월 중순쯤엔 복사꽃이 수줍은 연분홍 꽃술을 터뜨리고, 뒤를 이어 ‘양반꽃’이라 불리는 능소화가 ‘능소화 마을’(054-373-6417)을 수놓는다. 꽃들이야 생육을 위해 애면글면 수고로운 시기지만, 완상하는 상춘객의 눈은 즐겁기 그지없다. ●한옥, 자연과의 교감 봄꽃들의 유혹을 물리치고 금천면 신지리 ‘운강고택’으로 향했다. 이 고택은 조선시대 소요당 박하담(1479∼1560)이 벼슬을 사양하고 은거하며 후학을 양성했던 서당터에 그의 11대손 박정주가 1809년에 살림집으로 건립했다. 이어 1824년에 운강 박시묵,1905년에 박순병이 크게 다시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의 소유자는 박정주의 6대손이다. “일(一)자 모양의 평면구조 가옥에서 부(富)를 축적하면 구(口)자 형태가 되고, 다시 ‘口’자가 모여 품(品)자를 이루게 되죠. 운강고택은 ‘口’자 형태의 안채와 사랑채, 그리고 가묘(家廟) 등이 모여 ‘品’자형 구조를 이루는 전형적인 재력가의 가옥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변숙현 청도한옥학교 교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곡식 등을 보관하는 곳간이 두 군데, 안채와 행랑어멈채 등에 딸린 부엌만도 세 군데에 달해 당시 대단한 집안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변 교장은 또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과의 조화입니다. 우리 민족이 반만년 동안 살아오면서 자연과 소통하는, 자연과 가장 가까운 가옥 형태임을 충분히 검증했죠. 조상의 지혜와 정서, 그리고 문화가 그대로 배어있음은 물론이고요. 운강고택 또한 주변 환경을 고려해 안채를 서향으로 배치하는 등 건축주의 인문학적 소양이 잘 드러난 건축물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우선 골목길을 이리저리 꺾어 들어간 초입부터 남달랐다. 변란시에 집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세상을 향해 내세우거나 뽐내지 않고 은둔자의 삶을 살겠다는 집주인의 의지가 담겨져 있다. 위계질서가 엄격했던 신분사회의 단면도 엿볼 수 있다. 집주인이 기거하는 사랑채와 행랑아범채의 기단 높이와 재료를 달리한 것이나 안채와 행랑어멈채에 별도의 화장실을 두고 있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 또 남자들의 공간인 사랑채 담벼락은 ‘길(吉)’자형 무늬 등을 넣어 화려하게 장식했지만, 여자들의 공간인 안채 담벼락은 흙으로만 밋밋하게 발라 놓았다. 가묘로 들어서는 일각문의 높이를 낮게 만들어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도록 한 것에선 조상들에 대한 경외감도 엿보인다. ●고택과의 대화 고택 속에 한 시대의 미학과 정서가 깃들어 있다면, 둘러보는 사람 또한 마땅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터. 변 교장은 “우선 그 시대에 대한 이해와 정교한 상상이 필요합니다. 이 시대의 잣대로 고택을 봐서는 안되지요. 사랑채 뜨락을 거닐던 집주인, 부엌을 오가는 행랑어멈 등과 대화를 나눠 보기도 해야 합니다.”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오감을 통한 체험을 해야 합니다. 눈으로 보는 것은 물론 문설주를 만져 보기도 하고, 귀 기울여 기와의 소리를 듣기도 해야죠. 고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관광해설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라고 강조했다. ■ 청도 주변 오감체험 ●월촌마을 청도읍에서 ‘운강고택’으로 가기 전 매전면 하평리에 자리잡고 있는 김해 김씨 집성촌. 수령 500년 이상된 거대한 은행나무가 인상적이다. 나뭇가지가 펼쳐진 면적만도 1000평에 달한다. 달의 주기인 15일에 맞게 마을 가구 수도 15호를 넘지 않는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054)372-5245. ●꼭두서니 감물염색 청도군 화양읍 유등리에 있는 천연염색공방. 감물염색은 우리나라 고유의 염색법으로 시염(枾染)이라고도 불린다. 풀을 먹이거나 다림질을 할 필요가 없고, 바람이 잘 통해 시원하다. 비를 맞거나 땀이 나도 몸에 달라붙지 않는다. 감즙이 방부제 역할을 해 땀이 묻은 채 두어도 썩지 않는다. 감물염색 체험도 가능하다.1만원. 체험에 사용한 1야드(90㎝)짜리 광목천은 가져갈 수 있다.7만∼8만원.www.kokdu.com,(054)371-6135. ●와인터널 청도 특산품인 감을 주원료로 생산되는 ‘감 와인’의 숙성 저장고. 온도와 습도가 연중 일정하게 유지된다. 화양읍 송금리에 있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져 경부선 철도 터널로 이용되다, 경부선 노선변경에 따라 버려진 것을 와인 저장고로 이용하고 있다. 길이 1015m. 오전 9시30분∼오후 8시 사이 찾아가면 감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시음은 무료. 감 와인 1병은 1만 4000원.www.gamwine.com,(054)371-1135. ●여행수첩 ▶가는 길 자동차:경부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신대구~부산간고속도로→청도 나들목. 기차:서울역→동대구역→환승→청도역 ▶문의 청도군청 문화관광과: tour.cheongdo.go.kr, (054)370-6371. 운강고택:(054)372-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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