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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문학상/ 케르테스의 작품세계

    ■아우슈비츠의 충격 문화해석 평생 고뇌 일반의 예상을 뒤엎고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케르테스 임레는 나치의 동유럽 침공 때 악명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돼 이때의 처절한 체험을 문학적으로 꽃피워낸 작가로,동유럽 문학계에서 ‘반나치즘의 기수’지위를 구축한 소설가이다. 1975년 발표한 그의 첫 소설이자 대표작이 된 ‘소르슈탈란사그(Sorstalensag·비운)’는 악명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의 체험을 작품화한 것. ‘반나치즘’이라는 그의 정신이 가장 깊고 치밀하게 배어 있는 이 작품은 열다섯살 난 소년의 천진난만한 의식에 투영된 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의 홀로코스트(집단 학살)가 준 충격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 주인공이 바로 15세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용된 케르테스 자신이라고 여긴다. 이 작품은 출간 당시 헝가리에서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으나,1985년 재출간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해 서유럽 각국에서 번역됐으며 독일어로는 1996년에 출간돼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특히 나치의 폭정을 체험한 사람들은 어린 케르테스가 겪은 아우슈비츠의 체험을 너무나 충격적인,그러면서도 결코 예외적일 수 없는 일로 받아들였다. 이와 관련,“새로운 소설을 구상할 때마다 왜 나는 항상 아우슈비츠를 떠올리게 될까.”라고 술회하는 그는 유대인 집단학살 문제를 문화적으로 어떻게 풀 것인가를 화두삼아 평생을 고뇌하며 사는 ‘나치즘의 역사이자 증인’이기도 한 인물이다. 이후에도 그는 수용소 체험을 바탕으로 ‘소르슈탈란사그’시리즈 3부작인‘실패(A Kudrac)’(1988)와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Kaddish for a Child Not Born)’(1990)등을 잇따라 내놓았다.이후 ‘길을 발견한 사람’을 비롯,‘문화로서의 홀로코스트’‘영국의 깃발’‘누군가 다른 사람’등을 펴내는 등 지난 90년대 말까지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며 유대인 학살문제와 유럽사회에서 일어났던 반인륜적 집단학살의 문제를 작품화해 동구는 물론 세계의 눈길을 끌어왔다. 케르테스는 전쟁이 끝난 뒤인 48년부터 부다페스트의는 빌라고샤그 신문사에서 기자로 약 3년동안 일했으며,2년간 군복무를 한 뒤 전업작가 겸 번역가로 활동했다. 이 시기에 그는 주로 니체·프로이트·비트겐슈타인 등 독일 문인과 철학자들의 작품을 번역했다. 그를 아는 사람들 가운데는 그를 ‘타협을 거부하는 사람’으로 평가하기도 한다.스웨덴 한림원도 “그는 낯선 방문자에게 빡빡하고 가시돋친 산사나무 생울타리를 연상케 한다.”고 설명할 정도.그러나 그런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그는 독자들을 강요된 감정의 부담에서 해방시키고,생각을 자유롭게 하는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헝가리를 비롯한 동구권에서는 케르테스가 올해 노벨상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무성했다.그만큼 그의 문학이 동구권에 미친 영향은 큰 것이었다. 최문규 연세대 독문과 교수는 “4∼5년전부터 유럽 문학의 주요 이슈가 ‘기억이냐 망각이냐.’였다.나치 독일의 전쟁범죄를 다음 세대까지 가져갈 수는 없다는 의견과,과거를 잊을 수는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올해 노벨문학상은 결국후자의 손을 들어준 셈”이라며 “팔레스타인 문제 등에서 보듯 지금도 전쟁범죄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이며,이는 일제 잔재 청산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이번의 수상작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경민 한국외국어대 헝가리어과 교수는 “케르테스는 아리안족이 유대인에게 반감을 가진 이유와,집단학살에 침묵했던 유럽인의 의식구조를 파헤치기 위해 헝가리내 유태인 모임을 통해 끊임없이 전통문화를 탐구하는 열정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아직 국내에 번역,소개되지 않았다. 심재억기자 jeshim@ ■연 보 ▲1929년 부다페스트에서 유태계로 출생. ▲1944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이듬해 부첸발트 수용소에서 석방. ▲1948년 부다페스트 신문 ‘빌라고샤그’에 취직했으나 1951년 해고. ▲2년간 군복무 후 생계를 위해 작가와 번역가로 활동. ▲1975년 아우슈비츠 체험을 담은 첫 소설 ‘비운’집필. ▲1977년 ‘길을 발견한 사람’발표. ▲1988년 ‘실패’집필. ▲1990년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발표. ▲1993년 ‘문화로서의 홀로코스트’집필. ▲1995년 브란덴부르크 문학상 수상. ▲1997년 라이프치히 도서상 수상.
  • 딸 성폭행 방관 부모 1년형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金庠均)는 6일 신앙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조모(12)양과 조양의 사촌(13·2급 정신지체) 등 2명을 수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S선교회 목사 김모(60) 피고인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자녀들이 성폭행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수수방관한 조양의 부모에 대해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인륜에 어긋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정신적·육체적 상처를 입혔다.”면서“특히 조양의 부모는 딸이 성폭행 사실을 알리며 구조를 요청했는데도 오히려 딸을 나무라는 등 부모로서 양육·보호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밝혔다. 조양은 상습적인 성폭행을 견디다 못해 지난해 11월 선교원에서 도망쳤다. 홍지민기자 icarus@
  • [열린세상] 깊이 생각해야 할 인간복제

    ‘복제인간 출현.’ 공상영화의 얘기가 아니다.미국 켄터키주의 랙싱턴시에서 비밀리에 인간복제를 추진하고 있는 자보스박사는 산모의 DNA조직을 떼내어 대리모의 난자에 이식하는 수술을 끝냈다고 한다.내년 봄이면 엄마를 닮은 복제아기가 태어날 전망이다. 1996년 처음으로 복제양 돌리가 만들어진 이후 쥐(1997년),소(1998년),염소(1999년),돼지(2000년),고양이(2002년)가 차례로 복제되었다.이제 남은 것은 인간이다.자보스박사는 외국에서 작업 중이다.미국이 인간복제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복제가능 지역으로 영국,브라질,카자흐스탄,중국,터키,싱가포르가 거론되고 있다. 아기를 못 갖는 사람뿐만 아니라 어린이를 잃은 부모에게 인간복제는 큰 희망이다.부모를 닮은 아기는 물론,죽은 어린이를 되살려 놓은 듯한 새 아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유전공학의 혁명적 발전은 다양한 식물·동물의 복제에서 시작되어 인간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인간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발견과 발명이 인간사회의 생명질서와 윤리를 깡그리 부정할 위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기실 복제인간이 온전하게 태어난다는 보장은 없다.기형 아니면 괴물이 나타날 확률을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생물복제에 따른 위험과 한계는 엄청나다.복제양 돌리가 만들어지기 위해 무려 2777번의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동물복제의 경우 대부분 성공한 양,쥐,소,염소,돼지,고양이들은 대체로 과도하게 살이 찌거나 일찍 죽는다는 결과보고가 있다.복제태아의 골반이 정상보다 두세배 커야하기 때문이다.유전공학적으로 복제된 한 돼지는 “털이 무지하게 많고 모들뜨기 눈을 하고 있는데다,몸집이 워낙 커 둔하고 관절이 약해 거의 똑바로 서지 못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미국의 한 연구소는 소의 경우 복제성공률이 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이성공률은 다른 동물에 비해 대단히 높은 비율이라 한다. 만일 이 복제성공률을 인간의 경우에 적용한다면,복제인간중 100명에 불과 다섯 아이만이 정상이라는 설명이다.게다가 이 다섯 아이도 비만과 단명의 위험을 안고 있다.그렇다면 누가 기형아로 태어났거나 비정상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을 책임질 것인가.그렇지 않아도 세계는 빈곤이나 기아 혹은 위생시설의 낙후로 인해 적지 않은 아기들이 정상아가 아니다.이들의 불행도 책임지지 못하는 세상에 또 다른 불행을 자초하는 것은 인륜과 도덕에 어긋난다. 그러나 지금 당장 인간복제를 막을 길이 없다.세계 곳곳에서 관련법규의 허점을 악용하여 복제인간에 대한 실험이 비밀리에 자행되고 있다.영국은 연구용 명목으로 배아복제를 이미 허용했고 스웨덴도 곧 허용할 방침이다.미국은 하원에서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작년 8월 통과시켰지만 아직도 상원에서 계류 중이다. 학계를 비롯하여 이익단체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인간재생(reproduction)을 겨냥하는 인간복제는 막되 질병치료를 위한 인간복제는 필요하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만약 인간복제가 신체의 일부 조직에 국한되어 추진된다면 현재 불치병이라할 치매 당뇨 신장염 화상 파킨슨씨병을 획기적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논리다. 지난달 보건복지부는 인간복제를 금지하기 위해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법률'을 입법예고했다.인간복제는 금지하되 체세포 복제는 일정조건에서만 허용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뿐 아니라 사람과 동물 사이의 이식을 체세포 복제에 포함하고 있어 문제가 된다.명분은 살리고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이중적인 대책이다.재고가 요구된다. 복제인간의 출현은 인류사회를 희망보다 파멸로 이끌지 모른다.복제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대량의 인간들이 지구를 누빈다고 가상해 보자.생로병사에 대한 한계를 인간이 깨닫지 못할 때 우리는 사랑과 생명의 존엄성을 잃는 ‘기계사회’가 된다.게다가 부모가 자식이 되고 자식이 부모가 됨으로써 인간관계와 사회질서는 깨지게 되어 있다.인간복제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임현진 서울대 교수 사회학 명예논설위원
  • EU, 美 면책특권 허용

    (브뤼셀 AFP 연합)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30일 EU 회원국들이 미국과 국제형사재판소(ICC) 기소면제 특권을 부여하는 쌍무 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EU 외무장관들은 미국인에 대해 ICC 기소면제 특권을 부여할 경우 군인과 외교관 등 공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미국 시민에 한정하는 등 3개항의 제한규정을 두기로 합의했다고 EU 의장국인 덴마크의 퍼 스티히 묄러 장관이 전했다. EU의 이같은 결정은 ICC 협약 제98조(미국민에 대한 면책허용 규정)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는 것을 막고 합리적인 선에서 미국인에 대한 기소면제를 허용한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ICC는 대량 학살과 반인륜 및 전쟁 범죄를 처벌하기 위한 로마조약에 의해 지난 7월1일 성립됐으나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 등 자국민의 기소 면제를 요구하면서 비준을 거부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은 특히 제98조에 의거해 비준한 각국 정부들과의 쌍무협정을 통해 관련 미국인을 ICC에 넘기지 않도록 해 달라고 로비를 해 왔다. 미국측은 전세계에 있는 미국인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재판에 회부하려는 의도로 악용될 것을 우려,주권침해라고 반대해 왔다. 그러나 유럽의회는 미국인에 대해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각국 정부에 대해 기소면책 허용을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각국 정부에 대해 미국과 ICC 기소면책 합의 자제를 촉구하는 온라인 탄원 운동을 벌이는 등 미국인에 대한 기소면제 반대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 [열린세상] 軍 의문사 신중접근 필요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의해 한시적인 기구로 출범한 의문사진상 규명위원회가 지난 16일로 22개월의 활동을 마감했다.이 위원회는 유족들의 진정 또는 직권에 의해 82건(진정취하 1건 제외)을 조사해 이 중 33건은 기각하고,30건은 진상규명 불능으로 결론지었으며,19건에 대해서만 의문사로 판명했다.조사기간이 부족하고 여건도 불비하여 많은 사건들을 충분히 밝혀내지 못한 아쉬움만 남긴 채 활동을 접고 말았다.‘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한 가족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유가족의 슬픔은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으리라. 의문사진상 규명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컸던 사건 중의 하나가 군복무 중 사망한 허원근 일병 사건이 아닌가 생각한다.군복무 중 발생한 사건이 20여건있었지만 특히 허 일병의 사건이 세인들의 주목을 끌게 된 것은 의문사위가허 일병 사건을 두고 타살을 자살로 조작,은폐한 것으로 결론내렸기 때문이다.더욱이 첫 총격을 당한 후 추가의 ‘확인사살’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여운까지 남겼다.이것이 진실이라면 이는 인륜을 저버린 행위로 그 누구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때문에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조사가 진행되면서 사건은 간단히 결론내릴 수 없는 것으로 비춰지기 시작하였다.의문사위도 ‘추가 총격을 가한’ 사람과 경위를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장본인으로 지목되었던 어느 부사관은 자신의 결백을 외쳤다.당시 주변에 있었다는,지금은 전역한 다수의 병사들도 타살에 대해 의견을 달리했다.당시 수사를 맡은 사단 헌병대 수사계장은 최근 한 월간잡지와 인터뷰에서 의문사위의 발표가 터무니없다고 항변하고 위문사위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하기에 이르렀다.여러 참전단체 등 군 관련 재야단체들도 일간지 광고를 통해 의문사위의 조사결과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과연 무엇이 진실인가.이제 우리는 이 사건을 보다 차분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상식적으로 노출된 사건일 경우,이를 은폐하려 해도 쉽게 감추어지지 않는다.일시적으로 조작,은폐할 수 있겠지만,결국 진실은 밝혀진다.따라서 목격자나 관련자의 진술이 서로 다를 경우 예단해서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설사 조사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하였다 하더라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매우 신중하게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여야 하리라 본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조사 중간과정에서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을 서둘러 발표함으로써 또 다른 왜곡을 가져왔다.이 사건의 중간발표와 최종발표에 일부 차이가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사건 당시 군 자체 조사결과 소속 중대장은 가혹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강제 전역되었지만 그 부사관은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군 조사에서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의문사위에서 혐의를 받고 있던 그 부사관이 진실로 무관하다면 짓밟힌 그의 인권은 누구로부터 보상받나.또한 실추된 군의 명예는 어디에서 보상받나.한 사람의 권익보호를 위해 또 다른 사람의 인권을 부당하게 유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군 당국은 지금이라도 실체적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이 사건과 관련하여 국방장관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한 바 있고이에 따라 군내에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활동을 시작하였다고 한다.차제에 이 사건뿐만 아니라 군복무 중 발생한 여타 의문사에 대해서도 군이 보다 전향적으로 실체규명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너무 오래된 일이라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진실규명은 군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정부당국은 의문사위 활동시한 종료로 의문사 규명을 도외시하지 말고 초헌법적이거나 한시적이 아닌 적법하고 상시적인 기구를 두어 의문사를 지속적으로 규명해 나가기를 바란다. 끝으로 지난 수해복구 시 탈진상태에 이르도록 헌신적으로 복구 작업에 참여한 장병들의 사기에 행여나 영향을 미칠지 모를 군 관련 보도에 여러 언론매체들은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홍두승 서울대 교수 사회학
  • 이런책 어때요/ 성무애락론 - 음악은 교화수단 아니다

    음악 자체에 인륜과 도덕이 내재한다는 전통적인 유가의 음악론을 논박한 최초의 글.죽림칠현의 한 명인 혜강은 소리 자체가 갖는 고유한 심미적 가치에 의미를 부여한다.혜강은 자신의 분신인 동야주인을 내세워 공자와 맹자,순자를 거쳐 확고하게 자리잡은 유가적 음악론,곧 음악을 도덕적 교화수단으로 삼는 전형적 인물인 진객을 문답형식으로 공박한다.혜강은 기존 학설이나 통설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견해를 펼치는 ‘사심이유론(師心以遺論,마음을 스승으로 삼아 글을 남긴다)’의 풍격을 세움으로써 위진시대 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4900원.
  • [사설] 인혁당 사건 진상 재조사하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인혁당 재건위 사건 중간 발표 결과를 보며 우리는 다시 한번 역사 앞에 엄숙하게 서야 함을 느낀다.역사는 스스로 진실을 밝히는 위대한 힘이 있다.그래서 역사가 무서운 것이다.여야의원들이 소속 정당을 떠나 진상규명위 활동을 계속하도록 뒷받침하고 권한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규명위에 따르면 인혁당 사건은 애초부터 실체가 불분명했다.1964년 8월 중앙정보부는 대학생들의 한일회담 반대 데모가 커지자 인민혁명당이 북한 중앙당의 지령을 받아 배후에서 조종한 것으로 발표했으나,재판 과정에서 일부에만 실형을 선고했을 뿐이었다. 74년의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철저하게 조작됐다.박정희 정권은 유신체제후 긴급조치를 발동해 민청학련 소속 1024명을 검거하는 한편 인혁당 재건위가 북한의 지령을 받아 조종한 것으로 만들었다.이 과정에서 중앙정보부는 각종 고문에 의한 증거 조작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당시 사형을 선고받은 8명이 대법원의 확정판결 뒤 불과 20시간만에 전격적으로 집행된 점에서도 용공조작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그 때문에 국내외로부터 ‘사법살인’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과거 암울했던 시대에 인혁당 관련자들이 무참하게 인권을 침해당하며 숨지거나 옥살이를 했다는 것은 분명하게 밝혀졌다.그러나 그 진상이 다 밝혀진 것은 아니다.어찌 보면 시작에 불과하다.74년 이후 28년간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과 가족들이 겪은 고통과 어려움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정부는 이제인혁당 사건을 재조사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그리고 억울하게 숨진 원혼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명예를 회복해 주어야 한다.이 과정에서 해당 기관들은 진실 규명에 최대한 협조해야 하며,인혁당 사건에 대한 재심의 길도 열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인혁당 사건처럼 공권력에 의한 용공조작 및 심대한 인권침해 사건의 경우,과연 공소시효가 적용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다.반인륜적 인권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배제 문제도 공론화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 NGO/ 반인권적 국가범죄 ‘공소시효 배제’ 여론 확산

    “천인공노할 국가범죄를 단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면 도대체 누가 국가와 법을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국가 권력이 저지른 반인권적 범죄는 공소시효를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국가 권력에 의해 저질러지고 은폐됐던 수지김·최종길 교수·허원근 일병 사건 등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면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참여연대 등 139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길에서 ‘공소시효 배제 입법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법사위원회측에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회견문과 의견서를 통해 “무고한 국민을 살해하고 사건 조작과 은폐에 관여했던 범죄자들이 지금까지 버젓이 공직에 남아 진실규명 작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따라서 제2,제3의 범죄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국회는 반인도적 범죄의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법률을 즉각 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2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한 ‘공소시효배제 입법토론회’에서도 참석자들은 “사회정의를 확립하는 차원에서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국가기관의 범죄행위를 단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국가기관의 범죄에 공소시효를 적용하는 것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소시효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게다가 범죄를 저지른 집단이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기간에는 사실상 진실규명을 위한 수사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국제적으로도 국가기관의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배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국제연합(UN)은 지난 68년 마련한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의 시효 부적용에 대한 협약’에서 특정 유형의 국가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배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9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포된 인권선언문도 고문 등 반인륜적 범죄의 공소시효를 없애도록 각국에 권고하고 있다.이와 관련,현재 국회에는 지난 5월 이주영 의원 등 24명의 국회의원이 제출한 형사소송법개정안과 참여연대 등 13개 시민·인권단체들이 입법청원한 ‘반인도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등 2개의 법안이 계류돼 있다.이와는 별도로 민주당 이미경·한나라당 김원웅 의원 등 21명은 지난달 26일 중대한 인권침해범죄에 한해 공소시효 배제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정치권 내부에서는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소급입법을 금지하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공소시효 배제 입법에 부정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다. ◆ 반인권적 국가범죄 = 국가 권력기관에 종사하는 자가 헌법과 법률에 반하여 시민의 인권을 중대하게 침해하거나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조작하는 행위를 일컫는다.구체적으로는 직무유기,직권남용,불법체포·감금,폭행·가혹행위,살인,증거인멸 등의 범죄를 저지른 사례를 지칭한다. 이세영기자 sylee@
  • [사설]인권범죄 공소시효 없애야

    한나라당 김원웅,민주당 이미경 의원 등 국회의원 21명은 어제 중대한 인권침해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 배제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또 어제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린 ‘공소시효 배제 입법토론회’에서도 참석자들은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처벌할 수 있는 법적인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수지김 사건’‘허원근일병 사망조작사건’ 등 국가권력이 조직적으로 개입,은폐한 사건이 공소시효(15년)가 지났다는 이유로 가해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이해된다. ‘공권력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잘못된 관행과 인식이 타파되지 않은 탓에 반인륜적 범죄가 되풀이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따라서 국회의원들의 건의안 제출과 인권위 토론회를 계기로 이같은 범죄에 대해서는 언제라도 단죄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물론 법학자들 사이에서는 특정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배제할 경우 법의 안정성을 해치는 한편,소급입법을 금지하는 헌법에도위배된다는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하지만 김의원 등이 지적했듯이 전쟁범죄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배제토록 한 1968년의 유엔협약이나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제한한 법률을 폐기토록 한 1993년의 빈 인권선언문을 수용하면 해결의 단초는 마련할수 있을 것이다.국제협약과 상충되는 국내법을 개정하는 강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특별법 제정과는 별도로 경찰,국가정보원,검찰 등 사정기관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담보하기 위해 정보공개제와 주민감사청구제 등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국가기관을 운영하는 틀과 방향만 제대로 정립되어도 특별법 제정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한국법률 문화상 받은 정성진 국민대총장

    “법보다는 인륜이나 예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법치주의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법률가의 책임이 가장 무겁습니다.” 법률학 연구를 통한 인권 옹호와 법률문화 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19일 대한변호사협회가 선정한 제33회 한국법률문화상을 수상한 정성진(鄭城鎭) 국민대 총장은 “법조계와 법학계의 상호 비판만이 무성한 풍토에서 재조 법률계와 학계를 이어주는 디딤돌의 역할을 충실히 맡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민대 법학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2000년 총장에 선임된 뒤 성공한 CEO총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정 총장은 사시 2회로 24년 동안 검사로 일하다 교수로 전직했다. “사건을 한건도 수임해보지 못한 휴업 변호사로 상을 받아 부끄럽기만 합니다.” 서울지검 특수부장,대검 중수부장을 끝으로 학자의 길로 들어선 정 총장은 자신의 경험을 접목시킨 형사법 분야에서 탁월한 이론가로 알려져있다. 지난 97년 ‘검찰 내사’를 이론적으로 체계화한 ‘내사론’을 처음으로 발표하는 등 형사정책 및 형사법의 세계화에 공언한 업적을 인정받아 상을 받았다. 정 총장은 “한국 사회에서 법치주의가 갈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고 일갈한다.정 총장은 “법조계는 정권의 부침(浮沈)이나 교체에 상관없이 법치주의 정신에 입각해 국민만을 두려워해야 한다.”면서 “사법부뿐만 아니라 특히 검찰에 있어 인사 원칙은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는데 우선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법원의 관료화,검찰의 세속화,변호사의 상업화,법학자의 경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면서 “비판보다는 각 분야 법률 종사자들이 마음을 비우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전통적인 고시제도와 미국식 로스쿨을 통한 실용적인 전문교육 강화라는 추세 속에서 한국의 법학교육은 딜레마에 빠져있다.”면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법률가의 모습과 법학교육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매일 명예논설위원이기도 한 정 총장은 “상금 1000만원은 법학도를 위한 장학금이나 고령 변호사들의 공적부조를 위한 기금 등 공익적 목적에 맞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씨줄날줄] 풍선효과

    세상에 ‘풍선 효과’라는 게 있다.부푼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바람이 빠지는 게 아니라 다른 쪽이 불거지는 것을 비유한 경험칙이다.원래 매매춘 업소,이름하여 사창가에서 비롯됐다.한쪽에서 단속하면 그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갈 뿐이지 매매춘 자체가 근절되는 않는다는 것이다.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드러난 현상만을 물리력으로 해결하려 했을 때 나타나는 모순을 설명해 준다. 서울에서 8일 ‘세계 여성 경찰 대회’가 열렸다.함께 마련된 세미나에서 매매춘 단속의 대모격인 김강자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이 실례를 들어 ‘풍선 효과’를 설명했다.지난해 1월부터 국내의 대표적 사창가인 서울의 속칭‘천호동 텍사스’에서 대대적으로 매매춘을 단속했다.그 결과 300여명의 종사 여성 가운데 절반인 150여명이 ‘천호동’을 떠났다.그러나 생업을 바꾼게 아니라 단속이 없는 다른 지역의 비슷한 유흥업소로 잠적했다는 것이다.매매춘 ‘수요’를 방치하면서 공급하는 일방만을 단속했다가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나고 말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요즘북의 서해 도발에 대한 대책을 놓고 말들이 많다.꽃게 어선 지도에 나섰던 해군 고속정을 무차별 포격한 북의 도발을 생각하면 세상이 시끄러울만도 하다.다시는 북의 도발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해군의 교전규칙도 강화해야 한다.북의 도발을 격퇴하는 과정에 잘못이 있었다면 자초지종을 밝혀 바로잡아야 한다.그러나 ‘꽃게’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남북간 서해의 긴장 고조는 결코 꽃게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당장 내년 6월이면 연평도 근해에는 꽃게를 잡으려고 어선들이 몰려 들 것이다.당장은 난망해 보이고,가시적인 성과도 쉽게 잡히지 않더라도 근본적인 매듭을 먼저 풀어야 한다. 최근 서울에서는 시청 주변과 각급 법원·검찰청이 모여 있는 법조타운 일대를 이른바 ‘클린 존(Clean Zone)’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퇴폐 행위를 강력 단속키로 했다고 한다.결국 매매춘으로 이어지는 퇴폐 행위를 단속해야 한다.월드컵 4강국가에서 매매춘이라는 반인륜적인 행태를 묵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풍선 효과’를 먼저 점검해보기를 바란다.클린 존 시책이 성공할 것인지 솔직히 말해 보라는 것이다.먼저 매매춘 여성들에게 ‘길’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눈앞의 성과만을 자랑하기 위해 무리하게 풍선을 눌렀다가 터트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풍선이 터져서는 정말 안될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씨줄날줄] 아! 최종길 교수

    1973년 중앙정보부에서 사망한 최종길(서울법대) 교수가29년 만에 명예를 되찾았다.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한상범)가 “위법한 공권력의 직·간접 행사로 숨졌음이인정된다.”고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다.하나의 진실이 밝혀지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다.억울한 누명을쓰고 죽은 피해자와 그 가족을 위해서도 그렇고 역사를 위해서도 그렇다. 진상규명위는 “최 교수가 중정의 고문과 협박 등 불법수사에도 불구하고 사망 때까지 강요된 간첩자백을 하지 않았다.”며 “의식적·적극적 항거 외에도 권위주의적 공권력 행사에 순응하지 않음으로써 소극적으로 저항하는 행위 또한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한 활동’에 포함된다고볼 수 있는 만큼 최 교수 죽음의 민주화운동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그리고 “고문으로 의식불명인 상태에서 수사관들에 의해 7층 비상계단에서 내던져져 사망했거나 고문으로 사망한 뒤 수사관들에 의해 자살로 위장되는등의 수법으로 타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최종 판단을내렸다. 그나마 다행이다.어렴풋이 진상이 밝혀지고 고인의 명예가 회복됐으니 말이다.하지만 국외자의 이런 말이 피해자가족에게는 정말 야속하게 들릴지 모른다.어디론가 끌려가 돌아오지 않은 아들을 기다리는 노모,“아버지는 간첩이었고 양심의 가책으로 목숨을 끊었다.”는 말에 어린 아들이 받았을 충격을 새삼 들먹일 필요도 없으리라.그 노모가 29년을 기다리다 생때같은 아들이 주검으로 돌아온 까닭을 모른 채 한달 전인 지난 4월에 타계했다지 않은가. 너무 오랜 세월이 흘렀다는 것은 다름 아니다.멀쩡한 대학교수를 고문해서 죽이고,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 그에게 간첩의 오명을 씌운 범인들을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15년)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고 하니 나온 말이다.자식을가슴에 묻은 노모,‘간첩의 아들’이라는 시선 때문에 주눅이 들어 자랐을 아들(광준·38세·경희대 법대 교수),형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30년 가까이 뛰어다닌 동생 등 가족은 일찍이 범인들을 용서했다니 논외로 치자.반인륜 범죄의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는 비등한 여론을 가볍게여겨서는 안된다.반드시 범인들의 처벌만을 위해서가 아니다.이웃이 당하는 억울함을 외면하고 권력의 압제에 소극적으로 동조해온 양심의 피고인 우리 모두에게도 경종이 필요한 것이다. △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최교수 타살 인정 의미/ ‘독재폭력’ 국가차원 입증

    ‘의문사 1호’로 꼽혀왔던 최종길 교수의 죽음이 민주화 운동과 관계가 있고,부당한 공권력에 의해 발생했다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결정은 독재정권의 폭력성·부도덕성을 국가기관이 직접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진상규명위는 그러나 구체적인 타살 방법 및 경위,죽음을 자살로 위장·은폐한 중정의 지휘체계와 책임자를 명확하게 규명하지는 못했다. 최 교수가 숨진 1973년은 박정희 정권이 장기독재를 위해 제정한 유신헌법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운동이 시작되던 시기였다. 진상규명위는 체제수호를 담당하던 중앙정보부가 명망가였던 최 교수를 ‘간첩 공작대상’으로 선택하고 중정에소환했다가 여의치 않자 고문을 자행했으며 이것이 죽음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또 최 교수가 비록 반체제 활동에적극 가담하지 않았지만 죽음에 이른 과정 자체가 유신체제에 항거한 민주화 운동이었다고 포괄적으로 해석했다. 진상규명위가 민주화운동을 넓게 인정함에 따라 결정이임박한 한총련 투쟁국장 출신 김준배씨 사망사건 등 다른진정사건도 ‘의문사’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진상규명위는 과거 중앙정보부와 검찰이 발표했던‘최 교수는 자살했다.’는 수사결과를 모두 뒤엎었다.그러나 누가 최 교수를 ‘공작 대상’으로 선정했는지와 사건의 최정점에 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규명하지 못했다. 민주화정신계승국민연대 이은경 사무처장은 “최 교수 사건의 핵심은 타살 및 사건 은폐에 대한 중정의 조직적인개입을 밝혀내는 것”이라면서 “총체적인 규명없이 의문사 인정 여부만 결정한 것은 미흡하다.”고 말했다. 진상규명위는 또 고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당시 중정요원들에게 상해치사,폭행,허위공문서작성 등의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했으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고발 및 수사의뢰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관련, 한상범 위원장은 “공권력이 저지른 반인륜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적용배제의 필요성을 담은 권고안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최 교수의 아들 최광준(38) 교수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예정이어서 반인권적 범죄에대한 공소시효 적용배제가 공론화될 전망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반인도적 국가범죄 시효배제 시민단체들 특례법 입법청원

    참여연대,천주교인권위원회 등 13개 시민·인권단체로 구성된 ‘반인도적 국가범죄 공소시효 배제운동 사회단체협의체’는 21일 국회에 ‘반인도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을 입법 청원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의 소개로 이날 국회 사무처에 청원된 특례법안은 196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에 대한 시효부적용에 관한 협약’에서 정의된 반인도범죄는 공소시효의 적용을 배제하며,국가기관이 직무수행중 정당한 사유 없이 살인,폭행,가혹행위를 한 경우도 공소시효의 적용을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 또 국가공권력이 반인도 범죄의 실체를 조작·은폐했을때에는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상태가 지속되었던 기간만큼 공소시효를 정지하도록 했다. 특례법은 이어 반인륜 국가범죄로 인해 생명,신체,재산상의 손해 또는 정신적 손해를 입은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도 소멸시효의 적용을 배제할 것을 규정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부시 외교팀 조울증 걸렸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이 “조지 W 부시 행정부 외교팀은 ‘조울증’(기분에 따라 양극단적 행동을 번갈아 나타내는 정신장애)에 빠져 있으면서도 이를 고치려 노력조차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는 부시 대통령의유럽순방을 이틀 앞두고 외교뿐만 아니라 각종 정책도 일일이 비판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터프츠대학 법대 졸업식 연설에서 부시 행정부가 주요사안에 있어 모순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아프가니스탄에서는 새 국가 건설을 비웃다가 다음 날 국가건설 계획을 제안하는 등 ‘모순’을 보였으며 중동 지역에 보내는 메시지는 매일 변하고 있다고 혹평했다.북한과 관련해서는 “탄도미사일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면서도 이 위협을 줄이기 위한 북한과의 대화는 불필요하게 늦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브라이트는 “현 행정부는 법치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돈세탁이나 생물무기,반인륜적 범죄,환경 등의 문제에서 법치를 강화하기 위한 협약에는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인다.”고 지적했다.미국이 상설 전범법정인 국제형사재판소에 불참하기로 결정하고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협약인 교토기후협약 비준을 거부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올브라이트가 꼽는 또 다른 언행 불일치는 무역분야다.그는 미국이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옹호하면서 수입철강에 대한관세 부과,농업보조금 지급 확대 등 보호주의를 실행하고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반대하는 테러에 대해서만이야기하지 말고 미국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 미국 지도부의 성격과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가자! 교통월드컵] 장애인의 또다른 ‘장애’교통

    **후진국형 교통체계 장애인엔 '지옥' 2002 한·일 월드컵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거동이불편한 장애인들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현장에서 즐기기는 요원하다.후진국형 교통체계로 대다수 장애인들은 도로 곳곳에 산재한 수많은 위험으로 인해 길 나서기가 두렵다고 입을 모은다.게다가 장애인들은 운전면허 취득이나 교통사고 보상 등 하나에서 열까지 불이익을 받고 있다.한마디로 장애인들이 살기엔 너무나 척박한 실정이다.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장애인들을 위한 교통여건 개선은 고사하고해마다 얼마나 많은 장애인이 교통사고를 당하고,그로 인해 목숨을 잃는지 기본 통계나 분석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경복궁에서 시청까지 휠체어 타고 가보셨나요.” 선천성 소아마비로 평생 휠체어에 의존해온 1급 지체장애인 김모(38)씨는 “수도 서울의 한복판인 경복궁에서 시청까지 휠체어를 타고 가본 사람이라면 우리나라의 교통체계가 얼마나 비인간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일단 경복궁 앞 동쪽 지하도를 건넌 뒤 교보문고·동아일보사옥앞의 넓은 횡단보도를 거쳐야 시청에 닿을 수 있다.그나마 길을 잘못 들어 경복궁 서쪽 지하도를 지나면 시청을 찾아가기란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광화문사거리나 시청옆에서 또다시 지하도를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김씨는 “휠체어로 넓은 횡단보다를 제 시간에 건너고 지하도의 수많은 계단을 오르내리기란 결코 쉽지 않다.”면서 “장애인을 배려한 횡단보도와 지하도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운전면허 따기는 ‘하늘의 별 따기’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장애인이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장애인이 운전면허를 따려면 ‘장애인 운동능력 측정’을 받아야 하는데 측정기준이 워낙 엄격해 측정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측정기준에 따르면 핸들조작의 경우 48㎏의 힘으로 2.5초 이내에 핸들을 580도 돌린 뒤 24초간 유지해야 한다. 1980년대 일본에서 도입된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장애인용 차량의 대부분이 파워핸들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존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명묘희(明妙姬)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연구원은 “일본은올바른 운전을 위해 해당 장애인에게 어떤 개조 차량이 필요한가를 결정하기 위해 운동능력을 측정한다.”면서 “운동능력 측정 자체가 운전면허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장애인을 위한 운전면허연습장은 서울시를 통틀어 2∼3곳에 불과하다.경찰청이 지난해 3월부터 자동차운전면허 전문학원도 장애인용 교습차량을 최소 1대 이상 보유토록 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실정이다.더욱이 면허를 취득한 뒤도로교습을 받기란 꿈같은 얘기다. ▲터무니없는 교통사고 후 보상처리 어렵게 면허를 따고 운전을 배운 뒤에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당해야 하는 불이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장애인은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기왕증(旣往症:교통사고 이전의 장애)이 적용돼 손해배상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는다. 가령 거동에 큰 불편이 없었던 디스크(추간판탈출증) 환자가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경우, 손해배상액은 사고로 인한 장애율에 기왕증 비율이 적용돼 현격히 떨어진다. 기왕증 적용비율이 높을수록 보상액은 낮아진다. 따라서 사고 이전부터 지체를 가진 장애인들에겐 일방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교통사고 관련 민사소송만을 맡는 한문철(韓文哲) 변호사는 “손해배상 과정에서 기왕증을 적용하는 것 자체는 나름의 일리가있지만 장애인들에겐 지나치게 높은 비율이 적용돼 육체적·경제적 피해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까지 안겨주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기왕증 적용비율은 지난 2000년까지만 해도 30∼50% 정도였으나 지난해부터 50∼70%로 크게 높아졌다.”면서 “이는 일부 손해보험회사와 의료기간의 담합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지적했다. 전광삼기자 hisam@ ■장애인 피해자 박찬의씨 “교통사고 보상 차별심해…” “지금까지 정상인 못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하는데 보험회사의 보상규정은 지체장애인을 정상인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인간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1급 지체장애인 박찬의(34)씨의 말이다.선천성 소아마비로 평생 목발에 의지해온 박씨는 지난해 1월 말 교통사고를 당해 목발 대신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다. 그는 요즘 자신이 가입했던 S화재보험과 기왕증 적용을 둘러싼 외로운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씨는 타고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으로 삶을 가꿔왔다.지난 95년 방송통신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뒤 97년 ‘코리아 아그로’라는 외국계 기업에 입사했다.그는 “대학시절 두 팔로 엉금엉금 기어 지리산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면서 “입사 후에도 최우수사원으로 뽑히는 등 나름대로 인정받았고 5년차가 되면서 연봉도 3000만원 가량 받았다.”고 말한다. 박씨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해 1월 30일 업무차 충북 제천으로 가는 길에서였다.맞은편에서 달려오던 관광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침범,박씨의 승용차를 정면으로 들이받았다.이 사고로 박씨는 목발 대신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고 남의 도움을 받지않고는 거동조차 불편한 신세로 전락했다. 그런 박씨를 더욱 슬프게 한 것은 가입했던 S화재보험의기왕증 적용이었다.보험사측은 박씨의 경우 장애인으로 두 다리를 못쓰는데다 척추측만증으로 기왕증 70%가 인정되기 때문에 이 사고로 인한 장애율은 30%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었다.이에 따라 보험사가 박씨에게 제시한 보상액은연봉의 10%에도 못미치는 300만원 정도였다. 보험사의 결정은 장애인으로 살았지만 단 한번도 정상인에 뒤질게 없다고 믿어온 박씨에게 다시 한번 말 못할 상처와 허탈감을 안겨줬다.박씨가 S화재보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씨는 “선천성 장애인에 대한 기왕증 적용은 신체적 조건만으로 사람을 차별하겠다는 반인륜적 사고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소송은 장애인들의 인권문제가 걸린 만큼 대법원까지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미국의 장애인법 미국은 장애인이 살기에 가장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장애인 복지제도를 갖추기까지는 수많은 장애인들의 악전고투가 있었다. 장애인들의 삶을 크게 바꿔놓은 장애인법(ADA)의 경우 의회나 정부가 만든 게 아니라 ‘대중교통권 확보를 위한 미국 장애인 모임(ADAPT:American Disabled For AccessiblePublic Transit)’이라는 단체가 기초안을 만들고 7년에걸친 사회적 설득과 시위 끝에 일궈낸 산물이었다. 이로 인해 장애인들은 버스 리프트 설치 등 대중교통 접근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ADAPT 관계자들은 “미국의 장애인복지제도는 장애인 스스로가 오랜 시간 힘겨운 투쟁을 통해 얻어낸 결과물”이라며 “한국의 장애인들도 힘을 하나로 모아 스스로 권리를 찾아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장애인들의 권리 찾기 운동이 활기를 띠면서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장애인을 위한 각종 교통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장애자 이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회의’ 회원들이 지난해 8월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버스정류장에서 벌인시내버스 탈취 시위는 표현방법은 다소 격렬했지만 장애인들이 스스로 이동권 보장을 강도높게 요구했다는 점에서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같은 요구가 확산되면서 서울 서초구는 최근 강남대로영동중학교 앞 등 관내 15곳에 장애인 전용 버스정류장을설치했다.이들 정류장은 다른 곳과 달리 차도와 보도를 구분하는 보도턱도 없다.또 시각장애자를 위한 점자블럭과대기용의자 등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다. 교통장애인 협회 관계자는 “장애인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벽은 한마디로 철의 장벽”이라며 “장애인 스스로 권리 쟁취에 나설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 “反인륜 범죄 공소시효 없애야”, 13개 인권단체 새달 입법청원

    ‘반인륜 범죄에 공소시효가 있을 수 없다.’ 반인도적 국가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한다는 인권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지 김 살해범 은폐 및 간첩조작 사건,청송교도소 박영두치사사건, 서울대법대 최종길 교수 고문살해 의혹 등 국가기관이 자행한 반인도적 범죄의 진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국가기관의 은폐로 15년동안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던 수지김 사건의 범인이 지난 1월 남편 윤태식으로 밝혀진 것을계기로 공소시효 폐지운동에 나선 인권운동사랑방,민주화를위한 변호사 모임,앰네스티 한국지부 등 13개 단체는 지난26일까지 서울 명동과 대학로에서 시민들의 서명을 받았다. 5월부터는 본격적인 입법청원에 나설 예정이다.이들이 준비하는 법안은 ▲국가기관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범인은닉,증거인멸을 했을 경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시효 배제▲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고문 등의 범죄에 대한 시효배제 등이 주요 내용이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는 ▲시간이 흐르면 범죄에 대한 사회적 감정과 피해자의 감정이 진정되고 ▲증거가 사라져 공정한 재판이 진행되기 어렵고 ▲범인 스스로 양심의 가책을받아 속죄하게 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공소시효 제도를 두고 있다.그러나 프랑스와 독일 등은 과거 나치와 관련된 범죄,전쟁 범죄 등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인정하지 않는다. 인권운동사랑방 이창조 기획팀장은 “인권유린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은 대부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며,유족들도 처벌을 원한다.”면서 “사법정의와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공소시효를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운 변호사는 “프랑스 사법부는 나치 치하에서 레지스탕스들을 살해하는데 앞장섰던 투비에에게 공소시효 20년을훨씬 넘긴 1994년에 종신형을 선고했다.”면서 “죄형법정주의,형벌불소급원칙,공소시효제도는 인권을 위한 제도이지만 반인도적 범죄에까지 적용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대한광장] 헌법 비웃는 ‘연좌제’ 유령

    대한민국 헌법에 의하면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13조 3항) 모반이나 반역 혐의자에게 삼족을 멸하던 왕조시대에 비하면 실로 눈부신 인권의식의 성장이 아닐 수없다.연좌제 하면 떠오르는 장면은 무엇일까?세습제 왕조시대의 한 장면이 아닐까? ‘단종애사'의 사육신에 얽힌 일화중에 심금을 울리는 대목은 성삼문이 형장으로 끌려 가면서 어린 딸에게 한 말이다.‘너는 괜찮다.너는 딸이니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라던. 왕조의 몰락과 함께 사라진 연좌제는 군국주의 일본이 식민통치 강화를 위해 소생시켰다.아무 법적 근거없이 독립사상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휘두른 이 피묻은 칼날은 분단과 전쟁을 거치면서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인해 고난받아야 했던 숱한 원혼과 짓붉은 상흔을 남겼다. 그래서 동족 학살과 단군 이래의 천문학적 부정축재로 역사에 오명을 남긴 전두환 정권조차도 그 비이성과 반인륜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어 폐지를 결행하지 않을 수 없었던 연좌제가다시 유령처럼 출몰하고 있다. 한밤중에 햄릿에게 몰래 나타나 원한을 애소하던 힘 없는 유령이 아니다.밤비 내리는 음습한 묘지 어드메쯤서 배회해야 할 유령이 나타난 곳은 어디인가.초국적 자본이 지구촌을 휘젓는 세계화의 중심부에 서 있는 21세기 한국의,인터넷 환경이 종이매체의 권위를 붕괴시키고 있는 기술정보 강국의 대선 후보자를 향한 검증 과정이라는 환한 대낮의 광장이다.그것도 민주인권 국가를 소망하는 노벨평화상수상자가 대통령으로 있는 곳이다. 필자는 인권위에서 차별행위 조사와 구제라는 소임을 맡고 있다. 이 서슬 푸른 연좌제마저도 철저하게 차별적으로 적용됐음을 역사는 기록으로 말하고 있다.박정희 전 대통령은 본인이 젊은 한때 남로당 군사책이었고,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장인으로 대구 10·1폭동에 연루돼 사망한 박상희는 그의 형이었다.인근에서 그는 두루 존경받았던 인품으로 전해지고 있다.뿐만 아니라 5공 실세였던 허화평씨는 남파된 동생 때문에 군복을 벗을 뻔했다가 전두환씨의 부하사랑으로 구사일생했다.오랫동안 공화당의 곳간 열쇠를 관리한 김성곤씨 부부는 인민위원회 활동가 출신이다. 반면 권력과 먼거리에 있는 문인들은 피울음을 삼켜야 했다.이문열·김성동·이문구·김원일 등은 작가로 입신해야 했다.이뿐인가.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의 확인되지 않은 좌익 경력으로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꿈을 접어야 했던가.얼마나 많은 여인들이 자신이 알지 못하는 남편의 행위 또는 ‘머릿속 생각'으로 고난을 감내했던가. 혈연관계로 인한 책임을 묻는 ‘연좌(緣坐)'든,사제간 또는 친구와 같은 비혈연적 관계의 연대책임을 묻는 ‘연좌(連坐)'든 간에 이는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최고가치로 삼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이념에 정면으로 반한다.연좌제는봉건왕조와 군국주의가 체제수호를 위해 제한적으로 쓰다가 버린 낡은 유물이다. 굳이 말하자면 장인 사위관계는 혈연도 아닌 관계이다.설령 혈연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시비선악을 떠나 민족사의아픔이 가로놓인 문제를 두고 손쉽게 경쟁자를 비방하는근거로 들이대는 일만은 제발 되풀이하지 말았으면 한다.일거수 일투족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는 공론의 장,특히 그 파급력이 폭풍과도 같은 대선후보 검증과정에서벌어지는 연좌제 공방은 깨어 있는 국민을 한없이 부끄럽게 한다. 필자의 친구중에 방송가에서 성공해 이름이 꽤 알려진 이가 있는데 그가 지난해 어느 밤에 불쑥 집에 찾아 왔다.취기가 완연한 얼굴에 눈이 젖어 있었다.북에 어쩌면 살아있을지 모르는 팔순 아버지를 적십자사에 상봉신청하고 오는 길이었다.나는 그가 어려서 아버지를 여읜 줄로 알고있었다.남편의 월북을 감지하고 평생 홀로 살아온 그의 어머니가 아들의 장래를 염려한 나머지 일찍이 사망신고한까닭으로 그는 입사시에 큰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았다.그날 밤,그는 말했다.‘내 가슴에 박힌 못을 누가 알겠노?' △ 유시춘 국가인권위원·작가
  • 네덜란드 내각 총사퇴

    빔 코크 네덜란드 총리 내각이 16일 다음달 15일로 예정된총선을 한 달 앞두고 총사퇴했다. 7년 전 스레브레니차에서의 벌어진 유고군의 인종청소 사건때 네덜란드 정부가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지난 주 네덜란드 전쟁문서연구소(NIOD)의 보고서로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스레브레니차 학살사건은 1995년 내전 중이던 유고에서 세르비아계에 의해 보스니아계 남자 성인과 어린이 등 7000여명이학살당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악의 반인륜 사건이다. NIOD는 이 보고서에서 당시 유엔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스레브레니차에 주둔했던 110명의 네덜란드군이 세르비아계에 의해 자행된 학살을 막기 위해 적극 노력하지 않았다고비난했다.네덜란드군이 결과적으로 학살을 방조한 책임이있는 것이다. 당시 파병 결정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 상당수가 아직 코크내각에서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책임 추궁이이뤄져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유세진기자 yujin@
  • [사설] ‘인체조직 이식’ 관리 철저히

    에이즈·매독·간염 등 치명적인 질병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인체 조직이 검증 절차 없이 마구 수입돼 환자에게그대로 이식된다는 보도는 매우 충격적이다. 지난해에만 해도 이식용으로 수입한 인체 조직은 무려 9t(통관기준)에 이르며,이는 3년 전에 견줘 10배 가까이 늘어난 양이라고 한다.그런데 이를 규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는 것은 물론 행정당국이 수입업체 실태나 이식을 받는 환자의 규모등 기본 현황마저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는 충격을 넘어 분노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공산품과 식·의약품을 수입할 때도 품질검사를 하고 유통관리를 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사람의 몸에 직접 이식하는인체조직을 검증하고 관리하는 일에는 더욱 세밀한 주의를해야 함은 마땅하다.그런데도 아무런 제한없이 누구나 멋대로 수입해 유통시킨다니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청 등관련 당국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인체조직 유통이 일반 상품과 달라 공식적인 입법체제로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국제연합(UN)이 1990년대 중반이를 반인륜적 행위로 규정해 거래를 금지하는 결의문을 낸 적이있기도 하다.그렇더라도 인체조직을 수입해 환자들을 살려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내부적인 안전관리 규정은 당연히 마련해야 한다.미국에서도 식품의약국(FDA)이 10가지 주요 질병을 검사한 뒤 이상 없는 인체조직만을 사용하도록지침을 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 몇가지를 촉구한다.먼저 수입하는 인체조직에 대해 주요 질병검사를 하루빨리 실시해야 한다.수입·유통업체의 자격기준을 정하고 관리상태를 철저히 감독해야 할 것이다.궁극적으로는 이식환자 발생 추이에 따른인체조직 수요를 장기적으로 예측,안전하게 공급함으로써한번 질병의 고통을 받은 사람이 이식수술로 더 큰 피해를입는 일이 없게끔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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