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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아몬드 가득한 슈퍼지구, 대기 분석 첫 성공

    다이아몬드 가득한 슈퍼지구, 대기 분석 첫 성공

    지구에서 약 40광년 떨어진, 우주적 관점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는 ‘슈퍼지구’라 불리는 특이한 외계 행성이 존재한다. 바로 지구와 비교해 크기는 2배, 질량은 8배인 ‘55 캔크리(Cancri·게자리)e’다. 최근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이 사상 처음으로 슈퍼지구의 대기를 파악하는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허블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로 얻어진 이 연구는 외계행성의 대기성분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차후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 또한 인류가 살기에 적합한 행성을 찾는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처음 빛이 탐지된 55캔크리e는 그간 천문학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같은 해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행성의 표면이 흑연과 다이아몬드로 덮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해 일약 ‘다이아몬드 행성’ 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55캔크리e가 슈퍼지구라 불린 이유는 지구와 사이즈가 비슷하고 암석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성 주위를 불과 18시간에 공전할 만큼 바짝 붙어있어 행성의 표면온도는 무려 2000°C에 달한다. 다이아몬드가 가득한 행성이지만 생명체가 살기에는 너무 뜨거운 그야말로 '불의 지옥'인 셈. 이번에 UCL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55캔크리e의 대기는 질소와 헬륨으로 가득차 있으며 물의 흔적은 전혀없다. 연구에 참여한 올리비아 베노 박사는 "55캔크리e의 대기는 성운(星雲)으로부터의 형성과정에서 온 질소와 헬륨이 들러 붙어있다"면서 "독성이 강한 시안화수소(hydrogen cyanide)가 대기에 가득해 생명체가 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의 많은 행성이 55캔크리e와 유사한 대기 성분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55캔크리e의 온도변화를 사상 최초로 측정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NASA의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사용해 측정한 이 행성의 표면 온도는 무려 1000~2700°C. 연구팀은 이 그 변화 이유를 행성에 존재하는 거대한 화산 활동 때문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난세의 약자’ 아이, 그리고 아동학대의 역사

    [송혜민의 월드why] ‘난세의 약자’ 아이, 그리고 아동학대의 역사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도 되나’ 싶은 사건사고는 언제나 있었다. 잔인하고 끔찍하며 안타까운 각종 사건들 가운데서도 최근 대한민국을 가장 분노케 한 것은 다름 아닌 아동학대 사건이다. 장기무단결석 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그림자마저 사라져버린 아이들을 뒤늦게나마 찾기 시작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아이들은 하나 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있다. 보고도 믿지 못할 이러한 참극은 무릇 대한민국 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간과 국적을 초월해, 힘없는 어린아이들을 괴롭혀 온 부끄러운 어른들의 역사가 세계 곳곳에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역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아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잔혹한 갑질, 그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인류 역사와 궤를 함께 해 온 아동학대 아동학대는 어제 오늘 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존재해 왔으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편화된 사회적 현상 또는 문제였다. 그 유형 역시 영아 살해부터 성학대까지 매우 다양하다. 아동학대의 오래된 역사는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 연구진은 2013년 이집트 서부에 있는 2000년 된 묘지와 유골을 조사하던 중, 2~3살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의 팔과 쇄골에서 눈에 띄는 골절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골절이 누군가가 강한 힘으로 아이의 팔을 잡고 격렬하게 흔들어 골격에 극단적인 균열이 생긴 것으로 추론했다. 중세 로마시대의 일부 사람들은 애초에 아이들이 약하게 태어난다고 믿어 신생아를 나무 널빤지에 고정하거나 찬물로 목욕시키는 체벌을 했다. 공공건물이나 다리가 세워지면 봉헌을 목적으로 영아를 바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특히 로마시대 아버지들은 ‘파트리아 포테스타스’(patria potestas)라 부른 가부장의 절대적인 권위 아래에서 모든 아동에 대한 권한을 손에 쥐었다. 강력한 부권(父權) 행사 과정에서 아이들의 생사는 그 누구도 아닌 친부로부터 결정됐다. 아동이기 이전에 사람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무시된 것이다. 국적을 막론하고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알고 있는 아동학대 이야기도 있다. ‘신데렐라’가 그것이다. 신데렐라는 민담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것을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가 1697년 그의 동화집 ‘옛날 이야기’(Histoires ou Contes du Temps Passé)에 수록하면서 처음 출판됐다. 극중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힘든 집안일을 도맡아 하며 갖은 구박과 학대를 받는다. ‘신데렐라’의 한국판 격인 ‘콩쥐팥쥐’에도 어린 소녀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학대를 일삼는 계모가 등장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 역시 아동학대를 연상케 한다. 그 유명한 사도세자와 아버지 영조(1694~1776)의 이야기다.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아버지, 그 아버지로부터 받은 정신적(영조의 지나친 교육열), 육체적(좁은 뒤주에 감금) 압박은 학대의 또 다른 양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세계가 아동학대에 대처하는 자세 일일이 글로 설명하기조차 어려운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은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나마 선진국은 아동학대를 미연에 방지하고 동시에 아동학대와 관련한 처벌 수위를 높여 아이들을 보호하려 노력하고 있다. 아동학대와 관련법은 크게 일반적인 아동학대와 직계존속에 의한 가정 내 체벌을 겨냥한 것으로 나눠진다. 일반적인 아동학대와 관련해, 미국은 불과 2년 전인 2013년 1월 아동보호법(Protect Our Kids Act)을 제정했다.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발생하면 소아과 및 가정의학과 의사와 검시관 , 변호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팀이 꾸려진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이슈가 된 장기무단결석이 발생할 경우, 미국 학교들은 법적 효력을 갖는 ‘학부모 소환제’ 제도를 이용한다. 이 소환에 불응하는 부모는 형사 고발되고 벌금형이 내려지며, 이후에도 자녀의 무단결석이 이어질 경우 곧장 구속영장이 발부된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일명 ‘신데렐라법’이 제정됐다. 부모가 아동에게 학대를 가했을 경우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이다. 영국 신데렐라법의 가장 큰 특징은 학대의 범위가 단순한 육체적 학대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동을 향한 폭언 등 언어적 폭력부터 훈육과 교육을 명목으로 한 체벌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처럼 직계존속에 의한 가정 내 체벌은 유교적 관념이 짙은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교육을 넘어선 학대로 인식되면서 법적제재로 이어졌다. 최초로 가정 내 체벌을 금지한 국가는 스웨덴(1975년)이다. 체벌 금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을 당시 국민 70%가 이에 반대하기도 했지만 30여년이 지난 2011년 조사에서는 90%가 넘는 국민이 체벌반대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 ‘아동체벌 근절 국제 이니셔티브’(endcorporalpunishment.org)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과 핀란드(1983)와 노르웨이(1987), 아이슬란드(2003) 등지의 유럽 국가와 콩고, 케냐, 튀니지(2010), 남수단(2011)등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한 48개국이 가정 내 체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아동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난세는 약자의 지옥…그중 언제나 빠지지 않는 약자는 여자와 아이” 권력자의 횡포와 약탈, 학대가 끊이지 않던 고려 말을 다룬 한 드라마에 등장한 대사다. 각박한 현실을 견뎌야 하는 어른들에게 어쩌면 현재는 여전히 난세이며, 여자 그리고 아이는 여전히 약자 중 약자일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이 어느 날 학교에서 보이지 않거나, 몸이 상처로 가득하거나, 표정이 어두울 때, 그저 ‘잘 지내고 있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희망고문에 불과하다. 국적을 넘어 온 세상이 결국 궁극적으로 이뤄야 할 목표는 아동학대 가해자를 향한 처절한 응징이 아니다. 체벌이 더 이상 올바른 교육방식이 아닐 수 있다는 인식, 부모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인성, 나이에 관계없이 인간을 인간답게 대우하는 자세 등을 세상 모든 어른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더 이상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나오지 않는 그런 세상을 우리의 아이들은 바라지 않을까.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자유냐 굴종이냐/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자유냐 굴종이냐/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동양과 서양은 페르시아 전쟁을 통해 최초로 격돌했다. 기원전 492년부터 기원전 448년까지 지속된 페르시아의 침공에 대항해 그리스는 각 도시국가가 연합해 항전과 축출을 위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헤로도토스(기원전 484?~기원전 425?)는 인류 최초의 역사서 ‘역사’에 이 위대한 행적을 기록했다. 소아시아의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페르시아의 압제와 가혹한 징세에 반발해 반란을 일으켰다. 그리스 본토의 아테네와 에레트리아가 지원군을 보냈지만 페르시아에 진압된다. 이를 기화로 페르시아의 다레이오스 왕은 그리스 전체를 정복하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던 것이다. 전쟁이 초래된 원인뿐 아니라 전쟁의 경과와 승패를 가름한 요인에서 후세는 역사의 교훈을 얻는다. 세 차례의 페르시아 전쟁에서 나타난 페르시아 대군과 그리스 연합군 진영의 군세 차이는 현격했다. 페르시아의 기병과 함선의 압도적인 양적 우위 또한 양군 사이의 비대칭 전력의 대표적인 예다. 페르시아는 가공할 군사력을 과시하며 그리스 전 도시국가들에 항복의 표시로 흙과 물을 바칠 것을 요구했다. “전쟁이냐 평화냐”를 물으며 내부 분열을 촉진하고 이간시킨 것이다. 고도의 심리전이었다. 애당초 대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많은 도시국가들은 줄줄이 페르시아 대왕에게 항복했다. 그 대가로 평화를 얻었지만 군대와 전쟁 물자를 바치며 부역해야 했다. 하지만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예외였다. 그들은 다레이오스 대왕이 보낸 전령들을 구덩이 속에 던지며 거기서 왕에게 줄 흙과 물을 가져가라고 했다. 항복을 회유하는 페르시아 사령관 휘다르네스에게 응대한 스파르타 전령의 말도 이들의 결기를 웅변한다. “그대는 노예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알아도, 자유가 무엇인지는 전혀 경험해 보지 않아 그것이 달콤한지 아닌지 모르신단 말이오. 그대가 자유를 경험했더라면 우리에게 창뿐 아니라 도끼를 들고 자유를 위해 싸우라고 조언했을 것이오.” 아테네인과 스파르타인들은 굴종 대신 자유를 선택했다. 그들은 페르시아 신민(臣民)의 노예적 삶보다 헬라스의 자유인이길 원했다. 절대적 열세 전력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용기와 희생의 정신력으로 맞서 극복했다. 이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그리스의 평화와 황금기를 일군 원동력이 됐다. 돈으로 산 평화는 취약하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땐 “전쟁이냐 평화냐”라며 분열과 공포를 야기하는 감성의 구호보다 “자유냐 굴종이냐”라며 자유 시민의 자긍과 용기를 북돋우는 것이 책임 있는 지도자가 취해야 할 덕목이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와우! 과학] 난쟁이 ‘호빗’은 인류 조상 아닌, 멸종한 다른 종족

    [와우! 과학] 난쟁이 ‘호빗’은 인류 조상 아닌, 멸종한 다른 종족

    지난 2003년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의 리앙 부아 동굴에서 호미닌(Homonin·초기인류) 화석이 발견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키가 1m 남짓, 몸무게 25kg, 뇌 용량은 현생인류의 3분의 1만한 이 화석은 발견된 지역의 이름을 따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로 명명됐지만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름은 ‘호빗’(hobbit)이다. 우리에게는 영화로 더 익숙한 호빗은 1937년 발표된 J R R 톨킨의 소설에 등장하며 ‘반지의 제왕’에서는 난쟁이족으로 묘사됐다. 약 1만 5000년 전 이곳 섬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호빗은 고고학계는 물론 관련 과학자들에게 큰 논란을 안겼다. 가장 큰 논쟁은 과연 호빗이 왜소증이나 장애를 가진 현생인류인지 아니면 멸종한 별개의 종인지 여부였다. 많은 과학자들은 호빗의 육체적 특징을 들어 현생인류와 다른 새로운 종이라고 주장한 반면, 일부 과학자들은 이들이 몸집과 두뇌가 쪼그라드는 유전질환인 소두병을 앓은 호모 사피엔스라고 반박했다. 최근 프랑스 자연사 박물관 연구팀은 두개골 분석을 통해 호빗이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별도의 종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LB1이라는 명칭의 여성 두개골을 정밀 분석해 얻어졌으며 그 결과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과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연구를 이끈 앙투안 벨쥬 박사는 "LB1의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일부 연구진들이 지적한 유전으로 인한 왜소증의 증거 역시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곧 호빗이 병으로 인한 기형을 가진 인류의 조상이 아닌 멸종한 별도의 종(種)이라는 주장. 그러나 연구팀은 호빗이 호모 사피엔스의 직계조상인 호모 에렉투스가 섬에 고립되면서 몸이 작아지는 방향으로 진화된 기형일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일본 국립과학박물관의 논문과 맥을 같이한다. 당시 연구에서 요스케 카이후 박사팀은 호빗이 현생인류와 다른 독특한 별도의 종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는 호빗의 이빨 총 40개를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 발견된 여러 호미닌의 이빨과 비교 분석해 이루어졌다. 그 결과 호빗의 이빨 중 송곳니는 초기 인류를, 큰어금니는 호모 사피엔스와 유사한 특징이 나타나는등 전반적인 이빨 구조가 초기도 현생도 아닌 중간의 특징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를 이끈 카이후 박사는 “호빗의 이빨은 초기, 현대 인류의 부분적 특징을 가지고 있어 성장 장애를 가진 현생인류로 볼 수 없다”면서 “인류는 서서히 신체가 커지면서 뇌도 커졌는데 호빗은 섬에 고립되면서 반대의 트렌드로 진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연구와 반대되는 결과도 많다. 지난 201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유전 진화학 교수 로버트 B. 에크하르트 교수 연구팀은 LB1의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호빗이 새로운 종은 아니라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에크하르트 교수는 “LB1의 특징이 흔하지는 않지만 유일한 것도 아니다”면서 “처음 뼈를 봤을 때 부터 유전적인 장애가 있음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뼈가 너무 조각 조각이라 명확하게 진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수년 간의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다운증후군 증상으로 압축된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네안데르탈인이 남긴 것들

    [사이언스 톡톡] 네안데르탈인이 남긴 것들

    안녕? 난 ‘네디’라고 해. 사람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종족인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야. 아마 학교에서는 줄여서 ‘네안데르탈인’으로 배웠을 거야.우리 종족은 35만년 전에 처음 나타나 유럽,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북부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에서 살았어. 그러다 아시아에서는 5만년 전에, 유럽에서는 2만 4000년 전에 완전히 사라지게 됐지. 거의 30만년 가까이 유라시아 대륙에서 번성하던 우리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것은 미스터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 과학자들은 갑작스럽게 추워진 지구 환경의 변화, 낮은 지능, 현생 인류인 크로마뇽인과의 전쟁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더군. 나도 사냥을 나갔다가 너희 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인 크로마뇽인들을 잠깐 보기는 했지만, 우리와 생김새가 약간 다를 뿐 나쁜 사람들 같아 보이지는 않았어. 그리고 우리 종족과 크로마뇽인들이 대규모 전쟁을 벌였다는 소식도 들은 적 없고 말이야. 더군다나 8만~5만년 전 중동에서 현생 인류와 우리 종족 간에 교배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유전학자들의 연구 결과들도 많잖아. 내 생각에는 너희 조상들과 교배가 잦아지면서 우리의 고유한 유전적 특성이 줄어들면서 서서히 사라지게 된 것이 아닐까 싶어. 실제로 현대인의 유전자 중 1.5~4%는 우리에게서 전해졌다는 연구도 있잖아. 그런데 미국 밴더빌트대 유전학연구소 존 카프라 교수를 중심으로 한 워싱턴대, 노스웨스턴대, 국립보건원(NIH),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메이요 클리닉 공동연구팀이 우리 유전자가 현대인의 건강과 복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사이언스’ 12일자에 발표했더라고. 연구자들은 의료 데이터베이스에서 유럽계 조상을 가진 미국인 2만 8416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해 우리에게서 물려받은 DNA 조각들을 찾아낸 뒤 유전자 변이체와 특정 질병 간의 상관관계를 계산했대. 그 결과 우리에게서 유래한 12개의 유전자들이 우울증 같은 신경질환, 광선각화증 같은 피부질환, 혈전, 요실금, 방광통, 요로장애 등에 관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더군. 니코틴 중독 가능성을 높이기도 한대. 담배를 쉽게 끊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는 우리의 유전자가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 아닐까. 현대인들의 몸속에 남아 있는 고인류의 유전자들 중 일부가 질병의 원인이 된 것은 현대인의 생활습관과 환경이 그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 그렇지만 우리 유전자가 나쁜 영향만 주는 것은 아냐. 우리가 전해 준 유전자가 선천성 면역반응을 강화시켜 세균이나 진균, 기생충 등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도 있거든. 우리의 멸종 원인이나 현대인과의 유전적 관계 등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부분이 많아. 현대인과 우리 종족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나도 궁금해. 빨리 밝혀졌으면 좋겠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중국, 대기근 폭로 전직기자 하버드대 시상식 참가 훼방”

    “중국, 대기근 폭로 전직기자 하버드대 시상식 참가 훼방”

     50여 년 전 36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국 대기근의 참상을 폭로한 전직 기자가 미국 하버드대 언론상을 수상하고도 관영매체의 방해로 시상식에 불참하게 됐다.  하버드대 니먼 언론재단은 지난해 12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전직 기자 양지성(楊繼繩·사진)을 ‘루이스 M. 라이언스’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올해 76세인 그는 지난 1958∼1961년 발생한 중국 대기근에 관한 1200쪽 분량의 문제작 ‘묘비’(墓碑)를 쓴 바 있다.  그러나 양 작가는 AP와의 통화에서 전 소속사인 신화통신이 자신의 시상식 참석을 막았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이 어떤 방식으로 미국행을 막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통상 중국에서 퇴직자들은 연금 등 혜택을 받기 위해 전 직장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작가는 앞서 지난해 11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스티그 라르손상 시상식에는 참석했다. 그가 이번과는 달리 미리 중국 당국에 시상식 참석 소식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양 작가는 당시 수상 연설에서 “나는 굶어 죽은 3600만 명 때문에 비탄에 빠져 있다”며 “50년 전에 일어난 인류의 비극이 여전히 은폐되고 있다는 점도 슬프다”고 말했다.  1940년 중국 중부 후베이성에서 태어난 양지성은 칭화대를 졸업하고 신화통신에서 일했다. 기자로 일하며 마오저뚱의 대약진운동 당시 중국 전역에 발생한 기아상황을 틈틈히 수집했다.  1958년부터 중국은 공산당의 정책 실패로 식량 사정이 나빠졌고, 급기야 1961년에는 전국적 기아 사태로 번졌다. 이 기간 동안 3600만명 이상이 굶어 죽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중국 정부는 이러한 사실 자체를 지금도 부인하고 있다.  묘비는 양지성이 당시 중국의 기아 상황을 사실에 기초해 기술한 기록물이다. 중국에서는 금서였지만, 영어 프랑스어 등 전 세계 언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인공지능, 30년 내 일자리 50% 뺏는다… 로봇과의 공생 배워야”

    “인공지능, 30년 내 일자리 50% 뺏는다… 로봇과의 공생 배워야”

    택시기사·윤락업 종사도 대체…운전 25년 내 완전 자동화 전망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향후 30년 안에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실업자가 된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회장이 인공지능을 인류 최대의 위협이라고 한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다. 모셰 바르디 미국 라이스대 컴퓨터공학 교수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에서 “기계가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30년 후 실업률이 50%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르디 교수에 따르면 미국 산업 현장에 자동화가 확산되면서 노동생산성과 국민총생산(GDP)은 크게 늘었으나 일자리 수는 1980년대 정점을 찍은 후 현재 1950년대 수준을 밑돌고 있다. 바르디 교수는 “지금까지 미국에 25만대의 산업 로봇이 현장에 투입됐으며 로봇 대수는 매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며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추세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윤락업에 종사하는 로봇도 나올 것”이라며 “어떠한 일자리도 인공지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옥스퍼드대 컴퓨터공학 교수인 칼 프레이 역시 2013년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 근로자의 47%가 자동화될 확률이 70%가 넘는 직업에 종사한다고 분석했다. 프레이 교수가 분석한 702개의 직업 중 레크리에이션 치료사의 자동화 확률은 0.28%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하기 가장 어려운 직업으로 나타났다. 반면 텔레마케터, 재봉사, 개인보험업자 등의 직업이 인공지능과 로봇의 손으로 넘어갈 확률은 99%에 이른다. 현재 개발된 기술로도 충분히 다양한 직업들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이 최고경영자(CEO) 업무의 20%, 문서관리원 업무의 80%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으며, 평균적으로 전체 근로자 업무의 45%를 너끈히 처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르디 교수는 운전도 25년 안에 완전히 자동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운전하는 자율주행차가 인간이 운전하는 차량에 비해 사고 발생 확률이 10% 미만이라고 분석했다. 바르디 교수는 “자율주행차가 수많은 생명을 살리고 부상을 막을 수 있다면, 운전 자동화에 반대하기는 도덕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바트 셀먼 코넬대 컴퓨터공학 교수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상화될수록 인간은 그들과 공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인간은 그들을 신뢰하고 그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로켓과 미사일은 동전의 양면

    로켓과 미사일은 동전의 양면

    1957년 소련 ICBM·궤도위성 발사 급해진 美, ICBM 기술 개량해 달 착륙액체 추진체 로켓, 고체보다 구조 복잡 전기차 생산업체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지난해 12월 말 우주 로켓 ‘팰컨9’을 발사한 뒤 1단 추진 로켓을 다시 지상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저스가 세운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도 지난해 11월 로켓 ‘뉴 셰퍼드’를 100㎞ 상공까지 쏘아 올렸다가 발사지점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1월호에서 로켓 재활용 연구를 ‘2016년 주목받을 과학 이슈들’의 첫머리에 올렸다. 지난 7일에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북한의 주장대로 위성 ‘광명성 4호’를 궤도에 올리기 위한 우주 로켓이었는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인류 최초의 로켓은 1232년 발사된 중국의 ‘비화창’(飛火槍)이지만, 현대적 로켓의 시작점은 미국 클라크대의 물리학 교수 로버트 고다드(1882~1945년)가 액체 연료 로켓을 발사한 1926년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로켓 기술은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2차 세계대전 중에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무기로서 활용 가능성에 주목하던 독일 정부는 젊은 공학자 베르너 폰 브라운(1912~1977년)에게 로켓을 미사일로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브라운은 고도 110㎞까지 올라갔다가 목표를 타격하는 탄도 미사일 ‘V-2’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냉전이 시작되면서 미국과 소련은 핵무기를 싣고 상대국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한 로켓 기술 연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그 결과 1957년 8월 소련이 먼저 ‘R-7’이라는 ICBM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고, 2개월 뒤인 10월에는 R-7을 이용해 인류 최초의 궤도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미국은 소련의 독주를 따라잡기 위해 즉각 긴급 계획을 수립하고 ICBM 개발과 로켓으로 사람을 달에 착륙시키겠다는 ‘아폴로 프로젝트’를 동시에 가동했다. 아폴로 프로젝트의 핵심인 ‘새턴’ 로켓은 ICBM이었던 ‘아틀라스’, ‘레드스톤’, ‘타이탄’ 등의 로켓 기술을 개량한 것이다. 실제로 1세대 ICBM인 소련의 R-7과 미국의 아틀라스 미사일은 액체 추진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발사 준비에 최소 10시간~하루 이상이 걸려 무기로 운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미·소 양국은 발사 명령 수십 초 내에 발사가 가능한 고체 추진제나 미사일에 주입한 채 저장이 가능한 상온 액체 추진제를 활용한 2세대 ICBM 개발에 나섰다. 대신 1세대 미사일은 개량을 통해 우주 개발에 활용했다. 많은 항공우주공학 전문가들이 “로켓과 미사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로켓은 다른 행성으로의 비행, 지구의 상층 대기에 대한 과학조사, 무기체계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된다. 인공위성이나 우주 탐사선을 지구 궤도나 달, 수성, 금성, 화성 등으로 보내기 위한 목적을 가진 로켓은 ‘발사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이 되기 위해서는 초속 7.9㎞의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돌아야 하며, 달이나 다른 행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초속 11.1㎞ 이상의 속도로 대기권을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로켓은 뉴턴의 제3운동법칙인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이용해 연료와 산화제의 화합 및 연소작용으로 발생한 가스를 바깥으로 밀어내면서 위로 솟구쳐 올라가는 위성이나 탐사선이 빠른 속도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때 로켓을 밀어올리는 힘을 ‘추력’이라고 부른다. 2019년과 2020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의 1단 엔진은 75t 엔진 4개를 묶어 300t의 추력을 갖고, 2단 엔진은 75t, 3단 엔진은 7t의 추력을 갖는다. 로켓은 사용 목적뿐만 아니라 추진제 종류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는데 이를 기준으로 할 때 ‘액체 추진제 로켓’, ‘고체 추진제 로켓’, 액체와 고체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로켓’으로 나눈다. 액체 추진제 로켓은 연료와 산화제를 각각 별개의 공간에 저장해 두었다가 터보 펌프와 가스 압력을 이용해 고압의 연소실에서 연소시킴으로써 고온의 가스를 만든다. 이 고온의 가스를 연소실 아래에 붙어 있는 노즐을 통해 엔진 밖으로 분출함으로써 추력을 얻는다. 고체 추진제 로켓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고도의 제작기술을 필요로 한다. 로켓 안쪽이 연료와 산화제로 구성된 고체 형태의 추진제로 꽉 채워져 있는 고체 추진제 로켓은 로켓 구조가 비교적 간단하고 제작·유지 비용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로켓 개발을 막 시작한 나라들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주로 ICBM이나 우주 로켓의 추력 보강용 로켓에 쓰인다. 우주 로켓은 최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2~4단까지 다단계로 구성된다. 3단 로켓의 경우 1단과 2단 로켓은 대기권을 벗어나고 원하는 궤도에 올리는 힘을 얻기 위한 것이며, 3단 로켓은 위성이 안정적으로 궤도를 돌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3단 로켓 바로 윗부분에 로켓 전체의 비행을 유도하는 제어장치가 있고 그 바로 위에 인공위성이 실리게 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동남아 韓流산타… 태권도로 국제사회봉사 ‘기부 하이킥’

    동남아 韓流산타… 태권도로 국제사회봉사 ‘기부 하이킥’

    지난달 29일 필리핀 마닐라 니노이 아퀴노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수줍게 인사를 건네는 아이미(24·여·필리핀)를 만났다. 처음에는 아이미가 다음날 마닐라 국군회관에서 열린 부영그룹 이중근(74·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 총재) 회장의 디지털피아노 및 칠판 기증식에 참석하는 한국 취재진을 위해 고용된 현지 코디네이터인 줄 알았는데 가이드를 하기에는 유창한 영어에 비해 한국어가 많이 서툴렀다. 아이미는 “한국 유학생 시절만 해도 한국어가 괜찮았는데 필리핀에 돌아와서 많이 잊어버렸다”며 쑥스러워했다. 아이미는 이 회장이 국내로 유학 온 아시아·아프리카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 위해 2008년 자신의 아호를 따 설립한 우정(宇庭)교육문화재단의 장학생 790명 중 한 명이었다. 아이미는 2011년부터 3년간 한국의 공주대학교 천안공과대학에서 에너지시스템공학을 공부한 뒤 2년 전 고향 마닐라로 돌아와 한 컨설팅 회사에 취직했다. 현재 어엿한 직장인으로 자리잡은 아이미는 이 회장이 기부를 위해 필리핀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작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휴가를 내고 한걸음에 달려왔다. 그러다가 회사 잘리면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는 농담 섞인 질문에 “수력발전 관련 전공을 했는데, 내 전공은 수요가 많아 갈 곳이 많다. 괜찮다”고 여유 있게 받아쳤다. 아이미는 첫날 이른 아침부터 이튿날 오후 기증식 행사가 끝나는 동안 한시도 한국에서 온 일행 곁을 떠나지 않고 통역부터 행사 진행 등을 위해 정신없이 뛰었다. 아이미뿐만이 아니었다. 이 회장이 필리핀 정부에 교육용 디지털피아노 5000대와 칠판 5만개를 기증하기 위해 치러진 기증식 행사에서는 필리핀의 또 다른 우정교육문화재단 출신 장학생들이 통역과 사회를 맡았다. 평소 “교육에 투자하면, 한번 사용하고 사라지지 않고 오랜 기간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다. 결국 사람에 대한 투자가 최고의 기부 활동”이라고 말해 온 이 회장을 기증식이 끝난 뒤 만났다. “음악과 태권도처럼 아무런 마찰 없이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게 어딨습니까.” 이 회장은 동남아시아에서 ‘산타클로스’로 통한다. 2003년부터 교육 시설이 열악한 동남아 14개국에 디지털 피아노 6만대와 칠판 60만개를 기증했고 학교가 부족한 캄보디아, 라오스, 동티모르, 스리랑카, 태국 등에는 600개의 초등학교 건립을 지원했다. 이 중 부영그룹이 사업적으로 진출한 곳은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세 나라뿐이다. 이 회장이 기부한 피아노와 칠판만 돈으로 환산해도 5000억원이 훨씬 넘는다. 부영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의 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이 회장이 기부한 칠판을 쓰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어릴 적 고향 사람들과 우물물을 나눠 마시고 자랐어요. 교육 관련 기부는 우물을 파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나라의 성장 밑거름이 되는 제일 가치 있는 투자가 교육이니까요.” 이 회장은 기부를 하는 것을 ‘우물 파는 일’에 비유했지만, 이 ‘우물’에 한국의 흔적을 남기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디지털피아노를 기증할 때 딱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아리랑’ ‘고향의 봄’ 등 반드시 한국 노래가 녹음 돼 있는 피아노를 보낸다는 겁니다.” 2009년 6월 한·아세안 정상회의때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부아손 라오스 총리로부터 “우리나라에는 졸업식 노래가 없다”는 얘기를 들은 이 회장은 디지털피아노를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이왕이면 동남아 각지에 한국 노래가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로 시작하는 한국의 졸업식 노래를 녹음해 피아노를 보낸 것이 계기가 됐다. “한국 노래가 들어간 피아노를 기부하는 것이 자칫하면 문화 침략이 될 수도 있어서 항상 현지 교육부의 승인을 받은 뒤 피아노를 보냅니다. 동남아 학생들이 한국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여러번 봤지만 볼 때마다 감동적입니다.” 지난달 6일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 총재로 취임한 이 회장은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로 국제 사회에 봉사를 하는 일이 평소 해 온 ‘기부를 통한 한류 전파’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에 총재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은 ‘태권도를 통해 인류의 평화와 상생에 이바지하자’는 기치를 내걸고 2009년 9월 출범해 현재까지 337개국에 1579명의 단원을 파견했다. 그동안 이 회장은 교육 기부뿐만 아니라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에 태권도훈련센터를 건립해주고 이들 국가에 태권도협회 발전 기금을 지원하는 등 꾸준히 동남아 지역에 태권도 기부 활동을 펼쳐 왔다. 이러한 지원 덕에 캄보디아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태권도로 건국 이래 처음으로 대회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2년 전에는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1000만 달러를 지원하는 글로벌 스폰서 협약을 맺고 태권도 세계화를 위한 적극적인 후원에 나서고 있다. “제가 능력은 없는데 저 보고 (총재를) 하라고 해서 했습니다(웃음). 현재는 (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앞으로 예산도 더 확보해서 제대로 한번 해볼 예정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인프라가 없어 태권도를 배우지 못하고 있는 나라들을 찾아 더욱 지원을 늘려 나가고 싶습니다. 음악이나 태권도를 전파하는 것처럼 순수한 국위선양은 없으니까요.” 이 회장은 “태권도뿐만 아니라 피아노, 칠판 등 교육 기자재 기부도 교육재단을 만들어 앞으로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같은 경우는 디지털피아노를 기증하기로 협약까지 맺었는데 현지 운송 사정이 좋지 않아 보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6·25전쟁 때 얼마나 많은 국가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까. 이제는 우리가 세계 경제 규모 10위권 국가로 성장했으니 나눠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기업 오너로서는 이례적으로 6·25전쟁 요약본 등 3질의 역사서를 직접 쓰기도 한 그는 동남아뿐만 아니라 르완다, 세네갈 등 아프리카의 6·25 참전국 학생들에게도 피아노와 칠판을 기증하고, 장학생을 선발해 배움의 길을 열어 주고 있다. “(아이미와 같은) 장학생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 엘리트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견해요. 저의 기부 활동을 통해 한국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이었음을 전 세계에 알려주고 싶습니다.” 마닐라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이중근 회장은… 1941년 전남 순천 출생 ▲고려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1992년 학교법인 우정학원 이사장 ▲1994년 ㈜ 부영그룹 대표이사 회장 ▲1999~2001년 학교법인 건국대학교 제20대 이사장 ▲2000~2004년 한국주택협회 회장 ▲2012년 (재)우정교육문화재단 이사장 ▲2013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 부의장 ▲2016년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 총재 ▲1995년 금탑산업훈장 ▲1996년 국민훈장 동백장 ▲2001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2009년 전경련 IMI경영대상 사회공헌대상 ▲2009년 대통령표창 ▲2007년 캄보디아 국왕 수교훈장 ▲2007년 베트남 우호훈장 ▲2007년 라오스 일등훈장 ▲2011년 동티모르 공훈훈장 ▲2013년 캄보디아 국왕 대십자 훈장
  • [아하! 우주] “굿바이! 필레”…첫 혜성 탐사로봇 안식에 들다

    [아하! 우주] “굿바이! 필레”…첫 혜성 탐사로봇 안식에 들다

    멀고 먼 혜성 표면 위에 낙오된 탐사로봇이 결국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최근 유럽우주국(ESA) 필레 프로젝트 매니저인 스테판 울라멕 박사는 "불행하게도 필레(Philae)와 다시 연락이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면서 "더이상 어떤 명령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작별을 고했다. 인류 최초의 혜성 탐사로봇 '필레의 모험'은 12년 전인 지난 2004년 3월 시작됐다. 당시 혜성탐사선 로제타호(Rosetta)에 실려 발사된 필레는 10년 8개월간 65억 ㎞의 대장정 끝에 지난 2014년 11월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후 필레는 로제타호에서 분리돼 사상 처음으로 혜성 표면에 내려 앉았다. 로제타호가 혜성과 같은 속도로 이동하면서 무게 100kg의 필레를 23km 상공에서 혜성 표면에 착륙시킨 것. 그러나 지구 중력의 10만분의 1 수준인 혜성 표면에 필레가 착륙하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이에 필레는 작살을 발사해 혜성 표면에 들러 붙는데에는 성공했으나 햇볕이 잘드는 목표지가 아닌 그늘에 불시착했다. 문제는 필레에 탑재된 자체 배터리 지속시간이 64시간에 불과하다는 점이었다. 이에 필레는 태양빛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위해 몸체를 35도 회전시키며 기를 썼지만 결국 배터리 방전으로 휴면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태양빛을 받아 잠에서 깬 필레가 2분 간 신호를 지구로 보내와 ESA 연구진을 들뜨게 만들었으나 다시 ‘잠자리’에 들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ESA 측이 사실상 필레를 포기하게 된 것은 혜성이 태양과 점점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혜성 67P는 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이 1억 8600만km, 먼 지점은 8억 5000만km 정도다. 곧 혜성이 태양과 멀어지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필레가 다시 작동하기 힘들 만큼 얼어버린다. 그러나 필레의 모험이 실패로 끝난 것은 아니다. 자체 배터리로 작동된 시간동안 혜성의 표면 사진을 촬영해 보내온 것은 물론 드릴로 표면을 뚫는데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샘플에 대한 분석결과를 지구로 전송하지는 못해 ‘타임캡슐’ 같은 혜성의 일부 비밀은 필레와 함께 묻혔다.   울라멕 박사는 "필레는 혜성에 착륙한 역사상 유일한 탐사로봇"이라면서 "혜성의 대기에서 탄소 성분이 함유된 유기 분자를 최초로 발견했으며 고해상도 표면 사진을 전송해 혜성의 지리적 특징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혜성을 도는 로제타호의 수명이 끝나지 않는 한 우리는 필레가 보내올지 모르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인간도 상어처럼 계속 ‘재생’되는 치아 가질 수 있다 (연구)

    인간도 상어처럼 계속 ‘재생’되는 치아 가질 수 있다 (연구)

    인간과 상어의 차이점이자 공통점 중 하나는 다름 아닌 치아의 특성이다. 인간은 평생 한 자리에서 단 2개의 치아만 성장하지만, 이와 달리 상어는 평생 빠진 이빨 자리에 새로운 이빨이 거듭 자라난다. 생존을 위해서다. 치아(이빨)의 특성이 인간과 상어의 공통점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유전자에서 찾을 수 있다. 비록 인류는 단 2세트(유치와 영구치)의 치아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기본적으로 한 자리에서 여러 개의 이빨이 자라나는 상어와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다면 인간 역시 치아를 재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영국 셰필드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여러 번 자라나는 상어의 이빨이 재생되는 것과 연관이 깊은 유전자는 인간도 보유하고 있다. 이 유전자는 4억 5000만 년 전, 인간과 상어와 유사한 고대 조상을 가지고 있을 무렵부터 쭉 유지돼 왔다. 이 유전자는 이빨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세포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인간이 어렸을 적 유치가 빠진 뒤 영구치가 새로 날 때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두톱상어(catshark)의 배아 연구를 통해 상어에게 이빨이 솟아나는 초기 단계에 이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또 이 유전자가 지속적으로 상어의 이빨을 재생시키는데 영향을 미치며 인간 역시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실제로 인류와 상어는 2억 9000만 년 전 원시어류인 아칸토데스 브론니의 두개골이 어류와 조류, 파충류, 포유류 그리고 인류에 해당하는 유악류의 초기모습과 동일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즉, 상어와 인류는 동일한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진화했으며, 진화과정에서 치차(이빨)의 재생과 관련한 유전자는 소멸되지 않고 이어져 왔다는 것. 연구를 이끈 세필드대학의 가레스 프레져 박사는 “사실 인간 역시 상어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치아를 필요로 한다. 영구치가 손상되거나 소실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면서 “상어의 이빨에는 충치가 생기지 않으며, 이빨이 소실되더라도 인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재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어와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진 유전자를 연구한다면 새로운 치과 치료법을 개발해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 학술지인 발생생물학회지 (Developmental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러, 지구 위협 소행성에 ‘ICBM 발사’ 파괴 테스트

    러, 지구 위협 소행성에 ‘ICBM 발사’ 파괴 테스트

    우주의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현실판 슈퍼히어로' 임무를 러시아 과학자들도 시작했다. 최근 러시아 공영 타스통신은 로켓 전문 과학자들이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을 미사일로 파괴하는 테스트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직은 러시아 당국에 정식 허가를 받지않은 이 프로젝트는 지구에 접근 예정인 소행성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파괴하는 안이 골자다. 핵을 장착해 미국 등을 노리고 개발된 ICBM이 역설적으로 우주 밖 '적'을 향해 발사되는 셈. 이 프로젝트는 스커드 미사일을 개발한 마케예프 로켓 디자인 설계국(Makeyev Rocket Design Bureau)이 추진 중으로 테스트 소행성은 99942아포피스(Apophis)다. 축구경기장 3배 정도 크기인 이 소행성은 지난 2004년 처음 발견됐다.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극히 낮지만 오는 2036년이면 지구에 최근접 해 위협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 러시아 과학자들의 설명. 이 테스트에 ICBM이 사용되는 이유는 있다. 마케예프 연구소 측은 "대부분의 로켓은 액체를 연료로 주입하기 때문에 발사까지 며칠이 걸린다"면서 "이 때문에 지구 근접 몇시간 전에 감지되는 첼랴빈스크 운석같은 천체에 대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은 곧장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개량만 하면 아포피스 같은 소행성 타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스통신은 그러나 ICBM 사용이라는 특수성과 수백만 달러가 드는 비용 때문에 실제 러시아 당국이 이 테스트를 승인할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달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으로부터 인류를 지키는 새로운 기구를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지구방위총괄국(PDCO·Planetary Defence Coordination Office)쯤 되는 거창한 이름의 이 조직은 말 그대로 만화영화에나 등장하는 현실판 ‘지구방위대’다. 주요 업무는 지구에 다가오는 물체(NEOs·Near-Earth Objects)와 잠재적 위험 소행성(PHA·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을 모니터하고 만약 지구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을 시 방어 계획을 맡는 것이다. NASA 측은 지금도 이 업무를 수행 중이나 이번에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 확장되면서 효율을 극대화했다. 또한 지난해 초 NASA와 유럽우주기구(ESA)는 공동으로 힘을 합쳐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을 파괴해 인류를 구하는 AIDA(Asteroid Impact & Deflection Assessment)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영화처럼 지구와 충돌 위험이 있는 소행성을 산산조각내는 것이 아닌 충격을 가해 그 궤도를 일부 바꿔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는 방식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실험실서 키운 ‘미니 뇌’로 치매 연구 박차 (美 존스홉킨스)

    실험실서 키운 ‘미니 뇌’로 치매 연구 박차 (美 존스홉킨스)

    알츠하이머(치매)는 이제 인류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중 하나로 꼽힌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알츠하이머를 향한 두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존스홉킨스의과대학 연구진은 일명 ‘미니 뇌’를 배양, 알츠하이머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진이 연구실에서 ‘키우고 있는’ 초소형 뇌 장기는 피부 세포를 이용해 만든 것이다. 기존의 세포에 비해 배양되는 속도가 빨라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과 관련한 제약실험을 할 때 빠른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인공배양을 통해 만든 장기를 이용하는 덕분에 동물실험을 줄일 수 있는 만큼, 미니 뇌를 포함한 인공 미니장기는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사로잡는다. 존스홉킨스의과대학이 배양한 미니어처 뇌의 크기는 불과 350㎛로, 사람의 눈으로는 보기 힘들 정도로 작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일반적인 뇌가 신호 전달 과정을 통해 ‘생각’하는 기능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특정 질병의 특징을 연구하거나 새롭게 개발한 제약의 효과를 실험하는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 살아있는 사람의 뇌를 대상으로 실험을 할 수 없는 현실에서, 이러한 ‘도구’는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 개발을 앞당겨 줄 수 있을 것으로 뎨상된다. 연구를 이끈 존스홉킨스대학 블룸버그 공중보건 대학교의 토마스 하텅 박사는 “인공 미니 장기를 이용한 제약 연구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인공 미니장기는 세포과학을 기반으로 한 기술과 동물연구를 종합한 새로운 분야이며 동물실험에서보다 더 나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미니 뇌의 경우 보통 뇌와 마찬가지로 전기에 반응하는 전극활동을 하기 때문에 이를 기록해 뇌의 활동을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아직 이러한 미니 뇌 모델은 보편적이지 못한 상황이며, 언제 어느 연구실에서나 이 미니 뇌 모델을 실험에 이용할 수 있는 때가 온다면 동물실험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배양한 미니 뇌와 관련한 연구결과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과항진흥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콘퍼런스에서 자세히 논의 될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현대의학의 번영과 쇠퇴 한눈에 보기

    현대의학의 번영과 쇠퇴 한눈에 보기

    현대의학의 거의 모든 역사/제임스 르 파누 지음/강병철 옮김/알마/668쪽/3만 3000원 2차 세계 대전 이후 50여년 동안 인류가 가장 인상적인 성취를 이뤄낸 분야가 바로 의학이다. 1945년 이전 인류는, 특히 아이들은 죽음의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었다. 의사들도 진료실에서 마주치는 거의 모든 병에 대한 치료제나 치료 기법이 없는 것은 매 한가지였다. 의사이자 저술가인 저자는 체내에 침입한 세균을 퇴치하는 페니실린, 신체의 자가 치유 능력을 끌어내는 코르티손 개발에서부터 소화성 궤양의 원인인 헬리코박터균의 발견에 이르기까지 현대 의학의 열두 가지 결정적인 순간을 꼽아 인류의 눈부신 성취를 요약한다. 수많은 의학적 진보를 보여주는 데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인류는 직업적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의사, 건강에 대해 더욱 걱정하게 된 대중, 넘쳐나는 대체의학, 이해할 수 없이 급증하는 보건 의료 비용이라는 네 가지 모순에 직면해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단순히 의학 발전만 살피는 게 아니라 모순의 원인도 살피려는 것이다. 저자는 그간 현대 의학의 발전이 이성과 합리성보다는 우연과 의지의 산물이었음에도 본래 실력으로 착각한 세계 의학계가 지나친 낙관주의에 빠져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한다. 저자에게 현대 의학의 모순은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연민’에서 출발한다는 기본적인 전제를 무시한 채 끝없는 진보만을 추구한 결과에 다름 아니다. 질병 치료보다 예방에 주안점을 둔 ‘사회 이론’도 사실상 실패했고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콕 집어 치료할 수 있다는 ‘유전자 치료’도 획기적인 경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일갈하는 저자는 제약산업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게 된 의학계 현실도 들여다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우주 탄생 푸는 ‘천문학 혁명’ 열렸다

    우주 탄생 푸는 ‘천문학 혁명’ 열렸다

    연구팀, 작년 9월 14일 첫 포착 한국 연구진 수차례 분석·검증 “다중 신호 천문학 새 시대 열려”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포함된 14개국 1000여명의 국제연구단이 100년 전 아인슈타인이 예측했던 ‘중력파’(重力波)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 레이저간섭계 중력파관측소(LIGO)는 11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같이 질량이 큰 물체들이 충돌하거나 폭발할 때 발생하는 중력파를 인류 역사상 최초로 관측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도 12일 오전 9시 서울 명동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세기 최고의 발견’으로 평가받는 중력파 발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관측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11일자에 실렸다. 논문에 실린 저자는 1000여명으로, 한국인 과학자도 14명 포함돼 있다. 2014년 3월 미국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바이셉(BICEP)2’ 연구진이 남극 하늘에서 초기 우주 팽창에 따른 중력파를 최초로 발견했다고 발표했지만, 재검토 결과 ‘우주 먼지’로 인한 오류로 밝혀져 철회된 바 있다. 이 때문에 LIGO 연구팀은 지난해 9월 14일 오전 5시 51분(현지시간) 중력파를 포착한 뒤 발견 사실을 외부에는 비밀에 부친 채 데이터의 잡음을 제거하고 여러 차례 재검토를 거친 결과 ‘중력파’가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KGWG에서 데이터 분석을 담당한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9월 14일 저녁 8시 미국 LIGO 연구단에서 ‘매우 흥미로운 사건!’(Very Interesting Event!)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받았는데 중력파를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다”며 “메일을 받은 뒤 처음에는 잘못된 신호를 잡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수많은 분석과 검증으로 중력파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KGWG 단장인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이번 발견은 최초의 중력파 검출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중력파 관측을 통해 천체를 탐구하는 ‘중력파 천문학’의 문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중력파 천문학이 발달하면 질량이 큰 별의 생성과 진화, 초기 우주 생성 등 지금까지 인류가 알 수 없었던 문제들이 풀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리 연세대 천문대 박사는 “이번 중력파 발견으로 천체 현상을 더욱 정밀하고 정확하게 관찰·분석할 수 있는 ‘다중 신호 천문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를테면 은하에서 초신성이 폭발할 경우 LIGO는 중력파를,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게 해 준 일본 슈퍼카미오칸데는 중성미자를, 전 세계에 있는 광학망원경과 전파망원경은 초신성을 동시에 관측함으로써 기존에 비해 훨씬 방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번 발견으로 올해 노벨물리학상이 1980년대에 중력파 검출 수단으로 LIGO를 처음 제안한 미국 MIT 물리학과 라이너 와이스 명예교수,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물리학과 킵 손 명예교수, 로널드 드레버 명예교수 등에게 주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킵 손 교수는 2014년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의 과학총괄자문을 맡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아인슈타인이 중력파를 예측한 지 100년 만에 그 실체가 확인됐다. 태양의 질량보다 큰 블랙홀(검은 원) 2개가 근접해 돌면서 중력파를 만들어 내고 있는 가상도. 작은 사진은 11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중력파 발견 공식발표 기자회견. 모니터에 중력파 파장이 나타나 있다. 네이처 제공·워싱턴 EPA 연합뉴스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다이어트 신기술 어디까지 왔나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다이어트 신기술 어디까지 왔나

    스캔한 음식 영양성분 알려주고… 식욕 없애는 알약도 나와 명절이 지난 뒤 불어난 살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은 연휴 내내 고칼로리 음식에 찌든 몸을 원상복귀시키기 위해 다이어트를 계획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인정하듯 사실 다이어트 플랜은 이맘때에만 등장하는 과제가 아니다. 다이어트는 한때 여성에게만 주어진 평생의 숙제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국적도, 성별도, 노소도 없이 지구 위 인류 모두들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이어트의 열기가 뜨겁다. 과거에는 그저 멋진 외모를 위한 다이어트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그야말로 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살을 빼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이라고 말하지만, 전 세계에서는 그저 교과서를 읊는 듯한 뻔한 방법 대신 비교적 손쉽고 효과도 빠른 과학적인 다이어트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음식 섭취·운동 코치해 주는 웨어러블 기기 다이어트를 돕는 신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살을 빼기 위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해 주는 기기 또는 간접적으로 식습관을 조절하는데 도움울 주는 웨어러블 기기다. 이러한 기기의 열풍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Consumer Electronics Show·소비자가전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랑스의 한 기업이 선보인 ‘벨티굿바이브’는 벨트를 착용하면 현재의 활동량과 걸음수, 휴식 시간 등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웨어러블 기기다. 일반 벨트와 외형적인 차이가 거의 없어 남녀노소 부담없이 착용할 수 있고, 스스로 세운 다이어트 계획을 철저하게 지키고자 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매우 혁신적인 기기인 것만큼은 사실이나, 단점은 사용자의 굳건한 의지 없이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벨트가 “주인님, 조금 더 움직여야 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센서 애플리케이션이 “당분이 지나치게 높은 음식이니 주의해야 합니다”라고 아무리 설명한들 사용자가 눈앞의 유혹에 흔들리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알약 삼키면 위에서 풍선 부풀려 포만감 다이어트를 돕는 두 번째 신기술은 스스로를 ‘의지박약’이라고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유용하다. 강제로 식욕을 억제하는 기구를 몸 안에 삽입하거나 간편하게 알약을 삼키는 방법이다. 미국의 의료기술전문업체가 개발한 ‘이립스’는 언뜻 보면 일반 알약과 다를 바 없는 캡슐 형태지만, 사용자가 도관이 연결된 이 캡슐을 삼킨 뒤 캡슐이 위에 들어가면 도관을 타고 들어간 물이 캡슐 내부의 풍선을 부풀게 해 위를 채우면서 포만감을 유지하게 하는 일종의 ‘위(胃) 풍선’이다. 기존의 위 풍선은 이미 몇몇 업체에서 선보인 바 있지만, 대부분은 수술을 통해 위에 삽입하는 형태였다. 위 밴드 수술과 마찬가지로 환자에게도 위험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기구는 사용자가 수술의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은 채 간단한 시술만으로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고, 그 효과가 4개월간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다. ●비만 유전자 없애 운동 않고 살 빼는 약 가시화 그저 먹기만 해도 날씬해질 수 있는 ‘꿈의 알약’도 현실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은 ‘착한 지방’으로 알려진 갈색지방이 활성화될 때 만들어지는 단백질을 찾아냈으며, 이를 이용해 해당 단백질의 분비를 강화하거나 비만 유전자를 없애 운동 없이도 살을 뺄 수 있는 알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의 브레인들이 손쉬운 다이어트 기기나 의료기술, 의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13년에는 일명 ‘혀 패치’ 시술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성형외과 의사가 시작한 이 시술은 혀에 우표 크기 정도의 패치를 꿰매는 것으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물감이나 극심한 통증이 느껴져 음식 섭취를 자제하게 되고 결국 몸무게가 감소하는 효과로 이어진다는 원리였다. ‘신개념 다이어트’로 소개된 이 시술은 미국과 베네수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당시 타임지의 보도에 따르면 일부 환자는 시술 후 혀를 움직이거나 말을 할 때 어려움을 겪었으며 수면 장애를 겪은 환자도 있었다. 운동이나 식사 조절 없이 간편하게 살을 빼려다 건강을 잃거나 더 나아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8세 이상의 성인 19억명이 과체중 상태이며, 이 중 6억명은 과체중을 넘어선 비만 환자에 속한다. 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비만 치료제나 정보기술(IT)과 의료가 접목된 신기술을 이용한 시술이 필수다. 하지만 아직까지 100% 안전한 비만 치료제나 시술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조금 덜 뛰고, 조금 더 먹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서 살을 빼고자 한다면 그만큼 감수해야 할 위험이 도사리는 것이다. 새해 들어 다이어트를 계획한 사람들의 계기는 다양하지만 기억해야 할 목표는 단 하나 건강이다. 과학이 더욱 발전해 ‘다이어트 의지’를 강하게 해 주는, 부작용 0%의 알약이 있다면 모를까, 그 이전까지는 다이어트 신기술만을 맹신해서는 안 될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포토] 아인슈타인 ‘중력파’ 탐지 성공…타임머신 가능?

    [포토] 아인슈타인 ‘중력파’ 탐지 성공…타임머신 가능?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세기 전 주장한 중력파의 존재를 과학자들이 확인했다. 미국 과학재단(NSF)과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라이고·LIGO)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간과 시간을 일그러뜨리는 것으로 믿어지는 중력파의 존재를 직접 측정 방식으로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중력파의 간접 증거가 발견된 적은 있었으나, 직접 검출이 이뤄진 것은 인류 과학역사상 처음이다. ‘중력파’(gravitational wave)는 질량을 지닌 물체가 일으키는, 중력에 의한 시공간(spacetime)의 물결로 이 발견은 우주 탄생을 이해하는 데 큰 구멍을 메워 줄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학 발견 중 하나로 꼽힐 전망이다. ⓒ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북 도발, 테러방지법 통과로 대비를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을 제재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범국민적·초당적 대처가 긴요한 시점이다. 국회도 이런 여론을 좇아 그제 본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규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런데도 영 미덥지 않다. 이후 여야가 딴소리하고 있어서다. 어떻게든 북한의 핵미사일 실전 배치를 막아야 한다는 대의를 인정한다면 정치권도 소이(小異)에 휘둘리지 말고 대동(大同)의 자세를 보여주기를 당부한다. 김정은 정권은 우리 정부나 국제사회가 지원을 하든, 제재를 하든 핵무장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기세다. 북측이 지난날 핵실험을 강행한 후 유엔 안보리가 제재 방안을 조율하는 중인 며칠 전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지 않았나. 개성공단 가동으로 알토란 같은 달러를 챙기면서도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지 않았던 김정은이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중단 등 독자 제재에 나섰다 해서 태도를 바꿀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예기치 않은 국지적 도발이나 대남 테러로 맞대응할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봐야 한다. 이런 까닭에 일차적으로 철저한 군사적 대비 태세가 긴요하다. 북의 도발 기미를 사전에 탐지해 응징할 역량을 충분히 갖춰 놔야 한다는 뜻이다. 더 중요한 건 북측이 테러를 자행할 틈을 주지 않는 일이다. 우리 사회가 핵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 정권의 주민 인권 유린이나 대남 테러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야당 일각의 태도는 실망스럽다. 기권한 5명이나 불출석자를 빼면 만장일치에 가까운 243명이 찬성해 ‘북 미사일 규탄 결의안’을 처리해 놓고 갈지자걸음을 하고 있어서다. 어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공위성 아니냐”며 북한을 역성드는가 하면 국민의당은 개성공단 중단에 대해 “자해” 운운하는 논평을 했다가 수정하기도 했다. 이래서야 가뜩이나 생명의 존엄성과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둔감한 김정은 정권의 테러 도발 유혹을 끊어내겠나. 미 상원은 어제 역대 최강의 대북 제재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대로라면 북한과 거래를 하는 제3자도 제재를 할 수 있어 미국 기업도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도 국회는 ‘맹물 결의안’ 하나 내놓고 할 일을 다했다고 할 건가. 지금 우리가 살펴야 할 것은 국민의 안전과 북한 주민의 인권이지 북 지도부의 심기가 아니다. 미사일 규탄 결의가 진심이라면 여야는 계류 중인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을 속히 처리해야 할 것이다.
  • “1km 소행성 지구와 충돌한다면…미니 빙하기 온다”

    “1km 소행성 지구와 충돌한다면…미니 빙하기 온다”

    만약 지름 1km 정도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의 육지에 떨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근 미국 국립대기환경연구소(NCAR) 측은 지름 1km의 소행성이 지구의 육지에 떨어진다면 '미니 빙하기'가 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실 소행성의 지구 충돌은 가능성 높은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파악해 공개한 ‘잠재적 위험 소행성’(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s·PHAs)은 1607개. 특히 지난 2014년 NASA의 우주비행사 출신 에드 루 박사 등이 참여해 만든 비영리단체 ‘B612 파운데이션’은 지난 2000년부터 2013년 사이 무려 26번이나 작은 도시 하나를 날려 버릴만한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졌다고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이중에는 지난 2013년 세상을 떠들썩 하게 만든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떨어진 소행성도 포함됐으며 대부분 태평양과 인도양 등 바다에 떨어졌다.       이에 NASA 측은 지난달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으로부터 인류를 지키는 새로운 기구를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지구방위총괄국(PDCO·Planetary Defence Coordination Office)쯤 되는 거창한 이름의 이 조직은 말 그대로 만화영화에나 등장하는 현실판 ‘지구방위대’다. 이번에 연구소가 발표한 소행성 충돌 예측 시뮬레이션은 보다 구체적이다. 먼저 지름 1km의 소행성이 그대로 육지와 충돌하면 약 15km 넓이의 크레이터가 지구에 생긴다. 만약 인구가 밀집한 도시에 소행성이 떨어진다면 그 피해는 상상조차 힘든 셈. 특히 피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충돌 여파로 거대한 양의 먼지가 대기 위로 올라가 적어도 6년 간은 우리 머리 위를 가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몇 년 간 태양빛을 20% 정도 막아 표면 평균 온도가 약 8°C는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 연구소 측의 설명. 또한 지구의 생명체를 자외선의 피해로부터 보호해주는 오존층 역시 55% 파괴돼 많은 생물종들의 멸종을 가져올 수도 있다. 연구를 이끈 찰스 바딘 박사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정하면 충돌 여파로 생긴 그을음은 대략 10년 간 대기에 남게된다"면서 "이는 빙하시대에 필적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수량 역시 50%는 떨어지는데 이는 대기의 온도가 낮아져 대류를 잃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블랙홀의 모든 것…사실과 이론과 정의

    ​[이광식의 천문학+] 블랙홀의 모든 것…사실과 이론과 정의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기이하고도 환상적인 천체라 할 수 있다.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은 나머지 빛마저도 빠져나갈 수 없는 엄청난 중력을 가진 존재다. ​ 이 괴이쩍은 존재를 최초로 예언한 사람은 1783년, 영국의 과학자 존 미첼이었다. 그는 뉴턴 역학을 기반으로, 충분히 무거운 별의 경우 탈출 속도가 광속보다 더 커, 빛마저도 탈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13년 뒤 피에르시몽 라플라스도 비슷한 제안을 한 데 이어, 그로부터 1세기를 훌쩍 뛰어넘어 1916년,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블랙홀을 이론적으로 선보였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을 구부려진 시공간으로 간주하며, 질량을 가진 천체는 주변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는 이론이다. 사실 이전에는 ‘블랙홀’이란 이름조차 없었다. 그 대신 ‘얼어붙은 별’, ‘붕괴한 별’ 등의 이상한 이름으로 불려왔다. '블랙홀'이란 용어를 최초로 쓴 사람은 미국 물리학자 존 휠러로, 1967년에야 처음으로 일반에 소개되었으며, 블랙홀의 실체가 발견된 것은 1971년이었다. 그 존재가 예측된 지 거의 60년이 지나서야 이름을 얻고 실체가 발견되었으니, 그 또한 심상한 일은 아니다. 블랙홀에도 종류가 있다 그런데 이 블랙홀에도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블랙홀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고,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곧 항성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 그리고 중간질량 블랙홀이 그것들이다. ♦항성 블랙홀— 작지만 강하다 항성이 생애의 마지막에 이르러 남은 연료를 다 태우고 나면 중력붕괴를 일으킨다. 내부에서 더이상 에너지가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천체 자체의 압력을 감당하지 못해 내부로 무너지는 것이다. 이때 태양 질량의 약 3배가 못되는 별은 중성자별이 되거나 백색왜성이 된다. 하지만 그보다 덩치가 큰 별들은 중력붕괴가 극도로 진행되어 항성 블랙홀을 만든다. 개별적인 별이 중력붕괴를 일으켜 만들어지는 블랙홀은 대체로 작지만 물질밀도는 놀라울 정도로 높다. 태양질량의 3배 정도 되는 별이 한 도시 크기 로 압축된다. 이 천체의 중력은 끔찍할 정도로 강해서 주위의 모든 가스와 먼지들을 끌어당겨 삼킴으로써 덩치를 키워간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에 따르면, 우리은하에 이러한 항성 블랙홀이 수억 개 정도는 된다고 한다. ♦거대질량 블랙홀— 어떤 가설이 맞을까?작은 블랙홀들은 은하의 곳곳에 존재하지만, 거대질량 블랙홀은 은하 중심부에 자리잡고 그 은하를 중력적으로 지배한다. 그 덩치는 놀랍게도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 또는 수십억 배에 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름의 크기는 우리 태양과 비슷하다. 어마어마한 물질 밀도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블랙홀이 거의 모든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도 똬리를 틀고 있다. 이런 거대질량의 블랙홀이 어떻게 생성되었는가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아직까지 정확한 답안을 작성하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이런 블랙홀이 은하 중심에 자리잡고 나면 주변에 풍부한 물질들을 닥치는 대로 탐식하고, 그 결과 엄청난 질량의 블랙홀로 성장한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거대질량 블랙홀이 무수히 많은 작은 불랙홀들의 합병 결과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 또는 거대한 가스 구름이 급격한 중력붕괴를 일으켜 이런 블랙홀로 발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본다. 세번째 가능성은 성단을 이루던 별들이 한 점으로 대함몰을 일으켜 블랙홀이 되었다는 가설이다. 나라면 어떤 가설에 손을 들어줄까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중간질량 블랙홀— 블랙홀도 中庸의 미덕이?원래 과학자들은 블랙홀이 아주 작은 것과 엄청 큰 것, 두 종류만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최근 블랙홀에도 미디엄 사이즈(IMBHs)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런 블랙홀은 성단 안에서 별들이 연쇄충돌을 일으킨 결과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블랙홀들이 같은 지역에서 여럿 만들어지면 결국에는 합병과정을 밟게 되는데, 은하 중심의 거대질량 블랙홀은 이 같은 경로를 거쳐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에 마침내 천문학자들은 한 나선은하의 팔에서 중간질량 블랙홀이 탄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물증을 찾지 못했던 천문학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발견이었다. 블랙홀 존재 — 어떻게 알 수 있나?블랙홀은 엄청난 질량을 갖고 있지만 덩치는 아주 작다. 그만큼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중력이 극강이어서 어떤 것도 블랙홀을 탈출할 수가 없다. ​ 지구 탈출속도는 초속 11.2km이며, 빛의 초속은 30만km다. 블랙홀의 중력이 너무나 강해 탈출속도가 30만km를 넘기 때문에 빛도 여기서 탈출할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블랙홀을 볼 수가 없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할 수가 있다. 어떻게? 블랙홀이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강력히 빨아들일 때 방출하는 X-선 복사로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는 거대질량 블랙홀은 두터운 먼지와 가스로 뒤덮여 있어 X-선 방출을 막고 있다. 물질이 블랙홀로 빨려들어갈 때 블랙홀의 사건지평선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스쳐지나가는 경우도 더러 있다. 블랙홀이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물질이 함입될 때 발생하는 강력한 제트 분출은 아주 먼 거리에서도 볼 있다. 블랙홀은 특이점과 안팎의 사건 지평선으로 구성된다. 특이점이란 블랙홀 중심에 중력의 고유 세기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시공간의 영역으로, 여기서는 물리법칙이 성립되지 않는다. 즉, 사건의 인과적 관계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특이점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안팎의 사건 지평선으로, 바깥 사건지평선은 물질이 탈출이 가능한 경계이지만, 안쪽의 사건 지평선은 어떤 물질이라도 탈출이 불가능한 경계다. 기존의 고전 역학에서 볼 때 빛까지도 이 중력장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양자역학으로 오면 사정이 좀 달라진다. 블랙홀도 무언가를 조금씩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블랙홀이 완전히 검지는 않다'​ 1970년대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블랙홀이 양자 요동(quantum fluctuation)으로 인해 무언가를 내놓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론을 완성했다. 양자론에 따르면, 아무것도 없는 진공에서 난데없이 입자와 반입자(antiparticle)로 이루어진 가상 입자 한 쌍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 한 쌍은 매우 짧은 시간 존재하다가 쌍소멸된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들 입자 쌍은 관측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빠르게 생겼다가 소멸는데, 이를 양자 요동 또는 진공 요동이라 한다. 과학자들은 실제로 이 양자 요동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이 양자 요동 가운데 하나가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근처에서 일어난다면, 한 쌍의 입자가 사건 지평선 근처에서 생겨날 때는 블랙홀의 강한 기조력 때문에 헤어지기 쉽다. 즉, 두 입자 중 하나는 지평선을 가로질러 떨어지는 반면, 다른 하나는 밖으로 탈출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탈출한 입자는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가지고 나간 것으로, 이 과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외부의 관측자는 블랙홀에서 나오는 빛의 연속적인 흐름을 보게 된다. 호킹의 주장에 따르면, 이 같은 양자 요동 효과 때문에 블랙홀이 빛을 방출한다는 것이다. 이를 '블랙홀 증발'이라 하고, 이때 빠져나오는 빛을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라 한다. 그래서 호킹은 '블랙홀이 실제로는 완전히 검지 않다'는 말로 이 상황을 표현했다. 호킹의 이론대로 블랙홀이 계속 증발한다면, 수조 년의 시간이 흐르면 블랙홀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블랙홀에는 질량과 전하, 각운동량 외에는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흔히들 블랙홀에는 세 가닥의 털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처럼 인류는 아직까지 블랙홀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만큼 블랙홀은 21세기 천문학과 물리학에서도 여전히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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