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류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문화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동대문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사임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937
  • [단독]노래로 세월호 위로한 임형주, 코로나19 ‘기부 음원’ 발표

    [단독]노래로 세월호 위로한 임형주, 코로나19 ‘기부 음원’ 발표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헌정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로 많은 사람의 가슴을 어루만졌던 팝페라 테너 임형주(34)가 이번에는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시 마이크 앞에 섰다.코로나19 사태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 채 서울 자택에 머무르고 있는 임형주는 오는 31일 낮12시 디지털 싱글 음원 ‘너에게 주는 노래’(A Song For You)를 발매한다. 애절하고 감미로운 선율의 이 곡은 1998년 임형주의 데뷔앨범 수록곡으로, 2016년 리메이크한 뒤 최근 감성을 담아 다시 녹음했다. 최고의 음향으로 그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비틀스의 음악적 고향으로 통하는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 마스터링까지 거쳤다. “희망 메시지 노래하는 게 제 운명” 26일 전화로 만난 임형주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이 제 운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그는 “사랑과 이별을 노래하는 음악인은 세계 어디든 정말 많지만, 휴머니즘과 인류애 자체를 노래하는 사람은 그보다는 적은 것 같다”라면서 “모두가 고통받고 우울해하는 시기에 제가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을 드리고 싶어서 결국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게 됐다”고 말을 이어갔다. 임형주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시기부터 외부 활동을 자제해왔다. 2월 중순 이후 국내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부터는 늘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녔고, 3월 들어 코로나19가 유럽 등 세계 각국으로 번지면서 국내외 모든 일정이 중단된 상태다. 곡 마스터링 작업은 런던 방문 없이 음원 파일 온라인 작업으로 진행했다.“저도 처음에는 패닉 상태에 빠졌었어요. 이탈리아 로마를 비롯해 잡혀 있던 해외 일정이 코로나19 팬더믹에 모두 취소되면서 할 수 있는 게 없었거든요. 그런데 저뿐만 아니라 제 주변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우울감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사람들을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구 향하는 의료진에 숭고함 느껴” 대구·경북 지역으로 향하는 의료진과 방역 현장에서 사력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숭고함을 느꼈다는 그는 방역·의료진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응원곡으로 ‘너에게 주는 노래’를 선택했다. 방역당국의 치밀하고 철저한 조치와 한국을 모법 사례로 꼽는 해외의 찬사를 보면서는 “의료 선진국 한국과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도 했다. 음원 판매 수익금은 전액 코로나19 확산 최소화와 피해자 구호활동 지원 용도로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한다. 임형주는 앞서 ‘천개의 바람이 되어’ 음원 수익금도 전액(5700만원)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한 바 있다. “저는 노래하는 사람이잖아요. 어서 빨리 이 사태가 끝나고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고, 제 노래가 많은 사람에게 닿으면서 많은 기부로 이어지는 것. 제가 바라는 건 그것뿐입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트럼프, 아베에게 “올림픽 연기 결정 잘했다”

    트럼프, 아베에게 “올림픽 연기 결정 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쿄올림픽 연기와 관련해 2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매우 현명하고 훌륭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미일 정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40분간 일본 측 요청에 따라 전화회담을 가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는 전세계 선수들이 최고의 몸 상태로 경기하고, 관중도 안심하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쿄올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기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합의했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스가 장관은 “두 정상은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냈다는 증거로 도쿄 대회를 완전한 형태로 개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올림픽위원회(JOC)와 함께 대회 주최의 양대축인 도쿄도의 고이케 유리코 지사가 올림픽 연기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에 대해 중앙정부 등과 협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어제 막 연기 결정이 났기 때문에 그런 일에 대해서는 앞으로 서로 협력하면서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고이케 지사는 전날 밤 연기 결정과 관련해 이날 도청 출입기자단에게 “1년 연기냐 2년 연기냐는 경비 등 측면에서 상당히 다른 얘기”라면서 “(연기 기간이 정해진 만큼) 안심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제부터가 정말 큰일”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셀카로 증명하라” 코로나19 자가격리 인증앱 확산…사생활 논란도

    “셀카로 증명하라” 코로나19 자가격리 인증앱 확산…사생활 논란도

    이탈리아 등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진 가운데, 폴란드 정부가 자가 격리자 동선을 ‘셀피’(셀프 카메라·이하 셀카)로 추적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AFP통신 등은 20일(현지시간) 폴란드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가 격리 인증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해외 입국 등으로 2주간의 자가격리 대상이 된 사람들은 격리 여부를 셀카로 인증할 수 있게 됐다. 폴란드 정부 관계자는 모든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애플리케이션 계정 권한을 부여했으며, 대상자는 경찰의 불시 방문이나 애플리케이션 인증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애플리케이션 인증을 택할 경우 앱을 다운로드받아 셀카를 등록하고 시간과 관계없이 무작위로 들어오는 인증 요청에 응해야 한다. 이때 자가 격리자가 실제로 집에 머물고 있는지 여부를 셀피로 증명하면, 애플리케이션은 셀카와 함께 GPS 정보를 수신해 관리 당국에 전송한다. 20분 이내에 인증 요청에 응답하지 않으면 곧바로 경찰에 통보된다. 격리자는 이 애플리케이션으로 긴급 물품지원 등도 요청할 수 있다. 폴란드 경찰은 이날 규칙 위반으로 적발된 사람에게 500즈워티(약 14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나라는 폴란드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일찌감치 안면 인식 기술과 로봇을 도입해 마스크 착용 여부는 물론 체온과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테러 대응작전에 활용하던 위치 추적 기술을 도입, 영장 없이 코로나 확진자 휴대전화에 접근해 위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30일짜리 긴급 명령을 내렸다. 대만은 자가격리 대상자 자택에 '전자 펜스'를 두르고, 집을 벗어나거나 전화기를 끄면 지역 경찰과 공무원이 15분 이내에 현장에 출동하도록 하고 있다.홍콩은 한술 더 떠 지난 19일부터 입국자 전원에게 2주 자가격리를 강제하고 '전자팔찌'를 지급했다. 전자팔찌에 내장된 GPS 시스템으로 격리 상태를 감시하고 동선을 추적하려는 목적이다. 홍콩 정부는 현재 재사용 가능한 전자팔찌 5만 개를 확보했으며, 6만 개의 일회용 전자팔찌를 조달한 상태다. 또 5000개의 전자팔찌는 테스트 후 이미 입국자들에게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생활 침해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못한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Harari) 역시 이 같은 추세에 대해 "전염병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 아래 정부의 감시 체계가 강해질 수 있다"면서 "인류는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이 위치정보 추적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 효과에 대해 조사한 결과, 확진자 및 접촉자 파악은 용이했으나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가 나타났다. 때문에 독일 등지에서는 자발성과 익명성을 보장한 감염병 데이터 수집 방안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한편 폴란드 정부는 이탈리아의 심각한 상황에 비추어 다른 EU 회원국들과 마찬가지로 부활절인 4월 12일까지 학교를 폐쇄하고 외국인 입국을 차단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 추세에 들어서자 확산 방지를 위해 이동제한령 등을 추가로 발령했다. 로이터 통신은 폴란드 정부가 생필품 구매와 산책, 출퇴근을 제외한 모든 이동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가족 외 2명을 초과한 모임은 물론 종교모임과 장례식 참석 인원도 5명 이내로 제한했다.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승객 숫자도 제한했다. 다만 5월 10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는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 24일 현재 폴란드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799명이며, 사망자는 9명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탐구] 코로나19 사태의 원인인 자동차 문화

    [최만진의 도시탐구] 코로나19 사태의 원인인 자동차 문화

    전염병 사태로 외부와 봉쇄된 유럽의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의 도시 정황은 눈을 의심케 한다. 사람들로 가득 찼던 거리나 광장이 활기를 잃어버리고 텅 빈 채로 나둥그러져 있어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이처럼 쥐 죽은 듯 조용한 광경을 이탈리아 건축가 안토니오 산텔리아(1888∼1916)가 다시 살아나 봤다면 아연실색했을 것이다. 그는 현대 도시가 매우 역동적이며 떠들썩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1914년 발표한 ‘미래주의’ 건축선언은 이런 생각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일어난 이 사조는 기계주의와 공업주의에 바탕을 둔 새로운 도시 경향이었다. 우선 건축물과 시설물엔 현대적 재료인 콘크리트와 철골을 사용할 것을 주장했다. 이를 통해 고층의 마천루가 가득히 들어선 도시를 꿈꿨고, 기계나 자동차의 힘과 속도를 나타내는 날카로운 직선적 요소를 강조했다. 수직동선인 엘리베이터와 컨베이어벨트 같은 수평동선의 브리지를 주된 디자인 요소로 추가하기도 했다. 도시 내 도로는 기계의 복합성을 상징하는 다층구조를 가지도록 했다. 지면 위는 물론이고 고가나 지하 구조로 된 입체형 고속 교통순환체계를 만들어 자동차 같은 동력기관이 쌩쌩 달리도록 계획했다. 이로써 자동차와 비행기 등의 고도화된 산업화 시대의 정신을 전면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이는 기존에 이탈리아에 있었던 사람을 중시하는 전통적 인본주의 사고를 완전히 제거한 것이었다. 거기에다 자연적 요소마저 배척해 순수한 인공적 사회를 구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너무나 진보적인 아이디어여서 대중적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 개인적으로는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전사해 짧은 생을 마감함으로써 현실에서 구현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는 곧바로 1920년대에 시작된 모더니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근대건축은 산텔리아를 대변하기라도 하듯 전 세계의 도시들을 자동차와 콘크리트 중심으로 만들어 갔고, 지금까지 거대한 기계도시들을 수없이 양산했다. 이러한 발전 양상은 많은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대규모 재난 발생 등의 우려를 낳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이를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듯하다. 다층화된 도시공간과 빼곡히 들어선 고층건물 내에서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증식돼 현대 과학 및 기술 문명을 비웃어 버렸다. 출퇴근은 물론이고 간단하게 콜라 한 병을 사기 위해서도 차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하는 도시구조 속에서 자동차의 속도만큼 감염도 빨리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화를 가능하게 한 최고의 문명이기인 비행기는 소리보다 더 빠르게 국경 너머로 바이러스를 실어 날라 전 세계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이 사는 도시를 마냥 요란하게 쏘다니도록 만드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자연을 도외시한 인공 지상주의를 사정없이 질타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 도시, 국가가 때로는 천천히 다가가야 하고 필요한 만큼의 거리 두기를 해야 함을 코로나19는 강력히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 [길섶에서] 취미활동이 국난극복/문소영 논설실장

    처음에 ‘국뽕’이란 단어를 이해하지 못했다. 국가와 필로폰의 ‘뽕’을 합성한 단어다. 국뽕이란 극심한 민족주의로 자국만이 최고라고 여기는 행위나 사람을 말한다. 그래서 국뽕의 최고봉은 유사역사학으로 친다. 무조건 한국을 찬양하니, 포스트모던 시절에 국뽕은 비웃을 때 썼다. “또 국뽕이냐”며. 최근 국뽕은 찬양용이다. 국뽕의 용례는 이렇다. ‘영화 기생충의 아시아 최초의 오스카 작품상 수상으로 국뽕에서 헤어날 수가 없다’거나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빌보드차트를 석권해 영국 비틀스 이후 최고의 그룹으로 평가받아 국뽕에 흠뻑 젖었다’ 등등. 코로나19 시대에 최고의 국뽕은 이렇다. “한국인의 취미활동은 국난극복이다.”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으로 세계 금값을 떨어뜨린 나라가 한국이고, 코로나19 확산에도 사재기가 없고, 모범적인 감염병 방역의 모델국가로 지목되니 ‘국난극복이 취미활동’이란 국뽕에 어이가 없다가도 뭔가 으쓱한 마음이다. “한국인에게는 국난극복의 DNA가 있다”는 낯간지러운 공익광고도 나온다. 그러나 24일 오전 10시 현재 세계의 누적 확진자가 약 38만명이고 누적 사망자는 약 1만 7000명이다. 전쟁도 아닌데 감염병 앞에 속수무책인 인류이니, 국뽕보다 미래의 향방에 더 주목해야 한다. symun@seoul.co.kr
  • 日, 기대 부풀었던 부흥의 올림픽 ‘빚더미 잔치’ 되나

    日, 기대 부풀었던 부흥의 올림픽 ‘빚더미 잔치’ 되나

    코로나19가 결국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인 올림픽에 직격탄을 날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4일 전화 회담을 갖고 도쿄올림픽을 1년 뒤인 2021년 개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양측은 시기를 못박지 않았으나 내년 5월 개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아베 총리와 IOC는 빗발치는 국제 여론에도 7월 말 정상 개최를 고집해왔다. 그러나 최근 각국 선수단의 보이콧이 잇따르면서 전날 아베 총리가 “연기”를 처음 입에 올렸고, 하루 만에 지연 개최를 확정했다. 세계대전으로 올림픽 자체가 취소된 적은 있지만 연기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인류 역사상 전인미답의 경험이다.도쿄올림픽 연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물론 개최국인 일본이다. 일본은 2013년 개최지 선정 이후 이번 올림픽을 ‘재건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올림픽 정상 개최 대신 연기가 불가피해지면서 이제 일본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빚더미를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될 경우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얼마나 될까. 스포츠 경제학 등을 전문으로 하는 간사이대학의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는 최근 NHK와의 인터뷰에서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 경제 손실이 6408억엔(약 7조 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경기장 및 선수촌 유지·관리비와 각 경기 단체의 예선대회 재개최 경비 등을 합산한 것이다.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세이메이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NHK에 “도쿄올림픽이 열리면 국내총생산(GDP)이 1조 7000억엔(약 19조 3000억원) 상승하는 효과가 있는데 연기되면 이 효과도 늦춰진다”고 했다. 잠정적으로 추산되는 비용도 문제지만 선수촌 아파트는 당장 눈앞에 닥친 고민거리다. 일본 정부가 도쿄 주오구 해안 지역에 지은 이 아파트 단지는 23개동 5600가구 규모로 올림픽이 끝나면 보수공사를 시작해 2023년부터 일반인들을 입주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림픽이 늦어지면 보수공사도 늦어져 입주 일정에 차질을 빚는다. 이미 1차로 890가구가 분양이 끝난 상태여서 이들에게 보상안을 마련해 줘야 하는 일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건설사 측은 지난 23일 이달 말 시작하려던 2차 분양을 6월 이후로 연기했다. 이날 통화에 앞서 세계 각국의 올림픽위원회에선 1년 연기요청이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지난 23일 캐나다올림픽위원회가 올해 도쿄올림픽이 열리면 불참하겠다고 선언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개최한 브라질올림픽위원회도 22일 IOC에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공식 제안했다. 노르웨이와 슬로베니아 올림픽위원회의 올림픽 1년 연기 제안도 있었다. 미국수영연맹·미국육상협회, 영국육상연맹 등 올림픽에서의 비중이 상당한 연맹들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사견을 전제로 1년 연기를 언급했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1년 연기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었다. 경제적인 측면만 따지면 일본 입장에서는 2년 연기는 감당할 수 없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수조원의 추가 비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1년 더 연기됐다면 일본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은 추산이 불가능할 만큼 늘어날 상황이었다. 2022년엔 베이징동계올림픽, 항저우아시안게임, 카타르월드컵이 몰려 있어 하계올림픽의 흥행이 보장되리란 법도 없었다. 1년에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쏟아부을 수 있는 돈이 한정적인 점을 감안하면 2년 연기는 일본에 지출은 무한정 늘되 수입은 줄어드는 시나리오였다. 내년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 된 만큼 일본은 올해 올림픽 개최를 가정하고 판매했던 티켓 환불 문제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재까지 도쿄올림픽은 508만장, 패럴림픽은 165만장의 티켓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따른 수익은 900억엔(약 1조 200억원)에 달한다. 앞서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환불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도쿄올림픽 입장권 구입 약관에는 “당 법인이 도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티켓 규약에 따라 결정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그 원인이 불가항력에 따른 상황일 경우에는 당 법인은 불이행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쓰여 있다. 여기서 ‘불가항력’이란 ‘천재(天災)·전쟁·폭동·반란·내란·테러·화재·폭발·홍수·도난·해의(害意)에 따른 손해·동맹 파업·입장 제한·기후·제3자에 의한 금제행위·공중위생 관련 긴급사태·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 행위 및 규제 등 당 법인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여러 원인’이라고 규정돼 있고 조직위는 코로나19 사태를 ‘공중위생 관련 긴급사태’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발 여론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취소가 선택지에서 빠진 상황인 만큼 일본으로선 이번 올림픽을 위해 쏟아부은 돈이 허공으로 날아가지 않게 됐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일본 회계감사원에 따르면 올림픽과 관련한 일본 정부 지출은 1조 600억엔(약 12조 515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도쿄도가 1조 4100억엔(약 16조 308억원), 조직위가 6000억엔(약 6조 8243억원)가량을 집행해 전체적으로는 3조 700억엔(약 34조 9178억원)의 비용이 투자됐다. 지출의 대부분이 올림픽을 위한 교통망 확충, 숙박시설 건설 등 인프라 구축과 관련돼 있어 회수할 수 없는 ‘매몰비용’이다. 일본으로선 연기를 통해서라도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해 투자한 비용을 최대한 회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IOC도 올림픽 연기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중계권 문제에서 일단 한숨 돌린 상황이다. 올림픽 최대 중계권을 보유한 미국 NBC가 24일 “올림픽 연기 결정이 나오면 수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IOC는 올림픽 중계권이 수입의 73%를 차지하는데 가장 큰손인 미국 NBC가 이번 올림픽을 위해 IOC에 지출한 금액만 11억 달러(약 1조 3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BC가 경영상의 타격을 감수하고도 IOC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만큼 IOC는 보다 탄력적으로 연기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도쿄올림픽 내년 개최…124년 만에 처음 연기

    도쿄올림픽 내년 개최…124년 만에 처음 연기

    코로나19 여파로 오는 7월 예정됐던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결국 내년으로 미뤄졌다. 1·2차 세계대전 탓에 취소된 적은 있지만 124년 역사상 연기된 적은 처음이다. AP·로이터통신은 개최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4일 전화 회담을 갖고 개최 시기를 1년 연기하는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밤 바흐 위원장과의 전화 회담에서 올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는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으며 바흐 위원장이 이에 대해 100%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후 IOC도 공식 성명을 내고 “늦어도 2021년 여름에 개최하며, 명칭은 ‘2020년 올림픽’으로 불릴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내년 5월 개최된다”고 확정적으로 타전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연기 시한을 1년으로 잡은 데 대해 “현재의 코로나19 확대 추이를 볼 때 연내 개최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늦어도 내년 여름까지를 목표로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류가 코로나19에 맞서 이겼다는 증거로, 완전한 형태의 대회 개최를 위해 IOC와 긴밀히 연계해 나가면서 개최국으로서의 책임을 확실히 완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은 당초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패럴림픽은 8월 25일부터 9월 6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하자 연기를 요구하는 국제 여론이 높아졌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코로나19로 전세계 대기오염 감소

    코로나19로 전세계 대기오염 감소

    각 도시 이산화질소 큰 폭 감소차량 교통량 크게 줄어든 때문“저탄소 경제 효과 뜻밖에 체험” 코로나19로 대도시와 산업도시가 마비되면서 역설적이게도 대기오염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데이터분석업체에 의뢰해 위성사진을 비교해본 결과,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등 대도시에서 자동차와 트럭이 배출하는 이산화질소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질소는 발전소와 공장, 배기가스에서 유래하는 대기오염 물질로 천식 등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킨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우주기구(ESA)의 센티널-5p 위성 측정 결과, 최근 6주 동안 유럽과 아시아 산업단지에서도 이산화질소 농도가 크게 낮아졌다. 북부 이탈리아는 이산화질소 농도가 40%나 낮아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코로나19 진원지 우한 등 중국 중부∼동부 지방 산업지역 이산화질소 농도도 평소보다 10∼30% 낮아졌다. 중국발 오염물질 감소와 내부적 요인으로 한국에서도 이산화질소 농도가 감소했다. 이들 지역의 대기질 개선 효과는 대도시 교통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NYT는 “코로나19로 LA의 사업체들과 학교가 문을 닫고, 운전자들도 도로로 나오지 않으면서 LA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 체증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전했다. NYT는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교통량 감소와 대기 질 개선은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부수효과에 지나지 않으며 경기 침체와 실업 증가 등 부정적인 효과를 차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레스터대학의 몰 몽크스 교수(대기오염학)는 가디언에 “인류가 미래에 저탄소 경제를 실현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의도치 않게 지금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인명피해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지만, 이것은 끔찍한 일이 어떤 희망을 제시하는 것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김금숙의 만화경] 코로나19 속 일본 출간기념회

    [김금숙의 만화경] 코로나19 속 일본 출간기념회

    “미쳤군, 미쳤어! 당장 취소해.” ‘풀’의 일본 출간을 기념한 강연과 사인회로 일본에 간다고 했더니 우리 가족은 난리가 났다. “지금 도쿄가 제일 위험해. 가지 마.” 나는 조심하겠노라고 안심을 시켰지만 막상 떠나기 전날 밤에는 작업하느라고 잊었던 불안이 몰려왔다. #2월 20일(목) 코로나19 때문인가? 이렇게 한산한 김포공항 국제선을 보기는 처음이다. 오후 6시 35분쯤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짐을 찾아 나가니 이케다(Women’s Active Museum on War and Peace : WAM의 전 관장), 오카하라(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히로시마 네트워크 사무국장) 고로카라 출판사의 대표 기세, 그리고 ‘풀’을 일어로 번역한 스미에, 이령경씨가 나를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다음날 오전 나는 이케다, 오카하라, 스미에와 간다 고서가에 들렀다. 그곳에서 우연찮게 1971년에 발간된 일본만화잡지 ‘가로’를 두 권이나 구했다. 내가 좋아하는 요시히로 다쓰미의 작품이 실려 있었다. 오후 2시, 신주쿠 니시와세다 아바코(AVACO) 빌딩에서 이케다의 사회로 행사가 시작됐고 스미에가 ‘풀’의 일본 출간 동기와 과정을 설명했다. 솔직히 나도 궁금했다. 스미에가 설명한 동기 중 하나를 인용해 본다. “나라나 지역은 달라도 누군가의 폭력에 겁먹지 않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찾은 것은 인류 보편의 것이다.” 사인회가 끝난 후 WAM을 견학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빈틈없이 가득 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자료들과 꼼꼼한 분류, 치밀한 전시에 놀랐다. 망자의 사진 앞에는 하얀 꽃이 있었다.#2월 22일(토) 오사카 쓰르하시에 도착했을 때엔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역을 나와 걷는 길에는 한글로 된 상점들과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코리아타운인가? 행사장은 예상보다 많은 사람으로 실내가 꽉 찼다. 령경씨가 관부재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재일조선인들과 일본인들이 모였다. 뒤풀이 때 나이 든 일본인 할아버지도 왔다. 그는 당시 차별받던 조선인들을 평생 본인의 회사에 고용해 가족처럼 챙겼다고 한다. 나는 일본인들에게 물었다. “당신들 같은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이 몇 프로나 됩니까?” “아마도 1%?” 잠자리에서 1%라는 숫자가 머릿속을 맴맴 돌았다. #2월 23일(일) 히로시마의 남녀공동참획추진센터에서는 조선학교 고등학생이 사회를 봤다. 위아래 까만 치마저고리를 입었는데 교복이라고 했다. 행사를 마치고 일본의 작은 음식점에 갔다. 사회를 본 학생이 내 옆에 앉았다. 음식을 먹는 중 열띤 토론이 있었다. 그 자리에 있던 한 한국인이 일본의 현재 우익화는 절망적이라고 했다. 일본인들이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자 일본인 한 명이 무상교육에서 유일하게 일본에서 차별받는 조선학교에 대해 한국에 알려서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한국인은 그것을 왜 한국이 지원하느냐, 일본 내의 문제이니 일본에서 먼저 해결해야 한다. 일본인들이 더 집회도 열고 운동도 해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학생의 생각을 물었다. 그녀는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이 일본 내에서 사라지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해결될 거라고 대답했다. 꿈이 뭐냐고 물으니까, 조선학교 선생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녀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다음날엔 후쿠야마 시민참획센터에서 강연을 했다. 4일간의 행사에 총 280명이 왔다. 강연하는 동안 단 한 사람도 조는 사람이 없었다. 돌아와서 책꽂이에 꽂힌 ‘풀’을 꺼내 본다. 나라마다 표지, 제목, 구성이 조금씩 다르다. 국내 한 출판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출판의 경우 현지의 책 버전과 다를 수 있다. 그 나라 시장에 맞게 세일즈 포인트를 정한다. 기대작일 경우 표지와 제목 등에 더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풀’은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이옥선들’처럼 굳세게 살아남고 있다. 일본에서 돌아온 다음날부터 기침이 나고 목이 아팠다. 팔다리도 쑤셨다. 코로나19는 아니었다. 14일간의 자가 격리를 마쳤다. 나는 다시 붓을 든다.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꿈꾸며.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천도복숭아의 축원, ‘안녕’을 드립니다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천도복숭아의 축원, ‘안녕’을 드립니다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다리 좀 뻗고 누울까 하면 찾아드는 전란과 기근, 역병을 견뎌야 했던 우리 선조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던 아침 인사가 새삼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코로나19와의 전쟁으로 세계가 쑥대밭이 됐으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역병의 공습을! 진화하고 발전하는 것은 인류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세균도, 바이러스도 진화에, 변종을 거듭해 끈질긴 생명을 이어 가는 모양새다. 불확실성으로 암울하게 가라앉은 마음에 실낱같은 불로장생의 축원을 하는 그림이 있다. 고궁박물관에 소장된 ‘일월반도도’(日月蟠桃圖)는 요즘의 울적함을 달래 줄 불로장생의 축원이 가득한 화려한 그림이다. 인류는 순수한 감상용 그림을 그리기 훨씬 전부터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그림을 그렸다. 그림에 주술적인 기원이나 희망을 담았던 것이다. 조선 후기에 성행한 민화는 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문양이나 글자를 많이 그렸는데 대표적인 것이 잘 알려진 십장생도(十長生圖)이다. 장수를 비는 십장생에는 해·구름·산·물·바위·학·사슴·거북·소나무·불로초가 꼽히지만 조선 후기와 말기에는 대나무나 천도(天桃)복숭아가 추가된 그림도 많다. 해와 달, 산과 강, 천신을 믿는 신앙에 무속신앙, 중국의 도가적 상징이 결합된 것이 십장생도인데 ‘일월반도도’는 새롭게 천도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조선의 십장생도는 화려한 색을 써서 불로장생을 희구하는 인간 본연의 욕망을 나타냈다. 뜨거운 열망을 마치 색으로 웅변하는 듯 강한 인상을 준다. 흑백의 수묵화나 담채화 중심의 산수화에서는 보기 힘든 특징이다. 그런데 그림의 채색 재료는 상당히 비쌌던 탓에 ‘민화’로 분류되는 십장생도를 민중의 그림이라고는 할 수 없다. 왕실, 고위 관료, 부잣집에서나 가질 수 있는 그림이라 조선 후기 200년 이상 세도가에서 각광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월반도도’는 유행의 끝자락에 그려진 같은 계통의 그림이다.4폭짜리 병풍 두 첩이 한 세트인 8폭의 ‘일월반도도’는 해와 달, 복숭아를 그린 단순한 구도에 선명한 색감이 두드러진다. 전형적인 십장생도와 소재는 다르지만 분명 장수와 안녕을 기원하는 그림이다. 명도 높은 청색과 녹색으로 그린 산과 바위, 넘실대는 물결은 궁궐 정전의 옥좌 뒤에 두는 ‘일월오봉도’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선의 명운이 다해 가던 시기 궁정 화원들의 협동작품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의 주인공인 반도(蟠桃), 즉 천도는 중국 신화에서 여선 서왕모(西王母)의 정원에서 자란다는 복숭아이다. 쪼글쪼글 영겁의 주름이 진 나무 등걸과 탱글탱글한 생명의 복숭아가 절묘하게 대조를 이룬다. 신선은 없어도 삼천 년에 한 번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이 복숭아를 먹고 동방삭이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설화가 선연히 떠오른다. 화면의 깊이감도, 채색의 변화도 없는 정적인 공간은 시간이 멈춘, 장생의 염원을 은유한다.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은 생명의 덧없음을 상징한다. 어쩌면 지금은 국경과 인종과 빈부로 반목했던 인류가 바이러스의 위협을 대하며 모처럼 서로 안부를 묻고, 안녕을 전하는 귀한 시간일지 모르겠다. 선인들의 지혜와 궁정화원의 마음을 함께 담아 온 누리에 축원을 보낸다. 그저 소박한, 그러나 절실한 안녕의 축원을.
  • 21세기 최악의 감염 ‘코로나’… 바이러스가 또 역사를 흔든다

    21세기 최악의 감염 ‘코로나’… 바이러스가 또 역사를 흔든다

    코로나19가 3개월여 만에 전 세계를 ‘셧다운’시켰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아시아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빠른 속도로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렸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환자는 32만 9935명, 사망자는 1만 4386명이다. 미국도 확진환자 발생 두 달여 만에 감염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 또 전체 인구의 4분의1이 ‘자택 대피 명령’에 영향을 받는 등 엄청난 사회·경제적 타격도 있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이 보편화되는 첨단 사회가 됐지만 전염병은 여전히 인류에게 도전이다. 재난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인류는 태고적부터 전염병에 생존을 위협받아왔지만, 항상 이겨냈다. 페스트와 콜레라, 스페인독감뿐 아니라 20세기 들어서 에볼라바이러스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전염병이 끊이지 않고 지구촌을 강타했다. 지금은 끝이 없이 퍼지는 코로나19의 파급력에 압도당하고 있지만, 조만간 백신과 항생제 등을 개발해 분명히 코로나19를 극복할 것이다. 전염병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몽골의 유럽 정복 전쟁서 시작된 재앙 들쥐가 가진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열성 감염병인 ‘페스트’(흑사병)는 몸이 새까맣게 변하면서 서서히 죽어간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몽골 왕조 중 하나인 ‘킵차크칸’이 1347년 유럽 점령을 위해 페스트 환자의 시신을 투석기로 쏘아댄 것이 대재앙의 시작이었다. 킵차크칸은 단지 유럽군의 사기를 꺾으려고 했던 전술이었는데, 이 사건 이후 6년 동안 유럽 전역에서 3000만명의 죽음을 불러왔다.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1이 희생된 것이다. 페스트는 중세 봉건제의 몰락을 재촉했고 서유럽이 발흥하는 계기가 됐다. 흑사병은 요즘은 발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2017년 마다가스카르에서 흑사병이 돌아 한 달여 만에 24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다행히 치료제 등이 개발되면서 대규모 사망 사건 등은 막을 수 있었다. 1800년대 발병하기 시작해 19세기 1500여만명의 사망자를 불러온 ‘콜레라’. 콜레라균의 감염으로 급성 설사와 중증의 탈수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전염병이다. 콜레라는 본래 인도 갠지스강 유역의 풍토병이었다. 그러나 1817년 영국군의 배를 통해 인도의 캘커타로 콜레라균이 옮겨지면서 캘커타의 영국군 5000여명이 1주일 만에 몰살된 데 이어 1819년에는 유럽에, 1820년엔 중국에 상륙해 많은 사망자를 냈다. 1821년 한국에서도 콜레라가 유행했고, 1830년대엔 이집트와 영국, 캐나다, 미국, 멕시코까지 퍼졌다. 영국에서는 무려 1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에서는 ‘호랑이가 살점을 찢어내는 것과 같은 고통을 준다’며 호열자(虎列刺) 또는 괴질(怪疾)로 불렸는데, 당시 조선시대에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전염병인 ‘콜레라’의 창궐로 수백년간 많은 사람이 숨졌다. 1800년대 공기 중의 감염이라고 생각됐던 콜레라는 영국 런던의 존 스노라는 의사에 의해 오염된 물로 전염되는 것임이 밝혀졌다. 때문에 콜레라는 상하수도 시설 및 공중위생이 확립되는 계기가 됐다. ‘인류 최대의 재앙’이라고 불리는 스페인독감은 1918년부터 2년간 전 세계 5000여만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전염병이다. 중세 유럽 인구의 3분의1을 죽게 한 흑사병보다도, 제1차 세계대전 사상자보다도 많은 더 많은 사망자를 냈다. ‘스페인독감’이라고 불리지만, 최초 발생지는 미국 텍사스다. 스페인독감은 1차 대전 때 미군의 프랑스 야전기지에서 발병, 병사들의 이동에 따라 세계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언론에서 이를 보도했다고 해서 ‘스페인독감’이라고 이름이 붙었다. 스페인독감은 한국에서도 많은 사망자를 불러왔다. 1918년 조선총독부 통계연감에 따르면 식민지 조선에 총인구 1670만명 중 44%인 742만명의 독감 환자가 발생해 14만명이 죽었다. 한국에서는 ‘무오년 독감’, ‘서반아감기’ 등으로 불렸다. 스페인독감은 1920년에 들어 자연스럽게 잦아들었고, 스페인독감으로 인해 예방접종을 하는 문화가 생겨났다. ●21세기에도 끊이지 않는 전염병의 위협 역대 전염병 중 가장 치사율이 높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발원지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강 근처 마을로 알려졌다. 1976년 처음 발생한 에볼라로 숨진 사람은 2019년 7월 기준으로 1만 4667명에 달한다. 아직도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유행을 반복하고 있어 이 숫자는 더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치사율은 최대 90%여서 메르스보다 2배 가까이 높다. 한국에서는 10건의 의심 신고가 있었지만, 확진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2002년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발병한 사스는 치사율이 9.6%로 에볼라보다 낮았지만, 국내에서 3명이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이 3명 모두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고 2차 전파는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창 사스가 유행했던 2002년 11월부터 2003년 8월까지 이 병에 걸린 인구는 8098명이었다. 사망자는 774명으로 집계됐으며, 백신은 현재 개발 중이다.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는 2009년 멕시코에서 시작됐다. 그 후 미국을 거쳐 전 세계로 확산했다. 멕시코에서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를 통해 발생하면서 ‘돼지 독감’이라고 불렸다. 멕시코와 미국뿐 아니라 한국 등 100개 국가로 퍼졌으며 163만여명이 감염, 1만 9000여명이 사망했다. 신종 플루의 바이러스는 기침, 재채기 등을 통해 바이러스 입자가 공기 중에 떠다닌다. 호흡기는 물론 설사와 같은 체액으로도 감염을 일으킨다. 치료제는 ‘타미플루’라고 알려진 항바이러스제 오셀타미버가 있다. 메르스로 알려진 ‘중동호흡기증후군’은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항구도시인 제다에서 처음 발생했다. WHO에 따르면 최초 발생 시점인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 31일까지 메르스는 27개국에 퍼져 2482명이 감염됐다. 이 중 854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은 20~46%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한국에서도 2015년 5월 20일 첫 확진환자가 발생했으며 당시 확진을 받았던 186명 중 한 명이 지난해 사망하면서 사망자 수는 38명에서 39명으로 늘었다. 메르스 역시 아직 백신이 개발 중이다. ●코로나 감염자 전세계서 30만명 넘어서 코로나19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남부 후베이성의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중국을 넘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모두 184개국에서 퍼졌다. 현재 3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도 1만 3000명을 넘어섰다. 미국은 지난 1월 21일 첫 확진환자가 나왔고 두 달 만에 확진환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두 달 안에 확진환자가 65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병상 부족과 산소호흡기·마스크 부족 등이 현실화하면서 의료 시스템의 붕괴에 대한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그간 끊임없이 진화·변이하는 전염병과 싸움을 멈추지 않은 인류는 또 다른 거대한 도전을 맞았다. 지구촌이 코로나19의 공포감을 떨치고 평온함을 찾는 날이 하루빨리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자유의 헛된 대가

    [이종수의 헌법 너머] 자유의 헛된 대가

    개인과 특정 집단의 신앙에 법이나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이단(異端)을 앞세운 숱한 종교 탄압이 있어 왔기에, 오늘날 대다수 나라의 헌법에서 종교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현대 민주주의의 중요한 덕목인 ‘관용’은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에서 비롯됐다. 헌법학에서 ‘종교’의 개념을 정의하는 일은 그간 무척이나 난해한 문제였다. 특히 종교와 미신을 구별하는 것이 그러하다. 그래서 혹자는 “종교는 초과학적이고 미신은 비과학적”이라고 간명하게 표현하지만, 초과학과 비과학의 구별이 여전히 모호하다. 자유와 자유권은 다르다. 어떤 자유가 법질서 내에서 보장되면 비로소 자유권이 된다. 이렇듯 권리로 보장된 자유도 무제한적이지는 않다. 많은 인파로 북적대는 길거리에서 마음껏 팔을 휘두르는 자유는 타인에 대한 폭력과 다를 바 없다.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지구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바이러스가 특히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는 방역과 치료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다수가 모이는 행사 자제와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등으로 많은 시민이 팔을 걷어붙이고서 적극 협조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교회는 여전히 다수의 신자가 모이는 현장예배를 강행하고 있다. 어느 교회는 “예배가 한번 중단되면 다시 재개하기가 어렵고 교회공동체가 파괴된다”고 강변한다. 그리 쉽게 이해되지는 않지만, 주일마다 원죄(原罪)를 되뇌면서 신자들의 믿음을 굳건히 하지 않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에는 ‘종교집회의 자유’가 당연히 포함된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헌법 문제로 아래 사례가 있다. 어느 지역에서 한 마을에만 교회가 있고, 인근의 여러 마을에는 교회가 없다. 마침 교회가 있는 마을에서 치명적인 전염병이 발생했고 전염병의 전파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 당국은 관련 법령에 근거해서 해당 마을로의 출입을 통제하는 조치를 취한다. 며칠이 지나서 일요일이 돌아왔고, 인근의 여러 마을에서 거주하는 신자들이 전염병이 발생한 마을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방역 당국이 관련 법령에 근거해서 출입을 막는다. 그러자 신자들은 예배 참석을 막는 것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며 반발한다. 그렇다면 방역 당국은 이들이 마을 안으로 들어가도록 그대로 내버려 둬야 할까.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또한 제한될 수 있다. 종교의 자유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헌법은 제37조 제2항에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중략)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염병의 확산 방지는 중요한 공공복리에 해당하고 또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하는 국가의 기본의무이다. 예배를 잠시 중단하는 것이고, 온라인 예배와 같은 다른 대안도 있기 때문에 당국이 법령에 근거해서 현장예배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도 딱히 위헌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런데 독일의 헌법 체계에서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우리와는 달리 독일 헌법은 개별 기본권 조항마다 법률로써 제한이 가능한 별도의 헌법적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이렇듯 법률로써 제한이 가능하다는 유보조항을 두지 않는 기본권이 더러 있다. 이런 기본권을 ‘절대적 기본권’으로 부른다. 종교의 자유가 그러하다. 그렇다면 통제지역인 마을 안의 교회로 들어가려는 신자들을 막는 조치는 위헌인가. 그렇지 않다. 이른바 ‘기본권의 내재적 한계’라는 개념이 있다. 즉 설령 법률에 의한 제한이 불가하더라도 모든 기본권에는 타인의 권리, 합헌적 질서 그리고 도덕률을 침해해서는 안 되는 내재적 한계가 있다. 특히 전염병 감염과 전파를 통해 다수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침해할 객관적 정황이 분명하기 때문에, 해당 마을 안으로의 출입은 설령 예배 참석이라도 제한될 수 있다고 해석된다. 자유에는 감수해야 할 대가가 따른다. 그런데 그 대가가 무질서는 아니어야 한다. 자유의지는 또한 자기책임을 수반한다. 바이러스 전파와 같이 자신이 스스로 더이상 책임질 수 없는 일에 자유를 앞세워도 안 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요즘 같은 위중한 시기에 현장예배 자제가 이웃사랑의 실천임을 진정 깨닫기를 바란다.
  • [씨줄날줄] 유발 하라리와 코로나19/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유발 하라리와 코로나19/박록삼 논설위원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 유발 하라리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만큼은 아니라도 다양한 분야를 넘나든 ‘르네상스적 인간형’에 가깝다. 그의 전공은 전쟁사, 그중에서도 중세 전쟁사다. 하지만 정작 명성을 떨친 결실은 다른 곳에서 나왔다. 이른바 ‘인류 3부작’으로 통하는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역사학, 진화생물학을 씨줄로 하고 심리학, 인류학, 물리학, 생명공학, 종교학 등을 날줄로 삼아 종횡무진 넘나든다. 인류가 걸어 온 길에 대한 기존 관점을 전복(顚覆)하고 인류가 나아갈 길을 매우 도발적으로 전망한다. 그의 서구 중심적, 과학문명사적 사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 시리즈는 국내에서 100만 부가 넘게 팔렸고 세계 50여개국에서 수백만 부가 팔릴 정도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그 명성 덕분에 2002년 옥스퍼드대 박사학위 논문집이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으로 지난해 뒤늦게 나오기도 했다.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와 매우 넓은 교집합을 이루고 있다. 자연과의 전쟁, 다른 종족·다른 국가와의 전쟁 등은 인류가 생존해 온 과정이기도 했다. 전쟁사를 전공한 하라리가 인류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학문적 연계의 필연일 수 있다. 여기에 중세 흑사병부터 시작해 20세기 들어서도 스페인독감(이름과 달리 미국이 발원지였다), 사스, 메르스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모두 바이러스와 벌이는 인류의 치열한 전쟁이었던 만큼 하라리의 관심 분야와 맞닿아 있을 테다. 하라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각국 정부 및 인류사회의 문제점 및 과제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전 세계 각 정부가 당면한 위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전체주의적 감시 또는 시민 권한 확대, 그리고 국수주의적 고립 또는 글로벌 연대 사이에서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라리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시민들의 협조로 감염 확산을 저지한 성공적인 사례로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를 꼽았다. 하라리 교수는 “이들 국가는 일부 접촉자 추적시스템을 이용하긴 했지만 광범위한 검사와 투명한 보고, 정보를 잘 습득한 대중의 자발적인 협조에 훨씬 더 많이 의존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한창이다. 아직 승전가를 울릴 때는 아니다. 다만 “코로나19와 그에 따른 경제적 위기 모두 세계적인 협력과 연대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하라리의 제언은 귀담아 둘 만하다. 국경봉쇄로 해결하기에 21세기 지구촌의 국경은 너무 희미해지고, 인류는 운명공동체가 되고 말았다.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사회적 거리 2미터, 또 다른 의미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사회적 거리 2미터, 또 다른 의미

    코로나19 사태가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방역 당국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사람 사이의 거리를 기침할 때 침방울이 튀는 범위인 2미터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손 씻기와 함께 이것이 새로운 바이러스의 전파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사회적’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린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 말 그대로 사람들 사이에 친밀감은 줄어들고 거리감이 커져 사회적 관계가 크게 위축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사람들 사이의 거리 2미터는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 그 정도를 벌리면 사람들 사이의 소통이 어려워지지는 않을까. 이에 답하는 데는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의 연구가 도움이 된다. 물론 자기 신체로 접근하는 것을 통제하려는 성향이 우리보다 강한 북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는 사람들이 대인관계에서 보통 사용하는 거리를 친밀한 거리, 개인적 거리, 사회적 거리, 공적인 거리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각각의 구체적인 치수는 46센티미터 이하, 30센티미터~1.2미터, 1.2~3.6미터, 3.6~7.5미터라고 한다. 이 가운데 사회적 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대부분의 공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거리를 말한다. 사회적 거리를 다시 가까운 부분, 곧 1.2~2.1미터 범위와 먼 부분, 곧 2.1~3.6미터 범위로 나눌 때 그것들의 의미는 서로 다르다. 전자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 유지하는 거리이며 사회적 모임에서 흔히 관찰되는 거리다. 이 범위에서는 말과 표정이 명확하게 전달돼 의사소통이 매우 효과적으로 일어난다. 그래서 건축가들은 공공장소에서 좌석을 배열할 때 가능하면 사람들의 머리 사이 거리가 이 범위에 오도록 설계하려고 한다. 후자, 곧 사회적 거리의 먼 부분은 좀더 공식적인 관계, 그리고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흔히 사용되는 거리다. 회사에서 직원이 사장에게 이야기할 때 흔히 이 거리를 유지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건축가들은 개인 사무실을 설계할 때 방문자를 이 거리에서 응대하도록 치수를 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 상대방을 무시해도 결례가 되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어야 할까. 대체로 3미터 이상 거리가 있을 때 방문자를 못 본 척하고 자신의 일을 계속해도 무례하게 생각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사람이 정면이 아니라 한쪽으로 비켜 서 있다면 더욱 그렇다. 홀은 이렇게 서로에 대해 개입이 일어나지 않는 거리를 공적인 거리라고 정의했다. 그 치수는 3.6~7.5미터인데, 사람들이 서로 이 정도 거리를 두면 사회적 관계 맺기가 어려워진다. 낯선 사람에게도 인사하는 북미 사람들도 이 거리에서는 아는 사람이 있어도 멈추거나 인사를 나누지 않고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공적 거리의 먼 부분, 곧 7미터 정도의 거리는 대중적으로 중요한 인물의 주위에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홀의 연구에 따르면 2미터 정도 ‘사회적 거리’를 확보하는 것은 사회적 소통 혹은 관계 형성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은 북미보다 사회적 공간의 밀도가 높아서 음식점 등 대부분의 사회적 공간에서 그 거리를 유지하고 사람들을 만나기는 어렵다. 4인용 테이블의 폭이 대개 60~90센티미터이니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사회적 거리는 북미 사람들의 절반밖에 안 되는 셈이다. 그러니 최근 강조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미터로 유지하면 우리의 사회적 관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이 감염병 사태가 진정돼 우리 나름의 사회적 거리를 되찾고 한동안 못다 한 사회적 소통을 마음껏 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 “中 우한 신규 환자 100여명”… 통계 조작 폭로 ‘시끌’

    “中 우한 신규 환자 100여명”… 통계 조작 폭로 ‘시끌’

    중국이 전 세계에 사실상 중국 내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다. 지난 18~20일 중국 본토 내 신규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자 감염병 통제에 자신감을 갖고 국제사회에 의료진 지원·협력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서 ‘당국이 환자 통계를 조작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진핑 주석 치적 쌓기’에 나선 공산당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22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코로나19가 확산하는 프랑스·독일·스페인·세르비아 등 4개국 지도자들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 ‘인류 보건공동체’를 강조했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양국은 유엔 상임이사국으로서 인류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중요한 책임이 있다”며 “인류 보건건강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앞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국제적인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를 포함한 각국과 함께 인류운명공동체 이념에 따라 국제 방제 협력을 강화하고 합동 연구를 추진하면서 공동의 위협과 도전에 대응해 전 세계 공중위생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힘든 노력을 거쳐 현재 중국 내 방제 상황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생산 및 생활 질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중국 내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통계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에서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한 지역에서 신규 환자 100여명이 발생했다는 폭로성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이 같은 의혹은 19일 자신을 후베이 지역 주류 매체 기자라고 소개한 사람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 게시한 ‘나의 잊을 수 없는 하루’라는 글에서 시작됐다. 이 글에는 우한 지역에서 발열 증상이 난 일가족 3명이 지역 병원에서 입원 치료와 확진 검사를 거부당해 13시간 넘게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일가족 3명은 확진 판정 후 치료를 받고 완치 판정까지 받았으나 재차 발열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쓴이는 우한 지역 병원들이 최근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통계에 영향을 주는 것을 우려해 발열 환자 치료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한시 당국은 위챗 계정을 통해 “우한에서는 최근 신규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각 의료기관은 법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직접 보고를 하고 있어 코로나19 통계는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지구본 들고 ‘코로나19 퇴치’ 나선 말레이 주술사

    [여기는 동남아] 지구본 들고 ‘코로나19 퇴치’ 나선 말레이 주술사

    말레이시아의 유명 주술사가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지구본을 들고 등장했다. 말레이메일 등 현지 언론은 '라자 보모'(주술사의 왕)로 알려진 주술사 이브라힘 맛 진이 지구본을 들고 주술을 행하는 모습의 12분 길이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전 세계 퍼진 코로나19를 멈추게 도와달라는 전 세계 주술사들의 요청을 받았다”면서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책임감을 느꼈고, 이는 인류의 큰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지구본을 통해 코로나19로 감염된 지역을 고칠 수 있다”면서 손에 든 약초를 지구본 위에서 흔들며 주술을 행했다. 또한 그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았다는 미니 망원경을 손에 들고 “지구를 스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망원경으로 지구본을 이리저리 들여다본 후 쌀알을 뿌리며 “훠이 날아가라”는 주술을 외쳤다. 또한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가 코로나19로 정권에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총리에 대한 걱정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말레이시아인은 이동 제한 명령에 협조하고, 청결을 유지해야 하며, 정부는 국민을 도와야 한다 전했다. 기이한 그의 주술적 행위는 과거에도 전 세계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2014년 승객과 승무원 등 239명을 태운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이 실종됐을 때는 대나무 쌍안경을 이용해 주술을 시행했다. 당시 말레이시아 정부 고위 관리의 초청으로 주술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나라 망신”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2017년에는 “북한의 위협을 차단하고, 김정은의 마음을 녹여 억류된 말레이시아인을 석방하겠다”면서 대나무 모형 대포 5문을 바다 쪽으로 세워놓고 코코넛 열매를 던지는 주술을 행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일본올림픽위 이사 “도쿄올림픽 연기해야, 선수들 훈련 불가능”

    일본올림픽위 이사 “도쿄올림픽 연기해야, 선수들 훈련 불가능”

    88올림픽 유도 ‘동’ 야마구치 이사 “선수들 위험에 빠뜨려”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올해 7~9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하겠다고 밝힌 일본올림픽위원회(JOC) 내부에서 “선수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고 훈련을 계속할 수 없다”며 연기에 힘을 싣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야마구치 가오리(56) JOC 이사는 20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선수들이 만족스럽게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오는 27일 예정된 JOC 이사회에서 연기하자는 의견을 밝힐 생각”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선수단을 파견하는 JOC의 이사가 올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연기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처음이라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야마구치 이사는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 유도(52㎏급) 동메달리스트다. 그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예정대로 7월 개막을 고수하고 있는 IOC에 대해 “선수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유럽·미국 상황보면 선수들 훈련 계속 할 수 없다”“IOC, 선수와 다른 곳 봐” 연기·취소 손실만 우려 지적 SMBC닛코증권 “올림픽 중단시 88조원 경제 손실 추정” 야마구치 이사는 “언론 보도 등으로 유럽이나 미국의 상황을 보면 선수들이 훈련을 계속할 수 있는 처지에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면서 “이런 가운데 준비를 계속해 달라고 하는 IOC는 선수와 다른 곳을 보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IOC가 선수들의 안위를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연기·취소에 따른 손실만 우려한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한 것이다.일본은 도쿄올림픽을 연기·취소할 경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SMBC닛코증권은 도쿄올림픽 개최가 중단하면 약 7조8000억엔(약 88조원)에 달하는 경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야마구치 이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일본 전국의 지자체에서 올림픽 개막 전에 합숙 훈련을 하려던 각국 선수단의 취소 요청이 잇따르고, 오는 26일 시작되는 일본 내 성화 봉송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점도 연기를 주장하는 이유로 들었다. 이날 그리스에서 채화된 도쿄올림픽 성화가 특별수송기편으로 일본 미야기현의 항공자위대 마쓰시마 기지에 도착했다. 지난 12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이 성화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그리스 내 봉송 행사가 이틀 만에 중단되면서 곧바로 아테네로 옮겨졌다. 아테네 중심부의 파나시나이코 경기장에 안치됐던 성화는 19일 개최 도시인 도쿄도가 인수했다. 동일본대지진 직후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 대응 본부가 설치됐던 J빌리지에서 열리는 성화 출발식은 코로나19 때문에 관중이 없는 상태로 치러질 예정이다.야마구치 “IOC 연기 판단 시한 제시해야…무리한 개최 강행, 올림픽 자체에 의문 생길라” “올림픽 이념대로 세계인이 즐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열어선 안돼”야마구치 이사는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를 실현한다는 이념을 내걸고 있는 올림픽은 세계인이 즐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열어선 안 된다”면서 “무리하게 개최를 강행해 올림픽 자체에 의문을 들게 하는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야마구치 이사는 IOC가 지난 17일 토마스 바흐 위원장 주재로 종목별 국제경기연맹 대표자들과 화상 회의를 연 뒤 발표한 성명에서 대회 개막까지 4개월 이상 남은 현 단계에서 과감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다고 한 것도 비판했다. 그는 “(IOC가) 당장 연기를 결정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해도 언제까지 판단하겠다는 시한은 제시해야 한다”며 더위 대책을 명분으로 마라톤·경보 경기 장소를 도쿄에서 삿포로로 지난해 갑자기 바꾼 것과 같은 느닷없는 발표는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바흐 위원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결정을 당장 내리지 않겠다고 전제한 후 “물론 다른 시나리오들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전히 예정된 7월 개최를 희망하고 있지만,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던 이달 초에 비해 발언 수위가 누그러졌다. 야마시타 야스히로 JOC 회장은 이날 성화 도착식에서 바흐 위원장의 발언을 전해들은 뒤 “큰 변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코로나19 싸움서 일본 지고 있는 사실 알아도 연기 말 못하는 분위기” 우치다 日복싱연맹 회장 “개최 시기 늦춰서라도 가장 좋은 환경서 개최해야”야마구치 이사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낸 증거로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열고 싶다’는 뜻을 밝힌 아베 신조 총리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야마구치 이사는 “전 세계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올 7월 개최하는 것을 누가 반기겠느냐”면서 “전쟁에 비유되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일본이 지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JOC나 선수들 사이에는 연기해야 한다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치다 사다노부 일본복싱연맹 회장도 20일 사견을 전제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1년 연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우치다 회장은 교도통신에 “개최 시기를 늦춰서라도 선수들에게 가장 좋은 환경에서 올림픽을 개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IOC가 올림픽 중지권고해야 일본 보험금 청구 가능”경제관료 출신 日경제학자 “日 스스로 포기 상당히 어려워” 한편 일본의 유명한 경제학자인 다케나카 헤이조 도요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일본 정부가 스스로 도쿄올림픽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로 보험금을 꼽았다. 다케나카 교수는 지난 9일 일본 매체 ‘프레지던트’와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 취소를 최종 판단하는 주체는 일반적으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여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보험금을 탈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다케나카 교수는 “IOC가 중지 권고를 해야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 “일본 스스로 올림픽 중지를 결정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케나카 교수는 고이즈미 정권에서 경제재정·금융·총무 대신을 지냈다.日 확진자 수 1728명… 지역사회 감염 1000명 넘겨 日 정부, 초중고 일제 휴교 요청 연장 안하기로 “아이들 학습 지연, 스트레스 증대”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0일 오후 9시 현재 누적 1728명으로 늘었다. 이날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51명으로 모두 일본 자국내 사례다. 일본 내 지역사회 감염에 해당하는 국내 사례가 처음으로 1000명을 넘었다. 사망자도 2명 늘어 42명이 됐다. NHK가 후생노동성과 각 지자체의 발표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일본에서 감염됐거나 중국 등에서 온 여행객(국내 사례) 1002명,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712명, 전세기편 귀국자 14명 등이다.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이달 2일부터 시작된 전국 초중고교 일제 휴교 요청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교도통신과 NHK가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총리관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다음달 초 신학기부터 학교 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유의사항을 정리한 지침을 마련하도록 문부과학성에 지시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달 27일 전국 초중고교에 봄 방학이 시작할 때까지 일제 휴교를 요청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봄 방학은 3월 중·하순부터 4월 초까지다.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은 “아이들의 학습 지연과 스트레스 증대 목소리도 듣고 있다”며 장기 휴교에 따른 폐해를 지적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그 많던 공룡들은 왜 다 죽었을까? - 어느날 떨어진 소행성의 비극

    [이광식의 천문학+] 그 많던 공룡들은 왜 다 죽었을까? - 어느날 떨어진 소행성의 비극

    중생대의 쥐라기와 백악기에 걸쳐 2억 년 넘게 전 세계에서 크게 번성했던 공룡들이 왜 남김없이 다 죽었을까? 크기 30​㎝의 귀여운 공룡부터 무려 40m에 이르기는 대형 공룡에 이르기까지, 한때 1000종이 넘는 공룡들이 전 지구 곳곳에서 살았다. 심지어 남극에도 공룡이 살았을 정도였다. 우리나라에도 남해안과 서해안 곳곳에 공룡알 화석과 공룡 발자국이 남아 있다. 경남 고성, 남해, 진주, 전남 해남, 여수, 화순 일대에서 다양한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그 가치가 세계적이다. 파충류에 속하는 공룡들은 그 생김새, 크기, 먹성, 행동 양식 등이 아주 다양했다. 초식을 하는 공룡과 육식 공룡이 있었으며, 2족 보행을 하거나 4족 보행을 하는 공룡도 있었다. 그런데 그 많던 공룡들이 어느 한순간에 비로 쓸어낸 듯이 지구 행성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 이유는 오랫동안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의 연구에서 소행성 충돌로 공룡이 멸종되었다는 이론이 거의 정설로 자리를 잡았다. 약 6600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의 어느 날,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칙술루브에 지름 10㎞의 소행성이 떨어졌다. 10㎞라면 국제 여객선이 날아다니는 고도다. 이렇게 큰 소행성이 지구랑 충돌했으니, 어땠겠는가? 지름 180㎞에, 깊이 20㎞ 이르는 엄청난 구덩이가 패어졌다. 이것이 바로 칙술루브 충돌구로, 1970년대 말 유카탄 반도에서 석유를 찾던 안토니오 카마르고와 글렌 펜필드라는 지구 물리학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충돌의 여파로 소행성과 땅의 성분이 뒤섞여 높이 솟구쳐 올랐고, 바다에는 엄청난 해일이 일어나고 육지의 화산들도 대폭발을 했다. 성층권까지 올라간 엄청난 양의 먼지와 연기가 햇빛을 가로막아 지구의 온도가 크게 떨어지고, 그 결과 공룡을 포함한 당시 생물종의 약 75%가 멸종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바로 백악기 제3기 대멸종이라고 불린다. 공룡의 입장에서 본다면 소행성이 떨어진 백악기의 그날이 정말로 억세게 재수없는 날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우주에서 이런 충돌 사건은 다반사로 일어난다. 심지어 은하끼리도 충돌하고 블랙홀도 충돌한다. 이런 것들을 보면 지구와 그 위에 사는 생명체는 참으로 나약한 존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순간 우주에서 날아온 소행성 하나가 충돌한다면 곧바로 종말을 맞을 수도 있다. 지름 10㎞짜리 소행성 하나가 초속 20㎞ 속도로 지구와 충돌하기만 한대도 강도 8 지진의 1000배에 달하는 격동이 지구를 휩쓸 것이며 대재앙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연유로 지구 종말은 소행성 충돌에 의한 것이라는 공포가 광범하게 퍼져 있는 실정이다. 인류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런 억세게 재수없는 날을 겪지 않기 위해 지금도 어디서 그런 소행성이 날아오고 있나, 각국 우주 기구들이 열심히 하늘을 지켜보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데스크 시각] 어느 소시민의 소소한 달리기/유영규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어느 소시민의 소소한 달리기/유영규 사회부장

    달리기를 시작한 건 지난주부터다. 화면 속 줄어드는 숫자를 보고 있자면 왠지 맘이 급해진다. 월요일과 화요일, 일주일에 두 번은 연신 휴대전화를 쳐다보며 광화문 사거리 인근 약국들을 향해 뛴다. 출생연도가 각각 1과 2인 나와 어린 딸이 일주일간 쓸 마스크 4장을 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첫날은 40여분을 기다렸는데 거짓말처럼 딱 내 앞에서 마스크가 동났다. 남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면 내 몫은 없다. 그렇게 시장경쟁 논리가 룰이 된 달리기는 일상이 됐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지금 소시민들이 자신과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렵게 구한 마스크를 들고 회사로 돌아오는 길. 지하보도에 노숙자 2명이 웅크려 있다. 언제 씻었는지 모를 몸과 갈라진 발에선 악취가 났다. 고개를 푹 숙인 얼굴에 마스크는 없다. 마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듯 다들 그들을 피해 갈 때 한 젊은 여성이 노숙자 옆에 마스크 1개를 살포시 내려놓았다. 방금 약국에서 산 공적마스크인 듯했다. ‘나도 하나 건네야 하나’ 그녀의 배려가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내 코가 석 자’라는 핑계로 중요한 가치를 잊고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난은 약자들에게 더 가혹한 법이다. 코로나19 같은 전염병도 마찬가지다. 누구에게나 위협적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말그대로 치명적이다. 코로나19의 경우 나이가 많은 독거노인이나 기저질환으로 집단생활을 하는 요양병원 환자들이 대표적인 약자다.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노숙자와 빈곤층, 아파도 일할 수밖에 없는 일용직 노동자, 공공의료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노동자 역시 ‘고위험군’에 속한다. 코로나19의 공습이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은 경제적인 사망을 두려워하고 있다. 지원은 급한데 도움의 손길은 더디기만 하다. 사회적 재난과 참사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된다. 2014년 세월호가, 2015년 메르스가 그랬다. 코로나19 역시 우리나라 공공 의료체계의 빈약함과 위기 상황 속 정부의 비전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사회적 재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권의 셈법도 바뀐 게 없다. 어려운 사람을 찾아 신속하게 지원할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재난수당인지 기본소득 인지를 두고 입씨름만 하는 모양새다. 그나마 희망은 국민이다. 남보다 더 가지려는 이웃나라의 흔한 사재기 대신 남보다 덜 가지려는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고 있어서다. 대구지역 동사무소와 보건소, 소방서 등에는 ‘얼굴 없는 기부천사’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제마스크부터 비타민, 빵, 음료 등으로 자원봉사자들을 돕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 주겠다며 임대료를 깎아 주는 `착한 건물주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달구벌 대구가 어려움에 부닥치자 누구보다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건 대구와 ‘달빛동맹’을 맺었던 빛고을 광주였다.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지에 대한 척도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지원이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공간이라면 이미 공동체라 부를 수 없다. ‘인류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안한 게 국가’라는 토머스 홉스의 목소리를 다시 곱씹어야 할 이유다. 다음주에도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은 계속 설 생각이다. 늦은 개학을 앞둔 딸에게 아빠가 사 놓는 준비물이라는 생각에서다. 다만 내 몫이라 생각해 온 마스크는 천마스크로 바꾸려 한다. 그렇게 애써 착한 척이라도 해 볼 생각이다. 그런 소시민의 작은 배려가 방학 중인 딸에게 아빠가 해 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교육이라고 믿어 본다. whoami@seoul.co.kr
  • [금요칼럼] 손 씻기/황두진 건축가

    [금요칼럼] 손 씻기/황두진 건축가

    손 씻기의 한자어는 세수(洗手)다. 그런데 사전에는 ‘손이나 얼굴을 씻음’이라고 나오고 실제로도 그렇게 사용된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라는 문장은 단순히 손만 씻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당연히 얼굴도 씻은 것이다. 얼굴을 씻다 보면 결국 손도 씻게 돼 그렇게 된 것일까. ‘얼굴을 씻는다’는 의미를 따로 강조할 때는 ‘세안’이라는 한자어를 쓴다. 그런데 ‘세안’의 우리말인 ‘얼굴 씻기’라는 표현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단어들 간의 생존경쟁, 제법 오묘하지 않은가. 같은 한자 문화권인 일본은 어떨까. 일본인 지인에게 물어보니, 그들은 화장실이라는 의미로 ‘오테아라이’(お手洗)라는 단어를 주로 쓰는데 이것은 원래 신사 입구의 손 씻는 시설인 ‘미타라이’(御手洗)에서 온 말이다. 즉 화장실은 볼일도 보지만, 그리고 화장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손을 씻는 장소라는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전통적 위생관념이 지금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행보를 보여 주는 일본 방역통계의 이면에서 과연 어떤 변수로 작용하고 있을까. 매우 궁금하지만 물론 알 길은 없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혼란 속에 개인위생 차원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마스크 쓰기, 그리고 손 씻기다. 그중에서도 손 씻기는 이 상황이 지나가고 난 이후에도 이전에 비해 매우 강력한 사회적 의미를 지니게 될 듯하다. 지금까지의 손 씻기란 화장실이라는 가려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매우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이렇다 할 강제력도 없는, 그래서 행하지 않는 사람들도 상당히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행위였다. 그러나 앞으로의 손 씻기는 일종의 공공적 행위가 될지 모른다. 그 결과로 손 씻는 장소가 아예 화장실 밖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대표적인 근대건축가로 일컬어지는 르코르뷔지에는 1929년 파리 교외에 빌라 사보아라는 주택을 설계한다. 이 단독 주택은 그가 주장하는 새로운 시대의 미학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걸작 중의 걸작이다. 1층의 곡선 유리벽은 자동차의 회전 반경을 고려한 것이었고 2층에는 전통적인 수직적 창문이 아닌, 길게 옆으로 찢어진 가로 창이 주변 풍경을 집안 깊숙한 곳까지 끌어들였다. 그의 방대한 작품 연보에서도 이 집은 매우 독보적인 지위를 갖는다. 그런데 이 집의 1층, 즉 현관 안쪽의 로비에 이상한 것이 놓여 있다. 화장실 안에 있어야 할 세면대가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설계했을까. 여기에 대해 흥미로운 주장이 있다. 바로 전염병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1918년, 그러니까 제1차 세계대전 도중에 전 세계를 휩쓴 전염병이 발생했다. ‘스페인 독감’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사실상 발생지는 미국 시카고였다. 이 독감의 피해는 그야말로 광범위했다. 당시 세계 인구의 3~5%에 해당하는 5000만명에서 1억명 정도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도 한다. 심지어 한반도에서도 피해자가 발생해 지금도 ‘무오년 독감’이라 불린다. 14세기의 흑사병과 더불어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으로 꼽히는 이 스페인 독감 덕에 1차 세계대전의 종전이 앞당겨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덕분에 방역에 대한 인류의 경험과 지식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건축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결과 ‘집에 들어오면 일단 손을 씻는다’는 생각이 빌라 사보아 현관 로비의 세면대를 낳았다는 것이다. 아마 우리는 앞으로 비슷한 상황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공공장소, 건물의 로비, 주택의 현관처럼 공개된 곳에 손 씻는 곳이 마련되고 ‘손은 남들이 보는 데서 씻는다’는 생각, 그리고 그에 따른 사회적 압력이 생겨날 것이다. 손을 대지 않고 문을 열고 닫는 방식 또한 앞으로 더욱 보편화될 것이다. 인류는 이렇게 역경을 통해 배우고 또 다른 단계를 향해 나아간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위로