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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10억 달러의 베조스 따위야” 인류 최고의 부자 만사 무사

    “1310억 달러의 베조스 따위야” 인류 최고의 부자 만사 무사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1310억 달러의 자산으로 현대 인물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모은 것으로 지난주 포브스가 집계했다. 그런데 베조스는 인류 역사에 있어왔던 부자들에 견주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실존한 인류 가운데 가장 재산이 많았던 것으로 평가받는 이는 14세기 서아프리카 말리 제국을 다스린 만사 무사 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역사학과의 루돌프 버치 부교수는 “당시 무사의 재산 규모를 세다간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라 그가 얼마나 부자인지, 통치 권한이 얼마나 막강했는지를 지금의 사람들에게 설명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영국 BBC에 말했다. 2015년에 머니 닷컴에 기고했던 제이콥 데이비슨은 “묘사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는 부를 누렸다”고만 적었다. 2012년에 미국 웹 매체 셀레브리티 넷 워스(Celebrity Net Worth)는 그의 재산을 4000억 달러로 추정했는데 경제 역사학자들은 숫자로 세는 게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그는 1280년에 태어났는데 형 만사 아부바크르가 필생의 숙원이던 대서양 탐사를 떠난 뒤 돌아오지 않은 1312년부터 제국을 통치했다. 14세기 시리아 역사학자 시밥 알우마리에 따르면 아부바크르는 바다 너머를 동경해 2000척의 배와 수천명의 남녀, 노예들을 데리고 떠났다. 세상을 떠난 미국 역사학자 이반 반서티마 같은 이들은 아부바크르가 남아메리카에 당도했다고 주장했지만 증거를 찾지 못했다. 어쨌든 무사의 통치 기간 제국은 어마어마하게 발전했다. 팀북투 등 24개 도시를 병합했다. 제국은 3200㎞ 넘게 뻗어나갔다. 얼마나 방대했느냐면 지금의 니제르, 세네갈, 모리타니아, 말리, 부르키나파소, 감비아, 기니비사우, 기니, 코트디부아르가 조금씩이라도 속했다. 대영박물관은 그가 통치하던 말리 제국의 부가 세계 고대 왕국들의 절반 정도가 됐다고 평가했다.그 전까지는 그나 제국의 존재가 널리 알려졌지 않았지만 독실한 무슬림으로 사하라 사막을 건너고 이집트를 거쳐 메카 순례를 떠나면서 위용이 알려졌다. 대상(隊商) 행렬이 떠났을 때 무려 6만명의 남성과 1만 2000명의 노예가 따랐다. 먹으려고 양과 염소가 긴 행렬을 이룬 것은 물론이다. 수백 마리의 낙타 등에는 황금이 실렸다. 알우마리는 무사가 떠난 지 12년 뒤 카이로를 찾았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무사 얘기를 하더라고 기록에 남겼다. 무사는 카이로에 3개월 머무르며 10년 통치에 쓰일 황금들을 다 넘겼다. 미국의 스마트애셋 닷컴은 무사의 메카 순례가 15억 달러의 손실을 중동 전체에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그를 따라나섰던 어릿광대들마저 그에게 좋지 않은 노래를 지어 부를 정도로 그는 흥청망청 황금을 뿌렸다. 이렇게 통 큰 행보를 하면서 1375년 카탈란 아틀라스 지도에 팀북투가 표시되고 그 위 황금 왕좌에 앉은 그의 모습이 그려지게 됐다. 팀북투는 아프리카의 엘도라도로 불리게 됐다.19세기 골드러시 열풍에 힘입어 한탕을 노리는 유럽인들이 500년 전 만사 무사의 황금을 찾겠다며 아프리카에 몰려온 것도 이 덕분이었다. 무사는 선지자 무함마드의 직계 후손들과 안달루시아 지방의 시인 겸 건축가 아부 에스 하크 에스 사헬리를 비롯한 이슬람 학자들을 데리고 돌아왔다. 사헬리는 1327년 저유명한 징구에레버(Djinguereber) 모스크를 설계했고 무사는 200㎏의 황금을 선물했는데 오늘날 가치로 환산하면 820만 달러가 된다. 아울러 문학과 교육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달았던 그는 학교와 도서관을 지어 팀북투는 교육의 중심지가 됐고, 전세계에서 몰려든 이들이 오늘날 상코레(Sankore) 대학으로 발전한 학교에서 공부했다. 그가 57세를 일기로 1337년 세상을 떠나자 아들들이 제국을 쪼개 통치하다 13년 뒤 결국 소멸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우주를 보다] 태양계 끝을 보다…3D로 보는 울티마 툴레

    [우주를 보다] 태양계 끝을 보다…3D로 보는 울티마 툴레

    미지의 세계를 떠도는 천체인 ‘울티마 툴레’(Ultima Thule·공식명칭 2014 MU69)의 입체 이미지가 공개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새해 1월 1일 뉴호라이즌스가 촬영한 울티마 툴레의 입체 이미지를 공개했다. 입체안경을 착용하고 보면 실제 3D로 볼 수 있는 이 사진은 마치 눈 앞에 울티마 툴레가 있는듯한 생생한 느낌을 준다. 이 사진은 1월 1일 뉴호라이즌스의 고해상도 망원카메라인 로리(LORRI)가 울티마 툴레에 다가가며 촬영한 2장의 이미지를 합쳐 제작한 것이다. 각각의 거리는 2만 8000㎞, 6600㎞다. 뉴호라이즌스 프로젝트 책임자인 앨런 스턴 박사는 "이 사진을 보면 울티마 툴레의 전체적인 모습이 보다 선명히 보인다"면서 "눈사람처럼 붙어있는 각 개별 지형의 특징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울티마 툴레가 이같은 특별한 모습을 갖게됐는지 이해하는데 입체적인 뷰가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한편 지름이 33㎞로 확인된 울티마 툴레는 중세시대 용어로 ‘알려진 세계를 넘어서’라는 의미를 담고있다. 지구와의 거리는 무려 65억㎞로, 뉴호라이즌스는 1월 1일 울티마 툴레와 불과 3500㎞ 거리까지 접근해 지나갔다. 결과적으로 더 상세한 관측 데이터는 현재 65억㎞ 날아 지구로 오고있는 중으로 모든 데이터를 다 전송받는 시간은 20개월이다.현재 뉴호라이즌스와 지구와의 거리는 상상을 초월한다. 새해 1일 5만㎞/h 속도로 울티마 툴레를 지나친 뉴호라이즌스는 현재 미지의 세계인 ‘카이퍼 벨트’(Kuiper Belt·태양계 끝자락에 수많은 천체가 도넛 모양으로 밀집해 있는 지역)를 날고있다. 총 7억 달러가 투입된 뉴호라이즌스는 지난 2006년 1월 장도에 올랐으며, 9년을 날아간 끝에 2015년 7월 역사적인 명왕성 근접비행에 성공했다. 또한 새해 1월 1일 뉴호라이즌스가 울티마 툴레의 근접비행에도 성공하면서 뉴호라이즌스는 역대 인류의 피조물 중 가장 먼 곳의 천체를 근접비행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AI도 기술일 뿐…그 ‘명줄’을 잡은 건 인간

    AI도 기술일 뿐…그 ‘명줄’을 잡은 건 인간

    최근 일본 방송사 뉴스에 인공지능(AI) 아나운서의 등장이 잦다. 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시간대는 일손이 부족한 심야 시간이지만, 재난방송에서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9월 태풍 제비의 상륙으로 간사이 공항이 고립되었을 때 ‘FM 와카야마’는 밤새 정전 지역과 가구수 등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며 재난 정보 방송을 내보냈는데, ‘나나코’라는 인공지능 아나운서가 그 역할을 맡았다. 이미 지상파 TV도 나섰다. NHK는 지난해 4월부터 ‘뉴스체크 11’에 ‘요미코’를 등장시켰다. 작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형태지만 진행자들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며 여유롭게 뉴스를 진행한다. 니혼TV도 AI를 활용한 안드로이드 아나운서 ‘아오이 에리카’를 내세웠다. 인공지능의 영역은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기대를, 어떤 이는 우려를 표명한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은 ‘인공지능 시대가 두려운 사람들에게’에서 인공지능을 ‘기대’와 ‘우려’의 시선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지만, 기대와 우려의 틀에 갇히면 실체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조금 앞선다. 하지만 왓슨은 우려, 즉 두려움의 실체가 인공지능과 같은 디지털 기술이 “인류의 명줄을 쥐고 있다”는 추측에 기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려를 증폭시키는 것은 현재 상황이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속속 빼앗고 있고, 인간은 속수무책이다. 우려의 핵심은 바로 ‘기술’이다. 인공지능이 득세하고 인류가 부속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유는 바로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있다. 기술에만 눈길을 주다 보니 정작 중요한 것, 즉 ‘기술의 주인 자리’를 누가 차지하고 있는지 사람들은 잊었다. 오늘날 기술 발전은 따라가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기술의 명줄을 쥔 건 우리이고, 결국 인류의 명줄도 우리에게 달린 문제다. 인공지능이 인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앞으로 다가올 수십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를 걱정하기보다는 우리가 개인으로서, 그리고 집단으로서 어떤 일이 벌어지길 원하는가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마냥 인공지능에 ‘기대’만 할 수 있을까. 우려를 걷어 낸다고 모든 일이 순리대로 돌아갈까. 지금 당장 기술을 독점한 사람들이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는데 말이다. 결국 왓슨은 ‘인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기술이 인류의 삶 곳곳에 파고들어 일자리와 함께 ‘인간성의 목록’이라 부를 만한 것들마저 앗아 갔기 때문이다. 이 틀에 계속 머물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교정할 수 없다. 우리 스스로를 바꿀 기회를, 스마트폰 등에 얼굴을 묻고 걷어차고 있는 셈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나아갈 길을 왓슨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에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다수 선량한, 그러나 힘없는 사람들에게 무슨 결정권이 있느냐고 되물을 수 있다. 이들을 위한 왓슨의 대답은 ‘우리 대부분은 기술 문맹이지만, 그렇다고 인간답게 살 권리를 포기하지는 말자’이다. “우리는 기계에 사고 능력을 더할 방법을 고민하기보다는 우리 인간이 앞으로도 계속 사고하도록 보장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14개 초·중·고 전북농악전승학교 운영

    전북도내 14개 초·중·고등학교가 ‘전북농악 전승학교’로 운영된다. 이들 학교에는 전북농악 전승자들이 직접 찾아가 관심이 있는 학생에게 상모돌리기, 설장구 등을 가르친다. 전북도는 악기·의상 구매비와 강사료, 교재비로 학교당 1200만원씩을 지원한다. 또 학생들의 농악경연대회 참가를 지원하고 발표회도 마련한다. 윤동욱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농악 30개 대표목록 중 7개가 전북농악단”이라며 “명실상부한 농악의 본고장으로써 농악의 계승·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지원사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일성 부자 시신 방부 비용 4억...러시아가 처리 담당”

    “김일성 부자 시신 방부 비용 4억...러시아가 처리 담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 방부처리 비용이 연간 40만 달러(약 4억 5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 기술진이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된 과거의 북한 지도자 2명의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도 북한의 기술로 방부처리를 해내지 못하고 러시아 연구진이 담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북한은 1994년 7월 숨진 김일성 주석과 2011년 12월 세상을 떠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을 평양의 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함으로써 ‘백두 혈통’ 3대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김정은 위원장 통치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들의 방부처리에 관해서는 모든 게 극비이지만 김일성과 김정일 사망 당시 ‘레닌 연구소’로 불리는 러시아 모스크바 전문가팀이 방부처리를 했다. 러시아는 2016년 레닌 시신 보존비용을 첫 공개했으며, 그 해에 20만 달러가 들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북한까지 출장을 가야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시신 유지에 연간 40만 달러 이상이 드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레닌 연구소는 1969년 사망한 호치민 베트남 전 주석의 시신도 방부처리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북미 정상회담차 방문한 베트남에서 호치민 전 주석의 묘지를 찾아갔다. 일부 전문가들은 마오쩌뚱 전 중국 국가주석 시신을 방부처리한 기술을 갖고 있는 중국이 북한에 기술을 가르쳐 줬거나 도움을 주고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뉴욕포스트는 아직도 러시아 연구팀이 김일성, 김정일 시신의 방부처리를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호치민 전 베트남 주석의 시신도 여전히 관리하고 있다. 방부처리된 공산주의 지도자에 대한 책을 쓰고 있는 알렉세이 유차크 미 버클리대 인류학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의 시신 방부처리 노하우는 세계 최고이며 살아있는 사람처럼 몸을 유연하게 유지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세계 11곳 ‘3·1운동 기념’ 태극문양 점등

    세계 11곳 ‘3·1운동 기념’ 태극문양 점등

    미국 샌프란시스코, 뉴질랜드 웰링턴 등 세계 7개 도시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유명 건축물 11곳에서 오후 7~9시 태극문양 조명을 벽면에 점등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이 지난 1월 해외 자매우호도시에 3·1운동을 소개하며 조명 행사를 제안해 이뤄진 행사다. 행사에 참여한 도시는 멕시코 멕시코시티, 폴란드 바르샤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에스토니아 탈린, 인도 델리 등이다. 세르비아는 2개, 인도는 4개 건축물을 태극문양으로 장식했다. 서울시는 이번 해외도시 점등사진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시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내외 시민들에게 전파하고, 서울시가 개최하는 주요 국제행사에서 상영하여 3·1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다양한 국가 시민들과 같이 기념할 예정이다. 이혜경 서울시 국제협력관은 “도시 간 외교를 통해 경제·문화교류 활성화뿐 아니라 인류보편적인 가치가 함께 기념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어벤져스 구할 女전사, 페미 논란까지 넘을까

    어벤져스 구할 女전사, 페미 논란까지 넘을까

    ‘새로운 히어로, 어벤져스의 희망’이라던 마블의 공언 그대로다. 6일 개봉한 영화 ‘캡틴마블’의 새 캐릭터 ‘캡틴마블’은 다음달 개봉할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에서 악당 ‘타노스’에게 맞설 여성 히어로로 손색이 없음을 보여 준다. 다만 영화 전반에 페미니즘을 지나치게 강조해 논란도 예상된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21번째 영화인 ‘캡틴마블’은 기억을 잃은 파일럿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 분)가 쉴드 요원 ‘닉 퓨리’(새뮤얼 L 잭슨 분)를 만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며 캡틴마블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앞서 지난해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악당 타노스는 인류의 절반을 없애버렸다. ‘아이언맨’은 타노스에게 패해 우주 미아 신세가 됐고, ‘닥터스트레인지’도 사라진 상황에서 새로운 히어로가 속편에서 타노스에게 맞설 것임을 예고했던 터다. 당시 닉 퓨리는 영화 말미에 송신기로 누군가를 애타게 불렀다. 캡틴마블에 관심이 쏠린 이유도 사실 캡틴마블 자체보다, 캡틴마블이 타노스에게 대적할 수 있는가에 대한 측면이 크다. 뚜껑을 연 영화는 제법 탄탄한 구성을 자랑한다. 고도로 발달한 크리 종족 문명과 1995년 당시 허름한 미국을 배경으로, 반은 인간 반은 크리 종족인 주인공의 잃어버린 기억을 따라 시공간을 오가며 캡틴마블이 어떤 캐릭터인지 설득력 있게 그린다. 영화는 시련을 이겨 내고 강한 힘을 갖게 되는 히어로 무비의 전형적인 흐름을 그대로 따라간다. 다만 여성 히어로의 섹시함을 강조하던 기존 문법에서 벗어나 캡틴마블은 강인함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주인공이 겪는 시련의 본질이 ‘여성’이라고 설정한 부분은 다소 과도한 감이 있다. 캡틴마블의 캐릭터를 ‘센 언니´처럼 보이게 하려 집착한 데다가, 등장하는 여성들이 지나치게 페미니즘적인 발언을 일삼으며 오락영화로서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논란은 주인공을 맡은 브리 라슨이 개봉 전 “캡틴마블은 위대한 페미니스트 영화”라고 발언하면서 시작됐다. 여성 감독 애나 보든도 제작 때부터 ‘여성 영화’임을 강조하며 불을 붙였다. 미국의 영화 개봉일 역시 ‘여성의 날’인 3월 8일에 맞췄다. 이 때문에 외국 영화사이트에서 남성들이 ‘별점 테러’를 했고, 국내에서도 남성 일부가 “페미 영화라 보지 않겠다”며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논란에도 불구, 자신을 속박하던 여성의 굴레를 벗어난 캡틴마블은 우주를 광속으로 자유자재 날아다니고 양손에서 강력한 양자에너지파를 마구 쏴댄다. 가히 ´타노스에게 대적할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 충분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캡틴마블 역의 브리 라슨과 닉 퓨리 역의 새뮤얼 L 잭슨의 연기력이다. 브리 라슨은 전작 ‘룸’을 비롯해 여러 영화에서 연기력을 검증받았다. 어벤져스에서 잠깐씩 등장했던 닉 퓨리는 이번 영화에서 캡틴마블을 탄탄하게 받쳐 주는 주연을 맡았다. 크리 종족의 스타포스 사령관을 맡은 주드 로와 스크럴 종족의 리더 벤 멘델슨의 연기도 빼어나다. 마블영화 특유의 유쾌한 농담도 곳곳에 잘 배치했다. 예상 가능한 반전 역시 억지스럽지 않다. 닉 퓨리가 구상한 어벤져스의 시작, 어벤져스에서 캡틴마블의 역할 등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나왔던 궁금증을 해소하는 동시에, 강력한 파워를 응축한 정육면체 ‘테서랙트´와 같은 마블영화 팬들이 좋아할 ‘떡밥’도 가득하다. 페미니즘 논란은 되레 흥행에 득이 된 듯하다. 6일 오전 기준으로 실시간 예매율이 무려 91.2%에 이르렀고, 예매 관객 수만 44만명을 넘어섰다. 두 부문 모두 역대 최대 수치다. 123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인터뷰] 박보검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인터뷰] 박보검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일상의 감사함, 행복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또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영화 ‘서복’ 출연을 확정지은 배우 박보검(26)은 드라마 ‘남자친구’(tvN) 종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 내내 일에 대한 애정과 욕심을 드러냈던 박보검은 드라마 종영 후 한 달여 만에 차기작 소식으로 2019년도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한해가 될 것을 예고했다. 배우 박보검과 인간 박보검의 향기가 물씬 느껴졌던 인터뷰를 돌아본다. ‘남자친구’ 종영 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보검은 여전히 소년 같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무사히 마쳐 감사하고 시청자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남자친구’는 박보검이 2년 만의 복귀작으로 선택한 드라마였다. 박보검은 “오랜만에 하는 작품이라 부담감이 없진 않았지만 잘 해내고 싶었다”며 “아쉬움도 있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극 중 캐릭터인 김진혁에 대한 애정 어린 대답도 빼놓지 않았다. 박보검은 “사랑을 표현하는 데 있어 굉장히 솔직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물질적으로 많고 적음을 떠나 가진 것에 감사하고 행복함을 느끼는, 주변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친구였다”고 설명했다. 김진혁과 닮은 점을 묻는 질문에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인 그는 “진혁이를 만난 뒤 나 자신을 아끼고 보듬어주는 면이 더 커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랑을 위해 돌진할 줄 아는 ‘사랑꾼’의 모습도 닮았을까. 만약 실제로 극 중 상황처럼 회사 대표를 사랑하게 된 신입사원이 됐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냐는 질문에 박보검은 “회사 대표님과의 사랑… 정말 어렵다”며 웃었다. 이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놓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겠지만”이라며 잠시 말을 멈추더니 “부모님 말씀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다시 순수한 미소로 답했다. 작품 속에서 가장 설?던 장면으로 송혜교와의 영상 통화 장면을 꼽았다. “촬영할 때는 실제로 서로의 얼굴을 보고 하지 않고 제 얼굴을 보고 했어요. 그런데 촬영 후 그 장면을 보니 진짜 김진혁, 차수현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진짜 현실 연애하는 느낌으로 그려주셨더라고요.” 첫회부터 최종회까지 7~9%대 시청률을 오가며 확고한 시청층을 붙잡은 작품이었지만 박보검과 송혜교의 시너지에 많은 시청자들이 걸었던 기대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보검은 아쉬움보다는 감사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촬영장 분위기가 굉장히 즐거웠다. 촬영할 때면 웃음이 많이 터졌다. 감독님, 작님, 스태프들, 배우분들 모두 좋은 분들이었다.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내가 잊고 살았던 것들, 내 옆의 소중한 사람들, 시간의 소중함 등을 많이 느꼈다”며 “진혁이는 사랑하는 사람한테 아낌없이 표현하는데, 저도 더 표현하고 감사하고 좋아하는 시간들이 많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기회가 된다면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남자친구’에 앞서 공백기를 가졌던 박보검은 연기 욕심이 부쩍 커진 듯 보였다. 그런 그가 차기작으로 선택한 ‘서복’에서는 영생의 비밀을 지닌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 역을 맡는다. 한국 영화 최초로 시도되는 복제인간 소재 작품에서 전에 없던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이다. 20대 꽃미남 배우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그는 “외모보다 건강한 정신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대답도 내놨다. 그는 또 “누구나 첫 작품을 할 때 떨리고 설레는 마음이 크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잘 대처할 수 있게 돼서인지 그런 마음이 조금씩 꺾이는 것 같기도 하다”며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글·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50여년 간 봉인돼 있다 세상에…1000년 전 마야동굴 발견

    50여년 간 봉인돼 있다 세상에…1000년 전 마야동굴 발견

    고대 마야 문명의 중심지 중 한 곳인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치첸이차에서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한 마야족의 동굴이 발견됐다. 미국 뉴욕포스트,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해외 언론의 5일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국립 인류학 및 역사연구소(INAH) 측은 최근 치첸이차에서 고대 마야족이 종교적 행사를 진행할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동굴을 찾아냈다. 이 동굴이 세상에 모습을 다시 드러낸 것은 1966년으로, 당시 현지의 한 고고학자가 인근에 살던 주민의 제보로 동굴의 존재를 처음 확인했다. 하지만 이 고고학자는 도굴과 훼손 등을 우려한 탓인지 도리어 동굴의 입구를 봉인했고, 이를 처음 제보한 주민에게도 해당 사실을 발설하지 말 것을 권유했다. 그렇게 마야 문명의 비밀을 품고 있던 동굴은 50년 넘게 사람들의 손을 타지 않은 채 보존되다가, 2018년,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속 탐험가와 그의 팀이 우연히 이를 발견하면서 그 내부를 세상에 드러내게 됐다. 이 동굴에서는 그릇과 뼛조각 등 각종 유물이 발견됐으며, 유물이 사용된 시기는 약 1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INAH 측은 밝혔다. 조각난 유물뿐만 아니라 마야족이 종교의식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계단식 제단도 완벽하게 보존돼 있는 등 1000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INAH 측은 동굴에 대한 최초 보고서에서 “총 155개의 유물을 발견했으며 일부는 마야의 세계관을 강하게 표현한 것들이었다”면서 “이곳에서 발견된 유물의 수량이 유물이 가진 정보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이 동굴에서는 실상 매우 많은 유물이 발견됐고, 이 유물들은 매우 접근하기 어려운 형태로 존재했다. 이 사실이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사실이 많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이를 처음 발견한 고고학자가 이렇게 경이로운 발견을 봉쇄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거리”라면서도 “하지만 이번 탐사와 발굴은 마야가 몰락하기 전에 벌어진 일에 대한 질무을 구할 수 있는 전례없는 두 번째 기회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사진=AP·연합뉴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사람보다 2배 이상 큰 ‘거대 나무늘보’ 화석 발견

    [핵잼 사이언스] 사람보다 2배 이상 큰 ‘거대 나무늘보’ 화석 발견

    사람의 키보다 2배 이상 큰 거대한 나무늘보의 이빨 등 화석이 발견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 일리노이 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중남미 국가인 벨리즈의 싱크홀에서 발견된 거대 나무늘보(학명·Eremotherium laurillardi)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지금의 나무늘보는 덩치가 작고 게으르며 행동이 느린 것으로 유명하지만 1만 년 전 만 해도 달랐다. 오래 전에는 코끼리보다 덩치가 더 큰 거대한 나무늘보가 살았다는 것이 화석으로 증명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연구팀이 분석한 화석은 지난 2014년 마야 유적을 탐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했다.당시 연구팀은 일명 ‘세노테스’로 불리는 지하수와 연결된 광범위한 싱크홀을 탐사하던 도중 마야의 유물 대신 동물의 이빨, 팔 일부, 대퇴골 등 유골을 찾아냈다. 화석화된 이 유골의 주인이 바로 거대 나무늘보다. 분석결과 약 2만 7000년 전 살았던 이 나무늘보는 코 끝에서 꼬리 끝까지 6m, 우뚝 섰을 때 키는 4m, 몸무게도 약 6500㎏ 나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약 10㎝길이의 이빨을 분석한 결과 주로 초목을 우적우적 씹어먹었을 것으로 보인다.논문의 선임저자인 진 라몬 박사는 "이 나무늘보가 죽었던 시기는 기온이 가장 낮게 내려간 ‘마지막 빙하 최대기’(Last Glacial Maximum)로 해수면도 매우 낮았다"면서 "당시 벨리즈는 건조하고 춥고 물이 적어 나무늘보가 살기에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무늘보를 비롯한 여러 동물에게 세노테스는 생명수와 다름없었다"면서 "아마도 물을 더 마시기 위해 세노테스에 다가가다 결국 빠져 죽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리사 루체노 박사는 "이번 발견은 오랜 시간 살아남은 나무늘보의 놀라운 적응력을 느끼게 해준다"면서 "건조한 계절에는 초목 등을 먹고 습한 계절에는 풀과 꽃 등을 먹으면서 여러 계절을 견뎌냈다"고 밝혔다.   한편 거대 나무늘보는 약 1만 4000~1만 년 전 멸종 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영국 본머스대학교 진화 및 지리과학 교수인 매튜 버넷 연구팀은 고대 인류가 창을 던져 거대 나무늘보를 사냥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고대 인류의 이러한 사냥 습관이 결국 대형 나무늘보의 멸종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길섶에서] 특수성의 오판/문소영 논설실장

    정치사회학자 시모어 마틴 립셋은 ‘한 나라만 알고 있는 연구자는 하나의 나라도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보수적인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고대·중세·현대를 국가 단위로 나눠 비교·분석한 ‘정치 질서의 기원’이란 책에서 립셋의 이 발언을 소개하면서, 최소 두 나라를 비교하지 않으면, 한 사회의 정치사회적 양상이 그 사회 특유의 것인지 아니면 일반화된 어떤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고 했다. 지리나 기후, 기술, 종교, 사회적 갈등 등을 비교하면서 정치 특수성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쉬운 예로 한국은 4계절이 ‘뚜렷한’ 온대지방이라고 배우지만, 온후한 온대지방을 경험하고 나면 한국의 ‘뚜렷한 4계절’ 중 여름은 열대, 겨울은 툰드라처럼 가혹하고 혹독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인류의 보편성을 한국만의 특수성으로 흔히 오판한다. 한국인의 ‘민족 대이동’은 중국의 춘제나 서양의 명절인 크리스마스나 부활절에도 나타난다. 한국의 ‘세대 간 갈등’도 보편성이 있다. 의료의 발전으로 동서양 모두 100세 시대가 된 탓이다. 인류의 보편성에 기초해 한국의 문제를 발견한다면 문제 해결 방식도 보편적이어야 한다. 퍼스트 무버로의 전환은 경제성장뿐 아니라 문제 해결에서도 마찬가지 과제다. symun@seoul.co.kr symun@seoul.co.kr
  • [유정훈의 간 맞추기] 이번 주에 기억할 날

    [유정훈의 간 맞추기] 이번 주에 기억할 날

    이것은 영화 얘기가 아니다. 막 초등학교 4학년이 된 남자 조카 녀석이 있다. ‘마블’ 영화에 빠져 있다. 히어로 영화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이 녀석의 꼬임에 넘어가는 바람에, 연말 연초 두 달 동안 마블 영화 15편을 몰아서 보고 최근작까지 진도를 따라잡았다. 지금 그의 최대 관심사는 ‘캡틴 마블’이다. 개봉 첫 주말에 같이 보는데, 내가 영화표를 예매하고 그가 팝콘과 콜라를 사기로 했다(악덕 이모부…). 이 녀석은 새로 등장한 ‘캡틴 마블’이 어떤 캐릭터인지, ‘어벤져스’ 다음 편에서 어떤 활약으로 타노스를 물리칠지 궁금해한다. 여름에 개봉한다는 ‘스파이더맨’ 후속편을 기다리고, 여태 단독 작품이 없던 ‘블랙 위도우’가 주인공인 영화가 제작된다는 소식에 열광한다. 우리의 히어로가 여성인지(캡틴 마블, 블랙 위도우) 혹은 남성인지(스파이더맨)는 그의 관심사가 아니다. 당연한 일이다. 히어로의 매력은 슈트와 초능력에 달려 있다. 여성이 그런 멋진 슈트를 장착하고 등장하면 안 되나? 여성 히어로가 초인적인 힘으로 세계 평화를 지키면 무슨 큰일이라도? 어른의 눈으로 보자면, 히어로의 가치는 슈트나 초능력에 앞서 그가 어떤 존재인지에서 나온다. 오래전 신화의 영웅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마블 세계관의 주인공들은 슈트나 초능력을 잠시 잃고 나서야 진정한 히어로가 됐다. 히어로 영화를 어떻게 접근하든, 히어로가 여성인지 남성인지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런데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를 보면, 개봉하지도 않은 이 영화에 최하 평점을 매기는 이른바 ‘별점 테러’가 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주연배우의 외모, 인성, 연기력을 비하하고, 과거 발언을 뒤져 페미니스트라고 비난한다. 히어로가 남성일 때 이런 일은 물론 없었다. 마블 영화의 팬인 초등학생 남자아이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악당 타노스로부터 인류 절반을 구해야 하는데, 대체 히어로의 성별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게 원래 사람의 모습일 것이다. 여성 히어로에 대한 알레르기를 타고나는 남자아이는 없다. 어디에서 누군가 남자아이들을 망쳐놓지 않고서야, 다 큰 남자가 히어로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분노의 평점과 댓글을 남기는 일이 생길 리 없다. 나는 히어로의 성별에 털끝만큼의 관심도 없는 이 아이의 눈이 흐려지지 않길 바란다. 아마도 그 누군가는 여자아이들에게 너희들은 히어로가 될 수 없다고, 여자들이나 할 일이 따로 있는 거라 말하겠지. 그렇지 않다. 여자아이들은 ‘Girls can do anything.’이라는 말이 더이상 슬로건이 아닌 세상에서 살 수 있길 바란다. 여성 히어로에 분노할 시간이 있으면, 혼밥할 때 눈치 안 보고 집에서 김치볶음밥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프라이팬 돌리는 스냅을 연마하는 편이 훨씬 낫다. 아니면 스쿼트 20회씩 5세트도 괜찮다. 마지막으로, 이번 주에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날은 ‘캡틴 마블’ 개봉일이 아니라 세계 여성의 날, 3월 8일이다.
  • 유네스코 무형유산 심사기구 한국인 최초 의장 박상미 교수

    유네스코 무형유산 심사기구 한국인 최초 의장 박상미 교수

    박상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심사기구 신임 의장에 선출됐다. 5일 한국문화재재단에 따르면 박 의장은 지난달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류무형문화유산 심사기구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장에 추대됐다. 박 의장은 노르웨이 출신 에이빈 팔크 부의장, 콜롬비아 출신 마르틴 안드라데 페레스 서기와 함께 오는 12월 14일까지 활동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씨줄날줄] 솔로몬과 한유총/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솔로몬과 한유총/박록삼 논설위원

    솔로몬은 강한 왕권을 휘두른 이스라엘 왕이었다. 특히 그는 인류사에서 ‘지혜의 상징’과도 같은 이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난처한 상황 속 소송 판례를 보여 주는 과거 어떤 TV 프로그램 제목이 ‘솔로몬의 선택’이었을까. 사실 유대인 입장에서 보면 그는 사후 이스라엘 왕국을 분열시킨 실패한 왕이었다. 1000명의 처첩을 둬 불성실한 지아비로, 금은보화에 대한 끝없는 탐욕을 드러내는 등으로 비판의 여지가 많았다. 그럼에도 지혜로운 판관의 상징을 훼손하지는 못했다. 인류사에 길이 남을 명재판을 남겨 둔 덕이다. 익히 알려진 이야기이니 짧게 소개하자면 두 여인이 갓난아이를 들고 와 서로 자신의 아이라고 다툴 때 솔로몬은 칼을 꺼내고서 “아이를 반으로 잘라 나눠 가지라”고 판결한다. 가짜 어미는 “왕의 판결에 따르겠다”고 말한 반면, 생모는 울면서 “아이를 포기하겠다”고 말해 자연스럽게 생모를 찾을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모성애와 생명에 대한 존중이 주된 교훈이다. 3000년 지난 지구 반대편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해 10월 일부 사립유치원의 각종 비리 실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졌고, 정부는 지난 1일부터 각종 지원금 및 세제 혜택을 받는 사립유치원에 국가관리 회계 시스템인 에듀파인 도입 추진 뜻을 밝혔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는 지난 4일 에듀파인 도입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개학연기’를 강행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1995년 창립한 한유총은 2002년 공립단설유치원 설립, 2004년 유아교육법 제정, 2012년 누리과정 도입, 2017년 재정지원 확대 요구 집단휴원 예고 등 각종 집단행동으로 여러 교육정책을 무산시키곤 했다. 한유총의 ‘든든한 빽’은 바로 유치원생들이었다. 학부모들은 혹여 우리 아이가 다칠까 걱정하는 ‘솔로몬 재판 속 생모’의 심정으로 그들 편을 들어줬고, 정부는 이들과 번번이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한유총의 홈페이지 소개글을 보면 ‘사랑과 정성으로 교육하여 즐거운 기억만을 갖도록 하겠다’며 사립유치원 연합체로서 믿음직스러운 포부를 밝힌다. 하지만 아이들이 다치건 말건 제 이익은 포기하지 못하겠다는 ‘가짜 어미’가 누구인지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다. 결국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한유총의 설립 허가를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쏟아지는 비난과 반대 여론, 그리고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뒤늦게 확인한 한유총은 부랴부랴 백기를 들었지만 신뢰는 이미 깨지고 말았다. 솔로몬이 한국 땅에 환생한다면 내려줄 지혜가 궁금하다. 유치원생을 등에 업고 학부모와 정부를 협박하며 제 주머니를 채우는 사립유치원장에게 정신이 번쩍 나는 판결을 하지 않을까.
  •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큰 도약의 계기가 된 외로운 외침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큰 도약의 계기가 된 외로운 외침

    역사 속에는 평범한 관찰이 큰 도약의 계기가 되는 일이 여럿 있었다. 영국의 아이작 뉴턴이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 법칙을 만들어 무질서하게 보이던 우주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지구과학 분야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다. 독일 기상학자 알프레트 베게너는 1912년 집필한 저서를 통해 서로 떨어진 대륙의 해안선끼리 들어맞는 점, 빙하 이동의 흔적, 같은 종의 식물화석을 포함한 지층이 다른 대륙에서 동시에 발견되는 점 등을 들어 대륙이동설을 제기했다. ‘판게아’라는 거대한 대륙이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이동, 현재와 같은 대륙 분포 모양을 띠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베게너의 주장은 당시 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베게너는 1929년 대륙이동의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려고 그린란드 탐험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었다. 대륙이동설은 1960년대 해저산맥을 기준으로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고(古)지구자기장 역전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제안된 해저확장설이 나오면서 설득력을 갖게 됐다. 이후 대륙이동설과 해저확장설이 결합돼 견고하고 완전한 설명이 가능한 판구조론으로 정립됐다. 판구조론은 지구 표면이 단단한 지판들로 쪼개져 있고 지판들은 지구 표면을 따라 일정하고 끊임없이 이동한다는 이론이다. 지판은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하고 서로 충돌해 소멸되기도 한다. 판구조론 등장 이후 50여년이 흐른 현재 지구에 대한 인류의 이해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판구조론을 통해 고체 지구의 운동과 진화 예측이 가능해진 것이다. 인류에게 수많은 피해를 입혀 왔던 지진과 화산이 지판 운동과 맨틀 대류의 결과임을 이해하게 됐다. 물론 아직까지 풀지 못한 숙제들도 많다. 판의 경계부에서 지구 내부로 침강하는 지판이 같은 물질로 구성된 맨틀을 가로질러 얼마나 깊게 다다를 수 있는지, 또 전 지구적 물질 순환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인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지역적으로 차이 나는 맨틀 대류의 원인도 불분명하다. 인도네시아 인근 인도양 하부에서는 맨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대류 운동으로 관측되는 데 반해 일본과 접한 태평양 하부에서는 두 개의 층으로 나뉜 맨틀 대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추정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구 내부 물질 순환이 전 지구적으로 이뤄지는지, 맨틀 상부에 국한되는지 명확하지 않다. 이런 지구 내부 물질 순환과 열 순환 현상은 행성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다. 당대에 인정받지 못했던 베게너의 과학적 발견이 이후 지구과학 발전에 큰 역할을 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베게너의 용기 있는 주장과 끊임없는 자료 수집은 보다 더 큰 진보를 이루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베게너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들은 다른 연구자들의 관측으로부터 나왔음도 주목해야 한다. 과학과 지식의 진보는 한두 명의 주장이 아닌 수많은 지식의 결합을 통해 다듬어지고 견고해지는 과정을 반복하며 확립된다. 이런 면에서 학문 범주를 넘나드는 접근은 과학적 오류를 줄이고 잘못된 판단을 피하는 지름길이다. 최근 다양하게 활용되는 다학제적 연구와 토의는 그래서 반갑다. 하지만 지동설을 주장하던 갈릴레오의 외침이 다수에게 배척됐듯이 당대 대다수 믿음이 항상 진리가 아닐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단정적 판단을 피하고 당연한 일에 의심을 품는 것은 과학의 시작이다.
  • “우리 둘의 꿈은 탈북민 출신 첫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우리 둘의 꿈은 탈북민 출신 첫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초교 때부터 우정 다지며 ‘선의의 경쟁’ “남북한 모두에 자랑스런 선수 되고싶다”“탈북민 출신의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꿈꾸고 있습니다.” 혼자 꾸는 꿈이 아니다. 탈북 후 제각각 한국에 정착해 초등학교에서 처음 만나 중·고교까지 의기투합한 두 레슬링 유망주는 같은 꿈을 함께 이루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재목이다. 서울체고 3학년 레슬러 김철송(19)과 박부봉(19). 위기의 한국 레슬링에 단비 같은 선수들이자 체육계에서 흔치 않은 탈북민 출신이다. 레슬링은 양정모 선수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우리나라에 첫 금메달을 안긴 역사적 종목이다. 우리나라는 역대 올림픽의 레슬링 금메달 순위가 10위인 강국이다. 하지만 레슬링은 한때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되는 비운을 겪었고, 국내에서는 비인기 종목으로 생활체육에서도 대중적 확산에 성공적이지 않았다. 김철송과 박부봉은 4일 “올림픽 무대에서 최고가 돼 남북한 모두에 자랑스러운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둘은 희한하게도 겹치는 게 많다. 고향도 함경북도 청진이다. 김철송은 2011년, 박부봉은 2006년 한국에 왔다. 어린 두 소년에게 꿈을 심어준 건 레슬링이었다. 둘 다 서울체중에 입학하자마자 레슬링에 입문했다. 현재 키 169㎝, 체중 67㎏인 김철송은 유연성과 탁월한 태클 기술로 자유형 65㎏급에서 눈에 띄는 재목으로 자리잡았다. 레슬링을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두 개의 전국대회 동메달을 딸 정도로 저돌적이다. 김철송은 국내 자유형의 차세대 간판으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말 올림픽 메달 명가로 꼽히는 삼성생명 레슬링단에 조기 스카웃됐다. 고교에 재학 중인 어린 선수가 졸업도 하기 전 삼성생명 입단이 확정된 건 거의 전례가 없다. 삼성생명 레슬링단 관계자는 “숙성만 잘되면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과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자유형의 부활을 기대할 만한 재목”이라고 말했다. 현재 키 155㎝, 체중 57㎏의 박부봉은 단신이지만 엎어치기 기술을 잘 쓴다. 고교 1학년 때 전국체육대회 그레코로만형(50㎏급)과 대한레슬링협회장기에서 준우승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50㎏ 체급이 폐지되면서 올해부터 55㎏급으로 몸을 다시 만들고 있다. 박부봉도 현재 대학 명문팀과의 스카웃 협의가 진행 중이다. 정종구 서울체고 감독은 “레슬링은 몸과 몸이 부딪치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스포츠이자 혈기 왕성한 청소년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스스로 맞닥뜨린 문제들을 풀 수 있는 훌륭한 운동”이라면서 “두 선수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올림픽 도전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6시간 안팎의 고된 훈련을 이를 악물며 소화하는 두 선수는 레슬링을 통해 교감하고 우정을 나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박보검, ‘서복’으로 컴백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공유와 호흡

    박보검, ‘서복’으로 컴백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공유와 호흡

    배우 박보검이 영화 ‘서복’(가제·이용주 감독)으로 스크린에 컴백한다. 박보검은 최근 화제가 됐던 tvN 드라마 ‘남자친구’ 이후 차기작이자 영화 ‘차이나타운’ 이후 4년 만에 스크린 컴백이라는 점에서 이번 ‘서복’ 출연 확정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복’은 죽음을 앞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분)이 영생의 비밀을 지닌 인류 최초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과 그를 차지하려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위험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박보검은 ‘서복’에서 영생의 비밀을 지닌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 역을 맡는다. 특히 서복은 한국 영화 최초로 시도되는 복제인간 소재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 받는다. 이런 특별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박보검이 더 기대되는 이유에는 이용주 감독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와 캐릭터라는 점도 한 몫 한다. 이용주 감독은 영화 ‘불신지옥’, ‘건축학 개론’을 통해 디테일한 연출력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이용주 감독과 박보검이 보여줄 ‘서복’의 특별한 이야기와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서복’은 죽음을 앞둔 전직 국정원 기헌역으로 배우 공유가 먼저 캐스팅을 확정으며 오는 4월 크랭크인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쿨링 패드로 식물 성장 온도 ‘OK’…장애인의 꿈 꽃피운 똑똑한 농장

    쿨링 패드로 식물 성장 온도 ‘OK’…장애인의 꿈 꽃피운 똑똑한 농장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동쪽으로 2시간을 버스로 달려 도착한 샤르자의 코르파칸. 해안도시인 이곳에 KT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KT가 샤르자 인도주의센터(SCHS)와 함께 만든 이 스마트팜은 600㎡(약 180평) 규모로 겉보기엔 평범한 비닐하우스 농장처럼 보이지만, 각종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장애인의 자활을 돕는 ‘똑똑한’ 농장이었다. UAE의 연간 강수량은 100㎜ 미만, 여름이면 40도를 넘나드는 사막 기후로 채소 재배가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온도에 민감한 바질, 애플민트 등 허브와 적상추 등 채소가 수경 재배되고 있었다. 농장은 발아베드와 재배베드로 나뉘었고, LED 조명이 어린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도왔다. 곳곳의 ICT 센서는 하우스 내부의 온도와 습도 등 실내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해 제어가 가능하다. 스마트팜 안을 잠시 돌아보니 후텁지근한 열기가 느껴졌고 이내 벽면에 설치된 4개의 쿨링팬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온도가 설정 수준을 넘으면 물이 쿨링 패드로 흐르고 쿨링 팬이 작동해 물을 증발시킨다. 쿨링 패드는 마치 에어컨 같은 효과를 내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내부 온도를 외부보다 10도가량 낮춰 스마트팜 내부는 식물이 자라기 적당한 27~28℃를 유지한다. 하우스 외부는 빛 투과율이 높으면서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했고, 에어캡으로 외부 열기의 내부 유입을 줄였다. 이 스마트팜은 UAE 첫 장애인 전문기구 샤르자 인도주의센터의 수장인 셰이카 자밀라 샤르자 공주가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방한해 경기 남양주 KT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을 보고 KT에 요청해 지은 곳으로 설립 100여일을 맞았다. 현지 장애인들은 이곳에서 허브를 재배하며 새로운 꿈을 일궈 나가고 있었다. 이 농장은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허브를 재배할 수 있도록 재배기 높이를 맞추고, 안전을 위해 자동문과 고무 바닥을 설치했다. 특히 증강현실(AR) 글라스를 활용해 장애인에 적합한 최첨단 ICT를 활용했다. 현장 작업자가 AR 글라스를 쓰고 식물을 비추면 서울에서 관리자가 태블릿으로 똑같이 상황을 볼 수 있고 시설 운영자와 장애인을 대상으로 ICT 교육과 작물 재배 교육을 실시한다. 상황별 대처 요령을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다. 실제로 AR 글라스를 써보니 원격으로도 보내는 표시와 메시지가 보였다. 또한 이곳에선 땅이 아닌 물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식물을 기르는 작은 화분에는 흙이 아닌 스펀지가 들어가 있었고, 물과 영양액을 혼합한 양액시스템에서 자라고 있었다. 공급된 물은 재활용돼 물부족 문제에 대처하고, 발달 장애인들도 작물을 손쉽게 기를 수 있다. 윤종진 KT 홍보실장(부사장)은 “KT는 5G를 중심으로 사람을 위한 기술, 인류의 복지증진에 기여하는 기술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UAE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은 척박한 환경에서 농업 생산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장애인들의 자립과 재활을 돕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샤르자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하회별신굿탈놀이 상설공연 누적 관람객 연내 300만명 돌파 예상

    하회별신굿탈놀이 상설공연 누적 관람객 연내 300만명 돌파 예상

    국가무형문화재 제69호인 하회별신굿탈놀이(사진) 상설공연이 관람객 300만명 돌파를 눈 앞에 뒀다. 1일 경북 안동시에 따르면 하회마을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전수교육장에서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2576차례 공연를 가졌다. 공연에는 외국인 19만명을 포함해 모두 296만명이 찾았다. 올해부터는 문화재청이 공모한 ‘생생문화재 활용’ 사업으로 공연을 주 6회(화∼일 오후 2시)로 늘린다. 2017년까지 주 4회, 지난핸 주 5회 공연했다. 따라서 누적 관람객이 올해 안에 3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 10개 마당 가운데 비의(秘儀·비밀스러운 종교의식)로 진행하는 강신(降神)과 당제(堂祭), 혼례(婚禮), 신방(新房)을 뺀 6개(무동, 주지, 백정, 할미, 파계승, 양반·선비)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춘택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장은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 등재 신청을 앞두고 하회탈과 하회별신굿탈놀이 위상을 높이기 위해 더 멋진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한반도 평화 위해 일본과 협력도 강화” 일본 직접 비판 자제한 문 대통령 왜

    “한반도 평화 위해 일본과 협력도 강화” 일본 직접 비판 자제한 문 대통령 왜

    문재인 대통령은 1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본과의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미독립선언서’는 3·1 독립운동이 배타적 감정이 아니라 전 인류의 공존공생을 위한 것이며 동양평화와 세계평화로 가는 길임을 분명하게 선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과감하게 오랜 잘못을 바로잡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여는 것이 서로 재앙을 피하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임을 밝혔다”며 “오늘날에도 유효한 우리의 정신”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를 거울삼아 한국과 일본이 굳건히 손잡을 때 평화의 시대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힘을 모아 피해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할 때 한국과 일본은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1절 기념사는 대일본 메시지라는 점에서 매년 주목받는다. 지난해 3·1절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 우리 고유의 영토”라며 “일본이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달리 올해 기념사에서는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협력하자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강조했다. 이는 전날 2차 북미 정상회담 비핵화 합의 결렬로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구상한 ‘신한반도 체제’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자 일본의 공조를 유도하기 위해 직접적 비판을 자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문재인 정부 들어 악화되고 있는 한일 관계를 고려해 갈등을 일으킬 소지를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도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일본의 잘못된 역사의식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역사를 거울삼아 한국과 일본이 굳건히 손잡을 때 평화의 시대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한 데는 일본의 반성을 돌려 촉구한 것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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