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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들레헴 지구촌 순례자로 붐벼/성탄절 세계의 표정

    ◎교황 성탄메시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 포기말라” 【외신 종합 연합】 크리스마스를 맞아 세계 곳곳에서는 예수의 탄생 축하와 함께 전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가 잇따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78)는 25일 세계 도처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지라고 격려. 교황은 세계 각국에서 수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비르질리오 네오 추기경이 대신 집전한 성탄절 미사에서 ‘우르비 에 오르비’(도시와 세계)를 향한 전통적인 성탄 메시지를 통해 “인륜 범죄와 증오, 폭력으로 매우 슬픈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이 많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 교황은 이어 “무기생산과 판매중지,인간적인 삶의 보호,사형폐지,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착취금지”를 촉구하면서 한국어를 포함,세계 58개국어로 성탄절 강복을 전달. ●예수가 탄생한 베들레헴은 전세계에서 찾아온 순례자들로 북적거렸고 지난 1월 교황 방문을 계기로 25년만에 크리스마스가 공휴일로 부활된 쿠바에서는 전날부터 성탄만찬을 준비하려는 이들로 시내가 크게 붐볐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25일 4선의 저명한 민주당 상원의원이 처음으로 탄핵보다는 견책을 지지한다고 공개 표명해 성탄절 최고의 선물을 받기도. 대니얼 패트릭 모이니언 의원(뉴욕)은 이날 뉴욕 타임스지와의 회견에서 클린턴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하는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 확산 우려되는 사회병리(사설)

    “요즘은 신문을 펼치기 전에 기도부터 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 성직자는 말했다.그만큼 어둡고 끔찍한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어제 아침 신문 사회면도 예외가 아니었다.대학생이 달리는 전동차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이 사고를 수습하던 지하철 역무원이 다시 열차에 치여 죽은 참변,슈퍼마켓 주인의 발목절단 사건이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자작극으로 밝혀진 일,무기고 절도범으로 검거된 주민이 자살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자백 등 어두운 사건들이 지면을 덮고 있다.참으로 우려되는 사회병리현상이다. 경제난 속에서 빚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은 지난 가을 보험금을 노려 아들의 손가락을 자르고 강도극으로 꾸몄던 아버지의 인륜파괴 행위에서 이미 극에 달했음이 드러났다.보험금을 노린 자해(自害)나 범행이 빈발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해 장기(臟器)를 매매하거나 귀중한 생명을 쉽사리 내던지는 자살행위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다. 이런 현상에 새삼 주목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을 자살이나 범죄로 해결하려는 심리적 파탄이 전염병처럼 그 독소를 키워 우리 사회를 와해시킬 가능성까지 보이기 때문이다.보험금을 노려 발목절단 자작극을 꾸민 사람의 정신상태는 말할 것도 없고 돈을 받는 조건으로 그런 기막힌 일에 동조해 남의 발목을 자른 사람의 정신건강도 비정상적인 것이다.자살하기 위해 경찰초소의 무기고를 턴 사람이나 취업이 안됐다고 달리는 지하철 전동차에 뛰어든 대학생도 제 정신을 잃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지난 50∼60년대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배곯았고 실직자도 더 많았지만 요즘같은 사회병리 현상은 없었다.경제우선의 사회풍토 속에서 물질만능주의의 포로가 된 탓에 상대적 빈곤감이나 상실감을 이기지 못하고 정신적 공황상태에 우리 사회가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이런 정신적 공황은 경제위기보다 더 큰 문제다. 실직수당 지급이나 재취업훈련 대책 못지않게 심성(心性)의 파탄현상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물론 변화된 사태에 맞게 각기 마음속의 거품을 걷어내고 겸허히 현실을 받아들여 헤쳐나가는 굳센 자세를 가져야겠지만 IMF형 범죄나 자살을 개인적 부적응이나 한 가족차원의 문제로만 보아서는 안된다.소리 없이 무너져가는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해 종합적인 사회복지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국민 정신건강을 지켜야 한다.경제적 지원과 별도로 정서적 지원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종교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 여교사 머리채 잡고 폭행/여중생 2명 사전 영장

    인천 계양경찰서는 11일 꾸지람하는 여교사를 폭행한 인천 모 여중 S양(15·3년) 등 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영어 수업시간에 여교사 S씨(35)가 잡담을 한다고 나무라자 반항하며 S씨의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욕설을 퍼부은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행위가 형법상에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교사를 폭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반 인륜적인 행위”라며 “재발방지를 위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독재자들 말로로 본 국제 인권 조류/세계인권선언 50주년

    ◎반인륜범 단죄는 역사적 필연/‘인권문제는 국제문제’ 인식 확산/아민·뒤발리에·멩기스투 등 전전긍긍 인권 범죄에 대한 단죄가 역사적 대세가 되고 있다.영국이 끝내 칠레의 전 독재자 피노체트의 신병을 스페인에 넘겨주는 절차를 개시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인권 시계’는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반인륜범은 언제 어디서고 처벌된다’는 판례를 남기는 인권사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피노체트가 영국 상원 재판부에서 면책특권 불인정 판결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독재자들이 법정에서 죄값을 치르고 역사밖으로 퇴장당하는 것은 희귀한 경우에 속했다.많은 독재자들이 외교 관례와 집권 당시를 문제삼지 않는 국내정치 불문율의 이중 보호를 받으며 안락한 말년을 보장받았다. ○‘무조건 보호’ 관례 깨져 그러나 영국 정부는 잘못된 국제사회의 관행을 깨뜨렸다.국제사회의 결연한 동참이 확인되면서 전세계 곳곳의 독재자들이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피노체트 판결이 중차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이디 아민,장클로드 뒤발리에,멩기스투 등 독재자 리스트 앞머리에 올라있는 인물들이 무엇보다 긴장하고 있다. 아프리카 독재자 가운데서도 악명높기로 첫손 꼽히는 우간다의 아민은 정적을 악어밥으로 던져주는 등 잔학한 수법으로 30만명을 살해한 인물.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농사일로 숨어 지내지만 국제인권단체들은 다음 표적 1순위로 지목하고 있다. ○본국 송환될까 안절부절 74년 에티오피아 황제를 전복하고 권력을 장악한 멩기스투.91년 반군에게 축출돼 짐바브웨로 피신한 뒤 권력 재탈환 음모를 꾀하다가 짐바브웨 정부의 골치덩어리로 낙인찍혔다.반인륜 범죄 죄목으로 궐석재판을 받기도 한 그는 요즘 본국으로 송환될까봐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전 필리핀 독재자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는 집권기간 중 엄청난 양의 구두를 수집하고 달러를 밀반출 하는 등 부정축재를 일삼다 86년 남편 실각과 함께 하와이로 쫓겨났다.91년 국내 입국,92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며 재기를 꿈꾸기도 했지만 93년 금고 18년을 선고받고 상고절차가 진행중인 상태다. 인도네시아의 전 대통령 수하르토도 철권통치 끝에 권좌에서 쫓겨나 단죄를 기다리고 있다.콩고의 카빌라 대통령은 지난달 유럽여행에 나서면서 선발대를 앞세워 체포영장이 나와있지 않나 알아본 뒤에야 길을 나섰다는 후문이다. 반인륜을 저지른 독재자들은 비록 우여곡절 끝에 법정에 서지 않았다 해도 말로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71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아이티 종신대통령으로 취임한 뒤발리에는 학정을 편 끝에 86년 축출돼 프랑스 망명길에 올랐다.한때 유명관광지에서 호화롭게 살았으나 2억달러를 탕진하곤 전화료도 내지 못하는 알거지가 됐다.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황제 보카사는 나라를 철권통치하며 더할 수 없는 권세를 누렸지만 집권 7년만에 권좌에서 내쫓겼다.그 아들들은 파리의 노숙자로,심지어 범죄자로 전락했다. ○인권범죄 처벌 시효 없어 지금까지 일부 독재자들은 범죄행각을 벌이고도 호의호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지구촌 어디에도 발붙일 곳이 없게 됐다.세계 각국이 앞다투어 외교적 분쟁을 감수하면서도 인권외교를 표방하고있다. 인권수준은 한나라의 정치수준과 비례하며 사회지수로도 통용된다.특히 인권문제가 특정국가,특정지역의 내부 문제가 아니라 국제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반인륜적 인권 파괴자는 끝내 세계의 이름으로 단죄되는 것이 시대적 조류다.인권파괴 행위자의 단죄에는 시효가 없다는 전 지구적 컨센서스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 독일의 신임 라퐁텐 외무장관은 중국 당국의 불편한 심기에도 불구하고 반체제 인사들과 접촉을 지속하는 등 세계의 새로운 기류를 앞장 서서 실천하고 있다.
  • 뇌사 인정 필요하지만(사설)

    의학의 발달로 장기이식이 보편화되고 있다.장기이식이외에는 치료할 길이 없어 죽음만을 기다리는 환자가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아 제2의 삶을 찾았다는 미담은 우리에게 생명의 고귀함과 뜨거운 사랑을 느끼게 해준다.문제는 필요한 만큼의 장기를 구할 수 없다는 것과 뇌사(腦死)가 법적으로 인정되지않아 뇌사자의 장기이식이 사실상 불법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비인륜적인 장기밀매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가 뇌사를 인정하는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안’을 확정,올 정기국회를 거쳐 2000년부터 시행키로 한것은 의료기술의 발전이나 세계적인 추세로 보아 불가피하다고 본다.불의의 사고나 치료불능의 질병등으로 뇌의 기능이 정지하여 생존가능성이 전혀없는 뇌사자의 장기로 죽어가는 다른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료계는 물론 모두가 반길 일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의 장기이식 건수는 지난해까지 모두 1만5,000여건에 이르며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지금도 장기제공자보다 10배나 많은 사람들이 장기이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필요한 장기를 구하지못해 돈으로 사고 파는 장기밀매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법적 근거가 없어 고작 사기나 횡령등으로 처벌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필요한 장기를 구하는 가장 도덕적이고 좋은 길은 두말할 것도 없이 뇌사자로부터 받는 것이다.그러나 뇌사판정은 귀중한 생명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법률안은 정부가 인정하는 뇌사판정 의료기관에서 판정위원의 3분의 2가 출석하여 출석위원 전원이 찬성할 때만 뇌사를 판정토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뇌사판정에 대한 의학적 시비는 물론 윤리·도덕적인 문제까지 따를 것이다.본인이 명백히 기증의사를 밝히지 않았을 경우 가족의 동의만으로 장기를 기증할 수 있게 한 부분도 논란의 소지가 크다고 본다. 정부가 지난 96년부터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모아 마련했다는 법안이지만 종교계를 비롯한 각계의 많은 반대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바로 뇌사판정이 생명의 존엄성을 해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법 시행에 앞서 보다 완벽한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하고 신중히 시행할 것을 당부한다.뇌사인정을 계기로 사회적으로 장기기증운동이 보다 활성화되기를 아울러 기대한다.장기기증이야말로 한사람의 죽음이 죽음으로 끝나지않고 새 삶으로 이어지는 거룩한 뜻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 피노체트와 정직한 역사/李慶衡 논설위원(外言內言)

    영국 최고법원이 칠레 전 독재자 아우구스트 피노체트에 대해 면책특권이 없다고 판결한 것은 ‘역사의 정직성’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17년간 칠레를 철권통치하면서 수천명을 학살하고 고문과 납치를 자행한 피노체트는 이제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그에게 혹독한 재판과 감옥이 기다리고 있는 ‘스페인 행(行)’을 재판부가 명령한 25일은 바로 그의 83회째 생일이었다.노회한 독재자에게 준 역사의 준엄한 ‘생일선물’이 어쩌면 그렇게도 맞아 떨어지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역사의 엄정성을 상징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물론 피노체트의 신병을 스페인으로 인도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3­4개월이 걸릴 수도 있고 영국내무장관이‘재판부의 결정과는 무관하게 ‘인도적 견지에서’석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그러나 이같은 지엽적 절차나 그가 나중에 석방되고 안 되고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역사는 이미 그가 저지른 반인도적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대해 단죄를 했기 때문이다. 영국 최고법원의 이번결정으로 세계 곳곳에 은신해있는 과거 독재자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응징분위기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재임중에 30만명을 학살한 우간다의 이디 아민이나 지난 96년 프랑스로 건너간 아이티의 장 클로드 뒤발리에 등도 ‘독재자에 대한 국경없는 단죄’라는 역사의 정직성 앞에 포박을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같은 ‘역사의 정직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끝내는 스스로 현재화(顯在化)되기 마련이다.최근 우리 사회에서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는 ‘일제 치하의 친일파 인사들의 행적에 대한 규명’작업도 정직한 역사의 자기 구현 맥락에서 인식되어야 한다.해방후 친일파들이 단죄되지 않고 역대 정권의 반공·안보논리에 편승하거나 테크노크라트로 변신하여 민족의 자존과 정기를 흐트러지게 한 것은 건국반세기의 과오가 아닐 수 없다. 과거 친일 인사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오늘날 이를 역사적 시각에서 비판하는 작업은 해당 특정인이나 그 후손들을 지금에 와서 처벌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역사가 갖고 있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의 규범을 어느 누구도 거역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자는 것이다.‘피노체트 단죄’에서 ‘정직한 역사’의 엄정성을 다시 실감하게 된다.
  • 인륜 파괴 범죄와 사회적 책임/류호담(굄돌)

    가족에 대한 범죄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아내와 자식들의 손발을 묶고 불을 지르는 행위에서부터 보험금을 노려 어린 자식의 손가락을 자른 사건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의 가족대상 범죄가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른바 인륜파괴 범죄와 생계형 범죄가 IMF이후 부쩍 늘어났다. 사회에서 기본적인 행복으로 보장되어야 할 가정윤리가 속절없이 파괴된다는 점에서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다. 그러나 그같은 끔찍한 범죄가 앞으로도 얼마든지 더 발생할 우려가 있는데 사실상 그것을 막을 방책이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현재 전국에는 일용노동자를 포함해 실직자가 350여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중에는 장기적인 실직에다 빚독촉으로 도저히 생활을 꾸려나갈 수 없을 정도로 파탄 직전인 위태로운 가정이 한둘이 아니다. 아내의 가출로 가정이 파괴되거나 아이들을 고아원에 버리고 길거리를 떠도는 노숙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앞날이 보이지 않는 심리적 공황에 빠질 때에는 각종 범죄가 예상된다는 것이 사회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고 보면 사태는심각한 지경으로 치닫는다고 할수 있다. 최근의 이같은 반인륜적 가족범죄 사건은,윤리의 황폐화와 정신적 파탄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오늘의 한국사회가 만들어낸 것이리라. 그러나 이를 더이상 방치할 경우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는 사회붕괴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같은 사회병리 현상을 경제난과 연관 지으려는 경향이 있으나 그것이 반드시 옳지만은 않다. 지금보다 훨씬 궁핍한 때에도 요즘과 같은 사회적 타락은 없었다. 우리 모두의 삶이 고단한 때이지만 어려울수록 인륜과 공동체 정신을 소중히 여기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공동체 정신의 참뜻을 곰곰히 되새겨 보아야 할 시점이다.
  • “체벌보다 부담을 줘라”/신지용 교수에 들어본 자녀지도 요령

    ◎아이 잘못 부모 기분따라 질책 안돼/양육원칙 세우고 융통성 발휘해야 최근 생활고 때문에 아버지가 아들의 손가락을 자른 사건이 세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IMF한파에 오죽 했으면 그랬을까싶은 일말의 동정도 없지 않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자식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킨 반인륜적인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전반적인 사회분위기였다. 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申智容 교수(소아청소년정신과)는 “이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드물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는 아동학대의 성향이 퍼져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부모의 잦은 폭력으로 정신과 전문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아동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아동학대란 소아청소년 정신과의 진단명으로 선진국에서는 진단기준이 명확하게 확립돼있다.단 한차례라도 심하게 아이를 구타하거나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면 아동학대의 가해자가 된다. 하지만 가부장중심으로 효가 강조되는 우리 사회에서는 아이는 부모의 부속품처럼 여겨지는 측면이 없지 않다. “내 자식 내 마음대로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다.외국에서 볼 수 없는 부모자녀 동반자살이 우리나라에서 드물지 않은 것이 이런 사실을 입증해준다. 申교수는 “병원을 찾는 아동들 가운데는 오랜 시간 치료를 필요로 하거나 인격발달이나 행동조절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있다”며 “병원까지 오지 않더라도 엄격한 아동학대 기준을 적용한다면 우리나라 부모중 상당수가 아동학대자”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든 절대 아이를 때려서는 안될까.그보다는 자녀양육에 있어서 원칙을 세우고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즉 아이의 잘못을 부모 자신의 기분상태에 따라 질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이 큰 잘못을 했더라도 심하게 맞으면 감정이 앞서게돼 자신의 잘못을 돌아볼 겨를이 없거나 맞았기 때문에 이제는 괜찮다는 식으로 넘어가게 된다.아이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바로 체벌하기보다는 아이에게 은근히 부담을 줌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 보게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교육이라는 것이다.
  • 與 “稅風=세금 도둑” 압박 강화/對野 공격 방향 선회

    ◎“야서 표적사정 주장… 본질 흐려진다” 판단/‘부정부패 척결’에 초점 “타협대상 아니다” 여권이 대야(對野)공격 방향을 틀었다.세풍(稅風)을 ‘세금도둑질’,사정(司正)을 ‘부정부패’로 초점을 바꿨다.‘범죄’로 몰아 야권을 압박하려는 전략이다. ○…먼저 국민회의가 세풍의 실상을 알리는데 팔을 걷어붙였다.한나라당의 ‘야당파괴’‘표적사정’ 주장에 사안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韓和甲 원내총무는 14일 의원총회에서 “국세청을 동원해 정치자금을 거둔 것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을 꺼냈다.이어 국민들이 피부에 와 닿도록 세풍은 ‘세금 도둑질’로,개인비리는 ‘부정부패 척결’로 통일해 달라고 주문했다. 金元吉 정책위의장이 거들었다.金의장은 “한나라당이 국세청을 이용,대기업에 세금을 깎아 주겠다며 선거자금을 모금한 것은 결국 개인 납세자 및 소상공인들이 대기업이 안낸 세금만큼 세금을 대신 내야 하는 원리와 마찬가지”라고 과세의 형평성 위반을 지적했다.秋美愛 의원은 “야당파괴니,표적사정이니 하면서 떠드는 한나라당 李會昌 총재는 사과하고 총재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한나라당에 대구 옥외집회를 철회하고,국회정상화에 임할 것을 촉구하는 등 야당의 ‘신(新)지역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자민련은 朴泰俊 총재가 진두 지휘에 나섰다.朴총재는 이날 車秀明 金基洙 의원 입당식에서 세풍사건을 ‘천인공노할 범죄’라고 성토했다.朴총재는 “국가기관중 가장 도덕성이 요구되는 국세청이 엄청난 돈을 모금해 특정인에게 정치자금으로 준 사실은 범죄”라고 규정했다. 또 사정정국을 겨냥,부정부패 척결론을 거듭 내세웠다.그는 “한보철강은 시설비가 3조∼3조5,000억원이면 되지만 5조7,000억원이 투입됐는데 나머지는 어디로 갔겠느냐”며 “기아사태 종금사 PCS CA­TV 등처럼 정경유착이자 권력형 부패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朴총재는 아버지가 돈때문에 아들 손가락을 자른 사건을 들어 “지도층의 부정부패가 이런 반인륜적 범죄를 낳았다”고 지적했다.그리고는 세금도둑질 사건과관련,“당연히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는데도 이를 표적수사라고 비난하고 장외에서 엉뚱한 일을 벌이고 있는 정당이 있다”고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邊雄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원 사격했다.邊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국세청과 안기부를 동원해 대선자금을 긁어모은 것은 국민세금을 도둑질한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주장했다.
  • 인륜파괴의 끝은 어딘가(사설)

    마산 초등학생 손가락 절단사건의 범인이 아버지로 밝혀지자 온 나라가 깊은 슬픔과 충격에 휩싸여 있다.보험금 1,000만원을 타기 위해 평소 밥도 제대로 먹이지 못한 아들의 손발을 묶고 예행연습까지 했다니 경악과 분노를 참을 수 없다.주말 아이들과 함께 그 뉴스를 접한 부모들은 모두 자식들 보기가 민망해져 차라리 철모르는 10대 떼강도의 소행이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한다.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낀다. 보험모집인과의 대질신문 때까지 범행사실을 숨기던 범인에 비해, 아버지를 걱정하며 그 일을 입밖에 내지 않고있다가 결국 털어놓은 아들의 모습이 너무 애처롭다.이제 불구의 몸에다 고아로 살아가야 하는 그 10살 소년 정우군이 오늘의 악몽에서 벗어나 어떻게 잘 자랄 수 있을지 걱정이다.그가 다니는 학교 어머니회에서 돕기 위한 방안을 찾기로 했다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 땅의 모든 부모들도 그를 돕는일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아버지의 소행은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이지만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면 많은 돈이 생긴다는 말에 따라 스스로를 희생한 소년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음은 물론 어른보다 오히려 더 어른스러운 의연함마저 느끼게 해준다.그렇게 태연하고 효성스런 정우군 앞에 어른들은 모두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최근 가족붕괴현상과 황금만능주의의 만연으로 빚어지는 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다.돈벌이를 위해서는 가족마저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물신주의가 가정을 파괴하고 결국 우리 사회 전체를 무너뜨릴 위험수위에까지 이른 것이다.지난 2월 서울에서 발생한 중학생 자살 위장극의 경우 어머니가 아들을 시켜 자작극을 연출케 한 사건이었으며 지난 7월19일 울산에서 일어난 ‘장애아 농약 요구르트 독살 사건’도 보상금을 노린 아버지의 짓으로 드러나고 있다.지난 11일에는 경남 거제에서 50대 어머니가 60대 동거남과 함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20대 아들을 살해했고 12일에는 서울에서 남편을 독살한 30대 여인이 긴급 체포되기도 했다. 이같은 사건은 산업화 과정에서 파생된 급작스런 대가족제도의붕괴와 이에 따른 가족내 위계질서 실종에다 ‘IMF한파’까지 겹쳐 내일에 대한 희망 상실과 급성적 분노,우울증상 등이 가세해 일어난 사회병리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그러나 이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는 사회붕괴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다.더 늦기 전에 도덕과 윤리 재무장을 위한 범(汎)국민적 정신개혁운동을 펼쳐야 하겠다.정부는 물론 사회단체,종교기관,각급학교 등 모두가 나서 희망과 온정이 넘치는 가정과 사회 건설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 자녀대상 범죄 늘어 충격/자살위장극·요구르트 독살 이어 올3번째

    ◎생활고 이유 힘 약한 자식 희생양 삼아/전문가들 “가정 붕괴땐 人倫 무너질것” 이번 아버지에 의한 아들 손가락 절단 사건은 IMF사태 이후 가족붕괴형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발생,충격을 더하고 있다. 특히 가족 내 약자인 자녀를 이용하거나 대상으로 삼는 범죄가 갈수록 잔인하고 빈도도 높아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서울에서 발생한 중학생 李모군의 자살 위장극과 7월 울산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요구르트 독살사건에 이어 물욕에 눈이 어두워 자식을 희생양으로 삼은 세번째 사건이다. 이들 사건은 모두 부모가 아들을 범죄도구로 삼은 자작극이라는 데 공통점이 있다. 마산 사건의 경우 비록 아버지 姜鍾烈씨가 생활고에 시달려 왔다고는 하나 분별력이 없는 아들을 꾀어 신체의 일부를 자르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사전 계획하고 예행연습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아연케 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19일 발생한 농약 요구르트 사건도 아버지가 요구르트 제조업체와 백화점 등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기 위해 아들을 살해한 자작극으로 추정되고 있다. 李모군 자살위장극의 경우도 李군이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어 엄마 병을 고쳐드리고 싶지만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꾀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각지에서 온정이 답지했지만 나중에 어머니 朴씨가 궁핍한 생계를 면하기 위해 아들을 시켜 자작극을 연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일련의 사건을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가치관 혼돈과 세기말적 아노미현상이 IMF 이후 생계위기와 맞물리면서 더욱 깊어지고 있는 사회병리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남대 河泰榮 교수는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가장의 실업이 가족구성원 전체를 범죄의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가족 내 인간관계의 퇴행은 경제난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젖먹이 버리고 10년전 가출/非情의 어머니 親權 박탈

    ◎남편실종 보상금 노려 귀가/법원 시댁식구에 승소 판결 남편이 원양어선을 타고 장기 출항하자 생후 100일도 안 된 딸을 두고 가출한 지 10년 만에 남편이 사고로 실종되자 거액의 보상금을 노려 뒤늦게 친권을 찾으려던 비정(非情)의 여성에게 법원이 “어머니 자격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재판장 李敎林 부장판사)는 24일 “시댁식구들이 부당하게 딸에 대한 친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A씨(30·여)가 낸 친권행사 변경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갓난아이를 버린 뒤 거의 10년 동안 한번도 찾아보지 않다가 뒤늦게 남편의 보상금 문제로 딸에 대한 친권을 주장하는 것은 인륜을 저버린 행위”라고 지적하고 “시댁식구들이 원고의 딸을 잘 키우고 있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 制憲 50돌을 돌아본다:4­1/보안법 문제(정직한 역사 되찾기)

    ◎보안법 상처의 흔적들/시행 50년… 멍든 인권 곳곳에/曺奉岩 등 수많은 政敵에 간첩죄 적용/사회 전반에 올가미… 한해 수백명 구속 영화 ‘레드 헌트’는 제주 4·3항쟁때 양민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지난해 9월 홍익대학교에서 열린 인권영화제와 한달 뒤 부산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검찰은 이 영화 상영과 관련,인권영화제를 주최한 인권사랑방 대표 서준식씨를 지난해 11월 구속했다. 국가보안법상의 이적표현물 반포 혐의였다. 그러나 부산영화제(조직위원장 문정수 부산시장) 상영과 관련해서는 구속된 사람이 없었다. 같은 영화 상영을 둘러싸고도 보안법 적용은 이렇게 다르다. 검찰은 당시 “서씨는 비전향 사상범으로 고의성 여부가 문제된다”고 밝혔다. 사상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법적용이 다를 수 있다는 논리다. 국제사면위원회를 비롯한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석방노력으로 서씨는 얼마전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논란과 시비는 끊이질 않았다. 보안법과 관련,서준식씨의 경우처럼 세인의 주목속에 논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조용히 처리되는 사건이 훨씬 많았다. 올해로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지 50주년을 맞지만 보안법 역사의 뒷면에는 대한민국 인권의 상처투성이 흔적들이 가득하다. 우리 사회에서 보안법을 비켜갈 수 있는 분야는 어디에도 없었다. 진보적인 정치인,지식인,학생,노동자 등이 보안법의 올가미에 걸려 죽기도 하고 감옥에도 갔다. 진보적 정치운동과 관련, 보안법에 의한 최대의 피해사례로는 조봉암과 진보당사건 및 2차 인민혁명당 사건,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등을 들 수 있다. 1958년 1월11일 밤 경찰은 조봉암 위원장 등 진보당 간부 10여명을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야당 당수 조봉암은 간첩혐의를 뒤집어쓰고 다음해 7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1심 재판장인 유병진 판사는 이승만 정권의 간첩조작에 저항해 무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유병진 판사는 우익세력들에 의해 용공판사로 몰렸고 2년후 법복을 벗어야 했다. 2차 인혁당사건은 1974년 전국적인 반(反)박정희 투쟁을 준비하던 민청학련을 용공으로 몰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던 배후조직을 조작한 사례로 비판받고 있다. 10년전 1차 인혁당 사건에서 이미 경미한 혐의로 판명됐던 인혁당이 10년 뒤 재건되어 정부전복을 꾀했다는 것. 그러나 2차 인혁당 사건은 1차 때보다 더 증거가 없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75년 대법원에서 상고는 기각됐고,24시간도 못되어 8명이 처형됐다. 보안법과 관련,현대언론사에서 최대의 필화사건으로 꼽히는 것은 1961년의 ‘민족일보’ 사건이다. 진보적 혁신 언론을 표방한 민족일보는 용공언론으로 몰려 조용수 발행인의 사형집행과 함께 폐간의 운명을 맞아야 했다. 그러나 당시 공소장에 용공으로 단정돼 예시된 것들은 ‘통일에의 전진을 위하여’‘남북교역 시기는 성숙하였다’ 등의 제목하에 실린 기사들이다. 보안법 위반 사건 가운데 한가닥의 온정도,최소한의 법적 기본권과 인간의 존엄성조차도 기대할 수 없는 게 바로 간첩사건이다. 공안기관은 월·납북자의 친·인척,정보사법 전과자,조총련의 연고가족,납북 귀환어부 등의 신상 정보를 모두 입력해 놓고 있다. 이러한 신상 정보는 언제라도 ‘간첩사건을 조작할 수 있는 자료’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조작 의혹이 적지않았다. 78년 귀국중 간첩혐의로 체포돼 20년째 갇혀 있는 조상록씨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독소조항/반국가단체 구성·가입죄­노동·학생단체 등 민주화 운동 조직 파괴/찬양·고무죄­개념 모호해 자의적 해석 가능… 남용 심각/불고지죄­‘침묵의 자유’ 침해… 반인륜적 행위 강요 치안유지법,조선사상범보호관찰령,국방보안법,조선사상범예방구금령,불온문서임시취체법…. 일제가 군사파시즘의 길을 걸으면서 국내외 반대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제정했던 대표적인 법률들이다. 이중 치안유지법은 일본 및 식민지의 사회주의자와 반체제주의자,독립운동가 등을 처벌한 대표적 악법이었다. 국가보안법은 탄생(1948년 12월1일) 과정부터 일제의 치안유지법을 빼닮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형법의 특별법인 이 법이 형법 제정(1953년 9월18일)보다도 빨리 만들어졌다는 것은 당시 반대세력을 누르기 위해 이 법이 얼마나필요했던가를 잘 보여준다. 국가보안법은 제2장의 제3∼10조가 범죄로 규정되는 행위들과 처벌을 정하고 있는 핵심적인 조항들이다. 이중에서도 제3조·7조·10조가 가장 독소적이고 남용될 소지가 많다고 비판받는 조항들이다. 제3조는 반국가단체 구성 및 가입,가입권유 등에 대한 처벌로 제7조 3항의 이적단체 구성·가입죄와 함께 민주화운동 조직을 파괴하는 주요한 조항으로 지목돼 왔다. 형벌도 반국가단체 수괴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밖에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가혹하다. 그러나 막상 반국가단체로 낙인찍힌 단체들의 면면을 보면 단순한 반정부적 노동·학생운동 조직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운동조직인 전민학련과 민청학련,기독교 청소년들의 신앙공동체인 한울회 등이 대표적 사례다. 제7조는 반공법 제4조를 그대로 승계한 것으로 찬양·고무 및 이적단체 구성과 가입,이적표현물 제작·반포·판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심각하게 남용돼온 조항으로 일반 형법 등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보안법의 ‘상징’과도 같다.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그 문언상 위헌이나 한정적 해석하에 합헌”이라는 한정 합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먼저 찬양·고무·동조라는 개념이 너무 애매모호해 지극히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집을 철거하려는 당국자에게 “김일성보다 더한 놈들”이라고 했다가 구속되고(1978년), “북한이 남한보다 중공업이 더 발달되어 있다”고 했다가 이 조항에 걸려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1976년). 10조는 반인륜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불고지죄 조항이다. 모든 보안법 위반자에 대한 불고지를 처벌하다가,91년 개정때 3조·4조·5조의 죄에 한해 성립하도록 범위를 축소했다. 또 친족관계일 때는 죄를 감경(減輕)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에도 불구하고 불고지죄는 ‘침묵의 자유’를 침해하고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지켜주어야 하는 직업윤리를 저버리지 않으면 안되는 반사회적인 행태를 여전히 강요하고 있다. 수년전 서경원 의원 방북사건에서 한겨레신문 윤재걸 기자가 인터뷰중 알게된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구속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김동식 간첩사건과 관련,불고지죄 혐의로 구속됐다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전 서울대 삼민투위원장 함운경씨는 “설사 보안법 위반자라는 것을 알아도 친구나 친척을 당국에 신고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라며 불고지죄의 반인륜성을 비판했다. ◎北 형법은 가혹한 反인권적 악법/유추해석 인정·중벌위주 형벌체계 적용 국가보안법 개폐론이 불거져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것이 북한의 반국가사범에 대한 가혹한 형법체계다. 보안법보다 훨씬 가혹한 법조항들이 북한내 통일논의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안법만을 폐지하면 ‘남쪽만의 무장해제’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북한 형법은 자유민주주의국가의 기본 원칙인 법치주의 원리를 무시한 가장 비민주적인 악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선 북한 형법은 유추해석을 인정해 죄형법정주의를 무시하고 있다. 제10조에 “형사법에 동일한 행위를 규정한 조항이 없을 때는 종류와 위험성으로 보아 가장 비슷한 행위를 규정한 조항에 따라 형벌을 정한다”고 돼 있어,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범죄인으로 규정,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소시효에 대한 명문규정도 없다. 제42조는 “반국가범죄와 고의적 살인죄에 대해서는 기간에 관계없이 형사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로 규정,범인은 죽을 때까지 형사소추를 받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을 비방하거나 그들에게 저항하는 행위는 반국가범죄(제44∼55조)로 규정,사형이나 전재산 몰수형으로 처벌하게 돼 있다. 또한 은닉범,불신고범,방임범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고,반국가범죄의 경우 이를 예외없이 적용하고 있다. 형벌의 종류를 규정하고 있는 제21조에는 반국가범죄의 경우 ‘○○년 이상의 로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돼 있어 우리법의 “○○년 이하의 형에 처한다”는 형식에 비해 중벌위주의 형벌체계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한없는 형량을 선고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반인권적 형벌체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앰네스티와 보안법/“국제인권기준에 맞게 개정해야”/매년 인권보고서 통해 개폐 촉구 “양심수를 양산해온 국가보안법은 국제인권법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입니다. 이는 국제인권기준에맞도록 개정돼야 합니다”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로스 대니얼스 집행위원은 지난해 말 한국을 방문,이렇게 말했다. 그는 “어떤 사상을 가졌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테러단체를 조직하거나 폭력혁명을 공개적으로 추구하지 않은 이상 구속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앰네스티의 인권보고서를 통해 “보안법 위반으로 매년 체포되는 수백명 중 상당수가 폭력이 아닌 단지 ‘고무찬양’과 ‘이적행위’ 등으로 구속됐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매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국가보안법 개폐를 주장해왔다. 또한 주요 보안법 위반 사건마다 항의성명과 함께 피해자 석방을 촉구했다. 지난 96년에는 보안법 개정과 안기부의 권한 남용 방지 장치 마련을 촉구하는 편지를 우리나라 정당 대표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특별취재반 ▲특집기획팀=李昌淳 팀장·許南周·李穆熙 차장, 金聖昊·任昌龍 기자
  • 국제형사재판소의 창설(사설)

    인류역사상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는 대량학살이나 전쟁범죄를 단죄할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창설될 길이 열렸다는 반가운 소식이다.지난주말 120개국의 찬성으로 로마에서 채택된 국제형사재판소 창설을 위한 유엔협약은 인도주의의 중대한 진전이자 인류평화실현을 위한 또 하나의 위대한 발걸음으로 환영할 일이다.우리 정부가 이 협약에 찬성하고 서명을 검토키로 한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앞으로 국가 단위로는 처벌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대량학살이나 강간·고문·어린이 강제징집등의 전쟁범죄를 저지른 책임자들을 국제사회의 이름으로 기소하고 재판하게 된다.과거는 물론 지금 이 시각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종족 또는 민족간의 반목이나 종교·이념의 대립으로 인한 크고 작은 분쟁들이 계속되고 있다.‘킬링필드’라는 악명으로 잘 알려진 캄보디아내전을 비롯하여 알제리 르완다 보스니아사태가 그랬고 세르비아의 코소보사태,인도·파키스탄간의 카슈미르분쟁,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의 충돌등이 지금도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고처참한 고통을 주고 있다. 냉전이 종식된 이후 내전이나 국지적인 분쟁은 더욱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유엔이 평화유지군을 보내는 정도가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수단은 유엔이 평화유지군을 보내는 정도가 고작인 형편이다.국제형사재판소가 상설되어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히 파괴하는 반인륜적 범죄자들을 재판하고 처벌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현실이다. 이러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국제형사재판소가 설치되기까지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어려운 장애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오는 2000년까지 찬성국들의 서명을 받아야하며 60개국의 비준을 거쳐야 협약이 발효된다.재정문제,재판관할권문제,유엔과의 관계등도 과제다. 미국의 반대를 어떻게 무마하는냐도 큰 과제이다.냉전종식 이후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사실상 세계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세계 여러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군이 정치적 목적으로 기소될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ICC의 설치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미국이 끝까지 반대할 경우 ICC가 자칫 1차대전후의 국제연합과같은 운명이 될 것이라는 비관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어려운 과제들이 많다하더라도 국제형사재판소는 반드시 창설돼야 한다.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인류의 바람이기 때문이다.협약에 대한 일부 이해충돌은 세계평화와 인도주의의 실현이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해 적절한 조정이 가능할 것이다.반인륜적 범죄의 종식을 위해 국제형사재판소가 꼭 설립돼 제 역할을 다 하기를 기대한다.
  • 국제형사재판소 창설 이스라엘 협약 거부

    【예루살렘 AP 연합】 이스라엘은 19일 상설 국제형사재판소 창설 조약이 영토 점령을 처벌해야 할 범죄행위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앨런 베이커 외무부 법률전문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조약이 점령지 정착촌 건설을 대량학살,반인륜범죄,전쟁범죄,침략 등과 함께 처벌해야 할 범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그는“역사상 가장 끔찍한 범죄인 대량학살로 고통당한 이스라엘로서는 상설 국제형사재판소의 설립을 매우 중요한 진전으로 여겨 왔으나 점령지에 정착촌을 건설한 이스라엘인들을 전범으로 만든다면 반대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67년 중동전 때 요르단과 이집트의 일부 영토를 점령하고 2백만 팔레스타인인의 고향인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 대부분과 요르단 영토였던 동예루살렘을 합병한뒤 국민들에게 특혜까지 주면서 점령지로 이주할 것을 적극 권장해왔다.현재 점령지에 거주하는 이스라엘인은 약 15만명에 이른다.
  • 국제형사재판소 세운다/학살·전쟁 등 反인륜범죄 단죄

    ◎60國 비준땐 즉각 발효 【로마 AP 연합】 대량학살,전쟁범죄 등 반(反)인륜적 국제 범죄들을 재판할 세계 최초의 상설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창설하기 위한 유엔다자간협약서명식이 18일 로마에서 있었다. 유엔은 이날 프랑스가 처음으로 ICC 창설협약에 서명했다고 말했으나 이번 로마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중 협약 서명 권한을 갖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자세한 서명국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ICC창설을 위해 로마에서 5주동안 협상을 벌여온 각국 대표단은 이날 최종투표에서 찬성 120,반대 7,기권 21표로 이 협약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그동안 ICC의 독립성 축소를 희망해온 미국은 이날 표결에서 세계 분쟁지역에서 평화유지활동을 하고 있는 미군병사들이 이 협약에 따라 정치적 목적으로 기소될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을 우려해 반대표를 던졌다. 이 협약채택에 찬성한 국가들은 오는 2000년까지 서명을 마쳐야 한다. 이협약은 협약 찬성국들중 60개국이 비준하면 즉각 발효된다.
  • 制憲 50돌을 돌아본다:2(정직한 역사 되찾기)

    ◎잘못된 법 적용/간첩누명 복역수 가족 비탄의 나날/새법 재정 재구금… 가정 풍비박산/정권안보차원 범죄 날조 처형/김 대통령 한때 사형선고 받아/고문조작으로 10여년째 구금도/심장병·신경질환 등 후유증 심각 비가 오는 가운데 초췌한 모습의 한 남자가 푸른 수의를 입고 탑골공원 정문 앞에 앉아 있다.그는 옆에 서 있는 건장한 사내에게 연신 무죄를 호소한다.그러나 전기스위치가 올려지고,그의 코에 물주전자의 물이 거듭 부어진다.그는 눈동자가 풀어진 채 옆의 사내가 불러주는 대로 횡설수설 따라 읊는다. “북한의 우순학이 제 처입니다”“저는 30년간 북한의 공작원이었습니다”. 탑골공원을 무대로 지난 9일(목요일) 상연된 연극의 한 장면이다.건장한 사내는 고문기술자 李根安이고 초췌한 남자는 16년째 간첩죄로 복역중인 咸珠明씨다.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는 매주 목요일 탑골공원에서 집회를 갖는다.이날 집회의 주제는 ‘고문조작 간첩사건 피해자의 석방’.이 자리에는 군사정권 아래서 고문에 의해 간첩으로 조작돼 복역하고있는 14명의 가족들과 민가협 회원 등 50여명이 참가해 새정부의 조속한 석방조치와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법과 동일시되는 것이 정의라고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악법 논란’은 지난 50년간 끊일 날이 없었다.대부분이 아는 것과 틀리게 일찌기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란 말을 한 적이 없다.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 전하고자 한 것은 ‘법에 대한 사전 합의와 동의의 중요성’이었다. 지난 61년의 국가재건최고회의나 유신시절의 비상국무회의,80년의 국가보위입법회의 등은 국회가 아닌 비정통적인 대의기구들이다.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에서 이런 기구가 쏟아낸 법률들이 사전동의나 합의의 절차를 충실히 거쳤다고 하기는 어렵다.또한 본인의 자백 외에는 증거가 없는,고문에 의한 조작 논란이 많았던 사건들도 정당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71년 통일사회당 위원장 金哲씨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과 ‘북괴를 북한으로 불러야한다’는 발언을 해 반공법 위반혐의로 구속 기소됐다.당시 혐의는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했다는 것인데 이조항은 국가보안법 7조에 그대로 편입됐다.그러나 남북한 동시가입은 수년후에 이뤄졌고,지금 북한을 공식적으로 북괴라고 호칭하는 사람이나 단체는 찾아보기 힘들다.반공법과 국가보안법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자의적으로 적용돼왔다는 논란 속에 숱한 인권침해와 위헌시비를 일으켰다. 이종·최남규·김중종씨 등은 50∼60년대 남파돼 체포된 뒤 10여년간 복역을 마쳤으나,75년 사회안전법 제정으로 재구금됐다가 89년 이 법의 폐지로 다시 석방된 이들이다.출소후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살다가 새 법이 제정돼 느닷없이 다시 갇히는 사람들의 황당함은 어떤 것일까. 정권안보차원에서의 범죄의 날조·조작은 법 자체 문제보다 더 심각했다. 李承晩 정권은 야당당수였던 曺奉岩 진보당위원장을 간첩으로 몰아 처형했고,金大中 대통령도 80년 신군부로부터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선고가지 받았었다. 고문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으로 수십년째 갇혀 있는 사람들도 많다. 함주명·이장형씨 처럼 고문기술자 李根安으로부터 취조를 받은 사람들도 있다.함씨는 남파된 뒤 즉시 자수했으나 30년후 재구금되어 20년형을 선고받고 16년째 복역중이다. 이씨는 무기형을 선고받고 14년째 구금돼 있는 상태다. 함씨의 누나 함주옥씨(73)는 “너무 억울하다.지금이라도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하루빨리 재심절차가 있기를 바란다”며 눈물을 떨구었다. 고문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74년 일본 유학때 조총련계 인사를 접촉한 것이 빌미가 돼 23년간 복역하다가 올 3월 특사때 나온 유정식씨. 南奎先 민가협 총무는 “현재 유씨는 심장병과 신경질환 등 극심한 고문후유증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함께 나온 재일동포 손유형씨도 후두암 당뇨병 등으로 고생하다가 현재 일본으로 건너가 살고 있다”고 전했다. ◎張俊河·白基玩씨 악법철폐 앞장/학생들 민주화투쟁 전위대 역할… 3·4·9차개헌 견인/80년대 후반 민가협 등 수백개 민주단체서 주도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반대·왜곡 또는 비방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한다.’1974년 1월에 발표된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는 이렇게 시작된다.朴正熙 대통령은 당시 유신헌법에 대한 저항이 거세지자 긴급조치를 발동했다.정권유지를 위한 강경책이었다.과거 군사정권은 자신들의 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헌법과 법을 고치고 그를 정권유지에 이용했다.그러나 온갖 탄압과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법과 헌법에 대한 저항과 투쟁도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긴급조치가 발표되자 張俊河·白基玩씨 등은 ‘반유신 백만인서명운동’을 벌였다.그러나 서명운동은 심한 탄압을 받았다.두 사람은 구속되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긴급조치의 첫 희생자가 된 것이다.당시 판결은 구형과 판결이 일치하는 이른바 ‘정찰제 판결’로,이후 많은 공안사건의 판결 기준이 됐다. 그러나 정의를 위한 투쟁은 계속됐다.그들은 민주화운동과 악법철폐운동에 앞장섰다. 일부 판·검사들의 ‘정의 투쟁’도 있었다.지난 64년 1차 인민혁명당사건에서 이용춘·장원찬·김병리검사는 중앙정보부에서 넘어온 공안사건이 증거가 부족하다며 기소를 거부하고 사표를 냈다.지난 96년 유원석 판사는 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박충렬·허인회씨에게 잇따라 무죄판결을 내려 공안사건에서도 ‘증거재판주의’원칙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그는 지난해 2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법복을 벗어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을 샀다. 그러나 누구보다 앞장서서 법의 타락에 맞서 싸운 주체는 학생들이었다.그들은 왜곡된 헌법과 법을 바로 잡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지난 60년 이루어진 3·4차 개헌과 87년 민주항쟁에 의해 얻어진 9차개헌도 사실 학생들이 이룬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들은 법의 감시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제도권에 몸담은 기성세대들이 하기 어려웠던 민주주의 투쟁을 위한 ‘전위대’ 역할도 담당했다. 80년대 후반부터 이러한 역할의 중심으로 등장한 것이 수백여개에 달하는 민주시민단체와 비영리전문단체들이다.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및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인권운동사랑방 등이 대표적 단체. 민가협은 양심수 석방운동과 악법철폐운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으며,매주 목요일 주제를 정해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민변 또한 지난10여년 동안 文益煥 목사 방북사건,姜基勳씨 유서대필사건 등 굵직굵직한 시국사건의 진상조사 및 변론을 맡았고,국가보안법 개정·폐지운동에도 앞장서 왔다. 인권운동사랑방은 ‘인권하루소식’지를 통해 법 집행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사례를 찾아내 공론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간첩 불고지혐의 무죄판결 받은 咸雲炅씨/“명예실추·정신적 피해 상상 초월 보안법 자의적 적용 빨리 고쳐야” “무죄판결은 받았지만 실추된 명예와 정신적·금전적 피해는 어떻게 보상받습니까.” 간첩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전 서울대 삼민투위원장 咸雲炅씨(34).“재판중에는 모든 피고인이 무죄로 추정돼야 하나 이것이 지켜지지 않아 당하는 피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咸씨는 지난 95년 ‘남파간첩 김동식 사건’과 관련해 불고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지난 12일 열린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그러나 무죄판결을 받을 때까지 겪은 정신적 고통과 이미지 실추로 인한 피해는 상상 이상으로 컸다.“남북분단 상황에서 일단 간첩사건에 관련돼 체포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회생활에는 족쇄가 채워집니다.그 점 때문에 역대 정권에서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왔지요.” 지난 96년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咸씨는 “선거를 불과 몇개월 앞두고 이 간첩사건에 관련돼 조사를 받았다.그리고 그것은 선거에 치명타를 가했다.”고 말했다. 咸씨는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면 일부 언론사와 국방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고 피해보상도 요구할 방침이다.언론사에는 재판중인 사건임에도 자신을 완전히 범죄자로 기정사실화해 보도한 책임을,국방부에는 자신의 이름과 사진 등을 사병들의 정신교육 자료에 사용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보안법이 수년전보다는 많이 완화돼 과거의 ‘막걸리 보안법’수준은 벗어났다는 점은 인정했다.그러나 여전히 독소조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친척까지도 신고해야하는 불고지죄는 반인륜적이라고 비판했다.유교적 윤리가 중시되는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친척과 친구를 신고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이적단체 찬양고무죄나 이적표현물 제작 및 소지죄 등도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문제의 조항이라고 했다.그는 “새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자의적 해석에 의해 보안법이 적용되고 있다”면서 수사기관에 시정을 촉구했다. □특별취재반 ▲특집기획팀=李昌淳 팀장·李穆熙 차장,金聖昊·任昌龍 기자
  • 成人잡지/李世基 논설위원(外言內言)

    지난해 미국의 ‘플레이 보이’한국판 등록을 둘러싼 법정공방에 이어 이번엔 더 저속하고 노골적인 성인잡지인 ‘허슬러’ 한국판 출간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자칭 ‘국내 성인잡지 문화의 선두주자’를 표방한 이 잡지의 발행목적은 ‘복잡해진 사회생활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밝고 희망찬 사회생활할 수 있도록 남성문화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기타간행물’ 담당인 서울시에 ‘월간 허슬러’라는 제호로 출판등록을 마치고 표지에‘18세미만 구독 불가’만 표시해서 8월 중순 출간예정이라고 했다.미국의 외설잡지인 ‘허슬러’와는 상관없다고 하지만 ‘청소년유해간행물’을 자처한 것과 제호에서부터 벌써 음란 퇴폐의 냄새가 물씬 풍겨난다.미국의‘허슬러’란 과연 어떤 잡지인가. ‘허슬러’의 발행인인 래리 플린트는 ‘여성의 몸을 착취함으로써 엄청난 부를 쌓았다’는 공격을 면키 어려운 사람이다. 전쟁의 참상과 여성의 누드 슬라이드를 보여주는 연설회에서‘섹스와 전쟁중 어느 것이 더 비속하고 청소년에게 해로운가.살인은 불법이지만 섹스는 합법인데 왜 섹스사진을 싣는 것이 불법이냐’고 억지쓰는 사람이다.결국은 ‘포르노가 청소년과 사회를 망친다’는 시민연합에 의해 음란물 간행죄로 고발된 바 있다.지난해 문화관광부가 한국어판 ‘플레이보이’ 등록을 허가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제호’만으로 일반인에게 음란·퇴폐·선정성이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허가할 경우 외국 음란잡지의 범람은 물론 전통적미풍양속과 공중도덕,사회윤리를 침해할 소지는 곳곳에 도사린다.발행되지도 않은 ‘허슬러’를 음란으로 단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하더라도‘제호’사용만은 미국측과 협의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내용 또한 ‘눈가리고 아웅’식일 것이 뻔하다. 이 세상에는 별의별 방법으로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제는 음란과 폭력을 상품화해서 돈방석에 앉겠다는 것이다.그럴수록 그들은 표현의 자유를 외치면서 자신의 목적과 취지를 가장 정당한 것처럼 주장하기 마련이다. 그대로 내버려두면 인륜 도덕은 사라지고 세상의 종말같은 혼란만이 난무하게 된다.사회의구석구석에 퇴폐의 균을 뿌리면서 남성문화발전 운운하는 것은 궁색해만 보인다.
  • 병든 아버지에 ‘내집이니 비워라’ 제소/반윤리적 딸의 승소 파기

    ◎大法,재산권 행사 제동 정당한 재산권 행사라도 윤리에 어긋나면 권리 남용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金炯善 대법관)는 12일 金모씨(42·여·서울 강동구 명일동)가 자신 명의의 집에 살고 있는 병든 아버지(85·서울 강동구 암사동)와 생활능력이 없는 남동생(42) 등을 상대로 낸 건물명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은 ‘정당한 권리 행사라도 신의를 저버릴 때에는 권리 남용에 해당한다’는 민법 제2조의 신의성실의 원칙을 폭넓게 해석한 것으로 앞으로 친족 간의 재산권 분쟁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양 의무가 있는 원고가 생활에 여유가 있으면서도 주택 소유권자임을 내세워 늙고 병들어 갈 곳도 없는 부모와 형제를 내쫓으려 하는 것은 부모 자식 간의 인륜을 파괴하는 행위로 권리 남용”이라고 밝혔다. 원고 金씨는 91년 8월 호주로 이민을 가면서 19평짜리 연립주택에 노부모와 남동생 등 5식구가 그냥 살도록 했다가 3년 뒤 비워줄 것을 요구했다.이에 남동생이 2년만 더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원,월세 25만원을 받되 2개월이상 세를 내지 못하면 집을 비워주기로 합의했다.그러나 金씨는 간염 등의 지병으로 경제력이 없는 남동생이 늙은 부모를 부양하느라 월세를 내지 못하자 95년 명도소송을 냈다.
  • 가정의 달을 보내며/李京子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時論)

    ○인간은 가장 이기적 동물 이 세상에 이기적인 것으로 따지자면 인간을 능가할 만한 동물이 있을지 쉽게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다. 사실 이기심은 두개의 얼굴로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인간 세계를 다른 동물들의 세계와 구분짓는 ‘문명’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인간의 이기심이 토대가 되고 있다.좀 더 편해지고 싶은 욕망,좀 더 잘살고 싶은 욕망이 인간 사회의 특징인 물질문명 발달을 촉진시켰다. 그런가 하면 인간을 가장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다름 아닌 이기심이다.이기심이 발동하면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못할 일이 거의 없어 보인다.자신의 이익을 위해 언어와 무력으로 산 사람을 파멸시키는 것도 서슴지 않으며 죽은 자의 무덤을 파헤쳐 이익을 취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인간의 허영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동물이건,식물이건,땅속의 광물이건 가리지 않고 제물(祭物)로 바쳐진다. ○온갖 짓으로 허영심 충족 따지고 보면 자연 파괴니 공해니 하는 것들이 모두 인간 이기심의 산물이다.잔혹한 전쟁또한 그러하다.많은 이들은 오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IMF의 고통도 역시 우리의 이기심이 초래한 결과라고 진단한다.이렇게 보면 별로 ‘복’받을 만한 구석이 없는 것 같은데도 인간이 ‘만물의 영장(靈長)’자리를 누리고 사는 것이 불가사의하다는 생각도 종종 든다. ○자식에게는 무조건 사랑 아마도 이 모든 이기심의 과오를 용서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과 희생이 아닌가 싶다.인간이 발휘하는 가장 위대한 이타심(利他心)이 바로 이것이 아닐지.특히 한국의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거기에는 조건이 붙지 않는다.일각에서는 이것 자체를 비합리적이라고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그러나 부모의 희생이 한국의 가정과 가족제도를 지탱해 온 원동력이 되었고,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의 도덕성의 기초가 되기도 하였다. 한국인들이 들려주는 감동적 인생고백 속에는 부모님의 희생에 보답하려는 동기가 ‘성공적인 삶’의 동기가 되었음을 흔히 발견한다.결국 우리 사회 도덕성의 기초인‘인륜(人倫)’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부모님(나아가 조상)의 희생에 대한 보답의 성격이 짙고 이것을 지키는 것이 인간의 기본 ‘도리’이며 ‘의무’라고 생각해 왔다. ○IMF속 가족모습 변해 이같은 가족관계를 일컬어 서양인들은 “의무의 인간관계”라고 칭한다.그리고 “의무의 인간관계”가 한국과 동양의 가족관계,가족윤리를 강화시킨다고 평가하고 동양사회가 서양사회에 비해 사회범죄율이 낮은 것도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경제위기 속에 가정이 깨어지고 버려지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전쟁과 가난 등의 위기 속에서도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하던 우리 가족의 옛모습이 변하고 있는 듯하다. 자연을 대상으로 한 인간의 이기심은 공해(公害)라는 형태로 인간에게 되돌아와 우리의 생명과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인간을 대상으로 한 이기심은 범죄 등의 사회 불안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와 역시 우리의 생존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에까지 이기심이 발휘된다면 인간 모습의 끝은 과연 어떤 것일까.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며 가정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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