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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남극 오존층 회복/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남극 오존층 회복/서동철 논설위원

    영국의 남극관측팀은 1985년 남극대륙 상공의 오존층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는 사실을 과학전문 ‘네이처’지에 공개했다. 1957년부터 핼리만(灣)에서 오존을 관측하고 있던 영국팀은 198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오존 총량이 40%까지 줄어드는 양상을 포착한 것이다. 1970년대부터 인공위성 ‘님버스 7’을 이용해 오존을 관측하고 있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같은 현상을 재확인했다. 오존은 태양이 방출하는 자외선이 지상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산소가 대기에 축적되기 시작한 것은 20억년 전이라고 한다. 7억년 전에 현재의 10% 수준, 3억 5000만년 전에는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산소가 축적됐다는 것이다. 산소가 생명의 기원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면, 산소에서 생성된 오존은 생명체를 유해한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오존의 농도는 지구 표면에서 20~40㎞ 상공에서 최댓값을 보인다. 흔히 오존층이라 부른다. 그런데 오존층은 위도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3㎜ 안팎 두께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한다. 대기 중의 분자를 한데 모으면 두께가 750만㎜에 이르므로, 오존층의 그것은 전체 대기의 200만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짧은 파장의 자외선을 흡수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인류가 오존층을 파괴해 치르는 대가는 크다. 자외선에서 비롯된 피부암 환자는 2006년부터 2011년 사이에도 40%나 늘어났다. 남극 연구의 전진기지로 잘 알려진 칠레 푼타아레나스는 자외선 노출에 따른 피해가 가장 큰 지역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선글라스와 자외선 차단제가 일반화된 것도 오존층 파괴와 관련이 없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보스턴과 마이애미가 자외선 차단제를 무료 자판기로 배포하고 있으며, 뉴욕시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존 구멍을 확인하고 2년 만인 1987년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가 채택된 것은 환경 파괴에 맞서는 국제 협력이 가장 신속하게 이루어진 사례로 꼽힌다. 냉장고와 에어컨 냉매로 쓰인 프레온과 화재 진압용 할론이 대표적 규제 대상이었다. 이들 물질은 대류권 축적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성층권으로 올라가면서 자외선에 분해되어 오존 파괴 물질을 만들어 냈다. 선진국은 1996년, 한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 그룹은 2010년부터 제조 및 사용이 금지됐다. 남극의 오존 구멍이 2000년과 비교해 인도 면적보다도 넓은 400만㎢가 줄어들었다는 엊그제 영국 BBC 보도는 이런 노력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연구를 주도한 수전 솔로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이런 추세면 2050~2060년이면 오존층은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환경과 관련한 오랜만의 희소식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韓, 국제 항생제특위 의장국에 ‘내성 저감화 지침’ 주도적 역할

    우리나라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산하 ‘항생제 내성 특별위원회’ 의장국을 맡아 내년부터 4년간 국제사회에서 통용될 항생제 저감화 지침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7일부터 닷새 동안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39차 CODEX 총회에서 한국이 항생제 내성 특별위원회 의장국으로 선출됐다고 3일 밝혔다. CODEX는 소비자 건강 보호 및 식품 공정무역을 위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설립한 기구로, 2020년까지 항생제 내성 통합감시를 위한 지침을 만들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의장국으로서 내년 하반기 항생제 내성 특별위원회 국제회의를 주최해 항생제 내성 저감화·방지를 위한 실행 규범을 개정하고, 항생제 내성 통합감시를 위한 지침 개발을 논의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CODEX 총회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고, 네덜란드 등의 지지를 얻어 한시적으로 출범한 항생제 내성 특별위원회의 의장국이 됐다. 항생제 내성 문제는 오는 9월 열리는 유엔총회 안건으로도 상정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항생제 내성 관련 어젠다는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큰 이슈인 만큼 활동 기간 동안 모든 국가가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 높은 가이드라인과 실행 규범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여성 억압VS자존감 고취…하이힐을 둘러싼 두 가지 시선

    여성 억압VS자존감 고취…하이힐을 둘러싼 두 가지 시선

    이 물건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발명'된 이래 지금까지 여성들로부터 찬사와 비난을 한몸에 받아왔다. 여성의 굴곡진 신체적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도와준 발명품이라는 평가가 이어지다 현대사회에 접어들며 외모지상주의에 빠지게 만들며 여성의 신체를 억압하는 도구일 뿐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바로 문제의 '하이힐'이다. 실제 지난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는 유명 여배우들이 드레스코드를 어긴 플랫슈즈나 굽이 없는 신발 또는 맨발로 레드카펫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 속에서도 지난해 칸 영화제 당시 헤인즈 감독의 ‘캐롤’ 상영회 때는 하이힐을 신지 않은 여성들이 입장이 거부당한 일까지 있으니 여전히 논란의 대상임에는 분명하다. 당시 여배우들은 이를 성차별이라며 반발했다. 더더욱 분명한 것은 여권신장 속 양성평등이 대세를 이룬 사회에서 드러내놓고 하이힐을 옹호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사실이다. 설령 일상 속에서 개개인이 하이힐을 신더라도 하이힐이 성차별적 요소를 갖고 있음이 분명한 이상, 마냥 이를 찬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단체가 있어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하이힐이 오히려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하이힐협회(이하 Japan High Heel Association, 이하 JHA)는 매년 수강생을 모집해 하이힐의 올바른 착용방법을 교육하고, 굽이 없는 플랫슈즈가 아닌 하이힐을 신을 것을 주장한다. 이들이 여성들에게 하이힐을 적극 권장하는 것은 하이힐이 여성의 사회적 자신감과 올바른 신체적 자세를 가지는데 도움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이 단체는 6개월에 40만 엔(약 463만원)의 교육비를 받고 ‘워킹 에티켓 클래스’를 열고 있으며, 이 과정을 수료한 일본 여성은 무려 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현지의 유명 사회평론가인 미츠코 시모무라는 “JHA의 주장은 허튼 소리에 불과하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및 자신감과 하이힐을 신는 것 사이에는 어떤 연관관계도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전 발레리나이자 JHA의 고위 관계자는 AFP와 가진 인터뷰에서 “여성에게 하이힐을 신으라고 권유하는 행동은 일본 여성들의 자신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많은 일본 여성들은 자신을 스스로 표현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일본 문화는 여성들이 스스로 가장 맨 앞에 서거나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힐을 신는 행동은 여성들을 이러한 정신에서 해방시켜 줄 뿐만 아니라 기모노의 유산과도 같은 나쁜 자세를 교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의 주장에 따르면 일본 여성들은 오리처럼 뒤뚱뒤뚱 걷고 안짱다리가 심한 경향이 있다. 한국이나 중국 여성들에게서는 이런 문제를 찾을 수 없는데, 이러한 것은 모두 기모노 문화와 샌들을 질질 끌면서 걷는 습성에서 온 문제라는 것. 때문에 서양문화를 정확히 알고 하이힐을 올바르게 시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이러한 잘못된 걸음걸이와 자세를 고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JHA의 주장이다. 한편 의학계에서는 하이힐이 오히려 자세를 흐트러뜨리고 발가락의 변형 및 무릎 연골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본·AFP=연합뉴스/ beeboys Fotolia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차별·억압 그리고 폭력… 인류 문명 또 다른 역사

    차별·억압 그리고 폭력… 인류 문명 또 다른 역사

    노동, 성, 권력/윌리 톰슨 지음/우진하 옮김/문학사상/532쪽/2만 5000원 인류 문명은 수많은 요소들이 얽히고설키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엄청난 굴곡과 변화무쌍한 문명을 만들고 추동하는 결정적 요소는 무엇일까. 많은 역사가들이 그 핵심을 들춰왔지만 딱 부러지게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사회주의 역사학자 윌리 톰슨은 놀랍게도 그 키워드를 노동, 성, 그리고 권력으로 명쾌하게 정리한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이라는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건 20만년 전의 일이다. 1만년 전 인류는 자연을 다스리며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4000년이 지나 도시의 건설과 문명의 태동이 있게 된다. 찬란한 발전과 엄혹한 쇠락을 거듭해온 그 문명은 과연 어떤 것일까. ‘모든 문명의 기록은 또한 야만의 기록이다’라는 독일 철학자 발터 베냐민의 말로 시작하는 이 책은 마르크스의 ‘사적(史的) 유물론’을 택하고 있다. 물질을 사용하는 인간과 인간들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원시(수렵)공산제, 고대 노예제, 중세 봉건제, 자본주의, 사회주의로 진화해온 역사 속에서 종교와 법률, 도덕과 윤리, 계급과 착취, 민족과 이주에 얽힌 빛과 그림자를 촘촘히 들춰낸다. 역사에 기록된 인류 문명의 모습은 천태만상이다. 하지만 모든 문명에는 어김없이 노동·성·권력을 이용한 차별과 억압, 그리고 폭력이 도사리고 있다. 저자도 인류 역사를 기본적으로 노동하는 자와 착취하는 자의 투쟁으로 본다. 노동과 착취의 대립이 계급과 집단 같은 사회의 핵심제도를 탄생시켰고 자주 학살의 비극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실제로 문명사를 보면 정치, 경제적 권력을 쥔 세력은 공물, 농노제, 노예제, 임금노동제의 형태로 훨씬 많은 인간들의 노동이 이뤄낸 성과를 무자비하게 탈취했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놀라운 물질적, 지적, 예술적 문화의 성취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역사는 전체적으로 섬뜩할 정도로 매우 암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살다가 죽어간 대부분의 인간은 역사 속에서 수혜자라기보다는 희생자에 더 가까웠다” 전반적으로 비관적인 시선이 강하다. 인류 문명 속 폭압은 성적 측면에서 늘상 여성을 겨냥했다. 근대까지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로 여겨졌고, 여성 참정권이 확립된 건 불과 100여년 안팎의 일이다. 성적인 문제에 대해 아주 엄격하고 성을 하나님과 멀어지는 인간 타락의 상징으로 보았던 기독교 교회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여성의 탓으로 돌리기 일쑤였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발터 베냐민의 표현을 살짝 비틀어 ‘모든 문명의 기록은 여성 혐오의 기록’이라고까지 말한다. 여성 비하와 폭압의 사악한 관습은 지금도 여전하다. 인도에서 여자 쪽이 부담하는 결혼지참금은 엄연한 불법이지만 버젓이 요구하고 주고받는다. 남자 쪽이 원하는 만큼 지참금을 받지 못하면 신부에게 휘발유를 끼얹어 불태워 죽이기도 한다. 저자가 책에서 줄곧 강조하는 지론은 성·노동·권력의 유기적인 결합이다. 그 사례는 숱하다. 고대 수메르와 로마, 중국에서는 아이를 노예로 팔아 빚을 갚는 관습이 흔했다. 성행위의 산물인 아이를 가장의 권력으로 팔아 노동을 제공하는 것이다. 매춘도 성·노동·권력이 밀접하게 얽힌 현장임을 부인할 수 없다. 흔히 인류 지성의 성취로 여겨지는 르네상스며 산업혁명, 근대 과학기술의 혁명적 발전에서도 저자는 착취와 억압을 이끌어낸다. 권력자들은 인간의 소박한 이기심을 부추기고 조직화해 군림해왔으며 인간은 기회가 있을 때 본질적으로 독재자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음을 꼬집는다. 차별과 억압, 불평등이란 인간 개인 차원에서 인정 욕망이 작동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물질문명이 지배하는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그 인정 욕망이 오직 다른 사람을 압도하고 싶은 야망으로만 드러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류문명의 시작과 흥망성쇠를 훑은 저자는 인류에 대한 암울한 분석을 미래까지 이어가지는 않는다. ‘모든 옳은 일은 하기 어려운 법’이라는 스피노자의 경구를 인용하면서 말미를 장식하는 건 바로 기후변화를 필두로 한 환경오염 문제이다.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의하는 지구상 모든 조직과 단체들이 가차 없이 단호하게 나서야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에리히 프롬 평전(로런스 프리드먼 지음, 김비 옮김, 글항아리 펴냄) ‘자유로부터의 도피’, ‘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쓴 에리히 프롬에 대한 전기다. 사회심리학의 개척자일 뿐 아니라 작가이자 심리학자, 정신분석가이자 철학자, 정치활동가였던 프롬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지식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이 전기는 프롬이 유대교 율법을 따르는 집안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부터 여러 나라에 여러 언어로 남겨진 원고와 자료들을 철저히 조사해 그의 생애를 재구성했다. 문화와 환경이 어떻게 그의 사상과 인격을 형성했는지 등 프롬의 생애 전반을 탁월한 균형 감각으로 조명한 저서로 평가받는다. 680쪽. 2만 8000원. 확장된 표현형(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장대익·권오현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이기적 유전자’, ‘눈먼 시계공’과 함께 리처드 도킨스의 3부작으로 꼽히는 책이다. 2004년 번역된 책의 전면 개정판으로 일부 부정확하거나 매끄럽지 않았던 문장들이 수정됐다. 저자는 이기적 유전자의 오해와 논쟁에 답한 뒤 도발적인 의견을 피력한다. 그는 유전자가 특정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다른 개체까지도 운반자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조개삿갓은 게에 붙은 뒤 자신을 단세포 상태로 변화시킨다. 이후 게를 생화학적으로 거세해 수컷을 암컷으로 만들고, 게가 자신의 알을 돌보도록 한다. 기생자가 자신의 유전자를 위해 숙주를 이용한 경우다. 544쪽. 2만원. 테크놀로지(대니얼 헤드릭 지음, 김영태 옮김, 다른세상 펴냄) 오늘날 기술의 혁신은 놀랄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그 파급력 또한 막강하다. 250만년 전 인류가 최초의 도구인 조약돌을 사용한 때부터 기술과 도구는 인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고, 문명의 흥망성쇠를 좌우했다. 미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인 저자는 ‘테크놀로지’라는 색다른 코드로 인류의 문명사를 조망한다. 유용한 기술과 도구는 신속하게 주변으로 퍼져 나갔다. 이런 특성 때문에 세계의 패권은 끊임없이 이동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공지능과 유전공학이라는 신기술이 또 한번 거대한 변화를 몰고 올 오늘날, 우리가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264쪽. 1만 3800원. 예술로서의 삶(재커리 심슨 지음, 김동규·윤동민 옮김, 갈무리 펴냄) 삶의 의미에 대한 19∼20세기 서양 철학자들의 사유를 예술이라는 관점으로 정리했다. 오늘날 예술은 삶의 단순화·획일화에 저항하고 삶을 긍정하기 위한 영감의 원천이 된다. 세계는 우리에게 창조적 삶을 살 수 있는 소재들을 끊임없이 내주고 있다. 저자는 니체로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차라투스트라나 ‘초인’처럼 니체가 저작에 등장시킨 ‘유형’들은 곧 예술로서의 삶을 이해하는 발판이 된다. 저자는 이어 아도르노·하이데거·메를로퐁티까지 현대 예술철학의 흐름을 되짚으며, 예술가적 자기 창조라는 삶을 향한 구체적인 계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 500쪽. 2만 6000원. 완벽의 배신(라파엘 보넬리 지음, 남기철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완벽에의 갈망’이 만연한 현대 사회를 정밀 진단하면서 완벽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오스트리아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77명의 환자 상담 사례를 중심으로 완벽주의의 실체와 다양한 증상들을 분석했다. 그리고 사례에 소개된 완벽주의적 행동 양상과 이들이 고통을 느끼는 원인을 설명하며 유한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다뤘다. 그리고 인생에서 진정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잘못된 명예심, 허위라는 완벽주의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328쪽. 1만 4000원.
  • 지식이 권력이 되는 세상…그가 상상한 미래가 왔다

    지식이 권력이 되는 세상…그가 상상한 미래가 왔다

    “변화는 삶에 필요한 요소가 아니라 삶 그 자체이다.”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뜬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뛰어난 통찰력으로 현대 사회의 변화 방향을 제시해 인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었다. 토플러가 부인과 함께 설립한 컨설팅회사인 ‘토플러 어소시에이츠’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자택에서 그가 영면했다고 29일 밝혔다. 그의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제3의 물결’ ‘권력이동’ 등 저서로 미래 예측 토플러는 ‘미래의 충격’, ‘제3의 물결’, ‘권력이동’ 등 10여권의 저서를 통해 인류 사회가 제조업 기반 경제(육체노동)에서 지식과 데이터 위주(지식노동)의 사회로 이동해 갈 것을 예측했다. 미래 사회상을 전망한 ‘제3의 물결’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는 이 책에서 인류가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을 거쳐 제3의 물결인 정보화 혁명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함으로써 지구촌에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권력이동’에서는 세계는 ‘폭력’이라는 저품질 권력에서 ‘돈’이라는 중품질을 거쳐 ‘지식’이라는 고품질 권력으로 이동한다고 정의했다. ●세계 지도자와 교류… DJ 햇볕정책에도 영감 줘 토플러는 특히 세계 정치 지도자들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국가 통치철학과 경영비전을 제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의 멘토 역할을 했다. 1998년 청와대에서 토플러와 의견을 나눈 김 전 대통령은 그의 ‘남북한의 평화 통일을 위한 기초 이론’을 받아들여 훗날 ‘햇볕 정책’의 토대로 삼았다. 2001년 한국 정부로부터 의뢰받아 ‘21세기 한국비전’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에 대해 쓴소리도 했다. 토플러는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간을 허비하는’ 교육 풍토는 아직 바뀌지 않고 있다. 자오쯔양은 1980년대 초 공산당 지도부의 일부 반대를 무릅쓰고 ‘제3의 물결’ 판매금지를 해제했다. 이후 이 책은 중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돼 개혁·개방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986년 토플러 연구 모임을 만들어 소련의 첫 비정부기구(NGO)로 등록했다. 세계 4위의 부자인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회장도 경영전략 구상에 토플러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61년에는 IBM을 위해 컴퓨터가 사회 및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썼으며, AT&T에 분사를 조언하기도 했다. 1928년 미국 뉴욕에서 출생한 토플러는 뉴욕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다. 사회운동에 대한 열망이 높았던 그는 대학을 중단하고 1950년 클리블랜드로 이주해 알루미늄 제조 공장에 취직, 용접공으로 5년간 일했다. 현장 경험을 살려 신문사 노동전문 기자로 활약하다가 백악관을 취재하기도 했다. 그의 아내 하이디 토플러 역시 작가이자 미래학자로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집필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인류의 오랜 꿈 ‘투명인간 망토’, 현실에 구현되다

    인류의 오랜 꿈 ‘투명인간 망토’, 현실에 구현되다

    이제껏 숱한 10대 장난꾸러기들은 늘 '투명인간'을 꿈꾸곤 했다. 이제 그런 오랜 욕망을 실현해줄 망토가 현실 속에서 구현됐다. 물론, 아쉽거나, 다행스럽게도 '투명 인간의 꿈'은 사진 속에서만 이뤄진다. 인도 뉴델리 출신의 사이프 시디퀴(28)는 특별한 섬유재질로 만든 스카프로 투명인간처럼 보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재질은 수천 개의 작은 크리스탈 입자로 이뤄진 것으로 빛을 반사해내면서 이같은 현상을 가능하게 한다. 즉, 누군가가 플래쉬를 터뜨려 사진을 찍을 때 이 망토를 두르고 서 있으면 피사체는 사라지고 만다. 모든 빛을 망토가 튕겨내기 때문이다. 악동들이 간절히 바라는 투명인간 망토와는 제법 거리가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별 쓸모도 없어 보이는 물건에 관심을 둘까. 시퀴디는 "자신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 스카프를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늘 구름 같은 파파라치를 몰고 다니는 패리스 힐튼, 킴 카다시안, 카메론 디아즈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래퍼 DMX 등이 쌍수 들어 환영할 물건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 패리스 힐튼은 파파라치 샷을 은근히 즐기고 있으니 제외하긴 해야겠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5000년 전 임금 노동자는 ‘맥주’를 급여로 받았다 (美 연구)

    5000년 전 임금 노동자는 ‘맥주’를 급여로 받았다 (美 연구)

    고대 도시의 터에서 5000년 전 선조들의 생활양식을 생생하게 알 수 있는 점토판(tablet)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연구진이 현재 이라크에 있던 5000년 전 고대 도시인 우루크(Uruk)에서 발견한 이 돌판에는 설형문자들이 기록돼 있었다. 설형문자란 지금까지 알려진 문자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설형’이란 ‘쐐기 모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의 이라크 지역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주로 활용됐다. 연구진이 이를 분석한 결과 여기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종의 ‘급여 명세서’가 포함돼 있었다. 돌판에는 사람의 머리로 보이는 그림과 그릇으로 추정되는 원뿔 모양의 그림이 보이는데, 연구진은 이것이 ‘배급량’을 뜻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원뿔 형태의 각각의 그릇은 ‘맥주’를 의미한다. 인류는 기원전 4000년 경부터 지금의 중동지방에서 빵을 이용해 맥주를 만들어 마시기 시작했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맥주는 고대 인류에게 ‘급여’로서 지급됐다는 사실이 설형문자 기록을 통해 입증된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메소포타미아 문명 시기에도 고용인-비 고용인의 관계가 존재했으며, 이는 인류가 소규모 사냥이나 농경사회에서 벗어나 계층생활을 하면서 임무(또는 업무)수행에 따른 대가를 지불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스탠포드대학의 이안 호더 박사는 “이번 발견은 고대 사회가 사회적 공동체에서 계층 사회로 넘어가는 변화를 보여준다”면서 “사람들은 일종의 도시 생활을 시작하면서 자신들의 원하는 서비스나 물품을 ‘구매’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생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대도시 우루크는 오랜 역사상 8만 명의 주민이 살았던 조직화 된 대형 도시였다. 또 이 도시가 속한 메소포타미아 문명 안에서 맥주는 매우 흔한 음료였으며, 맥주는 마실 물이 오염됐을 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도구로 활용됐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냉동인간 5만구 잠자는 세계 최대 ‘불멸의 마을’ 착공

    냉동인간 5만구 잠자는 세계 최대 ‘불멸의 마을’ 착공

    자연의 섭리를 거부하는 인류의 무모한 도전일까? 아니면 불로장생의 오랜 꿈이 현실화되는 것일까? 최근 국제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불멸의 인간을 위한 세계 최대규모의 센터 건설 추진 계획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이른바 '불멸의 마을'(immortal village)이라는 별칭까지 붙은 이 센터는 '냉동인간'의 전초기지다. 우리에게는 영화나 소설로 익숙한 냉동인간은 인체를 액체질소 속에 냉동시켜 보존할 수 있다는 이론에 근거한다. 곧 시체나 혹은 현대 의학 기술로 치료가 불가능한 사람을 냉동시켜 과학기술이 발전한 먼 미래에 깨어나게 해 제2의 삶을 이어가게 한다는 것. 마치 영화같은 이야기지만 미국에서는 현실이다. 애리조나에 위치한 알코르(Alcor) 생명재단이 그 대표적인 회사로, 지난 1972년부터 인체 냉동보존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현재 147구의 시신 혹은 뇌가 부활을 꿈꾸며 잠들어 있다. 미국의 유명건축가인 스티븐 발렌타인이 추진 중인 원대한 이 센터의 이름은 '타임쉽 빌딩'(Timeship building)이다. 수년 전 부터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그는 텍사스주 컴포트에 부지를 마련하고 최근 원형 구조의 센터를 만들기 위한 첫 삽을 뜬 상태다. 계획이 예정대로 착착 진행되면 타임쉽은 세계 최대규모의 냉동보존학의 메카로, 무려 5만 명의 냉동인간이 잠드는 공간이 되며 신체의 장기와 세포, 조직 등도 함께 저장된다. 발렌타인은 "타임쉽은 생명연장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센터로 미래로 사람들을 데려가게 될 것"이라면서 "안전한 냉동기술, 장기이식, 노화 등 불로장생과 관련된 모든 연구가 이곳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타임쉽은 각종 자연재해, 테러 등 모든 위협으로 수백 년은 견딜 수 있게 디자인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냉동인간을 둘러싼 법적, 윤리적 논란도 거세다. 신과 자연의 섭리를 거부하는 인간의 욕구가 결국 불멸이 아닌 파멸을 낳을 것이라는 주장이 그 것. 특히 먼 미래의 과학기술로 과연 뇌 속에 저장된 기억까지 온전히 살릴 수 있느냐는 여부, 또한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환생 티켓'이라는 비아냥도 이어지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문화마당] 살인하지 말라/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살인하지 말라/김재원 KBS 아나운서

    죽음은 무척 불편한 단어다. 인류 모두가 결국은 맞이하는 삶의 마무리라는 당연성에 비하면 그 불편함은 너무 크다. 어느 작가의 말대로 수용이냐, 명심이냐, 억압이냐에 따라 그 수위는 달라진다. 그래도 언제인지 모르고, 어떻게 올지 모르고, 그 이후를 모르기 때문에 느끼는 두려움은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지언정 단언컨대 없는 이는 없다. 나의 할아버지는 내가 세 살 때, 할머니는 그다음 해에 돌아가셨다. 물론 기억이 없다. 어머니는 내가 열세 살 때 돌아가셨다. 아파트 8층에서 곤돌라에 매달려 내려오던 어머니의 관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버지는 내가 서른세 살 때 돌아가셨다. 그때 비로소 형제 없는 나는 고아가 됐다. 물론 아내와 아들은 있다. ‘가족’이라는 단어와 ‘죽음’이라는 단어는 상관없는 듯 보여도 서로 어우러지면 묘한 슬픔을 가져온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부모의 죽음을 경험한 나는 철이 일찍 들었을 수도, 인생을 먼저 알았을 수도 있다. 지난달 ‘가족의 죽음’을 다룬 영화와 책을 같은 날 봤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과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이다. 그날 나는 참 불편했다. 영화는 귀신 들린 딸을 살리려는 부성애를, 책은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은 아들을 지키려는 모성애가 바탕이다. 영화는 딸이 귀신의 힘으로 식구를 죽이고, 책은 아들이 포식자란 유전자의 힘으로 가족을 죽인다. 영화는 악마의 존재를 빌미로 혼란에 빠뜨리고 책은 유전자의 비밀을 핑계로 의문에 빠뜨린다. 두 작품은 “왜 하필 내 아이가?”란 대사를 공유한다. 작가가 악을 편든다는 느낌마저 받았다. 여러 논란을 차치하고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영화나 책 속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로 스며들어 뉴스에서도 펼쳐진다는 것이다. 어떤 시사 프로그램은 매주 살인의 방정식을 자세히 풀어낸다. 물론 역사 속에서 사람들은 숱한 살인을 저질러 왔다. 하지만 살인은 신도, 법도, 도덕조차도 인간에게 부여한 적이 없는 권리다. 오로지 작가들만 자신이 신으로 있는 영화, 드라마, 책에서 주인공에게 살인의 권리를 부여한다. 물론 고전에서도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에 자기 아이를 살해하는 엄마가 등장하고,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에도 아들이 아버지를 죽인다. 현대의 작가들만 탓할 일은 아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나쁜 친구와 놀지 말라는 이유는 오로지 그의 나쁜 행동이 자연스럽게 여겨질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가족이든 타인이든 살인은 절대로 안 됨에도 불구하고 여러 장르의 예술에서 개연성과 핍진성을 높이다 보니 현실에도 자연스레 스며들어 우리는 그 공포에 둔감해졌다. 오히려 독자와 관객은 더 강한 자극을 원한다. ‘곡성’에서 느끼는 강한 흥분도, 혹은 심각한 불편함도 관객의 무의식에서는 살인이 원인이다. 여전히 적잖은 독자가 정유정 작가는 왜 이 책을 썼을까 궁금해하고, 많은 관객이 나홍진 감독은 왜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의아해한다. 예방주사로 여겨 달라는 작가의 말도, 영화는 영화로 봐 달라는 감독의 말도 미덥지만은 않다. 만 명에게 예방주사가 됐다 해도 한 명에게 교과서가 됐다면 그 주사는 의미 없다. 백만 명이 재밌는 영화로 봤다 해도 현실에 반영하는 우매한 관객 한 명이 있다면 그 재미는 끔찍해진다. 작가들이여, 제발 살인하지 말라. 적어도 가족은 죽이지 말자. TV 드라마에서 흡연 장면이 없어진 지 오랜데, 왜 살인 장면은 사라지지 않을까? 흡연은 따라할까 걱정하면서 살인은 절대 따라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 [열린세상] 환경문제의 황금열쇠, 인공지능/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열린세상] 환경문제의 황금열쇠, 인공지능/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원칙 1: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되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원칙 2: 로봇은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원칙 3: 로봇은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미국의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1942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위험에 빠진 로봇’(원제: Runaround)에 나온 로봇의 3원칙이다. 그 이후 인공지능을 다룬 다양한 작품들에서 자연스럽게 로봇 윤리로 수용돼 온 이 로봇의 3원칙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의 존재 이유가 인류의 안녕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소설이 출판된 지 70여년이 지난 지금 인류의 안녕에 가장 큰 위협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환경오염 문제’다. 현재 전 세계 생명체 종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열대림은 1분마다 38㏊씩 사라지고 있으며 해마다 600만㏊의 면적이 사막화되고 있다. 대기·수질·토양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인간 역시 환경오염 위험에 더욱 노출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환경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이 1260만명에 이른다. 전 세계 사망자의 23%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렇게 심각해지는 ‘환경문제’의 해결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인류의 생존에 직접적인 해를 가하고 있는 환경오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힘들다는 데 있다. 원인과 결과가 단순히 1대1로 매치되지 않는 환경문제의 특성상 종합적이고 폭넓은 자료의 수집과 분석이 필요한데 바다, 하늘, 땅밑, 심지어 우주에서 오는 방대한 자료를 현재 우리의 능력으로 분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끊임없이 진보하는 인류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를 찾아냈으니, 바로 인공지능이다.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불가능에 가까운 방대한 자료를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기는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은 환경과학 분야에서는 이미 큰 성과를 보여 주고 있다. 미국 코넬대학의 카를라 고메스 교수팀은 ‘eBird’라는 인공지능 기반의 앱을 출시해 일반 시민들이 새를 관찰하고 자료를 입력하도록 했다. 그 결과 각종 새의 행동 패턴을 인공지능으로 분석·예측해 개체 수가 적은 종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세계자원연구소(WRI)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접목해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을 세세하게 분석하는 ‘매크로스코프’ 기술을 이용해 삼림 파괴를 감시하고 예측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매크로스코프 기술을 활용해 도로 건설이나 개발 등으로 훼손될 가능성이 큰 숲을 예측하고 지역 당국자들에게 알려 삼림을 위협하는 개발 활동을 저지하는 데 이용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계속해서 진보한다면 우리는 환경문제 해결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이 진행하고 있는 ‘어스큐브’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지구의 활동 방식을 시공간을 뛰어넘어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을 통해 대기와 지표, 지각을 포함한 지구 전체 모습을 3차원으로 구현해 축적된 데이터를 입력하면 지구의 활동 방식과 반응에 대해 더욱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와 자연재해 등을 미리 예측해 대책을 세우거나 예방하는 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소재로 하는 영화나 소설 속에서 인공지능은 인류를 멸망시키는 존재, 미래의 적으로 표현돼 막연한 공포심을 유발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 인류의 생존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환경문제’다. 인공지능은 오히려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인간이 해낼 수 없는 부분에서 큰 구실을 할 수 있다.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구글 딥마인드 CEO)가 ‘인공지능을 이용해 기후변화 모델링 같은 인류 사회의 난제를 극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듯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인공지능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다양해지고 중요해질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가져올 자연과 인류의 공존이 기대된다.
  • IS근거지 가까운 터키… ‘치안·보안 허술’ IS조직원 이동 통로

    IS근거지 가까운 터키… ‘치안·보안 허술’ IS조직원 이동 통로

    최근 터키에서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에 의한 테러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터키에서 발생한 큰 테러는 8차례로, 300명 가까이 숨졌다. 이런 터키는 쿠르드족 반군과 IS의 ‘안방’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29일 “터키는 IS의 근거지인 시리아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일부 IS 대원이 난민과 섞여 터키에 들어와 있어 테러 참가자를 구하기도 쉽다”고 진단한다. 터키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서방에 비해 치안과 보안도 허술해 ‘쉬운 표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터키가 이슬람 국가임에도 서방 중심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데다 유럽연합(EU) 가입도 추진하고 있어 IS가 테러 명분을 내세우기 좋은 대상이다. 테러단체들이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IS 격퇴에 동참하는 터키의 ‘돈줄’인 관광산업에 타격을 주기 위해 테러를 활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터키 정부가 IS 테러 등을 지지세력 결집 등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상황이 더욱 꼬여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터키 내 쿠르드족 반군 조직인 PKK도 1984년부터 자치권 확대 및 분리독립을 목표로 터키 정부군과 싸우고 있다. 터키 정부와 PKK는 2013년 평화 협정에 합의했으나 지난해 여름부터 다시 폭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IS와 PKK가 공동의 적인 터키를 상대하기 위해 동시다발적인 테러 공조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판세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터키가 ‘2개의 전쟁’ 상황을 만들어 사회 혼란을 가중시키는 데 IS와 PKK가 암묵적으로 합의해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터키가 건국 이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연쇄 테러에 끌려다니고 있어 두 조직의 ‘주거니 받거니식’의 경쟁적 테러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스티븐 호킹 “AI, 인류보다 빨리 진화…악당되면 막기 힘들 것”

    스티븐 호킹 “AI, 인류보다 빨리 진화…악당되면 막기 힘들 것”

    인류가 개발했지만 이제는 인류를 넘어서고 있는 인공지능(AI)은 과연 우리의 친구일까 적일까?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다시한번 AI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있다. 최근 호킹 박사는 유명 토크쇼 진행자인 래리 킹과의 인터뷰에서 "AI의 발전이 인류의 진화보다 더 빠를 것"이라면서 "AI가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단계에 왔을 때 그들의 목적이 인류의 목적과 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킹 박사의 AI 경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AI가 인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달해 인류의 종말을 부를 수도 있다”는 섬뜩한 경고를 한 바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호킹 박사는 "많은 국가들이 AI를 무기와 결합해 개발하고 있으며 나중에는 ‘악당 AI’를 막기 힘들 것"이라면서 "안전한 장소에서 윤리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에게 AI는 이세돌을 잡은 구글의 '알파고'로 유명하지만 사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세계적인 석학과 기업가들은 AI의 위험성을 여러차례 경고한 바 있다. 현실판 ‘토니 스타크’인 일론 머스크 회장 역시 “AI 기술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진전돼 5년 혹은 최대 10년 안에 인류에게 중대한 위험을 줄 일이 실제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또한 최근 방한한 유발 하라리(40) 이스라엘 히브리대 역사 교수도 "인류가 개발해 최대 위협이 될 기술은 무엇보다 AI가 될 것"이라면서 "인류 스스로 문명의 조종간을 AI에게 뺏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호킹 박사는 이 인터뷰에서 지구와 인류의 치명적인 존재로 역설적으로 인간을 지목했다. 호킹 박사는 "인간의 탐욕과 아둔함 그리고 환경오염이 지구의 가장 큰 위협"이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인구는 더 늘어나고 환경은 더 오염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란? AI는 ‘Artificial Intelligence’의 약자로 인간의 지능을 모방한 기계 혹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AI의 기반을 제공한 사람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잘 알려진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1912~1954)으로 그는 ‘효율적인 계산가능성‘ 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튜링 기계’(Turing’s Machine)를 만들어냈다. AI라는 말이 공식화 된 것은 튜링이 세상을 등진 2년 후다. 지난 1956년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의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존 매커시는 ‘AI’라는 용어를 공식화시켰다. 이후에도 AI는 소위 ‘강한 AI’와 ‘약한 AI’의 논란으로 이어졌다. 강한 AI는 컴퓨터가 인간의 능력을 모두 갖춘 것으로 인간을 뛰어넘는 ‘슈퍼 AI’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인류를 멸망시키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과 어벤저스의 울트론이 그 예. 이에반해 인간처럼 지능이나 지성을 갖추고 있지는 못하지만 지능적인 능력을 보이는 것이 ‘약한 AI’로 대표적으로는 애플의 ‘시리’같은 존재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화성에서 감자 재배? 이제 토마토도 키워먹는다

    [아하! 우주] 화성에서 감자 재배? 이제 토마토도 키워먹는다

    이제 마크 와니트(영화 '마션'의 맷 데이먼 분) 박사는 화성에서 감자 뿐 아니라 토마토, 래디시(무) 등도 키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네덜란드 봐허닝헌대학 연구팀은 화성과 같은 환경에서 토마토와 완두콩, 무 등 총 10종의 식물을 재배하는데 성공했으며 일부는 식용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 3월 공개된 연구결과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당시 연구팀은 이같은 식물을 화성과 같은 환경에서 재배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연구과정에서 여러차례의 시행착오는 있었다. 초창기 실험에서는 대부분의 식물들이 죽었으며 연구팀은 그 이유를 거름 부족 및 배수에 있다고 보고 추가 실험을 실시해 성과를 거뒀다. 연구를 이끈 비거 바메린크 박사는 "화성의 토양은 작물을 재배하기에 매우 좋다. 점토와 모래 사이의 성질을 가졌는데, 식물을 키울 때 필요한 성분도 일정부분 함유하고 있다. 다만 질소 성분이 약간 부족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부 식물을 화성과 같은 환경에서 재배하는데는 성공했으나 문제는 실제로 먹을 수 있는지 여부였다. 화성의 토양은 납, 철분, 카드뮴과 같은 다량의 금속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자란 식물을 먹게되면 중독의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 토마토, 무, 호밀, 완두콩은 인체에 무해함이 확인돼 식용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바메린크 박사는 "총 10개의 재배 식물 중 4종을 대상으로 철, 마그네슘, 카드뮴, 납, 니켈, 알루미늄 등등의 수치를 측정했다"면서 "모두 위험 수치 아래로 측정돼 먹는 데 지장이 없으며 실제로 무슨 맛일지 궁금해 직접 먹어봤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인류의 화성 정착 등 미래의 우주 탐사에 있어 중요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봐허닝헌 대학의 이번 연구는 크라우드 펀드를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미래의 '주고객'은 NASA와 유럽우주국(ESA)을 비롯한 우주탐사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화성 등을 유인 탐사하고 정착할 목표를 가진 인류의 원대한 계획과 맞물려있다. 우주인이 화성을 탐사하는데 있어 식량은 필수적인 것으로 특히 현지에서 이를 조달할 수만 있다면 그만큼 우주선에 실리는 화물량은 감소하며 이는 예산 축소와도 직결된다. 이에 현재 NASA 측은 비영리 연구단체인 국제감자센터(CIP)과 함께 화성과 기후 및 토양조건이 비슷한 지역에서 가장 잘 성장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감자의 품종을 찾고있다. ‘편도행 화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네덜란드의 비영리 단체인 마스원과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일론 머스크 회장이 이끄는 ‘스페이스X’ 역시 감자 재배에 관심이 많지만 인간이 감자만 먹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인류가 농사진 쌀의 기원은 9000년 전 중국”

    “인류가 농사진 쌀의 기원은 9000년 전 중국”

    인류가 농사지어 먹는 쌀의 기원이 9000년 전 중국이라는 역대 가장 오래된 고고학적 증거가 발견됐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 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양쯔강 하류 유역에서 9000년 이상된 벼농사의 흔적을 발굴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학계에서는 벼농사의 기원을 놓고 다양한 논쟁이 있어왔다. 쌀이 변종이 너무 많아 기원을 밝히기 힘든 탓도 있지만 대체로 학계에서는 중국에서 기원해 우리도 먹고있는 자포니카 쌀(japonica rice)에 무게를 두고있다. 쌀은 세계 5대 작물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식물로 우리나라 역시 중국만큼이나 역사가 깊다. 특히 벼농사는 인류가 '농부'로서 첫발을 내딛었다는 인류학적 의미도 담고있다.  이번에 공동연구팀은 3년 간의 조사 끝에 벼를 옮겨심은 흔적, 벼 껍데기 등 야생이 아닌 경작의 증거를 찾아냈다. 또한 연구팀은 토기와 돌 도구, 동물 뼈, 숯, 다른 식물 씨앗 등도 함께 발굴했다. 연구를 이끈 게리 크로포드 박사는 "쌀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곡물 중 하나"라면서 "이번 발견은 언제 어떻게 인간이 농부가 됐는지 실마리를 제공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창기의 농사는 수렵에 의존했던 인류가 의도했던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농사를 통해 인류는 지속적이고 관리 가능한 삶이 가능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1년 미국 뉴욕대학 연구팀도 게놈 분석을 통해 쌀의 기원지가 중국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인류가 재배한 양대 쌀 품종인 자포니카와 인디카를 분석한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쌀의 기원이 대략 8200년 전 중국의 창장(長江) 유역이라고 주장했다. 사진=©wisdom12 / Fotolia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스티븐 킹 원작 ‘셀: 인류 최후의 날’ 3인 3색 캐릭터 영상

    스티븐 킹 원작 ‘셀: 인류 최후의 날’ 3인 3색 캐릭터 영상

    ‘휴대전화의 전파가 인간을 지배한다’ 미스터리 재난 블록버스터 ‘셀: 인류 최후의 날’ 콘셉트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의 원작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존 쿠삭과 사무엘 L. 젝슨, 이사벨 퍼만이 출연해 눈길을 끈다. 개봉에 앞서 공개된 3인 3색 캐릭터 영상을 통해 세 인물의 성격과 치열한 생존기를 엿볼 수 있다. 매 작품 완벽한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배우 존 쿠삭은 이번 작품에서 어딘가 살아있을 아들을 구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떠나는 아버지 ‘클레이’로 분해 부성애 가득한 연기를 선보인다. 알 수 없는 전파에 의해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는 순간, 극적으로 휴대전화가 꺼지면서 살아남은 클레이는 “어쨌든 난 가족을 찾으러 가야 해요”라며 가족을 찾기 위한 사투를 시작한다. 사무엘 L. 잭슨은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든든한 동반자 ‘톰’ 역을 통해 특별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무기든 흑인이 다가가면 도둑이라 생각할걸?”이라고 말하는 ‘톰’의 냉소적인 태도를 통해 그의 캐릭터를 예상케 한다. 여기에 ‘클레이’, ‘톰’과 함께 생존을 위해 떠나는 마지막 멤버 ‘앨리스’ 역의 이사벨 퍼만은 “다 죽여버리죠. 최대한 빨리 최대한 많이”라고 당차게 말하지만, 자신이 좀비로 변한 엄마를 죽였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한편 ‘셀: 인류 최후의 날’은 휴대전화 전파 탓에 인류의 뇌가 포맷 돼 좀비로 변하게 되면서 시작되는 인류 멸망 위기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오는 정체 모를 전파에 의해 사람들이 갑자기 광인이 되는 혼돈을 그린 재난 영화로, 주인공 클레이가 전파가 노출되지 않는 곳으로 아내와 아들을 찾아 떠나는 위험천만한 여정과 치열한 생존기를 그렸다. 오는 6월 29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97분. 사진 영상=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이현청 교육산책] 누가 일등인가?

    [이현청 교육산책] 누가 일등인가?

    얼마 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적 바둑 대결에 인류의 이목이 쏠렸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세기적 대결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9단이 패했지만 우리는 알파고가 바둑 세계 챔피언이고 이세돌이 그렇지 않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교육에서도 일등을 추구하는 학부모들과 일등을 향해 내달리는 학생들이 현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러나 한 학급에서, 한 학교에서, 나아가 한 국가에서 일등이라고 온 사회가 야단법석이거나 언론에서 대서특필하는 게 우리 교육 현장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으로 우리나라에는 학부모는 있지만 부모는 없다는 말도 있다. 학부모로서 역할은 열심히 하지만 부모의 역할은 하지 않는 게 우리 교육의 현주소인 까닭이다. 그러나 이제는 진정 누가 일등인가를 생각할 때도 되었다. 학업 성적이 일등이라고 해서 그 학생이 인생의 일등이 될 수도 없고, 다른 모든 부분에서 일등이라는 말도 성립할 수 없다. 그리고 인생에는 결코 일등이 있을 수가 없다. ‘누가 일등인가?’라고 하는 것을 생각하기보다 ‘어떤 일등인가?’를 생각할 때다. 핀란드의 교육이 한 사람이 일등이 아니라 모두가 일등 하는 교육을 시키듯이, 이스라엘 어머니가 일등을 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남과 다름을 가르치듯이 우리의 일등도 달라져야 한다. 이제 시대의 요구처럼 교육 철학과 과정, 문화를 통째로 바꿀 때가 됐다. 알파고 충격이 말하듯 21세기는 소위 3S로 지칭되는 스피드(Speed), 스마트(Smart), 소프트(Soft)를 기본 특성으로 하는 급격한 변화의 시기다.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성적과 암기 위주의 1등은 21세기에 진정한 일등이 될 수도 없고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없다. 전통적 교육에서는 규격화되고, 표준화된 교과과정을 소화하고, 잘 암기하고, 사지선다형 시험에 우수한 학생이 일등이었지만 21세기는 변화를 읽고, 창의적 사고를 하고, 세계에 도전하는 학생이 일등인 시대다. 알파고는 감성도, 창의성도 없다. 그러나 뛰어난 암기 및 계산 능력을 갖춘, 반복적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이다. 종래 우리 교육이 알파고의 뛰어남을 추구하는 것처럼 암기와 계산 능력과 경직된 교과내용을 소화하는 교육에 불과하다고 본다면 21세기에는 창조와 지식의 응용과 유용한 지식을 네트워킹하는 능력을 우선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누가 일등인가라고 하는 생각이 바뀌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직업세계도, 교육환경도, 세계적인 교육의 패러다임도 엄청나게 바뀌고 있다. 교육중심에서 학습중심으로, 캠퍼스 중심에서 탈 캠퍼스 중심으로, 암기 위주에서 문제해결 중심으로의 대변화가 예견된다. 그러므로 종래의 교육처럼 미래 인재를 준비하는 교육의 틀은 이제 바뀌어야 된다.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소위 적시성 교육(Just-in-time)이 우선되는 사회이다. 그러므로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반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 한국 사회처럼 특정 대학에 몰입하는 입시 위주의 교육이 변화되지 않는 한 우리는 21세기에 앞서가는 교육 체제를 가질 수는 결코 없다. 교육 선진국이 모두가 일등인 교육을 하는 데 반해 우리는 한 사람만 일등인 교육을 하고 있고, 교육 선진국이 창의적 교육과 세계적 인재 교육을 하는 데 반해 우리는 일류 대학, 사회에 인기 있는 학과에 편중하는 교육에 몰입하고 있다. 조금 지나친 예측인지 모르지만 매우 가까운 장래에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일부 전공영역은 졸업 후에 취업이 어렵게 될 것이고,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인간 직업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게 될 날이 매우 가까워 오고 있다. 우리에게 일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할 때가 되었다. 인생에 일등이 없듯이, 삶에 모범답안이 없듯이, 학교성적만의 일등은 결코 일등이 아닌 것이다. 이제는 모두 일등이 되는 잠재 가능성을 개발하는 교육이 이루어질 때 모두가 일등 되는, 진정한 일등의 삶과 교육이 될 게다. 무엇보다 학위가 학력이 아니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누가 일등인가라는 질문보다 어떻게 일등인가, 무엇이 일등인가를 신중히 생각할 때가 되었다.
  • 꿀벌 멸종 주범 ‘니코틴 살충제’ 한국에서는 여전히 펑펑 쓴다

    꿀벌 멸종 주범 ‘니코틴 살충제’ 한국에서는 여전히 펑펑 쓴다

    獨 연구진, 美 학술지에 게재 “꿀벌 신경계에 영향 미쳐 폐사” 상대성이론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진다면 인류도 4년 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꿀벌의 존재는 꿀의 생산,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역설이다. 인간의 주요 먹거리인 과일·채소류 대부분이 꿀벌을 매개로 수분을 한다. 꿀벌이 소, 돼지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가축으로 꼽히는 이유다. 그런데 2006년부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꿀벌들이 대량으로 죽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동안 미국 내 벌의 44%가 사라졌으며 특히 겨울철에 28%의 벌이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겨울철 벌 폐사율은 17% 안팎인 것에 비하면 심각한 수치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년 전보다 개체 수가 37%나 감소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40%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벌의 사망 원인은 다양하지만 농약 사용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네오니코티노이드 성분을 꿀벌 폐사의 범인으로 본다. 네오니코티노이드가 들어간 살충제는 다른 제품보다 독성이 덜하다는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 이 성분을 묻힌 씨앗을 심으면 나중에 다시 농약을 칠 필요도 없다. 때문에 한국도 상당히 많은 양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금지하고 있는 곳은 유럽연합(EU)뿐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의대, 레겐부르크대 병리학연구소, 괴테대 공동연구진은 네오니코티노이드가 소량으로 존재하더라도 꿀벌에게는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실험실에 꿀벌을 넣어 놓고 농도별로 네오니코티노이드를 주입시킨 뒤 매우 적은 양으로도 단 한 번에 꿀벌의 신경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니코틴에 중독되듯이 네오니코티노이드가 꿀벌 체내에 누적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고만 알려졌다. 네오니코티노이드에 노출돼 신경계 손상을 입은 벌꿀은 방향감각을 잃는다. 마치 사람이 만취해 운전하는 것과 같은 영향이지만, 꿀벌에게 더 위협적인 것은 집을 찾지 못해 끝없이 비행하다가 죽거나, 다른 벌통에 들어가 공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성분은 꿀벌이 생산하는 꿀의 품질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이그나츠 베슬러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네오니코티노이드가 폐사 원인인가에 대한 논쟁에 쐐기를 박을 만한 결정적 증거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이 성분이 들어간 살충제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기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4일자에 담겼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카드뉴스] 호모무지쿠스, 우울할 땐 슬픈 음악으로~

    [카드뉴스] 호모무지쿠스, 우울할 땐 슬픈 음악으로~

    일상 생활에서 음악을 가까이하는 음악적 인간. 진화학자들은 음악을 인류의 보편적 특성으로 보며 이를 ‘호모무지쿠스’로 정의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기분 상태에 맞춰 다양한 음악을 선택하는데요, 최근 슬플 때에는 우울한 음악을 들어야 기분이 전환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소개됐습니다. ☞ 서울신문 기사 원문 보러가기 (http://me2.do/GHIXlLQH) 기획·제작 이솜이 인턴기자 shmd6050@seoul.co.kr
  • 멕시코 도심서 배수로 공사중 거대 ‘매머드 화석’ 발견

    멕시코 도심에서 선사시대에 살던 거대한 매머드 화석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있다. 최근 AFP통신 등 외신은 멕시코 지방도시 툴테펙의 산안토니오 지역에서 발견된 거대 매머드 화석의 발굴 모습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지난 4월 말 도심 배수로 공사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 매머드 화석은 1만 2000년~1만 4000년 전 살았던 것으로 늪에 빠져 현재와 같은 운명을 맞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견이 놀라운 것은 수많은 사람과 차량이 지나가는 도심이라는 사실과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는 점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굴된 화석은 약 1m 크기의 두개골과 거대한 상아, 갈비뼈와 상완골, 비골, 대퇴골, 견갑골, 척골 등 거의 완전체다. 흥미로운 점은 20~25세로 추정되는 당시 매머드가 늪에 빠진 후 인류는 물론 동물들에게 먹잇감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발굴을 진행 중인 고생물학자 루이스 고르도바 바라다스 박사는 "지하의 침전물 덕분에 화석의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면서 "늪에 빠진 직후 인류에게 살점을 도륙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매머드의 높이는 약 5m, 무게는 10톤의 거대 크기"라면서 "멕시코 도시 일대에서 현재까지 50개 이상의 매머드 화석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금으로부터 약 480만년 전부터 약 3700년 전까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매머드는 어느 순간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멸종동물에 이름을 올렸다. 매머드는 유럽과 아시아, 북극과 아메리카 대륙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서 서식하다가, 운석 충돌로 인한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 인간의 사냥 등 여러 이유로 멸종된 것으로 보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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